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2.04 '추노' 옷고름에 담긴 혜원의 두 마음 (42)
  2. 2010.01.23 '추노' 최고의 의상, 언년의 소복과 꽃그림의 의미 (85)
2010.02.04 08:01




추노 9회는 그야말로 숨돌릴 틈도 없는 긴장감 속에서 빠르게 전개되었습니다. 한장면 한장면이 그림같았고, 의미 또한 심오하게 담아냈는데요, 저는 언년이(김혜원)과 송태하의 장면을 인상깊게 봤어요. 특히 언년이가 자신의 쓰개치마에서 옷고름을 뜯어 송태하에게 준 것은 그 의미가 컸었지요. 손에 땀을 쥐게 했던 추노 9회 줄거리 요약하고, 혜원의 옷고름에 담긴 혜원의 마음에 대해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자객 윤지에 의해 머리띠가 잘려 나가 송태하가 도망노비임을 알게 된 혜원은 송태하를 뿌리치지만, 송태하는 언년을 데리고 함께 배를 타고 제주로 향합니다. 송태하를 쫓던 대길은 호위무사 백호의 저지로 칼을 겨루게 되지요. 이유없이 달려 든 백호에게 연유를 물으니 백호의 가슴에서 뜻밖에도 언년의 몽타쥬가 나옵니다. "이 여인을 알고 있나?" 백호는 자신의 이름까지 알고 있었고요. 언년의 몽타쥬를 보고 넋이 나가 버린 대길을 향해 언년의 그림을 날리면서 백호가 언년의 몽타쥬를 두 동강이를 내버렸지요.
잠깐 옆길로 새는 얘기지만 언년의 몽타쥬를 두동강이를 내버린 백호는 무슨 황당 시츄에이션이었는지 종잡을 수가 없었네요. 감히 자신이 사모하는 아가씨 얼굴을 반토막을 내다니 참 어이없는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영상만은 훌륭했으니 웃으며 넘어가지요. 이렇게 어이없는 행동을 한 백호는 날아오는 창에 관통돼서 죽고 말았지요. 허망한 죽음이었네요. 갖은 폼은 다 잡더니 말이지요. 하긴 칠흑같은 머리카락 흩날리며 혜원을 노리던 자객 윤지처럼 허무하게 죽어버린 사람도 있으니 과히 억울해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백호의 호패를 보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을 달려 간 대길이를 쫓아 설화마저 말을 타고 가버리고, 낙동강 오리알된 최장군과 왕손이 대길을 뒤따라가지요. 설화를 통해 백호가 고용된 양반집을 알아낸 대길은 김성환이라는 양반이 집안을 몰락시킨 철천지 원수 큰놈임을 알아 버렸습니다. 큰놈이를 향해 칼을 빼들고 달려간 대길은 언년이가 이미 훈련원 군관 송태하와 혼례를 올렸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10년간 언년이 하나 찾겠다고 추노꾼의 험한 길을 살아왔는데 하늘이 무너지고 억장이 무너지는 대길이에요. 송태하와 언년이를 지구끝까지 쫓아가서도 찾아야 할 이유가 또 생겼네요. 물론 대길이 두 사람을 죽이려고 찾지는 않겠지요. 송태하의 과거 전력을 알고 있으니 연유라도 알고 싶을 겁니다. 사실 여부도 확인해야 할테고요. 대길이와 언년이는 이렇게 엇갈려만 가는데, 설화는 세상남자 다 안 믿어도 오라버니는 믿는다며, "여자가 믿는다는게 무슨 뜻인지 알아?"라고 진심을 고백하니 대길이 머리가 깨질판이겠네요.
한편 억지로 언년을 끌고 함께 동행한 송태하에게 언년은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어찌 노비가 되었는지, 도망노비도 아니면서 왜 쫓기는지, 또 어디를 가려는 것인지, 무슨 일을 하려는지에 대해서요. 송태하는 혜원에게 과거 소현세자와 청에 볼모로 갔었던 일부터, 친한 친구 황철웅의 배신으로 군량미를 횡령한 누명을 쓰고 관노로 떨어졌던 일까지 자신의 과거에 대해 말해 주었지요. 노비신분을 벗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제주에 간다는 사실까지도요.
노비신분을 벗는 것 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느냐며 "노비보다 더 못한 것은 없답니다" 라며 혜원이 쓰개치마에서 옷고름을 한짝 찢어서 송태하에게 전해주었지요. 혜원에게 노비라는 신분은 죽음보다 더 한 고통이었어요. 노비였기에 양반도련님과 사랑이 허락되지 않았고, 오라비 큰놈이가 대길을 죽인 이유도 노비로 팔려가는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서 였으니까요. 도련님이 자기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에 지옥보다 더 큰 고통속에서 10년을 살아왔겠지요. 그만큼 혜원에게는 노비라는 굴레가 세상 어떤 것보다 큰 무게였지요.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언년은 송태하에게 옷고름을 뜯어 주었지요. 인두로 가슴을 지지는 고통을 참아가면서 혜원 역시 가리고, 아니 지우고 싶은 이름 '노비 언년'이었을테니까요. 
제주로 가는 배에서 잠든 송태하의 이마에 새겨진 낙인을 옷고름 머리띠로 가려 주자, 송태하가 잠에서 깨어나 자신의 도포를 벗어 언년이에게 덮어 주었지요. 잠든 척한 언년이었지만, 언년이를 내려다 보는 송태하의 눈이 "사랑에 빠졌어요"라는 눈빛이었지요. 이렇게 뜻하지 않은 동행으로 사랑 역시 뜻하지 않게 피어나는 모양입니다.
다음날 갑판에 서있는 송태하에게 도포를 얌전히 개켜 돌려주는데, 송태하의 도포 위에는 허리띠가 정갈하게 매듭지어져 놓여 있었어요. 혜원의 마음이 담긴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언년이가 송태하에게 물었지요. "이 뜻하지 않은 동행길에 나리의 무엇을 믿고 함께 해야 하냐?" 고요.
혜원이 뜯어준 옷고름은 노비신분을 벗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한다는 송태하를 믿고 함께 하겠다는 답이었다고 생각해요. 또한 송태하에게 새로이 피어나는 사랑도 담겼을 겁니다. 
저는 혜원의 옷고름을 보면서 혜원의 마음에 대해 두가지를 생각해 봤어요.
하나는 혜원이 송태하에게 일종의 호신용 부적, 혹은 뜻을 이루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주었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혹시 아이를 길러보신 분이라면 아이의 첫배냇저고리를 간직하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첫배냇저고리를 간직하고 있다가 중요한 시험일에 저고리 고름을 떼서 안주머니에 꿰매주면, 시험을 잘 치른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을 들은 적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저 역시 두 아이의 배냇저고리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데요, 아이들 첫 물건이라 버리지 못하고 간직하고 있지만, 왠지 어른들의 말씀을 허투루 들리지는 않아 보여요. 물론 옷고름을 떼서 넣어줘 보지는 않았지만요.
노비의 신분에서 벗어나는 것보다, 아니 노비가 아니라 그 보다 더 못한 것이 됐더라도 꼭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제주까지 온 송태하였지요. 혜원은 그런 송태하의 진심을 읽었지요. 그래서인지 큰 일을 하려는 송태하의 앞길에 무운을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 봤습니다.
또 하나는 혜원이 송태하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전설의 고향류 사극에서 나왔던 옷고름에 관한 이야기가 생각나는데요, 청상과부가 된 며느리를 시어머니가 광에 가두고는 가위를 가져와서 옷고름을 자르고는 내쫓아 버리는 내용이었어요. 옷고름이 잘린 여자는 소박맞은 여인이라는 표식이었어요. 옷고름이 잘려 나간 저고리를 입은 여인이 길거리에 있으면, 데려가서 혼례를 치뤄도 되는 일종의 재혼을 허락해 주는 관습이 있었어요. 물론 목을 매고 죽거나 자진해서 열녀문을 하사받은 집안도 있었지만,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된 며느리를 딱히 여겨서 그런 관습을 이용해 며느리에게 새 인생을 살게 한 집안도 있었지요. 혜원의 뜯겨진 옷고름은 그런 의미가 내포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스로를 소박시키면서 송태하에게 마음을 주겠다는 의미로 말이지요.
조선의 한복은 색깔로 그 사람의 신분을 나타내는 호패와 같은 역할도 했어요. 왕족과 관료, 양반과 평민, 그리고 천민의 복색이 신분에 따라 엄격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혜원이 소복을 벗고 갈아 입은 옷은 기혼여성을 의미하는 남색치마에 옥색 저고리였지요. 언년이 머리를 올린 연유 또한 그 복색에 따른 결혼한 여성임을 말한 것이었고요. 
여자가 아무데서나 옷고름을 풀면 안된다느니, 첫날 밤 옷고름을 풀어 준 낭군님이라는 표현을 하는데요, 조선 여인에게 있어 옷고름은 정절과 사랑을 상징합니다. 설화가 왕손이에게 옷고름으로 헛물을 켜게 장난을 치고, 주막의 큰 주모나 작은 주모 역시도 최장군이 옷고름을 풀어 줄 날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듯이, 옷고름은 여인의 사랑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것이지요. 혜원이 옷고름을 준 것은 송태하에 대한 마음을 고백한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큽니다.   
이렇게 송태하와 혜원에게는 사랑인지 믿음인지 아리송한 감정들이 피어오르고 있는데, 혼례를 올렸다고 생각하는 두 사람을 쫓는 대길의 마음에는 어떤 감정이 피어오르고 있을까요? 애증? 그리움? 분노? 저는 슬픔이라고 생각됩니다. 삶의 의미까지 목적까지 상실하게 하는 깊은 슬픔같은 것 말이에요. 대길과 혜원의 엇갈린 사랑, 쫓기듯 위태로운 송태하와 혜원의 사랑, 그리고 해바라기 사랑을 하는 설화까지 드라마 추노는 혜원의 뜯긴 옷고름처럼 시청자들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휘젓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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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8 Comment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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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killerich 2010.02.04 12: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좀 전에 봤습니다^^..급진전 모드로 돌변했는데..
    그전까지도 상당히 빠른 전개를 보여줬는데..얼마나 달릴려고 이러나요^^;;
    대길이만 불쌍해지는건 아닌지..;;

  3. 달려라꼴찌 2010.02.04 13:01 address edit & del reply

    헛....송태하와 언년이가 혼례 올렸었어요?
    이런 잠깐 제가 한눈판 사이 번개불에 콩볶아먹듯이 둘이서만 혼례 올렸다 봅니다.....ㅠㅜ

  4. 핫초코 2010.02.04 13:34 address edit & del reply

    님 글읽으니 옷고림 부분에 대한 이해가 되네요 ㅎㅎ. 전 태하허리띠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태하의 표정이 의미심장해서 참으로 오랫만에 아녀자의 챙김을 받아서 해원을 여자로 더욱 느끼게 되는건가 생각햇었는데...ㅎㅎ

  5. blue paper 2010.02.04 13: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 너무 재미있어요 ㅎㅎ
    정말 완소 드라마~

  6. 둔필승총 2010.02.04 13:36 address edit & del reply

    오, 어제 저런 이야기가 진행됐군요.
    아, 추노 계속 놓치고 있슴다.^^
    초록누리님 늘 건강하세요~~

  7. 뽀글 2010.02.04 13:42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정말 반전이 많았어요^^;; 너무 재밋는데..너무 사람들이 순식간에 많이 죽었어요..
    나름감초역활들을 했었는데..ㅠ
    오늘이야기 너무 기대되요^^

  8. 하얀 비 2010.02.04 13: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본다, 본다하면서도 못 보고 있어요. 실상 텔레비전 자체를 잘 안 보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여기도 애틋한 러브라인이 존재하는군요. 하긴 드라마에선 빠질 수 없는 요소죠.
    추노의 옷고름과 하이킥의 목도리? ㅋㅋ

  9. 베짱이세실 2010.02.04 14: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옷고름을 자르는 거, 그 시대엔 다양한 상징이 있었군요.
    저도 어제 추노, 봤어요. 재방송으로 보니까 너무 재미있고 잘 만든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어서. :)

  10. 금성에서 온 여자 2010.02.04 14:4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일이 있어 '추노'를 못 봤어요.
    오늘 퇴근 후에 볼 생각이라는,,
    초록누리님의 친절한 설명에 '추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추노'에 대한 다음 포스팅 기대할게요. ^^

  11. Reignman 2010.02.04 14:5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댓글을 보니 데니 안도 이 드라마에 나오나봐요. ㅎㅎ
    첫 드라마인 거 같은데...연기는 잘 하는지 궁금합니다.
    손호영보다는 잘하겠죠?;;;

    • .. 2010.02.04 15:38 address edit & del

      생각보다 잘해요 ㅋㅋ 저도 완전 발연기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본인이 노력 많이 한듯...사극톤 힘든걸로 알고 있는데 어색하지 않아요

  12. 날아라뽀 2010.02.04 14: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옷고름 하나로 이렇게 많이 풀어내시다니 대단해요^^

  13. 압구정쩜장 2010.02.04 16:05 address edit & del reply

    똑같은 드라마를 보고 이렇게 풀어내시니 작가양성학교 교장선생님 같네요^^

  14. 몸짱의사 2010.02.04 16:0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외출하느라 보질 못했습니다...ㅜㅜ;;; 오늘은 꼭 본방을 사수해야 겠네요!!! ^^

  15. 빨간來福 2010.02.04 16:1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읽으면 안되는데 안되는데 하다가 또 읽게 됩니다. ㅠㅠ

  16. 아ㅠㅠ 2010.02.04 16:35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대길이랑 언년이가 됬음 하는데 ㅠㅠ 둘다 죽더라도.. 좋으니까...
    대길이랑 언년이가 계속 서로 좋아하게 해주세요 ㅠㅠ 작가님들아 ㅠㅠ
    이루어지지않더라도 서로 계속 좋아하다가 죽으면
    나중에 기억에 많이 남는데...
    차라리 기억속에서라도 아름더웠던 커플로 남게 도와주세요 ㅠㅠ

  17. pennpenn 2010.02.04 16: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혜원의 옷고름에 그토록 중요한 의미가 있군요~
    오늘이 기다려 집니다.

  18. kgyjg 2010.02.04 16:54 address edit & del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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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skagns 2010.02.04 18:4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에공.. 저의 마음도 싱숭생숭하게 휘젓고 있네요. ㅎㅎ
    정말 공감 추천 빵빵빵하고 갑니다. ㅋㅋ
    즐거운 하루 되시구요. ^^

  20. gemlove 2010.02.04 21: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의외로 두명이나 죽어서 ㄷㄷㄷ 생각보다 빨리 ㅠㅜ

  21. 못된준코 2010.02.05 03: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순간 대길이 생각나서....무척이나 아쉬웠습니다.~~~~

2010.01.23 06:21




빼어난 영상미, 화려한 액션, 애절한 사랑이야기, 탄탄한 짜임새까지 드라마 추노를 보는 재미가 남다릅니다. 매회 주인공들의 과거 회상신을 적절하게 삽입하면서 시대적 상황과 정치판, 그리고 주인공들의 얽히고 섥힌 관계를 적절히 풀어놓는 방법 또한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추노의 가장 큰 관심사는 대길이와 언년의 해후겠지요. 간당간당 엇갈리는 대길과 언년이 때문에 속이 탑니다. 하지만 시청자의 바람대로 일찍 만나게 해줄 것 같지는 않네요. 대길이 언년을 찾는 과정을 더 애간장을 태우며 보게 할 것 같아요. 언년이와 태하의 감정이 끌리는 과정도 더 보여 줘야 하니까요. 
그런데 언년이와 송태하의 감정선은 솔직히 크게 와닿지는 않는 것 같아요. 드라마에서 세 사람의 애정라인이 하나의 줄기라고 하니까, 그저 억지 춘향으로 꿰맞추면서 보려고 하는데도 감정몰입은 전혀 되고 있지 않습니다. 걸찍한 대길패의 대사와 저자거리 민초들의 구수한 만담같은 대사를 듣다가, 송태하와 언년이 두 사람으로 넘어 오면 이상하게도 집 나온 아씨와 머슴같은 느낌만 드니 말이에요. 송태하를 연기하는 오지호나 언년이 이다해의 긴 대사에서는 특히 심해지는데요, 마치 책을 읽는 듯 동문서답을 하고 있는 듯한 생각은 저만 그런가 싶네요.
특히 이다해의 경우는 대사톤이나 표정은 전혀 살아있지도 못하고 대사에 감정을 제대로 싣지 못하고 있으니 소복을 참 잘 입혀놓았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소복을 보면 죽음이 연상되듯 연기나 대사, 그리고 표정이 살아있지 못한 이다해의 언년이라는 캐릭터가 죽어있는 것 같으니 말이에요. 물론 예쁘기는 하더이다만...
추노 6회에서 언년이(김혜원)의 소복에 송태하가 그림 한폭을 그려 주었는데요, 마치 눈 속에 매화꽃이 피어 있는 듯한 멋진 그림이었지요. 저는 송태하가 언년의 소복 위에 그려준 그림을 보며 소복과 그림에 언년의 캐릭터를 대변하는 함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언년의 인생 또한 달라짐을 의미하고요.  

언년이가 소복을 입은 이유
언년이가 소복을 입기 전에 입었던 옷은 혼례복이었어요. 혼례복을 벗고 남장을 하고 언년이가 찾아 간 곳은 대길이를 위해 불공을 드려 오던 절이었지요. 절까지 오는 동안 우여곡절 속에 송태하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지요. 언년을 만난 송태하의 인생 또한 마찬가지고요.
언년이 절을 찾아 온 이유는 대길의 기일 불공을 드리기 위함이었어요. 언년은 명안스님께 머리카락을 잘라 주면서 매년 그분 기일에 젯상과 불공을 드려줄 것을 부탁하고 길을 나서지요. 집을 나설 때와는 다른 소복을 입고요. 그런데 언년이는 왜 소복을 입었을까요?

대길이 10년간을 언년을 품고 살듯이 언년의 마음에도 지아비는 한 사람, 평생 함께 살겠다던 도련님 대길이에요. 언년이 혼례를 치루던 날, 언년이 합배주를 마시고 싶었던 사람은 대길이었겠지요.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화마가 삼켜 버린 도련님이지요.
언년은 혼례식날 최사과와 혼례를 올린 게 아니었어요. 대길이와 혼례를 올렸던 게지요. 마음으로나마 도련님과 그렇게 혼례를 올린 게지요. 대길이 준 조약돌을 품고서요. 그렇게 마음으로 혼례를 올린 지아비는 죽었고, 지아비 대길을 위해 언년은 소복을 입은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소복을 입은 순간 언년이 자신도 함께 도련님을 따라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아마 언년이는 3년상이 아니라 평생상을 치룰 생각이었을 거예요. 그게 아니라면 죽을 곳을 찾으러 길을 나섰을 수도 있겠고요. 드라마에서는 언년이 어디를 가려고 하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모르겠지만요. 이렇듯 언년의 소복은 평생 지아비상을 치루려는 대길에 대한 일편단심 사랑을 의미합니다. 물론 대길과 함께 언년이 자신도 죽었음을 의미하고요.  
그런데 언년이가 대길을 위해 입었던 소복에 꽃그림이 그려집니다. 언년을 쫓는 호위무사 백호와 최사과의 사람들이 언년을 쫓고, 저자에서 언년을 잡으려는 군졸들의 목을 따는 자객 윤지(윤지민)에 의해 새하얀 소복에 핏방울이 튀었지요. 핏방울을 감추기 위함이었지만, 언년의 소복에 그려진 꽃그림은 언년의 인생에 다른 것이 들어옴을 암시합니다.
대길을 상징하던 하얀 소복에 숯으로 그림을 그려준 송태하가 들어온다는 온다는 복선이 깔린 것이지요. 저는 그 그림을 보면서 정말 감탄 또 감탄 했어요. 송태하의 예인 기질도 놀라웠지만, 어떻게 이렇게 예술적으로 복선을 깔았는지 제작진과 작가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더군요.
송태하가 언년의 소복에 숯으로 매화나무를 그렸는데요, 소복에 튀었던 핏방울은 한떨기 붉은 매화꽃으로 피어났지요. 물론 실제 핏방울이라면 그렇게 선명한 붉은 빛을 띠지 않겠지만, 아름다운 의상을 위해 그런 것은 넘어가기로 하지요. 여하튼 매화꽃이 핀 송태하의 그림은 예술작품이었어요. 

소복 위의 꽃그림, 송태하가 들어오다
소복에 그려진 그림은 언년이라는 인물의 변화를 암시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숯은 죽음의 또 다른 상징이에요. 나무가 숯이 된 순간 숯에는 나무라는 어떤 과거사도 상실되고, 숯이라는 전혀 다른 물질이 되지요. 마찬가지로 언년의 소복은 더 이상 소복이 아닌 것이 돼버린 것이지요. 송태하의 그림 하나로 말이에요. 마치 죽은 고목나무에 꽃이 피듯 대길과 함께 죽어버린 언년이 혜원이라는 인물로 태어난 것이에요. 언년은 6회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이 김혜원이라고 밝혔지요. 죽음과 같은 인생을 살겠다며 소복을 입은 언년을 고목에서 피어 난 꽃송이처럼 살아있는 김혜원으로 탈바꿈시킨 훌륭한 복선이었어요. 
또한 송태하를 위한 복선 역시 숯처럼 진하게 깔아 주었어요. 소복을 입은 언년에게 송태하가 들어갈 자리는 없었지요. 그런데 언년의 소복에 그림을 그리게 함으로써 언년에게 송태하가 들어갈 자리를 만들어 준 것이지요. 대길과 언년 사이에 대길의 연적이 될 송태하라는 인물을 예술적으로 그린 최고의 그림이었어요. 또한 핏방울이 피어낸 꽃은 소복만큼이나 슬픈 언년의 운명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했고요.  
위기의 순간마다 언년을 구해 준 송태하가 언년의 마음에 조금씩 들어 오게 됩니다. 조약돌이 대길을 상징하는 것이라면 송태하는 소복의 그림과 같아요. 대길을 향한 일편단심 소복에 송태하를 덧 입힌 꽃소복은, 언년의 대길에 대한 순정 속에 송태하에 대한 감정이 꽃처럼 피어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가장 멋진 의상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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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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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k 2010.01.23 15:43 address edit & del reply

    태하가 죽은 포졸에게 다가갈때 " 아, 옷 벗겨서 언년이게게 갈아 입히려나 보다"

    왠걸 주머니를 꺼내데요. "그럼 돈으로 다른 옷 사 입히려는 건가?" .........

    헉!!! 숯 꺼내서 그림 그릴줄이야 -.-'

    • 초록누리 2010.01.24 00:41 신고 address edit & del

      어쩜 저랑 같은 생각을...저도 그 대목에서 엇! 자기옷을 주려나? 했는데 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특히 주머니를 쓰러진 군졸 품에서 뒤져왔을때 돈주머니인쭐 알았어요.
      그런데 숯이..게다가 그림까지..정말 놀랍더라고요.ㅎㅎㅎ

  3. 2010.01.23 17:1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0.01.24 00:39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대 웃어요는 저도 보고 있어요.
      아직 진도를 다 따라잡지 못했다는..;;

  4. 푸른별 2010.01.23 17:45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글을 읽으니까 그 설정이 이해가 되네요..
    한줄한줄 시간가는 줄 모르고 탐독해서 읽었습니다..
    저도 요즘 추노 때문에 수목만 기다리고 삽니다^^

    • 초록누리 2010.01.24 00:37 신고 address edit & del

      글을 자세히 읽어 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수목을 기다리게 되네요.
      푸른별님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하고 댓글도 고맙습니다.

  5. 늦게피나 2010.01.23 18:02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 재방송 봤는데. 완전 재밌네요.

    • 초록누리 2010.01.24 00:38 신고 address edit & del

      추노 재미있는 작품 같아요.
      저도 재미있게 시청하고 있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6. 쓰읍 2010.01.23 20:27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궁금한 건

    '언년이의 목적은 무엇일까?' 하는 것.

    기껏 도망쳐서 한다는 것이 대길이 명복 빌어주는 것이었는데

    그 다음부턴 아무런 목적의식도 없이 그저 송태하를 따라다니는 것 뿐이니...

    첨엔 대길이 명복 빌어주고 바로 자결할 듯 한 분위기던데 그것도 아니고...

    현재로선 언년이를 주체로 하는 사건도 없으니 참으로 심심한 캐릭텁니다...

    • 초록누리 2010.01.24 00:36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러게요. 아직 언년이가 극에서 어디로 가는지 말해주지 않아서 저도 궁금하답니다...
      곧 밝혀주겠지요?
      댓글 감사합니다^^*

  7. 아하 2010.01.23 20:28 address edit & del reply

    전 왜 멀쩡한데 소복입고 다니나 했었는데 이렇게 보니 또 이해가 되네요~
    글 잘 봤습니다 >///<

    • 초록누리 2010.01.24 00:35 신고 address edit & del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도요.
      좋은 꿈 꾸세요^^*

  8. 감탄 2010.01.23 20:52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대단하시네요. 저는 정말 처음보는 재미있는 드라마 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런 깊은뜻이
    언녀이가 소복을 입은 의미가 있었군요. 지금은 죽어있는 언년이 캐릭터가 어서피어나
    이다해의 연기력이 폭발하기를 기대해봅니다.

    • 초록누리 2010.01.24 00:35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렇지요. 언년이는 대길을 위해 위해 소복을 입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다해씨 연기도 점점 안정되리라 생각합니다^^*

  9. 2010.01.23 22:41 address edit & del reply

    이런 걸 두고 꿈보다 해몽이라고 하는군요ㅎㅎ
    작가나 피디가 이렇게까지 생각하지 않았을거라 생각합니다만
    맞는 해석인 것 같습니다~!
    제발 피디가 이 글을 봤으면 좋겠네요ㅎㅎ

    • 초록누리 2010.01.24 00:33 신고 address edit & del

      감사합니다.
      가끔 꿈보다 해몽이 재미있기도 하지요?
      하지만 작가님도 무슨 생각이 있어서 저런 장면을 쓰셨을 것 같아요...

  10. 오지호안티 2010.01.23 22:56 address edit & del reply

    오지호 조낸싫타 지가먼데 왜 언년이한테 찝쩍거려 드라마상에서도
    구라만까고 죽일놈 ㅡㅜ

    • 심심풀이 태클 2010.01.23 23:56 address edit & del

      알면서.. 작업거는거잔요

  11. 심심풀이 태클 2010.01.23 23:55 address edit & del reply

    숯으로 그리면 금방 지워져요..; 정착액 뿌린것도 아니고;
    유심히 보니 숯이 아니라 먹으로 그렸드만... 리얼리티가 없어요 >.<

    • 초록누리 2010.01.24 00:32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러니까 드라마겠죠?ㅎㅎ
      사실 숯으로는 저렇게 표현하기는 힘들었을 거에요. 그래도 극에서 좋은 소재로 묘사한 것 같아요.
      그 경황에 먹을 구할 수도 없었을 테니까요.ㅎ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12. tbdtbd2 2010.01.23 23:55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이장면 볼때 무슨 의미가 있겠지..하고 생각은 했지만 무슨 의민진 몰랐는데
    글을 글 읽고 의아해하던 김혜원이란 이름과 소복의 의미,
    그리고 꽃그림까지 전부 이해가 됬습니다. 어쩌면 님의 글이 작가님의 의도와 같을것 같습니다.

    • 초록누리 2010.01.24 00:30 신고 address edit & del

      작가님과 같은 생각을 했다면 저야 영광이지요.ㅎㅎ
      감사합니다. 이렇게 좋은 댓글로 격려해 주셔서...
      좋은 꿈 꾸세요^^*

  13. 지나가다 한심해서 2010.01.24 00:42 address edit & del reply

    작가는 아무생각없이 만든 대본에 평론가들은 자기들이 작가 머리속에 있는것처럼 의미를 부여하지 ㅋㅋ 난 그것보다...칼부림이 일어나고 사람들이 죽었는데..뒤에 사람들 그냥 지나치는게 더 웃겼음..그럼 과연 이 장면은 왜 그랬을까...의미좀 붙여보지여.

    • 초록누리 2010.01.24 00:48 신고 address edit & del

      글쎄요..왜 지나갔을까요..
      답:1. 칼 맞기 싫어서
      2. 시력이 안좋아서
      3. 감독님이 못본척 하라고 시켜서.
      이중에 있지 않을까요?

  14. 아,수목 어떻게 기다리지 2010.01.24 01:02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런뜻이 있었군요!! 글쓴이님의 복선추론능력도 대단하십니다. 그나저나 담주 수,목은 또 어떻게 기다릴까요~~ 맨날 목요일 11시만 되면 발만 동동거린답니다

  15. 행인 2010.01.24 01:19 address edit & del reply

    언듯보니 매화같던데 언년이의 절개를 나타내는건 아닐까요??

  16. 라라윈 2010.01.24 02:3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소복임에도 너무나 멋진 꽃그림으로 인해
    소복이 아닌 멋스러운 한복으로 보이네요...
    그 속에 담긴 이유를 들으니 더욱 특별해 보입니다.. ^^

  17. 생갈치 2010.01.24 03:00 address edit & del reply

    오~ 초록누리님해석 참으로 멋드러지십니다.. ㅎㅎ 저도 공감해요..
    참고로 저도 언년이(김혜원이죠? ㅎㅎ)의 극중 역할의 의미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봤는데....
    아직까지는 별 의미 없이 나오네요.. ㅎㅎ 제가 볼때에는 언년의 극중 역할은 3가지라고 생각되는데요. 첫번째는 당근 대길이와 태화와의 3각관계.. 머 이거는 따로 설명할게 엄꼬.. 그리고 두번째는 태하의 짐짝 역할이죠... ㅎㅎ 한마디로 태하 단신으로는 그 누구의 추격도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왜냐.. 조선 제일의 검객이거덩요. ㅎㅎ 그래서 다소 긴장감이 떨어질수 있는 추격전을 언년의 투입으로 인해 손에 땀을 쥐게 만들려는 의도.. 허나 그 의도 또한 별 의미가 없네요.. 연출상 언년땜에 태하의 도망이 좀 꼬이긴 하는데. 그닥 긴장감 있는 추격전은 벌어지지가 않네요. 흠.. 정말이지 추격자와 추격당하는자가 맞부닥칠때 추격당하는사람의 목숨까지 왔다갔다할 정도는 돼야 손에 땀이 나지 않을까요?? 지금의 추격은 좀 약하네요.. 글고 마지막은 언년 자신의 존재 의미겠죠?? 조선시대 여자로 태어나서 그것도 노비로.. 제도와 굴레에 맞춰서만 살아야하는지... 머 이건 앞으로 전개 돼겠죠??? 이것마저 허술하면 저 추노 손 놓으렵니다. ㅎㅎ 암튼 감상잘하고 갑니다~~

  18. lubu 2010.01.24 04:20 address edit & del reply

    참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제 생각 한가지 첨언하자면 매화는 사대부들이 즐기는 문인화중 으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선중기이후 사대부들이 쓴 잡문들을 가끔보다보면 여자가 처녀성을 상실한 흔적.
    하혈을 은유적으로 만개한 매화꽂에 비유하는글들을 많이봅니다.
    제가 오버해서 보는건지 모르겠지만.
    언년이 대길에대한 마음이 흔들리고 송태하에 대해 호감을 표현하는 극적 장치로 받아들엿습니다.

  19. 2010.01.24 21:2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 얼음공주 2010.01.27 03:09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 초록누리님의 드라마 리뷰는 제가 보는 블로거들 리뷰 중 최고인듯...
    근데 이대길이 화마에 휩쓸려 죽은게 아니라 언년의 오빠가 죽였인걸로 알고있는게 아니었던가요?
    여튼 요즘 유일하게 본방사수하는 드라마가 추노입니다.
    그냥봐도 재밌었는데 한성별곡 제작진이 만들었다고 하니 더더욱 기대가 커요.
    한성별곡도 정말 인상깊게 봤는데...
    근데 한성별곡을 생각하면 왠지 비극으로 끝나지 않을까하는 불길한 예감도 있네요.
    말씀하신 대로 오지호-이다해의 국어책 대사처리는 정말 손발이 오그라들겠습니다.
    둘다 사극에 처음 도전하는 거라서 그런거라고 생각해줄래도 이건 초등학생 학예회만도 못한거 같아요.
    두 사람의 국어책 대사처리만 아니면 정말 초절정 명품드라만데...
    그래도 추노 끝까지 볼겁니다^^

  21. 말복이 2010.01.29 04:25 address edit & del reply

    매화꽃의 의미를 정말 잘 풀어놓으셨네요. 사전 제작물이라서 그런지 인물의 감정변화, 복선 등이 정말 적절하게 배치되어 어느 한 장면도 쉽게 보아 넘기기 힘든 드라마 같습니다. 정말 추노보는 재미로 살고 있습니다. 감독이 예전에 말한 수신료의 가치를 확실히 느끼게 합니다.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사전제작하면 막장 논란을 씻고 작품성 있는 드라마가 많아질거라고 봅니다. 물론 홈런이 많으면 헛스윙도 많겠지만...

    태하와 언년의 대화가 참 밍숭맹숭하죠? 하지만 당시 반가의 남녀가 서로 대화하는 방법이라고 봅니다. 남녀칠세부동석의 시대에 외간남녀가 함께 다니는 것도 당시 윤리에 벗어나는 것일진대 다른 캐랙터 처럼 착착 달라붙는 대화를 하는 것이 도리어 고증에 어긋나는 장면이겠지요. 옛날에 양반집 부부의 경우 비록 몸을 섞는 사이일지라도 깎듯이 예법을 지켰다고 합니다. 그래서 방밖에서 둘간에 대화를 나눌때는 허공에 대고 마치 제3자에게 말하는 듯이 높임말로 말을하고 상대도 같은 식으로 허공에 대고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교과서적인 화법이 적어도 양반신분의 남녀 둘 간의 대화에서는 맞는 묘사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