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화'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3.05.21 '구가의 서' 이승기-수지, 새로 쓰게 될 사랑의 전설 (5)
  2. 2013.05.15 '구가의 서' 이승기의 진심, 간절함이 시청자를 울렸다 (7)
  3. 2013.04.10 '구가의 서' 이연희-최진혁의 슬픈 사랑, 아프게 끝나버린 전설 (15)
2013.05.21 13:33




인간들에게 상처나 학대를 받은 동물들의 행동유형은 크게 두가지로 나타납니다. 사람을 피하거나 공격성향을 가지는 것이 그것이죠. 안타깝게도 인간에 의해 배신을 당했던 구월령은 다크 구월령으로 돌아왔더군요. 그의 출현을 알리기 위해 산길을 가던 사람들을 무참히 살해해 버린 것을 보면 말이죠. 온몸의 기를 빨린 듯한 괴이한 살해, 그 누명을 그의 아들 최강치가 뒤집어 쓰게 될 것도 모른채 말입니다.

 

불로불사 신수의 삶을 포기하고 인간이 되기를 택했던 구월령(최진혁), 그토록 사람이 되고 싶었던 이유였던, 사랑했던 여인 윤서화로부터 배신당했던 그가, 윤서화의 등장과 함께 20년의 침묵을 깨고 눈을 떴습니다. 인간에 대해 사무친 원한과 증오심을 가진채 눈을 뜨고 폭주하는 구월령의 행보가 그의 아들 최강치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우기 시작했지요. 

"모든 것을 소멸하기 위해 돌아왔다"는 구월령의 음성은 섬뜩하고 소름돋습니다. 얼마나 깊은 원한이 사무쳤을까... 천년을 신수로서 산을 지키며 살아왔던 그가 수호령의 심성을 버리고 어떤 심정으로 다시 돌아왔을까를 생각해보면 그의 증오심과 인간에 대한 불신과 적개심을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천년만에 처음으로 심장을 뛰게 만들었던 여인을 택했던 그였기에 인간에게 받은 상처와 배신감은 이루 말 할 수 없이 컸겠지요. 소정법사의 팔찌를 알아본 월령이 숲속에서 마주친 이가 윤서화 사이에 낳은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해도 그의 선택이 달라지지는 않을 듯 보여서 걱정도 되고요.  

결자해지라고 했듯이 구월령의 원한을 풀어줄 이는 오직 한 사람 윤서화가 되겠지만, 여전히 베일에 싸인 윤서화의 정체는 앞일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전 윤서화가 혹 무형도관의 사군자 중의 한 사람은 아닌가 하는 추측도 하고는 있습니다만(매화의 표식을 가지지는 않았을까 하는.... 너무 나갔나요?ㅎ).

 

"운명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되찾을 수는 있겠지"

 

박무솔의 죽음과 함께 달라져 버린 강치, 태서, 청조의 엇갈린 운명. 인생 한 치 앞은 내다보기 힘들다고 이들 세사람에게 펼쳐지는 운명이 그러한 듯 보입니다. 자신이 반인반수의 정체를 알게 된 강치, 관노로 떨어져 도망자 신세가 된 태서, 원수같은 놈 조관웅에게 몸을 버리고 관기가 된 청조, 무심히 그들을 내려다 보는 백년객관의 현판은 보는 이의 가슴마저 미어지게 합니다. 

기녀가 되어 자신의 꽃단장을 하고 자신이 집 문턱을 넘어서야 했던 청조의 가슴 찢어지는 아픔, 관기가 된 첫사랑 청조의 싸늘한 표정을 봐야만 하는 강치의 슬픔아버지의 뒤를 이어 사군자 국화의 뒤를 이을 결심으로 간이며 쓸개마저 없다는 비난을 받을 것을 알면서도 조관웅의 휘하로 들어가기로 결심하는 태서의 비참함을 어찌 말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요?   

 

조관웅과 초야를 치른 것을 목도한 태서는 강치에게 더이상 청조에게 신경쓰지 말라고 아픔을 꾹꾹 눌러가며 말하지요. 오래동안 연모했던 여울에게 강치가 마음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면서 말이지요.

"청조는 이제... 지나간 사람이다. 이젠 그 굴레에서 벗어나라.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우린 서로 다른 운명으로 갈라져 버렸어. 되돌릴 수 없다". 

태서와 청조는 절대로 지나간 사람이 될 수 없다며, 유일한 가족이고 친구이며 지켜야 할 사람들이라는 강치, 그동안의 희생만으로도 고맙다며 이젠 강치의 인생을 살라는 태서, 두 사람은 그렇게 크게 성장했으면서도 결코 버리면 안되는 것을 굳건히 새기고 있습니다. 지켜야 할 사람들, 가족, 그리고 관계의 소중함을 말이지요. "백년객관이 소중한 만큼 강치 역시도 소중한 친구"라는 태서의 말에서 강치는 피를 나눈 형제와도 같은 소중한 것을 얻었습니다.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벗 하나를 말이지요. 

 

암시에 걸려 강치만 보면 살의를 느꼈던 태서는 강치를 통해 암시에서 벗어나고, 그를 사람 강치로 마주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해졌습니다. 신수로 변한 모습을 봤던 태서, 그 지독한 외로움과 두려움을 말하고 싶었던 이가 태서밖에 없었다는 강치의 눈물은 태서의 마음을 열었지요. 신수로 변하면 어떤 기분이냐고 물어봐 준 태서는 담여울에 이어 강치가 얻은 소중한 사람이었습니다. 

강치를 보고 슬슬 피하고 무형도관에서 한 솥밥을 먹기를 꺼려하는 사제들의 왕따에도 강치의 진심이 통하기 시작했지요. 강치와 함께 숲 야간순찰을 함께 나가준 곤(성준)이나 강치 앞으로 밥상을 들고 와준 김사제도 강치를 괴물이 아닌 사람으로 보기 시작했고 말이지요.

 

강치가 세다만 콩자루가 놓인 정자 난간에서 무심히 내뱉는 듯한 공달선생의 혼잣말은 깊이를 느끼게 합니다. "들여다 보면 수천 수만 가지 같지만, 그 하나만 놓고 보면 결국 하나인 것을...", 수천 수만개의 콩이 들어있지만 콩이 팥의 성분을 가지지 않은 이상 콩일 뿐이듯이, 수천 수만의 다른 모습의 사람들 속의 강치 역시 눈 코 입, 그리고 사람의 심성을 가진 사람이듯이 말이지요. 

그러고 보면 구가의 서 라는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은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담여울이나 공달선생처럼 강치를 사람으로 봐주듯이, 강치가 자신을 사람이라고 믿는 의지 자체가 구가의 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모든 것이 내 마음에 달렸다는 말이 있듯이 말입니다.

 

"흐르는 마음을 어찌 막을 수 있겠소. 불어오는 바람을 어찌 막을 수 있겠소?"

 

악연도 인연이듯이 강치와 여울의 피할 수 없었던 인연에도 운명이라는 바람이 불기 시작했지요. 강치의 아버지를 죽인 담평준이었기에, 두 아이가 받을 상처가 걱정되었던 그에게 이순신 좌수사의 묵직한 한 마디는 강치와 여울의 앞날에 절망과 우려보다는 희망을 보게 합니다.

"불안한 생각은 불안한 미래로 이끌어 들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젊은이들이 가고자 하는 길을 우리 어른들의 잣대로 재고 막아서는 것이 아니라, 좀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아니겠소?". 

 

그 희망바람의 중심에는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좋은 인연임에도 강치를 선택한 여울의 사랑이 있었지요. 괴물로 변해버린 모습을 보고 청조는 강치를 외면하고 떠나버렸지만, 신수로 변한 강치의 손을 꼭 잡아주고 지켜주겠다던 여울의 마음은 강치를 다시 사람이 되고 싶다며 울게 했지요.

'나는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어째서 너는 그리도 내게 잘해주는 것이냐?', "그냥 너를 위해 뭐든 해주고 싶으니까. 그게 지금 내 마음이니까...", 신수가 된 강치를 보고도 역겨워 하지도 않고, 무서워하지도 않고 최강치라고 불러준 그녀,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하고 아픔마저도 사라지게 하는 그녀, 그녀때문에 자신이 강치라는 것을 잊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석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강치였습니다.  

청조를 데리고 무형도관을 떠나기로 결심히면서 사람이 되겠다는 의지를 포기한 자신때문에 여울이 눈물을 쏟게 만들었었지요. 팔찌를 벗겨버린 태서때문에 신수가 되어 무형객관으로 돌아온 강치의 손을 다시 잡아준 것도 그 녀석 담여울이었습니다.

줏대없는 놈이랑 말도 섞기 싫다며 눈물이 가득 고였던 그녀석 담여울만은 강치를 두번 세번 계속 받아주고 믿어줬습니다. 그 아이에게 이젠 가장 먼저 보여주고 서고 싶습니다. 온전한 사람이 된 최강치로 말이지요.

"하여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누구보다 강치를 믿어주고 사람으로 여겨주는 담여울, 그 녀석이 갑자기 여자로 보이기 시작한 최강치, 가슴이 두빙망이질을 하고 강치의 눈에 담여울만이 가득 들어옵니다. 무사복을 벗고 아가씨로 변해버린 담여울, 그 아름다운 모습에 넋이 나간 강치, 한 순간 사랑이라는 마법에 걸려버렸지요. 

꽃기생으로 치장해 백년객관으로 들어가버리는 청조를 보고 심란한 마음에 등축제에서 만나자는 여울과의 약속도 잊어버렸던 강치, 등거리 주막을 향해 뒤늦게 달려가 보지만 여울이 보이지 않습니다.

여울과 부딪치고도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는 강치를 불러세우는 여울, 이게 뉘신겨? 담군, 아니 담도령, 아니 담낭자 담여울의 진짜 모습에 그만 세상이 멈춰버린 듯, 숨도 쉬지 못하고 얼음땡돼버린 강치였지요(그런데 여울아! 머리는 좀 묶자~) 

 

었다고 웃어주는 여울의 미소는 강치에게 사랑이라는 강풍으로 휘몰아치기 시작합니다. 사랑이 지나간 자리, 기녀가 되어 다른 인생을 살기 시작한 청조의 자리에 그녀 담여울이 들어옵니다. 청조 아니면 누구도 들어올 수 없을 거라고만 생각했던 그 아픈 자리에 담여울의 미소가 가득 차오르고 있는 강치, 정말로 간절하게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담여울 그녀를 여자로, 진짜 사람이 되어 사랑하고 싶어진 강치입니다.

구월령과 윤서화의 사랑은 슬픈 전설로 끝나버렸지만, 최강치와 담여울의 사랑이 어쩌면 그들의 슬픈 사랑의 원한도 풀어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강치와 담여울의 사랑, 사람이 되고 싶은 최강치와 반인반수임에도 그를 사랑하는 담여울의 선택은 구월령과 윤서화의 슬픈 전설에 이어 어떠 전설을 쓰게 될까요? 아버지 구월령과 피할 수 없는 만남, 그리고 곧 알게 될 부모세대의 악연, 강치는 아버지 구월령의 사연을 알게 되어도 사람이 되는 것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담여울, 그녀가 있기에... 그녀 곁에 오래도록 사람으로 함께 살고 싶어진 강치이기에... 

나약하기에 믿지 못했던 인간이기에 슬픈 전설의 원인이 되었던 윤서화, 그 사랑의 배신으로 깊은 원한에 천년악귀가 돼버린 구월령, 그들의 슬픈 전설을 최강치가 이어가지는 않겠지요. 사랑때문에 깊은 절망과 슬픔을 겪기도 하지만, 사랑이 그 어떤 난관과 고난도 이기는 힘이 되기도 하지요. 그래서 유한한 삶이지만 사랑이 있기에 인간의 삶이 아름다운 것이겠지요. 최강치와 담여울의 사랑은 어떤 전설을 쓰게 될지, 인간다움과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묻고 있는 구가의 서입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5
2013.05.15 12:11




'더도'덜도 말고 12회만 같아라'였습니다. 몇 장면에서 왈칵 눈물을 쏟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되고 싶은 최강치의 간절한 진심은 태서는 물론, 무형도관 담평준과 이순신 장군을 울렸고, 시청자를 울컥울컥 눈물쏟게 만들었지요.

짐승만도 못한 조관웅과 초야를 치른 청조, 한떨기 여린 꽃이 그렇게 짓밟히고 떨어져 나간 것에 울분을 참지 못하고 격분하게도 만들었고요. 여동생이 짓밟힌 것을 목도한 눈 뒤집힌 태서의 오열은 가슴을 부여잡고 함께 울게 했습니다.

 

심지 굳은 여울의 깍지 낀 손에도 뭉클한 감동으로 눈물이 나고, 이순신 장군과 강치의 독대씬은 감동은 물론 강치에 대한 진한 연민을 느끼게도 했지요. 태서에게 입이 터져가며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맞고 서있던 강치, "내 눈을 보라"는 강치의 진심은 태서의 빌어먹을 암시마저 극복하게 만들고, 강치에게는 진짜 친구가 되었습니다.  

청조를 속량시키기 위해 앞뒤 분간없이 형제같았던 강치의 목을 치려한 태서, 염주팔찌를 빼고 마봉출 일당에게 공격을 당하자, 반사적으로 강치는 신수의 모습을 드러내고 말았지요.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 경악하는 청조와 태서의 표정에 신수가 되어서도 가슴으로 울고 있던 최강치였지요.

기절한 청조를 데리고 달빛동굴로 간 강치, "저리가, 내가 알고 있는 강치는 너같은 괴물이 아니야", 소스라치게 끔찍스러워 하며 강치를 피해 동굴을 나가버리는 청조,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세상이 무너져 내린 허탈과 슬픔에 울부짖는 강치의 포효가 동굴을 울리고 숲을 울립니다. 동굴에서 포효하는 강치의 괴성이 어찌나 가슴을 아프게 후벼파던지요. 

(*그런데 강치는 반인반수로 변해도 참 매력적이죠? 처음 각성을 못했던 반인반수였을 때는 짐승의 표정이 본능적으로 많이 나왔던 최강치, 지금은 자신이 누구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표정은 사람과 더 가까운 최강치지요. 이렇게 섹시터지고 매력적인 반인반수 봤수?라고 묻고 싶을 정도로 멋져서 고민입니다. 반인반수로 변했을때도 그 분위기가 넘 멋져서리...ㅎ) 

 

마봉출 일행이 쓰러져 있는 곳에서 팔찌를 찾아 보지만 보이지 않았지요. 그리고 느껴지는 여울의 냄새, 팔찌를 여울이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지요. 명줄 하나는 길게 타고난 마봉출, 강치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하는데,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래도 살려주고 가는 강치를 보니, 역시 강치는 '사람다운 사람'의 선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었음을 볼 수 있었지요. 정신을 잃고 쓰러진 마봉출이 얼어죽을까봐 모닥불까지 피워두고 간 따뜻한 마음을 가진 강치였지요. 옘병할 마봉출, 감동했지? 마봉출이 왠지 아주 밉지만은 않았는데 이제 마음 고쳐먹고 바르게 살아야 혀! 또 배신때리면 그때는 내가 너 죽인다잉! 

팔찌를 가지고 있을 담여울을 만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신수의 모습으로 무형도관으로 갔지만, 강치는 무형도관 무사들에게 포위되고 맙니다. 한동안 한 솥밥을 먹었던 무형도관 무사들에게 자신의 변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눈을 가리는 모습에 가슴이 찌르르 짠하더이다.

담담하게 강치를 맞이하는 담평준, 신수로 변한 강치의 모습에서 20년전 그가 죽인 구월령의 모습을 떠올리지요. '업이로구나', 자신과 구월령과의 업이 딸 여울에게 지어질까봐 염려되었던 담평준, 이순신 장군의 질타에 강치를 담을 그릇이 안되었다는 자책을 하기도 했던 담평준이었지요. 강치의 부모에게 지은 업, 미안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딸 담여울이 강치와 연분이 되는 것만은 받아들이기 힘든 담평준의 심란한 마음이 십분이해되더군요. 

담평준을 당황케 한 이는 놀랍게도 딸 여울이었습니다. 강치를 베는 칼을 막아서는 여울, 흉측한 신수로 변해버린 강치의 곁에 서서 강치의 손을 잡고, 물러서지 않겠다며 깍지를 꼭 끼고 서버린 여울, "인력으로 막을 수 없는 연분"이라는 소정법사의 말이 피부로 전달되는 담평준이었지요.

 

"나쁜 사람은 없다, 나쁜 상황만 있을 뿐이다. 강치도 그래요. 강치도 안좋은 상황에 처한 것 뿐이라고요. 칼을 거둬주세요. 강치가 나빠서 신수로 변한게 아니잖아요. 강치는 잘못이 없어요. 강치 잘못이 아니라고요!". 장하다! 담여울, 기특한 여울이 궁디톡톡톡톡!!!! 

강치를 두둔하고 나섰던 일로 다음날 아버지에게 애교를 떨어보기도 하는 여우같은 여울이이기도 했지요. 감당한 수 없는 인연이고, 사람과 연분이 될 수 없는 아이라는 아버지 담평준의 말에, 전혀 기가 죽지 않고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여울, 왜 강치와 여울이 피할 수 없는 인연이며, 강치를 사람이 될 수 있게 하는 도화꽃에 걸린 초승달 연분인지를 알겠더군요. 신수로 변한 강치의 손을 잡았을때 팔찌가 없어도 강치는 사람의 모습으로 순간 돌아오기도 했지요. 이는 팔찌의 염력보다 사랑과 믿음의 힘이 더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구가의 서만 찾으면 그 녀석도 사람이 될 수 있다잖아요. 그러면 강치의 운명도 바뀔 것이고, 법사님 예언도 바뀌지 않을까요?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때문에 지금 내 눈앞의 현실을 외면하거나 피하면서 살고 싶지는 않아요. 오히려 그럴 수록 더 당당하게 마주 볼 거예요. 그렇게 살라고 지금껏 아버지가 가르쳐 주셨잖아요", 누가 가르쳤는지(ㅎㅎ) 똑똑하고 야무지다, 담평준 KO패~~ 

딸 여울이에게 두손 두발 든 담평준이지만 강치에게는 소심한 복수를 하는 바람에 강치 머리 핑글핑글 돌아갑니다. 정신 헛갈리게 자꾸 말을 시키는 담여울, 우씨~ 소리가 절로 나오지만, 군말없이 담평준이 내준 숙제를 하는 강치였지요. 욱하는 성격을 고치기 위함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콩 세고 앉아있는 강치와 강치를 짓궂게 바라보는 여울과 곤, 셋다 귀염귀염~ 

강치가 무형도관에서 나갔다는 보고를 듣고 무형도관을 찾은 좌수사 이순신 장군, 강치의 눈에 서린 분노와 좌절, 슬픔을 보고 있었지요. 형제같았던 태서의 배신, 진심을 다했던 청조가 '저리가, 싫어"라며 돌을 던진 것은 견디기 힘든 슬픔이었습니다. "제게는 유일한 가족들이었던 그들이 저를 버렸습니다".

"몰랐더냐, 언제나 널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너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라는 것을... 사랑하고 아끼기 때문에 상처도 받는 것이지...".

괴물이라고 도망쳐버린 청조, 20년을 함께 형제처럼 오누이처럼 살아왔는데, 강치로 봐주지 않는 그들이 원망스럽고 서운하고, 무엇보다 자신이 괴물이라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에 절망하는 강치였지요. "남들이 너를 어떻게 보느냐는 중요치 않다. 네 자신을 네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지", 상처입은 강치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이순신 장군 앞에서 눈물을 줄줄 흘리고, 꺼이꺼이 울고 마는 강치입니다.  

"이편도 저편도 아닌 반쪽자리 주제에 무엇으로 살고 싶은지 생각해서 뭐하겠습니까?". 강치에게는 사람이 될 가능성도 희망도 사라져 버린 지금, 그 절망속에서 강치의 손을 잡아주는 이순신 장군의 한마디, "이제 너는 무엇으로 살고 싶으냐?".

"사내란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벗 하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정인 하나, 그리고 목숨 바칠 나라 하나면, 그것으로서 최고의 인생이라 할 수 있는 것이거늘... 너를 인간이라 결정짓는 것은 네 몸속에 흐르는 피가 아니라, 네가 어떤 사람으로 살고자 하는 너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이니라. 너는 무엇으로 살고 싶으냐? 무엇으로 살기를 원하느냐?". 

부드럽게 묻는 이순신 장군의 말에는 강치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담겨있었고, 의지를 다져주는 힘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이순신 장군 앞에서 아이처럼 눈물을 흘리는 강치,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렇게 반쪽짜리 말고 온전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흐느끼는 강치의 말에는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간절합이 굵은 눈물보다 강하게 심금을 울리더군요.

가슴으로 운다는 느낌, 절박하고 간절한 바람이 대사 하나하나에도 담겨져 있었지요. 이승기의 감정연기 최고였어요. 가슴 밑바닥에서 치고 올라오는 최강치의 진심을, 간절함을, 절실함을 흐느끼는 대사로 다 담아내더군요. 

그렇게나 지켜주고 싶었던 가족같았던 태서와 청조도 신수로 변한 모습을 외면해 버렸지만, 오직 한 사람 담여울은 그런 강치를 믿고 속사람 강치로만 봐줬습니다.

"너는 어째서 내게 그리도 잘해주는 것이냐?", "너를 위해 뭐든 해주고 싶으니까... 그게 지금 내 마음이니까...". 직설적으로 말하면 '강치 널 좋아하니까, 니가 어떤 모습이든 좋아하니까' 라잖아! 이 둔탱아!

여울의 마음을 알게 된 강치, 짐승의 발톱으로 변하고 피가 범벅된 손을 잡아준 여울, 그 따스한 감촉이, 그 온기가, 그 마음이 강치에게 새로운 바람을 일게 합니다. 굳건한 믿음이 함께하는 사랑이라는 바람으로 말이죠. 아그들아 진도 좀 팍팍 나가자~ 

태서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몸을 내주고 만 청조, 이제는 강치에게도 돌아갈 수 없는 몸이 되고 말았습니다.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제발로 춘화관으로 돌아간 청조, 그녀는 그녀의 방식으로 복수할 생각입니다. 예기가 되어 새 인생을 살아볼 결심을 하는 청조, 독기서린 청조의 변화가 매섭더군요. '나쁜 쪽으로는 변하지 말아다오, 청조야. 박무솔 어르신의 유언을 금강석처럼 새기고 있는 강치 마음 아프지 않게..ㅠㅠ'.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마저 자결하게 하고 백년객관을 차지한 철천지원수 조관웅, 여동생이 그런 놈과 잠자리를 한 것에 격분한 태서의 오열에 함께 목놓아 울었네요. 자신을 살리기 위해 여동생의 몸을 원수놈에게 바치게 하다니, 그 자책감이 얼마나 태서를 괴롭게 하고 있을까요?

넋이 나간 모습으로 무형도관으로 돌아온 태서, 태서의 눈을 바로 뜨게 한 이는 그가 죽이려던 강치였지요. 태서는 청조를 구하기 위해 강치를 버렸지만, 강치는 그런 태서도 품었습니다. 친구로, 형제로 말이지요.

강치의 속마음이 절절하게 울리더군요. 얼마나 힘들고 외롭고 무서웠을까요? 강치가 정체성의 혼란으로 괴로울 것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외롭고 무서웠을 것이라는 생각에는 미치지 못했는데, 강치의 말에 그만 왈칵 눈물이 쏟아지더군요.  

"날 봐, 뭐가 무서워서 날 못 봐? 내가 괴물로 변할까봐? 나만 보면 살의가 도는 암시때문이냐? 니가 날 똑바로 봐야 나도 내 모습을 너한테 똑바로 보여줄 것 아니냐!!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내가 지금 얼마나 겁나고 지독히 외로운지.... 나도 누군가와 얘기하고 싶은데... 내가 이런 얘기 터놓고 하고 싶은 이는 너밖에 없는데... 그러니 날 똑바로 쳐다보란 말이다".

태서의 주먹을 다 받아가며 강치는 참고 또 참으며 기다렸지요. 태서가 강치를 봐주기를 말이지요. 친구였던 강치, 형제였던 강치, 백년객관이 하늘이고 세상인 강치, 무엇보다 태서와 청조를 잃고 싶지 않는 강치의 진심을 말입니다.  

주먹을 멈추고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무너져 우는 태서, "그래, 친구는 서로 이렇게 마주보는 거다 태서야!". 으앙, 감동에 눈물 범벅범벅입니다. 사람이 되고 싶은 최강치의 진심, 태서를 잃고 싶지 않은 진심을 200%이상으로 보여준 이승기였습니다. 12회를 보는 내내 "이래도 제가 사람으로 보입니까?"라는 듯 이승기는 반인반수 최강치라는 인물의 감정은 물론, 심리상태에 몰입해 울게 만들더군요. '강치는 꼭 사람이 될 거야, 되어야 해' 라고 외치게 만들더라니까요. 시청자의 가슴을 울리고 마음을 움직이는 이승기 연기, 역시 믿고 보는 승기였답니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박태서 유연석의 연기도 정말 좋더군요. 짠하고 안쓰럽고, 그러면서도 그 심경이 다 이해되고, 브라운관으로 들어가서 어깨를 다독여 주고 싶을 정도로 말이지요. 

심기가 약한 태서를 이용해 조관웅이 청조를 빌미로 또 무슨 해코지를 할지 걱정은 되지만, 강치는 태서를 끝까지 친구로 품겠지요. 이순신 좌수사가 말했던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벗 하나로 말이지요. 둘이 뜻을 같이해 백년객관을 되찾고 조선의 바다를 지키는 데 일조했으면 좋겠군요.

 

그나저나 마지막 엔딩에 충격,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왜인 상단과 함께 온 가마여인의 등장으로 구월령이 깨어났지요. 인간에 의해 배신당하고 천년의 삶을 버린 그 원한이 시뻘건 눈동자에 담긴듯 해서 소름이 쫙 돋더군요. 구월령과 최강치가 맞서게 되는 건가요?ㅜㅜ 

가마여인은 윤서화가 분명해 보이네요. 윤서화는 어떻게 목숨을 구했던 것일까요? 아마 산사나무 단도로 조관웅의 얼굴을 그어버리고 죽이려던 그날, 그자리에 있던 왜인상단의 단주가 윤서화를 일본으로 데리고 간 것으로 짐작은 되지만, 윤서화가 정확히 누구편일지 궁금궁금하군요. 오직 조관웅에 대한 복수심 하나로 살아왔을 윤서화, 그녀의 등장은 최강치의 운명을 또 어떻게 바꿔놓을지.... 궁금지수, 기대지수 팍팍 상승하고 있는 있는 구가의 서입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7
2013.04.10 14:31




"유한한 것은 영원한 것보다 훨씬 더 숭고하네. 그래서 사람의 일생이 아름다운 것이고...", 천년의 세월을 지리산의 신수로 살아온 불로불사의 구월령(최진혁)은 기꺼이 인간이 되기를 택했습니다. 그녀 윤서화(이연희)와 함께라면, 그에게 늙고 병들고 죽는다는 것이 두렵지 않았습니다. 그녀와 함께라면 인간 누구나 겪는 생로병사의 과정도 행복할 거라 생각했지요.

 

"천년만에 처음으로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든 인간여자를 만났네. 이 여자를 놓치면 천년을 기다려야 될지도 몰라". 천년을 살아왔고 또 셀수없이 긴 시간 불로불사할 수 있는 신수의 몸을 버리고, 90일을 인간여인을 사랑하다 간 구월령, 인간이 될 수 있는 구가의 서(환웅의 언약서)를 얻을 수 있는 날짜를 딱 열흘을 남겨두고, 그가 지켜오던 산의 일부로 돌아가 버렸습니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뒤에 첨언하겠습니다. 전 구월령이 천년악귀가 되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왜 저에게 잘해주세요? 전 역적의 딸이고 쫓기는 관노입니다", 그를 숨겨준 구월령이 걱정되어 동굴을 떠나겠다는 윤서화에게 구월령은 아무 것도 말하지 않습니다. 아무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나와 혼인해 주겠소?"만 반복했을 뿐이죠. 그에게 인간들의 신분이나 처지는 조건도, 장애물도 되지 않았습니다. 처음으로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 윤서화 그녀의 사랑만을 원했을 뿐이죠. 

 

아무 조건도, 배경도, 집안도, 신분의 고하도 따지지 않는 구월령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윤서화, 달빛정원에서 이뤄진 그들의 혼례식과 초야는 영원한 행복만이 빛처럼 별처럼 변함없이 지속될 것이라 믿었던 사랑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윤서화와 함께 인간에게 주어진 수명만큼 살다가리라 생각한 구월령은 굳이 자신의 정체를 알릴 필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는 인간이 될 수 있다면 어떤 시련과 고난도 이겨낼 자신이 있었거든요.  

'살생하면 안된다, 신수의 몸을 보여서는 안된다, 인간이 도움을 청할때 뿌리쳐서는 안된다'는 세가지 금기조항을 지키면서 백일기도에 전념하는 구월령, 고기를 먹지 못해 몸이 수척해가도 그는 행복할 뿐이었습니다.

꽃을 좋아하는 윤서화에게 한다발의 꽃을 안기고, 나비를 한자루 가득 잡아 윤서화의 눈앞에서 날려주고, 그녀가 웃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슴벅차게 좋았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행복은 길지 못했지요. 그들의 짧았던 달빛정원에서의 사랑은 슬픈 전설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쇠사슬의 덫에 묶여 토포군의 발길질을 받으면서도 고통을 참았던 구월령이었지만, 윤서화가 끌려가며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분노게이지 상승한 월령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맙니다.

 "내 사람한테 손대지마!" 야수로 변해 정체를 드러낸 순간에도 윤서화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으며 윤서화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는 구월령때문에 눈물이 왈칵ㅠㅠ

 

동생 정윤과 여종 담이가 걱정되어 슬퍼하는 윤서화에게 그들이 무사하다고 거짓말을 했던 것이 윤서화의 한순간의 배신으로 이어지게 했지만, 윤서화가 슬퍼하는 것을 볼 수 없었던 구월령의 사랑은 끝나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구월령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인간이 될 수 있는 기회만 없어졌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싶군요. 

죽어서도(?) 구월령은 윤서화와 그의 아들 강치를 살렸지요. 그임을 알리는 빛으로 친구 소정법사에게 동굴로 가라고 알린 것이나, 낫으로 갓난 아이를 죽이려던 윤서화를 멈추게 한 것은 구월령이었으니 말이죠. 유한하기에 인간의 일생이 아름답다고 했던 구월령이었지만, 그의 사랑만은 영원히 지키고 있던 게지요. 

 

천년악귀가 되지 않을 방법을 알려준 소정법사(김희원)의 말을 구월렬은 결국 듣지 않았지요. 소정법사가 준 산사나무 단도로 윤서화를 찌르지 못하고, 담평준(조성하)의 칼에 푸른 빛이 되어 사라져 버렸습니다. "왜 그랬소? 사랑했는데... 내 그대를 그리도 사랑했는데 어째서...".

인간 여인이 변함없이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천년악귀가 되지 않고, 예전처럼 산을 지키는 신수로 살아갈 수 있다는 소정법사의 말을 생각하며 눈물만 흘리는 구월령, 그는 자신이 천년악귀가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결국 윤서화를 찌르지 못합니다. 그에게 윤서화에 대한 사랑은 그의 목숨보다 소중했습니다.  

구월령의 죽음을 알고 달려온 소정법사의 말에 목이 매이더군요. "그는 이 산을 지키는 선량한 신수였소.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았다고...!", 그의 손에 부하들이 죽었다는 담평준의 말에 그가 먼저 싸움을 걸었느냐고 반문하는 소정법사였지요. 담평준도 그의 말에 묵묵부답 뭔가 찜찜해 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더군요.

그래서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입덧을 시작한 윤서화를 춘화관 천수련(정혜영)에게 안위를 부탁한 것이 그였을 듯해서 말이죠. 비록 인간은 아니었을지라도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고자 했던 신수의 사랑을 윤서화를 살려주는 것으로 지켜주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어서, 담평준 캐릭터가 개인적으로는 호감입니다.  

 

"그가 원한 것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 되어 저 여인과 함께 늙어가는 거였소. 이 모든 건 바로 당신을 사랑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열흘만 지나면 그도 사람이 될 수 있었는데... 겨우 열흘밖에 안 남았는데....", 가버린 친구 월령을 부르며 우는 소정법사의 마지막말이 어찌나 아쉽고 아쉽던지... 천년을 버리고 택한 백년도 채 못되는 인간의 시간, 구월령은 그마저도 채우지 못하고 90일을 사랑하다 가고 말았군요ㅠㅠ 

구월령과 윤서화의 슬픈 사랑이야기, 최진혁과 이연희의 감정캐미가 좋았던 1,2회였는데요, 낙천적이면서 장난스럽기도 하고, 그러나 한 여자에게만은 너무나 순수한 사랑을 보여줬던 최진혁의 연기가 좋았습니다. 신수로 변해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포효하고, 인간과의 사랑에 허망한 듯, 배신감에 절망하는 듯, 그런데도 그녀만을 눈에 담고 가는 슬픈 눈빛연기가 좋더군요.

 

구월령은 천년악귀가 되었을까?

위에서 잠깐 언급을 했는데, 빛으로 사라져 버린 구월령은 천년악귀가 된 것일까요? 전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태고적부터 산을 지키는 영물들을 다스리는 신령스러운 분(뉘신지는 모르지만)에게도 인지상정이라는 것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죠.

구월령의 잘못이라면 인간여인을 사랑한 것밖에 없습니다. 천년을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산을 지켜온 착한 신수였다는 소정법사의 말처럼, 금기를 깬 것으로 천년악귀가 되는 벌을 받지는 않았을 듯해서 말이죠. 비록 토포군을 다수 죽이기는 했지만 정상참작이라는 것이 있잖아요ㅎㅎ.

천년악귀는 되지 않았지만, 그는 산의 일부가 되어 여전히 산을 지키고 있을 듯 하군요. 대신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는 능력을 박탈당하고, 심심하면 인간세상으로 내려가 구경을 하는 것들을 하지 못하게는 되었겠지만... (인간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지는 못하지만 산을 지키는 구월령같은 영물이 있으니, 산을 괴롭히는 무식한 행동들은 말아야 겠죠?ㅎ)

 

윤서화의 월령에 대한 마음은?

전 그녀의 사랑도 진심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죽이는 끔찍한 신수의 모습이 그일리 없다고 넋이 나가, 누구도 알수 없었던 구월령의 달빛동굴을 알려주기는 했지만, 윤서화는 신수의 모습에 두려움을 느꼈던 약한 인간일 뿐이었습니다.

구월령이 자신의 정체를 알려줬다면, 그녀는 구월령의 청혼을 받아들였을까? 전 신수의 모습을 보기전이었다면 받아들일 수도 있었을 서화라고 생각되더군요. 그의 정체가 무엇이건 구월령은 따뜻했고, 서화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서화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했던 월령에게 마음을 주지 않을 수는 없었을 듯해서 말이죠. 죽어가는 월령을 보며 흘린 서화의 눈물은 그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되었거든요. 

하지만 뱃속에 있는 아이는 낳을 수 없었던 윤서화, 월령의 본모습을 봤기에 그녀의 아이가 그런 끔찍스런 괴물로 태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양잿물을 마시는 등 온갖 방법을 다써봤지만 아이를 지우지 못했죠.

산기를 느낀 윤서화는 구월령과 함께 지냈던 달빛동굴로 가고, 아이를 낳으면 자신의 손으로 죽일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자신도 자결할 생각이었겠죠.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윤서화와 함께 살기 위해 인간이 되고자 했던 구월령을 윤서화 자기 손으로 죽게하고, 동생 정윤도 담이도 없는 세상을 살고 싶은 생각이 없었을 윤서화였을테니까요.   

월령과의 행복했던 시간들, 그리고 신수로 변한 월령의 마지막 모습은 해산의 고통보다 더 힘들게 생각날 뿐이었습니다. "왜 그랬소, 사랑했는데... 그리도 사랑했는데", 구월령의 마지막 말은 비수가 되어 그녀의 심장을 찌릅니다.  

산고의 고통을 치르고 정신이 든 윤서화는 갓난 아이의 목숨을 거둘 생각으로 낫을 치켜들었지요. 월령에게 용서를 구하는 그녀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듯 월령의 신령스런 빛들이 동굴에 나타납니다. 아마도 아이와 윤서화를 지키기 위한 월령의 정령이었겠죠.

빛에 드러나는 아이의 얼굴, 그것은 사람이었습니다. 윤서화가 상상했던 털이 북실북실한 짐승 괴물이 아닌 아이였습니다. 아이가 괴물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에 안도하고 오열하는 윤서화, 어쩌면 죽고 싶었던 윤서화에게 삶의 용기를 주었을 아이였을 겁니다.

전 왠지 윤서화가 죽지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어미는 생떼같은 아이를 두고 그렇게 쉽게 목숨을 끊지 못하죠. 그게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을 가진 모성이니 말입니다. 구월령의 본모습에 놀라 그를 죽게 한 윤서화였지만, 구월령의 사랑을 배신한 것에 평생을 사죄하면서 강치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지는 않을까... 

 

월령의 정령을 본 소정법사가 아마도 동굴로 찾아와 갓난 아이를 봤을테고, 소정의 도움으로 구월령과 윤서화의 아들은 박거상(엄효섭)에게 맡겨지게 됩니다. 봄 나들이를 나왔던 박거상으로 하여금 아이를 건지게 하고, 큰 복을 얻을 거라는 덕담을 하는 소정법사, 강에 버려진 아이라는 뜻으로 이름은 강치, 박거상의 마름의 성을 딴 최강치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습니다. 

 

"그곳은 기괴하고 감히  사람의 접근을 허하지 않는 험한 산세, 태고적부터 산을 지키는 영물들만이 때때로 출몰한다는 바로 그곳, 그 달빛정원에서 그들의 슬픈 전설은 시작되고 있었다"

 

"신수 구월령과 서화의 사랑은 그렇게 끝이 났으나, 여기 또다시 새로운 전설이 시작되고 있었으니 이름하여.... (강치...최강치와 담여울)...". 

유동근의 묵직한 나레이션과 함께 새로운 전설의 시작을 알린 구가의 서, 구월령과 윤서화의 슬픈 사랑만큼이나 그들의 아들 최강치의 사랑도 슬픔을 잉태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를 죽인 담평준의 딸 담여울을 사랑하게 될 반인반수 최강치, 아들을 제 손으로 키우지 못하고 바구니에 떠내려 보내야 했던 윤서화의 기원처럼만은 되지 않을 듯해서 벌써부터 마음 한켠이 싸르르 아프군요.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온전한 사람의 아기로 자라게 해주십시오", 아직은 자신이 반인반수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최강치, 그를 사람이 되고 싶어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그의 아버지 구월령이 그러했듯이 인간여인에 대한 사랑때문이겠지요. 최강치는 온전한 사람이 되어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요? 최강치는 구가의 서를 손에 넣을 수 있을까요? 달빛정원의 슬픈 전설이 최강치에게서는 어떤 전설로 쓰여지게 될 지, 드디어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겠군요.

1회보다는 조금 더 많이 보여준 최강치 이승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감정선을 분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걱정마, 이 강치 오라비가 지켜줄 거니까". 우왕~~~ 강치 오라버니의 담여울(수지)의 지킴이 사랑, 기대하고 있을게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