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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04 '1박2일' 나영석 피디의 개념 담은 블랙수트, 소원 이뤘다 (17)
2011.04.04 09:14




주말 예능을 책임지고 있는 무한도전의 김태호 피디와 1박2일의 나영석 피디는 시청자들에게 다른 의미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두 프로그램의 리얼 버라이어티 코드는 여행과 도전이라는 점에서 확연히 다르지만, 때로는 비슷한 컨셉을 보이기도 해서 두터운 팬을 확보하고 있지요. 누가 누구를 따라했느니, 누가 원조니 하는 인터넷 상에서 팬들의 소모적인 싸움도 있지만, 변함없는 것은 두 프로를 책임지고 있는 두 피디가 방송에 녹여내는 개념일 겁니다.
신춘맞이 특집으로 휴머니즘 여행 컨셉으로 제주도를 찾은 1박2일 멤버들, 시청자의 눈을 의심하게 하는 복장이 단연 눈에 띄었습니다. 블랙수트 정장을 빼입고 나타난 멤버들의 공항패션, 하나같이 그렇게 빼입으니 멋지더라고요.
휴머니즘으로 테마를 잡은 신춘특집 최종 베이스캠프는 제주 본섬과 마라도 사이에 있는 가파도라는 섬입니다(처음 본문에 제주도와 우도라고 제가 실수를 했는데, 제주 지킴이 블로거이신 파르르님이 수정을 해주셨습니다. 파르르님, 지적 감사합니다^^*). 가파도는 아직 개발이 덜된 섬이라, 때묻지 않은 순수를 간직하고 있는 청보리가 유명한 초록빛섬입니다. 지난주 한치요리대결에서 꼴찌를 차지한 김종민이 약속대로 사전답사에 동행을 했는데, 제작진이 멤버 한명을 사전답사시킨 이유도 드러났지요. 멤버 전원낙오를 염두에 두고 길잡이 역할을 해 줄 멤버 한사람을 사전체험하게 했던 것이지요.
뭉치면 산다는 말이 있듯이, 식당에서 방심한 채 먹을 것에 취한 틈을 타 버려진 그들은 똘똘 뭉쳐 아이디어를 짜기 시작했습니다. 제작진이 남기고 간 카메라 장비들을 일사분란하게 챙겨서 움직이고, 촬영까지 손발이 척척 맞아, 오히려 걱정으로 미행중이던 나피디 일행을 따돌리는 자신감까지 보인 멤버들이었지요.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한 번 두 번 당하고, 스스로 자립하다보니 당황하는 기색이 없어 오히려 제작진이 당황할 정도더군요. 제작진, 멤버들 이기려면 더 분발하셔야겠습니다.
1인당 5만원의 용돈을 주고, 연예인답게 편하고 뽀대나는 여행을 시켜주겠다는 제작진, 아니나 다를까 음흉한 속내가 있었지요. 미션 세 개만 달랑 남겨두고 멤버들을 눈을 피해 식당을 빠져 나가버린 제작진입니다. 주어진 미션은  같은 상하의 옷을 입고 사진찍기,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헹가래 사진찍기, 유채꽃밭에서 미스코리아 포즈로 사진찍기입니다. 미션 성공시 다음 촬영 오프닝 시간을 정오 12시에, 실패시는 새벽 12시에 하겠다는 것이었지요.
다행히(?멤버들이 너무 쉽게 미션을 수행하는 바람에 긴장감이 떨어지기는 했었어요. 끙;;) 미션은 수월하게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승기가 해녀복을 빌리면 안될까 라는 말과 동시에 나타난 해녀체험단 간판은 구세주였지요. 제작진이 해녀복을 빌려 입을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모양이더라고요. 5만원을 준 이유도 최소 가격의 단체복을 사입을 것을 예상하고 넉넉하게 준 것 같았는데, 제작진이 크게 뒷통수 맞은 셈이었지요. 아무튼 뛰는 자위에 나는 자 있고, 나는 자 위에 4차원 세계에 입문중인 허당 이승기선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봄맞이 특집이라는데, 유채꽃이 만발한 제주도에 검은색 상복으로 입고 나타나서 분위기는 칙칙해 보였다는 게 이상했습니다. 나피디가 "1박2일 멤버들이 공항패션 기사가 나는 것이 소원이에요. 옷 잘입었다고 기사났으면 좋겠어요"라며, 수트를 입은 멤버들에게 이유를 설명했는데, 나피디님 소원풀이 하셨나요? 저는 소원풀이뿐만이 아니라, 나피디가 방송을 통해 말하고 싶은 진심까지 전달받아서 감개무량, 감동했습니다. 정말 분위기에 맞게 옷 잘 입어 주셨습니다. 상가집에 방문을 했는데 상복을 입고 가야 예의지요.
나피디가 멤버들에게 검은 정장을 입고 검은 넥타이를 매고 나오라고 직접 미션을 내린 이유가 있었을 듯했습니다. 여행과 웃음, 멤버들의 우정이야기를 담아야 하는 웃음예능이기에, 4.3 항쟁 추모를 대놓고 다루지는 못하지만, 의상을 통해서라도 제주도민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자 했던 나피디의 방송속 진심이 아니었나 싶어서 뭉클했습니다. 

더보기: 제주 4.3 항쟁

나피디의 이런 컨셉은 사실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혹시 작년 5월 23일 경주 수학여행편을 기억하시는 분들 계실런지 모르겠습니다. 경주 수학여행편에서 나피디는 각자 도시락을 준비하고, 교복을 입고 오라는 사전미션을 주었었는데요, 남학생들의 교복이 대개가 어두운 색이기는 하지만, 강호동과 멤버들이 교복에 노란색 명찰을 달고 나와서 색다르게 보였었습니다. 리뷰글에 교복을 보고 나영석 피디가 추모의 마음을 담고 싶었지 않았을까 하는 말을 남기기도 했었는데, 방송당일은 공교롭게도 故 노무현 대통령 추모 1주기였고, 추모제 행사가 열린 날이기도 했거든요.
신춘맞이 휴머니즘 특집 역시도 공교롭게도 제주 4.3항쟁 추모일에 방송이 나가야 했고, 나피디는 대개가 상주들인 제주도민들에게 그렇게 조의를 표했던 겁니다. 가끔은, 특히 무한도전의 경우가 대개 그러한데, 이런 해석을 하면 글을 읽은 분들이 예능을 예능으로 보지 뭘 그리 분석하고, 정치적으로 가져다 붙이느냐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프로를 기획한 피디의 생각을 어떻게 다 읽겠어요. 틀릴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고,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고 생각이 다르듯이, 각양각색이겠지요. 프로를 시청하는 시청자들도 획일적으로 같은 생각만 하고 보지는 않았을 것같습니다. 저는 4.3항쟁으로 목숨을 잃은 영혼들을 위로하고 싶었던 나피디의 마음을 제 식으로 읽었습니다. 그리고 해석도 제 방식으로 합니다. 나피디님, 정말 멋져요!!!
그리고 이렇게 기억하고 마음을 담아준 것에 고맙습니다. 멤버들의 공항패션 기사가 나오는 것이 소원이라는 나피디의 진짜 소원은, 그의 자식같은 1박2일에 흐르는 가장 강한 감동코드 휴머니즘처럼, 아픈 역사에 대한 상기였고, 휴머니즘이 흘러넘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1박2일 멤버들, 정말 옷 잘 입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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