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구 마지막회'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10.01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멜로연기의 가능성 보여 준 이승기 (11)
  2. 2010.09.24 '여친구' 해피엔딩을 위한 복선, 미호의 꼬리는 지금 몇개? (31)
2010.10.01 12:19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결말은 예상대로 해피엔딩으로 미호와 대웅의 사랑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사랑이 환상이 아니라 진짜였다는 것을 구미호와 인간의 사랑으로 코믹하면서도 예쁘게 마무리했던 드라마였습니다. 시종일관 비극이 감지되는 이 드라마에 코믹요소를 놓지 않고 간 것은, 홍자매 대본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드라마를 무겁게 끌고 가지 않은 트렌디 드라마의 전형적인 범주에서 이탈하지 않은 예이기도 합니다.
사랑을 위해서 목숨까지 내놓았던 미호와 대웅이는 하늘이 깜빡 정신줄을 놓치기도 하는 날 일식을 통해서, 미호는 진짜 사람이 되었고, 미호의 구슬을 품고 끝까지 기다렸던 대웅에게는 조금은 특별한 반려자를 만났으니, 이보다 좋은 해피엔딩은 없겠지요.
인간인 대웅에게 인간의 탈을 쓴 구미호는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사람이 아닌 구미호에게 끌려 가는 감정을 대웅이는 처음에는 자기 스스로를 미쳤다라며 부정하고 싶어했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이유가 없었습니다. 구미호가 되었든, 반인반요의 요괴가 되었든 목숨을 걸고라도 살리고 싶었던, 목숨보다 소중한 사랑이었으니까요.
미호에게 대웅이의 의미는 사람이 되고 싶은 이유임과 동시에, 대웅이가 없으면 인간이 되고 싶은 이유도 없어져 버릴 만큼, 미호의 사랑과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은 같은 의미였습니다. 그런 미호였기에 대웅이의 생명 절반이 담긴 여우구슬조차 빼놓고 죽음을 향해 갑니다. 꼬리가 없어지는 고통을 더 아프게 겪으면서도, 대웅이의 생명 절반을 가져가 버리고 싶지 않았던 미호, 대웅이를 지켜줄 수 있는 그녀의 최선의 선택이었고, 사랑이었습니다.
인간의 사랑을 믿지 못하고 환상이라 여겼던 동주선생은 인간에게서 큰 충격을 받지요. 바로 인간 차대웅을 통해서 말이지요. 미호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라는 말에 미호의 구슬을 망설임없이 마셔버리는 대웅을 보는 동주선생은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어?" 입니다. 동주선생이 놀란 것은 인간이라는 유한 생명체가 본능마저 사랑 앞에 버렸기 때문이었어요.
인간의 일생을 흔히 생로병사의 과정이라고 표현하지요. 태어나면서 늙고 병들고 죽는 것 중에 우리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아마 죽음이겠지요. 인간에게 있어 죽는다는 것처럼, 나약하게 하고, 두렵고 거부하고 싶은 것은 없겠지요. 삶에 대한 의지가 인간만큼 강한 동물은 없다는 것을 말하기도 하고요. 유한의 삶을 살기때문이지요. 그런 인간이 구미호를 살리겠다고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것은 충격이었을 겁니다. 동주선생 눈이 아주 충격으로 얼음땡 돼버리더군요. 미호도 마찬가지였지요. 사랑없는 무한한 삶은 의미가 없다며, 죽음을 택하는 미호였으니까요. 마치 천년전에 길달이 그러했듯이 말이지요.
대웅의 진심에 동주선생은 미호의 비밀을 결국 대웅이에게 말해 버리고 말았지요. 대웅이 구슬을 품고 나머지 시간을 채운다고 해도 미호는 죽을 것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남은 미호의 시간을 대웅에게 보내주는 것이 동주선생이 인간 차대웅에게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우정의 표시였고, 길달에게 그러했듯이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들어주는 것이 그의 최선의 선택이었고, 미호에 대한 애정이기도 했지요. 미호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기 위해 동주선생이 끝까지 자신의 감정은 숨겨 버리더군요. 동주선생의 눈물은 길달을 죽인 후회와 미호에 대한 사랑이 뒤섞여 있는 감정같았는데, 쿨한 요괴였습니다.

미호가 죽어가는 것이 기정사실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호와 대웅에게 허락된 시간은 일주일, 마지막을 알고 있기에 70년처럼 살기 위해 미호와 대웅는 잠도 자지 않습니다. 어김없이 미호에게 남은 시간은 찾아 왔고, 눈 깜짝할 사이에 미호는 소멸하고 말았지요. 미호는 일장춘몽처럼 꿈이었다고 생각하라고 했지만, 심장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아픔을 느끼는 대웅에게는 꿈이 아니었어요. "미호가 사라졌다, 미호가 사라졌다" 돌아오지 않은 메아리처럼 그렇게 대웅이의 세상은 텅 비어 버렸지요.
대웅이 자신만큼 슬플 미호의 눈물도 없어져 버린 대낮 뜨거운 거리, 대웅에게는 미호가 사라졌다는 텅빈 가슴만 남아있었을 뿐이었지요. 다가온 트럭에 치이는 대웅, 그때서야 하늘에서 비가 내립니다. 미호가 울고 있었던 것이지요. 대웅은 미호가 정말로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대웅에게 구슬로 남아 지켜주고, 대웅이 곁에 항상 머물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요. 미호의 구슬이 대웅이에게 있는 한, 언젠가는 미호가 다시 올 것이라고 믿는 대웅, 정말 하늘의 눈을 잠시 가리고 금기된 세상의 이치를 깨는 것을 눈감아 주더군요. 홍자매의 선물은 일식에 담겨 있었지요. 재미있는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 달이 태양을 가리고 천기의 도를 지켜야 할 하늘의 눈도 가리운 사이, 구미호를 인간으로 변신시켜 버린 예쁜 죄(?)를 삼신할매가 샤뱌샤바 하늘에게 눈감아 주자고 꼬셨던 게지요ㅎㅎ. 삼신할매 김지영님의 깜짝 등장이 정말 반전이었네요. 
다시 돌아온 미호, 미호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사람이 된 것인가요? 아니면 미호의 대사대로 꼬리 하나 남은 여우일까요? 저는 진짜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나온 미호의 꼬리는 미호의 빛나는 여우꼬리가 아니었고, 미호의 트릭같던데 말이지요. 삼신할매는 목숨을 걸고도 지켜줄 신랑을 찾으면, 인간세상에서 살게 해주겠다고 한 약속을 미호에게 지켰고, 미호는 진짜 인간이 되어 대웅이와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행복하게 살아가겠지요. 대웅이가 들려준 새로운 인어공주 결말처럼 말입니다.
한편의 예쁜 영화같기도 하고 새로운 환타지 동화같기도 했던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가 이렇게 예쁜 해피엔딩으로 끝났는데요, 비록 시청률의 대박은 아니었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 이승기와 신민아는 호이커플로 호평을 받았고, 무엇보다 새로운 연기의 영역을 넓힌 이승기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 작품입니다.
찬란한 유산에서의 이승기는 멜로의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정극연기에서의 폭을 넓혔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요. 찬란한 유산은 워낙 대본도 좋았고, 출연한 중견연기자들 모두가 주인공이었기에 높은 시청률을 누구의 공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작품이었지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그런 의미에서 철저하게 주인공 중심으로 갔던 드라마였고, 이승기와 신민아를 위한 작품이었다고 평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저는 신민아의 연기를 처음 접했기때문에 이전 작품과의 연기를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나쁘지 않았습니다. 중간중간 어색한 말투와 표정이 거슬리기는 했지만, 구미호의 순수하고 처음 세상을 배우는 낯선 아이같은 모습은 신민아가 잘 표현해 주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작품에서는 이승기의 변화가 크게 다가 왔습니다. 이승기가 노력형 연기자라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살린 일등공신은 누구보다 이승기였지 싶네요. 처음 오버스러우면서도 철부지과 대학생의 모습에서 엉뚱한 구미호를 만나는 과정, 그리고 미호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승기는 차대웅이라는 캐릭터도 드라마속에서 조금씩 바꿔 가는 게 눈에 띄었어요.
가끔은 시청자들이 어느 캐릭터를 보며 일관성없는 캐릭터라는 지적을 할때도 있지요. 차대웅과 구미호는 흔히 말하는 일관성이 없는 캐릭터여야 했어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라는 동화같은 이야기에서 주인공들은 성장하는 캐릭터와는 그 의미를 달리 합니다. 흔히 말하는 성장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시련과 갈등, 역경을 거치고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거예요. 
제 생각에는 이승기가 그런 변화를 염두하고 드라마 속에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본인 스스로 설정해 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승기가 내세운 것은 차대웅이라는 인물의 성격 변화였어요. 인간이 아닌 구미호를 사랑하는 것은 성장이나 아픔, 괴로움과는 다른 설정을 필요로 했을 거라는 거지요. 그것은 긍정적인 마인드와 세상 사람들이 누구나 같지는 않다는 차별화였어요.
이 드라마가 코믹을 겸비한 멜로극이 아니었다면, 차대웅은 인간이 아닌 여우를 사랑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머리털 빠지도록 고민했어야 했는데, 차대웅은 깜빡증과 유머러스함으로 그 심각함을 버려 버립니다. 순간순간 미호를 인간으로 착각하고 벌어지는 해프닝들이 그 예였고, 제작진의 의도대로 이승기는 무게감보다는 가벼움으로 그 간극을 메꾸는데 성공했지요.

그럼에도 미호가 죽는다는 슬픔에서 대웅이 진지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여기서 이승기의 멜로 남자주인공으로서의 가능성이 엿보였는데요, 사실 이승기에게서는 그 표정의 진지함과 기교부리지 않는 표정이 멜로주인공으로서 한계를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을 통해 이승기에게도 그 멋스러움이 나오고 있더라고요. 특히 동주선생에게서 구슬을 품어도 미호는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혼자 앉아 고민하는 모습은 정극 멜로 남자주인공의 모습이 나왔고, 15회에서 미호를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꼬리를 확인해야 겠다는 장면에서는 이승기의 취약점이었던 터프함도 보였어요. 
아직은 앳된 볼살이 이승기의 풋풋한 청년의 이미지를 더 도드라지게 하지만, 진지한 표정과 진심을 담아내는 대사처리, 그리고 매회 한층 성숙한 내면연기를 보여주었던 이승기가 코믹애정물이 아닌, 진지한 멜로극에서도 성공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노력하는 배우 이승기의 모습이 시종일관 보였고, 그 성과도 좋았던 작품이었습니다. 한 장면을 가지고도 수가지의 다양한 연습을 해본다는 이승기, 타고 난 광대기를 가진 연기자는 아니지만, 노력으로 채워 가고 만들어 가는, 연기자로서 좋은 자세를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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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4 11:02




미호의 예쁘고 슬픈 눈물처럼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결말도 예쁨과 슬픔의 경계에서 고민 중인가 봅니다. 저는 처음부터 이 드라마의 비극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해피엔딩을 예상하고 있었기에, 드라마가 진행되는 동안 잠깐씩 걱정은 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해피엔딩에 더 무게를 싣고 있어요. 미호의 사람되기 최종방법도 지난 글에서 과감하게 짝짓기라는 말까지 했었고요. 이번 연속해서 방송한 13,14회를 보면서는 그런 생각이 더 들었답니다. 해피엔딩으로 결말이 나면 두 사람 사이의 아기 이름은 꼭 구슬이라고 지었으면 좋겠고 말이지요.
새드엔딩일지 해피엔딩일지 관심이 뜨겁지만, 저는 이 예쁘고 상큼한 드라마가 끝나가고 있다는 것이 더 서운합니다. 대웅이와 미호의 알콩달콩한 사랑만들기는 미호의 사람만들기 만큼이나 가슴 설레고, 드라마 속 여우비에 촉촉히 젖어들게 합니다. 13, 14회를 보면서 절망보다는 미호와 대웅을 위한 희망적인 복선들이 더 눈에 띄어서 반갑기도 했어요. 특히 대웅이 미호에게 사랑한다는 고백은 그 절정에 이르렀지요. 동주선생의 알 수 없는 눈물때문에 신경이 쓰이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동주선생이 인간의 사랑에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린 것 같지는 않고, 아마도 미호를 가질 수 없다는 인간에 대한 패배감의 눈물이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동주선생의 감정은 지나치게 절제되어 가끔은 감정없는 진짜 반인반요같아요. 로봇느낌도 들고요.ㅠㅠ그래도 매력적인 동주선생이에요. 잘생긴 남자에게 약하다는 저의 취약점도 있지만, 동주선생이 마지막 희망의 열쇠를 주리라 믿기에, 미호와 대웅의 사랑을 위해서 아부떠는 거랍니다. 반인반요의 동주 선생에게 인간인 제가 대들어봐야 본전도 건지기 힘들것 같아서 말이지요. 객쩍은 소리 그만하고 본격적으로 내 여자친구 구미호 리뷰로 돌아갈게요.
전개된 에피소드들이 많아서 다 정리하기는 힘들지만, 요지는 지금 미호가 죽어가고 있거나, 혹은 진짜 인간이 되는 중에 있다는 사실이에요. 동주선생이랑 미호, 그리고 대웅이까지 다 미호가 죽어가는 것으로 거짓말, 혹은 오해를 하고 있지만 말이에요. 동주선생이 자신의 피가 구미호를 죽이고 있다고는 했지만, 말해주지 않은 것이 있지요. 50일동안 인간의 기를 받은 여우구슬이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서는 말을 해주지 않았어요.
지금 미호의 속에서는 대웅의 기와 여우의 기, 그리고 그 사이에서 동주선생의 피가 섞여 그야말로 피튀기는 전쟁 중이에요. 알 수없는 미래지만 사랑을 택한 대웅은 과감하게 미호의 구슬을 돌려 주었지요. 미호도 대웅이도 동주선생도 대웅의 행동을 예측하지 못했기에, 미호의 운명은 새로운 상태에 놓이게 되었지요.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가 아닌, 죽느냐 반인반요의 상태로 남느냐는 것이 돼버린 것이지요. 물론 동주선생의 해석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저는 동주선생의 해석과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기에, 여기에 하나 더 새로운 가능성을 추가하고 싶어요. 완전한 인간이 된다는 것도 말이지요. 
없어져 가는 미호의 꼬리때문에 미호와의 이별을 선택한 대웅이의 가슴은 찢어지게 아픕니다. 미호는 대웅이가 자신이 구미호의 본능이 나타나는 것이 싫어져서 미호곁을 떠났다고 오해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죠. 다섯번째 꼬리가 없어졌다는 말에 대웅은 동주선생의 말대로 미호가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하지요. 대웅이가 곁에 있어서 미호가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을 누르지 못해 죽어가고 있다는 동주선생의 말이 현실이 돼가고 있는 듯해서 말이지요. 어떻게 해서든 미호를 살리고 싶은 대웅은 미호를 떠나 보낼 결심을 하지요. 
술김에 미친놈처럼 말하려고 소주를 네병이나 마시고도 대웅은 취하지 않습니다. 취할 수가 없어요. 미호를 동주선생과 같은 반인반요의 상태로라도 살리고 싶은 대웅이 미호와의 이별을 감당하기 힘들지요. 미호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자 하는 대웅이에요. 그게 아니면 미호가 절대로 대웅에게서 떨어져 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말이지요.
"내게는 네가 괴물로 보여". 우르르 쾅쾅 천둥번개보다 무서운 소리입니다. 미호가 가장 무서워하는 큰 물소리, 파도소리보다 더 무섭습니다. 얼어버리는 미호를 뒤로 하고 달려가는 대웅의 가슴은 천갈래 만갈래로 찢어지듯 아픕니다. 미호에게 몽땅 다 줘 버린 텅빈 가슴, 그렇게 대웅은 달리고 또 달리지요. 미호의 눈물이 발길을 멈추게 할때까지요. 작가들 너무 미워요. 대웅이가 공항에서 고백할 때는 가슴 콩당거리게 설레고, 감동눈물 쏟게 하더니, 대웅이와 미호이 이별은 왜 이렇게도 가슴절절하게 묘사하는지 드라마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이 아리게 아팠어요. 
멍해져 버린 미호를 두고 나오는 대웅이의 가슴에는 미호의 여우비보다 더 슬픈 비가 내립니다. 아픈비가 내립니다. 미호의 눈물이 대웅의 발길을 돌려세워도 대웅은 차마 미호를 향해 갈 수가 없지요. 미호곁에 있으면 미호가 죽을 테니까요. 대웅이와 함께 있고 싶다는 미호의 소원이 미호가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마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고, 그것때문에 미호가 죽어간다고 하니, 대웅은 미호에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미호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에요.
정말 미호의 마음은 대웅이 바랐던대로 상처로 갈기갈기 찢어집니다. 사랑하는 대웅이의 입에서 괴물로 보인다는 말을 들었으니, 악플이 천만번 해도 한번도 신경쓰이지 않은 미호였는데, 세상이 무너진 듯 슬픈 미호입니다. 지금까지 미호의 눈물 중 가장 슬프고 아픈 여우비였어요.

그렇게 한달이 지나고, 대웅은 중국에서의 영화촬영을 끝내고 돌아왔지요. 미호가 없는 집, 동주선생의 복덩이 동물병원도 이미 옮겨 버린 상태입니다. 미호가 동주선생 옆에 있으면 적어도 죽지는 않을 거라는 말에 미호를 보내준 대웅, 미호가 사는 것만으로 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에요. 세상은 텅빈 허전하고 무엇보다 미호가 눈에 아른거리고, 그리워 미칠 지경인 대웅이지요. 중국에서 바쁜 촬영일정 속에서 미호를 잊어 버리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아니 그리움과 미호에게 상처준 것에 미안함에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지, 얼굴이 반쪽이 돼버린 대웅이네요.
미호 역시 잘 지낸것 같지는 않아 보여요. 길가다 설문조사에 응하는 것을 보니, 이름도 까먹고 말이지요. 박선주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었던 미호, 동주선생을 따라 일본으로 간 것은 아니었나 봐요.
자 그럼, 미호는 대웅이 없는 한달동안 어떤 변화를 거쳤을까 한번 상상해 볼까요? 45일이 남은 날, 미호의 꼬리는 또 하나가 없어졌지요. 대웅이는 미호가 죽는다는 동주선생의 말에 미호의 꼬리가 더 이상 없어지지 않길 바랐지만, 미호는 사람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신나했지요. 미호에게 꼬리가 남아있는 한 미호는 영원히 완전한 사람이 될 수는 없을테니까요.
여기에서 저는 희망적인 해피엔딩의 복선을 찾았어요. 미호가 사람이 되지 못하면 이 드라마의 해피엔딩은 아마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요. 동주선생이 말한대로 반인반요의 상태로 살아가는 것은 미호가 원하지 않는 또 다른 괴물의 모습일테고 말이지요. 미호는 인간이 되기 위해 무한의 삶을 포기하고 기껏해야 50년, 아니 50일이라도 유한의 시간을 선택했지요. 미호에게 50년이 되었든 50일이 되었든 시간이라는 의미는 대웅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의미하지요.

동주선생이 모르고 있는 것이 있어요. 인간의 기가 가진 힘을 그는 알 수가 없지요. 그리고 동주선생이 알지 못한 것이 또 하나 있지요. 동주선생은 인간의 사랑을 깨지기 쉬운 환상이라고 생각해 버렸다는 것이지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고, 안보이면 쉽게 다른 사랑으로 채워버리는, 배반과 배신이 쉬운 것이 인간의 마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길달을 배신한 인간으로 인해 동주선생은 인간의 사랑을 믿지 못하고, 환상이라고만 생각하게 했지요. 그런데 눈 앞에서 대웅이 자신의 목숨을 아랑곳하지 않고, 미호에게 구슬을 전해주는 것을 보고 적잖은 충격에 빠집니다. 동주선생이 공항에서 눈물을 보인 것은 의아하게 생각했었다고 했지요. 처음에는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따위에게 자신이 졌다는 생각에, 혹은 남모르게 미호를 좋아하는 마음에 상처를 입고 패배감에 흘린 눈물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러다가 동주선생이 천년동안 후회하고 있는 길달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동주선생이 흘린 눈물이 그런 의미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동주선생이 흘린 눈물은 길달에 대한 가여움때문이었다는 생각으로 연결되었어요. 길달이 저런 인간을 사랑했다면, 자기 손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소멸시키는 일은 하지 않았을텐데, 그리했더라면 지금까지 길달을 죽인 죄책감으로 후회하지 않았을텐데 하는 마음 말이지요. 
그래서 동주선생에게 미호의 삶에 대한 희망도 걸어봅니다. 자신이 사랑한 길달은 인간의 배신으로 죽어야 했지만, 길달을 닮은 미호에게는 그런 실수를 하지 말자라는 생각 말이지요. 동주선생은 대웅의 사랑을 보며, 길달이 그렇게도 원했던 영원히 변하지 않은 사랑도 있다는 것을 보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동주선생이 미호와 대웅이 둘 다 살리는 방법을 찾아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길달에 대한 속죄의 마음으로 두 사람을 살리는 길이 자신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해도, 왠지 기꺼이 해줄 것 같은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저는 미호가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생각에 90%의 확신을 가지고 있어요. 88일이 지난 지금 아마도 미호의 꼬리는 딱 한 개가 남아있을 거예요. 인간이 되기 위한 마지막 죽음을 한번만 남기고 있는 셈이지요. 반인반요 동주선생의 피는 미호의 몸속에서 인간의 기와 구미호의 기를 섞어주는 역할을 할 수가 없었어요. 인간이 대웅이의 기, 사랑의 기가 구미호의 기도 동주선생의 피의 능력도 무찌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여기에 미호가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은 촉매제 역할을 했을 거고 말이지요.
미호는 대웅이가 자신이 괴물로 보인다는 말에 상처를 받았고 아팠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대웅이가 살고 있는 인간 세상에 함께 있다는 것으로, 대웅이를 기억하는 자신의 마음만 있으면 그것으로 상관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미호는 자신이 죽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받아들이려고 마음 먹었지요. 대웅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이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미호에게 삶은 의미가 없어졌어요. 대웅이와 함께 했던 추억과 시간만이 중요했던 미호였고, 대웅이와 함께 하지 못할 인간세상은 미호에게 중요하지 않아요. 미호가 사람이 되는 것마저도 말이지요. 대웅이가 미호를 위해 죽음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 마음만으로 미호는 행복했지요. 미호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 사람이 아니어도 대웅이 자신을 사랑했으니까요.
미호는 반인반요로 동주선생처럼 천년만년 무한한 삶을 선택하려는 의지는 없어요. 50일을 살다 죽더라도 사람으로 죽고 싶고, 단 하루를 사랑하더라도 사람으로 대웅의 곁에서 사랑하고 지켜보고 싶어하지요. 그 마음이 대웅의 기와 함께 동주선생의 피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는 것이지요. 즉 반인반요가 될 수 있는 구미호의 기와 인간 대웅이의 기가 섞인느 것을 거부하고 있는 거예요. 미호는 죽더라도 대웅이와 같은 사람으로 죽고 싶을 뿐이에요. 반인반요로 무한한 시간을 사는 것은 미호에게는 고통스러운 시간일 뿐이에요. 대웅이와 함께 할 수 없으니까요. 대웅이 싫다는 괴물로 사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미호는 사람으로 죽는 길을 선택한 것이지요. 대웅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미호에게는 미호가 대웅이를 사랑했다는 것만이 중요합니다. 그것만 기억하고 싶어합니다.
구미호가 아닌 사람으로 죽음을 선택한 미호는 대웅이 중국에 가있는 동안 아마 세번의 죽음을 겪었을 겁니다. 하나 남은 꼬리가 없어지면 미호는 동주선생의 말처럼 사라지겠지만, 미호가 선택한 것은 결국 인간이었던 것이지요. 미호는 동주선생처럼 무한한 삶을 사는 반인반요가 아닌,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 박선주를 택한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홍자매의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착한 미호, 세상의 때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무공해 미호를 그냥 죽게 하지는 않겠지요. 대웅이가 한국에 돌아왔으니 미호와 다음회 어떤 식으로든 재회를 하겠지요. 저는 마지막 선물을 동주선생이 중요한 비밀을 흘려줄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지난 글에서도 썼듯이 짝짓기를 통해 인간의 기를 받아들이면, 구미호가 완전한 인간이 될 수 있다는 비밀을 들려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물론 낯뜨겁게 대웅이나 미호에게 직접 말해줄 것 같지는 않고, 혜인에게 알려주지 않을까 싶어요.
미처 채우지 못했던 인간의 기를 받은 미호는 마지막 꼬리가 없어짐과 동시에 사람으로, 진짜 완벽한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지요. 박선주라는 동주선생이 준 이름으로 대웅이랑 귀밑머리 파뿌리될 때까지만 말이지요. 할아버지가 오매불망 기다리는 손주 손녀들 연필 한다스 정도는 낳아가면서 말이지요. 해피엔딩에 대한 강한 열망으로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폈는데, 미호가 꼭 사람이 되었으면 싶네요. 어느 날 마른 하늘에서 여우비가 내리면 그게 미호의 눈물은 아니었으면 싶어요.
또 하나의 복선은 동주 선생이 지니고 있는 의문의 칼이에요. 여태껏 길달을 죽이는 회상씬에서만 등장했던 칼이 한번은 폼나게 사용되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 칼이 미호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미호에게 남은 마지막 여우꼬리를 소멸시킬 것 같아요. 동주선생은 천년이 지난 지금에도 인간과의 사랑을 이해하지도, 믿지도 못했지요. 하지만 대웅과 미호처럼 목숨을 내놓는 사랑도 있음을 알게 됩니다. 길달이 왜 목숨을 내놓고도 그 사랑을 버리지 못했는지도요. 사랑은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든지, 정체가 무엇이든지 중요하지 않아요. 그저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은 것이니까요. 대웅이와 미호처럼 말이지요. 그래서 미호의 마지막 꼬리와 여우의 기를 동주선생의 칼로 소멸 시켜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미호는 완전한 인간이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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