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종'에 해당되는 글 13건

  1. 2009.10.14 '선덕여왕' 최후를 향해 가는 미실, 권력욕의 화신인가? (66)
  2. 2009.10.01 '선덕여왕' 비담, 왜 염종을 죽이지 못했을까? (43)
  3. 2009.09.24 '선덕여왕' 문노는 왜 유신을 선택했을까? (47)
2009.10.14 07:39




선덕여왕 42회를 보고, 드라마 속 신라 정국이야 어찌되었든 지난회에 이어 지루한 전개로 스토리를 제대로 만들어 가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라마가 산으로 가는 느낌도 들었고, 자극적인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이번회 줄거리는 두가지로 압축할 수 있겠지요. 비담을 데리고 풍유를 떠난 미실의 새로운 수와, 춘추공의 골품제 부정발언과 부군이 되겠다는 선언으로 빚은, 설원공과 세종공의 대립이지요.

우선 설원공과 세종의 무력 대치와 납치사건은 글쎄요,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오랜 세월을 미실을 보좌하면서 정치를 해왔다는 양반들이 춘추와 보량의 비밀혼인으로 무력대치까지 해야하는 상황인가 하는 점입니다. 자, 처음으로 거슬러 가보자구요. 미실측의 덕만공주를 견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가 뭡니까? 자기 사람 만들기 잖아요. 가야민을 볼모로 김유신을 하종의 여식 영모와 혼인을 시킨 것도 자기편 만들기 작전이었지요. 춘추공이 수나라에서 돌아왔을 때 역시 미실측에서 나선 첫 수가 춘추공을 미실가의 여식과 연결시키려 한 것이었고요. 풍류가 미생공이 춘추를 기루로 끌고 다닌 것도 춘추의 여성 취향을 알아보기 위함이었고, 보종랑의 여식 보량을 춘추와 연결시키려 했지요.
춘추를 이용해 앞으로 황실을 좌지우지 하겠다는 미실새주의 뜻에 동의한 것으로 보였는데, 이제와서 춘추의 골품제 발언으로 보량과의 혼사를 가지고 설원랑과 세종이 대립한다는 것은 어패가 있어보입니다. 쌍수를 들고 환영해야 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물론 이의 배경에는 덕만공주 다음 왕위 순위가 세종공이 되기 때문에, 세종이 미실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그럴 듯하게 명분은 만들었지만요.
세종공은 귀족들 가운데 최고 진골 지위에 있는 상대등이며 설원공은 신라의 병권을 쥐고 있는 병부령입니다. 그런데 화랑들을 포섭해 낭도들을 무장시켜 가택연금을 시키고, 상대등과 병부령이라는 지위에 있는 양측 수장들을 납치해서, 까마득한 화랑들이 칼을 겨누고 포승줄에 묶는 하극상이 가능했을까 싶네요.  이런 상황을 만든 의도가 춘추가 계획했던 귀족세력의 분열에 대한 설정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오해를 풀고 미실을 중심으로 더욱 강하게 똘똘 뭉친다는 것을 의도했는지 모르지만요.

그리고 드라마는 미실의 최후를 준비합니다. 비담과 미실의 대화는 극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지만, 미실이 비담을 데리고 소풍을 나간 이유는 아마도 어머니와 아들의 오붓한 데이트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또 다시 멀어져가는 모자 사이를 확인시켜 주고자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실은 신라 조정과 자신을 소용돌이로 몰아갈 해답을 찾게 되었지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아니 한번도 상상해보지 못했던 꿈을 말입니다.
미실은 비담에게 화랑시절 문노와 설원공, 그리고 미실 삼총사에 대한 추억담을 들려주었지요. 마치 어린 아들에게 옛날얘기를 들려주는 어머니와 턱을 받치고 흥미진진하게 다음얘기를 들려달라고 조르는 아들을 보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미실은 옛날얘기를 하는 과정에서 진흥왕이 지어 준 별칭이 경국지색(나라를 기울게 할 만큼 빼어난 미인)이었다며, 당시 화랑들에게는 자신의 색공이 언젠가는 나라를 기울게 할 거라는 비아냥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자신이 초라한 황후의 꿈을 꾸게 되었을 거라고 말해주었지요. 초라한 황후의 꿈이라는 말은 그동안 미실이 세종공과 설원공이 칼을 들이대며 쌈박질을 하든말든, 잠만 자다가 비담을 데리고 소풍을 나오기까지 미실의 생각이 정리되었음을 내포하는 말이었지요.
"미안하다. 너를 버려서 내 아들, 비담아"라는 말은 차마 못하고, 초라한 황후의 꿈을 위해 시대를 거스르고 아들도 가차없이 버렸다고 하는데, 비담은 미실에게 "멋있으십니다. 초라하든, 원대하든 꿈이란게 모든 걸 버리게 하지요" 라며 애써 표정을 감추었지요. "이해해 주니 고맙구나"라고 미실의 목소리가 잠기는데, 두사람 모두 울컥한 감정을 삼키는 모습이 가슴을 애잔하게 하더라고요.
두사람이 어머니와 아들로서 그나마 오손도손 나누는 대화는 여기서 끝나버립니다. 미실이 비담에게 왜 덕만을 따르느냐며 물으면서 대화는 야심가 비담과 비정한 정치인 미실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비담은 처음으로 자신의 야심을 어머니 미실에게 드러내지요.
"스승님께서는 삼한일통의 대업을 위해 삼한지세를 쓰셨어요. 그런데 새주께서는 삼한일통에 관심이 없고, 공주께서는 관심이 많아요. 공주는 나를 얻어 대업을 이루고, 나는 공주를 얻어 신라 천 년에 이름을 얻을겁니다. 어때요. 황후의 초라한 꿈보다는 원대하지요? 그러니 새주의 초라한 꿈은 버리시지요."
그런데 미실은 아들이 그렇게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는데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부드러웠던 표정을 한순간에 싹 바꾸고 "이제 내 마음은 새로운 야망으로 차 있어"라고 말하는 듯 웃는데 소름이 돋더라고요.(역시 무서운 미실)

이 때 덕만공주와 유신랑이 미실을 찾아 정자까지 왔는데 대체 덕만공주 왜 이러신대요? 여왕의 자질이 있는지 의심이 들어서 차라리 미실에게 여왕을 하라고 싶어지더군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를 화나게 했던 대사 인용하지요.
"새주, 이러시면 안됩니다, 새주다운 수를 내놓으시고 새주답지 않은 행동을 하시면 저는 어쩝니까?" - 당췌 이게 무슨 말인지... 일국의 왕이 되겠다고 그동안 첨성대를 짓겠다, 귀족들의 매점매석을 금지하겠다 배포 크게 대적해 온 덕만공주가 미실의 침묵이 불안하다고 궁 밖 행차까지 해서 "전 이제 어쩌면 좋아요?" 하고 묻다니요. 그 동안 모르는 문제가 있을 때마다 쪼르르 미실에게 달려가서 정답을 알아오더니, 이제는 과외 선생님 없으면 생각조차 못한 학원생이 돼버렸나요? 미실이 퇴장하면 이제는 춘추를 새로운 과외선생님으로 모실 것 같네요.
먼길마다 않고 달려온 수제자 덕만에게 미실이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묻지요. 그러자 덕만공주는 아예 대놓고 바보가 돼버립니다.
"제가 얼마나 새주처럼 생각하고 새주처럼 행동하려 노력하는지 모르시겠습니까? 새주는 제게 그 누구보다도 믿음직한 적입니다, 헌데 왜 갑자기 파악이 안되는 행동을 하십니까? - 뭐야! 믿음직한 적이라는 말은 그렇다 치더라도 여태컷 미실을 따라했다고? 그럼 그동안 덕만공주의 지략에 감동하려고 무지 노력해왔던 시청자들은 어쩌라고요. 덕만공주의 정치 롤모델이 미실이었다니 이게 어처구니가 없네요. 물론 미실의 수를 파악하기 위해 역지사지, 즉 입장바꿔 생각해서 덕만공주가 미실의 뒷통수를 쳐왔다는 것은 알겠는데, 덕만공주는 그럼 한번도 혼자만의 수를 내놓지 못해왔다는 말인가요?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강하게 단련된 모습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표류하는 미래의 여왕 모습이 조금 뜬금없어 보였습니다.

미실은 말하지요. "제가 지고, 공주가 이길 수도 있습니다. 허나 그냥 달라고는 하지 마세요. 그건 염치가 없는 겁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게 천금가는 재물이나 천 명의 인재라면 그냥 드릴 수도 있겠지요. 허나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시대입니다. 시대의 이름을 갖는 일에 저를 피해갈 수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이제 온몸으로 온 마음으로 부딪쳐 상대하겠습니다. 주인이 되기 위해서요"라고요.
미실의 말은 역모에 해당되는 말입니다. 시대의 주인이 되겠다는 것은 왕이 되겠다는 선언이겠지요. 덕만공주가 여왕이 되겠다고 선언했고, 춘추는 진골귀족으로 왕위를 선언했는데 이 두가지 수를 미실이 쓰겠다는 겁니다. 이런.. 따라쟁이 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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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의 말은 한마디로 쿠테타를 일으키겠다는 것과 다름 없어요. 덕만공주가 여왕이 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도 황실이 발칵 뒤집혔고, 한 술 더 떠 춘추는 골품제도는 천한 것이라며 진골 신분으로 왕권에 도전하고 나서서 다시 신라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심지어 세종공과 설원공이 무력충돌 일보직전에 이르렀는데, 미실까지 나섰으니 왕관이 길거리에서 파는 머리띠랍니까? 사실 덕만공주의 왕위선언은 성골이기 때문에 전혀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지요. 어차피 성골남진이니. 춘추공 역시 할아버지가 족강되지 않았다면 성골혈통이었고요. 그런데 이 두 가지를 함께 지고 불섶으로 뛰어들겠다는 것은 역성쿠테타 성격을 띄는 것이지요. 미실이 잠자고 있었던 용이라고 하는데, 미실의 정치 지략은 용이지만 혈통이나 골품은 이무기 밖에는 안된다 이겁니다. 성공하면 혁명, 실패하면 쪽박인데 과연 귀족들이 미실의 생각에 동의할 수 있을지 의문이 갑니다.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당시 신라에서 상상할 수 있었는가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어요.
덕만공주는 하루 아침에 신라의 꿈을 세우고 계획한 게 아니지요.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자 왔을 때, 그리고 자신이 공주임을 알게 되고 왜 궁 밖으로 버려졌는지 알면서부터 덕만공주는 꿈을 키워왔습니다. 신라를 삼켜버리겠다는 꿈을요. 그리고 천신황녀라는 신분을 이용하여 백성을 현혹하고 공포정치를 하는 미실을 보며 희망정치를 하는 군주의 모습을 키워갔고, 유신랑의 풍월주 비재를 통해 신라의 국호가 가진 의미를 찾는 과정에서 신라의 대업 삼한일통을 준비하는 왕이 되고자 했지요.

그런데 미실은 무엇을 위해 주인이 되고자 하는 것일까요? 단지 왕이 되려고? 결국은 미실이 왕이 되고자 한다면 덕만공주를 비롯한 황실측과 무력충돌로 이어질 수 밖에 없겠지요. 스스로 왕이 되겠다는 직접적인 대사는 나오지 않았지만 어떤 바보가 "나 쿠테타 일으킬거야"하고 주위에 다 까발리고 할까 싶네요. 쿠테타가 되었든 반란이 되었든 가장 기본은 비밀유지와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민첩하게 제압하는게 생명인데, 적에게 "나 총 쏠테니 가슴팍을 내밀어 줘"하고 달려드는 바보가 어디 있는지, 미실이 너무 쉽게 속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상대에게 자신의 계획을 말해줄 만큼 어리석은 미실이 아닌데 말이지요. 그러니 정말 미실의 진짜 속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말 궁금한 미실의 속내는 뭘까요? 정말 왕이 되려고 하는 걸까요? 혹은 비담을 위한 준비작업일까요? 아마도 이것이 미실의 최후로 이어지는 사건이 되겠지요. 미실이 초라한 황후의 꿈에서 시대의 주인으로 꿈을 바꿨다 할지라도, 분명한 것은 꿈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최후를 향해 가는 권력욕의 화신, 미실의 마지막 수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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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1 06:56




선덕여왕을 보는 즐거움 하나는 드라마 곳곳에 시청자들에게 숙제를 내준다는 점인 것 같아요. 드라마에서 흔히 깔아두는 복선이라는 장치가 시청자들에게는 풀어보고 싶은 궁금점을 유발하거든요. 미스테리같기도 하고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비밀창고 같기도 하고...저에게는 선덕여왕 38회 비담과 염종의 장면이 특히 비밀스럽더라구요. 스승 문노를 독살하고 삼한지세를 빼앗아 간 염종을 비담은 왜 죽이지 않았을까?
그런데 한가지 의구심이 드는 거에요. 죽이지 않은 걸까? 죽이지 못한 것일까? 그래서 비담과 염종의 장면을 다시 떠올려 보지 않을 수 없었어요. 글을 쓸까 말까 한참을 고민했는데 결국은 저의 수다병을 이기지 못하고 이렇게 쓰게 되었네요. 아마 38회에 문노의 죽음과 비담의 감정선이 매끄럽지 못하고, 어디선가 뭉뚱 잘려버린 듯한 느낌때문이었을 거에요. 비담을 화랑으로 인정해 달라는 문노의 서신에 대한 진위의 언급도 없이 문노의 필체가 맞다는 칠숙의 말로만 넘겨버리기는 것 역시 뭔가 석연치 않았거든요.
문노가 비담에게 남긴 편지는 글쎄, 선덕여왕에서 또 하나 비담에 대한 비밀장치로 쓰기 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그 편지가 거론되지 않는다면 아마 문노가 써 두었던 편지였을 거라 생각해요. 왜냐하면 문노는 이미 비담이 자신을 따라 삼천리 금수강산을 떠돌아 다니며, 약초나 캐고 다니지는 않을거라 생각했거든요. 문노는 유신랑에게 완성한 삼한지세를 맡기고는 떠날 생각이 분명했지요. 그런데 비담은 안가겠다고 하니 문노로서도 비담의 앞길을 걱정했겠지요. 아무 연고도 없는 비담을 서라벌에 두고 가려면 비담에게 신분증 하나는 만들어 주고 싶었겠지요. 비담도 비빌 언덕은 있어야 했으니까요.
이제와서 미실에게 "네 아들이니 키워라"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마지막까지 비담을 설득시키지 못하면 비담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인 셈치고, 공개적으로 신분증을 만들어 주고자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그게 아니었다면 아마 엄청난 비밀 하나를 주고 갔을 수도 있겠지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비담은 왜 염종을 죽이지 않았을까요? 혹시 죽이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요? "고구려와 백제, 수나라에 심어둔 정보력을 주겠다, 우리 새로 춘추를 왕으로 만들고 공신으로 출세해서 떵떵거리며 살아보자" 라고 제의했기 때문에 염종을 살려 준 것은 아니었어요. 그 전에 비담은 염종을 죽일 생각을 접어버립니다.
문노의 죽음 이후 염종을 찾아간 비담은 염종의 비서들을 다 죽이고, 얼굴에 피칠갑을 하고 돌아다닐 정도로 눈이 팽글 돌아있었는데, 여유자적 종이접기나 하고 있는 춘추를 보고 복수하겠다는 마음이 풀렸을 리는 없지요. 춘추를 이불에 돌돌 말아 몽동이 찜질을 한 후 염종을 끌고 나온 비담이 한 첫마디는 "책은 회수했고, 너만 죽이면 마무리된다"는 말이었어요. 비담 눈에 살기가 천리까지 퍼지는데도 염종은 능청스럽게 "이런 법이 어디있냐며 우린 공범이잖아" 하는데 그 순간 비담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이더라고요.
이때 비담에게는 두가지 감정이 교차했을 겁니다. 스승에게 칼을 들이 댄 죄책감과 부정할 수 없는 스승의 죽음이었겠지요. 부르르 치를 떨며 다시 칼을 겨누자 염종이 한마디 더하지요. "나 죽이고 너도 자결하세요. 너도 나랑 같이 문노 죽였잖아요"  이 말에 비담은 칼 대신 발로 염종을 지근지근 밟아주는데 끝내 칼로 치지는 않았지요.
저는 이 장면을 보며 선덕여왕은 인간적인 범주에서 이탈하지 않는 드라마라는 생각을 다시 했어요. 어제 인터넷 기사를 보다 보니 비담의 자결장면이 있었는데 편집이 되어버렸다는 걸 읽었어요. 문노가 끝내 책을 주지 않자 낙담한 비담이 풀밭에 앉아 있다가 날아가는 꿩을 돌멩이로 차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후에 나무가지로 자결하려는 장면을 찍었는데 편집이 돼버렸다더군요. 왜 편집했을까? 이유를 생각해보니 이후 염종을 죽이지 못하는 비담의 감정선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스승에게서 끝내 선택받지 못한 비담이 자결하려는 장면을 내보냈다면, 비담의 성격으로 보아 염종을 죽이고 자신도 자결을 했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비담은 염종을 죽이지 않은게 아니라 못했구나 라는 생각에 이른 것이지요. 염종을 죽이면 자신도 죽어야 하니까요. 비담의 죄의식이 복수심보다 컸던 것이지요. 비정한 야심가 비담에게 인간적인 성정을 깔아 두려는 이유로 비담의 자결장면을 편집했나 싶더라구요. 책 대신 스승을 업고 뛴 비담의 마음과도 연결을 지어야 했고요.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과연 비담이 스승 문노를 죽이려 했을까? 하는 의문이 남아요. 저는 비담이 문노를 죽이려고 까지는 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두 사람 중 하나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대결이었지만, 비담이나 문노나 서로 목숨까지 취하지는 않았을 거에요. 치명상을 입히거나 흔히 무림에서 말하는 무공을 폐하는 정도에서 승부를 가리는 방법을 택했을 겁니다. 비담이 문노를 죽일 마음이 있었다면, 염종에게 눈이 뒤집히지는 않았을테지요. 삼한지세 책에 대한 비밀때문에 염종을 죽일 수는 있었겠지만, 문노에 대한 복수는 아니라는 말이지요.
따라서 비담이 염종을 죽이려고 한 것은 책에 대한 비밀보다는 스승을 죽인 복수심에서 출발했다고 봐요. 하지만 칼을 거두고 만것은 복수보다는 공범이라는 죄책감의 크기가 더 컸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염종이 "너도 공범이잖아" 했을 때 비담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고, 표정 역시 복잡했지요. 그 때의 비담의 속마음은 아마 이랬지 않나 싶어요. "니가 내 속을 어찌 알아, 난 스승님을 죽이려고 까지는 하지않았어... 그래, 나도 공범 맞네... 결국은 스승님을 죽게 만들었으니까..."  버선목 뒤집듯 까보이지도 못하는 억울함, 염종에 대한 분노, 그리고 죄책감이 혼합된 듯한 비담의 표정은 그래서 너무나 인간적이었어요.
그 이후에 염종에게 너를 살려줄 이유 세 가지만 말하라고 했던 것은 염종의 목슴을 두고 거래하는 질문은 아니었어요. 그 전에 거처에서 끌려나오면서 책의 주인이 유신이 아니라 춘추라고 생각한다는 염종의 말을 상기했겠지요.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와중에서도 광기마저 보이는 염종이 궁금했기도 했을 거고요. 염종이 가진 정보와 미실이 춘추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부수적인 획득이었지만 말입니다. 결국 염종의 얼굴에 흉한 자상만 남기고 만 비담은 염종을 자신의 똘마니임을 확인시키며 한마디 하지요. "우리가 만들 다음 왕은 그 애가 아니야"라고요.
드라마 선덕여왕은 문노의 죽음을 통해 비담에게 아킬레스건 하나를 만들어 주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스승의 죽음에 대한 죄의식과 문노의 유언은 비담에게는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비담은 다음에 만들 왕이 춘추가 아니라고 했고, 이제는 덕만공주와 자신 중에 시대의 주인을 선택할 기로에 서있는 것이겠지요. 미실이 춘추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비담에게는 흥미로운 사실이에요. 드라마에서 춘추의 훈육스승으로 비담과 춘추를 엮은 것은 미실과 비담의 대립을 위한 구도라고 보여집니다. 비담은 미실과 덕만공주 사이에서 고독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춘추의 방패막이인 셈이지요. 비담이 미실편에 서지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암시이기도 하고요. 여담이지만 춘추가 비담에게 왜 반말하느냐고 했지요? 삼촌이니까요. 계보를 따져보면 할머니는 다르지만 비담은 춘추의 삼촌이잖아요. 비담만이 알고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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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4 06:32




드라마 선덕여왕 36회 문노가 신라대업의 주인으로 유신을 선택한 이유에 관한 글을 준비하면서, 고민도 많았고 생각도 많았어요. 왜냐하면 신라의 역사적 사실과 픽션이라는 드라마 장르와의 괴리를 어떤 식으로 연결지어야 하는지 고민이 있었거든요. 또한 문노에 대한 생각을 한꺼번에 정리하기에는 그간 문노가 보여준 행적이 짧았기에 다 잡아내기가 힘들었어요. 아시다시피 문노가 오랜시간 행방불명된 상태로 은둔생활을 한 인물이다 보니...

문노라는 인물이 중요했던 것은 진흥대제의 유지를 알고 있었고, 미실을 대적할 사람을 가려낼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진흥왕의 유지는 15대 풍월주 선발과정에서 두번째 문제를 통해 삼국통일이라는 것이 밝혀졌고, 남은 것은 미실을 대적할 자가 누구인가를 확인하는 과정만이 남아있는 셈이었지요. 그런데 36회를 보면서 그 두번째의 키워드에 대해서 지금까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저는 여태껏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 타이틀에 갇혀있어서 당연히 시대의 주인은 후일 여왕으로 등극할 덕만공주라는 생각만으로 드라마를 봐 온 탓에 그부분을 간과해 버렸습니다. 군주로서의 자질과 신라의 대업을 이어갈 당당한 모습으로 성장해 가는 덕만공주가 그 인물일 것이라고 단정짓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부수적으로 덕만공주의 왕위등극을 돕는 시대의 영웅들, 예를 들면 유신랑, 알천랑, 가야계의 월야왕자, 문노, 비담(아직까지는요), 춘추 등을 내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려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36회를 시청하면서 드라마를 집필하는 작가나 제작진의 의중을 파악하고 싶어졌어요. 과연 덕만공주 한 사람을 여왕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 이 드라마의 제작의도였을까? 왜 진평왕의 유언 한마디로 쉽게 왕위에 올랐던 선덕여왕을 이리도 어렵게 왕위에 올리려고 역사적 사실도 왜곡하고, 생존했던 시기, 출생관계, 혈연관계까지 무리수를 둬 가면서까지 드라마로 만들고 있는가? 해답은 덕만공주나 미실에게서 나오리라 생각했던 것이 의외로 문노에게서 나왔어요. 
결론은 선덕여왕의 모든 스토리는 문노의 한마디에 있었어요. 따지고 보면 문노의 말은 아니었지요. 진흥대제의 말을 문노가, 그리고 미실이 수없이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었으니까요. 진흥대제의 명언이 무엇인지는 아실거에요.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의 주인이 된다"지요. 그리고 드라마 선덕여왕은 지금까지 앞으로 천하의 주인이 될 덕만공주가 사람을 얻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었지요. 여기까지는 덕만공주가 그 시대의 주인이었고 그야말로 드라마 선덕여왕이라는 타이틀과도 맞아떨어졌지요.
그런데 저는 이번 36회를 보면서 잠시 혼란스러웠습니다. 유신이 미실에게 무릎을 꿇고 미실의 품으로 떠나는 장면때문만은 아니었어요. 유신랑이 표면적으로 덕만공주와 정치적 결별을 선언했다고 그것이 미실과 정치적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미는 아니었으니까요.
저는 이 글에 앞서 <미실에게 무릎꿇은 유신, 가야를 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는데요, 제가 유신랑이 가야를 품었다고 한 것은 유신의 정치적 계산을 함축시킨 것이에요. 유신랑의 정치가로서의 입장에 대한 부분도 글 말미에 가야민이 유신랑의 정치적 기반이었다는 표현으로 잠깐 언급하고 만 이유는 이번 글 문노에 대한 글에서 함께 말하고 싶어서 였어요.

제 15대 풍월주 최종 선발과정에서 유신은 가야계, 그리고 구 가야왕조의 복원을 꿈꾸는 복야회와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을 사서 최종재가에 들어갔지요. 사면초가에 빠진 유신을 결국은 자기를 버리고, 표면적으로는 덕만공주와 등을 지고 미실의 세력권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미실에게 무릎을 꿇기까지 유신랑은 가야와 자신의 대의명분과 사이에서 고뇌했지요. 그리고 그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은 가야였습니다.
드라마에서는 덕만공주와 등을 져야한다는 일종의 대의명분과의 싸움으로 비쳐졌지만, 유신랑의 선택은 당시 신라의 상황에서는 당연한 선택이었고 정치적 계산이었어요. 당시의 신라는 왕권보다는 미실을 중심으로 한 신권의 세력이 강했던 상황이었어요. 수틀리면 일개 지방 귀족세력이 황실에 도전할 수 있었던, 말하자면 왕권이 취약했던 그런 시대였지요. 드라마에서 진평왕의 모습을 왕권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에 비하면 미실이라는 신하의 권력은 왕권을 능가하고 남지요.
또한 드라마에서는 가야계 유민의 힘에 대해 미약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여전히 구 가야계 세력은 신라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견제대상이었어요. 미실이 유신랑을 욕심내는 이유는 그가 그 가야계의 대표라는 점입니다. 유신랑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일 때 함께 흡수할 수 있는 가야세력은 달걀 노른자와도 비유할 수 있을 만큼 큰 가치가 있지요. 미실이 유신을 탐내는 것은 유신의 그 강직하고 충성스런 성품때문이 아니에요. 유신 뒤의 세력이었지요. 유신랑 역시 그 계산을 했던 것이고요. 가야민을 떼죽음 당하게 하여 신라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하는 것보다는 미실에게 복속함으로써 가야를 당당하게 신라무대에 올리고자 하는 일종의 정치적 항복인 셈이지요. 현실적으로 가야를 복원해서 새 왕조를 세우는 것보다는 신라에 편입되어 신라 중앙무대로 진출해 중심적인 위치에 서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었고, 유신랑이 풍월주로 등극하면 가야계 인물을 화랑으로 편입시키는 것도 떳떳할 수 있을 거라는 계산 역시 했을테지요. 유신랑처럼 가야계였던 문노가 제 8대 풍월주를 지냈고 신라에서 그의 위상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상기해 보면 풍월주의 지위가 단순히 화랑의 수장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문노는 유신을 그가 기다리던 시대의 주인으로 유신랑에게 모든 것을 걸겠다고 합니다. 신라의 비밀 카지노 격인 노름장에서 염종과 나누었던 대화를 기억하실 겁니다. 삼국지세를 완성해야겠다면서 그 책의 주인이 나타난 것 같다고 했던 장면 말입니다. 이때 문 밖에서는 비담이 문노와 염종의 대화를 엿듣고 눈에 독기를 품어내었었지요.
그럼 왜 문노가 유신을 시대의 주인으로 생각하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를 짚어보기로 하겠습니다. 유신랑이 미실에게 미실의 사람이 되겠다고 투항하러 가기까지 유신과 문노는 두번에 걸쳐 대화를 합니다. 첫번째 대화는 가야유민을 유신가문의 땅 압량주에 정착시킨게 맞느냐고 확인하는 장면이었지요. 그 때 문노가 어찌하여 그리했느냐고 묻습니다. 유신랑은 충성을 얻기 위해 한 일이라며 세력을 만들어 신라 내에서 자신을 구축하기 위해 그리했다고 대답하였지요. 또한 가야국 복원은 힘들고 대신 신라 내에서 신라의 한 세력으로서 신라의 삼한 일통 최전선에 나설 것이라고요. 그렇게 때문에 풍월주에 못 오른 다해도 가야민을 파는 일은 절대 못한다고 말이지요.
유신이 나간 후 문노는 생각하지요. "인물이구나. 허나 그리 곧으면 부러질텐데.." 그리고 자신에 대한 회한이 방백으로 이어졌지요. "포기할 줄 알았더라면, 굽힐 수 있었다면 나 또한 그리 떠돌지 않았을 것을..." 이는 미실에 대한 자존심을 굽히지도 못하고 싸우지도 못해 쌍음과 함께 사라질 수 밖에 없었던 자신에 대한 변명이었겠지요.
두번째 대화는 유신이 덕만공주에게 "군주란 자신의 몸을 팔아서라도 백성을 지켜내야 한다. 백성은 다른 나라 백성 만명을 죽이고서라도 자기들을 지켜주는 왕을 원하며 저는 그리 할 것이고, 공주께서도 그리하시길 원한다. 군주의 길이란 혼자가는 길이다"는 말을 하는 장면을 보게 된 이후에 이어집니다. 유신을 찾아 온 문노는 사람을 얻는 자가 왜 천하를 얻는다고 하는지 아느냐며 얻은 사람, 그 사람들이 군주를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하였지요. 영웅은 스스로 되는 법은 없어, 옆에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요. 이때 문노는 덕만공주가 복야회 설지를 희생시키자고 했던 방법 외에 다른 어떤 방법이 있는 거냐고 유신에게 묻습니다.
이에 대해 유신은 아마 미실에게 투항하겠다는 말을 문노에게 한 것 같습니다. 이 때 장면에는 나오지는 않았지만 유신은 문노에게 가야민을 살려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이야기를 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유신 역시 신라의 대업 삼국통일을 위해 대의명분을 세웠고, 덕만공주 역시 그 뜻을 품고 있기에 당장은 미실에 대한 굴복일 수 있지만 길게는 덕만공주와 자신의 대업이 같음을 말했겠지요. 
유신을 보내고 "덕만공주가 정녕 인리가 있는 것인가...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것인가... 처음부터 운명은 다른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가... 유신인가..." 하는 문노의 방백이 이어졌는데 이 말이 제 뒷통수를 치더군요. 그리고 문노는 염종을 찾아가 자신이 지금까지 방랑하고 다니면서 집필하고 있던 삼국지세를 완성하겠다며 그 책의 주인이 나타나것 같다고 하지요. 바보스러울 정도로 우직하고 고지식한 면에서는 자신과 빼다 닮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 문노 자신은 자존심과 명예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세상을 등지고 현실을 도피했지만 구정물을 뒤집어 쓰고서라도 자기 백성과 가문을 지켜낼 사람 그놈에게 모든 것을 걸기로 했다면서요. 
문노는 사람을 계획하에 만들고자 했던 인물이었어요. 그는 미실을 대적할 사람을 찾았던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려고 했었어요. 비담을 가르치고, 또 끊임없이 덕만공주에게 군주의 자질을 갖추기를 요구한 것도 미실에게 대적할 인물로 만들려고 했던 문노의 의도였지요. 그런데 유신은 그렇지 않았지요. 유신은 스스로 인물이 되어가고 있었거든요. 자기를 버리고 앞을 내다보는 정치적 안목, 지도자라면 마땅히 품어야 할 백성에 대한 애민심을 유신은 스스로를 끊어내는 아픔속에서 배우고 커가고 있음을 본 것이었지요. 문노가 유신을 택한 이유는 바로 그것이었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껍질을 깨뜨리고 알에서 부화해서 나온 유신을 문노는 알아보았던 것이지요. 그리고 또 한 사람 문노가 앞으로 만나야 할 시대의 주인 춘추가 있겠지요. 문노는 어떤식으로 춘추가 껍질에서 깨고 나와 시대의 주인이 되어가는 지를 지켜 보겠지요. 춘추와 유신의 운명적 만남도 머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문노는 새 시대의 주인들을 위해 마지막 그의 지도를 완성하려 하고 있는 것이고요.

이제서야 이 드라마의 기획의도가 보인 순간이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선덕여왕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구나! 미실을 대적할 시대의 주인이 단순히 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어요. 가야를 품은 유신랑 역시 시대의 주인이었고, 유신, 알천, 비담, 후일 춘추를 얻을 덕만공주 역시 시대의 주인이었으며, 미래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룰 춘추 역시 시대의 주인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에 이른 것이지요. 다만 한가지 비담이 걸려요. 역사적으로 비담은 선덕여왕 재위기간에 선덕여왕편에 있었던 장수였지만 난을 일으키지요. 비담이 드라마에서 당시 미실과 대적한 인물들과 함께 시대의 주인이 될지 야욕이라는 껍질 속에서 부화하지 못한채 반역자로 남아버릴지 그게 여전히 시청자들에게는 물음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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