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장'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0.21 '선덕여왕' 설원공이 미실에게 준 빨간서첩의 비밀은? (94)
  2. 2009.07.18 찬란한 유산: 유승미(문채원), 유학 보내지 마라 (21)
2009.10.21 06:58




다음주 미실의 난을 예고하며 선덕여왕은 그 정점을 찍게 될 8부능선에 접어들었습니다. 미실의 죽음으로 이어질 다음주가 덕만공주의 여왕 즉위를 위한 최대 고비가 되겠네요. 마지막을 향한 미실의 최후 선택은 정변, 즉 난이었지요. 그런데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뚜벅뚜벅 걸어간 미실의 계획은 무엇이었을까? 옥이 깨지듯 찬란히 부서지고 싶다는 미실의 생애 마지막 불꽃놀이에, 미실은 무엇을 감춰두고 떠나려고 하는 걸까? 미실이 마지막으로 그려둔 지도는 무엇일까? 아마 비담에 관한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일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일까요? 저는 그 힌트를 이번 44회 설원랑이 전달해 준 빨간 서첩보에서 찾아 봤습니다. 이는 물론 제 개인적인 추측에 불과할 뿐이지만요.
미실이 준비한 계획을 말하기 앞서 간단한 선덕여왕 44회 리뷰부터 하겠습니다. 화백회의 의결과정을 다수결로 하자는 덕만공주의 발의는 보기좋게 부결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예상한 일이었지만요. 한 수씩 건네 받았다는 미실의 말에도 덕만공주는 의기양양해 하지요. 왜냐면 표면상으로는 덕만공주에게 지지가 몰표로 이어올 것으로 내다봤거든요. 안건은 부결되었지만, 조세감면안과 화백회의 만장일치제의 폐해를 여론화시키면서 군소귀족들과 백성들의 마음이야 덕만공주에게로 기울 것은 자명한 일이거든요. 미실은 덕만공주의 이런 계산까지 앞서 내다봅니다. 미실의 지지기반이 이탈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고, 결국 형국은 미실이 쥐구멍으로 몰린 양상이 되버렸지요.
하지만 미실은 크게 당황하지 않아요. 덕만이 군소 귀족세력과 백성의 지지를 얻었다면, 미실은 올가미를 얻었거든요. 그래서 아마도 미실이 덕만에게 한 수씩 주고 받았다고 했을 거에요. 그리고 미실은 덕만공주를 옭아 맬 확실한 덫을 준비합니다. 덕만공주도 보통내기가 아닌데 유인을 하려면 강한 것이어야 겠지요. 그런데 덕만공주가 아주 좋은 힌트를 던져줬지요. 바로 미실이 쥐고 있는 화백회의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화백회의 구멍을 교묘히 이용하는 것이었지요. 미실은 덕만공주에게 미리 언질도 해줍니다. 덕만공주의 정무참여 거부안을 화백회의에 안건으로 발의할 수도 있다고요. 그리고 미실은 한번 뱉으면 반드시 시행한다는 듯 진짜로 발의를 해버리지요.
그런데 덕만공주의 정무권 박탈 안건을 관철하기 위해 미실은 교묘한 방법을 동원합니다. 덕만공주 편인 김서현공과 용춘공에게 몽혼약을 먹여 깊은 수면에 빠지게 한 다음, 회의장 문을 걸어 잠그고 미실측 대등들만이 단독처리하겠다는 심산이었지요. 물론 이 계획은 성공한 듯 보였지만, 알천랑과 유신랑이 이끄는 시위부(공주근위대)의 무력진입으로 무사히 김서현공과 용춘공이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하고 덕만공주의 정무박탈 안건은 일단 부결이 됩니다.
덕만공주나 춘추, 알천랑, 유신랑은 다행이다 싶어 가슴을 쓸어내렸겠지만, 한 사람 회심의 미소를 짓는 사람이 바로 미실이었지요. 이 모든것이 미실의 치밀한 계획하에 이뤄진 것이었으니까요. 미실은 거사를 앞두고 설원공에게 은밀히 지시를 합니다. "비천하고 비열하고, 누구나 알면 그 천박함에 치를 떨 수 있는 것을 꾸미라"는 것이었지요.
44회를 보면서 다시 한번 선덕여왕 드라마의 치밀함에 혀를 내둘렀네요. 미실이 설원공에게 지시한 비열하고 치졸한 방법이 의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는 말이에요. 미실이 의도한 것은 칼의 명분이에요. 그런데 대의명분 없이 무턱대고 칼을 뺄 수는 없는 일이지요. 그런데 덕만공주가 너무 좋은 힌트를 주었지요. 바로 화백회의 만장일치제의 문제였지요. 영리한 미실은 덕만공주에게 그대로 반사~하며 한방 먹여버린 것이지요. 상대가 칼을 빼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 미끼가 덕만공주의 정무권한 박탈 안건이었고, 비열한 방법으로 김서현공과 용춘공의 발을 의도적으로 묶어 버린 것이지요. 또한 미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일, 상대가 먼저 칼을 빼도록 유도하는 일까지 성공을 합니다. 공주호위대인 시위부가 무장을 하고 화백회의장에 들어왔다는 것은 덕만에게 역모의 누명을 씌울 수도 있는 올가미였던 거지요. 방식은 3류였지만 미실 머리는 인정. 

알천랑과 유신랑이 이끄는 시위부가 화백회의장에 무장진입을 했다는 것은 병부에게 병사를 동원하는 대의명분을 실어줍니다. 물론 다 의도한 것이었지만요. 설원공은 유신랑과 알천랑이 "죽여주십사"고 나올 것도 다 계산을 해 두고 궁수를 배치해서 활을 쏘게 한 치밀한 준비를 했지요. 결국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드라마에서는 석품랑이 먼저 칼을 빼들기는 했지만 미실의 마지막이 될 '미실의 난' 그 서막을 알리는 북이 울렸습니다. 둥~둥~
그리고 군사를 대동한 불나방 미실이 불꽃을 향해 덤벼드는 것으로, 선덕여왕은 질풍노도의 항해길에 올랐습니다. 다음주에 치열한 미실의 마지막 불꽃놀이가 진행될텐데 한 주가 몹시도 길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그럼 이글의 제목으로 잡은 빨간 서첩보의 정체에 대한 수수께끼로 돌아가서 제 개인적인 추측을 덧붙여 볼까해요.요즘 들어 누각에 앉아있는 미실의 평화로운 모습이 유독 많이 나오고 있는데, 참으로 자태가 아름답고 고혹적이십니다. 미실의 상념을 깨고 동생 미생랑이 다가와 묻지요.
"누님, 꼭 하셔야 겠습니까? 누님답지 않아 보여요. 당대의 평가가 욕은 들을지라도 역사 속에서는 빛날거에요. 헌데 이 일은 그 모든 것을 허물어 버릴 수 있을 겁니다. 누님은 이치에 맞지않은 일을 하신 적이 없습니다".
미실은 불현듯 사다함의 얘기를 꺼냅니다. 딱 한번 이에 맞지 않은 일을 했다고요. "사다함과 연모를 했고,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가려 했었습니다. 그것은 나와 맞지 않는 일이었어요. 그 이후로는이에 맞지 않은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그때와 비슷한 마음입니다. 이 미실도 이를 버리고 꿈을 쫓아갈 겁니다. 부서지더라도, 옥이 깨지듯 찬란히 부서질 것입니다" 에휴,,,너무나 멋진 명대사였답니다. 미실은 죽기전에 너무 멋진 대사를 남기고 가네요.

미실의 이 말속에서는 저는 두가지 속 뜻을 찾았어요. 비담에 대한 모정과 끝내 이루지 못했던 꿈을 위해 마지막으로 불사르고 싶은 집착...다 가진 미실이었지만 그녀는 사랑을 갖지 못한 여인이었어요. 사다함의 죽음으로 그녀에게 순수한 사랑은 끝이었지요. 권력과 야심을 위한 사랑을 했을 뿐이에요. 사다함과의 사랑 역시 이루지 못했듯이,버린 아들 비담에 대한 사랑도 그녀에게는 질긴 미련으로 남아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다함을 쫓아 이득을 버리고 도망쳤던 그때처럼, 한번도 사랑을 베풀어주지 못했던 아들 비담을 위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던져주고 가고 싶은 모성, 그런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미실과 미생의 대화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다음 장면에서 유심히 보게 된 것은 설원공이 내민 빨간서첩보였어요. 무엇이 들어 있을까? 뭐길래 설원공이 "왜 지금 이것을 가져오라고 했냐"고 물었고 "새주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을까?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혼자서 추측을 해봤답니다. 미실이 그랬지요. "그것을 남긴 것은 애초에 설원공을 얻고 설원공의 불안을 달래려 함이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제 불안을 달래려 합니다. 우리가 실패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설원공이 "허면..?."하고 물으니 난데없이 미실이 "네, 비담입니다. 오늘 밤은 밤은 참으로 깁니다. 그날 밤처럼요"라며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났지요.
첫번째로 문제의 빨간서첩보에 대해 추측한 것은 사다함이 미실에게 남겼을 연서는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사다함의 마음이 담긴 연서를 그 동생 설원공에게 넘겨 주면서 설원공의 마음을 잡고, 한편으로는 "사다함을 잊겠습니다" 하고 설원공에게 미실의 마음을 전하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그런데 왠지 약해요. 또한 '그날 밤처럼 오늘 밤도 길다'는 말을 생각해 보니 확률은 적어보여요.
그러면 그날 밤은 언제를 말하는 것이었을까요??? 저는 진흥제의 승하일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을 해봤어요. 진흥제가 승하할 때, 미실이 빼돌린 것이 바로 진흥제의 유언장이었지요. 미실이 유언장을 감추고 진지제를 옹립했고, 진지제는 비담, 즉 형종을 낳아줬는데도 배은망덕하게도 애초의 약속을 저버리고 황후에 올려주지 않았어요. 그러자 미실이 유언장이 조작이었음을 밝히며, 화랑들의 낭장결의로 진지제를 폐위시켜 버렸지요. 그리고 즉위한 인물이 동륜태자의 아들 진평왕(백정) 이에요. 물론 진지왕 사이에 낳은 비담은 버려졌고요. 
진흥제가 남겼다는 유언장의 진위를 아는 사람은 미실과 이일에 깊숙이 관련된 설원랑이었을텐데 갑자기 궁금해지는 거에요. 과연 진흥제가 후사로 지목한 왕자가 동륜태자였을까? 금륜왕자였을까? 혹시 진흥제가 진지왕(금륜태자)을 후사로 책봉한다는 유언장을 남기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만약에 그랬다면 정말 금륜태자(진지제)만 불쌍하게 된 것이겠지만. 아무튼 그 진지왕의 아들이 바로 미실과 사이에 낳은 비담이잖아요.
미실은 난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런데 죽기전에 한가지 꼭 아들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이 있겠지요. 그것이 비담의 출생의 비밀을 밝혀주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진지왕을 후계로 삼으라는 유언이 공개가 된다면, 폐위된 진지왕은 성골신분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고, 그 혈육인 비담은 황실의 일원으로 인정이 되는 것이지요,. 어찌보면 가장 정통성있는 후계자 순위에 설 수 있을 것이기도 하고요.
황후가 되겠다는 야욕으로 버려 버린 아들 비담, 자신을 너무나도 쏙 빼닮은 비담, 큰 꿈을 가지고 덕만공주를 택했다는 비담을 위해 찬란히 부서지고 싶어하지 않았을까요? 오래된 유언장의 진실을 밝히면서요. 이는 어디까지나 제 추측입니다. 정말 빨간서첩보에는 뭐가 들어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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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8 06:52





찬란한 유산이 시작되면서부터 고은성, 선우환, 유승미, 박준세의 4각관계는 예상된 것이었습니다. 4각관계의 결말이 방영 전부터 나온 상태라 드라마의 포인트는 고은성과 선우환의 사랑이 어떤 식으로 걸림돌을 맞을지, 그 과정과 동기에 있어 다른 드라마와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찬란한 유산의 신선함은 부잣집 아들 선우환과 하루아침에 고아가 되버리고 모든 것을 잃은 고은성과의 만남이 아니라 장숙자 사장의 파격적인 유언장에 있었습니다. 찬란한 유산이 시청률 40%를 넘긴 이유는 국민남동생 이승기, 인상녀 한효주를 내세운 젊은 청춘 남녀의 얽히고 설킨 애정관계 때문만은 아니었지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생면부지 남에게 단 일주일간의 만남으로 전재산을 주겠다는 유언장의 파격성에 있었습니다. 유산의 향방에도 시청자들은 네사람의 애정관계 못지않게 촉각을 곤두 세우며 지켜보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찬란한 유산을 시청하면서 중반부정도 쯤에 한가지 우려되는 일이 생겼고, 그런 부분을 글로 쓸까 고민을 해왔습니다. 찬란한 유산의 매력은 딱 꼬집자면 현실적이라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막장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비현실적인 막장 코드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백성희의 치밀한 악녀 역할도, 유승미의 영악한 내숭 악녀 연기도 너무 현실적이었습니다. 유승미의 악녀캐릭터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저는 문채원이 유승미의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했다고 평가합니다. 좀더 악독하게, 좀더 표독스럽게 연기하라는 시청자들의 요구가 막장드라마의 재생산에 기여를 하고 있음도 시청자들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지요.
유승미를 아내의 유혹에서의 애리나 다른 드라마에서 나온 악녀들의 연기에 견주면서 답답하다고 하지만 만약 유승미가 애리가 되었다면 드라마는 현실성을 잃고 끔직한 스릴러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25년간 내성적이고 차분한 성격으로 활달하지는 않지만 반듯하게 살아온 그녀가 사랑때문에 하루아침에 눈에 살기를 띠고 거침없는 범죄형 대사들을 뱉어가며 시종일관 눈꼬리 치켜뜨는 것을 봐 줄 수도 없지만, 현실적으로 애리같은 악녀가 우리사회에 실제로 존재하기는 할까 싶기 때문입니다. 애리같은 인물들은 드라마가 만들어 낸 몇천만 분의 일에 속하는 인간형일 거라는 생각입니다.
그런 사람이 실제로 우리 주위에 널려있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하지요. 그러니 유승미라는 갈팡질팡하며 선과 악에서의 어정쩡한 캐릭터에서 이탈하지 않은 문채원은 유승미라는 인물을 현실적으로 보여주었고, 연기도 한층 성숙했다고 생각합니다. 유승미가 선우환의 조강지처도 아니었고, 선우환이 유승미에게 책임지을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는데 유승미가 애리로 변해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요? 
그건 그렇고..
지금 걱정이 되는 부분은 바로 유승미의 진로문제입니다. 드라마초반에 유승미의 유학을 점쳤던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작가의 놀라운 현실감각에 매료되었습니다. 찬란한 유산의 작가는 먹히지도 않을 우연을 남발해 드라마를 작위적으로 끌고 가지않았고, 개연성을 적절히 이용해 드라마를 현실적으로 써왔습니다. 현실적이고 탄탄한 대본과 연기자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에 시청자들이 호응하면서 찬란한 유산이 사랑받아왔던 것입니다. 때문에 드라마 속의 인물들에 대해서도 보다 현실적인 결말을 생각하면서 애초에 가졌던 저의 생각들을 수정하면서 '유승미의 유학절대반대'를 홀로 외치고 있었습니다. 작가의 마음과 통하길 바라면서요. 

그런데 지난 24회에서 우려되는 일이 터졌네요. 박태수와 손을 잡고 음모를 꾸민 백성희는 승미에게 장사장의 해임가결안으로 임시주총이 열리고 장사장의 해임이 가결되면 회사운영에서 전면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게되면 환은 다시 미국으로 가서 공부를 마치지 않겠느냐며 이번에는 환을 따라 유학을 가라며 승미에게 준비를 하라고 합니다.
이대목에서 깜짝 놀래 버린 것입니다. 우려했던 것이 언급되니 고민을 하기 시작했지요. 제가 유승미를 유학을 가라마라할 입장은 물론 아니지만 애정관계의 결말을 이런 식으로 끝내는 식상함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유승미의 진로문제는 선우환과 고은성의 관계에 좌우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유승미에게 환과의 이별이  감당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엄마 백성희에게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그녀가 처한 현실입니다.
우선 법적으로 피소되어 있는 백성희는 어떤 식으로든지 법적 처벌을 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은성이 보험금 부당횡령 사실에 대한 재판을 신청한 상태에 있으므로 백성희는 민사상으로 재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은성이 용서와 화해의 명목으로 고소를 취하할 수도 있겠지요.
저는 드라마에서 남용되는 이 용서와 화해의 코드도 달갑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엇갈린 사랑으로 행해지는 온갖 추악한 음모들, 목숨까지 위협하고, 부모도 죽이고 형제도 죽이는 흉악한 범죄가 난무하면서 과거의 원한과 배신, 복수 등으로 일그러진 드라마가 갑자기 모든 걸 화해와 용서의 이름으로 게임오버시켜 버리는 드라마의 결말에 배신당한 기분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시청자의 기분이 어떤지, 작가나 제작진이 이해는 하고 있을런지 모르지만 악인들의 눈물겨운 최후 변론으로 시청자들의 동정심 내지는 이해를 구하는 결말에 얼마나 맥 빠지던지요...
드라마의 훈훈한 결말을 위한 응징이 흐지부지 되버리는 걸 보면 일종의 패배감마저 느껴지는데 제가 힘이 있어서 결말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좋은게 좋다니까 싶어서 적당히 넘어가기는 합니다. '어차피 드라마니까' 라며 최면을 걸어가면서 말이지요.
백성희가 법적으로 처벌받게 될 보험금 부당횡령이나 박태수와의 야합으로 꾸미는 짓에 대해서는 사실 관심이 없습니다. 은성이 고소를 취하하거나 장사장의 용서로 처벌받지 않아도 그냥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은우의 유기문제에 대해서만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습니다. 은우는 보호를 받아야 할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은우를 보호자 은성에게 알리지 않고 대구까지 내려가 고아원 앞에 버린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도의적으로, 법적으로 죄를 물어야 합니다. 나 또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데 엄마를 떠나서 인간으로서, 백성희가 은우를 유기한 죄가 훈훈한 결말을 위해 용서된다면 분노하게 될 것같습니다.

백성희의 처지가 이런데 유승미가 유학을 갈 수가 있을까요?
사실 개인적으로 드라마 초반부터 생각했던 결말은 지금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고은성과 선우환이 연결되고 박준세는 자신의 일에 충실하면서 두사람의 행복을 빌어주고, 유승미는 유학을 가게 될 것이라는. 그럼에도 찬란한 유산은 스토리가 매우 현실적이었고 인물들도 사실적이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유승미의 유학에 반대를 하는 것입니다.
유승미가 유학을 가기 힘든 이유는 우선은 유승미의 경제력입니다.
유학이 돈없으면 어렵다는 것은 경험하고 있는 제가 압니다. 물론 유승미는 일을 할 수 있는 나이이고 아르바이트를 해가면서 학비를 벌 수도 있겠지만 초기 유학비는 백성희가 대야합니다. 그런데 살아있는 고평중은 다시 생존신고를 해야하고, 그렇게되면 보험금을 벌금까지 합해서 토해내야 하는데 이 의무는 실수령인이 백성희가 해야 합니다. 물론 고평중도 법적처벌을 받아야 하겠지만 사망신고를 철회해야 떳떳하게 일을 할 수도 있고, 신분회복은 필수적인 것이지요(사실 이런 법적인 문제는 잘 모르는데 이분야에 대해 아는 분이 이글을 읽으면 답변좀 해주세요).
돈을 수령한 백성희는 가진 재산에서 받은 보험금을 변제해야 하는데 유승미의 유학은 무슨 돈으로 가능할까요? 백성희의 자산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1~2년으로 끝날 유학도 아닐텐데 부담이 클것입니다. 더구나 유승미는 진성에 입사한지 몇달밖에 안됐으니 모아놓은 돈도 없을테고.

다음은 가장 중요한 문제인 유승미의 학업에 대한 의지입니다.
유승미는 유학에 대한 생각이 애초에 없었습니다. 고은성만 유학을 보내준 것에 서운한 백성희가 돈을 빼돌려 승미 앞으로 아파트를 샀다지만 고평중이 승미를 유학보내지 못할 처지는 아니었습니다. 승미는 대학원까지 한국에서 다녔는데 그 돈은 새아버지 고평중이 댔습니다. 돈이 없어서 유학을 못간 것은 아니었지요. 환이 뉴욕에서 유학하고 있을때 백성희에게 졸랐으면 얼마든지 승미도 유학을 갈 수 있었다는 겁니다.
따라서 승미는 유학까지 필요한 전공이 아니었거나 유학에는 뜻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환이 가니까 같이 가겠다? 환이 가게 된다면 설득력이 있으나 문제는 환이 뉴욕으로 가지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유학할 생각도 없었던 승미가 실연당했다고 혼자 유학을 간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지요. 그러면 도피유학이 되버리는데 승미 나이 스물다섯입니다. 사랑에 실패하면 다 도피유학을 갑니까? 실연당하면 다 유학을 가야합니까? 제 주위에서 실연당해서 유학 온 젊은 친구들은 한사람도 못봤습니다.

유학을 오는 경우는 종합하면 5가지 경우입니다.
첫째, 본인이 공부를 원해서. 둘째, 부잣집 자녀들의 도피성 혹은 유학다녀왔다는 이름표 달기 위해. 셋째, 부모의 강요에 의해. 이는 대부분 조기유학이라는 명목에서 행해지지요. 넷째, 주재원이나 특파원 등 부모의 발령때문에. 그리고 기타사항이 있겠지요. 그런데 이 마지막 기타사항에 실연당해서를 꼭 넣어야 하는지 사례를 거의 보지 못한 나는 동의가 안됩니다.
얽힌 애정드라마를 보면 실연당하는 사람 누구 중 하나는 많이들 유학을 보내 버립니다. 간지나는 여행가방 하나 끌고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모습, 혹은 비행기 떠나는 장면을 삽입하면서 유학을 보내는데 실연당하면 외국으로 보내는 이런 설정 이젠 좀 끝냈으면 좋겠습니다.
예전 70,80년대 드라마는 실연을 당하거나 나쁜 짓을 하는 악녀들의 최후는 대부분 마음의 탐심을 버린다며 머리를 깎아서 절로 보내거나, 종교에 귀의해서 참사랑을 깨달았다며 수녀원으로 보냈지요(종교적인 어떠한 목적없는 발언입니다). 요즘은 어찌된 일인지 대부분 비행기 태워 유학을 보내버리니 유학이 필수가 된 세상은 맞는데 유학이 실연당하면 거치는 필수코스까지 되고 있는건지 자못 궁금합니다.
또한 승미는 미국유학을 준비하게 될 것같은데 지금 유학비자 받아서 학기 시작전에 갈 수는 있을는지, 학비를 댈 스폰서 즉 백성희의 경제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재산증명, 잔고증명이나 원천징수납부영수증 같은 복잡한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게 한두가지가 아닌데 짧은 기간내에 다 준비할 수 있을는지, 유승미가 대학에서 영어로 수업을 들을 어학능력이 있는지, 토플 준비는 했는지, 미국에서 젊은 여성에게 불법체류를 걱정해서 비자를 까다롭게 내주는데, 이런 문제를 일사천리로 해결하고 유승미의 유학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묻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백성희가 큰집에 갈 경우입니다.
백성희가 죄값을 치르기 위해 감옥에라도 가게 되면 그 옥바라지는 누가 해야하나 말입니다. 하나밖에 없는 딸이 엄마는 감옥에 갔는데 유학을 갈 수 있을까요? 자식이라면 남아서 옥바라지 해야지요.
이런 이유로 유승미의 유학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유승미는 유학 대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유승미는 원래 반듯하고 공부도 많이 한 유능한 여자지요. 일단 진성식품을 계속 다니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사표를 내고 나와 다른 회사에 취직을 해서 그녀의 삶을 시작해야 합니다. 물론 환을 잃은 상처를 치유하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실연당했다고 다 자살을 기도하거나 유학을 가버리거나 하지는 않습니다(승미가 혹시 자살시도라도 하면 작가님께 실망할 거임).
세월이 약입니다.
은성의 친구 해리가 했던 말 중에 "세상에 사랑 한번 안하고 죽는 인간있냐? 사랑 그까이것 가면 또 오는 거야. 올때마다 괴로워서 그러지.. 또와"라는 대사가 생각납니다. 승미도 사랑 한번 호되게 경험한 것입니다. 승미는 어쩌면 환이라는 새장 속에 스스로 갇혀버린 새였을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니 이제는 바라보기만 하는, 기다리기만 하는 사랑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새로운 사랑을 하는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해리의 말대로 사랑은 또 옵니다. 그러니 걱정말고 얼른 털고 새로운 사랑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드라마에서는 안나왔지만 그동안 승미에게 대시한 남자들 한둘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조신하고 차분하고 똑똑하고 지고지순하고 착하고(과거의 승미는 진짜 착했지요) 반듯하고..이승기가 현실이라면 누구와 연애하고 싶냐는 인터뷰에서 실제라면 승미같은 여자를 택하고 싶다고 했을 정도로 이전의 승미는 남자에게 인기좋을 성격이었습니다. 그러니 승미는 유학이라는 얼토당토 않는 선택을 할 것이 아니라 주눅들지 말고 당당하게 성격도 고치고,  친구도 많이 만들고, 외롭지 않게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환이와 은성이 있는 한국에서 말이지요.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 세사람이 부딪치며 살 일이 얼마나 있을거라고. 인연이 끊어지면 그렇게 부딪칠 일도 없어지는게 세상살이가 아니던가 말입니다.

작가선생님이 이 글을 읽고 유학보내려는 생각을 접으실리는 없고, 승미를 유학보낼 생각을 안했을지도 모르지만, 여러분도 유승미를 유학보내지 마라는 저의 의견에 동의하신다면 아래의 손바닥을 살포~시 눌러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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