'악녀'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6.29 찬란한 유산: 영리한 악녀, 백성희의 일장춘몽
2009.06.29 08:20




백성희는 왜 그렇게 딸 유승미를 환과 결혼시키고 싶어할까? 모정을 넘어서 환에게 집착하는 이유는 백성희의 자격지심에 대한 보상심리와 대리만족 욕구 때문이다. 
백성희는 어린시절을 가난하게 보냈다. 미모도 쳐지지 않고 머리도 좋았던 백성희에게 부잣집 딸 오영란은 소위 넘사벽이었다. 대학에 진학할 형편이 못되서 취직을 한 백성희는 대학생이었던 오영란에게 짝사랑하고 있었던 선우민석 즉 환이 아빠마저 빼앗겼다.(이것은 드라마 중간에 오영란(유지인)과 나눈 대화에서 유추해 본 것) 
소극적이고 얌전한 성격에 먼저 대시도 못하고 있었던 백성희와는 달리, 꾸밈없이 밝고 철없을 정도로 직선적인 오영란은 선우민석을 보고 첫눈에 반해버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결혼을 해버린다. 백성희는 사랑을 빼앗겼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자신의 가난에서 찾는다. 집안이 가난하지 않았다면 좋은 조건의 남자들을 감히 쳐다보지 못할 상대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자격지심에 빠진다.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다면 자기의 인생이 달랐을거라고 생각하고 첫결혼의 실패도 모두 가난 탓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에게 돈이란 행복과 불행의 경계선인 것이다. 

따라서 그녀의 목표는 돈을 많이 가지거나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을 곁에 두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가 물색한 사람이 은성의 아버지 고평중이었다. 고평중과의 결혼은 백성희의 치밀한 계산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7년간은 백성희도 부를 누리며 행복한 듯 보인다. 그런데 고평중이 사업에 실패를 하고 부도를 내면서 그녀의 행복도 일장춘몽이 돼버린다.
꼬일대로 꼬여가는 그녀의 인생에 나머지 희망은 딸 유승미가 진성식품의 후계자 선우환과 결혼하는 것이다. 물론 유승미가 백성희의 각본에 맞춰 선우환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은 아니었지만 선우환은 백성희의 자격지심을 치료해 줄 확실한 처방책이었다. 물론 딸 유승미에 대한 모정도 있지만 선우환 아버지를 빼앗긴 백성희의 자격지심에 대한 보상심리도 깔려있다. 승미가 환을 좋아하는 마음은 백성희의 마음과는 달리 순수하다. 그런 승미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는 백성희는 자기딸이 상처받게 하고 싶지않다. 승미가 선우환과 결혼에 골인하는 것은 승미의 행복을 위하는 엄마의 마음이며 동시에 자신의 묵은 앙갚음인 셈이다. 

승미와 선우환의 결혼은 중소건설회사의 사장 고평중이 살아있었을 때는 비교적 순탄할 거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백성희는 불안하다. 자신의 재혼으로 얻어진 배경이 깐깐한 선우환의 할머니 장사장에게는 곱게 비춰지지 않을 거라는 것과 친구 오영란을 신경쓴다. 단순한 오영란이 자기처럼 속물적이지 않다는 것을 꿰뚫고 있는 백성희는 직,간접적으로 오영란의 콧대를 세워주면서 환심을 삼과 동시에 오영란과 할머니에게 최대한 교양과 예의를 갖춤으로써 유승미를 반듯하게 키웠다는 것을 은근은근 보여준다. 아주 영리한 사람공략법이다.

유승미에게는 선우환을 자기 것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을 때 조차도 더 확실하게 잡으라고 다그친다. 확실하게 내것으로 만들어 놓지 않으면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백성희가 유승미를 다그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여기에는 백성희의 또다른 야심도 엿보인다. 은성, 은우는 전처소생들이다. 그런데 영악한 백성희는 고평중의 사업체를 유승미가 물려받을 수 있도록 어떤 장치나 술수를 쓰지 않았다.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은우는 일단 예외로 하고 고평중의 사업체를 물려받을 사람은 은성이 아니면 자기가 낳은 승미 둘 중 하나인데 백성희의 마음은 어느 쪽이었을까? 대답은 불보듯 뻔하지만 백성희는 무리수를 두지 않는다. 고평중이 얼마나 전처 소생인 은성, 은우를 사랑하고 아끼는지 잘 알고, 또한 은성을 누구보다 믿음직스러워 하는 것을 알기에 사업체를 승미에게 물려받게 하려는 생각은 애초에 접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백성희에게 있어 준재벌 진성식품의 후계자 선우환과 승미의 결혼은 중요하다.

그러나 세상사가 뜻대로 되지 않듯 재혼한 남편의 사업부도와 사망이라는 뜻밖의 변수를 만난다. 돈많고 우아한 귀부인의 허세도 부리면서 누렸던 모든 것이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다. 백성희의 슬픔은 남편의 죽음이라는 것보다는 자기의 인생이 다시 바닥으로 추락했다는 것에 더 무게를 둔다. 전남편이 둘러주었던 배경이라는 병풍이 없어져버리고 자신은 물론 승미까지도 과거 자기처럼 초라한 배경으로 전락하게 되버린 것이다. 불안한 백성희는 환이네에게 남편의 죽음을 알리지 않고 거짓말을 한다. 일단 결혼이라도 구체화시킨 다음 알리려는 속셈이다.

그런데 또 다른 변수가 터진다. 바로 은성과 할머니의 인연으로 은성이 뜻하지도 않게 환이네 집으로 들어가고 할머니가 은성에게 유산까지 상속하겠다는 말을 듣는다. 죽었다고 알았던 전남편이 살아 돌아오고 은우를 버린 것과 전남편의 보험금까지 가로 챈 사실을 은성이 알게되어 사면초가에 빠진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선우환이 은성을 좋아한다는 것도 알게된다.
더이상 물러 설 곳이 없는 그녀는 빈틈없는 각본을 짜서 정면승부에 나섰다. 백성희는 상상을 많이 하고 사는 인물이다. 가진 것이 없을수록 그리고 모든 실패의 원인이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믿는 유형의 사람은 상상을 많이 한다. "만약 이랬으면...이렇게 되었을 것이다" 자격지심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끝까지 비상이라는 꿈을 꾸어 온 온 백성희에게 상상과 추리는 쉬운 일이다. 거짓을 더하는 일도 날로 진보한다. 또한 논리까지 업그레이드 시키면서 보다 치밀해진다. 이번에도 빈틈없는 각본으로 자신을 공격해오는 은성을 코너로 모는데 성공했다.
백성희는 영리한 악녀다. 확실한 물증이 없는 한 은성이 대적하기에는 너무 강하고 치밀한. 선우환이 은성에게 더 다가갈수록  백성희와 유승미의 계략도 더 업그레이드 될것이다.
은성이 가진 진실의 카드는 아버지와 은우이다. 어떤 식으로 이들이 은성앞에 등장하게 될지, 악녀 백성희의 일장춘몽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기대된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