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아'에 해당되는 글 24건

  1. 2013.05.21 '구가의 서' 이승기-수지, 새로 쓰게 될 사랑의 전설 (5)
  2. 2013.05.15 '구가의 서' 이승기의 진심, 간절함이 시청자를 울렸다 (7)
  3. 2012.08.12 '신사의 품격' 청담동 마녀사냥꾼, 박민숙을 사로잡은 폭풍 3단고백 (3)
  4. 2012.07.23 신사의 품격: 김정난이 보여준 눈물의 품격, 마음 움직인 마법 (9)
  5. 2012.07.16 신사의 품격: 박민숙-이정록의 두근거림, 늦바람이 무섭다 (9)
2013.05.21 13:33




인간들에게 상처나 학대를 받은 동물들의 행동유형은 크게 두가지로 나타납니다. 사람을 피하거나 공격성향을 가지는 것이 그것이죠. 안타깝게도 인간에 의해 배신을 당했던 구월령은 다크 구월령으로 돌아왔더군요. 그의 출현을 알리기 위해 산길을 가던 사람들을 무참히 살해해 버린 것을 보면 말이죠. 온몸의 기를 빨린 듯한 괴이한 살해, 그 누명을 그의 아들 최강치가 뒤집어 쓰게 될 것도 모른채 말입니다.

 

불로불사 신수의 삶을 포기하고 인간이 되기를 택했던 구월령(최진혁), 그토록 사람이 되고 싶었던 이유였던, 사랑했던 여인 윤서화로부터 배신당했던 그가, 윤서화의 등장과 함께 20년의 침묵을 깨고 눈을 떴습니다. 인간에 대해 사무친 원한과 증오심을 가진채 눈을 뜨고 폭주하는 구월령의 행보가 그의 아들 최강치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우기 시작했지요. 

"모든 것을 소멸하기 위해 돌아왔다"는 구월령의 음성은 섬뜩하고 소름돋습니다. 얼마나 깊은 원한이 사무쳤을까... 천년을 신수로서 산을 지키며 살아왔던 그가 수호령의 심성을 버리고 어떤 심정으로 다시 돌아왔을까를 생각해보면 그의 증오심과 인간에 대한 불신과 적개심을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천년만에 처음으로 심장을 뛰게 만들었던 여인을 택했던 그였기에 인간에게 받은 상처와 배신감은 이루 말 할 수 없이 컸겠지요. 소정법사의 팔찌를 알아본 월령이 숲속에서 마주친 이가 윤서화 사이에 낳은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해도 그의 선택이 달라지지는 않을 듯 보여서 걱정도 되고요.  

결자해지라고 했듯이 구월령의 원한을 풀어줄 이는 오직 한 사람 윤서화가 되겠지만, 여전히 베일에 싸인 윤서화의 정체는 앞일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전 윤서화가 혹 무형도관의 사군자 중의 한 사람은 아닌가 하는 추측도 하고는 있습니다만(매화의 표식을 가지지는 않았을까 하는.... 너무 나갔나요?ㅎ).

 

"운명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되찾을 수는 있겠지"

 

박무솔의 죽음과 함께 달라져 버린 강치, 태서, 청조의 엇갈린 운명. 인생 한 치 앞은 내다보기 힘들다고 이들 세사람에게 펼쳐지는 운명이 그러한 듯 보입니다. 자신이 반인반수의 정체를 알게 된 강치, 관노로 떨어져 도망자 신세가 된 태서, 원수같은 놈 조관웅에게 몸을 버리고 관기가 된 청조, 무심히 그들을 내려다 보는 백년객관의 현판은 보는 이의 가슴마저 미어지게 합니다. 

기녀가 되어 자신의 꽃단장을 하고 자신이 집 문턱을 넘어서야 했던 청조의 가슴 찢어지는 아픔, 관기가 된 첫사랑 청조의 싸늘한 표정을 봐야만 하는 강치의 슬픔아버지의 뒤를 이어 사군자 국화의 뒤를 이을 결심으로 간이며 쓸개마저 없다는 비난을 받을 것을 알면서도 조관웅의 휘하로 들어가기로 결심하는 태서의 비참함을 어찌 말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요?   

 

조관웅과 초야를 치른 것을 목도한 태서는 강치에게 더이상 청조에게 신경쓰지 말라고 아픔을 꾹꾹 눌러가며 말하지요. 오래동안 연모했던 여울에게 강치가 마음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면서 말이지요.

"청조는 이제... 지나간 사람이다. 이젠 그 굴레에서 벗어나라.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우린 서로 다른 운명으로 갈라져 버렸어. 되돌릴 수 없다". 

태서와 청조는 절대로 지나간 사람이 될 수 없다며, 유일한 가족이고 친구이며 지켜야 할 사람들이라는 강치, 그동안의 희생만으로도 고맙다며 이젠 강치의 인생을 살라는 태서, 두 사람은 그렇게 크게 성장했으면서도 결코 버리면 안되는 것을 굳건히 새기고 있습니다. 지켜야 할 사람들, 가족, 그리고 관계의 소중함을 말이지요. "백년객관이 소중한 만큼 강치 역시도 소중한 친구"라는 태서의 말에서 강치는 피를 나눈 형제와도 같은 소중한 것을 얻었습니다.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벗 하나를 말이지요. 

 

암시에 걸려 강치만 보면 살의를 느꼈던 태서는 강치를 통해 암시에서 벗어나고, 그를 사람 강치로 마주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해졌습니다. 신수로 변한 모습을 봤던 태서, 그 지독한 외로움과 두려움을 말하고 싶었던 이가 태서밖에 없었다는 강치의 눈물은 태서의 마음을 열었지요. 신수로 변하면 어떤 기분이냐고 물어봐 준 태서는 담여울에 이어 강치가 얻은 소중한 사람이었습니다. 

강치를 보고 슬슬 피하고 무형도관에서 한 솥밥을 먹기를 꺼려하는 사제들의 왕따에도 강치의 진심이 통하기 시작했지요. 강치와 함께 숲 야간순찰을 함께 나가준 곤(성준)이나 강치 앞으로 밥상을 들고 와준 김사제도 강치를 괴물이 아닌 사람으로 보기 시작했고 말이지요.

 

강치가 세다만 콩자루가 놓인 정자 난간에서 무심히 내뱉는 듯한 공달선생의 혼잣말은 깊이를 느끼게 합니다. "들여다 보면 수천 수만 가지 같지만, 그 하나만 놓고 보면 결국 하나인 것을...", 수천 수만개의 콩이 들어있지만 콩이 팥의 성분을 가지지 않은 이상 콩일 뿐이듯이, 수천 수만의 다른 모습의 사람들 속의 강치 역시 눈 코 입, 그리고 사람의 심성을 가진 사람이듯이 말이지요. 

그러고 보면 구가의 서 라는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은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담여울이나 공달선생처럼 강치를 사람으로 봐주듯이, 강치가 자신을 사람이라고 믿는 의지 자체가 구가의 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모든 것이 내 마음에 달렸다는 말이 있듯이 말입니다.

 

"흐르는 마음을 어찌 막을 수 있겠소. 불어오는 바람을 어찌 막을 수 있겠소?"

 

악연도 인연이듯이 강치와 여울의 피할 수 없었던 인연에도 운명이라는 바람이 불기 시작했지요. 강치의 아버지를 죽인 담평준이었기에, 두 아이가 받을 상처가 걱정되었던 그에게 이순신 좌수사의 묵직한 한 마디는 강치와 여울의 앞날에 절망과 우려보다는 희망을 보게 합니다.

"불안한 생각은 불안한 미래로 이끌어 들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젊은이들이 가고자 하는 길을 우리 어른들의 잣대로 재고 막아서는 것이 아니라, 좀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아니겠소?". 

 

그 희망바람의 중심에는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좋은 인연임에도 강치를 선택한 여울의 사랑이 있었지요. 괴물로 변해버린 모습을 보고 청조는 강치를 외면하고 떠나버렸지만, 신수로 변한 강치의 손을 꼭 잡아주고 지켜주겠다던 여울의 마음은 강치를 다시 사람이 되고 싶다며 울게 했지요.

'나는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어째서 너는 그리도 내게 잘해주는 것이냐?', "그냥 너를 위해 뭐든 해주고 싶으니까. 그게 지금 내 마음이니까...", 신수가 된 강치를 보고도 역겨워 하지도 않고, 무서워하지도 않고 최강치라고 불러준 그녀,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하고 아픔마저도 사라지게 하는 그녀, 그녀때문에 자신이 강치라는 것을 잊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석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강치였습니다.  

청조를 데리고 무형도관을 떠나기로 결심히면서 사람이 되겠다는 의지를 포기한 자신때문에 여울이 눈물을 쏟게 만들었었지요. 팔찌를 벗겨버린 태서때문에 신수가 되어 무형객관으로 돌아온 강치의 손을 다시 잡아준 것도 그 녀석 담여울이었습니다.

줏대없는 놈이랑 말도 섞기 싫다며 눈물이 가득 고였던 그녀석 담여울만은 강치를 두번 세번 계속 받아주고 믿어줬습니다. 그 아이에게 이젠 가장 먼저 보여주고 서고 싶습니다. 온전한 사람이 된 최강치로 말이지요.

"하여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누구보다 강치를 믿어주고 사람으로 여겨주는 담여울, 그 녀석이 갑자기 여자로 보이기 시작한 최강치, 가슴이 두빙망이질을 하고 강치의 눈에 담여울만이 가득 들어옵니다. 무사복을 벗고 아가씨로 변해버린 담여울, 그 아름다운 모습에 넋이 나간 강치, 한 순간 사랑이라는 마법에 걸려버렸지요. 

꽃기생으로 치장해 백년객관으로 들어가버리는 청조를 보고 심란한 마음에 등축제에서 만나자는 여울과의 약속도 잊어버렸던 강치, 등거리 주막을 향해 뒤늦게 달려가 보지만 여울이 보이지 않습니다.

여울과 부딪치고도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는 강치를 불러세우는 여울, 이게 뉘신겨? 담군, 아니 담도령, 아니 담낭자 담여울의 진짜 모습에 그만 세상이 멈춰버린 듯, 숨도 쉬지 못하고 얼음땡돼버린 강치였지요(그런데 여울아! 머리는 좀 묶자~) 

 

었다고 웃어주는 여울의 미소는 강치에게 사랑이라는 강풍으로 휘몰아치기 시작합니다. 사랑이 지나간 자리, 기녀가 되어 다른 인생을 살기 시작한 청조의 자리에 그녀 담여울이 들어옵니다. 청조 아니면 누구도 들어올 수 없을 거라고만 생각했던 그 아픈 자리에 담여울의 미소가 가득 차오르고 있는 강치, 정말로 간절하게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담여울 그녀를 여자로, 진짜 사람이 되어 사랑하고 싶어진 강치입니다.

구월령과 윤서화의 사랑은 슬픈 전설로 끝나버렸지만, 최강치와 담여울의 사랑이 어쩌면 그들의 슬픈 사랑의 원한도 풀어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강치와 담여울의 사랑, 사람이 되고 싶은 최강치와 반인반수임에도 그를 사랑하는 담여울의 선택은 구월령과 윤서화의 슬픈 전설에 이어 어떠 전설을 쓰게 될까요? 아버지 구월령과 피할 수 없는 만남, 그리고 곧 알게 될 부모세대의 악연, 강치는 아버지 구월령의 사연을 알게 되어도 사람이 되는 것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담여울, 그녀가 있기에... 그녀 곁에 오래도록 사람으로 함께 살고 싶어진 강치이기에... 

나약하기에 믿지 못했던 인간이기에 슬픈 전설의 원인이 되었던 윤서화, 그 사랑의 배신으로 깊은 원한에 천년악귀가 돼버린 구월령, 그들의 슬픈 전설을 최강치가 이어가지는 않겠지요. 사랑때문에 깊은 절망과 슬픔을 겪기도 하지만, 사랑이 그 어떤 난관과 고난도 이기는 힘이 되기도 하지요. 그래서 유한한 삶이지만 사랑이 있기에 인간의 삶이 아름다운 것이겠지요. 최강치와 담여울의 사랑은 어떤 전설을 쓰게 될지, 인간다움과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묻고 있는 구가의 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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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5 12:11




'더도'덜도 말고 12회만 같아라'였습니다. 몇 장면에서 왈칵 눈물을 쏟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되고 싶은 최강치의 간절한 진심은 태서는 물론, 무형도관 담평준과 이순신 장군을 울렸고, 시청자를 울컥울컥 눈물쏟게 만들었지요.

짐승만도 못한 조관웅과 초야를 치른 청조, 한떨기 여린 꽃이 그렇게 짓밟히고 떨어져 나간 것에 울분을 참지 못하고 격분하게도 만들었고요. 여동생이 짓밟힌 것을 목도한 눈 뒤집힌 태서의 오열은 가슴을 부여잡고 함께 울게 했습니다.

 

심지 굳은 여울의 깍지 낀 손에도 뭉클한 감동으로 눈물이 나고, 이순신 장군과 강치의 독대씬은 감동은 물론 강치에 대한 진한 연민을 느끼게도 했지요. 태서에게 입이 터져가며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맞고 서있던 강치, "내 눈을 보라"는 강치의 진심은 태서의 빌어먹을 암시마저 극복하게 만들고, 강치에게는 진짜 친구가 되었습니다.  

청조를 속량시키기 위해 앞뒤 분간없이 형제같았던 강치의 목을 치려한 태서, 염주팔찌를 빼고 마봉출 일당에게 공격을 당하자, 반사적으로 강치는 신수의 모습을 드러내고 말았지요.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 경악하는 청조와 태서의 표정에 신수가 되어서도 가슴으로 울고 있던 최강치였지요.

기절한 청조를 데리고 달빛동굴로 간 강치, "저리가, 내가 알고 있는 강치는 너같은 괴물이 아니야", 소스라치게 끔찍스러워 하며 강치를 피해 동굴을 나가버리는 청조,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세상이 무너져 내린 허탈과 슬픔에 울부짖는 강치의 포효가 동굴을 울리고 숲을 울립니다. 동굴에서 포효하는 강치의 괴성이 어찌나 가슴을 아프게 후벼파던지요. 

(*그런데 강치는 반인반수로 변해도 참 매력적이죠? 처음 각성을 못했던 반인반수였을 때는 짐승의 표정이 본능적으로 많이 나왔던 최강치, 지금은 자신이 누구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표정은 사람과 더 가까운 최강치지요. 이렇게 섹시터지고 매력적인 반인반수 봤수?라고 묻고 싶을 정도로 멋져서 고민입니다. 반인반수로 변했을때도 그 분위기가 넘 멋져서리...ㅎ) 

 

마봉출 일행이 쓰러져 있는 곳에서 팔찌를 찾아 보지만 보이지 않았지요. 그리고 느껴지는 여울의 냄새, 팔찌를 여울이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지요. 명줄 하나는 길게 타고난 마봉출, 강치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하는데,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래도 살려주고 가는 강치를 보니, 역시 강치는 '사람다운 사람'의 선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었음을 볼 수 있었지요. 정신을 잃고 쓰러진 마봉출이 얼어죽을까봐 모닥불까지 피워두고 간 따뜻한 마음을 가진 강치였지요. 옘병할 마봉출, 감동했지? 마봉출이 왠지 아주 밉지만은 않았는데 이제 마음 고쳐먹고 바르게 살아야 혀! 또 배신때리면 그때는 내가 너 죽인다잉! 

팔찌를 가지고 있을 담여울을 만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신수의 모습으로 무형도관으로 갔지만, 강치는 무형도관 무사들에게 포위되고 맙니다. 한동안 한 솥밥을 먹었던 무형도관 무사들에게 자신의 변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눈을 가리는 모습에 가슴이 찌르르 짠하더이다.

담담하게 강치를 맞이하는 담평준, 신수로 변한 강치의 모습에서 20년전 그가 죽인 구월령의 모습을 떠올리지요. '업이로구나', 자신과 구월령과의 업이 딸 여울에게 지어질까봐 염려되었던 담평준, 이순신 장군의 질타에 강치를 담을 그릇이 안되었다는 자책을 하기도 했던 담평준이었지요. 강치의 부모에게 지은 업, 미안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딸 담여울이 강치와 연분이 되는 것만은 받아들이기 힘든 담평준의 심란한 마음이 십분이해되더군요. 

담평준을 당황케 한 이는 놀랍게도 딸 여울이었습니다. 강치를 베는 칼을 막아서는 여울, 흉측한 신수로 변해버린 강치의 곁에 서서 강치의 손을 잡고, 물러서지 않겠다며 깍지를 꼭 끼고 서버린 여울, "인력으로 막을 수 없는 연분"이라는 소정법사의 말이 피부로 전달되는 담평준이었지요.

 

"나쁜 사람은 없다, 나쁜 상황만 있을 뿐이다. 강치도 그래요. 강치도 안좋은 상황에 처한 것 뿐이라고요. 칼을 거둬주세요. 강치가 나빠서 신수로 변한게 아니잖아요. 강치는 잘못이 없어요. 강치 잘못이 아니라고요!". 장하다! 담여울, 기특한 여울이 궁디톡톡톡톡!!!! 

강치를 두둔하고 나섰던 일로 다음날 아버지에게 애교를 떨어보기도 하는 여우같은 여울이이기도 했지요. 감당한 수 없는 인연이고, 사람과 연분이 될 수 없는 아이라는 아버지 담평준의 말에, 전혀 기가 죽지 않고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여울, 왜 강치와 여울이 피할 수 없는 인연이며, 강치를 사람이 될 수 있게 하는 도화꽃에 걸린 초승달 연분인지를 알겠더군요. 신수로 변한 강치의 손을 잡았을때 팔찌가 없어도 강치는 사람의 모습으로 순간 돌아오기도 했지요. 이는 팔찌의 염력보다 사랑과 믿음의 힘이 더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구가의 서만 찾으면 그 녀석도 사람이 될 수 있다잖아요. 그러면 강치의 운명도 바뀔 것이고, 법사님 예언도 바뀌지 않을까요?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때문에 지금 내 눈앞의 현실을 외면하거나 피하면서 살고 싶지는 않아요. 오히려 그럴 수록 더 당당하게 마주 볼 거예요. 그렇게 살라고 지금껏 아버지가 가르쳐 주셨잖아요", 누가 가르쳤는지(ㅎㅎ) 똑똑하고 야무지다, 담평준 KO패~~ 

딸 여울이에게 두손 두발 든 담평준이지만 강치에게는 소심한 복수를 하는 바람에 강치 머리 핑글핑글 돌아갑니다. 정신 헛갈리게 자꾸 말을 시키는 담여울, 우씨~ 소리가 절로 나오지만, 군말없이 담평준이 내준 숙제를 하는 강치였지요. 욱하는 성격을 고치기 위함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콩 세고 앉아있는 강치와 강치를 짓궂게 바라보는 여울과 곤, 셋다 귀염귀염~ 

강치가 무형도관에서 나갔다는 보고를 듣고 무형도관을 찾은 좌수사 이순신 장군, 강치의 눈에 서린 분노와 좌절, 슬픔을 보고 있었지요. 형제같았던 태서의 배신, 진심을 다했던 청조가 '저리가, 싫어"라며 돌을 던진 것은 견디기 힘든 슬픔이었습니다. "제게는 유일한 가족들이었던 그들이 저를 버렸습니다".

"몰랐더냐, 언제나 널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너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라는 것을... 사랑하고 아끼기 때문에 상처도 받는 것이지...".

괴물이라고 도망쳐버린 청조, 20년을 함께 형제처럼 오누이처럼 살아왔는데, 강치로 봐주지 않는 그들이 원망스럽고 서운하고, 무엇보다 자신이 괴물이라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에 절망하는 강치였지요. "남들이 너를 어떻게 보느냐는 중요치 않다. 네 자신을 네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지", 상처입은 강치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이순신 장군 앞에서 눈물을 줄줄 흘리고, 꺼이꺼이 울고 마는 강치입니다.  

"이편도 저편도 아닌 반쪽자리 주제에 무엇으로 살고 싶은지 생각해서 뭐하겠습니까?". 강치에게는 사람이 될 가능성도 희망도 사라져 버린 지금, 그 절망속에서 강치의 손을 잡아주는 이순신 장군의 한마디, "이제 너는 무엇으로 살고 싶으냐?".

"사내란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벗 하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정인 하나, 그리고 목숨 바칠 나라 하나면, 그것으로서 최고의 인생이라 할 수 있는 것이거늘... 너를 인간이라 결정짓는 것은 네 몸속에 흐르는 피가 아니라, 네가 어떤 사람으로 살고자 하는 너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이니라. 너는 무엇으로 살고 싶으냐? 무엇으로 살기를 원하느냐?". 

부드럽게 묻는 이순신 장군의 말에는 강치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담겨있었고, 의지를 다져주는 힘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이순신 장군 앞에서 아이처럼 눈물을 흘리는 강치,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렇게 반쪽짜리 말고 온전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흐느끼는 강치의 말에는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간절합이 굵은 눈물보다 강하게 심금을 울리더군요.

가슴으로 운다는 느낌, 절박하고 간절한 바람이 대사 하나하나에도 담겨져 있었지요. 이승기의 감정연기 최고였어요. 가슴 밑바닥에서 치고 올라오는 최강치의 진심을, 간절함을, 절실함을 흐느끼는 대사로 다 담아내더군요. 

그렇게나 지켜주고 싶었던 가족같았던 태서와 청조도 신수로 변한 모습을 외면해 버렸지만, 오직 한 사람 담여울은 그런 강치를 믿고 속사람 강치로만 봐줬습니다.

"너는 어째서 내게 그리도 잘해주는 것이냐?", "너를 위해 뭐든 해주고 싶으니까... 그게 지금 내 마음이니까...". 직설적으로 말하면 '강치 널 좋아하니까, 니가 어떤 모습이든 좋아하니까' 라잖아! 이 둔탱아!

여울의 마음을 알게 된 강치, 짐승의 발톱으로 변하고 피가 범벅된 손을 잡아준 여울, 그 따스한 감촉이, 그 온기가, 그 마음이 강치에게 새로운 바람을 일게 합니다. 굳건한 믿음이 함께하는 사랑이라는 바람으로 말이죠. 아그들아 진도 좀 팍팍 나가자~ 

태서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몸을 내주고 만 청조, 이제는 강치에게도 돌아갈 수 없는 몸이 되고 말았습니다.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제발로 춘화관으로 돌아간 청조, 그녀는 그녀의 방식으로 복수할 생각입니다. 예기가 되어 새 인생을 살아볼 결심을 하는 청조, 독기서린 청조의 변화가 매섭더군요. '나쁜 쪽으로는 변하지 말아다오, 청조야. 박무솔 어르신의 유언을 금강석처럼 새기고 있는 강치 마음 아프지 않게..ㅠㅠ'.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마저 자결하게 하고 백년객관을 차지한 철천지원수 조관웅, 여동생이 그런 놈과 잠자리를 한 것에 격분한 태서의 오열에 함께 목놓아 울었네요. 자신을 살리기 위해 여동생의 몸을 원수놈에게 바치게 하다니, 그 자책감이 얼마나 태서를 괴롭게 하고 있을까요?

넋이 나간 모습으로 무형도관으로 돌아온 태서, 태서의 눈을 바로 뜨게 한 이는 그가 죽이려던 강치였지요. 태서는 청조를 구하기 위해 강치를 버렸지만, 강치는 그런 태서도 품었습니다. 친구로, 형제로 말이지요.

강치의 속마음이 절절하게 울리더군요. 얼마나 힘들고 외롭고 무서웠을까요? 강치가 정체성의 혼란으로 괴로울 것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외롭고 무서웠을 것이라는 생각에는 미치지 못했는데, 강치의 말에 그만 왈칵 눈물이 쏟아지더군요.  

"날 봐, 뭐가 무서워서 날 못 봐? 내가 괴물로 변할까봐? 나만 보면 살의가 도는 암시때문이냐? 니가 날 똑바로 봐야 나도 내 모습을 너한테 똑바로 보여줄 것 아니냐!!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내가 지금 얼마나 겁나고 지독히 외로운지.... 나도 누군가와 얘기하고 싶은데... 내가 이런 얘기 터놓고 하고 싶은 이는 너밖에 없는데... 그러니 날 똑바로 쳐다보란 말이다".

태서의 주먹을 다 받아가며 강치는 참고 또 참으며 기다렸지요. 태서가 강치를 봐주기를 말이지요. 친구였던 강치, 형제였던 강치, 백년객관이 하늘이고 세상인 강치, 무엇보다 태서와 청조를 잃고 싶지 않는 강치의 진심을 말입니다.  

주먹을 멈추고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무너져 우는 태서, "그래, 친구는 서로 이렇게 마주보는 거다 태서야!". 으앙, 감동에 눈물 범벅범벅입니다. 사람이 되고 싶은 최강치의 진심, 태서를 잃고 싶지 않은 진심을 200%이상으로 보여준 이승기였습니다. 12회를 보는 내내 "이래도 제가 사람으로 보입니까?"라는 듯 이승기는 반인반수 최강치라는 인물의 감정은 물론, 심리상태에 몰입해 울게 만들더군요. '강치는 꼭 사람이 될 거야, 되어야 해' 라고 외치게 만들더라니까요. 시청자의 가슴을 울리고 마음을 움직이는 이승기 연기, 역시 믿고 보는 승기였답니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박태서 유연석의 연기도 정말 좋더군요. 짠하고 안쓰럽고, 그러면서도 그 심경이 다 이해되고, 브라운관으로 들어가서 어깨를 다독여 주고 싶을 정도로 말이지요. 

심기가 약한 태서를 이용해 조관웅이 청조를 빌미로 또 무슨 해코지를 할지 걱정은 되지만, 강치는 태서를 끝까지 친구로 품겠지요. 이순신 좌수사가 말했던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벗 하나로 말이지요. 둘이 뜻을 같이해 백년객관을 되찾고 조선의 바다를 지키는 데 일조했으면 좋겠군요.

 

그나저나 마지막 엔딩에 충격,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왜인 상단과 함께 온 가마여인의 등장으로 구월령이 깨어났지요. 인간에 의해 배신당하고 천년의 삶을 버린 그 원한이 시뻘건 눈동자에 담긴듯 해서 소름이 쫙 돋더군요. 구월령과 최강치가 맞서게 되는 건가요?ㅜㅜ 

가마여인은 윤서화가 분명해 보이네요. 윤서화는 어떻게 목숨을 구했던 것일까요? 아마 산사나무 단도로 조관웅의 얼굴을 그어버리고 죽이려던 그날, 그자리에 있던 왜인상단의 단주가 윤서화를 일본으로 데리고 간 것으로 짐작은 되지만, 윤서화가 정확히 누구편일지 궁금궁금하군요. 오직 조관웅에 대한 복수심 하나로 살아왔을 윤서화, 그녀의 등장은 최강치의 운명을 또 어떻게 바꿔놓을지.... 궁금지수, 기대지수 팍팍 상승하고 있는 있는 구가의 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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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2 08:06




세상에서 가장 오르기 힘들다는 임태산이 메아리와 최윤을 함께 품었습니다. 메아리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태산, 메아리는 유치원복을 입고 재롱을 떨던 어리기만 한 메아리가 아니라는 것을, 아니 윤이가 누구보다 메아리를 평생 아끼고 사랑하고 행복하게 해줄 것임을 믿은 태산입니다.
최윤과 메아리의 사랑을 막을 수 없을 것임을 알면서도, 메아리가 감당해야 할 것들에 대한 우려를 했던 태산, 결국 두 사람의 인생을 두 사람에게 맡기는 것으로 결혼을 허락했지요. 마냥 어린 동생으로만 생각했던 메아리를 어엿한 어른으로 인정해 준 모습이었습니다.
어른이 어른다운 것은, 김도진이 불량학생들과 싸워 경찰서에 잡혀간 아들 콜린과 김동협의 보호자가 되어준 것처럼, 다른 사람의 성숙을 인정해 주는 것도 어른다운 모습 중 하나겠지요. 17살 차이가 나는 여동생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김도진이 동협의 뒤통수를 친 불량학생 아버지를 후려갈겨 준 것, 시원했음^^. 내 자식이 소중한만큼 남의 자식도 소중한 것을 알아야지, 어른이 애를 때릴수도 없잖느냐고 아저씨 뒤통수를 치면서, 동협의 머리를 때린 아저씨를 소인배로 만들어주기 까지 했죠. 실제라면 어른끼리 멱살잡이하고 난리가 났을 듯 하지만 말입니다.
신사의 품격은 사랑을 통해 행복이라는 극히 평범한 이야기들을 특별하게 풀어갔습니다. 여자든 남자든 사랑하기에 행복하고, 행복하기 위해 치열하게 사랑하기를 게을리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사랑하기에 게을렀던 이정록이라는 인물은 신사의 품격에서 가장 크게 변화한 인물입니다. 이정록이라는 케릭터는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남자죠. 얼핏보면 잔머리 잘 굴리는 어린애같지만, 마음도 약하고 겁도 많고 가벼워 보이지만, 힘든 일을 겪어보지 않아 오히려 때가 묻지 않은 듯한 순수한 매력도 있죠. 돈많은 청담동 마녀 박민숙이 돈만 많은 여자가 아닌, 아는 품격까지 갖춘 매력적인 여자이듯이 말이죠. 박민숙의 돈에는 돈지랄이 아닌 품격이 있었죠. 오랜 주거래은행의 임대료를 인상하지 않고 그대로 계약하는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듯이 말입니다.
이혼해 달라고 부탁하는 아내 박민숙에게서 처음으로 진심을 읽었던 이정록의 흔들리는 모습에 공감이 가더군요. 아무렇지도 않게 가게로 돌아와 일을 하고 있었지만, 넋나간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며 음식을 태우는 이정록은, 과거 바람둥이 이정록이 아니었습니다. 진즉 알지 못했던 아내 박민숙에 대한 사랑을 깨닫고 흘리는 어른 이정록의 눈물이었습니다.
이혼을 강행하려는 박민숙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조언을 해 준 서이수, 짝사랑의 선배로서 서이수의 조언은 박민숙이 남편을 의심하는 이유에 대한 해답이 되었을 듯 하더군요. "그동안 짝사랑만 하셨죠? 그러다 최근에 갑자기 사랑을 받아서 행복했죠? 사랑을 주기만 했던 사람은 갑자기 받으면 의심부터 해요. '나한테 왜? 갑자기 왜?', 근데 갑자기가 아니라 이제야 이정록 사장에게 기회가 생긴게 아닐까요? 언니에게 사랑을 줄 기회요".
박민숙이 호텔에 있다는 도진의 전화를 받고 박민숙을 만나러 간 이정록, 꺄오~ 이 오빠 진짜 멋있었답니다. 박민숙이 건넨 이혼서류에 싸인을 하고는, 뒷장은 갈기갈기 찢어버린 이정록이었지요. 뒷장은 이혼하는 부부가 가장 중요시한다는 재산분할에 관한 동의서였는데 말입니다. 자녀가 없는 관계로 양육권 합의를 할 필요는 없었지만, 이정록 정말 멋지더라고요. 감정적인 이혼동의 싸인이었지만, 재산은 관심없다는 이정록, 이 남자 진국입니다.
"나랑 살던 사람이 이렇게까지 나랑 살기 싫다는데 꺼져 드려야지. 돈은 당신 다 가져. 난 돈많은 당신을 좋아한 거지 당신 빼고 돈만 챙길 생각 추호도 없어". 이렇게 박력있고 화끈하고 솔직하게 사랑을 고백한 남편이 있을까 싶더랍니다. 그저 멋지게 보이고 싶은 제스쳐는 아니었으니까요. 박민숙도 정록의 마음을 읽었는지 감동먹은 얼굴이더랍니다.
패기있게 이혼서류에 도장은 찍었지만, 정록은 박민숙과 이혼할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박민숙의 돈이 아니라, 박민숙때문에 말이죠. 진짜 박민숙없이는 안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박민숙을 정말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죠.
이정록의 빵터지는 3단 고백은 갓 연애를 시작한 김도진과 서이수 커플보다 사랑스럽고, 로맨틱했고, 사랑스럽더군요. 안되면 될 때까지, 이정록의 사전에 박민숙과의 이혼은 없다 1단계 고백들어갑니다. 일명 유치찬란 이건 내 꺼야 땅따먹기 싸움,

애같기도 한 정록의 유치함에 박민숙 좋아 죽더라죠. 재산의 3분의 1을 준다는 것을 비장하게 거절하고 가버렸던 이정록이 집의 모든 물건에 3분의 1로 분할해 테이프를 붙이는 것을 본 박민숙, 침실 침대는 물론 쿠션, 베개까지 모든 물건에 자기 소유표시를 해둔 이정록의 귀여운 모습에 웃음이 터져나오고 말았지요. 전기톱까지 준비해서는 모든 물건을 잘라서 가져가겠다는 이정록, 두루마리 화장지를 3등분 하지 않았다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이정록때문에 박민숙 웃음보가 터져버리죠.
이 부부 이혼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서로를 향해 고개를 돌린 타이밍이 달랐을 뿐, 이렇게 서로 사랑하고 있고 함께 있고 싶어하는데, 꼬부랑 할머니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닭살애정만 늘어날 듯하네요. 
메아리와 윤의 결혼소식에 2단계 고백작전 들어가는 이정록이었지요. 일명 미안했다, 행복해라 거짓이별 작전이었죠. 메아리와 윤의 결혼식을 핑계로 박민숙을 찾아온 이정록, 만날 때마다 멀미날 정도로 열렬히 울 마누라가 좋아죽겠다고 고백하는 정록을 받아주었으면 싶은데, 청담마녀의 마음은 아직인가 봅니다. 싹싹 비는 정록의 모습에 한 두번 속은 것이 아닌 박민숙이지만, 이번은 진심이라는 것을 알고도 모른척하고 있는 박민숙이지요. 전 박민숙의 그런 심리를 조금은 이해할 듯합니다. 튕기기도 했다가 지는 척도 했다가 밀고 당기는 것이 연애의 짜릿함 중 하나잖아요. 부부 사이도 마찬가지인 듯 싶기도 하고요. 
메아리 결혼선물을 함께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이정록, 그 이유가 유치찬란하지만 박민숙을 자꾸 보고 싶어서 이유를 만들기 위해 찾아온 것이겠죠. 정록은 민숙과 헤어질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으니까요. 남편의 고백은 청담마녀 박민숙의 마음을 설레게 만듭니다. "나 버리고 가니 행복해? 난 안 행복해. 며칠 전까지도 당신은 내 여자였는데 며칠 사이에 내꺼였으면 좋겠는 여자가 됐어. 나 같은 놈 사랑하느라 고생많았어. 사는 동안 미안했다. 행복한 편 말고 진짜 행복해라, 박민숙!".

회심의 3단계 고백은 싱글파티가 있다는 제보를 받은 후에 이뤄졌지요. 메아리와 윤의 결혼식을 앞두고, 박민숙은 네 여자들을 위한 싱글파티를 준비하지요. 글쎄요, 남친있는 여자들이 낯선 남자들과 부킹해서 술자리를 가진다는 것이 평범한 사람들의 문화 혹은 사고방식과는 거리가 멀어보여 과한 설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박민숙이 싱글파티를 빌미로 특히 이정록을 부르기 위해 만든 깜짝 이벤트였길 바라네요. 돈지랄 떨지 않는 개념녀 박민숙이 설마 메아리 결혼을 앞두고, 그것도 다들 애인이 있는 동생들을 불러 낯선 남자들과 부킹해서 놀려고 했을까 싶어서 말이죠. 제가 구닥다리인지 싱글파티니, 총각파티니 하는 문화는 영 거북해서 말입니다.  
그건 그렇고 이정록의 고백은 끝이 없었죠. "청담동 마녀사냥꾼입니다. 이젠 너밖에 안보인다", 쿨하게 놓아준다고도 해보고, 유치한 물건싸움도 해보고, 멋지게 민숙의 행복을 빌어주기도 했지만, 안되겠는 이정록입니다. 이정록의 인생에서 만난 최고의 여자, 돈 많은 것 빼고는 나이도 많고 키도 작고 성격도 안좋고, 애교도 없지만, 그 여자의 매력에 너무 깊이 중독되어 있어서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정록입니다. '내 눈에 박민숙 당신밖에 안보인다고! 그러니 내꺼하자 평생.... 아니 니꺼해라 평생....'.
박민숙 여사님! 정록에게 사랑할 기회, 주실거죠!

사랑은 안전지대가 없는 것 같습니다. 결혼한 부부에게도 말입니다. "결혼반지란 남편과 아내가 늘 함께 할 수 없어서 자기 제일 가까이, 심장과 연결된 약지손가락에 끼는 것"이라고 박민숙이 말했었지요. 참 좋은 말이라 오래 기억에 남을 듯 합니다. 
유일한 부부커플이었는데도, 청담마녀 박민숙과 바람둥이 남편 이정록이라는 캐릭터로 긴장감을 잘 살려준 매력적인 연기자 김정난 이종혁의 재발견은, 신사의 품격이 낳은 큰 수확입니다. 너무 늦게 박민숙의 사랑을 깨달은 이정록이지만, 달달한 연애를 시작한 커플보다, 10년차 부부의 사랑이 더 극적이고 가슴 콩닥거리게 하네요. 10년차 부부도 가슴 두근거리는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 결혼은 연애의 졸업이 아니라, 그 사랑을 성숙시켜 가는 연애실전장이라는 것을, 이 부부를 통해 보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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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3 09:47




어느 드라마이든 이혼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느낍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더 거부감을 느끼는 단어가 이혼이라는 두 글자일 겁니다. 그만큼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하는 단어이기 때문이죠. 매일이 전쟁터처럼 지지고 볶고 싸우는 부부라고 해도, 쉽게 이혼을 결정하는 것은 아닐테고요. 아이까지 있다면 이혼은 더 어렵죠. 
흔히 사랑을 표현할 때 제 눈에 안경이라고 하지요. 박민숙에게 이정록이 그랬을 겁니다. 이정록은 이제서야 알게 된 듯하지만 말입니다. 콩커플이 씌웠는지, 마법에 걸렸는지, 바람같은 남자는 결혼 10년 내내 박민숙의 애물단지였습니다. 그 안경을 벗어던지겠다는 박민숙의 눈물로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신사의 품격 최대 난관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동안 박민숙(김정난)이 이혼이라는 말을 몇 번 뱉었고,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최윤의 사무실을 찾아가 이혼하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었지만, 심각하게 이혼을 결심했다고는 보여지지 않았지요. 철부지 남편 길들이기 작전이라는 것이 더 커보였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에는 박민숙의 진심이었습니다. 끊임없이 정록의 바람기를 의심했던 박민숙, 정록이 다른 여자에게 한 눈을 팔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내린 결정이었지요. 그동안 박민숙이 말했던 이혼과는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이혼하자'의 통보나 협박이었는데, 이번에는 이혼해 달라는 부탁이었다는 것입니다.
"남들은 내가 모든 걸 가졌다고 하더라. 근데 난 당신이 내가 가진 전부였거든... 부탁이야 이혼하자. 내가 너무 불쌍해서 그래. 끊임없이 당신을 의심하는 내가 너무 미친년같아서 그래. 제발 이혼해줘". 박민숙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깨달은 정록이 휘청해서 주저앉고 말았지요. 주저앉은 정록의 표정도 그동안 보였던 겁먹은 표정, 박민숙을 두려워 하는 표정이 아니었지요. 반은 정신이 나간 표정이었지요. '진짜다'.
박민숙의 이혼부탁은 박민숙의 절절한 감정이 이해되었고, 시청자도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지요. 박민숙은 신사의 품격 네 남자들보다 훨씬 매력적인 품격을 보여주더군요. 오델로 증후군이라 불려지는 의부증이나 의처증은 사실 치료하기 힘든 정신병이라고 합니다. 배우자를 의심하는 상황이 더 진전되면, 박민숙처럼 주위 지인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도청과 협박, 폭행과 자해까지 서슴지 않는 무서운 병입니다. 오죽하면 술주정뱅이 남편이나 바람피우는 남편하고는 살아도, 의처증있는 남자랑은 못산다고 까지 할까요? 제 주위에도 남편의 의처증으로 힘들어 했던 친구가 있는데, 부인을 의심해서 친정식구들까지 폭행하고 협박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이혼을 한 후에도 괴롭힘을 당해 경찰에 신고해 보호를 요청하기도 하고, 친구는 현재는 미국에서 살고 있는데, 끔찍하게 무서운 병이더군요.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 멀쩡하고 점잖은 사람인데, 본인도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못 고쳐서 힘들어 하고 그런 병이더라고요. 꽤 오랜 기간 약물치료와 정신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는데, 독점력이 강하고, 편집증적 성격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죠. 사랑이 집착으로 변한 경우도 있고, 편집증적인 집착병을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고, 뭐라고 정확하게 진단내리기는 힘들지만, 분명한 것은 의부증이나 의처증은 사랑이 아니라는 겁니다.
신사의 품격 박민숙에게도 비슷한 성향이 보이죠. 보스기질이 강하고, 모든 것이 자기 손안에 놓여있어야 안심하는 성격이죠. 특히 정록이에 대해서는 머리카락 한 올부터 발가락까지 말이죠. 정록이 다른 여자랑 바람을 피웠다고 혼자 상상하고 의심하는 병, 박민숙은 스스로를 의부증이라고 진단을 내린 듯 보이더군요.
박민숙은 자기의 전부였던 이정록을 내려놓는 모습도 가슴 아플정도로 쿨했지요. 신사의 품격 네 남자들보다 시크녀 박민숙의 매력이 돋보이는 것은 이런 모습때문이었을 겁니다. 정록을 자유롭게 살게 해주겠다는 마음, 그리고 의부증으로 자신의 삶마저 피폐해져 가는 것을 참을 수 없는 박민숙의 마지막 자존심은, 정록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때문이었으니까요.
도진과 이수도 이별과 화해를 반복했고, 태산과 홍세라도 숱하게 반복했지만, 그 사랑과 이별이 절절하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딱히 이별할 필요가 없어 보였는데 본인들만 심각한 듯 보였다고나 할까? 감정이입에 실패한 사랑이었죠. 윤과 메아리의 사랑이 주인공 도진과 이수보다 애절하고 예쁘게 와닿고 있으니까요. 지난회 이수와 메아리 두 여자의 눈물이 대조적이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메아리의 눈물고백은 눈물범벅 울음소리였는데도, 가슴을 울리는 사랑이 느껴지던데, 세상 하직할 태세로 여행가방을 싸고, 소주를 마시며 우는 서이수의 눈물은, 그 장면이 상당히 부자연스러웠습니다. 도진이 이수가 선물한 구두를 안신었다는 이유로 거절로 단정하고, 혼자 생쇼를 하는 서이수를 온전히 이해하기가 난해했거든요. 트렁크 한가득 소주를 담아가 마실 정도로 도진에 대한 상실감이 큰 것으로도 보이지 않았고요. 맨정신에도 술주정인지 뭔지 모를 징징대는 눈물연기는, 김하늘 연기에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거든요. 뒤에 이어지는 헛물켜는 앙큼한 서이수는 웃겼지만 말이죠. 김하늘 이제 그만 울리고 웃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혹이라도 우는 장면이 앞으로 더 나올거라면, 대사없이 눈물만 흘리는 걸로!
그런데 말이죠, 저는 박민숙이 의부증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어요. 의부증이라면 더더욱이나 이정록을 떠날 결심을 하지는 못했을테니까요. 박민숙이 자신을 불쌍하다고 까지 하며 이혼해달라고 눈물을 보이는데, 저 언니는 정말 정록이를 사랑하는구나를 먼저 느꼈답니다.
박민숙의 의심병은 정록을 소유물로 생각하거나, 정록에 대한 집착에서 생긴 병은 아니었으니까요. 분명 정록은 박민숙 몰래 여자들을 만난 과거 경력이 화려하고, 여자들에게 친절한 것도 태생적인 성격입니다. 물론 게 중에는 작업용 친절도 있었겠지요. 
의부증이나 의처증의 원인제공은 물론 배우자가 만든 경우도 있겠지만, 의부증이나 의처증을 가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자기의 병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말을 먼저 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박민숙은 그게 아니더라고요. 정록은 의심하는 것을 스스로 병으로 진단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박민숙의 의심은 이정록에 대한 불신으로 생겨난 일시적인 병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도도한 박민숙이 자신이 의부증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비참했을 겁니다. 남들은 다 가진 여자라고 하지만, 남편의 말을 믿지 못해 여기저기 전화해서 알리바이를 확인하는 자기 모습이 얼마나 한심스럽고 초라해 보였을까 싶어요. 차라리 정록이 다른 여자랑 모텔에 갔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 '그럼 그렇지, 그 버릇 개줄까' 쫓아낼 수도 있었지만, 이젠 정록이 사실을 말해도 믿지 못하는 자신이 미치게 싫습니다. 이러다간 점점 미친년이 될 것도 같고요.
박민숙의 진심이 절절하게 전달된 것은 김정난이라는 배우가 보여준 눈물연기의 깊이때문이었습니다. 눈물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은 연기자에게 있어서는 멋진 대사보다 중요하지요. 좋은 대사도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눈물연기로 감정전달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고, 우스꽝스럽게 맥을 끊어버리기도 합니다. 김정난은 눈물연기도 박민숙이라는 캐릭터를 100%이상으로 보여주더군요.
신사의 품격 네 여자들은 비슷한 이유들로 때로는 통곡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혼자 흐느끼기도 하고, 유독 눈물을 흘리는 일들이 많았죠. 특히 메아리의 경우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 회차가 없었을 정도입니다. 윤진이가 밝은 메아리와 눈물 메아리의 분위기 전환을 워낙 잘해서, 청승메아리가 되지 않았을 뿐이지만 말이죠. 윤진이는 좋은 연기싸이클을 가진 배우더군요. 메아리라는 캐릭터의 밝음과 슬픔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모습이 좋더군요. 풋풋함은 유지하면서 오버스러움으로 메아리를 열네살로 만들지도 않고, 그렇다고 성숙해 보이겠다고 서른 여섯 애늙은이가 되지도 않고, 극중 메아리의 나이 적정선을 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제가 남자였대도 최윤처럼 목숨걸고, 친구를 잃을 각오를 하고 욕심낼 만한 사랑스런 여자죠.
박민숙은 다른 의미에서 사랑스러운 여자입니다. 여자로서도 친구삼고 싶은 욕심이 나더군요. 밖에서는 청담마녀로 도도한 카리스마 아우라를 풍기지만, 이정록 앞에서는 수줍고 여린 여자, 이정록의 품에 쏘옥 안기고 싶어하는 이중성을 가진 여자, 이 언니의 눈물은 진짜였습니다. 메아리가 최윤에게 눈물로 사랑고백을 했을때, 아무리 강철심장을 가진 남자라고 하더라도 녹아내리겠다 싶었는데, 박민숙의 눈물은 다른 의미에서 사람의 마음을 녹이더군요.
진심이 들어있는 눈물 한줄기의 설득력이었습니다. 김정난은 눈물에서도 품격이라 할 수 있는 연기관록이 보여주더군요. 마음 한 구석에 슬픔과 외로움의 텃밭을 가꿔보지 못한 사람은 삶의 깊이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박민숙은 결혼 10년 내내 바람둥이 철부지 남편의 사랑을 갈구하며 슬픔을 혼자 삭혀야 했고, 많은 밤 베갯잇을 눈물로 적셔왔지요. 이혼해 달라며 흘리는 눈물에, 박민숙의 깊은 마음속 텃밭의 외로움을 다 담아내더군요. 남들은 다 가졌다고 하는 박민숙이었지만, 남편의 마음 남편의 사랑을 받지못했던 박민숙은 늘 외로웠으니까요. 돈은 그 외로움을 가려주는 반짝이 의상과도 같았습니다.

박민숙의 눈물에는 사랑이 들어 있었습니다. 의부증으로 비참해져 가는 자신에 대한 애증과 남편 이정록에 대한 사랑이 말이죠. 남편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박민숙의 의심병은, 그래서 의부증이 아니라는 생각이 더 듭니다. 어쩌면 이정록이 결혼생활 10년내내 주지못했던 믿음에 대한 마지막 부탁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정록이 혼이 나간 표정이 된 것도 그 때문이었을 겁니다. 박민숙이 얼마나 자신을 사랑했었는지를 비로소 깨달은 것이죠. 그리고 알았죠. 이정록도 박민숙을 사랑한다는 것을 말이지요. 박민숙의 이혼결심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았을때 정록이 더럭 겁이 난 것은, 돈많은 박민숙을 잃을까봐가 아니라, 아내 박민숙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 겁이 났기 때문이었죠.
신사의 품격 네 남자가 신사가 되는 방법은 각기 다르죠. 열아홉살 짜리 애아빠가 된 도진이의 케이스도 있고, 친구 동생 메아리를 사랑하는 윤도 있고, 결혼보다 자신의 일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유분방한 세라를 지키는 태산의 사랑도 있지요.
그런데 이정록의 신사만들기, 어른만들기는 어떤 것일까 궁금했는데 마지막에 터졌군요. 박민숙과 이정록 부부의 위기가 심각하고 심란스러운 것은, 이들은 이미 한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일 겁니다. 결혼이라는 구속력을 가지는 제도와 함께 말이죠. 그런데 박민숙이 그 배에서 내리겠다고 일어서서 배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정록이 숱하게 일어섰다 앉기를 반복해도 박민숙이 노를 내려놓지 않았기에, 그 배는 계속 항해를 해 왔었지요.
정록의 신사만들기는 가정과 아내를 지키는 남편이 포인트였습니다. 두 사람이 탄 배에서 한 사람이 일어서면 배는 기우뚱 중심을 잃고 위험에 처하지요. 이젠 정록이 배의 중심을 잡을 차례입니다.
신사의 품격의 모든 사랑은 짝사랑이었지요. 사랑은 혼자 할 때는 의미가 없지요. 두 사람이 같은 곳을 바라볼 때라야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결혼도 사랑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런 노력없이 지켜지는 안전지대라는 것은 없는 것이니까요. 결혼에 골인을 했더라도 말입니다.
민숙이 얼마나 아이를 갖기를 희망하는 지도 모르고, 그게 정록을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것도 모르고, 철없던 남편으로 탱자탱자 해맑기만 했던 정록, 이젠 어른이 될 타이밍입니다. 아내를 외롭게 하지 않는 남자가 진정한 신사가 아닐까요? 
한가지 해피엔딩을 위한 바람이 있다면, 민숙-정록 부부에게 아이를 점지해 주는 걸로! 아이 가진 민숙을 불면 날아갈새라 애기다루듯 하는 정록의 애처가되기 필살기 모습, 행복해서 숨이 넘어갈 듯한 민숙의 입덧도 꼭 그려주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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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6 10:18




톨스토이가 결혼반지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장식용 수갑이다라고 했는데, 신사의 품격 네 남자들 중에 이 수갑을 차고 있는 인물이 이정록(이종혁)과 최윤(김민종)이지요. 그런데 두 사람의 결혼반지는 많은 점에서 다르지요. 이정록은 필요에 따라 끼었다 뺐다를 반복하고, 때로는 호주머니 속에 들어갔다 나오기도 하고, 때로는 위속으로 들어갔다 거시기한 곳을 통해 나오기도 합니다.
반면 아내와 사별한지 4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아내와의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이가 최윤입니다. 메아리가 준 커플팔찌와 결혼반지를 보며 착잡해 하는 윤, 여전히 윤은 사별한 아내와 결혼서약을 하며 끼었던 반지를 빼지 못하고 있습니다. 
콜린의 등장으로 휴지기에 접어든 김도진과 서이수 커플의 알콩달콩 러브무드를 대체하고 있는 커플이 청담마녀 박민숙과 바람둥이 이정록, 그리고 윤과 메아리 커플입니다. 결혼 10년차 부부인 박민숙과 이정록 커플에게서는 그동안 드라마나 현실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모습이 나오는 것이, 신사의 품격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신선한 모습입니다.
사랑을 하지 못할 뚜렷한 이유없이 담보상태를 반복하고 있는 도진과 이수 커플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식어가는 터라, 다른 커플이 보여주는 신선한 자극이 나름대로는 더 재미있네요. 강한 결속력을 보여주는 네 남자의 우정은 사랑보다 아름답습니다. 특히 최윤 아내의 장례식장에서 친구들이 상주가 되어 큰 일을 치뤄주는 모습을 보니, 남자들에게 친구가 인생에 어떤 의미인지 알겠더군요. 특히 신사의 품격 네 남자의 우정은 현실에서 있기는 할까 싶게 부럽더군요. 
"상주가 차는 완장의 검은 두줄은 직계가족을 뜻한다. 한 줄은 친구나 지인이다. 팔에 한 줄, 가슴에 한 줄. 두 줄을 긋고 서있어 준 놈들, 내 인생에 만난 제일 독한 이별과 내 인생이 만난 최고의 행운들", 가슴에 한 줄을 그어 직계가족이 되어주는 친구들, 그들은 그렇게 특별하고도 독한 우정을 나누는 멋진 신사들이었습니다. 적어도 우정만큼은 신사 중의 신사였습니다. 사랑보다 아름답고, 핏줄처럼 끈끈하고, 운명처럼 질긴 친구라는 인연.... 도진이 콜린을 학교에 보내려고 했던 이유도, 자신의 인생에서 최고의 재산을 얻은 행운이 학창시절 이 친구들을 얻었기 때문이었지요. 콜린과 동협이 은근히 어울리는 것 같은데, 잘 사겼으면 싶더랍니다.  

최윤의 죽은 아내 이정아의 납골당을 찾아가 "윤이 오빠 좋아하는 것 허락해 주세요. 윤이 오빠가 저 좀 좋아하게 해주세요"라며 주저앉아 우는 메아리, 24살 메아리답게 귀엽고 사랑스럽기 까지 하더고요. 오래동안 윤을 좋아했던 메아리의 짝사랑이 절절함으로 극에 달했던 장면이었습니다. 태산도 메아리의 그런 모습을 보고 깊이 고민하고 있는 것을 보니, 메아리의 사랑에 손을 들어줄 것같은 희망적인 생각도 들더군요.
속물적인 기준이나 세상사람들의 보통 생각으로 따지고 들자면, 메아리나 서이수의 사랑은 손해를 보는 입장입니다. 나이차가 열입곱살이나 나는 사별한 남자, 열아홉 애딸린 남자가 그나마 좋은 조건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변호사라는 직업과 성공한 건축사라는 것 외에는 없으니 말이죠. 잘 생긴 남자들이라는 것이 보너스이기는 하지만, 평생 얼굴만 보고 살 것도 아니고, 드라마 외적인 부분만 보면 뭐 잘났다고 튕기냐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기는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한다는 절대적인 사랑만 없다면, 속된 말로 밑지는 장사입니다.
윤과 도진이 메아리와 서이수를 밀어내는 이유가 나름대로는 페어하지 못하다는 생각때문이겠죠. 편의상 양심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고요. 윤이 메아리를 받아주지 못하는 이유는 납득도 되고, 현실적으로도 윤처럼 힘들겠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입니다. 더구나 우정이 남다른 친구의 동생이니 더더욱 도둑놈이 되는 심정이겠죠.
서이수의 입장에서는 분명 혼란스럽고 황당하겠죠. 막 사랑을 시작하려는 남자에게 난데없이 아들이 나타났으니 말이죠. 그런데 도진의 생각은 여전히 작가가 시청자에게 설득시키려는 듯해서 짜증까지 나려고 하더군요. 윤리교사가 애딸린 남자랑 연애하는 것이 과연 비윤리적인 일인가 싶어서 말입니다. 동료 여교사의 뒷담화에 뒷목잡을 뻔했습니다. 막말로 도진이 유부남도 아닌데, 그게 무슨 비윤리적인 사랑이냐고 흠을 잡는지, 여교사들 의식이 오히려 이상하더군요. 여교사들의 뒷담화는 도진이 이수를 밀어내는 이유를 부연설명하기 위함이었지만, 도진의 복잡한 심정을 설명해주기 보다는, 세상사람들의 눈에서 서이수를 보호해 주려고 한다는 식으로 도진의 신사만들기를 위한 억지사족처럼 느껴지더군요.
콜린의 등장은 장동건의 매력을 잡아먹은 역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까칠하고 제멋대로이면서 도도했던 김도진은, 콜린의 등장으로 말 그대로 고개숙인 남자가 되고 말았는데요, 서이수 앞에 무표정으로 나타날 때마다 잘생긴 장동건보다는, 잘생긴 저승사자가 느껴지는 것은 저뿐이겠지요(그러길 바랍니다). 표정변화없이 '나 아파요, 슬퍼요'를 보여주는 장동건의 무표정, 특히 어둠 속에서는 무섭기 까지 하답니다. 하루빨리 장동건에게 김도진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대책없는 자신감과 생기를 찾아줬으면 싶네요. 그때는 참 매력있는 김도진이었는데, 우째 갈수록 시커머죽죽 죽상만 보여주니 속상할 정도에요. 장동건의 조각미모가 신사의 품격의 한 스토리이기도 했는데, 너무 오래 실종시키지 말았으면 합니다. 

서이수의 친모(차화연)은 김은희에 이은 최악의 특별출연이었습니다. 열두 살 어린 딸을 버리고 재혼한 서이수의 엄마, 엄마에게 버려진 서이수의 트라우마도 깊이있게 그려내지 못했고, 대단한 사연이 있는 줄 알았는데, 왜 나왔는지도 모르겠더군요. 서이수의 다른 형제들을 혼내주는 멋진 오빠들 씬으로 연결짓기 위한 것뿐이었다면, 너무 큰 투자를 한 듯... 
욕쟁이 임태산을 비롯, 서이수를 사랑하는 오빠 김도진이라는 말로 서이수에 대한 도진의 마음을 확인하게는 했지만, 재혼한 이유가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싶더랍니다. "애미팔자 바꾸면 딸년 팔자도 바뀔 줄 알았지. 타고난 팔자로는 어림없어서 팔자고쳐서 뭐라도 해주고 싶었는데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냐?", 재혼할 당시 마음과는 달랐겠지만, 이수의 친엄마라는 인물은 김은희 못지 않게 비호감이더군요. 자기 마음대로 이수를 재혼 가정에서 키우지도 못했고, 24년간 친딸을 키우지 못한 댓가로 재산을 받아야겠다는 친엄마의 마음이야 맞는 말이었지만, 서이수의 친엄마는 알맹이없는 트라우마가 되고 말았습니다. 차라리 열 두살 이후 서이수가 어떻게 살았는지, 엄마를 그리워했던 어린 소녀의 회상장면으로 서이수의 트라우마를 그려줬더라면 더 나았을 듯 하더군요.
서이수와 김도진의 고민이 와닿지 못하고 어거지로 설득시키려는 모습으로 주인공들이 우중충해지고 있는 가운데, 신사의 품격의 맛을 제대로 살려내고 있는 커플이 박민숙-이정록 부부지요. 한강공원에서 자전거 데이트를 하는 모습에 가슴이 두근거리더라고요.
참 희한한 일입니다. 결혼 3년이면 권태기가 온다고 하는데, 10년차 부부에게서 설레이는 연애감정을 느끼다니 말이에요. 조깅을 하는 박민숙 앞에 자전거를 타고 나타난 정록, 뉴-오렌지족이더랍니다. "좋은 차는 다른 남자들도 태워줬을테지만, 자전거 태워준 놈은 없을 같아서...". MP3 이어폰을 끼워주고는 박민숙을 자전거에 태워 달리면서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이정록(설마 이것도 작전이었다면 죽는다잉!), "내 등짝에 딱 붙어 있어, 알았지?". MP3가 잠금장치가 걸려서 노래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그제서야 안 정록, "아 쪽팔려". 
박민숙의 얼굴에 처음으로 행복한 미소가 번졌지요. 이정록이 철이 들어가는 건지, 박민숙의 진짜 매력을 이제서야 발견하고 있나 봅니다. 이정록과 박민숙을 보면, 10년차 부부인데도 밀고 당기는 연애를 하는 사이같아 보이지요. 결혼을 하고도 박민숙이 아닌 다른 여자들에게 곁눈질만 했던 정록, 정록에게 결혼은 늘 민숙이 같은 자리에 있을 듯한 믿음직한 보험과도 같았습니다. 이혼서류를 내밀 때마다 정록이 알지 못하는 불안감을 느꼈던 것은, 돈많은 부인을 잃는다는 것때문이 아니었다는 것을, 아직은 모르는 정록입니다. 늘 같은 자리에서 자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아내가 없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을 말이지요.
웬만한 여자였다면 진작에 이혼해버렸을 박민숙을 보면 부처님 가운뎃 토막이 따로 없습니다. 천하의 박민숙을 한 없이 여린 소녀로 만드는 이정록이 오히려 놀라워라~지요. 멋진 큰언니 박민숙 못지않은 귀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이정록, 신사의 품격이 낳은 최고의 커플은 이 부부같습니다. 이 부부에게는 마흔 한 살 불혹의 나이를 흔드는 치명적인 사랑의 색깔도, 운명적인 사랑이라는 동화적인 이야기도 없습니다.
그런데 더 설레고 달달한 두근거림이 전해집니다. 이정록이 진짜 사랑을 시작할 것같거든요. 10년을 살아온 아내에게 갑자기 두근거리고 설레인다는 것, 현실에서도 없으라는 법은 없을 것 같습니다. 멋모르고 결혼하고, 결혼했다는 이유로 부부로 살아 온 이정록, 늦바람이 무섭다고 아내를 향해 부는 늦바람이 무서울 듯하더라고요. 정록이가 그랬지요. 당신 중독성이 있다고요. 중독이라는 것이 어쩌면 가장 끊기 힘든 치명적 사랑은 아닐까 싶습니다. 
여자는 실제 나이로 남자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그 남자 앞에서 되고 싶은 나이로 만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정록보다 연상이라는 것이 박민숙의 컴플렉스지만, 정록 앞에서는 어린 여자이고 싶었습니다. 정록의 넓은 가슴에 안겨 잠들고 싶고, 정록의 넓은 등짝에 기대고 싶었던, 정록에게 보호받고 싶었던 여린 여자이고 싶었습니다. 정록의 등짝이 오늘은 유난히 넓게 느껴집니다. 정록이는 알까요? 10년을 살을 맞대고 살아왔는데도, 그런 정록에게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것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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