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태용'에 해당되는 글 17건

  1. 2012.03.29 '옥탑방 왕세자' 박유천의 굴욕, 빵터진 엘리베이터 변태남 (6)
  2. 2012.03.24 '옥탑방 왕세자' 박유천의 배꼽잡는 굴욕, "빨강아저씨, 헐 대박!" (21)
2012.03.29 14:27




예측가능한 다른 시대와의 충돌이지만, 그 신분이 왕세자라는 점에서 그 충돌이 유발하는 재미는 배꼽을 쥐게 만듭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아야 할 왕세자 이각이, 현대라는 시대에서는 정말 처량할 정도로 망가지고 있지요.
그 와중에도 왕세자의 품위를 지키려는 이각의 눈물겨운 현대적응기는 드라마에서 놓칠 수없는 디테일한 재미입니다. 무엇보다 이 디테일을 변화무쌍한 표정연기로 보여주는 박유천의 망가짐은, 대박!이라는 말이 수도없이 터져나오게 하죠.

왕세자의 굴욕 1탄, " 무엄한 할멈! 감히 왕세자의 얼굴에 손을 대!"
옥탑방 왕세자 3회는 왕세자 이각의 육체적 굴욕시리즈편이었습니다. 태용의 집에 이삿짐을 나르려고 들어갔던 이각, 태용이가 왔다며 감격해 하는데, 못내 당황스러운 이각입니다. 용태무(이태성)의 눈에도 이각은 태용과 빼다박은 외모였습니다.
그런데 이각의 첫마디에 바로 배를 잡고 뒹굴었습니다. "이보시오, 할멈, 사람을 잘못봤소", 할멈이라니...아~ 못말리는 세자저하입니다. 자기를 못알아 보겠느냐고 얼굴을 부여잡는 할멈, 어허, 감히 무엄하게 왕세자의 얼굴을 만지다니, 노파를 밀쳐버리는 이각이지요. 조선이었다면, 바로 형틀에 매달았을 노파였습니다.
어허라, 젊은 놈은 감히 눈을 부라리며 왕세자의 멱살을 잡습니다. "네 이놈!!", 이는 분명 왕세자를 시해하려는 역모죄감이었습니다. 이각의 고함에 바람처럼 달려온 우용술, 태무를 짚단처럼 들어 던져 버리지요.
놀라들어온 박하, 그 광경에 기겁하고 말지요. 조금만 방심하면 사고치는 자칭 조선의 왕세자씨입니다. 그냥 딱 봐도 고가인 집안 가재들이 깨져 나뒹굴고 있었으니, 변상할 것을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한 박하지요. 제발 다른 사람 만나면 "네이놈, 무엄하다, 이런 말좀 하지 말랬잖아", 가뜩이나 왕세자 체면을 구겨서 화가 나 죽을 판인데, 박하의 잔소리가 화를 둗구지요. "무엄하다, 또 나불나불 내 그 입을 찢어야 그 입을 닫겠느냐?".
박하, 엄중하게 경고를 하지요. 또 무엄하다 이런 말 다른 사람들에게 하면 진짜로 가만 안두겠다고 말이죠. 박하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왕세자 이각, 이 여인이 아니면 기거할 곳도, 이 낯선 세계에서의 생활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깨갱 바로 꼬리를 내리는 왕세자지요. 무엇보다 배고픈 거지가 되었던 끔찍한 악몽을 되풀이 하고 싶지 않은 이각이지요.
초록불로 바뀌는 신호등, 쓸데없이 힘 한 번 줘보는 왕세자입니다. 초록불이다, 어서 출발하지 않고 뭐하느냐? 배웠다 이거지요. 이제 신호등도 읽을 줄 안다규!

왕세자의 굴욕 2탄, 엘리베이터 변태남되다
헌옷 수거함에서 옷을 골라주는 박하, 건물 화장실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오라고 하지요. 츄리닝은 아무래도 눈에 너무 띄다보니, 확띄는 츄리닝을 입혔더니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봐서 안되겠다고 말이죠. 신호등같다고 하더이다, 콕 찝어 부연설명하는 도치산이었죠. 집주인 낭자 세자만 차별대우입니다. 옷도 안골라 주고, 대놓고 구박만 팍팍하지요. 뭐라고 항의도 못하고 눈치만 살피는 왕세자, 저지른 사고가 있었으니 큰소리칠 입장도 안되었지요.
옷을 갈아입으로 화장실을 찾았는데, 한글을 모르니 화장실 화살표도 그냥 지나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었지요. 사방이 꽉 막혀 보는 눈도 없으니, 옷갈아 입기엔 안성맞춤 장소입니다. 여지없이 포복절도할 사건이 벌어졌으니 에어로빅을 하는 여자들에게 상의탈의 알몸을 보이고 말지요.
허걱, 뜨억, 무슨 말로 이 대략난감 민망한 상황을 표현해야 할까요? 층층마다 문이 열리는데, 왠 여자들이 그렇게 떼거리로 몰려있는지, 여학생들 '변태다 대박이다' 난리가 났죠. 촬영하는 여학생들도 있었는데 '엘리베이터 변태남 4인'이라고 인터넷에 도배가 되겠더군요. 신성한 왕세자의 몸을 대중에게 노출시키다니, 왕세자의 굴욕중 가장 큰 건이었을 듯.
아무도 안본다고요? 경비까지 cctv로 이 어이없는 장면을 구경하고 있더라죠. 꺅! 박하, 미치고 팔딱 뛰겠습니다. 대충 옷을 갈아입는 엘리베이터 변태남 4인, 문만 열리면 공포였는데 다행히 박하가 서있자, 그 아이들 같은 안도의 표정이라니...
왕세자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어디갔다 이제 오는 것이냐!!" 큰소리로 호통이죠. 봐라, 우리 이렇게 옷 갈아입었다라는 위세를 떨어본 것이지만, 박하 그저 웃지요. 물론 티껍다는 비웃음이었지요.

왕세자의 굴욕 3탄, 허리 부러지게 일하다
창덕궁 정문 돈화문을 본 이각, 궁으로 데려달라고 통사정을 하지요. 영리한 박하, 좋은 미끼를 던집니다. 청소를 열심히 하면 궁에 데려다 주겠다고 말이지요. 태어나서 지금까지 빗자루를 한 번도 잡아보지 않았을 이각, 신료들의 망극하옵니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반질반질 빡빡 청소에 열심인 이각이었죠. 너무 열심히 하다 그만 손가락 부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사색이 된 세자호위신료 3인방 어쩔줄을 몰라 허둥대고, 약사올테니 손가락을 들고 있으라는 박하의 말에 손가락을 높이 치켜든 이각, 세상에 혹시 피를 너무 흘려 죽지나 않을까 손가락을 들고 있으랬다고 손까지 번쩍들고 부동자세로 있다니, 이 순진한 왕세자보게나~ 너무 귀엽더라죠. 
박하가 약속대로 창덕궁에 데리고 가주지요. 세월은 흘렀어도 변함없는 궁, 세자빈이 죽은 연못도 그대로이건만, 궁의 사람은 바뀌어 있지요. 관광지로 변해있는 궁, 세자빈에 대한 그리움, 자기가 살던 조선을 다른 시대에서 슬프게 바라보며 흘리는 이각의 눈물에 많은 것들이 내포되어 있었지요. 300년의 시간을 눈깜짝할 사이에 건너뛰어 전혀 다른 궁의 모습을 보고 있는 왕세자,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그의 머릿속에 스치고 있을까를 생각하니 울컥해지더군요. 박유천의 감정연기가 좋았던 장면이기도 합니다.
신하들에게는 눈물을 흘린 사실을 절대로 말하지 말아달라는 왕세자, 약한 모습으로 그들의 걱정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절대로 옥루를 보여서는 안되는 왕세자이기에 말이지요.
이각의 눈물로 한 건 잡은 박하였지요. 비밀을 지켜주는 대신 말을 공손하게 하라고 교육하는 박하였지요. 자 따라해보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효", "찐계란이랑 사이다 주세요", "찐계란이랑 사이다 주세효". 오디오로 들려줘야 하는데, 듣지않으면 웃을 수 없는 대목이지만, 박유천의 하이톤 여자목소리 완전 대박!이더랍니다. 표정은 또 어떠하고요.
박하를 따라 농장으로 딸기를 따러가게 된 이각, 딸기를 따라니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었죠. 고작 10개를 따고는 내빼버린 이각, 기어이 사고를 치고 말지요. 물론 이각이 한 짓은 아니었지만,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다고, 한자가 반가워 노인정 현판에 손을 대려는 순간, 현판이 떨어져 박살이 나고 말았지요.
아무리 현대에서는 할 줄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왕세자였지만, 조선팔도에서 왕세자의 필체는 명필로 명성이 드높았습니다. 간만에 실력발휘 좀 해볼까? 왕희지가 울고 갈 명필로 간판을 써내려가는 이각, 나도 할 줄 아는게 있다규~~ 아이스바와 일손까지 얻어 크게 한 건 한 이각이었죠. 이각의 어깨가 한치는 올라가고, 눈에 거드름으로 힘이 잔뜩 들어가더군요.
물론 거드름도 잠시잠깐이었습니다. 커피의 쓴맛이 익숙하지 않은 왕세자 달달한 것을 찾아 헬륨가스를 들이마시게 하고는, 변해버린 목소리에 허걱, "내 목소리가 어찌 된 일이냐? 어의를 부르거라"가 돼버렸으니 말이죠.

왕세자의 굴욕 4탄, 빈궁에게 따귀 맞다
태용이와 닮은 빨강추리닝을 찾아 데리고 오라는 명령에 홍세나(정유미), 엄마까지 동원해서 박하의 마음을 움직였지요. 태무가 변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절대 빨강추리닝을 숨겨야 한다고 했지만, 엄마와 언니의 부탁이라 차마 거절하지 못한 박하였지요. 물론 그들이 찾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키고 싶기도 했고 말이지요.
이각이 조용히 할멈을 만났느냐, 물론 아니었죠. 커피맛에 데인 이각 달달한 것으로 특별주문을 했는데, 나온 것이 기가 막하게 맛있고 달달한 요구르트였습니다. "나는 할머니가 찾는 사람이 아니니 괜한 고생마시오", 가짜 태용이라도 좋으니 손자가 돼달라는 말도 딱 잘라 거절하고 나온 이각이었지요. 용태무가 사례로 주는 돈까지 거절하고 요구르트 한더미에 만족하는 왕세자, 너무 순진하시당~ 돈받으면 그 요구르트 몇백줄도 사먹을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그리고 드디어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2012년 대한민국은 조선의 후예가 맞나싶게 부끄러움을 모르는 나라였지요. 여자들이 훌러덩 벗고 걸어 다니지를 않나, 암튼 세상 말세입니다. 민망해서 고개를 돌리는 이각, 요사스런 여자들이 눈을 어지럽히기는 했지만, 역시 왕세자도 남자더라지요. 흐미~ 하고 몰래 눈요기를 하는 표정이 보이더라죠.
그런데 그 달달한 요술액체마저 떨어뜨릴 정도로 눈을 의심하는 일이 벌어졌으니, 세자빈이 보였던 것이지요. 정신줄을 놓은 왕세자, 무대로 올라가 다짜고짜 홍세나를 끌어안고 말았지요. 드디어 찾았구료, 빈궁... 이각의 표정은 행복과 안도감으로 미소가 번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기쁨도 잠시, 눈에 불이 번쩍한 왕세자였습니다. 따귀를 올려버린 홍세나였습니다. 물론 왕세자 이각에게는 빈궁이었죠. 빈궁만을 부르며 끌려나가는 이각, '저 여인은 빈궁이 아니고 누구란 말이냐?'라는 의문은 다음에.....아직은 정신못차리고 패닉에 빠져있을 왕세자이기에 말이죠.
빈궁을 닮은 여인에게 따귀까지 맞은 왕세자, 대한민국이라는 시대에서 왕세자가 겪어야 할 굴욕들이 얼마나 더 남았을까, 이 세계가 점점 더 무서워집니다. 그래서 옥탑방 낭자없이는 아무 것도 못하는 이각입니다. 옥탑방 낭자에게 정말 잘보여야 할 것같습니다. 일종의 생존본능이랄까... 박하에게 이각이 꼼짝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옥탑방 왕세자는 곳곳에 숨어있는 박유천의 재미있는 표정변화를 관찰하는 재미도 큽니다. 한글공부시간 조는 우용술이 머리를 한대 얻어맞는 것을 보고는 겁먹은 표정이 되는 박유천이었지요. 그리고는 바짝 긴장해서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종달새처럼 열심히 가갸거겨를 큰소리로 따라 하는, 박유천의 디테일한 연기를 찾는 것도 이 드라마의 재미입니다.
특히 박하에게만은 기를 못펴고 깨갱하는 모습이 재미있죠. 2012년 대한민국이라는 시대에서 박하낭자는 원치않은 주종관계가 돼버린 사람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현대세계에 뚝 떨어진 왕세자 이각에게 박하가 유일한 보호자이니 말이지요. 박하의 말이라면 궁시렁대면서도 눈치 보고, 고분고분하게 말 잘듣는 이각, 천하의 왕세자도 300년이라는 시간차 앞에서는 어린아이가 되더군요. 물론 왕세자라는 무게를 잃지않으려 허세도 부리고, 허당짓도 하지만 말이죠. 
지금껏 누구의 눈치도 보지않고 살았던 왕세자가 현대로 넘어와 겪는 굴욕, 그래서 이각이라는 인물에게 연민이 느껴지기도 해요. 특히 창덕궁 후원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던 왕세자의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시시각각 터지는 사건의 연속들,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신기해 하고, 놀라고, 당황하고, 슬퍼하고, 분노하고 답답해 하는 왕세자의 심리를, 박유천은 코믹한 상황에서도 디테일하게 표현하더군요. 박유천의 변화무쌍한 연기, 볼수록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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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6
2012.03.24 13:34




300년이라는 시간을 넘어 온 왕세자 일행의 21C 서울적응기에 배꼽을 잡았습니다. 드라마에서 처음 소개되는 타임워프의 소재가 아닌데도, 언어, 문화, 문명의 충돌이 빚는 생경함은 충격과 황당, 빵빵터지는 웃음 자체입니다.
누구의 시선에서 보는가에 따라 미친놈의 기준이 다르겠지만, 이쪽도, 또한 저쪽의 눈에서도 정상적인 사람들이 아니지요. 옥탑방의 주인 박하(한지민)와 왕세자 이각(박유천) 일행의 동거기를 유쾌한 웃음으로 풀어가는 연출의 세밀함은, 기발하고 엉뚱하기 그지없습니다.
배꼽잡는 왕세자 일행의 현대적응기
창덕궁 앞에서 궁문을 열라며 소란을 피우다 출동한 경찰에 혼쭐이나고, 편의점에서 여학생들의 먹는 컵라면에 왕세자 체면이고 뭐고 다 잊고, 면발에 이성을 잃는 왕세자 박유천의 모습은 '왕세자도 배고프면 거지된다' 싶더라죠. 허기를 참지 못하고 체면불구하고 편의점으로 들어가 면을 주문하는 장면은 또 어떻고요. "내일 궁문이 열리는대로 내 값은 후하게 쳐줄테니 한 상 차려오너라", "헐~". "헐값이 아니래도, 내 후하게 쳐준다고 하지 않느냐?", "헐 대박~". 정말 대박폭소 빵!!!입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안상태(이분 정말 웃겨죽는 줄 알았습니다. 가끔 나와주시기를!), 아니 또 이 미친 삐리리들이야? 돌아버리겠네.
훈방조치로 풀려나서는 궁문이 열리기 무섭게 티켓도 끊지않고 무단입장을 하지 않나, 출입금지 구역에 들어가려 해서 신고를 받은 경찰에 다시 붙들려 유치장 신세를 지는 네 사람, 얼마나 황당할까요? 자신들이 떨어진 이 세계가 말이지요.

우여곡절끝에 박하의 번호판을 통째로 암기한 송만보의 기억력에 의해 박하의 옥탑방으로 오게 된 조선남자 네 사람이, 박하의 집을 풍비박산 난장판으로 만들어 버리는 대형사고에 미친듯이 웃었네요. 드라마를 보면서 이렇게 웃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심하게 웃다보니 배까지 아프더랍니다.
21C 한국에서 맛본 오므라이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네명의 조선남들이 오므라이스 한그릇을 폭풍흡입하고는, 박하가 이래층에 내려간 사이 물병뚜껑을 열지 못해 벌어진 해프닝은, 코믹과 리얼리티의 재미난 발상이었습니다. 조선남자들의 눈에 네모상자에서 활을 쏘는 모습에 아연실색할 것은 당연한 일, TV를 부숴버리는 우용술(정석운)의 세자호위가 눈물겹더랍니다. 인공지능 밥통에 식겁하는 외국인들도 있는데, 조선남자들에게는 요사스런 요물이었겠죠. 게다가 말하는 인형이라니...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돼버린 집을 보고는 경악하는 박하, 나올 말은 한마디뿐이죠. 악~~~~~~!!
TV, 타버린 커튼, 밥통, 밥상 등등 72만원을 갚아야 하는 노예로(?) 전락한 왕세자와 3인방, 옥탑방 동거가 정식으로 시작되었지요. 빨강 초록 노랑 파랑 츄리닝으로 갈아입은 조선남자의 츄리닝 패션,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웃음이 터지지요. 

제대로 망가진 박유천 vs 물샐틈없는 연기 한지민, 완전 웃겨 대박이야!
특히 어리숙한 왕세자 박유천은 사람을 잡더랍니다. "저년의 주리를 틀어야 하는데...저년을 곤장으로 다스려야 하는데...", 꽁알꽁알 불만이면서도 처지가 처지인지라, 오만방자 대역죄급 한지민의 불손함을 참는 왕세자 이각, 박유천의 연기가 참 좋더군요. 왕세자의 품위를 잃지 않으려는 듯 표정관리를 해가면서도, 세상에 이런일이!를 겪는 왕세자의 깨알같이 쏟아지는 어리벙벙 망가지는 모습, 웃겨죽는 줄 알았습니다.
성균관 스캔들과 미스리플리에서의 박유천을 떠올리기 힘들더군요. 전작의 드라마에서 정갈한 남자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던 박유천이었기에, 그 망가짐이 새롭고 유쾌하면서도, 안정적인 연기가 참 좋더라고요.  
무엇보다 성균관 스캔들에서보다 발성이 훨씬 좋아져서 놀랐습니다. 사실 상대연기자 한지민과 대사를 하면서 어려움이 많을 역할이 박유천일 겁니다. 현대물 대사를 하는 한지민과 호흡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자칫 실수를 하면 사극대사톤을 놓쳐버릴 수도 있을 법한데, 이각이라는 왕세자에 집중하는 것이 놀라웠거든요. 거기에 박유천의 진지한 듯 허당스럽고, 낯선 세계에 놀라 겁먹은 듯한 아이같은 표정, 그러면서도 왕세자의 체통은 결코 버리지 않겠다는 듯 뒷짐지고 무게잡는 모습은, 정말로 조선의 왕세자가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져 내려 온 것같습니다. 
왕세자 이각 못지않게 매력적인 인물이 박하 한지민입니다. 양치질에서 변기, 전자렌지 사용법, 버스타는 법, 돈 종류까지 교육시켜야 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졸지에 조선남자 네사람을 부양하면서도, 왠지모르게 그녀의 얼굴에 생기가 도는 것은 외로움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린 시절 트럭에 실려 아빠와 헤어지고 미국으로 입양가서도 혼자였던 것을 보면, 박하에게 가장 무서웠던 것은 가족없는 외로움같아 보였거든요. 
진짜 조선에서 왔는지, 살짝 맛이 갔다고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정말 조선에서 왔느냐는 질문에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왕세자 이각의 말을 믿는 것 같더군요. 갈곳없는 네남자를 거두는 박하의 심성은 요즘 처자들 같지않게 착하고 인정이 많은 인물입니다.
한지민의 연기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물샐틈없는 연기라고 하고 싶더군요. 작은 신음소리 하나도 한지민에게서는 대사가 되고, 놀란 표정도 스토리가 되는 연기 잘하는 여배우 중의 한 사람입니다. 개인적으로 한지민은 경성스캔들 이후 연기팬이 되었지만, 그녀의 표정을 보고 있으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마력을 가진 배우에요.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는 고운 심성의 한지민이기에 더 예쁘게 보는 배우랍니다.

부용지의 시신은 누구?
왠만한 개그프로보다 웃긴 옥탑방 왕세자, 그럼에도 웃음 빵빵터지는 로맨틱 드라마로 치부하기에는, 드라마의 주제가 깃털처럼 가볍지 않다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시공을 뛰어넘은 사랑이 드라마의 화두가 되고 있기에 말이지요. 특히 사랑을 풀어가는 방식에 미스터리 기법을 가미했다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는데요, 우선은 세자빈의 죽음에 관한 미스터리입니다. 첫회를 보면서 의문점을 가진 것은 부용지 연못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시신이 세자빈이었을까? 입니다.
세자빈이 연못에 빠져 죽었는데도 아무도 그 시신을 건지지 않았고, 꽤 긴시간의 오열과 생각정리를 하는 왕세자를 보면서, "아니 왜 시신부터 건지지 않는건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었지요. 한치의 빈틈도 없이 세자빈을 감싸라는 왕세자의 명은 그런 의심을 증폭시켰고 말이지요. 얼굴을 감춰야 할 비밀이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의문이 들더라는 말입니다. 즉 익사한 시신의 주인공이 화용(정유미)이 아니라, 부용(한지민)이 아닐까 하는 의문도 살짝 들더군요. 원래 세자빈에 간택되었어야 했던 부용과, 부용지라는 연못 이름도 연결이 된 것같기도 하고 말이죠.
또한 세자빈의 아버지이자 극구(왕의 장인)가 될 사람이었던 길용우의 수상쩍은 행동은 세자빈의 암살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까 의구심을 가지게 했죠. 큰딸 화용이를 제치고 세자빈 간택의 처녀단자를 둘째 부용이로 올리라는 것에서도, 뭔가 찜찜한 생각이 들게 했었지요. 해품달에서 너무 강조하다보니 지겨워져 버리기는 했지만, '정해진 운명'이라는 절대절명의 하늘이 뜻이 작용했는가 싶기도 합니다. 이각와 세자빈 사망사건 조사팀 3인방이 목격자를 만나기 위해 부용지를 달려가는 순간, 고개를 돌린 거북상은 인간을 넘는 하늘의 뜻에 신빙성을 더하기도 했지요.  

살아도 죽고 죽어도 사는 것은?
세자빈이 죽기 전날 부용이 궁에 들어왔었다는 것도 깨름칙한 일이었지요. 늦은 시각이었는데도 왕세자 저하가 내준 수수께끼를 풀었다며, 그 답을 말하고 갔다고 했었지요. 이각이 내준 수수께끼는 "살아도 죽고 죽어도 사는 것은 무엇일까?"였지요. 저는 나비, 달, 시간 등등 몇가지 답을 생각해봤는데, 나비가 아닐까 싶더군요. 나비는 고치 속 애벌레일 때는 죽은 것과 같지요. 살아도 죽은 것이죠.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어 나비로 부화하니, 죽어도 산다는 답이 되는 것이고요. 다른 의견있는 분들은 댓글에 남겨주세요. 함께 의견나눠요^^
부용이 수놓은 나비가 살아 21C 뉴욕의 한 거리에서 용태용(박유천)과 박하(한지민)을 만나게 한 것도 우연은 아닌 듯 싶어요. 박유천과 한지민에게 날아든 나비를 보면서 필연적인 운명의 힘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들더랍니다. 다시 태어나도 당신을 사랑할 것이라는 전생에서의 약속에 대한 운명적 사랑같은...
자객들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 세자빈을 독살하기 위한 비상가루 등등, 그날 누군가를 살해할 음모가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나 살해의 대상이 세자빈이었을까에 대해서는 갸우뚱입니다. 왕세자 이각이 곶감 알러지가 있거나 곶감을 싫어한다면 모를까, 다과상에 비상가루가 뿌려진 곶감이 올랐다는 것은 세자빈뿐만아니라, 왕세자도 대상이었음을 말하지요. 역모의 가능성이 암시된 곶감인 것이죠.
300년전 조선의 대전을 보면서 이상하게 생각했던 점이 하나 있었는데요, 왕으로 나온 김유석이 손에 손수건을 들고 몸을 기우뚱해서 앉아있는 모습이었어요. 기침을 하면서 손수건을 입에 대는 모습도 나오기도 했고요. 왕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왕세자 이각이 보위에 오를 시간이 빨리 다가올 것이라는 암시였죠. 그리고 왕세자와 세자빈의 침소에 비상가루가 뿌려진 곶감이 다과상에 올려졌다? 뭔가 흑막이 있을 것같지 않나요?
1회의 미스터리가 부용지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시신이 누구인가를 남겼다면, 2회에서도 의문을 남겼지요. 박하가 언니 홍세나(정유미)의 집에 과일과 찬거리를 가져다 주러 아파트를 찾아갔을 때, 정체모를 슬리퍼가 현관문을 열었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용태무(이태성)는 샤워중이었고, 문을 열어줬다는 말을 하지 않았죠. 홍세나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 말이죠. 그럼 슬리퍼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귀신일수도, 원한 깊은 혼령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판타지물이니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의문을 남겼지요. 바다에 빠진 용태용(박유천)의 생사여부입니다. 물 속에서 눈을 뜨는 모습이 잠깐 나왔는데, 살아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 생각되더군요. 용태용의 미스터리도 앞으로 풀어가야 할 내용일 듯합니다. 설마 죽지는 않았겠죠?  
300년전 이각을 보면 세자빈인 화용보다는 처제 부용과 대화를 나눌 때 더 행복해 보이더군요. 어린 세자는 세자빈의 조건을 인물이 아름다운 처자였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그때는 어려서 인물만 아름다운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 행복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몰랐을 때였지요. 아름다운 세자빈이었지만 학식과 덕망의 깊이가 부족해, 뭔지 모를 답답함같은 것도 느꼈을 듯하고요. 그 답답함을 채워준 사람은 처제 부용이었습니다. 화상으로 평생 얼굴을 반을 가리고 살아야 하는... 
어찌되었든 조선으로 돌아가야 하는 왕세자 이각, 앞으로 사랑에 빠지게 될 박하를 두고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안갈 수도 없겠지요. 박하가 따라갈지 그것도 쉽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조선으로 간다고 해도 신분도 모르는 여자가 세자빈이 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병풍 뒤에 숨겨두고 볼 수만도 없고 말이죠. 이 문제는 드라마가 진행되면 고민이 더 될 것같습니다. 그런데도 벌써부터 이각을 조선으로 돌려 보내기 싫어지니, 박하보다 시청자가 먼저 왕세자에게 반했나 봅니다.
이각이 현대로 넘어오게 한 이유는 뭘까요? 용태용과 박하를 연결해 주기 위해서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300년 전에 이루지 못했던 사랑, 300년 후에도 얄궂은 운명의 장난으로 이룰 수 없는 두사람이기에, 운명의 신이 힘을 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용태용이 살았다면 박하와 용태용이 러브러브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그럼 왕세자에 대한 사랑은 어떻게 하지요? 레드 썬!으로 지워야 하지 않을까... 드라마가 상상력을 자극하다보니, 많은 것들을 앞서서 상상했네요. 독자분들도 레드 썬!

이제부터 드라마의 미스터리들을 하나씩 풀어가야 할 듯합니다. 빵빵 터지는 웃음속에도 이렇게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동원하게 하는 옥탑방 왕세자, 박유천의 대박황당 대략난감 현대적응기, 앞으로 또 어떤 사고들을 치며 웃게 만들지, 박유천과 3인방, 그리고 착하고 따뜻한 심성을 가졌지만, 어리버리 조선남정네들에게는 상감마마보다 무서운 훈련조교 한지민이 만들어 갈 웃음폭탄들, 다음주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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