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혁'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02.08 '추노' 언년이, 캐릭터 변화가 시급한 이유 (17)
  2. 2010.02.06 '추노' 언년과 태하, 벼랑끝에 몰린 최악의 무감동커플 (83)
  3. 2010.02.05 '추노' 감동커플vs쌩뚱커플, 눈물과 실소로 얼룩진 10회 (43)
  4. 2010.02.04 '추노' 옷고름에 담긴 혜원의 두 마음 (42)
2010.02.08 23:00




드라마 추노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주연부터 조연배우들에 이르기까지 일거수일투족이 시청자들의 감시망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에요. 추노가 방송된 이후에는 많은 분들이 추노를 분석하고, 감동받은 부분에 대해 함께 공감하고, 때로는 도마질까지 하고 있지요. 대사 한마디없는 원손 석견에서 천지호패거리의 개죽음까지 분석하고, 또한 줄줄이 죽어나간 조연들까지지 화제가 되고 있으니, 놀라운 반응이지요.
이번에는 추노 제작진으로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연출한 언년이와 송태하의 키스신까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이런 관심은 그만큼 추노의 인기가 높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시청자들의 드라마 완성도에 대한 기대 또한 크다는 것을 말하고 있고요. 저 역시 추노는 과한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때로는 비판을, 때로는 드라마속 숨겨진 의미와 비밀들을 찾기 위해 머리 아플 정도로 생각을 많이 하며 보고 있습니다. 드라마 하나 보면서 뭘 그렇게 따지느냐며 대충 보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드라마 리뷰를 생각없이 올릴 수는 없기 때문에 적당히 보는 것이 제게는 어렵네요.

지난 10회에서 언년이와 송태하의 키스신은 제작진의 의도와는 다르게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한게 사실입니다. 저 역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최악의 장면으로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글을 올리고 나서 여러가지 고민을 했습니다. 장면의 쌩뚱맞음에 대한 비판을 했고, 그리고 생뚱맞을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가 두 사람의 감정선이 와닿지 않는다는 말도 했지만, 캐릭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을 피한 것 같아서 말이지요.
제가 지난 주 토요일 일요일 휴일 동안 생각해 봤던 것은 언년이라는 캐릭터였어요. 1회부터 10회까지 다시보기를 하면서 언년이 부분만을 중점적으로 살펴 보았습니다. 소위 언년이때문에라는 언년이 민폐리스트까지 돌고 있는 현재 언년이의 캐릭터가 비호감으로 돌아 선 가장 큰 이유가 드라마 속에 있지 않을까 찾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저도 언년이 민폐리스트를 읽어봤는데, 참 재치있는 이유들이고 또 어느 정도는 이유가 되기도 하더군요. 제가 보기에는 언년이에 대한 비호감의 가장 큰 이유는 캐릭터의 불분명함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방송된 추노를 다시 보니 언년이는 송태하를 만난 것을 분기점으로 캐릭터가 변질 혹은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1회에서 언년이는 대길의 회상을 통해 처음으로 추노에 등장했었어요. 언년이에게 따뜻하게 달궈진 돌을 쥐어 주는 장면이었지요. "누가 보면 어쩌려고 이러셔요" 라며 대길을 밀치는 장면을 기억하실런지 모르겠네요.
여하튼 당시 언년이의 표정과 대사는 지금의 어색함과는 다른 자연스러운 표정이었고, 대사 역시 자연스러웠어요. 병자호란시 마루밑에 숨어있던 도련님을 향해 "도련님, 도련님"  하면서 끌려가는 모습 역시 아름다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애절해 보였고요. 혼례를 올리는 날 오라비 큰놈이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 역시 연기력이나 표정에 있어 문제 삼을 일은 없어 보였습니다.
언년이가 캐릭터의 난항을 겪은 것은 보부상들로부터 봉변을 당할 뻔 때부터인 것같습니다. 이때가 송태하를 만나게 된 시점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 후 가장 많이 대사를 주고 받은 인물이 송태하지요. 
그런데 두 사람이 함께 다니는 장면부터 언년이는 표정도 대사도 우아하기 이를 데 없는 규방마님이 되어 버렸습니다. 언년이는 줄잡아 20대 중후반의 여인이에요. 그런데 지금의 언년이는 얼굴은 20대인데, 대사와 분위기는 40대의 지체높은 집안의 안방마님이 연상됩니다. 언년이가 실종된 순간이었습니다. 바로 며칠 전 패랭이를 쓰고 집을 나오던 20대 조선 여인의 비장한 모습은 싹 감춰버린 채로 말이지요.  
길거리에서 자객 윤지에 의해 죽임을 당할 뻔 할 때도, 화살이 날아들고 칼부림이 나는 현장에서도 언년이는 고고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그 고고하고 우아함이 절정에 이르렀던 때가 바로 절벽위에서 송태하의 칼을 가지고 기다리던 장면이었어요. 송태하가 목숨을 걸고 위험한 일을 하러 간 것을 알면서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은 극의 흐름을 깨버리는 장면이었기에 언년의 캐릭터는 심한 질책을 받아야만 했어요.
마찬가지로 원손의 안위를 팽개치고 달려갔던 송태하가 욕을 먹어야 했던 것이었고요. 물론 송태하가 언년이를 데리러 간 것까지는 이해했을 겁니다. 여자를 버리고 갔다면 송태하 역시 사내답지 못했을테니까요. 그런데 일각이 여삼추인 절박한 상황에서 두 사람이 키스까지 했으니 시청자들은 분개했던 것이지요.

다시 한 번 언년이는 집을 나선 이유도 목적지도 없는 채 그저 송태하의 길을 지체시키거나 일을 그르치게하고, 혹은 주변인물들을 죽게 만들어 버리는 그야말로 문제아가 돼 버린 것이지요. 따지고 보면 송태하의 스승 임영호를 죽게 한 것도, 호위무사 백호의 죽음도 다 언년이때문에 비롯된 것이니까요. 언년이 민폐리스트가 근거없이 나돌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물론 언년이가 송태하와 혼례를 올렸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받은 대길과 교차해서 보여주기 위한 설정이었음을 모르지는 않지만요. 
문제는 키스신이나 그 들의 애정행각에 있지 않습니다. 보다 큰 문제는 언년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실종되었다는 사실이에요. 원인을 따지자면 언년이와 송태하, 그리고 제작진의 공동책임입니다. 개인적으로 연기자 오지호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은 전혀 없습니다만, 오지호와 이다해는 서로를 죽이는 캐릭터이지 싶습니다. 오지호의 책을 읽는 듯한 대사톤에도 문제가 있고, 이에 같이 글을 읽듯이 받아치는 이다해도 문제가 있지요. 연기자는 상대방의 감정에 함께 서로 호흡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문제는 비슷한 연기자들이 너무나 완벽하게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지요. 흥을 깨는 호흡인데도 말이지요. 누가 누구를 죽이는 캐릭터라고 꼬집어 말하는 것은 실례지만 암튼 둘 다 캐릭터를 죽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저는 우선은 언년이가 옷을 벗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년이는 현재 입고 있는 고운 한복 속에서 갇혀 있습니다.  흔히 옷이 사람을 말한다는 말을 하지요. 언년이는 사대부 양반아낙의 정절과 지체를 상징하는 옷속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습니다. 여종 옷을 입은 언년이는 여종 중에 참한 정도의 모습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안방마님의 옷을 입고 도망관노와 도망을 다니는 처지에 있어요. 언년이는 그 옷 속에 갇혀있는 것이에요. 옷에 맞는 언행을 하려니 품위는 갖춰야 하는데 상황은 급박하고, 그러다보니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면서도 우아하게 자수를 놓고 있는 모습이에요. 그러니 답답하고 어울리지도 않지요.
여기서 제가 말하는 옷은 단지 복색을 말하는 것만은 아니에요. 언년이가 입은 옷은 언년이에게는 가짜 옷일 수 밖에 없습니다. 언년이는 죽을 때까지, 아니 신분제가 폐지되거나 면천될 때까지 여종일 수 밖에 없고, 도망노비일 수 밖에 없습니다. 언년이가 집을 나온 것은 지금까지의 가짜 인생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미였을 겁니다. 가짜 양반행세에서도 벗어나고, 사랑하는 도련님에 대한 일편단심을 지키고 싶었기도 했고요.
그 옷을 찾아 입혀주자는 것입니다. 언년이가 진짜 입고 싶었던 옷말이지요. 언년이가 반가의 규방마님이 되고자 했다면 굳이 집을 나설 이유는 없었어요. 언년이가 집을 나선 이유는 자신이 누리고 있는 가짜 세상에서 도망나왔던 거예요. 그런데 송태하를 만나면서 다시 그 가짜 세상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정갈하게 송태하의 옷을 개켜주고, 숨이 헉헉 차는 연약하기만 한 여인으로 말이지요.
추노의 주인공들은 모두에게는 나름대로의 삶의 방식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무엇인가 목적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혹은 궁핍한 삶속에서도 희망을 기다리고 있고요. 그러나 추노의 여주인공만은 아무런 목적도 없이 그저 송태하의 손만 잡고 따라가게 만들어 버렸어요. 이런 여주인공은 매력적일 수가 없습니다. 그럴리야 없지만 누가 압니까? 언년이가 대길이 말한 새로운 세상을 위해 여성으로서 야무진 꿈을 가지고 집을 나왔을지도요.
하루 빨리 언년이의 캐릭터를 찾아주지 않는다면, 그리고 언년이가 지금의 답답 캐릭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언년이는 그림 속의 인물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추노꾼 이대길의 오늘을 있게 한 중심인물이 이렇게 갈 길을 못 찾고 헤매고 있다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아름다운 언년이는 있으나 사랑받는 언년이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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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7
  1. 뽀글 2010.02.08 13:08 address edit & del reply

    답답하긴 답답하죠^^;; 얼릉 잡혀야될텐데..그래도 요번주도 내내 궁금하고 기대되네요^^

  2. pennpenn 2010.02.08 13:1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
    초록누리님의 글은 깊이가 있습니다.

  3. 미스터브랜드 2010.02.08 13:4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지적이네요..사실 드라마가 아무리 허구이긴 하나, 특히 사극에 있어서는 그 시대의 문화나
    생활의 코드들이 묻어나와야 하는데 말이죠. 특히 '추노'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노비가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스토리라인에서 주인공이 그에 걸 맞지 않는다면야...아쉬운 부분입니다.

  4. LiveREX 2010.02.08 14: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항상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5. 금성에서 온 여자 2010.02.08 14:4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나름 열심히 연기하고 있는 이다해씨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언년이는 곱기만 할 뿐 정이 가지 않는 건 사실입니다.
    제작진이 언년이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초록누리님 말씀처럼 캐릭터가 변하지 않으면
    드라마 끝날 때까지 언년이는 사랑받긴 힘들 듯,,

  6. Phoebe Chung 2010.02.08 15:1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냥 언년이를 잡히게 해서 언년이를 드라마에서 빼버리는게 나을까요? 하하하....
    얼른 캐릭터를 강하게 해서 불편하게 시청하는 일이 없도록 햇으면 좋겠네요.
    그래야 리뷰읽는 저도 재미날텐데요.^^

  7. 안녕!프란체스카 2010.02.08 16:1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1~2회를 봤는데요..
    다른 노비들하고 다르게 얼굴이 너무 깨끗해서 그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계속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군요...

  8. 달려라꼴찌 2010.02.08 17:21 address edit & del reply

    이다혜의 캐릭터를 바꾸기엔 너무 멀리 온 듯 합니다.^^;;;
    장혁 불쌍해요 ㅠㅜ

  9. 핑구야 날자 2010.02.08 17:3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조금은 어중띠죠,..

  10. 2010.02.08 18:3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1. killerich 2010.02.08 21:02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요즘 짜증이나더군요^^;; 그냥 러브스토리는 빼고..가면 안될까요^^;;

  12. 베짱이세실 2010.02.09 00: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러게요. 요즘 언년이 표정을 보면 아이리스에서 멍 때리고 있던 김태희가 생각나더군요...
    그나저나 추노에 멋있는 여성 캐릭터가 별로 없어요. 그 공효진과 나오는 노비 말고는 어쩐지 민폐형이라는... ㅜㅜ

  13. PinkWink 2010.02.09 07: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음... 추노에서는 아직 그냥.. 로망스를 살짝살짝 터치만 해도 좋았을텐데 말이지요....^^

  14. 유머조아 2010.02.09 13:4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래도 아직은 흥미진진해 보여요~

  15. 핫초코 2010.02.09 15:40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펜인데요..정말 님말씀처럼 언년이 변화가 시급합니다. 이렇게 인기있는 사극에서 10회가 넘었는데 아직도 여주에게 닥빙이 안된다니...ㅜㅡ; 안타까워요... 저는 언년이가 거슬리거나 하진않는데도 어쩜이리 매력이 없을까 싶어요. 구지 연출이나 캐릭터의 모호함,작가의 문제라고 생각진않아요. 똑같은 캐릭터도 연기자의 발성이나 모션연기?로 매력적으로 만들수 있지않을까 싶은데 좀 아쉬워요... 그예가 추노의 모든 조연들이죠. 특징없는 대사하나하나인데도 어쩜그리들 매력적이고 리얼리티가 살아있을까싶으니까요.. 그래도 아직 14회가 남았으니 기대해봐야죠 ^^
    매력적으로 탈바꿈 할 다해씨의 언년이를~

  16. 꽉꽉눌러담어 2010.02.11 07:25 address edit & del reply

    그렇긴해도 언년이가 넘 오버해도 조선시대 여인네와는 거리가 멀어지니...
    제 생각엔 포커스를 조연보다 주연들에게 맞춰주는게 나을 것 같은데요.
    팔도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에게 주막이 어디 거기 뿐인가 ?
    마의가, 화가가, 포교가, 조선 시대 그들 뿐이었는가 ?
    쌈도 못하고 부하도 잃었는데 무슨 미련이 남아서 아직도
    저작거리가 힘이나 주먹이 아닌 "나이"가 지배한다는 논리를 펴는가 ?
    조연들의 밥그릇 사수가 언년이를 타락천사로 만들어가는듯.
    예전에 잘 나갔던 배우들이 조연으로 살짝 비춰주면 더 재밌겠는데 말이죠.

  17. 추노사랑 2010.02.11 11:09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에서 가장 이쁘게 보이는 사람은 떠돌이 생활에 신부화장하는 언년이나 설화가 아니라
    얼굴에 검댕이 묻히고 환하게 웃는 초복이 민지아 에요. 이 차이는 캐릭터를 얼마나 잘 표현하고
    있으냐의 차이기도 하구요. 이다해는 이번 드라마로 마이너스가 더 클 것 같군요. 진정한 연기자
    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헤매고 있어요. 자만심과 허영심도 보이구요. 안타까워요.

2010.02.06 07:22




추노 10회는 어느 회보다 감정선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지요. 대길이와 큰놈이, 곽한섬과 궁녀, 그리고 만득이를 보내는 천지호 등이 그러했습니다. 인간의 말초적 감정까지 건드려 주면서도 자칫 정적으로 흐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놓치 않았던 탄탄하고 꽉찬 전개에 정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런데 한 파트에서는 급브레이크를 밟아 버렸습니다. 바로 추노가 자랑하는 최고 미녀 언년이와 조선 최고의 무사 송태하 커플의 키스신이 아니었나 싶어요. 상황이 너무나 절박헀고, 더구나 원손 석견의 안위가 걸려있는 상황에서의 애정신은 옥에 티일 정도의 무감동, 이해불가한 장면이었던 것 같습니다. 영상미는 좋았습니다만, 영상미에 치중한 나머지 줄거리의 맥을 끊어 버려 시청자들의 송태하와 혜원의 사랑에 냉담한 반응만을 불러 온 것 같습니다.
깎아지른 절벽 바위틈에서 피어나는 꽃은 유난히 귀하고 아름다워 보입니다. 추노 10회에서의 두 남녀커플의 사랑이 그랬어요. 그런데 절벽위에 핀 꽃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더 아름다운 것도 있고, 저기 왜 매달려 있나 싶은 것도 있나봅니다. 혜원과 송태하의 막 피어오르는 꽃봉오리보다, 곽한섬과 궁녀의 꺾여버린 꽃이 더 아름다워 보였으니까요. 어제 올린 글 감동커플과 쌩뚱커플의 남남커플에 이은 남녀커플부문에서 제가 뽑은 최고의 감동커플은 곽한섬과 궁녀커플이고, 최악의 쌩뚱어색커플은 혜원과 송태하커플이에요.

키스신마저 외면당한 최악의 무감동 커플, 송태하-김혜원
곽한섬이 궁녀와 원손 석견을 데리고 도망친 집에 관군이 몰려와 송태하와 언년을 포위하였지요. 밧줄엮기로 굴비 엮듯 줄줄이 때려눕혀 버린 송태하입니다. 그런데 관졸 하나가 혜원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지요. 활은 송태하의 왼쪽 팔을 관통했고, 언년은 속치마를 찢어 장독대에서 어떤 액체를 적셔 함께 도망을 칩니다. 물론 손을 꼭 잡고서 말이지요.
한섬이 지나간 동굴에 이른 송태하는 궁녀의 벗겨진 신발 한짝을 집어 들었지요. 여기서부터 이들의 쌩뚱맞은 대사가 다시 시작됩니다. 매회가 글을 읽는 듯한 대사지만, 절박하게 원손을 구하러 가야 하는 상황임에도 참으로 여유롭기만 합니다. "누구의 신발입니까?" 언년이 물었지요. 아니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하다고, 척 보면 누군가 흘리고 갔겠구만... "원손마마를 모시던 궁녀의 것인듯 합니다"  계속 가려는 송태하에게 쇳독이 오르면 큰일 난다고, 치료부터 해야겠다며 장독대에서 가져온 정체불명의 약을 떨어뜨려주고 팔을 꼭 싸매 주었지요.

이런 상황에서 삐리리~ 물론 이런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임은 알지만, 한시가 급한데 삐리리할 정신이 어디있을까 싶네요. 언년의 끊임없는 질문이 이어집니다. 숨가빠 죽겠는데 말은 어찌 그리도 구렁이 담넘어 가듯이 주고 받는지 속이 터져 죽는줄 알았습니다. 
"마마는 무엇이고 궁녀는 또 무엇인지요?" "여기서 만날 분이 승하하신 세자저하의 아드님이십니다." "그럼 임금님의 손자라는 말인가요?" "임금님의 손자가 왜 도망을 다니나요?" "그분을 구하면 나중에 임금이 되시나요?" "임금이 바뀌면 세상이 바뀌나요?" "어떻게 바뀌나요?"
이런 공부는 지금 할 때가 아니라는 거지요. 이러니 두 사람의 감정선에 몰입이 안되는 것이고요. 이렇게 절박한 상황에 느긋하게 삽질이나 하고 있으니 답답합니다. 
그런데 다음 대사와 장면은 더 어이없었네요. 큰일하시는데 방해되지 않고 싶다며 혼자 가라는 언년이에게 송태하가 말합니다. "남녀가 유별하지만 손은 계속 잡겠습니다. 뛰어가야 되니까요" 추노에서 나오는 그토록 훌륭한 대사들 가운데 이렇게 뜨아~하고 깨는 대사는 없었을 듯 싶었습니다. 남녀유별한데 손은 잡겠다니 여기까지 오는 동안 숱하게 손은 잡더구만, 뭘 새삼스럽게... 그리고 뛰어가야 되니까 손을 잡는다니 언년이는 손 안잡아주면 못 뛰나요? 물론 언년이의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함께 가겠다, 그리고 지금 급하게 가야한다 이런 뜻이었겠지만, 프로포즈 비슷한 말과 대의의 뉘앙스를 엉뚱하게 버무려놔서인지 황당한 대사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두 사람의 감정선을 넣고 있으니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사랑이 설득력도 없어보이고, 심지어는 얄미워 보일 정도입니다. 삐리리 감정도 상황에 맞춰서 보여줘야지 이건 아니지 싶네요. 

한섬과 원손 석견을 먼저 보낸 송태하가 황철웅과 멋지게 한판 떴는데요, 보니까 왼팔에 화살이 관통했었나 싶을 정도로 자유자재로 팔을 사용하더군요. 심지어는 왼손 오른손 마치 공놀이를 하듯 칼까지 바꾸는 기술도 보여주면서 말이지요. 화살이 스치기만 했어도 팔을 사용하기가 불편했을텐데, 언년이가 발라 준 약은 신기의 명약인가 봅니다. 뭔지 무지 궁금하네요.
다음 회에 언년이가 다친 팔은 괜찮으신가요? 뭐 이러면서 치료해 주겠다며 혹시 두 사람 다시 삐리리 연출할 지도 모르겠어요. 송태하는 갑자기 팔이 아픈 척 할거고요. 저는 이런 장면이 싫습니다. 언년이 칼에 맞고도 멀쩡했다가, 정신이 혼미해졌다가 하는 요상스런 장면도 그렇고, 두 사람 중 누군가가 다쳐서 서로 치료해 주면서 야리꾸리해졌다가 다음날이면 언제 칼에 맞았나, 혹은 화살에 맞았나 싶게 멀쩡해져 버리니 억지로 감정선을 만들려고 너무 애를 쓰신다는 생각만 드네요.
 
배산임수 명당자리에서의 위태로운 키스
원손과 한섬을 구한 송태하는 꼭 데려와야 할 사람이 있다며 한섬에게 기다리라고 하고, 길을 되짚어 달려갔지요. 위험한 일을 하기 위해 앞서 갔던 송태하에 대한 걱정도 뒷전인 듯 혜원은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 아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그림처럼 앉아있는 혜원은 마치 꽃따러 간 낭군님을 기다리는 듯한, 그야말로 한송이 꽃과 같이 아름다운 봄처녀 같습니다. 
언년이 앉아 있던 절벽 아래에는 관군들의 시체가 널부러져 있고, 조금 전에는 피 튀기는 칼싸움이 있었는데 말이지요. 물론 언년이는 못봤겠지만요. 여하튼 칼을 가지고 자신을 기다려 준 언년이와 절벽위에서 위태로운 키스를 나눕니다. 뒤에는 산이 버티고 앞에는 바다가 펼쳐진 절벽에서요. 천지호가 만득이 묻어주면서 말했던 배산임수 명당자리입니다ㅎㅎ.
저는 이 키스신을 보고 영상은 아름다웠지만, 세 가지 의미에서 위태롭다는 생각만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대길이에 의해 위태로울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송태하가 하려는 일에 혜원이가 함께 엮여갈 것이기에 벼랑끝에 선 두 사람의 모습처럼 위태로운 사랑을 시작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번째는 시청자 입장에서 위태롭게 보였습니다. 아직은 여기까지 진전되는게 지나친 감이 있어서 이 커플이 그닥 사랑을 받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10년간 대길이를 마음에서 놓지 않았던 언년의 감정변화도 배신감이 컸지만, 큰일을 하겠다는 송태하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느낌이 들었어요. 여전히 두 사람의 감정선이 쌩뚱맞아 보이는데 키스까지 시켜버리니, 그 순간 제게 든 생각은 "송태하, 지금 제정신이야!" 였어요. 원손 석견마마 목숨이 경각에 달렸는데, 그 상황에서 언년에 대한 감정이 먼저였을까 석견에 대한 의무가 먼저였을까 심히 혼란스러운 장면이었습니다. 
송태하와 언년이는 한가하게 탱자탱자 애정놀음이나 하면서 팔도유람할 처지들이 아니에요. 한번 생각해 보자고요. 쫓기는 자와 쫓는 자 중에 누가 더 절박할까요? 당연히 쫓기는 자 일겁니다. 누가 뒤에서 쫓아온다면, 그것도 목숨을 노리고 쫓아온다면 젖먹던 힘 아니라, 우사인 볼트같은 속력을 내서라도 도망쳐야 하는 게 마땅하지요.

그런데 송태하와 언년은 그런 긴장감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이 송태하와 언년이의 사랑에 호응도, 그리고 지지도 못하는 이유는 극과는 동떨어져서 둘만의 허니문을 즐기는 듯한 상황들이 계속해서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에요. 사랑이 싹틀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그런데 매회 그 쌩뚱맞고 어색한 대사들과 억지스러운 장면들은 답답하기 그지 없네요. 
주인공들임에도 불구하고 언년이와 송태하처럼 공감을 얻지 못하는 커플이 있을까 싶습니다. 무사가 칼을 두고 간 것은 다시 오겠다는 뜻이라는 말을 믿고 망부석처럼 앉아서 기다리고 있던 언년이와, 제주도까지 오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 원손을 구하는 일에 막간(?)을 이용해서 사랑놀음까지 한 송태하 커플은 10회 최악의 무감동 커플이었습니다. 

이름도 불러보지 못한 짧은 사랑의 감동커플, 곽한섬-궁녀 장필순
추노 10회에서 가장 절절하게 눈물샘을 자극했던 커플이 이름자도 제대로 들어보지 못하고 끝나버린 곽한섬과 궁녀의 사랑이었어요. 집에 수천마지기 땅이 있다는 말도 금송아지 열두마리 있다는 것도 다 거짓말이지만, 호강시켜준다는 말은 참말이라며, 바늘 하나 들어갈 틈도 보여주지 않았던 궁녀의 마음을 녹였지요. 번듯하게는 못살더라도 반듯하게는 살겠다는 한섬의 고백은 궁궐의 지엄한 궁녀법도도 버리고 싶어집니다. 

궁녀는 자신의 이름자를 물어 준 한섬에게 이름을 말해주려는 순간 황철웅이 던진 죽창에 쓰러지고 말았지요. 마마를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힘겹게 가르쳐 준 이름은 장.필.순, 집은 한양 피막골이라면서요.
"호강시켜준다고 했잖아"라며, 애타게 우는 한섬과 궁녀때문에 저도 많이 울었네요. 사랑이 금지된 궁녀의 신분으로 처음으로 금지된 사랑을 하고 싶었고, 마음을 주고 싶었던 사내 한섬의 얼굴을 만지며, 애절하게 바라보다 숨을 거둔 궁녀와 한섬의 오열은 눈물없이는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었어요.
화살이 날아들고 칼부림으로 피가 튀는 현장에서도, 왕비같은 침착함과 우아함을 잃지 않는 언년이에 반해, 정말로 궁궐에서 언어교육을 받은 궁녀의 말투는 기품을 손상하지 않으면서도, 절박한 상황을 그대로 전하는 감정이 느껴져서 시청자들도 애가 바짝바짝 타들어 가게 했어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궁녀의 얼굴을 땅바닥에 놓고 절규하는 곽한섬의 분노와 슬픔에 찬 눈빛은 드라마 추노를 관통하고 있는 핵심을 말하고 있었어요. 추노에는 곽한섬과 같이 소박하지만 반듯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의 분노가 응축되어 흐르고 있는 것이지요.  잘못된 세상에 대해 분노하고, 신분의 벽으로 사랑을 이룰 수 없는 사람들의 분노가 말이지요. 

시신을 수습해 주지도 못한채 원손을 데리고 도망가야 하는 곽한섬, 마지막까지 원손을 구하고 간 궁녀의 짧은 사랑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배신자의 오명을 뒤집어쓰면서도 개차반 관졸로 멸시를 받으면서도, 석견을 보호해야 하는 명이 중했기에, 비밀을 밝히지도 못하고 푸대접을 받으면서도, 흠모했던 여인이 자신을 향해 처음으로 웃어주었는데, 끝내 이름 석자도 똑똑히 듣지 못하고, 너무나 안타깝고 슬픈 사랑으로 끝나버린 추노 10회 최고의 감동커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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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9 Comment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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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삽질키스 2010.02.06 23:28 address edit & del reply

    나라를 위하여 죽자~던 태하 ㅋ
    아내와 갓난자식이 처참하게 살인당한지 얼마나되었다고 언년과 키스하는 태하 ㅋ
    부하는 천하의 드러운놈소리 들어가며 목숨걸고 세손을 지켰는데 태하는 키스질 ㅋ
    더웃긴건 언년이 ㅋ
    도련님이외에 다른남자와 혼인않한다고 오라비가 정한 혼례까지 깨던 언년이가
    단 몇일 동행한 태하와 키스질까지 해대는 언년이
    이럴거면 절에가서 소복입고 머리카락 자르면서 왜~ 열려흉내를 한거지 ㅋㅋ
    더더더더 웃긴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추노의 홈피의 베스트글 ㅋㅋ영자가 읽고 베스트로 올리는방식인데 ㅋ
    이건뭐 태하와언년이 해명글로 도배를 할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제말이요!! 2010.02.06 23:31 address edit & del reply

    한섬이랑 궁녀분 오열하는 모습 보고 감동먹다가
    언년, 태하씬 보고 답답,
    마지막 키스신 보고 정말 욕을 했답니다-_-;;;;;
    10회까진 사전제작이라더니,
    혹 제작진이 시청률 안나올꺼 예상하고
    흔히 흥행공식이라고 하는
    노출신(모자이크로 기사속출), 키스신
    밑밥을 깔아놓은게 아닐까 스스로 위안삼아보았어요ㅠㅠ
    여튼 언년, 태하 러브라인 끌어가려면
    그때 걍 포옹으로 끝났어야 했어요.
    사실 둘이 좋아하는 감정도 전 공감안되는데
    키스신이라니;;;
    저래놓고 또 언년캐릭은 대길이 만나면
    대길이좋다고 아련하게 바라볼꺼 아녜요?
    아..... 언년이!!!!!!!!!!!!!
    대체 캐릭터 왜그래요ㅠㅠㅠㅠㅠ
    이상하게 언년이랑 엮이면 다른캐릭터도 이상해지는듯;
    아.. 삼천포로 빠졌군요.
    여튼 님 리뷰 절대공감합니다!!!!!

  4. 생뚱키스 2010.02.06 23:59 address edit & del reply

    최악의 타이밍에 등장한 최악의 키스장면..
    누가 쓴 댓글이 마음에 와닿더군요..언년이를 여주인공이라니...죽이지도 못하고 ㅠㅠ
    이다해씨가 에덴의 동쪽에서 하차했을때 다른 배우를 엄청 욕했는데..
    이번에 보니 이다해씨 본인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네요
    배우라기보다는 예뻐보이려는 연예인?
    이래저래 참 실망스럽습니다.

  5. 누리꾼 2010.02.07 00:22 address edit & del reply

    최악의 키스신. 이것 때문에 출생의 비밀이 묻히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6. 속이 시원 2010.02.07 00:57 address edit & del reply

    작가나 연출이나...정말 정줄을 놓고 있는 듯...

  7. 유카리 2010.02.07 01:45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알기론 태하와 언년이가 손을 그동안 안잡고 다닌걸로 알고있어요ㅇㅅㅇ
    황급히 뛰게될때도 보니깐 무슨 낡은 천쪼가리 같은걸로 서로 양쪽 끝을 잡고 뛰어다니더라구요
    게다가 태하가 언년에게 새 세상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은 필요했다고 보여져요
    키스신은 좀... 아니었던거 같지만요-_-;; 솔직히 그 황급한 상황에서 키스하는 태하도 참...
    감정선이 급하게 마무리 된거같은 느낌이었달까요

  8. 타라 2010.02.07 02:0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막판에 태하와 언년이의 급진도 키스씬도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한섬과 궁녀의 갈대밭 멜로씬도 좀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던데요..

    태하의 경우엔, 저 때 당시 딱히 뒤쫓아 오는 관군은 없는
    상태였지만(배 떠나는 시간이 문제이긴 했어도..) 갈대밭의
    한섬이와 궁녀는 너무나도 가까운 거리에서 철웅(이종혁)이
    원손 마마를 잡으러 쏜살같이 달려오고 있음에도 그 와중에
    둘이 계속해서 '세월아, 네월아~'하고 있더라는..;;

    물론, 안타깝게 죽은 궁녀님 생각하면 눈물 나지만요.. ㅠ
    그게 연출의 문제인지는 몰라도 철웅이 화면 안의 같은 공간,
    바로 근처에서 열심히 달려오고 있는데, 원손을 안고 있던
    한섬이 계속 도망 안 가고 궁녀랑 꽤 오랫동안 그러고 있어서
    붙잡힐까봐 조마조마했었어요..

    만약 철웅(이종혁)이 더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궁녀가 조금만
    더 늦게 죽었다면, 굳이 한섬의 상관인 송태하까지 갈 것 없이
    거기서 철웅이 미션 완료했을 것 같더라구요..(게임 오버~)

    그리고.. 연약한 궁녀한테 날리는 죽창을 한섬이한테는 못 던지고
    그 이후론 쭉 발고생 하던 철웅은 좀 넌센스 같더군요~ 상황 봐가며
    직접적인 타겟을 노릴 수도 있었을텐데, 하필이면 들고 있던 죽창을
    왜 엄한 궁녀한테 던진 건지도 애매모호하구요..

    그나저나, 누리님 역시 센스가 대단하신 것 같아요~ 저는
    '성'은 둘째 치고 궁녀님이 말하는 '이름'도 무슨 말인지
    잘 못알아 들어서 헤맸는데, 결국 알아내셨군요.. ^^;

  9. dk 2010.02.07 03:24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솔직히 진짜 짜증났음
    대길이는 지땜에 폐인이 됬고만
    자기는 홀랑 잊어버리고 만난지
    얼마나 됬다구 남자나 꼬시고 ;;;
    캐릭터 왜 그렇게 연출하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감독 연출이 이다해 안티인가요???;;;
    진짜 키스신은 어이가 없던데요
    잘보다가 황당 ㅋㅋㅋ

  10. 심히 공감합니다! 2010.02.07 05:03 address edit & del reply

    매번 개구리 옆차기 하는것도 아니고 빨리 도망가야 하는 상황에 왠 질문을 그리 해대는지..
    출신은 노비인데 하는짓은 중전마마 빰도 날릴 기세~

  11. *저녁노을* 2010.02.07 07:1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긍...모두가 공감했을 듯...ㅎㅎ

    즐거운 휴일 되세요.

  12. 제 생각엔요 2010.02.07 08:51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 좀 그만보세요. 연기하는 사람들이 연기한다는걸 의식하고 있다는걸 안다면 정말 볼 수 없을텐데. 이게 재밌나요? 난 볼 때마다 토가 나오던데 정말 있는 토가 다 나오더라구요.

  13. 2010.02.07 09:3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4. 빨간來福 2010.02.07 11:5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마지막에 나온 저분 솔약국집에서 뵌 분이라서 아주 친숙하네요. ㅎㅎㅎ 그래도 저렇게 슬픈 사랑은 싫어용

  15. yates 2010.02.07 22:00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 1회를 보면서 야..이 드라마 대박나겠구나..내심 기대가 되더군요..
    근데..횟수를 거듭할수록..아..그거이 낚시성 초장 맛뵈기 였었구나....
    지겹고, 질리도록 보고 또 본게 그너메 사랑타랑..어쩌구 저쩌구인데..
    이렇게 기가막힌 드라마소재를 가지고 저 얼토당토 않은 생뚱뜬금맞은 사랑타랑은 당췌뭐란
    말이더냐...드라마 제작진들의 뇌구조가 정말 궁금하기 짝이없다.

    사극액션드라마를 3류 멜로로 전략시키려는 듯한 제작진들의 무뇌스러움 그게 더 나를 열받게한다.쫓아야 할 노비들은 지금 잔뜩 밀려있는데...벌써 드라마는 십회까지 와버렸고..앞으로 언제 그 노비들을 다 쫓을꺼냐? 노비쫓는 일은 천지호한테 맡기고, 이제 대길이는 일편단심 송테하,얼년이 걔둘만 쫓아다닐건가...이건 정말 아니다..아...악몽이다...이렇게 재미있을 드라마가 한순간에 훅하고..가다니..마치 잘나가던 토요타의 몰락을 보는듯....

    10회의 가장 명대사: 넋나간 대길을 향해 사당패거리였던 갸가 한마디 한말...
    "잘생긴 년하고 사는것보다 재밌는년 하고 사는게 훨씬 나아~~"(웃겨죽는줄 알았음...그 마당에)
    어쩜 그리 착착 감기는 대사를 하던지..기특키도 해라...
    에휴..언년아 제발 조연들만큼만 해다오...명드라마..맹드라마로 맨글지말고...

  16. 2010.02.08 00:5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7. 편견2 2010.02.08 01:35 address edit & del reply

    저 위에 어떤 분도 썼지만, 궁녀와 한섬이 씬도 어이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이해했죠. 드라마니까. 때론 긴박한 부분이지만 강조하기 위해(추노 제작진들이 이들의 안타까움을 위해 표현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어요)서였겠지, 하면서 그 부분을 이해했습니다. 무감동 커플이라니... 저는 좋았습니다. 시간이 조금 촉박하긴 했지만, 송태하로써는 기뻤겠죠. 자신의 칼을 안고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대길과의 반대 상황도 연출하고 싶었겠고요. 저번의 돌 떨어뜨리는 장면처럼요. 위에 혜원이 지조 어쩌고 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10년 동안 죽은 줄 알고 살았고 제사도 땡중에게 대신 부탁했습니다. 그 뜻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게 배신한 것인가요? 그리고 송태하는 자기 목숨도 몇 번이나 구해주고, 그 사람의 아픈 과거도 알게 되었습니다. 같이 다니면서 충분히 끌릴 수 있는 상황 아니었을까요? 드라마에서 어떤 캐릭터가 좋다고, 그 캐릭터가 원하는 건 뭐든 이어져야 하고, 드라마 속에서 그 캐릭터와 자신이 생각하는 캐릭터가 꼭 이어져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드라마가 이상하고, 나쁜 거고. 그런 건가요?? 초록누리님은 대길이 캐릭터에 빠져 계신 것 같은데, 대길이가 아무리 원해도 혜원이는 동생 아닌가요? 드라마 속에서 대길과 혜원이는 안 되는 것처럼 보여지던데... 전 그 전체 내용이 충분히 이해되던데...
    추천 말고 비추천도 있었으면 싶습니다. 초록누리님 글이 다음 메인에 보일 때가 많아서 볼 때가 많은데, 볼 때마다 항상 바라보는 시각이 한 편으로만 기울어지셨더군요. 지붕뚫고 하이킥 리뷰평을 많이 보고 드리는 말씀입니다. 촉박하게 쫓기고 찾아가야하고 떠나야하는 때이지만 그런 때일 수록 감정이 오히려 최고조에 이를 수도 있죠... 지나치려다 남깁니다.

  18. 못된준코 2010.02.08 04: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뜬금없는 키스에.....저는 중간에 제가 빼먹고 본건 아닌지 하는...의심을 했다는...ㅎㅎ
    참...잘나가다가..웬 러브라인이 형성되는지....

  19. 2010.02.09 14:12 address edit & del reply

    아직 드라마의 주제가 뚜렷하지 않은 드라마. 박진감도 없고, 그냥 딥따 싸우다가 음담페설 때리다 마치는 드라마. SBS 산부인과 드라마가 훨씬 재밋더라.

  20. 그러니까요 2010.02.10 20:58 address edit & del reply

    모든 일이 TPO가 맞아야 하는 일이거늘.
    지금 사람 목이 왔다갔다 하는 와중에 저 한가한 애정행각이 도무지 말이 되냔 말이죠.
    도무지 그 피디랑 작가는 무슨 생각으로 극본을 쓰고 편집을 한건지...

  21. ‘나팔꽃 아가씨’ 2010.02.11 20:08 address edit & del reply

    ‘번듯하게는 못 살더라도 반듯하게는 살겠다.’
    ‘추노’라는 드라마의 최고의 명대사입니다.
    이 글에 나오는 최고의 명언입니다!

    ‘번듯하게는 못 살더라도 반듯하게는 살겠다.’
    ‘추노’라는 드라마의 최고의 명대사입니다.
    이 글에 나오는 최고의 명언입니다!

    글들을 참 재미 있게 잘 쓰십니다.
    '헬레나'님의 글들에는 읽는 즐거움과 배우는 보람이 다 있는 가장 좋은 글들입니다.
    읽는 즐검=읽는 재미=재미. 배우는 보람=얻는 교훈들=교훈들.

    저는 저의 블로그에 좋은 글들을 여기저기에서 조금씩 모으기도 하고 저의 생각들을 다듬어서 글로 쓰기도 합니다.
    헬레나님의 글들을 2 편을 읽었는데 너무 좋은 글들입니다.
    그래서.
    추천들도 2 편 다 했습니다.
    또 읽어 보며 공부하고 싶기도 하고 다른 분들께 이 블로그가 소개도 되도록 하고 싶어서 실례를 무릅쓰고 퍼갑니다.
    고맙습니다!
    글 솜씨는 좋으시고 입심도 좋겠고 마음씨도 좋은 분일 것 같습니다.
    인심도 좋은 분일 것 같습니다.
    퍼갔는지 아시게 되어도 불펌이라고 나무라지 않으시고 마음으로 기꺼이 허락해주실 분 같습니다.

2010.02.05 08:27




어느 회보다 할 얘기가 많은 추노 10회였습니다. 한대 맞은 듯한 충격과, 가슴 밑바닥을 후벼파는 듯한 슬픔도 있었고, 가슴이 아려서 엉엉 울고 말았던 장면들까지, 추노 10회는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풀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커플들로 세트를 묶어 정리해 볼까 해요. 여기서 커플은 남녀커플 뿐만이 아닌 드라마 줄거리를 엮었던 남남커플도 포함시켜서 줄거리와 함께 엮어볼 생각입니다.
이번 회는 특히 남자들때문에 많이 울었어요. 이대길, 큰놈이, 곽한섬, 그리고 천지호까지 네 명의 남자들이 눈물제조기로 나섰나 봅니다. 영상미 뛰어났던 송태하와 혜원의 절벽 위 키스신도 감흥이 없을 정도로 말이에요. 이 두분들은 추노가 낳은 가장 어색해 보이는 커플이라서 그런지 감정몰입이 잘 안돼서 걱정이네요. 드라마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까지 와닿지 않는다는 것은 물론 아니에요. 두 사람의 사랑이 물론 드라마 줄거리 자체에서는 이해도 가고, 또 아름다운데 감정적으로는 와닿지 않으니 그게 걱정이라는 것이에요.
이번회에서 가장 감동적이고 눈물났던 커플은 이대길과 큰놈이 형제, 그리고 곽한섬과 궁녀의 짧은 사랑이야기를 꼽고 싶습니다. 쌩뚱커플은 혜원과 송태하, 그리고 송태하와 활철웅 커플이었는데요, 멋진 장면과는 별도로 대사와 상황이 너무 우스꽝스러워서 쌩뚱커플로 뽑혔습니다. 물론 제 기준이니 동의하시시 않으셔도 됩니다.ㅎㅎ이번 회는 이야기가 많아서 파트별로 나눠서 올릴 생각이에요. 오늘은 남남커플 중 감동커플과 쌩뚱커플에 대한 정리편이에요. 

송태하와 혜원의 키스신만큼 참으로 분위기가 쌩뚱맞아서 실소가 나왔던 주인공들이 있었는데요, 송태하와 황철웅 커플을 들 수 있겠네요. 무술액션신은 물을 가르고 공중을 날르고, 검과 검이 마주치는 장면은 예술 자체였는데, 눈앞에 벌어진 상황과 전혀 맞지 않은 대사들이 유치하기도 하고 말장난같기도 해서 쌩뚱커플로 뽑았어요.

쌩뚱커플, 송태하와 황철웅
- "믿고 가겠네, 이제 그만 쫓아라"

이번 회에 약속이나 한듯 "믿고가네, 쫓지마라" 대사를 날리는 큰놈이와 송태하였지요. 그런데 참 전해지는 느낌이 달랐어요. 석견을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 싸우던 곽한섬은 황철웅의 칼에 다리를 베이고 말았지요. 칼까지 손에서 놓쳐버리고요. 원손을 향해 날아드는 칼을 맨손으로 잡아 막고는 자신의 가슴으로 돌리는 곽한섬은 진정 무사다웠지요. 그 동안 동료를 배신했다는 온갖 멸시를 참았던 것도 석견을 구하기 위한 송태하 장군의 명령이었음이 밝혀졌고요.
황철웅이 원손 석견을 향해 칼을 내리치려는 일촉즉발의 순간, 어디서 "멈춰라" 라며 "암행어사 출두요" 같은 소리가 들려옵니다. 멀리 절벽에서 뛰어 내려오는 송태하였지요. 참내, 기가 막혀서... 전 이번회를 보면서 이렇게 말도 안되는 설정은 처음 봤네요. 노비신분을 벗어나 명예를 회복하는 것보다 큰일이 원손을 구하고 나라를 새 역사를 쓰겠다는 것이라는 양반이, 자신과 쌍벽을 겨룰 만한 출중한 무예를 갖춘 황철웅을 상대하러 가면서 칼을 두고 오다니... 다행히도 약속이나 한 듯이 곽한섬이 칼은 떨어뜨려 주었네요.
혜원과의 절벽 키스신을 위한 설정이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칼이 아니라 말로 했더라도 혜원은 기다렸을 텐데 말이지요. 뒤쳐진 혜원에게 "여기서 기다리십시오" 라고 한마디만 해도 될 일을 뭘 그리 감동적으로 엮겠다고 칼을 두고 오게 하는지... 맨손으로 싸워도, 대나무 가지만으로도 조선에서 이길 자가 없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인지 암튼, 전쟁에 나간 군인이 총을 일부러 두고 나가는 경우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이라서 말이지요.
송태하와 황철웅의 유치찬란 말싸움 보시지요.
송태하: 멈춰라!
그랬더니 진짜로 황철웅이 멈춥니다. 황철웅의 목적이 석견을 제거하는 것이었는데 송태하가 멈추란다고 멈춰 버립니다.  
황철웅: 와 줘서 고맙다. 찾아가 죽이는 수고를 덜었구나.
송태하: 이제 그만하게, 전장을 함께 누빈 벗들 아닌가?
엥! 이것은 무슨 씨나락 까먹는 소리? 자신과 수하들을 군량비 횡령죄로 몰아 관노로 떨어뜨리고, 스승 임영호까지 죽인 것을 목격하고, 더구나 나라의 앞날이 걸린 원손을 죽이려는 정적 앞에서 아직도 전장 운운하며 벗이라니??? 좀 어이 없었네요. 이미 정치적으로 갈린 사람들이 할 대사는 아닌 듯해서 말이지요.
황철웅: 자네가 나를 친구로 생각했던가? 항상 발 아래로 보고 나에게 명령을 하지 않았던가?
이 대사는 또 뭐지요? 이젠 정치고 원손을 제거하는 일은 안중에도 없고, 사사로운 감정싸움으로 변질돼 갑니다.
대사는 어이없었지만 이어지는 무술신은 정말 환상적이었지요. 물을 가르는 모습까지 생생하게 화면에 잡히고, 용호상박이 따로 없었습니다. 결국 황철웅이 송태하의 칼에 베이고 말았지요. 아직은 황철웅이 상대가 안되나 봅니다. 황철웅을 향해 칼을 겨누는 송태하는 또 한번 목숨을 살려주네요. 그리고 이제 자신을 그만 쫓으라고 하지요. 발끈한 황철웅은 자기에게 명령조로 말하지 말라고 또 다시 강조하지요. 송태하 장군, 왠만하면 명령조 아닌 권유조로 하시지...
송태하는 명령조로 말하지 말라고 하건 말건 믿도 끝도 없이 "믿고 가겠네" 라며 유유히 가버립니다. 이어지는 황철웅의 허공을 향한 외침. "어딜 가는가! 이리 오지 못할까! 끝장을 봐야 할 것 아닌가! 송.태.하!" 송태하가 오란다고 오겠습니까?
황철웅은 분을 이기지 못하고 뒤이어 오는 관군들을 싹 다 죽여버렸어요. 황철웅이 관군들은 왜 죽인 것인지 이 대목도 이해가 안 갑니다. 송태하의 믿고 가겠다는 말에 관군들을 막아준 것인지 그냥 열받아서 죽인 것인지...
참으로 이해불가한 남남커플의 생뚱맞은 대사와 예술같은 무술 장면이었네요.

감동커플, 천지호와 죽은 만득이 
- "은혜는 못 갚아도 원수는 꼭 갚는 게 이 천지호야"

살아있는 천지호와 죽은 만득이 커플은 감동적이었어요. 수당 좀 더 뜯어내려다 잘못 개긴 죄로 비명횡사한 만득이를 위해 돌무덤을 만들어 주고, 천지호가 울며 이를 갈았던 장면이 있었지요. 피도 눈물도 없이 비굴해 보이기만 하던 개차반 천지호에게도 빨간 피가 흐르고 있었어요. 만득이 입에 저승길 노자돈으로 엽전 두개를 넣어주며 끝까지 천지호식 입담도 잊지 않았지요. "배산임수여, 뒤에 산이 버티고 있고 앞에는 물이 쫙 펼쳐저 있고, 나나 되니까 명당자리 잡아준 거여" 그리고는 엽전 두개를 넣어 주며 " 너니까 더 주는거야, 그니까 저승갈 때 노자돈 아끼지 말고 팍팍 써" 라며 웃음반 울음반 섞인 표정으로 우는데 그 모습이 섬뜩하더군요. 천지호 앞으로 무슨 일 낼 것 같아요.  

최고의 감동커플, 대길이와 큰놈이
- "언년이를 찾지 마라, 믿고 가네 나의 아우"

호위무사 백호를 고용한 김성환을 찾아간 대길은 그가 자신의 집안을 몰락시키고 도망간 노비 큰놈임을 알아봤지요. 칼을 빼들고 큰놈이를 향하지만 선뜻 죽이지 못합니다. 대길이 찾고 싶은 사람, 이름만 불러도 목구멍에서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르는 언년이, 언년이의 행방을 알아야 했거든요.
"언년이 어딨느냐" 나즈막히 묻는 대길의 목소리는 살기와 분노, 그리고 기쁨까지 섞인 듯했어요. 대길은 큰놈에게 자신에게 똑같은 문신을 새겨줍니다. 얼굴을 칼로 내리 긋는데, 대길의 표정이 너무나 섬뜩해서 무서울 정도였어요. 대길의 복수는 딱 거기까지였어요. 대길의 모든 인생을 뒤바꿔 버린 큰놈이를 찢어죽이고 싶었겠지만, 똑같은 상처를 남기므로써 모든 원한을 씻어버리려는 듯 말이지요. 
그러나 큰놈이로부터 믿지 못할 사실을 듣게 됩니다. 큰놈이 대길이 아버지가 여종으로부터 낳은 배다른 형제였다는 것이지요. 그 여종은 다른 사내종과 혼인하여 언년이를 낳았고요. 대길이와 큰놈이는 배다른 형제이고, 언년이와는 씨다른 남매라네요. 이런 충격적인 출생의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니, 함께 듣던 설화보다 제가 더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충격이었어요. 그런데 이런 경우 대길이와 언년이의 관계는 어찌 되나요? 대길이 아버지가 큰놈이 어머니를 부인, 혹은 첩으로도 맞아들이지 않았으니, 생물학적으로도 남매는 아닌데, 에고 복잡해서 패스~

큰놈이는 그 날 대길의 아버지가 아닌 자기의 아버지를 죽였다고 하였지요. 청천벽력같은 큰놈의 말을 대길은 믿고 싶지 않습니다, 큰놈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믿고 싶었을테지요. 충격으로 넋이 반쯤은 나가버린 대길에게 "아직도 언년이를 사랑하느냐?" 며, 언년이 이미 전 훈련원판관 송태하와 혼례를 올렸다고 말하지요. 텅~ 대길의 머리 속이 텅 비어 버립니다.
죽어도 대길이가 사는 집에서 죽고 싶다는 걸 억지로 끌고 나왔다며 "언년이는 그대를 바라 본 죄 밖에 없지 않은가? 모든 죄는 내가 지고 떠나니 더 이상 찾지 마시게. 그게 사랑일세. 믿고 가겠네" 그리고는 대길의 칼로 자신을 찔러 버리고 말았지요.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아니 대길이 너무 충격을 받은 상태라 어떻게 손을 쓸 수도 없었어요. 죽어가면서 대길을 향해 마지막으로 남긴 큰놈이의 말 "나.의, 아.우"
아, 또 눈물나네요.

대길은 큰놈이가 스스로 칼에 찔려 죽을 때도 멍해진 정신을 수습하고 있지 못했어요. 그저 언년이 송태하와 혼례를 올렸다는 말만 귀에 맴돌고 있었지요. "노비년놈들끼리 아주 잘 만났구나... 참 잘 만났어... 그런데 많고 많은 놈들 중에 어찌하여 도망노비 송태하란 말이냐" 며 대길은 주저 앉고 맙니다.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입니까? 송태하와 다니던 그 여인을 향해 칼을 던졌는데, 그게 언년이었다니... 대길은 믿고 싶지도 받아들일 수도 없지요. 싸늘히 식어버린 큰놈이의 시신을 붙들고 왜 거짓말을 하느냐고 울부짖어도 큰놈이는 대답을 해 주지 않지요.
"누가 네놈들을 죽으라고 허락했더냐! 눈을 떠라" 라며 이놈, 이놈 하는 대길의 목소리는 잦아들고 대길은 온몸에서 기운이 빠져 나가듯 망연자실합니다.

혼례를 올려 남의 여자가 되어 버렸다는 말을 듣는 대길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데, 드라마 OST 임재범의 낙인은 어쩜 그렇게도 대길의 발기발기 찢긴 가슴을 그대로 노래하던지...
"가슴을 데인 것처럼, 눈물에 베인 것처럼 지워지지 않은 상처들이 괴롭다...."
눈물에 베이다는 노래가사가 그렇게 절절하게 와닿을 수가 없었어요. 대길의 눈물이 대길의 가슴을 베고 있는 듯해서 말이지요.
대길은 지금 언년이가 혹시 죽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어요. 자신이 던진 칼을 맞은 걸 봤으니까요. 온 세상이 무너지고, 살아갈 목적도 의미도 잃어 버린 대길은 술을 마셔도 취하지가 않습니다. 멀리 언년이 고운 옷을 입고 슬프게 돌아서서 가는 모습만이 아른거릴 뿐이에요.  
대길은 반드시 송태하를 찾아야 합니다. 언년의 생사를 확인해야 하니까요.앞으로 송태하를 어떤 마음으로 쫓게 될지 대길의 심정이 복잡하기만 합니다. 사랑하는 언년이의 남편인데 죽일 수도 없고, 언년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두 사람을 살려 보내야 하는데, 무서운 권력의 실세가 송태하를 쫓고 있으니, 대길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언년이를 향한 사랑에 가슴이 데이고, 그 사랑이 가슴에 낙인처럼 새겨져 있는데, 이제는 그 사랑이 떠났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로요. 잃어버린 언년이는 대길의 눈물이 되어 흘러 내리고, 대길을 아프게 하네요. 대길은 언년이를 마음에서 놓을 수 있을까요? 정말 머리 빠개지도록 아파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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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4 Comment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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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루비 2010.02.05 13:00 address edit & del reply

    출생의 비밀을 추노에서도 볼 줄이야..
    우리나라 드라마는 출생의 비밀이 없으면 드라마가 안 되나 봅니다..

  3. pennpenn 2010.02.05 13:12 address edit & del reply

    명장면(?)만 골라서 잘 정리하셨어요~
    주말 잘 보내세요!~

  4. 악랄가츠 2010.02.05 13:1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더 웃긴건, 송태하는 팔에 화살맞고 부상 중이라는 거!
    고로 송태하는 천하무적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5. 금성에서 온 여자 2010.02.05 13:1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대길이와 큰놈이가 배다른 형제였다니 놀랐어요.
    언년이가 태하보다는 대길이와 잘 되길 내심 바라고 있었는데,, ㅠㅠ
    어제 장혁과 성동일의 연기는 짱이었어요.
    눈물이 핑 돌았다는,,
    태하와 철웅의 대결씬, 마지막 키스씬은
    초록누리님과 같은 이유로 아쉬움이 많이 남더라구요.
    긴박한 상황에서 생뚱맞은 대사와 키스씬이라니,,
    대길이의 다음 행보가 기대됩니다. +_+

  6. 쓰읍 2010.02.05 13:34 address edit & del reply

    전 송태하vs황철웅보다 곽한섬vs황철웅이 훨 박진감 넘치던데...

    조연의 비애인가요...

  7. 카르페디엠^^* 2010.02.05 13:4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좋아하는 배우들이 자꾸 죽어서 아쉬워요.ㅠ

  8. 베짱이세실 2010.02.05 14:3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어제 앞부분을 보지 못해서 궁금했었는데
    누리님 글 읽고 잘 이해했어요.
    대길의 슬펐던 표정이 이제 더 잘 이해가 가는군요. ㅜㅜ

  9. 달그리메 2010.02.05 14:51 address edit & del reply

    이렇게 드라마를 맛있게 즐겁게 보고 즐기는 분들이 저는 부러울 따름입니다.

  10. 얼음공주 2010.02.05 14:53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정말 장혁, 성동일의 감정연기가 지대로 명품이었죠.
    그야말로 신들린 연기였습니다.
    글구 칼을 손으로 잡아서라도 원손을 지키려는 곽한섬의 충성심도 감동이었음.

    근데 말씀하신 대로 마지막 장면의 송태하-언년의 연애질은 진~짜 답답해 죽는줄 알았습니다.
    언능 배타고 빠져나가야할 긴박한 상황에 여유롭게 애정행각이라니- _-
    게다가 곽한섬은 연모했던 여인이 죽었는데도 원손마마를 지켜야 한다는 일념땜에 시신수습도 못하고 배띄울 준비하러 갔는데 그러고 있으니까 더더욱 답답하더라구요.
    글구 황철웅이 송태하한테 칼까지 먹어서 제대로 움직이기도 어려운 마당에 뒤따라온 관군들을 몰살시킨 장면에서는 정말 할말이 없더라는- _-;;;
    대길-큰놈-언년의 출생의 비밀도 저는 황당했습니다.
    한국드라마에서 출생의 비밀은 드라마 전개상 피해갈수 없는 설정인건가 싶어 맥이 빠진다고 할까요?

    한성별곡 제작진이 만든 드라마라서 작품성은 완전 기대하고 있었는데 횟수가 많다보니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전개는 피해갈수 없는건지...
    9회에서 갑자기 여럿 죽어나가서 좀 당황스러웠는데 송태하-언년의 슬로우비디오는 답이없는듯;;;
    그래도 만의하나 아이리스같은 결말이 되더라도 추노는 끝까지 본방사수 할겁니다.

  11. 둠둠 2010.02.05 14:54 address edit & del reply

    황철웅이 가버리는 송태하를 보고 외치는 대사는 넘을 수 없는 벽이라는 실감과 죽이지도 않고 가는 송태하에게 멸시감을 느껴서 그런거 같구요..관군을 죽이건 관직을 버리고 자객이 된 상황때문에 그런것 같네요..허접한 생각이였습니다요...^^

    • 얼음공주 2010.02.05 14:58 address edit & del

      제 생각에도 송태하에 대한 황철웅의 태도는 열폭에 쩔어서 그러는걸로 보입니다.

  12. SEPA 2010.02.05 15:46 address edit & del reply

    1회의 신선한 충격은 온데간데 없고 회를 거듭할수록 흥미가 떨어집니다.
    제가 봤을 땐 오지호/이다해 둘의 연기 혹은 말하는 방식이 사극과 매우 동떨어진 것같고,
    오지호는 강직하고 의로운 무관인데 허구언날 언년이한테 뻥만 치면서 꼬득이고
    언년이는 선덕의 덕만이 찌질하던 시절보다 더 찌질한 무능력.
    노비도 아니오 쫓기는 것도 아니라는 송태하는, 겁나 쫓기는데다 노비인것까지 드러났음에도 불구....
    초기의 스피디한 진행은 온데간데 없고 적절한 낚시질과 연애질로 한시간을 때웁니다.

  13. Zorro 2010.02.05 16: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번주에도 추노를 보지 못했다는;;;
    누리님의 글로 만족해야겠습니다^^!

  14. 친구세라 2010.02.05 16:58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진짜 대박이었어요 ㅋㅋ

    누리님께서 역시나 잘 정리해 주셨네요^^

    대길이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친남매는 아니니 꼭 안될 이유는 없는것 같은데

    과연..ㅋ 암튼 이루어지든 안 이루어지든

    배우들 연기 보는 맛이 ㄷㄷ

    막장코드인지는 몰라도

    저는 굉장한 반전이었구요.

    왠지 막드의 그것과 동급으로 취급되진 않았으면 한다는

  15. jang4392 2010.02.05 17:28 address edit & del reply

    좀 분노에 찬 송태하의 멘트가 좀 과격했으면 해요;; 너무 부드러워요;; 진짜 자기 배신하고 스승을 죽이고했는데 설득하는건 좀 말이안되죠 그래도 성동일씨 연기 정말 멋있었어요 활약을 기대합니다 ㅎㅎ

  16. Reignman 2010.02.05 18: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 시청률을 좀 살펴봤더니 대략 35%정도 나오더군요.
    인기가 정말 대단하네요. 아이리스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 받았나봐요.

  17. dnjs189 2010.02.05 22:02 address edit & del reply

    황철웅이 관군을 죽인건 황철웅을 살인범으로 생각하고 무기로 막은것 땜에 그런것 같은데 관군들이 황철웅을 막아서는 장면이 10회에 나옴.

  18. 생뚱맞은 커플에 대한 2010.02.05 22:51 address edit & del reply

    얘기는 빛무리님인가 그분 포스트도 그렇고 님의 것도 그렇고 둘 다 너무 웃겨요. ㅋㅋ 지적하는 이유도 비슷하고(대개의 시청자는 똑같은 생각을 했을까요?) 시청하다 황당했던 마음을 표현하는 스타일이 두분다 재밌어서 ㅋㅋ 워낙 추노 초반부터 태하-언년커플은 정이 안가서리. 제작진 잘못이든 캐릭터분석이 부족한 연기자의 몫이든 별로 매력이 없더라구요 전. 특히 태하 캐릭은 매우 남성적익 비극적인, 여성들이 오히려 환호할만큼 역할임에도 글쎄..

  19. 빨간來福 2010.02.06 03: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은 누가 뭐래도 추노가 대세네요, 잘 보고 갑니다.

  20. 관군 왜죽인건진 2010.02.06 15:04 address edit & del reply

    알것 같았는데요 ㅋㅋ 빙 둘러쌓였는데 황철웅이는 지금 관에 갇혀있다가 태하와 석견죽이러 파병나온거니까 알려지면 안돼니까? 그런거 아닐까요 비밀이니까 ? ㅋ

  21. 머리듀 2010.02.07 03:14 address edit & del reply

    전 한섬이가 원손 석견한테 말하는 장면이 가장 웃기드라구요..ㅋ한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는 송태하야말로 나라를 일으킬 인물(정확히는 기억안나는데 대충 이런 뜻??)이라고 하는데 그 시각 송태하는 원손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언년이랑 키스중ㅡㅡ;;;;최고의 코믹이였음...

2010.02.04 08:01




추노 9회는 그야말로 숨돌릴 틈도 없는 긴장감 속에서 빠르게 전개되었습니다. 한장면 한장면이 그림같았고, 의미 또한 심오하게 담아냈는데요, 저는 언년이(김혜원)과 송태하의 장면을 인상깊게 봤어요. 특히 언년이가 자신의 쓰개치마에서 옷고름을 뜯어 송태하에게 준 것은 그 의미가 컸었지요. 손에 땀을 쥐게 했던 추노 9회 줄거리 요약하고, 혜원의 옷고름에 담긴 혜원의 마음에 대해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자객 윤지에 의해 머리띠가 잘려 나가 송태하가 도망노비임을 알게 된 혜원은 송태하를 뿌리치지만, 송태하는 언년을 데리고 함께 배를 타고 제주로 향합니다. 송태하를 쫓던 대길은 호위무사 백호의 저지로 칼을 겨루게 되지요. 이유없이 달려 든 백호에게 연유를 물으니 백호의 가슴에서 뜻밖에도 언년의 몽타쥬가 나옵니다. "이 여인을 알고 있나?" 백호는 자신의 이름까지 알고 있었고요. 언년의 몽타쥬를 보고 넋이 나가 버린 대길을 향해 언년의 그림을 날리면서 백호가 언년의 몽타쥬를 두 동강이를 내버렸지요.
잠깐 옆길로 새는 얘기지만 언년의 몽타쥬를 두동강이를 내버린 백호는 무슨 황당 시츄에이션이었는지 종잡을 수가 없었네요. 감히 자신이 사모하는 아가씨 얼굴을 반토막을 내다니 참 어이없는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영상만은 훌륭했으니 웃으며 넘어가지요. 이렇게 어이없는 행동을 한 백호는 날아오는 창에 관통돼서 죽고 말았지요. 허망한 죽음이었네요. 갖은 폼은 다 잡더니 말이지요. 하긴 칠흑같은 머리카락 흩날리며 혜원을 노리던 자객 윤지처럼 허무하게 죽어버린 사람도 있으니 과히 억울해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백호의 호패를 보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을 달려 간 대길이를 쫓아 설화마저 말을 타고 가버리고, 낙동강 오리알된 최장군과 왕손이 대길을 뒤따라가지요. 설화를 통해 백호가 고용된 양반집을 알아낸 대길은 김성환이라는 양반이 집안을 몰락시킨 철천지 원수 큰놈임을 알아 버렸습니다. 큰놈이를 향해 칼을 빼들고 달려간 대길은 언년이가 이미 훈련원 군관 송태하와 혼례를 올렸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10년간 언년이 하나 찾겠다고 추노꾼의 험한 길을 살아왔는데 하늘이 무너지고 억장이 무너지는 대길이에요. 송태하와 언년이를 지구끝까지 쫓아가서도 찾아야 할 이유가 또 생겼네요. 물론 대길이 두 사람을 죽이려고 찾지는 않겠지요. 송태하의 과거 전력을 알고 있으니 연유라도 알고 싶을 겁니다. 사실 여부도 확인해야 할테고요. 대길이와 언년이는 이렇게 엇갈려만 가는데, 설화는 세상남자 다 안 믿어도 오라버니는 믿는다며, "여자가 믿는다는게 무슨 뜻인지 알아?"라고 진심을 고백하니 대길이 머리가 깨질판이겠네요.
한편 억지로 언년을 끌고 함께 동행한 송태하에게 언년은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어찌 노비가 되었는지, 도망노비도 아니면서 왜 쫓기는지, 또 어디를 가려는 것인지, 무슨 일을 하려는지에 대해서요. 송태하는 혜원에게 과거 소현세자와 청에 볼모로 갔었던 일부터, 친한 친구 황철웅의 배신으로 군량미를 횡령한 누명을 쓰고 관노로 떨어졌던 일까지 자신의 과거에 대해 말해 주었지요. 노비신분을 벗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제주에 간다는 사실까지도요.
노비신분을 벗는 것 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느냐며 "노비보다 더 못한 것은 없답니다" 라며 혜원이 쓰개치마에서 옷고름을 한짝 찢어서 송태하에게 전해주었지요. 혜원에게 노비라는 신분은 죽음보다 더 한 고통이었어요. 노비였기에 양반도련님과 사랑이 허락되지 않았고, 오라비 큰놈이가 대길을 죽인 이유도 노비로 팔려가는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서 였으니까요. 도련님이 자기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에 지옥보다 더 큰 고통속에서 10년을 살아왔겠지요. 그만큼 혜원에게는 노비라는 굴레가 세상 어떤 것보다 큰 무게였지요.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언년은 송태하에게 옷고름을 뜯어 주었지요. 인두로 가슴을 지지는 고통을 참아가면서 혜원 역시 가리고, 아니 지우고 싶은 이름 '노비 언년'이었을테니까요. 
제주로 가는 배에서 잠든 송태하의 이마에 새겨진 낙인을 옷고름 머리띠로 가려 주자, 송태하가 잠에서 깨어나 자신의 도포를 벗어 언년이에게 덮어 주었지요. 잠든 척한 언년이었지만, 언년이를 내려다 보는 송태하의 눈이 "사랑에 빠졌어요"라는 눈빛이었지요. 이렇게 뜻하지 않은 동행으로 사랑 역시 뜻하지 않게 피어나는 모양입니다.
다음날 갑판에 서있는 송태하에게 도포를 얌전히 개켜 돌려주는데, 송태하의 도포 위에는 허리띠가 정갈하게 매듭지어져 놓여 있었어요. 혜원의 마음이 담긴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언년이가 송태하에게 물었지요. "이 뜻하지 않은 동행길에 나리의 무엇을 믿고 함께 해야 하냐?" 고요.
혜원이 뜯어준 옷고름은 노비신분을 벗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한다는 송태하를 믿고 함께 하겠다는 답이었다고 생각해요. 또한 송태하에게 새로이 피어나는 사랑도 담겼을 겁니다. 
저는 혜원의 옷고름을 보면서 혜원의 마음에 대해 두가지를 생각해 봤어요.
하나는 혜원이 송태하에게 일종의 호신용 부적, 혹은 뜻을 이루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주었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혹시 아이를 길러보신 분이라면 아이의 첫배냇저고리를 간직하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첫배냇저고리를 간직하고 있다가 중요한 시험일에 저고리 고름을 떼서 안주머니에 꿰매주면, 시험을 잘 치른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을 들은 적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저 역시 두 아이의 배냇저고리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데요, 아이들 첫 물건이라 버리지 못하고 간직하고 있지만, 왠지 어른들의 말씀을 허투루 들리지는 않아 보여요. 물론 옷고름을 떼서 넣어줘 보지는 않았지만요.
노비의 신분에서 벗어나는 것보다, 아니 노비가 아니라 그 보다 더 못한 것이 됐더라도 꼭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제주까지 온 송태하였지요. 혜원은 그런 송태하의 진심을 읽었지요. 그래서인지 큰 일을 하려는 송태하의 앞길에 무운을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 봤습니다.
또 하나는 혜원이 송태하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전설의 고향류 사극에서 나왔던 옷고름에 관한 이야기가 생각나는데요, 청상과부가 된 며느리를 시어머니가 광에 가두고는 가위를 가져와서 옷고름을 자르고는 내쫓아 버리는 내용이었어요. 옷고름이 잘린 여자는 소박맞은 여인이라는 표식이었어요. 옷고름이 잘려 나간 저고리를 입은 여인이 길거리에 있으면, 데려가서 혼례를 치뤄도 되는 일종의 재혼을 허락해 주는 관습이 있었어요. 물론 목을 매고 죽거나 자진해서 열녀문을 하사받은 집안도 있었지만,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된 며느리를 딱히 여겨서 그런 관습을 이용해 며느리에게 새 인생을 살게 한 집안도 있었지요. 혜원의 뜯겨진 옷고름은 그런 의미가 내포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스로를 소박시키면서 송태하에게 마음을 주겠다는 의미로 말이지요.
조선의 한복은 색깔로 그 사람의 신분을 나타내는 호패와 같은 역할도 했어요. 왕족과 관료, 양반과 평민, 그리고 천민의 복색이 신분에 따라 엄격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혜원이 소복을 벗고 갈아 입은 옷은 기혼여성을 의미하는 남색치마에 옥색 저고리였지요. 언년이 머리를 올린 연유 또한 그 복색에 따른 결혼한 여성임을 말한 것이었고요. 
여자가 아무데서나 옷고름을 풀면 안된다느니, 첫날 밤 옷고름을 풀어 준 낭군님이라는 표현을 하는데요, 조선 여인에게 있어 옷고름은 정절과 사랑을 상징합니다. 설화가 왕손이에게 옷고름으로 헛물을 켜게 장난을 치고, 주막의 큰 주모나 작은 주모 역시도 최장군이 옷고름을 풀어 줄 날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듯이, 옷고름은 여인의 사랑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것이지요. 혜원이 옷고름을 준 것은 송태하에 대한 마음을 고백한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큽니다.   
이렇게 송태하와 혜원에게는 사랑인지 믿음인지 아리송한 감정들이 피어오르고 있는데, 혼례를 올렸다고 생각하는 두 사람을 쫓는 대길의 마음에는 어떤 감정이 피어오르고 있을까요? 애증? 그리움? 분노? 저는 슬픔이라고 생각됩니다. 삶의 의미까지 목적까지 상실하게 하는 깊은 슬픔같은 것 말이에요. 대길과 혜원의 엇갈린 사랑, 쫓기듯 위태로운 송태하와 혜원의 사랑, 그리고 해바라기 사랑을 하는 설화까지 드라마 추노는 혜원의 뜯긴 옷고름처럼 시청자들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휘젓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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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8 Comment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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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killerich 2010.02.04 12: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좀 전에 봤습니다^^..급진전 모드로 돌변했는데..
    그전까지도 상당히 빠른 전개를 보여줬는데..얼마나 달릴려고 이러나요^^;;
    대길이만 불쌍해지는건 아닌지..;;

  3. 달려라꼴찌 2010.02.04 13:01 address edit & del reply

    헛....송태하와 언년이가 혼례 올렸었어요?
    이런 잠깐 제가 한눈판 사이 번개불에 콩볶아먹듯이 둘이서만 혼례 올렸다 봅니다.....ㅠㅜ

  4. 핫초코 2010.02.04 13:34 address edit & del reply

    님 글읽으니 옷고림 부분에 대한 이해가 되네요 ㅎㅎ. 전 태하허리띠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태하의 표정이 의미심장해서 참으로 오랫만에 아녀자의 챙김을 받아서 해원을 여자로 더욱 느끼게 되는건가 생각햇었는데...ㅎㅎ

  5. blue paper 2010.02.04 13: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 너무 재미있어요 ㅎㅎ
    정말 완소 드라마~

  6. 둔필승총 2010.02.04 13:36 address edit & del reply

    오, 어제 저런 이야기가 진행됐군요.
    아, 추노 계속 놓치고 있슴다.^^
    초록누리님 늘 건강하세요~~

  7. 뽀글 2010.02.04 13:42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정말 반전이 많았어요^^;; 너무 재밋는데..너무 사람들이 순식간에 많이 죽었어요..
    나름감초역활들을 했었는데..ㅠ
    오늘이야기 너무 기대되요^^

  8. 하얀 비 2010.02.04 13: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본다, 본다하면서도 못 보고 있어요. 실상 텔레비전 자체를 잘 안 보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여기도 애틋한 러브라인이 존재하는군요. 하긴 드라마에선 빠질 수 없는 요소죠.
    추노의 옷고름과 하이킥의 목도리? ㅋㅋ

  9. 베짱이세실 2010.02.04 14: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옷고름을 자르는 거, 그 시대엔 다양한 상징이 있었군요.
    저도 어제 추노, 봤어요. 재방송으로 보니까 너무 재미있고 잘 만든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어서. :)

  10. 금성에서 온 여자 2010.02.04 14:4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일이 있어 '추노'를 못 봤어요.
    오늘 퇴근 후에 볼 생각이라는,,
    초록누리님의 친절한 설명에 '추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추노'에 대한 다음 포스팅 기대할게요. ^^

  11. Reignman 2010.02.04 14:5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댓글을 보니 데니 안도 이 드라마에 나오나봐요. ㅎㅎ
    첫 드라마인 거 같은데...연기는 잘 하는지 궁금합니다.
    손호영보다는 잘하겠죠?;;;

    • .. 2010.02.04 15:38 address edit & del

      생각보다 잘해요 ㅋㅋ 저도 완전 발연기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본인이 노력 많이 한듯...사극톤 힘든걸로 알고 있는데 어색하지 않아요

  12. 날아라뽀 2010.02.04 14: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옷고름 하나로 이렇게 많이 풀어내시다니 대단해요^^

  13. 압구정쩜장 2010.02.04 16:05 address edit & del reply

    똑같은 드라마를 보고 이렇게 풀어내시니 작가양성학교 교장선생님 같네요^^

  14. 몸짱의사 2010.02.04 16:0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외출하느라 보질 못했습니다...ㅜㅜ;;; 오늘은 꼭 본방을 사수해야 겠네요!!! ^^

  15. 빨간來福 2010.02.04 16:1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읽으면 안되는데 안되는데 하다가 또 읽게 됩니다. ㅠㅠ

  16. 아ㅠㅠ 2010.02.04 16:35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대길이랑 언년이가 됬음 하는데 ㅠㅠ 둘다 죽더라도.. 좋으니까...
    대길이랑 언년이가 계속 서로 좋아하게 해주세요 ㅠㅠ 작가님들아 ㅠㅠ
    이루어지지않더라도 서로 계속 좋아하다가 죽으면
    나중에 기억에 많이 남는데...
    차라리 기억속에서라도 아름더웠던 커플로 남게 도와주세요 ㅠㅠ

  17. pennpenn 2010.02.04 16: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혜원의 옷고름에 그토록 중요한 의미가 있군요~
    오늘이 기다려 집니다.

  18. kgyjg 2010.02.04 16:54 address edit & del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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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skagns 2010.02.04 18:4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에공.. 저의 마음도 싱숭생숭하게 휘젓고 있네요. ㅎㅎ
    정말 공감 추천 빵빵빵하고 갑니다. ㅋㅋ
    즐거운 하루 되시구요. ^^

  20. gemlove 2010.02.04 21: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의외로 두명이나 죽어서 ㄷㄷㄷ 생각보다 빨리 ㅠㅜ

  21. 못된준코 2010.02.05 03: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순간 대길이 생각나서....무척이나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