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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25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이승기 연기의 매력, 멋내지 않은 진심 (23)
2010.09.25 09:38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는 불운의 드라마에요. 제빵왕 김탁구라는 넘사벽에 가로막혀 젊은 취향의 이 독특한 매력을 가진 드라마가 묻힐 것은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죠. 홍자매라는 이름만으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고, 여기에 이승기와 신민아라는 주인공을 내세웠지만, 매니아층만을 위한 드라마가 될 위험소지가 다분해 보였거든요. 제빵왕 김탁구라는 마의 장벽을 만나지 않았다면 본방에서의 시청률이 훨씬 높은 수치를 보였을텐데, 대진운이 좋지 않았던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회가 방영되자마자 제 눈에 가장 들어왔던 것은 단연 달라진 이승기의 연기였습니다. 관련글로 <예전의 이승기가 아니다>라는 글로 올렸는데, 드라마가 끝나가는 즈음 이승기의 놀라운 연기력의 성장을 다시금 확인시켜준 것이 13, 14회였던 것 같습니다. 홍자매의 작품이 유치와 닭살을 적절히 섞으며, 심장 벌렁거리게 하다는 점에서, 드라마 스토리상 닭살스러운 장면과 설정때문에 연기자들의 오버가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다는 특징이지요. 연기자의 입장에서는 연기력 지적이라는 위험성도 감수해야 하기에,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될 장면들도 많지요. 비현실적인 설정을 현실적으로 연기하면 너무 진지해져 버리고, 코믹을 강조하다 보면 오버스럽고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에요.
초반 이승기에게 쏟아졌던 오버스럽다는 지적이 그런 예일 것입니다. 손발이 맞지 않는 듯 뚱스런 신민아의 연기호흡이 맞았다 안맞았다, 냉탕과 온탕을 오간다는 것도 일정부분 이유가 될 듯하고 말이지요. 반두홍감독 성동일과 차민숙 윤유선이 척척 맞는 호흡으로 코믹과 닭살애정 행각의 시너지 효과를 거둔 것에 비하면, 미호와 대웅의 오버연기는 두 사람 모두에게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올 뻔 했어요.
그런데 제 눈에는 그것이 큰 흠으로 보여지지가 않더군요. 그 이유가 신민아의 단순한 표정과 이승기의 기교없는 표정연기가, 오히려 드라마속 차대웅과 구미호의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했거든요. 신민아와 이승기의 멋내지 않은 표정연기가 두 사람의 순수한 사랑을 더 도드라지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드라마에서는 흔히 멜로물에서 보이는 '~앓이'가 없습니다. 인터넷에서 이 정도의 뜨거운 반응을 보일 정도면, 승기앓이라는 말이 한번쯤은 나올 법도 한데, 승기앓이나 대웅앓이가 없는 것을 보면 좀 이상스러워요. 곰곰이 생각하니, 이승기가 가진 이미지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승기의 이미지는 건실하고 겸손하고 성실한 청년, 건강한 청년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요. 모범생, 엄친아의 이미지는 애인삼고 싶은 연예인이라기 보다는 닮고 싶은 연예인, 오빠 혹은 아들 삼고 싶은 연예인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것이죠. 
이승기의 연기를 보면 느끼함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소위 이미지의 포장이 없는 연기자 중 한사람이지요. 어느 역할이든 까칠남, 매력남, 느끼남, 짐승남, 나쁜남자 등등의 캐릭터에 맞는 강렬함이 있는데, 이승기에게는 그런 분위기가 없어요. 한마디로 이승기의 비주얼이 가지는 평범하리만치 친근한 이미지때문이죠. 1박2일에서 굳혀온 이미지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이승기의 마스크 특징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연기자에게는 좋은 마스크는 아니지요. 강렬함이 없다는 것이 연기자들에게 강인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기에, 특히 색깔있는 연기를 보여 주기에는 한계를 가지지요. 이승기의 마스크 특징이 제게는 그런 이미지로 잡혀있는데, 이승기를 보며 항상 놀라운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기는 큰 이미지 변신없이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에요.
찬란한 유산 초기의 어색하고 힘이 들어가 있던 선우환을 뻣뻣남과 까칠남의 이미지로 이승기의 단점을 캐릭터로 만들어 버렸던 것은 이승기의 영리함이었어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보면서 이승기가 또 해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친근하고 성실한 이승기의 이미지, 성실하고 변하지 않을 것같은 믿음직한 건실청년의 이미지를 이승기는 차대웅에게 전가시켜 버렸거든요. 멋진 차대웅이라는 인물에게 심장 벌렁거려 뿅가게 만들기 보다는, 진심이 전해지는 차대웅의 마음이 더 크게 다가오게 했다는 말이에요.
그 장면이 대웅이가 공항에서 미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과 미호를 살리기 위해 떠나며 우는 장면이었어요. 미호에게 사랑한다며, 구슬을 다시 꺼내 가라던 키스신은 최고의 클라이막스였고, 미호에게 괴물로 보인다며 상처를 주고, 미호가 흘리는 눈물 여우비를 맞으며 슬프게 우는 장면은, 결말을 남겨 두고 어찌될지 모를 최고 슬픈장면이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시청자들은 눈돌아 가게 아름다운 순수청년 대웅이의 매력에 미친듯 허우적대게 되는 것이죠. 차대웅 역이 이승기가 아닌 다른 꽃남배우나 드라마에서 ~앓이를 앓게 했던 배우들이라면 말이지요.
그런데 이승기의 차대웅은 그저 절절하고 아프기만 합니다. 미호를 살리기 위해 첫번째는 자신의 생명을, 두번째는 사랑을 버리는 차대웅이라는 드마마속 인물에게만 몰두하게 만들었지요. 제가 이승기의 연기가 일취월장 놀랍게 성장했다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었어요. 차대웅이라는 인물의 순수와 진정성 하나만 보이는 상황말이에요. 이승기의 연기의 비밀은 강렬한 캐릭터로 이승기 혹은 극중 주인공이 아니라, 극중 인물의 마음을 각인시켰다는 점이에요. 드라마에 흐르는 사랑이라는 주제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지요.
이 드라마의 주제는 여느 청춘멜로물과 다르지 않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혹은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사랑이겠지요. 이런 주제를 다루는 드라마에서 흔히 눈에 꽂히는 것이 주인공의 멋진 모습일 거에요. 소위 매력남에 뻑가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승기는 주인공 차대웅보다는 차대웅의 진심어린 마음을 더 잘 표현해 버렸어요.
미호가 반인반요의 상태로라도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대웅이 미호에게 심한 말을 하고 나오는 장면, 미호를 떠나며 차속에서 눈물흘리는 대웅, 대웅의 말에 멍하게 슬픈 눈물을 흘리는 빗속의 미호 모습은 화보처럼 아름다운 영상이었지만, 제가 최고로 꼽고 싶은 명장면은 아니었어요. 진짜 명장면은 대웅의 대사속에 대웅이 보여 준 사랑의 진정성이었거든요. 이승기라는 연기자나 드라마속 차대웅이 아니라, 구미호를 사랑하는 진실한 사랑을 절절하게 느낄 수가 있었으니 말입니다.
이승기의 차대웅은 이승기도, 차대웅도 아닌 차대웅의 사랑을 더 부각시켰고, 그것은 기교가 아닌 이승기가 실제로 가지고 있는 모습 자체로 승부를 보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드라마속 차대웅의 모습에서는 이승기의 모습이 겹쳐집니다. 연기자의 입장에서는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요. 그런데 제가 본 차대웅 속 이승기의 모습은 연기자 이승기의 샤방샤방함이 아닌 진심을 완곡하게 호소하는 모습이었어요. 그것이 차대웅의 진심과 혼연일체를 이룬 것이고요.
연기자 이승기의 표정에는 소위 말하는 치명적인 매력도, 김남길과 같은 천의 얼굴표정도, 강렬함도 없어요. 그냥 그런 평범한 표정이죠. 터프하기도 힘들고, 솜사탕처럼 부드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기름기 좔좔 흐르는 느끼함도 없고, 눈빛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은 강렬함도 없어요. 그런데도 이상하지요. 이승기의 연기에 그닥 큰 태클을 걸 수 없게 만들거든요. 그게 저는 아니러니하게도 이승기의 또박또박 진정성을 담아 내뱉는 대사톤과 표정연기때문이라고 생각되더군요.
이승기의 대사톤은 확실히 딱딱하고 거칩니다. 표정은 다양한 변신을 하기에는 지나치게 모범적이에요. 그런데 이승기가 힘주어 말하는 대사를 듣노라면, 마치 제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설득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찬란한 유산때는 이런 느낌이라는 것을 잘 정리를 하지 못하고 봤어요. 호소력있게 대사를 한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며, 그 딱딱한 어투때문에 이승기가 연기자로서 많은 변신은 하지 못하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었어요. 그런데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보며 이승기의 단점들이 오히려 장점으로 변하며, 크게 변신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확히 말하면 변신이라기 보다는 진정성을 담는 연습을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였나 봅니다. 화면밖으로도 팍팍 품어내는 이승기가 보여주는 차대웅의 호소력 짙은 진심이야 말로 진짜 명장면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말입니다. 멋내지 않는 진심, 이승기의 연기가 보여주는 이승기표 매력입니다. 인간인 차대웅이 구미호를 사랑하는 것, 멋이나 기교가 아닌 진심을 담아냈기에, 그 사랑을 응원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 싶네요. 이승기가 연기자로서 발전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은 맡은 캐릭터마다 혼신을 담는 노력에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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