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에 해당되는 글 29건

  1. 2012.02.11 '해를 품은 달' 한가인이 잃어버린 두 가지, 행방은? (28)
  2. 2012.02.10 '해를 품은 달' 한가인 감정선 방해한 쌩뚱맞은 양명의 고백 (11)
  3. 2012.02.09 '해를 품은 달' 한가인을 죽이는 치명적 독, 연우의 기억상실증 (10)
  4. 2012.02.04 '해를 품은 달' 한가인(연우)의 기억 돌아오게 할 결정적 단서 (15)
  5. 2012.02.03 '해를 품은 달' 김수현, 시청자 설레게 한 농익은 눈빛연기 (15)
2012.02.11 08:22




장안을 들썩이게 했던 훤의 대사, "중전을 위해 내가 옷고름 한 번 풀지", 터프한 짐승남의 매력까지 발산해 여심을 설레게 했던 해를 품은달 12회였지요. 죽기보다 싫은 표정으로 교태전을 향한 훤처럼, 그날 밤 살을 저미는 듯 아파오는 슬픔을 감추고, 우두커니 밤하늘을 바라보며 우는 이가 있었지요. 
훤과 중전의 합방일, 밤하늘을 바라보며 착잡한 마음으로 서있던 연우가 눈물을 펑펑 흘리며 처음으로 훤에 대한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물론 그동안 훤에 대한 감정의 동요를 보여주지 않았던 연우가, 왜 눈물을 흘렸는지 그동안 한가인이 보여준 실망스런 감정연기때문에 절절함이 크게 와닿지는 않았지만, 연우의 감정변화를 보여 준 장면이라, 개인적으로는 의미를 두고 봤던 장면이었습니다.
지난 글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연우 혼자 달을 보며 눈물을 흘리게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뜬금없이 등장한 양명군의 사랑고백으로 연우의 감정이 흩어져 버렸지요. 하지만 연우의 감정선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장면이었어요.  
솔직히 연우의 감정선을 잡아가는데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대본의 지문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것은 처음이지 싶습니다. 어떤 감정으로 대사를 하는 것인지 답답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거든요. 책읽는 대사를 해도 좋으니, 목소리에 힘이라도 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목소리에 힘을 싣다보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감정도 실리지 않겠냐 싶어서 말이죠.
훤에게 "다가오지 말라고 했던 분은 전하이십니다"라며, 어금니 꽉 물고 감정을 전달했던 장면은 좋았습니다. 목소리에도 힘이 있었고, 감정도 묻어 있었지요. 나아지는 모습도 짚어줘야 한가인에게 자신감도 생길 것같아, 좋았던 부분은 굿!이라고 언급을 해주려고 노력중입니다. 물론 굿!이 더 많아지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요. 

한가인, 기억상실증과 함께 잃어버린 연기력?
기억상실증이라는 설정은 연우라는 캐릭터에도 그렇고, 한가인의 이도저도 아닌 연기를 보여줄 수밖에 없는 것도 그렇고, 좋은 설정이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연우의 기억은 오리무중으로 묘사되고 있기에, 한가인의 멍한 표정을 설명하는 좋은 도구가 되고 있기는 하죠. 문제는 기억상실증과 더불어 바보가 돼버린 듯한 한가인의 모습이 시청자를 열받게 하고, 짜증을 제대로 돋군다는 것입니다. 연우에게서 사서오경과 외모(?)만 남기고, 어떻게 사람들에 대한 기억만 통째로 도려낼 수 있었는지 불가사의할 밖에요.
"전 신내림은 받은 무녀니까요"라는 대사 한 마디로, 자신의 전생에 대한 기억과 과거를 궁금해 하지 않는 연우의 수동적인 모습은, 한가인의 매회 같은 표정의 반복과 함께, 연우라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생매장까지 시키고 있죠.

문제는 한가인은 연우라는 캐릭터로서 기억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안타깝게도 연기력까지 잃어버린 것같아, 그게 더 심각해 보이기까지 하네요. 연기력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실망스럽다 보니, 겨우 한 두 장면에서 좋았던 것을 이렇게 굿! 해가며 까지 칭찬해야 하다니, 난감하기도 하고요. 그래도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함께 끌어안고 가야할 여주인공이기에, 아니 우리의 연우이기에, 사랑하려고 무작스럽게 노력하고 있답니다;;. 
현재 진행되는 주 스토리는 연우의 기억이 돌아오는 것과 연우의 죽음에 관한 비밀이 관건인데요, 연우의 기억이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저는 부분적으로 기억이 돌아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가인의 어정쩡한 감정연기때문에 읽어내기가 쉽지 않지만 말이죠. 드라마를 보면서 왜 이런 감정까지 분석하고 서야 이해를 하게 하는지 한가인의 연기가 섭섭합니다;;.
한가인이 기억을 되찾고 있다는 복선은, 지난 11회와 12회에서 군데군데 많이 깔아줬습니다. 물론 모든 기억이 통째로 돌아온 것은 아니고, 흩어진 퍼즐조작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수준이기는 합니다.

한가인(연우)의 기억이 돌아오고 있다는 복선들
저잣거리에 나간 연우는 지전과 대장간을 지나치면서 설이와의 대화가 환청처럼 들리는 것에 놀라했죠. 대장간 앞에서는 축국장의 세자와 나례진연에서 도망치라는 국무 장녹영의 경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처용탈을 벗으며, "나를 알아보겠느냐?"는 세자의 말과 얼굴을 기억해 냈습니다. 분명 연우는 처용탈을 벗은 세자의 얼굴을 떠올렸고, 그 얼굴을 보자 심한 충격을 받은 듯 휘청였지요. 휘청이는 연우를 부축한 것은 잠행나온 훤이었고요. 그리고 그 장면은 스톱모션으로, 상당히 오랜 시간 정지장면으로 멈춰 있었습니다.
저자에서 우연히 만난 것에 대한 극적 연출의 기교적인 점도 있었지만, 연우의 기억의 일부가 돌아온 것에 대한 복선도 숨어있었죠. 탈을 벗은 세자의 얼굴과 빼다박은 왕 훤의 얼굴, 그래서 연우가 그렇게 놀랐던 거였어요. "어머나 임금님이 저자에는 왠일이세요?"의 놀람과는 다른 종류의 놀람이었다는 게지요.   
동공이 확대되어 훤을 응시하는 연우, 처용탈 속의 주인공과 훤이 같은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기억은 찰나로 끝나버리고, 훤과의 담담한 대화로 연우의 기억들과는 연결시키지는 않았죠. 훤과의 데이트, 호판과의 한판, 그리고 인형극 관람까지 바쁜 일정을 보내느라, 연우는 그 혼란스런 기억들을 제대로 정리할 시간도 여유도 없었지요.
이후 연우는 훤을 지긋이 응시하는 일들이 많아졌는데요, 인형극을 보면서도 세자의 얼굴을 뚫어져라 보기도 하고, 훤이 대신 전해달라며, "아주 많이 좋아했다"는 고백을 듣고는 가슴저미는 슬픔과 기쁨을 동시에 느끼기도 합니다. 눈은 젖어 있었지만, 연우의 입은 웃고 있었죠.
훤과 중전 윤보경의 합방일에 연우는 폭풍눈물을 쏟았습니다. 한 줄기가 아니라, 콸콸 쏟아지는 수돗물처럼 흘러 내렸지요. 나는 안되겠느냐며, 도망가자는 양명군의 말에 눈물은 더욱 흘렀지만, 한가인보다는 양명군 정일우의 감정선이 더 도드라져서, 연우가 왜 그렇게 폭풍눈물을 쏟았는지에 대해서는 화제가 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장면을 보면서 연우가 기억하나를 또 찾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까이 오지말라, 멀어지지도 말라"는 훤의 어명에, 감정없는 목석이 아닌 다음에야 찌리리 감정의 일렁임이 없을 수는 없었겠지요. 훤에 대한 연우의 가슴앓이, 쳐다봐서는 안되는 사람, 가까이 가고 싶으나 가까이 다가가서는 안되는 사람, 그러나 그 곁에 있고 싶은 사람 훤에게 연우는 분명 설레이고 있었지요.
서책을 보는 훤을 사랑스럽게 쳐다보기도 하지요. "내가 잘생겼다는 것은 잘 안다만, 그만 쳐다보거라. 하긴 일하는 사내가 멋져 보이기는 하지. 게다가 일국의 왕이기까지 하니 오죽 멋지겠느냐?"는 자뻑 왕때문에 쿡 하고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 성수청으로 돌아와서는 훤의 말을 생각하며, 살포시 미소를 지어보기도 합니다. 합방일이 정해졌다는 말이 그 설레임에 찬물을 끼얹기는 했지만 말이지요.

뭔지는 모르지만 가슴이 도려나가는 듯한 슬픔에, 연우는 밤하늘을 보며 아픔을 삭일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 타이밍에 양명군이 등장해서 연우의 기억 한자락을 들춰냅니다. 세자빈 간택을 앞두고 행장을 꾸려 나타난 양명군이 "나와 함께 가겠느냐"라는 말을 했던 것을 기억한 듯 싶더군요. 그게 과거 자신에게 했던 말이라는 것까지도 말이지요. 
연우의 기억은 분명 돌아오고 있는 듯합니다. 다만 과거의 모든 사건과 삶들이 일련의 기억으로 정리되어 돌아온 것이 아니라, 부분적으로만 돌아왔지만 말입니다. 연우가 모든 기억을 찾고 눌렀던 감정을 폭발할 때의 드라마틱한 장면으로 만들기 위해 아끼고 있을 뿐인 것이고요. 
연우가 자신과 관련된 모든 기억을 찾을 열쇠는 봉잠인 듯한데요, 잔실이의 옷가지를 챙기면서 얼핏 보기는 했지만, 다 꺼내 보지는 않았지요.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넣어버리기는 했지만, 봉잠이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이유때문에도 유심히 보지는 않았지요.
봉잠은 연우가 죽을 때 가지고 갔던 유일한 물건으로 연우에게는 특별한 의미였지요. 세자와 함께 나눈 연우의 행복과 슬픔이 함께 들어있는, 기억의 저장고와 같은 상징적인 물건이기 때문에 말이지요. 제작진이 특별하게 연우의 기억이 돌아오는 연출을 계획했다면, 봉잠으로 연우에게 그동안 떠올랐던 기억의 단편들을 하나로 완성시키지 않을까 싶더군요.
봉잠을 가슴에 품고 죽던 일, 아버지가 가져 온 약, 그리고 그 봉잠을 쥐어준 세자의 얼굴, 그 세자가 처용탈을 벗고 나를 알아보겠느냐고 물었던 세자와 동일인물이고, 또한 그 세자는 지금의 훤이라는 단편의 조각들이 하나의 퍼즐판을 완성하는 것이지요. 한가인의 절절한 눈물과 함께 시청자의 감정을 극도로 끌어올리게 될 듯하고요.

연우의 기억상실증은 현재진행형, 잃어버린 보따리(봉잠)의 행방은?
그런데 연우의 기억이 돌아올 결정적 단서가 될 봉잠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처음으로 봉잠이 등장해서 시청자를 긴장시키기도 했는데요, 연우가 아무 생각없이 싸버려서 지금 어디에 있는 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봉잠을 잔실이 옷보따리에 쌌는지 까지는 나오지 않아서, 지금으로서는 봉잠이 분실되었거나, 다시 궤짝에 넣어두었을 가능성, 두가지입니다. 처음 방송을 봤을 때는 보따리에 쌌다고 생각했었는데, 다시보기를 해보니 원래 봉잠을 쌌던 보자기에 싸는 장면만 나왔더라고요.

그런데 만일 봉잠을 보따리에 함께 넣었다면, 이건 좀 심각한 문제가 되겠지요. 분명 인형극을 볼 때 옆에 두고 앉았는데, 그만 그곳에 보따리를 두고 와버렸으니 말이죠. 
"전해줄 물건도 잃어버리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잊어버릴 만큼, 너를 붙잡았던 그 무엇이 있었던 게냐?", 양명의 원망섞인 질문에 연우는 비로소 자기 마음 속에 훤이 큰 자리를 차지해 버렸음을 깨달았던 연우였지요.
잔실이를 무사히 성수청으로 돌려보냈다는 말에 감사함을 전하는 연우, 양명과의 대화가 끝나고서도 연우는 보따리의 행방에 대해서는 궁금해 하지 않았지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훤의 침소에 마지막으로 들게 해달라고 간청을 하는가 하면, 설이랑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의 보따리를 싸면서도 잔실이 보따리는 신경쓰지 않았지요. 암튼 모든 것이 너무 간단명료하게 정리되고 잊혀져 버리는 연우, 너의 뇌구조가 궁금해!!! 연우의 기억상실증은 과거뿐만아니라, 현재도 계속 진행중인 듯합니다. 뇌구조 만드는 분들 연우의 뇌구조 좀 분석해 주세요^^.

그럼 연우가 잃어버린 보따리는 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봉잠이 들어있었다면 큰 문제이기에, 세 가지의 가능성에 대해 추측을 해봤는데요, 우선 하나는 양명군과 헤어진 후 인형극관람을 했던 곳에서 다시 찾아 성수청에서 잔실이에게 주었을 가능성입니다. 가능성은 5%에 불과합니다. 인형극이 영화처럼 다음회도 있었다면 모를까,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보따리가 그 자리에 있었을 리도 없고, 보따리를 임자에게 주겠다고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었을 일도 만무하죠.

두번 째는 인형극 홍보맨이 가지고 갔을 가능성입니다. 호객행위를 했던 조연의 얼굴이 상당히 오래 잡히기도 했고, 대사도 많은 편이었죠. 이 사람이 장물로 저자에 내놓을 가능성이 높지요. 물론 '해를 품은 달'이라 이름붙여준 그 봉잠은, 저자에 잠행나온 훤의 눈에 뜨일 것이고 말이지요. 
봉잠은 세자만이 알고 있는 비밀입니다. 봉잠이 저자에 나왔다는 것과 연우의 의문사, 그리고 그 봉잠의 출처를 캐는 과정에서 연우의 보따리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면, 훤이 월이 연우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결정적 단서로 스토리를 꾸려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능성 상당히 큽니다.
세번 째는 운이 챙겼을 가능성입니다. 그림자처럼 숨어서 훤을 호위하고 있었으니, 연우가 보따리를 흘리고 간 것을 보고는 챙겨갔을 가능성이 가장 높지요. 문제는 운이 보따리를 가져갔다고 하면, 봉잠이 누구의 손에 먼저 들어가느냐에 따라 스토리도 달라질텐데요, "보따리를 흘리고 가셨더군요", 라며 연우에게 아무 생각없이 전해줬다면, 연우는 잔실이에게 전했을 것이고, 봉잠은 잔실이 옷과 함께 있겠죠. 나중에 잔실이가 "이거 언니 꺼야. 언니 처음 만났을 때 언니가 품고 있었던 거야"라고 돌려줄 가능성이 크죠. 그리고 연우가 봉잠을 꺼내보고는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으며, 오열하는 장면이 만들어 지겠죠.
그런데 보따리를 전해줄 기회를 놓쳐 운이 가지고 있다면, 혹이라도 여인네의 물건에 호기심이 생겨 봉잠을 꺼내본다면, 그리고 그것이 일개 무녀가 지닐 만한 물건이 아니라는 것(아시다 시피 봉황문양 비녀는 왕실에서만 사용하는 것이기에)을 알고 훤에게 보여준다면, 훤이 월의 정체를 알게 되는 결정적 단서가 되는 것이죠.

봉잠을 보따리에 쌌다면 큰문제가 될 듯해서 상상을 해봤는데요, 연우가 봉잠을 보따리에 싸지 않고 그냥 원래 있던 궤짝에 넣어 두었다면, 물론 보따리는 단순 분실사건으로 끝나고, 봉잠은 순전히 연우의 기억을 돌아오게 하는 단서로만 사용될 가능성이 높겠지요. 연우야, 봉잠은 어떻게 한 것이냐? 설마 잔실이 옷보따리에 싼 것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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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28
2012.02.10 09:52




도살장에 끌려가듯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 훤, 중전의 허리를 끌어당기고 "중전을 위해 내 옷고름 한 번 풀지...", 심장 멎는 줄 알았습니다. 그 옷고름이 사랑때문에 푸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중전에게 몸을 줄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청자도 중전도 설레이지 않았다면, 감정선에 문제가 있는 사람일 겁니다. 아줌마도 완전 설레었다우~.
훤의 옷고름은 사실은 슬픔과 눈물이 한바가지인 눈물젖은 옷고름이었지요. 훤이 옷고름을 풀겠다고 어금니 꽉 물고 결심한 이유가 다름아닌 무녀 월(연우)를 지키기 위함이었기에, 짜면 눈물 한대야가 나올만큼 젖어있던 옷고름이기도 합니다. 
훤, 중전 윤보경과 합방을 결심한 이유
죽는 것보다 싫은 중전과의 합방을 받아들인 훤, 이번에는 지켜주고 싶었습니다. 연우를 지키지 못했던 자책감, 월을 지켜주지 않으면 안될 것같습니다. 한낱 액받이 무녀따위가 뭐라고, 그녀에게 미혹된 감정의 정체가 무엇인지 혼란스럽지만, 월이 자신의 곁에 머물고 있는 것이 그저 좋은 훤입니다. 연심? 중전 윤보경이 자신도 그 정체를 모르는 것에 대한 답을 내려주고 갔습니다. 연심이라... 무녀에게 왕이 연심을...
사람들은 왕인 훤에게 세상 모든 것을 가졌다고 말하지만, 훤은 세상의 그 무엇도 가지지 못한 왕입니다. 세상에서 가지고 싶었던 단 하나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유일하게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지지 못한 것은,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니 말이죠. 그러니 왕인 훤도, 2인자 양명군도 가슴이 뚫려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연우낭자가 떠나고 8년, 훤의 마음에 위로가 되었던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자신을 그림자처럼 지키는 운과 상선형선만이, 외롭고 적적한 마음을 잠시잠깐씩 달래줄 뿐입니다. 여전히 가슴 한 복판이 뻥 뚫린 듯한 허전함의 정체가 무엇인지, 훤은 생각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귀신처럼 나타난 연우를 닮은 무녀가 훤의 가슴에 생긴 슬픈 연못에 돌을 던지고, 훤을 흔들고 있습니다. 월과 함께 있으면 말이 많아지는 훤입니다. 무녀에게 설레이는 감정이 왕에게 허락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거리를 두려고 해도, 어느샌가 그녀 앞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되는 훤, 아니된다고 고개를 저으며 몸을 곧추 세워보려 하지만, 금세 주책맞은 몸은 월에게로 기울어져 버립니다.
"사람이기에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겠습니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 어찌 논리로만 설명이 되겠습니까", 월(연우)이 인형극이 끝나고 말하지요.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하는 무녀에게 연심을 품는 임금, 차라리 월이 무녀가 아니라, 무수리였더라면 싶었을 훤입니다. 부적이라도 좋다, 매일밤 너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좋다.
빌린 인형극 관람료는 침소에서 갚겠다고, 이따 보자는 말을 대신하고 가는 훤, 훤의 뒷모습을 보는 연우의 마음이 편하지 않지요. 성수청을 떠나기로 마음을 굳힌 연우, 훤의 뒷모습을 보며 작별인사를 하지요. 손이 허전해진 연우, 그제서야 저잣거리로 나온 이유를 깨달은 모양입니다. 들고 있던 보따리는 어디에서 잃어버렸는지 맨손입니다.
잔실이 옷가지가 들어있는데, 칠칠맞게 어디다 흘려버렸는지, 앗 봉잠!, 거기 봉잠이 들어있는데, 봉잠의 행방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혹 운이 챙겨 갔을라나? 아님 옆자리에 앉았던 사람이 주워서, 나중에 저자에 장물로 내놓는 것은 아닐까? 이런 저런 상상을 하며, 연우에게 욕 한바가지했다지요ㅎ. 기억을 잃은 것으로는 모자라니?

액받이 무녀가 아닌, 합환부적을 들여서 연우가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는데요, 액받이 무녀가 허연우와 닮았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강녕전으로 간 윤보경, 쓰개치마를 들추는 순간, 간이 콩알만해 졌는데 다행히 연우가 아니더라고요. 이 얼굴이 어디가 연우와 닮았다고 주상이 빠져있는 건지, 중전 윤보경의 발걸음에 힘이 실리더군요. 훤의 침소에서는 눈과 입에 그 힘을 다 실어서 바락바락 대드는데, 시쳇말로 부부싸움 요란했지요.
훤에게 눈 부릅뜨고 "연심이든 뭐든 잘 해보세요. 누구를 품든 교태전의 주인은 나니까. 곧 내 말뜻을 보여줄테니 기다리시라", 경고까지 무섭게 하고 돌아가는 중전 윤보경이었죠. 훤을 아주 잡아먹을 기세더구만요. 윤보경의 본성이 그러하니 훤이 마음을 주지 않는 것이 백번 이해도 됩니다. 물론 처음부터 윤보경이 그렇게 모질었겠습니까만은, 너는 훤과 이어져서는 안되는 운명이라니, 나도 도울 수가 없구나. 같은 여자로서는 참 안됐더라만...
열냥을 준비하고는 눈이 빠지게 기다리던 훤, 중전이 나타나서 한 번 '뉘슈?' 실망, 오늘따라 무슨 여자들이 이렇게 식겁하게 하게 하는지, '댁은 또 뉘슈?' 연우가 아닌 합환부적이라나 뭐라나. 합방할 생각이 없으니, 나가!! 

한가인, 그래! 바로 그거야!
월을 부르라는 어명을 거역하지 못하기에 장녹영도 연우를 훤의 침소에 가라고 허락을 해주지요. 월이 꼭 한 말씀을 전하고 싶다는데, 월이 전하고 싶은 말이 뭐였는지 침소에 가서도 안하더구만요. "강녕하십시오" 이런 말이 아니었을까 싶기는 합니다만...
연우가 성수청에서 나갈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훤은 연우를 보자마자 불같이 화를 내지요. "누가 너더러 마음대로 떠나라고 허하더냐? 소임은 누가 다했다 하느냐? 나는 아직 아프다, 심간이 고통으로 쪼그라 들고 있고, 고단해서 숨 쉴 시간도 없다". 전하가 원하는 그 분을 대신할 수가 없다고, 부득부득 떠나겠다는 연우에게 소리를 지르며 더 화를 내는 훤이었죠. 소리를 너무 질러서 목 잠기는 것 아닌가 걱정도 되더이다.
한가인 연기를 보며, '그래 그거야!'라고, 칭찬해 주고 싶었던 장면이 있었습니다. 한가인이 처음으로 대사에 감정을 실었던 장면이기도 한데, 왕에게 버릇없이 말대꾸 해가며 대들었다는 것을 떠나, 그 대사는 힘있고 좋았어요. 
경성스캔들에서 나여경(한지민)의 모습도 살짝 보였는데, 한가인이 한지민이 연기했던 당차고 똑똑한 나여경 캐릭터를 벤치마킹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더군요. 진수완 작가의 작품인데다, 시대는 다르지만 나여경이라는 캐릭터는 연우와도 비슷한 부분이 많거든요. 물론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이 장면에서였어요. 처음으로 연우가 목소리에 감정을 싣더군요. 연우도 열받았다 이거지요. "가까이 오지말라 명하신 것은 전하십니다", 원망도 섞여있었고, 반항기도 들어있었는데, 이렇게 감정이 실리니 훨씬 낫더군요. 
"멀어지라 말한 적도 없다. 네 말이 옳다.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이가 그 아이인지, 그저 너인지, 나는 혼란스럽다. 이 감정이 무엇인지 알게 될 때까지 감히 내 옆에서 멀어지지 마라... 어명이다". 심장에서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라지요. 시청자에게도 쿵쾅거렸는데, 설마 연우 네게도 아무런 감정이 전해지지 않은 것은 아니겠지? 진짜 모른다면 한 대 맞는다잉!
다행히 연우도 훤이 자신에게 보내는 감정과 훤이 신경쓰이기 시작한 그 감정의 정체를 읽기 시작했지요. 훤의 농담에 쿡! 하고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연우에게 감정의 변화가 생기는 중입니다. 훤을 생각하는 일도 부쩍 많아졌습니다. 마음에 품어도 될까?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터이니, 바라만 보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
들키지 않았다면 좋았으련만, 연우의 마음을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양명군이었지요. 두 개의 태양이 하나의 달을 동시에 보고 있으니, 위험해진 것은 달입니다. 아직은 드러나서는 안되는 달, 먹구름에 숨어버린 진짜 달이 말이지요. 

"중전을 위해 내가 옷고름 한 번 풀지"
숨은 달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또 다른 달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중전 윤보경이 간교함을 드러낸 것이지요. 액받이 무녀에 대한 훤의 연심을 이용해 훤을 겁박한 것이죠. 액받이 무녀를 들였는데도 합방을 치를 몸이 되지 못했다면, 부적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 없애겠다는 협박이었지요.
무녀 월을 살리기 위해 결국 훤은 합방을 받아들이고 교태전으로 향하지요. 원기를 돋우는 침도 맞고, 보약까지 든든하게 먹었지만, 훤의 모습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듯한 모습입니다. 발은 납덩이처럼 무겁기만 하고 말이죠. 뽀샤시 분단장을 하고 앉아있는 중전, 의기양양입니다. 얼마나 이 날을 기다렸을까요? 마음은 얻지 못했지만, 아이가 생기면 달라질 거라고 몇년을 참고 참았던 중전이었겠죠. 
"마침내 뜻을 이뤄서 좋겠소", 벼락같이 중전을 끌어당기는 훤, 곱상한 훤에게 이런 마초본능이 있었더란 말인가? "과인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차기 국왕의 모후라도 되고 싶을테지. 좋소. 중전을 위해 내가 옷고름 한 번 풀지..." 꺄아악!!!! 안방여심을 사로잡은 훤에게 시선고정한 채 비명만 내질렀다는....
대부분 남자들이 여자 옷고름을 푸는 것으로 그날의(ㅎㅎ) 의식을 행하는데, 훤은 연우를 지키기 위해 인심 크게 썼습니다. 자신의 옷고름을 풀어준다네요. 연우낭자에게 주고 싶었던 훤의 정조, 월(연우)를 위해 눈 질끈감고, 어금니 꽉 깨물고, 혀 깨물고 자결하고 싶은 심정으로 주겠다네요ㅠㅠ. 

연우의 감정선 방해한 쌩뚱맞은 양명의 고백, "나는 안되겠느냐"
그 시각, 연우는 까만 밤하늘을 바라보며 아픔을 달래고 있었지요. 훤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기 시작했던 연우, 합방일이 정해졌다는 말에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품어서는 안되는 사람, 쳐다봐서는 안되는 사람, 무엇때문인지 훤의 합방소식에 연우의 가슴이 답답하고 아려오지요. 달도 제 몸이 버거웠던 듯 스러지고, 별도 제 빛을 잃고 잠을 자는 듯, 밤하늘은 연우의 마음처럼 어둡기만 합니다.

그런데 정적을 깨고 들리는 소리, 양명군입니다. 궁을 제 집 드나들듯 시도때도 없이 오니, 양명군에게 출근부라도 하나 만들어줘야 할 듯합니다.  
"전하를 마음에 담아봤자 네게 허락된 것은 시련과 상처뿐이다. 나는 안되겠느냐? 안되는 것이냐... 나와 함께 가겠느냐. 이 심란한 상황 속에서 도망치고 싶다면, 만일 그렇다면 나와 함께 도망가겠느냐?". 당근 안돼!!!!
펑펑 눈물을 흘리는 연우에게 도망가자고 애원하는 양명군, 그 장면은 개인적으로 쌩뚱맞아서 마음에 들지않는 장면이었습니다. 연우가 한창 감정선을 잡고 훤에 대한 애틋함을 보이고 있었는데, 양명군으로 인해 연우의 감정선이 흩어졌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연우 혼자 밤하늘을 바라보며 눈물을 주르륵 흘리는 장면이었다면, 연우의 훤에 대한 감정이 훨씬 매끄럽게 연결되었을텐데 싶어서 말이죠.
연우의 눈물은 처음으로 터져나온 훤에 대한 연심이었는데, 자기는 안되겠느냐고 도망가자는 양명군의 감정이 섞여들어서, 연우가 왜 우는지를 부각시켜지 못한 장면이었습니다. 합방을 지켜만 봐야 하는 연우의 감정선이 더 중요했는데, 양명의 마음을 더 전달해 버렸으니 말이죠. 이래저래 한가인의 감정선은 연출마저 도움이 안되고 있군요. 

밤이슬 밟고 다니는 자유로운 영혼 양명군, 요즘들어 양명군 너무 이상해졌어요. 스토커가 아닌가 의심스러울 만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귀신처럼 나타나는 것이, 운은 저리가라입니다. 궐담을 하는지 궁에도 불쑥불쑥 나타나서 깜짝 놀랄 때가 많은데, 양명군은 궁 차림새가 그게 뭐래요?. 공복도 갖춰입지 않고, 갓까지 턱하고 쓰고 나타나지를 않나, 선물공세에 달밤의 사랑고백까지, 착각왕자에 스토커 기질이 농후한 집착병 캐릭터로 변질되고 있는 중!
눈물은 왜 그렇게 자주 흘리는지, 뻑하면 울어요. 연우가 들려준 말, "그만 아픔은 내려놓으라"는 말에 홀딱 반했다고 사랑고백을 하는데, 양명 너에게는 사랑이 참 쉽구나! 월이 연우라는 것을 알고 좋아한다면 또 모르겠지만, 연우의 말 한 마디때문에, "내가 보고 있는 사람은 그 아이가 아니라 너다"라는 고백을 하고, 도망가자고 눈물을 글썽이니, 연우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당황스럽겠죠.  
아무튼 걸핏하면 함께 떠나자고 하는데, 예나 지금이나 어쩌면 그리도 매번 일방적인 것인지...연우와 감정의 교감이라도 왔다갔다 한 후에, "난 왕자도 뭣도 다 버리고 너랑 떠날 수 있다. 나와 함께 가자"고 프로포즈를 해도 먹힐까 말까인데, 상대방 감정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확인도 안해 보고 '일단 나랑 도망간 후 나를 사랑해 봐라' 식이니, 자유로운 영혼이 아니라, 멋대로 영혼같기도.ㅎ;;
사실 양명군과 연우가 비주얼적인 케미가 더 와닿아서, 정일우와 한가인이 함께 있는 장면이 더 어울리기는 한답니다. 양명군에게 "자유로운 영혼이 대감님이십니까?"라며, 웃는 연우 모습도 좋았고요. 한가인은 이렇게 웃고 울며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해 줄 필요가 있어요. 대사에는 생동감을 더 살리도록 하고 말이죠. 훤에게 화를 내듯 감정을 표출했던 장면에서도 그랬고, 나즈막하게 감정조절없이 전달하는 대사보다 훨씬 낫더라고요. 역시 사람은 무녀가 되었건 기억상실증에 걸렸건, 사람냄새가 나야 해요.

그나저나 훤의 합방은 어떻게 될까요? 훤의 옷고름에 수 만개의 매듭을 만들 수도 없고, 옥대를 강력접착제로 붙여버릴 수도 없고,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맺어지면 안되는 인연이라면 둘 중 하나는 거품을 물고 쓰러지든지, 둘의 합방보다 중대한 일이 터지든가 해야 하는데 말이지요.
물론 합방은 이뤄지지 않을 거라는, 둘의 합방에 부정이 탔다는 복선이 나오기도 했지요. 물론 중전 윤보경도 만만치 않은 조력을 했고요. 액받이 부적인 줄 알고 합환부적의 쓰개치마를 내리라 했으니, 부정 탄 합환부적이 효력을 발휘할 리는 만무하고, 훤에게 쫓겨나기 까지 했으니, 합방은 이번에도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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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9 12:55




죽어라고 달려왔더니 잘못 찾아왔다고 다시 돌아가라네요. 뭔가 빵 터질 분위기가 동장군의 기승으로 처마밑 고드름처럼 얼어버렸던 해를 품은 달 11회였죠. 연우의 기억과 월의 정체를 두고 제작진 고무줄 놀이중이십니다. 스토리의 전개가 주춤하기는 했지만, 여러가지 복선들이 던져지기는 했습니다.
우선 훤이 연우의 죽음에 의문을 가지고 파헤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승정원 일기를 빼내와 연우가 죽었던 싯점의 기록들을 살피는가 하면, 선왕 성조대왕의 상선내관을 찾아 비밀을 알아내기 위한 떡밥을 던졌죠.
그리고 또하나는 양명의 질투가 불러 올 파장입니다. 인형극을 관람하는 훤과 연우를 본 양명, 무녀 월마저 그에게 허락되지 않는 것인가, 아니 그녀마저도 훤을 먼저 봤더란 말인가, 심한 자괴감에 뭔가 폭발할 기세이니 말이죠. 훤에 대한 질투와 2인자의 비극을 어떻게 표출할 지가 관건일 듯합니다. 양명이 사랑때문에 뒤집힐 위인은 아닌 듯하지만, 세상에 양명에게 허락된 단 하나가 없다는 것이 양명군을 훼까닥 돌아버리게 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요.
가장 중요한 복선 하나는 연우가 기억을 반쯤은 기억했다는 것입니다. 한가인의 표정에서 연우의 심경을 좀처럼 읽기가 힘들기는 하지만, 연우는 분명 봉인이 풀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 결정적인 예가 호판에게 따지는 오지랖 넓은 연우의 모습과 인형극장에서 훤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드라마 내용과 함께 정리해 가겠습니다.

도무녀 장녹영도 이런 실수를? 장녹영의 말실수와 빵터진 옥에 티
연우를 낚아 채 "나를 알아보겠느냐? 나는 양명군이다"라며, 연우의 정체를 확인하려는 순간, 짜잔하고 나타나 주시는 신력넘치는 장녹영, 양명군에게 엄포를 놓지요. "이어져서는 아니될 인연입니다". 연우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버렸죠. 
양명의 입에서 "연우낭자"라는 한마디가 나올 수도 있었던 긴박한 순간, 장녹영의 방해로 연우는 훤의 침소로 향해 버렸지만, 왜 다들 "나를 알아 보겠느냐?"는 질문만 하는지... 앞에 '연우낭자', 혹은 '연우야' 한마디 넣는 것이 아까운 남자들이라죠.ㅎ 물론 연우는 "그 분과 제가 많이 닮았나 봅니다" 라며, 무심한 표정으로 넘겨버리겠지만 말이죠.
그런데 도무녀 장녹영은 양명군에게 큰 말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이어져서는 안될 인연'이라는 말로, 그녀가 모시는 신의 목소리가 아니라, 장녹영만이 알고 있는 비밀을 흘려버린 것입니다. "대감뿐아니라 저 아이도 함께 위험해질 일입니다. 저 아이가 정쟁의 표적이 될 수도 있음을 어찌 헤아리지 못하십니까? 저 아이를 조금이나마 아끼시는 마음이 있다면 발걸음을 멀리 하셔야 합니다".
큰 실수가 보이죠? 현재 연우의 신분은 성수청에 등록된 무녀이자 액받이 무녀로, 장녹영의 신딸이라는 정보가 다입니다 그런데 무녀를 가까이 하는 것이 무슨 정쟁의 표적이 되는 일일 것이며, 양명군과 연우가 위험해 질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왕족과 무녀의 스캔들로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를 일이기는 하겠지만, 정쟁의 표적이라는 말로 확대시켜 버린 것이지요. 양명군이 조금만 생각을 깊이 하면, 장녹영이 왜 연우를 그렇게 보호하려는지 의심을 가질 수 있는 일... 잔실이 뿐만아니라, 장녹영(전미선)도 입이 신중치 못하기는 매한가지;;
아, 장녹영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가지 옥에 티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네요. 김영애와 더불어 가장 사극연기를 출중히 보여주고 있는 전미선이, 대왕대비전에서 나오는데 보니 엉뚱한 신을 신고 있더라죠. 까만 하이힐을 신었더군요. 중전 윤보경을 보고 놀라 내려오는데, 그 걸음소리가 쿵쾅쿵쾅하고 하도 크게 들리기에 봤더니, 치맛자락 사이로 드러나고 만 하이힐.ㅎㅎ 아무튼 계단 내려오는 소리가 하도 커서 군화신고 내려오는 줄 알았습니다.

소름돋았던 잔실이, 배누리의 빙의연기
연우의 서체와 월의 서체가 같은 것에 의문을 품었던 훤의 폭풍질문이 이어졌지만,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말로 훤을 허탈하게 해버린 연우였습니다. 연우의 편지를 보여주기는 한겨? 암튼 이 부분은 나오지 않아서 연우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더군요. 무엇이든 기억해 보라며, 뭔가 한가닥 희망을 찾고 싶은 훤에게 돌아온 말은, "제발 이제 그만 하문을 거두소서. 소인은 전하께서 원하는 답을 올리 수가 없습니다. 소인은 전하께서 원하시는 그 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더 하문하실 것이 있다면 그 분께 직접 확인해 보십시오".
"저는 연우낭자가 아니라니깐요. 궁금하면 직접 그 분께 물어보시든가요?", 연우의 대답을 상기해 보니 연우에게 훤이 연우의 마지막 편지를 보여주지 않은 것 같군요. 연우가 죽은 줄 모르고 있으니 말이죠.

성수청에서는 입을 잘못놀린 잔실이가 쫓겨났는데요, 잔실이(배누리)의 연기에 소름이 잠깐 일더군요. 여주인공의 밍밍한 연기를 보니, 조연배우들의 연기력마저 더 눈에 확확 들어오네요;;. 양명에 빙의된 듯한 잔실이, 산 사람의 말과 생각도 옮길 수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양명의 마음을 전하는데도 한가인, 그저 멀뚱멀뚱 바라만보고 있어서, 뭐야? 싶었네요. 잔실이가 자신을 보면서 "도망가자, 나와 함께 도망가자. 나라면 너를 지켰을 것이다. 나라면 너를 이렇게 내버려 두지 않았을 것이다"라는데도, '아 그러셔요?'의 표정은 쩝... 눈 동그랗게 뜨고 경악하는 눈연기는 이런 데서 보여주는 것이랍니다^^.
여튼 훤의 폭풍질문을 받고 돌아온 연우는 더 이상 성수청에 머물 수 없다고, 장녹영에게 떠나게 해달라고 말하는데요, 자신의 존재가 혼란만 주는 것같다는 이유였지요. "그 분께 필요한 사람은 제가 아닙니다. 차라리 떠나드리는 편이 그 분을 돕는 길인 듯 싶습니다". 연우와 닮은 자기때문에 훤을 더 힘들게 한다고 생각하는 연우입니다.

봉잠 '해를 품은 달'이 등장한 의미와 복선
잔실이의 옷가지를 챙겨 저잣거리로 나온 연우, 옷궤짝에서 봉잠을 꺼내 잠깐 보는 연우였지만, 미동조차 하지 않는 연우였지요. 연우가 봉잠을 꺼냈던 장면은 큰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어둠 속에 숨겨져 있던 '해를 품은 달'이 8년만에 세상에 나왔다는 것은, 연우의 봉인된 기억이 풀린다는 복선과 함께, 교태전의 진정한 주인이 돌아왔다는 상징적인 의미이기도 합니다. 봉잠이 연우의 기억을 돌아오게 할 결정적인 열쇠가 될 듯한데, 안타깝게도 연우가 큰 관심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말이지요.
물론 봉잠을 보고도 연우의 기억은 아직은 오리무중입니다. 자신이 죽을 때 품에 안고 갔던 정표마저 알아보지 못하는 연우, 정녕 그렇게까지 너의 모든 기억이 닫혔더란 말이냐! 해도 너무 한다..

연우의 기억은 저잣거리에서 돌아오는 듯한 징조를 보였지요. 지전 앞에서 설과의 대화를 떠올리기도 했고, 대장간을 지나면서는 설이 대장간에 다녀오겠다는 말을 생각하며 갸웃거리기도 했지요. 나례연에서의 장녹영의 경고, 축국장의 세자, 그리고 "나를 알아 보겠느냐? 잊어주길 바라느냐?", 처용탈을 벗은 세자의 말들이 연우의 머리를 혼란스럽게 헤집지요.
혼란스러운 기억들에 휘청이는 순간, 스윽!하고 연우의 허리춤에서 멈춘 손, 꺄악~ 훤이었더군요. 잠시 정담을 나누는 데이트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세자 혼자 심장 벌렁거리고 있는 듯하더군요. 연우야, 제발 감정 좀 전달해줘봐!!! 훤은 아주 연우의 얼굴을 눈에 빨아 들일 기세더구만, 우째 그리 멋진 남정네 앞에서 두둥~하는 감정의 동요도 없는 것이냐?
여튼 감정적으로 여인 연우가 되기는 아직 멀었지만, 총명한 연우의 기억은 찾은 듯해 보였습니다. 서두에 연우의 기억이 돌아오고 있다는 복선이 나왔다고 말했는데요, 그 결정적인 예가 호판에게 따지는 오지랖 넓은 연우의 모습이었죠. 연우는 반쯤은 연우낭자로 돌아와 있는 상태입니다. 감정선이 이어지지 않았을 뿐이지, 호판에게 따지는 모습은 과거 저잣거리에서 엽낭을 훔쳤다는 누명을 씌워 설이를 피떡칠을 하게 했던 윤보경을 훈계하는 모습으로 돌아갔죠. 사실은 기억회복과 결부시켜 보려고, 긍정적 모습만을 찾기 위해 억지로 연결시킨 것이긴 합니다만.
무녀 주제에 비단옷을 입은 양반님에게, 호판의 옷을 더럽힌 아이를 용서하라고 참견할 수 있나, 신분을 망각한 행동이 아닌가 싶어서 말이죠. 더군다나 호판이 "나로 말할 것같으면 호조판서" 어쩌고 하는데, 버르장머리없이 말을 싹자르고는, "그리 높으신 분이시라면, 더더욱 아량을 베풀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했으니, 경을 쳐도 수십 번을 쳤을 일이었죠. 말문 터진 연우, 일장연설까지 해버리죠. 요지는 높은 관직에 있는 분이니 더더욱 검소해야 하고, 국산품을 애용하라는 일침까지... 호판 눈 뒤집어지고 뒷목잡고 쓰러지죠. "저 년을 포도청으로...". 
여전히 헛갈리고 긴가민가하는 중이지만, 호판에게 훈계를 하는 모습은 자신이 무녀라는 것을 잊고, 정확하게는 홍문관 부제학 허영재의 여식 허연우라는 똑똑하고 바른말하는 소녀로 잠시 돌아갔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일종의 무의식적인 행동은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 내지는, 기억회복이라는 이유를 줘가면서 말이지요. 

그런데  한가인의 연우는 당차고 올곧은 사고방식의 소유자같기는 한데, 왜 아슬아슬 위태로워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시대에도 어른들에게 그런 식으로 훈계하면, 아무리 옳은 말이라 할지라도 버릇없다는 소리 듣기 십상이걸랑요! 무엄하게도 왕에게 "저는 바빠서 먼저 실례~"하면서 쌩 가버리기까지 하는 연우였죠. 그렇잖아도 대사가 밋밋사고, 사극톤이 아니라고 가루가 되도록 까이고 있는데, 이번회도 책읽는 긴대사에, 비호감 오지랖 훈계질에다 왕에게 등을 보이고 쌩 가버리기 까지, 혹시 제작진과 작가가 한가인 안티는 아니겠죠? 
웬만하면 한가인 좀 살살 다루시죠. 한가인이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긴대사와 버릇없는 행동은 시청자들에게 표적이랍니다ㅎ. 대비마마 포스를 내던 양반다리는 한가인이 조신한 모습으로 바꿨더군요. 고치려는 노력, 굿!!!

가슴떨리게 한 김수현(훤)의 사랑고백, "내가 많이...아주 많이 좋아했다"
포도청에 끌려갈 뻔한 연우, 위기의 순간에 비호처럼 나타나 연우의 손을 끌고 도망 친 훤, 응큼스럽게 연우를 계속 졸졸 따라왔더구만요. 물론 연우의 말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엿듣고 있었고 말이죠. 오지랖 좀 그만 떨라는 훤에게, "전 목에 칼이 들어와도 옳지않은 일을 그냥 못 지나쳐요. 더구나 그 아이가 물어줘야 할 비단옷이 얼마나 비싼데...(헉, 임금님도 비단옷 입으셨네),  암튼 높은 자리에 계실수록 더 검소해야 합니다". 말은 옳은데, 훤이 연우를 중전으로 맞이하면, 비단옷은 조선비단으로, 더 검소하고 싶으면 무명 용포를 입어야 할 판이라죠. 우리 영부인도 이런 검소함을 배워야 할텐데...
연우의 눈에 들어온 인형극단, 뭐가 생각이 났는 지는 한가인의 눈빛이나 표정에서 알 수는 없었지만, 여튼 뭔가가 생각이 나긴 했나 봅니다. 반면 촉촉히 젖어드는 훤의 눈빛, 왜 이렇게 연우낭자를 떠오르게 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지 말입니다. 
훤은 인형극에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엉덩이가 배기고 등짝도 아프고 좀이 쑤시지요. 그런데 월(연우)은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열심히도 보고 있지요. "너는 이런 저질 공연이 재미있느냐?", "옙". 연우의 얼굴을 뚫어지게 보는 훤, 연우는 생각하지요. "'또 내게서 연우 그 분을 느끼고 있는 게로구나', 그분은 만나 보셨습니까?". "만나지 못하였다. 그 아이는 이미 이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연우는 그제서야 알지요. 훤이 가슴에 묻고 사는 연우라는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무녀는 혼령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들었다. 네가 그 아이에게 좀 전해 주겠느냐?". 8년전 못했던 훤의 고백, "세자빈에게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은데 전하지 못하였단 말이다, 놔라 놔라" 하면 울부짖었던 훤, 오랜 시간이 걸려 연우에게 못했던 고백을 하지요. 
"내가 많이...아주 많이 좋아했다...".
사실 이 장면을 보면서 한가인의 표정분석을 여러 각도로 해봤는데요, 연우가 기억을 찾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든 기억은 아니더라도, 처용탈을 벗었던 꿈속의 낭군님 얼굴이 훤이었다는 것을 기억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지막에 훤이 씨익 살인미소를 한 방 날렸는데, 그 장면은 세자 훤이 탈을 벗고 연우에게 웃어주던 그 웃음과 같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김수현이 연기분석을 잘했다는 생각 역시 함께 들었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김수현은 자신의 대사톤을 버리고, 연우에게 고백하는 장면에서는 여진구의 대사톤을 그대로 재현했지요. 연우가 기억을 되찾았을 거라는 단서를 시청자들에게 주기 위해서 였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연우 또한 자신이 '훤의 연우'라는 사실을 엔딩장면에서는 알고 있었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훤의 고백에 한가인이 감동먹은 얼굴로 눈시울이 살짝 불거지기도 하고, 엷게 웃음을 짓기도 했는데, 그런 감정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거든요.
훤의 미소는 연우에게는 잊혀지지 않는 모습이기도 하지요. 그리운 이의 미소, 이것마저 잊어 버렸다면 연우 너의 머리카락 열 올을 뽑아버릴 거얌!!! 아무튼 연우가 조금씩 기억을 찾은 것같지 않나요? 물론 앞으로도 오래동안 시치미는 뗄 것같지만 말이죠

궁시렁궁시렁
***현금을 가지고 나오지 않은 훤 대신, 선뜻 열냥이라는 거금을 내주고 인형극을 관람하는 돈많은 연우. 아니 무슨 인형극 관람료가 닷냥이나 돼요? 아무리 VVIP석이라고는 하나, 1인당 닷푼이라면 몰라도 닷냥이라니, 조금 보태면 집도 한채 사겠더이다. 
***한가인의 머릿속에 들어가보고 싶더이다. 기억이 돌아온 건 지, 안돌아왔대도 훤의 애절한 눈빛을 그렇게 덤덤하게 받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더이다. 연기가 좋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메마른 감정표현때문에 시청자 가슴도 말라가려고 한다우.
***한가인을 위한 대사조언--굉장히 무례인 오지랖인 것은 알지만 한가인의 대사는 강약이 없다는 것이 가장 문제에요. 단어나 문구의 첫마디에 강세를 넣어보면 어떨까요?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요. 진하게 쓰인 글씨체는 강하게 치는 식으로요.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신하들을 쥐락펴락하는 훤, 김수현의 하회탈같은 파안대소 연기가 참 좋더이다.
***한가인의 달덩이같은 얼굴, 카메라 감독님, 여배우의 이미지도 고려를 좀 해주시와요. 눈 크게 뜨는 호러물은 피한다 싶더니, 화면이 미어터지게 한가인의 얼굴을 클로즈업시키는 다른 악취미가 생겼더군요;;. 연우에 대한 없는 신비감도 사라지려고 한답니다. 추위때문인지 얼굴표정도 굳어있는데, 그걸 또 그렇게 크게 클로즈업하시다니...
***연우의 기억상실증은 한가인의 연기력 논란을 가중시키는 치명적 설정이 되고 있습니다. 한가인이 크게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은, 기억상실증이라는 연우의 상황때문에 감정자제를 하고 있다고도 생각하고도 싶어집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아무리 기억상실증이라고는 하나, 8년동안 무녀라는 신분으로 살아온 모습마저 느끼지 못하게 하고 있어요. 8년동안 무덤에 묻혀 있다가 나왔대도 믿어질 만큼, 희노애락의 감정을 모르는 듯한 모습은, 한가인의 연기력 논란을 가중시키는 단점만이 되고 있지요. 사람 냄새가 안나니, 연기도 생명이 없고요. 기억상실증이 한가인을 이도저도 아닌 모습으로 보이게 하고 있다는 생각을, 저만 하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네요.

더욱이나 한가인을 맹스럽게 만드는 것은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에 대해 고민하거나, 자신에게 일어나는, 혹은 떠오르는 기억들을 맞춰보려는 생각조차 안하게 한다는 겁니다. 잔실이가 성수청에서 쫓겨날 때 분명 자신과 관계된 일로 입을 잘못놀려서 였음에도, 연우는 무엇때문에 신모님이 그러실까?를 생각해 보지 않죠. 그냥 "힘드니 저도 나가겠어요, 내 보내주세요" 식이죠. 
연우가 너무 바보스럽고 황당스럽게 느껴졌던 장면은, "무녀는 신내림을 받음과 동시에 전생의 기억과 연을 모두 끊어내야 합니다. 해서 저 역시 더는 전생을 생각하지도 기억하지도 않사옵니다"라고 대답하던 장면입니다. 왜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않으려 할까요? 
아무리 무녀가 되었기로서니, 자기의 과거에 대한 호기심이나 궁금증이 없는 연우에게서 느껴지는 해탈의(?) 상태를 보고, 시청자는 연민이나 애틋함을 느낄 수가 없죠. 연우가 불쌍하다는 생각보다는 답답스럽게만 보이니, 맹한 연우가 더 느껴지는 것이지요. 자신에 대한 연민을 정작 연우에게서 느낄 수가 없는데, 시청자가 연우가 애닯겠느냐고요. 가뜩이나 사극연기에 어색하고, 대사가 무미건조한 한가인에게 기억상실증은 좋은 설정이 아니었습니다. 얼른 기억을 회복해야 해요! 기억을 회복하면 연기가 좀 더 나아지려나, 솔직히 기대하는 마음이 있기도 하고요.

한가인에게 기억 회복과 함께 새로운 모습의 연우를 보여줄 기회를 한 회라도 빨리 주는 게 좋을 듯합니다. 한가인이 이런 이도저도 아닌 상태에 더 머물러 있는다면, 연우라는 캐릭터의 매력이 사라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까지는 아역 김유정이 나오는 회상씬과, 김수현의 연우에 대한 그리움으로 성인 연우를 살리고는 있지만, 언제까지 회상씬에 기댈수만도 없는 노릇이고요. 결국 연우라는 캐릭터는 다른 누구도 아닌 한가인이 만들어가야 하니까 말이지요. 마음을 다잡고 부족한 대로 한가인의 연우를 사랑하려고 하다가도, 감정몰입이 잘 안되니 아직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네요. 기억이 돌아온다면 좀 나아질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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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4 10:46




김수현의 눈물연기와 풍부한 감정연기가 시청자를 울게 했던 해를 품은 달 10회 하이라이트는, 훤이 연우의 마지막 편지를 읽는 장면이었지요. 월의 정체가 드러나려는 긴장감 팽배해 있던 순간, 시청자를 더 놀라게 했던 것은 양명군이었죠. 월을 불러오라는 훤의 명령에 침소를 향하던 연우를 낚아 채서 "나를 알아보겠느냐?"며, 깜짝등장한 양명군때문에 간이 콩알만 해졌네요. 예고편없는 해품달 미워욤!.
드라마의 흐름상 개인적으로는 무녀 월이 연우라는 것이 밝혀지는 것이 너무 빠른 전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월과 연우의 서체가 같다는 것에 경악하는 훤때문에, 월의 정체를 드디어 훤이 알게 되는 것은 아닌가 상상의 나래를 펴다보니, 뭔가 부자연스러운 드라마의 흐름이 예상되더군요. 연우의 기억이 돌아오는 것이 먼저여야, 액받이 무녀의 신분으로 정체를 감추고 훤을 바라만 봐야 하는 연우의 애틋한 감정이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연우의 정체 누가누가 알았나?
잔실이가 양명군에게 월의 정체에 대해 발설을 했는지 까지는 모르지만, 양명군은 월의 정체를 알면서도, 액받이 무녀인 연우의 정체를 공개하는 것이 연우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감추고, 혼자 가슴앓이를 더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양명의 해바라기는 드라마 내내 시청자를 가슴아프게 할 것같네요.  
월의 정체를 눈치 챈 운 역시 마찬가지의 심정으로 연우를 보호하려 들것으로 생각되더군요. 염의 방에서 연우가 만들어 준 책깔피를 보고, 월의 서체와 같다는 것을 운 역시 알았고, 염의 집을 엿보고 있던 설과 검을 겨루는 과정에서 여인이었다는 것도 알아버렸지요. 성수청에서 월과 함께 지내는 설을 본다면, 운은 연우의 정체를 확신하게 될 듯하고요. 하지만 과묵한 운검답게 입은 굳게 닫을 듯싶더군요.
문제는 훤이 먼저 월의 정체를 아느냐, 연우가 기억을 먼저 찾느냐인데, 물론 동시에 이뤄진다면야 못다한 사랑을 이제부터 쭉~이러고 끝내버리면 되겠지만, 10회밖에 진행되지 않은 드라마에 벌써부터 엔딩모드가 나올리는 없겠죠. 또한 아직은 그럴 형편이 못되지요. 기세등등한 외척세력과 중전 윤보경의 존재, 그리고 이빠진 호랑이라고는 하나 대왕대비 윤씨가 자신들의 죄를 토설할 리는 없을테니 말입니다.
훤과 연우 모두 위험에 빠질 수 있는 문제이기에, 연우의 정체를 드러내는 일은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일입니다. 훤이 강력한 왕권을 행사하고 있다고는 하나, 조정에는 믿을 만한 훤의 사람도 많지 않기에, 더더구나 조심해야 하는 일이죠. 훤에게 강한 세력이 될 수는 있지만, 의빈이라는 이유로 정치활동이 금지당하고 반연금상태에 있는 염이 당장 사림을 규합해서 나설 수도 없는 문제이고 말이지요.
지금은 훤의 의심단계, 즉 세자빈 연우의 죽음에 대한 의혹을 가지는 것으로 드라마가 진행될 듯한데요, 그렇다고 연우를 언제까지 기억상실증으로 가둬둘 수는 없는 일, 이쯤해서 연우의 봉인된 기억이 풀어져야 한다고 예상됩니다.
그리고 그 단서들이 던져졌는데요, 연우의 기억을 회복시키는 결정적 단서가 연우의 마지막 편지와 연우의 꿈, 즉 나례연에서 세자가 처용탈을 벗기 직전의 꿈입니다.

연우, 훤과 양명의 기억에서 자신을 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연우가 훤과 양명군의 기억을 읽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지만, 실은 연우의 기억들이었죠. 물론 신기가 있었다면야 다른 이의 과거를 읽기도 했겠지만, 연우는 신기와는 거리가 먼 단순한 기억상실증에 걸린 처자일 뿐입니다. 연우의 회상씬을 보고 왜 자신의 얼굴을 기억못하느냐고 의문을 가진 분도 있겠지만, 그건 당연한 일입니다. 연우는 자기가 봤던 울부짖는 세자와, 함께 떠날 수 있겠느냐고 물었던 양명군의 얼굴을 기억했던 것이지, 그 장면을 통째로 기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사방이 거울로 둘러싸인 세상에 살았었다면야 가능도 하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니 왜 연우가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보고도 기억을 못하느냐고 반문할 수는 없는 일이죠.
연우와 함께 있는 장면은 시청자를 위한 회상씬이지 연우는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는 것이 정상입니다. 무슨 초능력이 있어서 유체이탈로 궁에서 쫓겨나는 자신과 훤의 모습을 동시에 봤다가 기억해 낼 수 있을 것이며, 양명군과 마주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겠습니까? 당연히 회상씬에서의 소녀를 연우는 볼 수 없죠. 그러니 자신 얼굴을 기억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훤과 양명의 기억은 그 소녀가 되어 훤과 양명을 봤던 것이 아니고, 그저 기억속에 있던 두 사람의 모습만을 떠올렸기에, 그들이 상대하고 있는 소녀가 자신이라는 것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상태인 것이지요.

연우의 기억을 돌아오게 할 연우의 꿈
반면 연우의 꿈은 온전히 연우만을 위한 기억입니다. 꿈을 대신 꿔줄 수는 없는 것이잖아요. 꿈 속의 소녀는 연우 자신이었고, 연우는 악몽을 꾸죠. 무서운 탈바가지가 자신을 어디론가 끌고 가고, 탈바가지를 벗으려는 순간에 꿈에서 깨버려, 번번히 얼굴을 보지 못했지요.
그리고 곧 연우가 그 꿈의 다음장면을 보게 되리라는 것이 암시가 되었는데요, 처용탈을 벗은 세자의 얼굴을 보게 되리는 것입니다. 물론 세자를 보고 있는 이는 연우 자신이었고요. 연우꿈이니까요. 그리고 모르긴해도 뒷장면에서 이어졌던 이름이 무엇이냐?라는 기억까지 꿈에 나타날 수도 있겠죠. "허연우라 합니다. 보슬비라는 뜻도 되겠구나" 어쩌고 했던 장면으로 말이지요. 잠에서 깨어난 연우, 눈이 왕방울만큼 커지겠죠. 허연우, 연우, 훤이 그토록 그리워 하고 슬픔으로 간직하고 있는 연우라는 여인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는 말이죠. 
어디까지나 다음회가 나오기 전에 상상해보는 것이지만, 연우가 꿈 완결편을 꾸게 되는 것이 훤이 보여준 편지를 본 이후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더군요. 훤의 침소에서 연우는 자신이 쓴 편지 세 통과 마주하게 되겠지요. 제가 예상하는 장면은 일단 '소스라치게 놀란다', '주마등처럼 스치는 자신이 죽던 날의 기억과 마주한다', 그리고 '바르르 떨면서 기절한다'입니다. 기절해서 잠에 빠져든 연우는 땀범벅이 되면서 그 날밤 나례연 꿈을 꿀 것이고, 탈을 벗고 해맑게 웃어주는 세자의 살인미소와 마주하지 않을까요? "잊으라 하였느냐? 잊으려 했으나 내 너를 잊지 못하였다", 지금들어도 가슴벌렁거리는 짜릿한 대사를 날렸던 세자의 얼굴과 말이지요.

연우의 기억을 돌아오게 할 결정적인 단서, 세자 훤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
기절을 하지 않더라도 연우가 기억을 찾을 것이라는 중요한 단서는 편지에서도 읽을 수가 있었습니다. 훤의 오열에 함께 울다가 놓친 부분이 있었는데, 갑자기 그 부분이 퍼뜩 떠오르더군요. 결정적 단서가 바로 연우가 세자저하에게 쓴 마지막 편지에 있었다는 생각에 미치더군요. 아버지가 연우에게 잠드는 약을 먹인 것은 연우와 장녹영, 그리고 시청자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었죠.
그런데 그 비밀을 연우가 세자에게 누설을 했다는 점입니다. 바로 편지에 쓰여진 이 대목입니다. "아버지께서 곧 약을 가져오실 것입니다. 허면 영영 세자저하를 뵙지 못하겠지요". 연우는 아버지가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탕약을 다리는 것을 알았고, 아파 누워있는 동안에 장녹영이 아버지와 한 얘기도 어렴풋이 들었고, 심지어 게슴츠레 눈을 떠서 장녹영의 얼굴을 보기도 했었지요. 아버지가 곧 약을 가져오실 것인데, 그 약을 먹으면 자신은 죽을 것이라는 것을 연우는 실수(?)로 세자에게 남기는 편지에 쓰고 말았던 게지요.
같은 서체의 편지를 보고 연우 역시 같은 필체를 보고 놀라기는 하겠지만, 연우가 소스라치게 놀라는 반응을 보일 편지는 죽기 전에 남긴 마지막 편지일 거라 생각됩니다. 연우가 봉인된 자신의 기억과 싸우고 있다는 것은 연우의 악몽, 그리고 훤과 양명군을 마주할 때 스치는 장면들입니다.
신기로 다른 사람의 기억을 읽고 있다고 생각하는 연우지만, 이상한 점은 그들의 기억을 마주하는 사람(소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총명한 연우라면 그 소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남자들에게만 관심을 가지죠.ㅎㅎ 물론 무녀로서 다른 사람의 과거를 읽는 신기라고 생각했을 뿐이지만요.
훤의 산책길에 동행했던 연우는 은월각에서 연우라는 이름을 부르며 우는 훤의 세자시절 모습을 기억했지요. 어린 연우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세자의 오열씬을 회상시켜준 장면이었고, 연우의 얼굴을 뿌옇게 처리한 것은 연우 자신은 자기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는 상징적인 기법입니다. 우리가 꿈을 꿀 때 분명 그 자리에 있지만, 내 얼굴은 보지 못하듯이 말이죠. 
연우는 은월각에서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지는 않았지요. 우는 세자 훤의 모습만을 기억했을 뿐입니다. "혹 이곳에 전하의 추억과 슬픔을 묻으셨습니까? 이곳에서 눈물을 흘리시는 분이 전하이십니까?"라고 물었지요. 비록 화면에는 연우의 얼굴도 나왔지만, 연우(월)는 소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죠. 그것은 자신이 그날 본 세자에 대한 기억이 돌아왔기 때문이었던 거죠. 물론 신기라고 생각했을 뿐, 자신의 기억임을 알지 못하는 연우였지만 말이지요.
연우는 자신과 관계된 인물들과 마주할 때 봉인된 기억들이 하나씩 풀리고 있는 중인데, 특히 슬픈 인연들과 마주할 때 봉인이 풀리고 있는 중입니다. 장녹영과 설이의 경우는 연우의 슬픔속 인물들이 아니어서 인지, 아웃 오브 안중이지만 말이죠.

편지는 특히 연우에게는 마지막으로 전하는 세자에 대한 마음이자, 생을 정리하는 순간에 쓴 것이었기에, 연우에게는 잊혀질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연우의 꽃편지에서는 한 소녀의 수줍고 설레이는 마음을 읽을 것이나, 필체가 흐트러진 눈물범벅의 마지막 편지에서는 무엇을 읽을까요? 연우 자신과 연우를 안고 우는 아버지일 듯합니다. 사랑하는 딸아이에게 죽는 약을 먹이는 아버지, 그것을 알면서도 약을 마시고는 아버지의 품에서 잠든 소녀, 연우가 아무리 기억을 상실했다고는 하나, 설마 아버지의 얼굴까지 잊었을 리는 없지 않을까 싶어요.
지난 밤에 연우가 자면서 어머니를 부르는 장면도 있었는데, 어머니 신씨의 꿈에 나타난 연우를 교차로 보여주기도 했었지요. 이는 어머니의 얼굴을 연우도 기억한다는 말과도 같은 장면이었죠. 저자에서 쓰개치마로 연우의 얼굴을 가려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보게 하지 못한 것도, 연우의 기억에서 어머니의 얼굴이 지워지지 않았음을 말하는 장면이기도 했고요. 고개 숙인 연우는 신씨의 얼굴을 애써 보지 않으려는 의도적인 연출을 했으니 말이죠.

기억이 돌아왔으나 월로 살아가려는 연우, 왜?
연우가 죽기전에 자신이 쓴 편지를 보고 기억이 돌아올 가능성이 큽니다(물론 제 생각이고 상상입니다만). 그리고 그동안 훤과 양명군과 마주하고 있었던 인물이 연우 자신이었고, 훤의 추억과 왕의 기억에 자리한 연우라는 소녀가 자신이었음을 알고는 소스라치게 놀라겠지요.
그런데 기억이 돌아온 연우는 오히려 더 강하게 자기는 연우가 아니라고 부정을 할 것이라 생각이 되는데요, 물론 "제가 연우에요. 전하 그리웠습니다, 전하 전하 전하"라며, 닭똥같은 굵은 눈물 뚝뚝 흘리며 회포를 풀수도 있겠지만, 영민한 연우라면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에요. 바로 '아버지가 가지고 올 약'이라고, 자신이 남긴 글귀때문에 말이지요.
연우는 지금 아버지가 죽었는지 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딸을 죽였다(죽이려 했다)는 것이 알려지면, 아버지와 집안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더구나 마성의 선비, 조선의 동량이 되어야 할 앞길이 창창한 염 오라버니의 인생도 끝났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고요.
비록 아버지가 자신을 죽이는 약을 먹였으나, 신병이 들었다는 도무녀 장녹영의 말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을 연우는 어린 나이에도 알고 있었지요. 그렇게 속깊고 배려심이 많은 연우였으니, 아버지와 오라버니를 위해서도 자신이 그 연우라고 밝힐 수는 없을 듯합니다.

그럼 연우가 계속 무녀 월인 채로 살아야 하느냐? 그건 안될 말이지요. 조선의 달인데 말이지요. 푸는 것은 태양 훤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훤 역시 연우의 서찰에서 아버지가 약을 가져오면 죽게 된다는 연우의 말에 의문을 가질 것은 훤의 성격상 자명한 일이죠. 학식과 인품, 덕망이 높았던 대제학 허영재가 세자빈으로 간택되었던 딸아이를 아프다고 죽였다?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 의문점이겠지요.
월이 자신은 그 연우가 아니라고 강하게 발뺌을 해서 월과 연우가 동일인물이라는 희망은 버린다 할지라도, 훤의 성격상 세자빈의 의문사를 그냥 넘어갈 리는 없겠죠. 죽어가면서 마지막까지 힘을 내서 자신에게 남긴 말이 강녕을 비는 것이었는데, 가엾은 연우를 위해서라도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지 않을까 싶네요. 
연우 또한 훤과 알콩달콩한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이 연우라는 것을 실수로 흘릴 가능성들이 많죠. 기억에서 돌아온 연우가 무녀 월 행세를 완벽하게 할 수만은 없을테니 말입니다. 기억이 돌아왔지만 감출 수 밖에 없는 연우, 그 복잡한 심경을 한가인이 연기로 쨍하고 빛을 발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고요. 완소드라마 해품달, 연우가 언제 기억이 돌아올까를 생각해 보다 이런 예측을 해 봤는데요, 제 상상이 마음에 드셨는지요. 재미있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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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3 09:31




연우를 그리는 훤의 눈물, 김수현의 연기가 실종된 연우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살려낸 해를 품은 달 10회였습니다. 함께 있어도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는 가혹한 운명, 왕과 왕의 횡액을 받아내는 액받이 무녀라는 신분의 거리는 두사람의 마음을 확인하기 어렵게 합니다.
무녀에게 끌리는 훤은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스스로를 미친놈이라 생각할 테고, 훤에게 다가서고 싶어하는 연우는 쳐다봐서도 안되는 불경죄이기에, 가슴에 슬픔만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습니다. 무녀 월이 연우이기를 바라는 훤과 자신이 연우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닿을 듯 닿지 못해 시청자의 애간장을 태운 밤이었습니다.

월에게서 느껴지는 연우의 그림자, "너의 정체가 대체 무엇이냐?"
연우의 볼에 생긴 상처를 본 훤의 마음이 편치 못하지요. 어의를 불러 간밤의 고신(?)을 치료해 주는 훤, 말리는 상선을 설득하는 훤은 달변가였죠. 어찌그리 앞뒤 아귀가 딱딱 맞는지 누구도 토를 달지 못하지요. "저 아이의 몸이 편치 않으면 과인에게도 해가 될 터, 이는 저 아이가 아니라 과인을 위한 것이다". 어의에게 침을 맞는 연우, 힐끔힐끔 연우를 훔쳐보는 훤이지요. 서책을 읽은 척 하고 앉아 있었지만, 글이 눈에 들어왔겠니?
저자에 나가 종이를 사왔던 연우, 반성문을 썼지만 몸뒤짐을 당해 빼앗기고, 다행이 운의 손에 서찰이 들어오게 되었지요. "들풀은 비록 아름답지는 않으나 쓰임이 있고자 하고, 무녀는 비록 인간이 아니라 하나 전하의 백성이 되고자 합니다".
'무녀도 사람이니 무시하지 말아달라?', 짧고 굵게 한 방 먹었다고 웃는 훤이지요. 사서오경을 읽은 무녀, 역시 행간에 칼을 숨겼다 생각하는 훤입니다. 수려한 서체에 형선이 자라목을 빼고는 훔쳐보고 변명을 해보지요. "한자를 아는 무녀도 신기하지만, 이런 서체를 구사하는 무녀 또한 신기하여...". 연우의 첫 편지를 받았을 때의 흥분되고 떨렸던 설레임이 교차하는 훤, 그런 훤의 마음을 상선 형선이 못 읽을 리 없습니다. "그 아이는 연우아가씨가 아닙니다". 
그렇잖아도 월의 서찰에 연우가 더 생각나서 속이 시끄러운데, 상선이 지난 밤에 중전이 다녀갔다고, 딴에는 상처받은 중전의 마음을 위로해 주라고 훤의 마음을 돌려보려 하지요.
물론 훤이 상선의 말에 중전에 대한 얼음장같은 마음을 풀리는 없지요. 합방일까지 서로 거리를 두고 심신을 정화시키라고 내의원과 관상감에서 일렀는데, 심신정화에 방해되니 "다신 강령전에 오지마", 이런 엄포를 놓고는 쌩하니 나와버리는 훤이지요.
무녀를 바라보는 훤의 눈빛은 여인을 바라보는 그것이었음을 모를 리 없는 중전입니다. 과거 연우를 바라보던 훤의 눈빛과 같은... 무녀에게 까이다니, 윤보경의 자존심 금가는 소리가 마른하늘 천둥소리보다 컸다지요. 연우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사하는 지밀나인까지 침투시키는 윤보경, 독기 품은 눈을 보니 어떤 해코지를 할 지, 그 인생이 가엽기는 하나, 교태전의 주인이 아닌 네가 교태전을 차지하고 있으니 벌어지는 일이라는데 난들 어쩌겠니? 네 아비와 네가 저지른 죄에 대한 인과응보라고 생각하려무나.

가슴떨리게 한 김수현의 농익은 눈빛연기
침수시간, 잠자리에 들어야 할 훤이 독서삼매경에 빠져있죠. 서책을 보는 척했지만 실은 연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게지요. 연우의 서찰에 꽁해(?) 져서 맹랑한 무녀와 담론을 하기 위함이었죠. "진심어린 간언과 사사로운 감정에 치우친 원망은 엄연히 다른 것입니다. 글쓴이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읽는 자의 편견과 주관이 개입되면 오해가 빚어집니다. 전하께서 그리 느끼셨다면 그리 느끼실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전하가 오해하는 것은 도둑이 제발 저린 것 아니냐는 말이었죠. 한 대 더 맞아버린 훤입니다. 어쩜 이렇듯 연우를 생각나게 하는지 혼란스러운 마음을 추스리기 어려운 훤이지요. 
시강원 스승이었던 허문학이 "세상 만물을 한 순간에 밝힐 수도 있으며, 세상 만물을 한 순간에 어둡게 할 수도 있는 것이 무엇이겠냐?"는 수수께끼를 내고는, 정답의 이유를 설명해 주었었지요. 눈꺼풀, "배움에 있어 경계해야 할 두 가지 중 하나는 정답을 안다고 자만하는 오만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잣대로만 사람을 판단하는 편견입니다". 이날 훤은 염을 스승으로 받아들이고 예를 취했지요. 그리고 다과상을 마주하고는, 실은 누이가 용기를 주었다는 말을 들려주었지요. 아첨으로 얻은 진심이 아닌 마음을 얻을 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무엇이 진정 세자저하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면서 말이지요. 허문학의 그 누이가 궐담하던 자신을 꾸짖던 그 연우였음을 알았던 것은, 그리고 얼마되지 않아서 였지요.  
월(연우)의 대답은 연우와 스승 염을 더욱 그립게 만들고, 마음을 잡지 못하는 훤은 저녁산책을 나가지요. 물론 인간부적 연우를 대동하고서 말이지요. 발길이 닿은 곳은 연우와의 추억이 서린 은월각이었지요. 굳게 닫힌 은월각, 훤의 얼굴에 슬픔이 지나갑니다. 그리고 연우에게도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지요. 연우를 부르며 오열하는 세자, 그리고 슬픈 눈물을 머금고 나가는 소녀, 고개를 돌려 버리는 훤에게서 세자의 눈물이 보입니다.
"혹 이곳에 전하의 추억과 슬픔을 묻으셨습니까? 이곳에서 눈물을 흘리시는 분이 전하이십니까?", 허걱 그렇지 않아도 월에게서 연우의 그림자를 보고는 마음 심란해서 찬바람을 쐬며 마음을 추스리려 했건만, 자신의 기억을 읽다니 훤이 제정신이 아니죠. "이제부터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 맞춰보라"며 연우를 바짝 끌어당기지요. 숨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아주 바짝 말이죠. 김수현의 농익은 연기에 심장 벌렁거렸던 것은 저뿐만이 아니었겠죠? 홍야홍야~~ 진짜로 가슴이 두방망이질을 하더구나!
무엇보다 이 장면에서 돋보였던 것은 김수현의 눈빛연기였습니다. 한가인에게 시선을 고정은 하고 있었지만, 상대를 가지고 놀듯 눈빛표정을 다양하게 바꾸기도 했고, 한가인을 쳐다보는 눈빛에는 상대방의 감정을 읽으려는 여유마저 느껴졌으니 말이죠.

"나를 미혹하지 마라, 네가 나의 연우가 아니라면..."

그런데 훤의 눈동자가 수상스럽습니다. 재빠르게 뒤를 따르는 수행원들을 스캔하는 훤, 훤의 행동에 다들 고개를 떨구고 '우린 못봤어요' 하고 있는 수행원들을 따돌리고 연우의 손을 잡고 줄행랑입니다. 눈을 피해 단둘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훤의 꼼수였지만, 전하 그렇게 심장 벌렁거리게 하면 아니되시와요.
연우를 데리고 한 전각으로 들어간 훤, "대체 네 정체가 무엇이냐, 너는 월이 아니다. 나를 정말 모르겠느냐? 정말 나를 만난 적이 없느냐?". 역시 대답은 아니라는 말뿐, "저를 통해 누구를 보고 계십니까? 연우라는 그 분입니까? 허나 소인은 그 분이 아닙니다".
아니라는 것을 훤도 압니다. 헌데 자꾸 무녀가 연우가 되어 가슴을 헤집는 것을 어떡하라고? "대관절 네가 무엇이기에 감히 나를...(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냐?)", 끝말을 삼켜버리는 훤, 애써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홀로 침수들겠다며 연우를 돌려보내지요. 실은 매일 밤을 꼬박 세우는 연우를 쉬게 하고픈 깊은 속내때문이었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밤낮이 바뀐 연우이니 좀 피곤에 찌들었을까? 게다가 간밤에 고초까지 겪었으니 편히 쉬라는 그런....
한편 연우를 닮은 무녀를 찾아 다니던 양명군은 우연히 잔실이를 만나 연우의 거처를 알게 되었지요. 처음으로 연우의 생존사실을 알게 된 듯도 한데, 잔실이가 월이 연우라는 것까지 발설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훤의 침소에 들어가는 연우를 붙들어 "나를 알아 보겠느냐?"라고 묻고는 끝나버려서 궁금증 폭발지경입니다. 단순히 저자에서 만났던 자신을 알아보겠느냐는 질문이었는지, 연우에게 하는 질문이었는지 잘 모르겠어서 말이지요. 물론 뒷장면은 '저는 공무수행중이라 이만총총'하면서 연우가 훤의 침소로 향해 버릴 것으로 예상되지만요.

한가인의 패기넘치는 양반다리, 뜨헉!

김수현의 꽉찬 태양처럼 좋은 연기와는 대조적으로 이지러진 달의 모습을 보여준, 뭔가 전환점이 되는 한 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한가인의 연기는 여전히 아쉽습니다.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대사처리의 감정부족은 그렇다치더라도, 얼굴을 바짝 들이댄 김수현의 눈빛에 압도만 되었지, 그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연우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 것은 아쉽더군요. 코 앞에 얼굴을 들이 댄 왕, 놀라고 당황스럽기도 했겠지만 두근거림이 느껴지지 않는 흔들림없는 미동의 표정은 석고상... 
그리고 한가인이 문제인지 연출진이 문제인지, 한가인의 떡 벌어진 어깨는 추위때문에 겹겹이 껴입은 옷때문이라고 이해도 되고, 영하 20도의 추위속에 촬영을 하려니 그것까지 뭐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야외가 아닌 실내에서는 두툼한 어깨나 등의 비주얼도 모니터링을 해보심이 어떠할런지요. 상당히 우람합니다;;
왕의 침소에서 침을 맞는 한가인, 양반다리 폼새는 겁날 정도로 위풍당당하더이다. 아무튼 연우 한가인의 패기돋는 표정과 양반다리에 뜨헉! 양반다리야 어쩔 수 없다지만, 그래도 왕 앞인데 무릎 간격을 좁히는 조심성 정도는 보여야 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영양가 없는 쓴소리라고 생각하시지 말고 연출의 디테일도 신경을 썼으면 합니다. 왕 앞에서 무녀의 팔을 걷고 침을 놓는 것도 이해불가였지만, 사극에서 앉은 채로 침맞고 있는 모습은 부위에 따라 그럴 수도 있다고는 하겠지만, 참으로 생소한 장면이었네요.

그나저나 큰일났습니다. 연우의 정체를 훤이 진심으로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바로 연우의 필체때문이었지요. 시청자를 눈물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김수현의 눈물연기가 감정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던 장면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동안 끊긴 듯한 연우와의 애틋함을 연결시켜준 것은 김수현의 뛰어난 감정, 눈물연기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김수현 홀로 우는 장면만으로도 연우에 대한 아련한 기억들까지 오버랩되면서, 격한 화학반응을 일으켰으니 말이죠.
연우와 염이 그리웠던 훤, 염을 궁에 입궐하라는 은밀한 명을 내리지요. 물론 귀신처럼 양명과 염을 깜짝 놀래키면서 운이 밀명을 수행했고요. 벗들과의 대화에 빠지지 않은 연우에 대한 기억들, 누이에 대한 그리움으로 별당으로 향한 염이었지요. 연우의 방에 들어서자 마자 염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합니다. 유난히 정이 각별했던 염과 연우, 연우의 바둑판에서 염은 한 통의 편지를 발견하게 되지요. 세자 훤에게 전해지지 못했던 연우의 편지였지요.

시청자 울린 김수현의 오열연기, 연우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을 살려내다
염이 전해준 연우의 편지를 받고서도 훤은 한동안 편지를 읽지 못합니다. "세자저하, 마지막 힘을 내어 이 서찰을 남깁니다. 소녀 떠나기 전에 세자저하를 뵌 것만으로도 많이 행복합니다. 소녀와의 일은 추억으로 남기고, 소녀의 몫까지 강령하소서". 연우의 편지를 읽으며 오열하는 김수현,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마지막까지 힘을 내어 이 서찰을 남겼는데, 정작 나란 놈은...얼마나 아팠겠느냐...얼마나 괴로웠겠느냐...그 정갈했던 서체가 이토록 흐트러지다니...".
흐트러진 서체를 보며 에전 연우의 편지를 둔 화각함을 가져오라는 훤, 연우의 편지를 보다 훤은 경악하고 말았는데요, 무녀 월의 서체와 연우의 서체가 똑같았다는 것때문이었지요. 월을 불러오라는 훤, 훤은 월에게서 기억을 잃은 연우를 찾을 수 있을까요? 연우가 기억을 찾는 것이 먼저일 지, 훤이 무녀 월이 연우임을 알아채는 것이 먼저일 지, 훤이 월이 연우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연우의 죽음에 대한 미스테리를 풀려고 들텐데, 대왕대비와 윤대형, 그리고 장녹영까지 바람 앞에 등잔불이 될 듯합니다. 아무튼 빨리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월의 정체를 알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김수현의 오열장면은 드라마 감정선을 잡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김수현의 눈물연기에 그동안 연우와 세자 훤의 애틋했던 감정들이 되살아 나면서, 세자 훤이 왕 훤으로 완벽하게  합체된 순간이기도 했지요. 아역연기자 여진구에서 김수현으로 넘어오면서 느껴졌던 캐릭터의 간극이 완벽하게 메꿔진 것이지요. 눈물연기 하나로 캐릭터의 간극을 메꿔버리는 김수현, 세자 훤과 교감하고 있었던 시청자의 애틋한 감정을 왕 훤에게로 고스란히 이체시킨 정말 좋은 연기였습니다. 시청자를 울린 김수현의 눈물연기와 함께, 특히 은월각 앞에서의 농익은 눈빛연기는 연기력이 차오르는 태양, 김수현으로 표현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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