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효'에 해당되는 글 15건

  1. 2009.12.31 'MBC연기대상' 여왕이자 엄마였던 고현정, 아름다웠다 (53)
  2. 2009.12.23 '선덕여왕' 시청자 울린 최고의 명장면, 피눈물 비담 (38)
  3. 2009.12.06 '선덕여왕' 비담이 춘추와 싸워야 하는 이유 (31)
  4. 2009.11.25 '선덕여왕' 병풍남이 될 위기에 처한 춘추 (37)
  5. 2009.11.03 '선덕여왕' 덕만공주가 호랑이굴로 들어 간 이유 (30)
2009.12.31 07:17




여왕다운 고현정의 호탕한 대상 수상소감 - 여왕이자 엄마였고 진정 아름다웠다
연말 최고의 관심사는 MBC연기대상의 대상을 받을 주인공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상의 영예는 선덕여왕 미실의 고현정에게 돌아갔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고, 왕좌의 자리가 아깝지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연기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최대 관심사는 고현정이 시상식에 참가할 것인지 아닌지부터 이슈가 되었습니다.
고현정은 데뷔 이래 한번도 시상식 행사에는 나타나지 않아 MBC로서는 고민이 컸다는 것도 사실이지요. 세간에 고현정이 참석하지 않으면 김남주와 이요원이 수상을 하게 될 것이다라는 추측들도 있었는데요, 고현정측이 참석을 통고함으로써 대상을 탈 것은 확실시 되는 분위기였지요. 선덕여왕은 11개부문에서 상을 휩쓸면서 2009년 최고의 드라마였음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연기대상 시상식 진행자였던 이휘재씨와 천명공주 박예진씨가 선덕여왕팀과 인터뷰를 했는데요, 박예진이 춘추 유승호에게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만나는 아들이라고 하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천명공주의 죽음 이후에 유승호가 등장했으니 처음 상봉하는 모자 상견장이더라고요. 이제 18살되는 유승호를 보면서도 설레인다는 박예진의 멘트처럼, 멋진 모습으로 연기대상에 참석한 유승호군은 알천랑 이승효와 함께 남자 신인상을 수상했지요. 선덕여왕이 끝나자 시원하다는 김유신의 엄태웅은 머리를 깎아서 시원하다면서 웃어 보였는데요, 그동안 과묵한 김유신의 표정과는 사뭇 대조적인 표정의 웃음이라 잠시 엄태웅에게 저렇게 소탈스러운 표정도 있었나 싶더라고요. 그만큼 김유신의 우직한 모습에 익숙해 있었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고현정은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고, 평소에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이휘재씨에게도 "미친 것 아냐?"라는 다소 과격한 농담까지 건네기도 했는데요, 평소 친한 이휘재의 진지한 표정에 대한 멘트였던 것 같은데, 급수습하는 모습도 보여주었습니다. 대상 수상후보를 발표하는 순간에는 "고현정씨, 어려 보일려고 얼굴에 바람 넣는 것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이휘재가 재치있게 복수도 해주면서 웃음도 주었지요. 대한민국 최고의 미녀에게 던지는 농담이었지만, 호탕한 고현정의 모습이었습니다. 
명실공히 국민드라마로 사랑받았던 선덕여왕을 사랑받게 한 주인공은 미실이었습니다. 미실이라는 인물은 고현정으로서는 처음으로 도전하는 악역이었고, 또한 첫 사극출연이라는 것으로도 고현정에게는 시험무대였을 겁니다. 그리고 50부에서 미실의 죽음으로 하차할 때까지 고현정은 미실=고현정으로 혼신을 다한 연기를 보여주었지요. 미실의 하차로 선덕여왕을 시청하는 재미가 없어졌다는 허탈감까지 느끼게 했으니까요. 고현정은 미실이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으로 안방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미실에 빠져들게 했었습니다. 고현정은 연기대상 시상식에서는 미실의 카리스마는 온데간데 없고, 아름다운 여배우로 자리를 빛내 줄 뿐이었어요.     

연기대상 수상 소감으로 "아이들이 보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는 장면에서는 같은 엄마인 입장에서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 1부에서 아역상을 수상한 전민서양이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장면에서,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고 있던 고현정의 표정이 잠깐 어두워지는 듯 했습니다. 이혼 후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 엄마로서의 그리움을 감추지는 못하나 보다싶어서 마음 한켠이 찡해졌어요. 아주 잠시 잡힌 장면이었지만, 화려한 대스타이기 전에 엄마일 수 밖에 없는 모습이더군요.
이혼이라는 상처보다는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 엄마로서의 그녀의 아픔을 감출기는 힘들었을 거에요. 그래서인지 대상 수상소감을 짧게 끝내 버리는 고현정에게 이휘재가 더 길게 말해달라는 주문에도, 고현정은 상투적인 인사는 못하고 말더라고요. 울고 싶지 않았겠지요. 고현정은 엄마로서 자랑스러운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한다는 것이 나타났어요.
언젠가 고현정이 강호동의 무릎팍도사에 출연해서 했던 말이 겹쳐지더라고요. 아이들을 만나지는 못하지만 엄마가 어떤 일을 하는지는 지켜봐주기를 바란다는 말을 했었는데, 고현정의 무대에서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순간 고현정씨에게 말해주고 싶더군요. "고현정씨, 무대에서의 엄마 모습을 아이들이 지켜 봤다면, 정말 엄마 고현정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겁니다" 라고요. 선덕여왕의 미실과 함께 한 시간들이 행복했고, 고현정의 대상 수상에 기뻤던 순간이었습니다.
연기대상 수상식에 나선 고현정은 꾸밈이 없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시상식을 봐왔지만 대상 발표 순간에 고현정처럼 호탕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은 처음 본 것같아요. 다소곳하게 일어나 인사를 할 거라 생각했는데,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옆자리에 앉아있던 김남길과 벌떡 일어나 하이파이브를 하더라고요. 
고현정의 수상소감 역시 고현정의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었던 것 같아요. 사실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대상을 수상하게 될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도 고현정은 평소 소탈한 그녀답게 수상소감도 준비하지 않은, 그저 즉석에서 나오는 생각 그대로를 말할 뿐이었어요. 혹자는 준비하지 않은 고현정의 자세에 대해 뭐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그 모습 그대로 좋았습니다. 아이들 생각에 울고 싶지 않고, 어색한 무대에서 가식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움 자체가 좋았어요. 연기대상을 수상한 고현정은 2009년 최고의 배우였고 여왕다웠고, 그리고 엄마로서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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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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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Uplus 공식 블로그 2009.12.31 13: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고현정 씨에겐 정말 2009년이 잊혀지지 않는 한 해가 되겠네요.
    쿨~한 모습이 본래 성격인 것 같은 그녀가
    지금껏 그래왔듯 당당하게 나아갔으면 합니다.^^

    초록누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오~~

  3. 뽀글 2009.12.31 14:06 address edit & del reply

    고현정씨 너무 좋아요.. 수상소감이야기에서는 저도 움찔했어요..
    아이들에게는 언제나 자랑스러운 엄마일꺼예요^^ 화이팅~!!
    초록누리님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내년에 뵈요^^

  4. 국민유행어 2009.12.31 14:27 address edit & del reply

    미친거아니야

  5. Zorro 2009.12.31 14: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 고현정님입니다.. 누리님 다가오는 새해에도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바래요^^

  6. 고현정 2009.12.31 15:36 address edit & del reply

    진짜 제대로 호감..

  7. pennpenn 2009.12.31 16: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고형정, 참 대단한 연기자입니다.

    금년 한해 몇개월 전부터
    초록누리님의 리뷰에 빠져 살았습니다.

    새해에도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8. 내조의퀸 2009.12.31 16:47 address edit & del reply

    어쩜 글을 이리 맛깔스럽게 잘 쓰시는지.....
    잼있고 행복하게 잘 읽고 갑니다. 고현정씨가 연기하는 미실을 보고 너무 기뻣던 한 사람입니다.

    대상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대 막상 시상식이 되니 궁금이 더해만 지더군요 ㅎㅎ

    초록누리님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좋은 글 계속 부탁드려요 ^^

  9. 트루하트 2009.12.31 18:56 address edit & del reply

    예쁜 옷 입고 그림 같이 앉아있는 여배우들 속에서 호탕하게 웃고 호명되자 벌떡일어나서 김남길과 멋지게 하이파이브도 하는 고현정의 당당함이 참 매력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웬지 고현정이 호탕하게 웃고 있어도 그녀를 보는 마음이 짠하데요.

  10. 2009.12.31 22:16 address edit & del reply

    공감합니다. 아마 아이들 때문에라도 일부러 안 울려고 한 것 같았는데 오히려 그게 좀 짠하기도 했구요. 하여튼 예전에 아이들 한테 산뜻한 엄마로 보여지고 싶다고 한 말이 기억나는데.. 아이들도 기뻐했을 것 같네요. ^0^

  11. 빨간來福 2010.01.01 01:0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앗싸! 누리님 블로그에선 생각도 못했는데, 한국시간 기준 올해 첫 댓글러는 접니다. ㅎㅎㅎ 흐뭇흐뭇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12. 미르-pavarotti 2010.01.01 02: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크...내복님이 선점하셨네요..ㅠㅠ
    2등입니다 ㅠㅠ
    초록누리님 2010년은 축복받는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13. 두리안 2010.01.01 11:22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공감합니다...^^
    고현정씨 대상 받을만했고, 아름다웠고, 재밌었습니다.
    정말 오래오래 보고 싶은 배우에요...^^
    초록누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4. 저스틴 2010.01.01 13:43 address edit & del reply

    고현정...최고입니다..

  15. 난 나야 2010.01.01 14:12 address edit & del reply

    미친거 아냐? 고현정 멘트와 볼에 바람 넣지 말라는 휘재의 멘트 등등 재밌었어요.
    가라앉아 있는 시상식에 그나마 재미를 선사했다고 봅니다.
    시상식을 보지 않고 기사만 본 사람들은 터무니없이 논란을 일으키려고 하는데, 솔직하고 당당한 그녀의 모습이 더욱 더 기억에 남는 하루였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아이들을 생각하며 그렁한 눈물을 삼키던 그녀의 마지막 모습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 감추고 싶었을텐데, 표현하고 싶어도 전달할 수 없는 그 모정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어서 안타깝고 아픕니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남길씨와의 하이파이브는 정말 최고의 세레모니였어요.
    과연 어느 여배우가 그렇게 수상하며 당당하게 기뻐할 수 있겠습니까.
    고현정이니까 가능한 거지.
    선덕 팀들이 좀 더 같이 일어나서 기뻐해주었으면 좋았겠지만 아마도 요원씨를 배려해서 그러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 해 동안 제가 가장 좋아했던 드라마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상이라는 결실을 맺어 기쁩니다. 그냥 모든 게 참 행복했던 하루였어요.

  16. dkssud 2010.01.01 14:20 address edit & del reply

    생방송중에 막말이나 하는 고현정의 모습은 정말 기본예의도 없는 태도였지요.........
    그녀는 결코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었어요......
    거만의 극치일뿐이지요..

  17. 위에 2010.01.01 22:52 address edit & del reply

    거만??? 어디를 봐서 거만하던가요???정말 순수하게 남들 상타거나 농담할때 화통하게 웃어주던사람이 아닌가요?? 뒤에서 거만하게 웃지도않고 무표정인 사람이 한명있던데 그런걸보고 거만하다는거랍니다... 대상 못받아서 아주 얼굴에 불편한 얼굴을 숨기지도않는 ㅉㅉㅉ 또 다른데서 이요원씨는 나오면 다신 안볼껍니다 드라마 제발 하지마세요 연기도 그렇게 하고 타이틀이라고 받고싶었나보네 최우수상도 아깝다

  18. 고현정씨 힘내세요 2010.01.01 23:48 address edit & del reply

    자식을 지척에 두고도 못보는 그 심정 오죽할가요~~
    고현정씨 생각만 하면 제가다 마음이 짠 합니다
    어제 이휘재 너무심하게 고현정씨를 코너로 몰고 가던데 나쁜휘재 나쁜삼성가

  19. 시상식이라면 2010.01.03 22:01 address edit & del reply

    수상소감말고 얘기할게요.
    그래도 시상식이고 생방인데 그래도 좀 더 품위를 지킬 필요가 있었다고 봐요. 그것도 연기죠. 가식으로 있으라는건 아니지만 이유야 어찌됐건 선배동료들도 함께하는 자린데 미친거 아냐는 좀 경솔했다고 봐요. 경솔하다는 생각조차 할 틈도 없이 무심코 나온거라면 고현정을 더 의심할 수 밖에 없죠. 그간 고현정의 이미지가 티비가 다소 만들어준게 있다면 근래에 보이는 고현정의 모습은 솔직하다는 표현으로 무조건 긍정적으로 봐주기엔 실제는 정말 어떨까 의심까지 하게 만들어요. 한 단면이긴 하지만 미친거아냐는 그래도 심했다고 생각..

  20. 세린 2010.01.04 14:27 address edit & del reply

    가식이나 내숭떠는 다른 배우들과 달리
    이런 솔직한 모습의 고현정이랑 배우.... 멋집니다....
    머 경솔하다 생각없이 행동했다 그러는데.... 전 새롭고 좋던데여..
    고현정씨 앞으로 더 응원할게용
    연기 열심히 하셔서 시상식에 많이 나와주세요

  21. 사랑합니다 2010.01.24 00:27 address edit & del reply

    진정한 연기자 고현정 사랑합니다^^

2009.12.23 07:27




선덕여왕이 62회를 끝으로 대장정을 마쳤습니다. 마지막회 최고의 하이라이트가 될 거라고 생각했던 비담의 최후 장면에서는 눈물을 펑펑 흘리고 말았어요. "덕만까지 70보...덕만까지 30보...덕만까지 10보...."
애절했던 비담의 마지막 가는 길, 비틀거리면서도 오직 사랑하는 여인 덕만을 향한 비담의 눈빛과 목소리가 너무나 선명해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눈물이 흐르네요.
가슴을 무엇인가가 내리 누르듯 답답하고 아파오는 게 비담의 마지막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끝내 닿지 못하고 쓰러져 버린 비담의 떨리는 손을 지금이라도 덕만 손에 쥐어주고 싶어서, 그 장면을 다시 촬영하라고 하고 싶을 정도에요. 
눈물로 범벅되었던 비담의 최후편, 선덕여왕 마지막회 내용정리하면서 제 마음도 진정시켜야겠습니다. 오랜 시간 애정과 애증으로 함께 했던 드라마라 끝났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허탈합니다. 지금까지 선덕여왕을 시청하며 느꼈던 것은 어제 글<'선덕여왕'의 치명적 실수, 비담의 난>에서 밝혔고, 마지막회는 드라마 내용 위주로 주요 장면에서 보여 주었던 대사의 의미들을 정리하면서 선덕여왕 포스팅을 마칠까 합니다.

"폐하는 널 끝까지 믿었어"  
불 붙은 연이 하늘로 올라가자 월성에 떨어진 유성으로 사기가 떨어진 덕만측 병사들은 환호를 지르고, 비담군 병사들은 동요하기 시작합니다. 불붙은 연을 신호탄으로 비담군이 주둔하고 있는 명활산성을 향해 양동작전을 펼치고, 유신은 반란군 진압에 성공합니다.
직접 군사를 이끌고 나가려던 비담은 산탁으로부터 이 모든 것이 염종의 계략에 의한 것임을 알고, 나쁜 자식 염종을 죽여버리지요. 염종은 죽는 마당에도 실실 웃으며 비담의 상처를 후벼 파는데, 뭐 저런 싸이코가 있나 싶었어요.
"내가 아니어도 넌 여왕을 차지하기 위해 뭐든 했을거야. 왕이 되고 싶은 너, 다 가지고 싶은 네 안의 욕망때문에 비롯된거야" 그리고 연모가 이뤄졌다 해도 결국은 난을 일으켰을거라며 비담의 아킬레스건,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건드립니다. 나쁜 놈 염종, 그래도 마지막에는 비담에게 덕만의 진심을 전해주었네요. 
"폐하는 널 끝까지 믿었어"
"믿지 못한 것은 너였고, 흔들린 것도 너야. 니들 연모를 망친 건 폐하도 나도 아니야, 너 비담...."
에라이 나쁜 자식, 매를 벌어요. 암튼... 염종의 뒷말은 이어지지 못했지요. 비담의 칼을 받느라고 말이에요. 나쁜 자식, 너한테는 잘가라는 말도 해주기 싫다(진짜 염종 미워요ㅠㅠ).

"칼쓰지 말고 낫과 호미를 잡고 살거라"
덕만의 진심을 알게 된 비담은 모든 게 꿈인 듯 무너지고 맙니다. 오직 남은 것은 죽기전에 덕만의 얼굴을 보고 전하고 싶은 한마디 뿐이었어요. 갑옷도 벗어 버리고 덕만을 주군으로 모셨던 신하도, 상대등이라는 직함도, 권위도, 난을 일으킨 수장도 아닌, 오직 한 여자를 연모한 남자 비담의 모습으로 달려갑니다. 풀어 헤친 상투, 벗어 버린 갑옷은 덕만을 여왕이 아닌 한 여자로 연모했음을 보여주려는 비담의 진심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염종의 계략을 알려주었던 산탁에게 금붙이를 주며 "가거라, 멀리 가서 칼 쓰지 말고 낫과 호미를 잡고 살거라" 했던 말은 비담이 꿈꾸었던 세상이었어요. 사람들은 비담을 왕이 되려 한다고 끊임없이 오해하고 충동질 했다지만, 비담은 그의 푸른 꿈 덕만을 가슴에 품는 순간부터 낫과 호미를 든 평범한 지아비의 삶을 꿈꾸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덕만이 왕이 아니었다면 초가삼간이어도 행복했겠지요. 여왕을 사랑했기에 이루지 못한 소박한 꿈을 산탁이 대신 살아주길 바랬는데, 그 소박한 바램마저 산탁의 죽음으로 빼앗아 버린 제작진이 순간 야속해지더군요.

"나를 베는 자 역사에 남을 것이다. 유신, 해 주겠나?"
비담은 칼 한자루 달랑 들고, 덕만을 향해 갑니다. 그 길이 죽음의 길이라는 걸 알면서도요. 
"나를 베는 자가 역사에 남을 것이다" 장열한 한마디를 던지고 칼을 빼든 비담은 하나 둘 자신을 가로막는 병사의 목을 베고 앞으로 나아 갑니다. 숨을 헐떡이는 비담을 유신이 가로 막았지요. 유신의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덕만을 발견한 비담은 "저기 폐하가 계신가?"라며 유신에게 자신의 마지막을 유신이 끝내주라고 합니다.
"유신, 생각해보니 우린 제대로 승부를 낸 적이 없는 것 같군" 라며 칼자루에 손을 묶은 비담이 "해주겠나" 라고 한 말은 유신에게 자신의 목숨을 거둬달라는 부탁이었겠지요. 다만 덕만에게 마지막 말을 전한 후에 말이에요.

"덕만까지 10보....덕만...덕만아..."
덕만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덕만까지 70보.... 덕만까지 30보.... 덕만까지 10보...." 화살을 맞은 비담은 끝내 덕만에게 다다르지 못하고 유신의 칼을 받았지요. 비담도 울고, 죽어가는 비담을 보며 어찌할 수 없는 덕만도 울고, 시청자도 울고, 하늘도 땅도 울었던 장면이었지요. 드라마의 내용이야 어찌 되었든 그 장면에서는 울음바다가 되었을 것 같아요.
유신의 칼을 맞고 쓰러지는 비담의 눈에는 피눈물이 흘렀어요. 그 사랑이 얼마나 애절했으면, 몇 발자국만 가면 닿을 수 있는데,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푸른 별 덕만에게 향한 절절한 비담의 마음은 피눈물이 되어 흐르고, 유신에게 기대어 비담이 하고 싶었던 말 "덕만... 덕만아..."라며 이름을 부르며 쓰러집니다. 덕만을 향해 시선을 고정한 채 덕만을 향해 손을 내밀면서요. 죽어가는 비담을 보며 덕만도 쓰러져 버렸지요.
3일 후 깨어난 덕만이 유신에게 물었지요. 비담이 마지막에 한 말이 무엇이었느냐고요. 유신으로 부터 비담이 마지막에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는 것을 들은 덕만은 말없이 눈물을 흘리고, 비담의 마음을 전해 받았지요. 비담이 덕만에게 연모를 고백할 때 말했지요.
"공주가 되고서 모든 것이 변했다.  어느 날 네가 나타났다. 넌 내가 공주가 된 후에도 반말을 했고 너만은 나를 예전의 나로 대했고 편했다" 그런데 왜 변했느냐고 묻는 비담에게 덕만은 "난 이름이 없으니까. 왕은 이름이 없어. 난 그냥 폐하다. 이제 아무도 내 이름을 부를 수 없다" 라고 하였지요. 비담은 자기가 이름을 불러주겠다고 하였지요. "내 이름을 부르는 건 반역이다. 네가 연모로 내 이름을 불러도 세상은 반역이라 할 것이다."
덕만은 비담과 주고 받았던 대화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지요. 비담의 마지막 말을 알았으니까요. 세상이 반역이라 할지라도 비담을 자신을 한 여인으로 연모하고 끝까지 사랑하고 갔음을요. 유신이 차마 입에 담지 못하는 불경한 말이었다고 했던 것처럼 세상은 비담의 연모를 반역이라 하지만, 비담은 그저 저잣거리 아낙네에게도 있는 이름자 하나 불러 주고 싶었던 지아비이고 싶었다는 것을요.    
사족으로 선덕여왕 마지막회를 보면서 아쉬웠던 점 하나는, 비담이 죽어갈 때 덕만이 걸어 와서 손이라도 잡아 주었으면 했어요. 되돌려 온 반지를 다시 비담 손에 꼭 쥐어 주고 서로 애틋한 미소를 나누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미련이 남네요. 비담이 너무 가엾잖아요. 하지만 비담은 덕만이 자신을 끝까지 믿어 주었다는 것은 알고 죽었으니, 버려짐의 상처는 극복했을 거라 믿어요.
비담의 최후 장면은 선덕여왕 마지막회를 빛낸 최고 명장면이었습니다. 미실이라는 희대의 여걸을 연기했던 고현정의 카리스마, 똘끼로 충만했던 닭도령 비담의 이중적인 캐릭터를 가장 잘 소화해 준 김남길은 선덕여왕 인물들 중 가장 사랑 받았던 캐릭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꿈틀거리는 야망, 버림받은 상처, 한 여인을 향한 순애보 사랑의 비극적이고 순수한 모습 등 복합적인 캐릭터를 열연한 김남길은 마지막 장면에서도 화려한 무술신으로 몸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멋진 액션신 만큼이나 변화무쌍했던 눈빛연기는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견뎌야 해, 견뎌 내"
유신과 함께 산에 오른 덕만은 서라벌을 내려다 보며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유신에게 들려 준 어릴 적 계림에 처음 왔을 때 꾸었던 꿈 속의 여인, 덕만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면서요. 어린 덕만의 꿈 속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덕만이 이런 말을 했다네요. "덕만아, 지금부터 많이 힘들거아. 그리고 많이 아플거야.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을 거고 너무나 외로울거야. 모든 걸 다 가진 것 같지만, 실은 아무것도 가지지 못할거야. 그래도 건뎌야 해. 견뎌. 견뎌내"
요지는 인생이란 공수래 공수거이다. 하지만 그 과정을 치열하게 살아내야 한다 이런 말 같은데, 듣고 보니 덕만의 인생을 함축적으로 말한 것 같기도 하고, 우리네 인생에 대해서 말한 것 같기도 해요. 가지기 위해, 오르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누구나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다. 
하지만 '역사란 그 치열한 견딤이 축적되는 과정이다'라는 의미같습니다. 치열하게 견뎌 나가는 사람들이야 말로 시대의 주인이고, 역사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선덕여왕에 출연했던 덕만공주 이요원, 미실 고현정, 비담 김남길, 유신 엄태웅, 알천 이승효, 춘추 유승호, 문노, 죽방, 고도, 미생, 설원랑, 보종, 하종, 칠숙, 소화, 기타 언급하지 많은 모든 연기진과 제작진 모두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중간 중간 스토리를 혼란스럽게도 했지만 마지막까지 집필에 몰두하신 작가진도 수고 많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아래의 추천도 꾹 눌러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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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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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itaa 2009.12.23 11:01 address edit & del reply

    멋진 리뷰글이었습니다.

  3. 미니 2009.12.23 11:08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마지막 방송을 아쉽고 섭섭한 마음으로 기대하며 기다렸죠...
    역시 제 기대가 헛되지 않았어요.. 비담의 마지막 모습은 참....말로 표현 할 수 없네요..
    피눈물을 흘리며 유신의 칼에 맞아 숨이 넘어가는 순간에 큰 소리로 조차 부르지 못했던 이름 "덕만... 덕만아" 그 때 제 얼굴도 눈물 범벅이 되었더랬습니다......ㅠㅠ
    쓰러지며 덕만에게 손을 내밀던 장면에서는 제가 뛰쳐들어가 그 손을 잡아주고 싶을 정도로 마음 아팠구요...
    덕만이 손을 잡아 줬으면 하면서도 한편으론 여왕인데 안돼지.. 안돼.. 그러며 그 손을 잡아줄 수 없는 덕만이 비담의 죽음을 군사들에게 알리고 쓰러져 사흘 밤낮을 앓아 누웠죠..
    전 선덕여왕 마지막 방송에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어제의 그 감동이... ㅠㅠ

  4. 카타리나^^ 2009.12.23 11:2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나 끝내 제 준엔 선덕여왕이 보이지 않았지만
    비담때문에 슬픈 회였다지요

    덕만...마지막에 손이라도 내밀어주지...이러면서...안타까운 마음을 보냈더랍니다

  5. 산탁의죽음이 2009.12.23 11:5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담에게 있어 그 소박한 꿈마저 이룰수 없다는걸 알리는거였을까요... ㅠ

  6. 김뽀 2009.12.23 12: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선덕여왕 마지막회 포스팅을 보고또보고 보고또봐도 왜케 슬픈거죠 ㅠㅠ 아 안타까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 비담덕만 2009.12.23 12:10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못봤는데 이렇게 글만 읽어도 슬퍼지네요ㅠㅠ너무 슬픕니다....
    그냥 차라리 둘이 사랑하는거 말고 애초에 하던대로 비담 혼자 흑심품다
    그러다 난 일으키면 덜 슬플것같은데
    이렇게 둘이 사랑하는데 비참하게 죽어야하다니...

    둘이 국혼한다 했을때 제발 난이고 뭐고 잘되기를 빌었습니다.이렇게 난 일으키겠지
    예감은 했지만 그래도 잘 되기 바랬는데ㅠㅠㅠ
    비담 너무 불쌍하네요.덕만도 불쌍하고.....
    '신국을 얻어 덕만을 가지겠다'는 대사가 아직도 기억에 납니다ㅠㅠ
    암튼 어제 한거 볼 엄두가 안나네요ㅠㅠㅠ

  8. labyrint 2009.12.23 12:1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안 봤는데, 초록누리님의 글을 읽으니 알겠네요.
    트랙백 걸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9. 빨간來福 2009.12.23 12:3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I wish you a merr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기쁜 성탄 맞으시길 바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0. 체리블로거 2009.12.23 12: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비담도 비담이지만 덕만이도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끝내 자기의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지 못한채 또 보내버리네요.
    천명을 보냈던 것처럼 소화를 보냈던 것처럼...
    잘 읽고 갑니다.

  11. 달려라꼴찌 2009.12.23 13:01 address edit & del reply

    드디어 선덕여왕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네요....
    비담하고 선덕은 서로 연모하는 사이였을까요?
    우째 주인공은 선덕이라기 보다는 비담이었던 드라마인 것 같습니다.

    그간 초록누리님의 선덕여왕 리뷰시리즈도 즐겁고 감사하게 잘봣습니다. ^^

  12. Uplus 공식 블로그 2009.12.23 14: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역시 피눈물이라는 걸 화면으로 보니까 눈시울이 저도 뜨거워집니다 ㅠ
    옛날 홍콩영화 <양축>을 처음 봤을때도 주인공이 사모하는 님이 너무 그리워
    피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보고 펑펑 울었더랬는데 ㅠ
    잘 보고 갑니다 초록누리님. 크리스마스 즐겁게 보내셔요^^

  13. 윤서아빠세상보기 2009.12.23 14:3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디어 끝났네요.
    긴시간 선덕여왕과 함께 보냈는데
    다음주 되면 많이 섭섭할 듯 합니다.

  14. 덕만아 2009.12.23 15:00 address edit & del reply

    이렇게 애절하고 함축적인 사랑고백은 들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15. 비담이 있어 마지막회가 어설프지 않았습니다.*** 2009.12.23 16:44 address edit & del reply

    김남길 대스타 탄생 예감!!!

  16. 마지막말 2009.12.23 18:27 address edit & del reply

    마지막말은
    덕만... 나의 덕만아...
    라고 보았는데
    덕만아라고만 나중에 보여줘서;;;

    • 비담이 있어 마지막회가 어설프지 않았습니다.*** 2009.12.23 21:56 address edit & del

      김유신이 덕만아 라는 말만 전했지요.

      더 많은 말을 한 것처럼 보였는데 말입니다.

      저도 이제 다시 테레비와는 좀 멀어져야 될 것 같습니다.

      김남길을 알게 되어 참으로 다행입니다.

  17. Reignman 2009.12.23 20:5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디어 선덕여왕에 대장정의 막을 내렸군요.
    초록누리님을 비롯하여 선덕여왕을 사랑했던 많은 분들...
    많이 섭섭하시겠네요.

  18. 좋은사람들 2009.12.23 22:5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제 선덕여왕의 시대는 지난것 같습니다. 뭘 봐야 하나? 고민고민중~

  19. 달빛천사 2009.12.24 01:4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담 가희 최고였습니다 어느 연기자를 따라갈수없는 캐릭터입니다..

  20. 2009.12.24 03:18 address edit & del reply

    마지막 말이 와닿네요.

    하지만 '역사란 그 치열한 견딤이 축적되는 과정이다'라는 의미같습니다. 치열하게 견뎌 나가는 사람들이야 말로 시대의 주인이고, 역사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21. 라라윈 2009.12.24 05: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대장정의 끝이 난 것 같아요....
    살짝 맥 빠지는 것 같더니.. 비장한 마무리였습니다....

2009.12.06 06:46




미실의 퇴장 이후 선덕여왕의 시청률이 하락할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예견된 사실이다. 이는 고현정의 카리스마와 매력적인 미실이라는 인물에 치중했던 제작진의 노력(?)의 결과물이기에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미실이라는 인물에 눌려 미실의 생전, 그리고 사후까지 드라마의 중심축이 되고 있지 못하는 있는 여왕 덕만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제작진의 실수는 미실 사후 선덕여왕의 중심축으로 비담의 난을 위해 유신과 비담을 부각시키려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유신과 비담의 대립을 보는 시청자는 심히 불편하다. 왜?

정치가 미실 vs 영웅유신 vs 질투비담의 실수
이유는 간단하다. 유신이라는 캐릭터는 오직 가야와 신국을 지키기 위한 영웅만들기에 주력하고 있고, 비담은 덕만에 대한 사랑하나로 모든 것을 빼앗으려 하고, 걸리적 거리는 것은 가차없이 쳐 버리는 질투의 화신으로 그려버렸기 때문이다.
미실이라는 희대의 악역이 왜 사랑받았을까? 그것은 드라마가 미실을 끝까지 정치가로 그렸기 때문이다. 황후라는 꿈은 미실의 신분상승을 위한 것이 아니었고, 미실의 난 역시 정치가로서 품었던 야욕이었다. 또한 덕만공주와 미실의 대립은 다분히 정치적이었다. 덕만과 미실의 정치관, 혹은 대의에 대한 첨예한 대립 갈등구조가 시청자들에게는 선과 악을 떠나 흥미진진했고, 쌍방의 정치적 수에 대한 팽팽한 승부수를 지켜보는 재미가 선덕여왕을 끌어가는 힘이었다는 것이다.

새털만큼 가벼운 비담의 정치적 명분
그런데 유신과 비담에게는 이 정치적 대립구조가 보이지 않는다. 아니 새털만큼의 무게보다 가볍다. 명분도 없고 대의도 상실된 그저 남자들 주먹다툼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으니 그 내용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유신이 신라의 구국영웅으로, 그리고 시대의 주인 여왕 덕만이 사람을 얻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충돌하는 인물로 비담을 대립구도로 세웠는데, 제작진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을 간과했다.
비담의 연모에 대한 좌절감에 비중을 두다보니 비담에게서 정말로 보여져야 할 정치적 명분을 없애 버렸다는 것이다. 미실을 끝까지 정치가로 그려준 것에 비하면 찌질남으로 변질시켜 버린 비담의 캐릭터는 종영을 앞두고 있는 선덕여왕의 가장 큰 실책이라 아니할 수 없다.
비담의 꿈, 미실이 남겨주었고 문노의 삼한지세 책의 주인이 되고자 품었던 야욕의 무게를 연모를 거절당한 찌질남의 투정쯤으로 절하시켜 버린 것이다. 독수리를 참새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연모을 거절당하고, 여왕덕만의 믿음을 얻는 데 실패한 비담이 난을 일으킨다는 설정은 비담의 난 그 정치적 성격을 감정놀음 따위가 빚는 치정극쯤으로 그려버리고 있으니, 설득력과 흥미를 떨어뜨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비담을 견제하는 여왕 덕만과 비담의 대립갈등 구조 역시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왕 덕만은 비담의 왕권에 대한 도전과 자신에 대한 연정만을 경계할 뿐, 드라마에서 말하는 대의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비담이 혹이라도 왕권을 잡는다면 신국의 미래가 어떻게 될 거라는 것, 그리고 여왕 덕만의 꿈인 삼한일통의 대업에 어떤 차질을 빚게 될지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담의 캐릭터 변화가 시급하다
이 모든 문제의 핵심은 비담이라는 인물을 잘못 그려가고 있는 제작진의 실수에 있다. 비담을 정치적 명분이 아니라 사랑을 거절당한 질투비담만으로 그려가고 있으니, 비담과 대립하는 유신의 명분도 살지 못하고, 비담을 경계하는 여왕 덕만의 감정마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여왕 덕만의 갈팡질팡 대의는 신국의 부강과 삼한일통의 대업을 위해서는 모로 가나 도로 가나 매 한가지라는 듯 그려지는데, 왜 비담을 품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윤충장군이 이끄는 백제와 싸워 "신국을 구한 자에게 모든 자격이 있을 것이다" 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덕만이 비담을 품어 함께 삼한일통을 위해 힘을 합칠 생각을 했어야 했다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말이다. 덕만이 비담을 거부한 명분이 무엇인지가 모호해졌다는 것이다. 이는 비담의 사사로운 연모를 앞세워 정치적 야욕에 대해서는 그려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실을 정치가로서 꿈을 이루지 못하고 비운의 영웅으로 그려낸 거에 비하면, 비담은 질투에 눈이 멀어 깽판이나 놓는 인물로 만들어 버리는 듯한 전개는 실로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비담의 캐릭터를 정치적 인물로 그렸더라면, 선덕여왕이 이렇게 맥빠져 버리지는 않았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덕만의 여왕으로서 눈부신 정치적 성장은 매우 바람직하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고 해도 선덕여왕이어야 하고, 그 자격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담이 싸울 상대는 김춘추이다
그럼, 앞으로 몇회밖에 남지 않은 드라마 선덕여왕이 보완해야 할 점들은 무엇인가?
우선은 비담을 질투비담이 아닌 정치적 대립에 서 있는 갈등의 축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그 대립축이 여왕 덕만이 되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이미 덕만은 미실과의 대립을 통해 성장해 왔으니 두 사람의 대립구도는 자칫 덕만 vs 미실의 축소판이 돼버릴 수도 있으니 식상할 것이다. 또한 그간 보여준 애정행각때문에 공감도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유신은 어떠한가? 유신은 비담이 유신죽이기에 나서면서 이미 영웅으로 만들어져 버렸다. 이 역시 몇회동안을 보아 왔던지라 식상할대로 식상하다.  
그렇다면 남은 인물은 한 사람, 바로 김춘추이다. 춘추 역시 강한 정치적 성향을 띤 인물이고, 계산적이고 영특하고 의뭉스럽기 까지 한 인물이다. 춘추가 과거 염종과 긴밀했던 관계였고, 또한 염종은 현재 비담의 수하가 되어 있다는 것은 세 사람의 정치적 수 싸움에서 흥미진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비담이 마지막 대립 갈등 축으로 싸워야 할 인물은 춘추이다. 더구나 춘추를 다음 후계로 세우겠다는 여왕 덕만의 의지까지 보였으니, 쓸데없이 유신에 대한 질투따위에서 비롯된 연모의 상처는 미실의 말처럼 날아가는 새에게나 줘 버리고 춘추를 타겟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 비담의 난이 사랑 때문에 질투비담으로 변신해서 일으킨 작은 꿈으로 전락하지 않을 것이다. 역사는 승자의 것이기에 비담은 실패한 역사 속 한 인물로 남았을 뿐이지만, 비담의 난이 한낱 치졸한 연모에 의해 일으킨 난이라고 하기에는 그 크기가 컸지 않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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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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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예또보 2009.12.06 08:0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예리한 분석에 감탄하고 갑니다^^
    드라마 보다 더재미있네요 ㅋ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

  3. 2009.12.06 08:34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하얀 비 2009.12.06 08:3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 그렇군요. 저도 왜 갑자기 선덕여왕이 맥을 못 출까..궁금했는데, 명확하게 해법을 제시하셨습니다. 맞아요. 미실의 정치가적 모순. 선과 악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어버린... 미실의 꿈. 정작 춘추가 늘 자신이 답이라고 하며 덕만에게 해법을 구했는데, 그 말은 정작 작가와 제작진들이 새겨 들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비담은 역사적으로 상대등의 지위에까지 올랐던, 신라 귀족 중 최정상의 정치가였으므로 분명 그의 정치적 모습이 남달랐을 법한데, 드라마에선 이를 너무 단순하게 처리한 것 같아요. 그저 감찰부 수장으로서의 카리스마를 담거나 혹은 일종의 잔꾀만 부렸다랄까요.
    그렇다고 해서 유신과 정치적 대립은, 아예 톱니가 맞지 않고, 왜냐하면 유신 자체가 정치적으로는 관심없는 인물처럼 그려지니까요. 그런 의미에선 정말 춘추와 비담의 정치적 팽팽한 대립을 그려나간다면 다시 맥이 살아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다만 지금...곧 종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살릴지가 관건입니다만...
    뭐 그렇습니다.

    참... 죄를 범한 그 가수는 추측이 난무하더군요. 그리고 생의 끈을 이끌었던 그 가수는
    누리님도 좋아하는 분이랍니다. 일전에 라이크 어 프레이어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하셨죠. 네..그 노래를 불렀던 가수였습니다.

    • 너돌양 2009.12.06 11:19 신고 address edit & del

      과연 유신이 정치적으로 무관심한 인물이였을까요?

      그가 애초 왕권다툼을 포기하고 춘추한테 붙은 건 자신이 진골이라고해도 정통 진골이 아닌 가야계 출신이기때문이죠.

      유신은 만약에 비담에게 붙었으면 아무리 능력은 출중해도 혈연으로 평가받는 신라사회에서 별 중용되지 못했을겁니다. 하지만 모험으로 세력이 미미한 춘추에게 붙었기때문에, 또 춘추의 비범한 능력을 꿰뚫었기때문에 그에게 붙었고 결국 삼한통일의 영웅이됬지만요.

      진짜 김유신이 가장 현명하게 대처한 인물이 아닐까 싶네용^^;;;;

    • 초록누리 2009.12.06 12:02 신고 address edit & del

      ㅎㅎㅎ너돌양님,,,하얀비님 말씀은 드라마상에서 유신이 정치에 관심없는 인물처럼 그리고 있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뎅.ㅎㅎㅎㅎ
      그리고 하얀비님...역시 음악도 제 취향과 비슷하시다는 것을 또다시 느낍니다.ㅎ

    • 하얀 비 2009.12.06 12:39 신고 address edit & del

      하하. 역사적으로 보면 너돌양 님의 말씀처럼 유신도 다분히 정치적이고, 또 다른 면으로 보자면 유신이야말로 처세술에 참 능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면이 드라마에선 그저 생략된 것 같고, 음. 유신 영웅 만들기랄까요. 누리님 말씀처럼...^^ 물론 당대 신라에선 유신을 영웅으로 생각했던 기록들도 있고, 심지어 사후 용이 되었다고 사람들이 여길 만큼 영웅시되긴 했지만..말이죠. 아무튼 지금 상황을 보면 춘추와 비담의 정치적 대결이 선덕을 살릴 묘책일 것 같아요. 좌우당간 휴일..춥지만 따뜻하게 보내세욤.

  5. 표고아빠 2009.12.06 08:50 address edit & del reply

    이런 카리스마가 실제로 선덕여왕의
    뛰어난 능력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네요
    갑자기 많이 추워진 이곳이네요

  6. 달려라꼴찌 2009.12.06 08:51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비담을 보면 미실의 말로가 떠올라 측은지심이 마구 생겨납니다.
    그 당찬 패기 투성이었던 비담이 찌질이가 되어버린게 불쌍해요 ㅠㅜ

  7. 옥이 2009.12.06 09:10 address edit & del reply

    이제 드라마도 말미인데요....
    비담이 측은하면서도 명분없이 캐릭터가 조금 이상하게 변한것 같아요...

    갑자기 너무 추워졌습니다...
    감기조심하시고요...행복한 휴일보내세요~~

  8. 제말이 그말입니다. 2009.12.06 09:59 address edit & del reply

    덕만과 미실의 정치싸움처럼 춘추와 비담이 싸워야 극이 살아나죠.
    유신이 너무 부처같아서 영 볼맛이 안나네요.

  9. labyrint 2009.12.06 10: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멋진 캐릭터인 비담이 몰락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나요? ㅋㅋ
    잘 읽었습니다.
    트랙백 걸고 갈께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10. 탐진강 2009.12.06 11:0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공감합니다.
    비담의 캐릭터를 너무 찌질남으로 그려서 안타깝더군요

  11. 너돌양 2009.12.06 11: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지적이시네요. 전 선덕여왕을 안봐서 모르겠지만, 그당시 선덕여왕 다름으로 권세가 강했던 인물은 비담이고 그다음 알천 춘추는 저 밑에. 그들이 싸운 건 단순히 여왕에 대한 흠모니 사랑이니가 아닌 지극히 정치적인 다툼이였을건데(어짜피 애네들은 다 진골이니까요) 머 비담이 춘추의 정치적 감각에 밀려 실패하고 난을 일으켰겠지만, 그래도 영민한 나라 신라의 상대등이 단지 사랑에 일희비재하는 인물이였다니ㅠㅠ

  12. PinkWink 2009.12.06 11: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확실히 비담과 춘추의 대결구도가 너무도 약한듯해서 긴장감이 너무...
    그렇다고 비담과 덕만의 대결은 핀트가 빗나간듯하구요...ㅜ.ㅜ
    요즘은 좀 쓸쓸해진 선덕여왕입니다...^^

  13. 테리우스원 2009.12.06 11:56 address edit & del reply

    아름다운 해설속에 잘 머물다 갑니다
    즐거운 시간으로 건강하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14. 하얀 비 2009.12.06 14: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참. 누리님. 궁금하실 것 같아서 알려드려요. 저 신형 아이맥 주말에 구입했답니다.^^ 음. 쾌적하고 너무 좋답니다. 가상머신으로 윈도를 함께 동시에 실행할 수도 있어서 좋긴 좋은데, 음 누리님께서 직접 하시기엔 다소 어려울 수 있으니 애플스토어 등지에서 도움을 구하거나 혹은 자녀 분들에게 부탁해도 될 것 같아요. 혹 관심이 있으시다면 말이죰. 일단...완전 대만족입니다. 참.27인치 제품은 디스플레이 불량으로 전세계적으로 리콜 대상으로 떴다고 하니..21.5인치 형이 다소(?) 저렴하고 괜찮답니다. 구입할 때 추가 선택사항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그런 건 죄다 필요없고요.^^ 혹 관심이 있으실까 싶어서 알려드렸습니당.

  15. 윤서아빠세상보기 2009.12.06 17:1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지당하신 말씀이에요.
    우리 비담이 매력남으로 만들어주세요
    정치적 야심이 있고 사랑도 하고...

  16. 핑구야 날자 2009.12.06 23:01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실 사망이후 너무 극단적인 방향으로 진행이 되는 부분은 미실이후의 시청율을 두고
    위험한도박을 한 것 같아요...

  17. 깜신 2009.12.07 00: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비담의 명분이 안타까운게 사실입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 ^^ 편안한 밤 되세요

  18. 검도쉐프 2009.12.07 01: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선덕여왕이 거의 막바지에 다다른지라 선로수정은 어려울 듯 하고, 이대로 끝을 맺을 것 같아 약간 아쉽습니다. 미실이 사라진 후 왠지 용두사미가 된 듯해서 살짝 아쉽습니다.
    미실 외에도 살리기 좋은 캐릭터들이 많은 드라마였는데 말입니다. ^^

  19. 악랄가츠 2009.12.07 02: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여담이지만, 이제 종방을 앞둔 선덕여왕...
    그 후속편이 뭔지 궁금하네요! ㄷㄷㄷ
    은근히 부담될텐데 말이예요! ㅎㅎㅎ

  20. 라라윈 2009.12.07 05: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실의 포스며 자리가 넘 컸던 것 같습니다....
    끝이 점점.....ㅜㅜ

  21. montreal florist 2009.12.13 12:0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담은 여러모로 적들만 있군여, 아군은 함정만 파구여

2009.11.25 12:09




여왕 덕만은 지금 힘겨운 전쟁 중에 있다. 밖으로는 백제 윤충장군과 계백(최원영)으로부터의 공격, 안으로는 비담과 유신의 힘겨루기 한판을 지켜봐야 한다. 브라운관 밖에서는 하락한 시청률도 잡아야 한다, 최악의 상황이라 아니할 수 없다. 힘겨운 전쟁을 치르고 있는 선덕여왕을 보며 나름대로 생각한 것을 전하고 싶다. 드라마의 방향에 대한 아쉬움이기도 하고, 수개월을 함께 해 온 드라마이기에 아쉬움 못지않게 애착이 크기 때문이다.
미실의 죽음 이후 선덕여왕은 비담의 난을 위한 준비와 함께 삼한일통으로 나가기 위해 불가피 하게 치워야 하는 백제, 고구려와의 전쟁으로 가닥을 잡은 듯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비담이라는 적과 외적으로는 전쟁이라는 꽤나 흥미로운 구도를 택했다. 그러나 전쟁 자체는 선덕여왕에서 볼거리는 주겠지만 흡입력은 떨어질 테고, 아무래도 내부전쟁, 즉 비담의 난에 더 무게를 실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해 보건데, 선덕여왕은 비담의 난을 드라마의 마무리 코드로 잡은 것은 실책이 아닌가 싶다. 50회가 방송되는 내내 미실의 난을 봐 왔던 시청자들에게 미실의 판박이 비담의 난이 그다지 새로운 소재는 아니기 때문이다. 
54회의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비담의 계책에 말려든 유신은 우산국으로 유배를 당하고, 궁은 순식간에 비담파가 승승장구하는 양상으로 돌아간다. 이는 비담에게나 여왕 덕만에게나 좋지 않은 판세이다. 똑똑한 춘추가 지적했듯이...
비담이 계산하는 것은 유신을 남겨두되 이름만 상장군인 허수아비 유신이었다. 비담이 유신을 친 목적은 호국영웅으로서 누리는 백성들과 조정신하들의 중망, 즉 존경심과 유신의 세력이 커질 것을 경계하기 위함이다. 또한 여왕 덕만에게 복야회가 왕으로 추대하려는 인물이 유신임을 알림으로써, 유신에 대한 여왕 덕만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유신을 죽이되 생명을 취하지 않는 죽음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여왕 덕만은 제 발로 죄를 받기 위해 궁으로 돌아온 유신에게 상장군 직위를 파직하고, 유배를 보내는 가혹한 결정을 내린다. 물론 여왕 덕만은 표면적으로는 유신을 내쳤지만, 백제진영을 염탐하라는 밀지를 내림으로써 유신을 끝까지 믿으려 한다.

유신은 백제진영에 잠입하여 백제의 기개 높은 장군 계백과 만나고, 백제군이 대야성을 치려고 한다는 것을 알아냈으나, 간자임이 들통나고 백제군에게 포위당하고 만다. 백제진영에서 유신을 구한 것은 월야의 복야회. 가야민의 왕으로 추대해 가야를 재건하고자 하는 월야와 철저하게 신라의 2인자로서 가야를 품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유신은 정치적 동맹을 깨고 결별하게 된다. 유신은 보종에게 붙잡혀 백제의 간자라는 누명을 쓰고 추포 당해 비담에게 끌려 오고, 신라에는 백제군이 대야성을 공격해 온다는 급보가 날아들면서 신라는 혼란에 빠진다.
다음 주 예고를 보니 유신의 위기를 구할 사람으로 춘추가 전면에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춘추와 유신의 관계가 긴밀해지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늘은 미실의 죽음 이후 선덕여왕의 흐름에 아쉬운 점과 희망사항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비밀병기 비담을 너무 일찍 부각시켰다
선덕여왕의 비밀병기 비담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은 선과 악의 이중성이었다. 그런데 미실의 죽음 이후 비담은 너무 빨리 이중성을 버려 버렸다. 비담의 난이 실제 신라 역사상 선덕여왕 말년에 일어난 점을 염두해, 비담을 철저하게 이중적인 캐릭터로 묘사했다면 좋았을 텐데, 너무 일찍 야망과 악의 칼자루를 쥐게 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미실의 죽음 이후에도 겉으로는 변함없는 충성과 여왕 덕만에 대한 연정을 그려주면서, 마음 속에 도사리는 야망을 복선으로 깔아주었더라면 비담이라는 캐릭터는 훨씬 흡입력이 있었을텐데, 눈빛이며 행동이며 유신을 치는 과정까지 야망이 너무 분명하게 드러나 버리니 솔직히 매력이 없어진 것은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비담 대신 갈등의 축으로 월야를 내세웠더라면 훨씬 그림이 좋았을 것 같다. 대가야의 마지막 왕자 월광태자의 아들 월야라는 인물은 가야를 담아내기에 너무나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닌가 말이다. 어쩌면 미실의 난보다도, 비담의 난 보다도 70년 핍박 받았던 한의 역사, 서러운 민족 60만 가야 유민의 수장 월야를 여왕으로 등극한 덕만을 압박해 오는 축으로 그렸다면 훨씬 흥미진진했을 듯싶다. 여왕에 오르도록 일조한 월야, 그리고 그 기반을 딛고 있는 유신. 그러나 어떤 의미로도 가야를 품어야 하는 여왕의 고뇌와 갈등을 보여 주었으면 극의 긴장감이 더 컸을 텐데, 갈등의 축을 월야 대신 비담으로 끌고 간 것은 무척이나 아쉽다, 이 과정에서 비담의 사량부가 함께 활약해 복야회를 치면서, 유신의 처지를 안타까워 하는 덕만의 심리적 갈등을 홀로 지켜보는 비담을 그리는 것도 좋았을텐데 말이다. 비담의 난은 이후에 준비해도 늦지 않았을텐데... 복수불반분, 엎지러진 물은 주어담을 수 없다고 했던가? 일찍 선의 모습을 버려버린 비담의 캐릭터야 말로 드라마 선덕여왕 최대의 복수불반분이다.

똑똑한 정치참모 춘추, 컨닝 여왕 덕만
과거 덕만공주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정치적 스승은 미실이었다. 난관에 부딪칠 때마다 쪼르르 달려가서 자문을 구하고, 심지어 정답까지 알아왔던 덕만에게 새롭게 정치참모이자 스승으로 나선 이가 춘추이다. 53회, 54회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 여왕 덕만에게 정치 판세를 분석하는 춘추의 능력은 천재적이다. 물론 여왕 덕만의 입장에서만... 비담도 알고, 유신도 예측하고, 시청자도 아는 정치판세를 여왕 덕만이 파악하고 있었는지 아닌지 그것은 모르겠다. 하지만 유신의 처리문제를 두고 고심하는 여왕 덕만이 춘추에게 사사받는 정치수업은 여왕 덕만의 체면도 구기고 위신도 서지 않는 설정이었다.
과거의 덕만과 달라진 점은 비교적 춘추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나, 이제는 귀를 기울이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모범답안지쯤으로 외우려고 드는 형국이니, 여왕 덕만의 통치력과 능력이 심히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춘추의 말이 워낙 정곡을 찌르는 핵심이었기에 덕만이 가타부타 말을 할 수 없었겠지만, 유신이 힘을 잃으면 비담의 힘이 너무 커진다며 유신을 치면 안 된다는 말에 덕만은 어이없는 대답을 하고 만다. 적어도 내게는 어이가 없었다. 여왕 덕만의 말을 빌어보자.
"내가 복야회를 발본색원하려는 이유를 모르느냐? 난 유신을 믿는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유신과 월야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나의 사후다. 다음 후계자가 장악하지 않으면 유신, 비담 누구든 왕을 노릴 것이다. 춘추, 너는 진골이다, 니가 그들을 장악하지 못하면 천명공주 아들이라는 것으로 왕이 되지 못해, 니 손에 오물이든, 피가 묻는 비담이든 유신이든 니가 제압하고 장악해야 한다. 내 뒤에 숨어 편히 가려 하지 마라. 삼한일통 대업은 결코 편히 얻어질 수가 있는 것이 아니다, 하여 내 팔을 잘라내는 심정으로 상장군 유신을 파직하고 유배형에 처한다"
구구절절 옳은 말 같아 보인다. 하지만 구구절절 틀렸다. 우선 이제 왕권을 잡은 지 몇 년 밖에 되지 않은 황제의 자리에 앉은 왕이 다음 후계자를 지목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왕위라는 자리가 비록 세습적으로 같은 핏줄에게 이어진다고는 하나 왕이라는 자리는 형제도 자식도 자신을 위협하는 것이라면 가차없이 쳐내는 자리일진대, 자신의 자리에 가장 위협적인 서열 일순위에게 후계자 운운하는 것은 이르다는 말이다. 춘추를 후계자로 염두하고 있었다면 춘추의 그릇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고, 춘추가 선대의 위업을 계승할 의지가 있는 인물인지를 먼저 재야 하는 것이 순서인데, 진골을 들먹이며 다음 후계자로 암묵적으로 점지하는 것은 왠지 무능한 군주같아 보인다. 죽을 날을 알았었다면 모르겠으나 사후 걱정을 하기에는 아직 팔팔한 나이이다. 
또한 삼한일통을 위해 팔을 잘라내는 심정으로 유신을 파직하고 유배한다는 결정 역시 이율배반적이다. 김유신은 전쟁터에서 잔뼈가 굵은 명장중의 명장, 게다가 백성들의 신망과 휘하 정수들의 신망을 한몸에 받고 있는 신라군 최고 수뇌부이다. 그런 유신을 믿는다면서도 쳐내겠다는 것은 삼한일통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수를 치겠다는 말인데 앞뒤가 맞지 않다.

유배를 보내는 척하면서 백제를 정탐하러 보내기 위함이었고, 백제 계백장군을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등장시키려는 의도였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유신이 정말 백제의 계백진영으로 정탐을 하러 갔다면 아마 훗날 춘추와 유신의 삼국통일은 이루지 못했을 가상의 역사가 될 뻔했다. 차라리 영화 황산벌에서 유명한 인물이었던 '거시기' 죽방(이문식) 을 보내야 했지 않았을까? 거시기는 적어도 전라도 사투리에라도 능했으니 말이다. 신라와 백제의 사투리, 그 확연한 차이는 경상도사람도, 전라도 사람도, 서울사람도, 제주도 사람들도 알아채는데 말이다. 이는 그저 웃자고 한 소리일 뿐이다. 드라마 등장인물 모두가 한결같이 표준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런 문제를 딴지 걸 생각은 추호도 없다. ㅎㅎㅎ

병풍남이 될 위험에 처한 춘추
선덕여왕 종영을 앞두고 가장 비중있게 다루어야 할 인물이 춘추와 유신이 아닌가 생각한다. 비담과의 갈등구조로 유신이 비중있게 다루어지고 있음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삼한통일의 대업을 이룰 태종무열왕 춘추의 모습 역시 심도있게 다뤄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고 바램이다. 다행스럽게 53회, 54회에서 춘추의 탁월한 식견이 드러나는 걸로 보아, 앞으로 춘추에 대한 부분을 다룰 가능성도 커 보이지만, 백제와의 전쟁, 복야회의 해체와 월야의 추포과정, 그리고 비담의 난이라는 굵직한 사건들이 줄지어 있는 것으로 짐작컨데 춘추가 정치 전면으로 나서는 모습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을 것 같다.

비담의 난이 앞으로 드라마의 하이라이트가 되겠지만, 여왕 덕만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군주로서의 자질과 여왕으로서의 권위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선덕여왕의 정치적 소신과 삼한일통 대업을 향한 과정이 비담의 난을 처리하는 것으로 완결시켜서는 아니될 말이다. 뭐니뭐니 해도 여왕 덕만을 정치적으로 성장시켜야 할 축은 춘추이다. 엄밀히 춘추가 황실가의 사람이라고는 하나 기반은 귀족세력이다. 이는 성골이라는 순수혈통을 가진 덕만의 기반과는 엄격히 차이가 있다. 황실이라는 튼튼한 기반을 가진 덕만과 귀족이라는 기반을 가진 춘추의 대립은 충분히 흥미로운 대립구도이다.
여왕 덕만이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서 견제해야 할 대상은 미실 잔당 세력 비담파도, 우직한 유신도 아니다. 애꿎은 비담의 난에 밀려 춘추가 여왕 덕만의 정치참모격으로 나서고 있지만, 사실 덕만의 왕권에 가장 위협적인 인물은 춘추와 그의 세력일 것이다. 춘추가 유신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 이유는 춘추의 정치기반 강화를 위한 포석이다. 아들일지라도 앉아있는 동안에는 넘보는 것을 용납할 수 없는 게 왕이라는 자리가 아닐까?
비담을 일컬어 그의 스승 문노는 손잡이 없는 칼이라 했다. 손잡이 없는 칼의 주인으로 비담은 미실을 택했고, 결국은 미친 칼이 돼 버릴 것이기에 쳐내야 할 칼이 되고 말 것이다. 그래서 비담은 너무 쉽다. 유신은 백만스물 하나, 백만스물 둘의 우직하고 곧은 칼이다. 너무 곧고 우직해서 칼날 마저 보이는... 그래서 꼭 가지고 싶은 칼이다.
그럼, 춘추는 어떠한가? 춘추는 여왕 덕만에게는 양날의 칼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춘추야 말로 가장 가늠하기 힘든 양날의 칼이다. 아군이면서 적군이고, 신하이면서 왕위를 꿈꾸고, 보이면서 보이지 않는,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가 태종무열왕 김춘추이다. 몇 회 남지 않은 드라마를 어떻게 그려나갈 지는 모르겠지만, 미실에 이은 여왕 덕만의 정치상대는 춘추로 옮겨가야 할 것이다. 혼인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덕만이 다음 후계자를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춘추가 언니 천명공주의 아들이자 황실의 후손이라 할 지라도, 덕만과 춘추는 서로의 그릇을 견주어야 한다. 덕만의 입장에서는 대업을 잇게 할 만한 그릇인가를 판단해야 하고, 권력자로서 왕위를 넘보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춘추 역시 여왕 덕만이 비빌 언덕이면서도 끊임없이 견제 당해야 하는 입장이다. 서로가 양날의 칼인 셈이다.

따라서 선덕여왕이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려면 덕만과 춘추의 양날의 칼과 같은 정치대립을 그리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덕만이 장기를 둬야 할 상대는 비담이 아니라 춘추가 되어야 할 것이다. 개인적인 희망사항이지만 말이다. 선덕여왕 다음 보위에 오를 진덕여왕을 드라마에서 보여줄지 생략해 버릴지 모르겠지만, 자칫 비담의 난에 에너지를 소진한 나머지 춘추를 애매하게 선덕여왕에게 훈수나 두는 인물로 그린다면, 여왕 덕만의 권위가 실추됨은 물론이고, 춘추 역시 애매한 병풍남으로 남게 될 수도 있다. 빼앗고 지키는 과정에서 살아남는 자, 결국 시대의 주인은 살아남는 자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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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5 Comment 37
  1. 이전 댓글 더보기
  2. 2009.11.25 14:24 address edit & del reply

    덕만은 미실을 배끼기만하고 따라하기만하고 창의성도 없고 왕의 자리가 맞지가 않아요 미실이나 춘추가 왕이 됐어야 했어요

  3. 임현철 2009.11.25 14:57 address edit & del reply

    옳은 말씀입니다.

  4. basecom 2009.11.25 16:02 address edit & del reply

    유신을 유배보낸 것은 좋은 수 같습니다. 그 상황에서 나름의 돌파구를 마련한 거죠. 또 선덕여왕이 비담이나 춘추, 알천 등에게 여러 이야기를 듣지만 누구의 이야기를 100% 반영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본상의 선덕여왕은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보여집니다.

    다만 제 생각에 이요원의 연기가 좀 아쉽다는 생각입니다. 성장하겠지..하겠지.. 하면서 보고 있지만 낭도시절 연기스타일에서 크게 변함이 없습니다. 낭도에서 공주, 공주에서 왕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대본상으론 많은 성장이 있었지만 표정이나 대사톤에서 그런것이 묻어나지 않는게 문제입니다. 낭도시절 연기는 충분히 훌륭했습니다. 이요원이 연기 못하는 배우는 아니라는거죠. 다만 너무 큰 역이 아닌가합니다.

    그러다보니 여왕의 카리스마가 부족하게되구요. 춘추나 비담에게 휘둘리는 듯이 보이는게 사실입니다. 미실에게 눌려살았던 진평왕보다도 카리스마가 부족해보이는게 사실입니다. 여기에 대본에선 선덕여왕의 여자로서의 연약한 마음 또한 표현하려고 했는데요. 왕으로의 카리스마가 나타나지 않다보니 유신이나 비담에게 사적인 감정을 품는 모습, 인간적인 고뇌를 표현하는 부분이 독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애초에 겉으로 강한 모습이 아니었던지라.. 그나마도 얻던 카리스마를 깎아먹는 부분이 되고 있는거죠. 미실이 혼자있을때나 설원이랑 있을때 간혹 울컥해서 한탄하는 장면을 생각해보면 대비가 극명하죠.
    대사에도 소위말하는 '조'가 박혀서 이미 고치긴 힘들어보입니다. 안타까울뿐이죠. 좀 더 내공이 있는 사람이 했어야하는건데...

  5. 극한 2009.11.25 16:36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실의 난의 다른 버전일 비담의 난으로 마무리되겠죠. 미실의 난도 따지고 보면 덕만이를 병풍만들고 미실에게 모든걸 실어주는 방식으로 애매하게 마무리 되었기때문에 이 드라마의 마지막도 전체를 관통하는 감동적인 메세지를 주기보다는 그럭저럭 수습되는 식일겁니다. 역사적 흥미도나 일반적 사극시청자들의 입장에선 백제 고구려와의 대결이 흥미진진할텐데 이부분은 워낙 스케일이 크고 남은 8여회차에서 다루기엔 너무나 부담이 큰부분이니 대충 넘어갈겁니다. 문제는 비담의 난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미실의 난만큼 흥미진진하진 못할거란거죠. 그간의 개연성이나,캐릭터등 대중에게 어필할수있는 부분이 미실의 난보다는 현저하게 약하다는거죠. 즉, 이드라마가 용두사미로 끝장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실수는 각각의 인물들에 제각각의 그럴듯한 사연을 깃들게 만듦으로써 제작진의 능력치에 비해 전체를 아우르면서 뒷감당하기가 참 어려운 일을 많이 벌여놨다는겁니다. 사실 이야깃거리만 보면 너무나 많죠. 덕만의 치세, 비담과 유신과 춘추의 권력경쟁, 비담의 난을 일으킬 계기가 될 비담과 덕만의 갈등, 숙청되지 않고 살아남아 비담을 추대할 기회만를 노리는 미실파사람들, 백제와 고구려와의 전쟁등등. 헌데 이걸 깔끔하게 수습하기엔 제작진의 역량도 많이 부족한게 사실이죠. 풀어내는 이야기는 너무 많은데 모든게 자연스럽에 어우러지지가 않고 제각각 놀고 있지 않습니까. 미실과 덕만의 수싸움이 치열하여 명백하고 단순한 대결구도를 보여준 에피소드가 가장 흥미를 끌었듯, 일반 시청자들이 무리없이 좋아할 만한 취향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단순하면서도 분명하고 따라서 회차하나를 놓친대도 무리없이 볼수있어 흥미진진한 몰입도를 보여주는 구도입니다. 대표적으로 대장금같은 드라마가 있죠. 헌데 이 드라마는 초반에는 이런 구도를 취하다가 중반이후 굉장히 복잡다단한 설정을 통해서 매니아적인 면모가 섞이게 되었습니다. 쾌도를 달렸던 초반이후 반응이 지지부진하다가 미실의 난을 일으키며 덕만과 미실의 분명한 갈등이 최고조로 올랐던 회차에서 연달아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건 당연한것이었죠.

    50회를 넘어서는 대작이고, 뭘 뒤늦게 수습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니 임기응변식으로 상황하나하나에 대처하다가 끝나는 듯해 아쉽네요. 지금 대사나 편집을 보면 제대로 방향을 잡고 세심하게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안들거든요.

    • 111 2009.11.25 18:23 address edit & del

      그중 젤 예리한 분석이신듯..

  6. 카타리나 2009.11.25 16:51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실이 빠진 자리를 급하게 메우려다보니.....
    결국 비담의 야심을 너무 일찍 보여준 경향이 있죠
    좀 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줬어야 한다는 말에 100000000000000000% 공감 ㅎㅎㅎ

  7. labyrint 2009.11.25 16: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김춘추의 나이가 40인 다되었는데... 계속 20대 이하로 나오니 어울리지 않네요.
    뭔가 아쉬운 점이 많네요.
    트랙백 걸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동감 2009.11.25 17:20 address edit & del

      실제 역사에서 김춘추가 30살이 되어서야
      선덕여왕이 즉위를 하니 현재, 못해도 30대 중반은 되어야하죠. 수염정도는 붙여줘야.ㅋㅋ

  8. 걸어서지옥까지 2009.11.25 17:42 address edit & del reply

    그나저나 승만공주 훗날 태종무열왕 김춘추에 앞서 왕이 되는 선덕여왕 뒤를 잇는 진덕여왕은
    언제 등장할까요? 진덕여왕 역할은 누가 맡을런지요??

  9. 편견에 가깝고 너무 황당한 리뷰입니다. 2009.11.25 19:37 address edit & del reply

    저하고 의견이 반대이네요.

    김유신은 전쟁터에서 잔뼈가 굵은 명장중의 명장, 게다가 백성들의 신망과 휘하 정수들의 신망을 한몸에 받고 있는 신라군 최고 수뇌부이다. 그런 유신을 믿는다면서도 쳐내겠다는 것은 삼한일통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수를 치겠다는 말인데 앞뒤가 맞지 않다.

    복야회의 의미는 모르시나요?
    가야의 재건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유신이 왕이되면 신라영토의 1/3를 잃는다는 소리이구요.
    이걸 내버려두는 군주가 있을까요?
    유신을 유배보내지 않는 것이 더 군주답지않습니다.
    유신을 믿는가는 것과 그 뒤에 세력을 믿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유신이 덕만을 따른다고 해도 덕만이 덜컥 죽어버리고 자신의 세력이 너무 크다면 신라를 무너뜨리고 왕이 될수 있습니다. 월야가 복야회의 수장으로 있는 이상 그런 가능성은 군주가 반드시 생각해봐야 합니니다.
    그리고 덕만은 신라의 군주인 이상 복야회를 인정하면 꼭 자신의 폐위를 가르킵니다.
    복야회가 가야의 재건을 가르키는데 신라의 대신과 신하들이 그런 군주을 따를까요?
    이미 모든 정황이 나와있는데 여기서 유신을 감싼다면 그 군주을 신하들이 뭐라고 생각할까요?
    읍참마속도 모르십니까?
    실제역사를 따지면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선덕여왕드라마자체가 이미 역사의 개연성은 모두 무시했습니다. 이땐 드라마속의 개연성을 따질수 밖에 없죠.
    정황상 유신은 반드시 내쳐야 합니다. 그리고 덕만이 사량부을 견제하면서 다시 유신을 불러올리려는 계책까지 만들었습니다. 죄송하지만 다시 복습해보세요.



    과거의 덕만과 달라진 점은 비교적 춘추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나, 이제는 귀를 기울이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모범답안지쯤으로 외우려고 드는 형국이니, 여왕 덕만의 통치력과 능력이 심히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춘추는 일부러 병풍남을 자처한것 같은데요. 즉 자신은 피을 묻히고 싶지 않고 편하게 모든 것을 덕만에게 떠넘기고 자신은 편히 왕을 할려고 마음먹었는데 갑자기 비담이 커져버리면 곤란하니까 유신을 치지말라고 하죠.
    그런데 여기서 유신을 안 치고 감싸안으면 복야회문제로 신하들이 덕만을 불신하게 되어 덕만 자신의 왕권까지 무너지고 그러면 유신, 비담이 서로 세력균형이 되어 덕만이 허수아비가 되면 춘추가 쉽게 왕을 해먹을수 있죠.
    그걸 이미 덕만은 간파하고 유신을 내쳐버리고 대신 비담세력의 견제을 춘추에게 맡기는 대단한 술책을 발휘합니다.
    그리고 복야회문제를 사량회에 넘겨서 자신의 권력이 손상되지 않도록 합니다. 물론 사량부가 복야회를 못찾으면 사량부를 문책하면 되고 복야회문제을 어느 정도 해결하면 다시 유신을 불러올려서 자연스럽게 유신을 복귀시킬려고 하죠.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주진공, 호재, 수을부등 여러대신들이 상장군을 문책해야한다고 덕만을 압박하다가 막상 덕만이 유배보낸다고 하니까 상장군이 공을 많이 세웠다고 문책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즉 신하들이 조금이라도 왕권을 깍아내릴려고 하는 상황인데 여기서 초록누리님의 리뷰처럼 덕만이 춘추의 의견대로 유신을 처리안한다면 신하들의 복야회문책공세를 어떻게 처리하실지 묻고 싶습니다.

    단 춘추를 경계하지 않는다는 말은 정말 공감합니다.

    • 휴.. 2009.11.25 18:24 address edit & del

      저두 이 분 의견이 더 공감된다는...^^;;

  10. gemlove 2009.11.25 19:4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사실 미실이 죽고나서 선덕여왕의 매력이 확 떨어졌어요.. 평소같으면 월화 칼같이 집에가서 보는데, 이번주는 한편도 안봤네요 ㅋ 술마셨다능 ㄷㄷㄷㄷ

  11. 이파 2009.11.25 21:27 address edit & del reply

    월야에 대한 느낌, 동감합니다. 저만한 캐릭터 얻기도 쉽지 않은데 이건 뭐 버리는 것도 아니고.. 좀 많이 아쉽더군요.
    그리고 비담도 그래요. 아르바이트 하면서 잠깐 틀어놨었는데, 보는 사람들마다 그러더군요. 전엔 좋았는데 이젠 꼴뵈기 싫다고.. 하하하;;; 상황에 맞게 캐릭터가 변하면서 호감도가 달라지는거야 당연하지만, 이건 비담의 흡입력과 매력을 너무 드라마 진행에 맞춰서 팽개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네요. 전의 비담은 선악을 동시에 담고 있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인물이었는데, 요즘 비담은 사극에 흔하디 흔한 캐릭 중 하나일 뿐입니다.
    저도 요즘 선덕여왕 잘 안봅니다. 정말 아쉬워요~
    (뭐 실제 나이나, 실제 역사를 따지면 선덕여왕이 너무 판타지가 되는지라 그쪽은 애써 눈을 안 돌리지요..-_-;)

  12. 걸어서 하늘까지 2009.11.25 23:4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많이 공감이 가네요^^ 갈등 구조가 많이 약해진 게 분명합니다. 월야에 대한 언급이나 춘추와의 갈등도 좋겠어요. 비담의 난은 미실의 난의 그림자 같다는 생각에 흥미도가 많이 떨어지겠죠^^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대본이나 제작자가 끝가지 노력해 주면 좋겠어요^^

  13. 빨간來福 2009.11.26 03: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실이란 인물자체가 역사속에서 그리 특출난 인물은 아니었다는 이야기는 들은듯 하네요. 드라마는 드라마일뿐이니....

  14. PinkWink 2009.11.26 04: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언제쯤 우리 덕만은 쿨~한 주인공으로 우뚝서게 될까요..ㅜ.ㅜ^^

  15. 2009.11.26 09:4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6. 라이너스™ 2009.11.26 14: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보고갑니다. 좋은하루되세요^^

  17. Uplus 공식 블로그 2009.11.26 14:3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매력적으로 그려내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인물이 김춘추인데요 ㅠ 그런 면이 드러나지 못하고 이것저것 이야기를 풀어놓고 주워담지 못하는 모양새가 되버리는 것 같아 초록누리님의 글, 공감하고 아쉽네요^^a

  18. 2009.11.26 18:4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9. 윤서아빠세상보기 2009.11.26 19: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접속이 계속 안되시나요.
    아니면 바쁘신가봐요.
    하루도 빠뜨리는 날이 없으시더니...
    별일 없으시죠. 바쁜건 좋은거니까...

  20. 김명곤 2009.11.27 20:58 address edit & del reply

    날카로운 분석에 공감이 팍팍 가네요...
    특히 월야와의 갈등축에 대한 의견은 전적으로 공감입니다.

  21. 미르-pavarotti 2009.11.29 22: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실이가 누군지 미담이가 누군지 물어보면 옆에서 구박만해요 ㅠㅠ

2009.11.03 11:35




선덕여왕 47회는 소화(서영희)의 죽음으로 눈이 촉촉해졌어요. 천명공주의 죽음이후 덕만공주에게는 가장 큰 슬픔이었겠지요. 소화는 덕만공주에게는 영원히 엄마니까요. 죽음보다 강한 모정으로 덕만공주를 지켜낸 소화 유모의 마지막 가는길 눈물로 정리하고, 47회 덕만공주가 미실을 잡으러 호랑이 굴로 직접 간 이유를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덕만공주가 은신하고 있던 비밀기지는 칠숙랑에게 발각되고 말았습니다. 불화살이 날아들고 물샐틈 없는 포위에 덕만공주는 위기에 처했지요. 일촉즉발 위기의 상황에서 탈출해야 하는데 소화는 덕만공주로 변장하고 스스로 미끼가 되기를 자청합니다. 지난번 옥새를 숨겨나올때도 진평왕에게 미끼가 되어달라는 지략을 냈던 소화였지요.
칠숙이 복면을 한 홍위대를 선발대로 보내 은밀히 덕만공주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지요. 소화와 월야는 이 홍위대의 옷을 입고 현장을 빠져나가는데 이를 눈치챈 칠숙이 뒤를 쫒아갔지요. 복면을 했기에 누구인지 알 수 없었던 칠숙은 덕만공주가 태어난 날부터 타클라마칸 사막에까지 덕만의 뒤를 쫒아왔던 지난 날을 회고 하며, 드디어 길고 길었던 추격의 끝을 냅니다. '미실새주님, 드디어 이 칠숙이 새주의 명을 완수하겠습니다' 라는 비장한 각오로 단칼에 싹~
그런데 함께 도망치던 월야가 "유모님"이라고 부르는 소리에 칠숙은 허겁지겁 소화의 복면을 벗깁니다. 칠숙의 칼을 맞고 쓰러진 사람은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계림으로 오면서 연정을 품었던 여인, 세상 모든 것을 버리고 조용한 초야에 묻혀 평생을 함께 하자고 했었던 소화였어요. 애타게 "소화, 소화" 이름을 부르지만 소화는 "우린 결국 이길 밖에 없었나 봐요" 라며 안타까운 눈길로 칠숙을 올려다보고는 곡절많았던 세상과 작별을 해버립니다.
털썩, 더이상 칠숙에게 신라는 빛이 없는 암흑의 세계가 되버렸습니다. 수많은 전투와 문노와의 결전, 타클라마칸의 모래폭풍 속에서 용케도 죽음의 고비를 넘겨왔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매번 죽을 기회를 놓친 것같다며 다시는  놓치지 않겠다고 미실에게 말했듯이, 무정한 칼잡이 칠숙이 죽음을 향해, 죽을 힘을 다해 달려가려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네요. 그래서 허망해 보이기도 합니다. 평생을 미실의 그림자만 쫒아다가 처음으로 연모를 느낀 여인 소화는 칠숙의 온기없는 마음에는 따사로운 햇살이었고, 빛이었는데 칠숙의 인생이 덧없어 보입니다. 앗, 두 사람의 기구한 악연을 생각하다 보니 글이 감상적으로 흘렀네요. 덕만공주의 영원한 엄마 소화유모, 당신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빌며 그동안 고생많았다는 말도 함께 전합니다.
그럼 본론으로 돌아가지요. 이번회에 가장 흥미진진했던 장면은 미실과 당나라 사신과의 독대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금 신라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수나라가 망하고, 당고조 이연이 통치하던 시기에요. 당나라는 주변국들에게 소위 신고식 겸 공물을 요구하기 위해 사신단을 파견했지요. 사신단이 오는 날 덕만공주는 천하에 자신이 건재함을 보여줍니다. 연을 이용해서 삐라를 뿌린 것이지요. 굿 아이디어! 참으로 놀라워요. 비담의 난에 김유신이 연에 불을 붙여 날렸다는 기록이 있는데 미리 멋지게 등장해 주신 방패연이였지요.   
"기개있는 백성은 의로운 분노로 폐하를 구하라" 개양자 덕만공주, 개양자(천명공주)의 아들 춘추라는 이름을 새겨서 말이지요. 백성들과 화랑들, 그리고 귀족들은 동요하기 시작합니다. 폐하를 구하라는 말은 지금 황제가 연금상태 혹은 위기에 빠져있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뭔가 구린내가 난다 이거지요. 덕만공주가 노린 것은 바로 민심의 동요와 자신의 건재함을 아군들이게 알리는 것이었어요. 알다시피 알천랑, 용춘공, 서현공은 지금도 머리풀고 피칠갑이 되어 있거든요. 열성각에 진입했던 화랑들도 마찬가지고요.
미실에게는 다시 위기상황입니다. 덕만공주는 미꾸라지 빠져 나가듯이 잡히지 않고 있는데다, 하필이면 당사신의 행렬이 이어지는 곳에 폐하를 구하라는 전단이 뿌려졌다고 하니 골치가 아프지요. 미생공이나 세종공도 상황이 이러하니 당나라에서 원하는 것 그냥 다 들어주고 서둘러 보내 버리려고 합니다.
당사신을 마주한 미실은 독대를 청하고 주위를 물립니다. 미실이 비록 정변을 일으킨 수괴라 할지라도 당사신과의 독대장면은 미워하기 힘든 배포를 보여주었어요.
당사신이 "공주를 역적으로 몰아넣은 것은 찬탈이 아니냐"고 묻자 미실은 "당 황제는 양씨(수나라)를 찬탈한 것 아니냐" 며 받아칩니다. 또한 "당의 황제가 국조가 되는 일은 지금부터 대의를 어찌 펼쳐가는지에 따라 정해질 것이다"라며 초강수를 두었지요. 이에 흥분한 당나라 사신은 "변방의 오랑캐 계집년이 중화의 도와 천하의 대의를 입에 담느냐" 욕설을 하였지요.
이에 미실은 "니놈은 감히 나와 천하를, 대의를 논할 자격이 없다, 나와 대의를 논하고 싶거든 적어도 이세민을 직접 데려오라"며 호통을 칩니다. 미실은 상대를 야금야금 약을 올리면서 결정적으로 사신에게서 악수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거였지요. 이에 당사신이 덜컥 먹이를 물어버리지요. "당의 군대에 계림이 짓밟혀야 정신을 차리겠는가?" 바로 이거에요. 미실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열성각의 화백회의장에서 유신랑을 비롯한 공주시위부를 무장하고 들어오도록 유인한 작전과 같은 수였지요.
당연히 군대를 먼저 들먹인 당사신에게 이는 선전포고를 한 외교적 언사였다며 올가미를 씌워버리지요. 그리고 외교적 관례에 따라 모가지를 뎅강 베서 당나라로 고이 보내주겠다고 당사신에게 오줌을 질금거리게 해버립니다. 잠시 통쾌하기도 했네요. 그 장면에서는...굴욕외교, 굽신외교에 세 개주고 하나 얻어오는 우리 외교를 돌아보니 미실같은 배포있는 외교정치가 아쉽기만 합니다. 헛,,또 샛길로 빠지려고 하네요.
참, 여기서 중요한 역사적 사실 하나만 짚고 가지요. 미실의 난과 칠숙의 난은 같은 난이 아니라는 거에요. 칠숙의 난이 631년에 일어났는데 지금 상황으로 보아서는 당고조 시대로 이세민(이연 당고조의 둘째 아들)이 당태종에 오르는 626년보다는 앞서거나 그 즈음의 일같아 보이니까요
미실의 간담을 서늘케하는 으름장에 목숨이 하나밖에 없는지라 당사신도 여걸이라며 급사과모드로 돌아가 예를 취하였지요. 물론 당사신이 요구했던 황금 일천관도 잊어주세요~ 되었겠지요.

당사신 콧대를 한방에 눌러버리고 득의양양하게 나오는데 어디선가 미실새주를 나지막히 부르는 소리가 났습니다. 저는 처음에 방송사고인줄 알았답니다. 녹음을 잘못틀었나 싶어 인터넷에 뉴스거리로 등장하겠다 싶었는데 어디선가 본듯한 실루엣이 고개를 숙이고 있더니 화분을 와장창 깨버립니다. "새주님, 미실새주님"하고 두번이나 불렀는데 못들으시다니, 울컥한 덕만공주가 화분을 깨며, 쩌렁쩌렁 큰소리로 "미실새주"하며 홀홀단신으로 미실 코 앞에 나타나 버렸네요. 
얼굴에 독기를 품고 와도 모자랄 판에 미소까지 짓는데, 미실새주 표정은 반대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요. 이렇게 정공법으로 나타날 줄이야 미실새주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저희도 전혀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유신랑이 위험하다고 만류했던 일이 이거였나 봅니다. 당돌하고 당당하기 그지없는 덕만공주가 무슨 생각으로 호랑이 굴속으로 제발로 들어갔을까요? 잡히면 바로 죽음인데 말이에요.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네요.
자, 그럼 덕만공주는 왜 호랑이 굴에 제발로 '날 잡아잡수세요'라며 들어 갔을까요? 그 꿍꿍이를 파헤쳐 볼까요? 덕만공주가 계산했을 수는 네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만천하에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었어요. 더구나 당나라 사신까지 와 있으니 덕만공주에게는 좋은 기회이지요. 덕만공주는 갓난애때부터 길러 준 엄마 소화를 잃고 결심을 했다고 말했지요. 더이상 도망치지도 숨지도 않겠다고요. 위국령치하에서 고통받을 백성들, 자신을 따랐다는 이유로 고초를 겪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언제 어디서 목숨을 잃을 지도 모르는 동지들(유신, 월야, 비담 등등)더이상 자신으로 인해 위험에 빠뜨릴 수가 없다고요. 그리고 사지를 향했습니다.
덕만공주는 궁에 들어가는 순간 이미 죽음을 예상하고 간 것이었어요. 덕만공주는 미실과 싸우려면 정말로 죽음을 불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거에요. 미실 역시 목숨을 내걸고 싸우고 있듯이요. 숨어서 싸우다 운없이 죽어버리면 그야말로 역모죄를 뒤집어 쓰게 생겼는데, 정장당당하게 재판이나 받고 억울한 심정도 호소하고 싶었겠지요.
둘째, 덕만공주는 요즘말로 스스로 이슈가 되려고 했었다고 생각해요. 덕만공주가 잡히면 국문이 진행될 것은 뻔한 일이지요. 명색이 공주인데 공주가 국문을 받는다는 것은 토픽감이지요. 국문장에서 덕만공주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까요? 아무리 미실이 덕만공주의 변론을 덮고 쉬쉬한다고 할지라도 궁궐 담벼락에도 귀가 있고 눈이 있다는데 안퍼져 나갈 수가 없지요. ~카더라 소문은 바람보다 빨리 퍼지는 법이지요.  

셋째, 덕만공주는 화랑의 명실상부한 주인이에요. 화랑의 주인 공주가 폐하를 구하라는 삐라를 뿌리며 나타났는데 이는 화랑에게 내리는 명령과도 같은 것이지요. 화랑내부에서도 덕만파와 미실파로 갈리겠지만, 신라 최고의 엘리트들이 적어도 상황정리는 하려고 할 거라는 계산을 했겠지요. 미실이 장악하고 있는 화랑이 동요한다는 것은 미실에게는 큰 전력손실이 되겠지요. 진지제를 폐위하는데 앞장섰던 화랑들의 기개는 죽음도 불사하는 것이었어요. 죽음으로 지키려고 했던 것은 대의였고요. 덕만공주는 지금 죽음을 불사하고 그 대의를 알려 화랑을 움직이려 왔다고  할 수 있겠지요. 
넷째, 덕만은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겁니다. 언니 천명공주를 잃었고, 어머니와 같았던 소화를 잃은 덕만공주는 자신을 내던지며 춘추에게 대업을 잇게 하고자 합니다. 유모 소화의 죽음을 보고 덕만공주는 더 강인해 졌어요. "살아있는 것보다 더 위험한 일은 없습니다" 라며 유신랑을 설득하는 모습은 죽기를 각오하겠다는 비장함이 보였지요. 어쩌면 옥이 깨지듯 찬란히 부서져 버리겠다는 미실보다도 더 결연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미실이 난을 일으킨 이유는 더이상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지요. 여왕이 되겠다는 덕만공주, 골품제를 깨고 왕이 되겠다는 춘추공 앞에 한없이 작아져야 했던 미실은 힘은 가졌으나 길이 없었지요. 그래서 최후의 수단으로 난을 택했지요.
그러나 덕만공주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서 오히려 적을 향해 호랑이 굴속으로 들어가 버렸지요. 덕만공주에게서 누군가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까? 예, 바로 진흥대제의 모습입니다.
진흥대제가 호랑이에게 팔을 물렸을때 팔을 빼지 않았다고 했지요. 팔을 빼내면 팔이 잘려버릴 것이니까요. 그래서 진흥대제는 팔을 호랑이 입속으로 더 깊숙이 밀어넣고 가지고 있던 소엽도로 호랑이 숨통을 끊어버렸다는 전설같은 무용담...덕만공주가 취한 행동은 바로 진흥대제가 호랑이에게 팔을 물렸을 때와 같은 것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던 덕만공주는 어쩌면 미실새주보다 더 필사적으로 싸우려 하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호랑이 입속으로 더울 팔을 집어 넣으면서 미실의 숨통을 끊기 위해서 말이지요. 호랑이 숨통을 끊어줄 소엽도는 이제 곧 나타나겠지요. 미실에게 반기를 들게 될 화랑들, 귀족들 그리고 주진공을 비롯해 서라벌로 진군해 들어오는 군사들이 그 소엽도가 되지 않을까요? 춘추, 유신, 알천, 그리고 비담까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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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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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달려라꼴찌 2009.11.03 15:04 address edit & del reply

    에고....무슨 운명의 장난인가요...
    칠숙의 손에 소화가 죽다니...ㅠㅜ

    초록누리님은 작가 하셔도 될듯 ^^

  3. 윤초딩 2009.11.03 15:11 address edit & del reply

    아따 이거 굉장히 오래 하는군요~ 대체 언제 끝나는건가요?
    인기좀 있으면 질질 끌어서 재미가 뚝 떨어지니 예정되도 그냥 종방해버리지...

  4. 朱雀 2009.11.03 15:5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ㅎ. 초록누리님의 탁월한 해석 잘 읽고 갑니다.
    전 소화의 죽음에 대해 나름 고민해서 몇가지 추론해봤습니다.
    시간될때 한번 읽어봐주세요. ^^

  5. 곰곰이 2009.11.03 16:03 address edit & del reply

    마지막 네 남자들의 사진을 보니... 초록누리님은 유신랑을 싫어하시나보다 ㅠㅠ 하는 생각이... ^^;; (유신랑도 이쁜사진 있을텐데!)

  6. 2009.11.03 16:4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7. 소우주 2009.11.03 17:51 address edit & del reply

    에고 소화가 죽어서 슬퍼요...
    초록누리님 역시 작가를..

  8. 태아는 소우주 2009.11.03 18:26 address edit & del reply

    소화의 죽음..마음이 아팠답니다.
    누리님의 분석,,저도 잘 읽어봅니다.
    마음이 너무 아파요....
    누리님의 소설과 제 소설이 짬뽕되었답니다. 너그러이 이해를...ㅎㅎㅎ

  9. gemlove 2009.11.03 18:57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 태아님 블로그를 통해서 놀러왔어요 ^^ ㅎㅎ 자주 놀러올께요 ^^

  10. 2009.11.03 19:4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1. 얼소녀 2009.11.03 20:49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의 글을 읽고나면 항상 그 전날 다음날 선덕여왕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

  12. 정인 2009.11.03 21:44 address edit & del reply

    아무래도 선덕여왕 팀에서 우리 초록누리 님을 감사위원으로 모셔가야 할 듯 합니다. 읽으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네요. 월, 화..본방을 기다리는 만큼 초록누리님의 리뷰도 기다리고 있습니다..쵝오~!!!

  13. 너돌양 2009.11.03 22: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수험생(수능보는 사람은 아니구요^^;;)이라 선덕여왕을 보지를 못하는데 초록누리님 리뷰덕분에 대충 내용 익히고 갑니다 ㅎㅎ

    군대에서 오직 '미실(?)'만 챙겨보는 제 동생은 배울 게 참 많은 드라마라고 하던데 무슨 팔자인지 선덕여왕도 못보고 사네요ㅠㅠ

  14. 보링보링 2009.11.04 00:0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를 못봐도 내용이 쏘옥쏘옥 한눈에 들어오네요~소화가 죽은건 슬프지만..덕만이가 곧 여왕이되겠군요~ㅎㅎ

  15. 미자라지 2009.11.04 00: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덕만이는 그 무서운델 왜 들어갔대요~~ㅋ

  16. 빨간來福 2009.11.04 00:2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미실의 최후 뭐 이런 이야기가 나오던데... 거의 맺음을 해가나요?

    그나저나 여기 나오는 청년 김남길을 강남길로 알았었다는..... ㅎㅎ

  17. basecom 2009.11.04 02:01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 너무 재밌어요. 연삐라를 주축으로한 덕만의 반격!!

  18. sddd 2009.11.04 07:11 address edit & del reply

    다, 그렇다 치고,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패한 수나라가 멸망하고 새로 들어선 당나라의 이연을 죽이고 아들 이세민이 황제가 되었는데, 고구려와 싸우기 위해 신라의 도움이 필요했던 당나라가 신라에 와서 마치 속국 대하듯 하는것 자체가 넌센스죠.군대를 일으켜 쳐들어온다고? 고구려와 백제가 당나라 땅인가요? 거길 어떻게 넘어온다는 것인지.....한마디로 코미디죠.

  19. 이게 뭔 웃긴 소리야;;; 2009.11.04 07:55 address edit & del reply

    이유가 어딨어;;; 대본에 그리하라 써있으니 그런거지;;

  20. discount handbags 2011.09.09 13:31 address edit & del reply

    덕만이는 그 무서운델 왜 들어갔대요~~ㅋ

  21. idolreplicas 2011.09.09 13:36 address edit & del reply

    군대에서 오직 '미실(?)'만 챙겨보는 제 동생은 배울 게 참 많은 드라마라고 하던데 무슨 팔자인지 선덕여왕도 못보고 사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