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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31 'MBC연기대상' 여왕이자 엄마였던 고현정, 아름다웠다 (53)
  2. 2009.09.22 '선덕여왕' 신라를 울린 칠숙과 유신의 비재 (58)
2009.12.31 07:17




여왕다운 고현정의 호탕한 대상 수상소감 - 여왕이자 엄마였고 진정 아름다웠다
연말 최고의 관심사는 MBC연기대상의 대상을 받을 주인공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상의 영예는 선덕여왕 미실의 고현정에게 돌아갔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고, 왕좌의 자리가 아깝지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연기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최대 관심사는 고현정이 시상식에 참가할 것인지 아닌지부터 이슈가 되었습니다.
고현정은 데뷔 이래 한번도 시상식 행사에는 나타나지 않아 MBC로서는 고민이 컸다는 것도 사실이지요. 세간에 고현정이 참석하지 않으면 김남주와 이요원이 수상을 하게 될 것이다라는 추측들도 있었는데요, 고현정측이 참석을 통고함으로써 대상을 탈 것은 확실시 되는 분위기였지요. 선덕여왕은 11개부문에서 상을 휩쓸면서 2009년 최고의 드라마였음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연기대상 시상식 진행자였던 이휘재씨와 천명공주 박예진씨가 선덕여왕팀과 인터뷰를 했는데요, 박예진이 춘추 유승호에게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만나는 아들이라고 하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천명공주의 죽음 이후에 유승호가 등장했으니 처음 상봉하는 모자 상견장이더라고요. 이제 18살되는 유승호를 보면서도 설레인다는 박예진의 멘트처럼, 멋진 모습으로 연기대상에 참석한 유승호군은 알천랑 이승효와 함께 남자 신인상을 수상했지요. 선덕여왕이 끝나자 시원하다는 김유신의 엄태웅은 머리를 깎아서 시원하다면서 웃어 보였는데요, 그동안 과묵한 김유신의 표정과는 사뭇 대조적인 표정의 웃음이라 잠시 엄태웅에게 저렇게 소탈스러운 표정도 있었나 싶더라고요. 그만큼 김유신의 우직한 모습에 익숙해 있었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고현정은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고, 평소에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이휘재씨에게도 "미친 것 아냐?"라는 다소 과격한 농담까지 건네기도 했는데요, 평소 친한 이휘재의 진지한 표정에 대한 멘트였던 것 같은데, 급수습하는 모습도 보여주었습니다. 대상 수상후보를 발표하는 순간에는 "고현정씨, 어려 보일려고 얼굴에 바람 넣는 것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이휘재가 재치있게 복수도 해주면서 웃음도 주었지요. 대한민국 최고의 미녀에게 던지는 농담이었지만, 호탕한 고현정의 모습이었습니다. 
명실공히 국민드라마로 사랑받았던 선덕여왕을 사랑받게 한 주인공은 미실이었습니다. 미실이라는 인물은 고현정으로서는 처음으로 도전하는 악역이었고, 또한 첫 사극출연이라는 것으로도 고현정에게는 시험무대였을 겁니다. 그리고 50부에서 미실의 죽음으로 하차할 때까지 고현정은 미실=고현정으로 혼신을 다한 연기를 보여주었지요. 미실의 하차로 선덕여왕을 시청하는 재미가 없어졌다는 허탈감까지 느끼게 했으니까요. 고현정은 미실이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으로 안방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미실에 빠져들게 했었습니다. 고현정은 연기대상 시상식에서는 미실의 카리스마는 온데간데 없고, 아름다운 여배우로 자리를 빛내 줄 뿐이었어요.     

연기대상 수상 소감으로 "아이들이 보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는 장면에서는 같은 엄마인 입장에서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 1부에서 아역상을 수상한 전민서양이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장면에서,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고 있던 고현정의 표정이 잠깐 어두워지는 듯 했습니다. 이혼 후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 엄마로서의 그리움을 감추지는 못하나 보다싶어서 마음 한켠이 찡해졌어요. 아주 잠시 잡힌 장면이었지만, 화려한 대스타이기 전에 엄마일 수 밖에 없는 모습이더군요.
이혼이라는 상처보다는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 엄마로서의 그녀의 아픔을 감출기는 힘들었을 거에요. 그래서인지 대상 수상소감을 짧게 끝내 버리는 고현정에게 이휘재가 더 길게 말해달라는 주문에도, 고현정은 상투적인 인사는 못하고 말더라고요. 울고 싶지 않았겠지요. 고현정은 엄마로서 자랑스러운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한다는 것이 나타났어요.
언젠가 고현정이 강호동의 무릎팍도사에 출연해서 했던 말이 겹쳐지더라고요. 아이들을 만나지는 못하지만 엄마가 어떤 일을 하는지는 지켜봐주기를 바란다는 말을 했었는데, 고현정의 무대에서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순간 고현정씨에게 말해주고 싶더군요. "고현정씨, 무대에서의 엄마 모습을 아이들이 지켜 봤다면, 정말 엄마 고현정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겁니다" 라고요. 선덕여왕의 미실과 함께 한 시간들이 행복했고, 고현정의 대상 수상에 기뻤던 순간이었습니다.
연기대상 수상식에 나선 고현정은 꾸밈이 없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시상식을 봐왔지만 대상 발표 순간에 고현정처럼 호탕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은 처음 본 것같아요. 다소곳하게 일어나 인사를 할 거라 생각했는데,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옆자리에 앉아있던 김남길과 벌떡 일어나 하이파이브를 하더라고요. 
고현정의 수상소감 역시 고현정의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었던 것 같아요. 사실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대상을 수상하게 될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도 고현정은 평소 소탈한 그녀답게 수상소감도 준비하지 않은, 그저 즉석에서 나오는 생각 그대로를 말할 뿐이었어요. 혹자는 준비하지 않은 고현정의 자세에 대해 뭐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그 모습 그대로 좋았습니다. 아이들 생각에 울고 싶지 않고, 어색한 무대에서 가식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움 자체가 좋았어요. 연기대상을 수상한 고현정은 2009년 최고의 배우였고 여왕다웠고, 그리고 엄마로서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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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2 07:23




드라마 선덕여왕이 이번 35회를 기점으로 제3부를 여는 새로운 스토리 전개에 들어갔습니다. 제1부는 덕만공주의 출생의 비밀과 성장과정, 제2부 덕만공주의 신분회복으로 구분되겠지요. 제3부는 표면적으로는 덕만공주와 미실과의 권력대립이라는 큰 줄거리 선상에 있지만, 안으로는 거미줄 같은 인간관계의 헤게모니가 더욱 복잡하게 얽혀 들어가고 있으니 드라마를 보는 재미가 더욱 큽니다. 속을 알 수 없는 김춘추(유승호), 두 얼굴 비담(김남길)의 속마음, 그리고 가야계 유신랑의 행보를 통해 선덕여왕의 인간관계가 더욱 더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회를 보면서 가장 감명깊었던 장면은 역시 유신랑의 풍월주 비재였습니다. 지난주 유신과 비담의 비재에 조작의혹을 제기하며 비재를 중지시켰던 원상화 칠숙공의 화랑으로서의 면모가 드러난 장면이기도 했는데요, 칠숙공은 이번회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뜨겁게 해준 인물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국선 문노와 칠숙은 무인의 몸과 검을 읽는 무사들 중에서도 고수들입니다. 비담과 유신의 비재를 지켜본 칠숙은 신성한 비재에서 승부조작을 하고도 화랑이라고 할 수 있냐며 비담과 유신에게 호통을 쳤지요. 그리고 문노에게 말합니다. "내가 이 승부를 잘못 본것라면 두눈을 찔러 무릎을 꿇고 사죄하겠다"고 말이지요. 그리고 국선 문노에게 정면으로 묻습니다. " 이 대결이 정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만약 국선이 그리 말한다면 화랑은 끝난 것이요, 나 칠숙이 본 것을 국선께서는 보지 못한 것이요, 국선!"
이에 대해 문노는 한평생 검과 함께 한 화랑으로 승부가 석연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문노 역시 승부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합니다. 그리고 회의를 거듭한 결과 유신랑의 풍월주 선발 최종테스트에 직접 칠숙공이 나섭니다. 조건은 칠숙랑이 열번 공격을 하고 한 번이라도 유신랑이 막아낸다면 유신랑의 승리를 인정하겠다는 것이었지요. 사실 유신랑이 검에 대한 각성을 이루었다고는 하지만, 두 사람의 대결은 어른과 아이의 싸움입니다. 무의 경지가 하늘과 땅 차이라는 말이지요.
게다가 유신랑은 지금까지 최종 비재에 오르기까지 몇번의 대련을 통해 몸이 만신창이거든요. 두발로 서있을 수 있기는 할까 싶었는데 싸우겠다는 의지는 대단합니다. 부들거리는 손으로 목검을 잡고 칠숙랑의 공격을 받게 되지요. 물론 수없이 나뒹굴고 몇번이고 철퍼덕 나가떨어집니다. 목숨이 붙어있는게 신기할 정도에요. 칠숙랑이 전혀 봐주지를 않았거든요. 한번 두번 세번...결국 아홉번까지 쓰러지지요.
예상했던대로 아홉번의 대련이 오기까지 유신랑 많은 것을 보여주셨지요. 대련이 끝났나 싶으면 다시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또 몇대 맞고 쓰러져서 이제는 끝인가 보다 하고 돌아서면 또 꼼지락 거리며 일어서고... 7전8기 불굴의 의지였지요. 그리고 아홉번째 대련에서는 한참동안이나 시간을 끌고 일어나지를 못하지요. 이제는 끝났다며 이번 비담랑과 유신랑의 승부는 무효임을 막 선언하려는데 유신랑 마지막 힘을 다해 다시 검을 잡으려 꿈틀거립니다.
이때 화랑들 속에서 홀연히 들리는 외침, "버텨! 버텨내 유신, 쓰러지지마"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니 이게 누구신가요. 유신과는 숙명적인 적이었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자 15대 풍월주가 누구보다 되고 싶어한 보종랑이 아닙니까? 이어지는 알천랑의 응원 "유신랑, 견뎌내거라!"

그리고 이어지는 화랑들의 응원이 연무장을 가득 채웠지요. 적도 없고 아군도 없는 유신이라는 한 화랑에게 쏟아지는 응원의 함성은 결국 유신랑을 일어서게 하지요. 그리고 마지막 열번째 칠숙랑의 공격을 받게 됩니다. 
유신랑은 더욱 강한 공격을 받고 쓰러졌지요. 목검까지 뎅그렁 부러져 버릴 정도로 칠숙랑의 공격은 강했습니다. 쓰러지면서 부러진 검을 칠숙랑의 명치를 향했나 싶은데, 눈 깜작할 사이에 지나가 버리고 유신랑은 그자리에서 정신을 잃어버리고 말지요.그리고 심사가 끝났다는 최종발표를 하려는 순간 칠숙랑이 연무장이 떠나가라 쩌렁쩌렁 말합니다.
"나의 패배요, 유신랑의 마지막 공격이 명치에 닿았고 만약 진검이었다면 명치를 꿰뜷었을 것이요. 유신랑의 승리요"
순간 연무장은 에헤라 디야 축제의 도가니가 돼버렸지요. 오랜만에 멋진 화랑의 모습을 보여준 보종랑까지 손을 들고 유신랑의 우승을 축하해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이 장면을 보며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유신랑의 불굴의 의지력도 대단했지만 그보다 멋진 분은 칠숙랑이었어요. 무인의 자격이 있는 진정 남자, 진정한 무사였으며 그가 화랑이었음을 각인 시켜준 장면이었거든요. 철저하게 미실의 사람임에도 그의 자존심, 화랑으로서의 자존심은 그 순간만은 그의 주군 미실도 잊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사람, 보종랑 역시 가슴이 뜨거운 신라의 화랑이었습니다. 버티라고, 쓰러지지 말라고 외친 보종랑의 응원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청년 인간 김유신, 동료 화랑 유신랑을 향한 것이었습니다. 칠숙랑과 유신랑의 비재는 그 순간만은 정치도 권력도 개입이 되지 않았습니다. 몇번을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는 유신랑에 투혼에 대한 응원이었지요. 그 불굴의 정신, 임전무퇴의 정신이 바로 화랑도였으니까요. 비재가 끝난 후 아버지 설원공이 어째서 유신랑을 응원했느냐고 묻자 보종랑이 대답합니다. "화랑이니까요. 화랑이라면 누구나 그 광경을 보고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면서요.
문노도, 덕만공주도, 보종랑도 울었습니다. 연무장을 가득 메운 화랑과 낭도들을 울리고, 시청자들도 울리고, 심지어 미실마저 감동케 한 유신랑과 칠숙의 비재는 이번회 최고의 명장면이었습니다. 신라 젊은 이들 가슴을 뜨겁게 했던 화랑도, 그들은 그 가슴 뛰는 화랑의 기상를 품고 목숨을 마다하고 전장으로 달려 나갔겠지요. 황산벌싸움에서 계백장군을 향해 돌진한 어린 관창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바로 그것, 화랑의 정신으로 말입니다. 
패배를 인정했던 칠숙랑을 비롯해 정파를 떠나, 정쟁을 떠나 유신랑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며 응원하던 보종랑, 알천랑 그리고 연무장에서 비재를 지켜보던 모든 화랑과 낭도들은 오늘 만큼은 신라의 진정한 화랑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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