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2.07 캐나다 학생들이 뽑은 한국 최고의 상징은? (38)
  2. 2009.07.18 찬란한 유산: 유승미(문채원), 유학 보내지 마라 (21)
2009.12.07 07:08




캐나다하면 아마 눈과 단풍잎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거에요. 겨울이 길고 정말 눈도 많이 내리기 때문에 캐나다의 겨울은 거의가 설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지요. 단풍나무에서 채취해서 만든 메이플 시럽이 캐나다 특산품의 하나이고, 특히 아이스 와인이 유명하답니다.
그 중 캐나다의 가장 특징적인 것은 다민족이 사는 이민자들의 나라라는 것이에요. 워낙 많은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이 살다보니 제가 처음 캐나다에 왔을 때 느낀 것은 백인들을 많이 볼 수 없었다는 거에요. 캐나다 대도시 대부분은 특히 중국, 인도, 파키스탄 사람들이 많고, 순수 캐네디언들은 아주 시골 정도라야 밀집되어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민자들이 많다보니 캐나다 문화는 복합적이고 다원화되어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인데요, 캐나다 문화라고 대표적으로 말할 만한 것도 딱히 없고, 정확히 말하자면 문화가 형성되어 가고 있는 과도기에 있고,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이민자들이 모여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고, 그것이 캐나다의 문화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지요. 이민자들 대부분은 자기 나라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지키면서, 캐나다의 다원화된 문화 안에서 함께 융화되어 가려고 해요. 워낙 많은 인종과 나라 사람들이 섞여 살다보니, 이런 다양성 자체가 캐나다 문화를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캐나다는 인종간의 갈등도 별로 없고, 흑백갈등도 거의 없는 편입니다. 동양인에 대한 차별적인 시각도 물론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하면 심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이민자들을 포함하여 캐나다인들에 대해 느끼는 공통점은 낙천적이라는 거에요. 예가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세계경제대란이 일어날 거다', 혹은 '전쟁의 위험이 있다'라는 뉴스가 나와도 캐나다 사람들은 별 동요하는 기색이 없는 것 같아요. 닥치지도 않은 일에 왜 호들갑을 떠느냐는 식이에요.  
왼쪽 사진은 영화 <아름다운 비행>의 배경으로 유명한 캐나다 알곤퀸공원의 단풍사진입니다. 이번 가을에 제가 갔을 때에는 단풍이 많이 들지 않아서 사진에는 불타는 단풍을 담지 못했네요.

우리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 역시 캐나다 축소판이에요. 인종도 다양하고 출신 나라도 다양하고, 심지어는 처음 들어본 나라에서 온 학생들도 있더군요. 지난주 11월26일 목요일에 아이들 학교에서 아주 재미있는 행사가 있었답니다. 멀티컬쳐럴 나이트(Multicultual Night)라고, 번역하자면 세계문화의 밤이라고 하는 행사였는데요, 10여개국 출신의 아이들이 모국알리기 행사를 했어요.
대형 보드에 자기 나라의 유명한 것들을 사진과 그림, 그리고 설명을 곁들여 홍보판을 만들고, 지역 주민들과 인근 타학교 학생들을 초청한 행사였는데요, 우리 아이들 역시 행사에 참여했어요. 보드꾸미기를 우리 딸아이가 담당을 해서 딸아이는 3일간을 한시간 정도 밖에 못자고 꾸미더라고요. 선정한 아이템에 맞는 사진을 찾고, 설명해 주는 글을 써서 보드 꾸미는 일을 딸아이가 맡은 모양인데, 친구와 메신저를 주고 받으면서 툴툴 거리기도 하더라고요.
딸아이는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와서인지 한국적인 정서가 많이 남아있는데, 같이 준비를 하는 친구는 아주 어려서 이곳에 와서 한국 문화에 대해서는 많이 모르는 눈치더라고요. 우리의 음식, 문화재 등등을 선정하는 것은 딸아이가 더 잘 아니 그냥 넘어가는 것 같은데, 문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사람들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갈렸나 봐요. 딸아이가 투덜대는 걸 듣다가 저도 한마디 거들어 주려고 했는데, 그냥 내버려 둬 봤어요. 요즘 10대 아이들의 생각이 어떠한 지 보고 싶더라고요. 
한국의 유명한 인물을 선정하는데 우리 딸아이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전대통령, 반기문 UN 사무총장, 그리고 김수환 추기경님을 선정해서 넣었는데 친구는 잘 모르니까 넘어갔나봐요. 문제는 기타 유명한 인물들을 넣는 과정에서 친구는 프로게이머와 아이돌 가수들, 그리고 연예인들을 줄줄이 넣자고 하고, 딸아이는 김연아, 박찬호, 최경주와 빅뱅 정도만 넣자하더라고요. 
보드공간이 부족해 인물들을 다 넣을 수는 없었는데, 그 과정에서 딸아이 친구는 프로게이머 이제동 팬이었는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고 하고, 딸아이는 그 분이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냐며, 딸아이는 그러면 자기가 좋아하는 이승기를 넣겠다고 하고 옥신간신 하다가, 결국은 한사람씩 양보해서 타협안을 찾더라고요. 프로게이머 이제동은 결국 포함되었답니다. 대신 아이돌 가수들 대여섯 그룹과 다른 연예인들을 넣자는 친구의 의견을 꺾고, 딸아이는 아이돌 가수는 빅뱅과 보아로 타협하고, 드라마는 대장금으로 결론을 내리더라고요. 
그리고 3일간 우리딸은 거의 날밤을 세우다시피 하면서 사진 찾고, 기사 쓰고, 오려서 붙이고, 정말 열심이었어요. 드디어 행사당일 딸아이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행사장에 갔습니다.
아, 저도 물론 열심히 거들었습니다. 저는 한국을 대표할 만한 음식을 해야 했거든요. 김밥을 말까 하다가 좀더 다른 것을 소개해야 겠다 싶어서, 밥을 한솥해서 누룽지를 만들어 튀기고, 설탕가루 조금 뿌려서 누룽지튀김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인절미를 조금 만들어서 가지고 갔는데, 다른 엄마들도 잡채, 김치, 밥 등등 많이 보내 오셨어요. 
행사장에 끝까지 있으려고 했는데 그날 제가 너무 바빠 음식을 해가지고 학교에 가서 보니, 츄리닝 바람으로 학교에 갔더라고요ㅋ. 그래서 행사 시작 직전에 얼른 와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본행사는 지켜보지 못해 안타까운데, 아이들에게 행사 뒷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나라 행사장에 손님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인기짱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음식을 가져다 주러 가서 준비하는 과정을 잠깐 지켜봤는데요, 많은 외국 학생들이 와서 관심을 가지고 본 것이 바로 보드판에 있던 대장금 포스터였답니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 학생들이 대장금 이영애씨를 가리키며 안다며 좋아하더라고요. 대장금의 한류인기를 캐나다에서도 실감하고는 으쓱했답니다. 드라마가 한국을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한다는데 자부심도 가지고, 또 제가 드라마 리뷰를 쓰는 것에 조금의 보람도 있었고요. 제가 애정을 가졌던 찬란한 유산, 탐나는 도다, 미남이시네요, 그리고 선덕여왕, 아이리스 등등의 한국 드라마가 한류열풍에 동참하길 기대하고 고대합니다. 그리고 저는 딸아이가 보드 만드는걸 보다가 뿌까와 마시마로 캐릭터가 우리나라의 브랜드라는 것을 처음 알았는데요, 특히 백인아이들이 이 캐릭터에 관심을 많이 가졌다고 합니다.
색동한복 입은 아이가 우리 딸이랍니다.

행사장에서 무엇보다 음식이 불티났다는데요, 가장 인기있었던 음식이 무엇이었을까요?
네, 김치였답니다. 학생들과 주민들이 "김치" 하면서 한조각씩 먹어보고는 다들 굿이라며 손가락을 세워 줬다네요. 김치가 한국의 대표적 음식이고, 세계 건강식품 중 하나이니 다들 맛이 궁금했나 보더라고요. 물론 제 누룽지 튀김도 인기있어서 다 팔렸다네요. 아, 으쓱~ㅎㅎ
그런데 그날 가장 인기 있었던 한국의 상징이 있었답니다. 무엇이었을지 짐작가시나요?
바로 한복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딸아이와 친구가 입은 한복을 만져보고 예쁘다고 감탄해 하더라고요. 제가 잠깐 행사장에 있었을 때도 그랬는데 행사 중에는 더했다고 하네요. 우리딸과 친구는 거의 모델이 되어서 친구들과 행사장에 온 외국인들을 향해 포즈를 취해 주고, 함께 사진도 찍어줬답니다.
제가 행사장 가서 잠깐 몇컷 분위기를 찍어왔는데 구경해 보세요. 이른 시간이라 음식은 펼쳐두지 못해서 그걸 카메라에 담지 못해 아쉽네요. 남자아이도 몇명 한복을 입었는데 애들 줄줄이 세우고 사진찍자고 하기가 미안해서 안찍었는데 그것도 조금 아쉽네요. 특히 우리 아들이 가장 비협조적이어서 화도 났어요.ㅜㅜ
캐나다 먼 이국에서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이 준비한 대한민국 알리기 행사는 캐나다에서 이민자로 살아가고 있든, 유학생으로 공부를 하고 있든 우리 모두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아들, 딸임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게 하는 행사였습니다. 행사장을 찾은 다른 나라 학생들과 주민들에게 최선을 다해 한국을 알리기에 노력한 이 아이들이 정말 자랑스럽고 고마웠습니다. 뉴욕으로 가서 우리 음식을 홍보하러 간 무한도전 색객편 뉴욕편 만큼이나 감동적이고 훈훈하고 열정이 넘쳤던 캐나다 식객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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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8 06:52





찬란한 유산이 시작되면서부터 고은성, 선우환, 유승미, 박준세의 4각관계는 예상된 것이었습니다. 4각관계의 결말이 방영 전부터 나온 상태라 드라마의 포인트는 고은성과 선우환의 사랑이 어떤 식으로 걸림돌을 맞을지, 그 과정과 동기에 있어 다른 드라마와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찬란한 유산의 신선함은 부잣집 아들 선우환과 하루아침에 고아가 되버리고 모든 것을 잃은 고은성과의 만남이 아니라 장숙자 사장의 파격적인 유언장에 있었습니다. 찬란한 유산이 시청률 40%를 넘긴 이유는 국민남동생 이승기, 인상녀 한효주를 내세운 젊은 청춘 남녀의 얽히고 설킨 애정관계 때문만은 아니었지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생면부지 남에게 단 일주일간의 만남으로 전재산을 주겠다는 유언장의 파격성에 있었습니다. 유산의 향방에도 시청자들은 네사람의 애정관계 못지않게 촉각을 곤두 세우며 지켜보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찬란한 유산을 시청하면서 중반부정도 쯤에 한가지 우려되는 일이 생겼고, 그런 부분을 글로 쓸까 고민을 해왔습니다. 찬란한 유산의 매력은 딱 꼬집자면 현실적이라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막장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비현실적인 막장 코드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백성희의 치밀한 악녀 역할도, 유승미의 영악한 내숭 악녀 연기도 너무 현실적이었습니다. 유승미의 악녀캐릭터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저는 문채원이 유승미의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했다고 평가합니다. 좀더 악독하게, 좀더 표독스럽게 연기하라는 시청자들의 요구가 막장드라마의 재생산에 기여를 하고 있음도 시청자들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지요.
유승미를 아내의 유혹에서의 애리나 다른 드라마에서 나온 악녀들의 연기에 견주면서 답답하다고 하지만 만약 유승미가 애리가 되었다면 드라마는 현실성을 잃고 끔직한 스릴러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25년간 내성적이고 차분한 성격으로 활달하지는 않지만 반듯하게 살아온 그녀가 사랑때문에 하루아침에 눈에 살기를 띠고 거침없는 범죄형 대사들을 뱉어가며 시종일관 눈꼬리 치켜뜨는 것을 봐 줄 수도 없지만, 현실적으로 애리같은 악녀가 우리사회에 실제로 존재하기는 할까 싶기 때문입니다. 애리같은 인물들은 드라마가 만들어 낸 몇천만 분의 일에 속하는 인간형일 거라는 생각입니다.
그런 사람이 실제로 우리 주위에 널려있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하지요. 그러니 유승미라는 갈팡질팡하며 선과 악에서의 어정쩡한 캐릭터에서 이탈하지 않은 문채원은 유승미라는 인물을 현실적으로 보여주었고, 연기도 한층 성숙했다고 생각합니다. 유승미가 선우환의 조강지처도 아니었고, 선우환이 유승미에게 책임지을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는데 유승미가 애리로 변해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요? 
그건 그렇고..
지금 걱정이 되는 부분은 바로 유승미의 진로문제입니다. 드라마초반에 유승미의 유학을 점쳤던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작가의 놀라운 현실감각에 매료되었습니다. 찬란한 유산의 작가는 먹히지도 않을 우연을 남발해 드라마를 작위적으로 끌고 가지않았고, 개연성을 적절히 이용해 드라마를 현실적으로 써왔습니다. 현실적이고 탄탄한 대본과 연기자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에 시청자들이 호응하면서 찬란한 유산이 사랑받아왔던 것입니다. 때문에 드라마 속의 인물들에 대해서도 보다 현실적인 결말을 생각하면서 애초에 가졌던 저의 생각들을 수정하면서 '유승미의 유학절대반대'를 홀로 외치고 있었습니다. 작가의 마음과 통하길 바라면서요. 

그런데 지난 24회에서 우려되는 일이 터졌네요. 박태수와 손을 잡고 음모를 꾸민 백성희는 승미에게 장사장의 해임가결안으로 임시주총이 열리고 장사장의 해임이 가결되면 회사운영에서 전면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게되면 환은 다시 미국으로 가서 공부를 마치지 않겠느냐며 이번에는 환을 따라 유학을 가라며 승미에게 준비를 하라고 합니다.
이대목에서 깜짝 놀래 버린 것입니다. 우려했던 것이 언급되니 고민을 하기 시작했지요. 제가 유승미를 유학을 가라마라할 입장은 물론 아니지만 애정관계의 결말을 이런 식으로 끝내는 식상함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유승미의 진로문제는 선우환과 고은성의 관계에 좌우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유승미에게 환과의 이별이  감당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엄마 백성희에게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그녀가 처한 현실입니다.
우선 법적으로 피소되어 있는 백성희는 어떤 식으로든지 법적 처벌을 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은성이 보험금 부당횡령 사실에 대한 재판을 신청한 상태에 있으므로 백성희는 민사상으로 재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은성이 용서와 화해의 명목으로 고소를 취하할 수도 있겠지요.
저는 드라마에서 남용되는 이 용서와 화해의 코드도 달갑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엇갈린 사랑으로 행해지는 온갖 추악한 음모들, 목숨까지 위협하고, 부모도 죽이고 형제도 죽이는 흉악한 범죄가 난무하면서 과거의 원한과 배신, 복수 등으로 일그러진 드라마가 갑자기 모든 걸 화해와 용서의 이름으로 게임오버시켜 버리는 드라마의 결말에 배신당한 기분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시청자의 기분이 어떤지, 작가나 제작진이 이해는 하고 있을런지 모르지만 악인들의 눈물겨운 최후 변론으로 시청자들의 동정심 내지는 이해를 구하는 결말에 얼마나 맥 빠지던지요...
드라마의 훈훈한 결말을 위한 응징이 흐지부지 되버리는 걸 보면 일종의 패배감마저 느껴지는데 제가 힘이 있어서 결말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좋은게 좋다니까 싶어서 적당히 넘어가기는 합니다. '어차피 드라마니까' 라며 최면을 걸어가면서 말이지요.
백성희가 법적으로 처벌받게 될 보험금 부당횡령이나 박태수와의 야합으로 꾸미는 짓에 대해서는 사실 관심이 없습니다. 은성이 고소를 취하하거나 장사장의 용서로 처벌받지 않아도 그냥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은우의 유기문제에 대해서만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습니다. 은우는 보호를 받아야 할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은우를 보호자 은성에게 알리지 않고 대구까지 내려가 고아원 앞에 버린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도의적으로, 법적으로 죄를 물어야 합니다. 나 또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데 엄마를 떠나서 인간으로서, 백성희가 은우를 유기한 죄가 훈훈한 결말을 위해 용서된다면 분노하게 될 것같습니다.

백성희의 처지가 이런데 유승미가 유학을 갈 수가 있을까요?
사실 개인적으로 드라마 초반부터 생각했던 결말은 지금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고은성과 선우환이 연결되고 박준세는 자신의 일에 충실하면서 두사람의 행복을 빌어주고, 유승미는 유학을 가게 될 것이라는. 그럼에도 찬란한 유산은 스토리가 매우 현실적이었고 인물들도 사실적이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유승미의 유학에 반대를 하는 것입니다.
유승미가 유학을 가기 힘든 이유는 우선은 유승미의 경제력입니다.
유학이 돈없으면 어렵다는 것은 경험하고 있는 제가 압니다. 물론 유승미는 일을 할 수 있는 나이이고 아르바이트를 해가면서 학비를 벌 수도 있겠지만 초기 유학비는 백성희가 대야합니다. 그런데 살아있는 고평중은 다시 생존신고를 해야하고, 그렇게되면 보험금을 벌금까지 합해서 토해내야 하는데 이 의무는 실수령인이 백성희가 해야 합니다. 물론 고평중도 법적처벌을 받아야 하겠지만 사망신고를 철회해야 떳떳하게 일을 할 수도 있고, 신분회복은 필수적인 것이지요(사실 이런 법적인 문제는 잘 모르는데 이분야에 대해 아는 분이 이글을 읽으면 답변좀 해주세요).
돈을 수령한 백성희는 가진 재산에서 받은 보험금을 변제해야 하는데 유승미의 유학은 무슨 돈으로 가능할까요? 백성희의 자산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1~2년으로 끝날 유학도 아닐텐데 부담이 클것입니다. 더구나 유승미는 진성에 입사한지 몇달밖에 안됐으니 모아놓은 돈도 없을테고.

다음은 가장 중요한 문제인 유승미의 학업에 대한 의지입니다.
유승미는 유학에 대한 생각이 애초에 없었습니다. 고은성만 유학을 보내준 것에 서운한 백성희가 돈을 빼돌려 승미 앞으로 아파트를 샀다지만 고평중이 승미를 유학보내지 못할 처지는 아니었습니다. 승미는 대학원까지 한국에서 다녔는데 그 돈은 새아버지 고평중이 댔습니다. 돈이 없어서 유학을 못간 것은 아니었지요. 환이 뉴욕에서 유학하고 있을때 백성희에게 졸랐으면 얼마든지 승미도 유학을 갈 수 있었다는 겁니다.
따라서 승미는 유학까지 필요한 전공이 아니었거나 유학에는 뜻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환이 가니까 같이 가겠다? 환이 가게 된다면 설득력이 있으나 문제는 환이 뉴욕으로 가지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유학할 생각도 없었던 승미가 실연당했다고 혼자 유학을 간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지요. 그러면 도피유학이 되버리는데 승미 나이 스물다섯입니다. 사랑에 실패하면 다 도피유학을 갑니까? 실연당하면 다 유학을 가야합니까? 제 주위에서 실연당해서 유학 온 젊은 친구들은 한사람도 못봤습니다.

유학을 오는 경우는 종합하면 5가지 경우입니다.
첫째, 본인이 공부를 원해서. 둘째, 부잣집 자녀들의 도피성 혹은 유학다녀왔다는 이름표 달기 위해. 셋째, 부모의 강요에 의해. 이는 대부분 조기유학이라는 명목에서 행해지지요. 넷째, 주재원이나 특파원 등 부모의 발령때문에. 그리고 기타사항이 있겠지요. 그런데 이 마지막 기타사항에 실연당해서를 꼭 넣어야 하는지 사례를 거의 보지 못한 나는 동의가 안됩니다.
얽힌 애정드라마를 보면 실연당하는 사람 누구 중 하나는 많이들 유학을 보내 버립니다. 간지나는 여행가방 하나 끌고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모습, 혹은 비행기 떠나는 장면을 삽입하면서 유학을 보내는데 실연당하면 외국으로 보내는 이런 설정 이젠 좀 끝냈으면 좋겠습니다.
예전 70,80년대 드라마는 실연을 당하거나 나쁜 짓을 하는 악녀들의 최후는 대부분 마음의 탐심을 버린다며 머리를 깎아서 절로 보내거나, 종교에 귀의해서 참사랑을 깨달았다며 수녀원으로 보냈지요(종교적인 어떠한 목적없는 발언입니다). 요즘은 어찌된 일인지 대부분 비행기 태워 유학을 보내버리니 유학이 필수가 된 세상은 맞는데 유학이 실연당하면 거치는 필수코스까지 되고 있는건지 자못 궁금합니다.
또한 승미는 미국유학을 준비하게 될 것같은데 지금 유학비자 받아서 학기 시작전에 갈 수는 있을는지, 학비를 댈 스폰서 즉 백성희의 경제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재산증명, 잔고증명이나 원천징수납부영수증 같은 복잡한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게 한두가지가 아닌데 짧은 기간내에 다 준비할 수 있을는지, 유승미가 대학에서 영어로 수업을 들을 어학능력이 있는지, 토플 준비는 했는지, 미국에서 젊은 여성에게 불법체류를 걱정해서 비자를 까다롭게 내주는데, 이런 문제를 일사천리로 해결하고 유승미의 유학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묻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백성희가 큰집에 갈 경우입니다.
백성희가 죄값을 치르기 위해 감옥에라도 가게 되면 그 옥바라지는 누가 해야하나 말입니다. 하나밖에 없는 딸이 엄마는 감옥에 갔는데 유학을 갈 수 있을까요? 자식이라면 남아서 옥바라지 해야지요.
이런 이유로 유승미의 유학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유승미는 유학 대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유승미는 원래 반듯하고 공부도 많이 한 유능한 여자지요. 일단 진성식품을 계속 다니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사표를 내고 나와 다른 회사에 취직을 해서 그녀의 삶을 시작해야 합니다. 물론 환을 잃은 상처를 치유하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실연당했다고 다 자살을 기도하거나 유학을 가버리거나 하지는 않습니다(승미가 혹시 자살시도라도 하면 작가님께 실망할 거임).
세월이 약입니다.
은성의 친구 해리가 했던 말 중에 "세상에 사랑 한번 안하고 죽는 인간있냐? 사랑 그까이것 가면 또 오는 거야. 올때마다 괴로워서 그러지.. 또와"라는 대사가 생각납니다. 승미도 사랑 한번 호되게 경험한 것입니다. 승미는 어쩌면 환이라는 새장 속에 스스로 갇혀버린 새였을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니 이제는 바라보기만 하는, 기다리기만 하는 사랑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새로운 사랑을 하는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해리의 말대로 사랑은 또 옵니다. 그러니 걱정말고 얼른 털고 새로운 사랑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드라마에서는 안나왔지만 그동안 승미에게 대시한 남자들 한둘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조신하고 차분하고 똑똑하고 지고지순하고 착하고(과거의 승미는 진짜 착했지요) 반듯하고..이승기가 현실이라면 누구와 연애하고 싶냐는 인터뷰에서 실제라면 승미같은 여자를 택하고 싶다고 했을 정도로 이전의 승미는 남자에게 인기좋을 성격이었습니다. 그러니 승미는 유학이라는 얼토당토 않는 선택을 할 것이 아니라 주눅들지 말고 당당하게 성격도 고치고,  친구도 많이 만들고, 외롭지 않게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환이와 은성이 있는 한국에서 말이지요.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 세사람이 부딪치며 살 일이 얼마나 있을거라고. 인연이 끊어지면 그렇게 부딪칠 일도 없어지는게 세상살이가 아니던가 말입니다.

작가선생님이 이 글을 읽고 유학보내려는 생각을 접으실리는 없고, 승미를 유학보낼 생각을 안했을지도 모르지만, 여러분도 유승미를 유학보내지 마라는 저의 의견에 동의하신다면 아래의 손바닥을 살포~시 눌러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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