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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16 '무한도전' 유재석의 잔인한 말, 불공정 게임 별주부전을 살리다 (28)
2011.10.16 10:11




연타로 홈런을 친 지난 방송에 비해 빵빵터지는 재미는 없었던 무한도전 별주부전편, 멤버들의 거친 숨소리와 지나친 체력소모전으로 인해 지루한 느낌이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정형돈이 차라리 조정을 다시 하자고 볼멘소리를 하며 쓰러졌을까 싶은 6시간동안의 달리기였으니, 토끼팀이나 거북이팀이나 올림픽 공원을 뛰어다니느라 녹초가 되었을 듯합니다.
다짜고짜 온 순서대로 육상트랙에서 달리기를 한 멤버들은 순위대로 팀을 나눠 미션을 수행했습니다. 유재석, 노홍철, 길이 토끼가 되었고,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가 거북이가 되었지요. 미션은 병환이 깊어 죽어가는 용왕님을 살리기 위해 지상에 가서 토끼의 간 두 개를 구해오라는 것이었습니다. 토끼의 간을 구하거나 지키는 팀에게는 금은보화가 주어집니다. 전래동화 별주부전을 무한도전으로 옮긴 것이죠.
별주부전, 불공정 게임이었나?
내용적으로 보면 발빠른 토끼들에게 유리한 것이 많았던 불공정게임이었습니다. 주어진 룰은 '간을 다른 곳에 보관할 수 있다, 2시간이 지나면 생명이 위험하다, 토끼는 매시 정각 3분간 잠이든다'였지요. 문제는 거북이팀에게는 매시 정각에 3분간 토끼가 잠을 자야한다는 룰 외에는 가르쳐주지 않아서 불리한 점이 많았지요. 운도 따라주지 않았는지 간을 다시 부착해야 하는 시간을 알리는 홍철의 타이머를 보고도, 그냥 가져라는 말에 아무 의심을 못했던 명수팀(거북이팀)은 달리기에만 집착하다 두뇌회전은 제로상태로 가버린 듯도 했고 말이지요. 
간을 숨길 수 있게는 하고 단, 간과 반경 몇 미터내에서 떨어지면 안된다는 제약조건이 있었으면 훨씬 긴장감이 있었을 듯했습니다. 토끼는 두 시간동안 잡혀도 그만, 안잡혀도 그만 너무 여유로울 수 있었지요. 또한 간을 빼놓을 수 있는 횟수도 제한을 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체력적으로도 부족했고(달리기 꼴찌들이었으니), 꾀도 부족했던 거북이팀에게는 상당히 불리한 조건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거북이들에게는 결정적으로 유리한 룰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요. 정각에 3분간 잠을 잔다는 것만 거북이들이 영리하게 이용했더라도 승산이 있었는데, 재미있을 법한 상황들을 많이 만들지 못한 것이 아쉽더군요. 홍철이나 재석 둘 중 한사람이 거북이팀이었다면 다른 상황을 만들 수도 있었을텐데, 둘이 한팀이 돼버리니,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고 정말 몸만 고생한 거북이 팀이었습니다.

짜증 제대로 난 유재석,  "다시 해야 돼"
유재석에게만 집착한 명수옹도 기지를 내지 못하고, 유재석과의 대치상황만 만들었으니, 이래저래 밋밋한 경주가 되고 말았지요. 스텝에게서 얻은 4인용 자전거를 타고 편하게 다닌 듯한 정준하를 보고 한숨을 푹푹 쉬었습니다. 물론 정준하도 열심히 뛰었겠지만, 나중에는 유재석도 하도 답답했는지, 기동력없이 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느냐는 쓴소리(?)까지 나오더라고요.
몽촌토성을 꽉 잡고 있다고 자신만만해 하는 정준하에게, 명수옹의 "네 땅처럼 얘기하지마. 여긴 공유지야"라는 핀잔도 받으며, 육수에 흠뻑 젖도록 열심히 뛰어다닌 정준하, 게거품 나오도록 뛰다가 기진맥진해져서는, 다시는 몽촌토성 근처에도 안 올거라며, "몽촌토성 제일 싫어하는 고사성어야"라고 의미심장한 웃음도 주었지요. 저는 다른 산성도(?)도 생각나더이다. 그나저나 몽촌토성이 언제부터 고사성어였는지? 
정준하는 자전거는 왜 탔는지 모르겠어요. 힘들었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지만, 자전거때문에 형돈이 겨우 획득한 홍철의 간마저 빼앗기고 말이지요. 길을 붙잡고서도 급한 화장실 용무때문에 놓쳐버리고 말았지요. 길이 지난 주의 '속마음 토크 동료야! 그랬구나' 시간을 통해 배웠던대로, "착하지만 조금 모자란 형은 확실해"라고 전력질주로 도망가버렸지요.
정준하, 그랬구나~~. 녹화가 다 끝나가는데도 "오늘은 뭘 어떻게 하는 겁니까?라며, 감을 못잡은 듯하던데, 몰라서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쳤구나, 그랬구나~. 몸이 무거우니 다른 멤버들보다 일찍 지치고 달리기도 힘들었겠구나, 그랬구나~~. 그래서 자전거를 탔구나, 그랬구나~~
무한도전의 숨겨진 재치는 지루한 달리기 속에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왜 김태호 피디가 뜬금없는 건강검진과 호랑이님 생일잔치를 열어줬는지, 저는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마치 공항검색대를 연상케 하는 게이트를 통과하는 무도멤버들과 산속 동물들, 요근래 방통위에서 무한도전을 비롯한 몇 예능프로에 경고를 보내기도 했지요. 그저 는 거북이들, 계속되는 착한자막으로 답변해 주는 착한 무한도전입니다. 그런데 연말방송대상에서는 무한도전이 인기 최고의 좋은 프로그램으로 뽑힌다는 것이 아이러니하지요? 호랑이님에게 선물을 받은 것처럼 말이죠.
미련한 거북이들의 속터지는 행동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홍철 토끼를 잡고서도 "간 가지고 올게"하니, 그걸 동화 속 자라처럼 곧이곧대로 믿고 보내주지를 않나, 심지어는 간을 가지고 있었던 유재석은 몸뒤짐도 안하는 실수를 했지요. 호랑이 생일잔치에서 받은 복주머니가 손에 들려있고, 간을 찬 옆구리 주머니는 한눈에 봐도 불룩했는데, 그동안 계속 속아서였는지, 나중에는 재석의 말을 철썩같이 믿는 우를 범하기도 했지요.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말도 있는데, 오히려 유재석이 비밀을 누출시키고 싶어 안달하는 모습까지 나왔습니다.
준하와 하하, 형돈 모두 유재석을 포위하고도 간없다고 시치미떼는 연기에 그냥 넘어가 버리자, 유재석이 오히려 황당스러워 했지요. 옆구리를 만져보기는 했지만, 까보지도 않으니 유재석이 오히려 속터져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제작진에게 "다시 해야 한다고, 거북이와 토끼를 바꿨어야 했다니까, 게다가 거북이한테 등껍데기까지 달고 있으니..."라고 답답해 했습니다. 보는 시청자도 답답스럽더이다.ㅜㅜ
나중에 하하에게 다시 붙들려서 간을 일부러 뺏기기도 했지요. 좋아하는 하하에게 선물이라며 호랑이님에게 받은 선물 '1회탈출권' 카드를 내밀어 최고의 반전어 웃음 빵터지게도 했지요. 1회탈출권을 쓰고도 밍기적거려 주는 유재석, 머리는 좀 모자란 친구 하하가 유재석의 밍기적거림을 또 못알아챘지요. "1회 탈출권 썼잖아" 시간은 종료전이니 얼른 다시 잡으라고 밥을 떠먹여 주듯이 알려주는 재석이었지요. 그제서야 하하도 알아듣고 몸을 움직였지만, 물찬제비 유재석을 하하가 잡기에는 역부족이지요. 

별주부전 살린 유재석의 촌철살인 한마디 "동화와 현실은 다르다"
다행히 호랑이에게 받은 간지도를 보고 길의 간 한 개를 구한 거북이팀은 시간종료와 함께 용궁으로 귀환했지만, 용왕님은 돌아가시고 말았지요. 허무한 결말, 슬픈 결말에 넋이 나간 거북이들,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홍철이 새빨간 젊은 간을 내보이며, 기증이라도 해서 살리고 싶다고 했지만 룰은 룰, 게임은 게임, 동화는 잔인한 현실 속에 끝나고 말았네요. 유재석이 멋지게 마무리 멘트를 했지요. "동화와 현실은 다르다".
유재석의 말이 얼마나 잔인하게 들리던지요. 드라마나 영화와 현실은 다르다는 말이 아프게 다가 오더군요. 착하고 성실하게 일하면 성공한다는 말들도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진 동화인지 많은 부분 실감하고 살잖아요. 무한도전 별주부전에서의 토끼팀처럼 달리기 잘해, 두뇌명석하지, 호감이지 뭐 하나 꿀리지 않은 조건들을 갖추고 출발을 했으니, 저질체력에 무거운 등껍데기까지 달고, 달리고 달려봐야 숨만차고 몸만 고달픈 상황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니 말입니다.

김태호 피디가 작심하고 별주부전을 기획했는지는 모르지만, 정공법으로 불공정 사회의 단면을 꼬집어 주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토끼팀과 거북이팀이 바꼈더라면, 결과는 다르게 나왔을 수도, 같았을 수도 있겠지요. 물론 다른 재미를 만들었을 수도 있었을테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가 불공정해 보이는 룰은 우리 사회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동화같은 세상을 바라지만 결코 동화일 수 없는 게 현실이니까요. 그 때문인지 유재석의 촌철살인 마무리멘트는 약육강식의 현실을 말하는 것같아 씁쓸해지기도 했습니다. "동화와 현실은 다르다"는 유재석의 재치있는 마무리 멘트가 무한도전속 별주부전의 메시지를 제대로 말해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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