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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1.17 '시크릿가든' 신데렐라 판타지 깨버린 열린결말 (19)
- 2011.01.16 '시크릿가든' 아영의 꿈 속 주원의 눈물, 어떤 복선이 숨어있을까? (24)
- 2011.01.10 '시크릿가든' 주원의 기억상실, 더 큰 슬픔을 예고하다 (54)
- 2011.01.03 '시크릿가든' 문분홍여사가 눈물로 애원한 진짜 이유 (82)
<만남, 운명의 시작>
자면서도 슬픈 아이, 그 슬픔을 만든 사람이 자신인 것 같아 미안한 주원입니다. 찌푸린 소녀의 양미간을 눌러주니 소녀는 금새 평온을 되찾습니다. 가슴에 좋아하는 고양이 인형을 품고 편하게 잠든 모습처럼 말이지요. 그렇게 잠든 두 사람이 13년만에 깨어났습니다. 끊어진 운명의 줄이 서로를 알아보고, 주원과 라임을 마주보게 하지요.
부상을 입어 열이 펄펄 끓어도 아프다고 내색하지 않는 여자, 그녀에게서 눈을 돌릴 수가 없는 김주원입니다. 사회지도층의 선행이라고, 사회지도층이 베푸는 소외계층에 대한 따스한 온정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지요. 잠결에 양미간을 찌푸리는 길라임, 무의식적으로 주원의 손가락이 라임의 이마를 향합니다. 13년전의 기억, 그 끊어졌던 기억이 주원의 무의식 속에 흐르는 순간이었습니다.
껌딱지 같이 앵겨붙는 녀석이 액션스쿨까지 찾아와서 라임을 정신사납게 합니다. 가평에서 라임의 다친 팔을 보며, 흉지겠다고, 그래서 미스코리아 못나가겠다고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던 녀석, 그래도 기분이 좋았던 라임이었어요. 누군가가 예쁘다고 말해준 것은 처음이었어요. 가난한 스턴트우먼에게는 멋도 사치였고, 여자이기보다는 액션배우이고 싶었기에, 라임은 누군가가 여자로 대해주는 것이 얼떨떨하고 신기했을 뿐이에요. 그녀석도 같은 말을 합니다. 맨날 주위에 얼쩡거리면서 나타나고, 딱 미친놈이 되기 일보직전이라면서요.
<기억하는 손길, 그래도 와라, 내일도 모레도...>
처음 길라임을 만났던 날도 길라임은 양미간을 찌푸리며 꿈을 꾸고 있었지요. 가평촬영장에서도 주원이 기억하지 못하는 13년전 여고생때도, 액션스쿨팀과 합숙을 가서도 길라임의 무의식에는 슬픔이 있습니다. 언제부터일까, 아버지를 잃었던 그때부터였을까, 그런 라임을 편하게 해주었던 손길, 그때도 지금도, 그리고 13년전 무의식 속에서도 느꼈던 손길입니다.
<영혼체인지, 세상에 이런 걸 누가 믿을 수가 있겠어?>
서로의 집을 바꿔 살아야 했던 두 사람이 부의 차이를 경험하기도 한 시간이었습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나올법한 월세 30만원짜리 쪽방과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왕자의 궁, 그 극과 극의 비교체험에서의 웃음과 비애도 있었고, 바뀐 몸에 적응하는 에피소드도 빵빵 터지게 만들었지요. 그중 압권은 사우나에 간 윤슬과 바뀐 주원, 대담하게 몸자랑하는 오스카를 보고, 기겁해서 소리지르는 현빈의 모습이었고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따지고 보면 이런 무의미한 논쟁도 없을 겁니다. 딸을 살리기 위한 아버지의 부성애에서 비롯된 사랑이었을까? 운명의 사랑이었을까?도 마찬가지에요. 주원을 엘리베이터에서 구하고 순직한 길라임의 아버지는, 그 후로도 오래동안 라임의 곁을 맴돌았습니다. 라임에게 닥칠 비극을 막기 위해서였지요. 라임을 살리기 위해 영혼체인지를 할 대상으로, 13년전 자신이 구했던 청년을 미리 점찍은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사고전에 라임이 영혼체인지로 비극을 몰고 올 촬영을 막기 위함일 뿐이었지요. 두 사람이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게 될 것을 미리 라임아버지가 알았다면, 어쩌면 영혼체인지가 아닌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결혼한 분들이라면, 옆에 있는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어떻게 살고 있을까를 상상해봐도, 사랑의 마법이라는 것이 드라마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 주잖아요. 지금과는 다른 사람과 다른 환경에서 다르게 생긴 아들딸을 낳고 살고 있겠지요. 만족하든 만족하지 못하는 생활일지라도요. 새로운 만남, 인연이 우리에게 매일 일어나고 있는 생활 속의 마법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라임과 주원은 마법의 강도가 엄청나게 세서 핵폭탄급이었지만 말입니다.
라임과의 인연의 시작점이기도 하고, 라임이 평생 꿈을 포기하고 주원에게 달려옴으로, 주원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보여주었던 엘리베이터씬, 현빈의 미친 연기감이 돋보였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글에서는 저는 길라임은 신데렐라가 아니라고 썼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길라임은 사회지도층 김주원을 만나,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그녀의 꿈을 위해 일하고 있었고, 지지고 볶고 애낳고, 사랑하고 시어머니 시집살이까지, 평범한 여자로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에요. 신데렐라가 되어 입궁은 했지만, 길라임표 가정을 꾸리고 있었어요. 방귀도 뀌고 아침에는 눈꼽도 묻히고, 부스스한 몰골이 되기도 하고, 애들에게는 군기잡는 무서운 팥쥐엄마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신데렐라 보다는 현실 속의 아줌마였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데렐라의 판타지를 깬 드라마라는 표현도 했었어요.
<만남과 헤어짐, 돌아올 수밖에 없는 자리, 운명 그 절대적인 사랑>
라임은 아버지가 그토록 말리려고 했던 운명을 비껴가지 못했습니다. 영혼체인지라는 꽃술의 마법도 라임의 운명을 막을 수는 없었던 게지요. 촬영중 사고, 뇌사상태에 빠진 길라임,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던 두 사람에게 영원한 이별이 예고된 사고였습니다. 라임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몸을 주고 떠나려는 주원, 그들의 영혼체인지는 기적을 선물해 주었지요. 비록 21살의 주원으로 돌아왔지만, 죽음도 주원과 라임의 절대사랑에 잠시 눈을 감고 모른척해 준 것이지요. 저승사자님 완전 땡큐~
*시크릿가든 보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현빈씨 해병대 잘다녀오고, 군복무후 좋은 작품에서 다시 만나게 되길 바랍니다. 연기자들 모두에게 감사하고, 특히 김은숙 작가님은 휴식 충분히 취하고, 새 작품으로 시청자들과 다시 만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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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주인공 김주원의 캐릭터 역시도 상식을 깨는 인물이었습니다. 은근히 거부할 수 없는 마초적인 매력을 가진 나쁜남자도 아니었고, 불의를 참지 못하고 주먹부터 나가는 터프가이도 아니었지요. 까칠한 재벌남에 싸가지를 밤무대 의상처럼 뻔뻔하고 두르고 나온 남자였지요. 스스로 돈많은 남자라고 돈자랑도 엄청 해대는, 너무 솔직해서 나사가 하나는 빠진 녀석처럼도 보였고, 머리에 든 것은 많지만 가슴은 이성적 계산으로 철옹성을 쌓았던 남자였습니다. 사회지도층의 상식 딱 그선에서만 소외계층에게 온정을 베푸는, 한 번 만나면 혹시 꼬셔볼까 싶지만, 두 번 만나면 재수 바가지로 털리게 되는 그런 남자였지요. 사랑에 빠져도 한 순간에 솜사탕이 돼버리지 않는 일관성있는 까도남, 그래서 이 드라마에서의 캐릭터 완성도가 뛰어났다고 생각되네요.
남은 생을 길라임의 남편으로 살겠다며 어머니와 의절을 선언한 김주원, 그가 택한 것은 행복이었습니다. 길라임과 함께 하지 못하면, 그 어떤 것도 불행일 수 밖에 없는 사랑을 택했지요. 함께 창밖으로 정원을 보고, 함께 책을 읽고, 오래도록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사는 사랑을 택했습니다. 그 사랑이 운명이었다는 것은 드라마에서 쓰여진 마법의 힘이 작용했다는 것을, 엔딩장면에서 부언설명이 되기는 했지요. "내가 부린 마법은 그저 처음 만난 사람들의 악수같은 거야. 그러니 이제 진짜 마법을 부려봐". 길라임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주원이 오열하는 길라임을 보고 차마 아버지의 유언을 전하지 못하고, 잠든 라임곁에 쓰러지듯 잠들면서 잡았던 손, 그때부터 두사람의 마법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13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돌아서 말이지요.
주원과 라임은 오스카와 윤슬의 증인으로 구청에서 혼인신고만 하고, 첫날밤을 치르지요.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고 갈라임이 주원을 덮치는 모습에 아찔했다지요. 눈뜨면서부터 사랑할 시간이 부족한 두 사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지치지 않는 금슬을 자랑하는 부부입니다. 죽음의 문턱에까지 다녀왔던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숨쉬는 시간도 아까워 보이더라고요. 뭐 부럽다는 말입니다. 러브스토리의 한장면처럼 눈밭을 뒹굴다가 키스를 나누기도 하고, 아이리스에서 이병헌과 김태희의 패러디모습도 나왔지요. 뜨악 소리나게 놀랐던 장면은 엘리베이터에서의 키스장면이었지만 말입니다.
손예진의 카메오 출연도 있었고, 김비서가 제주도에서 병에 넣어 보낸 편지가 한강에 떠내려 온 기적같은 일들도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시청자를 의혹의 눈으로 드라마를 보게 한 장면은 장례식장에서 잠든 라임과 주원의 미스테리였을 듯 합니다. 운명을 뜻하는 필연적인 인연이라는 의견도 있을 것이고, 그날 주원이 왜 라임에게 아버지의 말을 전해주지 못했는 지에 대한 부연설명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드라마가 끝나고 한참동안이나 두 사람의 잠든 모습과 숨이 끊어지는 순간에 하는 행동처럼, 힘없이 손을 툭하고 내리는 주원때문에 조금 혼란스러웠습니다. 뭐야? 죽었다는 뜻은 설마 아니겠지, 이 모든 것이 길라임의 꿈이라는 얼토당토한 결말은 아닌 것이겠지... 다행히 그런 나레이션은 없이 두 사람이 마주보고 잠든 장면만으로 드라마가 끝나더군요.
모든 사랑의 공통점은 필연일 수 밖에 없는 견고한 사랑이었습니다. 오스카의 바람기를 오랜 시간 견뎌야 했고, 자신의 상처를 치료할 시간이 필요했던 윤슬은, 오스카에 대한 견고한 사랑을 확인하기까지 쉽게 마음을 허락하지 않았지요. 새침떼기 아영이도 마찬가지였어요. 물론 조연의 사랑이라 크게 다뤄주지는 않았지만요.
시청자를 위한 작가의 선물, 열린결말의 이유
우선 가장 평범한 결말은 5년이 지난 시간동안 주원과 라임은 토깽이같은 아들 셋을 낳고, 길라임은 액션감독으로 주원은 월급쟁이 로엘백화점의 사장으로 그 신분과 어느 정도의 재산을 유지하면서, 그들의 정원, 즉 가정을 꾸리면서 알콩달콩 산다는 결말입니다. 말 그대로 해피엔딩이죠.
두번째 지금까지의 모든 일이 주원과 라임의 꿈이라는 결말 가능성입니다. 한마디로 마법같은 꿈이지요. 잠에서 깨어나면 길라임은 고등학생으로 주원은 21살 청년으로 돌아가, 라임의 아버지가 말한 것처럼 처음 만난 사람들의 악수같은 만남이 그동안 보여주었던 에피소드들을 겪으면서 완성한다는 열린 결말이죠. 이 결말 역시 해피엔딩인 열린 결말이겠지요.
세번째는 좀 우울한 결말입니다. 주원의 힘없이 떨어지는 손이 남긴 복선처럼, 주원이 그날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되었을 거라는 겁니다. 라임과의 동화같은 이야기를 꿈꾸면서 하늘나라로 간 것이지요. 작가가 좋아하는 결말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기분나쁜 결말이기에 우리 버리기로 합시다!
촬영중에 부상을 입은 라임을 병원에 데리고 갔을 때도, 주원이 자석에 이끌린 듯 라임의 찌푸린 양미간을 눌러줬고, 라임은 금세 평온한 얼굴로 바꼈지요. 액션스쿨 합숙을 가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주원의 손길에 눈을 뜨기는 했지만 말이지요. "그래도 와라, 내일도 모레도..."라며, 라임은 아주 오래전 그 손길을 기억하는 듯 평온해 집니다.
길라임의 아버지가 준 마법은 악수같은 인연일 뿐이었습니다. 진짜 마법을 부린 사람들은 주원과 라임이었고, 마법은 사랑이라는 치명적인 감정이었겠지요. 우리는 수없이 많은 인연들을 만나고, 만들어 가고, 때로는 끊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랑이라는 녀석은 사람과의 인연보다는 좀더 고약한 심보를 가졌지요. 때로는 깊은 슬픔과 상처를 주기도 하고, 끊임없이 조건이라는 녀석과 견주게도 하지요. 조건이 맞아서, 혹은 사랑과 조건이 맞아서 사랑을 완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사회뉴스 1면기사에 사랑때문에 목숨을 끊었다니 하는 기사가 매일 올라오지 않고 있겠지요.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 시크릿 가든에서는 영혼체인지라는 판타지를 썼지만, 결국 드라마가 보여준 판타지는 주원과 길라임의 "그 쪽만 사랑하니까 필요하다"는 사랑의 본질에 대한 마법의 힘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 문분홍이라는 현실을 벽을 넘지 못하게 한 것도, 불굴의 의지를 돋보이게 하는 장치였고요.
장례식의 엔딩장면이 라임과 주원의 꿈일 수도 있고, 라임에게 갔던 그날 일을 말해주는 설명장면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시크릿 가든 결말을 작가가 시청자에게 상상의 선물을 준 열린 결말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사랑이란 완성될 수가 없는 마법의 과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한 발 다가서면 두 발 도망가는 사람, 그 사람을 잡기 위해 세 발을 더 다가서는 노력의 과정말입니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심지어는 꿈속에서도 계속될 운명같은 마법에 걸린 두 사람이기에, 해피엔딩을 향한 열린결말이라는 생각을 해봤답니다. 그것이 두 사람의 꿈이었다고 해도 말이에요.
결혼이라는 편리한 결말로 '땡'하고 끝내버리는 사랑이 아니라, 언젠가는 결혼사진을 걸어둘 날을 기다리며, 죽도록 미친듯이 사랑하도록 두 사람이 여전히 그들만의 마법을 계속 부려가도록 말이지요. 후회할 수도 있는 날이 올 수도 있는 현실이기에, "신데렐라는 왕자님과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가 아닌, "행복하기 위해 죽도록 사랑하고 있을까?"로 더 많은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신데렐라의 판타지를 깬 열린 결말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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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리니 2011.01.17 15:20
오늘 클럽에 갔더니...
모두들 시크릿가든의 결말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랬대? 툭 치며 아이더러 자라는 모습이 멋졌어, 행복한 여운였대.... 등등
저는 이제껏 한번도 보지 못했기에 님의 글로 대신하려 합니당^^ -
거북갱 2011.01.17 21:38
저는 시크릿가든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결국
운명이었고 필연이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소외된 이웃인 한 여자가 우연히 사회지도층의 남자를 만나 신데렐라로 이어지는 '우연'에
기댄 인연이 아닌,
우연히 벌어진 사고로 인해 각자 상처를 입은 남녀가 필연적인 만남으로
오랜 기다림 뒤에 다시 이어진 느낌을 받았어요
글이 정리가 안되서 앞뒤가 안 맞지만 ㅠ_ㅠ
이 드라마는 로맨틱 코미디 이상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해요.
라임의 아버지에게서 보여진 소방관들의 희생정신, 그리고 라임을 통해 보여준
스턴트맨(우먼)들의 이야기는 라임과 주원의 사랑이야기를 넘어 또 다른 감동을 보여주었거든요.
특히 라임의 아버지의 소방관의 기도가 나레이션으로 나올 때, 정말 펑펑 울었다죠
시크릿가든 결말을 보면서 내이름은 김삼순이란 드라마의 결말이 떠올랐어요.
물론, 그 드라마에서도 현빈이 주연을 맡아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두 주인공의 사랑이 아직은 '진행형' 이라는 느낌을 주었다는 것에서 두 드라마의 결말은
참 닮은 것 같아요.
드라마 하나 끝났을 뿐인데 마음이 허전하네요 ㅠ_ㅠ -
조금은.. 2011.01.18 01:07
언제나 정성스럽고 또 통찰력있는 리뷰 잘 보고 있어요!
전..사실 좀 이 드라마에 서운한것도 있었네요. 통속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를 비틀어서 한발 앞으로 나간것은 참 재미있고 좋았지만,,,, 그래도 결국 김주원이 로엘백화점의 사장으로 남은것^^ 뭐랄까 아이들은 받아줄 수 밖에 없던 문여사의 마음... 길라임이 김주원이 가진 어느정도의 빽을 가진 것등.. 이런것까지 확 다 깨버리길 바래서였는지... 하아 그래도, 길라임은 결국 김주원이란 상위 1%와 사랑하는 거구나란... 좀더 씩씩해지고 좀더 주체적이지만 그래도 결국 신데렐라 구나..란 생각이 들었달까요. 어쩌면 제가 너무 많은 기대를 해서일지도^^
그래도..가장 현실적인 타협안을 보여준거 같긴해요.
마지막 장면에 대해선 깊게 생각 안할랍니다~!하하... -
skrmsp 2011.01.18 14:10
음..이미..작가가.. 작가의도를 뱉은 현 시점에선...열린결말로 보기 힘드네요,,
이미..다른 생각의 여지를 닫아버렸습니다..작가님하가...
차라리 함구했으면 더 낳을걸..기사까지 내버렸으니..열린결말 아닙니다..
해피엔딩이죠..꿈 아니고..
단지 주인공 김주원이 찾아야 했던..마지막 기억의 조각이...앤딩 씬이었을 뿐입니다..
그게 담담하게... 조용히 표현된거 뿐이구요..ㅎ
왠지 차분해지는 엔딩.. 나름 멋집니다..
문제는 ... 마지막 두회를 풀어가는 방식과.. 엿가락처럼 지루하게 늘어지는...플롯..
너에게로 가는 기억의 터널,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집으로 가겠다는 라임에게 왜 좋아했는지 알기 전에는 못보내준다는 주원에게, "그쪽 옆에 없는 듯이 있다가 그쪽이 원한다면 물거품처럼 사라져 줄까? 인어공주처럼..." 이라며, 아무렇지 않게 입만 뾰족 내밀고 가버리는 길라임입니다. 무슨 그런 험악한 말을 저렇게 태연스럽게 하나 싶은 주원이지요. 기억이 돌아오지 않았는데도, 그 여자가 점점 좋아져서 곁에 꼭 붙들어두고 싶어지는데, 무슨 인어공주 타령? 게다가 라임의 웃는 모습이 죽여주게 이뻐 죽겠는 주원인데 말이지요.
그런데 하나씩 기억이 돌아오고 있는 주원이 라임을 기억할까 두려운 문분홍여사, 기어이 일을 내고 말지요. 길라임의 아버지 길익선과 주원의 엘리베이터 사고에 대해 전화로 알려준 거예요. 아버지 목숨값을 핑계로 주원에게 들러붙었다는 모략까지 하면서 말이지요.
주원을 살린 소방관의 딸이 길라임이라는 사실에 혼란스러워 하는 주원, 라임이 다 설명해 주겠다는데도 마다하지요. 기억은 주원이 스스로 해야 할 일이었으니까요. 여전히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 주원, 4만5천원을 소중히 했다느니, 처음보는 여자옷과 초라한 귤바구니를 애지중지했다느니 하는 말들에도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 주원이지요.
잠에서 깨어났을때 왜 길라임이 생각났는지, 언젠가 본 적이 있었던 이유까지 알아버린 주원입니다. 자신을 구한 소방관의 말을 전하러 갔던 주원이 아버지를 잃고 오열하는 여고생의 눈물을 보며, 차마 들어가지 못했었던... 그리고 한 여자아이에게서 아버지를 잃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발걸음을 돌리고, 심한 괴로움으로 13년간 기억을 봉인해 버렸던 긴 터널에서 빠져나오는 주원입니다.
이어지는 두 남녀의 사랑고백, "사랑해, 이건 내꺼", 다시 라임의 이마에 뽀뽀하며, "정말 사랑한다. 이건 아버님꺼". 로맨틱 가이 김주원, 끝까지 이렇게 달달하게 하면, 시크릿 가든이 끝나는데 널 어떻게 보내라고... 시크릿 가든이 끝나고도 한참동안 주원앓이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아요. 길라임의 남자 주원으로서, 그리고 라임의 아버지의 몫까지 두배 세배로 사랑하려는 주원입니다.
21살 주원이 34살 주원으로 돌아오는 과정은 13년전의 엘리베이터 사고의 진실과 함께 그동안 주원이 전하지 못했던 라임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까지 전하면서, 또다시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습니다. "우리 딸한테 일찍 못가서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아빠가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전해줘... 부탁한다".
주원을 살리기 위해 주원의 손을 놓고 추락하는 엘리베이터와 함께 순직한 길라임 아버지, 여기서 나가면 우리 라임이 소개시켜 준다며, 너무 예뻐서 기절할거다 라고 농담까지 건네고, 주원의 불안을 달래주었던 소방관의 죽음을 본 주원, 그렇게 긴 시간을 봉인해 두었던 말을 전하는 주원도,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을 듣는 라임도 울고 말지요. 추모원으로 가서 길라임 아버지에게 정식으로 청혼을 넣는 주원, "따님 주시면 평생 길라임의 남자로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추모원에 다녀와서 라임이 했던 말,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대사입니다. "그쪽은 날 죽어라 사랑하고, 난 그쪽을 미친듯이 사랑하면 돼". 고통은 봄눈 녹듯이 사라지고, 이제는 죽어라고 미친듯이 사랑할 일만 남은 두 사람입니다.
문분홍 여사의 거짓말에 뿔난 김주원, 엄마에게 폭탄선언을 해버리지요. 엄마가 아무리 라임이 싫다고 뜯어 말리고, 사람을 붙여서 감시하고 모욕을 주고, 이사회를 소집해서 사장자리에서 목을 뎅강 잘라버려도, 엄마니까 참았던 주원이었어요. 그런데 자신의 목숨을 구한 소방관과 그 딸을 모욕하고, 거짓말을 했던 것은 참을 수 없는 주원입니다. "엄마는 끝까지 나빴어요. 이번 일로 자존심도, 저도 잃었어요. 34년간 엄마아들로 살았지만, 저 이제 엄마 아들로 안살려고요. 이제 남은 시간, 그 여자 남편으로 살겠습니다".
끙,,, 문분홍여사 뒷목잡고 쓰러질 일만 남기고 19회가 끝났네요. 마지막을 어떻게 마무리할 지, 그 의미심장한 복선 하나를 아영의 꿈을 통해 들려주고,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하시는 김은숙 작가십니다. 벌써부터 슬퍼지네요. 시크릿가든이 새드엔딩이 되었든, 해피엔딩이 되었든 이젠 관심도 없어질 지경이랍니다. 이 착하고 예쁜 드라마가 끝난다는 것이 슬프고, 빤짝이 까도남 김주원과 길라임, 그리고 오스카랑 윤슬, 김비서와 아영을 더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이 슬프네요. 무서운 문분홍여사까지 너무나 그리울 것 같습니다.
오스카와 윤슬의 공개데이트와 김비서와 아영의 거품키스까지 서비스로 해피하게 결말로 향하는 시크릿 가든, 맛보기로 아영의 꿈해몽이나 하면서 마지막회를 기다릴까 합니다. 작가님이 한 입으로 두 말 하지는 않을 거라 굳게 믿고, 아영의 꿈이 어떤 의미인지 상상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네요.
많은 분들이 검고 높은 문 앞, 세아이와 주원의 눈물, 그리고 소리지르는 라임을 두고 여러가지 추측들을 해보셨으리라 생각해요. 저도 다르지 않은 상상의 나래를 폈는데요, 우선 일반적인 추측으로는 세아이의 엄마된 길라임과 주원이 문여사의 집앞에서 받아달라고 우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을 듯 싶네요. 또 하나는 터프우먼 길라임한테 개구장이 세 애기들과 주원이 사고를 저질러서 반성하라고 쫓아냈을 듯한 재미있는 상상도 있겠고요. 드물게 새드엔딩을 상상하는 분은 길라임이 죽어서, 애기들과 주원이 울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했을 듯도 싶고요(떽끼, 그러면 안돼요!).
전 길라임이 네 번째 아이를 출산 중인 꿈으로 해석도 했거든요. 세 아이 엄마 길라임은 해산의 고통에 소리를 지르고, 라임과 주원의 세 애기(쌍둥이인가?)들은 엄마가 소리를 지르니 막 울어대지요. 누구나 그렇듯이 아내의 해산을 보는 남편은 초조와 불안으로 입이 바짝 타게 만들겠지요. 애들은 울어대지, 라임은 고통으로 소리를 지르지, 대신 아이를 낳을 수도 없고, 라임이 걱정이 돼서 죽을 지경인 주원이 우는 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네요. 혼자 자란 라임이나 주원이 자식욕심은 엄청 많을 것 같아서, '생기는대로 힘닿는 데까지 쑥쑥 낳아보자'의 사고방식을 가졌을 듯 해서 말이지요. 출산률이 저조해서 걱정인데 주원이같은 사회지도층이라도 솔선수범해서 출산률 상승에 기여하는게 어떠하올런지요?ㅎ주원의 텅빈 정원에, 봄이면 꽃이 피고 아이들이 비누방울 놀이도 하면서 뛰어노는 그런 상상을 해봤어요. 그들만의 시크릿가든에서 말이지요.
주원이 바꿔놓은 인어공주의 결말처럼, "두 사람은 오래오래만 살았습니다"가 되면 어때요? 죽을 때까지 행복만 먹고 사는 사람들이 어디 있겠어요. 애들 똥귀저귀 갈아주면서, 티격태격 싸움도 하고, 방뀌뽕뽕 뀌면서 환상도 깨지면서 사는 것이 결혼이고 사랑이지요. 그것이 사람사는 가장 평범하면서도, 가장 행복한 모습이고 말이지요. 그런 모습이 두 사람이 새롭게 만들어 갈 정원이겠지요. 올망졸망한 애들과 단체로 빤짝이 트레이닝복을 입고 산책도 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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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팅이 2011.01.16 09:44
ㅎㅎㅎ 김비서님의 남다른 거품키스도 큰 기쁨을 준 19회였어요:D
진정 해피엔딩을 향해 달려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급박하게 진행되는 감이 없잖아 있었던 회인것 같기도 해요ㅎㅎ
저는 후다닥후다닥 장면전환이 이뤄지고 이동하는 장면은 없어서 여러 에피소드의 골수만 쪽쪽 뽑아 놓은 감이 있어서 아쉬움도 남았어요. 촉박하게 이뤄지는 생방급 촬영과 편집 때문이겠지요?ㅠㅠ
아~오늘이 마지막회라는 게 전혀 실감나지 않아요~이 이쁜 드라마 끝나면 무슨 낙으로 주말 밤을 보내야하는 걸까요~~ㅎㅎ
리뷰 늘 잘 읽고가요~^^ 어쩜 이리 글을 잘쓰시는지 ㅎㅎㅎ -
펨께 2011.01.16 19:24
그동안 이 드라마 너무 재밌게 봤어요.
웃기도 울기도 많이 했지만 이상한 해패앤딩만은 피했으면
하는 생각 간절합니다. 저번 성스의 이상한 해피앤딩에 완전 실망했거던요.ㅎ
좋은 일요일 되세요. -
고리2 2011.01.16 20:31
아영의 꿈을 그렇게 해석하시다니... 역시나 놀라운 누리님이세요^^ 현실에서 잠깐 비껴서 잠깐이나마 즐겁게 관전할 수 있는 기쁨을 주는 들마인데 '검은 대문'으로 상징되는.. 혹시 어두워지는거 아냐? 하며 걱정되던 맘이였거든요. 오늘 마지막회를 끝으로 한동안 tv는 켜지지 않겠지만.. 누리님 글이 많이 그립고 보고파질 것 같아요. 멋진 글들로 행복하게 해주셔서 정말이지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그동안 있었던 저의 결례... 내치지 않고 받아주셔서 얼마나 감사해 하는지... 혹 담에 또 뵙게되면 조금은 괜찮은 애독자로 나타날께요. 누리님 멋져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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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타조 2011.01.17 03:32 신고
정말 주원이가 새로 쓴 인어공주 결말에서 뿜었습니다. 그런데 뿜었다가도 다음에 주원이가 라임이에게 '정말 사랑한다. 이건 아버님꺼' 할 때는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이제 두 사람 다 강해졌고 문분홍 여사의 치사한 (저는 문여사를 이해했지만 이번 화에서의 행동은 용납이! 안 갔어요) 방해공작도 껌으로 여기는 두 커플의 엔딩은 어떨지요 ㅎㅎ
아! 김비서님과 아영이의 거품키스, 역시 달달하지 못 하더군요. 그래도 귀여웠어요.
저는 그 꿈을 세 쌍둥이를 낳는 씬으로 해석을 했는데요. 그런데 그 검고 높은 문은 무엇을 뜻하는지, 전 아직 마지막화 안 봐서 모르겠네요.
시크릿 가든 끝나시면 이제 어떤 리뷰를 쓰실 건가요?? 기대 돼요!
좋은 하루 되세요 :)))
눈물과 웃음이 교차되었던 18회였지만, 다음 주에는 고통스러울 수 있는 스토리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길라임을 기억해가는 주원과의 에피소드는 깨알같은 재미를 주겠지만, 주원의 기억이 돌아오는 것과 함께 사고의 기억을 떠올려야 하기 때문에, 주원은 13년전으로 거슬러가 자신이 잊어버렸던 기억들과 마주해야 합니다. 길익선 소방관과 그의 남겨진 가족 길라임이라는 이름을 말이지요.
자신을 살리기 위해 영혼을 체인지한 것을 알게 된 라임은 자신의 몸속에서 의식을 회복하고 있지 못하는 주원을 찾아가 오열했지요. 집을 나서면서 라임은 김똘추가 김주원에게 쓴 편지를 읽습니다. ".....지금에야 난 우리가 걸린 이 마법이 신의 선물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그러니까 뜻밖에 선물받은 사람처럼 행복하게 웃어줘. 마음으로 웃으면 그 웃음소리 내가 들을게. 난 그쪽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능력있는 사람이니까. 내 얼굴 이쁘게 면도해 주고, 나 좋아하는 옷들도 입혀줘... 그 정도면 우리... 함께 있는 걸로 치자. 다른 연인들처럼 행복한 거라고 치자..."
라임의 몸속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주원에게 특별한 애정고백이 이어졌던 18회였지요. 최우영과 임감독의 사랑과 우정이 진하게 읽혀졌던 장면이었어요. 주원과 라임의 영혼이 바꼈다는 것을 안 오스카 최우영, 죽음을 뛰어넘은 두 사람의 사랑을 이해하면서도 동생을 잃을 지도 모르는 슬픔을 감추지 못합니다. 주원에게 길라임의 의미가 가족들도 버리고 떠나 버릴 결심을 할만큼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 우영이지만, 또 비가 오면 우영은 주원의 사랑 대신 주원의 목숨을 택하겠다며 울지요. 당연한 가족의 선택이었을 겁니다.
주원을 마주하는 라임은 자신이 인어공주가 되겠다며 울고 말지요. "인어공주가 왕자를 사랑한 순간 인어공주는 거품이 될 운명이니까... 차라리 팔다리를 부러뜨리지, 어떻게 숨쉬는 순간마다 심장이 찢어지게 만들어... 다시 돌려 놓을 거야. 비오면 넌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그러면 뭐하냐고요? 사막도 아니고 비는 계속 내릴텐데, 그때마다 정신 말짱한 사람이 계속해서 영혼체인지를 하려할텐데 말이지요. 라임과 함께 하지 못하는 주원이나, 주원과 함께 하지 못하는 라임이나, 숨 쉬는 순간마다 심장이 찢어지는 것은 같을테니까요. 이제는 서로 한 쪽이 없으면 살아갈 이유도 의미도 없여져 버린 두 사람입니다.
마법의 시작이고 끝이라며 꽃술을 따라주는 라임의 아버지는, 주원에게 알듯 모를 듯한 말을 남기며 사라지지요. "다시 날 잊어도 좋아. 나와의 약속도 잊어도 좋아. 자넨 이미 약속 이상의 것을 해주었으니까". 라임에게는 라임 인생에 앞으로 펼쳐질 행복을 예고하는 말을 남겼지요. "사랑받고 살아라. 고개 숙였던 만큼, 눈물 흘렸던 만큼 이젠 사랑받고 살아, 라임아". 그리고 마법을 두 사람의 손위에 올려줍니다. 진짜 마법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말이지요.
주원이 기억상실증이라니, 아직 2회가 남았기에 남은 에피소드를 어떤 반전으로 또 시청자들을 가슴태울까 싶었는데, 라임의 뇌사를 주원의 기억상실증으로 그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었더군요. 주원과 라임이 멀쩡하게 "밤새 안녕!"하며 영혼체인지 돼 버린다면, 그게 더 맥빠질 일이었고, "그 멋진 아이가 왜? 그 아름다운 아이가 왜?"라며, 울먹이던 문분홍여사의 콩꺼풀 주원앓이를 배신하고 병실침대에서 재워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지요.
그런데 주원이 자신의 몸으로 깨나기는 했는데, 21살 주원이라네요. 사고이후의 기억을 하지 못하는 해맑은 청년으로 돌아와 버렸어요. 싸가지없고 명품자랑에 자뻑스타일은 여전하더구만,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글쎄 길라임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죽네 사네 그 난리를 쳤던 녀석이 라임이를 기억하지 못한다니... 아차차, 이름은 떠올랐다고 했지요. 잠에서 깨어나면서 가장 먼저 길라임이라는 이름이 떠올랐다고요.
라임아버지의 꽃술을 마신 공주와 왕자는 꿈에서 깨어나고, 영혼도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영혼이 돌아온 것을 확인한 라임은 환자복만 입은 채로 주원에게 달려가지요. 그런데 잠에서 깨난 주원은 뭔가가 티꺼운가 봅니다. 병원에 있었는데 낯선 집에 있고, 거울을 보니 뽀샤시 샤방샤방 얼굴은 없어지고, 훤칠하고 멋진 모습의 어른으로 바뀌어 있지요. 허걱, 취향이 좀 예술적이다 싶었는데, 사촌형 최우영 꼴은 가관이 아닙니다. 무슨 지가 스타나 된다고... 진짜 한류스타라네요. 세상 오래살고 볼일이다 싶은 주원입니다. 날라리인 줄 알았는데 가수라니, 그것도 자기가 사장이라는 백화점 탑 모델이기도 하다네요.
그런데 이건 또 뭔 시츄에이션? 환자복을 입은 여자가 눈이 촉촉해져서는 한참을 보다가, 와락 껴안는 겁니다. '음...언덕 위의 하얀집에서 나온 여자가 분명해. 어머니에게 누누히 교육받아온 사회지도층의 윤리상 버럭 화를 낼 수도 없고, 잘 타일러서 돌려보내야 겠지...'
"길라임이 누구야? 눈떴을 때 그 이름이 제일 먼저 떠올랐어? 혹시 댁이 길라임이야? 그 쪽 나알아?"
21살 주원이 들은 길라임이라는 여자의 신상보고는 기가 막혀, 한 겨울에 앞마당에 장미꽃이 피고 있는 것을 보는 느낌입니다. 나이는 30살?(뭐시라, 내가 그런 노땅을? 말도 안돼), 직업은 스턴트우먼?(알고 지낸 것도 기적같은데, 뭐? 사랑한 사이였다고?*#@&^*#).
문분홍여사 뒷목잡게 한 라임의 박력 청혼
영혼체인지라는 재미있는 설정은 라임과 주원의 남녀역할도 틀어놓는 재미를 주었지요. 여전히 주원의 곁에서 얼쩡거리는 라임때문에 골치 아픈 문분홍 여사, 주원의 사장해임안 임시주주총회로 겨우 승기를 잡았는데, 날벼락 같은 사고가 있더니, 라임이 계속 주원의 주위를 맴돌고 있는 것이 불안한 문여사입니다. 다행히 주원은 13년전 사고 이후의 기억이 없어서, 길라임이라는 애를 기억못하는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한시름 놓았는데, 라임이 넉다운을 시켜버리고 가지요.
어른 말은 번번히 무시하는 쇠심줄같은 길라임때문에 문여사 혈압 급상승입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문여사의 독기도 한풀 꺾인 느낌이더라고요. 문여사가 저는 미운짓을 해도 귀엽답니다. 자라다 만 공주같은 느낌도 들고, 드물게 인간미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거든요. 주원을 집에 데려다 감금시키고, 경호원들에게 병원 못가게 하라고 하는 장면에서도 문여사에게서 한가닥 희망이 엿보이더라고요.
"병원에 절대 못가게 해"라는 대사 뒤에 남까 멈칫하면서, "그렇다고 아픈 애, 어디도 아프게 하지는 말고..."라는 말을 했는데요, 이는 주원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라임에게 하는 말로 들렸어요. 괜히 주원이 막겠다고 라임에게 손쓰지 말라는 말처럼도 들렸거든요.
주원에게 큰 슬픔이 닥쳐온다
그런데 더 이상한 일이 주원에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34살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쉽지는 않지만, 워낙 교육효과와 흡수가 빠른 주원이기에 공부해서 입력시키면 될 일이지만, 늘 곁에서 누군가가 함께 있는 것 같은 느낌은 해석이 안되는 주원입니다. 환자복을 입고 눈물을 한웅큼 떨구던 여자,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좋다던 여자, 그 여자의 눈빛을 어디선가 본 듯합니다. 그 여자가 안았을때 가슴이 편해지면서 하늘로 날 것 같은 느낌, 그 순간이 영원히 멈춰 버렸으면 좋겠다는 그런 느낌이 들었거든요. 까무잡잡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 말투도 거칠고, 폭력도 쓰는 여자같은데 자꾸 함께 있고 싶어집니다.
사회지도층의 배려로 뽑았을 것 같은 김비서라는 녀석을 시켜, 길라임이라는 여자를 주원이 집으로 부르지요. 왜 좋아했는지 알아야 겠다며, "앞으로 여기서 살아"라는 주원입니다. 침대도 함께 쓰고, 샤워도 함께 하자고 떼를 썼다는 라임의 말에, 꽤 깊은 사이였었나 보다면서, "우리가 키스도 한 사이었나?"라며 라임 코앞에 얼굴을 들이대는 주원, 우왕! 라임보다 왜 제가 더 심장이 벌렁거렸는지ㅎ;;
그래서인지 잠시 귀요미 싸가지 김주원으로 돌아와 시청자에게 깨알같은 재미를 주었지만, 다음 주는 반드시 넘어야 할 난관 하나가 예고됨이 느껴집니다. 주원에게는 폐소공포증이라는 정신적 트라우마가 봉인된 기억으로 남겨져 있는데요, 이제 그 봉인이 뜯겨나가고 있는 과정에 들어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라임 아버지가 두 사람의 꿈속에서 주원에게 이런 말을 했었지요. "다시 날 잊어도 좋아, 나와의 약속도 잊어도 좋아, 자넨 이미 약속 이상의 것을 해주었으니까". 13년전 한 소방관의 말을 그 딸에게 전해주지 못했지만, 그 이상의 것이란 자신의 목숨을 던져 라임이를 살리려 했던 사랑을 보여준 것을 말하겠지요.
그 충격과 죄책감에 주원은 기억을 봉인시켜 버립니다. 병원에서 라임을 본 기억이 있다는 말도 했었는데, 13년전 병원에서 아버지의 죽음에 오열하는 길라임을 주원이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기가 '한 여자아이에게서 아버지를 빼앗았구나' 라는 죄책감에, 김주원은 그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기억을 닫아버린 것이고요. 길라임이라는 이름만을 간직한 채 말이지요. 그래서 13년 전으로 돌아가 처음 눈을 떴을 때, 길라임이라는 이름이 생각났을 것이고요.
라임이 문여사에게 말했지요. "아빠가 당신 목숨바쳐 구한 목숨이니 더 소중하게 지키겠습니다" 라고요. 라임이 주원을 용서할 수 있었듯이, 주원의 트라우마는 죄책감에 대한 용서와 극복의 과정을 겪어야 치료가 되겠지요.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는 주원으로 말이지요. 주원의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약은 사랑이라는 마법이고, 의사는 길라임일테고요. 이 과정에서 문분홍여사와 길라임의 관계도 변화가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런 이유로 작가가 주원의 기억상실증을 설정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라임의 아버지가 두 사람에게 넘겨준 마법, 불가능을 가능으로, 운명도 바꾸는 강한 마법이 무엇인지 시청자는 이미 알고 있지요. 누군가와 함께 하고 있는 듯한 얼떨떨하고 신기한 감정, 온 세상을 다 가진 듯 부자가 되게 하는 마법,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하는 신비한 마법, 사랑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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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234234 2011.01.10 14:30
바보들이냐?????
이 여자작가가 새드앤딩 쓰는 작가니??
온통 지가 신데렐라라도 되는냥 거지같은 애들이 잘생기도 돈많은 남자 만나서 잘되는것만 쓰는 여잔데.
그런 싸이코 트라우마가 있는 여자가 새드로 간다고??
좀 생각을 하고 글고 쓰고 댓글도 달아라. 못배운 것들아. -
파리아줌마 2011.01.10 21:15
초록누리님,, 글 잘보았어요,
주원과 라임아버지와 얽힌 이야기가
있었군요, 그래서 폐쇄공포증이 있었던 것이고요,
가슴아픈 이야기군요.
<시크릿가든>이 이제 절정에 이르고 있군요,
어떻게 끝을 맺을지,, 초록누리님 글에 의지하렵니다.^^ -
거북갱 2011.01.10 23:35
사실 전 일요일날 시크릿가든을 보면서 21살의 김주원을 조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ㅠ_ㅠ
34살의 김주원보다는 좀 더 많이 귀요미였거든요!
특히 길라임이 주원을 껴안을 때 쯤 했던 "그럴래?" 라는 대사가 아직도 맴돌아요~
그렇지만, 초록누리님 말대로 주원의 트라우마가 극복되어야 진정한 해피앤딩이겠죠..
작가가 여타 다른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드라마들이 갖고있는 요소를 채우기위해
'기억상실증' 이란 장치를 사용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사실 저는 주원이 라임대신 죽으려고 했던 장면을 보면서 과연, 라임의 아버지가
하늘에서 보고 계시다면 주원의 선택에 어떤 기분이 드셨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비록, 자신의 목숨을 바쳐 라임을 구하겠다고 자처한 일이지만
라임의 아버지가 슬퍼하시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그 이유는 아마 라임의 아버지는 주원의 몸으로 깨어난 라임이 떠안을 슬픔과 주원의 상처가 어긋나게 치료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기 때문이겠죠
주원의 목숨을 버려 라임의 목숨을 구하는 것은 주원의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죄책감에서 벗어나는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버릴 '죄' 가 주원에게는 없는데 말이지요..
그래서 주원에게는 기억상실증이란 선물(?)을 주신게 아닐까요?
자신을 기억하고 있지 않아도 좋다고 하셨지만 그 기억은 아마 자신으로 생긴 나쁜 기억일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또 주원이 라임에게 내가 당신의 아버지를 아냐고 물었을 때 라임이 안다고 대답한 것을 보면,
라임도 주원의 상처가 제대로 치료되기를 바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사실 그 장면을 보면서 처음에 '주원이 충격을 받을 텐데 왜 알거라고 대답했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요~
이제 고작 2회만을 앞두고 있는 시크릿가든! 작가님이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실지
너무 궁금하기도하고 걱정도되요
항간에 떠돌고 있는 소문처럼 이 모든 것이 오스카의 뮤직비디오 내용일까봐..
그런데, 그건 그냥 뜬소문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뮤직비디오 치곤 두 주인공들의 감성이 너무나 섬세하게 그려졌기 때문이죠~
사실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든 생각일 수도 있지만.. ㅠ_ㅠ -
엘리스블루 2013.01.16 14:27
그동안 잠시 접어 두었던 시가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드라마 채널에서 한 편씩 딸꾹딸꾹~~
점심 후다닥 먹고 리모콘 꼭 쥐고
여차하면 아이들에게 빼앗길수도...
어제 오후엔 초록누리님 시가에 대한 리뷰 단숨에 모두 읽었습니다
또 다른 감동이 가득~~~
신의를 통해 운명적?으로 만난 초록누리님이지만
시가로 인해 다시 만나니 더욱 아련한 느낌입니다
사랑을 위해 목숨을 서로 내어주는 그들
주원과 라임
라임과 주원
그들의 절절한 사랑에
가슴이 먹먹합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주원이 혼절해 가는 장면과 함께 흘렀던 라임 아버지의 나레이션은 영혼체인지의 비밀과 주원의 트라우마까지 하나로 이어주며, 시크릿가든에 흘렀던 마법상자의 비밀을 풀어 놓았지요. 애타게 주원의 이름을 부르며, 아영과 119에 전화에서 "그 사람을 살려달라"고 하던 라임의 눈물과 함께 소방관의 기도가 라임아버지의 목소리로 흐를때, 왈칵 눈물이 쏟아지더군요.
문제는 주원과 라임에게 새로 닥친 위기입니다. 주원을 구하려다 아버지가 목숨을 잃었다는 것을 알게 된 라임, 서서히 봉인된 기억이 해제되어 가는 주원의 트라우마의 비밀이 두 사람을 힘겹게 할 것이라는 비극적 예감은, 무릎꿇고 애원하는 주원엄마의 눈물까지 더해지면서, 한치앞을 내다 보기 힘들게 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드라마의 해피엔딩이 더 강하게 읽혀지고 있네요. 주원과 라임의 상처때문에 가슴은 아픈데도, 심장은 두 사람의 사랑때문에 콩닥거리기만 할 뿐이니, 이게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어요.ㅎ
전세기를 띄워 헐리웃 감독을 데리고 온 주원, 라임의 촬영현장에서 라임의 오디션을 치르게 했지요. 돈이 이룬 기적이지만, 주원이 라임의 평생 소원을 이뤄주게 하고 싶은 마음만 기억하렵니다. 요즘은 드라마를 보면서 어이없는 태클을 걸어서, 이 장면을 재벌이 사랑을 위해 돈지랄을 했다는 식으로 곡해해서 이해할까 하는 우려도 들더군요.
그리고 드라마의 시선은 주원의 트라우마로 진실한 사랑의 완성을 위한 수술단계로 넘어갔습니다. 13년전 교통사고로만 알고 있었던 주원의 상처는 임시적인 봉합만을 했을 뿐이었지요. 주원이 사고를 당한 날과 라임아버지의 기일이 같은 날이라는 것을 알게 된 주원이, 스스로 닫아버린 기억을 끄집어 내면서 라임과 주원을 힘들게 할 것이기에, 가슴 쿵쾅거림보다는 안쓰러움과 눈물그렁그렁으로 몇회를 봐야할 것 같은 예감이 들지만, 주원의 트라우마를 치유하지 못하면 사랑도 완성될 수 없기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수술과정입니다.
무의식이 스스로 기억을 지워버린 주원의 기억 속의 비밀은 길라임 아버지의 죽음이겠지요. 자신을 살리기 위해 한 소방관의 죽음을 봐야 했던 주원은, 그 죄책감에 우울증과 실어증을 앓았고, 극복하지 못한 죄책감과 사고현장에서의 공포심은 급기야 기억을 봉인해 버리는 방어기제를 작동하게 했던 것이었지요. 지현에게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느낌이 들어.."라고 말했었지요. 그 소중한 것이 "어디선가 뵌 분같고, 친숙한 느낌이 들고 그렇습니다"라고 했던 길라임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겪을 극심한 혼돈과 죄의식은, 주원을 고통으로 밀어넣을 것이기에, 언제 어디서든 자신감 넘치던 자뻑남의 고통은 시청자에게 벌써부터 슬픔과 고통의 감정으로 도배질을 하게 하네요.
저는 라임에게 무릎을 꿇고 애원하던 문분홍 여사보다 주원의 고통이 더 마음이 쓰이더군요. 문분홍 여사의 눈물을 보면서 저는 길라임과 같은 아버지의 마음을 읽었어요. 자식을 보호하려는 부모의 마음은 세상 어떤 사랑에 견줄수 없을 정도로 절대적이고, 이기적이고, 두려움이 없는 것이기에 말입니다.
부모없이 자라서 본 것 없고 무식하다며, 라임의 부모를 모욕했던 문여사는 라임의 아버지가 주원을 구하고 순직한 소방관이었음을 알고, 비틀거렸지요. 피도 눈물도 없는 문분홍 여사같지만, 목숨을 걸고 자식을 구한 소방관과 그의 딸을 모욕한 자신이 부끄럽고 죄스러웠을 거에요. 그러면서도 라임에게는 돈으로 보상하겠다며, 무릎을 끓었지만, 저는 문여사를 다른 감정으로 봤습니다. 라임이 학벌도 재산도 사회적 지위도 없는 별볼일 없는 애라서, 김주원의 짝으로는 감히 꿈도 꾸지 못하는 저 아래층에서 기어올라온 부류의 재투성이 아가씨지만, 그것때문에 라임에게 주원을 놔주라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문분홍여사는 고귀한 자존심과, 거만하고 오만한 상류사회의 신분을 내려놓고 라임에게 무릎을 꿇지요. "돈으로 보상하마. 얼마가 됐든 다 보상하마. 그러니 이걸 무기로 주원이 발목잡지마. 우리 주원이 놔줘. 이렇게 부탁한다". 눈물이라고는 문여사의 감정에는 없을 반응같지만, 바늘에 찔려도 피한방울 흘릴 것 같지 않은 문여사의 눈에도 눈물이 흐릅니다. 제가 본 문여사의 눈물은 엄마의 눈물이었습니다. 로엘그룹을 짊어지고 있는 김주원이라는 CEO의 어머니가 아닌, 사랑하는 아들이 다시는 고통을 겪지 않게 하고픈 어머니말이지요.
오스카가 말했지요. 사고 이후에 주원이는 우울증도 심하게 앓았고, 실어증까지 걸렸었다고요. 그만큼 사고 후유증은 주원을 산송장으로 만들만큼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게 했겠지요. 그 고통이 너무나 힘겨웠기에, 주원의 무의식이 기억을 지워버렸던 것이고요. 안 그랬으면 주원은 제대로 사회생활을 하기 힘들었을 지도 모르지요. 주원의 고통을 지켜봤던 엄마였기에, 다시 그 고통을 되풀이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라임이 주원과 가까이 지내다 보면, 주원의 사고도 알게 될 것이고, 혹이라도 주원이 그 기억을 떠올릴 수도 있기에, 주원의 곁에서 떠나달라고 부탁한 것이지요.
문분홍여사가 주원을 살리기 위해 라임에게 주원을 놔주라고 했지만, 주원을 살리는 해법은 이미 드라마를 통해 말을 했었지요. 라임과 주원이 두번째 영혼체인지 되었을때, 주원이 라임의 몸을 빌어 문분홍여사에게 말했었지요. "저 아드님과 못 헤어집니다. 이게 다 아드님을 위한 겁니다. 이 상태에서 헤어지면 아드님이 상사병으로 죽을 수도 있거든요" 라고요.
라임의 아버지가 자신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은, 주원에게 길라임을 사랑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를 만듭니다. 라임아버지까지 대신해서 길라임을 지켜주고 사랑해줘야 하는 이유가 생긴 것이지요. 이것을 알게 되기까지 주원은 라임에 대한 죄책감을 극복하는 고통을 겪겠지만요. 또한 자신의 목숨을 걸고 인명을 구하는 소방관들의 숭고한 기도처럼, 라임 아버지의 기도는 주원을 위한 기도이기도 했습니다. 댓가를 바라지 않는 그들의 직업의식과 주원이 기나긴 죄의식의 터널에서 빠져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읽혀지더군요. 그래서 이 드라마는 해피엔딩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나도 알아. 내가 맞춰볼까?" 라며 진짜로 맞춰버린 라임입니다. 김은숙 작가가 그리는 위트넘치는 애정신 묘사입니다. 맞춘다며 진짜 입을 맞추는 라임, 라임은 내일은 입이 예쁠 모양이에요.ㅎㅎ
감동으로 울린 소방관의 눈물
항상 글이 길어서 독자분들의 눈을 피곤하게(?) 해드려서 죄송하지만, 아래에 첨부하는 소방관의 기도는 꼭 천천히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인터넷 자료를 함께 올리는 짜집기글은 극도로 싫어하지만, 소방관의 기도와 사진자료는 꼭 필요해서 검색한 것을 올렸습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에는
아무리 강렬한 화염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 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떨고 있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화재를 진압할 수 있게 하소서
저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케 하시고
제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시어
저희 모든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지키게 하여 주소서
그리고
신의 뜻에 따라
저의 목숨을 잃게 되면
신의 은총으로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 주소서...
내 아픈 몸에 쉬도록 눕혀 주오
내 형제에게 이 말을 전해 주오
화재는 완전히 진압되었다고...
신이시여!
출동이 걸렸을 때 사이렌이 울리고 소방차가 충동할 때
연기는 자욱하고 공기는 희박할 때
고위한 생명의 생사를 알 수 없을 때
내가 준비되어 있게 하소서
신이시여!
열심히 훈련했고 잘 배웠지만
나는 단지 인간사슬의 한 부분입니다
지옥같은 불속으로 전진할 지라도
신이시여!
나는 여전히 두렵고
비가 오기를 기도합니다
그에게 목소리를 주시어
신이시여!
내가 듣게 하소서
신이시여!
내 차례가 되었을 때를 준비하게 하시고
불평하지 않고 강하게 하소서
내가 들어가서 어린 아이를 구하게 하소서
나를 일찍 거두어 가시더라도 헛되지는 않게 하소서
그리고
내가 그의 내민 손을 잡게 하소서...
* 주원의 폐소공포증이 길라임의 아버지와 관련있을 거라는 예상된 추측에도 김은숙 작가에게 감사의 마음이 듭니다. 드라마를 통해 주원의 트라우마보다 소방관의 기도를 더 가슴 먹먹하고 감동으로 전해받으며, 고귀한 희생과 봉사, 그리고 투철한 직업관과 사랑의 메시지가 더 강렬하게 전달되었기 때문입니다.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식상할 수도 있는 연결고리를, 단순히 주인공의 생명을 구한 은인이라는 식상한 설정을 넘어서, 소방관들의 고귀한 직업세계까지 그려준 것은, 김은숙 작가의 성숙한 작가의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길라임과 임감독의 액션스쿨을 통해, 얼굴 한 번 나오지 못하는 액션배우들의 직업세계를 깊이있게 다뤄준 것 역시 김은숙 작가의 소외직업, 위험직업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엿보이는 대목이고요. 착한 드라마라서 더욱 예쁜 시크릿가든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또하나의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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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스버그 2011.01.04 08:30
어제 아침엔 포스팅이 안보였는데...^^*
저도 아내와 함께 보는 드라마인데요...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좋은 글 ...잘 읽고 추천 클릭하다가.....ㅎㄷㄷㄷ
이런 추천수...오늘 첨 보았습니다... -
비내리는 새벽 2011.01.04 13:04
리뷰를 너무나 깔끔하게 잘 적으시네요.
다음 17,18화는 아무래도 많은 슬픔이 있을듯해서 지금부터 단단히 마음을 먹고 준비 중입니다..ㅎㅎ
아무래도 다음화에는 라임과 주원의 이별이 이루어 질것 같네요
라임의 입장에서는 주원을 볼때마다 돌아가신 아빠(차라리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순직을 하신 아버지에 대한 자부심도 있을수 있지만 주원이라는 사실을 알게되면 주원을 때마다 아버지가 생각이 날수 밖에 없겠죠) 날것이고,
또한 주원이 그날의 기억이 자신으로 인해 돌아오게 된다면, 사랑하는 사람이 겪어야 할 고통이 더욱 참기 힘들어 질듯하니 스스로 떠남으로서 그날의 사건과의 연결고리를 끊고자 할듯 합니다.문분홍여사가 염려하듯이......
주원 또한 마찬가지로 극의 흐름상 분명 기억이 돌아올텐데, 그 상황의 상처와 고통..그리고 라임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라임과 마찬가지로 라임을 볼때마다 떠올려야 할 그날의 상처등으로 인해 떠나가려는 라임을 잡지 못할것 같구요..
이래저래 힘든 두 사람이네요..ㅠㅠ
그렇지만 극복해나가겠죠?
제 생각엔 라임의 촬영 도중 목숨이 위급할 정도의 사고가 발생 할것이고, 그 소식을 알게되는 주원이 라임의 아빠가 하셨듯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영혼체인지를 감행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비가 내리는곳을 검색을 해서 가게 된다던지 머 이런식...)
그리곤 그 일로 서로의 갈등이 완전 해소..그렇게 되면서 행복한 결말이 되어지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