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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2 '동이' 자작독살극, 장희빈의 최악의 무리수 (5)
2010.06.22 13:46




동이 27회는 숙종이 동이를 찾는 마음, 그리고 동이의 한양입성기가 숨바꼭질하듯이 그려졌습니다. 이 부분은 숙종의 동이에 대한 마음과 함께 따로 정리했습니다 (관련글: 동이에 대한 마음 드러낸 숙종의 불꽃 카리스마). 동이가 무수리로 궁궐에 들어 온 것보다는 장희빈의 목숨을 담보로 건 자작 음독사건이 조정에 일대 혼란에 빠뜨리며 피바람을 예고하는 것이기에 그 파장이 크다고 보여집니다. 따라서 장희빈에 대한 부분을 따로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희빈이 몰락, 혹은 파멸을 향해 가는 첫 행보로서도 중요한 사건이었고, 지금까지의 장희빈과는 다른 모습이었기에 중요한 사건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희빈이 자작극을 벌인 사건은 여러가지로 장희빈의 변화를 암시하는 큰 의미를 가집니다. 바로 장희빈이 자신의 야망과 자리지킴을 위해 전면전에 나섰다는 것이에요.
그동안 장희빈은 오태석 대감과 장희재의 뒤에서 한 마디로 더러운 물에 손을 담그지 않았었지요. 그런데 인현왕후의 사가를 감시하던 유상궁의 보고를 듣고, 폐비가 감찰부 상궁, 그리고 서인 세력들과 만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직접적으로 인현왕후를 제거할 방법 모색에 나섰고,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무리 인현왕후의 무고를 밝혀줄 증험들이 나온다고 해도 소용없는 짓을 만들어 버리려고 결심을 하지요. 
물론 사가에까지 내쳐지고 폐서인 된 인현왕후를 견제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사씨남정기가 발단이 되었고, 숙종이 저자에 떠도는 책을 읽고 후회하는 듯한 말을 했다는 것에 장희빈이 극약처방을 취하려고 했었던 것이었지요. 인현왕후의 폐서인만으로는 뒤가 불안했던 장희빈이었기에, 인현왕후를 직접적으로 없애버릴 방법을 모색했던 것이지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걸고 말이지요.
실로 대담했고, 무서웠고 한마디로 독한 장희빈이었습니다. 그녀를 이토록 독하게 변하게 한 것은 멀어진 숙종의 마음때문이기도 했고, 자신의 죄를 영원히 덮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제서야 자신이 넘을 수 없다던 빛이 동이였음을 알게 되었기에, 장희빈이 독하게 변할 일대 전환기를 가져 온 사건이 되고 말 듯 합니다.
저는 이번 회 장희빈이 음독 자작극을 벌인 것을 보고 장희빈의 대담성에 놀랐고, 어쩌면 역대 장희빈 중에 가장 독한 인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더라고요. 제가 기억하는 장희빈들 중에 독극물 자작극을 벌인 장희빈은 기억이 나지 않거든요. 기껏해야 시해하려 했다는 거짓 증거를 들이 밀고 음모를 꾸미거나, 상대방을 직접 교살하려는 악행을 저지르는 것에 그쳤던 것 같습니다.
이미 찻잔에 독이 들어있음을 알고 있었던 장희빈이 차를 입에 대는 순간, 타방송 종영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의 송강숙이 떠오르더라고요. 목숨을 담보로 무명천에 목을 매었다던, 하느님 부처님하고 맞짱떠서 이긴년 송강숙 말이에요. 장희빈을 보면서 송강숙이 무명천에 목을 매기도 했다는 대사가 생각나면서 송강숙 못지 않은 독한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숙종의 마음이 동이에게 향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장희빈은 질투와 배신감을 동시에 느끼면서 캐릭터의 변화를 예고했는데, 이번 회 음독 자작극을 벌이는 장희빈은 보니 역대 장희빈과는 확실히 다른 차별성이 느껴지더군요. 딱히 좋은 의미는 아니었지만, 속된 말로 자해공갈단이 된 듯 싶습니다. 결국은 숙종의 마음을 잃을 수 밖에 없는 장희빈의 최악의 무리수가 될 듯한데, 솔직히 제작진이 그리려고 했던 장희빈과는 사뭇 달라져서 장희빈에 대해 다시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방법은 좋지 않았지만 장희빈의 캐릭터 변화로서는 좋은 설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솔직한 심정으로 동이의 매력없는 캐릭터는 탐정놀이에서 진이 다 빠져버렸고, 간신히 숙종과의 달달한 연애때문에 지켜보기는 하지만, 여전히 억지스럽게 하늘이 내려준 인물로 만들어지는 동이에게서 강한 개성보다는 운명적인 운이 따른다는 느낌이 강하거든요. 남자 연기자들은 코믹 숙종이 동이의 재미 반은 담당하고 있기에 걱정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동이가 강한 개성을 드러내기 보다는 장희빈이 담당하는 것이 극적 긴장감은 물론이거니와 갈등관계도 자연스러워 보일테고요.
그래서 장희빈의 좀더 강한 모습을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에요. 물론 장희빈을 희대의 악녀로 판화 찍듯이 같은 인물로 만들라는 뜻은 아니지만, 장희빈에게서 보여지는 인간적인 모습들로 장희빈을 품위와 우아라는 한계 속에 가둬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고요. 그런 점에서 장희빈이 전면전에 나선 모습도 극적 긴장감을 위해서는 좋은 시도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드라마에서 희대의 악녀가 되었든, 하늘이 내린 천사가 되었든 운명에 굴복하는 것보다는 운명에 도전하는 인물이 솔직히 매력적입니다. 장희빈이 도사의 예언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운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에서, 목숨을 담보로 한 대담성을 보이기는 했지만, 강단있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 의도가 진실을 은폐하고, 부정하게 취한 자리를 보전하려는 비뚫어진 야욕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응원은 하지 못하지만요.  
결과적으로 이번 음독 자작극은 장희빈이 둔 최악의 악수가 될 듯합니다. 중전 장씨를 시해하려 했다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인현왕후와 서인을 궁지에 넣고, 백성의 동정심도 샀을 수 있겠지만, 장희빈의 몰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겠지요. 진실은 밝혀지는 법이고, 동이가 도성에 들어왔다는 것은 그 날이 멀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장희빈은 지금 한창 권력의 달콤함을 즐기고 있을 때입니다. 중전의 자리, 정권을 잡은 남인세상, 포도대장으로 앉혀놓은 오라비 장희재. 의금부의 오윤 등 중요 요직은 모두 그녀의 손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참, 감찰부까지 접수한 듯 싶고 말이지요. 권력의 달콤함에 취한 장희빈은 권력을 과용했을 때 일어나는 부작용을 아직은 알지 못합니다. 자신의 발목이 빠지는 줄도 모르고 꿀단지 속에 빠져 달콤한 꿀을 취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장희빈의 최대 불안은 동이의 생존이겠지요. 하지만 궁궐의 주요요직에 장희빈의 힘이 뻗치지 않은 곳이 없기에, 동이 하나쯤 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 장희빈에게 불현듯 떠오른 도사의 예언은 장희빈을 더욱 독하게 몰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상대가 죽지 않은 한 결코 그 빛을 뛰어넘지 못하리라는 예언에서 장희빈 역시 불안해 할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이고, 그 불안감이 장희빈을 옥죄어 오기 시작하지요. 
장희빈은 분명 빛나는 운명을 가진 여인이었습니다. 중인의 신분으로 궁에 들어와 승은 상궁이 되고, 희빈을 거쳐 중전의 자리에 가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얄궂게도 그녀와 똑같은 운명을 가진 인물에 의해 빛을 잃게 되겠지요.
그런데 드라마를 보면서 느끼는 점은 과연 동이라는 빛이 장희빈의 빛을 덮었을까 하는 점이었어요. 동이와 장희빈은 같은 운명을 가졌지만 두 사람이 다른 점은 동이는 자신의 빛을 지키기 위해 시련을 택했다면, 장희빈은 스스로 빛을 잃어가는 길을 걸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첫 행보가 그녀 스스로 더러운 물에 몸을 던지고 만 자작극이었고요.
장희빈이 최악의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녀의 꿈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희빈의 꿈은 내명부 최고의 중전이라는 자리였어요. 숙종의 사랑과 동일시 했던 중전이라는 자리가 결국은 장희빈의 모든 것을 잃게 한다는 것이 아이러니 하지만, 장희빈이 중전의 자리에 연연하지 않았다면, 그녀의 운명도 달라졌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폐위된 인현왕후가 환궁한 이후에도 그 자리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장희빈은 결국은 인현왕후를 죽이려는 저주를 했다는 이유로 사약을 받게 되었던 것이고요. 여기에는 서인과 남인의 정치싸움이라는 배경도 있지만, 드라마에서는 그 부분을 깊게 다룰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빛을 잃어가는 장희빈, 빛이 나기 시작하는 동이. 재미있는 점은 잃어가는 빛과 발현하는 빛이 숙종의 사랑과 함께 움직인다는 것이에요. 모든 것을 걸었던 꿈의 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목숨까지 건 독한 장희빈이 숙종의 마음을 돌리기는 어려울 것 같아 보입니다. 독차사건이 장희빈의 자작극임이 밝혀지게 되면, 결국 숙종의 마음을 되돌릴 수 없는 최악의 무리수가 될 것 같아요. 숙종은 다만 과거 한때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한 여인이 중전이라는 허울을 위해 찬란했던 빛을 잃어가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겠지요. 임금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중전의 자리라는 것이 결국 헛된 무지개였을 뿐이라는 것을, 장희빈은 스스로 부서져 가면서 빛을 잃고, 사랑을 잃어가면서 깨달아 가겠지요. 그럼에도 장희빈은 비록 지고 말지언정 활짝 핀 모란꽃처럼 화려하게 살다 스러져갈 인생을 택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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