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01.27 '싸인' 미군 총기사건과 일본 백골사체, 왜 나왔나? (18)
  2. 2011.01.21 '싸인' 소름끼친 살인마의 미소와 망치 박신양, 어이쿠 깜짝이야 (29)
  3. 2009.08.22 '혼' 진짜 공포는 이제부터 시작된다. (35)
2011. 1. 27. 15:06




싸인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간담을 서늘케 하는 드라마입니다. 연쇄살인범을 쫓는 과정에서의 스릴넘치는 연출기법도 긴장감이 크지만, 건드리는 사건들이 너무나 굵직한 이슈들이었기에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흥미를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싸인 7회를 보면서 가슴이 쪼그라는 불안감을 느꼈던 이유는 드라마에서 정치적으로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사건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이 느꼈던 과거사, 그리고 현대사의 국가간 불평등에 대한 답답함을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해소시켜줄 지는 의문이지만, 드라마에서 다루기에 위험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과감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참 매력적입니다. 그래서 겁이 더 나기도 합니다. 
이명한과 대권주자 강준혁 의원의 거래선으로 그 범위를 촉소하기는 했지만, 이번 미군총기 살해사건과 일본에서 발견된 한국인 백골사체는 핵폭탄급 사건임에는 분명합니다. 한미일 3자회동을 앞둔 민감한 시기라는 말로 가상 시나리오라는 장치는 깔았지만, 3자회동보다는 주한미군 지위협정인 SOFA와 일본의 과거사 청산이라는 문제와 직결돼 있는 중요한 사안들입니다. 몇부의 에피소드로 대미감정, 대일감정과 정치적 이해타산을 깊게 다룰 지는 의문이지만, 소름끼치게 흥미로운 소재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의 카타르시스가 싸인의 승부수가 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대물이 넘지 못했던 장벽과 다시 마주한 싸인, 정치권의 후각이 이 드라마에 안테나망을 뻗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라게 되네요. 장항준 감독이 연출 일선에서 물러나 대본 집필에 몰두하겠다는 것이, 부디 외압에 의한 것이 아니기만을 바랍니다. 
미군이 쏜 총에 맞고 죽은 조폭의 죽음을 조폭간의 싸움으로 인한 사망으로 조작해 달라는 대권주자 강준혁 의원, 권력과 야합하는 이명한 국과수 원장과 과학적 진실만을 정의로 삼는 윤지훈 법의관의 싸움은, 단순히 국과수를 중심으로 한 정의 싸움만에 의미가 있지 않습니다. 미군 범죄에 대해 소심할 수밖에 없는 정치권(이명한)과 자국민을 보호하지 않는 법과 국가의 무력함에 분노하는 여론(민심-윤지훈)간의 대립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국가간의 민감한 사안을, 드라마에서 살인사건으로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것은 한국드라마 소재의 일보진전을 의미합니다.
미군 총기사건을 보면서 떠올린 사건이 두가지였습니다, 2002년 미군장갑차에 깔려 희생된 미선, 효순이 사건과 2~3년전으로 기억되는데, 동두천에서 술에 취한 미군이 총기로 민간인을 위협했던 사건이었습니다. 효순이 미선이 사건 당사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네, 장갑차 운전병들은 아시다시피 우리 법정에 세우지도 못했고, 미군법정에서 무죄를 받고, 미국으로 데리고 가버렸습니다. 한국 국내법보다 SOFA규정이 우위였습니다.
동두천에서 주한미국이 시민을 총기로 위협하고 폭행했던 사건, 기억나실 겁니다. 이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미군의 거부로 증거물인 총기도 압수하지 않고 돌려 보내 버렸습니다. 폭행을 당한 피해자와 목격자도 있었던 명백한 범죄사실에도 구속수사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국민들은 장갑차 사건을 다시 떠올리며 분개했지만, 미군은 자국으로 소환돼 버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다지 성공적인 작품이었다는 평은 듣지 않았지만, 송중기, 장근석이 나왔던 이태원 살인사건도 연상이 되더군요. 이태원 살인사건은 1997년 이태원 햄버거 가게에서 대학생이 의문사했던 실화를 영화로 만들었던 작품입니다. 제가 영화는 보지 못하고 영화평만 봐서 정확한 내용은 알지 못하지만, 여튼 미군과 관련되었던 씁쓸한 사건들이 떠오르더군요.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범죄에 미군이 개입이 되어있으면, 그동안 어떤 일이 벌어져 왔습니까? 조기에 수습하거나 은폐되기도 했고, 미군장갑차 사건의 미군은 본국으로 소환되어 버렸습니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것도 아니고, 분노와 황당함과 망연자실까지 느끼고, 힘없는 나라라는 허탈감에 치를 떨며 분을 삭혀야 했습니다. 촛불을 들어도 소용없었고,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 정밀 재검사에 착수하겠다는 말만 반복해서 들어야 했고, 수사결과가 나오면,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혹은 주한미연합 사령관의 "유감스런 일이다. 한국민에게 사과한다"는 브리핑만을 들어야 했습니다. 이것이 불공정 SOFA규정에 항변도 제대로 못하는 우리의 현주소인 것입니다.
일본은 어떻습니까? 아침에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점심에는 신사참배를, 저녁에는 욱일승천기를 들고 거리를 쏘다니는 나라가 일본입니다. 대일무역 협박을 서슴지 않고, 시시때때로 독도가 지네 땅이라고 심심하면 실언을 해대는 나라지요. 종군위안부의 시위 앞에서도 헤죽거리면서 웃고 지나가는 뻔뻔한 놈들이고, 오히려 한국의 근대화를 앞당겼다며, 철도랑 도로를 깔아줬다고 위세를 떠는 나라가 일본입니다.
드라마 싸인을 보며 소름이 끼치도록 무섭더군요. 과연 이 사건을 드라마로서 잘 풀어갈 수 있을까? 또다시 국민들을(시청자) 허탈감과 분노를 주게 할 것인가 싶어서 말이지요. 이 사건은 드라마 싸인에서 이명한을 무너뜨리기 위한 매우 중요한 연결고리입니다. 싸인을 정치적으로 풀어가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가지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훌륭한 전개이며 접근방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정치는 많은 경우, 특히 대외관계에서 국민들의 분노했던 마음을 달래주지 못했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눈치를 봐야 했기 때문입니다. 까놓고 그들의 힘이 세기 때문이죠. 대한민국의 국익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함부로 심기를 건드릴 수는 없습니다. 정치인이라고 왜 분노하지 않겠습니까? 그들은 분노하기에 앞서 냉정해야 하고, 국익을 두고 부지런히 계산기부터 두드려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정치인들입니다.
속으로 분개하면서도 계산기부터 두드려야 하는 정치인들은 그래도 이해라도 갑니다. 문제는 드라마 속 이명한과 강준혁 의원같은, 권력이 우선인 인물들이 문제지요. 국익이라는 허울좋은 명분을 앞세워 독도도 넘겨줄 수 있다는 뿌리없는 정치의식을 가진 사람들 말입니다. 국익이라는 이유만을 내세워 당연한 권리주장도, 입도 뻥긋하지 못하는 분들이 문제지요. 권력을 위해서는 자국민 한 두 사람은 쓰레기처럼 처리되어도 된다는 사고방식의 소유자 말입니다.
조폭들, 분명 사회악이고 사회적으로 없어져야 마땅한 부류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총부리앞에 '꽥' 소리 한번 못하고 개죽음을 당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쓰레기라고 분류되는 흉악범이라 할지라도, 살인자에 대한 처벌은 응당 해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살해자가 미군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 이름 앞에 쫄 수밖에 없는 사람, 쓰레기같은 부류로 처리되었다고 조폭간의 싸움에 의한 타살로 사건을 은폐하려는 사람이 있는 반면, 쓰레기 같은 인생도 억울하게 죽을 이유는 없었다고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사람이, 드라마에서는 법의관이라는 이름으로 대치하고 있는 것입니다. 윤지훈과 이명한의 대립을 정치적 시선으로만 해석한다면, 드라마 속 사건들의 의미는 퇴색됩니다. 단순한 정치적 싸움이 아닌 이유는 자국민을 지켜주는 자주독립법, 대한민국의 자주권을 윤지훈으로부터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윤지훈이 믿는 국과수의 신념은 과학적 증거가 말하는 진실입니다. 어떤 이유로도 진실이 왜곡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윤지훈의 소신이지요. 국과수를 최고의 과학수사기구로 만들고 싶어하는 이명한은 국과수의 이익을 두고 계산기를 두드리는 정치인과 같습니다. 진실이 도구로 쓰여서는 안된다는 윤지훈과 상충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민감한 문제를 과감하게 드라마 속에 던진 것은 인기가수 서윤형의 죽음을 둘러싸고, 조작의 배후인 이명한과 강준혁 의원를 잡기 위한 그물망같은 드라마적인 장치이기는 하지만, 윤지훈의 입을 통해 밝혀지는 진실들은 시청자에게는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카타르시스가 될 듯 합니다. 대미관계, 대일관계를 국민정서나 감정이 아닌, 과학적 사실로 접근하는 방식은, 법의학 드라마라는 범주를 이탈하지 않아 더욱 돋보이는 매력입니다. 과학적 진실을 입증하는 속시원한 한 방, 이 드라마에 바라는 궁극적인 바람이기도 하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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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8
  1. enkay 2011.01.27 15:37 address edit & del reply

    그래서 저도 싸인이 자꾸 더 좋아지네요 ^^ 흥미진진한 드라마임이 틀림없습니다~~

  2. 발의향기 2011.01.27 16:02 address edit & del reply

    와~~~ 와~~~~
    이소리가 무슨 소린줄 아십니까?
    초록누리님 글 보면서 소름 돋아서 내는 감탄사랍니다 ^^





    ㅠ,.ㅠ

  3. 유쾌한하루 2011.01.27 16:22 address edit & del reply

    흥미롭게 보면서도 섬뜻섬뜻해지는게 싸인이네요
    불안합니다...너무 광범위하게 건드리는것이 자칫 외압에 눌려버리지않을까 걱정이고, 이작품이 sbs에서 방영되는것이 불안하네요..장항준감독이 대본집필하려 pd자리 내려놓은것도 그렇고, 제발 싸인..마지막20회까지 표현하고자하는것을 거치없이 보여줄수있기를 소망해봅니다
    초록누리님 좋은글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__)

  4. 건강천사 2011.01.27 16:31 address edit & del reply

    대물보다 더 스케일이 큰것 같습니다.
    국가간의 이해관계까지 다룬다면 말이지요~
    만화책으로는 많이 다룬 문제이지만
    역사드라마가아닌 흥미진진한 드라마로 다룬다니 점점 빠져들게 하는 것 같네요 :)

  5. 사자비 2011.01.27 16: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전 오히려 너무 크게 벌리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감당 할 수 있을만큼이면 좋겠다는 생각이조. 너무 벌려놨다가 뒷수습이 좋으면 좋겠지만 그 반대라면 오히려 씁쓸한 생각이 들거 같거든요. 그래도 적절히 잘만 만들어 낸다면 문제 없겠지만요.

    이번주는 만사 귀찮아서 못봤는데, 싸인하고 마프 둘다 재밌다는 평가가 많네요..ㅎㅎ 찾아봐야겠어요. 안그래도 내일 포스팅 할거 미리 작성완료 했으니, 저녁먹기전 봐야겠다는...ㅎㅎ;

  6. 꽃여니 2011.01.27 19:39 address edit & del reply

    통쾌하고 가슴이 뻥 뚤리는 글입니다
    개인적으로 초록누리님의 드라마 리뷰 중
    제일 마음에 드는, 하지만 제 마음
    한구석에서는 눈물이 나는 글입니다

    초록누리님의 단호하고 강한 문장들이
    오늘은 참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글을 읽고
    생각을 하고 느꼈으면 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에 대해서....

    항상 우위를 점하고 있던 초록누리님의
    드라마리뷰 중에서 추천수가 낮은
    드라마중 하나인것 같습니다

    이런 의미있는 글이면 추천수가
    10000도 넘어야 하는 것 아닌지..
    싸인의 옥에티를 꼬집는 블로그들은
    추천수가 500,300을 넘어가고
    정말 의미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초록누리님과 자이미님의 글에는 추천수가
    그 블로그들의 반도 안되는 현실이
    참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저는 정치인들,사법부,언론매체의
    문제도 심각하지만 제일 심각한것은
    국민들 스스로 인것 같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혜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혜안이 있으면
    지금 정치인들이나 쓰레기언론이나
    국민들속이려는 방송사나,부정부패로
    얼룩진 공직사회나 이런게 가능하겠습니까
    온 국민들이 힘을 모아서 시퍼렇게 눈뜨고
    감시한다면 저들이 무서워서라도 국민들을
    위하지 지금 처럼 국민들을 업신여기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속고도 속아주는 국민들이 바보입니다

    • 초록누리 2011.01.27 22:34 신고 address edit & del

      ㅎ칭찬 감사합니다.
      드라마에서 직접 언급하지 않은 부분을 정리하는 것도 드라마를 보는 또 다른 시각도 되겠지요.
      추천수는 신경쓰지 않아요. 글발행을 늦게 해서 많은 분들이 글을 읽지 못한 이유도 있을테고요,
      제가 개인사정이 있어서 외출을 하는 바람에 오늘은 다른 관련글은 읽지를 못했어요.
      그리고 옥에 티를 지적하는 글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옥에 티를 지적해야 드라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제작진이 더 신경쓸 것이니까요ㅎ;;.

      꽃여니님 관심이 더 감사합니다^^*.
      드라마에서 의미를 찾다보면 눈물나는 부분들이 많지요. 굳이 국가간의 민감사안이 아니어도 권력에 짓밟히고 묻히는 진실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니까요.

  7. kangdante 2011.01.27 21:20 address edit & del reply

    흥미진진한 드라마같은데
    같은 시간대에 다른 드라마를 보는 바람에..
    아쉽네요..
    초록누리님의 리뷰로 대신해야겠어요.. ^.^

  8. HJ심리이야기 2011.01.27 21:33 address edit & del reply

    아.. 드라마보는 재미를 더 배가시켜주시는 글입니다.
    잘 보고갑니다.

  9. 루비™ 2011.01.27 23: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박신양의 연기도 인상적이고
    김아중의 뻣뻣한 머리 스탈도 나름 귀엽더군요.
    처음 부터 보지 않아 아직 내용이 뭐가 뭔지 모르다가
    초록누리님 리뷰를 보고 겨우 파악하고 있어요.

  10. 2011.01.27 23:4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1. Ymos 2011.01.27 23:50 address edit & del reply

    싸인을 보는 또 다른 재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아무런 외압도 없이 장항준 감독님의 의도대로 잘 마무리 되길 바랍니다.

  12. HS다비드 2011.01.28 00:4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싸인이 계속해서 국가적인 미해결수사 사건을 다루는 것이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국민들이 잊지 않도록 기억시켜주는 것이 중요하죠...

  13. 애국자 2011.01.28 01:07 address edit & del reply

    완전공감 멋짐 바로 이것이 우리나라국민모두가지고있어야하는 기본생각

  14. 드라마 2011.01.28 07:22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가 여자다 망쳐논다고 흔히 말하죠.
    현빈같은 사람이 여자들의 눈높이를 확확확~~~높여 버리기 때문이라죠...ㅎㅎ
    좌우간 이런류의 드라마나 외국 드라마 보면
    역시 눈이 달라지고 의심병이 들죠.
    이슈가 되는 굴직굴직한 사건들 터지면 과연 저게 사실일까???라는 의심병.
    조작된건 아닐까. 사실은 은폐된거 아닌가.
    천안함 사건때도..언론에 발표된것이 사실일까..
    구제역 빠른 속도로 전파될때..
    아니면 FTA때 미국소 30개월 제한때 걸리니까
    미생화학특작부대가 투입되가지고 한국의 소돼지 전부 없애려고 그런거 아닌가.
    뭔 전염속도가 이렇게 빠른가..
    등등..
    상상의 나래를 막 펼치게 됨.ㅋㅋ

  15. 갓쉰동 2011.01.28 07: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보고 SBS가 웬일로... 였답니당... 어떻게 변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현실과 다른 카타리시스만 주는 결말일까? 아니면 현실과 쾌를 같이하는 현실성이 담길까?

  16. ㅇiㅇrrㄱi 2011.01.28 18:3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꼬리물고 들어와서 읽고 갑니다.
    민감한 것들을 잘 건드리는 것 같기도 해서 더욱 흥미진진해지나봐요.
    드라마에서처럼 현실세계도 거짓이 발 붙일 곳 없이 흘러가는 모양새였으면 합니다.

  17. asfas 2011.03.10 12:20 address edit & del reply

    미군 범죄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왜 서해교전은 한마디도 안하실까나/

2011. 1. 21. 08:11




매회 새로운 사건으로 긴장감과 스릴, 과학수사에 박진감을 더하고 있는 드라마 싸인, 드라마에 몰입하게 하는 힘은 범인을 찾아 거리를 좁혀가는 연출방식입니다. 그들만의 수사, 제작진만이 알고 있는 단서를 드라마 중간중간 풀어주는 방식은, 시청자에게는 드라마를 좀더 쉽게 즐기게 만듭니다. 스토리 이해를 위한 일종의 친절한 충격완화장치로, 미스터리와 해답을 적절하게 던져주면서 시청자들도 드라마에 함께 하는 기분이 들게 하죠. 시청자의 뒷통수를 치는 반전을 즐기지 않는 스토리 구성은, 그런점에서 시청자가 드라마에 한층 몰입할 수 있게 합니다.
연쇄살인범으로 밝혀진 안수현(최재환)이라는 인물도 어느날 땅에서 불쑥 솟아나오게는 하지 않았지요. 방화범 용의자로 체포되어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게 하면서, 미리 시청자에게 가벼운 눈도장을 찍게 했고,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최이한의 차를 가드레일에 부딪치게 함으로써, 최이한의 발을 묶는 방식으로 최이한에게는 사건의 단서를, 안수현에게는 우연을 가장한 계획살인이라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었지요.
농장에서 백골사체 4구를 발견한 윤지훈은 이 사건이 동일인에 의한 연쇄살인임을 확증하고 수사전담반을 구성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유현주의 부검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 이명한, 국과수의 명예가 실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건팀장에 윤지훈을 임명합니다. 국과수에 대한 윤지훈과 이명한의 시각의 차이는 여전히 합일점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본인의 명예보다 국과수가 우선이었기 때문이죠. 국과수가 권력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 먼저 국과수가 권력을 가져야 한다는 이명한과 국과수는 부검에서 밝혀진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는 윤지훈의 시각적 차이인 셈이죠.
윤지훈은 연쇄살인사건 팀장으로 국과수에서 부검을 하고 범인을 추적하고, 강력계 최이한 경사는 방화범과 교통사고를 가장한 연쇄살인범의 공통점을 찾아 수사망을 좁혀갑니다. 부검에 참여시켜 달라는 고다경의 청을 거절하고, 남부본원으로 고다경을 내려 보내는 윤지훈에게 고다경이 결정적인 단서를 말해주었지요.
'범인은 왼손잡이다'.
농장에서 체포된 이정범은 과거 성폭행 범죄 전과자에, 범행에 사용된 흰색 트럭의 소유자였고, 사체가 유기된 농장주인이었다는 점에서 강력한 용의자였지요. 또한 자신의 한 짓이라는 자백까지, 수사는 깔끔하게 종결될 수 있었지요. 농장주인이 연쇄살인범의 친부라는 것에 또 한번 놀랐네요. 어떤 흉악범도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범죄자로 태어나지는 않는다는 것, 성장환경이 잘못된 인성을 기른다는 것을 말하는 반전이기도 했습니다.

백골사체를 부검한 윤지훈은 모든 피해자의 사체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오른 팔 뼈에 골절이 있었다는 점이었죠. 순간 눈을 번뜩이며 전광석화처럼 망치를 집어든 윤지훈, 왼손으로 검시 어시스트를 내려치는 모습에 살기까지 느껴져서 간이 콩알만해졌네요. 본능적인 반사신경을 검증하는 방법이었죠. 왼손잡이기 흉기를 내려칠때 방어하기 위해, 피해자는 반사적으로 오른손을 들어 자신을 보호하려 들지요.
박신양이 왼손잡이 범인을 재연하는 모습이 너무 생생해서, 진짜 내려치려는 듯한 살기까지 느껴지더군요. 피해자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않고 반응을 알아보려는 것이었죠. 정우진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용의자가 왼손잡이인지 확인하는 윤지훈, 그러나 용의자로 잡힌 이정범은 오른 손잡이였습니다.
범인의 정체가 다시 오리무중에 빠지게 됩니다. 그때 현장에서 수거한 피해자의 휴대폰에 찍힌 범인의 영상이 뜨고, 그가 고다경을 태웠던 흰색트럭 운전수였음을 기억하지요. 고다경에게 운전하고 있는 놈이 범인이라고 알려주지만, 늦었습니다. 안수현은 고다경을 계획적으로 차에 태웠고, 윤지훈의 전화를 받고 놀란 고다경을 보며, "안녕"하며 웃는데 장말 소름이 쫙 돋더라고요. 착하고 순둥이처럼 생긴 범인의 얼굴이 얼마나 소름끼치던지요. 범죄자는 얼굴에 죄를 남기지 않는다는 말도 생각났고요.
강력계 꼴통형사 최이한은 우연히 지도를 보다가, 연쇄방화지역과 시체가 유기된 지역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살인사건과 방화범이 관련되어 있다는 심증을 굳히게 되지요. 범죄심리 프로파일러가 연쇄살인범과 방화심리에 대한 말을 했었는데, "비뚤어진 욕망을 충족하기에 '불'만한 게 없다. 살인전 후에 쾌락을 극대화하기 위해 방화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특정장소에 집착하는 방화는 원한에 의한 방화가능성이 크고, 그런 심리에는 누군가에게 "내가 이 정도라고 보여주고 위협하는 심리가 깔려있다" 등의 범죄심리학의 기본에 대해서도 짚어줍니다. 연쇄살인범은 살인중독에 빠져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해주지요. 그리고 살인의 출발점이 유현주라는 말을 덧붙입니다. 유현주 외에 피해자가 경남지역에 연고가 있던 여성이었고, 사체가 유현주의 거주지역 부근에 버려졌기 때문이지요. 
최경사는 시신이 발견된 부근에서 방화가 있었던 집을 찾아가고, 뜻밖에 그 집이 유현주의 집임을 알게 되지요. 그리고 유현주를 스토킹했던 고등학교 동창생이, 방화용의자였던 안수현과 동일인물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안수현에게 고다경이 납치되었음을 알게 된 윤지훈과 최경사, 방화용의자를 무혐의로 풀어준 정우진 검사는 자책감이라는 공통고리를 가지게 되고, 그 책임은 질책으로 이어집니다. 국과수에서 연쇄살인범에게 법의관이 납치된 사실에 이명한의 비난은 윤지훈의 국과수 본원복귀를 불투명하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고다경의 납치로 수사는 연쇄살인범 추적은 공개수사로 전환되고 윤지훈과 최경사, 정우진 검사는 흰색용의차량 추적에 나서게 되지요. 실시간으로 수배차량 이동을 체크하며 고다경 구출작전에 나선 윤지훈과, 고다경에게 돌진하는 연쇄살인범의 소름끼치는 웃음이 교차되면서 싸인 6회가 끝났네요.

예고편에 고다경이 무사한 것을 보니 큰 사고는 없었나 봅니다. 제작진이 마련한 충격완화장치인 셈이죠. 지난 회 UV자외선 촬영을 위해 노래방에서 등을 빼오며, 막춤을 선보이며 빵터지게 만들었던 장면이 나와서 더 재미있었는데요, 고다경의 구출에 긴장감 백배의 스릴과 긴박한 순간의 아슬함이 선보일 것 같아, 고다경이 살아있다는 것을 봤으면서도 구출장면과 범인체포과정에서의 또다른 스릴이 기대를 갖게 합니다. 
"제발 살아만 있어"라며 사체부검에 합류시키지 않은 죄책감으로 고다경을 찾아 질주하는 윤지훈, 그에게 고다경이라는 존재가 새롭게 자리하는 계기가 될 듯도 하고요. 사실 저는 윤지훈이 고다경의 부검참관 청을 들어주지 않으면서 했던 말이 더 와닿았는데, 고다경이 그 깊은 뜻은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더라고요. "내가 없으니 너라도 분원을 지켜야지"라는 말은, 고다경을 신뢰한다는 뜻이 담겨 있었거든요. 윤지훈이 없는 동안 혹시라도 모르지만, 누군가의 마지막 말을 들어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와 함께, 그 자리에 자기를 대신해서 고다경이 있을 자격이 된다는 인정, 그 두가지 마음 모두가 읽혀지더라고요.
미스터리와 스릴, 탄탄한 스토리와 98%의 완성도를 보이는 싸인, 이번회도 연출의 오점은 있었습니다. 연쇄살인범으로 밝혀진 왼손잡이 안수현이 오른 손으로 쇠망치를 휘두르는 모습이 나왔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쇄살인범으로 분한 최재환이 보여주는 싸이코패스의 반전표정은 놀라울 정도로 섬뜩했습니다. 최재환이 매번 작품에서 순진하고 착하면서도 모자라기도 한 캐릭터로 나왔는데, 싸인에서의 연쇄살인범은 그의 선량한 인상에 익숙해진 시청자에게는 충격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처음 정우진 검사방에서는 겁에 질린 모습으로, 최이한과 톨게이트에서 만났을 때는 순진한 모습으로, 그리고 고다경을 납치해서는 섬뜩한 싸이코패스의 웃음을 보여 주었지요.
"뛸 수 있겠어? 걸으면서 도망가면 재미없는데... 마지막 애는 도망가라니까 '살려줘' 라며 울기만 하잖아" 그리고는 덤덤하게 "짜증나서 죽여버렸어". "사람은 잘못해서 죽는게 아냐, 재수없어서 죽는 거지". "너 죽어, 다른 애들처럼 미친듯이 살려고 애쓰다가 그렇게 될거야"라는 대사를 칠때는 동정심과 연민을 담은 표정으로, 친구에게 말하듯이 편하고 자연스럽게, 그러다가 한 순간에 표정을 싹 바꿔서 사악한 미소를 짓는데, 오금저리게 하더군요. 
소름의 결정판은 자동차로 돌진하며 고다경의 공포에 질린 얼굴이 해드라이트에 비춰질 때, 살인중독자의 쾌감을 극도로 끌어올린 듯한 그의 웃음이었습니다. 먹잇감의 공포를 즐기는 살인자의 미소, 연필하나도 훔치지 못할 것 같은 선량한 인상에서 나오는 웃음은, 광기가 아닌 희열의 표정이었기에 더 무섭더라고요. 이번회 긴장감 최고의 스릴 장면이었고요.
그리고 그동안은 유심히 보지 못했었는데, 이번 회 법의관들이 보여준 뭉클한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농장에서 발견된 백골사체 4구의 부검에 앞서 검시관들이 고개를 숙여 예를 취하더군요. 죽어서도 시신조차 수습되지 못하고, 주인없는 백골이 된 망자들을 위해 경건하게 예를 취하는 검시관들의 모습은, 망자의 시신을 부검대에 올린 것에 대한 사과와 명복을 비는 의식으로 느껴지더군요. 산 사람과 마찬가지로 망자의 존엄성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갈수록 흥미진진한 싸인, 다음주는 조폭살인사건이 나올 모양이더군요. 사건수사를 위해 일본으로 간 윤지훈과 고다경이 서윤형 살해범인 강서연과 조우하는 장면도 나왔는데, 단순히 강준혁의원의 대선과는 다른, 분위기 음산한 미스터리한 사연이 숨겨져 있는 것 같더라고요. 죽은 자를 통해 드러나는 산 자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갈수록 흥미를 더하고 있는 싸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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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HJ심리이야기 2011.01.21 09:19 address edit & del reply

    연기가 조금 어설퍼도 긴장감이 떨어질텐데..
    연기도 너무 잘하죠? ㅎㅎ
    잘 보고 갑니다.~

  3. 2011.01.21 09:2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洞帆 2011.01.21 09: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싸인 요즘 많이들 보시네요~
    전 첫방을 못봐서~ㅠ_ㅠ
    얼렁 쫓아가야겠네요~~

  5. Jenna 2011.01.21 10:24 address edit & del reply

    싸인 너무 보고 싶은데 1회 보고 악몽을 꾸는 바람에 무서워서 못 보고 있어요..ㅠㅠ

    시크릿가든 때부터 초록누리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싸인은 초록누리님의 리뷰를 읽는 것으로 대신해야겠어요..ㅋ

    그래도 의리를 지키려고 마이프린세스도 안보고 있답니다..ㅋㅋ

  6. 아이엠피터 2011.01.21 10: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새 아내가 탐닉하는 드라마입니다. ㅎㅎ
    저도 보는데 정말 괜찮고 연기도 좋고
    간만에 보는 좋은 드라마인듯 싶습니다.

  7. ... 2011.01.21 11:36 address edit & del reply

    오른손으로 파이프를 휘드르는건 옥의 티처럼 보일수 있는데 아닐수도 있을거 같아요.
    실제 왼손잡이인 사람 얘기를 들어보면 왼손잡이라고 해도 굳이 오른쪽에 있는 물건을
    왼손으로 옮겨서 잡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시청자들이 오해할만한 요소는 없도록 제작인이 신경을 써야겠지만요^^

  8. Shain 2011.01.21 11: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 드라마를 볼 때 마다 느끼는 건 역시 드라마에서 표현되는
    정치의 이미지는 음산하고 어두침침하다는 거에요
    권력가진 자에 대한 클리셰가 될 듯하면서도
    그게 또 현실감이 있습니다...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는 색다르네요...

  9. ♣에버그린♣ 2011.01.21 11: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싸인은 여기서 다 보는듯 합니다^^

  10. 2011.01.21 12: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최재환의 저 미소 전형적인 싸이코패스의 마소네요.
    잘보고 갑니다.^^

  11. ㅇiㅇrrㄱi 2011.01.21 12: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최재환씨는 지난 번에 이어 또 등장하길래... 파스타에서의 주방보조 이미지가 그대로라고...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말았더랬습니다. 그런데 변해가는 표정연기를 보니... 놀랍더라구요. 어찌 저런 표정을 숨겨놓고 있었을까... 싶은... 그러고보면 연기자는 일단 온 얼굴로 연기하는게 기본이겠더라구요. 잠시 틀어본 다른 방송의 드라마에서 눈썹으로만 연기하는 분을 보니... 더욱 대비...--

    • 맞자마자 2011.01.22 19:54 address edit & del

      아~송승헌이요??

  12. HS다비드 2011.01.21 13: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진짜 무섭네요~ 이제는 드라마에서도 싸이코패스에 대해서 다루는 군요^^

    싸인은 정치적인 이슈와 사회적인 이슈를 다 다루는 드라마라서 상당히 재미있는 것 같아요^^

    요새 못본지 꽤 됐지만요~

  13. 사자비 2011.01.21 13: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싸인 요즘 너무 재미있게 보는데요. 하지만 추리와 법의학에 대해서는 미드에 익숙해져서인지 보다 스피디한 전개가 아쉽더군요. 1회에 한 스토리가 마무리 되는 미드처럼은 아니어도 조금더 빠른 전개면 좋을듯....

    아무튼 재밌게 잘보고 있어요.ㅎㅎ; 본방을 마프에서 다시 싸인으로 바꿨다는..ㅎㅎ;

  14. 화랑 2011.01.21 15:3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볼까말까 계속 고민하게 만드는 드라마입니다. 일단 리뷰만 보고 말려고 굳게 다짐했지만 다음 주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_-;;

  15. 푸른별 2011.01.21 18:51 address edit & del reply

    예전엔 1박2일 보느라고 일요일이 제일 기다려졌는데..
    요즘엔 싸인 때문에 수목도 정말 기다려집니다 ㅎㅎ
    싸인 보고나서 초록누리님 리뷰 읽으면서 그냥 지나쳤던 부분도
    다시금 알게되고..항상 감사할 따름이에요~
    주말 행복하게 잘 보내세요~^^

  16. 얼소녀 2011.01.21 20:11 address edit & del reply

    최재환씨 앞으로 계속 눈여겨 볼것 같아요

  17. 시골아낙네 2011.01.22 19:48 address edit & del reply

    싸인 정말 재미있게 보고있는데...
    언제나 본방이아닌 재방을 보게되네요^^
    그나마도 이번주에는 보질못해서 여기와서 정말 잘 보고갑니다~^^

    편안한 밤 되시구요~
    휴일도 좋은시간 보내세요~초록누리님^^*

  18. 맞자마자 2011.01.22 19:54 address edit & del reply

    무언보다 살인마 최재환 이친구 국가대표에도 나오고 하던데 저부터 유심히 본 친구
    하정우가 생각났음 ㅋㅋ

  19. jhg 2011.01.23 12:04 address edit & del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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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상큼블루 2011.01.26 13:53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 초기에 조금 보다가 너무 긴장되고 무서워 안봤는데..
    살짝 후회되네요..
    재방으로라도 봐야 될 듯해요..ㅎ

  21. ray ban wayfarers 2013.04.11 11:12 address edit & del reply

    슬퍼서 우는거 아니야..바람이 불어서 그래..눈이 셔서..

2009. 8. 22. 12:07




MBC 여름특집 '혼' 은 이번 6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제2부로 돌입하게 될 것 같습니다. 1회부터 지금까지 봐오면서 저는 '혼'을 여름특별드라마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흔한 학원공포물에서 조금 확장된 납량특집정도라고 말입니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새로운 분야인 범죄프로파일러라는 직업 소개, 선과 악의 대립, 의식과 무의식, 전형적인 싸이코패스에 대한 범죄심리학적 분석을 심층적으로 접근해 보는 진화된 'M' 정도로 말이지요. 
그런데 6회를 보고 나니 '혼'이 단순히 공포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드라마 '혼'의 1부는 윤하나와 신류의 트라우마를 끄집어 낸 공포와 복수를 다뤘습니다. 죽여야 할 인물도 대부분 그들이 가한 만큼 처절하게 공포를 느끼게 하며 죽였거나 백도식의 아들 백종찬(학생회장)처럼 아예 공포 속에 살게 하는 복수를 했지요. 여기까지는 권선징악의 잣대로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 나쁜 놈들, 잘 죽었다"였습니다. 그런데 하나의 복수도 거의 이루었고, 신류도 하나를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는데 '혼'은 이야기를 멈추지 않고 계속 나가기를 고집합니다. 신류가 말하는 악의 씨앗에 대한 싹쓸이 작업이 아직 시작되고 있지 않았거든요. 그러니 이제부터 저는 고민을 하면서 드라마를 봐야할 것 같습니다. 신류가 던진 악의 씨앗을 싹쓸어야 한다는 화두에 아직 저는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거든요.
드라마 '혼'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공포입니다. 인간의 감정을 흔히 희노애락으로 표현하는데 다 아는 말이지만 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이지요. 그런데 왜 공포라는 감정은 흔히 표현하는 이 인간의 감정에 넣어두지 않았을까요?
공포라는 범주 속에는 두려움, 무서움 등도 포함되지요. 우스개 소리처럼 들리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집에 혼자있을 때면 가끔 벽장문도 두들겨보고, 뭐가 튀어나올까봐 소리도 안나게 살짜기 열어보기도 한답니다. 매일 아이들과 북적거리며 사는 집인데도 가끔은 왠지 무서울 때도 있거든요. 
우리는 하루에도 몇번씩 짧게 혹은 길게 공포를 느낄 때가 많습니다. 이 감정이 오래가지 않은 것은 그 공포가 찰나를 통해 전달되고 그 상황만 지나면 쉽게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으슥한 밤길, 뒤에서 누군가 쫓아오는 듯한 발자국 소리, 예기치 않은 곳에서의 물체의 등장(갑자기 골목길에 사람이 나타난다던가 고양이가 지나가는 경우와 같이) 등등 실생활에서 많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인데도 말입니다. 저는 전쟁을 겪어보지 않았지만 영화에서 간접 경험을 통해 상상해보면, 불빛을 감추고 적의 공습을 피해 참호 속, 혹은 집안에 숨어서 총소리를 듣을 때,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적을 피해 은닉해 있을 때는 꽤 긴 공포를 느끼겠지요. 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새지만 나치를 피해 다락방에 숨어 적었던 '안네의 일기'는 공포 속의 일상을 담은 유명한 이야기지요.
그런데 곰곰이 이 공포를 주는 상황에 대해 생각해 보니 대부분이 형체가 없는 것들이라는 겁니다. 으슥한 길 자체가 우리를 두렵게 할까요. 뒤에서 따라오는 발자국 소리 자체가 무서운 것일까요? 아니지요. 골목길은 밤에도 낮에도 골목길이지 밤이라고 혹은 인적이 없다고 갑자기 길이 거꾸로 솟아서 덮친다거나, 스멀스멀 연기가 나오지도 않습니다. 뱀으로 변해서 목을 조여오지도 않습니다. 그냥 길이거든요. 발자국 소리도 그냥 소리에 불과한 거구요. 총소리도 소리일뿐이지 당장 우리 심장을 향해 날아오지는 않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오감을 통해 이런 상황 속에 있다면 온몸의 털이 솟거나 등골이 서늘해지는 두려움을 느낍니다.
공포영화나 드라마의 목적은 바로 관객이나 시청자들의 이 공포감을 얼마나 최대로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대부분 이런 류의 영화나 드라마는 정적속에 혹은 깜깜한 어둠속에 귀신이나 범인을 깜짝 등장시키거나, 새빨간 선혈을 통해 공포를 유도하기도 하지요. 분장이나 설정도 정교해지고 다양해졌고, 시청자들 안목도 높아져서 이제는 왠만한 CG나 공포분위기에는 많이 놀랍지도 않지만 여전히 무섭기는 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드라마 '혼'은 초반에서는 비교적 훌륭한 영상으로 시청자들을 시각적으로 흥분시키는 데에도 성공을 했습니다. 그런데 3, 4부에 이르면서는 이렇다할 특수분장이나 끔찍한 영상물은 점점 화면에서 사라져갑니다. 영상물을 통해 스릴을 느끼고 싶은 분들은 점점 시시해져간다는 말을 하시겠지만, 저는 드라마 자체는 더 무서워졌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는 이제 영상, 즉 시각적인 무서움을 자극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제는 보이지 않는 심리적 공포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으니까요.
드라마 '혼' 제 1부(1회~6회)는 억울한 죽음들, 즉 전교회장 백종찬의 괴롭힘으로 인한 부회장의 투신자살, 윤두나의 죽음, 연쇄살인범 서준희의 묻지마 살인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수사과정에서 동생 두나와 다른 영혼들을 보는 능력이 생긴 윤하나와 범죄 프로파일러 신류가 만나게 되지요. 두사람에게는 공통적으로 어린 시절의 끔찍한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신류에게는 여동생과 어머니의 죽음, 윤하나에게는 유치원 화재사건입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봉인하고 싶은 기억들이지요.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신류는 윤하나에게 동생 두나가 빙의되어 괴력이 있음을 보게됩니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하나를 조종해 범죄자들을 처단해 갑니다. 하나는 자신이 '무의식'속에서 살인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자신을 조종한 신류를 거부하고 자신만의 방에 '의식'을 꼭꼭 숨겨버립니다. 그리고 하나와 엄마는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두나의 죽음을 담은 CCTV가 있다는 것을 알게된 백도식 변호사의 지시였지요. 그리고 병원에 있던 하나의 엄마는 딸 윤하나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고 죽게 됩니다. 신류의 도움으로 유체이탈을 통해 하나의 의식을 깨우는 방식을 취해서 말이지요. 하나는 엄마의 죽음을 보고 또 다시 살인자를 죽여버립니다.  
'혼' 6회의 마지막 장면은 하나가 예전 동생 두나와 재잘거리며 즐거웠던 모습을 떠올리며 신류에게 "이제 다시는 저 때로 돌아갈 수 없겠죠" 라는 말로 끝을 맺습니다.
이제 '혼'은 2부로 넘어가 지금까지 드라마에서 잠깐잠깐 복선 깔아주었던 '우리 사회의 공포'를 이야기 할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제가 이 드라마를 1, 2부로 나눈 이유는 지금까지는 신류와 윤하나의 트라우마와 그 복수를 다뤘다면, 이제는 '혼'이 우리 시청자들의 트라우마를 다룰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신류가 처단하고 싶은 것은 사회악입니다. 그는 절대 악인은 결코 개선될 수도 바뀔 수도 없는 뇌구조가 다른 인간이라고 말하지요. 그리고 이런 류의 싸이코패스들은 없애버려야 한다는 게 그의 악의 처단 방식입니다. 드라마에서는 상징적인 인물로 악의 축을 백도식(김갑수)라는 인물로 등장을 시킵니다.

그런데 저는 백도식에 흥미를 가지다 보니 '그가 한사람(1인)인가?'라고 묻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수없이 볼 수있는 인물이 백도식이지요. 자식을 위해서는 뭐든지 하고, 땅값을 올리기 위해 길바닥에 나앉게 되어도 철거민을 향해 구사대를 풀고, 돈과 권력이면 죄값도 가벼워지는, 그저 한번 쳐다봤다고 아무 이유없이 지나가는 행인을 찔러버리는, 사회에 대한 적개심으로 자행했다는 일련의 차량방화사건, 떠들썩했던 여성 성범폭행자 발바리사건, 연쇄살인범 강호순에 이르기까지 악몽에 가까운 범죄자들이 떠올랐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우리는 처음 어떤 감정을 가지게 될까요. 저는 공포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붙잡히기 전에는 사회를 활보하는 '이름없는 얼굴없는 공포'입니다. 그리고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공포심에 혹시라도 연쇄범이 내가 사는 동네에 나타났다고 하면 정말 밤이, 아니 낮도 무서워지게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만행에 분노하지요. '잡으면 죽여버리고 싶다' 는 분노가 치밀게 되는 것입니다.
'혼' 2부는 이러한  우리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공포심을 건드려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드라마가 점점 무서워집니다. 우리 사회에 나랑 함께 숨쉬면서 살고 있는 숨은 얼굴들, 무형의 공포들 속에서 저의 트라우마를 건드려 줄 악인들을 어떤 시각으로 봐야할지 저도 두렵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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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朱雀 2009.08.22 12:1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공감합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초록누리님은 참 맛깔나게 글을 잘 쓰시네요.
    나중에 수필 같은 거 써보시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

    • 초록누리 2009.08.22 14:05 신고 address edit & del

      칭찬이 너무 과해서...감사합니다.
      수필집요?ㅎㅎ
      수필집 쓰려면 많은 생각과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데 이렇게 드라마에만..ㅎㅎ

  2. 달려라꼴찌 2009.08.22 12:44 address edit & del reply

    보진 않았지만...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무섭습니다..ㅠㅜ

    • 초록누리 2009.08.22 14:19 신고 address edit & del

      따님들이 어리니 보시지 않는게 좋을 듯싶어요.
      그냥 제가 덜 무섭게 포장해서 올려둘테니 여기서 읽고 가세요^^

  3. ♡ 아로마 ♡ 2009.08.22 12: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제 두번 봤습니다 ^^
    앞으로 기대 해 봅니다. ㅎ

    • 초록누리 2009.08.22 14:08 신고 address edit & del

      채널 돌리신 거에요?
      전 짬짬이 '아부해'도 찾아볼려구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4. 백두대간 2009.08.22 13:08 address edit & del reply

    음... 이쪽으로 채널을 돌려야될래나요? ^^

    • 초록누리 2009.08.22 14:11 신고 address edit & del

      ㅎㅎ
      이런류의 드라마 좋아하시면 앞으로 4회밖에 안남았으니 보시는 것도 좋을 듯 싶어요.
      공포물 좋아하시지 않으면 그냥 보시던 채널 고정하시구요^^
      좋은 하루 되세요.

  5. 이동현 2009.08.22 13:12 address edit & del reply

    10부작이라는 시간적 한계가 아쉬운 작품입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걸 담아보이려 하다보니 구겨 넣은 듯한 인상이 좀 남네요. 연출자가 절친이라 잘되길 바라는 작품인데... 조금 아쉽습니다.

    • 초록누리 2009.08.22 14:15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도 어제 분 보면서 잠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제는 의문의 사건들을 한꺼번에 정리하듯이 다 보여줘 버리더라구요. 덕분에 미스테리는 풀렸지만..
      연출자분이 친구시군요. 지금 동시간에 방송되는 작품들 중에 그래도 가장 좋은 작품인데 마니아층이 두텁지 않은게 아쉽기는 해요.
      관심가지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6. 하얀 비 2009.08.22 13: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직 제대로 못 봤는데...이거 지금부터라도 다시보기로 쭈욱 봐야겠어요.

    • 초록누리 2009.08.22 14:18 신고 address edit & del

      공포드라마 혐오증이 있지않다면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드라마가 의도하고 있든 의도하고 있지 않든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해요. 문제는 그 답이 없다는 것이지만요..
      오늘도 건강한 하루 되세요^^

  7. 바람을가르다 2009.08.22 14: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혼을 안 봐서 잘 모르겠구.
    장르가 다양하더는 건 좋은 듯.
    시청자들의 선택이 그만큼 넓어지는 거니까요.
    김갑수씨의 악역은 정말 기대해 볼만할 듯.
    워낙 연기가 좋으신 분이라...

    • 영웅전쟁 2009.08.22 14:27 신고 address edit & del

      주말 잘 보내고 계시지요 방~긋

    • 초록누리 2009.08.22 15:52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도 방~긋ㅎㅎ
      김갑수와 이서진의 연기대결을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갑수는 극중에서 본인은 흥분을 안하면서 묘하게 다른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연기를 하고 계세요.
      역시 악을 보면 뭔가 감정이 끓어오르듯이, 그런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불러 일으키니 과연 연기를 내공있게 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에고 드라마 안보시는데 제가 너무 주절주절;;

  8. 영웅전쟁 2009.08.22 14: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트라우마.......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로 일어나는 즉,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뒤에 나타나는 질환이지요,
    아마 이를 분류한다면 육체적 충격에 따른 정신적 충격 쯤 되나 봅니다.
    저는 묻고 싶답니다.
    심정적 충격에 따른 정신적 충격은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 .....
    재미없지요 ㅎㅎㅎ
    음...
    초록누리님이랑은 남다른 인연이 있는데...
    글을 보면 가끔 남다른 감흥이 일어난답니다.
    글을 참 잘 쓰시지만
    정리와 핵심 부문을 터치하시는
    남다른 능력은 탁월하신데....
    TV 리뷰에 한정된 포스팅을 하시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재능을 죽이고 계신듯 하다는 ...

    주말이군요.
    편안한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 초록누리 2009.08.22 15:59 신고 address edit & del

      영웅전쟁님 너무 감사합니다..
      너무 띄워주시면 저 금방 자만감에 빠질지도 몰라요. 제게는 아직도 당근과 채찍이 필요합니다.
      칭찬에 몸둘바를 모르고 그냥 쓰러집니다. 채찍도 좀 내려주세요. 대신 살살..ㅎㅎ
      참, 트라우마가 외적인 충격 이후에 오는 정신적 질환인데 요즘은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것도 범주에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같아요. 혹시 정확한 단어를 알고 계시면 가르쳐주세요.
      오늘도 건강한 시간 되세요. 운동하시는 것 잊지마시구요!

    • 영웅전쟁 2009.08.22 16:45 신고 address edit & del

      음...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것은
      사람들의 일반적 사고가
      외부충격 이후에 오는 정신적 질환이
      아니고 다들 육체작 충격이후에 오는
      정신적질환으로만 한정하고
      정신적 문제는 도외시 하는것 같아 ㅎㅎㅎ
      초록누리님이 정확하게 알고 계시는데
      다들 초록누리님에게 좀 배워갔으면 하는
      더불어
      사람들이 심적인 충격에도
      특히, 어린아이등 좀더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제 바램인데...
      맞죠? ㅎㅎㅎㅎ
      잘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주말인데
      잘 보내시길 빌면서...

    • 초록누리 2009.08.23 13:35 신고 address edit & del

      네...맞아요.
      제마음을 너무 잘 헤아려 주시니 감사합니다.
      오늘은 경건하게 뉴스보면서 마음 다잡고 있습니다.

  9. 특이한드라마 2009.08.22 14:52 address edit & del reply

    공포영화나 폭력영화는 절대 안 보는 제가 이걸 보고 있습니다. 귀신들이 무섭기보다 측은하고, 그들이 아닌 권력을 쥐고 사회악을 조종하는 인간들이 더 무섭거든요. 현실에서 사회악이 벌을 받을 수 있다면 좋지만 그건 요원한 거 같고..ㅠ ㅠ 그래서 이거 보면서 어떻게 결과가 날지 궁금해하는 중입니다. 역시 이런 사회성 있는 드라마는 마봉춘이 제격이야 란 생각을 해가며... 모처럼 좋은 드라마가 생겼다고 생각하며 10부작으로 끝난다니 그저 아쉬울 뿐입니다. 한두회 더 연장될 수도 있다고 들었었는데..ㅠ ㅠ

    • 초록누리 2009.08.22 16:03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렇지요. 이 드라마를 저도 처음에는 심오한 공포물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가 사회적 공포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단죄하는 방법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해야하는지...
      1,2회 연장된다구요? 그러면 좀더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될 수도 있을텐데...
      연장해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네요.
      관심가지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0. 지나가다 혼을 보다 2009.08.22 16:12 address edit & del reply

    제 생각은 좀 다른데요... 2부에서는 사회악과 싸우다가 결국은 악이 되어버리는 신류(이서진 분)의 파국이 그려질 것 같습니다.

    혼이 야심찬 드라마에다가 메세지도 충실한 것은 절감하는데, 여타 미국 드라마, 일본 만화등의 흔적이 너무 강합니다.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 멘탈리스트, (아주 약간이지만) 라이 투미 (Lie to Me)의 흔적이 보이구요, 결정적으로 일본 만화 데쓰 노트(Death Note)의 냄새가 강하게 납니다.

    크리미널 마인드에서 인용되었던 니체의 "악마와 싸울 때는 주의해야 한다. 당신이 심연을 바라보는 순간, 심연도 당신을 본다"는 경구도 단어만 약간 바꿔서 재인용하고 있구요 (신부님이 신류에게 하시는 말씀), 크리미널 마인드에서 마찬가지로 이 대사는 앞으로의 극적 전개의 복선이기도 합니다. 즉 악과 맞서 싸우던 주인공이 점점 악으로 물드는 거지요. 데쓰 노트 역시 딱 그런 이야기이구요. 노트 대신 귀신들린 소녀로 무장한 라이토가 바로 신류입니다.

    제가 유감인 것은, 그런 여타 작품들을 재료로서 이용하여 혼이라는 드라마를 요리했다면 그 재료를 제대로 가공하지 못해서 재료의 날맛이 너무 강하게 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욕심이 과해 재료를 너무 이것저것 집어넣은 면도 있고요. 물론 재료들 자체가 양질인데다 요리에 들인 정성만큼은 확실하기에 기본적인 맛은 납니다만 뭔가 아쉽죠. 특히 백도식을 너무 악인으로 그려놓은 것이 불안합니다. 왜냐하면 그 사악한 백도식인 말한 "정의는 법을 이길 수가 없다"는 이 사화를 지탱하는 기본적인 가치관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백도식이 너무 나쁜 놈이다 보니까 그 당연한 진리가 아주 파렴치한 똥배짱이 되고 말았으며 이에 대항하는 신류는 절대선이 돼버린 겁니다. 이래놓고 이야기를 어떻게 정리하려는지...

    • 초록누리 2009.08.22 16:26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는 신류를 절대선이라고 생각한 적도 쓴 적도 없답니다. 왜냐하면 백도식이나 신류나 결국은 악마적 본성(아, 이런 것은 다음 포스팅 주제로 쓰려고 한 것인데..;;) 암튼 그런 인물이지요.
      절대선이라고 생각한 것은 신류 자신이지요.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그런 신류를 어떻게 봐야하는지 묻고 있기도 하고요.
      이제 다음 이야기를 어떻게 전개해 갈지 저도 기대를 가지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님께서 지적하신 데스노트에 관한 관련글 제가 포스팅해서 올린 글 있으니 보시면 도움되실 겁니다.
      글 제목이 ['혼' 이서진에게서 데스노트의 라이토가 보인다]입니다.

      해박하신 지식을 가진 님의 방문에 감사드리고, 여러가지 지적해주신 부분들 정말 유용한 자료네요. 감사합니다.

  11. labyrint 2009.08.22 17:2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무서운 건 안보는데... 이것도 재미있나요? ㅋㅋ

    이서진의 연기는 멋있을 것 같아요.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배우인데...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초록누리 2009.08.23 13:38 신고 address edit & del

      어머님이 좋아하셨다면 다모나 이산을 보셨겠네요..
      이 드라마 조금 무섭기는 해요.
      공포물 좋아하시지 않으면 아마 재미를 덜 느끼실 텐데 생각할 게 많아서 머리가 조금 피곤해 져요ㅎㅎ

  12. 김치군 2009.08.22 19: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냥 볼만한 거 같아요..

    아, 기담수준의 드라마가 나와준다면 정말 좋을 거 같은데..

    • 초록누리 2009.08.23 13:45 신고 address edit & del

      기담류는 아무래도 극장에서 영화로 보는게 더 백배 스릴있지요.
      불꺼진 공간,
      객석은 비어있고,
      보이는 것은 비상구 불빛 하나,
      그리고 가까이서 들리는 사각사각소리...
      ...
      다시 들리는 꿀..꺼어억 소리
      ....
      스크린 화면은 칠흑같은 어둠 속에 빨간 눈만 둥실 떠있고,
      이때 다시 들리는 사각사각 소리..
      ...
      사각소리의 정체는 뭘까요?
      정답:팝콘먹는 소리.ㅎㅎㅎ
      쓰고 나니 너무 허접;;하네요.

  13. 김군과함께 2009.08.22 21: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올여름 왠만한 공포영화보다 혼이 가장 뛰어난거 같아요..
    나름 색다른 스타일이고 공포도 꽤 있으니.ㅎㅎ

    • 초록누리 2009.08.23 13:47 신고 address edit & del

      올여름 공포 영화 개봉 많이 했나요?
      전 요즘 영화를 못봐서..
      혼은 나름대로 좋은 소재로 접근한 공포 드라마인 것같아요.
      그래서 저도 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14. 도서출판 새얀 2009.08.22 23: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글을 맛깔스럽게 잘 쓰셔서 2번이나 읽었습니다^^. 에궁...공포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혼을 즐겨보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혼만의 관전포인트는 잘 못잡은 것 같아요..ㅠㅠ 혹시 팁이 있을까요^^

    • 초록누리 2009.08.23 13:58 신고 address edit & del

      제글을 두번씩이나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
      저도 혼을 너무 심도있게 분석하면서 보려고 했더니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에고..
      저도 워낙 아는 정보도 없고 그래서 드릴만한 팁은 없어요. 죄송;;
      게다가 저는 드라마 몰입을 위해 될 수 있으면 다음스토리를 알려고 하지 않는지라..
      다만 다음 예고편만 보고 상상하는데 이번회에서는 예고편도 없네요..
      글 관심가지고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15. pennpenn 2009.08.23 07: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혼을 보지 않아
    지금 혼나고 있습니다.
    휴일 잘 보내세요~

    • 초록누리 2009.08.23 14:04 신고 address edit & del

      ㅎㅎㅎㅎ
      혼비백산 혼구멍을 아직도 기억하시다니..ㅋ
      그냥 제방에 와서 글읽고 가세요.
      무슨 내용인지는 대충 아실 수 있을 거에요^^

  16. 뉴웨이브 2009.08.23 11:16 address edit & del reply

    인간의 감정을 구성하는 칠정은 현실속에서 끝없는 욕망(5욕)의 굴레를 만들어 내는가 봅니다. 결국 우리의 생각, 행동, 더나아가 이들로 구성되는 삶이란게 결코 이 범주를 벗어날수 없는 문제겠지요.
    이런 점에서 오욕칠정은 인간 자체이고 이것이 빚어내는 다양한 변주곡이 곧 삶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인간은 오욕칠정이라는 모순 덩어리를 일정하게 제어할 필요성이 제기됐을 겁니다. 욕망과 감정의 일정한 통제를 통해 오욕칠정이 빚어내는 지나친 갈등과 부딛힘을 조절해야 했을 겁니다. 이것이 바로 선과 악이라는 개념의 출발점이 되지 않았을까요. 동서양을 막론하고 선과 악의 개념이 보편적이지만 동시에 특수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일 겁니다.
    인류가 발전하면서 막연한 선과 악의 개념은 법이라는 성문율이나 종교적 사회적 문화적 불문율 즉 교리나 정의 등으로 규율화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무튼 저도 간혹 보고 있는데, 이런 철학적 고민에 대한 진지한 문제의식을 던지게 하는 드라마라는 생각입니다. 너무 진지했나요. ㅋㅋㅋ.

    • 초록누리 2009.08.23 14:07 신고 address edit & del

      너무 진지해서 두번이나 읽었는데 어렵네요.
      역시 지구상에서 가장 알기 어려운 것이 사람 마음 같습니다.
      좋은 시간, 건강한 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