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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26 '해를 품은 달' 한가인, 피해가지 못한 연기력 논란, 첫연기 어땠나? (8)
2012.01.26 07:07




'한가인 입 열었다, 깼다', 간이 안 된 갈비탕맛, 재료는 좋은데 왜 이렇게 밍밍할까요? 본격적인 성인연기자들의 교체로 관심과 논란의 중심에 서있던 연우 역의 한가인, 기대보다는 나아졌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켜봤지만, 다행입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이...
한가인의 첫 사극연기는, 시종일관 국어책 읽는 듯한 대사처리, 초지일관 한결같은 눈만 보이는 표정연기, 사극과는 멀어보이는 발성, 애닯은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걸걸한 목소리는 아쉬움을 넘어 미스캐스팅에 대한 불만으로 까지, 제작진이 왜 이런 모험을 감수했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제작진이야 배역에 맞는 연기자를 보는 안목이 시청자들보다 더 배테랑일텐데, 모험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이 이런 결과를 초래한 듯싶습니다.  
굳이 아역연기자들과 비교할 필요도 없이, 한가인만의 연기를 놓고 봐서도 사극 첫나들이는 썩 좋지 않은 반응들이 나올 듯합니다. 나이차는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었는데, 연기력의 부족은 한가인의 얼굴이 아까운 수준이었습니다. 그래도 한가닥 희망을 가지게 하는 장면이 나와서, 한가인이 신경을 쓰면 좋은 감정선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엿보이더군요. 어가의 행차를 구경하다 노랑나비를 쫓아 일어난 연우가 왕 훤의 얼굴을 보고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던 장면이었죠. 그 때의 표정연기와 눈물연기는 연우의 한과 그리움이 농축되어 느끼게도 했던 장면이었으니 말입니다. 무의식에서 조차 제어가 되지 않는 그리움, 연모의 힘이랄까, 필연적 운명같은 것이 표현되었지요. 
그러나 한가인이 스스로 감정선을 확 깨버리고, 다음 장면에서 그 감정을 연결해 주지 못한 것은, 연기력 논란을 부를 수 밖에 없는 캐릭터 분석노력 부족, 그리고 연출까지 한 몫해서 한가인의 연기력을 도마 위에 올려놓게 만들어 버렸죠. 연우낭자의 신비감과 아련함이 대사만 나오면 홀라당 깨져버리는 깝깝함에 울고싶어라 였습니다. 
훤과 연우의 첫만남, 그 절절한 장면이 이렇게 무미건조하고 허무하게 끝나버릴 줄을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 한 장면만 제대로 살렸어도, 감정몰입에 방해되는 발성이나 목소리, 변함없는 대사톤의 방해까지 참아주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물론 한가인이 워낙 아역배우들이 잘해주고 폭풍관심을 받다보니, 개인적으로 심적 부담감이 컸을 것입니다. 더구나 다른 배우들과의 나이차도 한가인에게는 감점요인이었는데, 연기력으로 모든 비난을 커버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을 겁니다. 대개 이런 경우 연기에 힘이 들어가서 오히려 망쳐놓은 경우가 많은데, 한가인의 첫 연기는 힘이 들어갔다기 보다는 힘을 너무 빼버렸죠.  동그랗게 뜬 눈을 제외하고는 말이죠.
문제는 감정선에의 힘까지 빼버려서 연우라는 캐릭터에 대한 진한 연민마저 없애 버렸다는 것입니다. 배우의 감정과잉도 문제지만, 감정부족도 역시 큰 문제! 아무튼 신비스러운 분위기나 애틋한 분위기 어느 것도 살리지 못했다고 할까요? 장옷을 벗고 그 얼굴을 드러냈을 때, 얼마나 기대를 했었는지 그 설레임에 찬물 끼얹는 무미건조한 책읽는 대사, 순간 실종돼 버린 연우의 신비감, 한마디로 깬다의 심정이었지요. 
한시간 내내 대사톤에 변화도 없었고(원래 한가인의 대사치는 특징이기도 하지만, 고쳐지지 않았더군요), 설이에게 귀여운 짓까지 해가며, 어린 연우를 어필하기 위해 무지 신경 곤두세우고 있다는 느낌만 들더군요. 어차피 김수현과의 나이차가 있다는 것, 30대의 나이로 10대 후반(혹은 갓 스무살)이 되어야 하는 것은 시청자들이 이미 캐스팅된 마당에 이해하고 넘어갈텐데, 연우라는 캐릭터가 지닌 고상함마저 버리면 쪼깨 곤란합니다;;.
대사량도 적지 않은데, 한가인의 대사치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감정선이 묻히는 단점일 수 있습니다. 대사를 조금만 천천히 하면서 대사에 강약을 조금 넣어주면 금상첨화겠고요. 시선처리도 신경을 썼으면 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고개 빳빳이 들고 왕의 얼굴을 보는 것은 예의에도 어긋났지만, 연우라는 캐릭터에게도 실점이었습니다.
주안상을 들여와, 왕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감히 무녀가 왕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은 한가인도, 연출도 잘못한 점이었죠. 뿐만아니라 오매불망 기다렸던 연우와 훤의 첫만남이었던 지라, 뭔가 아련하고 애틋한 감정이 전해지길 바랐는데, 충격 먹고 휘청이는 훤의 감정과는 따로 놀더이다. 물론 연우는 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 상황이고, 훤은 연우를 보며 죽은 연우와 닮아 애틋한 감정이기는 했으나, 한가인은 어가행렬에서 훤의 얼굴을 보고 눈물을 흘렸던 가슴 저미는 알 수없는 슬픔의 감정을 전혀 연결을 시키지 못했어요. 대사는 없었더라도 뭔지 모를 안타까운 표정은 유지를 했어야 했는데, 대본을 외워 말하는 연기만을 보여주고 말았지요. 눈물을 흘렸던 감정선을 뚝 끊어버리고, 머쓱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죠.
또한 이 장면에서 옥에 티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앞뒤 상황이 맞지 않는 대사에 어이없었던 것은, 비단 저만 느낀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설마 죽은 연우일리가 없다며 벌컥 술을 마신 훤, 운에게 한 잔 하라고 권하는데, 운은 공무수행중이라 안마시고 있었지요. 그런데 연우가 "참으로 불충한 분이십니다"라며, "자신이 누군줄도 모르고, 술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도 모르면서 어찌 기미(왕이 먹을 음식에 이상이 있는지 살피기 위해 먼저 맛보는 일)를 마다하느냐"고 나무라는 듯한 장면이 나왔죠.
이는 훤이 연우의 손을 와락 잡고서 어찌 자신이 왕임을 알았느냐고 추궁하는 장면을 위한 연출이기는 했지만, 왕이 이미 술을 마셨는데, 기미를 하지 않느냐고 묻는 것은 뒷북이었죠. 운을 배려하는 연우의 따뜻한 성품을 보여주기 위함인지, 사리분별을 잘 따지는 연우의 성격을 드러내기 위함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한가인도 어떤 감정을 보여주고자 했는지 전혀 보여지지 않았고 말이죠.
한가인의 본격적인 첫등장이라 한가인의 연기에 관심이 집중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성인연기자들은 아역과의 외모적인 싱크로율이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연기력에 문제가 있어 보이더군요. 급노화로 시청자에게 충격을 주었던 마성의 선비 허염(송재희), '동생이 죽고, 아버지마저 돌아가시고 유배생활을 했던 터라, 노화한 것을 본인만 모르고 있었다'는 재치있는 해명에 가슴 활짝 열고 급친해지고 싶었는데, 이분도 긴장했는지 책읽는 듯한 대사로 긴장한 티가 역력했지요. 연기력으로 노화에 대한 실망감을 해소시키지는 못했습니다. 한가인도 그렇고 드라마가 진행될 수록 안정된 연기로 제자리를 찾게 되기를 바라고 있네요. 운(송재림)은 대사가 적게 주어져서 오히려 다행, 민화공주 남보라는 에효, 그냥 패스~ . 한마디만 하자면 '뿌잉뿌잉' 과잉 애교 어리광 연기가 시트콤 수준이라는 정도.
이렇게 성인연기자들의 연기가 실망이다 보니 군데군데 힘이 들어가 있는 김수현의 결점을 찾는 것이 미안할 정도입니다. 정일우도 딱히 뛰어나지는 않지만, 그 정도만 보여줘도 감사할 지경이고요.

해품달은 여러모로 운이 따라주는 작품입니다. 동시간대 경쟁작들이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어부지리까지 얻고 있으니 말입니다. 초반 아역들의 열연과 스토리의 상큼함에 소품이나 연출의 소홀로 나온 옥에 티마저 귀엽게 보였는데, 성인들의 연기가 옥에 티가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습니다. 이런 문제를 예견했을텐데도, 마구잡이식 캐스팅은 참 많이 아쉽네요. 
그나마 다행인 점은, 성인연기자들 때문에 드라마를 보기 싫다는 정도는 아니라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짝패는 성인연기자들 연기가 짜증나서 중도포기한 작품이었거든요. 해품달은 짝패의 악몽이 재현되지는 않을 듯합니다. 한가인의 사극연기가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아주 못봐줄 정도까지는 아니니, 저는 나아지길 바라면서 참고 계속 보렵니다. 맛깔나고 달달한 대본의 힘은 여전히 '희망을 품은 달'이고 말이지요. 이제 시작이니 만큼 아역들의 연기 호평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 사랑받는 캐릭터들도 만들어 가길 바랍니다. 연기력 논란은 시청자들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배우 본인이 만든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해를 품은 달 7회 내용리뷰는 <훤, 연우에게 월이라 이름 지어준 이유>로 따로 올렸습니다. 관심있는 분들 함께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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