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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17 '무릎팍도사' 삶이 한편의 영화인 배우 윤정희 (19)
2010.06.17 07:38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의 <시>를 두고, 한국 언론이 떠들썩했었지요. 수상을 했다는 것때문이 아니라, 한국에서는 작품의 평가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시끄러웠고, 심지어는 빵점을 주었던 심사위원까지 있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쟁쟁한 헐리웃 스타들 속에서 고운 한복을 입고 카펫을 밟은 윤정희씨의 모습을 이곳 캐나다 뉴스에서도 잠깐 봤었습니다. 윤정희씨의 한복을 입은 모습만으로도 흥분되었고, 가슴에서 뭉클한 감정이 피어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고국에 대한 향수병이었을 겁니다. 
은막의 여왕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 윤정희씨의 모습을 연예오락프로인 무릎팍도사에서 보게 되어 기뻤어요. 저 같은 경우는 어린시절 윤정희씨의 영화를 수십편은 봤던 세대이고, 과거 대한민국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했던 화려한 은막의 스타를 예능프로에서 본 것 자체가 그 감회가 남달랐어요. 데뷔한 지 44년, 대한민국 영화사의 살아있는 전설로 문희, 故남정임과 함께 1대 트로이카 시대를 열었던 배우 윤정희, 그녀를 무릎팍도사에서 보고 난 느낌은 '삶 자체를 한편의 영화로 만들어 가고 있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데뷔 후 7년동안 300 여편의 작품을 찍고, 역대 최다 여우 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던 윤정희씨가 돌연 프랑스 유학길에 올라 당시 메스컴에서 난리가 났던 것도 기억납니다. 유학 중 세계적 피아니스트 백건우와의 결혼으로 세기의 화제가 되었던 기사도 지금도 생생하게 생각이 나네요. 

윤정희씨가 2010년 칸 영화제에서 이창동 감독의 '시'로, 세계를 또 한 번 깜짝 놀라게 하면서 주목을 받았는데요, 해외 언론의 윤정희씨에 대한 반응은 대단했습니다. 5분으로 제한된 칸영화제에서 기립박수를 10분을 넘게 받았다고 하지요. 우리나라 영화의 자랑스러운 쾌거에 가슴이 뜨거워졌던 감동이었습니다.
"<시>의 미자는 오직 윤정희였기에 가능했다"는 프랑스 르몽드지를 비롯해 각국의 언론에서 찬사를 쏟아냈던 히로인 윤정희, TV를 통해 본 그녀는 세계를 놀라게 한 화려한 은막의 여왕이 아니라, 곱게 나이 든 해맑은 소녀같았습니다. 66세가 되어도 낭만을 꿈꾸고, 동화처럼 살아가는 그녀, TV를 보면서 유독 눈에 들어왔던 것은 세월을 고스한히 얼굴에 간직한 자연미와 해맑은 웃음이었습니다. 웃는 모습이 천진난만한 소녀같아서, 지나 온 삶이 참 고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웃음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이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잖아요. 윤정희씨의 웃음이 그런 느낌을 주었어요.  
영화계의 전설을 게스트로 맞이한 강호동도 계속 긴장하면서 실수를 하지 않을까 조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강호동의 긴장을 풀어준 것은 오히려 윤정희씨였지요. 강호동이 마음에 든다고 비밀로 간직하고 싶었다는 남편 백건우씨와의 연애 비하인드 스토리 한토막도 들려주기까지 했는데, 소탈하고 솔직한 모습이 그녀가 살아 온 세월의 깊이만큼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윤정희의 천생연분 백건우와의 만남과 연애, 그리고 결혼에 이르기까지 윤정희와 피아니스트 백건우에 대해 관심이 있던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잡지 혹은 TV를 통해서 들어봤음직 했었을 겁니다. 저 역시 윤정희에 대한 기사는 눈에 띄는 대로 읽어왔던 지라 파리에서의 생활, 살림하는 모습, 부부가 다정하게 파리 거리를 걷는 모습 등은 여러번 봤었지만, 몽마르뜨 언덕에 그들만의 사랑의 아지트를 보러 다녔다는 스토리는 처음 들었어요. 그녀의 입을 통해 결혼 전 함께 지낼 방을 구하러 다녔다고 고백하는 장면을 보면서, 60세가 넘어서도 소녀같은 수줍음을 간직하고 있는 모습에 놀라웠어요. 결혼 전에 함께 지냈다는 것보다는 그 시절, 비밀스럽게 나누었을 두사람의 추억의 시간을 회상하는 윤정희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칸에서 각본상을 수상하고, 시상직장의 반응이 뜨거웠기에 여우주연상을 기대하지 않았느냐는 강호동의 질문에, 황금종려상을 받길 원했다는 말을 듣고, 역시 큰 배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우주연상은 윤정희 개인의 영광이고 기쁨이지만, 황금종려상은 영화를 만든 모든 사람들의 영광이니까요"라고 말하더라고요. 처음으로 칸 영화제에 갔던 윤정희가 44년의 배우생활을 해오면서, 개인적인 영광을 하나쯤은 남기고 싶은 욕심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역시 큰 배우의 생각은 다르더군요. "배우 은퇴는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다"는 윤정희는 90세가 되어도 영화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배우란 삶을 표현하는 사람이다. 60대, 70대의 삶이 있듯이 90대의 삶이 있을 것이다. 90세가 되어도 매력있는 역할이 있을 것 같다"라면서요. 윤정희에게 배우는 평생의 천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녀가 들려주는 소소한 일상의 모습을 통해서도 윤정희는 매력적인 사람이었습니다. 필요이상의 화려한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윤정희씨의 말이 가슴에 와닿았는데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화려한 은막의 여왕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는 이 부부의 공개적인 프로필에 불과할 뿐이었어요. 남편은 장보기를 좋아하고, 나는 요리를 좋아한다", 지하철을 이용하고, 해마다 멸치젓갈을 담그고, 그 젓갈로 김치 담궈 먹는다는 윤정희, 스크린에서는 배우이지만, 평소에는 남편과 연애하듯 살아가는 순수해서 너무 아름다운 주부일뿐이었습니다. 
90세가 되어서도 연기를 하고 싶다는 66세 윤정희의 희망을 들으면서, 우리가 윤정희라는 배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큰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은 젊은 배우들에게 조차 흔한 얼굴주사 하나 맞은 흔적 없이,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배우를 만나기란 하늘에 별따기가 되어 버렸는데, 세월에 순응하는 그녀를 보니 주름살까지 아름다워 보이더군요. 소녀처럼 순수한 감성, 영화에 대한 끝없는 열정, 세월을 거스르지 않는 모습, 그래서 더 아름다운 윤정희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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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9
  1. 꼬기뉨 2010.06.17 07: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파일 받아놨는데...이따 봐야겠어요 ㅎㅎ
    음하하 좋은하루 보내세요~

  2. 2010.06.17 08:1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따뜻한카리스마 2010.06.17 08: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나이 예순이 넘어서도 열정적으로 자신의 삶을 불태우며 살아가는 배우 윤정희 선생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ㅎ

  4. 카타리나 2010.06.17 08:19 address edit & del reply

    무릎팍을 안본지가 오래되어서..
    이분이 나왔었네요

    근데...흠...이분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가 기억이 안난다는 ㅎㅎ

  5. 2010.06.17 08:4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6. 데이 2010.06.17 09:08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 소녀같으시고 연기도 잘하시고 정말 여배우 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7. 미스터브랜드 2010.06.17 09:1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두 시 개봉하면서 인터뷰 하는 걸
    몇 번 봤는데..소녀 같은 배우로서의
    삶이 그대로 투영이 되더라구요.

  8. 달려라꼴찌 2010.06.17 09:35 address edit & del reply

    젊을 때 모습이 정말 참 아름답더군요.
    참 곱게 늙으셨습니다.

  9. Phoebe Chung 2010.06.17 09: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렇게 멋지게 늙어가면 좋겟어요. 오드리 헵번도 생각 나고..... 멋진 윤정희씨입니다.^^

  10. 서니제이 2010.06.17 09:59 address edit & del reply

    "나는 벗는 배우가 아니다. 벗지 않아도 얼마든지 좋은 역을 맡을 수 있다"
    "음악회가 끝나면 3, 4일 동안은 지역을 돌아보며 느낀다"
    라는 말씀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끝까지 못 봐서 아쉬움은 다운받아 달래볼 생각입니다.
    삶이 참으로 아름다운 분이십니다.

  11. 멋진 프로그램에 멋진 배우 2010.06.17 10:25 address edit & del reply

    윤정희씨 넘 아름다우셔요...귀여운면도 있으시고...
    한마디로 사랑스러운 분이십니다...^^
    그리고 강호동씨 언제나 진행 굿이지만...어제는 더 멋졋어요..
    무릎팍도사야말로 시청률을 떠나 영원했음 좋겠네요...
    다양한 계층의 인사들이 나오고..깊고 진솔한 진행과 이야기를
    또 어디서 듣겠어요...정말 무릎팍도사 최고 프로그램입니다..^^

  12. 푸른별 2010.06.17 10:57 address edit & del reply

    자연스럽게 늙어간다는게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윤정희씨를 보며 흐뭇했습니다.
    인위적으로 가공된 아름다움이 아닌 포장을 걷어낸 자연스러움..
    꽃 한송이에 환호할 줄 알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소박함을 즐기는 소녀같은 마음..
    어제 방송도 참 좋았어요..
    윗분 말씀대로 김연아선수든,윤정희님이든 편하게 즐기시도록 배려하는
    강호동씨 진행은 무릎팍도사만의 강점인 듯 합니다^^

  13. 백조트래핑 2010.06.17 12: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14. 민들레의자세 2010.06.17 13:27 address edit & del reply

    관찰력이 좋으시네요
    호동씨는 대 스타가 오면 조금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한데,
    어제 입술이 하얗게 질려 있더라구요
    표정관리 하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데 제가 마음이 불편할 뻔 했습니다.

    가면 갈 수록 분위기는 편안해 지고, 강호동씨의 긴장을 풀어 준 것은 오히려
    윤정희씨였습니다.

    참으로 아름답고 우아하고 고상하게 늙으셨더군요
    저는 무릎팍 도사를 통해 처음 뵙는 분이셨습니다.
    목주름도 하나 없고, 얼마나 말도 고상하고 이쁘게 하시는 지 한 눈에 반하기
    충분한 분이셨습니다.

    여전히 연애하듯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고 있는 저분들이 계시는 이웃으로
    이사가고 싶은 충동이 들었답니다.

  15. ㅋㅋㅋㅋ 2010.06.17 15:19 address edit & del reply

    "시"를 보셨나요?
    전,,처음에 윤정희라는 배우,,
    그저 어렸을때 정말 이뻤던 스타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연기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제가 감히 연기를 판단할만한 나이가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나 트로이카니 영화를 몇백편을 했느니,,하는걸 보면 연기력은 그냥 그러지 않았을까,
    그저 배우가 필요했던 시대에 이영화 저영화 마구 찍어대던 잘 나가던 스타정도가 아니었을까 했습니다. 배우가 아닌 스타말이죠.

    그러나,,"시"를 보고 정말,,
    배우,,윤정희에 대해 존경을 넘어 경외감 마저 들더군요,
    그 배역은 윤정희가 아니면 절대 불가능한 영화였습니다.
    왜 이 창동이 그 나이또래의 연기 잘하는 "김혜자나 김혜숙같은 검증된 배우가 아닌,
    이미 오래전에 영화판을 떠난 잊혀진 스타에게 러브콜을 했는지를 알았습니다.

    첨엔 어머,,발성이상한 그저 이쁜 프랑스 아줌마구나 싶어서 영 어색했는데,
    영화를 보다보니,,영화속에서 윤정희는 윤정희가 아닌 "미자"그 자체였습니다.
    순수하고 여리고 소녀같은,
    정말,,미자가 웃고 미자가 울고 미자가 괴로워하고,,,

    맘이 너무 아파서,,,보는 내내 그저 눈시울이 뜨거워졌더랬습니다.
    그 아름다운 미자를 지켜주지 못하는 이 더러운 사회가,
    그 안에서 힘들어하고 결국 죽음을 택해야했던 미자의 여린 몸과 감성이,,
    지켜보기 힘들정도로 아팠습니다.
    (근데,,감히 몽정기같은 한심한 영화나 만들었던 감독이 아카데미와 칸느를 비교해대면서 0점을 주다니,,정말,,저 감독 이름을 외워서 영화 불매운동이라도 하고싶은 마음입니다.)

    어제 무릎팍을 보니,,다시한번 영화 "시"의 감동이 떠오르면서,
    보는 내내 눈가가 시큰했습니다.

    정말,,여우주연상이 아깝지 않은 연기였는데,,

    윤정희씨의 삶 자체도 넘 아름답네요.
    저도 할수만 있다면 그렇게 살고, 그렇게 사랑하고, 그렇게 나이들고 싶습니다.

    그런 소녀같은 윤정희씨를, 소녀로, 그 감성 그대로 아름답게 나이들수있도록 지켜준 백건우씨의 사랑도 감동입니다.

    암튼,,어제 스페인전을 포기하고 무릎팍을 본 거,,참 잘했다싶네요.

  16. 배현철 2010.06.17 20:20 address edit & del reply

    67년 청춘극장,,으로 데뷰해,이름을 알렸으나,두번째 작품 비서실..은 고은아에게 가 버리고..
    우연히 뉴 시네마,,인 안개..에 출연하는 행운을 얻어 그 작품이 빅히트..하는 탓에 스타덤에
    오른 배우,,한마디로 지독하게 운이 따랐던..여배우,,

    • 운도 따라줘야 인정 받을 수 있는 기회가 2010.06.17 22:07 address edit & del

      뭐 때론 운도 필요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그녀는 분명 노력형 배우임에 틀림 없다고
      보고 싶네요...ㅎ

    • 운만으로 2010.06.24 12:30 address edit & del

      지독한 운만으로? 노력없이 톱 스타되긴 힘들죠
      무슨 일이던 최고가 될려면 운도따라햐 하지만 지독히 운만으로란 님글은 왠지 타당성 없어 보입니다

  17. 인생공부 같은 프로그램 2010.06.18 13:52 address edit & del reply

    전 스포츠나 선수들에겐 별 관심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무릎팍도사는 어느 누가 나오든 꼭 챙겨보게되는데...
    정말 몰랐던 사람...또는 얘기들... 잘 알게되는 장점들이 있어
    즐겁게 시청하죠...이번 윤정희씨도 그랬구요...인생의 공부 프로그램이랄까요 ㅎ
    무릎팍도사는 하나의 백과사전과 같습니다...젊은층이든 나이 드신분이든
    이 프로그램은 찾아서라도 꼭 봤음 하는 바램까지 들더라구요..^^ 재미,감동,
    삶의 활력,뭐 인생공부... 이런 차원에서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