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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7 12:05




남자의 자격, 남자 그리고 하모니 두달간의 대장정이 끝났는데요, 왜 이렇게 가슴이 허전한지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이 이렇게 큰 감동과 행복, 그리고 이별의 진한 여운을 주는 것임을 예능에서는 처음 경험한 것 같습니다.
두달동안 33명의 합창단원과 박칼린 선생과 동고동락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는지, 그들의 무대가 끝나기도 전부터 허전함이 밀려오고 있었어요. 남자의 자격 합창단에 끼어 있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초짜 합창단의 창단부터 하모니의 기적을 이룬 미션완료까지 그 과정에 함께 했기 때문인가 봅니다.
마지막 무대에 오르기 전 최종 리허설, 합창단원은 긴장하기 시작했고, 박자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서로가 잡지 못하고 있음이 시청자의 눈에도, 귀에도 들려 왔습니다.
다른 연습때였다면 박칼린 선생도 호되게 나무랐을텐데도, 실전을 앞둔 최종리허설에서의 긴장감을 많이 경험했던 박칼린 선생이었기에, 꾸중보다는 응원의 한마디를 해주었지요. "I Meet(믿) You"라며 영어로 유머까지 던지면서, 믿는다는 말만 반복해서 해주었지요. 믿음, 서로를 믿지 못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다는 박칼린 선생의 마지막 인터뷰처럼, 합창단원이나 시청자에게나 믿음에서 진정한 하모니가 완성된다는 좋은 가르침을 배운 것 같습니다.  

어김없이 찾아 온 시간 본선 최종무대의 8분, 남자의 자격 합창단의 무대가 끝날 때까지 숨을 쉬고 있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긴장하면서 봤습니다. 박칼린 선생이 "이제는 즐기는 일만 남았으니 마음껏 즐기세요" 라고 했지만, 금세 까먹고 즐길 수가 없었네요. 혹시나 틀릴까봐 걱정되어서 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걱정되었던 마음도 어느 순간 잊어버리고, 아름다운 선율에 푹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첫곡 넬라 판타지아는 대회에 참가했던 한 합창단원의 말씀처럼 너무 짧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객석에서 긴장하며 지켜보던 최재림 선생이 눈물을 흘리고 말더군요. 무사히 끝마쳤다는 안도감에 흘렸던 눈물은 아니었어요.
긴장되고 흥분되고 떨리는 무대, 그리고 합창단원은 여름내내 연습 또 연습하면서 찾아왔던 그들의 판타지아를 들려 주었습니다. 아름다운 선율속에 흐르는 우리들의 이상향, 그들의 합창에는 그 곳을 표현하고 있었고, 꿈결처럼 선우와 배다해가 손짓하는 그곳으로 발을 내딛는 느낌마저 들었으니까요. 
무대에서의 그들은 진짜 넬라 판타지아를 찾아 가고 있었습니다. 예술회관을 가득 메운 것은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 부르는 넬라 판타지아 노래소리가 아니라, 그들이 이끌어 가고자 했던 꿈꾸는 이상향, 그 황홀하고 평화스러운 정경까지 예술회관에 꽉 차버린 느낌이었습니다. 해냈습니다! 하모니의 기적, 합창으로 표현하고 싶은 의미까지 충분히 전달되고도 남았던 넬라 판타지아였어요.
분위기를 바꿔 두번째 곡 애니메이션 매들리로 넘어가고, 조용했던 문화회관에는 박수소리와 함께 웃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느새 8분이라는 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렸더군요. 피구왕 통키로 연결되자 '벌써 끝났어?' 라는 생각부터 들었어요. 무대에 있었던 합창단원에게는 8분이 80분으로 여겨졌을 테지만, 시청자에게는 8초로 여겨질 정도였어요.
합창이 끝나고 선우의 눈에서 주체하지 못할 눈물이 흐르고, 파이터 서두원은 통곡을 해버렸고, 하나 둘 합창단원의 눈에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박칼린 선생의 눈에도, 객석에서 무대를 지켜보고 있던 최재림 선생도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지요. 시청자의 눈에도 눈물이 흘렀어요. 이유없이 흐르는 눈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그냥 눈물이 흘렀습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으로 가슴이 꽉차오르고, 허탈감이 아니라 뭔가 해냈다는 느낌, 마치 미운오리 새끼가 백조로 변신해서 화려한 날개짓을 하는 장면을 보는 것처럼 황홀했습니다.
처음 남자의 자격 합창단은 미운오리 새끼에 지나지 않았어요. 악보를 읽는 것도, 반주에 맞춰 음을 찾는 것도 힘들었던 그들이었지요. 특히 남자의 자격 멤버들은 부화도 안된 오리알들이었어요. 그 오리알이 오리로 부화하고, 날개를 갈고 닦으며, 눈부신 백조로 변신해 가는 과정은 한편의 영화같았습니다. 박칼린 선생의 말이 아니더라도 말이지요. 그냥 눈물이 나더라고요. 음악이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넘어서 행복까지 준다는 것을 그냥 가슴이 먼저 느끼고 반응을 하더군요.
오리새끼가 백조가 되는 이 한편의 아름다운 영화에서 합창단원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아름다웠지만, 유독 눈에 들어왔던 백조는 합창단의 구멍이라 칭해졌던 이경규와 할마에였어요. 나중에 제작진이 할마에의 틀린 동작 한부분을 공개해서 웃음을 줬지만, 그런 것은 눈에 띄지 않았어요. 제 눈에는 백조들의 진지한 눈빛만 보였고, 그 눈빛은 오직 한 곳을 향해 고정돼 있는 것만이 보였어요. 남자의 자격 합창단의 영원한 캡틴 박칼린 선생을 향해 있었지요. 연습때마다 그토록 "나를 보세요, 눈!눈!" 하고 외쳤던 박칼린 선생에게 32명의 시선이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집중되고 있었어요.
특히 남자의 자격을 보며 시종일관 열공생 모드였던 박슬기를 보며 항상 느꼈던 점이었어요. 남자의 자격 하모니 편이 끝나기 전에 박슬기가 노래하는 모습에 대한 언급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까먹어서 이번에는 마음먹고 쓰려고 생각했었어요. 박슬기의 경우는 맨 앞자리에 있었기에 카메라에 많이 잡히는 행운을 잡기도 했지만, 늘 박슬기가 카메라에 잡힐 때면, 저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을 하나도 놓치지 않는 모범생에 열공생을 보는 느낌같은 것이 느껴졌답니다. 박슬기의 눈을 보면 한시도 칠판에서 눈을 떼지 않는 그런 모습이 연상되었거든요.
매회 남자의 자격 하모니 편을 볼때마다 박슬기의 열정적이고, 열공하는 듯한 자세가 사람을 기분좋게 하더군요. 연습할 때 지휘자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는 박슬기를 볼때마다 그 눈빛의 진지함만으로도, 저역시도 방송 장면을 한장면도 놓치면 안될 것 같은 생각마저 들게 했고 말이지요. 
그리고 이번 본선무대에서 놀라울 정도로 튀는 단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반박자의 벽을 극복못했던 이경규가 율동을 얼마나 열심히 하던지, 가장 크게 보이더라고요. 본선무대를 앞두고 심장이 터져 버릴 것 같다던 경규옹, 소심하게 율동을 따라가기 급급했던 경규옹이, 그 나이에 합창이라는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것도 멋졋지만, 노래에 집중하고 있던 모습에 가슴까지 울컥해지더군요. 비단 이경규 뿐만이 아니었지요. 모범생처럼 선생님의 눈에서 일분일초도 떼지 않는 박슬기도, 이윤석도, 윤형빈도, 할마에, 김성민, 배다해, 선우, 고중석, 최성원 이름을 다 열거하기는 힘들지만 32명의 모든 합창단원이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남자의 자격이 도전에 나섰던 하모니는 합창단원 개개인을 세계무대에 설 뛰어난 실력을 갖춘 성악가들로 만들려는 것은 아니었어요. 그들의 목표는 우승이 아닌, 각각 다른 개성이 만나 하나를 이루는 하모니 자체에 있었지요. 대회 수상 결과를 떠나 미션은 이미 성공했었고, 거제에서의 최종 무대는 그것을 공개하는 자리였어요. 장려상이라는 수상소식에 부둥켜 안고 감격스러워 하는 남자의 자격 합창단팀, 출연한 다른 팀들의 실력도 다 출중했겠지만, 충분히 수상할 만했고, 상의 무게를 떠나 도전에 대한 노력과 열정만큼은 대상감이었습니다. 
박칼린 선생이 예전에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에서 만난 윤학원(인천시립합창단 지휘자) 선생님의 말씀을 들려주며, 합창단을 격려하기도 했는데, 그때 방송에서 들려주었던 윤학원 선생님의 말씀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윤학원 선생님이 아마추어 합창단인 남자의 자격을 지지해 준다며,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개개인 혼자 노는 것은 잘하는데 화합은 할 줄 모른다. 합창에는 약속이 있고, 인성을 배우는 곳이다. 합창단들이 많이 생기면 세상도 더 좋아질 것이다"라는 합창의 긍정적인 역할에 대한 말씀을 해주셨다고 하지요. 철학이 느껴지는 좋은 말씀이라 기억에 남았어요.
남자의 자격에서 이미 33명이라는 작은 사회의 어우러짐을 이뤄낸 것을 시청자들도 봤듯이, 합창이라는 것, 폭넓게는 여럿이 함께 하는 힘이 이런 긍정적인 변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무대에서 하나됨의 아름다움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 놀라운 힘과 감동을 함께 전달해 주었습니다.
박칼린 선생은 남자의 자격을 통해 시청자는 물론,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지요. 교육자로서의 자세, 가르치는 열정, 하모니의 의미 등등 그녀가 준 선물은 많습니다. 물론 남자의 자격 합창단을 끌고가는 그녀의 카리스마와 열정이 준 강한 감동은 언어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강렬했고요.
합창대회가 끝나고 제자들이 박칼린 선생과 대원들에게 선물을 전해주는 시간, 박칼린 선생이 그런 말을 하더군요. 두달 동안이 영화같았다고요. "이렇게 생판 모르는 사람들하고 짧은 시간 안에, 이런 성과를 이룬 것은 서로 믿어 주었기에 가능했어요" 라며 너무 자랑스럽고, 고맙고, 그리고 사랑한다고, 박칼린 선생도 눈물을 흘리고 말았지요. 남자의 자격을 봐왔던 시청자들도 영화처럼 두달을 함께 웃고 울며 그들의 성장해 가는 모습을 봐왔기에, 박칼린 선생이 강조하던 믿음의 의미를 전달 받았을 것 같습니다.
특히 시합훈련까지 미뤄가며 연습에 몰두했던 파이터 서두원이 꿈을 이루었다며, 너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폭풍눈물을 흘렸는데, 서두원의 꿈뿐만이 아니라 시청자도 같은 마음이었어요. 함께 꿈을 이룬 듯 행복하고 좋았어요. 처음 대책없어 보이던 오합지졸의 합창단이 이렇게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물해 줄 지는 몰랐고, 무엇보다 하모니를 이뤄가는 그 과정의 아름다움을 함께 배워 온 것이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남자의 자격 하모니편을 보면서, 오래전에 봤던 '갈매기의 꿈'이라는 영화가 생각나더군요. 더 멀리 더 높은 곳을 향해 비상했던 갈매기 조나단의 꿈과 도전이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 보여준 모습과 겹쳐졌습니다.
남자의 자격, 하모니. 혹자는 남자의 자격과 어울리지 않는다, 남자의 자격 멤버들이 뒤에 밀렸다 등등의 악평을 하는 분들도 있던데, 저는 감히 말하고 싶네요. 하모니편은 남자의 자격 최고의 미션이었다고요. 그리고 남자의 자격은 그 미션을 성공적으로 해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남자의 자격 하모니의 미션성공에 26명의 합창단원과 박칼린 선생과 그 부하들이 없었다면 이루지 못했겠지요. 감사합니다. 함께 한다는 것이 이렇게 아름답고 감동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남자의 자격 최고의 미션이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해서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남자의 자격 하모니 편의 가장 큰 선물은 '함께'라는 단어가 만든 아름답고 위대한 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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