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시경'에 해당되는 글 14건

  1. 2012.04.26 '더킹 투하츠' 이승기, 북 위원장 제압한 또라이 3단 카리스마 (4)
  2. 2012.04.21 '더킹 투하츠' 이순재의 유서, 그의 진심을 보여준 한 단어 (20)
  3. 2012.04.16 '더킹 투하츠' 화장품을 통해 본 패러독스, 블랙코미디의 진수 (3)
  4. 2012.04.12 '더킹 투하츠' 이승기의 가벼움, 캐릭터의 성숙이 시급하다 (10)
  5. 2012.04.05 '더킹 투하츠' 이승기 굴욕, 자존심 세우다 큰 코 다쳤다 (6)
2012.04.26 10:15




항아의 유산에 대한 반응은 남과 북이 제각각이었습니다. 항아의 유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북한이나, 항아를 몸을 가벼이 한 여자라고 인신공격을 하는 남한, 국상중에 결혼은 커녕 약혼도 하지 않은 재하와 항아의 동침에 대한 비난은 중요한 핵심을 비껴가고 있었지요.
왜 두 사람이 동침을 했느냐는 것입니다. 비록 국상중이고 정식으로 약혼도 하지 않은 사이지만, 재하와 항아의 사랑은 논외가 돼버렸다는 점이었죠. 재하와 대비 방영선, 그리고 항아와 항아의 아버지 김남일을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항아가 북한여자였고, 재하가 남한의 국왕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사자들과 자식들의 아픔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을 네 사람을 통해서 절절하게 엿볼 수 있었지요. 아이를 잃게 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 하는 항아와 재하, 여자로서 겪어야 하는 아픔과 손톱만한 어린 생명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하고 가버린 것을 가여워 하고, 아기를 잃은 항아의 마음을 헤아리는 방영선과 김남일은 이 드라마에 흐르는 품격과 휴머니즘을 살려줍니다.
"왜 덤벙거려서 애기를... 불쌍해서 어떡해... 얼마나 힘들었으면...", "한달밖에 안됐는데 그걸 생명이라고 하기는 좀... 그게 사실 아무 것도 아니야... 그렇다고 아무것도 아닌게 아니고...". 아기와 항아를 함께 걱정하는 방영선과 김남일은 남과 북의 첨예한 이념적, 사상적, 정치적 대립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작용하지 않습니다. 그저 아기를 잃은 항아와 딸자식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전부입니다. 

북한을 비공식 급습방문한 재하의 사과와 북한과의 경제협력 관계의 모색으로 경색된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물꼬가 트일 듯이 보이지만, 재하를 노리는 존 마이어 김봉구가 무서운 마술쇼를 준비하고 있어 걱정입니다. 지난 글에도 언급했듯이, 유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설정한 데에는 여전사 김항아로의 복귀때문이었겠지요. 재하에게 향하는 총부리를 김항아가 막을 수 있을지, 그 음모의 배후가 김봉구임을 밝혀내기 까지 남과 북이 합심해서(?) 서로 흠집내기에 혈안이 될까 걱정이네요. 김봉구가 노리는 것이 결국 이것일테니 말이죠. 
은규태를 속이고 공식입장발표를 한 이재하, 녹화테입이 방송을 타는 시간, 재하는 판문점을 향합니다. "김항아씨는 아기를 가졌고, 유산되었고, 그 아기는 제 아기가 맞습니다. 국왕으로서 국민들께 죄송합니다. 김항아씨는 선왕서거와 관련해 조사를 받고 본의아니게 북한으로 내쫓기게 됐습니다. 그 심적 스트레스로 아기까지 잃었습니다. 지금 당장 폐위된다 해도 할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최소한 제가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책임은 지고 싶습니다".
재하는 사랑에 책임질 줄 아는 한 남자로 태어났고, 그런 재하를 응원해 준 대비 방영선은 누구보다 인간적인 사람들이었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결국 비서실장을 재하로 부터 떼어놓고 아들이 판문점을 넘는 것을 용인하는 방영선(윤여정), 국왕이기 이전에 한 여자를 책임지는 남자로 거듭나고 있는 아들을 그렇게 믿어줍니다. 사랑하는 여자를 책임지는 남자가, 나라를 대표하는 진정한 국왕이 될 수 있기에 말이지요. 
북한측으로부터 입국허가를 받지 못한 재하는 허가없이 분계선을 넘습니다. 자신을 향해 총구가 겨냥되고 있음을 알면서도 말이지요. 북한측의 입국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국경을 넘는 재하를 중립국 감시국 요원이 위험을 경고하며 가로막지만, 재하의 한 마디는 그들도 감동을 시켰지요. "제 운명이죠". 죽음도 불사하고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러 가는 이재하, 존경의 미소를 지으며 길을 터주는 중립국 요원들이었지요. 이승기가 영어를 사용하는 장면이 전에도 나왔지만, 얼마나 지독하게 입에 달라붙게 연습을 했는지 그 노력이 다 보이더군요. 호흡, 발음, 억양, 표정 하나하나를 어찌나 자연스럽게 연결하던지요. 
[##_2C|cfile2.uf@123AE6474F989A952DCFFF.jpg|width="305" height="172" alt=""||cfile25.uf@143AE6474F989A962E9680.jpg|width="305" height="172" alt=""||_##]항아의 집을 찾은 재하, 항아를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습니다. 너무 미안해서 미안하다는 말조차 건네지 못하는 재하였지요. 미안하다는 말대신에 가슴이 먼저 전하는 말 '보고 싶었다. 사랑한다'는 말을 화장품으로 전하는 재하였어요. 그것도 직접 만든 화장픔, 제작자 이재하 화장품을 말이지요. "빈 병아냐. 다 새거야. 미리 말해 주긴 그런데 밑에 보면..." 사랑한다는 자신의 진심을 담았다는 말은, 마음이 풀리지 않아 까칠한 말로 응수하는 항아때문에 하지 못하고 말았지요.
항아의 독설과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 받고 앉아있는 재하, 욱해서 실수하고 상처주었던 그 재하가 아니었어요. 그 전의 재하였으면 같이 욱해서 "관두자"고 나가버렸을텐데, 다 받아주는 재하였지요. 항아의 까칠함에서 읽어지는 진심, 혹시나 연락올까 기다렸다는 항아의 말은 재하에게는 끝나지 않았다는 말로 들립니다. 아직 재하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로 들립니다. 항아는 둘 사이의 소중한 아기를 지키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고 있었던 거였어요. 재하가 자책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이재하는 스스로를 또라이 쓰레기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재하의 똘끼는 사람을 잡습니다. 상대를 제압하는 기를 느끼게 하죠. 또라이(생각이 모자라고 행동이 어리석은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도 왕족 이재하에게서는 카리스마가 되기도 한다는 말입니다. 군산복합체, 세계을 움직이는 경제계의 큰 손 클럽M회장을 한낱 김봉구로 만들어 버리고, 북한 위원장과의 담판에서 두손 두발을 들게 만들어 버리기도 했죠.
폐위되면 평민인데 왜 우리가 절절 매야 하냐는 위원장의 말에 재하는 코웃음을 치죠. 협박이냐 면서 말이죠. 이어지는 재하의 독설은 사자의 수염을 사정없이 쥐고 흔드는 모습이었습니다. 아니 호랑이 입에 손을 넣어 목젖을 잡아빼는 격이라고 할까요? 그 담대하기가 말 그대로 지. 랄 수준이었습니다. "난 항아씨한테 미안할 뿐이지 당신네들 한테는 관심없어요. 나한테 북한은 사고뭉치일 뿐이에요. 어쩌다 옆집에 살게돼 호적에서 당장 파버리고 싶은, 못사는 떼쟁이 천덕꾸러기 이복...". 
흐트러짐없는 표정, 상대를 응시하는 쏘아보는 눈빛, 이재하만의 트레이드 마크가 돼버린 또라이 카리스마였습니다. 1단공격 상대방을 사정없이 비하시켜 약을 바짝 올린다였습니다. 이 때 상대방은 예상치 못한 어이없고 황당스러운 개매너에 분노 펄펄 코만 씰룩댈 뿐이죠.

상대방이 제정신을 수습하려는 찰나 이재하는 한 방 더 날려버립니다. 2단공격 자기비하도 이재하가 상대를 제압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아, 미안해요. 내가 원래 좀 이래요. 남한에서는 소문난 또라이라 빡 돌면 아무도 못말려요". 워낙 막나가는 개차반이라 뭘 몰랐나 봐요, 라고 상대방에게 철없는 하룻강아지라는 생각을 갖게 하죠. 병주고 약주고 식의 공격이죠.
그리고 쐐기를 박아버리죠. "괜찮겠어요? 제가 적이 돼도?!". 말 그대로 협박입니다. 나 이렇게 막나가는 사람이라 내 입에서 어떤 말이 터져 나올지 모른다, 그러니 알아서 해라는 식인 것이죠. 이 3단공격은 김봉구를 만났을 때도 같은 방식으로 김봉구 머리 뚜껑이 열리게 했었지요. "코콧멍만한 숙박업을 하신다고요?--->뭔가 쓴 것 기억나요, I am Tom?---> 꼭 기억해 드릴게요. 김봉구씨!". 제가 붙여준 이재하의 일명 또라이 카리스마입니다.
이재하라는 인물은 이승기를 떼놓고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이재하라는 인물에 완벽빙의 한 모습입니다. 더킹 투하츠 11회는 유독 진지한 이승기의 모습이 많이 나왔는데요, 진중해진 이재하를 통해 볼 수 있었던 것은 믿음이었습니다. 국민들과 항아, 은규태가 이재하에게 실망했던 가장 큰 것은 믿음직스럽지 않았다는 것이었지요. 진심과 장난 사이를 오가며 헛갈리게 했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이재하에게는 그 장난기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은규태에게 "왕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봐왔던 조카가 큰할아버지께 털어놓는 것이라 생각하고 들어달라"며, 한 번만 믿어주시면 안돼냐고 간청하는 모습에서, 왕으로서의 이재하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죠. "아저씨가 자꾸 뭐라 그러니까 저도 자꾸 자신이 없어져요. 기가 죽어요. 저 형편없는 쓰레기인 거 알아요. 그래도 한 번만 믿어주면 안돼요? 잘 해보일게요", 정말 할아버지에게 간청하는 자신없는 소년의 모습으로 돌아간 이승기였지요. 진심이 읽혀졌다는 것입니다. 그 진심은 대사뿐만 아니라, 이승기의 강약을 조절하는 대사톤을 통해 더 잘 전달되더군요. 대사의 강약조절이란 감정이입을 의미하지요.
이승기는 대사를 잘 외우기로 유명한 배우입니다. 그런데 더킹 투하츠에서의 이승기는 너덜해질 정도로 대본을 외웠던 이승기가 아니었어요. 작품을 많이 하지 않은 배우들에게 부족한 점이 대사에 감정을 입히는 것을 잘 못한다는 점이지요. 
왕제였을 때의 이재하와 왕이 된 이재하에게서 보여지는 가장 큰 차이점은 대사를 치는 속도입니다. 이재하라는 인물에 이승기 스스로 감정이입이 돼있다는 의미입니다. 나오는 대로 말해 버리고 깐족대기 일쑤였던 이재하는, 생각을 깊게 하지 않은 깐족남답게 대사도 속사포로 처리했었죠. 그리고 왕이 된 이재하에게는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지요. 항아와 이별, 형을 죽였다는 싸이코 김봉구의 등장, 왕으로서 자격을 갖추었는가에 대한 내외적인 부담감들을 가지고 있죠.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승기는 대사속도를 통해 성숙하고 있는 이재하 또한 표현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승기에게 놀란 것은 대사톤의 조절을 통해 대사가 아닌, 감정으로 진심을 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영어대사를 잘 소화했다는 느낌도 그래서였습니다. 영어 대사에도 감정을 입혀 말하는 것이 전해져왔거든요. 대사와 캐릭터의 감정을 일치시키는 것, 이승기는 이게 되고 있습니다. 이승기의 연기를 보면서 흐뭇한 점은, 연기 스펙트럼의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배우가 탄생했다는 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4
  1. 2012.04.26 11:2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오랫만에 2012.04.26 14:03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재미있게 보고있습니다
    항아가 울먼서 이야기할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군요( 고수들의 연기를 본듯한)
    하지원씨 연기 너무 잘합니다 눈빛 ,표정, 대사, 톤......, 어느겻 하나 거슬리는게 없네요
    정말 대단합니다 차원이 달라서
    정말 이런 여배우가 있다니
    헐리우드 진출도 고려해보시길
    진정한 프로에게 박수를 아낌없이 보냅니다
    승기씨도 멋있고

  3. 난... 2012.04.26 15:53 address edit & del reply

    더킹 4회까지만 보고 적도남으로 넘어갔는데... 이글 보니까 더킹에 다시 관심이 가네

  4. Suhwoo 2012.06.04 05:49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정말 재미있게 읽었 훌륭한 블로그 게시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2012.04.21 09:11




은규태(이순재)의 반전으로 더킹 투하츠는 김봉구(윤제문)의 싸이코 패악보다 흡입력있는 전개를 보였습니다. 30년간 왕실에 충성을 해 온 충직한 청지기의 한 번의 실수는 겉잡을 수 없는 혼란을 야기했지요. 선왕 이재강 부부의 죽음과 이재하의 왕위 등극으로, 대한민국의 역사를 한 순간에 바뀌게 했으니까요. 입헌군주국이라는 가상드라마 속 가상입니다만...
클럽 M 존 마이어와의 독대는 이재하의 국왕으로서의 면모와 가능성을, 그리고 이승기라는 배우의 자질을 몇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명장면이라 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만큼 강렬했고 통쾌함 이상의 무엇을 보게 했으니까 말입니다.
잠룡의 비늘을 벗고 용이 되고 있는 이재하
가장 큰 변화는 그동안 이재하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욱하는 성격을 싸이코 앞에서 스스로 통제를 했다는 겁니다. 김봉구의 실명을 언급하며 조소하고, 조롱해 버리는 모습은 과거 북한에서 열렸던 장교훈련에서 미국과 중국측 UN군축담당자들을 향해 일갈하던 이재하의 모습과 오버랩되기도 하지만, 그 때와는 다른 이재하였습니다. 상대를 가지고 놀면서 상대의 이성을 잃게 하는 도발적인 모습까지 보였으니 말이죠.
"네 형을 죽인 사람이 나다"라고 고백하는 존 마이어를 그 자리에서 죽여버리고 싶었을 이재하, 짧은 순간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을 거두고는 이재하는 실소를 터뜨리며, 김봉구의 자존심을 깔아뭉개 버리죠. 조울증 환자에 비유해서 말이지요. 리조트를 시시한 숙박업에 비유하고, 군산복합체를 영화에나 나오는 가상기업쯤으로 격하시키면서, 존마이어의 약을 올릴대로 올리는 심리전은 이재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허세였습니다. 돈이 곧 힘인 세상에서 클럽 M에 대한 사전조사를 다했으면서도 말이죠. 그게 이재하식의 자존심이었죠. 대한민국 왕실은 돈앞에 고개숙이지 않는다는 듯이 말이지요. 
그 다음은 허세가 아니었습니다. 복수였죠. 스스로를 왕이라고 칭하는 존마이어에 대한 복수는 그를 찌질이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었죠. "아 생각나요, 뭔가 쓴 건 기억나요. I am....Tom? 아 맞다, 봉구다, 김봉구. I am 봉구였어. 이제 꼭 기억해 드리겠습니다, 김봉구씨!". 이재하는 김봉구가 썼던 킹을 고의적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흔한 영어이름 Tom을 빗대어 그의 봉구라는 이름을 한낱 흔해빠진 이름으로 전락시킵니다. '넌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흔하디 흔한, 아니 그보다 못한 개새끼 이름같은 봉구에 불과해'라고 조롱해 버린 것이지요(봉구라는 이름을 가지신 분 오해없길;;).
감청을 하고 있던 비서실장 은규태가 놀라 뛰어들어 오는 바람에 독대는 거기서 끝나고 말았지만, 존 마이어와의 독대는 이재하의 완승으로 끝났습니다. 물론 말싸움, 기싸움에서 였습니다만...
은규태 비서실장은 이를 염려했을 것입니다. 감정적으로 대처하면 아무 것도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을 말이지요. 존 마이어의 입에서 안면도는 직접 챙겼다는 말을 듣고 허겁지겁 달려온 데에는 자신이 비밀을 누설했다는, 즉 내부조력자가 있었다는 말이 나올까 초조한 마음도 있었지만, 욱하는 재하의 성정상 선왕을 죽였다는 말을 들은 이재하가 일을 감정적으로 처리할까 염려해서 였기도 했습니다.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으로 일을 처리할 수 없는 곳이 왕실이고, 왕이라는 자리이기에 말입니다.
은규태-은시경, 그들이 선택한 다른 길
"개인적인 복수에만 달려갈 겁니까? 증거이상으로 더 중요한 게 우리에겐 없습니다. 항상 말씀하셨죠? 우리에겐 힘이 없다고...고발하면 저들이 가만 있겠습니까? 저들에게 엄청난 후원금을 받은 기업들, 세계 언론을 움직여 반대여론을 만들 겁니다. 저쪽 돈 우리 왕실도 받았습니다. 물론 모르고 받은 겁니다. 세상에 정의란 건 없습니다. 오로지 힘입니다. 돈".
은규태 비서실장은 진정한 복수가 WOC남북장교 단일팀 참가, 남북결혼이 진정한 우리의 복수라는 말을 덧붙이죠. 그것을 깬 장본인이 이재하라는 말과 함께 말이지요. "WOC와 남북결혼, 이 두가지를 직접 해결하실 자신이 있을 때 저를 다시 찾으십시오. 그전까진 전 오늘 있었던 일,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으로 하겠습니다".
또라이 새끼를 잡아 목을 따든지, 사지를 찢어죽이든지 하라는 명령을 받은 은시경은 재하의 집무실로 오고, 아버지와 재하의 대화를 듣게 되었지요. "클럽 M이 뭐에요?", 아버지를 향해 묻는 은시경의 질문은, 은규태 비서실장이 평생 들었던 말중에 가장 무서운 말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곧 자신의 과오를 힐난하는 말처럼 들렸을테니까요. 자식 앞에 치부가 드러나는 것만큼 은규태에게 무서운 것은 없을 겁니다. 왕실비밀문서 열람등급을 높여버린 것도 아들이 자신의 치부를 보는 것이 두려워서 였죠.
은규태에게 이재하는 감정을 컨트롤 하지 못하는 망나니였습니다. 욱한 성질을 못이겨 일을 그르치고, 국왕으로서 자질이 검증되지 않았죠. 어려서부터 봐왔던 이재하는 왕족으로 태어난 핏줄 하나밖에 내세울 것이 없는 인물이었으니 말이죠. 재하가 김봉구를 가지고 놀아버린 뒷얘기를 더 들었다면, 그에게서 희미한 미소를 볼 수 있었을 지도 모를 일이었지만, 아쉽게도 듣지못하고 뛰어왔던 것이고요.
그에 반해 은시경은 이재하와 장교대회 훈련을 하면서 가장 밑바닥의 모습까지 봤던 인물입니다. 밑바닥에 처했을 때 이재하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말이지요. 누구보다 위기에 강하다고 아버지 은규태를 설득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런 믿음때문이었죠. 강대국 대표들을 향해 개새끼라고 내지를 수 있는, 다리부상에도 60키로미터 행군을 하던 이재하였기 때문에 말이지요.
은규태도 보고를 통해 들었지만, 은시경과는 다른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정치는 감정보다는 이성과 계산에 따라 이해득실을 따지는 속성을 가졌기에 말이죠. 은규태가 경계하는 것은 이재하의 그런 감성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왕이라는 자리는 감성이 때에 따라 인간적인 면모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반대급부적으로 약하고 무능력함으로 비춰질 수 있는, 양날의 칼과도 같은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은규태입니다. 30년간 왕실을 보필하면서 안으로부터 바깥으로부터 깨달았던 그의 노하우일 수도 있습니다. 이재하는 아직 이 노하우가 없습니다. 은규태가 이 때문에 이재하를 미덥지 않게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은시경(조정석)이 이재하의 가장 든든한 오른팔이 될 것같더니만, 역시 그는 진정한 군인정신으로 '충'의 개념이 박힌 인물이었습니다. "전하는 누구보다 강하십니다.현실을 너무 잘알아 상처도 많아 확 나가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허허실실 가면을 쓰고 계세요. 이제는 그걸 벗으십시오. 컴플렉스도 많고 얕보는 사람도 많지만, 전하는 저에겐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왕이십니다". 옛말로 치면 주군으로 모시겠다는 충성맹세의 장면으로 은시경이 발을 모아 예를 취하는 모습이 뭉클하더군요.
은규태, 그는 정말 악인인가?
그런데 은규태의 진심을 두고 많은 혼선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이간질을 한 진짜 악인으로 보이기도 하고, 존마이어의 하수인으로 이재하의 내부의 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재하를 못미더워하는 은규태는 내부의 적이 맞습니다. 하지만 김봉구와는 다른 적의 개념이라 생각되더군요.
한 번의 실수가 씻지못할 치욕의 올가미가 되어 은규태를 옭죄어 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은규태는 존마이어의 편이 아니라는 것이죠. 오히려 이재하와 김항아의 가장 든든한 우군입니다. 왕실의 기밀을 실수로 누설해 선왕부부의 죽음을 도왔다는 죄책감과 뇌물을 수수했다는 평생 한 번의 오점은 은규태의 치명적 약점입니다.
그것을 빌미로 존마이어에게 굴욕을 당하고 있기도 하지만, 김봉구를 바라보는 그의 눈초리는 경멸과 분노 이상의 감정이었습니다. 증오였죠. 김봉구의 전화를 끊어버리는 태도만 봐도 그 증오심이 얼마나 깊은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죠.
이재하와 김항아를 서로 오해하게 한 장본인이 은규태였다는 것, 감정적 말싸움으로 북으로 가라는 말을 뱉고 말게 한 사랑의 훼방꾼이 은규태였던 것은 맞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못마땅해서 청문회 문제를 두고 거짓말을 했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더군요. 김항아에게 자신이 거짓을 말했노라 고백하기도 했고요.
북으로 돌아간 김항아의 유산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여론의 철퇴를 맞을 일로 번지기는 했지만, 비온 뒤의 땅이 더 단단해지는 법이라고, 훗날 새옹지마가 될 문제가 항아의 유산입니다. 키스도 안해본 항아가 첫관계를 가지고, 그것도 상중에 잠자리를 가지고 임신까지 돼버린 것이 무리수 전개이기는 했지만, 갈등을 키우기 위한 설정이었다고는 보여지네요. 
더 큰 이유는 김항아를 여전사로 복귀시켜야 하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고요. 김봉구의 음모에 맞서 남북한이 함께 실체를 밝히는 협력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 특수요원 출신의 김항아는 남자대원들과의 대결에서도 이길만큼 실력있는 요원이니, 요원으로 투입되지 않을까 이런 추측을 해보게 되네요. 임신한 몸으로는 곤란하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죠. 이 과정에서 김항아가 대한민국 국민들로부터 왕비로서의 인정을 받는 계기도 마련되지 않을까 싶고 말이죠. 이건 그냥 추측입니다만.

은규태는 김항아와 이재하의 적일까 아군일까?
자, 그럼 문제의 은규태 비서실장의 진심과 진실, 그리고 유서라는 부분을 정리해야 겠군요. 은규태 비서실장이 저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듭니다. 은규태를 이중적인 지식인의 모습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는 점도 없지않아 있지만, 저는 그가 1%의 실수때문에 고뇌하는 99%의 진심을 믿습니다.
휴가지 안면도를 누설한 것은 고의라기 보다는 실수였지요. 1억5천만원 상당의 그가 좋아하는 비틀즈 오리지널 앨범을 선물받고, 친구라는 호의에 대한 답례로 안면도를 추천했던 것이, 천추의 한으로 남게 됐지요. 왕실의 기밀을 누설한 죄와 더불어 뇌물수수죄까지 씌워졌고요. 그의 인생을 통틀어 최대의 오점일 겁니다. 자의였든 타의였든지...
법을 공부했던 사람으로 은규태는 대한민국에서 정의를 실현하고자 했던 야망과 정의감이 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정의가 통하지 않는 세상이었고, 법보다는 권력이 통했고, 권력은 곧 돈이었습니다. 그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의 단면은 썩고 고인물이었죠. 그에게 왕실은 새로운 희망이 보였던 곳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상징적이라고는 하나, 왕실은 국민들이 최종적으로 의지하게 되는 안식처이자 희망이기도 했으니까요. 물론 드라마속 왕실이 우리가 그리는 정치인, 정치지도자의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가정하에서 말입니다. 
그가 왕의 자격을 그토록 중시하고, 재하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것도 왕실이 대한민국의 마지막 희망지였기 때문입니다. 정치판은 늘 밥그릇 싸움과 당리당략을 일삼고 필요할 때는 동지가 되었다가, 뼈다귀까지 잘근잘근 씹어대는 적이 되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그에반해 왕실은 정치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국왕이라 할지라도, 국민들에 왕실이라는 존재감은 말 한마디에 여론이 달라질 정도로 영향력이 큰 곳이기도 합니다. 천방지축 재하의 입에서 어떤 말이 튀어나올지 전전긍긍하는 비서실장 은규태의 걱정도 이해가 되는 대목이기도 하고요.

은규태는 김항아와 이재하의 적인가? 에 대한 문제는 섣불리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되더군요. 저는 좋은 사람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비록 그의 입으로 김항아와 이재하의 결혼을 반대했다는 말이 나오기는 했지만, 김항아의 비공개질의와 공개청문회를 통해 은규태가 마음을 여는 모습을 보였지요. 처음에 남북한의 결혼을 반대했던 것은 보편적인 국민들의 정서와 같은 맥락이었을 듯하고요.
아이덴티티는 어디입니까? 신랄하고 통렬한 블랙코미디
그는 김항아가 의외로 왕비자질이 있다는 것에 호의를 보였지요. 이재하에게 김항아를 청문회에 세워야 한다고 설득하면서도 "영민하신 분이라 잘하실 겁니다"라며, 신뢰를 보이기도 합니다. 비공개 질의에서 김항아를 본 이후의 변화였습니다.
김항아에게 쏟아진 질문은 그녀가 특수부대 출신이라는 점과 관련, 국왕부부를 암살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접근한 일이 아니었느냐는 것이었죠. 김항아의 대답에 뻘쭘해진 사람들은 여야 의원들이었지요. "남조선이든 공화국이든 기사를 다 믿으시면 안됩니다. 공화국에서 맨날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남조선은 온동네가 사창가에 거지굴이다. 아니지요? 마찬가지입니다". 김항아의 재치있는 대답을 들으면서 은규태가 짧은 순간 흐뭇해 하는, 혹은 대견해 하는 미소를 짓더군요.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생방송 청문회, 누구보다 두렵고 떨릴 김항아였지만 그녀는 당당했습니다. 재하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이 진정이고, 항아를 사랑하는 재하가 뒤에서 지켜주고 있다는 믿음때문이었습니다. 그런 김항아에게 수고했다는 말은 은규태의 진심어린 응원이었습니다.

청문회에서 나온 질문들은 항아가 감당하기에도 힘겨운, 원색적인 질문들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본질문 대답에서부터 여야의원들은 말꼬리를 잡기에 혈안이 되었지요. '인민'이라는 단어때문이었죠. 아직 정식으로 국적을 받지 않았다는 항아의 답변이 있었고, 이후 질문은 항아와 관련없는 정치적인 문제들이었지요. 다른 질문들은 패스를 하고 제가 실소를 지었던 질문이 나오더군요.
지난 글에도 쓴 적이 있지만, 이 드라마가 심도싶은 자아성찰, 자아비판의 블랙코미디라는 점을 명확히 한 질문이었습니다. "지금 현재 김항아님의 아이덴티티는 어디입니까? 북한입니까, 아니면 남한입니까?", 항아의 대답은 항아가 북으로 돌아간 후 재하가 혼자 청문회를 보는 모습을 통해 들을 수 있었지요. "아이덴티티요? 저의 정체성을 물어보셨지요? 저는 그냥 그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제가 그 사람을 더 좋아하는 것은 아닌가 해서 손해보는 것도 같지만, 저는 한 사내를 마음 속 깊이 둔 한 여성일 뿐입니다".
여기에 숨겨둔 블랙코미디는 아이덴티티라는 단어에 있습니다. 북한여자에게 영어로 물어보는 의원, 영어는 알아들었을까 하는 무시심리가 깔려있었죠. 우리사회는 어떻습니까? 영어로 역사를 가르치자는 망발까지 나온 나라입니다. 그것도 높으신 지도층 인사의 입에서 말이지요. 영어 사대주의에 사로잡힌 곳이 어디입니까? 우리의 아이덴티티는 미국입니까? 한국입니까?를 신랄하게 지적한 것이었어요. 부끄러운 자화상 아닙니까? 이 드라마가 그래서 저는 참 좋습니다. 수준있는 드라마이고요.
은규태는 비공개질의에서 여야의원들끼리 말싸움질을 하는 것을 못마땅한 듯 고개를 돌리는 장면으로, 그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기도 했지요. 여야의원들의 인민재판식의 질문에 한심하다는 듯 인상을 쓰며 고개를 돌리는 장면은, 왜 왕의 자질을 강조하며 이재하를 몰아부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였습니다. 은규태에게도 정치인들, 정치판은 고개를 돌리게 만드는 곳이었죠. 왜 강한 왕이 되라고 채찍질을 하는지, 그의 본심이 드러난 장면이기도 합니다. 은규태는 이재하의 적이 아니라, 잠룡을 용으로 만들고 있는 충신(?)인 셈이죠. 스스로 가혹하고 혹독한 스승되기를 자처한...
은규태의 유서, 그의 진심을 보여준 한 단어
은규태는 선왕부부의 서거소식을 듣고, 그것이 클럽M의 짓이었고, 자신이 비밀을 누설했던 것이 결정적이었음을 알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가 출근을 하지 않고 홀로 서재에서 생각을 정리하는 장면이 나왔을 때, 직감적으로 느껴지더군요. 그가 죽음 혹은 사의를 표할 것이라는...
재하가 제대로 된 왕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을때, 은규태는 왕실을 위해 할 마지막 일이 재하를 진짜 왕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숙명처럼 받아들였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10회에서는 중요한 복선이 깔린 장면이 나왔지요. "선왕전하 서거에 관한 증언서"를 타이핑하는 모습입니다. 이재하가 선왕부부를 암살한 범인이 클럽M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의 행동이었죠.
저는 그것이 미리 남겨두는 유서라고 보여지더군요. 이재하는 다듬을 구석이 더 있지만, 분명 왕의 자질을 갖추고 있음이 은규태의 눈으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곧 잠룡에서 용이 될 것이라는 것을 말이죠. 이재하는 두 가지의 문제를 해결할 자신을 갖출 것이고, 은규태를 분명 찾아갈 것입니다. 그 때를 대비한 유서가 선왕전하 부부서거 증언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스스로 증인이 되어 선왕부부의 암살사건의 진실을 수면위에 터뜨릴 각오를 하고 있었던 것이고요. 그리고 그가 얼마나 인간적인 고뇌를 하고 있는지 한 단어를 통해 보여줍니다. 아들 은시경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가장 큰 부담일 것이라는 것이 짐작되기도 했습니다. 
"......왕실 기부를 위하여 100만 파운드 상당의 희귀레코드를 받고 그쪽의 마음을 지레짐작 한국의 휴가지를 추천해 주었으나, 그곳이 우연히"까지 치다 은규태는 떨리는 두 손을 움켜잡지요. '우연히'라는 단어에서 걸렸던 것이었죠. 은규태의 진심을 알 수 있었던 대목이 "우연히"를 지우는 장면에서 였습니다. 사실과 진심 사이에서 그는 고뇌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우연히라는 단어를 지우는 중 김봉구의 전화를 받으면서 유서는 마치지 못하고 말았지요.
'우연히'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사실 또한 아니지요. 선왕부부의 휴가지에서 암살이 벌어질 것이라고 은규태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었죠. 그러나 1억5천만원 상당의 비틀즈 앨범을 받고, 실수로 가르쳐 주었고 실질적으로 암살에 도움을 주었기에 '우연히'가 아닌 것이었지요.
한 단어에서조차 그는 자신의 실수를 핑계삼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변명하려고 하지도 않았고요. 우연히라는 단어를 지운 것은 그 때문이었지요. 충분히 앞뒤 정황상 우연히라는 단어를 쓸 수도 있었음에도, 그는 지웠습니다. 그게 그의 진심이었습니다. 1%의 실수를 책임지고자 하는 99%의 진심말이지요.  
항아의 유산을 계기로 이재하는 사면초가에 빠졌습니다. 강한 시련을 이겨낼수록 더 강하고 단단해진다지만, 이재하가 이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 지, 김항아와 김봉구는 재하가 왕의 자질을 입증하는 최고의 난코스 시험이 될 듯합니다. 그리고 드라마가 끝날즈음 우리가 바라는 희망적인 지도자, 대한민국과 그의 여인을 사랑하는 두 개의 심장을 가진 왕이 탄생하는 것을 보게 되겠지요.
은규태를 보면서 드라마 제목의 의미를 함께 연관지어 봤는데요, 왕과 두개의 심장이라는 말이 그제서야 와닿더군요. 은규태의 진심은 이재하를 두 개의 심장을 가진 왕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김항아를 한 여인으로서 사랑하는 뜨거운 감정을 가진 인간 이재하의 심장과 대한민국 왕으로서의 강한 심장을 가진 왕 이재하를 만들기 위한 진심.... 이재하가 잠룡의 여린 비늘을 벗고, 강한 용의 비늘을 갖추기를 바라는 은규태의 진심을 믿고 지켜보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20
  1. 꽃님이 2012.04.21 10:55 address edit & del reply

    투 하츠..가 무슨 뜻일까 생각해 왔는데..이 글을 읽고 보니 좀 알 듯 하네요..
    왕의 심장과 사랑하는 여인을 위한 심장.
    이재하국왕께서 꼭 가슴에 담게 되시길 바랍니다.
    좋은 글 잘 읽었어요^^

  2. 개밥바라기 2012.04.21 11:24 address edit & del reply

    이 작품 의 의도와 (의미와) , 사용단어 들과 , 극의 전개와 ,
    너 무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 데,
    님의 감상문을 읽으며, 크게 감동 받았네요.

  3. 두개의심장 2012.04.21 11:27 address edit & del reply

    누리님 마음이 울컥하는게 눈물이핑돕니다.
    처음에는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채널을 적도에남자로 돌려버렸답니다.
    이제야 스토리가 그렇게 전개될수밖에 없었는가가 이해가갑니다.
    편집이조금은 실망스러웠던건 사실이지만요.
    정말 정신줄 놓게 만듭니다. 때론통쾌하게 때론 마음아프게
    1사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정도록 ...
    현실적인 애기가 공감이가고 작고힘없는 우리나라가 마음아프기도합니다
    잘보고 추천하고 갑니다.

    • 지나가다 2012.04.21 15:24 address edit & del

      '에'와 '의'도 구분 못합니까?

  4. 나라 2012.04.21 11:30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멋진 글입니다.
    저는 왜 이런 글을 못 쓰는지...생각이 아주 많은 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 읽고 갑니다.

  5. zhzh 2012.04.21 12:04 address edit & del reply

    잘 읽고 갑니다..
    암튼 엠비씨는 파업 중에도 연달아 대박 이네요..
    드라마가 드라마일뿐.. 했는데..
    요즘은 넘 잼나게 보고 있으니..
    ㅋㅋ.. 암튼 이승기 홧팅..

  6. gkgk 2012.04.21 12:35 address edit & del reply

    잘 읽었습니다
    완전 공감가는 글입니다 ^^

  7. 정혀니 2012.04.21 12:50 address edit & del reply

    멋진 글 잘 보고 갑니다.
    감동받았습니다.
    *^^*

  8. 찌니 2012.04.21 13:25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공감가는 글입니다. 가볍게만 봤던 드라만데 이런 숨은 뜻이 있다는 걸 이 글을 읽고 깨달았습니다. 계속 끝까지 본방사수하겠습니다.

  9. 정말 재미있게 2012.04.21 14:20 address edit & del reply

    봤습니다
    항아역을 누가 이렇게 완벽하게 할수있을지
    하지원씨 정말 멋 있습니다
    승기씨도 !!!!

  10. mento 2012.04.21 14:49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글 잘 보고갑니다. 글을 너무 잘 쓰시네요.^^
    더킹이 '이해하기가 좀 어렵다'는 이유라지만 어쨌든 시청률이 조금 떨어져 버렸지만,
    참... 명품 드라마라는 생각을 하며 본방사수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현실과 위치를 보여주고자 함도 느껴진달까요.
    끝맺음까지도 실망없기를 기대하며.. 여러모로 공감하고 갑니다.^^

  11. 킹투하츠 2012.04.21 15:25 address edit & del reply

    은규태를 보면서 세상에서 가장 나쁜 악인이라고 치부해버렸는데..
    님의 리뷰를 보니 저의 생각이 옳은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드네요.
    그리고 항아의 유산문제도 저로써는 이해가 안갔지만..
    드라마의 나아갈 방향상 어쩔수없는 선택이라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원한건 북조선여성 김항아가 아닌 전사 김항아였나 봅니다.
    북조선여성 항아도 충분히 매력적인데..
    앞으로 '더킹'이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유산'이라는 사실이 아이러니 하네요.
    다음주부터는 전사 김항아를 볼수있겠죠? ^^

  12. 푸른별 2012.04.21 16:23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리뷰는 언제 읽어도 정말 감동입니다!
    한줄 한줄 아까울 정도로 눈에,머리에 익히고 읽었어요.
    시청률과 관계없이 제 심장을 후벼파는 드라마~
    은규태실장이 재하를 멀리하는건지 강하게 키우려는건지 궁금한 대목이었는데
    누리님 글을 읽으며 조금은 이해가 되는군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투명한 안개 속을 걸어가는 더킹!
    그래서 더 빠져들고 있습니다.
    이곳은 비가 많이 내려서 벗꽃이 떨어지는 모습이 아쉬워요..
    초록누리님 계신 곳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겨우내 묵은 먼지 날리시고 따뜻하고 행복한 봄내음 함께하는 주말 보내시길!!^^

  13. 사람을 인도할때.. 2012.04.21 19:12 address edit & del reply

    지긋이 방향만 가르키기만하는게 좋은 사람이 있고,
    반대를 가르키거나 넌 못해 포기해라고해서 오기로 하도록하는 방법이 있다지요..
    은규태가 후자의 방법을 이재하에게 쓰는거라 믿으면서도
    이순재옹 연기에 욕좀 하며 봤죠..ㅎ
    언넝 본연의 임무로 돌아와 M과 대결하길......^^

  14. 더공 2012.04.21 21: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다음주까지 기다려야 볼 수 있다는 아쉬움이..
    그냥 한번에 다 몰아서 방송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했습니다. ^^

  15. 더킹좋앟 2012.04.21 21:54 address edit & del reply

    은규태가 우연히를 지우는건 전혀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는데 글쓰시는 분들은 정말 눈썰미가 좋으신것 같아요^^

  16. 겨울이 2012.04.22 02:40 address edit & del reply

    언제나 예리하신 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 저도 이번회 보면서 은규태 비서실장님이 이재하가 완전 바닥에서부터 시작하게 하려고 저랬나.. 싶더군요. 물론 선왕의 죽음은 빼구요. WOC(?)나 김항아와의 결혼.. 둘다 지금까지는 선왕이 추진해서 진도가 나갔던 일들이었으니 그 선왕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본인 힘으로도 그런 일들을 이루어 낼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자 하는 깊은 뜻이 담겨있는 것 같아요. 근데 더킹 영어제목이 The king to hearts가 아니라 two hearts였군요.. ㅋㅋ 전 영어제목은 안보고 그냥 그저 그런 로코겠거니 하고 첫회만보고 한참 안보다 7회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고 특별한 드라마인것 같아요 ㅎㅎ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

  17. 지나가던 이 2012.04.22 07:15 address edit & del reply

    저하고 비슷하게 생각하시네요
    처음엔 은실장이 악역인줄 알았는데 그냥 꽉 막힌 노인네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꽉 막힘도 재하에겐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느정도 현실이라는게 은실장이 말하는거하고 틀리지는 않으니까요
    은실장이 말하는 현실도 배우고 그에 대처하는 방법도 갈고 닦고
    그러면 재하는 누구보다 강한 왕이될겁니다

  18. 고랭이 2012.04.26 00:28 address edit & del reply

    뭔가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았던 것들이 정리된 느낌이에요^^
    더킹이라는 드라마가 어떻게 나아가게 될지 어떤마음으로 지켜보아야 될지 알 수 있었어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19. 셔 진 2012.08.21 16:26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기사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2012.04.16 07:05




더킹 투하츠는 볼수록 물건입니다. 이 드라마를 입헌군주제라는 가정하에 하지원, 이승기라는 톱스타의 이름을 건 가상 멜로드라마라고만 평가하기에는, 그 속에 깔려있는 날카로운 독설이 심상치 않습니다. 마치 자아성찰, 자기비판의 드라마같아서 화끈거리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합니다.
남북한의 다른 이데올로기를 통해, 계급, 자본, 이율배반적인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시도는 드라마보다는 영화에서 익숙한 구도였습니다. 드라마에서 이런 시도를 했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고 실험일 수 있습니다.
국왕부부의 죽음으로 졸지에 원치않은 왕위를 계승하게 된 이재하, 철딱서니 없는 망나니에게 국정을 맡기려다 보니 주위의 시선은 불안스럽기만 합니다. 그동안 봐왔던 이재하라는 캐릭터가 신뢰를 얻지못했음도 이유가 되었지만, 왕과 왕제의 다른 책임감을 그가 수행할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가 컸겠지요. 아이큐 187이라는 수치적인 우월함은 이재하가 왕의 자격을 갖출 수 있는 가능성에 보탬이 될 뿐이지, 아이큐 187이기에 왕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왕의 자격이 있음을 증명해 가는 과정이 이재하가 앞으로 풀어야 할 몫이겠지요.
사랑하는 형의 죽음을 보고서도 울 수 없는 동생, 왕이라는 자리는 눈물 한줄기를 흘리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산적해 있는 서류들과 각국의 조문사절단을 맞이하는 것만으로도 숨쉴 틈도 없는 이재하였습니다. 왕족으로 약물중독 교통사로 수치스럽게 죽느니 추락사를 택해 절벽으로 뛰어내렸던 이재신(이윤지), 아들보다는 왕의 죽음이었기에 의연하게 눈물을 참아야 했던 대비 방영선(윤여정), 그들은 그렇게 왕족으로서의 품위와 체통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서로가 말을 하지 않아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 부둥켜 울지도 못하고, 홀로 오열하는 세 사람의 모습은 비통함을 더해줬지요. 오빠의 사진을 보며 오열하는 이재신, 자동차에서 아들 재강의 이름을 부르며 우는 어머니, 항아에게 기대 우는 재하의 눈물은 슬픔의 절정을 찍는 장면이었습니다.
형의 죽음 앞에서 마음놓고 울지도 못하는 재하를 위해 "오빠"라는 닭살애교를 보이기도 하고 보핍보핍 댄스로 재하를 위로해 준 하지원의 극강애교 댄스는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하지원이라는 배우는 드라마의 보석입니다. 나이가 무색한 하지원의 귀여운 표정은 신이 내린 선물처럼 상큼하기 그지없었으니까요. 전천후 연기자 하지원, 흥행보증수표라는 말은 그냥 나오는 말이 아님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하지원을 보면 캐릭터와의 혼연일치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르니 말이죠. 왜 하지원인가? 역시 명불허전입니다.
여기에 원숙함까지 더해지고 있는 이승기의 물오른 연기는 이재하라는 캐릭터의 성숙만큼이나 멋져지고 있어서, 드라마의 깊이도 더해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형의 마지막 통화를 생각하며 항아에게 기대어 울음을 터뜨리고 만 재하, 까불대던 왕제 이재하와 스스로도 이별을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뒤의 장면은 보기 불편하더군요. 뒷날 좋지않은 기사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잠잠해서 제가 보수적이고 편협한 사고를 가지고 있었나, 지금까지도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네요. 상 중에 상주가 잠자리를 했다는 것이 영 깨림칙해서 베드신을 위한 제작진의 무리수라고 보였거든요. 상중에 잠자리를 하는 것은 부부지간에도 당연히 금기하는 것인데, 하물며 왕실에서 그것도 아직 정식 혼례를 치르지 않은 재하와 항아의 동침은, 혼전동침때문이 아니라 상중이었다는 것에 눈살이 찌푸려지더군요;;.
은규태의 지적에 김항아가 본인이 원했다고 재하를 두둔하기도 했지만, 남들이 알까 무서운 치부였습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임신이라도 했다면, "무슨 저런 호로 삐리리 자식들이 있느냐"고 비난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그게 일반적인 우리네 정서니까요. 솔직히 말하면 좋은 작품이라 리뷰를 멈추고 싶지 않았는데, 이부분에서 걸려서 혼자 씩씩 거리다가 글을 정리하기가 힘들어 여태 7,8회 리뷰글 올리기를 머뭇거리고 있었네요;;

서두에 이 드라마는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날카로은 독설이 있다고 썼는데,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 장면이 김항아와 이재신의 신이었습니다. 하반신마비로 옷에 실수를 한 재신, 대비는 출타중이었고 근위대 은시경이 있었기에, 재신은 더더구나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지요.
여자로서 배변을 가리지 못한 수치심이 얼마나 컸을지 공감가는 장면이었습니다. 하반신 마비연기를 실감나게 보여준 이윤지의 연기는 소름끼칠 정도였습니다. 막 수술을 했는데도 복대를 하지 않은 연출상의 문제는 있었지만 말이죠.
등짝을 때려가며 재신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한 항아의 "똥"발언은 목욕신을 감동으로 만든 대사였지요. "누구나 쌉니다. 국왕전하도 싸고 장동건이도 쌉니다. 나도 오기 전에 한덩어리 싸고 왔습니다".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 장면은 김항아가 재신을 목욕시키고 로션을 발라주는 장면에서 였어요. 제가 제작진에게 감탄하는 소품이 화장품이었는데요, 세계장교대회 훈련을 가서도 화장품은 재하와 항아라는 캐릭터의 이념적, 문화적, 편의상 자본으로 뭉뚱그려 말할 수 있는 계급의 차이를 보여주는 소품으로 등장했었지요. 화이트닝 라인, 에센스 라인 등으로 고급취향의 화장품을 늘어놓으며 우쭐거리는 재하를 항아가 신기해 하기도 했지요.
재신을 목욕시키고 바디로션을 발라주면서 발에는 풋로션을 바르라는 재신의 대사가 있었는데, 항아는 문화적 생경함에 이런 말을 하지요. 대충 요약하면 "뭔놈의 화장품을 눈 따로 몸 따로 발따로 그리 복잡하게 바릅니까? 대한민국은 아주 돈을 몸에 쳐 바르는구만요. 기왕 바를 꺼 눈깔도 따로 바르고 혓바닥도 따로 바르지요", 기가막힌 패러독스에 무릎을 쳤던 대사였습니다.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 장면이기도 했고요.
이 장면을 시크릿 가든의 길라임과 0.001% VVIP 상류층의 구도에서 봤다면, 시청자는 있는 놈들 돈지랄을 떤다고 그들의 문화 혹은 생활의 단면을 고운 시선으로 보게 하지 않았을 겁니다. 평범한 다수의 시청자에게 상위 몇 %의 생활패턴은 있는자의 거드름으로 보이기 십상이었을 테니까요.
그런데 더킹 투하츠에서 라인별로 늘어놓은 재하의 화장품과 재신의 화장품은 착시현상을 일으키게 합니다. 상대가 못사는 북한 여자였기 때문이지요. 이런 심리죠. "후진국이니 이런 것을 알리가 있나, 우리 수준은 이만큼이라고". 마치 나도 재신처럼 부위별로 다른 화장품을 사용하고, 재하처럼 라인별로 기능성 화장품을 구분해서 사용하고 있는 듯한 착시현상이죠. 똑같은 상황인데도 길라임과 김항아를 보면서 느껴지는 차이가 확연하지요.
길라임은 나였지만 김항아는 타인입니다. 자본과 계급의 속성을 우리끼리의 이야기로 봤을 때는 내가 약자였는데, 김항아라는 인물을 통해서는 내가 강자도 아니면서 강자가 되는 우쭐한 심리, 이율배반적이고 이중적인 심리를 적나라하게 까집고 있는 것이지요. 블랙코미디죠.
또 하나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불편한 자화상과 마주합니다. 예단으로 재하측에서 보낸 냉장고 100대와 항아가 가져온 인삼이 그것이죠. 냉장고 100대와 북한의 인삼(추정하기로 개성인삼인듯)을 가격으로 치면 냉장고 100대 값이 월등히 높았겠죠. 돈도 없을텐데 이런 것을 보냈느냐며 항아의 자존심을 상하게도 했지만, 개성인삼은 인삼 중의 최고로 치는 상품입니다. 흔히 고려인삼이라고 하는데, 이 고려인삼이라는 말은 고려의 무역 주거래품이었던 개성인삼이었음을 상기해 보면, 냉장고와 비교해 평가절하되어서는 안되는 예단입니다.
부잣집 아들집에서 돈으로 바리바리 보낸 이바지와 가난한 집 딸의 어머니가 정성스레 손수 준비한 이바지 음식이 비교당할 때, 시청자들은 돈과 정성의 배반적인 모습을 느끼며, 가난한 여주인공의 감정에 이입되기도 하지요.
그런데 더킹 투하츠에서는 북한여자라는 이유로 묘한 경제적 우월감을 느끼게도 합니다. 웃기죠. 단지 대상이 북한여자일 뿐인데 길라임으로 대변되는 서민층이었던 우리네 정서가, 타인으로 들어온 북한여자 김항아를 통해서는 우월감으로 느끼고, 심지어는 자부심으로 까지 확대하는 우리들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이 말이죠.
이율배반적인 우리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니 혹자는 드라마를 보기가 불편하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통일을 바란다고 하지만, 막상 통일이 되면 감수해야 할 불편함들, 상대적으로 우월하고 많이 가진 우리에게 후진문화가 섞여드는 것을 불편해 하는 심리와도 궤를 같이 합니다. 상류층 가진자들이 나눠야 한다고 외치면서도, 내가 조금이라도 더 가진자 상류문화를 알고 있는 층에 뭉뚱그려 편승하면, 다른 시선으로 그들과 선을 긋는 이중성, 이 드라마에 흐르는 적나라한 패러독스입니다.

천방지축 안하무인 이재하는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재하라는 캐릭터의 자기성찰, 자아성숙은 우리들이 함께 성숙해야 할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타인에 대해 깨야할 편견과 아집, 그 다름을 대하는 성숙하지 못한 사고는 우리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블랙코미디라는 장르를 통해 전하는 패러독스, 이 드라마가 가진 깊이는 여기에 있습니다. 자아성숙의 대상이 이재하가 아닌 '나'에게로 향하고 있는 것이기에 말이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3
  1. 2012.04.16 07:2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리퀸 2012.04.26 19:33 address edit & del reply

    침대에서 휴지 잡으려고하는 모습이 참 눈물 글썽이더라구요ㅜㅜ 복대 안한건 이재신이 자존심 강한 공주 역이여서 그런 거 같기도해요~ 싸는게 더 챙피할꺼같지만요ㅋ

  3. 2012.08.01 01:34 address edit & del reply

    나 정말 너의 블로그를 즐기고있다

2012.04.12 10:24




더킹 투하츠가 첫방이후 시청률이 하락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배우들의 열연, 좋은 시나리오, 짜임새있는 연출까지 삼박자를 두루 갖추고도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를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는 글들이 많은데요, 특히 과도한 도너츠 광고와 마술쇼, 북한과의 관계를 지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같은 의견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승기가 연기하는 이재하의 캐릭터에 문제가 있음도 지적하고 싶군요.
이재하라는 인물은 안하무인 재수없는 왕싸가지 왕제입니다. 지극히 이기적이고 감정적인데다, 특권층의 우월의식까지 있죠. 그 언행을 보면 대한민국 왕실에서 저런 개차반이 어떻게 나왔을까 유전자 검사라도 해보고 싶습니다. 왕실교육은 물론 가정교육도 제대로 받지않은 행동들을 보면, 하루 아침에 졸부가 되어 상류층에 편입된 근본없이 막자란 인물같아 보이죠. 
그렇다고 아예 개념이 없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폭탄이 설치된 일로 세계장교대회 군축회의 실무자로 미국과 중국에서 개입했을 때는, 개념지랄로 통쾌한 한 방을 먹이기도 해서 한순간에 호감으로 급선회되기도 했죠. 그런데 딱 거기까지입니다. 그 후에는 무용담을 자랑질하는 촐싹맞은 이재하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캐릭터의 널뛰기가 이재하라는 인물만큼 진폭이 크게 움직이는 경우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6회까지 진행되었으면 대개의 경우 소위 '앓이'현상이 나와야 하죠. 그런데 이 왕싸가지는 언제 손바닥을 뒤집을 지 모르는 천방지축이라 쉽게 믿지를 못하게 합니다. 항아에 대한 마음까지도 말이지요. 드라마 진행상 재하라는 캐릭터가 시청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단계여야 하는데, 여전히 이재하는 작가의 손에서 들었다 놔지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미친듯이 연기에 몰입해 있는 이승기의 연기력이 아까울 정도에요. 변덕이 죽끓듯하고 깐족대기 잘하고, 럭비공처럼 튀어나오는 돌발막말과 행동을 이승기는 능청스럽게 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승기의 연기는 좋은데, 이재하가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하도 변덕이 심하다 보니 이재하라는 캐릭터가 시청자에게 신뢰를 얻는데 실패했다는 뜻입니다. 멋지면 뭐해, 또 '장난이었어, 진심이 아니야' 이럴 건데 싶어서 말이죠.
문제는 작가가 이재하라는 인물을 너무 가지고 논다는 것입니다. 이재하라는 캐릭터가 시청자의 감정을 가지고 놀아야(?) 하는데, 작가가 이재하 캐릭터 놀이에 심취해 있다보니 생기는 역효과인 셈입니다. 이재하 캐릭터 놀이는 4회정도에서 끝났어야 했어요.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항아를 가지고 노는 모습이 이제는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캐릭터의 가벼움은 말할 나위도 없이 실망이고 말이지요. 솔직히 항아가 내 딸이라면, 지금으로서는 왕제 아니라 황제라 해도 시집보내기 싫습니다;;.
왜 이렇게 이재하라는 인물을 신뢰하지 못하게 되었는가? 이재하 캐릭터에 대한 반감이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주고, 반복되는 반전에 허탈감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 시청률과도 무관하지는 않은 듯합니다. 시청률은 여심잡기라고 한다지요. 이승기의 연기는 좋은데, 이재하라는 캐릭터는 너무 장난스럽습니다. 캐릭터의 무게와 가벼움이 극과 극으로 돌변해서 심하게 말하면 또라이같아 보이기도 하고요.

시청자는 이재하를 보면서 크게 세번을 실망했습니다. 물론 자잘하게 항아를 가지고 장난치는 것까지 일일이 거론하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말이죠. 우선 북한 장교훈련소 체육관에 폭탄이 설치된 일로 항아의 속옷가방을 들고 나와버리면서, "이 오지랖만 넓은 개새끼들아"라며 시원한 한방을 날렸었죠. "코리아 장교들이 훈련하는 곳을 미국과 중국이 검사해도 되겠습니까?" 라고 정중하게 고쳐묻자, "아니, 싫어, 나가", 세마디의 말로 미국과 중국측 군축회의 실무자를 제압하기도 했지요. 남북한 장교들은 물론 책임자들까지 감동의 도가니에 빠지게 했죠. 은시경이 무한 감복해 하는 표정을 잊을 수가 없네요.
그런데 다음날 이재하는 똘끼충만한 어린애로 돌아와 버렸죠. UN과 한 판 뜬 활약상을 들었냐고 낯간지러운 자랑질을 하느라 바빴죠. 여기까지는 귀엽게 봐주고 넘어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리강석이 소녀시대 티파니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는 심한 장난을 쳤죠. 남북한 위원들끼리 총을 겨누고, 누구 하나 잘못 방아쇠를 당기면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일촉즉발 위험한 상황을 만들어 버린 것이지요. 서로의 차이를 무시했던 것 미안하다고 생각이 짧았다고 사과는 했지만, 공개재판이니 아오지 탄광이니, 개념 물말아 먹은 오지랖 진상을 떨었던 인물이 이재하였어요. 
남북한이 서로 총기를 겨눈 사건을 UN이 알게 되었고, 이를 문제삼아 세계장교대회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통보를 받은 국왕 이재강은 북한으로 와 극단의 조치를 취했지요. 신뢰테스트 훈련이었지만, 남한의 건물이 파괴되고 남북한이 전쟁의 위험이 있다는 상황을 조작한 것이죠. "명색이 남한 왕제가 전쟁와중에 총 한 번 못쏴보고 포로가 돼라는 것이냐"고 항아가 국경으로 안전하게 데려다 주겠다는 제의를 완강하게 거절했던 이재하, 우리나라 땅덩어리랑 내 목숨을 바꾸는 짓은 죽어도 못한다는 개념 왕제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결국 항아에게 방아쇠를 당겨버려 신뢰테스트 작전은 실패하고 말았지만 말이죠.
세계장교대회 불참을 선언한 왕에게 재하는 혼자 60KM 8시간 행군을 하겠다고,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이재하가 정말 사람됐다 싶었죠. 큰 일을 겪더니 크게 깨우쳤구나 하는 의젓함으로 다가오기도 했고 말이지요.
그런데 작가는 또 장난질을 시작했죠. 이재하가 최종 훈련 60KM 행군을 일종의 보이기 위한 쇼였음을 밝힌 것이죠. 힘들게 뛰는 척하면 형이 불참선언을 취소할 거라고 잔머리를 쓴 것이었어요. 정말 실망스럽더군요. 철딱서니없는 잔머리의 대가에게 애정이 싹 달아나버린 순간이었죠. 물론 반전은 있었어요. 다리에 상처까지 입은 몸으로 항아와 함께 60KM 행군은 성공했고, 진짜 어른이 되었구나 싶어서 다시 이재하에게 마음을 열게 만들었지요.
이재하는 서울로 돌아왔고, 존 마이어(윤제문)가 이재하와 항아가 어깨동무를 하고 들어오는 모습을 외신에 제보해 두 사람의 결혼설을 뿌리면서, 폭동이 일어날 태세로 왕실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는 상황이 벌어졌지요. 모든 것을 사실대로 밝히겠다는 왕의 공식입장발표를 앞두고 선수를 친 것은 뜻밖에 이재하였지요. "내가 김항아씨를 사랑했습니다".
일사천리로 항아와 재하의 상견례가 추진되었지만, 항아가 재하를 만나고 싶지않다고 통보를 해와 이재하는 자존심이 구겨지고 맙니다. 은시경의 전화 한 통화에 냉큼 달려오는 항아를 보면서 뚜껑이 열릴 판이었고 말이죠. 질투가 사랑때문이라는 것을 알 법도 하건만, 이재하는 시청자와 항아의 마음을 가지고 또 장난질을 합니다. 물론 이재하가 아니라 엄밀하게 말하면 작가가 말이죠.
그 나이에 한 번도 데이트도 못해 본 항아를 위해 좋은 추억으로 남겨주고 싶었대나 어쨌대나, 암튼 로맨틱 연애의 기술이란 기술을 다 동원했던 이재하였지요. 휴대폰에 저장된 항아의 사진을 시작으로 도너츠를 한가득 쌓아두고 화려한 프로포즈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를 다했지요. 물론 야무지게 거절을 당해서, 더 야무지게 뻥 차주겠다는 복수심으로 세밀한 작전에 돌입하는 이재하였지요.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에 키스할까말까, 늦은 밤 잠 못이루고 고민하는 모습까지, 철저히 계산된 연극으로 항아의 마음흔들기는 성공했지만, 재하는 항아의 마음이 진심이었음을, 아니 자신의 마음이 진심임을 알고 맙니다. 뛰어나오는 항아가 안기는 순간, 상기된 이승기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전 그때 "아, 드디어 재하가 자신의 마음이 진심이었음을 알았구나"싶었거든요. 첫회 "동지라고 하지 말랬지"라고 서늘하게 쏘아보던 이승기의 놀라운 연기에 이어, 두 번째 충격을 받았던 장면이었어요. 이승기의 표정은 재하의 뒤죽박죽이었던 감정선을 일시에 정리해 준 표정이었거든요. '이승기, 정말 연기 좋다'는 말을 얼마나 해댔는지 모릅니다.
그런데.....또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어이가 없어서 황당하더군요. 작가가 또 이재하 캐릭터 놀이로 분위기를 급다운시킨 것이에요. 정말 모니터를 확 부수고 싶더랍니다. 약혼하겠다는 항아의 말에 기겁하는 재하, 그동안 했던 것들이 다 연극이었다고, 김항아씨가 평생 연애도 한 번 못해봤다기에 멋진 추억을 선물로 주고 끝내려고 했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고는 한 대 , 아니 몇 대 쥐어패주고 싶게 밉더라고요. "순진한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다 연극이야, 그니까 누가 속으래? 연애 한 번 못해 본 것 티내? 쉬워갖고...". 물론 순진한 항아에게 상처주는 것이 잔인하지 않을까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이재하 캐릭터에 농락당한 기분까지 들더군요.
항아가 파혼하고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에 뒤풀이를 제안하는 재하, 그리고 뜨거운 키스신으로 두 사람의 애정전선이 확고해지기는 했지만, 이어진 예고편은 또다시 이재하 캐릭터를 가벼운 막말을 던지는 촐싹깐족남으로 만들더군요. 북한을 무시하는 발언으로 항아가 짐싸서 가버리는 것을 보면 말이죠.
이렇게 이재하라는 인물은 작가의 손에서 매회 항아의 뒤통수를 쳤고, 그런 이재하에게 시청자는 허탈감과 배신감 비슷한 감정이 반복해서 느끼고 있습니다. 밀당도 아니고 캐릭터의 진정성이 진심과 가벼움으로 뒤집기가 반복되다 보니, 마치 시청자의 감정이 농락당한 것같아 뒷맛이 개운치가 않네요. 물론 드러내지 않은 이재하의 감정선의 변화를 읽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모든 시청자들이 재하의 숨은 감정선까지 이해하고 보는지는 의문입니다.
입국거절을 당한 존 마이어(윤제문)가 진짜 마술을 보여주겠다는 말로 큰 일이 터질 것같은데, 국왕 이재강과 왕비의 신변에 위협이 생길 듯하더군요. 물론 이를 북한의 소행이라고 오해를 사게 해 항아와 재하의 관계도 먹구름이 낄 것같고 말이죠. 재하와 항아의 애정전선에 제3자가 변수가 된다는 것은 오히려 좋은 설정입니다. 재하와 항아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위기를 헤쳐나가는 것이 재하의 막말 변덕 퍼레이드보다는 나을 듯하니 말이죠. 
가뜩이나 무거운 주제들로 복잡하게 꼬여가는데, 주인공 재하마저 캐릭터가 완성되지 못하고 찌질이 왕족에 머물러 있는 상황을 오래끌면 끌수록 역효과라는 생각이 드네요. 하루빨리 이재하의 가벼운 깐족캐릭터에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입니다. 
도너츠 가루 입에 쳐바르고 농담따먹기 하는 서른 넘은 왕제, 특히 빨리 버려야 할 가벼움입니다. 어쩔 수 없는 광고협찬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냥 소품으로만 등장시키시라요. 제발!!! 이젠 이재하라는 캐릭터가 철도 좀 들어야 할 때 아니겠습니까? 감정을 가지고 말장난하는 것도 탈피했으면 싶고요.
분단과 이념을 뛰어넘은 세기의 로맨스, 더군다나 왕제와 암살조 특수부대 여장교의 사랑이라니 얼마나 멋진 환타지 로망인가요? 양국간의 긴장대립관계, 국민들의 여론 등이 현실적인 장벽일텐데, 오락가락 변덕스러운 이재하의 감정이 주축이 되어 휘둘리다 보니, "사랑이 장난이야"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네요. 이런 찌질이 왕제에게 로망을 품갔습네까? 물오른 이승기의 깐족연기에 제작진이 지나치게 핀트를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군요. 이재하라는 캐릭터의 매력보다, 이승기의 연기변신을 보는 즐거움이 크다는 것이 드라마로서 좋은 것은 아니에요.
코믹, 깐족, 까칠한 반항 다좋아요. 이승기의 연기는 더할나위 없이 좋으니까요. 그러나 캐릭터의 본성까지 의심하게 만드는 가벼움은 이제는 벗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못된 남자의 반복은 천하의 이승기라고 해도 이재하라는 캐릭터를 좋아하기 힘들게 하니까요. 이재하 캐릭터의 급성숙이 필요할 때입니다. (덧붙이기- 이승기와 하지원의 키스신을 보면 들었던 생각, 이승기에게서 남자냄새가 났다는 것)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0
  1. ㅎㅎ 2012.04.12 11:27 address edit & del reply

    공감가기도 한 말씀이네요. 재하가 좀 정신차리고 성숙해져야 하는데 말이에요.ㅎㅎ
    그런데 재하를 보다보면 좀 오버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의 자화상을 보는듯해서 씁쓸한 생각도 듭니다.
    분단 후 북한에 대한 태도나 정책은 딱 재하같지 않았나.
    그리고 북한에 대해 품고 있는 생각과 우리가 내뱉는 말들, 문화 경제적 우월의식.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통일을 원하고 우리가 베푼만큼 고마워하지않는다고 변덕을 부리는 가볍기 그지없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 캐릭터가 재하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람에게 변화라는게 하루아침에 올까 싶습니다만,
    봉구가 부리는 마술에 대처해가며 차차 성숙해지지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전 나쁜 남자인게 분명한데 이상하게 재하한테 마음이 자꾸 끌리는지.....요상하네요.ㅋㅋㅋ

  2. 고누리 2012.04.13 01:30 address edit & del reply

    방송 첫회부터 보면서 배우들의 연기는 너무 좋은데 연출과 편집에 실망하고 있는 1인입니다. 빨리 전개해도 될때는 늘어지는 것 같고...무튼 개인적으로 이승기의 캐릭터나 연기는 매우 좋다고 생각되네요

  3. 저도 공감~ 2012.04.13 09:33 address edit & del reply

    고누리님 의견에 공감하는 일인~~
    연기자들 연기 정말 좋은데..
    먼가 아쉬운 연출~
    먼가 아쉬운 전개~
    먼가 아위운 악역~
    흠 좀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이제부터는 좀 개연성 있게 가면 완전 몰입 할수 있을것 같던데

  4. 겨울나그네 2012.04.14 12:22 address edit & del reply

    아마도 작가님께선 형의 죽음을 계기로 재하의 각성을 조금 미루신것 같네요.
    도입부가 3-4부 라는 보통형식의 드라마를 재규감독은 7-8부까지 미뤄진걸로 보아
    각성을 너무 일찍하면 찌질한 재하의 모습을 덜 드러내니까,
    아마도 케릭터의 완성도가 좀 떨어지지 않을까해서 그렇게 오랜 시간 깐족대는 철없는 모습을 보여준걸지도.
    철부지모습의 재하를 보며 저도 좀 답답했는데.
    7-8회를 몰아보고 난 후 이제 각성한 재하의 면모가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 마음이 좀 노여요.

  5. 각앓이중 2012.04.14 17:21 address edit & del reply

    옥탑방왕세자를 본방사수하고 단킨도너츠 드라마는 다운받아보는데,,, 마지막 방송에서 정말 이재하가 쳤던 '사생팬'에 대해 나왔던 대사는 정말... 정말... 실망이었어요. 왜 그 상황에서 그 대사가 나오지??

  6. 좀 웃김 2012.04.14 17:34 address edit & del reply

    각앓이중님도 단킨도너츠라 쓴거보면 남 욕할 처지는 아닌듯 ㅋㅋㅋ

    • 웃고있는 님마저도 좀 웃김 2012.04.15 15:59 address edit & del

      공중파 드라마가 나서서 디스하는 것과 일반 시청자가 푸념하는 것은 경중이 다른 사안이지요. 관계자들간에 수목 혈전이라고 예민하실텐데 시비를 일부러 붙이는 듯한 행태는 썩 보기 좋진 않습니다. 북한 장교에 사생이 붙어 있다는 되도 않는 저퀄 농담때문에 아이큐 180대라는 캐릭에 몰입안되요.

    • qq 2012.04.17 01:24 address edit & del

      그 대사가 뭐 별로 그렇게 심각하게 들리지 않던데...너무 오버하는거 아닌가..ㅡ.ㅡ;;

    • 각앓이중 2012.04.17 23:05 address edit & del

      기사에서 하도 단킨단킨도너츠라고 써놓길래 인용을 한것이구요, 안 욕했는데요?

  7. qq님 보세요 2012.04.17 11:54 address edit & del reply

    오버라... 하기야 당한 사람만 아픈 법이니까 그렇게 느낄 수도 있으시겠네요.

2012.04.05 11:05




다 쓴 화장품을 선물이라고 남기고 아무 말없이 떠나 버린 이재하, 그 팔푼이때문에 항아의 마음 한구석은 더 쓰라려 옵니다. 마치 빈화장품처럼 재하의 빈자리가 커져만 가는 항아입니다. 그렇게 그들의 한 달은, 거짓말처럼 가버렸습니다. 총맞은 것처럼 뻥뚫린 허전함만을 남긴채 말이죠.
서울로 돌아온 이재하, 자유의 공기가 좋습니다. WOC지옥훈련에서의 해방은 오랜만에 만끽하는 서울의 매연 가득한 공기마저 사랑하고 싶을만큼 좋은 재하였지요. 그런데 가슴 한구석에서 뭔가가 빠져버린 것처럼, 허전함이 느껴지는 재하입니다. 김항아, 그녀가 없는, 그녀를 만날 수 없는 서울이 텅빈도시로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김항아와 헤어진 지 몇시간도 채 못돼서 말이지요. 

뒤끝작렬하는 이재하, 서울에 와서 은시경을 잡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노골적으로 은시경에게 복수를 하더군요. 항아와 눈꼴시려운 눈싸움을 하며 하하호호 거리던 은시경, 60KM행군 최종훈련에서 혼자뛰라고 야멸차게 돌아서버린 시경을 궁의 근위대로 보직변경 청탁을 해서 야무지게 복수하는 이재하입니다. 졸지에 은시녀가 돼버린 은시경이었지요.
재하의 마음을 알면서도 속아주고, 피식웃는 은시경의 깊은 속마음, 이런 측근이면 목숨을 함께 해도 될 진짜 동지, 친구로 삼고 싶은 사람입니다. 재하도 은시경의 답답할 정도로 우직한 마음을 믿기에 궁으로 부른 것이지만, 재하는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법을 모르죠. 괜히 억지를 부려보는 것이지요.
"김항아가 그렇게 좋냐? 꼭 내 눈앞에서 그렇게 하하호호 해야 해?", 김항아를 좋아하니 넘보지 말라는 선전포고를 하기도 하지요. 질투하고 있다는 것을 본인만 모르고 있는 이재하입니다. 김항아를 연애백치라 하는데, 이재하도 만만치않게 연애에는 쑥맥이더군요.
김항아를 이재하 짝으로 탈락시켰다는 말에 급실망하는 이재하, 형이 김항아와 만나라고 하면 은근슬쩍 등떠밀리는 척하고 만날 생각이었는데, 특수부대 출신을 어떻게 황실에 들이냐고 탈락시켰다는 말에, 현실의 벽을 실감하는 이재하였습니다.
이승기가 깜짝 노출신으로 그동안 꽁꽁 숨겨둔 몸매를 드러내기도 했는데, 거품목욕을 하다 벌떡 일어나서 순간 급당황했더랍니다. 이승기가 1박2일에서도 절대로 보여주지 않았던 상반신을 과감하게 드러내서 진짜 깜놀했답니다. 사실 이승기가 멤버들과 목욕하는 장면에서 뿌옇게 처리를 하기도 하고, 아주 안벗은 것은 아니었죠. 하지만 일부러 옷을 벗거나 하는 일은 없어서, 이승기 맨몸노출은 일종의 성역이었는데, 연기를 위해 아낌없이(?) 벗은 이승기, 눈호강은 절대 안했습니다. 캐릭터에 충실한 연기의 일부로만 봤으니까요^^
왕실과 북한여자와의 혼사추진은 남북한 긴장완화와 평화를 위한 국왕 이재강의 의지였습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왕실로서의 최선이라는 판단때문이었지요. 유학파 외교관 딸 북한여자와 선을 보는 이재하, 그러나 온통 이재하의 머릿속은 김항아로 가득차 있습니다. 가방을 보면 항아의 속옷가방이 생각나고, 항아의 낡은 수지침통마저 그리운 재하였죠. 형이 매너를 지키라고 신신당부를 하더구만, 여자를 앉혀놓고 다른 여자만 얘기하고 있는 이재하, 매너꽝이었지요.
선을 보고 있는 자리에서 외신에서 속보가 나오는데, 세상에 이런 일이었습니다. 이재하와 북한여장교가 결혼을 약속했다는 기사와 함께 항아와 어깨동무를 하고 들어오는 사진까지 나오고 있었죠. 급히 서울로 귀국한 재하, 이게 무슨 청천벽력이야, 형!(속마음은 웬지 완전 좋아, 누군지는 모르지만 기사를 낸 사람 완전 땡큐~같더랍니다).
기사를 제보한 사람은 다름아닌 클럽 M회장 김봉구(윤제문)였지요. 대한민국의 왕제가 북한 여자와, 그것도 암살조로 활약했던 특수부대 출신과 결혼을 계획했다는 것을 고의적으로 유포해, 남한의 민심과 여론을 흔들어 혼란에 빠지게 할 심산이었죠. 왕실에 대한 국민의 불만과 남북한 관계를 냉전체제로 돌리려는 일석이조의 작전인 셈이죠.
유림들은 왕실을 평양으로 가라고 항의시위를 하고, 국민들의 반감은 높아져만 갔지요. 민심과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국왕이 직접 해명을 하겠다고 하니, 이재하는 원칙주의 답답이 형때문에 미칠 지경이죠. 더구나 왕실에서 북한여자와 혼사를 추진하려고 계획했다고 솔직하게 밝히겠다고 하니, 민심이 악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지요. 폐위를 하라고 하면 그것도 받아들이겠다는 형때문에 재하는 기겁합니다. 형이 폐위가 되면, 다음 서열인 자신이 다음 보위를 이어야 하는데, 그건 죽어도 못할 일이지요. 재하가 왜 그렇게 왕이 되는 것을 싫어하는지, 형을 위해서인지, 자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때문인지, 가끔씩 헛갈릴 때가 있답니다.
왕실의 공식적 입장발표를 앞두고 선수를 치고 나간 것은 재하였습니다. 축구경기 개막식에 깜짝 등장해 생중계로 자신의 입장발표를 해버렸지요. "내가 김항아씨를 사랑했습니다. 전 제마음만 생각했지 국민들의 마음까지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국왕전하께는 잘못이 없습니다. 문제는 북한여자를. 날 죽이려고 교육까지 받은 여자를 사랑해 버린 나의 마음입니다. 그러니 저를 욕하세요. 적을 사랑해 버린 나의 마음에 침을 뱉고, 돌을 던지고, 꾸짖어 주시길 바랍니다".

순식간에 여론은 바뀌었고, 적을 사랑한 세기의 로맨스, 죽음마저 불사한 왕제의 사랑으로 외신과 국내여론까지 지지와 응원 모드로 돌아서 버렸지요.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 '적을 사랑한 왕제', 이 소설같은 러브스토리를 어찌 응원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스스로 승부사가 되어 승부수를 던진 이재하, 대한민국과 세계를 감동시킨 사랑고백이었습니다. 이재하의 생방송 프로포즈로 작전에 실패한 존 마이어(윤제문)가 한국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니 진짜 위기가 터질 듯하더군요. 
이재하의 프로포즈는 공식적인 왕실의 혼사로 추진되었고(물론 여론도 좋아졌을테지요. 사랑만큼 사람의 감정을 울리는 것은 없다잖아요), 공식적인 상견례를 추진하겠다는 국왕에게 이재하가 또 뜬금없이 펄쩍 뛰더군요. 이재하 요녀석, 좋으면서도 튕겨 보는 것같던데, 저러다가 큰 코 다치지 싶었는데 정말 된통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공개적으로, 무참하고, 비참하고, 쪽팔리게 말이지요.
상견례를 추진하겠다는 왕의 말에 진짜로 김항아가 거머리처럼 들러붙으면 어떡하느냐고 자존심을 세워보는 이재하입니다. "너를 눈곱만큼도 달리 생각하는 것 없다던데?", "아냐, 걔 나 좋아해, 날 보는 눈이 좋아서 반짝반짝한다고! 나같은 좋은 조건의 남자를 싫어할 여자가 있어? 집안, 학벌, 외모 뭐 하나 꿀리는 것이 없는 나라고, 게다가 난 귀엽기까지 하다고?". 네 나이에 귀엽다는 말을 스스로 하는 것 주책이야, 이 한심한 양반아!

항아가 상견례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재하, 전화, 화상통화까지 거절한다니, 놀라 자빠질 일입니다. 이게 아닌데, "왜? 왜요? 내가 싫대?", 정답!!! 컥! 그야말로 패닉에 빠진 이재하였지요. 공개 프로포즈까지 한 나는 어떻게 되느냐는 말에 이재강이 간단하게 핵심정리를 해주죠. "혼자 짝사랑해서 공개 프로포즈하고 공개거절 당한 쪽팔린 왕족".
그런데 완강히 거절하던 김항아가 은시경의 화상통화 한 방으로 만나러 오겠다는 통보를 했다는 말을 들은 재하, 질투폭발하고 말지요. 은시경이 인사 한 마디에 곧바로 달려 오겠다고 하니, 니네 좋아하는 꼴은 죽어도 못봐, "은시경, 너 상견례장 오지마". 초딩스런 질투로 시경을 견제하는 재하, 항아를 좋아한다고 동네방네 소문은 다 내고 있죠?
한편 항아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하지요. 왕실에서 탈락시켰다는 말에 상처를 입고, 아무런 인사도 없이 빈화장품통 하나 덜렁 남겨두고 간 이재하, 그에게 김항아는 장난감이었을 뿐이었으니까요. 그런데도 그런 재하가 생각나고, 그리워 하고 설레이는 자신에게 화가 납니다. 재하의 고백만을 되풀이해서 듣는 항아, "제가 김항아씨를 사랑했습니다",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했다는 말이 항아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듭니다. 듣고 또 듣고 수백번을 들어도 가슴이 떨려버리는 항아입니다. 그래서 더 슬픈 항아입니다. 리재하, 그 뺀질이의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기에 말이지요. "만나서 칵 밟아 버리겠습니다. 만나서 상판때기를 보고 밟아 주겠어요", 밟아주겠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그냥 리재하를 보고 싶은 마음뿐인 항아입니다.
예쁜 한복을 입고, 경계선을 넘어서는 항아의 신, 그 모습이 뭉클했던 것은 저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장교훈련대회를 마치고 찍은 기념사진을 보면서도 울컥해지더니,  그 좁다란 선 하나가 태평양보다 먼 거리라는 것이,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습니다.
3박4일의 공식 상견례장은 제주의 한 호텔인가 봅니다, 김항아가 귤을 보러 왔다는 것을 보니 말이죠. 귤보러 왔다는데 제주감귤이나 좀 놓고 찍지, 허구헌날 도너츠만 나오니 직접광고가 심해서 눈살 찌푸려지고 있음요. 도너츠 못 먹고 죽은 귀신이라도 있나? 이벤트도 도너츠만 잔뜩 쌓아두고 도너츠 파티를 여니, 심한 광고가 작품퀄리티를 떨어뜨리는 주범이 될까 우려됩니다;;. 도너츠 쳐묵쳐묵씬 그만좀 나오면 안될까요?
"오랜만에 보는 건 데 눈 좀 맞추지", 슬쩍 재하를 곁눈으로 보면서 마음을 들킬까봐, 재하의 눈에 흔들릴까봐 마음을 다잡는 항아였지요. 하지원의 섬세한 감정연기는 볼때마다 감탄입니다. 눈빛만으로 떨리는 감정, 혼란스러운 감정, 흔들리는 마음을 다 다른 색깔로 표현하는 하지원이니 말이죠. 
"축구장연설 거 뭡니까? 사랑한다니요? 왕제라는 사람이 인민들 앞에서 그런 꽝포질을 하고 싶습니까? 왜 엄한 사람불러다가 장난질입니까?". "누가 그래 장난질이라고. 사랑? 난 닭살돋아 그런 말 잘 못하는 사람이야". 밟아주겠다는 결심을 다잡듯이 그날 얘기를 꺼내버린 항아지요. "총 그래서 쐈습니까? 너무 사랑해서?".  
"너한테 총쐈을때 그 복잡했던 내 마음을 네가 어떻게 알겠니. 그래도 저녁식사는 같이해, 보는 사람들 눈이 있으니까...", 그 말만은 진심이었습니다. 재하도 그 복잡한 심경을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총을 쏘고 머리가 하얘져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던 그 뻥뚫린 마음을 말이죠.
핸드폰을 흘리고 간 재하, 물론 재하의 계산된 행동이었죠. 휴대폰에 저장된 항아의 사진을 보게 하려는... 재하는 아직 그 감정이 정말 사랑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을 뿐입니다. 그래도 명색이 대한민국 왕제인데, 이 좋은 스펙에 자존심이 있는데, 여자마음 사로잡겠다고 굽신거리는 것도 우습고, 그냥 "좋아요"하면, 마지못해 넘어가 주는 척하고 싶었던 재하였습니다. 물론 항아가 자신을 좋아하게 되면 보란듯이 뻥차주겠다는, 유치하고 못된 장난심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누군가 상처를 입는 것이 재하에게는 별 대수롭지 않은 일들이었으니까요. 로얄패밀리, 왕족이라는 자부심과 자만심이 안하무인 천방지축으로 굳어버린 이재하, 한마디로 싸가지 오브 싸가지인 이재하에게 '사랑'은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낯선 것이었으니까요.
항아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최종이벤트를 준비하는 이재하, 꽃길을 걸어 온 사람은 항아가 아닌 리강석이었지요. "이재하 동지께 전혀 마음이 없습니다, 나머지 일정도 보지않고 따로 지내고 싶으니 그리 아십시오", 한마디로 뻥 걷어채인 이재하였습니다. 쇼를 준비하고 난리부르스를 쳤는데, 이게 웬 망신살이란 말입니까? 자칭 완소귀요미 완벽남 이재하, 대한민국 왕제 이재하가 말이지요. 이재하의 자존심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럼 왜 항아는 저녁식사 이벤트 자리에 가지 않았을까요? 이재하를 보면 흔들리고 있었던, 아니 항아의 마음에 그리움으로 자리한 이재하의 프로포즈를 받고서도 말이지요. 이재하는 치명적인 실수 두 가지를 했었죠. 총을 쏜 것은 실수라고 하기에는 그보다 복잡한 심경들이 있었기에 일단 제쳐두고, 하나는 "넌 여자가 아니라는 거야"라며 항아를 여자로서 치욕을 느끼게 했던 말입니다. 평생을 약점으로 잡아도 모자랄 치명적 실수였죠.
또 하나는 빈화장품통입니다. 정말 사랑했다면 그런 유치한 장난을 하지않았을 거라고 생각했을 항아입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가서 김항아와 결혼설이 외신으로 보도되자 수습처방으로 내놓은 것이 이재하의 폭탄고백이었지요. 모든 게 이재하의 장난이라고 생각했던 항아는 결심대로 보란둣이 이재하를 밟아버린 것이죠.

훈련을 마치고 돌아와 매일매일 김항아가 생각나던 이재하, 다른 여자와 맞선을 보는 자리에서도 항아를 생각하며 웃던 재하였지요. 간판을 보고도 김항아가 보이고, 은시경만 보면 항아랑 웃던 모습이 떠올라 은시경이 얄미웠던 재하였습니다. 그게 사랑이라는 것을 모르고, 먼저 다가설 줄도 몰랐던 귀한 왕족의 자존심, 그 알량한 자존심을 세우다 항아에게 진심으로 다가서지 못했던 재하, 자존심때문에 큰 코 다친 게지요. 보기좋게 뻥차주겠다고 했던 것이 되려 차이고 말았으니, 혼자 좋아한 것이 억울해서 더 쪽팔리는 재하입니다.
항아는 알았을까요? 모닥불을 피우고 노래를 부르던 그날부터 쭉 그렇게 재하가 항아만을 쫓고 있었다는 것을요. 백장이나 되는 휴대폰의 사진은 실은 재하가 항아를 담는 방법이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그렇게 틱틱거리면서 힘들게 밀어내려고 했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그게 사랑이었다고 고백하지 못했던 것은, 재하의 성숙하지 못했던 자존심때문이었음을 말이지요.
아직은 서로의 마음에서 자라고 있는 화남과 설렘, 그리고 그리움의 정체를 모르고 있는 두 사람입니다. 재하의 프로포즈를 싸가지 왕삐리리의 장난질이라고 생각하는 항아는, 그녀 마음에서 점점 크게 자라고 있는 재하를 보는 것이 괴롭고, 연애백치 김항아가 은시경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재하는 홀로 항아를 담고 있는 것에 자존심이 상하고, 서로를 내보이지 못하고 팽팽한 줄다리기만을 하고 있는 두 사람입니다. 
회가 거듭할수록 김항아와 이재하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는데, 하지원의 섬세한 감정연기와 물오른 이승기의 연기가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승기의 매회 일취월장하는 연기는 드라마를 보면서도 이승기에게 저런 모습이?하고 깜짝깜짝 놀라게 됩니다. 입에 착 달라붙은 대사는 씹힘이 전혀없고, 감정과 대사전달, 강약까지 완벽하게 전달하고 있고, 무엇보다 대사와 몸동작이 하나가 되어 움직인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이재하라는 인물은 진심과 가식, 진심과 농담 사이를 교묘하게 줄타기를 하는 싸가지 오브 싸가지 캐릭터입니다.
그런데 이승기는 그 인물을 이승기가 아니면 상상이 안될 정도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재하의 어떤 모습이 진짜일까 착각마저 들게 할 정도로 그 변덕을 매끄럽게 이어가고 있지요. 자칫하면 다중인격 똘아이가 될 수도 있을 캐릭터를 진심과 농담을 적절히 조율하다 보니, 전혀 어색하지가 않습니다. 더킹 투하츠를 통해 확실해진 것은, 이승기는 연기를 잘하는 연기자가 되었다는 것, 그것도 아주 잘하는 연기자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못하는 게 없는 이승기, 그 변신의 끝이 어디인지 무섭기까지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6
  1. 푸른소 2012.04.05 11:31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두말이 필요없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승기씨와 지원양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시청하노라면 정말 피시식~웃음이 나오다가도 그들의 감정을 덥썩 안아버릴수 없는
    작금의 상황들에 가슴이 아프네요...ㅠㅠ
    머리에 정말 도깨비 뿔이라도 있는 사람들이라고 교육받은 세대이기에
    북쪽에 있는 사람과 남쪽에 있는 사람들의 다름이 쉬이 받아들여지기 힘들거예요...
    또한 이데올로기라는 거대한 장벽은 베를린에 있었던 그것과 못지 않지요...
    재하와 항아의 사랑에 우리의 가슴도 조금은 더 열려있게 되기를 바래봅니다...^^
    누리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2. 더공 2012.04.05 13: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항아 정말...
    너무 연기 잘하는 것 같습니다.
    문 앞에서 울때 얼마나 맘이 짠하던지 말입니다..

  3. 정말 2012.04.05 14:26 address edit & del reply

    하지원씨 연기 너무 잘해요
    승기씨도
    우리 가족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아이들 왈
    근데 도너츠가 요즈음 대세인가요
    와 !!보기만해도 너무 달아요 !!1111111 한두개도 아니고
    한개가 300칼로리? 정도
    누리님 즐거운 easter holiday 지내세요

  4. 김소영 2012.04.05 21:14 address edit & del reply

    이드라마처럼 남북한의 관계가 유연해 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mb정권 들어서고 북한의 도발이 몇번이었던가 생각해봅니다. 며칠전 천안함 2주기 추모행사가 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전 여전히 그때나 지금이나 그런 엄청난 일이 정말 일어났다는게 믿기지 않습니다. 그렇게 큰 충격적인 사건에는 늘 다른 나라이야기처럼 동요를 느끼는 일이 별로 없어요, 특히 북한에 대한 연민은 더더욱 그래요, 그것은 북한을 적으로만 고정한 채 무관심, 불신, 경계만을 마음속에 늘 심고 살아왔다는 것의 반증이더군요. 같은 인간으로서 여러가지 감정을 공유한 인격체로서의 그들을 들여다 보지 못하며 살아온 까닭입니다.
    가상드라마이긴 하지만, 뭐 미화된 면도 없지 않겠지만 같은 감정을 공유한 그들이 지금에야 보이기 시작하다니 참 헛살았다는 생각듭니다. 저 어릴적 만해도 이승복 어린이가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라고 외친 피맺힌 이야기를 듣고 자란 세대거든요,
    북한이라고 하면 무조건 빨갱이, 무장간첩 무장공비 이런 말만 듣고 자라다 보니 머리가 그렇게 굳어져 간거죠, 대학 다닐때 학생운동하는거 정말 싫어했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요즘 새롭게 눈떠지는 세상들이 있습니다. 나 아닌 다른 이들의 소리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여하튼 사족이 너무 길었구요~
    ㅋㅋ 전요, 이승기씨 샤워씬에서 마구마구 사심을 만족하며 세심하게 몸매를 훓었습니다. 늘씬한 몸매에 근육들이 알맞게, 부드럽게 잘 차올랐더이다~ 딱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더라구요 happy happy ^^
    어찌나 이드라마 남녀간의 밀당을 재미나게도 하는지 항아편에 서서 열심히 응원했지요,
    “넘어가면 안돼, 속으면 안돼! 마음 다치면 절대 안돼!”
    항아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 옵니다. 그래서 재하에게 완전한 사랑을 받는 항아가 되길 진심으로 바라구요, 그렇게 되겠지만 ^^
    누군가를 혼자 사랑하는건 정말 힘겨운 일이예요, 자격지심, 초라함, 자괴감 등등 내 자존감을 깍아내리는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태의 지속이잖아요...
    항아를 응원합니다. 더 이상 남의 다리 긁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5. 하결사랑 2012.04.05 21:5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시크릿 가든이후 처음으로 이리 설레이며 드라마를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너무 재미있고 정말이지 너무 연기들을 잘 합니다.
    드라마들을 보면서 이해하지 못했던 상황들...
    역시나 초록누리님 글 보면서 새삼 이해하고 갑니다.
    오늘 밤에 또 하네요.
    6편을 보기도 전부터 또 언제 일주일을 기다리나...한숨부터 나오게 만드는 드라마...
    이러다 더킹 폐인 될듯 합니다. ㅡㅡ;

  6. w 2012.04.06 01:43 address edit & del reply

    이승기 연기 정말 좋습니다. 그런데 이재하가 부하가 아닌 일반인, 민간인에게도 반말로 일관하는 것은 작가가 조금 고치는 게 좋다고 느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