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11.17 '역전의 여왕' 내겐 너무나 특별했던 목부장(김창완)의 눈물 (19)
  2. 2010.10.19 '역전의 여왕' 여왕의 귀환, 노련한 김남주의 변신 (15)
2010. 11. 17. 16:05




김남주, 정준호, 박시후의 출연과 공전의 히트를 쳤던 내조의 여왕 작가의 후속작이라는 기대감에 첫회부터 지금까지 역전의 여왕을 봐왔어요. 당시에는 성균관 스캔들에 파김치가 되도록 빠져있었기에, 시간적으로 역전의 여왕 리뷰글을 꾸준히 올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4회 목영철(김창완)부장이 캐나다에 두 아이와 아내를 유학보낸 기러기 아빠라는 사실을 알고는 심한 몸살을 앓았습니다. 목부장은 월 350만원을 캐나다로 송금하고, 목부장 자신은 30만원짜리 지하 월세를 살고 있는 기러기 아빠입니다. 기러기 아빠의 씁쓸한 사연들은 간간히 기사들을 통해 접하기도 했지만, 목부장의 사연이 저를 목에 걸린 가시처럼 쑤셔대더군요.
어느 직장인인들 퇴직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없겠지요. 이제 갓 입사한 신입사원부터 안정적인 생활을 할 것 같은 고위간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어딘가로 출근할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느끼게도 하는 곳이 직장입니다. 때려치고 싶을 때도 많겠지만, 한달에 한번은 꼭 행복함을 느끼는 곳이기도 합니다.
역전의 여왕 목영철부장에게도 직장은 절대로 나가서는 안되는 곳입니다. 유학보낸 아이들 학비와 생활비를 몇년은 더 보내야 합니다. 부하직원들의 치부까지 고자질하는 소심하고 쪼잔한 모습까지 보이면서도, 짤리면 안되는 절박한 이유입니다. 누군들 절박하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내 목구멍의 포도청이 우선이겠지요. 구조조정이라는 잔인한 칼바람 앞에서는, 비굴도 비열함도 감수해야 하는 것이 '을'의 입장인 직장인의 비애겠지요.
목부장도 구조조정 칼바람을 피하지는 못합니다. "어차피 짜르겠다고 작정한 것, 더러워서 내 발로 나가겠다"고 희망퇴직서에 서명을 했지요. 그날 밤 집에 돌아 온 목부장은 딸 은서에게 장기 휴가를 받았다고, 곧 캐나다로 가겠다고 전화를 걸지요. 그때까지만 해도 죽으라는 법은 없겠지, 어떻게든 살아가겠지 라는 생각을 했던 목부장이었지요. 전화통화 중 건강검진결과 우편물을 보고 자신이 간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죽으라고 그에게 사형선고가 내린 것이지요. 목부장에게 최대한 허락된 시간이 6개월입니다. 
목부장은 구조본부로 가서 희망퇴직을 철회하겠다고 사정을 하고, 특별기획팀으로 발령을 받게 되었지요. 아들같이 새파란 구조본부 직원에게 무릎까지 꿇으며, 한시적으로 팀을 운영하는 특별기획팀으로 보내 달라고 애원을 하는 장면을 보면서 정말 목이 메이더군요. 목부장은 죽기 전까지 퀸즈그룹에서 근무하며 산재보험금이라도 받아서 가족들에게 남겨주고 싶었던 것이지요.
목부장의 간암진행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습니다. 급속도로 피로감을 느끼고, 구토증세까지 겪고 있지요. 산행대회에도 중도에서 포기하고 내려올 정도로 고통도 심해지고 있고요. 봉준수가 빼낸 기획안때문에 목부장을 의심했던 황태희에게 간암에 걸린 사실을 들켜 버립니다. 때마침 걸려 온 딸 은서에게 회사에서 안보내준다며, 못가겠다고 거짓말을 하는 목부장, 밖에서 이를 듣고 있는 황태희는 망연자실 눈물을 쏟고 말지요. 전화를 끊은 목부장 역시 숨죽여 오열하고 말더군요.
글쎄요, 드라마에서는 목부장이 산재보험금을 받았으면 좋겠지만, 병을 속이고, 보험금을 받으려 했다는 것이 도덕적으로 법적으로 위배된다고 비판을 하실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문제는 여기서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복잡하고, 다만 제게는 너무나 특별했던 눈물로 여겨졌던 기러기 아빠 목부장의 눈물에 대해 말하고 싶어졌어요. 유학을 생각하는 분들께 유학생 엄마로서의 조언같은 것도 드리고 싶더군요.
가족이 함께 사는 것이 물론 가장 바람직한 가정의 모습이지만, 해외파견 근무가 이유가 되기도 하고, 이혼으로 인해, 혹은 드라마에서 처럼 유학사유로 가족들이 헤어져 살고 있는 경우도 많지요. 치솟은 환율로 기러기 아빠들의 허리가 휜다는 기사도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고, 기러기 아빠들이 돈벌어주는 기계가 되고 있다는 말이 틀린 말도 아니에요. 물론 모든 유학생 가정이 다 그렇다지는 않겠지요. 제 주변에서는 남편이 강요해서 유학을 보낸 기러기 엄마도 봤으니까요. 

목부장의 경우는 간암에 걸렸지만, 기러기 아빠들 대부분이 겪는 가장 큰 고통은 외로움과 우울증일 겁니다. 저희집의 경우도 아니라고는 말 할 수 없고요. 대개의 기러기 아빠들은 외국에 나가있는 가족들이 건강하고,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고 있다는 것에 위안을 받았다가, 또 이게 뭔짓인가 싶어 우울했다가, 아이들 미래를 생각해서 몇년만 참자라고 심지를 다잡기도 하고, 하루 하루 이런 감정이 반복되고 있을 겁니다. 기러기 아빠나 외국에 나와있는 기러기 엄마나 같은 마음이고요. 물론 가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기러기 엄마의 탈선과 기러기 아빠의 외도가 기사로 나오기도 하지만, 제 경우는 그런 분들보다는 잘 이겨내고 있는 기러기 가정들을 더 많이 봐와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학을 계획중인 분이나 기러기 엄마, 혹은 기러기 아빠가 함께 생각해봐야 할 몇가지 문제들을 말씀드리고 싶더군요. 우선, 유학이 요즘은 옵션이 아닌 필수라는 말까지 있다고 하는데, 유학을 트렌드처럼 여기고 무조건 따라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것입니다. 단기간이 되었든 장기간이 되었든, 경제적으로 꼼꼼히 따지고 고려를 해서 보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단기유학의 경우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뒷바라지를 하는 경우, 몇년만에 몇억은 우습게 나가 버립니다.

그리고 대개 어린 아이들의 경우는 본인의 의지보다는 부모의 교육열에 유학을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기어학유학의 경우가 되겠는데, 이런 경우는 짧게는 1년에서 3년이면 유학생활을 마치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문제가 되는 경우가 고학년이 유학을 온 케이스로, 이런 경우는 대부분 대학까지 염두한 유학이기 때문에, 특히 경제상황과 목부장의 경우처럼 장기 기러기 가정이 되는 문제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처음 한 두해는 자식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가도, 3년정도부터는 '미친 짓'과 '자식을 위해서라면' 두가지를 두고, 주기적으로 고민하면서 우울증도 나타나고, 가장 큰 문제는 아무래도 곁에서 챙겨주는 사람이 없으니, 건강에 적신호가 오게 됩니다. 자녀가 고학년인 경우는 부모의 생각보다는 아이가 외국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뚜렷한 목표와 의지가 있을 때 보내십시요. 아이가 공부할 의지가 없으면, 유학생활을 십중팔구 놀다가 가는 돈낭비 유학이 돼버릴 겁니다.  
기러기 아빠의 자살 뉴스나 가정이 파탄되었다는 기사를 읽으면, 외국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유학생 엄마들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습니다. 마치 죄인이 된 기분도 들고, 정말 복잡하고 착잡해집니다. 그런 기사가 뜨는 날이면 답답하고 안타까워서 한국엄마들끼리 전화통화를 하다가, 끝내는 눈물도 흘리고, 며칠동안 우울한 기분을 떨치기가 힘들기도 하고요. 기러기 아빠 목부장의 눈물을 보니, 저도 모르게 감정이 격해져서 울었는데요, 유학은 정말 신중하게, 가족들 모두가 충분히 고민을 하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기러기 아빠 목부장의 눈물장면은 김창완의 연기를 하지 않는 듯한 자연스런 연기도 좋았고, 입술을 깨물며 우는 황태희 김남주의 눈물연기도 좋았던 장면이었습니다. 눈물쏟은 시청자들도 많았을 것이고, 쓸데없이 유학은 왜 보내느냐는 욕도 했을 것 같더군요. 저도 같은 입장인데도 순간 처지를 잊어버리고, '그러게 가족들이 함께 사는 것만큼 중요한게 뭐라고...'라며 뇌까리고 있는 제자신을 보고는, 그냥 미안함과 안쓰러움에 대성통곡을 하고 말았습니다. 순간 한국에 있는 남편과 가족들이 생각나고, 캐나다에서의 6년이라는 시간동안 힘들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가서, 아마 한시간 정도는 계속 울었나 봅니다.
제가 기러기 엄마였기때문에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그렇게 눈믈을 흘렸는지 모르겠지만, 기러기 엄마이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대한민국에서 아빠라는 이름으로, 가장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남편들의 어깨에 짊어진 무거운 짐때문에 울었어요.  
목부장과 황태희의 대화가 송곳처럼 가슴을 파고 들면서 아프게 하더군요. "아빠 얼굴, 남편 얼굴 보고 싶을 거예요. 원망 들을 거예요" 라고 살아있는 동안이라도 가족과 함께 지내라는 말에, 목부장의 대답은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슬프다 못해 대못으로 가슴을 탕탕 치는 듯했어요. "얼굴 더 보면 뭐해. 우리 마누라 밥하고 애들 뒷바라지 하는 것 밖에는 할 줄 아는게 없어. 나 죽으면 뭐 먹고 살라고... 산재보험금이라도 받아서 애들 대학가고 시집 장가 갈 수 있게는 해줘야지" .
그냥 멍하니 황태희의 입장과 목부장의 입장이 되어서 제가 그 상황이라면 어떤 말을 할까 생각해 봤습니다. 저 역시 황태희였다면 하루라도 더 가족들과 생활하라고 했을 것 같아요.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이 얼마나 자책감에 시달릴까 싶어서요. 무엇보다 평시에도 가족이 함께 사는 것이 가장 좋은 모습일텐데, 더구나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한부 인생이니, 가족들과 하루라도 더 함께 있어야 겠지요.
그런데 목부장의 입장에서는 또 목부장의 말처럼, 저도 어쩌면 산재보험금이라도 남겨주기 위해 회사에 남는 것을 택하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드라마에서는 산재보험금때문에 회사에 남는 것으로 설정을 했지만, 해고 상황이 아니었어도, 한달이라도 월급을 더 받기 위해 병을 숨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장사를 했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고요. 가장이라는 무게,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아버지라는 숙명의 무게를 더 크게 두지 않았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기러기 아빠 목부장의 눈물을 단순히 가슴아프고, 안타깝다는 감상평으로 끝내 버리고 싶지는 않은 장면이었습니다. 이 땅의 모든 아버지, 가장의 눈물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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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9
  1. 비춤 2010.11.17 16:4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기러기로 대표되는 우리시대 장년의 고독이 안타깝습니다
    자기 자신만을 위해 쇼핑하고 즐겨본 적이 있는지… 죽음을 앞두고도 가족을 위해 산재보험을 생각해야 하는 부심이 가슴시리게 하네요..

  2. Hwoarang 2010.11.17 18:07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그들의 모습에... 말이죠. 그렇기에 아버지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가장인 것 같고요..ㅠㅠ

  3. 2010.11.17 18:3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Naturis 2010.11.17 20:0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를 잠깐 봤지만... 이런 모습의 남자는 정말 아닌것 같아요.. 너무 불쌍하네요..

  5. 야옹서가 2010.11.17 21:0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래도 그 시간은 가족과 함께 보내야하지 않을까요? 가족들 마음에 한으로 남을 것 같아요.
    김창완 아저씨는 이제 가수뿐만 아니라 연기자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네요..

  6. 돈쥬찌 2010.11.17 21:2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에휴,.. 저상황이라면 가족과 함께해야지 ㅠㅠ 일이 뭐라구 ㅠㅠ

    정말 안쓰럽네요 ...

  7. Shain 2010.11.17 22:3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웃기는 드라마 이면에 이런 슬픈 이야기가 깔려 있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가 봅니다..

  8. kangdante 2010.11.18 07:25 address edit & del reply

    시간이 맞질 않아 보지는 못하지만
    직장인의 슬픔이 엿보이는 드라마군요?..

  9. femke 2010.11.18 08:2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 드라마 전 한 번도 본적이 없네요.ㅎ
    초록누리님 글 잘 읽고 갑니다.
    시크릿 가든도 넘 잘 읽었습니다.

  10. 아이엠피터 2010.11.18 08:5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오늘도 힘들게 살아가고
    자신을 버리고 가족을 위해 애쓰는 그들에게
    조용히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11. 신기한별 2010.11.18 09: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김창완씨가 내조의 여왕에 이어서 역전의 여왕에서도 나오는군요.

  12. 카타리나^^ 2010.11.18 09:4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훔...그렇군요
    현실적으론 받기 힘들듯도한데..

  13. ㅇiㅇrrㄱi 2010.11.18 10: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지난번의 악역(?)에 이어 이번엔 색다른 역을 맡았네요. 지켜보는 사람은 암 진단이 사실이 아니었음 했는데... 그냥 그대로 진행되나보군요. 가끔은... 드라마는 비현실적이어도 행복하게 매듭지어졌음 하는 바램이 있답니다. 현실이 이리 팍팍하니 드라마까지 굳이 그럴 필요야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14. 2010.11.18 10:0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5. 무릉도원 2010.11.18 10:22 address edit & del reply

    늘 느끼는 것이지만 김창완씨는 가수보다 연기를 더 잘하는 것 같습니다...
    극속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 같아 참 좋아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행복한 하루 되세요 초록누리님..*^*

    • 사자비 2010.11.18 10:30 신고 address edit & del

      김창완씨는 탁월한 무엇보다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나이대에 특정 케릭터를 잘 표현하시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김창완씨가 평점한 인생을 산건 아니었고, 또한 멋진 음악을 만들며 보낸 삶의 내공 또한 있어서 더욱 케릭터를 잘 살리는것 같아요.

  16. 사자비 2010.11.18 10: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가장이 되어 보지 않는 이상 체감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이런 장면을 통해 조금이나마 그 의미를 되새겨 보는 분들이 많길 바래요

  17. 건강천사 2010.11.18 14:43 address edit & del reply

    가족의 울타리 되시는 부모님의 자리가 정말 위대해 보입니다.
    이렇게 드라마로 보는 장면에도 참 힘겹고 어렵네요.
    어떤 선택이든 가족이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고,
    자기에 대한 사랑도 계속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이웃님들 모두 항상 건강하세요 :)

  18. 뻘쭘곰 2010.11.19 08:1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에고.. 드마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찡하네요..
    가족들을 위해 희생하시는 아버지의 모습...
    교육도 좋지만 다같이 함께하면 좋을텐데요....
    김창완씨는 악역도 어울리지만 선한 역활도 잘 어울리는것 같습니다.

2010. 10. 19. 07:35




내조의 여왕 시즌 2라 할 수 있을 역전의 여왕이 첫방송 되었는데요, 김남주를 제외하고는 대폭 물갈이를 했다는 것 외에는 전작의 틀에서 크게 변화한 것은 없었습니다. 달라졌다면 내조의 여왕이 커리어우먼으로 변신해 회사라는 전쟁터로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김남주, 정준호, 박시후, 채정안, 하유미 등 캐릭터 강한 연기파 배우들과 박정수, 유지인, 김용건 중견연기자들의 포진은 드마마를 한층 맛깔스럽게 버무려 줄 것이라 기대가 큽니다. 역전의 여왕 첫회를 보니 내조의 여왕과 마찬가지로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로맨틱 코미디로 방향을 잡은 듯 보입니다.
내조의 여왕에서의 김남주의 무식어록이 화제가 되었을 정도로 박지은 작가의 톡톡 튀는 대사가 재미있었는데요, 첫회부터 화제가 될만한 대사들이 터져 나오더군요. 아직도 기억에 남는 "나 토사구땡 당했어". "카드 마그네슘이 손상되었나봐", "이거 완전 설상가상(금상첨화)이잖아", "나침반(주사위)은 던져졌는데", "군대일학(군계일학)", "인생사 다홍치마(새옹지마)" 등 무식어록의 계보를 새롭게 이을 황태희의 독설어록이 벌써부터 기대되는데오, 첫회 무식어록에 비하면 강도는 약했지만, 황태희의 성격을 보여 주기 위해 선덕여왕 미실의 대사를 인용하는 재치를 담아내기도 했지요. "미실이 그랬대며? 사람은 실수할 수 있다고. 하지만 내 사람은 안된다고... 나도 그 여자 말에 절대 동감이야"라는 대사를 들으니, 황태희의 직장생활의 난관에서 무시무시한 독설들이 품어져 나올 것 같은데, 작가의 재치넘치는 불이익에 대한 일갈이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황태희라는 인물은 서른 세살의 능력있는 노처녀 기회개발실 팀장, 이른바 인사권의 실세인 한송이 상무(하유미)의 줄을 잡고 승승장구하는 커리어 우먼입니다. 빡빡하고 깐깐한 성격때문에 부하직원들에게는 인기없는 소위 직장내 '왕따상사'지요. 그런 그녀에게 새로 들어 온 신입사원 봉준수(정준호)의 광채나는 외모에 콩깍지가 씌워지고, 봉준수를 잡기 위한 노처녀의 솔로탈출 작전이 시작되지요. 서울에 아파트 한채를 소유하고 있으며, 통장 열 두어개를 가진 능력있는 커리어우먼이라는 외적조건은 가진 것 없는 봉준수의 눈에는 잘 잡으면 아내 덕에 편하게 먹고 살겠다는 좋은 결혼조건입니다.
사시, 행시,외시, 공무원시험까지 국가고시는 다 준비했던 봉준수는 사귀던 애인 백여진(채정안)에게 채이고, 보란 듯이 같은 회사에 취직해서 소심한 복수를 해줄 요량이었지만, 노처녀 팀장 황태희의 구애에 넘어가게 됩니다. 황태희의 조건이 좋았던 이유도 있지만, 봉준수에게 황태희는 자신의 헌신을 요구했던 과거의 여자친구들과 달리 황태희의 헌신적인 모습이 좋았지요. 일부러 두 번씩이나 점심을 먹고, 가진 것 없고 내세울 것 없는 자신을 조건없이 좋다고 해주는 여자가 처음이었던 봉준수는 양가의 어머니의 반대에도 노처녀 황태희와 결혼을 단행하지요. 사실 두 사람의 결혼과정이 너무 급진전되어, 옥의 티였습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사무실에 출근한 사내커플 황태희 봉준수 부부는 황당한 인사에 당황하게 되지요. 황태희의 든든한 빽이었던 한상무(하유미)가 그야말로 황태희를 토사구팽해 버렸던 게지요. 노처녀 히스테리의 결정판 한상무가 새로 발탁한 충견은 봉준수의 옛애인 백여진(채정안)입니다. 옛애인 봉준수에게 구애를 하는 황태희에 대한 질투와 봉준수에 대한 미련으로 백여진이 한상무와 황태희 사이를 이간질하고, 황태희를 괴롭히기로 작정한 듯 보이더군요. 가지기는 싫고 남주기는 아까웠던 봉준수를 뺏기고 나니, 자존심도 상하고, 봉준수와의 과거 사랑도 새록새록 아쉬운 백여진, 아무래도 시시콜콜 황태희를 걸고 넘어질 밉상 캐릭터가 될 듯합니다. 게다가 황태희의 팀장자리까지 꿰차고 앉았으니 말입니다. 
첫회, 스피디한 전개는 돋보였지만, 황태희와 봉준수의 결혼이 너무 빠르게 진행된 감이 없지 않아 있네요. 혼기 지난 노처녀의 결혼이라고 하지만, 황태희라는 깐깐하고 도도한 여자가 너무 쉽게 결혼을 결정하는 모습은 성급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황태희는 결혼을 하고 싶다는 탈노처녀 심리로, 봉준수의 경우는 황태희의 조건에 혹해 결혼했다는 인상도 크거든요. 결혼의 형태야 열렬히 결혼해서 사랑한 커플도 있고, 조건을 따져 결혼하는 경우도 있지만, 번개불에 콩볶아 먹듯 치른 결혼이라, 결혼전 두 사람이 진실한 사랑을 키우는 과정이나 계기가 좀더 디테일하게 묘사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봉준수라는 캐릭터는 아직 다 파악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지만, 내조의 여왕에서의 온달수와 비슷하지 않나 싶더군요. 소심하고 능력은 있어 보이기도 하고,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뜨뜨 미지근한 성격이라는 의미지요. 매달리는 백여진을 뿌리치는 모습에서는 뜨거운 사랑보다는 편안한 사랑을 택한다는 말로 정신적, 경제적 조건을 따지는 남자같아 보이기도 하고요.
강렬한 인상으로 드라마에 등장할 때마다 파격적인 변신을 보여주는 하유미는 물귀신 같은 노처녀의 성격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싱글녀의 고독을 부하직원에게 까지 동지의식으로 강압하는 성공한 노처녀, 결혼은 그녀를 배신하는 행위로 보는 싸이코같은 성격도 있지만, 결혼한 여성에게 질투심도 상당히 강한 인물입니다. 결혼한 여성은 성공할 수 없다는 식으로 성공에 대해 위안을 삼고 있기도 하지만, 독신주의자라기 보다는 결혼을 못한 노처녀 같아 보이더군요. 드라마가 전개되면서 하유미의 캐릭터 변화도 상당히 기대되고 흥미롭습니다. 이런 캐릭터가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는 속담이 떠오르는 캐릭터라서 말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가장 기다리고 있는 배우는 박시후인데요. 서변앓이로 인기가 하늘을 찔렀던 박시후가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궁금해서 말이지요. 아무래도 시즌드라마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전작에서의 태봉씨와 비교가 될 듯도 한데, 태봉씨의 인기몰이를 박시후가 이어가게 될 지 또한 기대가 됩니다. 저는 100% 확신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첫회부터 시선을 뗄 수 없게 한 배우는 역시 황태희 역의 김남주였습니다. 김남주의 노련미 느껴지는 코믹과 정극 사이의 균형감각이 돋보였는데, 사무실에서 부하직원들을 잡는 모습에서는 사무적이고, 깐깐한 직장상사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한눈에 꽂힌 봉준수를 꼬시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위의 내숭을 섞어가며 과장되지 않은 코믹연기를 보여 주더군요. 포장마차에서 봉준수에게 신세타령을 하는 모습에서는 황태희의 감춰진 진짜 모습을 보여 주기도 했고 말이지요.
"난 참 궁금해, 학교다닐때는 공부열심히 했고, 기쓰고 취직했고, 독하다 욕먹으며 일했는데 우리 팀 왕따, 친구들한테는 인생 뒤쳐지는 애, 엄마에게는 창피한 딸"이라고 독백처럼 주절거리는 황태희, 아마 봉준수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이때였지 싶더군요. 물론 봉준수와 함께 있고 싶어 밥을 두 그릇씩이나 먹었다는 말에 감동도 받은 모습이었지만, 직장상사가 아닌 황태희에게 연민같은 것도 느꼈을 듯 싶어요.  
김남주가 첫회부터 강단있는 카리스마와 내숭연기로 코믹과 정극의 적절한 균형을 잡아주며 종횡무진 활약을 했는데요, 내조의 여왕 천지애와 판박이가 되지는 않을까 우려했는데, 억척스런 아줌마 천지애는 없고, 노처녀 황태희의 캐릭터가 더드라져 보였어요. 비슷할 수도 있을 캐릭터를 직장여성이라는 컨셉으로 변신한 김남주의 노련한 연기력이겠지요. 김남주를 내세운 역전의 여왕이 월화드라마의 주도권을 잡을 지, 그녀가 또 하나의 여왕 타이틀을 거머쥐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본격적으로 직장 여성들의 질투와 암투, 경쟁을 보여줄 역전의 여왕, 다만 한가지 캐릭터를 설정함에 있어, 노처녀로 성공한 직장여성 한상무나 황태희가 사적인 감정으로 부하를 다루는 모습은 억지스러운 감이 없지않아 있었습니다. 롤모델이 될 수도 있을 성공한 직장 여성들을 사적인 감정으로 질투하고 응징하는 모습은, 단지 캐릭터의 일부인 것은 이해하지만, 같은 여성으로서 공감가지 않는 설정이었습니다. 커리어 우먼을 직장 내에서의 직급의 정도로 구분하고 있는 모습은 설득력과 공감을 얻기에는 억지스러운 감이 있더군요.

능력과 직급이 비례하느냐, 줄타기와 직급이 비례하느냐의 싸움을 보여줄 황태희의 역전극, 직장 여성의 애환과 일에 대한 열정, 부당한 대우, 처우 문제등을 드라마를 통해 얼마나 속시원히 보여줄 지도 기대는데요, 막장 설정이 없다는 점이 일단은 마음에 드네요. 천지애를 버리고 황태희로 돌아온 여왕 김남주, 남편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제는 자신을 위한 싸움입니다. 직장 여성의 일과 사랑, 가정, 성공을 위한 열정을 김남주의 좋은 연기가 기대됩니다.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다소 능글거리고 코믹하게 변신할 거라는 박시후의 새로운 변신도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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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15
  1. 2010.10.19 07:5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Shain 2010.10.19 08: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실제로는 회사에서 한상무나 황태희처럼 행동하면 타겟이 되어 제일 먼저 짤리기 딱 좋죠
    코미디 로맨틱 드라마라 그런지 ^^ 그런 저런 아슬아슬함을 잘 살린거 같네요
    전 애인과 근무하는 봉준수는 또 헤매게 생겼군요

  3. 하늘엔별 2010.10.19 08: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한때는 김남주가 비호감이었는데, 이젠 저도 김남주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노력하면 사람에 대한 인식도 바뀌게 되나 봅니다. ^^

  4. 2010.10.19 08:2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5. 카타리나^^ 2010.10.19 08:3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앗...성스때문에 이건 생각도 못하고 ㅋㅋ

  6. 아이엠피터 2010.10.19 09: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예고편은 보고 잼있다고 생각했는데
    본방사수를 몬해서.재방이라도 꼭 봐야겠어요

  7. 소박한 독서가 2010.10.19 09:4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안녕하세요?
    프로는 못봤고..김남주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리..ㅎ
    자주 들리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구요~^^

  8. 건강천사 2010.10.19 09:50 address edit & del reply

    다시 한 번 기대해 볼 만한 드라마가 나온것 같네요.
    김남주씨의 독특한 매력이 살아움직일수록 여성팬의 확고한 자리매김 상상이 가는데요~
    초록누리님의 리뷰로 착실히 만나고 싶네요~ ㅋ

  9. ♡ 아로마 ♡ 2010.10.19 10:1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에고...
    전 박시후때문에 이거 봐야 하는데 ㅜㅜ
    한동안은 재방 봐야 겠어요 ;;
    성스 끝나면 ㅎㅎ

  10. 2010.10.19 10:2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1. 오븟한여인 2010.10.19 10:3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못볼뻔했는데야구중계로늦게 햇더군요,
    김남주의매력과 김준호의 얼렁뚱땅란맛...
    재미잇을듯합니다.

  12. 니자드 2010.10.19 10:4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약간은 내조의 여왕 속편인것 같은 느낌이 나지만 김남주의 매력이 빛을 발할 수 있을 지 봐여 할 듯 싶습니다. 요즘 드라마 정말 볼게 많네요^^;;

  13. ♣에버그린♣ 2010.10.19 10: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김남주 점점 좋아진다는^^

  14. 제로드™ 2010.10.19 11: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내조의 여왕 후속격이었군요. 그래서 회사이름도 퀸즈로 똑같구.... 첫회부터 꼼꼼한 분석 잘 보았습니다~

  15. 베짱이세실 2010.10.21 05:0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월화엔 성스 보다 이거 보다 할 듯. ^^; 저도 첫회 봤는데 퐁 빠져 버리던데요. 내조의 여왕, 재미있게 봤었거든요. 그런데 하유미씨 얼굴 보고 깜짝 놀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