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명군 죽음'에 해당되는 글 2건
- 2012.03.17 '해품달' 생각할수록 괘씸한 연우, 감독은 사극 디테일부터 배워야 (19)
- 2012.03.16 '해를 품은 달' 몹쓸 해피엔딩의 씁쓸한 뒷맛, 최후의 승자는? (23)
드라마를 그저 줄거리 위주의 흥미거리로 보지 않고 나름대로의 분석과 의미를 찾는 작업을 하는 리뷰블로거인지라, 드라마와의 흐름과는 별개로 감독의 연출이나 작가의 필력을 종합적으로 보게 됩니다.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여주인공 한가인에 대한 불만 못지않게 감독과 작가에게 불만이 큽니다.
아쉽게도 한가인은 기억상실증에 걸렸던 월일 때나, 기억을 찾은 연우일 때나 달라진 모습이 아니어서, 진작가가 오히려 깜놀했겠더군요. 진 작가는 연우가 어두운 모습만 보이는 것이 우려되어 처음에는 밝은 월의 모습을 그리려고 했었다는데, 밝은 월은 커녕 시종일관 어두운 월을 그렸지요. '나는 누구인가, 이 기억은 누구의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월이 밝을 수만은 없었을 테고, 궁으로 납치되어 액받이무녀로 들어간 이후에는 품어서는 안되는 왕을 품는 고민도 잠시 나오기도 했죠.
아무리 기억상실증에 걸린 무녀라고는 하지만, 눈이 와도 비가 와도 그런가보다 한결같이 멍때리는 표정을 일관했던 지라, 그녀의 생각을 종잡기가 힘들었습니다. 시청자를 대신해 훤이 이렇게 물었죠. "대체 네 정체가 무엇이냐?".
그런데 기억을 찾은 것은 아니었고, 오히려 무녀 주제에 고관대작이건 왕이건, 누구 앞에서도 당당한 눈빛과 가방끈 길다는 표시를 역력히 냈다는 이유로, 영특한 연우보다는 건방진 연우의 이미지마저 안게 되었죠. 조선시대에 여자가 눈 동그렇게 뜨고 왕과 비단옷입은 고관대작을 가르치는 모습을 곱게 보는 시청자는 드물죠.
한가인도 첫사극 연기라 비판과 지적도 많이 받았지만, 솔직히 김도훈 피디도 만만치 않게 사극연출에서 헛점을 드러냈습니다. 초반에는 스태프가 카메라에 잡혔던 일이나 커피녀의 등장, 임시완의 패딩점퍼 등등 옥에 티마저 해품달에 애정으로 시청자들이 오히려 웃음으로 넘겨주기도 했지요.
특히 마지막회 양명군의 죽음은 수준급(?) 발연출이었죠. 지난 글에서 언급하기도 했고, 짜증나서 더 이상 떠올리기도 싫습니다. 이런 옥에 티는 시간상의 문제였다고는 하지만, 시청률에 미안해지는 마무리였죠.
보다보다 왕이 하석에 앉아 있는 모습은 처음 봤습니다. 병풍 뒤 골방에서는 장소가 협소해서, 혹은 불시에 훤이 방문을 열고 들어왔기에 연우가 발딱 일어날 시간여유가 없었다고 넘어가기는 했지만, 이건 아니지요. 아랫목 보료에는 연우가 떡하니 앉아서 책을 읽고, 연우와 마주하고 훤이 상소를 읽고 있더군요. 아무리 퓨전사극이라고 해도 이런 괘씸할 데가 있나 싶더군요. 대비마마인 줄 알았습니다. 여왕도 아니고...
한가인과 특히 김도훈 피디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왕과 있을 때 상석에 누가 앉아야 할까요? 어느 가정이나 한 집안의 가장에게 상석을 내줍니다. 하물며 왕인데 아무리 연우의 방이라고는 하나, 그런 황당한 모습으로 앉혀서는 안될 일이지요.
지문에 굳이 앉아 있으라고 써 있어서 그랬는지, 귀찮아서 안 일어났는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아, 대본을 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엉덩이가 무거운 연우(한가인), 이런 사소한 것들마저도 감독도 고쳐주는 모습이 없었기에, 연우의 버르장머리없는 모습이 추가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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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지적이십니다. 2012.03.17 11:47
저도 드라마를 보면서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더군요..+_+
뭐 감독이야 회사가 어수선하니 파업에 정신이 가있는듯하고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겠다는 열의가 없어보였습니다.
한가인씨는 정말 캐릭터 분석을 안하는거 같습니다. 그냥 대본에 나온 지문과
자기 감정대로 연기를 하시는듯.. 마지막회 신씨부인과의 재회씬에서도
엄마라고 부르며 눈물흘리는데 . 오마이갓이 절로 나오더이다.
한가인씨 앞으로 미워할껍니다. ㅠ_ㅠ 어디가서 해품달을 본인의 대표작이라 하지마세요
원작을 좋아하는 팬으로서 드라마는 참으로 안타깝네요..
이 드라마는 아역분량까지만 제대로된 드라마라 할수 있을거 같습니다. -
wlsl 2012.03.17 12:14
해품달이 끝나면서.... 훤에게 그리 휘둘렸던 감정이 급격하게 식어감을 느꼈어요
분명 김수현은 최고의 연기였음에도 왜 그런가 했더니 그 이유에는 연우가 있었던거죠
누리님 말에 백번 공감하고 또 공감합니다
성인 연우에게 감정이 이입된 적은 한번도 없지만 거슬리고 분통터진 장면은 이루 헤아릴수 없었어요
농담이야 하며 설에게 농을 던질떄도 저 어투 뭥미? 저자거리에서 대감하고 맞상대할떄도 저럴수가 있었나? 천한 무녀라면서? 또 뭥미? 했고 엄마~~~ 하고 울었을떄는 어린 연우도 안하던 유아틱에 한대 치고 싶었죠 눈알 이야기야 워낙 많았던지라 패쑤하고 국어책도 패쑤하지만
정말 적절한 어투는 도무지 구사할 줄 모르는 주인공이였죠
예쁘다구요?? 예쁜배우 무지 많지 않나요? 그전 드라마에서도 주인공 미몬가보보다 했지 그 어떤 여배우보다 이쁘다는 느낌이 없었는데 너무 예뻐 질투를 하니 마니 미모로 발연기를 불식했다느니 마니 해서 많이 우꼈었읍니다
네 예쁘지 않았어요 등장 후 1회 2회 넘어가면서 문근영만 그리워지더라구요
문근영이 아니면 딴 여배우는 없나? 나참 기가 막혀서....
정말 명색이 임금인데 등장하면 모두들 일어나 자리를 내주고 예우를 하는 연기자들 사이에서
철퍼덕 앉아 훤을 올려다보며 대사칠때는 그냥 화면속으로 들어가 목을 쳐주고 싶었습니다
뭐 저런 배우가 주인공인가
공감대가 형성하지 않는 언플엔 욕만 나왔구요
끝까지 연우는 한가인 뿐이였어요
사실...
작품성과 디테일 퓨전사극의 완성도는 성균관스켄들이 한수 위고 명품 같아요
시청률은 밀렸지만.... 그 드라마에선 몽땅 다 빠져드는 케릭터에 백성을 생각하는 왕과
의와 예를 목숨처럼 지키려는 젊은이들이 너무 보기 좋았고 연기자 또한 누구하나 빼놓을 수 없게 매력적인 연기를 보였죠
사극뿐 아니라 정극에 처음 도전하는 유천이도 완벽했고 민영이도 모두의 사랑을 한몸에 받을 수 밖에 없는 윤식다웠으며 용하 재신도 절대 밀려나지 않는 연기를 했죠
하물며... 수많은 작품에 주인공이였다는 그 여배우 연기를 보고... 여전히 작가 감독들 찬사를 하지만 과연 이이후에 누가 한가인을 데리고 사극을 제작할 까요
피같은 내 작품에 그녀를 캐스팅 하고 싶겠어요............. 아마 아닐걸요
미모만 필요하다는 현대극이라면 모를까............. 아주 분통터지는 연우였죠
아마도 나는 역대 연기 못해 비난받은 그 어떤배우보다 한가인을 제일로 꼽을 것 같습니다
해품달은................ 성공 대박났지만 자세히 보면 제작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실수했다고 봅니다
잘해줬다면 아니 적당히만 해줬어도 이미 날개달은 시청률이 그야말로 폭발적이였을텐데....
아쉽습니다 -
님의 글을 2012.03.17 15:28
드라마에 관련해셨던 분들이 꼭 읽어 보셨으면 좋으련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좋은 소리는 누구나 할수 있지만
바른 소리해 주는거 정말 힘든 일 인데요
본인들은 잘 모를때가 있죠
주변에서 모니터도 하고 회의들도 할텐데
누리님 같은 분이 있었다면
아쉽네요
모자람과 실수를 인정하는사람들을 보면 정말 용기있고 난 사람이다 싶습니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어 더 많은 사랑을 받기도 하고요
우리 모두 그렿게 살려고 노력하고 살지 않나요
저 같으면 누리님께 감사해야 될것 같습니다
바쁜중에 그많은 드라마들중에 선정해서 관심을가지고
바른글을 써주시니
관계자 분이 오히려 감사하다는 인사라도 한마디해야 되지않을까 싶네요
다음 작품도 잘 부탁합니다 하고
그리고 얼마나 몃있을가요
이렇게 한마디 하면
죄송합니다
제가 부족해서 사랑과 기대에 실망을 드렸습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고 모자란 점은 노력해서
다음에는 칭찬받는 연기자가 되겠습니다
미흡한 저 대신 수고하신 모든분들께 공을 도리고 싶습니다
짝짝..... 정말 마음도 얼굴도 예쁜 연기자구나 하고
인정하기가 쉽지않을 꺼예요
분위기를 알면서도
하지만 이것이 마지막 아니잖아요
멋진 모습 기대합니다
누리님 존경스럽습니다
정확한 지적
님 덕분에 다음 작품은 분명 변화가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완벽한일이 쉽지않지만 반성하고 최선을 다해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핟지않으려 노력하며 사는게 아닌가싶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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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제생각과 2012.03.18 01:41
이리도 같으신지ㅠㅠ 한가인 연기는 참고 보더라도 왕앞에서 눈치켜뜨는거랑 당당한 목소리, 상석에 앉는 연출을 보면 이게 뭐야! 라는 말이 저절로....-_- 노력하며 몰입하던것도 수습이 안되더군요; 과연 감독은 그정도 눈썰미도 없는것인가...사극안봤나..... 그 정도 센스도 없는 연기자의 잘못인가 그많은 스탭중 한명도 지적할 사람이 없는것인가? 작가는 뭐하는것인가..... 라는 의문만 품게되서 드라마에 집중이 안되더군요......너무 어이가 없어서 어쩔땐 헛웃음이, 어쩔땐 박장대소가, 어쩔땐 열받고 나중엔 그저 허허허....대사나 집중하자.....ㄱ- 생각해보면 대왕대비랑 붙는씬에서도 왕이 상석에 앉아야하는데 이건 연기력이 커버되서 눈에 그렇게 띄지 않았네요ㅋ 여러모로 해품달 덕분에 인내력과 관대함이 업그레이드되었네요^^ 한가인 연기보다 다른 드라마 배우들 연기보면 숨통이 트이는것같음...아이돌 연기도 어색하다 못하겠음....한가인만큼 어색하지 않으니까....그정도로도 집중이 잘됨.....정말 대단한 한가인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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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봄 2012.03.18 11:47
초록누리님께서 제가 늘 느끼던 불만을 너무너무 잘 정리해주셨네요 오히려 전 양반다리의 충격과 공초가 너무 커서 하극상적인 자세는 미처 못 생각했네요 ;; 해품달 전에 봤던 사극이 공주의 남자 입니다. 해품달 보다 잠깐 공남을 다시 본 적이 있었는데요 후반부에는 말할 것도 없고 초반에 연기력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저 역시 어색하다 느꼇던 문채원씨 연기마저도 매우 훌륭해 보였답니다 -- 사실 전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 기준은 잘 모릅니다. 다만 제가 느끼기에 정말 그 배우가 그 캐릭터로 보이는가? 이것만 갖고 제 나름대로 호불호를 가리는 정도지요 한번도, 단 한번도 한가인씨가 연우로 보인 적 없습니다. 보통 드라마를 보면 그 배우가 나오는 cf나 광고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그 배역이 생각나는데, 맨날 가는 화장품 매장에서 한가인씨 봐도 연우 생각이 안 났어요 남보라씨와 너무 대조적인게, 초반에 남보라씨 좀 이해가 안 갔지만 점점 갈수록 양미경씨를 볼 떄, 혼자 죄책감에 울때는 정말 조금이라도 자기 죄를 무서워하는 공주로 느껴졌고, 왕의 추궁에 공포와 욕망를 함께 보여준 연기는 훌륭했습니다. 한가인씨, 단 한번이라도 연우로 ,월로 느껴진적 있었나요? 그나마 혹평을 면했던 기억회상씬에서조차 엄마엄마 하며 의젓한 연우의 모습을 한 큐에 날려버렸지요 고문 씬에서 새된목소리로 비명만 지르다가 힘있게 눈싸움 벌이다가 끝내는 피 철철 다리로 힘있게 걸어다니는 모습에 정말 감정없는 로보트라 힘이 넘치는 구나 했어요 연출도 잘 한거 없습니다. 한가인씨 얼굴 크네 떡대장군이네 하는 소리 나올정도로 머리빨 옷빨 방치해둔 잘못이 가장 큽니다. 머리는 사극이라 어쩔수 없이 가르마에 땋아야 한다고요? 그럼 드라마 내내 웨이브 가득한 머리였던 윤승아씨는 뭐죠? 추운 날씨여도 어르고 달래서 옷 날씬하게 입히고. 심혈을 기울여 머리단장만 해 줬어도 호빵소리는 면했을 겁니다. 그리고 한가인씨 제발제발! 눈과 고개 각도 조절 모니터 하시기 바랍니다. 영원히 토마스기차로 남고 싶으세요? 딱 하나만 말하자면, 사극에서 왕이 '고개를 들라'하는 거 괜히 하는 거 아닙니다. 용안을 함부로 바라보는 거 대역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맨날 보는 고관대작들도 어느정도 각도를 유지했습니다. 김응수 씨 보세요 그렇게 방자한 영의정이였지만 간간이 고래를 낮추고 왕을 바라볼 때도 정면으로 고개를 들어바라보는게 아니라 눈만 지그시 올려 바라봅니다. 12화 동안 느낀걸 한번에 적어내다보니 너무 길어졌군요 초록누리님 언제나 건강하시고요 그동안 정말 잘 읽었습니다. ^^
암튼 초지일관 호러물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 감독님이십니다. 왜 그렇게 눈에 집착을 하는지, 눈 큰 배우들은 다들 호러물을 한 두 번씩은 찍고 죽었군요. 임시도무녀 권씨 아줌마까지도 말이죠. 눈 크기라면 막상막하였던 설과 윤보경도 있었지만, 눈 배틀에서 살아남은 승자는 눈동자 연기 최고 고수인 연우가 되겠습니다. 물론 한가인은 눈 크게 뜨는 모습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서, 후반부로 갈수록 부담감은 적어져서 다행이었습니다.
마지막 윤대형까지 형제가 합심하여, 동생은 활로 형님은 칼로 마무리를 해서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지요. 헉, 그런데 궁궐 문 앞에서 한 놈이 삐적삐적 일어나더니 긴 창을 들더라고요. 순간 느껴지는 불안감, 위험을 알리는 훤의 목소리, 양명군 훤을 돌아보며 씨익 웃더니 칼을 버리지요. 죽여주십사라고 말이지요. 그 많은 궁수들 일동 차렷! 얼음땡되고, 별로 짧은 시간도 아니었건만 창이 양명군의 몸을 관통하고 말았지요.
쿨럭! 피 토하며 죽어가면서도 할말은 오지게 많았던 양명군, 운과 훤에게 할 말 다 하고 어린 연우에 대한 회상까지 마치고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한 때 모든 것을 가지신 전하를 원망했습니다. 해서 전하의 자리를 탐해 보기도 했습니다. 허나 왕의 자리와 맞바꾸기에는 벗들과 아우가 너무 소중했습니다. 부디 강건한 군주가 되어 그 아이와 이 나라 백성들을 지켜 주시옵소서", 양명군 자신은 하늘에서 훤과 연우를 지키겠다면서 말이지요. (불쌍한 양명군, 너의 죽음을 기억하는 훤과 연우는 아니더구나, 지네들만 그저 좋다고 띵까띵까 살더란다. 그러니 다음 생에는 쓸데없이 남좋은 일 하지말 것!)
양명의 방백이 가장 슬프더군요. "아바마마, 소신 당신의 아들로서 이리 가옵니다. 그곳에서는 아바마마께서도 왕이 아닌 아버지로서 소자를 향해 마음 편히 웃어주실 수 있겠지요", 처음으로 불러보는 아바마마였습니다. 양명의 시신을 집으로 옮긴 후, 희빈박씨의 애끓는 눈물 또한 눈시울을 적셨지요.
벗의 죽음을 가장 슬퍼했던 운, 양명과 마음으로 주고받는 이별식이 가슴 찡하더군요. 양명의 선택을 그 누구보다 이해했던 운, 왕좌를 위협하는 2인자로서 원하지 않는 한량짓을 해야 했고, 술에 찌든 모습으로 주위 시선을 안심시켜야 했던 양명, 연심도 마음껏 품을 수 있기에 양명은 죽음으로 정말 그가 원하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었을 듯합니다. 서장자의 비애와 서출의 설움을 말이 아니어도 마음으로 함께 나누고 기대왔던 벗, 한 팔을 잃은 듯 아파오는 운이었습니다.
한가인 우는 연기는 좋았는데 이상한 각도로 찍는 것을 즐기시는(?) 카메라 감독님때문에, 심각한 장면에서 혼자 뻘쭘해지고 말았습니다. 신씨부인 비녀가 한가인의 입을 찔렀다가, 코를 찔렀다가 암튼 몰입방해하는 것도 가지가지입니다(이는 한가인 잘못아님).
얼마나 맺혔으면, 얼마나 그 연심이 깊었으면 눈도 감지못하고, 마지막까지 전하의 얼굴을 보고자 했을까 싶더군요. 윤보경의 바람처럼 마지막 그 눈동자에 비친 얼굴은 훤이었으니 말이지요. 훤을 마지막으로 담고 가고자 했던 윤보경의 강한 염원이 통했는지 훤이 윤보경의 눈을 감겨주었지요.
연우와 훤은 가례를 뚝딱 올리고 원자까지 낳았습니다. 원자를 보는 아버지 훤와 어머니 연우, 한가인의 미소가 참 예쁘더군요. 김수현은 아바마마라는 말을 듣기보다는 조카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요. 그래서인지 염과 연우, 그리고 염의 아들 의가 함께 있는 장면이 진짜 가족처럼 어울리더라죠. 염도 수염이 나고 다 나이가 들었던데, 훤만 불로장생의 약을 먹었는지...
이게 막판 몰아치기의 부작용이겠지만, 19회 20회에서 한꺼번에 많은 일들을 쏟아내다 보니, 훤과 연우의 알콩달콩한 행복을 보면서도 그리 고운 시선을 보내기가 힘들더군요.
가야금을 타다 손가락을 다친 훤에게 "괜찮으십니까?"의 책대사로 역시 변함없는 한가인이었고, 마지막까지 연우라는 캐릭터와는 따로놀았던 한가인은 연우도 되지 못했고, 시청자도 품지 못했습니다. 훤은 오직 연우를 위해 사는 사람처럼 붕떠있는 듯했고 말이지요. 물론 나쁜 군주는 아니었지만, 성숙한 느낌이 안들었달까? 그많은 일들을 겪은 것치고는 너무 멀쩡한 두 사람이 좀 얄미웠나 봐요;;
그나마 멀리서 훤이 가야금 연주를 중단했는지도 모르고, 가야금 연주에 몰입하고 있던 형선 정은표가 깨알웃음으로 마무리를 해주면서 최후까지 시청자를 품었지요.
해품달은 남긴 것이 많은 드라마입니다. 시청률을 남겼고, 김수현을 재발견하게 했고, 한가인의 연기에 대한 실망과 물음표를 남겼지요. 연기자는 연기로 사랑받는다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고요. 가장 연민을 받고 사랑을 받아야 할 여주인공 연우라는 캐릭터가(물론 아역은 사랑을 넘치게 받았습니다),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전대미문의 사건일 겁니다. 결정적인 문제점은 '연기자가 어떻게 그 캐릭터에 동화되고 표현했는가'였습니다.
연우라는 캐릭터는 눈물의 연속인 삶을 살아온 불쌍한 캐릭터였습니다. 세자빈에 간택되어 훤과의 풋풋한 사랑을 시작하려는 찰나, 이 여린 꽃봉오리는 외척들의 권력욕에 의해 무참히 희생되었지요. 장녹영의 신력으로 살기는 했지만, 무녀라는 천한 여인이 되어야 했고, 기억마저 상실해 버렸지요. 사람취급도 받지 못하는 무녀, 액받이 무녀라는 인간부적이 되기도 했고, 죽을 고비도 숱하게 넘겼지요.
피떡칠이 되어 고문을 받기도 했고, 인두에 자자형을 새길 뻔한 위기도 있었죠. 왕친을 현혹했다는 죄로 음자를 새기고 돌팔매질을 당하기도 했지요. 은월각에서 귀신을 받아내라는 혼령부적으로 까지 쓰였던 연우, 감옥에도 갇히고 형틀에 묶여 고문을 당하고, 활인서로 쫓겨가기도 하고, 절로 납치되기도 하는 등, 그간 고생한 행적들을 보면 석달열흘을 이야기해도 모자랄 고생들만 했죠.
이렇게 가여운 연우가 행복해지는 것에 함께 행복해야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뭔가 뒷맛이 개운하지 못하니 이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습니다. 시청자가 사랑했던 첫사랑이면서 누이같았던 그 연우가, 기억상실증처럼 돌아오지 않아서였나 봅니다.
***해품달 결말 한 줄 요약: 훤과 연우는 그후로 오래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됐고, 니들만 행복하니 좋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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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소 2012.03.16 10:48
그동안 정성들인 리뷰쓰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책을 읽으며 제 머리에 그려진 해를 품은 달과는 많~~~~이 달랐지만...
정말 추웠던 겨울이 이렇게 마무리 되고 있네요...
오늘은 정말 봄같이 따뜻하답니다...^^
19회부터 누리님 리뷰에 왜이리 웃음이 나지요?
혼자 낄낄(이런 천박하게....ㅎㅎ) 박장대소하고 있네요...
"훤과 연우는 그후로 오래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됐고...릴라.....'
요즘 유행하는 꺽기도로 마무리입니다...^_________________^
보태기 : 아참! 누리님 신들의 만찬 리뷰는 왜 외면하시나요?^^ 이제 볼수 없는 건가요?-
초록누리 2012.03.16 13:47 신고
신들의 만찬 리뷰 계속 쓰려고 했는데 넝쿨당으로 돌렸어요.
신들의 만찬 보다가 음식을 자꾸 버리는 모습을 보니, 좀 짜증나더라고요.
더 큰 문제는 넝쿨당 동영상이 신들의 만찬보다 빨리 올라와서, 제가 시간적으로 여유가 좀 생긴다는 점이랍니다.
주말에 애들데리러 갔다 데려다 줘야하고 운전을 많이 하고 다녀야 하거든요. 애들 밑반찬도 만들어야 하고...
신들의 만찬이 더 늦은 시간에 하는 드라마라서, 동영상올라오기 기다렸다가 다운받고, 드라마보고 리뷰쓰다보면, 시간이 애매해져서 애들데려다 주는 시간이 늦어지거든요. 밤운전할 때도 많고요.
그런저런 이유들때문에 못올리고 있답니다.ㅜㅜ
기다리셨다니 죄송한 마음이...
시간 여유되면 써보도록 할게요. 근데 몇주 안봐서 다시 드라마 찾아서 내용이라도 따라잡아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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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ㅇ 2012.03.16 11:00
많이 엉성하긴 했습니다.. 연우의 캐릭터는 더더욱 정신세계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기억력을 되찾은 후 가장 보고픈 이가 어머니일텐데.. 마지막회 상봉만 있었지..그전에는 전혀 어머니의 그리움은 보이지 않고 골방에서 병풍신세.. 우는모습도 기사에선 극찬이라 했지만.. 오히려 과장되게 찡그려서..난 지금 울어주는 연기를 해야해..하는 듯한.. 무튼 아쉬움이 큰 해품달이네요.. 최고 시철률이라며 대대적으로 기사화되고 있지만.. 속이 빈듯 허망.. 줄초상에 별 감흥도 없고.. 막판 역모의 스케일도 허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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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2012.03.16 12:07
저는 김수현씨 팬심으로 끝까지 버틴후라 그런지 이제야 훤바라기에 종지부를 찍는구나 생각하니 시원합니다.
드라마를 어쩌다 보는 편인지라 이렇게 몰입하고 본 드라마 중 섭섭한 맘이 안드는 드라마는
이번이 첨일듯 합니다 ㅠㅠ
빨리 현실세계로 제 정신이 속히 돌아오길 바랄뿐이예요~ ㅋㅋ
누리님~ 재밌는 글 오늘도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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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글을 읽고 2012.03.16 14:20
어린 배우들이 그렇게 잘하나 하고 다운해서 보기시작했답니다
정말 칭찬 받을만하게 잘해서 모처럼 보기시작했는데
성인들이 나오기시작하며
웬지 보기가 불편해서 포기하고 대충 님의 리뷰로 소식을 들었는데
이제 끝이났군요
추운 겨울에 고생 많이들 하셨네요
우리가 보는 것 보다 어려움이 많았겟지만
기대와 관심이 많아서 아쉬워 하는 팬들이 상대적으로 많았지 않았나 싶네요
리뷰도 참고해서 더 나은 모습들 보여주시기를 기대 합니다
그렿게
바쁘신데 좋은글 올려주시는 초록 누리님 감사해요
운전 조심하시고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일상의 재미있는 이야기도 더불어 기대합니다
너무 글을 잘 쓰셔서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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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누리 2012.03.16 14:48 신고
감사합니다. 인사 또 남겨주신 것도요.
아역들도 성인들도 추운 날씨에 촬영하느라 힘들었을 거예요.
관심과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아주 나쁜 편은 아니었어요.
마지막에 죽음이 낭자해서 좀 그랬지만요.
일상얘기는 블로그에 리뷰글을 올리면서 사회활동(?)에 제약이 생기는 바람에 많은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 편이지만, 가끔 리뷰글과 섞여 일상이야기도 들어가는 일도 있어요ㅎ.
해외에 거주하고 있어서 한국과 시차가 나다보니 전 오전시간에 여유가 좀 있는 편이에요.
오전시간에 모든 집안일들과 잡일을 처리하고, 오후에는 방송찾아보고 리뷰글을 쓰다보니 늘 하루가 바쁘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댓글 남겨주시고 격려하는 글을 보면 하루 피로가 씻기는 그런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지요.
거듭 감사합니다. 저는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입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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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이 2012.03.16 16:28
재미나게 잘읽었습니다. 전 성인 중간부터 몰입이 안되는 한가인 때문에 안 보고 같은 시간 '부캡'을 보았네요. 부캡도 좀 개연성이 없어서.... 재미있진 않았지만 좋아하는 가수 ost 때문에 보았네요. 해품달은 마지막까지 남편이 옆에서 한가인 연기를 불편해 하면서도 무척이나 재밌게 보더라구요.ㅎㅎㅎ 누리님 저도 '신들의 만찬' 리뷰 기다렸답니다. 그리고 다음엔 월화 유아인 나오는 '패션왕' 기대되고, 수목은 '적도의 남자', '옥탑방의 왕세자'도 기대가 됩니다. 일단 뚜껑이 열려봐야.....' !! 좋은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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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녹영짱 2012.03.16 17:18
그간 수고많이 하셨어요 리뷰쓰시느라..^^
아역이 흥한 드라마는....성인배우로 바뀌면 흥미가 반감된 경우가 더러 있었던거 같아요.
태사신도..전 아역때만 봤거든요 ㅋ(돌 날아올라..)
해품달은...책을 안읽어서...결말이 궁금해서 끝까지 보긴했지만... 참으로 인내심이 많이 필요한 드라마였습니다. -_-;;;
훤과 조연들의 연기가 아깝더이다.
암튼 이제 다른 들마를 봐야할텐데...일단 후속작인 킹투허츠...다른건 다 놔두고...
하지원의 역량을 믿고..보렵니다.
황진이때도...장근석과 무려 9년의 나이차를 극복하고...절절한 러브라인을 보여줬던
연기력은..의심할바 없는 여주이기에...
연기력있는 여주인공에 한이 맺히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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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푸레나무 한잎 2012.03.16 23:45
그동안 넘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누리님의 마지막 리뷰를 봐야 해품달이 끝날것 같아 찾아 읽었습니다. 유쾌,상쾌, 통쾌하게 풀어주신 저간의 수고로움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또 기회가 되는대로 들려 보겠습니다. 이젠 드라마 볼 일이 별로 없을 것 같아 당분간은 쉴 생각입니다. 해품달 마지막 두 회가 정말 김 빠지게 만들어서 속상했어요. 누리님의 말씀처럼 급하게 마무리 하다보니 긴장감이나 비장미가 떨어졌습니다. 누리님의 리뷰로 그나마 위로 받고 백배 공감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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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걸작 2012.03.17 01:01 신고
1초씩 살짝 댓글을 넘겼는데 초록누리님 팬들이 많으신가 봅니다.
저는 해를 품은 달을 보면서 안타까웠던 것이 아역들이 연기할 때의 연기력도 좋았지만
스토리도 참 흥미진진해서 재밌어 미치겠다에서 점점 김 세더라구요.
그래서 살짝 난폭한 로맨스로 갈아타서 해품달은 재방을 보고는 했는데
어제 윤대형 할아버지는 그 나이에 가장 마지막까지 살았다가 죽었지요?
뭔 할아버지가 싸움을 그리도 잘 한대요? ㅎㅎㅎ
중전의 눈뜨고 죽은 모습도 좀 코믹하더라고요.
그리고 염은 수염을 기르니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사실 염의 미모에 환장한 공주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어디를 봐서 초절정 미남인가...에헴. 하고 늘 몰입이 안 되었어요.
염을 연기한 분이 못 생겼다가 아니라 초절정 꽃미남으로 봐주기엔
좀 무리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오늘 김한길 전 아내가 이민아 씨가 결국 사망했더군요.
그 기사를 읽으며 그들의 사랑이 고스란히 담긴 김한길의 예전 책을 읽었습니다.
그래서 늦은 시간에 검색을 하려다가 로그인해서 이웃들 돌아봤네요.
좋은 밤 되세요. -
ann 2012.03.17 02:31
중전의 죽음은 어쩔수 없는것이었으나....양명은..언제나와 같이 여행?을..(외국도 좋고요...) 떠나서..갑부가 된다거나 자유롭게 사는걸로 끝맺었다면 훤연우커플이 덜 미움을 받았을꺼 같아요...몇년뒤 호탕한 모습으로 조카인 원자의 선물을 사오고..원자는 훤보다 양명을 더 따르는거죠...굳이 일부러 의미도 없이 그 많은 사람을 죽여야 했나 싶더라고요..설도 마음한번 제대로 표현못하고 죽어간것이 좀 그랬습니다...후처로라도 삼을수 있었을텐데..아무튼 자신의 힘으로 아무것도 할수 없는..연우의 지혜가 제대로 나온 씬이 거의 없었던거 같아..캐릭터가 확죽었던거 같습니다..참 아수운 드라마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