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에 해당되는 글 28건

  1. 2010.05.10 '남자의 자격' 화를 화로 다스리는 이경규의 감동 강연 (21)
  2. 2010.05.03 '남자의 자격' 작은 거인 김국진, 가슴 뭉클했던 최고의 명강연 (45)
  3. 2009.08.28 개그계의 대모 이성미, 그녀가 돌아온다. (51)
2010.05.10 07:26




남자의 자격 서른여섯번째 미션, '청춘에게 고함' 일곱남자의 강연이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지난 주 깊은 울림을 주었던 김국진의 롤러코스터 강연에 이어 이번 주도 멤버들의 강연은 감동적이었어요. 이번주 남자의 자격 '청춘에게 고함'의 하이라이트는 이경규의 버럭강의였습니다. 비덩 이정진의 뒤를 이어 나온 이경규는 첫마디부터 "왔다갔다 하지마"라며, 자리를 뜨는 학생들에게 버럭 화를 내는 것으로 웃음을 주며 강연장 분위기를 시종일관 웃게 만들었지요.
아이러니하게도 이경규의 강연주제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돼버린 '화'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화를 내지 말라", "끝까지 꾹 참자" 한마디로 인(忍)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경규하면 버럭, 즉 화내는 사람인데 그런 그가 참을 인을 말하며 "참는 자에게 복이 온다"는 강연을 시종일과 버럭버럭 화를 내가며, 화를 참는 듯이 강연을 하니 웃지 않을 수가 없지요. 그런데도 이경규가 전하는 메시지는 강하고 진정성이 있었어요.
언제부터인가 이경규는 많이 변했습니다. 방송중에 후배들이 머리 꼭대기에 놀고 있는 듯 이경규를 소재로 웃음을 줄 때도 예전의 방송계의 파쇼(나쁜 의미는 아니고요)같았던 권위는 많이 버린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이빨빠진 늙은 호랑이도 아니고 여전히 후배들에게 버럭하고 오금이 저리게 하지만, 조금은 둥글둥글해졌다는 느낌을 가지게 합니다. 그런 모습이 삶의 연륜같기도 하고, 편해보이기도 하지만, 예전의 경규옹의 강한 카리스마를 은근히 그리워하게도 합니다.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듯한 이경규의 매력은 보다 유연하고 세련되게, 그리고 삶의 연륜이 느껴지듯 조금은 둥글게 화내는 모습같아요.
이경규 본인은 화를 내지 말자고 방송을 하며 화를 참았다고 하지만, 사실 이경규는 화를 참은 적이 별로 없어요. 방송중에도 기분내키는 대로 버럭버럭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며 가끔은 '저 모습이 진심이 아닌가? 방송사고는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경규가 가진 캐릭터를 여과없이 드러내 보이지요.
그런데 시청자들은 그런 이경규의 모습이 놀랍거나 겁나지 않아요. 오히려 재미있어하고 오히려 이경규가 화를 내는 모습을 더 적나라하게 즐기려 하고 있지요. 세월이 유수라고 어느새 이경규에에 '경규옹'이라는 애칭까지 달게 되었으니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경규가 경규옹이라는 애칭을 얻으면서 한가지 더 얻은 게 있어요. 과거 버럭 이경규, 화 잘내는 이경규의 모습이 그대로 있는 듯한데도 시청자들은 그런 경규옹을 귀엽게 보고 있다는 겁니다. 저보다 연배가 위인데도 제게도 요즘의 이경규는 참 귀여운 아저씨로 다가옵니다.
방송에서 시청자들에게 화를 내고 있는 듯한 이경규가 화를 내지 않고 즐기고 있는 듯한 이유, 그것은 이경규 스스로가 다스리고 있는 화 다스리는 방법이었어요. 지난 지리산 등반때도 이경규는 계속 힘들어서 투덜대고 올라갔지만, 이경규가 끝까지 해낼 것이라는 것을 시청자들을 알고 있었어요. 이경규는 입은 화내고 투덜댔지만 표정은 전혀 아니었거든요. 그것이 이경규가 이번 남자의 자격에서 강연한 내용처럼 끝까지 참자는 스스로의 다짐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이경규는 천상 개그맨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억지로 시청자들을 감동시키려 하지 않습니다. 이경규는 시청자가 아닌 자기 스스로를 감동시키고자 합니다. 자기 스스로를 감동시키지 않고는 다른 사람 역시 감동시킬 수가 없기 때문이에요. 자기와의 싸움을 이경규는 있는 그대로 여과없이 욕을 해가며, 숨을 헉헉 거리며 투덜대가며, 심지어는 더러워서 못해먹겠다는 말을 해가면서도 스스로와 싸워갑니다. 지리산 등반, 탈진상태에까지 이르게 한 하프 마라톤이 그 예일 거예요.
이경규는 방송에 대한 욕심이 많은 사람이에요. 하지만 이경규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속된 말로 날로 먹으려고는 하지 않습니다. 망가질 때는 망가지고 체력이 필요할 때는 입에서 단내가 나더라도 몸을 던집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이경규의 버럭질이 작렬하고, 시청자들은 그 모습에 빵빵 터지지요. 이경규가 젊은 개그맨이었더라면 힘들다고 푸념하면 아마 욕으로 난도질을 당했을텐데, 이경규가 힘들다고 방송에서 푸념을 하면 할 수록 응원을 실어줍니다. 국민약골 이윤석이나 국민할매 김태원도 이런 부분에서는 같은 응원을 받고 있고요.
방송에 대한 욕심, 시청자들의 반응에 대한 계산적인 욕심을 염두했다면 아마 감동을 일부러라도 보여주기 위해 가슴에 남는 멘트들을 수없이 던졌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경규는 그런 멘트 대신 '더러워서 못해먹겠다'는 식으로 솔직한 감정을 실어 던져버리지요. 물론 이 속에 개그코드도 있지만 이경규의 본심도 있어 보여요. 그래서 이경규의 푸념이 저는 마음에 와 닿습니다. 사람의 감정은 준비한 대로 설정한 대로만은 나오지 않거든요. 이경규는 그런 점에서 너무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자기 감정을 던지지요. 그리고는 또 해냅니다. 힘들어 죽겠다고 하면서도 말이지요.
그리고 이경규는 그 이유를 이번 강연 청춘들에게 고함에서 들려줍니다. "함부로 인생의 짐을 버리지 마라" 30분의 강연은 30년의 방송인생, 아니 청춘에서 시작해서 불혹의 나이를 거쳐 지천명의 나이에 이른 가르침이었어요. 지리산 등반에서 그가 느낀 것을 웃음 속에서 버무려 던져주었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에 "팍"하고 뭔가가 꽂히는 느낌이었습니다.
"마라톤, 4시간 50분 뛰었습니다. 사람들은 감동적이었다 호평일색이었어요. 내가 좋아서 뛴 것 같습니까? 물에 떠내려 간거예요. 제가 참은 거예요. 마라톤 끝나고 지리산을 20Kg 배낭을 매고 18시간을 기어 올라갔어요. 올라 갈 수록 화가 났어요" 그리고는 청중들께 묻습니다. 자신이 왜 화났을 것 같냐고요. 이어 빵 터지는 이경규 스스로의 대답 "다시 내려와야 하잖아요"
그래도 참고 올라갑니다. 방송에서도 나왔지만 그 때 함께 한 김성민이 정말 쉴새없이 지치지도 않고 말을 했던 것이 기억나는데, 이경규는 큰 웃음을 줍니다. "김성민이 하도 떠들어서 산 낭떠러지에서 밀어 버리고 싶었어요" 김성민도 인간인지 3분의 2 정도 가니까 말을 멈추더라고 하면서 말이에요. ㅎㅎㅎ
이경규가 지리산 등반에서 얻은 교훈은 시청자들에게 귀감이 되는 말이었어요. "함부로 인생의 짐을 버리지 마라" 버리고 싶었던 20Kg의 배낭 속에는 꿀맛같은 먹을 것이 있었고, 행복을 주었노라고요. 이경규는 여전히 짐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우스개처럼 딸 공부도 시켜야 하고 아내도 먹여살려야 하고 부모님도 공양해야 하고 영화사 식구들도 먹여살려야 한다고 했는데, 이 말속에 이경규의 인생철학이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 자식이면서 아버지이고 가장이고, 그의 영화사 식구들에게는 사장님이겠지요. 그가 젊은이들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자기 인생에 대한 책임에 대한 것이었다고 생각해요. 힘들다고 버겁다고 지금 주저 앉아 버리면 산정상에서 맛볼 수 있는 꿀맛같은 행복은 작아진다는 것이지요.

유명한 명언 중에 이런 글귀가 떠올랐어요.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콤하다"
이경규라는 이름은 그 이름만으로도 방송가에서는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지요. 영화에 대한 열정이 한 때 이경규를 힘들게 한 적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쫄딱 망한 복수혈전은 방송가에서나 영화계에서 두고두고 이경규에 대한 실패담으로 회자되기는 하지만, 이경규는 그 씁쓸한 기억도 후배들이 드러내서 개그소재로 삼는 것을 크게 불쾌해 하지 않는 것 같아 보입니다.
저는 실패마저도 웃음으로 받아들이는 여유가 이경규의 영화에 대한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경규씨 속은 소태씹는 심정이었겠지요. 아무리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고 산 겅험이라고 하지만, 휘청일정도의 실패는 쓰디 쓴 기억임에는 부인할 수 없을 테니까요 . 그 이후로도 영화에 손을 댔지만 좋은 성과는 없었지요. 그런데도 이경규는 예전에 한 토크쇼에서 절대로 영화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주변에서 극구 말리는 데도 영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 무모하다는 말도 하지만, 저는 그 성패를 떠나 아직도 그에게는 실패는 있어도 좌절은 없다는 청춘의 열정이 살아 있는 듯해서 보기 좋을 때도 많습니다. 물론 성공으로 그 열정을 보답받았으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연말에 정말 영화가 개봉되는지 모르겠지만, 이경규의 강연을 들으며 그 열정이 보답받았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도 해보네요.
이경규가 들려 준 버럭 웃음 속의 강연은 인생을 많이 살아 온, 그리고 성공과 실패를 반복적으로 경험해 온 인생선배로서의 충고였기에 더 진실되게 와 닿습니다. 살아 오면서 지리산 등반때 뿐만이 아니라 항상 자신의 주어진 인생에 책임을 다하려 했고, 포기하지 않았고, 그의 어깨에 짊어진 짐을 내려놓지 않았기에 그는 정상에서의 행복을 느꼈을 것입니다. 
오십줄의 인생, 길었다고 하면 길었고, 또 짧았다고 하면 짧을 수도 있겠지만, 이경규는 지난 세월을 반추하듯 젊은이들을 토닥여 주었습니다. 힘들고 화가 나고 참지 못하는 일이 있더라도, 5년 전, 10년 전을 돌이켜 보면 다 추억이 되어있듯이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 라는 말로 지금의 어렵고 힘든 일이 고통스럽겠지만 언젠가는 추억처럼 가벼워질 거라는 인생선배로서의 다독임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경규는 이외수님의 "그대여 결코 서두르지 마라. 대어(大魚)를 낚으려는 조사(釣師)일수록 기다림에 친숙하고, 먼 길을 떠나는 나그네일 수록 서둘러 신발끈을 매지 않는다" 를 글귀를 인용했는데 그 말에 하나 더 첨가하고 싶어지더군요. 다들 알고 계실듯하지만 아주 오랜 만에 푸시킨의 시가 생각났습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라
슬픈 날을 참고 견디면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이 되리니

남자의 자격 일곱남자들은 다 소개하지는 못했지만 모두들 훌륭한 강연으로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윤석의 '20대를 괴롭혀라', 김국진의 '롤러코스터', 김태원의 '설레임이 없는 것은 죽은 것이다, 무엇이든 감동하라', 김성민의 '누구를 위하여 살 것인가', 이정진의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을 찾아라', 이경규의 '참을 인(忍)', 그리고 마지막 윤형빈의 '나를 팝니다' 까지 청춘뿐만이 아니라 모든 인생에게 고하는 명강연이었습니다.
인생이라는  입구에서 보면 길어 보이지만 출구에서 보면 짧은 터널같다는 말이 있지요. 일곱남자들의 강연을 종합해 보니 그 기나긴 터널을, 롤러코스터를 즐기듯 자신있고 당당하게 청춘을 누려 보라는 것 같습니다. 혹자는 힘들어 죽겠는데 청춘을 어떻게 즐기느냐고 반문하실 겁니다. 하지만 그 청춘의 시기를 한참이나 지나버린 후에 생각해보니 저 억시 후회되는 일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힘들어서 자꾸 피하고 돌아가려 했던 일들 같습니다. 힘들어서, 아니 귀찮아서 하지 않았던 일들이 더 많은 것 같거든요. 공부도 죽을 힘으로 해본 적이 없는 것 같고, 노는 것도 죽어라 놀아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조금은 편하게 대충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지금 단 1년이라도 청춘으로 돌아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1년을 10년만큼의 열정을 가지고 살아보고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경규가 들려준 말 중에 "함부로 인생의 짐을 버리지 마라"는 말이 많이 와닿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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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21
2010.05.03 07:05




천안함 침몰로 길었던 결방을 끝내고 대부분의 예능프로그램들이 정상화되었고, 해피선데이 1박2일과 남자의 자격도 다음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몰래카메라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이경규가 몰래카메라에 당하고 기자회견을 자청해 1년안에 복수하겠다는 선전포고가 있었는데요, 진정한 몰래카메라가 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겠다고 합니다. 그 범위가 제작진은 물론이거니와 가족 형제들까지 복수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엄포를 놓는 것을 보니, 이경규가 아심차게 준비할 그 복수극이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와신상담 이경규의 복수극 기대해 보겠습니다. 
사실 오랫동안 웃음을 잃은 방송이라 예능프로를 보며 간만에 마음껏 웃어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남자의 자격이 저를 울려버릴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남자의 자격 36번째 미션은 청춘에게 고하는 일곱남자의 일곱가지 방법입니다. 경희대 크라운관에서 학생들에게 청춘을 즐기는 방법을 강연하라는 거였는데, 늘 무대와 방송에서 관객과 만나는 그들이지만, 강연을 하라고 하니 심적으로 부담이 큰 모양입니다.
이번 방송에서는 이윤석과 김국진이 각각 30분씩 강연을 했는데요, 김국진의 강연을 들으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김국진 특유의 어눌한 말로 정말 담담하게 풀어갔지만, 김국진은 듣는 이의 마음을 정말로 롤러코스터에 올려놓고 흔들더군요.  
"제 인생 버라이어티하게 살았습니다. 그리고 20년째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습니다" 로 시작된 그의 강연은 짧은 시간 큰 감동을 주었어요. '롤러코스터와 같은 인생을 즐겨라' 의 주제로 김국진은 자신의 인생을 후배들에게 미사여구도, 가감도 없이 담담하게 경력을 읽어주듯 담담하게 이야기했어요.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그 성격이 공인이라 사생활까지 모두 드러나기에 사실 언론을 통해 김국진의 일거수일투족은 다 보도되어 왔어요. 그가 인기정상에 있었을 때도, 하강곡선을 그릴 때도, 그리고 결혼실패 역시도 여전히 친한 동료들 사이에서는 방송용 멘트가 돼버리기도 하고요. 라디오스타에서도 동료들이 한마디씩 던질 때도 김국진은 어색한 웃음으로 넘어가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하게도 진지하게도 이야기는 하지 않고, 슬쩍 넘어가 버리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김국진은 자기의 사생활이나 경험담을 공적인 자리에서나 사적인 자리에서도 잘 안하는 스타일 같더라고요.

처음으로 그의 입을 통해서 듣는 지난 20년간의 시간은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와도 같았어요. KBS 대학개그제 신인상을 거머쥐고 미국행을 한 김국진은 당시 언론마다 대서특필된 사고와도 같은 사건이었지요. 보장된 연예계 생활을 돌연 접고 공부를 하러 떠난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했고, 그 돌발행동이 가져 온 것은 연예인 영구제명이라는 가혹한 처벌이었습니다. 물론 미국에서의 생활은 쉽지 않았고, 실패를 안고 귀국을 했지요. 미국에서 지진을 만나 곧바로 짐을 싸서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일화는 김용만이 한 토크쇼에서 했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미국에서 돌아온 후 처음에는 재기가 힘들었지만, 도전추리특집 MC를 맡고, 이후 테마게임, 일요일 일요일 밤에 '칭찬합시다' 등으로 김국진은 다시 화려하게 일어섰습니다.
자신의 입으로 당시 김국진이라는 이름이 얼마나 대단했었는지를 쑥스러워서 제대로 말하기 어려웠는지 적어 온 경력을 남의 경력을 읽듯이 말하는 것을 보고, 그가 참 겸손하고, 겸허한 사람이구나 하는 것이 와닿더군요. 물론 중간중간 어쩔줄 몰라하면서도 어색하게 자화자찬을 하는 모습은 웃음도 주었지만, 겸손하게 말하려고 무진장 노력하는 모습이었어요. 사실 김국진이 인기절정에 있었을 당시에는 김국진 본인이 말하는 것 이상으로 인기가 폭발적이었고, 대한민국 개그계를 대표할 정도로 뜨거웠었거든요. 김국진을 모르면 간첩이라고 표현해도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로요.
그 유명한 국진이 빵은 우리 아이들 역시도 많이 먹었던 빵이었습니다. 삼립빵이니 샤니빵이니 하는 제빵회사 이름이 아니라 한 개그맨의 이름으로 빵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었지요. 당시 국진이빵이 나왔을 때 "호랑이는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사람을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는데, 이렇게도 이름을 남기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김국진이라는 이름은 대한민국 유명인사였던 적이 었었어요.
김국진의 경력이 얼마나 화려했는지 정말 담담할 정도로 간단하게 말했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보는게 낫겠네요. "대한민국 방송계를 움직이는 4인(KBS사장 MBC사장 SBS사장 김국진)에 선정되었는데 방송사 사장 정도의 파워를 가지고 있었다는 얘기인가봐요" 라며 쑥쓰러웠는지 학생들에게 "저 귀엽죠?"라고 너스레를 떱니다.
"모든 분야 통틀어서 광복 50년 최고 연예인 선정, 2위가 조용필... 시간은 모든 것을 소멸시킨다는 말이 있는데 저건 사실 저에게 의미가 없어요. 다 소멸되어가는 과정인데, 제 인생의 롤러코스터를 얘기하면서 여러분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어쩔 수 없이, 어쩔수 없이 하는 겁니다" 라고 웃음을 주었는데, 정말 그가 자기자랑을 하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라는 진실됨이 엿보였습니다. 자랑해도 괜찮을 정도로요. 정말 사실이 그랬으니까요.
김국진이 유행시킨 유행어만 해도 코미디 사상 최고로 많은 유행어를 가지고 있었다는 통계가 있는데 20개정도 된다고 합니다. '여보세요', '어라~?', '오~마이갓', '사랑해요', '나 소화 다 됐어요', '밤새지 마라 말이야'... 등등은 단어만 열거해도 바로 그 어투가 반사적으로 떠오를 정도입니다. 그리고 코미디 30년사상 최고의 코미디언의 선정되었고 2위가 구봉서 선생님으로 나왔다고 하지요. 분위기 어색하지 않게 "이경규씨는 어디에 있었을까요? 궁금하시죠?" 라고 웃음도 유도하는 김국진입니다. 학생들뿐만아니라 대기실에 있던 멤버들도 웃음이 빵터지지요. 김국진의 프로필을 듣는 개그계 큰 형님 이경규도 웃으면서도 인정해주는 부분이었을 것 같아요. 기분 나쁘지 않게 웃어주더라고요. 캐릭터대로라면 울컥 왕삐짐이었을 텐데도 말이지요.
그렇게 탄탄대로 수직상승을 하던 김국진은 다시 내리막길을 걷게 되지요. 아마 김국진의 인생사에서 내리막길 그 5년은 정말 견디기 힘들었을 시기였을 것입니다. 언론에도 수차례 보도되었지만, 정말 안타까운 일들의 연속이었던 것 같습니다. 과거 명성이 자자했던 김국진이 맞나 싶을 정도로 김국진은 초라하게 내리막길을 걷게 됩니다. 하는 사업마다 실패했고, 지금도 동료들이 한번씩 툭툭 건드리는 결혼실패, 골프 프로테스트 15번 연속탈락 등등, 정말 저렇게 운이 없을까 싶을 정도로 김국진은 재기 불가능 상태까지 떨어졌습니다.
그 참담하고 암담했을 5년을 생각하니 김국진도 감회가 새로운지, 방송에서는 좀처럼 보여주지 않은 표정을 짓기도 하더군요. 김국진이 개인적인 일로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은 처음 본 것 같습니다. 5년동안 1분 1분을 가속을 밟으면서 하루도 쉬지 않고 내려가는 롤러코스터 라며 울컥하는데, 정말 그때의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청중들도 시청자도 숙연해질 수 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그는 바닥까지 추락했다고 합니다.
감정을 추스린 김국진은 금방 분위기를 바꿨지요. 내려간 속도만큼 올라올 자신감이 있었고, 한번도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어요. 5년간 어머니도 통화하면서 밥 먹었느냐는 말만 물었다고 다음 말을 생략해 버렸지만, 아들을 끝까지 믿어주는 어머니의 마음도 전해졌고, 어머니의 믿음이 김국진에게 자신감을 준 재기의 힘이었다는 것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지진으로 꼼짝없이 쥐도새도 모르게 빌딩과 깔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명의 위험까지 경험했던 김국진이 한 번도 힘들지 않았다고 했지만, 왜 힘이 들지 않았겠어요. 전 김국진이 힘들다는 생각을 안한 것이 아니라 다시 해보겠다는 생각을 더 강하게 가졌기에 그렇게 말했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김국진이 방송재개를 한 것은 황금어장 라디오스타가 그 시발점인 것 같습니다. 어눌하고 혀짧은 김국진 특유의 어투로 좌충우돌 자칭 마이너들이라 하지만, 김국진은 특유의 친화력과 사람들을 보듬는 순수함으로 코너를 살렸고, 1박2일이라는 인기 프로그램 뒤의 남자의 자격을 처음에는 정말 작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또 하나의 해피선데이 간판 프로그램으로 정착시켰습니다. 물론 노련한 개그계 맏형 이경규가 잘 리드해가고 있음을 결코 무시할 수 없지만, 이 작고 왜소한 남자 김국진의 무게는 큽니다. 

롤러코스터로 비유해서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그의 담담한 이야기는 마무리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펼쳐질 롤러코스터를 어떻게 탈지 제 나름대로의 경험을 통해서, 지금 다시 바닥을 찍고 움직이려고 하는 그 위치에 서 있습니다. 아기가 걸으려면 2000번을 넘어져야지만 걸을 수 있다고 해요. 그러니까 여러분 모두 2천번씩 넘어졌다가 일어난 분이에요. 그런데 앞으로 여러분들은 더 넘어질 겁니다. 사람에 넘어지고, 학업에 넘어지고, 사랑에 넘어지고, 일에 넘어지기도 하고...
여러분들, 롤러코스터 특징이 뭐냐면 안전바가 있어요. 알게 모르게, 여러분들에게는 안전바가 매어져 있습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롤러코스터를 즐기시길 바라겠어요. 넘어지면 넘어질 수록 여러분들이 일어나서 뛰고 날 수 있기 때문에, 넘어지는 것도 두려워하지 마시고, 자신있게 마음대로 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여러분들이 각자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인생의 여행을 곧 시작할텐데, 정말 멋진 롤러코스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
저는 김국진이 들려주는 안전바 이야기를 들으며 무릎을 쳤습니다. 이렇게 핵심적인 한 단어로 막막한 앞날에 불안해 하는 젊은이들을 안심시키는 한편, 자신감을 가지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용기를 주었습니다. 강연을 듣는 학생들은 감동으로 숙연해졌고, 눈은 뭔지 모를 희망과 자신감이 충만해져 있음이 보였어요. 강연이 끝나고 학생들은 벅찬 감동으로 박수를 쳐주었고, 대기실에 있던 멤버들은 기립박수로 김국진을 맞이해 주었어요. 김국진은 30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자신의 인생을 통해 청춘들뿐 아니라, 기성세대들에게까지 진솔한 감동과 깊이있는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김국진은 저에게는 좀 특별할 수 있는 개그맨이에요. 그의 첫 데뷔 무대를 봤던 시청자였고, 동년배라 친구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는 분이거든요. 김국진만큼의 굴곡 큰 인생을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살면서 비슷하게 오르막 내리막을 경험하게 되는지라, 아마 우리 세대들 모두가 크든 작든 겪었던 고비들이기에 그만큼 공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제가 감동받은 부분은 김국진의 인생이 남다른 굴곡을 거치고 이겨냈다는 것보다는 인생에 대한 진솔한 고백과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저같은 세대들에게도 주는 희망과 포기하지 말라는 격려였습니다.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인생 자체를 즐기라는 말은 사실 누구나 해 줄 수 있는 조언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김국진이 들려준 이야기는 진실함이 있었고, 힘들었던 시기에 느꼈을 고통들을 생략해 버렸지만, 오히려 감동으로 와닿았습니다. 고비마다 그가 겪었을 고통들은 생략된 말속에서도 충분히 느껴졌어요.
내려가는 속도만큼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 이렇게 고난을 긍정의 마인드로 바꾸라는 역설은 젊은이들 뿐만이 아니라 많은 시간을 살아온 세대까지 마음이 꽉 차오르는 듯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안전바가 있으니 자신있게 겁내지 말고, 내리막도 오르막도 즐기라고 말해 준 그는 진정 인생 선배였습니다. 극과 극의 실패와 성공을 경험하고 담담하게 청춘에게 고하는 그의 인생이야기는 진솔했고,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작고 왜소한 체구의 김국진이지만, 자신감하나로 어려울 때 일수록 더 크게 땅을 박차고 도움닫기를 해 온 그를 작은 거인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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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8 06:14




개그계의 대모로 불리는 개그우먼 이성미가 7년간의 이민생활을 접고 9월에 영구귀국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지난 2002년 갑자기 세아이를 데리고 캐나다 유학길에 올랐던 이성미는 방송복귀에 대한 의사는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벌써부터 방송계에서는 그녀를 잡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2005년 <아들아, 너는 세상을 크게 살아라>라는 짠순이 이성미의 조기유학 성공기 책을 발간하면서 그녀의 소식을 전해듣기는 했지만, 영구복귀해 연예인으로 돌아온다는 소식 역시 그녀의 톡톡 튀는 입담을 좋아했던 나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연예인으로서는 꽤 긴 7년간의 공백기를 깨고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기대되는데 이성미의 방송복귀가 성공적일지는 사실 두고 봐야할 문제다. 예전이 화려한 입담이 녹슬지는 않았겠지만 이성미의 입장에서는 각오도 단단히 해야할 거라는 생각이다.

이성미가 절정에 있을 때의 연예오락프로그램과 현재는 너무도 달라져 있다. 우선은 진행방식에 있어 구성원들의 특징이다. 현재 시청률과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오락연예프로그램의 특징을 보면 강호동, 유재석을 중심으로 남성천하를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대부분이 남자들그룹이 독식하고 있다. 1박2일과 무한도전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두 프로 외에도 남자의 자격, 오빠밴드, 라디오 스타, 무릎팍도사 등도 남자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골미다 정도를 제외하고는 남자들만으로 혹은 혼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나마 혼성인 프로도 주 메인은 강호동이나 유재석이 이끌어가고 있다.
또한 프로의 성격이 예전과는 달라져 있음도 생각해 봐야할 할 것이다. 이성미가 활동하던 시절은 개그맨들이 보여주는 거침없는 입담과 개그 소재들이 살아남는 시대였다. 이후 화려한 게스트들 가수, 연기자 등의 개인기 감상으로 흐르다가 요즘은 방송의도 자체가 무엇인지가 인기의 성패를 좌우하고 있다. 1박2일의 경우에는 시청자들과 함께 하면서 우리나라 구석구석 아름다운 곳을 소개하자는 취지이고, 무한도전은 정치, 경제, 사회의 구석구석 문제점들을 비꼬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며 웃음 속에 고도의 복선을 까는 형식이다.
또 하나는 요즘 인기 오락프로의 무대가 대부분이 야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도 고려를 해야할 것이다. 1박2일, 무한도전, 패밀리가 떳다, 골미다 등등의 대부분이 세트가 아닌 야외를 택하고 있을 때 세트장, 혹은 방송국에서 익숙했던 이성미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런 야외 프로그램에 출연할 그녀가 아니지만...
방송복귀에 앞서 이성미는 분위기, 웃음코드, 진행방식 등 많은 면에서 달라진 방송의 변화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초기에는 시청자들도 제작진도 그녀가 외국생활 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그녀에게서 듣고 싶은 이야기 거리들을 찾으려 할 것이다. 문제는 그 이후이다. 이성미의 녹록치 않은 입담과 저력이 발휘되어 빵빵 터뜨려주면 아마도 이성미를 여자 개그맨들이 출연하는 프로의 메인자리에 앉히려고 할 것이 분명하다. 이경실이 함께하면 금상첨화일 것이고. 이런면에서 이성미의 방송복귀 최대 수혜자는 이경실이나 박미선이 될 수도 있을 거라 점쳐지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뚜껑을 연 이후의 문제일 것이고..
이성미가  활동할 당시에는 현재의 집단 진행방식, 특히 남자들이 중심이 요즘의 진행방식과는 거의 반대였다. 이성미, 이경실, 김미화, 이영자 등의 여성 1인체제에 남자들이 보조하고 있는 모습이었거나 공동진행 정도였다. 그러나 현재는 강호동이나 유재석 등의 메인 MC이기는 하지만 서로 쳐주고 받아주는 Win-Win 형태의 진행 방식을 취하고 있다. 혼자 톡톡 튀어도, 존재감없이 있어도 따가운 비난을 면치 못한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요구가 다양해 졌기 때문이다. 일인독식하는 진행에도, 집단체제에서 존재감이 없는 것에도 시청자들은 따가은 시선을 보낸다. 이성미의 경우는 전자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녀가 과거 출연했던 토크쇼나 오락프로 대부분에서 그녀의 거침없는 속사포 입담에 감히 맞설 사람이 없이 나가떨어지곤 했다. 그런데 지금도 그것이 통할 거라는 것은 불투명하다. 
이성미의 복귀는 그녀의 화려하고 거침없는 속사포 입담을 다시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지만 이성미 개인에게는 새로운 도전의 무대가 될 것이다. 최근에 공백을 깨고 돌아 온 여성 개그우먼들이 방송에 복귀하고 성공한 예는 별로 없어 보인다. 박경림, 이영자의 경우만 보더라도 과거 개그계의 여성 1인자였던 시절이 있었다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빛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 연예오락 프로에서 그나마 잘나가는 중년 개그우먼들은 이경실, 박미선 정도인데 꾸준히 방송활동을 해 왔음에도 남성들의 파워에 밀려 한때는 침체기를 겪어야 했다.
대부분의 인기 오락프로들을 남자들이 점령하고 있는 시점에서 개그계의 대모로 불리는 이성미가 어떤 새바람을 일으킬지 그녀의 화려한 입담의 부활을 기대하는 나로서는 반갑고 기다려지는 게 사실이다. 특히나 중년에 접어드는 개그우먼들을 통해 진솔한 모습과 변화를 보는 것은 반갑다. 더구나 과거 개그계의 전설 이경규, 김구라, 최양락, 이봉원 등 중년 개그맨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성미의 복귀소식까지 이어지니 개그계에 새로운 중년 바람이 불거라는 예측도 해본다.
이성미가 어떤 프로를 시작으로 방송에 복귀하게 될지 모르겠지만(개인적으로는 유학길에 오르기 전까지 10년간을 진행했던 라디오프로그램 교통방송 9595쇼가 부활되기를 바란다), 이성미의 방송복귀로 연예 오락 프로그램에 어떤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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