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13.03.29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김태우의 죽음, 마음 짠하게 만든 꽃다발 (14)
  2. 2013.03.28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조인성 무죄, 그러나 송혜교는 유죄인 이유 (6)
  3. 2013.03.15 '그 겨울, 바람이 분다' 해피엔딩 암시한 조인성(오수)의 흉터 (41)
  4. 2013.03.14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송혜교-조인성 눈물, 그 겨울 바람을 말하다 (9)
  5. 2013.03.08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송혜교-조인성 눈물, 절망 속에 피는 사랑 (11)
2013.03.29 10:16




설마했는데 드라마속 현실이 되었고, 오영의 손목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보면서는 실망을 금하지 못하겠더군요. 가슴 졸이며 오영이 주변과 이별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게 자살이라는 극단의 선택을 위한 것만은 아니기를 바랐습니다.

원작에서도 그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영의 자살시도는 딱히 공감이 가지않아 더더구나 비현실적인 비주얼 드라마의 비현실성만 각인시켜줬군요. 오영의 상처, 외로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영의 자살시도는 감성적 사치라고 밖에는 보이지 않으니 말입니다.

 

오영에 비하면 김사장의 똘마니에게 칼을 맞은 조무철(김태우)의 죽음이 더 아프고 애절합니다. 오영의 불쌍함은 드라마 스토리의 정서가 우리랑 맞지 않아 큰 설득력을 얻기는 부족했다는 점도 있었지만, 조무철의 죽음을 보면서 오영은 배부른 사치같아 영 뒷맛이 씁쓸하군요. 물론 오영이 죽지는 않겠지만 자살을 시도했다는 설정은 신파적 작위성이 너무 보여서 보기 껄끄럼하더군요. 

오영은 넘치도록 많은 사랑을 받은 인물입니다. 장변호사나 왕비서, 친구 미라와 중태부부, 그리고 나중에 오빠라도 찾아온 오수까지, 그녀는 돈이 많아서였든, 시각장애인이라는 동정심이 되었든 사랑을 받았던 인물이죠. 그 사랑에 의심하고 믿지 못했던 것은 오영이었고, 물론 앞을 보지 못하는 오영이기에 의심하는 것은 십분이해는 되지만, 그녀는 자신의 상처 안에 스스로를 감금시키고 스스로 불행속에서 살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왕비서가 붙박이 가구처럼 오영을 가뒀던 것이 아니라, 문제는 오영에게 있었다는 생각이 불쑥불쑥 들더군요.

 

왕비서와 오수를 내보내고 지독한 외로움과 그리움에 흐느끼는 오영, 오수와 함깨 했던 행복했던 기억들은 그녀를 더 외롭고 힘들게 만들죠. 쏟아버린 렘즈이어가 다시 심어져 있는 온실, 오수의 냄새가 너무나 많이 남아있는 집입니다. 그가 없다는 것을 더 힘들게 만드는 오수의 흔적들이죠. 

수술을 앞두고 집에서 모든 사람들을 내보낸 오영은 욕조에서 자살기도를 합니다. 늘 죽고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오영, 그것은 살고싶다는 절규였었습니다. 그런데 모두 떠나버리고 혼자남은 집에서 오영은 정말로 죽음을 실행에 옮깁니다.

오수와 왕비서를 그토록 깊이 사랑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러면 죽을 힘으로 살아서 사랑을 할 것이지 왜 죽음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느냐고!! (오영의 경우은 뇌종양 재발이라는 악재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삶은 포기하는 것이 아니란다, 오수의 말대로 사는데까지 죽을 힘을 다해서 살아야지...!) 

그런 오영을 질책하듯 흐르는 오수의 나레이션, "나는 영이에게 그말만은 해야 했다. 잘못했다, 사랑한다. 우린 끝이 아니다. 다시 또 만나자. 우연히라도 널 한번은 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런 모든 말들은 변명같아 하지 못했어도 나는 영이에게 그 말만은 해야 했다. 상처뿐인 세상에서 인생 별거 아니라고, 그냥 살아지면 살아지는게 인생이라고 생각한 나에게, 그래도 영이 너는 내가 인간답게 살아볼 마지막 이유였는데, 나도 너에게 그럴 수는 없느냐고, 허무한 세상 니가 살아갈 마지막 이유가 나일 수는 정말 없는 거냐고...". 

오영이 왜 자살을 시도했을까? 오영의 진심은 오수가 떠나지 않기를, 나가라고 해도 왕비서가 끝까지 남아주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오영의 말을 너무도 잘들었던 오수와 왕비서인듯 하군요;;

오영에게 안좋은 일이 있음을 직감하고 미친듯 달려가는 오수, 그의 독백은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크게 마음을 움직이더군요. "네가 살아갈 마지막 이유가 나일 수는 없는 거냐?", 살아갈 마지막 이유가 되고 싶다는 오수의 고백이 오영에게도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그겨울 리뷰를 쓰면서 초지일관 오영이 살 것이라는 것으로 일관했는데요, 드라마속 오영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죽을 이유를 찾지말고 살 이유를 찾으라고, 세상은 살 이유들이 너무나 많다고... 누군가(오수, 왕비서)에게 살 이유인 오영, 세상에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움을 받는 사람들도 많은데, 누군가의 살아가는 이유인 너는 백 배 천 배 행복하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장 큰 트라우마가 무엇인지를 물어본다면, 십중팔구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부모에게 버려진 상처나 사랑에 실패한 상처, 엘리베이터에 갇힌 폐소공포증, 혹은 사업에 실패해 거리로 나앉은 일 등등 개개인의 상황에 따른 트라우마를 가지기는 합니다만, 죽음이라는 것은 겪어봤거나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 누구에게나 공포, 혹은 가장 큰 두려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시간을 앞둔 조무철, 폼나게 죽겠다고 병원치료도 거부한 그이지만 그가 칼에 찔리는 순간은 두려웠을 겁니다. 죽음을 마주하는 두려움. 

폐암말기로 살 가능성이 없는 조무철, 그는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던 인물이죠. 그렇다고 먼저 죽음을 앞당기려 하지도 않았죠. 사는데까지는 아둥바둥 그의 시간들을 채우고 있었죠.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그의 삶에 대해 조무철은 스스로를 이렇게 말합니다. "나라도 이해해야지, 안그러면 내가 너무 불쌍하잖아", 희선에게 했던 말들이 왜 그렇게 공감이 되는지...

쓸쓸하게 웃는 미소는 김태우라는 배우에게서 보여지는 저력, 나 연기 죽을 둥 살 둥으로 하고 있다는 안간힘이 없어도, 시청자의 감정을 한순간에 빨아들입니다. '아,,,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구나, 미련한게 아니라 네 앞의 현실이 널 너무나 고단하게 했겠구나불쌍하다, 조무철...'이라는 감정을 말이죠. 

 

그는 불쌍하거나 동정의 시선을 받아야 할 캐릭터는 사실 아니에요. 청부폭력배, 주먹질로 사는 사람을 고운 시선으로 볼 수는 없으니 말이죠. 그런데 그에게서 흘러나오는 대사는 그가 청부업자도, 주먹질을 하는 깡패도 아닌, 지독한 가난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만든 가련한 인간일 뿐임을 설득시켜 버립니다.

나이 열여섯에 여덟식구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소년가장, 그의 어깨에 내려앉은 '여덟식구의 삶'이라는 무게가 그의 지난 행적들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죠. 조무철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모두 조무철같은 삶을 살지는 않겠지만 말입니다. 김태우의 감성적 설득력을 가진 연기는 피도 눈물도 없는 청부폭력배 조무철에게도 동정이나 연민을 가지게 만듭니다. 

폐암으로 죽어가면서도 조무철이 마지막에 한 일은 더더구나 조무철이라는 캐릭터에 애정을 갖게 만들죠. 조폭에게도 의리가 있고, 눈물겹게 그리운 가족이 있고, 지키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는, 우리네와 똑같은 정서를 가진, 뜨거운 피가 흐르는 사람이라는 것에, 그의 무거운 인생과 상처에 동질감을 가지게 합니다.

김사장의 손에서 오수와 진성을 지켜주고 있었던 것, 그게 조무철이 주먹으로 함께 그 바닥을 누볐뎐 동생들, 같은 동네에 살았던 동생같은 아이들을 위한 마지막 의리였습니다. 아무도 몰라주지 않아서 슬픈 지킴이 형...

 

엄마 국밥 생각나서 진성부모네 가게에서 국밥을 먹고 가면서도 시골의 부모님께는 차마 인사를 하러가지 못하는 아들, 곧 죽을 아들의 모습을 부모에게 기억하게 하지않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마지막 효도였습니다.

오수에게 자동차 키를 주면서 무철은 오수와도 마지막 인사를 하죠. "보기 좋았다, 니가 하는 사랑이... 정말 이 세상에 사랑이라는 게 있는지 알고 싶었는데 정말 사랑이 있네. 너랑 처음 만났을 때처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었다". 

오수와 조무철은 너무도 닮아있었습니다. 희주를 보내고 그들의 삶은 함께 무너졌습니다. 웃는 모습이 예뻤던 희주, 고단한 소년가장의 삶도 희주의 웃음이 세상을 버티게 하는 위안이었는데 그 위안이 없어져 버렸던 무철, 갓난아이때 버려져서 아무도 곁에 없었던 오수에게 부모님도 대학도 포기하고 왔던 희주를 잃은 오수였죠.

그런 오수가 가짜동생을 만나 진짜 사랑을 하는 모습을 보며 무철은 위안을 받습니다. 희주를 죽게 했다는 죄책감에 삶을 망가뜨리며 사는 오수를 무철은 늘 안쓰럽게 생각해왔습니다. 오수에게 험한 말을 내뱉으면서도 어쩌면 오수만은 정신차리고 살라고 양아치처럼 사는 것을 막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죽은 희주를 위해 무철이 해줄 수 있는 일이기도 했을 것이고요.  

"보기 좋았다, 니가 하는 사랑이...", 희주를 사랑한다며 처음 오수가 무철에게 무릎을 꿇었을 때도, 영이를 살려달라고 두번째 무릎을 꿇었을 때도 무철은 오수의 사랑에 손을 들어줬지요. 무철은 하지 못하는 일, 사랑때문에 자기를 버리는 오수가 좋았던 무철입니다. 쉽게 목숨을 구할 수도 있었는데, 어렵게 사랑을 지키는 오수를 보며 무철은 진짜 사랑이 있었다고 말하죠.

 

오수가 떠나고 허망하게 김사장 부하에게 칼을 맞은 조무철, 그 순간에 보여진 김태우의 표정연기는 조인성의 압도적인 비주얼도 눈에 들어오지 않게 만든 만든 명연기였습니다. 허탈하고 아쉽고 억울하고, 그러면서도 올 게 왔다는 편안함마저 보여주는 시시각각 흔들리는 눈빛은 그의 지난 삶이 파노라마처럼 펼져지는 듯한 착시현상까지 불러일으키더군요.  

이그러진 김태우의 이마의 주름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칼에 찔린 때문만이 아니라, 그가 살아온 뒷골목 삶, 희주를 잃은 후 희망을 놓아버리고 살아온 그의 삶의 여정이 통째로 읽혀지는 듯한 고통이 뚝뚝 흘러내리는 듯합니다. 김태우의 일그러진 표정에 조무철이라는 인물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나오더군요.

얼마남지 않은 시간, 조무철의 주변정리는 자신을 위한 것은 없었지요. 재산도 두루두루 동생들을 위해 나눠주려는 듯하고, 오수와 진성 그리고 희선이가 김사장 손에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무철이었죠. 피도 눈물도 없는 놈이라는 욕을 들어가면서도 아무도 몰라주는 지킴이가 되었던 조무철, 그는 사랑을 했던 인물이었어요. 가족도 못지키면서 동네형한테 무슨 의리냐고 진성에게 주먹을 날리면서도, 그는 동네 동생들을 그렇게 사랑으로 지켜주고 있었던 게지요. 어쩌면 이 드라마에서 진짜 사람을 사랑했던 인물은 조무철이 아니었을까? 그의 죽음이 안타까운 이유는 그런데도 정작 자신은 사랑을 받지 못하고 너무나 쓸쓸하게 살다 갔다는 것. 

나중에 얘기하자며 급히 차를 몰고 가는 오수를 보는 쓸쓸한 조무철의 눈빛, 그에게 나중이라는 때는 이제 없을텐데... 시한부 삶인 조무철에게 나중이라는 말이 얼마나 공허하고 헛헛한 메아리였을까를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더군요.

희선의 꽃집에서 하얀 봄꽃을 사서 향기를 맡아 보는 조무철, 왜 하필 흰색 후레지아였을까? 아무도 이해하지 못해는 자신을 자기라도 이해해주고 싶다는 조무철, 흰 꽃다발자신에게 주는 조화(弔花)는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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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4
  1. 라이너스™ 2013.03.29 10:3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즐겨보고있어요.
    정말 짠해요ㅠ

  2. 아꼬운아이 2013.03.29 10:36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리뷰를 읽으면서 무철의 삶이 너무 가여워서 눈물이 흐릅니다.
    삼실에서 훌쩍 훌쩍...ㅠㅠㅠ

    사랑 한번 받아보지 못했지만
    진정 사랑을 할 줄 아는 무철이..
    삶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사랑한다 말조차 하지 못한 무철이.
    무철이에게 괜찮다고 다 괜찮다고 편히 가라는 말을 해주고 싶네요.

    무철이만 남기고 차가웠던 그 겨울이 가네요...

  3. 만두만두 2013.03.29 23:20 address edit & del reply

    이번 15회는 안봐서 보고 올려고 했어요 누리님 무철이 글만 봐도 눈물 나려고 합니다
    그 겨울에서 제일 불쌍한 인물인 것 같아요 가족을 먹여 살리는 어려운 현실에 아무도 이해해주는 사람 없다는 건 무철이에게 얼마나 외로웠을까요?누리님 글처럼 정말 오영의 자살은 사치라고 생각이 드네요 조연들이 비중 있는 연기력은 그겨울을 이끌어 가고 있네요
    김태우씨 연기 보고 다시 올께요 김티우씨 연기는 다음회에는 못보겠네요

  4. 2013.03.30 07:5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5. 2013.03.30 08:2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6. 2013.03.30 08:2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7. 수우언니 2013.03.30 11:11 address edit & del reply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해한다 이해하고말고 최고다 조무철!! 그리고 김태우"

    • 수우언니 2013.03.31 18:59 address edit & del

      초록누리님^^
      고맙습니다.

    • 초록누리 2013.04.02 14:57 신고 address edit & del

      수우언니님^^
      종영드라마 리뷰 보기를 설명을 드렸어야 했는데....카테고리 여는 방법을 아시는 줄로 알고 있었어요;;

      우측 사이드 카테고리 클릭하시면 앞에 + - 표시가 보이실 거에요.
      종영 드라마에서 +를 누르시면 그동안 드라마들 리스트가 다 뜨게 돼있는데 독자분들이 카테고리 앞에 붙여진 조그만 +,- 기능을 잘 모르시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다 보이도록 해놨는데, 나중에 혹이라도 드라마 제목이 안보이시면 종영드라마 카테고리 앞에 있는 +. -를 누르시면 그동안 리뷰올린 목록들을 쉽게 찾으실 수 있을 거에요^^

    • 수우언니 2013.04.05 00:18 address edit & del

      초록누리님^^
      리뷰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ㅎㅎㅎ
      <내 여자 친구는구미호> 삼신할매가 좀 미리나와 옥의 티
      가짜 꼬리가 슬며시 나오는 장면은 정말 홍자매 다운 깨알 웃음코드.

      민호군이 10월 경 김은숙 작가 작품을 한다는 소식은 들으셨지요?
      민호군이 드디어 김은숙의 남자로 간택되는 영광인지? 모르지만....
      예상대로 sbs에서 편성되었구요.
      저는 아직은 반신반의 ....
      왜 이렇게 일찍 차기작 소식이 나왔을까?
      사랑비 다시보기를 하고 있습니다.
      사랑비에서 서준의 헤어 스타일이 별로였는데
      요즘 장근석은 제가 좋아하는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어 좋습니다.
      <메리는 외박중>에서 했던 헤어스타일! 스토리가 좀 엉성했지만
      저는 강무결의 캐릭터는 정말 장근석 그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구가의 서>에 몰입하고자 숨 고르기하는 중...
      순서가 이렇게 되는군요...
      월화에는 <구가의서>보고 잽싸게 돌려 <나인>을 본다....
      그리고 다음날 초록누리님의 리뷰를 본다 ..
      댓글을 단다 ...
      행복합니다.

  8. 송혜교넘이쁘다 2013.03.30 15:40 address edit & del reply

    리뷰를 감동적으로 쓰셨네요.
    요즘 이 드라마...광팬입니다ㅎㅎㅎ

    송혜교 넘 예쁘더군요!
    조인성도 넘 멋지고^^

  9. 용지 2013.04.01 23:02 address edit & del reply

    그겨울 1회 2회 15회만 봤네요. 무철이 죽는거보면서 좀 서글펐어요ㅠ.ㅠ아기를 키우는 어멈에겐 드라마는 사치인가봅니다. 도대체 신의는어떻게 볼수있었는지 원....

    • 초록누리 2013.04.02 13:43 신고 address edit & del

      용지님^^
      그겨울은 아제 한 회밖에 안남아서 그냥 패스하시는게~~~ㅎㅎ
      4월들어 재미있을 드라마들이 나오는 듯 해서 저는 개인적으로 신나하고 있습니다.
      혹 승기 나오는 구가의 서를 보실 의향은 없으신지???
      전 직장의 신 1회는 봤는데 음....그닥...크게 끌리지는 않았어요.
      다음주는 장옥정과 구가의 서를 일단 볼 생각이고요, 구가의서는 리뷰 올릴 듯하고, 장옥정은 재미있으면 올리고, 제 취향 아니다 싶으면 패스 하려고 생각중입니다.

      그래도 드라마보다는 애들이 더 중요하죠. 우린 엄마니까...ㅎㅎ
      저도 애들 오는 날이면 드라마가 뭐고 다 밀쳐두려고 노력한답니다.
      예전에 블로그 글 많이 쓸때는 애들이 뒷전이 되기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애들에게 엄마 손이 필요한 때도 다 시기가 있는 것 같아서요.

    • 용지 2013.04.03 14:19 address edit & del

      나름 드라마 시청계획을 세워봤어요.일단 그겨울 마지막회를 보고....나인은 이번주말에 1~8회 몰아서 볼려구요. 다음주 월.화는 '구가의서'를 볼려구요. ㅋㅋㅋ
      다만 울똥강아지들이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ㅠ.ㅠ

2013.03.28 11:31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아픕니다. 오수(조인성)와 왕비서(배종옥)가 떠난 자리를 느껴가는 오영(송혜교), 혼자라는 외로움과는 다른 쓸쓸함이 가슴을 파고듭니다. 21년간 싸워왔던 외로움과는 다른 허허로움입니다.

그때는 미움이라도 있었습니다. 엄마와 오빠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기다림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미움도, 기다림마저도 가질 수 없는 오영입니다.

 

'봄날은 간다'를 보며 장면을 설명해 주고, 초콜렛을 입에 넣어주며 입 가장자리를 닦아주던 오수는 없습니다. 시금치국을 끓여주고, 보이지 않는 오영을 위해 컵 하나까지, 음식이 놓인 방향을 매일 설명해주던 왕비서도 없습니다. 오영을 외롭게 하는 빈자리는 오영을 지독하게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곁에 없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이 떠나고 오영은 두 사람의 자리를 더 크게 느낍니다. 20년 넘게 함께 살아 온 왕비서의 부재는 불편함으로 다가오고, 오수의 빈자리는 그를 사랑하는 오영의 그리움입니다. 왕비서가 없는 불편함은 깨진 유리잔에 발을 다치는 소소한 것만은 아닙니다. 미워했던 만큼 사랑했던 왕비서였음을 오영은 그녀가 떠난 후에야 알아갑니다.

장변호사에게 넌즈시 왕비서의 안부를 물어보는 오영, 왕비서의 목소리가 밝고 좋았다는 말이 왠지 서운하게 들립니다. "다행...이네요", 가늘게 떨리는 오영의 목소리는 알 수 없는 서운함, 그리고 왕비서에 대한 그리움(사랑)이었습니다. 오영없이는 하루도 못살거라는 왕비서, 영이 너밖에 없다는 왕비서가 잘 지낸다는 말에 쓸쓸함을 느끼는 오영이었죠. 

 

집을 나온 왕비서(배종옥)가 교차로에서 어디로 향할지 몰라 멍해있는 모습은 앞이 보이지 않는 영이와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어디로 가야할지, 누구에게 가야할지, 한번도 영이를 떠날 생각을 못했던 왕비서는 패닉에 빠져 허둥대고 있었지요. 삶의 이정표를 잃어버린 왕비서, 빈껍데기가 된 듯한 왕비서가 보여서 마음이 쓰라리더군요.

인생을 다 걸고 사랑했던 영, 그런 영에게 내쳐지고 그녀는 길잃은 아이처럼 세상이 막막해 보입니다. 헛개비처럼 휑한 눈으로 왕비서의 상태를 보여주는 배종옥의 연기가 참 좋더군요. 눈물을 흘리며 아파하지도 않습니다. 바람빠져 버린 풍선처럼, 온몸에서 모든 진액이 다 빠져나가 버린 듯한 넋나간 모습이 왕비서라는 인물의 영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기에 충분했으니까요.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으니 편하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식당에서 쓸쓸히 혼자 앉아 음식을 주문하는 왕비서, 그녀 자신보다 영이를 더 사랑했던 왕비서, 그녀의 영에 대한 사랑만은 진심이었습니다.

그녀는 엄마였습니다. 고사리같은 손으로 "아줌마, 눈이 안보여요"했던 날부터 영이는 그녀의 딸이었습니다. 영이의 눈을 망가지게 방치하면서까지 영이의 엄마가 되고 싶었던 왕비서, 용서하기 힘든 일도 그녀가 "난 엄마니까"라는 말 한마디에 누그러지게 합니다.

엄마라는 단어는 사람을 묘하게 약하게 합니다. 밑도끝도 없이 왕비서를 믿고 싶었던 근저에는 왕비서가 영이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진심이었다는 믿음을 놓고 싶지 않아서였을 겁니다. 

 

"나는 눈을 잃고 당신은 당신 인생 전부를 걸고 사랑했던 딸같은 나를 잃고, 계산은 정확해야죠", 곁에만 있게 해달라는 왕비서를 영은 매몰차게 나가라고 하죠. "그럼 떠나야지, 왜? 난 엄마니까... 엄마는... 자식들한테 지는게 엄마니까".

오영의 집을 떠나면서 장변호사에게도 왕비서는 엄마임을 잊지 않습니다. 가끔 영이 소식 알려달라면서도 번거로운 짓은 하지 않겠다면 말하죠. "제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자식 걱정시키는 부모에요".

 

오수 역시 오영을 목숨만큼 사랑하게 되었죠. 사랑따위에 목숨걸지 않았던 오수, 그는 78억대신 오영의 사랑을 가지고 떠납니다. "내가 널 사랑한 건 진심이었다", 자신의 사랑이 진심이었음을, 아니 진심임을 78억 가방으로 또 고백하고 떠나는 오수였습니다.

"사랑했어. 널 옆에 두고 사랑할 자신은 없지만 니가 날 속인거 무죄야. 넌 살기 위한 방법이었고, 난 행복할 때도 있었으니까". 

오빠라고 속인 오수에게 오영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돈이 아니라 오영을 사랑해버린 오수, 그 사랑에 형량을 구형할 수는 없습니다. "널 버린 엄마지만 널 한 번이라도 찾아왔던 걸 기억하기 바래. 그리고 이젠 그만 희주씨에 대한 죄책감에서도 벗어나길 바래, 네 자신을 오래 미워했잖아, 스스로도 지칠만큼".

영을 두고 간 엄마와 오빠는 영을 한번도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오수를 버린 엄마는 그래도 오수가 어떻게 사는지 찾아라도 봤지만, 영의 엄마는 영이가 아픈데도 찾아오지도 않았죠. 물론 아버지와 왕비서때문에 못 온 이유도 있었겠지만, 마음이 더 다쳐있는 영이 오수를 위로합니다. 오수의 자책감까지도 말이죠.  

 

"사랑했어", "미안해요, 그리고 고마웠어요", 수와 왕비서에게 영이 마지막 한 말입니다. 오수에게 78억을 주고, 왕비서에게는 죄를 묻지않고 내보내는 것이 오영의 용서라고는 보이지 않더군요. 수술을 앞두고 신변정리에 더 가까워보였으니까요. 오수에게 가장 필요한 돈을 주고, 왕비서에게도 그녀가 가진 주식과 횡령한 돈에 대해서는 묵인하는 식으로 두 사람을 내보낸 오영, 그녀가 두 사람을 용서하며 무죄를 내렸지만, 오영은 유죄입니다.

목숨 대신 사랑을 택한 오수, 자신의 인생 대신 영의 손발과 눈이 되어온 왕비서-(오수의 사기의도와 왕비서의 영의 눈에 대한 부분은 두 사람에게 오영의 곁에 머물지 못하게 한 것으로 형벌을 내렸다고 치고)- 오영은 자기 사랑은 방치 내지는 유기를 하려합니다.  

오수와 왕비서를 사랑하면서도 오영은 두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려 합니다. 오수가 걸어둔 풍경소리에 벌써부터 오수를 그리워하는 자신을 보면서도, 왕비서가 잘지낸다는 말에 서운해하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면서도, 오영은 두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려 하죠. 오수와 왕비서의 사랑에는 무죄를 선고했으면서도 오영은 그들을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막으려고만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으려는 오영이야 말로 유죄인 거에요. 이제는 오영이 사랑할 때입니다. 오영이 무죄가 되어야 할 때입니다. 왕비서의 사랑을 엄마이고 싶은 그녀의 사랑 자체로 받아들여줘야 하고, 오수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닫지말아야 할 오영입니다 

별장에서 잠들어있는 오수의 이마, 코, 입술을 만져보고 눈을 감고 그의 모습을 상상해보고 기억하려고 했던 오영, 사기꾼 오수로 떠나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오영에게 키스를 하고 오영에 대한 사랑을 감추지 않았던 오수처럼 그녀가 이제는 그녀가 다른 누군가를 사랑해야 할 때입니다. 외롭고 힘든 오영이었지만, 자기 인생을 걸고 사랑해 준 왕비서, 목숨을 걸고 사랑한 남자가 곁에 있었던 오영, 그런 사랑을 받은 오영이 이제는 사랑을 줘야 할 때가 아닐런지.... 

진정한 용서는 이해가 아니라 사랑이 아닐까요? 사랑을 할 때는 행복합니다. 돈때문에 오빠 행세를 했던 오수였지만, 또 그것때문에 괴로웠지만, 오영을 사랑한 오수는 행복했습니다.  첩질한다며 가족들이 외면했고, 영의 눈을 멀게 방치한 형벌을 매일매일 괴롭게 받으면서도, 영이가 잘 자라는 것을 보면서, 뇌종양을 이기고 살아있는 영을 보는 것이 왕비서는 행복했습니다.  

오수의 사랑을 받으면서 잠시나마 행복했던 영, 오빠가 아니라 돈때문에 온 사기꾼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사랑도 끝내려는 영, 왕비서를 미워하면서도 의지해왔지만 그녀를 사랑할 줄은 몰랐던 영, 영은 그래서 행복하지 못합니다.

수술을 하고 살아나고 시력을 되찾는다고 해도 영은 행복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없는 영의 마음은 여전히 겨울일 뿐입니다. 오영은 누군가에게는 삶의 존재이유였고, 또 누군가에게는 처음으로 사람답게 살고 싶은 이유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오영때문에 행복했습니다. 이제는 영이 행복했으면 좋겠군요.

사랑하는 영을 목숨을 걸고, 혹은 인생을 걸고 사랑했던 오수와 왕비서,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통해 노희경 작가는 말합니다. 사랑하라고, 사랑은 무죄라고, 사랑하지 않는 것이 유죄라고...

직 오영 그녀가 유죄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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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꼬운아이 2013.03.28 14:35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첨으로 본방사수를 못했네요.

    초록누리님의 마지막 글을 보면서
    노희경작가의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모두 유죄"라는 책이 생각납니다.
    사랑이 찾아왔는데 사랑하지 않는 영은 유죄네요..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대본집이 1,2권으로 출간..
    1권은 출간되었고 2권은 4월에 출간에 된다고 하네요..

    거짓말 대본집은 나오자마자 구입했는데
    그겨울은......

  2. 만두만두 2013.03.28 15:04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영이는 주변 정리하는 것 같았어요 수술이 잘못될 수도 있고 자기가 없을 수도 있으니까 눈물 한 방울 안 흘리며 왕비서에게 나가라고 하죠 계산을 정확히 하자는 말에 이렇게 차갑게 이별할 수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김사장이 김범 애기할 때 조인성을 찌를사람이 어쩌면 제일 믿는 이 친구가 되겠다고 생각했네요
    저번 주까지 해피엔딩을 너무나 바랬지만 노희경작가가 그렇게 안 할 것같아요 영원히 기억되는 결말이라고 할까? 슬프지만 이해할 수있는 결말이 될꺼라 생각되네요
    근데 무철이가 저번 주에 자기가 후회하는게 두개 있다고 했는데 하나는 너(부하)를 끌러들인거고 또 하나는 못들었는데 그게 뭔지 궁금하네요

  3. 온누리49 2013.03.28 15:3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모처럼 이 드라마를 보개 되었는데
    괜히 짠해졌다는^^
    연시 드라마는 처음부터 보아야 할 듯 합니다
    덕분에 잘 알고 갑니다

  4. *저녁노을* 2013.03.28 19: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사랑하지 않는 것이 유죄....

    공감되네요.
    잘 보고갑니다.

  5. 온누리사랑 2013.03.29 09:34 address edit & del reply

    ᆢ누리님 증말오랜만입니다.
    사랑은무죄ᆢ사랑하지않는것은유죄ᆢ
    요즘넘바빠 드라마는보지못했지만 누리님안부도궁금하고요. 사랑은무죄라!!!
    깊이새겨보겠습니다.

  6. 빨강머리Anne 2013.03.29 10: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전 요즘 누리님의 리뷰로 이 드라마를 봅니다..
    어쩌면 본방보다 님의 리뷰를 보면서 더 마음아픔을 느끼는지도 모르겠네요...

    사랑하지 않는자 유죄라~~~~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2013.03.15 10:31




오수에 대해 이상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는 오영, 오영을 향한 마음을 더 이상 감추기 힘들어진 오수, 멜로의 급진전을 예고한 오수의 키스가 나왔지요. 오수의 정체는 장변호사와 왕비서, 그리고 오영의 친구 미라와 중태까지 모두 알게 되었지만, 왕비서가 영을 위해 당분간 비밀에 부치려고 합니다.

오수로 인해 달라진 오영, 두 사람의 대화를 듣게 된 왕비서(배종옥)는 오수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죠. 영을 올려다 보는 오수의 눈빛이 동생이 아닌 여자를 향하는 눈빛이라는 것도 말이죠.  

 

차갑게 돌아선 오수를 뒤따라 나가는 영, "오빠 가지마", 그 슬픈 목소리와 눈은 여섯살 오영에게 남아있는 악몽같은 슬픔이었습니다. '또다시 버려졌다, 또 오빠는 떠나버렸다', 체념하고 돌아서는 오영에게 다시 돌아온 오수, 뒤쫓아 온 왕비서가 오영의 외투와 신발을 챙겨줍니다. 왕비서도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오수가 오영에게 차갑게 대한 것이 오영의 마음을 돌려 수술시키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오영이 차에 타는 것을 도와주지요.  

 

"잊지마, 난 널 버렸어", 영의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오수는 매섭게 몰아부칩니다. 눈을 뜨게 되면, 오수를 떠나보내고 유령의 집같은 온실방에 갖다놓고 보라고 말하지요. 온실 비밀방에서 녹화테이프를 돌려보는 영에게 오빠에 대한 기억 하나를, 버렸다는 기억을 하나 더 추가시키라고 말이죠.

오수의 품을 찾는 오영을 힘겹게 밀쳐내며 오수는 울먹입니다. "넌 내가 널 떠나보내고 어떤 마음일지 상관이 없어, 그치? 죽으면 그 뿐이니까. 니가 이렇게 싸가지없는 애인줄 알았다면, 좀더 일찍 알았다면, 너랑 음식만들고 눈꽃소리 듣고, 널 안고, 마음 아픈,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그런 추억은 절대 만들지 않았을거야. 이제 난 살기 위해 추억을 만들어야겠다. 나는 살아야겠으니까. 나는 너 없이도 이 더러운 세상을 살아야겠으니까". 

제게는 오수의 말이 오영에 대한 그의 힘겨운 사랑고백처럼 들리더군요.  영을 사랑하게 될 줄 알았더라면 절대 그 집에 들어가 죽은 오수 흉내는 내지 않았을 거라고, 널 아프게 떠나보낼 수도 없고, 널 떠나도 잊을 수 없을 거라고, 너없이는 못살겠다고...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오수가 진짜 오수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보육원을 찾아 오수의 과거 사진을 본 왕비서는 어린 오수의 목에 난 흉터를 오수에게서 본 것을 기억해 내지요. 장변호사도 중태의 과거사진을 통해 오수의 팔 화상이 왼쪽팔이었음을 확인했고, 진짜 오수는 1년여전에 이미 죽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오수를 집에서 내보내려는 왕비서와 장변호사, 두 사람 모두 오영에게 오수의 정체를 밝히기를 주저합니다. 처음으로 마음을 연 오영이 받을 배신감과 상처, 그리고 다시 오영이 문을 닫아버릴까 걱정되는 두 사람이기에 말이죠. 결국 오수의 정체는 암묵적으로 비밀에 부치기로 합니다. 영이 수술을 받겠다는 말을 먼저 꺼냈기 때문이었지요. 

영이를 변화시킨 오수를 당분간은 영이 곁에 두자는 왕비서, 그녀에게 영이는 자신의 삶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영이를 위해서라면 사기꾼에게 잠시 속아줄 수 있는 왕비서입니다.

왕비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제 믿음은 비록 그녀가 오영의 눈치료를 방치했다는 잘못은 있지만, 오영에 대한 사랑은 모정과도 같은 진심이라고 봤기 때문이었는데, 왕비서와 오영의 해묵은 오해와 갈등, 애증을 오영의 상처의 치유과정에서 함께 화해해 갈 거라 저는 믿고 있습니다.

 

눈 위에 '살고싶다'는 글과 함께 오수 눈사람을 만들어 둔 영, 오수의 마음이 활짝 개인 맑은 날처럼 환해져 옵니다. 오영과 눈사람을 만들고, 영의 눈에 맞은 척 "아야" 엄살을 피우면서도 오수는 행복합니다. 오영이 수술을 받겠다는 말이 그를 웃게 하고, 즐거워 하는 오영의 웃음이 그를 행복하게 합니다. 이런 추억이라면, 무철의 손에 죽게 되더라도 기꺼이 간직하고 떠날 수 있을 것 같은 오수입니다.

"나는 처음으로 아이처럼 즐거웠다. 무철형의 칼도 두렵지 않았고, 서른살 내 인생이 처음으로 억울하지 않았다. 세상은 분명 공평하다는 생각도 처음으로 들었다. 영이와 있는 지금 이순간을 잊지 말아야지. 그래서 무철형의 칼을 맞을 때 절대 억울해 하지 말아야지. 수백 수천 번을 다짐해 본다. 그래도 순간순간 두렵다. 그래도 또 생각하려 한다. 오늘 이 순간 이전까지 끝없이 죽음을 두려워 했을 내 앞의 영이를... 난 내 삶이 절대 억울하지 않다. 지금 행복하다. 됐다".

 

그러나 오수의 웃음과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영의 주변사람들이 자기가 진짜 오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는 것을 진소라의 문자를 통해 알면서, 떠날 준비를 합니다. 오영의 수술만 끝나면... 그리고 무철의 손에 죽겠다고... 

오수를 힘겹게 하는 것은 오영이 수술성공률이 낮다는 조선(정경순, 전 조선희인줄 알고 지난 글에서 선희누나라고 계속해서 쓰고 있었네요;;)의 말에 힘이 빠져버리죠. 오영을 데리고 다시 오겠다고, "남은 시간 즐겁게 보내게 하라"는 선이누나 말을 무시하고 나가지만,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마는 오수였습니다. 병원기둥에서 흐느끼는 오수, 그의 등이 어찌나 슬프고 힘겨워 보이던지요.

눈위에 살고 싶다는 말을 써두고 오수에게 결심을 밝힌 영이를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지는 오수입니다. 오빠의 코가 얼마나 높은지, 키는 얼마나 큰지 보고 싶어하는 오영, 그 아이에게 삶의 희망이란 정말 없는 것인가? 10%의 희망, 9%보다 많고, 0%에 비하면 어마어마하게 희망적인 숫자입니다. 오수야, 오영아 힘내자! 

 

집에 돌아온 오수의 귀에 들리는 풍경소리, 실을 묶고 자는 오영을 보며 영에게 향하는 마음을 막지못하는 오수였습니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것을 오수도 어쩌지 못합니다. 오영의 입술에 키스를 하는 오수의 눈에 눈물 한줄기가 흐르고, 오영이 눈을 떠 키스하는 오수를 느끼죠.

이명호 본부장이 했던 키스와는 다른 느낌,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장이 벌렁거리고, 그러면서도 따뜻하고 마음이 편해오는 입맞춤, 키스라는 것이 이런 거였나 봅니다. '오빠의 여자친구에게 질투를 느끼고, 자꾸만 오빠의 얼굴을 만지고 싶고, 오빠의 입술이 궁금하고, 매일매일 그리워지면서도, 죄지은 듯 가슴이 콩닥거리는 이 느낌, 이 감정은 뭘까?'. 

 

***해피엔딩을 암시한 오수의 흉터

 

오수의 목에 있는 흉터를 본 순간, 첫회 의문으로 남았던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어린 오수의 목에 흉터가 있는 것을 본 왕혜지(배종옥)가 현재의 오수에게 같은 흉터가 있음을 기억하고는 오수의 정체를 확신했지요.

오수의 흉터를 보면서 전 해피엔딩의 강한 복선으로 읽었습니다. 첫회 오수와 오영의 첫만남에서 형사가 자신을 쫓는 것을 알게 된 오수가 오영의 입을 거칠게 막고, "안다치게 할테니까 잠시만 조용히 하라"고 했었던 장면 기억하실 겁니다.

그 때 오영의 눈동자가 클로즈업되면서 뿌옇지만 뭔가 오영의 눈에 보이는 장면이 나왔었죠. 처음에는 오수의 피부라고 넘겼는데, 이번회 오수의 흉터를 보면서 오영이 그날 본 것이 오수 목에 난 흉터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영의 시력은 전맹은 아니지요. 희미한 빛을 감지할 수도 있는 상태입니다. 오영의 주변 사람들은 전혀 안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말이죠.

그런데 왜 1회에서 오수의 흉터를 보는 오영의 눈을 클로즈업시켰을까요? 전 결말에 대한 복선을 깔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영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항암치료를 받을 것이고, 각막제공자를 구해 눈 수술도 성공을 하리라 생각해 봅니다.

무철이가 줄 것같은 예감이 듭니다. 무철이 누나에게 그랬지요. 오수가 자기보다 나은 점은 오수는 다른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자기를 버릴 줄 아는 놈이라고요, 무철은 폼잡느라, 한마디로 모냥빠지는 짓은 안한다가 그의 쿨한 인생관이었는데, 오수는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기도 버리고, 무릎을 끓는 놈이라고 말이죠. 폐암말기,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한부 무철이 마지막으로 누군가에게 자기 것을 주고 갈 수 있다면, 각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력을 찾게 되는 오영, 오수는 오영이 수술을 마치면 그녀 곁을 떠나겠지요. 진짜 오빠로 남을 수도 없는 오수이고, 왕비서와도 오영의 수술이 끝날 때까지만이라고 합의를 볼 듯하고요.

떠난 오수를 오영이 알아볼 수 있는 것, 오영이 오수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가 말을 하기 전에는 목소리로 감별할 수도 없고, 눈앞에서 마주친다고 해도 오영은 오수를 그냥 지나치겠죠.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얼굴이니까 말이죠. 낯익은 좋은 냄새에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겠지요.  

시력을 되찾은 오영이 오수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혹시 오수에게 생일선물로 준 풍경팔찌 소리와 오수의 목에 난 흉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1년여전에 오빠 오수를 찾아갔다가 오빠의 편지를 읽어주던 그 남자 오수에게서 희미하게 보았던.... 오수는 그녀를 그냥 지나치려 하지만, 오영이 오수를 알아보지 않을까...

오영이 얼마나 오래 사는 지는 수술 후의 문제이며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자신이 얼마나 살 지는 모르니까요. 

1회 오영이 오수의 흉터를 본 장면을 클로즈업시켰던 이유, 그것은 오영도 살고 시력도 찾고 오수와도 재회한다는 해~~~피한 결말을 위한 것은 아닐까...요? 

 

***개인적인 부탁드립니다. 드라마 신의 재리뷰를 하면서 임자방을 따로 마련해 임자들과 많은 인연들을 맺게 됐습니다. 그 중에 임산부도 있었는데 태아의 심장에 문제가 있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예쁜 딸아이를 올 1월 순산했습니다.

우리 임자들이 가슴으로 함께 품고 기도한 아이가 오늘 심장수술을 받습니다. 두달이 채 안되는 어린 아기가 잘 버틸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세요. 함께 해준다는 것이 많은 힘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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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꼬운아이 2013.03.15 11:03 address edit & del reply

    잠든 오수의 얼굴을 만지는 영의 떨림이 전해옵니다.
    사랑은 교통사고처럼 그렇게 영의 마음 가득 자리잡아버렸습니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감정에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지둥 이불을 꺼내 펴고
    잠드는 영의 모습이 사랑을 시작한 여자의 모습이여서 어찌나 설레고 이쁘던지...ㅎㅎㅎ

    무철이가 저를 울립니다.
    죽음을 앞두고 곁에 있는 사람들을 무서운 세상에서 지키고 싶은 무철입니다.
    누나에게 상처를 받는 무철이는 사랑스런 동생이였습니다.
    여리디 여린 어깨를 보듬어 주고 싶습니다.

    1회에서 크게 클로즈업 되어 영의 눈에 각인되어진 융터..
    그 흉터가 눈을 뜬 영이 수를 알아보는 매개체가 되리라고는 생각 못했습니다.
    무슨 의미가 있을거라는 생각만 했을뿐..

    영과 수의 사랑이
    폼나게 살고 싶었던 무철이의 마음에도
    자기만이 영을 지켜줄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왕비서의 마음에도
    바람이 불게하네요...

    임자방은 참 따뜻하고 사랑이 함께 하는 곳이네요.
    이쁜아기가 힘든 시간을 견디고 밝게 웃으며 모두의 곁에 돌아오리라 믿습니다.
    오늘 하루는 아기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 초록누리 2013.03.15 11:34 신고 address edit & del

      아꼬운 아이님^^
      네 저도 수술 결과 기다리며 묵주기도 계속 하고 있는 중입니다.

      오영을 보면서 우리 아기를 위해서도 해피엔딩을 그려봤습니다. .
      오늘은 특히 해피엔딩을 바라게 되네요.
      오늘 하루가 긴 하루가 될 듯합니다.

  2. 수우언니 2013.03.15 11:29 address edit & del reply

    남자와 여자가 있다.
    그 여자는 엄마와 오빠가 자신을 떠난뒤 자신을 삶에서 닫아버린다
    그리고 그 여자는 잠을 잔다.
    그리고 영원한 잠 죽음을 기다린다
    주위의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다.
    그여자는 그렇게 잠만 잔다.
    그리고 죽음을 향해 달려간다.
    남자가 여자에게 키스한다
    "살아야한다고 죽으면 내가 살 수가 없다고....왜 죽냐고"
    그리고 여자는 마음의 눈을 뜬다. 그리고 살고싶어진다.

    기가 막히고 가슴이 턱 막힌 눈물의 키스신!!
    근데 왜 나는 여기서도<ㅅㅇ>가 떠오르는것은 뭔가 말이다!!....
    "여자 남자만 바꾸면 그렇지않아????"

    • 초록누리 2013.03.15 11:31 신고 address edit & del

      수우언니님^^
      제 마음이 그 마음입니다.
      아 어디서 속풀이를 해야 할까요?
      전 가끔 문명의 이기를 이용해 속풀이는 합니다만 ㅎㅎ

    • 아꼬운아이 2013.03.15 11:44 address edit & del

      수우언니님.
      하하하하하..
      제 마음도 그 마음입니다..
      "남자만 바꿔도 좋겠습니다"
      돌 날라오려나^^

    • 빨강머리Anne 2013.03.15 12:38 신고 address edit & del

      ㅎ ㅎ ㅎ 모든 것을 볼 때 마다 떠오르는 이것은 병이 틀림없습니다...
      동감합니다. 수우언니님^^

    • 초코맘 2013.03.15 14:02 address edit & del

      알수 없는 그 뭔가가, 갈증이 계속 안에서 꿈틀거려요.... 어데서 이 마음을 채울수 있으려나..ㅎㅎ남자 여자만 바꾸면 채워질까요?? 저도 병이 틀림없습니다.

  3. 빨강머리Anne 2013.03.15 12: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영이 살아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수를 만났으면 좋겠구요.....
    여전히 해피엔딩을 꿈꾸는 저는 너무 단순한건가요?

    수술은 무사히 끝났고 이제 회복만 남았습니다.
    그래도 좋은 결과를 위해서 계속 기도를 하고 싶네요...

    • 초록누리 2013.03.15 13:50 신고 address edit & del

      앤님...
      그 어린 아이가 얼마나 힘들게 견디고 있을까요....
      빨리 회복해서 집으로 돌아가길...

  4. 두공주맘 2013.03.15 13:31 address edit & del reply

    해피엔딩일수도 있겠다는 초록누리님 글에 힘을 얻고 더욱 그겨울을 사랑해보렵니다. 아기를 위해 기도하고 가요. 수술결과도 알려주시길 바래요.

    • 초록누리 2013.03.15 13:48 신고 address edit & del

      두공주맘님^^
      네 시간이 조금 넘은 수술은 끝났고, 지금은 중환자실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제 잘 회복해서 하루 빨리 집으로 돌아가길 기도해야죠.
      이렇게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5. 초코맘 2013.03.15 14:01 address edit & del reply

    그때 뱃속의 그 아이가 벌써 태어나 2달이 되었네요...아이의 건강과 그리고 산모의 건강을 위해 함께 기도드립니다. 더욱더 튼튼하게 그리고 많은 사랑과 축복을 받는 아이로 자라나길^^

    • 초록누리 2013.03.16 01:06 신고 address edit & del

      초코맘님^^
      시간 빠르죠.
      우리 함께 기도해요.
      마음은 통하리라 봅니다.

  6. 지나주 2013.03.15 14:02 address edit & del reply

    성 안에 갇혀 잠자던 공주는
    사랑으로 무장한 그 남자의 키스로 눈을 뜨고
    그의 손을 잡고 성 밖으로 나와
    그 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

    ...는 동화같은 결말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수우언니 2013.03.15 14:37 address edit & del

      저는 열린 결말이면 좋겠어요.
      눈으로 못 알아 볼지도 모르지만 심장이 먼저 사랑을 알아보는 ....
      에전에 이미연과 윤계상이 나왔던 <사랑에 미치다>같은 그런
      덕수궁 돌담길이나 아니면 둘이 같이 갔던 눈덮힌 그곳에서 ....
      약속 없이 우연히 어디선가 만나는 그런 해후....
      거기에서 시작되는 ....사랑

      이 얘기 남편한테 했더니 "드라마 고만 봐라..."
      정말 그만 봐야 할까 봅니다.

      PS) 왕비서가 오수의 생모라는 스포는 무슨 근거인가요?
      (초록누리님도 그렇게 쓰셨나요? 다시 꼼꼼히 읽어보아야겠네요
      .신의는 한 글자 한구절이 다 기억이 나는데.....
      단기 기억능력이 현저하게 저하되었음을 느끼면서.....)
      요즘 떠도는 왕비서의 비밀이 .....
      그럼 수와 영이 이복남매 인거예요?
      그래서 그렇게 수가 남자같이 느껴지지않았던걸까?
      근친코드가 ㅠ.ㅠ

    • 초록누리 2013.03.16 01:08 신고 address edit & del

      수우언니님^^
      저도 열린 해피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오수는 떠나고 오영은 살아나고, 길에서 (혹은 진성 아버지의 소키우는 시골에서라든지) 오수를 만나 그 사람임을 오영이 아는 거죠.
      그렇게 재회한 두 사람의 이야기는 열려있는....

      지나주님의 동화같은 결말 이뽀요^^

      수우언니님, 전 왕비서가 오수 생모라고는 생각한 적도 없었고 글에서도 쓴 적이 없어요.
      왕비서가 오수의 생모가 아닌 근거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아래 왕비서가 오수의 생모일 수 있다는 댓글에 답글로 달아놓겠습니다^^.

  7. 라이너스™ 2013.03.15 14:1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보고갑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8. 오수엄마 왕비서 2013.03.15 16:02 address edit & del reply

    왕비서가 오수의 엄마이고 오영과는 배다른 남매가 아닐까요????
    또 그장치로 언제생긴지도 모르는 오래된 가슴의 상처를
    하나의 장치로 만들어 놓은게 아닐지...


    1) 오수가 가짜라고 미리 짐작했던 상황!!! 확인했던 것뿐인데....
    옛날부터 가슴에 상처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그렇게 놀라는 게 아무래도 수상쩍음!!!

    2) 또한 유전자 감식얘기가 빈번히 등장하지만 번번히 안되었죠!!!

    3) 원작과 다른점이 비서임!!!
    원작에서는 첨에는 헌신적인물로비춰지지만 나중엔 정체가 탄로나고
    그겨울은 첨부터 야심가이자 회장의 오랜 내연녀이죠!!

    4) 오영에게 돈이 아닌 사랑을 집착하죠!!
    그게 어린시절 버린 아이의 그리움이 투과된게 아닐지...

    5) 오수와 왕비서의 대립각을 세우는데 이걸푸는 코드가
    극적인 모자관계 설정이 아닐지란 생각이 듭니다...



    6) 이건 한국드라마로 배다른 남매와의 사랑은 흔한 드라마소스라는점!!!

    • 초록누리 2013.03.16 00:57 신고 address edit & del

      재미있는 글 감사합니다.
      만약 왕비서가 오수 친엄마라면 전 충격이 클 것 같습니다.
      전 왕비서가 오수의 친엄마라는 상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거든요.ㅎㅎ

      우선 목 주위 가슴의 상처는 희망 보육원에서 오수의 원생카드에 남아있는 사진에 있는 흉터와 오수의 흉터가 같다는 점에서 오수가 가짜라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었고요.
      유전자 감식은 오영이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장변이 지문감식으로 확인을 한듯 보입니다.

      왕비서가 친엄마일 수 없는 이유는 오수가 중학교때 생모가 한 번 찾아와 5만8천원을 전해주고 택시를 타고 떠나는 모습이 나왔는데 배종옥은 아니었습니다.
      차림새도 왕비서와는 거리가 멀었고 뽀글파마머리에 다른 여자였죠.
      그리고 왕비서는 PL그룹 초창기부터 함께 한 멤버입니다.
      오수가 중학교때는 오영의 친엄마도 죽고 아픈 오영의 엄마자리를 대신하던 시기였고, 버린 아이에게 5만8천원을 주고 갈 정도로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태도 아니었고요.

      혹 배종옥의 여동생이 돈을 주고 간 것으로 의심해 볼 수도 물론 있겠지만, 글쎄 배종옥이 자신이 버린 아이를 30년동안 찾지 않았다는 것도 이상하죠. 어떻게 자랐는지 정도는 지켜보거나 알아볼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더구나 중학교때 오수를 찾아왔을 정도라면 말이죠.

      설사 왕비서가 친엄마일지라도(전 아니라고 봅니다만) 배다른 남매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영의 아버지와 오영의 어머니가 죽은 오수를 낳기 전에 관계를 한 것은 아닌 듯 보입니다.
      오영 아버지는 오영 어머니가 떠나고 왕비서를 여자가 아닌 잠자리 상대로 취했다는 극중 대사도 나온 것을 보면요.

      만악 왕비서가 오수의 친엄마라면, 전 멘붕!!!!!!!

    • 수우언니 2013.03.16 11:57 address edit & del

      초록누리님^^
      저는 다른 반전을 생각하고 있는데...
      초록누리님께서 말을 아끼시는 이유가 너무 스포가 될까봐
      그러시는것 같습니다만 ...혹시 저와 같은 결론이신가요?
      영이가 진짜로 원한 것은 연인일까? 오빠일까?

    • 초코맘 2013.03.16 23:59 address edit & del

      흑흑... 스포라도... 수우언니님과 초록님의 이야기가 너~어~무 듣고싶어요

    • 하군 2013.03.17 16:29 address edit & del

      드라마가 거의 종반부로 가는 지금 왕비서 동생이 나온다면.. 억지설정의 3류 드라마가 될거같아요

    • 수우언니 2013.03.17 21:32 address edit & del

      지금 밝혀지는 내용은 오수가 죽은 오수가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그 증거는 글쎄요?
      그러면 죽은 오수가 진짜 영이 오빠라는 증거는 어디에?
      제가 너무 나갔나봅니다.
      드라마를 그만 보아야할 것 같네요.

  9. 만두만두 2013.03.15 19:14 address edit & del reply

    1회 흉터봤을때 그게 복선이 될꺼라 생각은 했습니다 지금 내용만 보면 슬픈 결말이지만 반전으로 행복하게 끝날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오영이 오빠 얼굴을 모르니까 그 흉터가 오수를 알아보는 표시가 될것같아요 두 주인공처럼 하루하루 소중하듯이 오늘 수술한 아가도 치유를 위해 싸우고 있을꺼예요 아가가 눈을 뜨고 엄마를 알아볼 날이 빨리 오기 기도합니다

    • 초록누리 2013.03.16 00:58 신고 address edit & del

      만두님^^
      아기가 수술 무사히 마쳤으니 다행이고(그 어린 것이 4시간의 수술을 견뎠다니 또 눈물납니다), 얼른 회복해서 집으로 돌아갈 날을 위해 기도합니다.

  10. 온누리사랑 2013.03.15 19:31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ᆢ
    오랜만이네요. 예지기도부탁글 감사해요.
    잘될거라고 믿습니다.특히나 울예지가잘견뎌줄거고요.한참동안 못만나서 궁금했답니다.잘지내시죠 가끔톡방 들려주세요ㅎㅎ

    • 초록누리 2013.03.16 00:59 신고 address edit & del

      온누리 사랑님^^ 방가방가
      톡방에서 며칠 지냈더니 잠을 설쳐서 자주 못가요ㅠㅠ.
      조만간 톡방에서 만나요^^

      울 예지 잘 이겨낼 겁니다. 암요!!!!

  11. 2013.03.15 20:4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3.03.16 01:04 신고 address edit & del

      고마워요.
      함께 기도해주셔서...
      수술은 끝났고, 이제 잘 회복해야죠.

  12. 이쁜옥이 2013.03.15 21:36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
    넘 오랜만이에요..ㅎㅎ
    두달 동안 깁스하고 2월에 풀고 나서
    호주에 있는 언니한테 갔다가 일주일전에 한국 왔어요..
    오자마자 정리할일이 너무 많아 오늘드디어 시간이 났어요..
    그 동안 초록누리님과 여기 오시는 임자들 많이 생각나고 보고 싶었어요..
    누리방 들어오자 마자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 마음이 아프네요..
    그래두 우리의 아기천사가 잘 이겨내겠죠.. 제 마음 한자락도 담아 기도할께요...♥♥♥...

    안부인사 드리려고 들어 왔는데..
    맘이 너무 떨려 글을 쓸수가 없네요..
    좀 진정되면 밀린 드라마도 다시보고 찾아 올께요..
    좋은 밤 되세요..

    • 온누리사랑 2013.03.15 23:07 address edit & del

      이쁜옥이님ᆢ 넘반가워요
      안그래도 소식궁금했어요.팔은완치되신거죠. 아기는 수술잘되었다고합니다.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달고있는상태고요.
      잘견뎌낼거예요.물론 힘든과정들이있겠지만요.옥이님 또만나요 ㅎㅎ

    • 온누리 2013.03.15 23:39 address edit & del

      옥이님ᆢ빨강머리앤님이 멜좀남겨달래요
      앤 멜주소아시죠ᆢ

    • 초록누리 2013.03.16 01:03 신고 address edit & del

      이쁜옥이님^^
      꺅 격하게 안아드려요. 넘넘 반가워요.
      다른 임자들은 서로 소식 주고 받았는데 옥이님이 삐융하고 사라지셔서 궁금했어요.
      손때문에 타이핑이 힘든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오래가나 싶었는데 여행 다녀오셨구나 ㅎㅎ

      오시자 마자 이렇게 근황 알려주시고 감사감사..
      임자들 근황 궁금하시면 앤님께 이메일 남기세요.
      임자들 만남도 있었고, 집들이도 있었고,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음을 확인하실 수 있을 거에요.
      거기서는 더 많은 이야기들로 북적북적, 매일이 즐거우실 겁니다^^

      옥이님 자주 와서 안부 남겨주시와요.
      요리 레시피도요. 옥이님 레시피가 없어서 반찬걱정이 태산이에요!!

    • 만두만두 2013.03.16 09:46 address edit & del

      안녕하세요 이쁜옥이님 저도 신의방 임자입니다(요즘 신의 댓글보기 하는데 이쁜 옥이님 댓글 많이 봤어요) 옥이님 글 보니까 제가 반갑네요 옥이님 초록누리님 레시피 글 봤는데 혹시 다음에 음식 레시피 올리시는 분 맞나요? 제가 몇년전에 자주 갔던 블러그 맞는거 같아요 혹시나 하고 봤는데 그분이라면 정말 반갑습니다 블러그에서 도움 받았네요 옥이님 저도 자주 만나러 올께요 저도 잊지 마세요~~

  13. dream 2013.03.16 10:53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
    .
    새벽에 일어나 면회 가야하는데....늦잠을 자버렸어요..
    잠시 제가 기절했었나봐요 ㅎㅎㅎㅎ
    으쌰으쌰~ 다시 기운차리고, 저녁에 울 딸래미 보러가야지요

    기도해 주시는 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건강하게 언제 그랬냐면서 집으로 와서 완전히 자기 세상으로 만들거에요
    온통 사랑덩어리 딸래미로...여동생으로...손녀로...조카로...ㅎㅎ

    그겨울은 보지도 못하고 안부만 남겨요
    초록누리님이 토닥토닥 저 안고 계셨던거였어요...^^
    사랑해요 초록누리님...

    • 수우언니 2013.03.16 12:01 address edit & del

      드림님^^
      으쌰 !!! 으쌰 !!
      그래도 힘들면 힘들다고 해요.
      그래도 .....
      우리가 좋아하는 단어 대장도 알고 있는 ......말 아시지요?

    • 만두만두 2013.03.16 16:53 address edit & del

      아직 말도 못하는 아가를 보며 마음 아파하는 드림님 생각하면 얼마나 힘드실까요........ 아플수 있다면 부모가 대신 아프고 싶다는 말 드림님 심정이라 생각합니다 수술 끝나고 많이 피곤하셔 일어나기도 힘듭셨나봅니다 드림님도 병나기 않게 조심하시고 애기 보면서 힘내십시요

    • 초코맘 2013.03.16 21:17 address edit & del

      드림님 화이팅이예요!! 저도열흘만에 아이가 심장수술받았었는데 너무경황이없고 몸상태도 안좋아서 아이를 잘 못살펴준게 지금도 마음이 아플때가 많아요 힘내시고요!! 지금의 이시간들이 앞으로의 행복한날들을 위한 준비의 시간이고 그과정이니깐 예지를통해 계획된 기쁨과 행복이 열배 스무배 더욱 클꺼예요. 드림님 몸도 살펴가시면서 행복한 홧팅하세오^____^함께 기도드릴께요♥

    • dream 2013.03.16 22:58 address edit & del

      초코맘님........
      그냥 제가 안아보고 싶어요....꼬옥....^^

      수우언니님...힛~^^

      만두만두님 감사해요~ ^.~

      초록누리님
      오늘 면회 갔는데, 의식도 돌아와서 엄마랑 눈도 마주치고
      발차기도 씩씩해서 엉덩이가 들썩들썩하더라고요
      기분이 너무 좋아서~ 어떻게 집에 왔는지도 모르겠네요
      아마도 내일이면 일반실로 옮길거 같아요
      고마워요 감사해요...
      여기에...이렇게 안부 남겨도 되는지...모르겠지만..
      초록님께서 리뷰글 말미에 딸을 위한 기도 올리셔서
      그거 보시고 기도해 주시는 분들 계실거 같아서
      여기다 안부 전해 드리네요...괜찮지요...?

      모두모두 감사해요
      덕분에 우리 딸 씩씩해요~ 저 지금 날아갈거 같아요 ^^
      너무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해요~~ 사랑해요~~~

    • 용지 2013.03.17 15:50 address edit & del

      드림님! 힘 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임자방 식구들이 드림님 아기 건강해지라고 기도들일테니까요. 저도 미욱하지만 열심히 기도드릴께요.
      우리 드림님 힘들어서 어쩌나...ㅠ.ㅠ 아직 산후조리도 더 해야하는데 끼니거르지 마시고 영양가있는 걸로 꼭 챙겨서 드세요. 알았죠.

  14. 티통 2013.03.18 09:23 address edit & del reply

    주말 잘보내셨는지요?
    비온뒤라 그런지 쌀쌀합니다. 감기조심하세요 ^^*
    잘보고 갑니다!

2013.03.14 12:11




오수가 가짜라는 것이 밝혀지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왕비서와 장변호사가 오수의 정체를 확실하게 알게 되는 듯한데, 전 개인적으로 장변호사나 왕비서가 오수에게 아직은 말하지 않았으면 하는 싶습니다. 오영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은 오수이기에 좀 더 오수를 지켜봤으면 싶네요. 

앞으로 오수의 거취문제나 정체가 오영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쯤해서 오수의 정체를 오영이 알았으면 싶군요. 오수에게 끌리는 감정이 단순한 오빠에 대한 감정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아가는 오영의 심리변화도 궁금하고 보고 싶어서 말이죠. 송혜교의 연기가 좋아서 여자가 되어가는 감정연기도 보고 싶어지는군요.

 

이젠 오수에게도 자신의 정체가 들통나는 것이 상관없어졌지요. 오수에게 중요한 것은 그가 살 수 있는 78억이 아니라, 오영을 살리는 것이 되었으니까요. 사랑하니까, 많이... 

"왜 약을 안먹였냐"고 이유를 물어보는 오영에게 오수가 말하죠. "내가 너를 많이 사랑하거나...". 희주의 죽음 이후 오수의 입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처음이었습니다. 그에게 여자란 하룻밤 욕정의 대상일 뿐이었습니다. 진소라의 사랑도 집착일 뿐이라고, 선을 긋습니다.

"사랑은 의리가 아니야. 니가 나한테 하는 것은 집착. 사랑은 아주 간단해, 상대가 끝났다고 하면 끝나는 것, 싫다는 사람에게 같이 사랑하자고 하는 건 집착. 사랑은 거래가 아니어서 배신이 없어. 자기가 좋아서 시작한 거니까 생색도 안통하고, 자랑도 안통해. 우긴다고 집착이 사랑이 되지는 않아".

노희경 작가 특유의 문체가 살아있는 대사였습니다. 간단명료하고 냉정할 정도로 솔직한, 그래서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듭니다. 상대가 끝났다고 하면 끝나는 것! 상대는 끝냈는데 인간인지라 무자르듯 끊을 수 없는 감정이기에 집착으로 변하고, 상대도 본인도 불행하게 만드는 것,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진소라가 영이가 목숨을 걸만큼 좋냐고 묻자 오수가 말하죠. "모든 인간은 딱 한 번 죽는다는 말을 기억하려고 해. 그렇다면 지금이 나쁘지 않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잠시 이 대사에서 혼란이 왔지만(조인성의 대사 끊는 지점이 모호해서 이해하는데 애먹었습니다;;)

"모든 인간은 딱 한 번/죽는다는 말을 기억하려고 해"로 대사를 쳤는데, 그 말을 이해하기가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전 "모든 인간은 딱 한 번 죽는다는 말을/기억하려고 해"로 풀었습니다. 그렇죠, 인간에게 죽음은 딱 한 번 뿐이죠.

 

희주의 죽음 이후 사랑따윈 없다고 생각했던 오수의 삭막한 겨울에 분 바람, 그것은 사랑이었습니다. 사랑으로 닫힌 마음을 사랑으로 연 오수입니다. 그 바람은 시궁창같은 곳에 쳐박혀도, 무철의 칼에 찔려도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발버둥쳤던 오수를 변하게 만들었습니다.

사는 이유같은 것은 생각해 보지 않았던 오수, 오직 살아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던 오수가 처음으로 죽음이라는 것을 생각합니다.

물론 죽고 싶을 때는 많았던 오수였지요. 그런데 진짜 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처음입니다. 죽어도 좋겠다면 지금, 오영 그 아이를 살리기 위해, 어느새 가슴 한가득 꽃으로 피어나 버린 그녀를 살릴 수 있다면, 자신의 목숨을 내놓아도 좋겠다는 오수입니다. 

그런 오수이기에 무철에게 무릎을 꿇고 사정하지요. 무철의 누나에게 오영을 수술하게 도와달라고 말이죠. "살려주라, 형. 내일도 올게. 모레도 또 올게. 내가 형 손에 죽으면 되잖아. 영이는 살리자, 죄없는 애는 살리자. 희주처럼은 만들지 말자", 무철에게 발로 채이고 주먹으로 맞아 피투성이가 되어서도 오수는 영이만은 살리자고 눈물로 애원합니다.

돌아서서 가는 무철의 작은 흔들림은 그의 마음이 움직였음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희주를 짝사랑했던 무철의 사랑도 지금의 오수처럼 목숨이라도 내놓을 수 있었던 그런 것이었으니까요. 

 

오수의 겨울에 분 바람이 목숨을 내놓아도 좋을 사랑이었다면, 오영의 겨울에 분 바람은 살고 싶다는 진심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오영의 상황은 절망적입니다. 그래서 그 삶에 대한 의지가, 살고 싶은 마음이 너무 절박해서, 오히려 죽고 싶어하는 오영의 진심을 말이죠.

안괜찮아도 된다며, 팬션에서 영이 했던 말로 위로받았던 오수가 영을 위로하지요. "안괜찮아도 되니까 울래?". 영이 그랬던 것처럼 오수가 영을 위로해 주지요. 영은 괜찮지 않았습니다. 뇌종양이 재발되었다고 막상 의사가 말했다고 하니까 무섭고 두렵고 슬픈 영이었지요. 영의 눈물은 살고 싶은 영의 마음이 흘러내렸던 거였지요. 

오영을 살리기 위해, 살고 싶다는 말을 뱉을 때까지 오수는 오영에게 차갑게 대합니다. "참 재수없다, 너! 내가 너보다 나은게 딱 하나있어. 난 그 어떤 순간에도 살고 싶어한다는 거야".

"넌 살고 싶으면 살아지지만, 난 살고 싶어해도 살 수 없어. 여섯살때부터 준비한 거야. 언젠가 때가 오면 지금처럼 웃으면서 가야지. 구차하게 연연해 말아야지. 너랑 있는 이 순간도 너무 좋고 따뜻해도 연연해 말아야지. 그러니까 날 흔들지마. 기대하게 하지마!".

뇌종양이 재발되었다는 말에- 물론 오영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오영은 담당의사를 찾아가 물어보죠. 수술만 하면 살 수 있는 거냐고 말이죠. 그의 가족이 같은 상황에 처했다 해도 수술을 받게 할 거라고 말했던 의사는 오영의 물음에 답하기를 주저합니다. 수술이 성공해도 또다시 재발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산다는 확신을 해주지 못하지요.

 

한가닥 희망을 찾고 싶었던 오영은 삶의 희망의 끈을 놓아버리려 합니다.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오영, 그녀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것은, 살고 싶다는 생각을 여섯살 이후 처음 들게 한 오수에게 자신의 가장 예쁜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왕비서에게 결혼하겠다며 우는 영, 수술을 받지 않으려는 영에게 처음으로 손찌검을 한 왕비서, 두 사람이 21년간을 지내온 세월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왕비서에게 영은 삶의 이유였고, 그녀 자신이었습니다. 영이 필요로 하는 사람, 그녀를 영이 필요로 하지 않는 순간이 그녀에게는 사형선고와도 다름없는 순간일 겁니다. 아직 왕비서가 영의 눈을 제때 치료하지 않은 이유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줌마"하며 영이 고사리같은 손을 내밀었던 그날에서 비롯되었을 겁니다. 영이가 크면 언젠가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가 올것이고, 영의 아버지 회장님이 죽으면 왕비서는 영의 곁에 있을 이유가 없어질테니까...  

 

앞이 보이지 않는 영에게는 언제나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고, 왕비서는 그런 영을 보고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와 명목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영을 보란듯이 키우고 싶었습니다. 첩살이한다고 형제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고, PL그룹의 내연녀라는 딱지는 그녀를 영의 집에서 벗어날 수가 없게 했습니다. 영이 정상인처럼 회사일을 보고 PL그룹을 이끌어 나가게 만드는 것이 그녀의 자존심이었고, 영에 대한 그녀의 사랑이었고, 그녀가 사는 이유였습니다. 

첩이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모욕도 감수했던 왕비서였지만, 죽은 회장은 왕비서를 끝내 아내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사랑도 하지 않았죠. 생각해보면 왕비서도 불쌍한 여자입니다. 영을 수술시키기 위해, 살리기 위해 처음으로 영을 빰을 때리기 까지 한 왕비서, 영이가 살아야 자신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에게 올인한 그녀의 인생, 영이가 없으면 그녀의 삶은 죽음과도 같은 사막이 될 거라는 걸 왕비서는 스스로 알고 있습니다.

영이 없이는 못산다고 한박사와 전화통화를 하던 왕비서의 마음은 거짓이 아닌 듯 보이더군요. 왕비서의 영에 대한 사랑은 거짓이 아니지만, 영에게 필요한 사람이 자신뿐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잘못이라는 것을 아직 왕비서는 알지못하고 있을 뿐이죠.

영이도 왕비서의 그 마음을 알고 있었지요. 알면서도, 왕비서가 없으면 영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왕비서를 숨막혀 하면서도 서로를 이용하고 의지합니다. 전 이 두사람의 관계에 이상하게도 연민을 느낍니다. 으르렁대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사랑하고 의지하는 모습으로 보여서 말이에요. 

 

왕비서의 손찌검에도 마음을 돌리지 않았던 영, 오수의 차가움에 무너지고 말지요. 영은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살고 싶다고, 보고 싶다고 말하고 싶은 오랜 바람을 말입니다. 여섯살때 뇌종양을 앓고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영은 어린 나이에 받고 싶었던 위로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더 반항적으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키워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나타난 오빠, 영의 언 마음을 녹여주고, 보이지 않는 영에게 다른 세상을 보여준 오빠가 차갑게 영의 손을 뿌리칩니다. 그리고 영이 죽기보다 듣기 싫은 말, 영에게 가장 두려운 말을 뱉지요. "나 이제 떠날려고".

"왜 왔어? 처음부터 이럴려고 왔어?".  

혼자 남겨지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영에게 오수가 말하죠.
내가 너에게 원하는 건, "살고 싶다는 말, 살아야 겠다는 의지".

 

어떻게든 영을 수술시키고 싶은 오수는 영이 수술을 받지않으면 떠나겠다고 이를 악물고 영에게 차갑게 대하지요. 영의 비밀의 방에서 알아버린 혼자 남겨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는, 늘 외로웠던 아이 영을 알고 있기에 말이지요. 그런 오수의 가슴에 오영의 말이 심장을 할큅니다. 

"그럼 뭐가 달라지는데, 난 살 수도 없는데, 니가 보고 싶지 않냐고? 보고 싶어, 니가 오고부터 매일 네가 그리워. 그럼 뭐해? 난 볼 수도 없는데...나도 무서워 죽는게.... 왜 날 이렇게 약하게 만들어 넌! 왜 자꾸 날 살고 싶게 만들어, 넌!!".

 

오영의 차가운 겨울에 바람이 불었습니다. 살고 싶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머리속에 자라고 있는 뇌종양을 살 수 없을 거라 말합니다. 아무리 눈을 비비고 떠봐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런데도...그런데도 오빠가 떠나는 것이 더 두려운 오영입니다. 살고 싶다고 말하면 그가, 오빠가 떠나지 않을까요? 진짜 살고 싶습니다. 간절하게...

사랑을 버린 남자에게 사랑의 바람이, 죽고 싶은 여자에게 살고 싶은 마음이 불고 있습니다. 노희경 작가가 그들의 겨울을 어떤 바람으로 따뜻하게 녹일지 궁금해지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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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꼬운아이 2013.03.14 13:49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저도 오수의 이 대사를 들으면서 뭘 말하려는건지 이해되지 않았는데...
    님의 글을 읽고 무릎을 딱 쳤네요..
    "모든 인간은 딱 한 번 죽는다는 말을/기억하려고 해"

    여섯살에 멈춰져 있는 영이 오수가 전해주는 바람에 여자로서 성장해가겠죠..
    쉽지 않겠지만 누군가로 인해 살아있는 동안 사는 거처럼 살고 싶어질겁니다.
    영이 살고 싶어하는 맘이 강해질수록 왕비서의 마음에도 바람이 불것 같네요.

    무철이의 흔들리는 눈빛이, 왕비서의 처절한 집착이 아픕니다.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납니다.

    예고보니 오늘 오수가 가짜라는게 밝혀질거 같은데...
    노작가는 어떻게 풀어나갈까요?

    전 아직까지 오수가 남자로 보이지 않아 고민입니다..ㅎㅎ

    • 초코맘 2013.03.14 15:39 address edit & del

      ㅎㅎ 저도 오수가 남자로 느껴지진않더라구요 왠지 넘보면 사회적으로 지탄 받을듯ㅋㅋ 오늘 결말에대한 송혜교 인터뷰 읽었데 개인적으로는 새드결말을 좋아하는데 요즘 넘 힘들어서 해피앤딩도 좋을꺼같다는 표현이 해피로 끝날꺼같아서 기대를 하고있어요 어떻게 노작가님이 아픈 여러마음들을 다듬고 보듬어 해피로 이끌어 가실까.....항상 따듯한 이야기를 풀어내주시는 글어 한표!!

  2. 만두만두 2013.03.14 14:27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 누리님 저번주 안봐서 내용은 끊기지만 왕비서와 영이의 따귀씬(?) 가장 좋았어요 배종옥씨의 연기가 엄마같이 인정 받고 싶은 마음 짧지만 강했어요 지문 감식에서 이제 오수 정체는 시간 문제인데 둘의 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카페에서 4자대면할때 긴장감이 더 흘러야 하는데 별로 없었던게 아쉬웠어요 누리님 한국은 오늘 화이트데이네요 오늘도 사탕 같이 달콤한 하루 보내세요

    • 초코맘 2013.03.14 15:34 address edit & del

      마조요 저도 4자대면이 짜투리시간에밀린 급한일 치루듯 너무 휙지나가서 안타까웠어요 기대한것보다 넘 긴장감이 없더라구요

    • 만두만두 2013.03.15 09:46 address edit & del

      안녕하세요 초코맘님 어제신의8회 댓글 다 봤는데 거기서 초코맘님 댓글 두개 봤어요 그때는 제가 없어서 댓글 처음 봤어요 다시 댓글 보기 도전합니다 초코맘님 댓글도 잘 볼께요

  3. 헤일로 2013.03.14 15:27 address edit & del reply

    발자국 남깁니다
    리뷰하시는 드라마를 다 못보고 있어서 내용은 유구무언..^^;
    앞 리뷰 댓글들에 정겨운 이름들 계셔서 반가웠어요^^

    • 만두만두 2013.03.15 09:56 address edit & del

      안녕하세요 혜일로님 혹시 신의 리뷰때 오셨나요?초코맘님처럼 제가 기억이 없나봐요(워낙 댓글이 많아서 못알아봐도 이해해주세요) 요즘 신의 다시댓글 보고 있습니다 헤일로님 닉네임도 유심히 볼께요~~

    • 초코맘 2013.03.15 13:58 address edit & del

      ^^ 그때 헤일로님도 계셨었지요~~

  4. 지나주 2013.03.15 14:22 address edit & del reply

    이 남자의 절절한 호소...

    살고 싶은 남자는 죽기를 각오하고
    죽고 싶었던 여자는 삶에 애착을 보인다.

    두 남녀때문에 마음이 시끄럽습니다.

2013.03.08 14:36




건달들에게 둘려싸여 봉변을 당하고 있는 오영을 본 오수의 눈이 뒤집혔습니다. 살기마저 느껴지는 그의 안광은 시각장애인을 희롱한 정안인에 대한 분노게이지를 넘어선 것이었습니다. 사랑으로 다가온 여자, 동생처럼 정말 아껴주고 싶은 영이었기에 더했겠지요.

친절하게 길을 안내해 준 학생도 있었지만, 앞을 보지 못한다고 희죽대며 나쁜 짓을 하려는 사람도 이 사회에는 공존합니다. 다행이면서도 불행스럽게도 시각장애인 영이 살고 있는 현실입니다.

 

영이 혼자가 아니고 싶은 그 심정은 간절함을 넘은 절박함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도 믿지못하는 영, 그 아이를 과보호하고 있는 왕비서에 대한 불신은 그녀의 눈에 이상이 생겼을때 생긴 뿌리깊는 불신입니다.

다행히 아버지의 후배이자 영을 누구보다 딸처럼 아껴주는 장변호사(김규철)가 있지만, 24시간 영의 손발과 눈이 돼줄 수는 없겠지요. 

복지관이 유일한 탈출구이자 혼자만의 허락된 시간을 살아왔던 영, 그마저도 영이 한참 커서 성인이 된 후에야 얻은 휴식같은 것이었습니다. 영이 죽고 싶어하는 이유가 단지 앞이 보이지 않아서, 가족이 없는 외로움때문만은 아니었지요. 그녀의 막대한 재산도 복합적인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영에게 돈이 없다면 그녀의 곁에 남아있을 사람도 없었겠지요. 오수가 처음 찾아왔을 때도 돈때문이라고 차갑게 단정지어 버렸던 것도 그 때문이었죠. 21년을 떨어져 지낸 오빠에 대한 애틋함이나 그리움과는 별도로 그녀 곁에 있는 사람은 영의 돈때문이었으니까요.

사랑하지도 않는 이명호 본부장과의 결혼은 보이지도 않는 종이에 회장으로서 싸인을 하는 것과도 같았습니다. 결재서류에 도장을 찍듯 이본부장과의 결혼도 시키니까, 아버지가 정해줬으니까 해야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죠. 영에게 사람은 결재서류와도 같았던 게지요. 처음에는 오빠 오수마저도...

 

물론 영에게도 첫사랑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눈이 점점 더 보이지 않게 되자 소원해졌고, 첫사랑 그 남자아이도, 영도 서로에 대한 오해를 좁히지 못하고 영은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첫사랑 그 아이는 자신의 부끄러운 행동에 복지관 봉사활동을 하다 지금의 아내(청각장애인)을 만나 결혼해 살고 있는 모습으로 나타나, 영이 받았던 상처와 아픔을 달래주고 오랜 시간이 걸려 마음으로 화해를 하기도 했지요.

 

뒤늦게 찿아온 오빠의 목적이 돈이냐고 끊임없이 의심했던 것은 오영이 처한 상황에서는 당연하겠지요. 오수에게 마음을 열었던 것은 돈때문에 온 것이 아니라는 믿음을 주었고, 언 마음을 녹인 것은 엄마와 어릴 때 오빠와 함께 했던 추억이었습니다. 오수가 준 것은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27살 오영에게 새로운 추억들을 만들어 주었지요. 왕비서나 이명호 본부장이 주지 않았던 현재라는 세상에서의 행복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영에게는 도와주는 믿을만한 지팡이가 필요했습니다. 21년만에 오빠라고 나타난 오수는 오영의 추억을 끄집어 내주었고, 영은 자신의 지팡이가 돼줄 수 있을 사람이라고 경계를 풀기 시작했지요. 길바닥에 주저앉아 오빠는 믿어도 되는 사람이라고 말해달라는 영의 오열은 지팡이가 필요한 영의 비명과도 같았습니다. 

영은 정말로 죽고 싶어한 아이였습니다. 그녀의 삶에 희망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뇌를 갉아먹는 듯한 고통이 시작되면서 영은 죽음을 선택하려 합니다. 고통도 절망도 괴로움도 한순간에 사라지고 편하게 해준다는 약을 먹고 싶을 만큼 통증이 심해지지만, 영은 병원만은 거부하죠. 얼마남지 않은 삶, 주사바늘과 투약, 항얌치료로 병원에 갇혀있다 죽고 싶지 않아서 입니다.

오빠와 엄마가 떠난 이후, 그리고 앞이 보이지 않게 된 이후 영은 희망이라는 것의 의미를 모르고 살아온 아이였습니다.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설레는 연애를 해 볼 희망도, 꽃이 피고 녹음이 우거지고 붉게 물든 단풍이 들고 온세상을 하얀 눈이 덮어도, 영은 체감온도로 계절의 변화를 느낄 뿐입니다. 계절은 속절없이 왔다가며 영의 코와 피부를 자극하기도 한다지만, 영은 새로운 관계라는 것을 맺을 수 없는 아이입니다. 복지관을 제외하고는 왕비서가 정해준 사람만이 영이 접촉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죠. 그들마저 왕비서가 건네는 돈이 큰 이유였지만 말이죠. 중태도 미라도...   

그때 영에게 나타난 사람이 오빠 오수였습니다. 왜 오빠라고 철썩같이 믿고 의심을 하지 않았을까? 혈액으로 유전자 검사를 하자는 왕비서에게 말하지요. "추억은 조작할 수 없어요. 오빠는 우리 둘밖에 알 수 없는 추억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어요. 오빠가 아니라는 근거는 없어요".

 

영은 또 다른 오수와 연락이 된다는 무철의 명함을 들고 진짜 오빠일지도 모를 또다른 오수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혼자 집을 나섰지요. 오수에게 화를 내는 오영의 감정을 혼자서 되집어 봤습니다. 그토록 따뜻한 사람이, 엄마와 오빠와 함께 했던 기억을 공유하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을 보여준 사람이, 영을 편하게 해주는 만 개의 풍경소리를 들려준 사람이, 자기가 없어도, 바람이 불지 않아도 언제나 풍경이 흔들릴 거라고 점자 편지를 써주고 영의 팔에 실로 풍경을 연결해 주고 간 사람이,  진짜 오빠가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희선이 네 오빠라고 나타난 인간이 사기꾼이라고 했던 말과 팬션에서 오수가 또 다른 오수를 사기꾼 쓰레기라고 했던 말들이 하나로 정리되기 시작합니다. 오수는 사기꾼이며 가짜 오빠일 수도 있다는... 오영이 확인하고 싶은 것은 지금의 오수가 진짜 오빠인지가 아니라, 자기를 속인 사기꾼인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미치더군요. 영이 처음으로 믿고 싶어진 사람은 오빠이든 아니든, 지금의 오수 그 사람이 21년만에 처음이었으니까요.

차갑게 굳어버린 영의 얼굴, 오수가 처절하게 자신이 다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던 그것이 시작되었습니다. 영의 차가운 얼굴, 미소가 걷힌 그 아이의 얼굴을 보는 것을 이젠 견디기 힘들어진 오수이니 말이죠. 

얼마나 참기 힘든 고통이었으면 한순간에 편하게 죽게 해준다는 약을 먹으려 했을까... 유언장까지 써주며 자기를 죽여달라고 했는데 오수가 왜 자신의 죽음을 방해하는지, 오영은 그 마음이 궁금해집니다. 돈을 노리고 왔다면 돈을 가져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도 말이죠.

오영은 오수가 자신을 살리고 싶어한다는 것이 밉습니다. 죽게 내버려뒀으면 얼굴이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는 낯선 남자들에게 봉변을 당하지 않았을텐데, 그런 모습을 오수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됐을텐데... 오영의 눈물은 오수 앞에서 무너지고 싶지 않았던 자존심, 여자로서 보여주고 싶지 않은 치부처럼 여겨졌을 듯 하더군요.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느껴야 하는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현실... 

오빠 오수는 좋은 것만, 아름다운 것만, 예쁜 소리만 들려주고 싶어하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오영은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희롱을 당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오영은요, 오빠지만 오수에게 예쁜 모습을 보이고 싶은 여자가 되고 있었던 거예요. 이는 이성간의 관계를 떠나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은 모습,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자연스러운 변화이기도 하지만 말이지요.

 

장난처럼 공동소유로 하자고 했던 죽음의 약이 동물을 안락사시키는 독약이었음을 알게 된 영, 돈을 노리고 온 사기꾼일지도 모르는 수의 정체, 유산을 주겠다는 유언장을 가지고 있음에도 자기를 죽이지 않으려는 오수의 마음이 무엇인지 영은 혼란스럽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죽여달라고, 죽고 싶다고 노래처럼 했던 영이 도움을 청하기 위해 전화기만을 찾아 바닥을 더듬는 그 이율배반적인 절망감을 오수 오빠라는 놈은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죽고 싶다고 비명을 지르면서도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 살고자 발버둥치는 앞뒤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오영의 비참한 심정을 오수는 보게 되죠. 죽고 싶어하는 것이 살고자 발버둥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이죠.

비참하게 죽고 싶지 않아서 죽기살기로 살려했던 오수, 비참하게 살고 싶지 않아서 죽고 싶은 오영, 동전의 양면처럼 두 모습 다 동전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살아야 하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하고 살려야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이제는 잃고 싶지 않은 오수입니다. 지키고 싶어진 오수입니다. 오수의 눈물은 오영을 향한 진실한 사랑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78억때문에 무철의 손에 죽더라도, 김사장 손에 죽더라도 오영은 살리겠다는...

그가 희주를 보내고 방황했듯이 무철도 밑바닥 인생을 살았습니다. 어쩌면 사랑을 다시는 할 수 없으리라는 절망감이 그들의 인생을 방치하고, 망가뜨리고 살게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더군요. 그것이 희주에 대한 죄책감과 그들의 사과방식, 고민방식이기도 했고 말이죠.  

 

오수에게 남자들에게 희롱당하며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보이고는 "왜 못 죽였어? 난 이렇게 쉬운데... 난 이렇게 아무 것도 못하는데 왜 못죽였어 날!!"이라며 우는 오영을 보며 마음이 많이 아팠지만, 전 역설적이게도 자그마한 삶희망을 봤습니다.

독약을 쏟아버리고 빈캡슐을 먹으라고 준 오수의 마음을 읽은 영, 오수가 진정한 사랑에 마음의 눈을 떠가듯 오영에게도 그 바람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오수가 왜 자기를 죽이지 않으려고 할까에 대한 답을 오영은 찾을 수 있을까요? 왜 그 사람을 믿고 싶었었는지에 해답이 있을 듯한데, 상처와 아픔이 유독 많은 오영이기에 오수의 마음을 알아가기엔 오영의 겨울은 조금 더 길어질 듯 합니다.

그래서 전 왕비서와 장변호사가 오영을 도와주었으면 싶네요. 모처럼 문을 연 오영의 마음이 다시 닫혀버리지 않게 말입니다. 때로는 비밀을 지켜주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음을 오수의 정체를 통해 봅니다. 오수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 지금의 오영에게 좋은 일일까 싶어서 말이죠. 오영도 오수의 정체를 거의 확신하는 듯 하지만, 오영 또한 더 모른척 오수를 곁에 두고 싶어할 듯 보이기도 하고 말이죠.  

영과 수의 마음은 겨울이었습니다. 마음을 닫고 살았던 그 시간이 그들에게는 겨울입니다. 오빠와 엄마와 헤어지고, 희주를 보내고 그들은 그들의 겨울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그 겨울을 깨우는 소리, 그들의 마음에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오래도록 꽁꽁 얼어서, 녹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시리고 아프기도 하지만, 그들 마음속 그리움과 외로움이 달려있는 풍경이 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겨울을 녹이는 소리를, 사랑을 말해주는 소리를, 혼자가 아니라는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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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음속의빛 2013.03.08 18:26 address edit & del reply

    영이라는 케릭터가 보여준 행동에 대한 해석은 각각 다르지만,
    초록누리님의 리뷰 글을 읽는 내내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낍니다. 글 감사합니다.

    • 초록누리 2013.03.09 01:40 신고 address edit & del

      마음속의 빛님^^
      감사합니다.
      네.. 영의 행동은 드라마를 보는 사람마다 다 해석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저도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해보다가 영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비참한 현실에 왜 못죽였냐고 눈물을 떠뜨리는 것으로 해석해봤습니다.
      영은 수에게 화를 내기보다는 희롱당하면서도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하는 영이 자신이 더 속상하고 아플 듯 해요.
      보이지 않는 영, 낯선 타인들도 그렇게 영을 속이고 절망감에 빠지게 하고... 그런 자신이 비참하고 자존심도 상하고 그랬을 듯합니다.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을 누군가에게 보였을때 제 경우는 제자신에게 화가 나는 것이라고 말하기는 힘든 감정이지만, 왠지 속상하더라고요. 그 감정을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영이 그런 비슷한 심정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마음속의 빛님, 고마워요.

  2. 초코맘 2013.03.08 23:38 address edit & del reply

    영이이 마음이 빨리 녹아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수가 알아가듯 그렇게 영이도 수의 마음을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알아갔음 좋겠습니다.
    지켜주는 오빠이고 싶은 마음도 진심, 사랑하는 남자이고 싶은 그마음도 진심... 그러나 그 어떤것도 사실대로 밝힐수 없기에 수의 시작된 마음이 너무나 처절히 아플까봐 가슴이 저려옵니다.

    • 초록누리 2013.03.09 01:33 신고 address edit & del

      9회부터는 스토리가 빨라졌죠?
      전 영이 수의 정체를 알고(이미 알고 있는 듯 보이지만) 난 후의 다음이 더 궁금해요.
      싸늘하기만 한 영의 곁을 떠날 수 없는 수, 마음이 가는 곳을 떠나기란, 마음을 잡은 남자를 보내기 힘든 두 사람....ㅠㅠ

    • 초록누리 2013.03.09 01:42 신고 address edit & del

      초코맘님^^
      이번회 영의 굳어버린 표정에 마음이 무겁더군요. 밝게 웃었던 영의 얼굴이 사라질까봐....
      송혜교의 예쁘면서도 감정마저 얼리는 차가운 표정연기가 참 좋았답니다.

    • 지나주 2013.03.09 18:03 address edit & del

      다음 회부터는 두 마음이 어떻게 한 곳으로 모아질지 ...
      남매사이가 아닌...
      (이미 다른 듯 같은 마음인 것 같지만..)

    • 아꼬운아이 2013.03.11 09:27 address edit & del

      영의 오열에 마음이 무너집니다..
      다 쏟아내고나면 온전히 그 맘을 받아들이겠죠..
      영이 없이는 못사는 왕비서가 영의 마음을 이해해주겠죠...

  3. 초코맘 2013.03.10 00:59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님... 차가워진 영의 표정연기에 정말 가슴이 철렁했어요(송혜교의 연기가 아주 많이 성장한것 같아요 이뽀요^^)... 그 앞에서 한없이지는 수의 모습도 너무 안쓰럽고....
    빨리 수요일이 왔으면 그래서 지나주님 말씀처럼 어떻게 한곳으로 모아질지 보고 듣고 느껴보고 싶어요 ㅎㅎ

  4. 티통 2013.03.11 15:45 address edit & del reply

    잘보고 갑니다~
    꽃샘추위라는군요.. 아침보단 많이 따뜻해졌네요!
    일교차 심할때 감기조심하세요 ^^*

  5. 만두만두 2013.03.20 10:41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 한 번 놓치면 다시 보기 생각보다 싶지 않네요(초록누리님 여러편 보면 정말 힘드시겠어

    요) 아파서 약먹는 장면에서 송혜교의 연기는 돋보였습니다 자기 전까지 차가운 얼음 공주 같았

    어요 왕비서가 영이 없으면 못산다는 전화장면도 정말 눈빛이 흔들리더군요 이때까지 왕비서 아

    직까지 의심했는데 그 장면을 보니 왕비서의 심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영이가 이렇게 쉬운데 왜

    안죽였나고 소리질렸을때 내가 널 믿어도 된다고 해달라는 장면이 생각났어요 너무 깨트리기 쉬

    운 유리같은 영이 그래서 수는 더 지키고 싶은가 봐요 수가 더 아낌없이 주는 사랑을 하네요

    • 초록누리 2013.03.20 13:21 신고 address edit & del

      만두님^^
      전 드라마 여러편 안봐요.
      리뷰쓰는 것 자체가 힘들어요ㅜㅜ.
      요즘은 드라마 다운 보기가 안돼서 드라마 보기가 더 쉽지가 않네요.
      이러다가 리뷰도 못쓰게 될지 좀 걱정이 ㅠㅠ

      그냥 아무 생각않고 드라마만 보고 싶은데도, 생각거리가 있는 드라마는 면밀히 보다보니 드라마 속 복선이나 메시지 정리하는 것이 힘든 작업이죠..ㅎㅎ'

      리뷰를 쓰다보니 드라마도 보게 됐지만 하루 한 편만 보는 편이에요.
      재미있는 것은, 본방때는 못보다가 드라마가 다 끝나고 휴일을 이용해서 보는 경우는 간혹 있지만요.
      한국 티브이를 못보니까 제게는 하루 평균 드라마 한편이 제 유일한 티비시청시간이랍니다.
      한국에 가면 종일 티브이가 틀어져 있어서 정신없을 지경..
      남편이 습관적으로 티브이를 틀어놓기도 해서(특히 바둑프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