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지 조정석'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2.05.10 '더킹 투하츠' 이윤지, 눈물나게 고마웠던 감동연설 (11)
  2. 2012.04.26 '더킹 투하츠' 이승기, 북 위원장 제압한 또라이 3단 카리스마 (4)
  3. 2012.04.12 '더킹 투하츠' 이승기의 가벼움, 캐릭터의 성숙이 시급하다 (10)
2012.05.10 10:32




하반신이 마비된 이재신이 일어섰을 때, 비로소 이 드라마에서 이재신이라는 인물이 상징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가 있었습니다. 드라마 속 이재신이라는 캐릭터가 한반도의 실상과 과제를 상징하는 구조적인 장치였다는 것을 말이죠.
휴전선으로 남과 북이 이념을 달리한 채 60년을 대치상태로 살아온 것은, 우리가 벌인 일이 아니었습니다. 남한도 북한도 아닌, 주변 강대국에 의해 신탁통치라는 명목으로 갈린 것이 고착화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비아냥을 받는 것이 또 우리입니다. 리강석이 화장실에서 들었던 조소는 세계인의 시각이자, 냉정한 현실입니다. 둘이 힘을 합치면 강해질텐데 지들끼리 치고 받고 싸우는 바보들이라는 조소는, 그래서 더 화끈거리는 부끄러움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WOC 세계장교대회에서 남북단일팀은 4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거두고, 약속대로 재하와 항아는 남과 북이 지켜보는 가운데 약혼식을 치뤘지요. 재하와 항아의 행복이 김봉구에 의해 짧은 시간 끝나버릴 것같은 불길한 예감과 함께, 은규태 비서실장이 선왕부부 암살에 정보를 주었다는 것을 고백하는 듯 보이더군요. 이재하의 사람을 품는 포용력과 은규태의 진심을 믿기에 왕실이 흔들리지는 않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만, 김봉구에 의해 누군가 희생될 것같아 불안하네요.

제가 외국에 나와 살기때문에 아주 가끔 동양인인 저에게 질문을 하는 외국인을 만나는 일이 있습니다. 처음 듣는 말이 중국인이냐?는 것입니다. 코리아라고 대답하면 게중 몇 분은 남한이냐, 북한이냐고 묻는 일이 있습니다. 그냥 사우스 코리아라고 하면 될 걸, 무슨 큰 일이라도 되는양, 손사레까지 치면서 사우스 코리아에서 왔다고 자랑스럽게(안심이라도 시켜주려는 듯) 말하게 됩니다. 외국에서도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기 때문에, 북한이냐고 묻는 것이 기분나빴다는 듯이 말이죠. 우습죠?
그러면서도 드라마를 보면서는 남과 북이 갈려있다는 현실이 안타깝고, 분단때문에 대한민국의 국력이 커지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제자신을 돌아보면, 여러가지로 모순이죠. 남북한의 평화적 공존, 이 좋은 말도 잘 못 말하면 좌파빨갱이가 될 수도, 친북성향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도 있는 것이 불편한 우리의 현실이죠. 어려서 국가이념처럼 배워왔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이제는 말하면 안되는 시대가 돼버렸다는 것이 아이러니입니다.
더킹 투하츠는 대놓고 통일을 이야기하는 담대함은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한 발 비껴서 차선을 말하고 있죠. '평화'...
그런데 말이죠, 더킹 투하츠가 세련된 것은 평화를 말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지구촌의 평화는 인류의 바람이자 희망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남한도 북한도 공생하는 길이라는 것을 누구도 아닌 우리들이 더 잘알고 있는 진실이죠. 그러나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지 않는 김봉구로 대변되는 세력에 휘둘리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좌표없이 정책이 변화되기도 하는 것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나름의 자구책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정치지도자의 대북관계 혹은평화에 대한 방식에 대해, 어떤 정권은 좌파정권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고, 퍼주는 정권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강경정권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죠.

드라마가 드라마라는 장르로서 좋은 것은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준다는, 일종의 카타르시스 해소 장치들을 과감하게 던져주기 때문일 겁니다. 현실에서는 말하지 못하는 불편한 진실을 드라마라는 가상의 허구를 통해서 말이지요. 환상이고 희망일 뿐일 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드라마에서 이재신 공주가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은시경이 김봉구에게 자존심을 굽히고 사과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재신, 그 답답한 사람이 왕실이 수모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해, 대신 수모를 겪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한 밤중에 모멸감때문에 비통해 하고, 질주하고, 오열하는 은시경의 모습을 본 재신은 다시 일어나기를 결심합니다.
곁에 두고 떼쓰고 시비걸고 장난치고 싶었던 것이 그를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은 재신은, 자기를 포기하지 말아달라며 고백을 하지요. "좋아해요. 은시경씨한테 어울리는 여자가 돼 보일게요".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해서 버벅거리는 은시경, 이 답답이가 너무 좋네요. 답답하고 서투르고 꽉 막혀서 오히려 로맨틱한 남자입니다.
조정석과 이윤지의 연기가 시청자에게 재하와 항아 이상의 달달함을 주는 이유는, 또 다른 로미오와 줄리엣 커플이기 때문이지요. 재하와 항아는 남과 북이라는 이념적 갈등 속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면, 이재신과 은시경은 선왕부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역적(?)의 아들과의 사랑이라는 신파가 가미된 관계입니다. 특히 원칙과 소신을 목숨처럼 여기는 답답이 은시경의 1+1=2 공식밖에 모르는 우직함이 매력이기도 하고 말이죠. 은시경이란 캐릭터를 자로 잰 듯 완벽빙의해서 보여주는 조정석의 연기는 볼수록 탐나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중이죠ㅎ.
제주평화포럼에 직접 참가한 이재신, 청중을 향한 그녀의 연설은 감동자체였습니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뭔가가 전해졌던 것은 그녀의 모습이 한반도를 상징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강대국들에 의해 두 동강이 나버린 한반도, 김봉구에 의해 하반신이 마비된 이재신의 모습이 말입니다.
"우리나라는 언제 전쟁이 터질 줄 모르는 나라입니다. 그런 나라에서 자라는 사람은 시도때도 없는 불안의식에서 전투의식을 갖게 돼요. 평화협정은 그래서 꼭 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언제까지 전투적으로 불안하게 키울 수는 없습니다. 평화라는 것은 존 마이어씨 말대로 어느 수준에 됐을 때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닙니다. 조금씩 조금씩 만들어 가는 거죠.
저는 지금 10분 정도밖에 못서있는 몸이지만 익숙해지면 설 수도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한민국은 전쟁없는 나라에서 살기 위해 WOC단일팀, 남북결혼 등으로 평화를 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여러분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세계 각국 여러분의 격려와 지지가 필요합니다. 지켜봐 주세요. 노력하겠습니다".
 이재신은 현재 걷기는 커녕 혼자 서있기도 힘든 상태입니다. 그런 재신이 재활치료를 받을 결심을 하고, 세계인들을 향해 고개 숙이며 부탁합니다. 지켜봐달라고 말이지요. 그녀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말입니다. 같은 말이었습니다. 이재하가 우리 문제는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 간섭하지 말고 꺼지라고 거칠게 일갈했다면, 이재신은 정중하게 부탁했습니다. 자신의 상태를 보여줘가면서 말이지요. 전쟁에 대한 공포없이 아이들이 평화롭게 사는 나라, 그 평화를 위해 남과 북이 합심해서 모색하고 있으니 도와달라고 말이지요. 비록 약하고 힘없는 나라지만, 스스로 일어서려는 의지와 노력을 꺾지 말아달라고 말입니다.
이재신이라는 캐릭터의 하반신 마비는 대한민국의 실상을 보여준 것이었고, 휠체어에서 일어나려는 의지는 대외적 간섭과 의존에서의 자립을 말하고자 함이었습니다. 블랙코미디라는 장르에서 이재신이라는 캐릭터가 중요한 이유는,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가장 강한 메시지 '대한민국의 자립'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재신이 두발을 딛고 스스로 일어서게 되는 날이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 통일보다 중요한 과제가 자립이기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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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11
  1. ♡♥베베♥♡ 2012.05.10 11: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멋졌지요^^*
    "제딸이예요~"
    하던 대비마마 얼굴에 저도 같이 울컥~!했습니다...

  2. 2012.05.10 13:3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아흥 2012.05.10 13:42 address edit & del reply

    더킹투하츠를 보지는 않지만.. 이런 포스팅 만으로도 감동이 느껴집니다. ^^ 잘 읽고 갑니다.

  4. 푸른별 2012.05.10 14:18 address edit & del reply

    마지막 문단 읽는데 뭉클해집니다 ㅠㅠ
    대한민국을 돌아보게 하는 더킹이네요..
    어제 재하와 항아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서로를 신뢰하며 극복해가던 모습도 감동이었어요.
    남과 북..혹은 더 나아가서 나와 타인을 비추어주는 드라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초록누리님,항상 건겅하시고 행복한 시간들 되세요^^*

  5. ㄱㄴㄷㄹ 2012.05.10 14:52 address edit & del reply

    • ㄱㄴㄷㄹ 2012.05.10 14:52 address edit & del

      왜 항아는 휴먼과 블랙코미디 안할까요?

  6. 가끔 2012.05.10 15:59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의 시각이 좋아요.
    즐겁게 보았습니다.

  7. 2012.05.10 23:1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초록누리 2012.05.10 23:50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방송사에 따라 저작권 단속을 달리 하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다른 방송사는 괜찮았는데, sbs는 삭제처리 됐습니다.sbs 관련 리뷰를 올리실때는 신경쓰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더킹은 아직 저작권 관련 삭제조치를 당하지 않은 것은 보면 괜찮을 듯 싶습니다^^

  8. 감동 2012.05.10 23:33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드라마를 보며 느꼈던 뜨거움이 다시 살아나네요^^

  9. 더공 2012.05.11 00: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찡했습니다.

2012.04.26 10:15




항아의 유산에 대한 반응은 남과 북이 제각각이었습니다. 항아의 유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북한이나, 항아를 몸을 가벼이 한 여자라고 인신공격을 하는 남한, 국상중에 결혼은 커녕 약혼도 하지 않은 재하와 항아의 동침에 대한 비난은 중요한 핵심을 비껴가고 있었지요.
왜 두 사람이 동침을 했느냐는 것입니다. 비록 국상중이고 정식으로 약혼도 하지 않은 사이지만, 재하와 항아의 사랑은 논외가 돼버렸다는 점이었죠. 재하와 대비 방영선, 그리고 항아와 항아의 아버지 김남일을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항아가 북한여자였고, 재하가 남한의 국왕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사자들과 자식들의 아픔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을 네 사람을 통해서 절절하게 엿볼 수 있었지요. 아이를 잃게 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 하는 항아와 재하, 여자로서 겪어야 하는 아픔과 손톱만한 어린 생명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하고 가버린 것을 가여워 하고, 아기를 잃은 항아의 마음을 헤아리는 방영선과 김남일은 이 드라마에 흐르는 품격과 휴머니즘을 살려줍니다.
"왜 덤벙거려서 애기를... 불쌍해서 어떡해... 얼마나 힘들었으면...", "한달밖에 안됐는데 그걸 생명이라고 하기는 좀... 그게 사실 아무 것도 아니야... 그렇다고 아무것도 아닌게 아니고...". 아기와 항아를 함께 걱정하는 방영선과 김남일은 남과 북의 첨예한 이념적, 사상적, 정치적 대립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작용하지 않습니다. 그저 아기를 잃은 항아와 딸자식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전부입니다. 

북한을 비공식 급습방문한 재하의 사과와 북한과의 경제협력 관계의 모색으로 경색된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물꼬가 트일 듯이 보이지만, 재하를 노리는 존 마이어 김봉구가 무서운 마술쇼를 준비하고 있어 걱정입니다. 지난 글에도 언급했듯이, 유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설정한 데에는 여전사 김항아로의 복귀때문이었겠지요. 재하에게 향하는 총부리를 김항아가 막을 수 있을지, 그 음모의 배후가 김봉구임을 밝혀내기 까지 남과 북이 합심해서(?) 서로 흠집내기에 혈안이 될까 걱정이네요. 김봉구가 노리는 것이 결국 이것일테니 말이죠. 
은규태를 속이고 공식입장발표를 한 이재하, 녹화테입이 방송을 타는 시간, 재하는 판문점을 향합니다. "김항아씨는 아기를 가졌고, 유산되었고, 그 아기는 제 아기가 맞습니다. 국왕으로서 국민들께 죄송합니다. 김항아씨는 선왕서거와 관련해 조사를 받고 본의아니게 북한으로 내쫓기게 됐습니다. 그 심적 스트레스로 아기까지 잃었습니다. 지금 당장 폐위된다 해도 할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최소한 제가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책임은 지고 싶습니다".
재하는 사랑에 책임질 줄 아는 한 남자로 태어났고, 그런 재하를 응원해 준 대비 방영선은 누구보다 인간적인 사람들이었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결국 비서실장을 재하로 부터 떼어놓고 아들이 판문점을 넘는 것을 용인하는 방영선(윤여정), 국왕이기 이전에 한 여자를 책임지는 남자로 거듭나고 있는 아들을 그렇게 믿어줍니다. 사랑하는 여자를 책임지는 남자가, 나라를 대표하는 진정한 국왕이 될 수 있기에 말이지요. 
북한측으로부터 입국허가를 받지 못한 재하는 허가없이 분계선을 넘습니다. 자신을 향해 총구가 겨냥되고 있음을 알면서도 말이지요. 북한측의 입국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국경을 넘는 재하를 중립국 감시국 요원이 위험을 경고하며 가로막지만, 재하의 한 마디는 그들도 감동을 시켰지요. "제 운명이죠". 죽음도 불사하고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러 가는 이재하, 존경의 미소를 지으며 길을 터주는 중립국 요원들이었지요. 이승기가 영어를 사용하는 장면이 전에도 나왔지만, 얼마나 지독하게 입에 달라붙게 연습을 했는지 그 노력이 다 보이더군요. 호흡, 발음, 억양, 표정 하나하나를 어찌나 자연스럽게 연결하던지요. 
[##_2C|cfile2.uf@123AE6474F989A952DCFFF.jpg|width="305" height="172" alt=""||cfile25.uf@143AE6474F989A962E9680.jpg|width="305" height="172" alt=""||_##]항아의 집을 찾은 재하, 항아를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습니다. 너무 미안해서 미안하다는 말조차 건네지 못하는 재하였지요. 미안하다는 말대신에 가슴이 먼저 전하는 말 '보고 싶었다. 사랑한다'는 말을 화장품으로 전하는 재하였어요. 그것도 직접 만든 화장픔, 제작자 이재하 화장품을 말이지요. "빈 병아냐. 다 새거야. 미리 말해 주긴 그런데 밑에 보면..." 사랑한다는 자신의 진심을 담았다는 말은, 마음이 풀리지 않아 까칠한 말로 응수하는 항아때문에 하지 못하고 말았지요.
항아의 독설과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 받고 앉아있는 재하, 욱해서 실수하고 상처주었던 그 재하가 아니었어요. 그 전의 재하였으면 같이 욱해서 "관두자"고 나가버렸을텐데, 다 받아주는 재하였지요. 항아의 까칠함에서 읽어지는 진심, 혹시나 연락올까 기다렸다는 항아의 말은 재하에게는 끝나지 않았다는 말로 들립니다. 아직 재하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로 들립니다. 항아는 둘 사이의 소중한 아기를 지키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고 있었던 거였어요. 재하가 자책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이재하는 스스로를 또라이 쓰레기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재하의 똘끼는 사람을 잡습니다. 상대를 제압하는 기를 느끼게 하죠. 또라이(생각이 모자라고 행동이 어리석은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도 왕족 이재하에게서는 카리스마가 되기도 한다는 말입니다. 군산복합체, 세계을 움직이는 경제계의 큰 손 클럽M회장을 한낱 김봉구로 만들어 버리고, 북한 위원장과의 담판에서 두손 두발을 들게 만들어 버리기도 했죠.
폐위되면 평민인데 왜 우리가 절절 매야 하냐는 위원장의 말에 재하는 코웃음을 치죠. 협박이냐 면서 말이죠. 이어지는 재하의 독설은 사자의 수염을 사정없이 쥐고 흔드는 모습이었습니다. 아니 호랑이 입에 손을 넣어 목젖을 잡아빼는 격이라고 할까요? 그 담대하기가 말 그대로 지. 랄 수준이었습니다. "난 항아씨한테 미안할 뿐이지 당신네들 한테는 관심없어요. 나한테 북한은 사고뭉치일 뿐이에요. 어쩌다 옆집에 살게돼 호적에서 당장 파버리고 싶은, 못사는 떼쟁이 천덕꾸러기 이복...". 
흐트러짐없는 표정, 상대를 응시하는 쏘아보는 눈빛, 이재하만의 트레이드 마크가 돼버린 또라이 카리스마였습니다. 1단공격 상대방을 사정없이 비하시켜 약을 바짝 올린다였습니다. 이 때 상대방은 예상치 못한 어이없고 황당스러운 개매너에 분노 펄펄 코만 씰룩댈 뿐이죠.

상대방이 제정신을 수습하려는 찰나 이재하는 한 방 더 날려버립니다. 2단공격 자기비하도 이재하가 상대를 제압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아, 미안해요. 내가 원래 좀 이래요. 남한에서는 소문난 또라이라 빡 돌면 아무도 못말려요". 워낙 막나가는 개차반이라 뭘 몰랐나 봐요, 라고 상대방에게 철없는 하룻강아지라는 생각을 갖게 하죠. 병주고 약주고 식의 공격이죠.
그리고 쐐기를 박아버리죠. "괜찮겠어요? 제가 적이 돼도?!". 말 그대로 협박입니다. 나 이렇게 막나가는 사람이라 내 입에서 어떤 말이 터져 나올지 모른다, 그러니 알아서 해라는 식인 것이죠. 이 3단공격은 김봉구를 만났을 때도 같은 방식으로 김봉구 머리 뚜껑이 열리게 했었지요. "코콧멍만한 숙박업을 하신다고요?--->뭔가 쓴 것 기억나요, I am Tom?---> 꼭 기억해 드릴게요. 김봉구씨!". 제가 붙여준 이재하의 일명 또라이 카리스마입니다.
이재하라는 인물은 이승기를 떼놓고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이재하라는 인물에 완벽빙의 한 모습입니다. 더킹 투하츠 11회는 유독 진지한 이승기의 모습이 많이 나왔는데요, 진중해진 이재하를 통해 볼 수 있었던 것은 믿음이었습니다. 국민들과 항아, 은규태가 이재하에게 실망했던 가장 큰 것은 믿음직스럽지 않았다는 것이었지요. 진심과 장난 사이를 오가며 헛갈리게 했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이재하에게는 그 장난기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은규태에게 "왕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봐왔던 조카가 큰할아버지께 털어놓는 것이라 생각하고 들어달라"며, 한 번만 믿어주시면 안돼냐고 간청하는 모습에서, 왕으로서의 이재하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죠. "아저씨가 자꾸 뭐라 그러니까 저도 자꾸 자신이 없어져요. 기가 죽어요. 저 형편없는 쓰레기인 거 알아요. 그래도 한 번만 믿어주면 안돼요? 잘 해보일게요", 정말 할아버지에게 간청하는 자신없는 소년의 모습으로 돌아간 이승기였지요. 진심이 읽혀졌다는 것입니다. 그 진심은 대사뿐만 아니라, 이승기의 강약을 조절하는 대사톤을 통해 더 잘 전달되더군요. 대사의 강약조절이란 감정이입을 의미하지요.
이승기는 대사를 잘 외우기로 유명한 배우입니다. 그런데 더킹 투하츠에서의 이승기는 너덜해질 정도로 대본을 외웠던 이승기가 아니었어요. 작품을 많이 하지 않은 배우들에게 부족한 점이 대사에 감정을 입히는 것을 잘 못한다는 점이지요. 
왕제였을 때의 이재하와 왕이 된 이재하에게서 보여지는 가장 큰 차이점은 대사를 치는 속도입니다. 이재하라는 인물에 이승기 스스로 감정이입이 돼있다는 의미입니다. 나오는 대로 말해 버리고 깐족대기 일쑤였던 이재하는, 생각을 깊게 하지 않은 깐족남답게 대사도 속사포로 처리했었죠. 그리고 왕이 된 이재하에게는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지요. 항아와 이별, 형을 죽였다는 싸이코 김봉구의 등장, 왕으로서 자격을 갖추었는가에 대한 내외적인 부담감들을 가지고 있죠.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승기는 대사속도를 통해 성숙하고 있는 이재하 또한 표현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승기에게 놀란 것은 대사톤의 조절을 통해 대사가 아닌, 감정으로 진심을 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영어대사를 잘 소화했다는 느낌도 그래서였습니다. 영어 대사에도 감정을 입혀 말하는 것이 전해져왔거든요. 대사와 캐릭터의 감정을 일치시키는 것, 이승기는 이게 되고 있습니다. 이승기의 연기를 보면서 흐뭇한 점은, 연기 스펙트럼의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배우가 탄생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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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4
  1. 2012.04.26 11:2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오랫만에 2012.04.26 14:03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재미있게 보고있습니다
    항아가 울먼서 이야기할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군요( 고수들의 연기를 본듯한)
    하지원씨 연기 너무 잘합니다 눈빛 ,표정, 대사, 톤......, 어느겻 하나 거슬리는게 없네요
    정말 대단합니다 차원이 달라서
    정말 이런 여배우가 있다니
    헐리우드 진출도 고려해보시길
    진정한 프로에게 박수를 아낌없이 보냅니다
    승기씨도 멋있고

  3. 난... 2012.04.26 15:53 address edit & del reply

    더킹 4회까지만 보고 적도남으로 넘어갔는데... 이글 보니까 더킹에 다시 관심이 가네

  4. Suhwoo 2012.06.04 05:49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정말 재미있게 읽었 훌륭한 블로그 게시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2012.04.12 10:24




더킹 투하츠가 첫방이후 시청률이 하락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배우들의 열연, 좋은 시나리오, 짜임새있는 연출까지 삼박자를 두루 갖추고도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를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는 글들이 많은데요, 특히 과도한 도너츠 광고와 마술쇼, 북한과의 관계를 지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같은 의견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승기가 연기하는 이재하의 캐릭터에 문제가 있음도 지적하고 싶군요.
이재하라는 인물은 안하무인 재수없는 왕싸가지 왕제입니다. 지극히 이기적이고 감정적인데다, 특권층의 우월의식까지 있죠. 그 언행을 보면 대한민국 왕실에서 저런 개차반이 어떻게 나왔을까 유전자 검사라도 해보고 싶습니다. 왕실교육은 물론 가정교육도 제대로 받지않은 행동들을 보면, 하루 아침에 졸부가 되어 상류층에 편입된 근본없이 막자란 인물같아 보이죠. 
그렇다고 아예 개념이 없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폭탄이 설치된 일로 세계장교대회 군축회의 실무자로 미국과 중국에서 개입했을 때는, 개념지랄로 통쾌한 한 방을 먹이기도 해서 한순간에 호감으로 급선회되기도 했죠. 그런데 딱 거기까지입니다. 그 후에는 무용담을 자랑질하는 촐싹맞은 이재하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캐릭터의 널뛰기가 이재하라는 인물만큼 진폭이 크게 움직이는 경우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6회까지 진행되었으면 대개의 경우 소위 '앓이'현상이 나와야 하죠. 그런데 이 왕싸가지는 언제 손바닥을 뒤집을 지 모르는 천방지축이라 쉽게 믿지를 못하게 합니다. 항아에 대한 마음까지도 말이지요. 드라마 진행상 재하라는 캐릭터가 시청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단계여야 하는데, 여전히 이재하는 작가의 손에서 들었다 놔지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미친듯이 연기에 몰입해 있는 이승기의 연기력이 아까울 정도에요. 변덕이 죽끓듯하고 깐족대기 잘하고, 럭비공처럼 튀어나오는 돌발막말과 행동을 이승기는 능청스럽게 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승기의 연기는 좋은데, 이재하가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하도 변덕이 심하다 보니 이재하라는 캐릭터가 시청자에게 신뢰를 얻는데 실패했다는 뜻입니다. 멋지면 뭐해, 또 '장난이었어, 진심이 아니야' 이럴 건데 싶어서 말이죠.
문제는 작가가 이재하라는 인물을 너무 가지고 논다는 것입니다. 이재하라는 캐릭터가 시청자의 감정을 가지고 놀아야(?) 하는데, 작가가 이재하 캐릭터 놀이에 심취해 있다보니 생기는 역효과인 셈입니다. 이재하 캐릭터 놀이는 4회정도에서 끝났어야 했어요.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항아를 가지고 노는 모습이 이제는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캐릭터의 가벼움은 말할 나위도 없이 실망이고 말이지요. 솔직히 항아가 내 딸이라면, 지금으로서는 왕제 아니라 황제라 해도 시집보내기 싫습니다;;.
왜 이렇게 이재하라는 인물을 신뢰하지 못하게 되었는가? 이재하 캐릭터에 대한 반감이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주고, 반복되는 반전에 허탈감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 시청률과도 무관하지는 않은 듯합니다. 시청률은 여심잡기라고 한다지요. 이승기의 연기는 좋은데, 이재하라는 캐릭터는 너무 장난스럽습니다. 캐릭터의 무게와 가벼움이 극과 극으로 돌변해서 심하게 말하면 또라이같아 보이기도 하고요.

시청자는 이재하를 보면서 크게 세번을 실망했습니다. 물론 자잘하게 항아를 가지고 장난치는 것까지 일일이 거론하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말이죠. 우선 북한 장교훈련소 체육관에 폭탄이 설치된 일로 항아의 속옷가방을 들고 나와버리면서, "이 오지랖만 넓은 개새끼들아"라며 시원한 한방을 날렸었죠. "코리아 장교들이 훈련하는 곳을 미국과 중국이 검사해도 되겠습니까?" 라고 정중하게 고쳐묻자, "아니, 싫어, 나가", 세마디의 말로 미국과 중국측 군축회의 실무자를 제압하기도 했지요. 남북한 장교들은 물론 책임자들까지 감동의 도가니에 빠지게 했죠. 은시경이 무한 감복해 하는 표정을 잊을 수가 없네요.
그런데 다음날 이재하는 똘끼충만한 어린애로 돌아와 버렸죠. UN과 한 판 뜬 활약상을 들었냐고 낯간지러운 자랑질을 하느라 바빴죠. 여기까지는 귀엽게 봐주고 넘어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리강석이 소녀시대 티파니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는 심한 장난을 쳤죠. 남북한 위원들끼리 총을 겨누고, 누구 하나 잘못 방아쇠를 당기면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일촉즉발 위험한 상황을 만들어 버린 것이지요. 서로의 차이를 무시했던 것 미안하다고 생각이 짧았다고 사과는 했지만, 공개재판이니 아오지 탄광이니, 개념 물말아 먹은 오지랖 진상을 떨었던 인물이 이재하였어요. 
남북한이 서로 총기를 겨눈 사건을 UN이 알게 되었고, 이를 문제삼아 세계장교대회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통보를 받은 국왕 이재강은 북한으로 와 극단의 조치를 취했지요. 신뢰테스트 훈련이었지만, 남한의 건물이 파괴되고 남북한이 전쟁의 위험이 있다는 상황을 조작한 것이죠. "명색이 남한 왕제가 전쟁와중에 총 한 번 못쏴보고 포로가 돼라는 것이냐"고 항아가 국경으로 안전하게 데려다 주겠다는 제의를 완강하게 거절했던 이재하, 우리나라 땅덩어리랑 내 목숨을 바꾸는 짓은 죽어도 못한다는 개념 왕제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결국 항아에게 방아쇠를 당겨버려 신뢰테스트 작전은 실패하고 말았지만 말이죠.
세계장교대회 불참을 선언한 왕에게 재하는 혼자 60KM 8시간 행군을 하겠다고,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이재하가 정말 사람됐다 싶었죠. 큰 일을 겪더니 크게 깨우쳤구나 하는 의젓함으로 다가오기도 했고 말이지요.
그런데 작가는 또 장난질을 시작했죠. 이재하가 최종 훈련 60KM 행군을 일종의 보이기 위한 쇼였음을 밝힌 것이죠. 힘들게 뛰는 척하면 형이 불참선언을 취소할 거라고 잔머리를 쓴 것이었어요. 정말 실망스럽더군요. 철딱서니없는 잔머리의 대가에게 애정이 싹 달아나버린 순간이었죠. 물론 반전은 있었어요. 다리에 상처까지 입은 몸으로 항아와 함께 60KM 행군은 성공했고, 진짜 어른이 되었구나 싶어서 다시 이재하에게 마음을 열게 만들었지요.
이재하는 서울로 돌아왔고, 존 마이어(윤제문)가 이재하와 항아가 어깨동무를 하고 들어오는 모습을 외신에 제보해 두 사람의 결혼설을 뿌리면서, 폭동이 일어날 태세로 왕실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는 상황이 벌어졌지요. 모든 것을 사실대로 밝히겠다는 왕의 공식입장발표를 앞두고 선수를 친 것은 뜻밖에 이재하였지요. "내가 김항아씨를 사랑했습니다".
일사천리로 항아와 재하의 상견례가 추진되었지만, 항아가 재하를 만나고 싶지않다고 통보를 해와 이재하는 자존심이 구겨지고 맙니다. 은시경의 전화 한 통화에 냉큼 달려오는 항아를 보면서 뚜껑이 열릴 판이었고 말이죠. 질투가 사랑때문이라는 것을 알 법도 하건만, 이재하는 시청자와 항아의 마음을 가지고 또 장난질을 합니다. 물론 이재하가 아니라 엄밀하게 말하면 작가가 말이죠.
그 나이에 한 번도 데이트도 못해 본 항아를 위해 좋은 추억으로 남겨주고 싶었대나 어쨌대나, 암튼 로맨틱 연애의 기술이란 기술을 다 동원했던 이재하였지요. 휴대폰에 저장된 항아의 사진을 시작으로 도너츠를 한가득 쌓아두고 화려한 프로포즈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를 다했지요. 물론 야무지게 거절을 당해서, 더 야무지게 뻥 차주겠다는 복수심으로 세밀한 작전에 돌입하는 이재하였지요.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에 키스할까말까, 늦은 밤 잠 못이루고 고민하는 모습까지, 철저히 계산된 연극으로 항아의 마음흔들기는 성공했지만, 재하는 항아의 마음이 진심이었음을, 아니 자신의 마음이 진심임을 알고 맙니다. 뛰어나오는 항아가 안기는 순간, 상기된 이승기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전 그때 "아, 드디어 재하가 자신의 마음이 진심이었음을 알았구나"싶었거든요. 첫회 "동지라고 하지 말랬지"라고 서늘하게 쏘아보던 이승기의 놀라운 연기에 이어, 두 번째 충격을 받았던 장면이었어요. 이승기의 표정은 재하의 뒤죽박죽이었던 감정선을 일시에 정리해 준 표정이었거든요. '이승기, 정말 연기 좋다'는 말을 얼마나 해댔는지 모릅니다.
그런데.....또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어이가 없어서 황당하더군요. 작가가 또 이재하 캐릭터 놀이로 분위기를 급다운시킨 것이에요. 정말 모니터를 확 부수고 싶더랍니다. 약혼하겠다는 항아의 말에 기겁하는 재하, 그동안 했던 것들이 다 연극이었다고, 김항아씨가 평생 연애도 한 번 못해봤다기에 멋진 추억을 선물로 주고 끝내려고 했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고는 한 대 , 아니 몇 대 쥐어패주고 싶게 밉더라고요. "순진한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다 연극이야, 그니까 누가 속으래? 연애 한 번 못해 본 것 티내? 쉬워갖고...". 물론 순진한 항아에게 상처주는 것이 잔인하지 않을까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이재하 캐릭터에 농락당한 기분까지 들더군요.
항아가 파혼하고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에 뒤풀이를 제안하는 재하, 그리고 뜨거운 키스신으로 두 사람의 애정전선이 확고해지기는 했지만, 이어진 예고편은 또다시 이재하 캐릭터를 가벼운 막말을 던지는 촐싹깐족남으로 만들더군요. 북한을 무시하는 발언으로 항아가 짐싸서 가버리는 것을 보면 말이죠.
이렇게 이재하라는 인물은 작가의 손에서 매회 항아의 뒤통수를 쳤고, 그런 이재하에게 시청자는 허탈감과 배신감 비슷한 감정이 반복해서 느끼고 있습니다. 밀당도 아니고 캐릭터의 진정성이 진심과 가벼움으로 뒤집기가 반복되다 보니, 마치 시청자의 감정이 농락당한 것같아 뒷맛이 개운치가 않네요. 물론 드러내지 않은 이재하의 감정선의 변화를 읽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모든 시청자들이 재하의 숨은 감정선까지 이해하고 보는지는 의문입니다.
입국거절을 당한 존 마이어(윤제문)가 진짜 마술을 보여주겠다는 말로 큰 일이 터질 것같은데, 국왕 이재강과 왕비의 신변에 위협이 생길 듯하더군요. 물론 이를 북한의 소행이라고 오해를 사게 해 항아와 재하의 관계도 먹구름이 낄 것같고 말이죠. 재하와 항아의 애정전선에 제3자가 변수가 된다는 것은 오히려 좋은 설정입니다. 재하와 항아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위기를 헤쳐나가는 것이 재하의 막말 변덕 퍼레이드보다는 나을 듯하니 말이죠. 
가뜩이나 무거운 주제들로 복잡하게 꼬여가는데, 주인공 재하마저 캐릭터가 완성되지 못하고 찌질이 왕족에 머물러 있는 상황을 오래끌면 끌수록 역효과라는 생각이 드네요. 하루빨리 이재하의 가벼운 깐족캐릭터에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입니다. 
도너츠 가루 입에 쳐바르고 농담따먹기 하는 서른 넘은 왕제, 특히 빨리 버려야 할 가벼움입니다. 어쩔 수 없는 광고협찬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냥 소품으로만 등장시키시라요. 제발!!! 이젠 이재하라는 캐릭터가 철도 좀 들어야 할 때 아니겠습니까? 감정을 가지고 말장난하는 것도 탈피했으면 싶고요.
분단과 이념을 뛰어넘은 세기의 로맨스, 더군다나 왕제와 암살조 특수부대 여장교의 사랑이라니 얼마나 멋진 환타지 로망인가요? 양국간의 긴장대립관계, 국민들의 여론 등이 현실적인 장벽일텐데, 오락가락 변덕스러운 이재하의 감정이 주축이 되어 휘둘리다 보니, "사랑이 장난이야"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네요. 이런 찌질이 왕제에게 로망을 품갔습네까? 물오른 이승기의 깐족연기에 제작진이 지나치게 핀트를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군요. 이재하라는 캐릭터의 매력보다, 이승기의 연기변신을 보는 즐거움이 크다는 것이 드라마로서 좋은 것은 아니에요.
코믹, 깐족, 까칠한 반항 다좋아요. 이승기의 연기는 더할나위 없이 좋으니까요. 그러나 캐릭터의 본성까지 의심하게 만드는 가벼움은 이제는 벗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못된 남자의 반복은 천하의 이승기라고 해도 이재하라는 캐릭터를 좋아하기 힘들게 하니까요. 이재하 캐릭터의 급성숙이 필요할 때입니다. (덧붙이기- 이승기와 하지원의 키스신을 보면 들었던 생각, 이승기에게서 남자냄새가 났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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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0
  1. ㅎㅎ 2012.04.12 11:27 address edit & del reply

    공감가기도 한 말씀이네요. 재하가 좀 정신차리고 성숙해져야 하는데 말이에요.ㅎㅎ
    그런데 재하를 보다보면 좀 오버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의 자화상을 보는듯해서 씁쓸한 생각도 듭니다.
    분단 후 북한에 대한 태도나 정책은 딱 재하같지 않았나.
    그리고 북한에 대해 품고 있는 생각과 우리가 내뱉는 말들, 문화 경제적 우월의식.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통일을 원하고 우리가 베푼만큼 고마워하지않는다고 변덕을 부리는 가볍기 그지없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 캐릭터가 재하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람에게 변화라는게 하루아침에 올까 싶습니다만,
    봉구가 부리는 마술에 대처해가며 차차 성숙해지지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전 나쁜 남자인게 분명한데 이상하게 재하한테 마음이 자꾸 끌리는지.....요상하네요.ㅋㅋㅋ

  2. 고누리 2012.04.13 01:30 address edit & del reply

    방송 첫회부터 보면서 배우들의 연기는 너무 좋은데 연출과 편집에 실망하고 있는 1인입니다. 빨리 전개해도 될때는 늘어지는 것 같고...무튼 개인적으로 이승기의 캐릭터나 연기는 매우 좋다고 생각되네요

  3. 저도 공감~ 2012.04.13 09:33 address edit & del reply

    고누리님 의견에 공감하는 일인~~
    연기자들 연기 정말 좋은데..
    먼가 아쉬운 연출~
    먼가 아쉬운 전개~
    먼가 아위운 악역~
    흠 좀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이제부터는 좀 개연성 있게 가면 완전 몰입 할수 있을것 같던데

  4. 겨울나그네 2012.04.14 12:22 address edit & del reply

    아마도 작가님께선 형의 죽음을 계기로 재하의 각성을 조금 미루신것 같네요.
    도입부가 3-4부 라는 보통형식의 드라마를 재규감독은 7-8부까지 미뤄진걸로 보아
    각성을 너무 일찍하면 찌질한 재하의 모습을 덜 드러내니까,
    아마도 케릭터의 완성도가 좀 떨어지지 않을까해서 그렇게 오랜 시간 깐족대는 철없는 모습을 보여준걸지도.
    철부지모습의 재하를 보며 저도 좀 답답했는데.
    7-8회를 몰아보고 난 후 이제 각성한 재하의 면모가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 마음이 좀 노여요.

  5. 각앓이중 2012.04.14 17:21 address edit & del reply

    옥탑방왕세자를 본방사수하고 단킨도너츠 드라마는 다운받아보는데,,, 마지막 방송에서 정말 이재하가 쳤던 '사생팬'에 대해 나왔던 대사는 정말... 정말... 실망이었어요. 왜 그 상황에서 그 대사가 나오지??

  6. 좀 웃김 2012.04.14 17:34 address edit & del reply

    각앓이중님도 단킨도너츠라 쓴거보면 남 욕할 처지는 아닌듯 ㅋㅋㅋ

    • 웃고있는 님마저도 좀 웃김 2012.04.15 15:59 address edit & del

      공중파 드라마가 나서서 디스하는 것과 일반 시청자가 푸념하는 것은 경중이 다른 사안이지요. 관계자들간에 수목 혈전이라고 예민하실텐데 시비를 일부러 붙이는 듯한 행태는 썩 보기 좋진 않습니다. 북한 장교에 사생이 붙어 있다는 되도 않는 저퀄 농담때문에 아이큐 180대라는 캐릭에 몰입안되요.

    • qq 2012.04.17 01:24 address edit & del

      그 대사가 뭐 별로 그렇게 심각하게 들리지 않던데...너무 오버하는거 아닌가..ㅡ.ㅡ;;

    • 각앓이중 2012.04.17 23:05 address edit & del

      기사에서 하도 단킨단킨도너츠라고 써놓길래 인용을 한것이구요, 안 욕했는데요?

  7. qq님 보세요 2012.04.17 11:54 address edit & del reply

    오버라... 하기야 당한 사람만 아픈 법이니까 그렇게 느낄 수도 있으시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