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 김희선'에 해당되는 글 15건

  1. 2012.09.05 '신의' 역사 바꿀 공민왕, 최영 얻은 결정적 한마디 (10)
  2. 2012.09.04 '신의' 자체발광 이민호, 오열보다 진한 아픔 전한 눈물 (12)
  3. 2012.08.28 '신의' 요물 김희선, 빵터진 죽음의 주문에 멘붕된 기철 (9)
  4. 2012.08.22 '신의' 삼천포로 빠지는 판타지, 김희선의 원맨쇼가 아깝다 (6)
  5. 2012.08.21 '신의' 허공에서 만난 눈빛, 두 남자 두 여자의 고백 (2)
2012.09.05 09:12




공민왕의 자주개혁 의지가 선포되는 순간이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호복을 벗어던지고 황룡포로 갈아입는 장면은, 시청자에게는 뭉클한 감동을, 편전의 중신들은 경악하게 했지요.

길게 땋아 늘어뜨린 변발도 깔끔하게 상투로 틀어 올리고 익선관을 쓰며, 스스로 반원정책의 모델이 되는 공민왕, 이제 그는 나약하고 힘없는 고려의 왕이 아니었습니다. 공민왕의 옆에 고려의 왕비복으로 갈아입고 선 노국공주 역시도 더이상 원의 공주가 아니었습니다.  


감옥에 갇힌 최영을 독대하러 온 공민왕, 반대를 물리치고 감옥으로 간 이유는 최영이 자신의 명을 수행하고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었지요. 우달치 주석을 통해 공민왕은 그제서야 최영이 무슨 말을 전하고자 했는지를 이해했지요.

"우달치 중랑장 최영, 아직 전하께서 내리신 임무를 다하지 못하였습니다", 선혜정에서 중신들이 독살당한 증거는 이미 공민왕이 가지고 있었지요. 독에 의한 살해였으며, 기철이 한 짓이라는 것까지도 말이죠. 전하께서 내리신 임무를 아직 다하지 못했다는 말로 최영이 선왕이 아닌, 공민왕의 명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려왔다는 것을 알게 된 공민왕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지요.
최영을 만나 직접 친국을 하겠다며 대신들의 만류를 묵살하고 옥사를 향해 가는 공민왕, 카리스마 짱!입니다. "내가 내린 임무는 두 가지였어요. 증거를 찾아오라, 그리고 내가 누구와 왜 싸워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려달라", 증거와 누구와 싸워야 하는 지는 이미 알았고, 왜 싸워야 하는지에 대한 답만이 남아있었던 게지요. 최영은 그 답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말로, 경창군을 옹립시키고자 역모를 했을 지도 모른다는 공민왕의 의심을 풀어준 것이지요.


"나는 내가 왜 싸워야 하는지 알고 있어요. 그러니 그대는 어찌 싸워야 하는지 가르쳐줘요, 내가 그대를 구할 수 있게..". 의선 유은수를 기철에게 내어 준 것에 대해서도 공민왕은 진심을 얘기했지요. 그것만이 의선을 지킬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며, 내 곁에 있으면 그 분이 더 위험해질 거라 판단해서 였다고 말입니다. "내가 힘이 없어서 어쩔 수가 없어서"라고 자책하는 공민왕의 모습이 측은하기 까지 합니다. 허울뿐인 왕의 자리, 사람 하나 지키지 못하는 힘없는 왕이 지금 공민왕의 처지이니 말입니다.


유은수의 안부가 걱정되어 안전하냐고 물어보지만 공민왕도 확인해 볼 방법이 없다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애가 타는 최영, 유은수의 안전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탈옥을 감행했지요. 공민왕과의 독대, 그리고 탈옥까지 감행하는 최영은 예전의 최영이 아니었습니다. 꽁꽁 얼어있던 마음의 빗장을 풀고 나온 최영이었기에 말이죠. 호수의 얼음이 깨지면서 물속으로 빠져 살고자 허둥대며 나오는 장면은 최영의 각성을 의미했습니다.


유은수가 선물로 준 들국화를 아스피린 병에 넣어뒀던 로맨티스트 최영, 그냥 버리지 않았으리라 생각은 했지만 그런 깜찍한 생각을 하다니, 나중에 유은수가 아스피린 병에 넣어둔 꽃을 봐야 하는데 말입니다. 압송되어 가면서도 최영은 유은수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지요. 언제부터였을까? 이 여인이 하늘의원이 아니라 여인으로 다가오게 된 것이... 어깨를 기대고 잠이 들었던 순간? 꽃향기가 피냄새를 지워줄 것같다고 꽃처럼 웃던 순간? 기철 앞에서 무릎을 꿇고 끌려가는 자신을 젖은 눈으로 바라보던 순간?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여인의 손이 닿는게 싫지가 않습니다. 자꾸자꾸 그 여인을 향해 눈이 갑니다.

 

유은수에게도 노란 소국은 최영을 떠오르게 합니다. 기철이 유은수의 마음을 가지고 전하와 내기를 했다고 털어놓았지만, 유은수의 마음은 글쎄! 내가 보기엔 전하도 기철도 못 가지게 될 듯 하더이다. 최영이라면 또 모를까?ㅎㅎ
기철이 보여준 화타의 유물에 메이드 인 코리아가 새겨있는 메스를 보고 놀라는 은수였지요. 두 개가 더 있다는데 기철이 자식, 거 되게 짠돌이처럼 안보여주더군요. 얼핏 보니 청진기와 주사기가 보이지 않았는데 나머지 두개라는 게 청진기와 주사기가 아닐까 싶던데...

은수는 은수대로 기철의 비위를 맞춰주는 척하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지요. 폭탄주를 먹이고는 기철을 데이트하자는 말로 밖으로 유인해 도망칠 심산이었죠. 기철이 그렇게 말랑말랑한 사람이 아니라 은수에게 속아 넘어가는 척은 했지만, 데이트라는 것도 해보는 기철이었지요. 은수가 들국화에 관심을 가지자 등뒤에 감추고 은수에게 주려고도 했지만, 멍때리고 가는 은수때문에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실패했지만 말입니다. 기철이 나쁜 놈이기는 하지만, 은근히 귀여운 구석도 있어서 자꾸 정이 가서 큰일입니다.

기철의 눈을 피해 그 바닥이 그 바닥, 기철의 손바닥안이었지만 숲을 달리는 은수,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 했지요. 그런데 귀신처럼 나타난 최영이 은수를 붙잡아 주고는 사라져 버렸답니다. 정체를 밝히지도 않고 스르륵 사라져 버리는 그대를 흑기사로 이름합니다. 나중에 기사복 비슷한 옷을 입고 궁에 잠입해 공민왕을 만나기도 했는데, 간지 죽이더라는;;... 이민호, 저렇게 잘 생기면 사는데 불편하지 않나?! ^^
은수도 묘한 기분을 느끼기는 했지만, 옥에 갇힌 최영이 설마 그곳까지 왔으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을 테지요. 그나저나 멀리서 은수를 바라보는 최영의 눈, 우왕! 사랑에 빠진 눈이던데 임자커플 진도는 언제 나가려나? 빨리좀 어떻게 해봐욧!


삶의 목표도 살아야 할 의미도 없었던 최영에게 삶은 하루 하루 죽음을 향해 가는 과정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목표가 생긴 것이죠. 지켜야 할 사람과, 싸워야 할 상대가 생겼습니다. 살아야 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최영이 탈옥했다는 말을 들은 기철이 우달치 병영과 공민왕의 처소에 들이닥쳐 최영을 찾았지만 발품만 팔았지요. 신출귀몰한 최영이 옥사에 얌전히 있을 줄이야~~  친히 면회를(?)를 온 기철에게 한 방 먹여 시원하더군요.


탈옥했던 최영은 우선 유은수의 안전을 확인하고는 은밀히 궁에 잠입해 공민왕을 만나고 갔지요. "한 가지를 여쭙고 한 가지를 답하고자 왔습니다", 묻고 싶은 것은 왜 싸우려고 하느냐? "왕이 되기 위해서요", 이미 왕인데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반문하는 최영, 공민왕의 대답은 슬프리만큼 솔직했습니다. "그대도 나를 왕으로 여기지 않으면서 그리 말하면 내 참으로 허무하지...", 이심전심으로 왕이 되고자 한다는 의미가 무엇을 말함인지 서로 확인하는 말이었죠.

"싸우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셨습니다. 왕은 싸우는 분이 아닙니다. 가지는 분입니다. 우선 저를 가지십시오. 그러면 싸움은 제가 하겠습니다". 원에서 개경으로 오기까지 그 험난한 여정을 겪어 오면서도 공민왕의 믿음에 답하지 않았던 최영, 무사 최영이 목숨을 걸고 함께 할 주군으로 받아들이는 순간이었습니다. 

노국공주를 찾아가 고려왕비복을 내밀며 도와달라고 청을 하는 공민왕, "내가 밉고 한심하고 우습겠지만, 나도 이제 정면돌파라는 것을 해보려고 합니다. 도와주시겠습니까?". 얻고 싶은 자를 위해 자신의 용기를 먼저 보여주는 것이 순서일 듯하다며, 호복을 벗겠다는 의사를 표했지요.
신하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호복을 벗어던지고 황룡포와 익선관을 쓰는 공민왕, 그렇게 왕의 길을 걷기 시작한 공민왕이었습니다. 용포를 입고 익선관을 쓰는데 가슴이 뜨거워지더라고요. 그리고 그가 얻은 첫 사람 최영과 그의 부하들을 궁으로 불렀습니다. 갑옷을 입혀 당당한 고려장수들로서 예우하면서 말이지요.

 

공민왕이 최영을 구한 한 수는 절묘했습니다. 우달치들에게 은밀히 명을 내린 사람이 자신이었다고, 최영의 역모죄를 구명한 것이지요. 정면승부수를 던지는 공민왕을 보는 기철의 표정, 헉, 이건 또 뭐야 뜨아~~ 

우달치들에게는 명을 수행해 온 것에 대한 포상을 내리겠다고 불렀는데요, 전날 밤의 칙서를 보니 최영을 중랑장에서 낭시(?)로 승격까지 시키더군요. 칙서전에 임명장인 듯한 것이 나왔는데 여기서 옥에 티가 보이더라고요. 대충 한자 내용을 보니 화가 시험에 합격한 신윤복 등 2명에게 내리는 임명장 같아 보이더군요. 신윤복은 조선후기 화가인데, 고려시대 화가 신윤복은 누구세요?


그건 그렇고 예고에 최영장군의 헤어스타일 보고 깜놀했습니다. 어떻게 원상복귀는 안될까요?ㅠㅠ
 
최영이 꽁꽁 언 얼음빙판에 자신을 가두고 있었다면, 공민왕은 힘없고 무능한 왕이라는 열등감에 자신을 가두고 있었습니다. 껍질을 깨지 못하고 알에 갇혀있었던 두 인물의 공통점이었죠. 그리고 두 사람이 동시에 알을 깨고 나오는 모습을 보였지요. 최영은 살아갈 의미와 목표를 세웠고, 공민왕은 자주고려의 기치를 내걸고 친정체제를 구축해 진정한 왕이 되겠다는 뜻을 세웠습니다. 고려말의 혼란기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유은수, 그녀가 고려로 가게 된 것은 우연이었을까요? 기철이 가지고 있는 화타의 유물이라는 것을 통해, 유은수가 고려로 가게 된 일 역시도 필연으로 얽혀있어 보이기도 한데 말이죠.

 

최영과 공민왕, 뜻을 세우고 목표를 품었으니 일 낼 것 같습니다. 비록 역사에서의 공민왕은 노국공주를 잃은 후 개혁의지를 잃고 향락에 젖어들어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군주로 남았지만, 폄훼되어서는 안되는 것은 반원의 용기와 고려중흥이라는 개혁의 의지일 것입니다.

100년 가까이 고려를 지배해 온 원의 복식과 문화를 스스로 모델이 되어 금지령을 내린 공민왕, 이 정도면 우리 역사를 바꿨다고 평가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 황실의 입김에 옥좌가 왔다갔다 하는데도 호복을 벗어던진 공민왕의 용기는 진정한 왕의 모습이었습니다. 고려의 마지막 영웅들 공민왕과 최영, 그 속에 피어나는 노국공주와 유은수의 사랑은 이들 영웅을 어떻게 변모시키고 강하게 하는지, 지켜봐야 겠군요.

게으른 최영은 녹아버린 얼음과 함께 사라지고, 힘이 없어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고 징징거렸던 공민왕은 벗어던진 호복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지켜야 할 사람들, 내 나라 고려를 위해 싸우고 살아야 할 일만 남았습니다. 비록 과거의 역사지만, 공민왕에게 파이팅 넘치는 응원을 해주고 싶군요. 일어나라 황룡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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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4 07:47




오랫동안 최영을 알아 온 경창군은 그를 이렇게 묘사합니다. "내가 아는 영이는 역모할 사람이 아니에요. 영이는 게을러서 그런 것 안한다오. 내가 아는 영이는 역모같은 귀찮은 것 할 정도로 부지런하지가 않아요. 영이는 게을러서 싫은 자 앞에 무릎꿇고 목숨 구걸하는 것 안할거요".
그래서일까? 최영은 경창군의 죽음 앞에서도 드라마에서는 연기력의 잣대로 보이는 흔한 폭풍오열도 하지 않습니다. 어리고 가녀린 선왕(경창부원군, 최원홍)을 안고 굵고 짧은 눈물로 그 감정을 다 전합니다. 여기서 눈물 콧물 뒤범벅이 되어 경창군을 부둥켜 안고 울었더라면, 드라마 속 최영이라는 캐릭터가 오버스러웠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의 진한 눈물 한줄기가 오히려 더 진하게 아픔을 전달하더군요.

유은수가 화타의 제자라는 확신으로 강화로 온 기철, 기철의 덫은 이중 삼중으로 간교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빠져나갈 수 없는 덫이었죠. 경창군을 살려도 역모죄, 죽여도 역모죄였으니 말입니다. 관군과 기철이 보낸 자객에 둘러싸인 최영에게 기막힌 꼼수를 제안한 유은수였지요. "모른 척 내빼버리자".
은수에게 경창군을 데리고 도망가 안전한 곳에 숨어있으라고 하는 최영은 뒤따라오는 자객들과 또 상대를 해야 했지요. 유은수가 어디에 있어도 찾을 수 있다고 하더니, 최영장군 정말 귀신같이 유은수가 있는 집을 찾아내더군요. 하마터면 유은수의 칼에 찔릴 뻔 했지만 말입니다. "누군지 묻지도 않고 찌릅니까? 칼은 주인과 적을 구분 못합니다".
경창군을 간호하다 잠이 든 유은수, 앉아서 날밤을 샌 최영 가까이에 앉지요. 화들짝 놀라 자리를 이동하는 최영 곁에 다시 다가와 앉는 유은수, 어깨에 기대 눈 좀 붙이라고 어깨를 내어주지요. 내가 그쪽보다 지금은 건강하니까 어쩌고 저쩌고 중얼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푹! 하고 쓰러지듯 기대어 오는 최영, 벌써 잠이 들어버렸네요.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대단했던 최영이었는데, 유은수에게서 편안함을 느끼나 봅니다. 맥도 짚어보고 열도 체크하는 유은수, 그에게서 나는 피냄새가 마음에 걸리지만, 잠시 이대로 그를 편하게 자게 하고 싶습니다. 


우달치 주석이 달고 온 강화군수의 졸개와 함께 군수집으로 가게 된 최영일행, 우선은 시간을 벌기 위함이었지요. 강화군수 집에 심어져 있는 허브들을 보면서 진통제를 만들어 보려는 유은수, 어떻게 만드는지는 모르겠지만 경창군의 고통을 줄여주고 싶은 유은수입니다.
노란 들꽃 한 송이를 따서 최영에게 선물을 주는 유은수, 남정네에게 꽃이라니...훗~ 거절하는 최영이었죠. 은수의 장난끼때문에 화보 하나 나왔습니다. 최영 머리에 꽃을 꽂아주었는데, 여자보다 예쁜 최영에게 순간 제 눈이 핑글핑글~~ 이런 장난하는게 재미있느냐고 정색하는 최영에게 유은수의 말은 아프게 들립니다. "꽃향기가 당신 피냄새를 좀 가릴 것 같아서요". 묻히고 싶었던 피가 아니었습니다. 우달치이기에 묻혀야 하는 피였습니다.  

잠깐 꽃장군 최영의 샤방샤방 아름다운 모습에 완전 미혹되었네요. 꽃을 꽂아도 화보가 되는 이민호, 자체발광 빛난 외모에 그저 감탄만 하고 있었더라는 후문;; 외모에만 감탄했으면 섭할 이민호, 연기도 좋았다우~ 미세하게 변하는 표정연기하며, 눈동자 하나까지 표정연기와 감정연기가 잘 연결되었던 장면입니다. 특히 별처럼 초롱초롱한 눈빛은 보물급이더군요. 제가 이렇게 연기자 외모에 침 질질 흘리는 스타일이 아닌데, 이민호는 외모를 받춰주는 연기까지 날로 좋아져서 푹 빠져들게 하네요.

최영은 주석을 궁으로 보내 공민왕에게 말을 전하고 답을 받아오라고 보냈지요. 전하의 답을 꼭 받아오라며, "혹이라도 자네가 나때문에 죽게 되는 일이 있을까 미리 말해 주겠는데,,,", 주석도 무슨 말인가 궁금해 귀를 쫑긋하고, 시청자는 더 궁금했는데, 해 줄 말이라는 게 "미안하다"랍니다. 실없는 최영장군때문에 빵터졌습니다. 하긴 틀린 말은 아닌데ㅎㅎ. 
주석이 궁에 간 일은 방정맞은 조일신때문에 틀어지는 듯 보이더군요. 조일신이 최영과 우달치 대원들이 몰래 접선을 하고 있으며, 최영이 기철의 수하가 되어 역모를 꾀하고 있다고 모함을 하는 통에, 공민왕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죠. 

방정맞은 조일신을 한대 치고 싶더랍니다. 노국공주가 공민왕에 대한 진심을 고백하려는 결정적인 순간에 방해를 해서 얄미워 죽겠더라니까요. 공민왕과 노국공주가 테이블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누지요. 직접 말을 나누는 것도 싫은지 장빈(이필립)을 전달자로 삼아서 말입니다.
"그리도 심려가 크시냐고 물어보세요".
"그렇다...고 전하여라".
노국공주가 다과상을 준비해 공민왕을 부른 이유는 기철의 집에 갈 수 있게 허락해 달라는 청을 하기 위해서 였지요. 여전히 공민왕은 노국공주가 최영이 걱정되어, 무모함을 무릅쓰고 기철에게서 최영과 의선을 데려오고자 한다고 오해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래뵈도 명색이 원나라 공주입니다. 그 집에 들어있는 나를 함부로 대하진 못할 겁니다. 몇가지 약속도 받을 것입니다", 돈을 원하면 원과의 무역권을 줄 수도 있다는 말에 화를 참지 못하는 공민왕이지요.

"대체 어디까지 날 비참하게 만들어야 기쁘시겠습니까? 일국의 왕이 가장 충실한 부하를 잃었습니다. 그자가 내게 등을 돌렸다해도 나는 할말이 없습니다. 헌데 왕비께서 내 무능함에 질려서 스스로 무엇을 해보겠다고요? 내가 그리 한심합니까? 그자가 그렇게 좋습니까?" 질투폭발하는 공민왕, 이렇게 노국공주에 대한 사랑이 깊은데, 날선 말로 서로를 상처내고만 있으니, 시청자 마음이 답답해 미칠 지경입니다. 

다른 말은 다 참을 수 있어도 전하 외에 다른 사내를 마음에 두고 있다는 오해만큼은 풀고 싶은 노국공주, 속내를 고백하기에 이르지요. "전하에게는 그 자가 나같은 것보다 더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전하는 절대 모르시지만, 알려고 하지도 않으시지만, 저는... 저는..." (전하를 연모합니다)라는 고백을 하려는 순간 들리는, "멈추지 못할까!", 뭐야!!! 이 짜증나는 소리는? 어찌나 화가 나든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버렸네요. 어찌나 아깝던지...

으이그!! 하필 이 타이밍에 소란을 피우냐고, 조일신아!! 우달치 부대장이 주석을 강화로 보낸 일을 알게 된 조일신이 최영과 우달치들이 내통하고 있다고 흥분해서 궁에 들어온 것이었지요. 공민왕도 모르는 일이라 어쩔 수 없이 우달치들은 진영에서 구금조치를 받고 갇혀 버렸지요. 큰일났습니다. 왕의 호위부대를 묶어버렸으니, 공민왕의 신변이 더 위험스러워서 말입니다. 

경창군에게 화고독을 주고 최영에게 전하라는 덕성부원군 기철, 밑지는 장사가 아니었죠. 화고독을 먹고 최영이 죽음을 택한다면 최영을 제거할 수 있었고, 반대로 경창군의 목숨을 댓가로 기철에게 무릎꿇고 복종을 약속한다면, 공민왕에게는 위협을, 최영은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일거양득이었으니 말입니다. 경창군을 복위시켜 고려 황실을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나쁘지는 않았을테고 말입니다.

그러나 기철의 계산대로 되지는 않았지요. 기철의 뒤통수를 친 것은 놀랍게도 경창군이었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최영을 살리려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길을 택한 경창군, 오래 살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는 하나, 사람의 마음이 하루라도 더 살고 싶어하는게 본능일텐데, 그 어린 나이에도 최영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았지요. 최영의 신의(信義)에 신의로 답한 경창군이었습니다.

"영아, 덕성부원군이 가르쳐줬어. 어찌하면 널 살릴 수 있는지... 그 자는 몰랐나봐, 어차피 난 오래 못사는데 그 자는 그걸 몰랐어". 내장이 타들어가는 고통을 참으려 하늘나라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는 경창군, 최영은 하늘나라의 불빛과 말없는 마차들(자동차)에 대해 이야기해 주지요. 고통을 빨리 덜어내주려면 한가지 방법밖에는 없었습니다. "이젠 제가 아프지 않게 해드리겠습니다. 그래도 되겠습니까?", 조용히 칼을 빼는 최영, 그렇게 경창군은 더 이상의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었지요.

이 과정에서 이민호는 감정을 폭발시키기 보다는 절제해 버림으로써, 세상에 미련이 없는 지금까지의 최영캐릭터에 일관성을 유지하더군요. 질끈 두눈을 감으며 흘리는 눈물은 담백해서 오히려 진한 아픔으로 다가왔고요. 그리고 그 감정을 길게 이어가지도 않습니다.
속으로는 피눈물을 흘렸을 최영이지만, 금방 냉정을 되찾았지요. 무사로 길들여진 최영은 상황판단이 누구보다 빠른 인물입니다. 강화군수가 기철과 한통속이라는 것을 눈치챈 최영이 당장해야 할 일은 의선을 그곳에서 데리고 빠져나가는 것이었죠. 
경창군의 죽음을 목도한 유은수가 충격에 빠진 것은 당연했지요. 화고독이 어떤 독인지도 모르고, 의사인 유은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환자를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었기에, 경창군을 찔러 고통을 줄여주려 했던 최영을 이해하기 힘들었지요.

기철이 그곳에 있음을 알았던 최영은 유은수에게 자신의 곁에서 떨어지지 말라고 말하지만, 경창군을 죽인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유은수는 방을 나가버리지요. "내가 하란대로 하라고, 내옆에 있으라고. 그래야 지켜줄 수 있다고!! 대체 몇번을 말해야 기억하겠습니까?".
그러나 막무가내로 방을 나가버리는 바람에 은수는 기철에게 인질로 잡혀버렸지요. 기철 패거리만 나타나면 몰입을 뚝 끊는 화수인과 천음자의 무공, 정확히는 CG무공, 이번회는 기철까지 가세해서 어이가 없더랍니다. 여튼 경찰방패를 산산히 박살을 내버리는 것을 보니, 기철의 내공도 만만치 않더군요. 이민호의 액션연기가 좋은데, CG무공으로 맥을 끊어버려 액션신을 죽이는 역효과가 나타나더군요. 제작진이 피드백을 해줬으면 좋겠는데, 판타지라 포기하지 않으시려나?;;

최영의 무릎을 꿇리려는 기철, 죽으면 죽었지 절대 무릎을 꿇고 순순히 결박당할 최영이 아니지만, 결국 최영은 무릎을 꿇고 맙니다. 지켜주겠다고 한 사람, 하늘나라로 돌아가게 해주겠다고, 무사 최영의 이름으로 약속한 유은수때문에 말이지요. 화수인이 유은수의 어깨를 잡고 화공을 쓰려는 모습을 보고 어쩔 수 없이 무릎을 꿇고 만 최영입니다. 
최영을 역모죄로 엮은 기철, 개성으로 최영이 압송하는 장면이 예고되었는데요, 친국을 직접하겠다는 공민왕을 보니 안심이 되더군요. 공민왕이 기철의 흑심을 모를리 없을테니 말입니다. 역모죄를 뒤집어 쓴 최영을 공민왕은 어떻게 구할 수 있을지, 기철과의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될 듯하네요.

더불어 최영의 캐릭터도 달라질 듯한데요, 지금까지의 최영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귀차니즘이었습니다. 시크하고 세상에 냉소적인 듯한 귀차니즘 캐릭터를, 이민호는 기철 앞에 서는 순간 깨부수는 듯 했지요. 경창군을 독으로 죽인 기철이었기에 기철을 보는 최영에게는 분노가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너 진짜 역겨운 놈이구나". 허탈한 듯, 미련이 없는 듯, 그러나 의선에 대한 걱정만은 감추지 못하면서, 피식 웃어버립니다. 기철을 비웃는 듯도 했고, 여태까지 주군 이외에는 무릎을 꿇은 일이 없던 그가, 의선을 구하기 위해 무릎을 꿇은 것에 믿기지 않는 듯 웃음을 짓는 듯도 했지요. 최영의 감정변화를 최영답게 시크하게 표현한 이민호였습니다.

무사 최영의 이름으로 약속한 지켜줘야 할 단 한 사람 하늘의원을 인질로 잡은 기철과 싸워야 할 이유는 분명해졌습니다. 선왕으로 받은 마지막 임무가 끝나면 미련없이 궁을 떠나 낚시를 하며 살겠다고, 공민왕의 곁을 지켜달라는 청에 대답하지 않았던 최영, 이젠 유은수 그녀를 지키는 우달치도 되어야 할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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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8 08:34




공민왕은 강하고 단호했습니다. 겉으로는 나약하고 비겁해 보이는 공민왕이었지만, 숨기고 있는 날카롭고 영민한 발톱까지 감추지는 못했습니다. 기철(유오성)을 빈정대며 한 방 먹이는 모습이 통쾌했지요.
"내가 오늘 이 자리에 있게 된 것도 그대 남매(기황후와 기철) 덕임을 알고 있습니다. 기황후께서 덕성부원군이 일거수 일투족을 살펴줄 것이니 심려할 것 없다고 말씀해 주셨죠. 그대가 왕에게 예를 취하지도 않고, 옥좌의 바로 앞까지 올라와도 너무 놀라지 마라. 행여나 그런 무례함에 고려의 중신들이 기겁하거든 잠잠케하라. 기황후의 오라비가 왕에 대한 충정이 모라자서 그런게 아니다. 오히려 충정이 넘쳐서 혈기를 다스리지 못한 것... 보세요, 과인이 걱정되어 노심초사 한달음에 달려온 저 충심!".
요약하자면 이런 무례한 놈아, 감히 나에게 예를 취하지도 않는 너의 오만방자함을 잊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편전에서 벌어진 광경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유은수에게 장빈이 하늘에서 하던대로 하라고 말해주지요. 장빈과 유은수, 이 조합도 은근히 웃깁니다. 기철의 속내는 금방 드러났지요. 적월대였던 최영이 탐났던 것이었죠. 왕을 혹세무민하는 요망한 것(유은수)을 데려왔다는 이유로 최영을 그의 손아귀에 넣으려고 했던 술수였죠. 최영을 찾는 기철에게 유은수는 거절의사를 표하지요. 담당의사 허락없이는 누구도 데려가지 못한다면서 말이지요. 어라, 사람의 형상을 한 요물이 말도 해? "네 이년! 네 년이 감히 뉘 앞에서...".
기철의 거친 말을 고분고분 듣고 있을 유은수가 아니었지요. 유은수, 성깔 장난아닙니다. "뭐요! 어따대고 반말에 쌍소리에요? 내가 어쩌다 이런 안드로메다 시궁창같은데 끌려왔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이 나이에 '년'자 소리까지... 당신 몇살이에요?" 헐! 기철은 기가 차서 말도 안나옵니다. 이래뵈도 강남에서 성형외과 의사질하던 사람이라며, 한 달에 서너번은 진상짓 떨며 협박하던 환자떨거지를 상대해 왔던 사람이라고, 따다다 쏘아 붙이는 은수지요. "내가 이런 쌍소리를 못해서 우아떨고 있는 줄 아나? 임금님 앞이라서 참아주는 거니까 대충 여기까지 합시다". 졸지에 당한 일이라 입도 뻥긋못하는 기철의 우거지 상이라니!!
공민왕에게 돌보던 환자가 있어서 그만 가봐도 되겠냐고 공손하게 허락을 구하는 은수, 공민왕도 시원했던지 입가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지요. 삿대질에 눈을 부릅뜨고 버럭질을 하던 유은수가, 공민왕에게는 머리를 조아리고 허리를 숙이는 등 예를 취하지요. 기철이 이 모습에 더 부글부글 끓었을테지요. 감히 나 기철에게!!이러면서 말이죠. 
기철이 기어이 매를 벌고 맙니다. "너 요물 죽고 싶은 거냐?". 열받은 은수의 이어지는 말에 컥! 한마디 말조차 뱉지못하고 의식 기절된 기철입니다. 욕까지 뱉는 은수때문에 빵터졌습니다. '기철, 기황후, 공민왕, 오호라!', 내신 1등급이었다며, 은수는 달달 외운 역사실력을 뽐냅니다. 등골이 송연해지는 미래예언까지 말이지요.
"어차피 원나라 얼마 못가서 망해요!", 원나라가 망하느니 어쩌느니 황당무계한 말에 멘붕된 기철에게 악담으로 쐐기를 박아버리죠. "기철씨! 댁이 어떻게 죽는 지도 다 기억났어요. 근데 안 가르쳐줘. 왜냐면 재수가 없으니까!!".
한 술 더 떠 재수뿡 기철에게 죽음의 주문(?)까지 내리고 가버립니다. "헤이 유! 에프 (유, 씨) 케이 고투헬(Fuck, Go To Hell)!" 이 XX놈아 엿먹어라(지옥에나 떨어져라)를 못알아 들었으니 망정이지, 영어로 안했더라면 유은수 그자리에서 목이 잘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ㅎㅎ. 유은수의 주문은 또 나왔지요. 자신을 잡으러 온 기철 일당에게 "전쟁중에도 의사는 죽이지 않는 것"이라며 "적십자! 레드크로스!" 라는데, 유은수 이 캐릭터, 정말 배꼽쥐게 만드는 요물입니다. 패기쩌는 유은수, 화이팅이당~
뭔 정신으로 욕을 해주고 나왔는지 모르는 유은수, 비틀비틀 다리가 후둘거려 장빈의 부축을 받고 걸음을 옮겼다는 후문!
씩씩거리며 돌아간 기철, 수근거리는 말이 신경쓰여 다시 궁으로 들어가 공민왕을 알현하지요. 예까지 갖추면서 말이죠. 알아듣지 못하는 말이 죽음의 주문이라는 말에 기철이 급했나 봅니다. 은수의 정체도 파악하고, 은수를 미끼로 최영을 불러들이려는 계략이기도 했죠.
기철의 꿍꿍이를 알면서도 의선(유은수)를 기철에게 내어주는 공민왕이었습니다. 일주일간의 시간동안 마음을 얻어보라면서 말이죠. 공민왕과 기철의 살얼음판 같았던 독대, 류덕환의 절제된 카리스마는 보는 이로 하여금 숨조차 쉬지 못하게 하더군요. 기철에게 당하는 것 같으면서도 기철을 요리하고 시험하는 공민왕이었지요.
선혜정에서 독살된 중신들을 죽인 것이 자신이었다는 고백까지, 기철은 참으로 뻔뻔하고 대범한 자였습니다. 모든 것이 전하를 위해서 였다는 말에, 공민왕은 너털웃음으로 연극까지 하지요. 끓어오르는 분노를 누르는 류덕환의 감정연기는 정말 압권이더군요. 
"말장난은 여기까지!" 이때 깜짝 놀랐습니다. 절도있는 발음과 단호한 카리스마까지, 류덕환은 시청자를 끄는 마력이 있더군요. "전하를 제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전하와 제 사이를 가르는 것은 하나씩 다 치울 생각입니다. 그게 의선이든 우달치든... 신이 원하는 것은 마음입니다. 갖고 싶은 자의 마음을 갖는 것, 갖기 어려운 마음일수록 더 탐이 나죠".
기철의 흑심에 공민왕은 우선 의선을 걸고 마음을 누가 먼저 갖게 되는지 해보자는 제안을 하죠. 일주일의 시간 안에 의선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털끝하나 다친 곳 없이 돌려보내라는 조건을 붙여서 말이죠. 공민왕이 유은수를 내어주는 도박을 감행하면서 어떤 대책을 마련했는지 나오지는 않았지만, 공민왕이 대책없이 의선을 내어주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런 심중을 아무도 헤아려 주지 않아 고독해 하는 공민왕의 눈가에 맺히는 눈물에 마음이 짠해지기도 했지요. 노국공주도 의선을 내어 준 공민왕을 비난하고 돌아가 버렸으니 말입니다. "누가 전하의 편이고, 누굴 지켜야 전하가 살 수 있는지 정녕 모르십니까? 의선을 내어주고 우달치 최영이 죽게 되면, 대체 전하 옆에 누가 남겠습니까?". 노국공주가 최영을 은밀히 불렀다는 사실에 질투를 했었다는 것을 보이기도 하더군요. 노국공주에게는 의심으로 비춰져서 오해의 골만 깊어지고 말았지만 말입니다. 진심을 전할 시간도 주지 않은채 말입니다.
"전하가 넘어지면 저도 넘어지고, 전하가 밟히면 저도 밟히는 것입니다. 당연히 전하가 걱정됩니다. 방안에 주저앉아 걱정만 하지 못하고 이렇게 달려와 버렸습니다". 노국공주의 진심을 읽은 공민왕, 얼마나 걱정이 되었으면, 예를 갖추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였는지, 왕비의 심정이 전해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자신을 믿지 못하는 노국공주의 비난이 못내 서운한 공민왕입니다.
노국공주를 향해 마음을 열려 발걸음을 옮기지만, 이어지는 말에 그만 얼어붙고 만 공민왕이었지요. 공주의 뒷모습을 쫓는 애닯은 눈빛, 못난 자기에게 화를 내는 듯한 공민왕의 감정을 표현하는 류덕환의 섬세한 연기에 감탄! 
"잘못 찾아와 잘못 물었습니다. 다시는 찾지도, 묻지도 않겠습니다". 
그나저나 최영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걱정인 유은수와 장빈(이필립)입니다. 최영이 사랑했던 적월대 여대원과의 슬픈 로맨스도 잠깐 나왔었지요. 충혜왕이 능욕을 보이려고 했던 여대원을 사랑했던 최영, 여대원은 목을 매 자결을 해버렸고, 여대원이 남기고 간 두건을 칼에 묶고 다녔던 최영이었습니다. 그랬었던 것이구나, 최영. 가여워서 어쩐대냐 ㅠㅠ
수술부위를 다시 가르고 고름을 다 짜냈는데도, 최영의 의식은 낚시터에서 돌아올 생각을 안하지요. 살려는 의지가 없었던 최영이었지요. 최영의 의식을 돌아오게 한 것은 유은수의 눈물이었습니다. 심폐소생술을 하고, 인공호흡을 해도 돌아오지 않던 최영의 몸과 의식은, 은수의 눈에서 떨어진 눈물 한 방울로 돌아왔지요. 이런 것을 운명이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고전적인 클리셰임에도 찌리리 하더이다. 
의선이 끌려갔다는 말에 성치않은 몸을 이끌고, 기철의 집을 향해 전력질주하는 최영이었지요. 현대에서 가져온 경찰방패를 둘러매고 말입니다. 경찰방패 이번에 제역할을 톡톡히 하더군요. 칼도 피하고 천음자의 불완전한 음공은 물론, 화수인의 공격까지 막아냈지요. 기철측이 하늘에서 가져온 것을 알면, 신령스러운 물건으로 여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랍니다.

어지러운 마음을 달래며 그림을 그려보지만, 이내 최영이 의선 유은수를 구하러 갔다는 말에 붓을 쥔 공민왕의 손이 떨립니다. "정면돌파라... 나는 저를 믿고 있는데, 믿고 있다고 말도 해줬는데... 나를 믿지 못하는 구나. 공주는 날 믿지 못해 달려와 소리높여 비난하고, 최영은 나를 믿지 못해 저 혼자 죽을 각오로 가버렸고.. 나한테 한 마디 항의조차 안했다. 왕이란 이름의 이자리, 나를 믿고 기대는 이 하나 없을 때는 내 무엇을 낙으로 삼아 버텨야 하는 것이냐". 공민왕이 유은수를 내어주면서 나름으로는 대책을 세웠던 듯 한데, 그 의중을 물어보는 이는 없고 비난만 하니, 참으로 외로운 공민왕입니다. 독백같은 가슴 속 한탄도 슬픈 시로 만드는 류덕환입니다. 류덕환 연기 짱!
최영대장을 구하러 가겠다는 우달치 대원들의 읍소를 거절하는 공민왕, 어명을 거역했다는 죄를 묻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지요. 유은수를 구하러 간 최영에 대해서는 어명이었음을 모르는 일로 하라는 공민왕의 깊은 어심에, 최영부하들도 더 이상 행동에 옮기지 못합니다. 최영을 지키고자 하는 공민왕의 진심이 우달치 부원들을 울컥하게 했을 듯 싶습니다. 예고를 보니 노국공주가 최영과 의선을 구하겠다고 기철의 집을 향한 것이 나와, 노국공주를 구하고자 하는 공민왕의 사랑이 보여지기도 했지요. 이 부부, 대화가 더 필요해!!
자신을 구하러 적지에 들어온 최영을 본 유은수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지요. 얼굴에 손을 대어보니 열도 내리고 정상인가 봅니다. 최영이 이젠 유은수의 손을 피하지 않더라고요. "살아났구나, 싸이코", 졸지에 고려시대로 타임슬립한 유은수가 믿을 사람은 최영밖에 없지요. 갇혀있다고 고자질하는 유은수, 귀엽기도 하여라~
최영의 무술실력과 외공까지 모으는 무공이 탐이 나는 기철입니다. 기철이 무공이 뛰어난 사람을 모으는 이유가 옥좌에 대한 욕심때문이기도 하지만, 갖은 약초로 몸공양을 하는 것을 보면 이 놈은 불로장생을 꿈꾸는 진시황을 롤모델로 삼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의선을 탐내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 같고요. 진시황도 죽었잖냐? 꿈깨라.

단신으로 기철의 집에 쳐들어 온 최영, 이민호 왜 이렇게 잘생긴거니 ㅠㅠ 은수가 갇혀있는 방 앞에서 내상을 입어 흐르는 피를 닦는 최영, 축복받은 외모에 아줌마 가슴 설렌다~
최영은 기철과, 특히 뒤에서 최영과 기철의 대화를 듣고 있던 유은수를 깜놀하게 만들었지요. 죽음의 주문을 외우고 눈 하나 깜짝않고 나이가 몇이냐고 묻지를 않나, 어명을 무릎 꿇고 받으라고 눈을 부라리지를 않나, 아무튼 유은수와 최영 두 사람때문에 머리 핑핑 돌고 있는 기철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연모하기 때문에 왔습니다. 연모하는 여인이 한밤중에 끌려가 낯선 곳에 갇혀 있다는데, 그 어느 사내가 손놓고 있겠습니까?", 흐억... 이게 무슨 말이래요? 연모를 한다니... 우째 유은수도 싫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것도 최영장군이 자신을 연모한다니 듣고도 믿기지 않는 유은수였겠지요. 내가 쫌 이쁘기는 하지만, 빛나는 미모가 고려시대에도 통하는구나ㅎㅎㅎ
신의는 걸어다니는 화보 이민호와, 연기신이 내린 류덕환이 무게를 잡아준다면, 시시때때로 터져나오는 김희선의 시대부적응 대사때문에 빵빵 터집니다. 사실 타임슬립이라는 설정때문에 코믹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유은수라는 캐릭터는 드라마를 살리는 매력덩어리입니다. 김희선은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같은 매력으로 극의 활기를 불어넣네요. 어명을 거역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없었기에, 최영이 임기응변으로 연모라는 거짓말을 둘러대기는 했지만, 어째 연모의 기류가 진짜로 흘러가게 될 듯 합니다.
다음회는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서로를 향한 진심은 물론, 기철의 집에서 탈출한 유은수와 최영이 야영을 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릴 것같은데요, 김희선은 예고편만으로도 또 빵터지게 하더군요. "언제부터 날 연모한 거예요?", 그렇게 말하는 데에는 사정이 있었다고 진지한 변명을 하는 최영에게, 못들은 걸로 해주겠다고 하면서도, 이미 들은 걸 어떡하냐고, 최영의 가슴팍을 툭 치며 장난을 치는 유은수, 이 대책없는 귀염둥이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최영에게 내공이 아니라, 사랑이 쌓여갈 것만 같은데 말이죠. 유은수 김희선, 여자가 봐도 넘 귀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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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2 11:50




김희선의 통통 튀는 원맨쇼 연기는 신의에 생기를 불어넣는 최고 재미입니다. 타임워프라는 소재를 드라마에서 많이 차용해 왔지만, 김희선의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엉뚱함은, 드라마의 무게감을 반감시키기 보다는 다음은 어떤 엉뚱함으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줄까 기대가 될 정도입니다.
하늘에서 온 의원은 물과 기름처럼 드라마에서는 이질적인 존재인데도, 궁을 휘젓고 다니는 김희선의 전천후 환경적응능력은 드라마를 살리는 활력소가 되고 있죠. 의선이 되어달라는 공민왕의 부탁을 단칼에 거절하면서도, 챙길 것은 챙기는 딜을 하는 모습은 의외의 재미였습니다. 납치해 온 것 다 없던 일로 해줄테니, 청자나 그림 몇점 좀 챙겨주면 안되겠냐는 말을 듣는 순간, 맞아! 나도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드라마 신의는 솔직히 김희선이 미친 연기력을 보여준다거나, 흔히 말하는 미친존재감을 보여주는 작품은 아닙니다. 푼수끼넘치는 김희선의 엉뚱발랄함이 현대에서 타임슬립해 온 속물여의사 유은수라는 캐릭터와 제대로 맞아떨어져, 김희선의 오랜 공백을 무색케 했고, 과거보다 나은 연기력으로 김희선의 로코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죠. 이렇게 귀여운 애엄마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김희선은 철저하게 상대방과의 호흡을 무시하는 연기로 일관합니다. 아직은 극중 인물들은 물론,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유은수라를 캐릭터를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죠. 예컨데 공민왕을 부름을 받고 어떻게 인사를 드려야 할 지모르겠다며, 어디서 본 것은 있었는지, 무도회에서 상대방에게 인사를 하는 귀족아가씨의 흉내를 내기도 하죠. 사극에서 봤다고 큰절을 올렸더라면 장면의 재미를 오히려 살리지 못했을 겁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궁중예법과는 도통 거리가 먼 유은수의 태도였습니다. 공민왕이 의자에 좌정하기도 전에 먼저 자리에 앉지를 않나, 왕이 말을 하고 있는 중에도 탁탁 말을 끊기가 일쑤였죠. 현대에서의 유은수라는 캐릭터가 고려로 왔다고 급작스럽게 변화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현실감인 셈입니다.
몸에 배인 습관이 하루아침에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결정판은 시시때때로 나오는 손가락질입니다. 하늘에서 온 의원이 아니었다면, 능지처참을 당해도 싼 태도였지요. 개인적으로는 유은수라는 캐릭터를 김희선이 잘 살렸다고 생각되는 소소한 장면들입니다.

유은수가 드디어 고려옷을 하사(ㅎ)받았는데요, 옷을 갈아입는 동안에도 쉴새없이 종알종알 종달새처럼 재잘거리는 김희선때문에 웃겨 죽는 줄 알았습니다. 심지어는 속옷만 입고 나와서, "사이즈가 좀 작은 것 아니냐"고 장빈(이필립)을 당황시키기도 하지요. 장빈은 면역이 되었는지, 유은수의 황당무계한 행동이나 말도 그러려니, 도를 닦는지 득도를 했는지, 초연한 척하는 모습도 웃기더라죠. "그거 속옷이에요. 남에게 보여서는 안되는 옷"에 화들짝!
공민왕을 만나 자신이 고려시대로 타임슬립했다는 것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유은수였죠. 그런데 다른 시대로 왔다는 것에 기절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눈 앞에 있는 사람이 공민왕이라고 하자, 노국공주까지 언급하며, 대박이라고 신기해 하는 유은수입니다. "두 분 엄청 유명하세요"라며, 공민왕의 그림솜씨며, 공민왕 사당이 있다는 말까지 전해주지요. 일종의 천기누설인데도, 유은수라는 캐릭터이기에 앞 뒤 재지 않는 모습이 오히려 리얼하기도 하고 빵 터지게도 했고 말이죠.
최영의 정체를 알고 나서는 경악을 하는 유은수였습니다. 칼에 찔린 최영장군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겁한 유은수였지요. 에고고,,, 혹이라도 최영, 그 사이코(아무리 드라마라도 최영을 사이코라고 부르면 안돼용, 은수씨!)가 죽어버리면, 고려 역사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잖아요. 역사를 바꾼 것은 유은수였고 말이죠. 등에 식은 땀이 줄줄 났을 겁니다, 아마도...
공민왕에게 기어이 고려청자를 하나 얻어서 돌아온 유은수, 고열로 쓰러진 최영을 보고 놀라 떨어뜨리는 바람에 와장창 깨져버리기는 했지만, 임금님 빽이 있다고 자랑하는 유은수가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웠던 것은 저뿐이 아니었겠죠? 환경적응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빠른 유은수가 "최영씨!!"라고 부르는데, 하긴 아직 장군도 아니고 뭐라고 불러야 할 지 난감할 것 같더랍니다. 
통통튀는 김희선과 대조적인 연기로 존재감을 살리고 있는 배우가 노국공주역의 박세영입니다. 노국공주라는 캐릭터의 포인트는 품위와 자존심이죠. 김희선이 산발한 머리를 흔들며 여기저기 휘젓고 다니는 푼수끼를 보여준다면, 박세영은 눈썹을 깜빡거리기는 할까 싶을 정도로, 동작과 표정변화를 절제합니다. 김희선과는 대조적인 왕비의 무게감입니다.
김희선과 박세영만큼이나 대조적인 인물이 이민호와 류덕환이 연기하는 최영과 공민왕입니다. 이민호는 실망스러울 정도로 비실비실 무기력한 최영의 이미지로, 역사에서 배운 최영장군과는 거리가 먼 인물로 캐릭터 파괴를 시도합니다.

4회에서는 최영이 왜 궁을 떠나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속사정이 나오기도 했지요. 적월대 대원이었던 최영은 충혜왕(오현철)을 만난 자리에서,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감에 빠져들었지요. 적월대 대장 최민수의 유언은 그나마 최영에게 살아야 하는 이유를 부여해 주었습니다. 적월대 대원을 지키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던 최영, 지켜야 할 적월대 대원이 한 사람도 남지 않았기에, 최영은 모든 것을 버리고 훌훌 떠나고자 했던 것이었습니다. 
왕이 치하를 해준다는 말에 궁에 들어와 소년처럼 들떠하는 어린 최영과, 그동안 목숨을 바쳐 왜놈과 싸우고 충성헀던 왕에 대한 실망과 분노하는 최영의 감정변화를 보여주는 이민호의 연기가 뭉클했지요. 이민호의 눈은 충혈되어 있었지만, 내공이 뛰어난 정예무사답게 분노를 누르는 감정연기가 좋더군요. 그 날 흘린 최영의 눈물은 그가 만사에 의욕을 잃고, 잠에 빠져들어 세상을 잊고 싶어했던 이유를 보여주었습니다.
충혜왕은 역사에 길이 남은(?) 유명한 호색한이었습니다. 요즘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단어 변태였습니다. 부왕의 여자까지 겁탈하고, 미색이 출중하다는 여자는 강간과 겁탈로, 물불 가리지 않고 취했던 희대의 호색한이었죠. 연산군은 명함도 못 내밀 인물입니다.
원에서 고려황실로 시집온 공주까지 겁탈한 사건으로 원으로 압송되던 중 암살당한, 공민왕의 친형이기도 하고요. 충혜왕을 원으로 압송시킨 인물은 당시 원에 있었던 기철입니다. 충혜왕의 사후 기철은 고려로 들어와 왕 위에 군림하는 실세가 됩니다. 
여자 대원의 옷을 벗기려는 충혜왕의 변태행각을 죽음으로 막은 최민수의 피눈물 앞에, 칼을 차마 빼지 못하고 눈물만 흘려야 했던 어린 최영에게 고려는, 고려왕은 목숨으로 지켜야 할 나라가 아니었고, 왕이 아니었습니다. 공민왕에게 까칠하고 무례한 태도를 보인 이유이기도 했지요. "그대를 볼 면목이 없습니다"라며 신하의 예조차 받기를 거절했던 것은 공민왕이 보여준 사과이기도 했습니다.

공민왕이 대전에 모인 신하들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러 가는 길에 노국공주와 나눈 짧은 대화는 공민왕과 노국공주가 결코 만만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읽게 했지요. 원나라 기황후의 비호를 받는 실질적인 1인자 기철에게 반기를 드는 것은 공민왕에게는 호기가 될 수도 있으나, 왕좌를 빼앗길 수도 있을 위험한 선택이었고, 기철에게 고개를 수그리는 것은 왕좌를 유지할 수는 있으나 치욕과 수모를 감내하고 복종하겠다는 선택이었죠. 어떤 것이 낫겠냐는 물음에 노국공주의 대답은 단호하고 짧았지요. "둘 다 참기 싫습니다".
공민왕은 세번째 방도를 취하겠다는 말로 노국공주를 놀라게 합니다. 물론 노국공주도 그 의미를 알고 있었죠. 하늘의원을 이용하겠다는 말이라는 것을 말이죠. 공민왕이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것에 놀랐던 노국공주였습니다. "과인이 비웃음을 당해도, 죽음을 당해도, 함께 당해야 될 사람이니까요". 하늘아래 사랑하는 단 한 사람이 왕비라는 중의적인 고백이기도 했습니다. 공민왕의 마음을 다 알지는 못하는 노국공주이지만 말입니다. 

신하들과의 첫대면, 그리고 고려의 1인자 기철과의 첫만남은 유오성보다 류덕환이라는 배우의 카리스마가 더 압도적이었습니다. 김 안나는 숭늉이 더 뜨겁다고 류덕환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오만 건방을 떨며 왕 앞에 머리를 조아리지 않고 야생마처럼 난동을 부린 유오성을 압도하고도 남음이 있더군요. 
첫회부터 류덕환의 연기에 매료되었는데, 자그마한 체구에서 어떻게 저런 폭발적인 힘이 느껴질 수 있는지, 보고도 믿기지 않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류덕환의 연기를 처음 접했던지라, 저런 보물이 그동안 어디에 숨어있었나 싶었지요. 냉정하게 말해 연기를 떠나 신의에서 대사전달력이 정확한 배우가 류덕환과 김희선입니다. 귀에 쏙쏙 들어오죠. 캐릭터를 가장 빠르게 각인시킨 배우도 김희선과 류덕환입니다.

최영의 경우는 각성을 거쳐야 하는 인물이기에 아직 10%밖에 보여주지 않은 단계지요. 삶의 목표가 없는 인물이라, 고려말 마지막 충신 최영장군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지요. 더군다나 개복수술까지 한 몸이라 푹푹 쓰러지기 일쑤인 비실비실 최영이라,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지는 못합니다. 몸이 회복되고, 공민왕과 함께 고려중흥이라는 목표를 세우게 되면, 가장 크게 변화할 인물이 최영이라는 점은, 드라마의 남은 관전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유은수와의 사랑이야기도 기대되고, 기철일당과의 대결을 피할 수 없기에 액션연기까지, 시청자의 오감을 만족시켜주리라 믿습니다.
때문에 초반 신의를 살린 캐릭터는 천방지축 푼수여의사 유은수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었죠. 여기에 세기의 로맨스 주인공 공민왕은 신의의 히든카드나 진배없었습니다. 공민왕이라는 캐릭터가 이렇게 매력적으로 나올 줄은 예상밖이었거든요. 류덕환의 연기를 보면서 느낀 점은 설득력있는 연기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싶더라는 겁니다.
그런데 제작진의 무리수 판타지 연출은 배우들의 진가를 깎아버리는 자충수가 되는 것같아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생각이 드는군요. 아무리 판타지라고는 하지만 뜬금없이 터져나오는 CG효과에 맥이 끊기고, 4회는 지루한 애니메이션이 다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적월대의 이야기가 20분 가까이 진행되었는데, 카메오로 출연한 최민수의 분량때문이었는지, 충혜왕의 엽기연회장면이 지나치게 길어 드라마가 샛길로 빠진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회상 장면이 끝나고 류덕환의 미안함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 오히려 더 함축적인 이야기들을 전달한 느낌이었습니다. 류덕환의 연기는 사람을 빨아들이는 마력이 있더군요. 
최영의 화상장면을 위해 카메오로 출연한 최민수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지루하게 전개된 애니매이션 무협드라마의 격을 높여주기도 했습니다. 김희선의 엉뚱함과는 차원이 다른 엉뚱한 무공들의 CG보다, 배우의 연기가 드라마를 살리는 기본이라는 것을 최민수의 연기를 통해 확인하기도 했고 말입니다.

김종학 감독의 판타지에 대한 집착이 강할수록 연기자들의 연기나 스토리 몰입에 역효과가 나오고 있다는 것은, 드라마 신의가 점검해봐야 할 문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액션이 되는 이민호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감나는 연기로도 충분히 많은 것들을 보여줄 수 있음에도, 뜬금없이 나오는 CG와 판타지 무공이 연기자들의 연기까지 우스꽝스럽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싶어서 말입니다. 김희선의 통통 튀는 원맨쇼가 아까울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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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1 14:01




"죽지마요"
여전히 현실과 꿈 사이에서 멘붕상태인 유은수입니다. 왕이라는 사람이 등장하지를 않나, 영문도 모르고 끌려와 목의 자상을 치료해 준 여자가 원나라의 공주라니, 이런 퐝퐝 퐝당한 꿈은 두 번 다시 꾸고 싶지 않아!!입니다. 은수 머리가 돌고 있는지, 미친 사람들의 나라에 와있는지, 이 모든 일들이 그저 꿈이길 바랄 뿐입니다.
그러나 악몽은 계속됩니다.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는 그 사람과 눈이 마주칠 때입니다. 거칠게 벽으로 몰아세워 은수를 쏘아보는 이글이글 타는 눈빛, 생생한 눈동자는 꿈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었으니까요. 
그 사람의 안색이 좋지 않습니다. 패혈증이 진행되고 있는 듯한데 진찰조차 못하게 합니다. 이런 싸이코 또라이 환자는 처음입니다. 치료 좀 받으라고 의사가 환자에게 사정사정해야 하다니, 위험하다는 의사의 말도 무시하면서 살고 싶은 의욕이 없는 환자는 보다보다 처음입니다. 
그런데도 은수는 이 남자를 살리고 싶습니다. 죽어버리면 뒷감당하기 힘든 일들이 터질 것같은 불안감에 휩싸이는 은수였지요. 2012년 서울로 영영 돌아가지 못할 것만 같은, 이 사람이 죽으면 안될 것같은 알 수 없는 불안감의 정체를, 아직은 모르는 은수입니다.
"죽지 마요. 죽지 말라고... 당신이 싸이코 또라인 건 알겠지만, 그래도 나 혼자 놔두고 죽어버리면 나 어떡해...", 은수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지요.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사람이 아니면 집으로 영영 돌아갈 수 없을 것 같고, 이 사람이 죽으면 안될 것 같고, 그리고... 이 사람이 죽으면 가슴이 아플 것같습니다. 견딜 수 없을 만큼 슬플 것 같습니다.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러나... 보내고 싶지 않다

열을 재보겠다고 얼굴에 손을 대려고 하지를 않나, 맥을 재보자며 남자 손을 덥석 잡으려는 엉뚱한 여자, 아무에게도 자신의 몸상태를 보여주고 싶지 않은 최영입니다. 오늘 죽으나, 내일 죽으나 생에 미련이 없는 최영이었기에 말입니다.
선왕전하의 마지막 명, 공민왕을 고려로 무사히 모시고 오라는 임무수행만 끝나면, 조용히 살고 싶은 최영이었습니다. 칼을 잡는 것이 지긋지긋한 최영이었습니다. 의미없는 칼, 베어도 베어도 끝장나지 않을 이 무의미한 권력싸움터에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은 최영이었죠. 무릇 무사는 나라를 지키고, 적의 목을 따는 것이 본분이거늘, 적이 점령한 안방을 지켜야 하는 것이 고려가 원하는 무사라면, 이제 그만 사양하고 싶은 최영입니다.
하늘의원을 보고 이상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는 최영, 울먹이는 은수가 신경쓰이기 시작합니다. 여자를 보고 피식 웃음이 나온 것은 처음있는 일이었습니다. 떡을 먹다 사레가 걸려 켁켁거리는 모습이 귀엽기까지 합니다. 아무데서나 바지를 걷어 속살을 보이는 여자, 심지어 싹둑 잘라 망측하게도 허연 다리를 드러내놓고, 남자들이 득실거리는 곳에 아무렇지 않게 나타나는 하늘의원의 요상스런 정신상태는 이해하지 못하겠는 최영이지만, 죽지말라고 울먹이는 하늘의원의 말이 이상하게도 가슴을 쿡쿡 찔러옵니다. 죽으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이 여자를 꼭 지켜줘야 합니다. 무사 최영의 이름을 걸고 언약했으니까요.
아스피린이라고 했던가? 손에 쥐어주고 간 이상한 이름의 약을 먹어야 할 것같습니다. 죽지말라고 부탁하는 은수, 은수의 마음을 헤아리기 시작한 최영이었지요. 돌려보내 주겠다고 약속한 사람이 죽을 수도 있으니 하늘의원이 불안해 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무사의 이름을 걸고 반드시 왔던 곳으로 돌려보내 주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하늘의원을 걱정과 불안으로 울리지 말아야 할 듯 싶은 최영입니다. 그런데 보내고 싶지 않은 이 마음의 정체는 뭘까??? 자꾸 그녀를 훔쳐보고 싶고, 밥도 안준다고 궁시렁거리는 그녀가 귀엽습니다. 처음입니다. 그녀가 곁에 있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싫으십니까?"
'그날, 내가 보탑실리 공주라고 밝혔더라면, 전하와 내 사이가 조금은 달라질 수 있었을까?', 노국공주의 머리 속에 강릉대군(공민왕)을 만났던 그날의 기억들이 스쳐갑니다. 노국공주의 회상장면을 통해 공민왕과의 악연, 혹은 운명같은 인연이 된 만남이 나왔는데, 그 보다는 훨씬 이전에 공민왕을 만난 적이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래 전부터 공민왕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고려말을 배웠던 이유도 공민왕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였을 듯 싶고요.
공민왕의 깊은 원한과 분노를 본 것은 슬프게도 노국공주가 가장 설레였던 날이었습니다. 강릉대군과 혼인하게 될 것이라는 말에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렸던가, 수려한 외모에 기품있는 말, 예술에 깊이가 있었던 강릉대군의 그림솜씨는 원의 황실에서도 칭송이 자자했었습니다. 강릉대군을 흠모하고 있었던(제 상상이외다) 노국공주였기에 고려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었지요.
그러나 몰랐습니다. 강릉대군의 마음에 원나라에 대한 원한이 그토록 사무치게 깊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열 두살의 어린 나를 끌고 와서 저들 황태자에게 시중을 들라며 수모를 주더니, 이젠 그들의 사위가 되라고 하는구나". 공주의 방인줄 모르고, 공주와의 만남을 피해 숨어들었던 곳에서 만난 고려여인에게 강릉대군은 그리 말했지요. 그 고려여인이 만나기 싫었던 원나라 공주라는 것을 알지 못한채 말입니다.

"왜 하필 그대가 원의 공주였던 것이오"
"일면식도 없는 그 여인, 듣기만 해도 치가 떨리는 원의 여인을 날더러 받아들여라? 내 만났다 한들 원의 계집따위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다", 원의 공주와의 혼인을 피하기는 힘들 듯하니 첫번째 부인이 되어달라고 처음 본 자리에서 청혼까지 했던 강릉대군이었지요. "지금처럼 우리 고려말로 내가 하소연을 하면 들어주고, 두렵거나 분이 나서 떨고 있을 땐 옆에서 잡아줘. 원의 계집 따위는 그대 자리에 접근도 못하게 할 것이니...", 강릉대군은 보지 못했습니다. 고려여인이라 생각했던 그 여인 노국공주가 말없이 흘리는 눈물을 말입니다.

'당신이 보탑실리 공주였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내 그대에게 그리 깊은 상처를 주지는 않았을 것이오', 노국공주를 볼 때마다 공민왕은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속내를 털어놓은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자신의 숨소리조차 원의 황실에 보고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공민왕이었습니다. 자신을 보필하는 신료들은 원의 입과 귀가 되어 자신을 감시하는 사람들이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공주의 궁에서 만난 여인은 까닭없이 믿고 싶었습니다. 노국공주를 조공으로 끌려 온 고려여인이라 생각했던 공민왕은 밖에서 자신을 찾는 소란이 벌어지고 있어도 아무 말없이 그를 지켜봐 주는 여인이 고마웠지요. 원의 공주와 만나는 것을 피해 숨었다는 말에 원의 공주와 혼인하는 것이 싫으냐고 물어줍니다.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던 질문이었지요. 고려의 왕조차 원 황실에서 임명하는 세상이니, 왕자의 혼인도 저들 마음대로였으니까요. 왜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순간 10년을 참았던 설움과 분노가 터져나왔던 공민왕이었지요.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속엣말이 터져나왔습니다.

"싫으냐고? 저들 마음대로 고려왕을 임명하고 폐위시키고, 선왕인 내 형님께서는 그들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귀양을 가실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느냐? 나 또한 이제 그들의 사위가 되고 고개를 숙이고 부르면 기어가고 내쫓으면 얻어맞고...". 알고 있다고, 그 설움과 한을 알고 있다고 위로하듯 따스한 손이 공민왕을 잡아주었지요. 허공에서 두 사람의 눈길이 마주쳤지요.
그 때였습니다. 공민왕에게 그 여인이 운명같은 사랑으로 다가왔던 것이...이 여인이라면 하소연도 할 수 있을 듯했고, 두렵고 화가 나 떨고 있을 때 힘이 돼 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마음을 열었던 여인이 원의 공주였다니, 이 무슨 얄궂은 인연인지, 왜 하필 그대가 원의 공주였던 것이오.
개경황실, 아무도 없는 텅빈 대전은 공민왕의 입지를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원이 마음대로 조종하는 허수아비왕이라는 것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말입니다. 세상은 기철의 세상이었고, 텅빈 대전만이 고려 31대왕 공민왕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10년만에 돌아온 고려는 그렇게 무너져 가는 담벼락처럼 기울어가고 있었습니다. 위세를 과시하기 위해 없는 돌잔치를 마련해 신하들의 입궐을 막아버린 기철(유오성)이었지요. 
그러나 공민왕은 낙심하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고려를 일으켜 세울 것입니다. 최영과 함께라면 자신이 있는 공민왕입니다. 하늘아래 믿을 수 있는 자, 목숨으로 어명을 지키는 최영대장과 함께라면 말입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함께 해주었으면 좋을 사람이 있었지요. 사랑할 수 없는 여인, 그러나 하늘아래 사랑하는 단 한 여인 노국공주. 
두 사람의 대화는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허공에서 마주친 두 사람의 눈빛으로 말입니다. '이것이 내 고려요. 힘없는 고려왕, 여기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소. 비웃고 있겠지요. 비웃으세요. 그리고 잘 보세요, 이제부터 내가 무엇을 하는지', '전하, 전하의 자리입니다. 두렵고 분이 나십니까? 옆에서 잡아달라고 하셨지요. 잡아 드리고 싶습니다. 전하의 자리, 전하의 나라를 굳건히 지키세요. 이제 저는 고려여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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