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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3 07:31




1박2일 200회 특집은 색다른 시도와 함께 많은 의미를 전달한 감동특집이었습니다. 농활특집으로 전북 고창을 찾은 멤버들은 어느 때보다 값진 땀방울을 흘리고, 고창 특산물인 복분자와 수박, 감자, 복숭아, 옥수수 홍보대사로 보람찬 하루를 보내고 왔습니다. 승기와 종민이 1200평 옥수수 밭을 평정하고, 강호동이 1톤 트럭에 수박을 가득 실었고, 엄태웅의 손가락에 빨갛게 물들 들 때까지 복분자를 땄지요. 꿀복숭아 몇상자를 따고 포장한 이수근, 감자밭에서 허리 빠지게 감자를 캔 은지원도 트럭 가득 감자상자를 쌓았지요. 몇시간을 땀을 흘리고 쌓아놓은 수확물을 보니, 배가 다 불러 오더군요.
저도 대학다닐때 농활을 다닌 적이 있었는데, 요즘 농촌활동체험과는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80년대니 그 때는 일종의 농민운동의 목적도 있었어요. 물론 농촌의 일손을 돕는 것이 우선이었지만, 순수하게 봉사만을 위한 농활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농활을 나간 멤버들을 보니 격세지감을 느끼게도 되고, 이수근의 복숭아 포장작업을 보니 기계화, 과학화된 농촌모습이 신기하기도 했답니다. 그러나 한가지 변함없는 사실은, 농촌은 그때나 지금이나 일손이 귀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젊은이들이 빠져 나간 농촌은 일손 구하기가 힘들어 수확을 제 때 못하고, 밭에서 썩혀버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는 말이 헛말은 아닌 듯 싶습니다.
200회 특집을 맞아 그들만의 잔치를 포기하고, 농활특집으로 방향을 잡은 나영석 피디의 기획의도는, 그런 의미에서 칭찬 또 칭찬을 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합니다. 제가 특히 감사했던 부분도 이런 속깊은 마음이 읽혀졌기 때문입니다. 멤버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200회를 자축하는 럭셔리한 파티장에서 영문도 모른채 끌려 나온 승기와 종민을 필두로, 멤버들은 아무 것도 걸리지 않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작업장으로 군말없이 나가야 했습니다. 지금까지 어떤 미션을 수행할 때는 그에 상응하는 상품이 있었는데, 이번 미션은 다짜고짜 일하라 미션이었지요. 점심이 걸린 것도 아니었고, 잠자리 복불복은 오줌참기 게임(?)이 있었으니 당연히 아니었고 말이지요.
멤버들이 상으로 얻은 것은 귀한 땀과 농민들의 수고를 체험하고, 그 귀한 것들이 우리들에게 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체험하는 것이었습니다. 땀흘린 뒤의 물한잔이 꿀맛이라는 것, 땀 흘리며 들판에 옹기종기 앉아 먹는 새참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는 것을 몸소 체험으로 보여 줍니다. 시청자들은 멤버들의 간접체험만으로 그 귀한 노동의 결실을 느낄 수 있었으니, 이는 멤버들의 꾀부리지 않는 노동의 진정성을 전달받았기 때문일 겁니다.
승기와 종민이 그 너른 옥수수 밭에서 7000여개의 옥수수를 기계처럼 따서 자루에 담고, 일 해보지 않은 은지원이 몇시간을 쪼그리고 앉아 감자를 캐고, 한눈에 봐도 무거워 보이는 감자상자를 트럭에 싣기까지 잔꾀 부리지 않는 멤버들의 노동은 너무도 진지했지요. 진지하게 일하면서도 각자 방송분량을 뽑을 줄 아는 노련함까지, 이런 모습이라면, 멤버들을 따로 떼어 놓아도 방송분량에 대한 걱정이 없이 안심될 정도였습니다.
특히 감자밭에서 아주머니와 도란도란 말도 슬쩍 내려가면서 붙임성있게 일을 하는 은지원은 단연 돋보였습니다. 물론 수박하우스에서 대형사고를 치고 무릎끓고 사죄하는 강호동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고 말이지요. 복분자에 수컷의 야성을 드러내고, 큰 웃음 준 승기는 믿음 1호입니다. 복분자에 힘 펄펄 넘치는 수컷본능까지 몸개그로 보여주는 승기였지요. 옥수수밭에서도 자체발광하는 훈남 승기, 그러면서도 종민의 바지런한 손놀림을 칭찬하는 모습은, 종민의 묵묵함을 살려준 최고의 멘트였습니다. 종민이 그동안 방송에서 잔꾀부려서 밉상을 산 적이 많았는데, 옥수수밭에서의 종민은 성실한 일꾼, 믿음직한 소같았습니다. 이런 성실함이 종민에게 필요했었는데 ,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200회 특집 방송을 본 후 1박2일을 특별히 애청하는 시청자로서 KBS방송국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워낙 외부촬영이 많은 제작진이라 직접 통화를 하기는 불가능하리라고 생각하지만, 예능국 1박2일 나영석 피디님과 통화가 가능하면 좋겠는데, 혹이라도 방송국에 계시면 연결해 주실 수 있느냐고 했지요. 통화를 했느냐고요? 당연히 못했지요. 그래도 친절한 상담원이 내용은 전달해 준다고 메모를 하는 것 같더라고요. 나피디님이 메모를 전달받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ㅎ;;.
그런데 정작 200회를 축하한다는 말은 못하고 끊은 것 같습니다. 괜스레 떨리더라고요. 아무튼 늘 1박2일을 보면서 해외에서 한국 생각많이 하고, 좋은 곳 소개해 줘서 감사하고, 무엇보다 제작진과 멤버들이 열심히 방송을 만들어주는 것에 감사하고, 늘 응원한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답니다. 이런 제가 무지 웃기지요? 제가 좀 그래요. 좀 모자란 사람인가 싶기도 한데, 그냥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어요. 제가 전화를 거는 것을 듣던 딸래미랑 아들은 못말리는 엄마때문에 손발이 오글거린다고, 방에서 킥킥거리고 난리가 났습니다.ㅎㅎ 
제가 예능프로는 유일하게 한번도 빠지지 않고 보는 프로가 1박2일과 무한도전이라서, 오래도록 보다보니 가족같고 친구같은 그런 느낌이 강했나 봅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머쓱한 기분도 들었지만, 그냥 이렇게 글로 리뷰를 올리는 것과는 다른 방법으로 고마움을 전하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1박2일은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여행지 홍보 예능프로그램입니다. 지역의 특산물과 토산품, 먹거리, 볼거리를 1박2일만큼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방송은 없지요. 200회라는 장수비결은 시청자들의 사랑입니다. 시청자들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이번 200회 특집으로 나영석 피디가 요약해서 보여준 듯 싶습니다. 1박2일이 다녀갔던 집이 유명세를 타고, 1박2일이 다녀갔던 곳이 관광지로 알려지는 이유는 1박2일에 대한 믿음때문입니다.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주춤거리기도 하면서 묵묵하게 늘 비슷한 보폭을 유지하는 1박2일, 저는 1박2일을 거북이로 비유하고 싶습니다. 유행이나 트렌드, 대세에 편승하지 않으면서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시청자들과 함께 한다는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 것, 1박2일의 장수비결입니다.
언젠가 나영석 피디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는데, 이승기의 1박2일 하차설과 관련해서 시청자들이 1박2일과 멤버들에게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줄을 몰랐다는 말을 했더라고요.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부분과 제작진이 생각하는 부분이 다른 것도 있지만, 1박2일을 시청자들이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았다는 논지의 인터뷰였어요. 그래서인지 요즘들어 1박2일을 보면서 시청자에 대한 서비스(?)가 많이 향상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200회 특집도 같은 선상에서의 기획이었습니다. 노동으로 감사함을 전한다는 취지, 그리고 군말없이 몇 시간을 멤버들이 감사의 마음으로 흘렸던 땀은 200회를 빛낸 일등공신이었습니다.

*여행중 예약발행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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