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지원 삭발'에 해당되는 글 2건
- 2012.02.27 '1박2일' 이승기, 눈물 참은 속마음 의젓해서 더 슬펐던 이별 (12)
- 2010.03.15 '1박2일' 은지원 탁구의 난, 눈물나게 섭섭했던 참혹한 결과 (11)
5년간의 정이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았듯이, 새멤버들과의 정은 어쩌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어요. 새멤버들은 좋든 싫든 과거의 멤버들과 끊임없이 비교될 것이고, 나영석 피디와 최재형 피디 역시 연출과 기획의 차별점으로 비교되겠지요.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할 그들의 몫이지만, 빠른 시간에 캐릭터를 잡고 안착하기를 바랍니다. 그게 떠나는 멤버와 연출진에 대한 최고의 인사가 되겠지요.
얼마나 열심히 보고 또 봤는지 너덜너덜해진 대본, "야"라는 한 단어마저도 수십가지의 톤으로 연습해 보는 모습, 신비감을 버리고 철저히 예능에 녹아드는 망가진 허당 승기는, 그를 연예인의 한사람이 아닌, 닮고 싶은 청년, 아들삼고 싶은 청년, 그리고 거리에서 마주치면 "승기야"라고 부를 수 있을 것같은 친근한 연예인으로 다가오게 했지요.
큰 형 강호동의 하차 전에도 승기는 막내이면서도 막내답지 않은, 의젓하고 어른스러운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는 했습니다. 강호동의 하차 이후에는 한층 더 성숙한 모습으로 진행의 부담까지 떠안았지만, 동요하지 않고 가장 침착하게 제역할을 묵묵히 해낸 승기였지요. 강호동이 가장 무서운 후배라고 연예대상 수상소감에서 말한 것은 빈말이 아니었어요.
승기가 예능인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것은 즐겼기 때문이었어요. 가수인 은지원을 개그맨으로 더 많이 인식하고 있다는 초딩 지원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스스로 즐기지 않으면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재미를 주지 못하는 게 예능입니다.
20대의 절반을 1박2일과 함께 한 승기, 1박2일을 떠나는 소감을 짧게 말했는데 "한 번도 촬영이라고 생각을 안하고 왔어요. 형들과 노는 것이 즐거웠어요"라고 했지요. 초창기 방송에서도 말했었고, 일본진출관련 하차파동이 있었을때, 승기가 소속사에게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심경을 밝혔을 때도 같은 말을 했습니다. 1박2일 촬영을 가는 날은 매번 같은 마음으로 설레였고,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했다고 말이지요.
1박2일을 단순히 스케줄의 하나로 촬영을 하러 오지 않았다는 승기, 그래서 승기의 모든 말과 행동, 리액션에는 진심이 묻어 있었습니다. 멤버들의 멘트에 가장 리액션을 잘해 준 멤버가 승기와 지원이었는데, 이는 상황을 즐기고 상대에게 집중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리액션들입니다. 즐겼기 때문에 가능한 리액션이지요. 즐긴다는 것은 특히 예능에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승기가 사랑받는 비결이 바로 즐겼기 때문입니다. 의무감에서 촬영을 했던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죠.
시청률 최고를 기록했던 명장면편을 되새겨 보기도 했는데, 짧은 자료화면만으로도 배꼽잡게 만들더군요. 환상의 콤비, 대한민국 예능정예부대, 1박2일 최고의 레전드로 불리울 시기의 에피소드들이었지요. 이수근의 제기분리 사건, 강호동과 이승기의 돼지 슬라이드쇼, 그리고 은지원의 삭발장면 등은 다시봐도 웃음이 나옵니다. 개인적으로는 박찬호 선수와의 칼봉산입수 에피소드도 기억에 남고, 외국인 노동자편과 기산리 어르신들과의 소중한 인연 '집으로'편도 참 좋았습니다.
함께 하고 있는 안하든, 시청자들에게나 멤버들에게나 영원한 큰형인 강호동, 나영석 피디가 영화관에서 5년의 추억과 명장면을 정리하면서 먼저 나갔던 멤버들까지도 추억하게 해주어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사람좋은 나피디의 따뜻한 이별방식도 읽을 수도 있었고 말이지요.
시청률 2위(41.9%) 흑산도편- 이수근 제기분리와 돼지슬라이드
시청률 1위(43.3%) 강화도 교동편- 은지원의 대국민 사기극과 삭발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승기가 말했지요. "20대를 함께 한 1박2일, 매회 후회없이 했다. 작심삼일 캐릭터인데 이렇게 꾸준히 열심히 한 적이 없는 것 같다.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이 웃을 수 있는 시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까 아쉬운 것도 있는데..."라며 하차에 대한 아쉬움을 에둘러 말하기도 했지요.
매회 최선을 다했다는 승기, 이것이 승기가 1박2일 기둥이 될 수 있었던 이유이자 비밀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멤버들이 열심히 했지만, 승기처럼 몸사림도 없이 가장 먼저 일어서서 잔심부름을 하고, 궂은 일을 도맡아 한 멤버는 드물었습니다. 설악산을 오를 때는 장염이 걸렸던 상황에 감기까지 겹쳤는데도, 내색않고 올라가 대피소에서 가서야 쓰러져 잠들기도 했던 승기였지요. 무거운 카메라를 낑낑대고 가지고 가서 포토그래퍼 승기의 모습도 보여주었고 말이죠. 일출 장면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동그랗게 떠오르는 해가 주는 감동에 눈물을 주르륵 흘리기도 했지요. 마지막 촬영에서까지도 전구를 맨손으로 잡고, 저질 그네타는 허당을 인증하고 가는 승기입니다.
열심히 하는 것만큼 사랑스러운 모습은 없습니다. 남은 멤버나 새로 올 멤버들이 귀감을 삼아야 할 자세입니다. 예능감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시청자는 열심히 하는 모습에 먼저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는 것,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비결입니다. 아무리 국민훈남, 국민남동생, 황제 이승기라고 해도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무한사랑은 힘들었을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눈물을 보이지 않게 의연하려고 했지만 결국 눈물을 쏟고 말더군요. 이불속에서 수근이 승기를 안는데도, 일부러 눈을 꼭 감고는 형들과의 이별을 모른척하고 싶었던 승기였지요. 형들이 울까봐 울지않겠다고 다짐했던 승기가 참았던 눈물을 결국 쏟고 말았는데, 스태프들도 울고 형들도 참은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습니다.
몰래 혼자 울었던 승기, 형들과 시청자들 앞에서는 울지 않으려고 버티던 승기도 이별이 실감되는지 결국 눈물을 터뜨렸습니다. 머리로는 마지막 촬영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다음주도 늘 보던 스태프들 앞에서 언제나처럼 형들과 함께 웃고 떠들고, 형들과의 여행에 설레이고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형들과 함께 1박2일을 외치고 있을 것 같아서,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던 승기, 눈물을 참으려고 두 눈을 부릅뜨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던 승기도, 결국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마지막 여행이라는 것이 느껴졌는지 울컥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지요.
또한 새로운 1박2일을 위한 배려로도 승기와 지원은 더 울지 않으려고 했을 겁니다. 헤어짐을 받아들이고 싶어하지 않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요. 승기가 흔히 말하는 폭풍눈물을 보였더라면, 시청자들에게 새멤버들을 받아들이는 공간은 더 적어질 것이기에, 남는 멤버들과 새멤버들을 위해 시청자의 마음을 눈물로 잡지 않으려 했던 것이지요. 그런 마음을 이해하고 잘 알기에, 그렇게 의젓하게 눈물을 참고 있었던 속깊은 승기와의 이별이 더 슬프게 다가옵니다.
다음주도 함께 하고 있을 것같아 이별이 실감되지 않았을 것은 너무도 당연한 감정이에요. 5년을 일과처럼 만났던 사람들과의 이별은, 1박2일 촬영스케줄에 함께 움직이지 않는 자신을 보고서야 격하게 실감되겠지요. 이별했다는 것이 말이지요. 시청자 역시 다음주 지원과 승기, 그리고 나피디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 것을 보고서야 이별이 실감될 듯하고요. 이별을 실감하고 싶지 않아 의젓하게 버티고 있던 승기의 마지막 눈물, 그래서 이들 사랑스러운 멤버들과의 이별이 더 슬프게 다가옵니다. 땡피디와 초딩, 그리고 허당이 많이 그리울 것같습니다. 나영석 피디, 그리고 지원, 승기 수고많았습니다. 열심히 한 우리 1박2일 멤버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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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의가 이렇게 커지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을 하지 못했네요. 설마설마 했는데 설마가 사람을 잡게 될 줄이야, 아니 은지원과 MC몽의 머리카락을 잡아 버리게 된 제 2차 은지원의 탁구의 난이 시작된 것입니다.
돌림판에 걸린 은지원의 첫번째 상대는 비교적 쉬워 보이는 허당 이승기였어요. 자신의 머리가 걸린 탓인지 은지원 연거푸 실책을 하고 말았지요. 결과는 2:5로 패하고 말았어요. 은지원을 이겨버린 승기도 처음에는 이겼다는 것으로 좋아했다가, 아차! 지원이형 머리 삭발이 걸린 것때문에 "좋아해도 괜찮냐" 고 얼굴이 심각해집니다. 좌절감에 벽을 보고 돌아서 버리는 은지원, 뭐 이것도 본인이 자초한 일이니 자업자득 입방정이 부른 화니 어쩔 수 없습니다.
다시 경기는 재개 되었지요. 이번에는 김종민의 삭발이 걸린 한판이에요. 승기와의 재 대결이었지요. 다행이 먼저 3점을 낸 은지원이 김종민 머리만은 지켜냈네요. 멤버들 중 가장 머리가 긴 김C의 머리를 지켰다는 데서 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어요. 김C가 삭발했으면 정말 대박이었을텐데, 1박2일 추노꾼 스타일 김C의 머리만은 지켜주었으면 싶었거든요.
은지원의 삭발은 처음 본 모습이 아니어서 사실 어색하지 않았어요. 예전의 귀여운 둘리로 돌아와서 보기 좋은 점도 있고, 무엇보다 서른 넘은 은지원이 조금 삭은 초딩의 모습처럼 어려 보이고 어울립니다. 삭발해도 스타일은 여전히 살아나니 걱정 붙들어 매시길...
비록 게임에 졌다고 하지만 시청자 누구도 은지원이나 MC몽에게 삭발을 강요하지는 못했을 거에요. 머리야 자르면 다시 자란다고 하지만, 은지원이 부모님과 다시는 삭발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썼다는데도, 은지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은지원은 단순히 1박2일의 멤버가 아닌 프로예능인으로 거듭난 것 같습니다. 부모님도 은지원의 삭발을 이해하실 것 같고요.
은지원이 MC몽에게 "형이 머리 감겨줄게 이리와" 하는데 뭉클했어요. 속으로 MC몽에게 많이 미안했을 텐데, 머리라도 감겨주고 싶은 형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더라고요. 큰형 강호동이 유부남들 OB멤버들의 큰형이라면 은지원은 YB동생들의 진짜 큰형입니다. 프로그램에서는 늘 초딩식 짖궂은 장난과 천재지원으로 잔머리를 많이 굴리는 컨셉이지만, 책임감도 잊지않는 형의 모습이었어요. 따지자면 삭발없이 그냥 야외취침으로 끝내버릴 수도 있었을 강화도 교동편이었는데, 은지원은 살신삭발로 웃음과 큰 감동을 주었어요. 확률은 반반이었지만, 사실 은지원의 2차 탁구의 난은 무모한 감이 없지 않았거든요. 그런데도 1차 사기극의 책임을 지려는 모습에서 은지원의 책임감과 삭발의 부담까지 마다하지 않은 예능인으로서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눈물나게 섭섭했던 은지원과 MC몽의 삭발투혼, 너무 멋졌고, 섭섭했고, 훈훈했고 또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금세 머리 자랄테니까 걱정 마시고요.
세종기지 월동대 대원들에게 보내는 가족들의 사연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고, 칠레 강진이라는 천재지변이 없었다면, 많은 감동이 있었을 텐데 아쉽더군요, 언젠가는 꼭 다시 찾아가겠다는 1박2일과 월동대 세종기지 대원들과의 약속이 이루어 졌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말로만 듣던 지구온난화의 심각성, 오존층의 파괴의 심각성에 대해 세종기지를 찾아가 실감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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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별 2010.03.15 13:49
재미와 감동...1박2일이 많은 분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인 듯 합니다~
어제도 앞부분에선 배를 움켜쥐고 웃었고 뒷부분에선 왠지모를 짠함이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두가지가..
섭섭형제가 삭발하고나서 골목길에서 시트콤 찍을 때 흘러나왔던 모모..라는 노래
제가 중학교 때 수학선생님이 자주 불러주시던 노래여서 그 시절이 그리워졌고..
나영석피디가 남극 좌절에 대해 시청자들께 사과,양해를 구하면서
멤버들 스케줄 조정에 대해 타방송사 피디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던 모습..
나피디의 그런 마인드가 1박2일의 인간미 넘치는 훈훈한 프로로 이끌고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초록누리님,,,행복한 하루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