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화'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1.15 '야왕' 청와대 영부인 내실에서의 한 발의 총성, 총의 주인은 누구? (6)
  2. 2012.02.05 '신들의 만찬' 눈살 찌푸려진 자극설정, 막장드라마의 아슬한 줄타기 (5)
2013.01.15 12:35




조영광 감독과 옥탑방 왕세자 이희명 작가의 작품을 풀어가는 특징중의 하나가 첫회 강렬한 복선과 비밀장치를 만든다는 점입니다.

두가지 질문(하류의 출생의 비밀과 총에 맞은 사람은 누구인가?)을 던지셔서 답 하나를 찾아봤습니다. 추측해 보는 답은 글 말미에서 읽어보시고, 스포를 원하지 않는 분은 글을 읽지 말기를 권합니다.

스포가 아니면 빗나간 추측이기는 하겠지만, 총의 주인이 누구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극중 주다해(수애)의 선택이 중요하기에 큰 스포는 되지 않을 듯 하고,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닐 듯하기는 합니다만, 제가 입이 근질근질하면 못참는 성격이라(황소뒷걸음치다 혹이라도 덜컥 쥐라도 잡았다면 감독님과 작가님께 죄송;;). 

 

SBS의 드라마 2013년 첫신호탄은 청와대 영부인의 내실에서 울려진 한 방의 총성으로 시작했습니다. 사랑과 복수라는 식상한 소재, 착한남자의 구도와 비슷함은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박인권 화백의 야왕전을 원작으로 했기에 큰 스토리 줄기를 고치기란 힘들어 보이기는 합니다.

원작과 어떻게 다를지, 어떤 반전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권상우와 수애의 연기에 많은 부분 기대고 갈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김성령의 연기가 기대가 되네요. 첫회 주연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은 불안하지 않은데 시청자들을 스토리로 흡입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미지수입니다.

워낙 기존의 드라마에서 많이 봐왔던 설정들이 과거의 회상속에 뻔히 읽힐 정도로 등장해서 말이죠. 스무살 주다해와 그보다 몇살 위인 하류의 적응안되는 청춘연기는 잠시 어질... 서른 두 세살의 영부인이라...그것도 현실감은 없고 길게 나올 것은 아니기에 패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몸도 마음도 헌신한 남자가 배신을 당하고, 처절한 복수를 향해 달려가는 복수극, 그 끝은 결국 지독한 사랑이 기다리고 있음을 봐버린 느낌이랄까? 그렇네요. 피가 뚝뚝 떨어지고 두 사람이 서로에게 기댄채 모든 것이 끝나버린 듯한 허탈함으로 뱉는 자조적인 독백이 이 드라마의 결말은 아닐 것입니다. 드라마 중간의 한 지점일 뿐이겠죠.  

 

청와대의 총성과 함께 하류와 주다해는 12년전으로, 그리고 다시 7년전으로 향합니다. 20년에 걸친 그들의 질긴 인연과 그 속에 던져지는 예기치 않은 사건들, 그리고 그 긴 세월만큼이니 켜켜이 쌓인 사랑은 보는 이의 가슴을 무겁게 짓누릅니다. 주다해의 인생이 정말이지 개막장같은 드라마의 한 편같아서 말이죠. 주다해의 욕망에 대한 설명부분입니다. 한남자의 순애보를 거름삼아 처절하게 그를 버리면서까지 최정점으로 달려가고야 만 불나방의 멈추지 못한 욕망.

차에 연탄을 피우고 어린 주다해를 두고 동반자살을 시도한 부모, 어머니는 다행히 살아났지만, 어린 다해를 보육원에 맡기고 몇해 뒤에 새아버지와 함께 다해를 보육원에서 데리고 나가면서, 어린 다해의 인생은 처절하리만큼 아픈 불행속에 던져집니다. 보육원에서 엄마이자 아빠이자 오빠였던 하류와 헤어지고, 짐승같은 새아버지의 성추행을 당해야 했습니다. 

새아버지를 피해 어머니와 집을 나와버렸지만, 지독한 가난은 그들 모녀에게는 가혹하리만큼 무서운 것이었습니다. 어머니의 장례를 치를 돈이 없어 3일간을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어머니의 시신곁에 우두커니 앉아있었던 다해, 그녀를 죽음의 문턱에서 구한 것은 어린 시절 보육원에서 헤어졌던 하류 오빠였습니다. 

다해를 만난 하류는 장제사(말의 굽에 편자를 박는 전문직)를 준비하기 위해 모아둔 돈으로 다해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하류가 일하는 목장으로 데리고 와 공부에 전념할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다해와 하류는 그들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을 한 때를 보냅니다.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고, 그들의 사랑도 시작하죠. 다해에게는 불행 끝 행복 시작의 시간이었을 겁니다.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말이죠. 다해에게 성집착을 보이는 새아버지을 흉기로 찔러버린 그 사건... 다해를 대신해 하류가 대신 감옥에 갔으리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혼자 남겨진 다해는 하류가 호스트빠에서 일하기로 하고 받은 돈으로 대학에 진학하고 독학으로 학교를 졸업했을 것이고, 그 시간 하류는 대신 죄를 쓰고 감옥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비밀에 부쳤을 수도 있겠죠. 착한 남자에서 봤던 구도라 늦게 출발한 야왕으로서는 쓴 맛을 다셔야 했을 듯;;

 

첫회 의문의 총성을 베일로 깔고 드라마가 시작되었는데요, 누가 총에 맞았는지, 피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바닥에 떨어진 이상한 각도의 총 한자루, 뚝뚝 떨어지는 피, 그리고 수애가 입은 하얀 투피스에 물든 피, 수애의 복부에 흥건하게 고인 피는 총을 맞은 인물이 수애임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분명 총구를 겨눈 것은 영부인 주다해(수애)였는데, 총을 맞은 사람은 주다해처럼 보이게 연출을 했습니다. 그런데 표정은 하류(권상우)가 총에 맞은 듯한 모습이었고요. 

여기서 부터는 추측이니 무시하고 넘어가셔도 됩니다. 추측을 해보자면, 수애가 총을 꺼내들고 두 사람 사이에 대화가 더 오갔을 것입니다. 수색영장을 가지고 온 특검 검사 하류, 그 역시 총을 소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입니다. 두 사람 중 총을 발사했다면 주다해였을 듯합니다. 하류는 그녀에게 총을 쏘지 못합니다. 복수를 위해 달려왔지만 그 복수는 사랑이라는 다른 이름일 뿐.

하류는 다해의 총을 빼앗아 바짓단 양말 속에 숨기고 자신의 총을 바닥에 내려놉니다. 살인자 영부인이라고 했지만 하류는 주다해에게 살인죄를 씌울 독함이 없는 사람, 그래서 자신의 지문이 묻은 자신의 총을 바닥에 내려놓죠. 이후 전개되는 이야기는 주다해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처음 하류를 만났던 판자촌의 주다해로 돌아가느냐의 선택이 남겨진 셈.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권상우의 구겨진 왼쪽 바짓단. 제가 야왕 첫씬에서 주목한 것은 바닥에 떨어진 권총과 권상우의 이상하게 정리되지 않은 바짓단이었습니다. 수애의 오른 손에 들려있었던 총을 떨어뜨렸다면, 오른쪽 바닥에 떨어졌어야 했을텐데(총을 쏘고 놀라 떨어뜨렸다면), 왼쪽에 떨어져 있는 것이 이상하죠.

그리고 말끔하게 차려입고 청와대에 들어섰던 권상우의 왼쪽 바짓단이 뒷부분이 말려올라간 듯하고, 앞쪽에 뭔가를 넣은 듯 뭉툭한 모습이 오래도록 카메라에 잡힌 것이 감독이 던져준 힌트는 아니었을까?싶더군요. 그래서 이 드라마는 하류의 복수극이 아니라, 결국 그 끝이 지독한 사랑이었다는 결말을 본 느낌이었네요.  

하류는 그의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모든 것을 건 한남자의 지독한 사랑은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 불나방의 날개짓을 멈출 수 있을까? 드라마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하류의 복수가 아니라, 복수보다 지독한 사랑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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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6
  1. 2013.01.15 13:41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박씨아저씨 2013.01.15 14:47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ㅎ 엄청난 추리인데요^^ 아직 확실하게 알수는 없지만 어제 우연히 보고 몰입해서
    보았습니다.

  3. 그랑제떼 2013.01.15 20:00 address edit & del reply

    초록누리님~^^
    드라마를 볼 수 가 없어서 누리님의 리뷰만 보기로 하려구요^^
    야왕은 예전에 만화로 이미 봐서...
    드라마 전개를 보니 역쉬... 원작의 기둥만 가지고 가려는 것 같군요
    하긴 만화의 내용을 그대로 풀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겠죠?
    만화 자체내용도 상당부분 만화스러운 부분이 많아서...ㅎㅎㅎ
    어쩜 초록누리님의
    마지막 ? 세개는 더 이상 드라마를 보지않아도 이미 완결을 본듯한
    강렬함을느끼게 해주네요
    초록누리님의 핵심을 콕 찌른 리뷰가 시청자분들을 드라마에서
    오히려 멀어지게 하는 요소가 될수도 있지않을까 합니다.
    왜냐구요?
    그 뒤가 하나도 궁금해 지지가 않거든요(순전히 제 입장에서요ㅎㅎㅎ)
    초록누리님의 리뷰 잘 보고 갑니다~

  4. 룩소르의 이시스 2013.01.16 14:1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누리님 야왕보시는군요. 전 시간나면 학교2013보는 편입니다. 장나라가 연기하는 정인재 선생님이 참 비현실적이고 답답해보였는데, 그것이 저 역시 이 말같지 않은 교육현실에 이미 고개를 숙였다는 반증이라는 것을 느낀 후 그녈 지지하고싶더군요. 동료교사 강세찬ㅡ최다니엘씨 연기가 참 좋던데 글쎄 이분이 이웃집 꽃미남 윤시윤이랑 동갑이라는 사실에 헐ㅡ이 자신이 되고싶었던 교사였던 재인이를 지켜주고 싶듯이, 저도 비록 제가 그녀처럼 되고싶은 생각은 없지만 그녀는 지켜주고 싶은 마음...체게바라는 되고싶지 않지만 그를 지켜주고 싶은 그런 마음! 그런 모순적인 마음을 품게하는 드라마.

    현실적이면서도 지나친 현실은 배제하고 긍정적으로 그려나가서 보기에도 불편하지 않고. ㅎㅎ 이제 좀 밝은게 보고싶어집니다. 이웃집꽃미남도 얼핏 봤는데 박신혜 넘 이쁘다는 정도 ^^ 깨금이 넘 귀여워 정도네요. 아직은.

    • 초록누리 2013.01.16 14:32 신고 address edit & del

      이시스님^^
      야왕은 계속 리뷰를 올릴지는 잘 모르겠어요.
      내용상의 큰 변화가 필요해 보이고, 엉성한 감정선이라도 제대로 잡아갔으면 좋겠는데, 스피드에만 중점을 두다보니 감성선도 억지로 맞추고 있는 느낌이에요.
      스토리 역시 머릿속에서 그려져 버려서 좀 맥이 풀리는 느낌이랍니다.
      과거의 내용이라 어쩔 수 없겠지만 주인공들의 나이와 비주얼이 따로 놀아서 몰입이 힘들다는 단점도 있고요.

  5. escorte 2013.05.03 19:39 address edit & del reply

    난 당신의 게시물을 흥미로운 것은 도움이되었습니다

2012.02.05 09:07




신들의 만찬이 베일을 벗고 화려한 식탁을 차리기 시작했는데요, 전인화, 정동환, 정혜선, 김보연 등 중년연기자들의 등장은 드라마의 무게감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아리랑 4대 명장 선출을 위한 요리경연을 시작으로 전인화(성도희)와 김보연(백설희), 두 라이벌의 대결이라는 드라마의 큰 축이 형성되었는데요, 요리에 대한 극과 극의 다른 자세는 이 드라마에 흐르게 될 요리에 대한 철학적 주제를 극명하게 보여 준 대립장면이기도 합니다.
명장이 되기 위해 죽도록 요리를 했다는 백설희(김보연)와 손끝에서 음식이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행복해서 했다는 성도희(전인화), 결국 요리경연은 성도희의 우승으로 아리랑 4대명장에 오르게 됩니다.
성도희가 아리랑 4대명장에 내정되었다는 말을 엿들었던 백설희는 그녀가 놓은 덫에 자신이 걸려드는 우를 범하고 말았죠. 아들 도윤의 전화를 받고서도 집으로 갈 수 없었던 백설희, 성도희의 잉어가 담긴 통에 이상한 액체를 넣는 비열한 수를 쓰고 만 것이지요. 
백설희가 넣은 것은 잉어를 흥분시키는 약품인 듯 하더군요. 팔딱거리는 잉어를 간신히 잡아 칼로 찌르는 성도희는 잉어의 피가 눈에 튀어 눈이 안보이는 상황에 이르지요. 일시적인 시신경 이상같아 보였지만, 성도희는 침착하게 경연을 다시 합니다.
성도희는 손끝의 감각만으로 요리를 했고, 그런 성도희를 보는 백설희는 극도의 불안감에 그만 실수를 하고 맙니다. 불안감에 떨다 칼을 놓치고, 기름을 불에 부어 팔에 화상을 입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백설희는 신경세포가 손상되어 요리를 하기 힘들다는 의사의 판정까지 받고, 명장취임식을 하는 성도희에게 눈물의 박수를 보내고는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맙니다.  
명장취임식을 마치고 성도희는 딸 인주의 생일에 가족과 크루즈여행을 떠나지만, 즐거움도 잠깐 그녀의 인생에 최악인 비극들과 마주하지요. 남편의 외도현장이 찍힌 사진, 그리고 남편 정동환의 이혼요구에 손목을 긋고는 자살기도를 합니다. 피를 흘리고 누워있는 엄마를 본 인주는 충격으로 크루즈 옥상난간에서 헛발을 디뎌 바다에 빠져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같은 배에 탔던 위암말기 환자 이일화는 딸 연우를 남겨두고 자살을 하려던 중 헛발을 디딘 인주를 안고 함께 추락합니다.
이일화의 시신은 건졌지만, 함께 빠진 인주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리고는 22년후 당시 물에 빠진 인주가 성유리(고준영)로 커서 나타난다는 군요. 잠깐 예고편에 코에 먹칠을 한 성유리가 등장하기도 했는데요, 귀엽더라고요. 성격이 활발한 아가씨로 자란 듯하더군요. 

한편 이일화의 딸 송연우는 볼풀에서 주운 인주의 목걸이때문에 성도희가 자신의 딸로 착각하는 바람에, 성도희의 딸로 자라게 되는 듯한데요. 목걸이는 크루즈에서 인주의 생일선물로 성도희가 직접 걸어준 것이었지요. 성도희가 받은 명장메달과 똑같이 만들어 딸 인주에게 걸어 주었는데, 볼풀에서 놀다가 인주가 잃어버렸고, 함께 놀았던 연우가 목걸이를 주워 걸었던 것이지요.
엄마를 찾으며 우는 연우, 엄마를 부르는 인주의 환청을 듣고 병원에서 무작정 부두로 나간 성도희, 연우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보고는 인주라고 착각하는 성도희였죠. 아무리 충격이 큰 상태라지만, 목걸이 하나로 다른 아이를 자신의 딸로 착각까지 하게 될까, 억지스러운 꿰맞추기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신이 나가 버렸다면 모르겠지만, 아마 이 부분은 두고두고 논란이 되지 않을까 싶더군요. 인주의 얼굴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닐텐데, 연우를 인주라고 주위사람들까지 감쪽같이 속이기가 쉬울까 싶어서 말이죠. 차라리 비슷하게 생긴 또래의 아이를 딸처럼 여기고 키운다고 했다면 모를까... 
남편 정동환은 연우의 엄마가 남긴 메모지를 보고, 연우가 고아라는 사실을 알고는 연우를 자신의 딸로 받아들여 버리지요. 딸을 잃고 정신착란(?)을 일으킨 아내 성도희의 망상 앞에 공범자가 된 것이죠. 자신의 불륜으로 아내가 손목을 긋고, 딸까지 잃어버렸다는 죄책감에, 아내 성도희의 착각을 부인하지 않고 받아들여 버린 것이지요. 연우가 하인주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게 된 시작점입니다.
송연우의 아역 박민하양, 어린 나이인데 어쩜 그리도 우는 연기를 그렇게 실감나게 잘하는지, 연기를 한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정말로 엄마를 잃은 듯 서럽게 울어서, 보는 내내 짠하더군요. 요즘 아역들은 성인연기자들보다 연기를 실감나게 해서, 훌륭한 아역연기자의 뒤를 이어야 하는 성인연기자들을 긴장시키는 무서운 배우들인 듯합니다. 
신들의 만찬에 출연한 전인화와 정동환의 출연이 반가웠는데요, 묵직한 중년배우들의 포진은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든든한 힘이 되기도 하지요. 22년전이라는 상황때문인지 중년의 나이를 다 감추기는 힘들어서(ㅎ), 늦둥이들을 본 부부같은 느낌은 어쩔 수 없었네요. 세월이 빛의 속도로 22년후로 건너갈 것이기에 큰 흠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제빵왕 김탁구 이후 전인화의 등장이 참으로 반가운데요, 서인숙이라는 성격 고약하고 못된 캐릭터도 완벽하게 보여줬지만, 품위있고 우아한 명장 성도희라는 캐릭터는 전인화의 이미지와 안성맞춤으로 어울리더군요. 캐릭터에 연기자가 자신을 맞춘다는 것은 사실 모든 연기자들이 바라는 것이겠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은 일이죠. 전인화는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매력까지 갖춘 배우라 한복과 양장의 변신이 두루 어울리는 배우입니다. 드라마 성격상 한복을 많이 입어야 할 듯한데 여전히 자태가 곱더군요.
'신들의 만찬' 첫회를 본 소감은 '제빵왕 김탁구'와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보였던 설정들을 여기저기에 붙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개연성없는 사건들과 막장소재를 어설프게 끼워맞추기 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두 여자의 자살기도는 아무리 사건을 만들기 위한 설정이었다고는 하나,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남편의 불륜사실을 알고 손목을 긋는 아이 둘을 가진 엄마, 위암말기 판정을 받고는 '누구든 발견하면 예쁘게 잘 키워주세요'라는 메모와 함께 다섯살 어린 딸 송연우를 세상에 홀로 남겨둔 채 자살을 해버리는 엄마, 죽음을 선택하는 이유가 나름대로는 절박했겠지만, 보기 불편하더군요.
첫회 뒤바뀐 여주인공을 만들기 위한 설정이 너무 자극적이고, 막장스러워서 굳이 이런 식으로 운명을 바꿔야 했나 싶습니다. 막장과 명품은 어떻게 보면 종이 한 장 차이인데 말이죠.
그런데도 출생의 비밀, 불륜, 자살기도, 요리경합, 처참한 가정형편 등등 불편요소들은 다 짬뽕된 듯해서 시청률 상승하는 소리가 절로 들리더라지요. 막장드라마라는 오명을 감수하고서라도, 시청자들에게 여전히 먹히는 소재들이니 말이죠. 주인공들의 성장스토리에 무게중심이 있다는 것이 아슬한 막장드라마에서 비껴가는 보험은 될 듯합니다.
제빵왕 김탁구가 생각나는 아류작 냄새도 나지만, 한식과 드라마를 접목시키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눈은 호강할 듯하더군요. 우리 한식이 가진 맛과 색, 그리고 멋스러운 기품까지도 드라마를 통해 느낄 수 있을 듯해서 말이죠. 제 관심은 물론 성유리와 주상욱, 그리고 이상우의 러브러브와 성장통(?)에 있지만요.ㅎ;

첫회, 자극적이고 막장스러운 소재를 범벅해서 주인공들의 꼬여버린 운명을 묘사하는 식상한 과정에 실망해서 이 드라마를 계속 볼까말까 고민했는데, 다음회 예고를 본 순간, 앗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으니, 바로 이 장면이었답니다. 코에 까만 기름칠을 한 성유리가 V자를 그리며, "너무도 보채신다"는 대사를 하는 예고편 장면입니다. 발랄하고 티없는 아가씨, 김탁구에게서 보았던 긍정의 힘이랄까, 그런 이미지가 떠오르더라고요. 물론 김탁구 캐릭터와 흡사하다보니 김탁구 아류냄새가 나기도 하지만, 신들의 만찬에서는 우리 한식요리, 그 궁극의 세계에 대한 진지한 기획의도를 확인하고 싶어졌고요.
운명은 하인주라는 아이를 절망과 같은 다른 생활 속에 던져 버렸지만, 그녀의 재능은 어떤 꿈을 향하게 할까? 성유리가 잃어버린 하인주라는 것은 짐작되는 일, 성유리가 김탁구의 영광을 재현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예고등장을 보니 성유리의 연기색깔과는 잘맞는 작품을 고른 것같은 생각은 들더군요. 주상욱과 이상우와의 호흡도 잘 맞을 듯싶고 말이죠.
제빵왕 김탁구의 초반도 출생의 비밀과 불륜코드로 시청자의 비난도 컸고, 시선끌기도 성공은 했지만, 결국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드라마가 전하고자 했던 진심이었습니다. 신들의 만찬 첫회도 식상한 출생의 비밀과 헝클어진 운명을 억지로 만드느라 개연성없는 연출도 많았고, 자살이라는 자극적인 소재까지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진심을 담는 드라마가 된다면, 시청자의 마음도 사로잡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드라마 단골소재이기도 한 출생의 비밀과 주인공의 역경극복이라는 식상한 소재를, 신들의 만찬이라는 거창한 제목이 어떻게 요리를 할 지, 한식요리라는 품격있는 소재에 걸맞게, 고급 스토리로 주말 저녁을 채워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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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5
  1. 2012.02.05 09:3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2012.02.05 09:4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저도 2012.02.05 12:15 address edit & del reply

    반빛느낌이.. 근데 반빛보다 불편한게.. 반빛은 실수였고.. 이건 뭐. 아무리그래도 멀쩡한 애를 그렇게 키우나 싶고.. 또 이건 뭐 타고나길 잘 타고나야한다는 너무 고전적인 핏줄주의 같다고 해야하나.. 그래도 반빛는 환경이냐 천성이냐 고민해볼 거리가 있었는데 말이죠..

  4. 하결사랑 2012.02.05 23: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크게 관심 없던 드라마였는데...오늘 우연히 재방으로 보았네요.
    진짜 심하게 억지스러운 설정들...불편했습니다.
    다만...초록누리님 말씀처럼...민하의 연기가 볼만 하더군요.
    귀여워랑...비슷한 또래의 딸내미가 있어서 더 귀엽게만 보이는 것 같습니다. ㅋㅋ

  5. 여왕의걸작 2012.02.06 09:3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어제 개콘 끝나고 2부 중반부터 첫 시청을 했습니다.
    1부 내용은 이글로 나름 짐작이 가는군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설정이네요.
    이일화가 암 말기인데 그 아이를 살아 생전에 누군가에게 맡기는 것이 낫지
    갑자기 아이를 두고 자살해 버리면 아이를 누군가 발견하지 않았을 때
    그 아이의 목숨마저도 위태로운 상황이죠.
    그런 엄마가 세상에 어디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