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11.11.02 '천일의 약속' 김래원, 두 여자 농락한 나쁜남자라고? (12)
  2. 2011.10.25 '천일의 약속' 지워지는 서연의 기억, 통증없는 고통이 시작되다 (3)
  3. 2011.10.19 '천일의 약속' 수중키스에 침몰한 사랑, 늦기 전에 끄집어내야 (4)
  4. 2009.07.12 찬란한 유산: 시청자 울린 이승기, 한효주의 눈물 (4)
2011.11.02 09:26




김수현 작가가 천일의 사랑을 시작하면서, "이거 큰일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 말이 생각나는데요,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번 6회를 보면서 이해가 되더군요. 그만큼 이 드라마 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시청자에게는 이해불가한 인물들이 대부분이었고, 정말 말도 안되는 상황들이 골치아프게 꼬여있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박지형과 이서연의 사랑은 불륜이었고, 이들의 사랑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기는 힘든 설정들이 많지요. 
동정을 받아야 하는데 동정을 받을 수 없는 여자 이서연, 너무나 착한 여자 향기의 눈물을 쏟게 하는 것이기에 그 선택을 응원할 수 없게 만드는 박지형, 다른 여자에게 가겠다는 남자를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나쁜 행각을 해서 시청자가 조금은 미워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게 만드는 착한 노향기. 이들의 삼각관계는 여타의 드라마에서 보던 삼각관계의 기본틀에서 빗겨나 있지요. 사랑의 방해꾼 악역이 있으면, 얼마나 드라마를 편히 볼 수 있겠어요. 그런데 이런 구도를 깨버린 김수현 작가였습니다. 그래서 그녀도 큰일났다고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래원, 아니 극중 남자주인공 박지형은 욕을 바가지로 먹어도 싼 인물입니다. 오직 자기만을 바라보고, 다른 남자는 쳐다보지도 않았던 현대판 열녀 노향기 뒤에서 딴 여자랑 연애를 한 녀석을 감싸줄 건덕지가 별로 없지요. 이서연을 사랑한다는 감정도, 서연을 버리고 노향기와 결혼을 감행하려 했던 것에서, 비겁한 놈으로 그 진정성이 퇴색되어 버렸고 말이지요. 결혼할 여자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남의 남자 잠시 도둑질 좀해보자고, 맞불을 지핀 이서연 역시도, 동정을 받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지요.
게다가 낚시인지는 모르겠지만, 노향기의 심상치않아 보이는 임신 가능성은 도저히 박지형을 곱게 봐줄 수 없게 합니다. 임신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여튼 잠자리까지 같이 한 여자(그것도 두 사람 모두와)를 결혼 이틀 전에 버리는 남자를 고운 시선으로 볼 수는 없지요. 노향기는 임신은 아닌 듯하지만, 만약 임신이라면 에고, 정말 머리에서 김이 폴폴 나오게 복잡해지겠네요.
박지형이라는 인물은 지형엄마와 향기의 말대로 정말 결혼생활을 한 자신이 없었고, 사랑이 아니었으면, 향기를 정리했어야 했습니다. 기회가 있었음에도 우유부단하게 질질 끌고 오다, 결국은 이 사단을 만든 무책임한 남자가 맞아요. 지형을 위한 변명을 해줄 수 있다면, 양가 집안 사이에 얽혀있는 이해관계, 비슷한 집안끼리의 편한 결혼, 게다가 멸종 희귀종 같은 노향기의 지고지순한 사랑까지 겹쳐서, 지형이 사랑 하나만을 선택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겠지요. 그래서 어찌 어찌 살다보면 잊혀지겠지, 그냥 저냥 아이낳고 살아지겠지 하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밍기적거리다 결혼 문턱까지 이르렀고요.
그런데 서연에게 알츠하이머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넋나간 사람처럼 서연의 문제에만 골똘하더니, 결국 향기에게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털어놓고 결혼을 못하겠다고 통보를 했습니다.
지난 5회까지 서연을 중심으로 전개를 했다면, 이번 회는 지형의 파혼선언과 함께 박지형과 노향기를 둘러싼 인물들의 등장이 많았지요. 역시 내공의 중년배우들은 드라마를 꽉차게 했습니다. 이미숙, 박영규, 김해숙, 임채무 중년 4인방의 반란이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로, 드라마를 임팩트있게 끌고 나가더군요. 김수현 작가의 특징인 길고 강한 대사가 입에 착 달라붙어, 호흡마저 지문으로 소화시키는 중년배우들이었습니다.
특히 향기 엄마 오현아(이미숙)의 연기는 말이 필요없이 강렬했지요. 노향기의 엄마이자, 성깔 대단한 부자집 사모님의 캐릭터를 어쩌면 그렇게 실감나게 보여주는지, 그녀의 입에서 육두문자가 나와도, 나라도 저 상황에서는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을 것처럼 자연스럽더군요.
향기를 잘아는 엄마이기에 "내가 사랑하지 않은 것 같아서, 내가 깨자고 했다"는 거짓말에 따귀를 올려붙이는 오현아, 정말 바보 등신같은 딸래미를 보는 엄마의 속터지는 심정을 그대로 보여줬지요. 씹어 물어뜰을 놈뿐이겠습니까? 빤스만 입혀서 광화문 네거리를 머리채를 잡고 열두바퀴를 돌고, 볼이 터지도록 귀싸대기를 맞아도 싼 놈이지요.

그런데 저는 이제부터 이 나쁜남자 박지형을 아껴주려고, 편을 들어주려고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는데, 제 글에서도 자주 나오는 말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표현입니다. 이제부터는 이 바람둥이 우유부단하고 무책임한 남자 박지형의 사랑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원을 해주려고 합니다.
박지형에게 노향기와의 결혼은 잘 포장된 고속도로를 근사한 럭셔리 중형세단을 타고 달리는 인생일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 이틀을 앞두고 고속도로와 중형세단을 버리고, 가시밭길 맨발을 선택했습니다. 부모님의 결사반대에도, 향기의 지고지순한 외사랑에도 나쁜 자식, 나쁜 남자가 되려는 박지형, 어쩌면 서연이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그냥 서연에게 나쁜 놈이 되면서 도살장에 끌려가듯이 결혼을 했을 지도 모르지요. 살다가 도저히 서연을 잊을 수 없어서 이혼을 하고, 서연을 다시 찾았을 수도 있었을 지도 모르고요.
결혼앨범 사진까지 찍고 청첩장까지 나왔는데, 정신 나간 미친놈 소리가 딱 어울리는 미친 짓을 하고야 마는 박지형을 보면서, 어쩌면 서연에게 이별통보를 했던 것보다, 향기의 사랑을 외면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결정을 내렸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연은 지형의 사랑을 동정이라고, 극구 거부하리라는 것을 지형도 알고 있을 겁니다.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 서연이기에 지형의 미친 결정은 자신이 더 초라하고 비참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죠. 바보가 되어 가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서, 약도 마다하는 서연이지요. 다른 사람에게 짐이 되는 것을 누구보다 싫어하는 서연이, 바보가 되어 누군가의 짐이 된다는 것에 자존심 상하고, 아파하는 서연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아는 지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형은 서연을 택하려고 합니다. 치매에 걸렸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그의 생활을 얼마나 힘들고, 흔들리게 하고, 자신의 선택에 회의를 느끼게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치매가 어떤 병이라는 것쯤은 지형도 알고 있겠지요. 자식도 힘겨워 치매부모를 요양시설에 보내잖아요. 아, 물론 요양시설에 의탁하는 것을  불효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정도와 형편에 따라 모두에게 좋은 방향으로, 그 가정의 선택사항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이서연을 택할 남자가 현실적으로 얼마나 될까요? 제 자식이라도 솔직히 거품물고 뜯어 말리고 싶을 겁니다. 이 글을 읽는 분중에 미혼남성이 있다면, 지형의 입장에서 솔직히 서연의 곁을 지켜주겠다고, 결혼을 깰 수 있을까 자문해 보시면, 지형과 같은 선택을 하는 분은 많지 않을 듯합니다.
김수현 작가의 마지막 작품이 될지도 모를 천일의 약속, 김수현 작가는 얼마만큼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사랑이겠느냐고, 시청자들에게 묻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제는 아주 먼 옛날의 동화가 돼버린, 공룡화석처럼 오래된 이야기가 돼버린 사랑, 그 주체하지 못할 미친 감정을 박지형과 이서연을 통해 끄집어 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한 여자에게만 착한 남자가 되려는 박지형의 사랑을, 그래서 응원해 주려고 합니다. 가장 힘든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기억을 잃어가며 죽어가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박지형일테니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2
  1. 날아라뽀 2011.11.02 09:3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잘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 2011.11.02 09:3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희망feel하모닉 2011.11.02 10:34 address edit & del reply

    잘보고 갑니다. 김래원씨 오랜만의 안방극장에
    출연하네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4. landbank 2011.11.02 10: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정말 저도 잘보고 있는 드라마네요
    다음주도 기대됩니다

  5. 푸른소 2011.11.02 10:43 address edit & del reply

    향기가 서연이보다 덜 불행하다고 가진 잣대를 휘두를수 없습니다...
    유학생활 5년을 오누이같이 때론 연인같이 함께한 시간을 사랑 아니니 물러서야 한다고
    단도리 할 수 있을까요...
    지형도 잘 알고 있기에 늦게 깨달은 사랑에도 몸부림으로 외면하려 했겠지요...
    대다수의 사람들이 왜 조금더 빨리 결심하지 못했냐고 비겁하다고 지형을 나무랍니다...

    가진 건 자존심밖에 없는 서연이와의 사랑을 다시 되찾으려는게 아닙니다...
    아픈...자신도 너무 아파야 하는 그 자리에 그 사랑과 함께 하려는 지형이기에
    누리님처럼 그 편..저도 하고 싶네요...

  6. 잘 읽고 갑니다 2011.11.02 11:28 address edit & del reply

    나 김수현작가 드라마야...라고 말하는 듯한 대사를 하죠.
    우는 향기앞에서 너무도 무표정한 지형의 모습이 참 가슴아팠습니다.
    하지만 우유부단한 행동으로 두 여자를 갖고 논(?) 그에게 화도 많이 나던걸요.
    나쁜 놈..나쁜 놈...지독하게 이기적인 놈... 하면서 봤답니다.ㅋㅋ
    잘 읽고 가요

  7. 펨께 2011.11.02 17:44 address edit & del reply

    뿌리깊은 나무와 이 드라마 장안을 들썩이고 있다죠.
    수애 출연이라 한 번 볼 생각인데 아직 한편도 못봤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8. 김래원이 좋아 2011.11.02 18:27 address edit & del reply

    김래원이 좋아서 김래원 입장으로만 드라마를 쳐다보니 지형을 이해못하지는 않겠더이다. 내공있는 배우이니 틀림없이 이 어려운 캐릭 해석에서 잘 빠져나올 것입니다.

  9. 삼삼 2011.11.02 20:21 address edit & del reply

    중간까지만 보고 잘못해서 추천 눌렀네요....... 역시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네요...아무리 생각해봐도 결혼식 이틀 앞둔 남자가 직전까지 바람폈던 여자가 치매 걸렸다고 신부 버리고 도로 그 여자한테 돌아간다는게 아름다운 사랑얘기로는 눈꼽만큼도 보이지 않는데요. 유부남이랑 사귀는 여자들 까페도 있다는데 거기 사람들은 김래원과 수애의 사랑이 아름답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10. 아름다운 사람 2011.11.02 22:00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에 관심이 없었는데 님의 아름다운 글 읽고나니 보고싶어지네요.
    '사랑의 힘은 어디까지인가' 지형의 사랑이 너무 필요한 요즘일텐데요.
    좋은 글 감사히 읽고 갑니다.^^

  11. Rui 2011.11.03 06:02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리뷰 읽고 1회 부터 띄엄띄엄 보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번 주 민폐지형에, 입덧(?)증세까지 보이는 향기 때문에 이젠 그만 볼까 했는데..
    작가가 얼마만큼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사랑이겠느냐고,
    시청자들에게 묻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초록누리님 말씀이 제 폐부를 찌르네요.
    오래 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노트북'도 떠오르면서..
    드라마 보고 나서 초록누리님 리뷰 읽는 게 좋아서라도 천일의 약속 계속 봐야할 것 같네요ㅎㅎ
    항상 멋진 리뷰 감사드려요~

    • 초록누리 2011.11.03 08:55 신고 address edit & del

      향기의 입덧 비슷한 장면은 지금도 머리가 어질어질 해옵니다.
      만약 임신했다면,,,,,에고 머리 아파와요.

      저는 이 드라마를 김수현 작가가 많은 사랑 이야기를 풀어왔지만, 이번 작품은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몰입해서 보려고 생각중이에요.

      아마 충격적인 전개가 계속될 듯해요. 얼마나 지독하게 사랑 이라는 것을 풀어갈 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뜨거운 인사 감사해요^^

2011.10.25 10:34




알츠하이머형 치매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서연, 수애가 혼자 소주를 마시며 절규하고, 공포로 오한에 떠는 모습이 가슴 아팠던 천일의 약속 3회였습니다. 자신의 병을 알게 된 서연은 머릿속이 하얘집니다. 초점을 잃은 서연은 어디선가 읽은 글귀로 마치 다른 사람의 일인 양 물어보지요. "이제부터 저는 약을 먹어도 볼 별일 없이 호두 속알처럼 뇌가 쪼그라들어 어처구니 없는 바보가 됐다가 5~6년만에 죽는다는 거죠". 
이제 겨우 서른인데, 서른 살의 서연에게 내리는 형벌이 너무나 가혹합니다. 집나간 엄마를 대신해 여섯살 때부터 동생을 키워왔는데, 상을 내려도 시원치 않을 판에 치매라니....그래, 남의 남자 잠깐 도둑질한 것, 그것이 이리도 큰 죄였는지, 더이상 욕심내지 않고 돌려주겠다는 데도, 이렇게 가혹하게 벌을 받아야 하느냐고, 서연은 신을 원망하고 저주해 봅니다.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고, 곁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고, 썩은 나무토막처럼 자신의 모든 것들이 비워져 간다는 공포에 몸이 사시나무 떨리는 서연이지요. 하늘을 원망하고, 자신에게 벌을 내린 신을 저주도 해보고, 욕지거리를 뱉어보기도 하지만, 서연을 기다리는 것은 자신에게서 오늘과 어제가 지워져 갈 것이라는 끔찍한 병입니다.
자신의 병을 점점 현실적으로 느껴가면서, 서연은 점점 예민해져 가지요. 가위가 생각나지 않은 서연에게는 민권(박유환)의 "노화현상이 빨리 오는 것 아니냐"는 농담이, 더이상 농담이 될 수없기에 서연은 불같이 화를 내며 들어가 버리지요. 보이지 않은 검은 손이 서연의 뇌를 싹둑싹둑 잘라버리는 것같아 서연은 무섭습니다.  
이서연, 서른 살, 출판사 팀장, 신춘문예 당선 소설가, 동생 민권, 고모네 가족들, 그리고 그 사람과의 기억들이 모두 지워져 버린다는 것을 믿을 수 없는 서연이지요. 자신이 누구인지조차도 모르고, 그저 살아 숨쉬는 생명체가 되었다가, 죽어가는 지도 모르게 연기처럼 사라진다는 말같지 않은 현실, 서연은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신의 저주와 싸우기 위해, 아니 병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외우고 또 외웁니다.
너무나 사소한 것들, 매일 사용하는 칫솔, 치약, 비누가 형광펜처럼, 가위처럼 기억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은 서연은, 잊지않기 위해 또박또박 말해 보지요. 외울 필요없는 것을 외우고 있는 서연의 모습은, 기억을 잃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너무나 잔인할 정도로 현실적으로 담아낸 장면이었습니다.
심장이 끊어지는 이별의 아픔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알츠하이머형 치매라는 말도 남일처럼 덤덤하게 듣던 서연, 서연은 너무 어려서 철이 들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에 익숙해져 버린 여자인 듯 보입니다. 의사의 진단을 들으면서도 마치 책을 읽듯이 덤덤하게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는 서연이라는 인물을 보면서, 수애가 일부러 서연의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감정선을 극도로 절제를 해버렸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너무 감정을 절제를 해버리니 충격적인 일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비현실적이라는 느낌도 들어 아쉽더군요. 너무 충격이 커서 제정신이 아니었을 수도 있겠지만, 너무 덤덤하게 이어가는 대사때문에 잠시 제 감정선이 흔들렸습니다. 수애가 서연이라는 역을 무난하게 보여주고 있지만, 때때로 연극무대같은 분위기는 어쩔겨? 싶다고 할까요.
대사에서도 서릿발같은 독기랄까, 아니면 아예 냉기폴폴 차가움이랄까, 뭐라도 하나는 확실하게 느껴지면 좋을텐데, 간이 덜 된 나물을 씹는 느낌이 드는게 여전히 아쉽네요. 혼잣말하는 듯한 대사가 수애의 방백이라면 차라리 좋을텐데, 상대배우와 함께 하는 장면이라 독백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럼에도 수애의 깊은 표정이 대사의 덤덤함과 가끔씩 생략돼 버리는 감정마저도 커버를 해주니 다행입니다. 물론 혼자 소주를 마시면서 절제했던 감정을 폭발하며,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않고 인정하고 싶지않은 서연의 내면심리를 잘 연결을 잘 시키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천일의 사랑 3회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이 있었다면, 욕실에서 서연이 물건들의 이름을 암기하는 장면이었어요. 치약, 칫솔이라는 너무나 일상적인 단어를 잊어버린다는 것을 한 번도 상상을 못한 일이기에, 누군가에게는 없어질 단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많이 아파왔습니다.
정말 아무 것도 아닌 단어조차 누군가에게는 없는 지워져버린, 지워져가는 단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처음으로 서글프게 다가오더군요. 그냥 잠깐 생각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말들처럼 사라져 버린다는 것, 이처럼 잔인한 일이 있을까 싶습니다.
한번도 잊을 일 없다고 생각했던 너무나 평범한 단어들을 기억하려는 서연을 보며, 통증없는 고통 치매가 얼마나 무서운 지도 실감이 되더군요. "침 뱉어 줄거야", "엿 먹어라, 알츠하이머", 보란 듯이 이기겠다고, 하나도 잊어버리지 않겠다고 머리 속의 지우개에게 욕을 하는 서연의 고통도 이해가 충분히 되었고 말이지요.    
드라마에서 끊긴 필름을 잇듯이 서연의 어린 시절, 그리고 이서연과 박지형이 사랑했던 시간들이 섞여드는데, 처음에는 이런 기법이 조금은 난해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서야 그 이유가 파악되더군요. 천일의 약속은 과거의 회상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풀어가지 않지요. 박지형과 이서연이 서로를 생각하는 시간에 잠깐 그들의 좋았던 시간을 마치 어제일처럼 불쑥불쑥 보여줍니다. 그것이 서연이 잃어가고 있는 기억의 조각들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제 개인적인 시선이지만요. 
그리고 어렴풋이나마 김수현작가가 그리려는 사랑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서연은 기억을 잃어가는 알츠하이머형 치매환자입니다. 어쩌면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라는 시청자의 예상마저 뒤엎고, 박지형과의 뜨거웠던 사랑마저 잊어버릴 수도 있을 겁니다. 기억을 잃어가는 여자를 사랑하는 박지형, 어쩌면 그는 매일 매일 서연에게 새로운 기억을 만들려고 하는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워지면 다시 그리고, 지워지면 또다시 그리기를 반복하듯이 말이지요. 서연이 바라보고 있는 그 순간은 서연에게는 과거가 아닐테니까 말입니다. 서연에게 기억이 아니라, 늘 지금 이순간 현재로 있어주는 것, 그것이 박지형이 이서연을 사랑하는 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1 Comment 3
  1. 온누리49 2011.10.25 14: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수애의 연기를 보면 마치 신들린 여자같단 생각이 듭니다
    연기 하나는 딱소리 난다는 생각이^^
    잘보고 갑니다

    • 자격증무료자료받기 2012.08.01 16:35 address edit & del

      서연글 잘 보았습니다.. 아래 자격증관련 정보도 있네요..

      유망 직종 및 모든 자격증에 대한 자료를 무료로 제공 받을수 있습니다..

      유망 자격증을 종류별로 무료 자료 신청가능하다고 하네요..

      신청 해보세요 -> http://license119.com/newki

  2. 위드자이 2011.10.26 01:3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약간 어색한 부분은 자기에게 맞지 않는 옷(작가 특유의 대사)을 자기에게 맞춰 입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상황만 보면 약혼녀의 경우가 불쌍해 보일 수도 있는데 시청자의 마음을 끌어가버리는 연기를 한 것 같아요.

2011.10.19 13:09




1회에 이어 2회에서도 강도높은 키스신장면이 나와서 많이 놀랐습니다. 참 아름다울 수 있는 장면이었는데도, 선정성이 느껴져서 보기가 조금은 불편하더군요. 수중에서의 키스신이 선정적으로 느껴졌던 것은 카메라의 각도때문이었습니다. 수애의 엉덩이 라인과 전체 실루엣을 그렇게 근접촬영을 해야 했는지 싶더군요. 아래에서 찍으므로써 노골적으로 수애의 몸라인을 잡는데 신경을 많이도 썼더군요.
선정적이었든 노골적이었든 아름다웠든 뭐가 되었든 다 좋은데, 문제는 제가 아직 두 사람의 사랑에 감정몰입이 되지 않은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육체적 탐닉 내지는 육체적 욕정과 사랑이 먼저 느껴진다는 겁니다. 사실 영화에서는 그보다 더 야한(?)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다반사니, 그런 선정적인 장면을 처음봤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김수현작가가 카메라 김독을 따라다니며, 이러저러한 부위를 클로즈업해서 찍으라는 말은 물론 하지 않았겠지요. 사랑하는 남녀, 그것도 은밀하게 불꽃사랑을  나누는 청춘남녀가 호텔이 되었든, 수영장이 되었든, 갈대밭이 되었든 뭐가 문제겠습니까? 그렇게 사랑하는데 말이죠. 문제는 시청자에게(저에게)는 아직 그 사랑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드라마의 감정선을 따라가는데 있어 주인공들이 어떤 행위를 했을 때, 그 인과관계는 매우 중요합니다. 작가의 머리속에서야 두 사람은 뜨겁게 사랑하는 사이이고, 또한 사랑하게 된 계기와 그 추억들이 겹겹이 쌓여, 어떠한 상황에서 사랑을 나누었다는 것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겠지요. 하지만 시청자는 아무런 감정이입도, 심지어 두 사람이 무엇에 끌려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했는지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의 강도높은 배드신이나 키스신은 호사가들의 안주감이 될 수 밖에요. 왜 김수현 작가가 이런 모험적인 전개를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청자가 정말 따라가기가 숨이 차네요. 일정부분 스토리를 알고 있음에도 따라가기 힘든 주인공들의 감정선은 저만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순서를 바꿔 이서연(수애)과 박지형(김래원)이 어떻게 만나, 어떤 식으로 사랑을 느끼고(상대방의 어떤 점에 끌려),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멈출 수 없었던 이유들을 설명했더라면, 어쩌면 그장면은 가슴아프고 절절하게, 그리고 더없이 아름답게 사랑하는 장면으로 다가왔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육체적으로 유난히 끌려 사랑할 수도 있습니다. 혹이나 김수현 작가가 이번에 보여줄 사랑이 남녀간의 육체적 사랑을 말하는 것이라면, 그 촬영각도든, 배드신의 횟수든 얼마든지 격정적이고, 리얼하게 보여주더라도 상관없는 일입니다. 육체적 사랑을 보여주는데, 벗는 것만큼 완벽하게 보여주는 것은 없을 것이니 말입니다. 
도대체 이 두 사람은 왜 그렇게 서로에 대한 기억과 추억을 육체적 사랑을 나누던 것부터 기억해 내는지 모르겠습니다. 글쎄요, 주인공들처럼 그렇게 각별하고 애절하게, 열정적으로 사랑하다 헤어진 경험이 없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헤어지면 그런 기억들이 먼저 떠오르는 걸까요? 
천년의 약속에서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있습니다. 두 사람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끌림의 감정을, 배드신이나 수중키스신보다 공들여 보여줘야 했어요. 멜로물의 도식적인 순서이기는 하지만, 시청자도 함께 느껴야 하잖아요. 문제는 이 부분이 나오지 않아서, 두 사람의 사랑을 아직은 응원하고, 바라봐주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착한 향기만 불쌍하고, 약혼자 두고 바람핀 박지형만 나쁜놈이고, 결혼할 여자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만난 이서연은 남의 남자 꼬신 여자로만 보이고 있지요.  


제가 특별히 이서연(수애)과 박지형(김래원)이라는 인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친구의 오빠가 극중 수애가 앓는 경도인지장애, 혹은 알츠하이머로 세상을 달리한 일이 있습니다. 병명이 뭐냐고 물으니 당시에는 알츠하이머다라고 단정해서 말하지는 않더군요. 그저 뇌세포가 경직되어가면서, 서서히 죽어가는 병이라는 말만 했었어요. 그 오빠는 모 항공사 신입사원이었고, 결혼한 지 1년도 안 된 신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어지러움을 느끼면서 두통을 호소하는 일이 많았다고 해요. 말도 어눌해지고, 보행감각에도 이상이 생기고, 기억력이 저하되면서, 사람도 잘 알아보지 못하게 되었고요. 치매와도 비슷하지요. 심지어는 가족도 알아보지 못하는 정도까지 이르렀습니다. 친구의 집에서는 안해 본 것이 없었어요. 용하다는 점쟁이를 찾아가기도 하고, 무당을 찾아가 굿을 하기도 하고, 좋다는 약은 다 구하고, 미국에 가서 치료도 받아봤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어요.
오빠는 나중에는 걸음 걸이도 힘들어서 거의 의자에 앉아있거나, 침대에 누워서 사람만, 아니 천정만 멀뚱하게 바라보고 있는 시간이 늘어갔지요. 얼굴에 표정도 없어졌습니다. 얼굴근육까지 마비가 되고 있었으니까요. 그때는 참 많이 울었습니다. 발병이 되고 오빠가 산 시간은 몇년밖에 안된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친한 친구여서 어려서부터 봐왔던 오빠였는데....혹이라도 제가 아는 분이 이 글을 읽는다면, 누군지 알 것같아 더 많은 예들이 있지만, 삼가하겠습니다. 고인에게 누가 되는 일이 될 듯해서요.
그런데 오빠가 심지어 어머니도 못 알아보는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한 사람만은 알아봤다고 합니다. 올캐언니(부인)였습니다. 언니를 보면 일그러진 표정으로도 웃었다고 해요. 새언니는 오빠가 생을 버릴때까지 단 한시도 떨어지지를 않았습니다. 젊은 나이인데, 한창나이인데 신혼 1년만에 닥쳐온 불행에도 늘 밝고 씩씩했어요. 오빠가 시무룩한 얼굴을 하고 있으면, 왜 그러냐고, 무슨 일 있느냐고 걱정하니까 웃는다고...벌써 10년이 넘은 일이지만, 오빠와 새언니와의 그 짧은 시간의 사랑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친구랑 얼굴이 퉁퉁 붓도록 울던 일이 생각납니다.
처음 이 드라마의 대략적인 스토리를 접했을 때, 맨처음 떠올린 사람이 그 오빠와 새언니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름다운 사랑일지 모르겠지만, 새언니나 오빠의 마음을 우리는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 사랑의 색깔이 뭔지 알 수가 없었죠. 제 친구마저도요.
시간이 지나자 먼저 힘들어 한 것은 친구의 친정부모님이셨어요. 새언니에게 할만큼 했다고, 한창나이인데 네 갈길 가라고, 도저히 미안하고 안됐어서 못보겠다고 나가서 살라고 했지만, 새언니는 끝까지 오빠의 마지막을 지켰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사랑도 있었구나 싶습니다. 단지 책임감때문에, 남편이 가여워서, 남들 눈과 입이 무서워서 스물 대여섯밖에 안되었던 새언니가 오빠곁을 지키지는 않았겠지요.
그래서 더더욱이나 이번 작품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요. 김수현작가가 서연과 박지형을 통해 말하는 사랑을 통해, 그 때는 다 알지 못했던 오빠와 새언니의 사랑을 이해하고, 느끼고,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뜨겁게 사랑하게 했을까가 먼저 다가오지 않는 것은 아쉽네요. 그러나 조금 더 기다려 보렵니다. 김수현 작가가 분명 답을 주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그 때는 다 알지 못했던 그들의 사랑도 알아보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4
  1. 카르페디엠^^* 2011.10.19 13: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천일의 약속 정말 파격적이네요^^

  2. 푸른소 2011.10.19 15:49 address edit & del reply

    아~누리님도 그렇게 느끼셨군요...
    마치 이들은 절절한 사이이니 그렇게 알고 보면 되..라고 강요당하는 느낌이랄까...
    수중키스신이 지나고 바닷가를 걷는 씬에서 지형의 작위적인 대사톤과 느낌은
    드라마를 끝까지 봐야 할 것인가 잠시 고민하게도 했답니다...

    누리님 지인분의 사랑이 참...고개를 숙이게 합니다...
    당연히 그리 해야한다고 멋대로 재단했던 일들이 삶속에서 얼마나 모순되게
    어그러지는지 조금은 아는 나이이기 때문일까요...
    누리님...평안하세요...

  3. 이 사이트를 사랑 2011.10.19 20:45 address edit & del reply

    이 사이트를 사랑

  4. 2011.10.19 23:4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09.07.12 10:36





쓰러진 장숙자 사장이 수술후 다시 혼수상태에 빠지면서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는데요. 여기에 회사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박태수 변호사와 백성희의 영악한 음모가 막장으로 치달으면서 진성식품의 향방까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장사장이 알츠하이머에 걸렸으며 생명이 위태롭다는 말에 백성희는 날개를 얻은듯 더욱 교활하고 영리해집니다. 장사장의 유언장이 치매상태에서 작성되었다는 것을 교묘히 흘리며 지난주 주식시장의 루머에 이어 언론플레이까지 하는 치밀함을 보여줍니다. 장사장의 치매가 진행되고 있음을 이용해서 유언장을 무효화시키려는 것이지요. 또한 박태수변호사는 아들 준세의 증권카드를 이용한 차명거래로 진성식품의 지분확보에 나섬으로써 경영권을 잡으려고 주도면밀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백성희와 박태수의 무서운 야합이 진행되어가고 있는 가운데서도 이번 23회에서는 그동안 오해를 받으면서도 참기만 했던 은성의 눈물과 할머니 장사장에게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환의 눈물에 시청자들 눈시울이 뜨거워졌지요. 
이번 방송을 통해서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강해지는 은성을 확인한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오해와 음모 속에서 이렇다 하게 대응도 못하고 변명도 못하는 은성을 보며 답답한 마음이었는데요, 은성은 이제 강해집니다. 환의 가족들에게 문전박대를 받고 준세와 함께 병실을 나온 은성은 자신을 모욕한 건 환의 엄마도 선우정도 아닌 승미와 승미엄마라고 말합니다. 자신을 알아주고 믿어주고 마음을 준 할머니는 은성에게 할머니의 인생을 물려주려 했던 분이라며 할머니가 은성에게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지를 말합니다. 이 말은 준세에게 하는 말이 아닙니다. 그동안 아무런 변명도 하지 못했던 은성 자신에게 하는 말이지요.
은성은 자신을 믿어준 할머니가 받은 상처에 누구보다 가슴 아파합니다. 할머니는 아무런 변명도 하지않은 자신으로 인해 상처받았고 상처를 준 사람은 승미와 승미엄마였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지요. 자기에게 마음을 주었던 할머니를 상처입힌 승미와 승미엄마가 은성에게는 이제 정말로 미워집니다. 은성과 은우에게 했던 짓은 은성의 개인적인 일이었지만 할머니에게 입힌 상처는 은성이 참을 수 없는 일 인것이지요. 아파하고 힘들어할때 아무 것도 아닌 자신을 품어주고 마음을 주었던 사람이 바로 할머니였으니까요.

문전박대를 당하고 쫒겨나가는 은성에게 아무런 것도 해줄 수 없는 놈이란 거 들키게 하지말라며 환은 은성이 가족들에게 수모를 받는 것에 안쓰러워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은성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그래도 매일같이 병원을 서성이는 은성은 할머니에게 사실을 말하지 못했던 자신을 자책합니다. 마음을 주셨는데 아니라는 것은 알고 가셔야 한다고 말하는 은성을 위해 환은 어머니와 승미를 돌려보내고 은성을 할머니에게 데려다 줍니다. 누워있는 할머니 장사장에게 은성은 사실을 고백하지요.
은성은 할머니가 은성을 어떤 사람이라고 오해하고 가실까봐 마음 아픕니다. 자신이 받은 누명보다 할머니가 받은 마음의 받을 상처를 더 걱정합니다. 은성이 된 그릇임을 알아 본 장사장은 역시나 큰 그릇이었습니다. 할머니 만나서 정말 좋았다는 은성, 너무 외로웠는데 할머니가 품어줘서 덜 외롭고 덜 아팠다며 의식없이 누워있는 장사장의 손을 잡고 하염없이 흘리는 은성의 눈물에 보는 시청자들도 눈물 흘렸지요.
은성의 고백에 이어 환이 할머니에게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고백을 하는 장면은 흘린 눈물을 닦을 새도 없이 가슴을 후볐습니다. 20년동안 말하지 못하고 가슴 꾹꾹 눌러놓았던 환이 그동안 할머니에게 말하지 못한 미안함으로 할머니 가슴에 쓰러져 우는 환의 모습이 어찌나 짠하게 다가오던지요. 

 
 
 

승미와 백성희에 대해 뿐만 아니라 은성은 사랑에 대해서도 강해지고 솔직해집니다. 오해와 모욕을 받으면서도 병원을 떠나지 못하는 은성을 위로하고 같이있고 싶어하는 준세를 돌려보내면서 은성은 미안하다며 준세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합니다. 솔직하게 말하지 못해서 받았던 할머니가 받았던 상처를 준세에게 반복시키고 싶지 않은 것이지요. 은성이 환에 대한 마음을 준세에게 솔직하게 말해야 해바라기 사랑하는 준세도 덜 상처받을테니까요. 이남자 저남자 마음 가지고 시소타지 않는 고은성 정말 쿨하네요. 애써 부인하고 싶어 싱겁다며 돌아선 준세도 은성이 말하는 의미를 알아채지요. 은성이 자기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음을..
그리고 은성은 환에게도 자기의 마음을 보여줍니다. 할머니에게 어렵게 아버지의 죽음을 고백한 환을 은성은 왜 그렇게 자신을 학대하고 힘들게 살았느냐며 꼭 안아줍니다. 못나지 않은 사람이라며 환을 위로해 주면서 말이지요. 그리고 함께 밤 새워 병실을 지킵니다. 그리고 깜빡 잠이 든 두사람은 눈을 뜨고 두사람을 바라보는 할머니를 봅니다.

할머니 장사장 드디어 깨어났네요. 내일 예고편에 할머니 모습을 보니 박태수와 백성희에 맞서서 뭔가 빵 터뜨려주겠지요. 꽉 짜인 탄탄한 스토리에 매회 가슴이 조여드는 긴장감에 너무나도 기대되는 찬란한 유산입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2 Comment 4
  1. 영웅전쟁 2009.07.12 16:1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집사람이 열심히 보는 프로인데..
    저는 어깨 넘어로 ㅎㅎㅎ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편안한 휴일 되시길 바랍니다.

    • 초록누리 2009.07.13 11:38 신고 address edit & del

      감사합니다. 영웅전쟁님도 활기차게 한주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2. 항상 2009.07.13 09:49 address edit & del reply

    잘 읽었습니다.
    저도 두 사람의 눈물에 뭉클해서 같이 울었네요~
    은성이 환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며 꼭 앉아주는 장면 넘 좋았습니다.
    환이가 자신을 통해 아들을 찾는 할머니의 모습이 싫어구나 설렁탕 냄새가 그렇게 싫었구나..
    하고 공감할수 있었어요
    왜 환이가 못되게 굴었었는지 십분 이해할수 있었습니다~
    이제 4회 남았다는게 넘 아쉽네요~~~

    • 초록누리 2009.07.13 11:39 신고 address edit & del

      정말 어느새 4회밖에 안남았네요. 주말을 기다려지게 하는 드라마였는데 끝나면 많이 아쉬울 듯 해요.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