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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05 '추노' 감동커플vs쌩뚱커플, 눈물과 실소로 얼룩진 10회 (43)
2010.02.05 08:27




어느 회보다 할 얘기가 많은 추노 10회였습니다. 한대 맞은 듯한 충격과, 가슴 밑바닥을 후벼파는 듯한 슬픔도 있었고, 가슴이 아려서 엉엉 울고 말았던 장면들까지, 추노 10회는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풀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커플들로 세트를 묶어 정리해 볼까 해요. 여기서 커플은 남녀커플 뿐만이 아닌 드라마 줄거리를 엮었던 남남커플도 포함시켜서 줄거리와 함께 엮어볼 생각입니다.
이번 회는 특히 남자들때문에 많이 울었어요. 이대길, 큰놈이, 곽한섬, 그리고 천지호까지 네 명의 남자들이 눈물제조기로 나섰나 봅니다. 영상미 뛰어났던 송태하와 혜원의 절벽 위 키스신도 감흥이 없을 정도로 말이에요. 이 두분들은 추노가 낳은 가장 어색해 보이는 커플이라서 그런지 감정몰입이 잘 안돼서 걱정이네요. 드라마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까지 와닿지 않는다는 것은 물론 아니에요. 두 사람의 사랑이 물론 드라마 줄거리 자체에서는 이해도 가고, 또 아름다운데 감정적으로는 와닿지 않으니 그게 걱정이라는 것이에요.
이번회에서 가장 감동적이고 눈물났던 커플은 이대길과 큰놈이 형제, 그리고 곽한섬과 궁녀의 짧은 사랑이야기를 꼽고 싶습니다. 쌩뚱커플은 혜원과 송태하, 그리고 송태하와 활철웅 커플이었는데요, 멋진 장면과는 별도로 대사와 상황이 너무 우스꽝스러워서 쌩뚱커플로 뽑혔습니다. 물론 제 기준이니 동의하시시 않으셔도 됩니다.ㅎㅎ이번 회는 이야기가 많아서 파트별로 나눠서 올릴 생각이에요. 오늘은 남남커플 중 감동커플과 쌩뚱커플에 대한 정리편이에요. 

송태하와 혜원의 키스신만큼 참으로 분위기가 쌩뚱맞아서 실소가 나왔던 주인공들이 있었는데요, 송태하와 황철웅 커플을 들 수 있겠네요. 무술액션신은 물을 가르고 공중을 날르고, 검과 검이 마주치는 장면은 예술 자체였는데, 눈앞에 벌어진 상황과 전혀 맞지 않은 대사들이 유치하기도 하고 말장난같기도 해서 쌩뚱커플로 뽑았어요.

쌩뚱커플, 송태하와 황철웅
- "믿고 가겠네, 이제 그만 쫓아라"

이번 회에 약속이나 한듯 "믿고가네, 쫓지마라" 대사를 날리는 큰놈이와 송태하였지요. 그런데 참 전해지는 느낌이 달랐어요. 석견을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 싸우던 곽한섬은 황철웅의 칼에 다리를 베이고 말았지요. 칼까지 손에서 놓쳐버리고요. 원손을 향해 날아드는 칼을 맨손으로 잡아 막고는 자신의 가슴으로 돌리는 곽한섬은 진정 무사다웠지요. 그 동안 동료를 배신했다는 온갖 멸시를 참았던 것도 석견을 구하기 위한 송태하 장군의 명령이었음이 밝혀졌고요.
황철웅이 원손 석견을 향해 칼을 내리치려는 일촉즉발의 순간, 어디서 "멈춰라" 라며 "암행어사 출두요" 같은 소리가 들려옵니다. 멀리 절벽에서 뛰어 내려오는 송태하였지요. 참내, 기가 막혀서... 전 이번회를 보면서 이렇게 말도 안되는 설정은 처음 봤네요. 노비신분을 벗어나 명예를 회복하는 것보다 큰일이 원손을 구하고 나라를 새 역사를 쓰겠다는 것이라는 양반이, 자신과 쌍벽을 겨룰 만한 출중한 무예를 갖춘 황철웅을 상대하러 가면서 칼을 두고 오다니... 다행히도 약속이나 한 듯이 곽한섬이 칼은 떨어뜨려 주었네요.
혜원과의 절벽 키스신을 위한 설정이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칼이 아니라 말로 했더라도 혜원은 기다렸을 텐데 말이지요. 뒤쳐진 혜원에게 "여기서 기다리십시오" 라고 한마디만 해도 될 일을 뭘 그리 감동적으로 엮겠다고 칼을 두고 오게 하는지... 맨손으로 싸워도, 대나무 가지만으로도 조선에서 이길 자가 없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인지 암튼, 전쟁에 나간 군인이 총을 일부러 두고 나가는 경우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이라서 말이지요.
송태하와 황철웅의 유치찬란 말싸움 보시지요.
송태하: 멈춰라!
그랬더니 진짜로 황철웅이 멈춥니다. 황철웅의 목적이 석견을 제거하는 것이었는데 송태하가 멈추란다고 멈춰 버립니다.  
황철웅: 와 줘서 고맙다. 찾아가 죽이는 수고를 덜었구나.
송태하: 이제 그만하게, 전장을 함께 누빈 벗들 아닌가?
엥! 이것은 무슨 씨나락 까먹는 소리? 자신과 수하들을 군량비 횡령죄로 몰아 관노로 떨어뜨리고, 스승 임영호까지 죽인 것을 목격하고, 더구나 나라의 앞날이 걸린 원손을 죽이려는 정적 앞에서 아직도 전장 운운하며 벗이라니??? 좀 어이 없었네요. 이미 정치적으로 갈린 사람들이 할 대사는 아닌 듯해서 말이지요.
황철웅: 자네가 나를 친구로 생각했던가? 항상 발 아래로 보고 나에게 명령을 하지 않았던가?
이 대사는 또 뭐지요? 이젠 정치고 원손을 제거하는 일은 안중에도 없고, 사사로운 감정싸움으로 변질돼 갑니다.
대사는 어이없었지만 이어지는 무술신은 정말 환상적이었지요. 물을 가르는 모습까지 생생하게 화면에 잡히고, 용호상박이 따로 없었습니다. 결국 황철웅이 송태하의 칼에 베이고 말았지요. 아직은 황철웅이 상대가 안되나 봅니다. 황철웅을 향해 칼을 겨누는 송태하는 또 한번 목숨을 살려주네요. 그리고 이제 자신을 그만 쫓으라고 하지요. 발끈한 황철웅은 자기에게 명령조로 말하지 말라고 또 다시 강조하지요. 송태하 장군, 왠만하면 명령조 아닌 권유조로 하시지...
송태하는 명령조로 말하지 말라고 하건 말건 믿도 끝도 없이 "믿고 가겠네" 라며 유유히 가버립니다. 이어지는 황철웅의 허공을 향한 외침. "어딜 가는가! 이리 오지 못할까! 끝장을 봐야 할 것 아닌가! 송.태.하!" 송태하가 오란다고 오겠습니까?
황철웅은 분을 이기지 못하고 뒤이어 오는 관군들을 싹 다 죽여버렸어요. 황철웅이 관군들은 왜 죽인 것인지 이 대목도 이해가 안 갑니다. 송태하의 믿고 가겠다는 말에 관군들을 막아준 것인지 그냥 열받아서 죽인 것인지...
참으로 이해불가한 남남커플의 생뚱맞은 대사와 예술같은 무술 장면이었네요.

감동커플, 천지호와 죽은 만득이 
- "은혜는 못 갚아도 원수는 꼭 갚는 게 이 천지호야"

살아있는 천지호와 죽은 만득이 커플은 감동적이었어요. 수당 좀 더 뜯어내려다 잘못 개긴 죄로 비명횡사한 만득이를 위해 돌무덤을 만들어 주고, 천지호가 울며 이를 갈았던 장면이 있었지요. 피도 눈물도 없이 비굴해 보이기만 하던 개차반 천지호에게도 빨간 피가 흐르고 있었어요. 만득이 입에 저승길 노자돈으로 엽전 두개를 넣어주며 끝까지 천지호식 입담도 잊지 않았지요. "배산임수여, 뒤에 산이 버티고 있고 앞에는 물이 쫙 펼쳐저 있고, 나나 되니까 명당자리 잡아준 거여" 그리고는 엽전 두개를 넣어 주며 " 너니까 더 주는거야, 그니까 저승갈 때 노자돈 아끼지 말고 팍팍 써" 라며 웃음반 울음반 섞인 표정으로 우는데 그 모습이 섬뜩하더군요. 천지호 앞으로 무슨 일 낼 것 같아요.  

최고의 감동커플, 대길이와 큰놈이
- "언년이를 찾지 마라, 믿고 가네 나의 아우"

호위무사 백호를 고용한 김성환을 찾아간 대길은 그가 자신의 집안을 몰락시키고 도망간 노비 큰놈임을 알아봤지요. 칼을 빼들고 큰놈이를 향하지만 선뜻 죽이지 못합니다. 대길이 찾고 싶은 사람, 이름만 불러도 목구멍에서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르는 언년이, 언년이의 행방을 알아야 했거든요.
"언년이 어딨느냐" 나즈막히 묻는 대길의 목소리는 살기와 분노, 그리고 기쁨까지 섞인 듯했어요. 대길은 큰놈에게 자신에게 똑같은 문신을 새겨줍니다. 얼굴을 칼로 내리 긋는데, 대길의 표정이 너무나 섬뜩해서 무서울 정도였어요. 대길의 복수는 딱 거기까지였어요. 대길의 모든 인생을 뒤바꿔 버린 큰놈이를 찢어죽이고 싶었겠지만, 똑같은 상처를 남기므로써 모든 원한을 씻어버리려는 듯 말이지요. 
그러나 큰놈이로부터 믿지 못할 사실을 듣게 됩니다. 큰놈이 대길이 아버지가 여종으로부터 낳은 배다른 형제였다는 것이지요. 그 여종은 다른 사내종과 혼인하여 언년이를 낳았고요. 대길이와 큰놈이는 배다른 형제이고, 언년이와는 씨다른 남매라네요. 이런 충격적인 출생의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니, 함께 듣던 설화보다 제가 더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충격이었어요. 그런데 이런 경우 대길이와 언년이의 관계는 어찌 되나요? 대길이 아버지가 큰놈이 어머니를 부인, 혹은 첩으로도 맞아들이지 않았으니, 생물학적으로도 남매는 아닌데, 에고 복잡해서 패스~

큰놈이는 그 날 대길의 아버지가 아닌 자기의 아버지를 죽였다고 하였지요. 청천벽력같은 큰놈의 말을 대길은 믿고 싶지 않습니다, 큰놈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믿고 싶었을테지요. 충격으로 넋이 반쯤은 나가버린 대길에게 "아직도 언년이를 사랑하느냐?" 며, 언년이 이미 전 훈련원판관 송태하와 혼례를 올렸다고 말하지요. 텅~ 대길의 머리 속이 텅 비어 버립니다.
죽어도 대길이가 사는 집에서 죽고 싶다는 걸 억지로 끌고 나왔다며 "언년이는 그대를 바라 본 죄 밖에 없지 않은가? 모든 죄는 내가 지고 떠나니 더 이상 찾지 마시게. 그게 사랑일세. 믿고 가겠네" 그리고는 대길의 칼로 자신을 찔러 버리고 말았지요.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아니 대길이 너무 충격을 받은 상태라 어떻게 손을 쓸 수도 없었어요. 죽어가면서 대길을 향해 마지막으로 남긴 큰놈이의 말 "나.의, 아.우"
아, 또 눈물나네요.

대길은 큰놈이가 스스로 칼에 찔려 죽을 때도 멍해진 정신을 수습하고 있지 못했어요. 그저 언년이 송태하와 혼례를 올렸다는 말만 귀에 맴돌고 있었지요. "노비년놈들끼리 아주 잘 만났구나... 참 잘 만났어... 그런데 많고 많은 놈들 중에 어찌하여 도망노비 송태하란 말이냐" 며 대길은 주저 앉고 맙니다.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입니까? 송태하와 다니던 그 여인을 향해 칼을 던졌는데, 그게 언년이었다니... 대길은 믿고 싶지도 받아들일 수도 없지요. 싸늘히 식어버린 큰놈이의 시신을 붙들고 왜 거짓말을 하느냐고 울부짖어도 큰놈이는 대답을 해 주지 않지요.
"누가 네놈들을 죽으라고 허락했더냐! 눈을 떠라" 라며 이놈, 이놈 하는 대길의 목소리는 잦아들고 대길은 온몸에서 기운이 빠져 나가듯 망연자실합니다.

혼례를 올려 남의 여자가 되어 버렸다는 말을 듣는 대길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데, 드라마 OST 임재범의 낙인은 어쩜 그렇게도 대길의 발기발기 찢긴 가슴을 그대로 노래하던지...
"가슴을 데인 것처럼, 눈물에 베인 것처럼 지워지지 않은 상처들이 괴롭다...."
눈물에 베이다는 노래가사가 그렇게 절절하게 와닿을 수가 없었어요. 대길의 눈물이 대길의 가슴을 베고 있는 듯해서 말이지요.
대길은 지금 언년이가 혹시 죽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어요. 자신이 던진 칼을 맞은 걸 봤으니까요. 온 세상이 무너지고, 살아갈 목적도 의미도 잃어 버린 대길은 술을 마셔도 취하지가 않습니다. 멀리 언년이 고운 옷을 입고 슬프게 돌아서서 가는 모습만이 아른거릴 뿐이에요.  
대길은 반드시 송태하를 찾아야 합니다. 언년의 생사를 확인해야 하니까요.앞으로 송태하를 어떤 마음으로 쫓게 될지 대길의 심정이 복잡하기만 합니다. 사랑하는 언년이의 남편인데 죽일 수도 없고, 언년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두 사람을 살려 보내야 하는데, 무서운 권력의 실세가 송태하를 쫓고 있으니, 대길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언년이를 향한 사랑에 가슴이 데이고, 그 사랑이 가슴에 낙인처럼 새겨져 있는데, 이제는 그 사랑이 떠났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로요. 잃어버린 언년이는 대길의 눈물이 되어 흘러 내리고, 대길을 아프게 하네요. 대길은 언년이를 마음에서 놓을 수 있을까요? 정말 머리 빠개지도록 아파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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