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비'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09.30 '여친구' 해피엔딩을 위한 깜짝 선물, 미호의 웨딩드레스 (26)
  2. 2010.09.24 '여친구' 해피엔딩을 위한 복선, 미호의 꼬리는 지금 몇개? (31)
  3. 2010.09.05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미호 사람되고 대웅이 살리는 방법은? (17)
  4. 2010.08.28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대웅이 미호에게 진짜 바라는 것? (30)
2010.09.30 11:00




마지막회를 남겨두고 더욱이나 그 결말이 궁금한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새드엔딩이냐 해피엔딩이냐를 떠나 미호와 대웅의 서로를 위한 선택적 사랑이 아프고 빛났습니다. 멈추지 못한 미호의 사랑은 미호의 꼬리가 없어지며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요. 자신의 죽음과 함께 데려가고 싶지 않은 미호는 대웅이의 생명의 반이 담긴 구슬마저 유리병에 꺼내 두고, 고통을 감내합니다. 구슬이 없는 상태에서 꼬리가 없어지는 고통은 더 심했을텐데 말이지요. 이렇게 예쁘고 착한 구미호를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네요.
미호와 대웅이의 아픈 사랑을 보면서도, 웃음장치를 곳곳에 숨겨둔 이 드라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도록 웃깁니다. 특히 병수와 선녀가 미호가 동주선생과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상상하는 장면에서는 쓰러졌답니다. 인생은 아름다워 테마곡과 함께 대웅이 동주 선생의 손을 잡고 나오는 장면에서는 박장대소했어요. 대박웃음이었네요. 자이언트의 패러디, 우리는 사실 같은 남매야 장면도 아주 웃겨 주었고 말이지요.
결혼 혼수품을 미리 장만해버린 찜찔방에서의 뜨거운 결과, 계란이를 만들어 버린 반두홍 감독과 차민숙의 결혼 소식도 재미있었고요. 이 커플 계란 몇호까지 만들지 궁금하네요. 청첩장이라고 대웅에게 준 여자 화장품 교환권도 미호의 엉뚱한 매력 퍼레이드였어요. 
중국 촬영을 마치고 돌아 온 대웅은 미호의 흔적을 찾아다니지만, 미호는 어디에도 없었지요. 동주선생과 자취를 감추고 인간세상에서 인간들 속에 섞여서 살아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대웅이지만, 미호가 그립고 보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거리에서 박선주라는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돌아가고, 확인하고 싶은 대웅이에요.
결혼식과 함께 미호를 데리고 일본으로 떠나려는 동주선생, 민숙의 결혼식장과 같은 호텔을 정한 것을 보니, 동주선생은 미호를 살릴 마지막 키워드도 알고 있을 것 같은데, 동주선생도 미호의 마음을 알면서도 미호를 놓지 못합니다. 길달에 대한 죄책감에 미호만은 소멸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겠지요. 그리고 동주선생의 눈빛에서 언뜻언뜻 보이는 미호에 대한 사랑도 감지됩니다. 불쌍한 동주선생, 예나 지금이나 일방통행 사랑만 했다니... 미호의 꼬리가 계속 없어지는 것을 알면서도 최후의 비책에 대해서 말해주지 않는 것을 보니, 동주선생도 설마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함마저 스칩니다.
대웅도 미호와 동주 선생이 결혼한다는 것을 알게 돼버렸지만, 대웅이는 그 아픈 마음을 애써 누르고 또 누르지요. 그래야 미호가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대웅이니까요. 미호의 꼬리가 몇 개인지 찰거머리처럼 붙어서 확인하고 싶었던 대웅이었지만, 실패하고 말았지요. 토할 정도로 고기를 먹고 밀어넣고 쑤셔 넣었는데도 말이지요. 그 와중에 스토커, 변태, 빈대가 돼버린 매력남 대웅이...
이번회 이승기의 연기를 보면서 또 한번 감탄했던 것이 있었는데요, 이승기의 연기가 회가 갈 수록 자연스러워 진다는 것이었어요. 특히 대사할 때 '쓰읍'하고 입술을 다무는 표정이 자주 보여서, 언젠가는 글에서라도 꼭 지적해 주고 싶었는데 많이 없어졌더라고요.
미호가 동주선생이랑 결혼한다는 말에 정말 미호가 반신반요의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한 대웅, 그럼에도 중국 촬영현장까지 미호가 왔었다는 것을 알고 혼란스럽습니다. 미호의 꼬리가 소멸되는 것이 멈추고, 잘 살아가기만을 바라고 있었는데,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죽어갈까봐 걱정이 큰 대웅이에요. "미호야, 나는 너를 평생 못 봐도 좋아, 요괴가 되었는 여우가 되었든 그냥 살아만 있어줘라" 이런 마음이었는데 말이죠. 옥상방을 정리한다는 말에 대웅은 미호의 앨범을 찾으러 가지요.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미호도 앨범을 기억하고는 옥상방으로 달려가지요. 모두 버리고 가라는 동주선생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미호입니다. 대웅이의 얼굴이 담긴 앨범, 미호에게 가장 소중한 대웅이와의 기억은 두고 갈 수 없는 미호지요. 동주선생, 또 버려집니다. 불쌍한 동주선생, 천 년전에도 지금도 바라보기만 하는 사랑을 하는 것을 보니 불쌍;;;
달력을 보고 미호가 와있다는 것을 안 대웅, 밖에서 미호를 붙잡고 중국까지 따라 왔었냐고 묻고, 달떴으니 상태를 보여 달라고 하지요. 결국 미호는 자신의 상태를 보여주고 맙니다. '꼬리 한 개. 그 말은 지금 미호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 대웅이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지 못했다는 의미지요. 미호의 죽음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대웅, "나는 사라지게 될거야" 라는 미호의 말에 대웅이 얼어붙고 맙니다. 

미호는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을 버리지 못했어요. 대웅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멈출 수가 없었던 것이죠. 미호가 사는 길은 반인반요로 남는 길이었는데, 대웅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멈추지 못해 죽음을 택하는, 너무나 슬프고 예쁜 미호의 순애보는,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인간의 사랑보다 빛나 보입니다. 그 사랑이 빛나는 것은 미호의 사랑만이 아니었지요. 21세기 인스턴트 사랑에 익숙한 젊은이들의 사랑공식으로는 이해하지 못할 대웅이의 사랑도 그러하지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생명도, 사랑이 희생되어야 한다면 사랑하는 마음도 감추려 했던 대웅이었지요. 
대웅이도 미호가 사라져간다는 것을 알게 돼버렸어요. 사람이 아니어도 좋았고, 반신반요라도 미호가 살기만을 바랐던 대웅이었지요. 미호가 대웅이와 함께 있으면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을 억제하지 못해 죽을 것이라는 동주선생의 말에, 대웅이 그렇게 아프게 미호와 이별을 했는데, 미호가 사라져 가고 있다고 합니다. 달랑 하나 밖에 남지 않은 꼬리를 보고, 대웅이도 자신처럼 버리지 못한 미호의 사랑을 확인하고야 말았어요. 이렇게 절절히 사랑하는 두 사람, 이제는 미호의 구슬을 다시 받을 수도 없는데, 대웅이 미치고 환장할 것 같은 심정일 듯싶습니다.
대웅이는 후회스러울 정도로 아파요. 차라리 100일을 꽉꽉 채워서 미호를 인간으로 살리고, 자신이 죽어 버렸어도 좋았을 것 같아요. 눈앞에서 미호가 죽어가고 있는 것을 확인한 대웅이의 마음이 이런 심정이었겠지요.
미호는 삶 대신 사랑을 택했지요. 미호가 살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거짓이겠지요. 하지만 사랑은 도깨비의 요술방망이 주문처럼 '잊혀져라, 뚝딱!' 해도 잊혀지지가 않는 것이었어요. 잊으려고 할 수록 더 크게 자라는 것이 미호의 사랑이었어요. 대웅이를 보기 위해 중국까지 갔던 대웅이에 대한 그리움처럼 말이지요. 
하나 남은 꼬리, 마지막 꼬리가 없어지는 것은 미호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기에 미호도 대웅이도 가슴이 찢겨져 나가듯 슬프고 아픕니다. 서로를 위해 감추려고 했던 사랑이 미호의 꼬리로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대웅이는 미호가 살길 바래서 괴물로 보인다는 심한 말까지 했는데, 말을 듣지 않은 미호에게 화가 나겠지요. 미호도 대웅이가 왜 그렇게 모진 말을 했었는지 알게 될 것이고 말이지요. 이제 미호와 대웅이에게 남은 희망은 무엇일까요? 결말이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네요. 
과연 홍자매가 마련한 이 예쁘고 달콤하면서도 가슴시리도록 아픈 이야기의 결말은 무엇일까요? 저는 여전히 해피엔딩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요, 하루 전으로 돌아온 동주선생과 미호의 결혼식은 예정대로 치뤄지기는 어렵겠지요. 대웅이에게 미호가 잘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는데, 대웅이도 미호의 상태를 알아 버렸으니 말입니다.
미호의 상태를 본 대웅이 무엇보다 미호를 보내지 않을 것 같네요. 에고... 그냥 한숨이 나와요. 해답이 뭘까 싶어서 말이지요. 저는 예전부터 미호가 인간이 되고 사는 방법은 짝짓기가 답이라고 줄곧 생각했었는데, 지금도 짝짓기 밖에는 생각이 나지 않네요. 여기서 동주선생을 통한 홍자매의 깜짝 선물이 공개될 듯한데요, 그 복선이 결혼식같습니다. 미호가 반신반요로 잘 살고 있다는 것을 굳이 결혼식으로 대웅이에게 확인시키지 않아도 될텐데, 동주선생은 결혼식이라는 것을 들고 나왔지요.
동주선생이 두가지 경우의 수를 염두해 두고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동주선생이 미호가 대웅이에 대한 마음을 버리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지금도 알고 있고, 그녀가 사랑했던 길달을 통해서도 알았어요. 길달 역시도 죽음을 알면서도 인간에 대한 사랑을 놓지 못했고, 미호도 길달과 다르지 않았지요. 길달이 사랑했던 인간은 길달을 배신했지만, 동주선생이 생각했던 그런 인간의 쉽게 배신하는 사랑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대웅이를 통해 알았지요. 구슬을 꺼내 주면서까지 앞일에 대한 위험을 계산하지 않은 사랑이었으니까요. 
여기서 저는 동주선생이 대웅이가 중국에서 돌아온 시기에 결혼식 날짜를 잡은 것이 바로 홍자매의 선물이 아닌가 싶더군요. 대웅이가 죽어가는 미호를 살려달라고 부탁하러 갈 곳은 동주선생밖에 없지요. 삼신할매를 찾아갈 수도 없고 말이지요. 동주선생이 대웅에게 인간이 아닌 미호와 결혼까지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통속적인 말이지만 사랑의 결실이 결혼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홍자매의 선물은 웨딩드레스 입은 미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500년전 미호가 연지곤지 찍고 결혼을 하려고 했지만, 신랑이 나타나지 않아 인간이 되지 못했던 구미호였지요. 대웅이의 공식적인 여자친구가 되는 날도 젓가락으로 머리 틀어 올리고, 소박한 결혼식을 장난스럽게 연출했던 미호였는데, 그때도 짝짓기는 성공적으로 이뤄지지 못했지요. 이번에는 미호가 웨딩드레스를 입었는데, 미호 옆에 진짜 신랑 대웅이가 서지 않을까요? 여전히 고이 간직하고 있는 커플링이 아마 결혼 예물이 될 듯하고 말이지요. 동주선생이 잡은 결혼식장에 대웅이가 신랑으로 서있는 모습,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깜짝 결말입니다. 미호가 인간이 되는 방법은 삼신할매가 오래전에 말해 주었지요.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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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4 11:02




미호의 예쁘고 슬픈 눈물처럼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결말도 예쁨과 슬픔의 경계에서 고민 중인가 봅니다. 저는 처음부터 이 드라마의 비극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해피엔딩을 예상하고 있었기에, 드라마가 진행되는 동안 잠깐씩 걱정은 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해피엔딩에 더 무게를 싣고 있어요. 미호의 사람되기 최종방법도 지난 글에서 과감하게 짝짓기라는 말까지 했었고요. 이번 연속해서 방송한 13,14회를 보면서는 그런 생각이 더 들었답니다. 해피엔딩으로 결말이 나면 두 사람 사이의 아기 이름은 꼭 구슬이라고 지었으면 좋겠고 말이지요.
새드엔딩일지 해피엔딩일지 관심이 뜨겁지만, 저는 이 예쁘고 상큼한 드라마가 끝나가고 있다는 것이 더 서운합니다. 대웅이와 미호의 알콩달콩한 사랑만들기는 미호의 사람만들기 만큼이나 가슴 설레고, 드라마 속 여우비에 촉촉히 젖어들게 합니다. 13, 14회를 보면서 절망보다는 미호와 대웅을 위한 희망적인 복선들이 더 눈에 띄어서 반갑기도 했어요. 특히 대웅이 미호에게 사랑한다는 고백은 그 절정에 이르렀지요. 동주선생의 알 수 없는 눈물때문에 신경이 쓰이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동주선생이 인간의 사랑에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린 것 같지는 않고, 아마도 미호를 가질 수 없다는 인간에 대한 패배감의 눈물이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동주선생의 감정은 지나치게 절제되어 가끔은 감정없는 진짜 반인반요같아요. 로봇느낌도 들고요.ㅠㅠ그래도 매력적인 동주선생이에요. 잘생긴 남자에게 약하다는 저의 취약점도 있지만, 동주선생이 마지막 희망의 열쇠를 주리라 믿기에, 미호와 대웅의 사랑을 위해서 아부떠는 거랍니다. 반인반요의 동주 선생에게 인간인 제가 대들어봐야 본전도 건지기 힘들것 같아서 말이지요. 객쩍은 소리 그만하고 본격적으로 내 여자친구 구미호 리뷰로 돌아갈게요.
전개된 에피소드들이 많아서 다 정리하기는 힘들지만, 요지는 지금 미호가 죽어가고 있거나, 혹은 진짜 인간이 되는 중에 있다는 사실이에요. 동주선생이랑 미호, 그리고 대웅이까지 다 미호가 죽어가는 것으로 거짓말, 혹은 오해를 하고 있지만 말이에요. 동주선생이 자신의 피가 구미호를 죽이고 있다고는 했지만, 말해주지 않은 것이 있지요. 50일동안 인간의 기를 받은 여우구슬이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서는 말을 해주지 않았어요.
지금 미호의 속에서는 대웅의 기와 여우의 기, 그리고 그 사이에서 동주선생의 피가 섞여 그야말로 피튀기는 전쟁 중이에요. 알 수없는 미래지만 사랑을 택한 대웅은 과감하게 미호의 구슬을 돌려 주었지요. 미호도 대웅이도 동주선생도 대웅의 행동을 예측하지 못했기에, 미호의 운명은 새로운 상태에 놓이게 되었지요.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가 아닌, 죽느냐 반인반요의 상태로 남느냐는 것이 돼버린 것이지요. 물론 동주선생의 해석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저는 동주선생의 해석과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기에, 여기에 하나 더 새로운 가능성을 추가하고 싶어요. 완전한 인간이 된다는 것도 말이지요. 
없어져 가는 미호의 꼬리때문에 미호와의 이별을 선택한 대웅이의 가슴은 찢어지게 아픕니다. 미호는 대웅이가 자신이 구미호의 본능이 나타나는 것이 싫어져서 미호곁을 떠났다고 오해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죠. 다섯번째 꼬리가 없어졌다는 말에 대웅은 동주선생의 말대로 미호가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하지요. 대웅이가 곁에 있어서 미호가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을 누르지 못해 죽어가고 있다는 동주선생의 말이 현실이 돼가고 있는 듯해서 말이지요. 어떻게 해서든 미호를 살리고 싶은 대웅은 미호를 떠나 보낼 결심을 하지요. 
술김에 미친놈처럼 말하려고 소주를 네병이나 마시고도 대웅은 취하지 않습니다. 취할 수가 없어요. 미호를 동주선생과 같은 반인반요의 상태로라도 살리고 싶은 대웅이 미호와의 이별을 감당하기 힘들지요. 미호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자 하는 대웅이에요. 그게 아니면 미호가 절대로 대웅에게서 떨어져 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말이지요.
"내게는 네가 괴물로 보여". 우르르 쾅쾅 천둥번개보다 무서운 소리입니다. 미호가 가장 무서워하는 큰 물소리, 파도소리보다 더 무섭습니다. 얼어버리는 미호를 뒤로 하고 달려가는 대웅의 가슴은 천갈래 만갈래로 찢어지듯 아픕니다. 미호에게 몽땅 다 줘 버린 텅빈 가슴, 그렇게 대웅은 달리고 또 달리지요. 미호의 눈물이 발길을 멈추게 할때까지요. 작가들 너무 미워요. 대웅이가 공항에서 고백할 때는 가슴 콩당거리게 설레고, 감동눈물 쏟게 하더니, 대웅이와 미호이 이별은 왜 이렇게도 가슴절절하게 묘사하는지 드라마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이 아리게 아팠어요. 
멍해져 버린 미호를 두고 나오는 대웅이의 가슴에는 미호의 여우비보다 더 슬픈 비가 내립니다. 아픈비가 내립니다. 미호의 눈물이 대웅의 발길을 돌려세워도 대웅은 차마 미호를 향해 갈 수가 없지요. 미호곁에 있으면 미호가 죽을 테니까요. 대웅이와 함께 있고 싶다는 미호의 소원이 미호가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마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고, 그것때문에 미호가 죽어간다고 하니, 대웅은 미호에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미호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에요.
정말 미호의 마음은 대웅이 바랐던대로 상처로 갈기갈기 찢어집니다. 사랑하는 대웅이의 입에서 괴물로 보인다는 말을 들었으니, 악플이 천만번 해도 한번도 신경쓰이지 않은 미호였는데, 세상이 무너진 듯 슬픈 미호입니다. 지금까지 미호의 눈물 중 가장 슬프고 아픈 여우비였어요.

그렇게 한달이 지나고, 대웅은 중국에서의 영화촬영을 끝내고 돌아왔지요. 미호가 없는 집, 동주선생의 복덩이 동물병원도 이미 옮겨 버린 상태입니다. 미호가 동주선생 옆에 있으면 적어도 죽지는 않을 거라는 말에 미호를 보내준 대웅, 미호가 사는 것만으로 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에요. 세상은 텅빈 허전하고 무엇보다 미호가 눈에 아른거리고, 그리워 미칠 지경인 대웅이지요. 중국에서 바쁜 촬영일정 속에서 미호를 잊어 버리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아니 그리움과 미호에게 상처준 것에 미안함에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지, 얼굴이 반쪽이 돼버린 대웅이네요.
미호 역시 잘 지낸것 같지는 않아 보여요. 길가다 설문조사에 응하는 것을 보니, 이름도 까먹고 말이지요. 박선주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었던 미호, 동주선생을 따라 일본으로 간 것은 아니었나 봐요.
자 그럼, 미호는 대웅이 없는 한달동안 어떤 변화를 거쳤을까 한번 상상해 볼까요? 45일이 남은 날, 미호의 꼬리는 또 하나가 없어졌지요. 대웅이는 미호가 죽는다는 동주선생의 말에 미호의 꼬리가 더 이상 없어지지 않길 바랐지만, 미호는 사람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신나했지요. 미호에게 꼬리가 남아있는 한 미호는 영원히 완전한 사람이 될 수는 없을테니까요.
여기에서 저는 희망적인 해피엔딩의 복선을 찾았어요. 미호가 사람이 되지 못하면 이 드라마의 해피엔딩은 아마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요. 동주선생이 말한대로 반인반요의 상태로 살아가는 것은 미호가 원하지 않는 또 다른 괴물의 모습일테고 말이지요. 미호는 인간이 되기 위해 무한의 삶을 포기하고 기껏해야 50년, 아니 50일이라도 유한의 시간을 선택했지요. 미호에게 50년이 되었든 50일이 되었든 시간이라는 의미는 대웅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의미하지요.

동주선생이 모르고 있는 것이 있어요. 인간의 기가 가진 힘을 그는 알 수가 없지요. 그리고 동주선생이 알지 못한 것이 또 하나 있지요. 동주선생은 인간의 사랑을 깨지기 쉬운 환상이라고 생각해 버렸다는 것이지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고, 안보이면 쉽게 다른 사랑으로 채워버리는, 배반과 배신이 쉬운 것이 인간의 마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길달을 배신한 인간으로 인해 동주선생은 인간의 사랑을 믿지 못하고, 환상이라고만 생각하게 했지요. 그런데 눈 앞에서 대웅이 자신의 목숨을 아랑곳하지 않고, 미호에게 구슬을 전해주는 것을 보고 적잖은 충격에 빠집니다. 동주선생이 공항에서 눈물을 보인 것은 의아하게 생각했었다고 했지요. 처음에는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따위에게 자신이 졌다는 생각에, 혹은 남모르게 미호를 좋아하는 마음에 상처를 입고 패배감에 흘린 눈물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러다가 동주선생이 천년동안 후회하고 있는 길달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동주선생이 흘린 눈물이 그런 의미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동주선생이 흘린 눈물은 길달에 대한 가여움때문이었다는 생각으로 연결되었어요. 길달이 저런 인간을 사랑했다면, 자기 손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소멸시키는 일은 하지 않았을텐데, 그리했더라면 지금까지 길달을 죽인 죄책감으로 후회하지 않았을텐데 하는 마음 말이지요. 
그래서 동주선생에게 미호의 삶에 대한 희망도 걸어봅니다. 자신이 사랑한 길달은 인간의 배신으로 죽어야 했지만, 길달을 닮은 미호에게는 그런 실수를 하지 말자라는 생각 말이지요. 동주선생은 대웅의 사랑을 보며, 길달이 그렇게도 원했던 영원히 변하지 않은 사랑도 있다는 것을 보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동주선생이 미호와 대웅이 둘 다 살리는 방법을 찾아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길달에 대한 속죄의 마음으로 두 사람을 살리는 길이 자신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해도, 왠지 기꺼이 해줄 것 같은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저는 미호가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생각에 90%의 확신을 가지고 있어요. 88일이 지난 지금 아마도 미호의 꼬리는 딱 한 개가 남아있을 거예요. 인간이 되기 위한 마지막 죽음을 한번만 남기고 있는 셈이지요. 반인반요 동주선생의 피는 미호의 몸속에서 인간의 기와 구미호의 기를 섞어주는 역할을 할 수가 없었어요. 인간이 대웅이의 기, 사랑의 기가 구미호의 기도 동주선생의 피의 능력도 무찌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여기에 미호가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은 촉매제 역할을 했을 거고 말이지요.
미호는 대웅이가 자신이 괴물로 보인다는 말에 상처를 받았고 아팠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대웅이가 살고 있는 인간 세상에 함께 있다는 것으로, 대웅이를 기억하는 자신의 마음만 있으면 그것으로 상관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미호는 자신이 죽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받아들이려고 마음 먹었지요. 대웅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이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미호에게 삶은 의미가 없어졌어요. 대웅이와 함께 했던 추억과 시간만이 중요했던 미호였고, 대웅이와 함께 하지 못할 인간세상은 미호에게 중요하지 않아요. 미호가 사람이 되는 것마저도 말이지요. 대웅이가 미호를 위해 죽음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 마음만으로 미호는 행복했지요. 미호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 사람이 아니어도 대웅이 자신을 사랑했으니까요.
미호는 반인반요로 동주선생처럼 천년만년 무한한 삶을 선택하려는 의지는 없어요. 50일을 살다 죽더라도 사람으로 죽고 싶고, 단 하루를 사랑하더라도 사람으로 대웅의 곁에서 사랑하고 지켜보고 싶어하지요. 그 마음이 대웅의 기와 함께 동주선생의 피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는 것이지요. 즉 반인반요가 될 수 있는 구미호의 기와 인간 대웅이의 기가 섞인느 것을 거부하고 있는 거예요. 미호는 죽더라도 대웅이와 같은 사람으로 죽고 싶을 뿐이에요. 반인반요로 무한한 시간을 사는 것은 미호에게는 고통스러운 시간일 뿐이에요. 대웅이와 함께 할 수 없으니까요. 대웅이 싫다는 괴물로 사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미호는 사람으로 죽는 길을 선택한 것이지요. 대웅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미호에게는 미호가 대웅이를 사랑했다는 것만이 중요합니다. 그것만 기억하고 싶어합니다.
구미호가 아닌 사람으로 죽음을 선택한 미호는 대웅이 중국에 가있는 동안 아마 세번의 죽음을 겪었을 겁니다. 하나 남은 꼬리가 없어지면 미호는 동주선생의 말처럼 사라지겠지만, 미호가 선택한 것은 결국 인간이었던 것이지요. 미호는 동주선생처럼 무한한 삶을 사는 반인반요가 아닌,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 박선주를 택한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홍자매의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착한 미호, 세상의 때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무공해 미호를 그냥 죽게 하지는 않겠지요. 대웅이가 한국에 돌아왔으니 미호와 다음회 어떤 식으로든 재회를 하겠지요. 저는 마지막 선물을 동주선생이 중요한 비밀을 흘려줄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지난 글에서도 썼듯이 짝짓기를 통해 인간의 기를 받아들이면, 구미호가 완전한 인간이 될 수 있다는 비밀을 들려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물론 낯뜨겁게 대웅이나 미호에게 직접 말해줄 것 같지는 않고, 혜인에게 알려주지 않을까 싶어요.
미처 채우지 못했던 인간의 기를 받은 미호는 마지막 꼬리가 없어짐과 동시에 사람으로, 진짜 완벽한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지요. 박선주라는 동주선생이 준 이름으로 대웅이랑 귀밑머리 파뿌리될 때까지만 말이지요. 할아버지가 오매불망 기다리는 손주 손녀들 연필 한다스 정도는 낳아가면서 말이지요. 해피엔딩에 대한 강한 열망으로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폈는데, 미호가 꼭 사람이 되었으면 싶네요. 어느 날 마른 하늘에서 여우비가 내리면 그게 미호의 눈물은 아니었으면 싶어요.
또 하나의 복선은 동주 선생이 지니고 있는 의문의 칼이에요. 여태껏 길달을 죽이는 회상씬에서만 등장했던 칼이 한번은 폼나게 사용되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 칼이 미호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미호에게 남은 마지막 여우꼬리를 소멸시킬 것 같아요. 동주선생은 천년이 지난 지금에도 인간과의 사랑을 이해하지도, 믿지도 못했지요. 하지만 대웅과 미호처럼 목숨을 내놓는 사랑도 있음을 알게 됩니다. 길달이 왜 목숨을 내놓고도 그 사랑을 버리지 못했는지도요. 사랑은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든지, 정체가 무엇이든지 중요하지 않아요. 그저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은 것이니까요. 대웅이와 미호처럼 말이지요. 그래서 미호의 마지막 꼬리와 여우의 기를 동주선생의 칼로 소멸 시켜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미호는 완전한 인간이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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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5 08:17




가볍게 상쾌한 마음으로 드라이브하는 기분으로 보자고 했던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드라마가 진행될 수록 전혀 가벼운 마음으로 봐지지가 않습니다. 슬픈 결말에 대한 불안과 해피엔딩에 대한 기대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홍자매의 깜찍한 대사들은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별사탕같아서, 미호와 대웅의 상큼하고 귀여운 사랑놀이에 푹 빠져들게 합니다. 그래요. 이 드라마는 마치 별사탕같습니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보는 시간은 저희집은 대사를 제대로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시끄럽답니다. 너무 웃느라고 말이지요. 그래서 더욱이나 이 웃음만빵인 드라마가 슬픈 결말로 갈까봐 두려워지나 봅니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딸아이의 걱정이 한보따리입니다. 그럴 때마다 제 대답은 한결같죠. "걱정마라, 다 방법이 있다. 대웅이도 미호도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걱정 붙들어 매라"고 한답니다.
지난 글에 홍자매의 깜짝선물이 분명 준비되어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제가 추측하고 있는 그 깜짝선물을 말씀드린다고 했는데요, 비극으로 끝날까봐 한걱정인 딸아이에게 답을 말해줬더니, 박장대소하며 "엄마, 진짜 무서워요" 이러는 겁니다. 그리고는 아직은 답을 공개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네요. 홍자매가 결말을 바꿔버릴 수도 있다나 뭐래나요?ㅎㅎ 극본 쓰는 것도 바쁜 홍자매가 블로그의 글까지 읽을 시간이 어디 있겠냐고 말은 했는데, 사실 제가 생각하는 답이 좀 엉뚱스럽고, 살짝 거시기해서 글을 올릴까 말까 지금까지 고민을 했답니다. 소심한 초록누리.;;;
지난 회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만 언급하고 재미있는 추측에 대해 말하려 합니다. 맞거나 틀리거나 그저 웃고 넘어가시기를....

대웅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미호, 그런 미호에게 대웅이는 이상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지요. 미호를 사람으로 생각하는 무서운 착각병이 생기고 만것이에요. 대웅이가 가지고 싶다는 것(광고판이라 착각한 미호, 어찌 사랑스럽지 않으리요?)을 사기 위해 밤낮으로 고기집 불판을 닦은 미호입니다. 닭집 아줌마랑 홈쇼핑 TV에도 나가서 열심히 고기를 먹어주는 미호, 대웅이의 전화를 받을 시간조차 없을 정도에요. 사람보다 순수하고 착한 미호가 볼수록 예쁘네요.
집에 붙어있지 않는 미호의 수상스런 행동과 외박에 대웅은 속에서 부글부글 부아가 치밀어 오르지요. 사실 화라기 보다는 미호에 대한 걱정과 동주선생에 대한 질투심이 컸지만, 그보다는 대웅이도 정확하게 모르는 감정때문이에요. 대웅이는 미호가 없는 반두홍의 옥상방이 너무 심심하거든요. 곁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없는 시간이 길어지니 미호가 자꾸 궁금하고 함께 있고 싶은 대웅이에요. 함께 있고 싶은 감정, 그런게 좋아하는 사람에게 느끼는 것이라는 것을 대웅이는 억지로 부인하고 싶습니다. 왜냐면 미호는 사람이 좋아할 수 없는 구미호니까요.
광고판에 있는 캠코더에 꽂힌 대웅이가 캠코더가 아닌 광고판이라 착각한 순진 순수한 미호를 생각하니 대웅이도 미호에게 답례를 하고 싶어합니다. 병수가 미호는 꽃을 좋아하지 않느냐고 말에 꽃다발을 사들고 간 대웅이는, 미호가 불판을 닦고 홈쇼핑에 출연해서 사온 캠코더 광고판이 휴지통 옆에 버려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혜인이가 보낸 진짜 캠코더를 보고, 미호는 모자란 자신이 한심스러워서 동주선생에게 하소연을 하러 갔고요.

진짜로 미호가 무서워지는 대웅
광고판을 다시 들고 온 대웅, 미호가 줬으니까 이제부터 좋아해 주겠다는 말에 미호는 너무나 좋습니다. 대웅이가 좋아해주겠다는 말을 처음 들었거든요. 대웅이가 내민 꽃다발, 미호가 너무 좋아하지요. 구미호라 꽃을 좋아할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말이지요. "난 네가 달라서 싫어할 거라 생각했는데, 내가 틀렸네". 미호와 대웅이는 서로 틀린 것이 아니라, 서로에 대해서 몰랐기 때문에 틀렸다며, 이제부터는 서로 물어보면서 틀린 것을 맞춰가자고 하지요.
"내가 얼만큼 무서워?" 대웅이는 미호가 더 이상 무섭지 않아요. 솔직히 하나도 무섭지 않다고 말하는 대웅이는 진짜 미호가 무섭습니다. 사람잡아 먹는 구미호가 아니라, 대웅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미호가 말이지요. 구미호에게 설레고, 기다리고, 함께 있는 것이 마냥 즐겁고, 안보이면 궁금해서 미치겠는, 대웅이 가슴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쿵쾅거리는 것이 무섭습니다. 좋아해서는 안되는 미호, 사람이 아닌 구미호를 좋아하게 된 대웅이는 미호를 향하는 마음때문에 미호가 더 무섭습니다. 그런 대웅에게 미호가 숨이 턱 막히는 질문을 하지요.
"그럼, 지금부터는 나를 좋아해 줄 수도 있어? 내가 너랑 달라도 나를 좋아해주면 안돼?"냐고요. 대웅의 머리는 어떻게 사람이 구미호를 좋아할 수가 있겠느냐고 말하라고 하는데, 대웅이의 가슴은 좋아한다고 말을 해버리고 맙니다. 쿵쾅쿵쾅 두근두근... 대웅이는 "미호 네가 좋아지는데, 네가 사람이 아니라서 좋아하면 안된다는 사실때문에 혼란스럽다"고 표정으로 말하더군요. 순수하고 착한 녀석, 저는 이런 대웅이가 좋아요.ㅎ 
미호는 인간을 사랑하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아직 몰라요. 그냥 대웅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미호도 좋고, 대웅이가 좋아하는 것은 다 주고 싶은 마음밖에는 다른 생각을 못해요. 사랑이라는 것을 배우지 못했어요. 그런 것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을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거든요. 동주선생도 알면서도 시치미떼고 가르쳐주지 않지요. 박동주의 미호에 대한 색다른 감정의 시작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주선생은 인간과 동물이 사랑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불신이 강하거든요. 과거 어느 시대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좋아했던 길달이 인간을 사랑하고 배신당했다는 것에 인간은 배신의 동물이라는 것만을 미호에게 주입시키고 싶어 합니다.
박동주라는 인물(사람이 아니니 뭐라고 해야하나? 싶지만...)은 미호가 과거 길달처럼 배신의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 같더군요. 삼신각의 그림속으로 들어가더라도, 과거의 길달처럼 죽음을 맞이하게 하고 싶어하는 것 같지는 않아보여요. 길달에 대한 죄책감과 미호에 대한 관심 등의 복잡한 심리에 기인하는 것같아 보이지만, 차가운 듯 여려보이는 캐릭터라 박동주에 대한 궁금증이 매회 상승하네요.
미호의 질문에 대웅의 대답을 침꼴깍 삼키며 기다렸는데, 느닷없이 나타난 불청객 대웅이 할아버지때문에 대웅이의 대답을 듣지 못하고 8회가 끝나버렸네요. 대웅이가 잘못하면 걷지도 못하게 될지도 모르는데도 미호의 부추김으로 대웅이 액션신을 촬영하려 한다는 혜인이의 거짓말에 노발대발 할아버지가 열받아서 온 것이었지요. 미호가 할아버지에게 점수 많이 따고 있었는데, 금쪽같은 손자의 몸 걱정에 짐싸라고 액션스쿨에 온 할아버지, 대웅이가 할아버지를 설득시켜 미호와 함께 있을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전자상가에서의 대웅이 미호 놀리는 장면들, 그 중 체중계가 나이를 알려주는 것이라느니, 무엇이든 빨아 들인다며 청소기에 손을 집어 미호를 놀라게 해서 미호가 청소기를 박살내 버린 장면 등은,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재미있는 장면들이었어요. 특히 전기고대기를 고기 굽는 젓가락이라고 속이는 장면은 압권이었네요. 물론 이에 못지않은 엽기커플의 순간접착제 사건도 있었지만요. 카펫에 붙어버린 차민숙의 바지와 이후에 이뤄진 바바리데이트, 차민숙(윤유선)이 좋아한다니, 온몸에 파스로 도배를 하고 나온 반두홍(성동일)의 상상불가 코믹데이트는 별사탕 다섯개짜리입니다.
미호 사람되고 대웅이 사는 방법은?
이승기의 능청스럽고 착한, 그러면서 유머감각 넘치는 연기가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고, 신민아의 어색한듯 어린애같은 순진순수는 볼수록 자연스럽고 물오는 귀염둥이 같습니다. 첫회부터 좋은 예감이 들었는데, 귀엽고 순수한 모습이 갈수록 매력있는 커플입니다.
그런데 이 예쁜 커플에게 운명처럼 드리워진 구슬의 슬픈 비밀때문에 벌써부터 걱정인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 주위에서는 우리딸래미가 그 중 한 사람이고, 딸친구도 그 중 한 사람이네요. 사실 "미호와 대웅이를 살리는 방법은 간단해"라고 말했던 계기가 딸아이와 딸친구의 걱정때문에 말을 했었는데요, 100일동안 미호의 구슬을 품은 후에 대웅이가 구슬을 돌려주면, 미호는 사람이 되고 대웅이는 죽는다는 박동주의 대사때문에 충격을 받고, 두 녀석이 엄청 고민을 하더라고요. 살릴 방법이 있을 거라며, 박동주에게 또다른 구슬이 있어서 주고 갈 것이다, 박동주가 죽음으로 희생하고 두사람을 살릴 것이다 등등, 아주 시끄럽게 전화통화를 하고 있더군요. 지나가다 제가 한마디 툭 던졌습니다. "걔네들 안죽어. 사는 방법은 간단해. 드라마 첫회부터 나왔는데... 몰랐니?".
사는 방법이 뭐냐고요? 답을 듣고는 우리딸은 "와, 엄마 진짜 무섭다"라며 제 추측에 놀라기는 했는데, 뒤에는 엄청 웃더군요. 엄마 생각이 너무 거시기하다네요.
대웅이도 살리고 미호도 사람으로 만드는 방법은요, 읽고 한번 웃고 잊어도 됩니다. 홍자매의 상상력은 이보다는 더 드라마틱하고 전설장치도 등장할 지도 모르니까요. 독자중 한 분이 댓글에 길달과 비형랑이라는 설화이야기도 해주셨는데, 그 설화도 상당히 재미 있었어요. 비형랑이 누군지는 아실겁니다. 선덕여왕의 비담말이지요. 설화에서 길달은 도깨비고, 비형랑은 도깨비를 물리치는 인물이라고 나왔는데, 그것만으로는 홍자매의 상상력을 따라가기는 제머리로는 무리고요, 저는 아주 현실적인 답을 재미삼아 말씀드릴게요.
첫회로 잠시 돌아갈까요?
첫회에서 구미호가 삼신각 그림속에 갇히게 된 사연이 나왔었지요. 인간세상에서 너무 아름다워서 남정네들을 홀리는 통에 여인네들의 원성이 자자했고, 삼신할머니는 그런 구미호에게 짝을 지어서 여인들의 원성을 달래려고 했지요. 그런데 또 해괴한 소문이 돌았지요. 구미호가 사람 간을 파먹는다는 소문말이에요. 그래서 분단장하고 혼례를 기다리던 구미호에게 장가드는 남자가 없었고, 삼신할머니는 그림속에 구미호를 봉인해 버렸지요. 그리고 미호의 꼬리를 그려준 대웅이 덕분에 미호는 삼신각에서 나와 구미호로 500년만에 인간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었지요.
그럼, 구미호가 인간세상에서 살 수 있었던 방법은 뭐였지요? 그렇지요. 바로 혼인이었어요. 답은 미호가 툭하면 던지는 야생적인 말, 짝짓기 말이에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구미호가 500년전 봉인되기 전에 혼례를 치르고 짝짓기를 했더라면, 미호는 인간세상에서 인간으로 살 수 있었어요. 그리고 짝짓기, 즉 혼례에 대한 암시는 또 한번 있었어요. 미호가 유성펜으로 연지곤지를 찍고 대웅이에게 혼례를 치르자고 장난했던 6회장면말이이요. 100일 동안 미호의 구슬을 품어주기로 약속한 대웅이에게 "우린 짝이야"라고 미호가 말했지요. 대웅이는 야박하게 100일 동안만이야 라고 분명히 선을 긋기는 했지만요. 미호는 짝이 되었다는 사실에, 그리고 대웅이 구슬을 품어주기로 해서 꼬리가 튀어나올 정도로 좋아했지요. 그리고 짝이 되었는데 해보고 싶은 것 하게 해주라며, 젓가락으로 머리를 틀어 올리고, 소박한 혼례상을 차리고 나왔었지요. 그리고 "웅아, 우리 짝짓기나 하자"라며 대웅을 기겁하게 만들었지요. 짝짓기는 불발로 끝났지만, 저는 그 장면을 보며, 아! 저게 답이구나 싶었답니다.
이렇게 상큼하고 순수한 로맨틱 코미디 애정물에서 대웅이와 미호가 짝짓기를 해야 둘 다 살 수 있다고 말하는 게 사실 아주 뻘쭘스럽네요. 하지만 남녀간의 결혼, 그리고 육체적으로 한 몸이 된다는 것은, 다른 의미로는 남녀간의 기를 주고 받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과거 인간세상에서 인간이 되지 못했던 미호, 100일이 지나기 전에 미호의 말때로 짝짓기, 즉 혼례를 하면 미호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박동주가 대웅이가 구슬을 품는 동안에는 다른 여자와는 기를 나누면 안된다는 말을 했었지요. 구미호를 인간이 되게 하는 방법은 인간의 기를 받는 것이에요. 혼례는 가장 확실하게 기를 받는 방법이고 말이지요. 동주선생이 대웅이와 미호의 사랑을 이해한다면, 아마도 이런 비밀을 다음에 가르쳐 주지 않을까 싶네요. 박동주는 분명 둘을 살리는 방법까지도 알고 있을 듯하거든요. 짝짓기가 되었든 다른 방법이 되었든 말이지요.
제가 상상하는 엔딩장면, 대웅이와 미호가 짝짓기를 하는 19금장면을 내보낼 수는 없고, 100일되는 날 미호와 대웅이 키스를 하고 불이 꺼진다, 뭐 이런 장면이랍니다. 밖에서는 대웅이 할아버지가 응큼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이렇게 말씀하실지도요. "대웅아, 미호야, 떡두꺼비같은 손자도 좋고, 꽃같은 손녀딸도 좋고, 얼른 낳아다오"라고 말이지요. 
그럼 대웅이가 품고 있는 구슬은 어떻게 되느냐고요? 미호의 기를 받는 순간 속에서 소멸되지 않을까 싶네요. 대웅의 기를 받아 인간이 된 미호는 더 이상 구미호가 아니니, 여우의 구슬이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두 사람은 알콩달콩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마치 대웅이가 미호에게 다시 지어 들려 준 인어공주의 결말처럼 말이지요. 미호가 유독 짝짓기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그냥 웃음으로만 넘기기는 어려웠는데, 어때요? 그럴 듯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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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8 09:43




미호의 구슬을 품고 인간세상에 머무는 것을 도와 주기로 한 대웅이, 어지간히 계산적인 녀석이기는 하지만, 솔직하고 착한 대웅이입니다. 허전해서 찾아다니고 걱정했던 것은 미호가 아니라 구슬이었다는 것도 밝혔으니까요. 그런데 대웅이는 아직은 미호에게 큰 관심이 없기에 가장 중요한 질문을 간과했지요. 대웅이 100일 동안 구슬을 품어주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묻지 않았어요. 물론 미호의 구슬이 있어야 액션영화 촬영에 들어갈 수 있는 초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 때문이기는 했지만, 몸도 거의 나았는데도 미호가 자신의 구슬을 품어달라고 할 까닭은 없었거든요. 여우구슬을 품어야 미호가 인간세상에 머물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말이지요. 
미호가 인간세상에서 살고 싶은 이유는 유한의 삶을 살더라도 인간이 되고 싶기 때문이에요. 대웅은 이 질문을 던지지 않았기에 미호와 대웅은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하는 슬픈 운명에 놓이고 말았지요. 미호도 100일 후에는 자신이 인간이 된다는 것만 좋아했을 뿐, 대웅이에 대한 것은 묻지 않았어요. 착한 미호가 구슬을 품어 준 인간이 어떻게 되리라는 것은 생각하고 있지 못했나 봐요. 미호는 간사하고 영리하다는 여우라는 동물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어눌한 여우에요. 아마도 이 어리숙하고 순진무구한 모습때문에 인간세상에 내려온 미호가 좋아지나 봅니다. 대웅이도 시청자도 미호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지요.
구슬을 먹은 대웅이와 박동주의 피를 마신 미호는 100일 후면 둘 중 누구 하나는 죽게 되어있지요. 박동주가 대웅이 100일 후에 미호에게 구슬을 돌려주면 죽는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아서, 미호도 모르고 대웅이에게 자신의 구슬을 품어달라고 한 것이기는 하지만, 착하고 순수한 미호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많이 괴로워할 것 같아요.
미호 구슬의 비밀때문에 이 상큼 발랄한 드라마의 비극적인 결말도 예상은 되지만, 저는 홍자매가 대웅이를 살릴 희망적인 복선을 숨겨 두었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아직은 비극으로 점치고 싶지는 않습니다. 대웅이가 살 길에 대한 제 나름의 답도 찾았는데, 지금부터 밝혀버리면 맥이 빠질 거라 생각되어, 조금 더 드라마가 진행된 다음에 따로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입이 너무 근질거리기는 하지만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감칠맛을 살려주는 반두홍(성동일) 감독과 차민숙(윤유선)의 엽기적인 사랑이 본격적으로 점화될 것 같아서, 이 커플에 대한 호기심이 날로 상승중인데요, 액션스쿨 앞의 남자 동상 궁둥이에 루즈 자국을 남긴 졸리 컨셉 윤유선의 배꼽잡는 엽기행동은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였어요. 유부녀로 착각하고 있던 반두홍이 졸리의 남자가 될 수 없다며, 눈물을 머금고 돌아서는 모습 또한 100점짜리 웃음 보너스였습니다.
반두홍이 차민숙이 싱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다음회 차민숙을 바라 볼 느끼작렬하는 표정이 자못 궁금합니다. 와인에 취해 백허그가 그대로 콜콜 필름끊겨 잠든 모습이 되고 말았지만, 눈꼴시려울 중년의 닭살 애정행각을 두 눈 뜨고 제대로 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아마 이 커플만 나오면 웃음부터 쿡쿡 나와서, 웃느라 반쯤은 눈을 감고 보게 될 듯 하니 말입니다. 성동일과 윤유선의 물오른 엽기 애정행각, 너무 재미있습니다 ㅎㅎㅎ 
혜인이에게 줄 커플링을 엉뚱하게도 미호와 대웅이 나눠끼면서, 100일간이라는 한시적인 커플이 된 대웅이와 미호, 미호는 박동주의 피를 마시면서 점점 더 인간의 감정들을 배우게 되지요. 신체적으로도 하루가 다르게 인간처럼 바뀌게 됩니다. 인간이 느끼는 고통이라는 것, 그리고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을 미호가 느끼고 있으니 말입니다.
반면에 미호의 구슬을 품은 대웅이는 고난이의 액션도 거뜬하게 해낼 만큼, 초능력의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상한 체증을 느끼게 되지요. 대웅이는 혜인누나가 아닌 미호에게 자꾸 관심이 가는 자신의 속마음을 깨닫지 못해서 답답한 거예요. 그리고 미호에게 자꾸 미안하지요. 자기를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주려고 하는 미호의 순수한 마음과는 달리, 대웅이는 액션스타로서의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미호의 구슬을 원했으니까요.
박동주가 미호에게 100일동안 인간의 기를 받은 구슬을 얻는다면 인간이 된다는 사실을 대웅에게는 알리지 말라고 했었지요. 대웅이는 미호가 인간이 되기를 원해 구슬을 품어달라고 했다면, 눈 딱 감고 품어줬을 것 같아요. 미호를 좋아하고 아니고를 떠나, 대웅이에게는 근본적으로 여리고 착한 품성이 있거든요. 미호가 떠난 후에도 허전해 하고, 미호가 혹시 돌아왔나 궁금해서 액션스쿨 옥상방에 왔었던 이유도 미호에 대한 관심과 걱정의 마음이었지요.
그럼에도 대웅에게 미호는 부담스러운 존재지요. 미호가 인간이 아닌 여우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이고,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고기를 먹여야 하는 미호의 식성도 그 이유 중 하나겠지요. 대웅이에게 미호가 부담스러운 이유 중 큰 이유가 또 있지요. 혜인누나에 대한 마음에 미호가 자꾸 방해가 된다는 거예요. 지레짐작 오랫동안 혜인누나를 좋아했기에, 대웅이는 미호를 신경쓰고 견제하는 혜인누나에게 찍히기가 싫은 게지요.
그런데 혜인누나와 함께 있는데도 떠난 미호때문에 허전해 하고 걱정하는 자신이 이상합니다. 말로도 생각으로도 자기 마음이 정리는 되지 않는데, 자꾸 미호가 가슴께에 얹혀있는 것이지요. 대웅이 자꾸 속이 답답한 것은 미호가 얹혀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왜 미호가 얹혀있을까요? 미호가 여우이기 때문이에요. 여우이기에 사람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강요가 대웅이를 억누르고 있는 것이지요. 미호가 웃는 모습, 측은하게 강의실 계단에 앉아 대웅이를 기다리는 모습, 아무도 없는 인간세상에서 아는 사람이라고는 대웅이 밖에 없다는 것이 대웅에게는 큰 짐이지요.
그런 대웅이에게 미호가 가끔씩 진짜 여자친구가 돼버립니다. 예쁜 미호에게 침 질질 흘리는 남자들을 보면, 아무에게도 미호에게 눈길을 주게 하고 싶지 않고, 박동주라는 미호의 친구도 신경이 쓰입니다. 미호의 이마에 손을 대고 아프냐고 물어보기도 하는 모습에 알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하지요. 질투할 필요조차 없는 여우에게 쏟아지는 남자들의 관심이 대웅으로서는 어리석게도 보이지만, 왠지 싫습니다. 대웅이에게 미호가 특별한 여자친구가 되고 있기 때문에 말이지요.
혜인누나에게 들키기 싫어서 반지를 뺐다는 대웅에게 미호가 묻지요. 대웅이가 바라는 것이 뭐냐고요. 대웅이는 사람이 구미호한테 뭘 바라겠느냐고 미호를 아프게 합니다. 바라는 것은 구슬밖에 없냐는 질문에 대웅이는 또 찝찝하고 미안해 집니다. 그리고 뭔가가 가슴깨에서 꿈틀거리며 답답한 체증을 느끼게 하지요. 액션신을 찍기 위해서는 미호의 구슬이 필요하지만, 대웅이는 구슬만이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되지요.
잠을 자다 답답함에 일어난 대웅이 미호가 술을 잔뜩 마시고 있는 모습을 보지요. 꼬리까지 활짝펴고 말이지요. 꼬리펴고 당당하게 살겠다는 미호의 술주정에 놀란 대웅이 꼬리의 불을 끄라고 하니, 미호는 얼른 꼬리의 불을 끄지요. 대웅이가 원하니까요. 그리고 또 바라는 것이 뭐냐고 묻습니다. 튀어 나온 못을 박아달라, 윙윙 날아다니는 모기를 잡아달라 등등의 대웅의 말에 미호가 좋아합니다. 대웅이가 원하는 것을 하는 미호의 웃음, 미호가 즐거워하니 대웅이도 기분이 좋아지지요.
그런데 눈치코치 없이 대웅이가 액션스쿨에서 지낸다는 정보를 입수한 혜인이 옥상으로 올라오고, 미호는 대웅이 바라는 대로 숨어준다며 옥상밑으로 뛰어내려 버리지요. "대웅이 니가 바라는 것 다들어줄게. 나는 너 좋아하니까". 혜인이 누나한테 숨겨달라고 했던 대웅이의 말을 미호는 잊지 않았어요. 미호는 인간의 마음을 배워가고 있거든요. 좋아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이 그 사람을 기쁘게 한다는 것을 배우고 있는 중이거든요. 좋아하는 대웅이가 원하는 것이니까요.

"쿵..." 대웅에게 바위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 소리는 미호가 옥상 난간에서 떨어지는 소리가 아니었어요. 미호가 떨어져서 걱정으로 대웅이 간이 철렁하고 떨어지는 소리였고, 미호의 좋아한다는 말에 대웅이 자각하고 있지 못하는 미호에 대한 감정이 깨져나오는 소리였어요.
가랑비에 옷이 젖어들 듯 조금씩 조금씩 여우에게 홀려가고 있었던 대웅의 마음, 미호가 점점 좋아지고 신경쓰이기 시작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대웅이의 가슴 밑바닥에서 강제로 봉인한 두터운 벽을 깨고 나오는 소리였어요. '사람이 어떻게 여우를 좋아해?' 이런 두터운 자기강제의 벽 말이지요.
대웅이가 여전히 미호에게 말하지 못한, 아니 말할 수 없는 바람이 있어요. 아직 대웅의 입으로 뱉어내지 못했지만, 대웅이가 미호에게 바라는 것은 떠나달라는 것이 아니었어요. "미호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진짜 대웅이가 미호에게 바라는 마음일 거예요. 하지만 대웅이는 여우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믿지도, 상상하지도 못하기에 아직은 말로 하기는 어렵지만요. 언젠가는 미호에게 맨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고백해 버릴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아직 미호에게 말하지 못한 대웅이의 바람, 저는 그게 미호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박동주가 미호에게 대웅이가 원하는 게 뭔지 알아보라고 했지요. 박동주는 아마 미호가 구슬만을 원하는 대웅의 이기적인 모습을 확인하길 바랬겠지만, 대웅이는 자기도 모르게 구슬이 아니라 정말 미호가 사람이었으면, 100일이 아니라 진짜 여자친구였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혜인이 누나도 지나쳐 버리고 옥상에서 떨어진 미호를 찾아가는 것을 보면 대웅이에게도 미호에 대한 특별한 감정이 생기고 있는 것 같죠? 미호가 사람이 되면 대웅이는 죽고, 대웅이를 살리려면 미호가 죽어야 하는 이 슬픈 동화, 홍자매가 분명히 미호와 대웅이를 위한 깜짝선물도 준비해 두었겠지요? 제가 추측한 깜짝 선물은 다음 글에 올려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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