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화'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3.06.12 '구가의 서' 이승기, 강치의 가혹한 운명 보여준 깊어진 표정연기 (9)
  2. 2013.06.11 '구가의 서' 이승기, 20년만의 모자상봉 절제된 내면연기 슬픔더했다 (9)
  3. 2013.06.05 '구가의 서' 이승기 백허그 눈물고백, 구가의 서 해답에 다가서다 (8)
  4. 2013.06.04 '구가의 서' 이승기-수지, 피할 수 없는 인연 확인한 감정충만 키스 (13)
  5. 2013.05.29 '구가의 서' 이승기, 미소짓게 만드는 찹쌀떡에 꿀바른 연기 (11)
2013. 6. 12. 11:49




콩을 세던 강치 어깨에 기대어 잠든 여울에게 강치는 혼잣말처럼 부모님에 대한 속내를 드러낸 적이 있었지요. 태어나자마자 강물에 버린 어머니 궁금하지 않다라고 했었지만 부모님이 궁금하다고요. "실은 나도 궁금해. 날 이렇게 낳아준 부모님들... 그리고 강에 버린 이유가 궁금해... 그런데 그런 것 생각하면 그 분들을 원망하고 미워할까봐...", 그래도 부모님에 대해 물어봐줘서 고맙다고 잠든 척 하고 있던 여울에게 진심을 말했었지요.

 

20년만에 만난 어머니가 자신을 모른척하자 강치는 슬프고 원망스럽습니다. 그들을 원망하고 미워하고 싶지 않아 생각하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들 썼지만, 아버지는 강치만이 막을 수 있는 악귀가 되어 무고한 사람들을 해치고 있고, 어머니는 왜인이 되어 강치를 밟아죽이든 찢어죽이든 알아서 하라고 외면해 버렸습니다. 

참았던 설움과 원망이 터져나왔지요. 윤서화가 일본으로 돌아갈 거가며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니 인사라도 하라는 담여울에게 말이죠. "자기가 낳은 아들을 끔찍하다고 강물에 버린 사람이야. 어머니라고 불러주는 것조차 아까운 사람이야".

자신이 괴물이어서 끔찍해서 버렸다고 오해하고 있는 강치, 실은 멀쩡한 사람으로 태어났는데 그 진실을 듣지 못했었지요. 윤서화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안다면, 왜 그녀가 강치를 두고 죽음을 택하려 했었는지 오해를 풀었겠지만, 20년만의 모자상봉은 아프게 끝나고 말았습니다. 20회에서 있을 눈물상봉을 위한 밀당으로ㅎ.

 

조관웅을 너무 쉽게 죽이려는 윤서화가 못마땅했는데(전 할 수만 있다면 이 공공의 적에게 당한 청조와 태서, 월령과 서화, 그리고 기구한 운명을 살게 한 강치가 각각의 방법으로 처절한 고통을 주어 죽였으면 싶군요;;.... 방법이 끔찍해서 혼자만 상상으로 하지만, 강치가 조관웅을 쇠사슬로 묶고,  청조는 그 놈의 거시기를 한 방, 태서는 아버지 박무솔을 죽였던 것처럼 칼로, 서화는 단도로 심장을 쬐금(즉살해 버리면 안되니까), 마지막에 월령이 그의 모든 진액을 서서히 태워버렸으면 한답니다. 그리고 시신은 거북선 실험포에 매달아 여수 앞바다에서 발사... 이성재씨 쏘리~), 여튼 마봉출에 이어 명줄 하나는 긴 서부관이 서화가 보낸 자객으로부터 조관웅을 구했지요.

 

월령이 살아있음을 눈으로 보게 된 조관웅, 순간 잔머리 싹싹 굴려 윤서화가 그를 죽게 한 원흉이라고 월령을 오해(?)하게 합니다. 가여운 월령, 죽어도 잊지못할 이름 윤서화마저 기억에서 소멸되어 버렸나 보더군요. "그게 누구냐? 서화가 대체 누구냐?", 월령의 기억은 서화라는 이름은 잊어버렸지만, 그의 슬픈 눈에서 서화에 대한 감정만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악귀가 되어서도 가슴 한 켠이 저릿하고 아파오는 그런 감정말입니다. 그 저릿한 감정이 백년객관으로 그를 불러들였겠지요. 서화가 그를 생각하며 죄책감에 우는 마음의 소리가 말이죠. 

월령이 악귀가 되었다는 소정법사의 말에 담평준의 마음도 급해집니다. 화전민들이 떼로 죽음을 당했고, 무자비한 살상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었죠. 월령을 막을 수 있는 자는 강치뿐이기에 담평준의 마음도 안쓰럽기 이를데 없습니다. 아비를 죽여야 하는 가혹한 강치의 운명이 말이지요.

담평준이 강치에게 극검의 수련을 하고자 했던 것은 강치의 잠재력을 깨우기 위함이 큰 이유였지만, 월령을 그렇게 만든 자신의 업보에 대한 책임감도 있었지요.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고라도 강치를 강하게 만들려는 담평준, 참사부님의 모습에 뭉클했답니다. "제자의 깨달음을 위해 죽을 수 있다면 스승으로서 최고의 죽음이 아니겠느냐...". 

팔찌를 풀고 자신의 검을 쓰러뜨리라는 담평준은 단호했습니다. 그의 검은 사정을 두지도 않았지요. 그러나 밤을 새워 강치와 수련했지만 피하기만 하는 강치였습니다. 어찌 감히 스승님을 공격할 수 있었겠어요. 바른 사나이 강치가 말이죠.

"진심을 다해라. 진심을 다하지 않는 건 수부님을 모욕하는 것이다", 담평준을 넘어서고 스승도 벨수 있는 의지만이 아버지 월령을 벨 수 있기에 담평준의 수련은 가혹하리 만큼 예리하게 강치를 공격해 들어옵니다. 왜 사부님이 자신에게 검을 겨누고 있는지 알게 된 강치, 전력을 다해 힘을 일깨우기 시작했지요.


"니가 어느 순간에 가장 강한 힘을 끌어올렸는지를 기억해 내거라", 강치가 신수의 본능이 나왔던 것은 여울과 아버지 최마름을 지키기 위해서 였을때였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온 몸의 기혈이 터지듯 솟구쳐 나왔던 힘, 강치는 그 기억을 떠올리고 단 숨에 담사부를 제압해 버리죠.

그러나 마지막 순간 강치는 공격하는 손을 멈추고 주춤거리죠. 가차없이 강치를 찔러버리는 담사부, 오매 간이 철렁했답니다, 담사부님!! 그 검은 신수를 벨 수 있는 검이 아닙니까? 월령처럼 되는줄 알고 잠깐 어질....

"절대 망설이지마라. 망설이는 순간 너는 죽는다. 너 뿐만 아니라 네가 지켜주려는 이까지 같이 죽는다. 강하다는 것은 자비와 무자비의 경계를 아는 것이다. 강하다는 것은 뜨거운 전의와 냉철한 의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다. 그래서 강하다는 것은 외로운 것이다. 그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이길 수 있는 것이다". 좋은 말이라 가슴에 콕 새겨뒀습니다, 담사부!

강치를 찌르고 강치의 피가 묻은 자신의 손을 보던 담평준의 착잡한 심경이 전해오더군요. 아비에 이어 그의 아들 강치의 피마저 묻혔구나 하는...

 

칼을 맞았지만 재생 회복력이 있는 강치는 말짱히 나았지만, 여전히 두려운 강치입니다. '월령을 막을 수 있을까? 감당할 수 있을까? 내가 지켜야 하는 사람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새옷을 가지고 온 담여울, 상처는 다 나았냐고 강치의 저고리를 거침없이 들쳐보지요. '아니, 아직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뽀얀 속살을...', 뻘쭘 민망 울렁거리는 강치에게 얼른 옷을 갈아입으라고 빤히 쳐다보고 있는 여울이었지요. 하긴 여울인 곤이 들어오거나 말거나 옷을 갈아입는 습관이 있던 지라, 강치의 맨몸을 보고도 아무~~생각없는 순진탱이...

부끄하는 강치를 보고 쿡쿡 웃는 여울, "남정네 벗은 몸이 그리도 좋냐? 순진한 척 하더니 대놓고 좋아한다, 너! 나라서 좋은가 그대~", 여울의 볼을 쥐고 장난을 치는 강치, 여울이가 좋아죽겠습니다. "쪽쪽쪽", 여울이 볼을 쥐고 뽀뽀까지 소리나게 쪽쪽하는 강치, 귀염터지는 커플, 넘 이쁘당!  

어머니가 일본으로 떠난다는 말에도 시큰둥 어머니라고 불러주는 것조차 아깝다고 나가버린 강치, 그래도 마음이 한켠이 쓰라리지요. 강치를 따라나온 여울, 지난 밤 윤서화를 만났던 이야기를 해주지요.

"당신을 스스로 죄인이라 하셨어", 20년을 단 하루도 누워서 잠을 자지않았던 윤서화, 그녀의 진심을 알게 된 강치였습니다. 왜 아들을 앞에 두고도 외면해야 했는지도 말이지요. "내 사람을 죽게 한 죄, 내 아이를 저버린 죄, 어찌 누워 편히 잠을 잘 수 있었겠습니까? 그 아이에게 용서를 바랄 수도 없습니다. 돌아갈 수는 더더욱이나 없는 일입니다".

 

어머니가 떠난다는 시각, 강치는 담사부와 2차 수련계획이 잡혀있었지요. 수련장에 나타난 강치, 빨리 끝내고 어머니를 뵈러 갈 생각이었지요. 20년만에 만난 어머니를 그리 보내드릴 수는 없었던 강치였습니다. 어머니도 강치만큼 아픈 세월을 고통속에서 보내왔습니다. 어쩌면 어머니의 고통이 더 컸을 겁니다. 자식을 버렸다는 죄책감에 20년을 한 번도 누워서 잠을 자지 못했다니, 어머니에 대한 원망을 잠시라도 했던 것이 더 미안해졌던 강치입니다.

 

"사부님께 검은 무엇입니까?", "내가 싸우고자 하는 동안에는 검은 곧 나의 모든 것이다".

극강의 힘을 발산하는 강치, 담평준의 칼을 떨어뜨려버리죠. "검을 쓰러뜨렸으니 제가 이겼습니다. 사부님", 강치의 번지는 미소를 보다 담평준은 순간 당황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지요. 강치가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던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지요.

팔찌가 없이도, 여울이가 곁에 없어도 인간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 평정심을 찾은 듯 하다는 담사부의 말에 강치가 찾아야 할 구가의 서의 해답이 들어있는 듯 하더군요.

 

수련을 끝낸 강치가 눈썹 휘날리게 달려간 곳은 어머니 윤서화에게 였지요. 지난회에 이어 또 눈물을 줄줄 흘리게 만든 모자상봉이었지요. 참 곤과 여울을 돕기 위해 복면을 하고 나타난 태서도령, 멋졌어요~ 청조도 마음을 정리한 듯 보여서 이 오누이 점점 예뻐지고 있습니다.

재령 필모의 배신으로 죽기 진전까지 가게 된 윤서화, 어머니를 구하러 달려온 아들 강치의 모습에 목이 매입니다. 그토록 모질게 외면해도 함께 가자는 아들 강치, 어찌 강치를 따라갈 수 있었겠어요. "나는 가서 죽여야 할 놈들이 있다". 

이어지는 강치의 말에 가슴이 미어지더라고요. "나는요! 당신 눈엔 죽여야 할 놈만 보이고 나는 안보입니까? 죽자살자 당신을 구하기 위해 달려온 당신 아들은 안보이냐고요!! 나 당신 아들이잖아, (사람이 아닌 괴물이어도)그래도 내가 당신 아들이잖아요. 어머니...".

어머니라는 말에 무너지는 윤서화, 떨리는 손으로 아들의 얼굴을 만져봅니다. 모질게 버리고 돌아선 어미를 어머니라고 불러주는 아들, 얼마나 듣고 싶었던 말이었는지, 얼마나 불러보고 싶었던 이름이었는지...

"강치야, 미안하다. 이런 어미라서 정말 미안하구나", 부둥켜 안고 우는 모자를 보며 함께 엉엉ㅠㅠ 

20년이라는 긴 세월의 그리움과 원망, 설움이 눈물 범벅도 잠시, 월령의 등장, 두둥!

살아있는 월령을 보고 놀라는 서화, 그리움과 죄책감, 그리고 그녀의 사랑까지 느끼게 했던 윤세아의 하이톤 대사는 압권이었습니다. '월령? 월령 당신이에요?', 과거 젊은 윤서화를 그대로 느끼게 해서 말이지요.

서화의 눈물, 그리고 월령의 슬픈 눈은 그들 사이에 여전히 사랑의 감정만은 죽지않았음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월령을 백년객관으로 향하게 했던 가슴 저미는 듯 아파오는 감정, 그 여인을 보자 더 많이 아파오는 월령입니다. 자신도 알지 못하는 감정에 충격을 받은 듯 멍하니 서있었던 것은 그 때문이었겠지요. 

월령의 기운을 느끼고 다시 돌아와 서화 앞을 가로막는 강치, '안돼. 이제 더이상은 안돼. 더이상 아무도 죽이지마... 죽이지 못하게 할거야. 내가 당신을 막을 거라고...월령".

 

20년만의 가족상봉은 슬픈 비극을 암시했습니다. 조관웅이 보고 있던 조총, 구월령의 서화에 대한 감정의 향방이 결말에 이르면 분명해지겠지만, 아직은 다크월령의 기운이 더 강하기에 어머니를 지키려는 강치는 월령과 필연적으로 맞설 수밖에 없습니다. 친부를 죽여야 하는 가혹한 운명, 강치는 그 가혹한 운명을 어떻게 감당해 갈까요? 

 

전 강치가 강해지는 것보다 그가 감당해야 하는 삶의 무게에 더 관심이 큽니다. 지켜야 하는 사람들, 그 속에서 아버지 구월령의 존재를 어떻게 감당하고 풀어갈지를 말이죠. 담사부와 극검의 대결은 아버지 월령을 막기 위한 담사부의 목숨을 건 수련이었지만, 강치는 강함 이상의 다른 것을 깨달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담사부와의 수련장면과 20회 엔딩장면은 그런 점에서 너무나 닮아있었습니다. 담사부와의 극검의 수련에서 강치를 일깨운 것은 잠재된 힘만이 아니었습니다. 전 담사부를 지킨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검을 들고 있는 담사부의 팔만 공격함으로써 담사부에게 치명상을 입히지 않았지요. 지켜야 할 사람을 지키는 것, 그것이 강치가 깨우쳐야 할 강한 힘이었던 것이죠. 담사부를 지켰기에 강치는 팔찌를 빼고도 인간의 모습으로 잠시 돌아왔던 것이었고요.

담사부와의 극검의 수련장면과 월령, 서화, 강치 셋이 함께 서있던 장면은 결말과도 연결되는 중요한 복선입니다. 지켜야 할 어머니, 막아야 할 아버지 구월령, 아버지를 막을 만큼 강해야 어머니를 지킬 수 있고, 담사부에게 치명상을 입히지 않은 평정심을 유지했듯이 아버지를 죽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복선말입니다. 

또한 윤서화가 월령을 어떤 혼란으로 이끌지도 중요해졌지요. 아들을 구하기 위해 월령 앞에 서야 하는 윤서화, 그러나 아버지와 싸우는 강치에게 안된다고 강치를 막을 사람도 윤서화입니다. 월령이 강치의 손에 소멸되고 싶은 마음이 여전한지는 의문이지만, 악귀로 변한 구월령이 어머니와 아들이 서로를 지키려 하고, 또한 자신마저 지키려 하는 이상한 광경에 어떤 혼란을 느낄지...

지킨다는 것, 자신도 과거 소중한 이를 지키기 위해 천년악귀가 될 수도 있을 선택을 했던 구월령이었지요. 서화와 강치가 월령의 소멸된 기억들을 돌아오게 할 수 있을지... 월령은 서화에게 돌아가고 싶어 죽음을 갈망하는 자신을 기억해낼 수 있을까요?...

 

조관웅이 가지고 있는 조총이 누구를 향할지 역시도 마지막 결말의 변수입니다. 총구는 누구를 향할 것이며, 그 총구를 대신 막을 이는 누구일지도 말이죠. 결말은 슬픈 전설이 아닌 아름다운 전설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만...  

아버지를 천년악귀가 되지 않게 막는 것(지키는 것), 어쩌면 강치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강치가 월령에게 했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리더군요. 강치는 월령을 죽이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거든요. 막을 거라고만 해서 그런 희망을 품게 합니다.

 

모자상봉의 절절한 감정연기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엔딩장면에서의 이승기의 표정과 목소리 톤에 많이 놀랐습니다. 아버지를 막아야(혹은 죽여야 하는) 하는 최강치, 이승기의 캐릭터를 이해하는 폭이 얼마나 넓고 깊은지 표정과 목소리톤으로 느낀 장면이 월령 앞에 선 복잡해 보이는 장면이었거든요.

월령을 보는 이승기는 마치 그만 멈춰달라고 사정을 하는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목소리는 애원하는 듯했고, 분노보다는 슬픔이 느껴지더군요. 그래서인지 아비와 천륜을 끊어야 할지도 모르기에 가슴 한군데가 꽉 막힌 듯 아파오게 하더군요. 

자신만이 해야 할 일이기에,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일이기에, 강치의 표정은 어느때보다 무겁고, 한편으로는 슬퍼보였습니다. 말 그대로 가혹한 운명을 짊어진 최강치의 비애를 표정 하나로 느끼게 하더군요. 전 월령에 대한 분노 비슷한 감정을 폭발적으로 뱉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승기의 슬퍼보이는 표정과 애원하는 듯한 대사를 듣고는, 아...그렇구나...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랬겠다, 내가 강치였대도...' 싶더군요. 대사톤, 표정 하나 하나에도 완벽하게 캐릭터를 이해하고, 캐릭터의 감정과 상황이 되어 표현하는 이승기입니다.

"사람이 되고 싶다지 않습니까? 사람이면서 사람이기를 포기하는 이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여전히 사람되기를 진정 소망하고 꿈꾸는 아이입니다. 과연 그 아이가 꿈꾸는 사람이란 무엇인가, 궁금하지 않습니까?", 이순신 장군이 담평준에게 했던 말이죠.

강치가 반인반수라는 것을 알고 청조가 괴물이라며 떠나버리고, 무형도관에 다시 나타났던 강치의 손을 잡아주며 그랬지요. "너늘 인간이라 결정짓는 것은 네 몸속에 흐르른 피가 아니라 네가 어떤 사람으로 살고자 하는 너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이니라".

 

담평준은 극검의 수련에서 그 아이가 꿈꾸는 사람을 봤습니다. 자신의 검을 쓰러뜨렸으면서도, 담평준 자신을 지켜낸 사람 제자 강치를 말이죠. 구가의 서에 대한 해답을 반복적으로 암시하고 있는 셈입니다.

여울이 조관웅에게 당신이 괴물같아 보인다고 했듯이, 인간을 규정하는 것은 겉모습이 아닌 다른 것에 있다는 것을 말이죠. 사람이 되어가는 강치와 괴물이 되어가는 인간, '나'는 그 경계의 어느 지점에 있는지 돌아보게 합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9
  1. 2013.06.12 12:3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만두만두 2013.06.12 12:35 address edit & del reply

    이제 가수 이승기가 아닌 연기자 이승기로 말해야 하겠어요
    이승기가 못하는건 요리뿐?(1박2일에서 생각나네요)
    4회남았는데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궁금합니다
    수지의 연기는 큰 변화가 없는데 이승기의 캐릭터의 변화는에 눈이 쫓아가네요
    어제꺼 못봤는데 보러 가야겠네요 구가의서 못본편이 몇 개 되는데 이승기 연기보러갑니다

    • 초록누리 2013.06.13 14:58 신고 address edit & del

      만두님^^
      승기는 예전부터 연기자였어요ㅎㅎ.
      가수로 돌아가면 또 완벽한 가수고 ㅎㅎ,
      트리플 황제라는 수식어가 괜히 붙여진 것은 아닌 듯해요.
      전 승기를 애정해서 드라마를 보면서도 사심이 커져 갑니다ㅎ.

  3. dream 2013.06.12 13:45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윤서화를 보면서 아직 완전한 악귀가 되지 못한 월령이라서 서화라면 다시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보지만, 작가가 그리 간단하게 그리지는 않았을거 같고...기대해 보겠어요^^
    "나를 아는가?" 이 의문은 아직 돌아갈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음일거 같은데...^^;;

    모자상봉, 가족 상봉 모두 가슴이 절절히 아팠네요
    20년을 하루같이 그토록 지옥속에 살면서도 자식을 위한 그 모진 마음이 어땠을지...
    어제는 그야말로 강치의 각성과 윤서화의 회라고도 하고 싶었어요

    초록누리님 말씀대로 강치가 강해진것만이 아니라는 생각은 저도 했어요
    씨익...웃었던 강치의 미소가 그리 말해 주는 듯 싶었답니다.
    악귀인 아버지를 죽이지 않고도 지켜내는 방법을 알았을듯 싶더라고요
    어머니를 지키고, 여울을 지키고, 백년객관과 도관 사람들까지 지키는 강치...^^

    • 초록누리 2013.06.13 15:04 신고 address edit & del

      윤서화의 진심, 강치의 미소...
      그리고 아직은 알 수 없는 월령의 슬픈 눈빛...
      이 가족에게 신파적인 해피엔딩은 없겠지만, 판타지적인 해피는 이뤄지길 바라고 있답니다.
      월령을 소멸하지 않고, 천년악귀가 되는 것도 막고, 서화의 진심도 알고, 월령에게도 뭔가 해피한 일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판타지적인 해피로밖에는 상상을 못하겠거든요.

      강치가 사람이 되는 것이, 강치도 모르게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서 구가의 서의 해답을 하나씩 던져주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드림님...
      요즘 날씨는 어때요?
      예지는 여전히 왕노릇하죠?
      그래도 순둥이 예지는 효녀예지~~

  4. 생머리 2013.06.12 18:06 address edit & del reply

    누리님 글 잘 읽고있어요 처음엔 그냥 그런 판타지물인가 했는데 갈수록 인물들의 연기와 대사가 끌어당기더니 이제는 푹 빠져버렸네요 여전히 믿음을 주는 승기도 좋지만 전 최진혁이라는 배우를 알게되어 기쁘답니다 누구못지 않게 섹쉬하고 연기도 좋아요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드라마보다 재밌는 리뷰에 늘 감사드려요 건강 조심하시고 오늘도 홧팅입니다 ^^

    • 초록누리 2013.06.13 15:07 신고 address edit & del

      생머리님^^ 오랜만...
      톡방에서는 가끔 뵜는데 여기서는 간만이당!ㅎㅎ
      섹쉬월령 분위기 있죠?
      저도 최진혁 연기는 처음인듯 한데 매력있네요.
      최진혁이 우리가 기다리는 드라마에도 나온다는 말이 있던데...현대물에서는 어떨지ㅎ
      생머리님도 홧팅!!

  5. 나이젤 2013.06.12 18:25 address edit & del reply

    누리님의 리뷰글을 읽으니 보지 않은 구가의서의 내용들이 본 것처럼 이해가 되어버리네요...리뷰 글을 읽고 있으니 당장에라도 구가의 서를 찾아 봐야 할 것 같아요...특히 승기군의 감정 표현의 눈을 열심히 봐야겠어요....여울의 손을 잡으면서 신수에서 사람으로 돌아오는 승기의 표현에서 아마도 강치라면 자신의 모습에 어리둥절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표현을 잘 하는더라구요 ..여울의 손에 놀랐는지 ,,....여울의 말에 놀랐는지 사람으로 돌아오는 강치...저는 그 안에 구가의 서의 해답이 들어있다고 생각했어요....깊이 있는 누리님의 해석으로 구가의 서가 더욱 더 멋진 드라마가 되고 있는 것 같아요....ㅎㅎ

    • 초록누리 2013.06.13 15:15 신고 address edit & del

      레드 나이젤님^^
      맞아요.
      구가의 서 해답이 점점 보여집니다.

      강은경 작가가 예전에 제빵왕에서도 이런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을 좋아했는데, 구가의 서에서도 공부를 시키더라고요.

      칭찬 감사^^

2013. 6. 11. 11:12




강치를 낳은 어머니 윤서화, 강치를 업둥이 자식으로 가슴으로 품어 키운 아버지 최마름, 낳은 어머니의 애끓는 모정과 기른 아버지의 부정에 눈물이 마르지 않았던 구가의 서 19회였습니다.

눈 앞에서 신수로 변하는 아들 강치를 보는 윤서화는 피가 거꾸로 치솟는 듯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낳은 아들이라고 인정하지 못하고 돌아서고 말았지요. 아들을 외면하고 돌아서 와버린 윤서화는 결국 터져나오는 눈물을 막지못하고 가슴을 쥐어뜯으며 오열하고 말지요.

얼마나 보고 싶었던 아들인데, 20년간을 아들을 찾겠다는 그 그리움 하나로 버티고 살아왔는데, 원수놈 조관웅 앞에서 아들을 인정하지 못했던 윤서화입니다. 그녀에게는 그보다 더 큰 일을 해야 하기에 그녀의 정체를 밝히지 못했지요. 조관웅을 죽이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사람도 뭣도 아닌 저 아이를 밟아 죽이든 비틀어 죽이든 비조 영감이 하실 일, 내게 필요한 건 지도뿐입니다". 초록눈으로 자신을 올려다 보는 아들의 슬픈 눈, 그와 너무도 닮았습니다. 20년전 "내 그대를 그리도 사랑했는데..."라던 월령과 말이지요.

 

월령에 이어 아들 강치마저도 외면해 버리고, 아들의 눈을 더 보지못하고 곳간을 나가버린 윤서화, 그녀의 눈빛이 마음에 걸려오는 강치였습니다. 처음 봤을때부터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가는 얼굴, 곤사형과 여울인 예쁜 여자였구나 라며 강치를 놀려댔지만, 오래동안 알고 왔던 사람처럼 친근감이 느껴졌던 얼굴, 자신의 방에 숨어들었던 도둑을 숨겨주었던 그 여인의 눈이 이상하게 슬퍼보입니다.

"이런 괴물이니 갓 태어난 피덩어리를 강에 버린 거지... 윤서화 네 어미말이다". 왜인복장을 한 조선여인이 자신을 강에 버린 어머니라니, 그 왠지모를 정감갔던 여자가 어머니라니, 믿고 싶지 않은 강치입니다. 그리고 그 어머니는 자신을 두 번 버립니다. 눈 앞에서까지... 

혀를 깨물고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 윤서화의 심정을 헤아릴 수 없는 강치이기에, 어머니에게 또 외면당하는 자신이 슬픕니다. '그렇게 흉물스럽다는 것인가, 내 모습이... 어머니마저 자식임에도 외면할 정도로...'. 여울이 한없이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신수임을 알고도 손을 잡아주고, 사람이 되기를 포기하지 말라던, 이젠 강치가 사람으로 살고 싶어진 의미가 된 여울이가....

 

강치가 조관웅에게 붙잡혔다는 말에 가만 있을 수 없는 여울이, 무장하고 강치를 구하러 나서지요. "여주댁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해 본적 없어? 오로지 머릿 속에 한 사람만으로 가득차서 그 사람이 웃으면 같이 웃고, 그 사람이 울면 같이 울게 되고, 옆에 있으면 내 세상이 된 듯하고... 강치는 내게 그런 사람이야", 여주댁도 여울의 사랑을 막아설 수 없었지요(엉뚱하게 귀여운 여주댁, 곤에게 마음이 있는데 곤과 나이차가 있어 보여서 슬퍼하는 중입니다. 여주댁 지못미ㅠㅠ). 

저잣거리로 나간 여울은 마봉출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지요. 귀여운 마봉출(조재윤)때문에 웃음터집니다. 사투리도 어쩜 그렇게 맛깔나게 잘하는지...

봉출이 패거리가 백년객관 마당에서 시간을 벌며 주의를 끄는 동안 여울은 곳간으로 강치를 구하러 갔지요. 최마름이 천수련이 건네준 취혼주 해독제를 주먹밥에 숨겨 건네주었지만, 곳간을 지키는 자객놈들 주먹밥 한덩이를 못먹게 해코지를 하는 통에 굴러가 버리고, 밥속에 들어있는 해독제(용혈환)때문에 어찌나 손에 땀을 쥐었던지요. '오매 미치겠네'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니깐요.  

곳간에서 벌어진 일을 눈치채고 들어선 조관웅, 여울이도 마봉출도 함께 묶이고 맙니다. 여울이 따귀를 때리는 조관웅때문에 제 눈에 불똥이 튀겼는데, 강치는 어땠을까요? 취혼주를 다섯 잔이나(치사량이 넘는) 마셨던 강치였기에 몸 회복은 더디고, 혈관이 다 터져나가는 분노밖에 하지 못합니다.

 

강치를 저잣거리에 매달에 사람들에게 신수로 변한 모습을 보이고 돌에 맞게 죽게 하겠다는 조관웅, 신수로 변한 강치의 초록눈에도 최마름에게 강치는 변함없는 아들이었습니다. 강치를 키운 20년의 정이 변한 모습 하나로 끊어지겠습니까? 억만이도 마찬가지였고요. 초록눈 강치지만 그들에게는 백년객관 최마름의 아들 강치였을 뿐이고, 의리넘치는 강치형님일 뿐입니다. 주먹밥에 묻은 흙을 입으로 떼어내던 최마름, 죽을 것 같이 아프다는 강치를 보는 아버지 최마름이게는 강치의 초록눈 따위는 보이지 않습니다. 초록눈으로 변했든 최마름의 아들 최강치는 변하지 않는 거니까요.  

발길질을 받으면서도 강치의 목숨만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아버지 최마름때문에 강치만큼 울었답니다아버지 최마름이 발길질을 받는 것에 신수의 괴력을 발휘하는 강치, 쇠사슬을 끊어버렸지요.

공중돌기 발차기 액션씬까지 짱짱맨 강치, 이승기였습니다. 상황은 긴장감이 넘치는데 승기의 액션씬에 눈이 헤롱헤롱 침 질질 흘려가며, '멋져!' 박수치며 보는 이 아줌마는 울 승기바라기ㅎ.

 

사력을 다해 주관웅의 수하들을 때리고 차서 눕혀버린 강치, 쿨럭! 한웅큼 피를 토하면서도 조관웅을 향해 달려들었지요. '그래 아주 이번에는 숨통을 끊어버리자 강치야~' 하는 순간, 난데없이 강치를 막아서는 칼집, 윤서화의 호위무사 왜인이었지요. 강치를 살리기 위해 윤서화가 보낸 것이라 짐작은 되었지만, 으미 아쉽더라는... 하긴 강치가 사람들 앞에서 조관웅을 죽였다면 강치의 신변이 더 위험해졌겠죠. 

 

사각사각,,, 쓰러진 강치 앞에 보이는 조선여인, 어머니였습니다. 왜인옷을 벗고 조선옷을 입은 어머니였습니다. 서로의 눈을 응시하는 서화와 강치 사이에 수만가지의 말보다 더 많은 말들이 스쳐갑니다. 원망과 슬픔이 두 사람의 가슴을 훑고 지나갑니다. 슬픔이었습니다. 그리움이었고, 미안함이었습니다. 윤서화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것을 듣지 못하고 혼절해 버리는 강치...

모진 마음으로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못하고 돌아섰던 윤서화는 결국 기모노를 벗고, 비녀를 꼽고 한복을 입고 조관웅 앞에 섰지요. 아니 아들 앞에 섰습니다. 아들 강치와는 조선 여인으로 강치의 어미로 만나고 싶었던 윤서화, 아들을 찾게 되면 입으려고 준비했던 한복과 비녀였습니다. 

저잣거리에 강치를 매달고 사람들의 돌을 맞게 해 죽이겠다는 조관웅(이런 오살할 놈)의 협박에 패배를 인정하는 윤서화였습니다. 자신이 20년전 조관웅이 죽였던 그 윤서화라면서 말이죠.  

 

혼절한 강치는 아버지 최마름과 어머니 윤서화의 대화를 자는 척 듣고만 있었습니다. "실질적 아버지는 돌아가신 박무솔 어르신이었습니다. 우리 강치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밝고 의리있고 인정도 많고... 세상에 저런 아들 없습니다".

키우지 못한 아들 강치, "강에 버려졌다고 해서 강치라고 합니다. 최강치", 강치의 말이 가슴에 가시가 되어 쑤셔옵니다. 미안해서 어미라고 말하지도 못하는 윤서화입니다. 너무 미안해서 어미라고 말할 자격도 없는 어미입니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그래서 하지 말아달라고 했겠지요. 낳자마자 소정법사에게 맡기고 조관웅과 함께 죽음을 택하려 했던 서화, 강치에게 어미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너무 미안해서... 아들도 몰라보고 잡아들이라 한 자신을 어떻게 어미라고 나설 수가 있었겠어요. 강치의 이마에 손이라도 대고 싶은데, 아들의 얼굴을 한 번 만져보고 싶은 윤서화인데, 너무 미안해서 왼손은 오른손을, 오른손은 왼손을 꼭 움켜쥐고 강치에게 다가서는 마음을 누르고 또 누르는 윤서화였지요. 

 

"깨어나셨군요", "아... 예... 또 폐를 끼쳤습니다". 어머니임을 알면서도 어머니라 부르지도 못하고, 아들임에도 아들의 이름을 부르지도 못하는 두 모자의 슬픈 눈빛, 이승기의 내면연기가 심금을 울리더군요. 버럭 소리라도 질렀으면 응어리가 풀렸을까? 왜 버렸느냐고 눈물이라도 쏟았으면 낳아준 어미의 얼굴도 모르고 자라온 20년의 원망이 풀렸을까?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머뭇머뭇 묻는 강치, 아니 이승기의 대사처리는 절제된 내면연기가 돋보이더군요. 달려가 아들을 안아보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또 누르고 서있던 윤세아의 온 힘을 다해 버티고 서있는 연기 역시 좋았고요. 

 

강치는 담담하게, 너무 담담해서 더 슬퍼지게 묻지요.

"저기요... 저기... 그러니까요... 이건 내가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내가 그렇게 싫었습니까? 태어나자 마자 강물에 버릴만큼 그렇게 내가 끔찍했습니까?... 그냥 한 번은 물어보고 싶어서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서있는 어머니의 슬픈 눈, 강치는 차마 그런 어머니에게 원망조차 쏟아붓질 못합니다. "아...됐습니다. 이걸로...".

 

'어머니, 끔찍했겠지요. 싫었겠지요. 사람도 뭣도 아닌 괴물이 태어났는데... 그래도 짐승도 자기새끼는 버리지 않는다는데.... 아니 됐습니다. 어머니가 살아있어서 어머니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봤으니 그것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없었던 어머니라는 존재, 앞으로도 없는 분이라 생각하며 살겠습니다'. 

 

'아가야, 내 아가야. 무서웠다. 괴물을 낳을까봐... 그런데 넌 괴물이 아니었어. 사람이었어. 그래서 나는 나를 용서할 수가 없었다. 그런 너를 뱃속에서부터 지우기 위해 양잿물을 먹고, 비탈에서 구르고...너를 지우려 했던 나를 용서할 수가 없었다. 네가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랬다. 신수와의 사이에 낳은 아들이 너라는 것이 알려진다면, 그자의 손에서 넌 무사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자가 미웠다. 죽이고 싶었다. 그 자를 죽이는 것만이 너를 위해, 그리고 네 아비 월령에게 속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안하다, 아가야, 살아있어줘서 고맙고 또 고맙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멀어져 가는 아들을 잡지도 못하고, 이름 한 번 부르지도 못하는 윤서화였지요. 가슴을 치며 울고 또 우는 윤서화입니다.

 

여울과 봉출을 구하로 곳간으로 다시 간 강치, 묶여있는 여울부터 풀어주지요. 세월아 네월아, 옆 기둥에 묶여있는 봉출이는 신경도 안쓰고(ㅎㅎ) 서로의 안부를 묻고 확인하고 자신을 구하러 온 여울을 힘껏 안아봅니다. 아니 여울이에게 안겨 실컷 울고 싶었던 강치였습니다. 어머니라는 분을 만났다고, 왜 버렸냐고 원망조차 하지 못했다고, 울고 싶은 걸 참고 또 참았던 강치, 그리고 또 버려졌다고... '괜찮다'고 등을 토닥여 주는 여울이 몰래 가슴으로 울고 있었던 강치였습니다.

이 모습을 보고 우리 귀여운 마봉출, 탁주를 들이부으며 눈물을 뚝뚝!! '워따매, 우리 동상이 남색이라니...참말로 믿고잡지 않당께 ㅠㅠ'. 

백년객관으로 돌아온 강치, 공달선생의 청국장을 먹으며 눈물을 쏟아버리지요. 어머니라 불러보지도 못하고, 왜 버렸느냐고 원망조차 못하고 돌아섰던 강치, 청국장에 설움이 쏟아집니다. 따뜻한 사람들, 자신을 지켜주는 사람들과 함께 있어 행복합니다. 강치에게 집은 이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그래서 지켜야 할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강치입니다. 그래서 더 강해지고 싶은 강치입니다.

강치가 천수련이 내 준 나무 목(木) 글자로 집을 지어오라는 과제를 푼 듯 하죠? 집이라는 것은, 나무로 지어진 외형 번드르르한 건축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죠. 지켜주고 싶은 사람들, 자신을 지켜주는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곳강치가 지어야 할 집, 크게는 조선이라는 큰 집이라는 것을 말이죠. 

이번 구가의 서 19회는 이승기의 내면연기가 돋보였던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어머니 윤서화를 보는 이승기의 눈빛은 말로 표현을 다 할 수 없는 애절한 그리움, 분노와 원망, 설움이 녹아있었지요. 인상 한 번 찡그리지 않고 깊은 내면의 감정들이 눈빛에 올라온다는 그런 느낌이 들게 하더군요.

특히 놀라웠던 장면은 윤서화와의 독대씬이었습니다. 주춤주춤, 머뭇머뭇, 담담하게 묻는 어조에 적잖이 놀랐거든요. 이승기가 지금까지 가장 고민을 하고 표현했을 장면은 자신이 신수라는 사실을 알고 폭주하며 괴로워 했던 동굴씬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부모인 월령과 윤서화와의 장면을 두고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이 컸을 겁니다. 아버지 월령과의 만남은 "당신이 내 아비라며!",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간절함은 월령의 기억을 흔들었고, 여울이를 지키기 위해 온몸으로 월령을 막아서는 장면에서는 자신의 감정은 물론, 월령의 기억까지 일깨워야 하는 이중의 고민을 했었을 이승기였을 겁니다.

 

그런데 의도적으로 월령의 기억을 깨우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었지요. 여울이를 지키겠다는 마음 하나만을 절절히 보였기에, 시청자와 월령은 그를 통해 과거의 월령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상황은 비슷했고, 대사도 같았지만 월령 복사는 없었다는 말이에요. 월령을 그대로 복사하는 듯한 연기를 했었다면, 감정전달은 했겠지만 월령의 데쟈뷰를 위한 연기밖에는 되지 못했을 거에요. 그래서 누군가의 데쟈뷰를 연상하게 하는 연기는 연기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이승기에게는 여울이를 지키려는 강치밖에 없었습니다. 월령의 기억을 교차편집해서 시청자는 과거를 떠올리기는 했지만, 사실 똑 같은 대사를 똑 같은 상황에서 재현한다는 것은 위험성이 있는 연기입니다. 그런데도 이승기가 그 장면을 너무나 소화를 잘 하더군요. 

이승기의 내면연기가 신선하게 보였던 것은 윤서화의 독대씬이었습니다. 너무나 담담한 어조, 충혈된 눈에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 이승기를 보고 적잖이 놀랐거든요. 너무나 뻔한 예상을 깨버렸던 장면이었기 때문입니다. 목소리는 격앙되지 않았고, 하고 싶은 말을 꾹꾹 누르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고, 그저 질문을 힘겹게 하는 모습만이 먼저 보이더군요. 왜 그랬을까?

이승기는 최강치라는 인물의 심성을 너무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최마름의 대사에서도 강치의 품성이 드러나기는 했지요. 인정많고 의리있고, 저런 아들 세상에 없다고... 강치가 욱한 성격이기는 해도 그는 사람으로서 지켜야 하는 선을 넘는 언행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 성품의 강치였기에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에게 저를 낳으셨느냐는 원망섞인 말을 하지 않습니다. '내가 싫었습니까? 끔찍했습니까?'라는 대사로 자신이 신수였기에 어머니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고, 낳아준 어머니를 면전에서 원망 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버려진 슬픔은 충혈된 눈으로 표현하더군요. 

 

강치는 박무솔의 죽음 이후 너무 많을 일들을 겪었죠. 죽을 뻔한 위기도 있었고, 청조가 기루에 넘겨지는 것도 봐야했고, 박무솔을 죽였다는 오해까지 받았죠. 거기에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 반인반수라는 정체성마저 근 몇달간 최강치에게는 충격의 연속들이었습니다. 

그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격노하고 눈물을 줄줄 쏟으며 원망을 감정으로 터뜨렸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승기는 최강치가 반인반수라는 사실을 모자상봉에서도 잊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강에 버린 어머니에 대한 서운함은 서운한 대로 슬픈 눈빛에 담으면서도, 강치의 사람됨, 강치의 정체성,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 모두를 담아내더군요.

 

뜨거운 숭늉은 김이 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요. 감정폭발보다는 절제가 때로는 더 강하게 전달될 때가 있습니다. 이승기의 윤서화와의 독대씬이 그러했고, 윤세아의 가슴을 치며 소리도 내지못하고 흘리는 눈물이 그래서 더 아프게 전달되었지요. 폭발보다는 절제로 감정을 극대화시킨 이승기와 윤세아의 연기합이 잘 이뤄졌던 아픈 모자상봉이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9
  1. 푸른별 2013.06.11 12:03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도 구가의서 보면서 울컥울컥했는데 초록누리님 글을 읽으니 시나브로 또 눈물이 흐르네요..ㅠㅠ
    강치를 연기하는 승기라서 더 좋습니다..
    내가 그렇게 싫었냐고 차분하게 되묻고는 아닙니다..떨리는 목소리로 체념하던 부분에선..저도 목이 메어서..ㅜㅠ
    뜨거운 숭늉은 김이 나지 않는다는 말씀..마음 속에 새겨지는 글귀네요~
    누리님 소중한 글 잘 읽었습니다..
    같은 곳은 아니지만 같은 사람을 같은 마음으로 누리님과 함께 변함없이 좋아하는 시간들이 제겐 축복 그 자체네요 ㅠㅠㅠㅠㅠㅠ
    항상 누리님 행복을 기도합니다!!!!

    • 초록누리 2013.06.13 14:47 신고 address edit & del

      푸른별님^^
      승기를 보면 차근차근 정석을 밟고 성장하고 있어서 흐뭇합니다.
      감정연기는 초반보다 더 깊어졌고, 캐릭터의 해석 폭도 넓어졌죠?.
      작품속에서 성장해가는 승기를 보면 아들 커가는 것 보는 듯 대견^^ㅎㅎ

  2. 2013.06.11 12:3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dream 2013.06.11 13:41 address edit & del reply

    주먹밥에 묻은 흙을 입으로 떼어내던 최마름 때문에 전 많이 울었어요
    아들을 향한 아비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거든요
    힘없는 아비라 줄 것이라고는 이 흙묻은 주먹밥 밖에는 없지만,
    강치에게 꼭 먹여야만 하는 아비의 마음이 고스란히 가슴에 박혀 버려서....
    오히려 서화의 가슴치던 장면이 제게는 너무 작게 와닿았더랍니다..
    이제 분명해졌네요.
    강치에게 월령을 죽이는 아픔을 주지 않기 위해 서화는 그 칼에 죽겠군요..
    죽어야 월령이 살텐데....강치가 살려 줄려나...? (요건 아니다 ㅋ)

    예고편에서
    죽여야 할 자만 보이고 나는 보이지 않냐고 하던 강치의 목소리가 귀에 울립니다.
    오늘도 기대 해 볼게요.

    초록누리님 건강 관리 잘 하셔요...지독한 감기나 몸살이나 목 뻐근함이나 이딴건 휙~ 버려요
    그래야 주옥같은 초록님의 리뷰를 맘껏 보고 즐기지요~ 아셨죠?

    • 초록누리 2013.06.13 14:49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도 최마름 장면 보면서 많이 울었어요,
      가슴으로 품은 아들, 입으로 흙을 털어내는 최마름...
      강치의 초록눈을 보고 놀라면서도 아들 강치만으로 보는 최마름의 부성ㅠㅠ

  4. 수우언니 2013.06.11 14:35 address edit & del reply

    "뜨거운 숭늉은 김이 나지않는다 "
    이 말은 표현하지 않는 아버지의 사랑을 의미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최마름의 사랑이 과연 피가 섞인 부모의 사랑보다 작다고 말할 수 있을까?
    최마름의 눈물이 더 슬펐던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 이시스 2013.06.11 17:17 address edit & del

      최마름의 부정에 저도 많이 울었습니다. 조조연이다보니 단독샷이 없어서 그렇지ㅠㅠ 임팩트있게 멋지게! 씬스틸러였습니다.
      게다가 야비하거나 촐싹거리는 역만 단골로 하신 배우라 지금껏 구가의서 보면서 어라? 계속 선한 역인가보다 의외네 이런 선입관있었는데......

      또하나 겹쳐보이는 조연은 청조 몸종역 여배우! 사투리는 맛깔스럽게 하는 것 같은데 추적자의 딸이 계속 연상이 되서 ^^;;; 가끔 몰입이 깹니다.

      못난이주의보? ㅋㅋ 재미있죠? 공진주의 바락바락씬이 귀에 거슬리긴 해도 팍규도령이랑 써니 그여배우 보는 맛이 쏠쏠합니다.^^

    • 초록누리 2013.06.13 14:55 신고 address edit & del

      수우언니님^^
      최마름의 부성은 흔히 드라마에서 많이 부각되는 모성과 다르지 않았지요. 많은 말이 아니어도 강치를 애타게 보는 표정과 흙을 털어내는 모습, 발길질을 마다않고 견디는 모습만으로 20년을 아들로 키워온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게 합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지만, 피보다 진한 것이 정이라는 것을 최마름을 통해 또 느끼게 했습니다.

      이시스님도 못난이 주의보? 반가워요.
      저도 요즘 챙겨보는 드라마에요. 절 건강한 정신세계로 이끈달까?

  5. 이시스 2013.06.11 17:25 address edit & del reply

    뜨거운 숭늉은 김이 나지않나보군요. ^^;;;
    더킹투하츠에서 승기연기보면서 충격받은적이 어그제 같은데...
    승기는 그 어떤 역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는 그런 믿음을 준 씬이었습니다. 이제 악역승기 사이코패스같은 그런 역을 연기하는 승기도 보고파요. ㅋㅋ 아니면 동네바보역도... 모범생 이미지도 조만간 깰 수 있을 듯! 참으로 다채로운 연기를 기대하고픈 보고픈 그런 배우입니다. 아직 더많은 그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배우. 이승기

2013. 6. 5. 11:16




자홍명이란 이름으로 조선으로 돌아온 윤서화(윤세아), 한밤중에 거처에 숨어든 귀여운 도둑이 자신이 버린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슬픔과 그리움, 회한과 모정으로 범벅된 슬픈 눈의 윤서화, 신수로 변하는 아들을 봐야하는 그녀의 심경은 이루말할 수 없이 복잡할 것입니다.

태서의 노비문서로 윤서화의 얼굴을 집요하게 확인하고자 하는 조관웅에게 '봐라, 이 썩바리같은 놈아, 나 윤서화다'라고 과감하게 얼굴을 공개한 윤서화, 자신은 자홍명일 뿐이라고 시치미를 뗐지만, 조관웅은 그녀가 윤서화라는 것을 눈치챘지요.

반인반수의 모습을 윤서화로 하여금 직접 보게 하는 조관웅, 간악하기 그지없는 조관웅, '최강치 이놈이 네 아들이다, 잘봐라'라는 듯 윤서화를 바라보더군요. 조관웅 이놈을 어찌 죽여야 속이 후련할까요?

 

아들을 아들이라 부르지도 못하고, 강치가 지도를 훔친 도둑임을 인정한다면 사랑했던 월령에 이어 아들까지 원수놈 손에 넘기는 꼴이 되겠지요. 쇠사슬에 묶여 고통스러워 하는 아들 최강치, '왜 몰랐을까... 월령과 그리도 닮았는데...'. 과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쇠사슬에 포박된 월령도 그러했습니다. 뒷걸음쳐 도망치게 만든 신수로 변해 폭주했었지요.  

복숭아를 좋아한다니 세상의 복숭아는 다 따버린듯 커다란 자루에서 복숭아를 내어놓고, 꽃을 좋아하는 자신에게 한다발 꽃을 안겨주며 웃던 월령, 백년객관의 3대요리를 꼭 드셔보라며 해맑게 웃던 귀여운 도둑, 닮았습니다. 그와 쏙 빼닮았습니다.

지도를 훔쳐간 도둑이 아들이라는 사실에 경악하는 윤서화, 조관웅에 대한 복수심과 만약 살아만 있다면 반드시 아들을 찾으리라는 마음 하나로 살아왔던 윤서화였습니다. 살아있어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미안한 윤서화입니다.

그리고 가슴이 미어지게 아픕니다.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평범한 인간으로 자라주기를 그토록 바라고 기도했건만, 아들에게는 신수 월령의 피가 흐르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이 자는 제방에 든 도둑이 아니므니다"해야 할텐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도둑으로 인정을 하게 된다면 강치는 물론 좌수사 이순신 장군에게 화를 입히게 될 일로 연결될테니 말입니다.

백년객관에 여울을 만나러 찾아온 진짜 청조때문에 강치가 함정에 빠진 것을 알게 되겠지요. 무형도관 담평준 이하 사제들이 백년객관으로 강치를 구하러 갈 것으로 예상은 하고 있습니다. '또 한번 내 도관의 사제를 무고한 일로 엮는다면 내 검으로 벨 것'이라고 조관웅에게 엄포를 놨던 담평준, 조관웅의 낯짝에 소금 한바가지를 끼얹고 강치를 데리고 왔으면 싶습니다만.

 

어머니 윤서화와의 긴장넘쳤던 첫 만남, 그리고 윤서화가 그가 자신이 낳은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윤서화의 행보가 중요해졌습니다. 강치가 아들임을 알게 된 윤서화가 조관웅에 대한 복수심이 더 커지면서 결국 강치와 이순신 좌수사를 돕는 큰 조력자가 되리라 예상은 되지만, 실상 큰 문제는 월령에게 있습니다.  

지난 회 월령의 슬픈 고백의 눈물에 가슴이 먹먹했는데, 악귀로 변하지 않게 하고 있었던 기억들이 모두 사라져 버린듯 해서 말이지요. 월령을 감싸는 검은 기운, 그리고 변하는 월령의 검은 핏줄들, 그는 진짜 악귀가 돼버린 듯 하니 말입니다. 소정에 대한 기억도 깜빡이기 시작했던 그가 강치가 아들이라는 것도 잊고 이제는 자신이 소멸되기 위함이 아니라, 오직 소멸이 목적인 악귀로 변해 무차별적 잔인한 폭주로 이어지게 될 듯 보이더군요.  

다크 월령, 그래도 이 남자 너무 가여워서 전 쭉 애정을 가지고 그의 마지막 구원을 응원하렵니다. 월령의 폭주를 멈출 인물이 다름 아닌 윤서화가 될 것이라는 것이 짐작은 되지만, 그것이 윤서화의 희생으로 이어질 듯한 비극이 감지됩니다. 

 

20년 전에는 월령을 버렸던 윤서화였지만, 월령과 강치 둘 모두를 구하기 위해 월령의 산사나무 단도로 자신을 찌르게 할 듯 싶어서 말입니다. 월령을 천년악귀가 되는 것을 막을 유일한 길이라고 소정법사가 말해줬던 것을 기억하고 말이죠. 그것이 자신을 사랑해서 죽음을 택해버린 월령에 대한 윤서화의 사랑이며, 사랑을 믿지 못하고 나약하기만 했던 자신에 대한 사죄의 길이라 생각하겠지요.  

 

강치에게도 큰 슬픔이 찾아왔지요. 자신의 아버지 구월령을 벤 사람이 여울의 아버지 담평준 사부님이었다는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무표정으로 무형도관으로 돌아온 강치에게 검을 내미는 담평준, 왜 강치의 아비를 베었는지 담담하게 이유를 말해주었지요. 배신당한 것은 구월령이었다는 것까지도 말이지요. "네 아비도 너처럼 인간이 되고 싶어했다 들었다. 그래서 구가의 서를 얻기 위해 100일 치성을 드리다 신수의 모습을 네 어미에게 보이고 말았지. 네 어미는 겁에 질렸고,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가눌 수 없는 슬픔, 칼을 빼는 강치, "제 가족의 비극은 이 칼 끝에서 시작된 거 아닙니까?", 강치의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 그 눈물에는 담평준에 대한 원망과 분노, 가족을 잃은 슬픔, 아버지 월령에 대한 연민이 담겨있었습니다. 그 눈물이 복수의 눈물이 될까 두려웠지만, 설마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강치가 사랑하는 여울의 아버지이자 사부님에게 칼을 들이대지는 않으리라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헉, 숨차게 달려온 여울 앞에 선 강치의 두 손에서 뚝뚝 떨어지는 피, 설마 뭔일을 내버린겨? 차갑게 지나쳐버리는 담여울, 썰물처럼 텅빈 듯한 공허함에 멍해진 강치의 귀에 빙빙 맴도는 월령의 말에 가슴 철렁 내려앉게 했습니다. 

"날 믿거라. 인간을 믿어봤자 돌아오는 건 배신 뿐이다", 아버지 월령의 말이 떠오르는 강치에게 한가득 슬픔이 고여옵니다. 뒤에 이어질 강치의 심장 덜컹거리게 만든 백허그를 위한 연출임은 알았지만, 그래도 놀랬잖아요! 

강치는 20년 전 부모세대의 악연을 검을 두동강이로 부러뜨려 끊어버렸습니다. 자신의 손이 베이는 아픔을 겪으면서 말이지요. "20년전에 무슨 일이 있었든 그건 우리들이 태어나기도 전 어른들끼리의 일입니다. 그러니 그 과거를 우리들에게 까지 연결짓지 말아주십시요. 어른들끼리 일어난 일은 어른들끼리 알아서 해결하시라구요!", 우왕, 강치 넘 멋져. 강치 짱이다! 상남자 강치, 정말 의젓한 어른이 되었구나~~ 

강치의 눈물은 용서였습니다. 악연을 악연으로 되풀이 하지 않으려는...

강치의 눈물은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이었습니다. 사람이 되고 싶어했으나 사랑하는 여인에게 배신당한 아버지, 신수라는 사실에 사랑했던 것조차 잊어버린 어머니의 나약함에 대한 연민...

강치의 눈물은 사랑이었습니다. 사람이 되기를 포기하지 말라는 여울의 믿음, 여울에 대한 굳건한 사랑... 

 

강치의 손에 흐르는 피로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고 강치를 오해했던 여울, 두동강이 난 칼을 보고 놀라 뛰어나가지요. 강치를 오해했던 미안함, 강치에게 사실을 말할 수 없었던 마음이 엉켜 강치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몰라하지요. 

여울이 그랬던 것처럼 강치도 여울을 차갑게 스쳐지나가 버립니다. 정말 끝인가.... 백짓장처럼 하얘진 여울을 덥썩 안는 강치, 오매! 심장이 벌렁거려서 비명질렀다, 강치야~

 

"다시는 그러지마. 나한테 비밀 같은 것 만들지마... 두 번 다시 내 앞에서 그렇게 모르는 사람처럼 지나가 버리지 마..." 

이어지는 강치의 고백, "널 좋아해. 너를 아주 많이 좋아해...".

'믿지말거라'/'믿고 싶습니다'.

'넌 절대로 그들과 함께 할 수 없다'/'끝까지 함께 하고 싶습니다'. 

 

'아버지, 신수의 피를 물려준 당신이 한 때는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인간에게 배신당하고 인간을 믿지 못하게 된 당신이 이해도 됩니다. 배신당할까 저도 두렵고 무섭습니다. 그런데 여울이를 잃는 것이 더 두렵고 무섭습니다. 여울이가 모르는 사람처럼 지나쳐 갈때, 슬펐습니다. 아니 무서웠습니다.

설령 배신을 당하고 또 당한다고 할지라도 믿고 싶습니다. 내 사람 여울이만은 날 배신하지 않을 거라고...그래서 이 사람과 끝까지 함께 하고 싶습니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될때까지 사랑하고 또 사랑하면서...

살아가면서 아프고 병들고 언젠가 죽게 되겠지요. 그래도 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녀와 함께 살고 싶으니까요.  

배신도 당하겠지요. 사람들때문에 상처도 받겠지요. 그래도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사람답게 사는 것, 그게 내 꿈이니까요. 사람의 형상을 가졌다고 다 사람이 아니라는 것, 저도 압니다. 사람다웠던 사람 박무솔 어르신,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으냐고 손을 내밀어준 이순신 좌수사, 닮고 싶습니다. 사람답게 산, 살고 있는 그들처럼 살고 싶습니다'.

 

사람이 된다는 것, 강치는 알게 모르게 배우고 있습니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겉의 형상이 아니라 그 마음에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구가의 서'에 한걸음 한걸음 다가서고 있는 최강치입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8
  1. 2013.06.05 12:1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만두만두 2013.06.05 12:27 address edit & del reply

    이번회는 봤는데 마지막 장면 연기자 세명의 연기가 잊혀지지않습니다
    사악한 조관웅, 신수가 안되려는 강치, 아들이라 말 할수 없는 서화의 연기가 이렇게 어울릴줄이야.......
    이승기가 가수가 아닌 연기자로 인정 안할 수가 없네요 이성재는 말 할 것도 없고 윤세아의 표정연기에 밀리지 않는 이승기의 몸부림도 저를 다음주 까지 못기다리게 하네요
    한국은 현충일때문에 내일부터 연휴가 많네요
    누리님도 이번주 잘 보내시고 다음주에 글보러 올께요 상어는 구가의서 끝나고 볼려고 합니다

    • dream 2013.06.05 16:55 address edit & del

      그치요 만두님 세 사람의 연기가....후덜덜덜~

      초록누리님 해피앤딩을 강력하게 원하는데
      여운 길게 남기지 말고 깔끔하게~ 개운하게~
      하지만 글에서처럼 서화의 희생은 불가피해 보여서... ㅠ.ㅠ

  3. 나비잠 2013.06.05 13:07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열심히 댓글 썼는데 다 지워지고..오늘은 새글에 글 올려요. 안녕하세요^^ 누리님!
    어제 지나친줄 알았던 강치가 뒤에서 여울이 안을 때 저도 심장이 내려앉는줄 알았어요.연출가,작가,연기자 모두 대단해요. 김탁구에서는 재미는 있었지만... 막장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구가의서는 작가가 같은분일까 싶을정도로 대사와 드라마의 중심내용이 정말 좋아요. 만두님글대로 마지막 장면도 정말 인상적이였어요. 다음주..또 기대됩니다.

  4. 룰루♬ 2013.06.05 15:13 address edit & del reply

    구가의서는 월-일.까지 드라마 매일 해줬으면~^ㅁ^ㅋㅋㅋ

    18회 엔딩장면 강치엄마 애끓는 표정 압권
    나까지 마음아펐어요.ㅠㅡㅠ
    같이 따라 울컥 애달프고 슬펐어요~
    예고좀 해주징!!ㅎㅎ
    18회 소정법사가 담평준에게
    찾아갔던 장면 생략되어서 담주에 나오려나 싶기둥 하구 이제 6회분 남았지만..종합선물세트 구가의서 월요일!
    요즘 구가의서랑 누리님 리뷰 보는. 재미로
    지내요 ㅎㅎ~

  5. dream 2013.06.05 17:05 address edit & del reply

    구가의서~ 18회만 같아라~~ 외치고 싶어요~
    구가의서는 문서가 아닐거 같은 예감이 팍팍 들어요^^

    믿고 싶어하는 마음이 믿음을 주고
    함께 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함께 하게 될거라는....
    우리도 그러잖아요
    사랑하니까 믿듯이, 믿어서 사랑하는게 아니듯이 말이죠
    강치의 여울에 대한 사랑이, 여울의 강치에 대한 사랑이 답을 줄거 같죠?

    믿음이란 것이, 신의란 것이 말로는 쉬이 설명하기 어려운거 같아요
    구가의서에서 또 다시 믿음으로 마음의 중심을 볼 줄아는 눈을 가르쳐주네요
    이래저래 챙겨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

    • 만두만두 2013.06.05 21:35 address edit & del

      드림님 글보니까 드라마 신의 생각나요 사람의 믿음 나약하지만 그걸 계속 극복하면서 굳건해지는 과정이 많이 와닿네요
      드림님 말씀대로 보기 잘했다고생각이 드네요
      근데 저는 강치 여울보다 서화 월령 커플이 너무 좋아요
      1,2회때가 잊혀지지 않네요

  6. 소망찬 2013.06.05 17:28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백허그는 강치의 회상 속엣말과 함께 진한 울림과 감동을 주더군요..인간을 믿지말거라..믿고싶습니다..끝까지 그들과 함께 살고싶습니다..촣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

2013. 6. 4. 09:52




조관웅의 수하 서부관에게 납치된 여울을 찾기 위해 염주팔찌를 빼고 신수의 모습으로 숲으로 들어간 강치, 아버지 구월령(최진혁)과 다시 재회했습니다. 조관웅 수하의 손에 죽을 뻔한 여울을 구한 월령, "역시 그대였군", 목소리가 어찌나 그윽한지 혼을 쏙 빼놓는 섹시 월령, 이번회는 월령의 속마음이 나와서 착잡한 마음을 누르기 힘들었답니다.

정황을 다 파악하지 못한 강치는 월령이 여울을 위협했다고 생각하고 으르렁 분노하지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도 못하고, 신수의 모습으로 싸워야 하는 강치와 아들의 손에 소멸되고자 하는 아버지 월령의 눈물은 너무도 닮아 있었습니다. 

아버지로부터 자신의 존재의미가 돼버린 담여울을 지키기 위한 강치의 눈물, 그리고 끌려가던 서화를 봐야했던 월령의 눈물, 어디 그 눈물에 그들 여인에 대한 사랑만 담겨 있었겠습니까? 아버지와의 만남이 이런 악연으로 되풀이 되어야 하는 비통함과 아들 손에 죽고자 하는 월령의 비애, 인간이 되고 싶은, 그리고 인간이 되고 싶었던 간절함들이 눈물로 흘렀겠지요.

 

"여울인 내 사람이라구! 내 사람한테 손대지마!! 내 아버지라며!! ㅠㅠ", 강치의 울부짖음에 손을 거두고 마는 월령, 여울을 보호하는 강치가 자신의 모습과 겹쳐서 슬픈 월령입니다. 그리고 사무치게 그리운 여인 윤서화, 월령은 윤서화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더군요. 월령, 이 남자의 사랑이 가여워서 월령의 눈을 볼 때마다 가슴 한자락이 아파오네요.  

월령이 왜 강치에게 싸움을 거는지 이유가 밝혀졌지요. 천년악귀가 되고 싶지 않은 월령, 그는 그렇게 소멸되어서 윤서화를 만나고 싶었던 것이었지요. 에고고 월령, 우짠다냐, 쓰담쓰담...

부상을 입고 친구 소정법사에게 넋두리처럼 하는 말이 가슴 아프더군요. "왜 그랬는지, 누구때문이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아. 그나마 애써 잡고 있는 기억조차 소멸돼 버리면 그때 나는 정말로 악귀가 돼버리고 말겠지... 그러기 전에 죽고 싶었네. 날 죽일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그 아이니까... 죽어서 서화가 있는 곳으로 갈 수만 있다면...".

월령이 천년악귀가 되지 않게 하고 있는 것은 서화에 대한 사랑, 서화에 대한 기억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점점 희미해져 가는 자신의 기억이 두려운 월령이었지요. 천년악귀가 되고 싶지 않은 월령, 서화에 대한 그리움은 눈물이 되어 흘러내립니다.  

청조의 말처럼 월령과 강치 두 부자는 한번 마음을 준 이에 대해서는 절대적이라는 것이 너무도 닮아있더군요. 서화에게 마음을 준 월령의 변함없는 마음, 자신의 존재의미가 된 여울에 대한 강치의 마음이 말이지요. 뜬금없이 터져나오는 청조의 김칫국 마시는 근자감 넘치는 쉰소리때문에(그러게 있을때 잘하지!) 여울이 울적해지기도 했지만, 이제 강치와 여울을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지요.

"사실은 말이다.. 여울아 너는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 고백뿐만이 아니라 진한 입맞춤까지 나눈 사이가 되었으니, 청조는 그만 오고무 연습에나 매진하거라 잉~ 

 

내 사람한테 손대지 말라는 강치의 울먹임과 분노의 눈빛에 흔들리는 월령, 거센 바람이 불자 여울을 감싸고 보호하는 강치를 보며 과거 윤서화를 보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사라져 버렸지요. 고요한 숲속에 강치와 여울 둘만 남자 그제서야 안도의 눈으로 서로를 확인합니다. 

숲에서 무사히 여울을 데리고 돌아온 강치, 의기투합해 구월령이 납치범이 아니었음을 확인시켜 주었지요. 그래도 아버지라고 지켜주고 싶은 강치와 자신의 아버지와의 악연을 알고 있는 담여울의 속깊은 생각이었지요. 숲에서의 입맞춤으로 사랑이 쾌속질주하고 있는 강치와 여울, 티격태격 아웅다웅 말싸움으로 무형도관 식구들 눈속임을 하려 하지만, 곤도 그렇고 공달선생도 그렇고 이미 눈치는 다 챘다구용.

 

수령권을 놓고 왜인과 거래하고 있음이 밝혀진 조관웅의 야심, 이런 놈에게는 야심이라는 단어도 붙여주기 싫군요. 나라 팔아먹으려는 협잡꾼에 매국노 x놈이라는 말밖에는... 

조관웅의 뒷통수를 먼저 친 이는 자홍명으로 알려진 윤서화였지요. 태서의 노비문서를 내달라고 요구하는 윤서화, 백년객관 총책을 맡기겠다는 말에 울그락 불그락 조관웅입니다. 윤서화의 얼굴을 확인하고자 발을 들췄지만, 고개를 돌려버린 윤서화를 아직 확인은 못했지만, 천수련이 마련한 연회장에 대타를 내보내고 고소를 금치못하고 있는 윤서화에게 한방 당했습니다. 예고편에서는 윤서화라는 것을 알게 되는듯 하지만, 여튼 연회장에 가지 않고 숨어있던 윤서화와 강치가 20년만에 모자상봉을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요.

 

느닺없이 나타난 아버지 구월령, 그리고 자신을 버린 어머니의 생존, 구월령과 담평준의 악연을 알게 될 강치가 받을 충격이 벌써부터 짠해오네요. 딱한번 무고한 이를 벤 담평준의 검, 하필 그 무고한 이가 강치의 아버지 월령이었으니, 이 악연을 어찌 풀어야 할 지 이제 막 시작된 여울과 강치의 사랑에 진한 슬픔의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구가의 서 17회는 구월령의 속마음과 여울에게 했던 강치의 말이 가슴께에 얹혀왔습니다.

태서와 함께 있는 여울을 보고 울적해지는 강치, 사부님 담평준의 태서와 여울이 혼례를 치를 것이라는 말이 강치를 힘없이 돌아서게 했을테지요.

"나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한 번도 내 것을 가져보지 못했어... 이제껏 누구의 것이기만 했지... 내 사랑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그래서 여울아, 어찌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 내가 너한테 이런 마음 가져도 되는 것이냐? 내가 너한테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이냐?)".

최강치, 백년객관의 업둥이 강치는 주인 아씨 청조도 마음놓고 사랑하지 못했습니다. 혼례를 앞둔 청조를 멀거니 바라만 봐야 했고, 청조에게 거절당하고 돌아와야 했지요. 강치에게 있어 소유한다는 것은 애초에 없는 말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강치에게 담여울의 말은 정말 예쁘고 야무지게 들리더군요. "질투는 갖지 못하는 사람이 하는 거다. 넌 해당사항없잖아", 자신의 마음을 이미 강치에게 주었음을 콕 찝어 확인시켜주는 여울이었지요. 백년객관 정찰에 함께 가지 않겠느냐는 말을 잘못 알아듣고 밤에 뭘(뭘???) 하자는 것으로 들은 강치 귓볼이 빨게지게도 만들었지만, 여울이를 보면 청조와 참 대조적입니다. 청조는 여전히 강치를 자신의 소유로-강치가 백년객관의 소유물이었던 때처럼- 여기는 태도와 말입니다.

 

천년악귀가 되지 않게 위해 아들의 손에 죽고 싶어하는 월령, 여전히 그리운 인간여인 윤서화에 대한 사랑, 천년만에 처음으로 심장이 뛰게 만들었던 윤서화와의 짧고도 슬픈 사랑이 그를 천년악귀가 되지 않게 그의 의지를 붙들어주고 있다는 슬픈 고백은, 그에게 뒤늦게라도 사랑을 이뤄주고 싶게 만들더군요.

자연치유능력도 소멸된 그에게 남은 것은 분노와 증오, 파괴와 죽음, 그리고 소멸뿐이라는 말이 그래서 그렇게 슬프게 들렸었나 봅니다. 그에게 여전히 신수였을때의 순수한 마음이 남아있어서 말이지요.

바라건데 구월령은 소멸되지 않고 윤서화와 함께 달빛동굴에서 둘만의 전설을 다시 쓰며 살아갔으면 싶네요. 물론 우리 인간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곳이지만, 달빛동굴에서 신령한 산을 지키며 아들 강치가 살아가는 모습을 간간히 미소로 지켜보면서 말이지요.

조상의 얼...이 땅의 정기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닌 듯 싶어서 이런 희망을 품어보기는 합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후손을 지켜주는 조상의 음덕은 있는 듯 싶어서 말이죠.   

 

터질 듯 터질 듯 터놓지 못하고, "배고프다", "잘자"로 허무고백을 했던 최강치, 드디어 여울에게 진한 입맞춤으로 고백을 하면서 멜로라인에 불을 당겼습니다. "여울인 내 사람이라구!!" 이보다 화끈한 고백이 있을까요. 여울이 어떻게 되는줄 알고 심장이 터지게 달려왔던 강치, 무사한 여울이를 확인하기까지 죽을 것 같이 무서웠던 강치였습니다. 너무나 소중한 사람, 이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강치에게 사람이 되고픈 의미가 여울이라는 것을 확인한 강치입니다.  

여울에 대한 걱정으로 감정을 누를 수 없었던 최강치, 이승기의 눈에 담긴 진한 사랑은 착각하게 만들 정도로 감정충만이더군요. 길게 이어졌던 키스신은 오래도록 여울에게 고백하지 못했던 강치의 마음이었습니다. 청조때문에 쉽게 다가오지 못한 담여울, 그 기다림의 쓰라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강치입니다. 자신이 인간이 아닌 반인반수임에도 손을 잡아주고, 사람되기를 포기하지 말라고 믿어준 여울이, '그녀를 좋아합니다. 많이 아주 많이...'.

 

누구보다 큰 고통속에서 살아온 강치, 들개에게 물리고도 히죽 웃어주던 아이, 팔로 칼을 대신 막아주던 무모하리만큼 착한 녀석, '이 녀석이 좋습니다. 정말...이 녀석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주고 싶습니다'.

 

"널 잃는 줄 알았어. 그게 너무나 무서웠어. '니가 없이는 나도 의미가 없다'", 삐리리 전기가 통한 강치와 여울, 긴 입맟춤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습니다. 길게 이어진 키스씬, 그림처럼 이뻤다우~ 이승기, 키스도 감미롭게 잘하더군요. 그것도 두 번씩이나..ㅎㅎ 눈이 호강했습니다.  

키스를 능숙하게 하는 이승기, 언제 이리 컸노 싶게 잘하더군요. 살짝 목석같은(ㅎㅎ) 수지도 키스신은 요염요염 잘하더군요. 국민첫사랑 수지는 잊어 주시와요, 이젠 최강치의 여인입니다. 수지의 감정연기가 많이 나아져서 더욱 예쁘게 나왔던 키스신이었네요. 국민남동생, 엄친아에서 성숙한 남자의 향기가 폴폴 풍기는 이승기, 그래도 서른되기 전까지는(혹은 결혼하기 전까지는) 전 그냥 울 승기하렵니다^^

 

***그나저나 지난번부터 계속해서 걸리는 것이 공달선생의 왼손엄지 손가락에 낀 염주반지인데요, 월령의 출현을 느끼고 빗자루를 들고 나왔던 공달선생이기도 했기에 의심을 품고 있는 중입니다. 강치에게 구가의 서를 찾으러 떠나지 않겠냐고 물었던 것도 그래서 좀 의심스럽게 들리기도 했더랍니다. 공달선생도 혹 봉인된 신수? 설마 아니겠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3
  1. 마음알기:-9 2013.06.04 11:47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은 일찍 글이 올라와서 너무 기쁜 맘으로 읽었습니다ㅎ
    일하면서 몰래몰래 읽니라고 댓글도 자주 달지 못하네요ㅠ

    어제는 월령때문에 슬펐던 17화였어요;;
    그나저나 누리님은 눈썰미가 정말 대단해요!!
    저번에 천수련 난표식도 찾으시더니 이번엔 공달선생 반지까지!!!
    어제 딱 두번 나온 왜놈(?), 일본사람(?)이 있는데...그 사람은 누굴까요...?? 궁금....
    오늘 밤도 기대되고 내일 올라올 글도 기대됩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2. 에바흐 2013.06.04 11:5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으어어 키스 장면의 혓바닥 놀림(!)에 멘붕했지 말입니다.ㅠㅠ

  3. 수우언니 2013.06.04 12:30 address edit & del reply

    아이쿠나 !!
    <상어>를 닥본사 중이라 ....
    못보았더니 키스씬이 나왔다고라고라
    그래서 초록누리님이 이렇게 일찍 리뷰를 올리신거예요?
    쓸 말이 많아서?? 사심이 좀 있으신 듯 합니다.ㅎㅎㅎㅎ

    • dream 2013.06.04 13:45 address edit & del

      수우언니님^^
      <상어> 재밌지요?
      구가의서가 끝나면 저도 <상어> 봐야지요
      기대되는데....또 너무 빠져버릴까봐 겁도 나고....ㅎㅎ

    • 수우언니 2013.06.04 15:38 address edit & del

      드림님 ^^
      <상어> 전개가 서서히 퍼즐처럼 시작되어서....
      좋아요.
      최진혁 연기가 좋은데요.
      승기군 연기에 주눅이 안드네요.
      하반기에 민호군 드라마에 최진혁도 나온다는데
      제가 로코는 별로 좋아하지않는데....

    • dream 2013.06.05 17:03 address edit & del

      드디어...퍼즐이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머리에 지진이 나기 시작할텐데...ㅎㅎㅎ 한번 보곤 모를텐데...ㅎㅎ
      기대기대~~~ 두 분 스퇄을 아는지라...실망은 애시당초 안한다지요^^

      그래도 로코 볼거지요?
      민호군에 최진혁까지~~~ 와~~ ㅎㅎㅎ

  4. 만두만두 2013.06.04 13:14 address edit & del reply

    누리님 저못봤어요 ㅠ.ㅠ 수우언니님도 오셨군요
    강치 키스씬 보고 나중에 올께요
    글을보니 수우언니님처럼 사심이 느껴집니다

  5. dream 2013.06.04 13:49 address edit & del reply

    월령은 서화의 사랑으로 다시 신수가 되고,
    (신수임을 알고도 여전히 사랑하면 악귀가 되지 않는다 했으니)
    서화는 강치를 도와 조관웅을 때려 잡고,
    일본으로 돌아갈 수 없는 서화는 월령과 다시 살게 될 것입니다.
    초록누리님 말씀대로 아들 강치가 인간이 되어 알콩달콩 사는 모습을 보면서
    늙어가는 서화와 신수 월령의 사랑이 전설로...
    그의 아들이 인간이 되어 살아가는 전설로....구가의서는 마무리 될 것입니다.

    그냥~!!!!!!!!!!!! 이렇게 되게 해 달라고~~!!!!!!!!!!!!!!!!!

    • 수우언니 2013.06.04 15:39 address edit & del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여운 길게 남기지말고 ...

    • dream 2013.06.05 16:52 address edit & del

      맞아요 여운 길게 남기지 말고.... ㅠ.ㅠ

  6. 정말 2013.06.04 14:43 address edit & del reply

    월령이 강치의 외침에서 자신의 과거를 기억해내는 씬이 넘 슬펐어요 ㅠㅠ 아비에게 눈물로 호소하는 강치도 안쓰러웠지만, 기억이 사라져가는데 가까스로 붙잡고 있는 진행형악귀의 모습이 입체적이라 더 몰입되더라구요.. 키쥬씬은 의외의 혀땜에 놀랬네요.ㅋㅋ 넘 찐했으요.
    공달선생 염주반지는 누리님이 말씀하시니 정말 정체가 궁금하네요.
    첨 등장할때 클로즈업으로 봤었던지라..ㅋㅋ 좋은 리뷰 잘봤습니다~^^

  7. 룰루♬ 2013.06.04 17:28 address edit & del reply

    강치랑 월령 둘다 짠하고 안타까워요ㅜㅜ 천년악귀 되어 강치를 헤치려한다 생각할때보다 더 슬퍼 지 고. 죽고싶은데 죽을수없어서 일부러 행동 했다는 점이 진짜 너무안쓰러웠어요. 눈썰미 관찰력 좋으신 누리님덕분에.. ㅋㅋ저두 인터넷으로 검색했지만 네이버에 연관 검색만 되고.뚜렷하게 무엇인지 답이 안나 와서 답답하네요~ 공달선생 반지 정체가 먼지 완전 궁금!! 나쁜 사람은 아니겠져? 18회 예고편 슬픈예감이..청조가(나쁜년) 월령이 어떻 게 죽었는지 강치가
    다 알아버렸고..
    아진짜.. 법사가 대신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니 아빠가. 천년 악귀 되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강치너한테 위협하면서 행동했 다고...오해라도 풀리게...
    부자지간이 오해하는게 더 짠하고,
    안타까 워요ㅠㅡㅠ
    서로 정체모르고 강치 엄마는
    칼들고 강치랑 마주하고..
    강치 불쌍해서 어떻게해요.
    오늘밤 몹씨 기달려지네요!!!

    PS...
    신의 이후로 월화 기다리는건 오랫만이라서..누리님 리뷰랑 두근두근 기달려지네요~! 유후~~♬♬

  8. 도화커플 너무 애절 애틋해요. 2013.06.13 22:08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글 너무 잘 읽고 가요.
    연기합이 너무도 좋은 강치 여울 너무나 사랑스러워요.

2013. 5. 29. 12:34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 어떤 마음으로 세상과 사람을 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흑빛이 되기도 하고 무지개빛이 되기도 합니다. 세상 모든 고통과 번뇌는 결국 자신의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 조관웅을 향해 일갈하는 이순신 장군의 말은 드라마의 주제를 관통하는 해답이기도 합니다.

콩자루에 담긴 콩을 세라는 공달선생의 숙제에 대한 답도 그와 상응하는 가르침이었지요. 같은 자루에 담긴 콩의 본질은 콩일 뿐, 니가 잘났느니 내가 잘났느니 따지는 인간의 부질없음을 말하기도 하고요.

비록 생김새는 다르지만 인간의 본성을 가지고 있는 강치가 사람됨을 잃지 않는 한, 자루에 담긴 콩들과 마찬가지로 사람이라는 깨우침에 까지 강치가 이르지는 못했지만, 강치는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무형도관 사제들의 마음을 얻은 것이 무엇보다 큰 수확이었고, 여울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단계까지 진전되었지요. 그 과정이 어찌나 쫀득쫀득 애간장을 태우게 하는지 비명과 탄식을 동시에 질러대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지만요. '키스불발, 흐미, 저것들을 그냥!' 화병돋구더군요ㅎㅎ.

 

아버지 구월령과의 공식적인 첫만남, 20년만에 처음으로 보는 아버지와 아들, 감격적인 부자상봉과는 거리가 먼 만남으로 끝나버렸지만, 구월령의 심경이 조금은 읽혀지더군요. 차곡차곡 쌓여진 부자간의 정이라는 것은 없지만, 그에게도 아버지라는 천륜의 정은 본능적으로 있는 듯 보여서 말이죠. 

자신을 배신한 인간여인 서화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죽여버릴 수도 있었지만, 소정법사를 죽이지 않았던 것처럼, 강치 역시 그는 죽이지 못했지요. 인간을 믿지 말라는 경고만을 했을 뿐입니다. 자신의 팔에 상처를 입으면서도 강치를 그냥 두고 사라진 것은 사람이 되겠다는 강치를 조금은 더 지켜보고 싶은 심산인 듯도 보이고 말이죠.

"날 믿거라. 인간을 믿어봤자 돌아오는 건 배신뿐이다. 그들은 널 받아들이지 않을 뿐더러 절대로 널 믿어주지 않을 것이다.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널 배척하고 상처 입힐 거다".

 

아버지 월령의 경고에 강치의 진심이 담긴 대답은 구월령을 멈칫하게 만들었지요. 월령이 지긋지긋하게 경험했던 것, 외로움을 말하는 강치였기에 말이지요. "당신같은 괴물로 혼자 숲속에서 살아가라고? 죽지도 병들지도 않고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그 긴세월동안 좋아하는 사람조차 볼 수 없는 곳에서 나 혼자? 그렇게 고독하고 외롭게 산속에서 묻혀살라고? 난 못하겠다. 왜냐면... 난 인간답게 사는게 내 꿈이거든". 

매일이 똑같은 천년의 지루함을 몸소 경험했었던 구월령은 늙지도 병들지도 죽지도 않은 신수로 살아가는 외로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그였기에 인간답게 사는 게 꿈이라는 강치의 말에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는 듯, 슬픈 표정을 짓는듯도 보이더군요. 그 역시 천년의 삶을 버리고 유한한 생명을 가진 인간이 되고 싶어했던 구월령이었기에 말이지요.

그럼에도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인간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구월령이기에, 인간에 의해 배신당하고 배척당할 것임을 경험했기에 강치에게 무섭게 경고하지요.

인간이 되는 것을 포기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강치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소멸해버리겠다는 무서운 말을 남기고 사라져 버린 구월령, 강치와 꽁냥꽁냥 좋은 므흣한 시간을 잠시 보낸 담여울이 납치되면서 강치 꼭지를 돌게 만들었습니다.  

강치와 관련된 사람들을 소멸해 버리겠다는 구월령의 경고를 떠올리며, 구월령이 여울을 납치했다고 심증을 굳히는 강치, 오해와 불신은 부자간의 감정의 골을 깊고 아프게 파면서 강치와 월령의 피할 수 없는 2차 대결을 예고했습니다.

 

구월령이 담여울을 납치했을지는 아직 의문입니다. 구월령보다는 조관웅의 부하 서부관이 아닐까 싶어서 말이죠. 사람들 앞에서 강치에게 보기좋게 한 방 먹은 조관웅이 팔찌를 빼도 강치가 신수로 변하지 않았던 이유가 담여울때문이었음을 연관짓고, 담여울을 납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 말이죠. 

혹 구월령이 담여울을 납치한 것이라면 그것 역시도 이해가 됩니다. 그래야 강치를 포기시키기가 쉬울테니 말이죠. 담여울을 지키기 위해서 강치가 사람되기를 포기하리라는 생각을 했을 구월령이지만, 우리 강치를 띄엄띄엄 알고 있는 구월령입니다.  서화를 지키기 위해서 구월령도 자신을 포기했었죠. 그녀를 죽이지 못하면 천년악귀가 될 수도 있을 선택을 했던 구월령이었기에, 강치도 담여울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고를 들을 거라 생각했을 듯도 합니다. 그것이 강치가 인간들에게 상처를 입지 않을 길이라 생각했을 월령이기에 말이죠. 그래서 그도 아들에 대한 마음이 있는 것으로 읽혀졌던 것이고요. 여튼 전 월령보다는 조관웅에 의해 납치 되었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싶습니다만...

 

인간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구월령과는 달리 강치는 진정으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 사람과의 믿음이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그 중심인물이 담여울입니다. 월령이 모르고 있는 것은 담여울의 강치에 대한 믿음이지요.

윤서화는 그가 신수라는 것을 알고 도망쳐버리고 그를 버렸지만, 담여울은 강치가 신수라는 것을 알고도 강치가 사람이 되기를 원하고 믿어주는 여인입니다. 구월령에게는 불행스런 일이었지만, 월령은 사람의 마음을 얻을 기회가 없었지요. 그의 유일한 인간친구 소정법사만이 있었을 뿐이었죠.

하지만 강치에게는 그가 신수라는 것을 알면서도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지 그를 묵묵히 지켜봐주는 이순신 좌수사가 있고, 강치를 제자로 여기는 공달선생과 강치에게 까칠하게 굴면서도 필요할 때는 검으로 강치를 지켜주는 곤과 무형도관의 사제들이 있습니다. 물론 마음 잡고 강치의 비밀을 지켜주고 있는 귀여운 왈짜 마봉출도 있고 말이죠. 

혼절한 공달선생을 공격한 것이 강치였다는 오해를 풀지 않는 무형도관의 사제들, 강치는 외롭습니다. 아무도 그를 믿어주는 이가 없다는 것이 화가 나도록 슬픕니다. 담사부를 만나 해명하고자 하지만 사제들의 칼이 그를 가로막습니다. 힘으로 그들의 창을 막고도 남을 강치지만 "강치야, 그러지마. 그들에게도 널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해"라던 여울의 말이 생각나 힘을 거두는 강치였지요. 억울한데, 너무 억울해서 미칠 것같은데 힘도 쓰지 못하는 강치의 답답한 심경을 누구도 헤아려주지 않습니다. 

그런 강치를 깨우쳐 준 이는 이순신 좌수사였습니다. 강치는 자신이 잘하면 사람들과도 잘지내고 믿음도 저절로 생겨난다고만 생각했습니다. 신수로만 변하지 않고 무형도관 사군자가 내준 숙제만 풀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신뢰란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하루하루 사람들과 쌓은 관계가 신뢰다. 니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다 네 탓이다. 타인이 알아준다고 더 잘하고 몰라준다고 될대로 되라고 사는 것은 위선이다!".

믿음의 무게란 결국 관계의 무게라는 이순신 좌수사의 말이 와닿더군요. 월령에게는 없었던 것이 이 관계의 무게이기도 했기 때문에 말이죠.

공달선생도 이순신 좌수사와 같은 말을 했었습니다. 여울이 또한 그랬었고요. 사람들을 믿게 하고 싶거든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부터 배우라는 말, 참 평범한 대사인데도 믿음의 첫걸음에 대한 핵심이 담겨있더군요. 사람과의 믿음을 쌓는 시작이 그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공달선생의 콩 숙제가 인내심을 키우는 한편 사람의 본성에 대한 깨우침이었다면, 매화표식을 가진 곤의 방울지키기 시험은 민첩함의 훈련임과 동시에 사람의 마음을 얻는 가르침이기도 했습니다. 조선 제일검 담평준의 다음 서열인 곤의 검을 막아낸다는 것이 강치에게는 다섯살 어린아이와 스무살 장정의 달리기 시합만큼이나 역부족입니다.

 

몇개 남지 않은 방울을 지켜준 것은 사제들이었지요. 이순신 좌수사가 강치때문에 곤경에 처한 것을 알고, 곤에게 방울 띠를 통째로 맡기고 마을로 내려가 좌수사를 지키고자 했지요. 금족령이 내려진 여울이 나타나지 않으면 온 천하에 자신이 괴물이라는 것이 밝혀지는 위험도 감수하면서 말이죠. 강치의 배짱과 좌수사를 지키고자 하는 진심은 곤과 무형도관 사제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강치는 방울 한 개를 지키고 무형도관에 남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뒤끝작렬 질투 곤이 매정하게 자신의 몫이라고 한개를 떼어버리기는 했지만, 곤 이녀석도 진심으로 강치를 무형도관에서 쫓아낼 생각은 없어보이기는 합니다. 짝사랑이 곤을 잠시잠깐씩 삐딱선 타게는 만들지만 여울을 빠져나오도록 여주댁에게 실없는 말을 건내며 어설픈 연기를 하는 곤, 귀염귀염터졌답니다. 

 

강치가 사람들을 죽이는 신수라는 훙흉한 소문을 내고 관아에 발고를 한 일로 좌수사 이순신까지 곤경에 처하게 되었지요. 조관웅과 담판을 짓겠다고 백년객관으로 간 이순신 장군, 그 호령하는 기개에 깨갱하는 조관웅의 표정이 참으로 고소하더랍니다.

"무학대사가 태조께 이런 말을 했습니다.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 부처만 보인다', 강치를 괴물로 보셨습니까? 허면 보는 이의 마음이 괴물입니다! 허위 사실 유포로 민심을 어지럽히면 그때는 군법으로 죄를 묻겠소". 요약하면 '돼지보다 못한 놈아 짜부라져 있어라!' 되겠습니다.

철갑선을 만든다는 정보를 떠보는 조관웅, 올커니 너 잘걸렸다! 태서의 신변도 안전을 공고히 하고, 군영에 첩자까지 심어뒀냐는 말로 이단 옆차기로 후려쳐버린 이순신 장군이었지요.  

안에서는 이순신 장군에게 크게 얻어터진 조관웅, '이리오너라' 호령하는 강치에게 또 된통 당하고 말았지요.

신수로 변해 공달선생을 공격했다는 것을 끝까지 믿지 않은 담여울의 강치에 대한 무한신뢰, 담여울에게 강치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어려서 들개에게 물리면서도 여울을 지켜주었고, 백년객관에서 자객들의 칼을 팔로 막았던 강치의 본성을 여울은 굳건히 믿으니까요. 사람이 되고자 하는 강치의 마음 또한 절실한 소원이라는 것도 말이지요.

강치를 믿어주는 사람들, 지켜주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과감하게 마을로 내려간 강치, "내가 구미호 새끼인지 보고 싶은 사람들은 백년객관앞으로 오시오", 광고까지 하면서 곤경에 처한 이순신 좌수사를 위해 조관웅과 마주해 정면승부수를 던진 강치였지요. 

팔찌를 빼어보라는 말에 순간 불안한 강치, 여울을 찾아봅니다. 여울은 보이지 않자 당황하는 강치, 그런데도 강치는 눈 질끈 감고 팔찌를 빼려고 합니다. 팔찌를 빼려는 강치를 막아서려는 청조의 애타는 마음, 멀찍이 떨어져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하고 있는 마봉출도 입이 바짝 타들어가는 순간, 강치를 부르며 나타난 여울, 순간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온 줄 알았다, 여울아~

흉흉한 소문도 잠재우고, 이순신 좌수사의 믿음에 최선으로 보답하고, 조관웅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강치, 일석삼조의 묘수였지요. 조관웅 머리가 아마도 뒤죽박죽 엉켜서 돌지경일 겁니다.

 

베일을 벗은 윤서화가 자신이 조선인이라는 것을 밝히며 태서에게 아들이 되어달라는 제안을 해서 깜짝 놀라게 했는데요, 백년객관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겠다는 윤서화를 보며, 한가지 깨달아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덕을 베풀면 덕으로 받고 화를 입히면 화로 당한다는 말입니다.

강물에 떠내려 온 갓난아이를 20년간 아들처럼 품어준 박무솔, 그 덕을 태서가 받는 듯 보여서 말이지요. 태서의 아버지 박무솔은 윤서화의 아들 강치를 품고, 사연을 알지는 못하는 듯 보이지만 박무솔이 생전에 쌓은 덕이 윤서화로 하여금 태서를 아들로 품게 하니 말입니다.  

 

그나저나 사랑이 급진전되고 있는 강치와 여울의 쫄깃쫄깃 설레는 풋풋한 사랑에 비명과 안타까움이 교차했던 달달씬이 나왔지요. 방울 한 개를 남겨 무형도관에 남게 된 강치, 기쁜 소식을 전하고자 여울에게 만나자고 했던 강치와 여울이 사제들때문에 몸을 숨기다가 삐리리 모드로 들어갔는데요, 몇번이나 여울의 입술로 향하는 마음을 눌렀던 강치가 드디어 여울에게 마음을 전하려고( 입술로 ㅎㅎ) 했는데, 강치를 부르는 얄미운 소리는 뉘기여!!!! 성이 녀석 이리와, 한 대 맞자, 퍽! 하필 그 타이밍에 방해를 할게 뭐람! 

돌아서 가던 강치, 으미 남자답게 몸 휙 돌려 다시 여울에게 뚜벅뚜벅 걸어가는데, 드디어 기대 잔뜩하고 심장 팔딱거려 숨도 못쉬고 보고 있는데, 에라이!!! 강치 이 녀석에게 또 한 방 당했네요. "배고프다"에 이은 2차 허무고백, "잘자"라니!!! 강치야, 안되겠다, 한대 맞자 퍽! 그래도 강치와 여울이는 그림처럼 이뻤습니다. 뽀뽀 한 거나 진배없이 서로의 마음은 확인했으니까요. 이제 통하였느냐? 그대들아! 그대커플 탄생입니다. 

강치의 입술 대신 낯선 남자의 손이 여울의 입을 틀어막고 여울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는데요, 그 나쁜 손은 누구일까요? 모든 것을 소멸하겠다고는 했지만 쿨하게 등장하는 구월령 스타일은 아닌듯 하고, 조관웅의 짓같은데 강치는 월령이 한짓이라고 오해를 한 듯 보이니, 부자간의 오해와 불신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질까 심히 걱정스럽네요. 

회가 갈 수록 이승기의 연기가 구가의 서를 맛깔나게 하네요.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고 충혈되는 이승기의 눈빛은 그가 사람이 아닌 반인반수임을 잊지않게 합니다. 담평준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는 눈에 담긴 간절한 진심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여주지 않을 수 없게 했지요. 주어진 대사가 아니라 정말로 기회를 주지 않으면 안될 것같은 심적 동요를 일으키게 할만큼 말이지요. 공달선생과 성, 그리고 곤과의 쑥떡찰떡 케미에는 키득키득 웃음나오게 하기도 하고, 수지와의 로맨스는 아카시아 향같은 상큼함이 느껴질 만큼 풋풋하고 사랑스럽습니다.   

많은 캐릭터와 상대를 해야 하기에 연기의 흐름이 자칫 중구난방이 될 수도 있는데도, 쫀득쫀득  꿀떡꿀떡 넘어가는 자연스러운 연기는 찹쌀떡에 꿀을 발라놓은듯 맛깔나고 쫀득 달달하면서도 진심이 전달됩니다. 

운명같은 필연의 연분, 여울을 지키기 위해 상남자로 변신해 가는 최강치의 변화, 긍극적으로는 사람다운 것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을 최강치라는 인물을 통해 되새겨보는 드라마의 묵직한 주제를 깊어가는 눈빛과 목소리에 온 마음을 다해 진심을 실은 연기로 보여주고 있는 이승기입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1
  1. 룰루♬ 2013.05.29 13:40 address edit & del reply

    누리님 까아아악 감솨염!!!
    드뎌 글 올리셨네용~셀레는 마음으로 클릭했어용~지금 바로 읽어야징♥

    • 초록누리 2013.05.29 14:34 신고 address edit & del

      룰루님^^ 꺄아악 오셨구낭 ㅎㅎ
      오늘도 해피한 하루!!^^

  2. 소나기 2013.05.29 14:04 address edit & del reply

    어흐 진짜 최강치 짱이에요...이승기가 이렇게 찰지게 반인반수역을 소화하리라고 예상하지 못한 저 반성하고 있습니다 ㅎㅎ 강치가 꼭 인간돼서 여울이랑 오래 행복하길 빌어요

    • 초록누리 2013.05.29 14:36 신고 address edit & del

      소나기님^^
      다양한 모습을 찰지게 소화하는 이승기, 강치라는 인물과 함께 맞물려 성장하고 있는 느낌이라 저도 보는 내내 흐뭇합니다^^.

  3. 2013.05.29 14:3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만두만두 2013.05.29 16:49 address edit & del reply

    인터넷기사에서 사람들 댓글을 보니 구가의서가 책이 아니라 사람일 수도 있다는 글을 읽었어요진정한 사람의 믿음 ? 이라고 해야하나? 글을 읽고 맞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최강치에겐 여울이가 구가의서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제 이승기의 연기는 더킹 투하츠 재하가 생각났어요 더킹에선 너무 가벼운 캐릭터때문에 연기가 빛을 발하다 말았는데(그때 캐릭터의 문제가 있다는 글을 봤네요)여긴선 특유의 깐죽거림이 빛을 보네요
    태서한테 왜 아들하자고 했을까 궁금했는데 누리님 글보니까 이제 이해되네요
    저도 여울이 납치한 것 조관웅일것 같아요 그 밑에 수하.....
    구월령 윤서화의 등장이 k본부에서 하는 새드라마에 볼 생각도 못하게 하네요
    이 피디님의 적절한 타이밍에 또 한 번 놀라네요

  5. 나비잠 2013.05.31 10:07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k 본부것도 보고 싶은데 시간적 한계로 구가의서에 만족하고 있어요 ^^; 내용이 너무 궁금했는데 어제밤에 겨우 봤어요 ㅋㅋ 이순신의 대사는 가슴에 꼭 와닿더라고요. 작가가 참 생각을 많이 하고 글을 쓰는구나..재미도 주면서..사람들과이 관계도 생각해보게 하는 대화였어요.저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누리님 글 읽어보니 구월령이 아니라 조관웅이 납치를 한게 맞구나 싶어지네요. 나중에 강치가 진정으로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구월령도 뭔가 많이 느끼고 도와줄것 같아요. 그리고 서화와도 진심으로 화해해서 월령도 사람이 ㅋㅋ

    • 초록누리 2013.06.04 00:46 신고 address edit & del

      나비잠님^^
      k본부는 아직 김남길과 손예진이 본격 등장하지는 않았어요.
      전 아역보다는 성인때를 기대하고 있어요.

      아직 다음회 못봤는데 누가 납치했는지 저도 곧 확인할 수 있겠네요.
      나비잠님.
      전 요즘 감기로 고생중인데(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걸린다는데 이게 뭐람 ㅠㅠ), 건강 유의하세요^^

  6. 수우언니 2013.06.03 15:06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잘 계시지요?
    저도 <구가의 서>를 그럭저럭 보고는 있는데요 .
    왜 이렇게 강치가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지에 대해서는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가슴으로는 몰입이 안되는 ...
    시니칼한 저를 미워하고 있습니다.
    짐승같은 인면수심의 인간들이 많아서인가
    요즘의 사회상을 보면
    강치는 그냥 신수로 사는게 낫겠다는 ...
    이순신 장군님 말씀대로....

    3년 탈상했다고 색색의 호화로운 한복을 입는<마의>나
    하이힐 <장옥정>이나 풀어 헤친 머리의 <구가의서>나 깻잎 머리의<천명>이나.
    도대체 드라마 속 세상이 갑자기 반란이 일어난 것 인지....

    <구가의 서>에서 구가의 서는 사람에 대한 희망이겠지요.

    유월입니다.
    무심한 듯 푸른 날은 꽃피는 봄날보다 저에게 살아있다는 생각을 하게합니다.

    뱀다리) <진격의 거인>만화책과 애니 보고 있는 중
    애니는 8화까지
    6화까지는 올레티비에서 한편당 500원을 주고 보았는데
    유투브에 애니가 있더군요.
    큰 화면으로 보는 게 더 재미있어서 계속 500원을 주고 볼 예정...

    순서가 이렇게 됩니다.
    이번주에 종강하고 그 다음주에 시험
    7월1일 계절학기 전까지 짧은 휴식...
    한달 후 아들 제대 두~둥!!! (심장 떨어지는 소리..)

    • 초록누리 2013.06.04 03:54 신고 address edit & del

      수우언니님^^
      구가의 서는 인간에 대한 되돌아봄의 의미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진격의 거인은 요즘 제가 가장 빠져있는 작품, 큰 도화지에 만화 복사해서 인물들 오려서 정리하고 별짓을 다해보고 있을 정도에요 ㅎ...
      진격의 거인은 따로 메모장에 정리를 하고 있는데 리뷰로 공개하기는 좀 그래서 혼자 끄적거리고 있습니다. 수많은 의문점들 나열해가면서...

      참 진격 애니플러스에서 방송하는데 혹 애니플러스 채널 있으시면 구입하지 않아도 되실듯 한데...
      전 다운받아서 보기는 하지만...

      진격 오프닝 노래 나올때마다 가슴 쿵쾅... 진짜 잘만들어진 오프닝이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8화 애니에서 드디어 리바이 병장이 나왔는데 목소리에 조금 불만을 가지고 봤습니다.
      리바이 병장 성우가 제가 좋아하는 나츠메 우인장의 나츠메 성우인데요, 목소리를 너무 깔아서 연기한다는 냄새가 느껴져서리...
      그래도 리바이 병장 캡짱! ㅎㅎ

      만화는 10권이 나왔다는데 전 아직 보지 못하고 있어요.
      9권까지는 한꺼번에 주문해서 읽었는데 한 권씩 사려니 책값 세배가 들어서 몇권 더 나오면 살까싶어서요.

      다른 방법으로 읽을 수는 있는데 어둠의 루트라 망설이고 있는중(?ㅎㅎㅎ)..

      아드님 나오면...으미... 전 주말마다 아들오면 밥걱정부터..
      갈때는 바리바리 밑반찬 해서 보내야 하고....
      전 주말마다 심장 쿵!이랍니다 ㅎㅎ

    • 만두만두 2013.06.04 13:43 address edit & del

      수우언니님 방가~그동안도 바쁘셨지만 앞으로 도 바쁘시네요
      저도 전격의 거인 봐요 누리님이 알려주셨네요
      저는 7회까지인데 기다리기 힘드네요
      수우언니 글보니 7월달부터 애들방학인데 저도 쿵~~~
      수우언니도 더운데 몸 건강하시고 자주 글로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