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에 해당되는 글 23건

  1. 2012.10.18 '아랑사또전' 주왈의 죽음암시, 아랑은 천상으로 갈 수 있을까? (11)
  2. 2012.10.05 '아랑사또전' 신민아 죽인 진범, 서씨부인이 아닌 이유 (25)
  3. 2012.10.04 '아랑사또전' 신민아 죽던 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4)
  4. 2012.09.28 '아랑사또전' 옥황상제가 비녀를 준 이유, 공짜란 없는 법이야! (1)
  5. 2012.09.27 '아랑사또전' 최종병기 이준기, 어머니 죽일 수 있을까? (4)
2012.10.18 13:34




'사랑해선 안될 사람을 사랑하는 죄이기에...' 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이서림은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을 사랑했고, 그 사랑은 그녀를 죽음으로 이끌었습니다. 이서림과 주왈도령은 옥황상제가 안배한 인연이 아니었던 모양이군요.

이서림이 아랑으로 한시적인 생명을 얻어 돌아온 이후는 그 반대가 되었죠. 주왈도령이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이 아랑이었으니 말이죠.

혼사냥꾼 최주왈은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이었습니다. 이서림의 바람대로 이들의 혼인이 이뤄졌다면, 지금보다 더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겠다는 생각이 잠시 스치더군요. 홍련에게 둘 다 죽음을 당했든지, 이서림의 사랑을 이용해 주왈의 목숨을 미끼로 이서림에게 몸을 내어줄 것을 요구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이서림이었다면 주왈을 살리기 위해 무엇이든 가능했을 듯합니다. 은오를 위해서 은오어머니를 돌려주겠다는 일념으로 홍련과 거래를 하는 것을 보면 말이죠. 이서림이나 아랑에게 사랑을 빼면 그 인생에 뭐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지독한 사랑을 하는 운명인가 봅니다. 그런데 둘 다 허락되지 못한 사랑이라 또 가엾고요. 기둘려봐, 하나는 이루게 해줄테니!

 

한양으로 압송되어 가는 도중에 거덜의 칼에 맞아 최대감은 악행의 댓가를 치뤘습니다.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는 모습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최대감은, 심판이고 자시고 할 것없이 지옥 중에서도 가장 최악이라는 멸혼지옥행 일겁니다. 최고로 나쁜 자리로 예약해 주세요!! 

여전히 이서림의 죽음과 관련한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이서림은 왜 그 폐가를 따라갔으며, 은오어머니에게 가지말라고 비녀를 빼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것입니다.

여튼 최대감과 서씨부인의 죽음으로도 진실의 종은 울리지 않았습니다. 이서림을 칼로 찌른 서씨부인의 죽음으로도 진실의 종이 울리지 않았다는 것은, 이서림을 죽음으로 이끈 이는 따로 있다는 말이 되겠지요. 주왈이 진범일 가능성에서 홍련의 정체때문에 한 번 틀어졌던 의혹이 다시 주왈이 진범일 가능성으로 좁혀졌습니다. 

 

예고편에 주왈이 이서림을 낭떠러지로 던져버린 것이 이서림을 죽음으로 이끈 결정적 이유일 가능성이 커졌죠. 폐가에서 이서림의 맥을 짚어봤던 주왈, 그때까지 이서림을 살아있었음을 말하는 것이죠. 서씨부인이 은오의 비녀에 찔리고도 진실의 종이 울리지 않았던 것은, 이서림을 죽인 진범이 아니라는 말이겠죠. 무연이 아랑을 향해 달려들어 위기를 예고하기도 했지만, 아랑의 강한 거부는 무연의 혼을 튕겨내고 무영이 상제의 칼로 소멸시키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런데도 이서림의 죽음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은 듯 보이더군요.

 

아랑과 은오의 애절한 사랑, 주왈의 뒤늦은 고백과 참회가 시청자의 눈물샘을 적셨습니다. 은오와 서씨부인의 해후에 엉엉 울고 말았네요. 어머니를 어머니라 부르지 못하게 한 요물 홍련, 눈앞의 어머니를 보고도 쉽게 다가갈 수 없었던 은오는 비녀이야기에 오열하고 맙니다.

어머니의 피맺힌 복수심은 노비의 자식으로 살게 하고 싶지 않았던 은오에 대한 사랑때문이었지요. 산 목숨도 죽은 목숨도 아닌, 자신을 구원해 달라는 서씨부인의 부탁은 은오를 절망에 빠지게 합니다. 어머니를 죽여야만 어머니를 구원할 수 있었으니 말이죠.

어머니의 가슴에 비녀를 꽂아야 하는 말로 할 수 없는 고통을 표현하는 이준기와, 비녀를 튕겨내려고 온힘을 쏟는 무연을 눌러가며 자식이 찌르는 비녀를 받아들이려 몸부림치는 서씨부인 강문영의 열연은 말이 필요없는 명연기였습니다. 

예정된 보름, 아랑과 은오가 손을 묶고 아랑이 홀로 떠나는 것을 막아보자고 하지만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아랑의 빈자리는 그녀가 예정된 죽음을 맞이했음을 말하겠지요. 은오 짠해서 어쩌나요? 그래도 은오도령, 희망은 있다!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의 대화가 의미심장했지요. 아랑 그 아이는 죽음의 진실을 알아내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하는 염라대왕, 옥황상제의 몸을 바꿀 생각에 기분 좋은 웃음을 지어보이기는 했지만, 옥황상제는 '과연 그럴까?'의 자신만만한 웃음을 지었지요. 이는 아랑의 죽음의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자신감이기도 합니다.

 

아랑은 자신의 죽음의 진실을 알고 떠났을까요? 아마 그러지 못했을 듯 합니다. 이서림의 죽음의 진실은 주왈의 기억속에 있었으니 말이죠. 주왈의 기억은 다 돌아온 것이 아니라 띄엄띄엄 돌아오고 있었지요. 그날 이서림이 자신을 대신해 칼을 맞은 것을 기억해 냈고, 폐가에서 이서림을 안고 나가는 것까지는 기억했지만, 그 이후의 기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예고편에 주왈이 절벽에서 이서림을 던지는 장면으로 이서림의 죽음의 진실은 주왈도령이었음을 보여줬습니다.  

주왈은 나쁜 짓을 한 인간이지만, 연민을 느끼게 하는 인물입니다. 굶주린 어린 시절,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따스한 어머니(이는 은오도 마찬가지였지만)도 없었고, 사랑하는 정인의 마음을 얻지도 못했지요. 이서림이 목숨을 걸 정도로 사랑을 했지만, 그때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으니 주왈도령이 알고보면 가장 불쌍한 인간같아 보이네요.

자신을 위해 죽음을 당한 여인의 가슴에 또 다시 칼을 찔렀던 것을 차마 말하지 못하는 주왈, 주왈은 진짜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에 상처를 주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말이죠. 아랑의 가슴에 칼을 찔렀던 것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이서림이 받을 상처가 더 컸을 것이기에 말이죠. 주왈은 다른 사람의 감정까지 헤아려 볼 줄 아는 인간이 된 것이죠.  

그런데 마지막 한 회를 남겨두고 저는 왠지 주왈이 죽음을 택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절벽 아래로 이서림을 던져버렸던 기억을 한 후에 그 참담함을 참기 힘들었을 듯합니다. 주왈도 아랑이 죽은 이서림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의 눈물을 흘렸지요.

그런데 제가 주왈이라면 아랑을 보며 한가지 의문을 품었을 듯합니다. 왜 다시 살아 돌아왔느냐는 점이죠. 홍련이 예전에 그랬죠. 그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오라고 말이죠. 홍련은 최대감으로부터 아랑이 죽은 이서림이라는 것을 알고 이렇게 말했죠. "이제 그 아이가 원하는 것을 알아올 필요가 없다. 그 아이가 원하는 것은 자신의 죽음의 진실이겠지".

 

주왈이 아랑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이서림의 죽음의 진실을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자신을 위해 목숨까지 던진 아랑을 위해서 그녀가 가장 알고 싶어했던 죽음의 진실을 밝혀주는 것이 이서림과 아랑을 위한 최선이라고 생각할 듯 싶어서 말이죠. 주왈이 가여운 마음이 들어서 죽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간 한 짓이 있기에 죄값을 치뤄야 할 것 같기는 해요. 대신 지옥행은 아니었으면 싶군요. 주왈의 죽음(만약 그렇다면)과 함께 진실의 종은 울리지만 아랑이 알아낸 것은 아니기에, 아랑은 천상에 갈 수는 없을 듯 하네요. 약속은 약속이니까요. 

그렇다고 아랑을 지옥으로 보내는 것은 참으로 야박한 일이고, 자기네들이 저지른 일을 수습한 아랑이기에 상은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아랑에게는 무연을 처치한 공으로 지옥행은 면하는 대신, 다른 지옥행 명령이 내려지는 것이죠. 천상세계에서는 복잡하고 가련한 중생들의 아웅다웅 싸움터인 인간세상이라는 지옥으로 말이죠.

하늘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웅다웅 사는 인간세상이 뭐 그리 좋겠냐 싶겠지만, 인간의 마음으로 살 수 있는 희로애락이 있는 곳이 인간들에게는 천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곳이 천상이고 천국인 게지요. 천상이 지겨워서 싫다고 했던 무연의 마음이 그래서 이해되기도 하고 말입니다.

드라마에 숨겨진 메시지는 넘치는 욕망을 경계하면 그럭저럭 살만한 곳이니, 최대감같은 탐욕덩어리가 되지말라는 경고같기도 합니다. 옥황상제도 그런 말을 남겼지요. 욕망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말이죠. 그 욕망이 누구를 위한 욕망인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은 여러가지로 곱씹어 들을 이야기였습니다. 

당찬 아랑이라면 옥황상제에게 딜을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본답니다. 영감탱이들이 있는 천상이 아니라, 내가 살고 싶은 천상이 따로 있으니 그곳으로 보내달라고 말이죠. 아랑에게 천상은 하늘나라가 아니지요. 언젠가 은오가 보여준 들꽃이 만발한 곳, 그곳이 아랑이 살고 싶은 천상입니다. 은오의 꿈에 아랑과 혼인해서 아이 둘을 낳고 알콩달콩 사는 모습은 그런 해피엔딩의 복선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옥황상제가 주왈을 가여이 여긴다면, 은오와 아랑의 아들로 태어나 부모사랑 듬뿍받으며, 쇠죽을 훔쳐먹고 살아야 했던 마음도 몸도 가난한 아이가 아닌, 한 번쯤은 행복한 삶을 살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보네요. 꿈같은 상상이기는 하지만 말이죠.  

아랑이 무연을 처지했다는 공을 인정받거나, 혹은 자신의 죽음의 진실을 알고 진실의 종이 울린다고 한들 아랑에게 천상은 지옥이나 다름 없을 것 같습니다. 아랑이 천상으로 가면 은오에게서 아랑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고, 아랑이 지옥으로 떨어지면 아랑에게서 은오에 대한 기억이 사라진다고 했지요. 누군가, 그것도 목숨을 걸고 사랑했던 사람들에게서 누구 한 쪽의 기억이 소멸된다는 것, 이보다 불행한 일이 또 있겠냐고요.

은오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는 천상의 아랑이 행복할 리도 없고, 아랑이 지옥에 떨어진다면 아랑을 못잊는 은오의 세상이 지옥이 따로 없을텐데, 설마 은오와 아랑 두 사람을 진짜 지옥에서 살게 할 것은 아니겠죠?

저는 강한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라고 읽었는데, 부디 두 영감탱이님들, 시청자를 실망시키지 말아주세요^^. 은오와 아랑에게 그들의 천상을 허락하지 않으면, 옥황상제랑 염라대왕 두고두고 욕먹을 겁니다! 참, 이번에 아랑을 보내실 때는 꼭 옷 입혀서 보내주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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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5 09:11




드디어 이서림의 죽음의 비밀이 밝혀졌습니다. 연모하던 주왈도령을 살리기 위해 대신 칼을 맞은 이서림, 이서림을 찌른 이는 무연을 거부하던 서씨부인이었습니다. 아랑이 기억실조증에 걸린 이유도 밝혀졌지요. 무연이 폐가에서 인간의 몸을 갈아타는 장면을 목격한 이서림의 기억을 지워버렸기 때문이었죠. 주왈에게서 살인의 기억을 지웠던 것처럼 말이죠.

그토록 자신을 연모했던 이서림 낭자를 자신의 손으로 죽였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리는 주왈, 괴로움을 가눌 수 없는 주왈입니다. 그날의 기억이 떠오를까 골묘를 간 주왈도령, 뜻밖에 아랑낭자와 마주치게 되지요. 아랑도 그 날의 기억이 떠오르지 않을까 폐가가 있던 골묘에 와본 것이었고요. 

주왈의 기억을 지우는 장면에서는 옥에 티가 보이더군요. 주왈의 살인은 윤달 보름마다 있어왔고, 주왈에게 마지막 살인은 인간의 몸으로 돌아온 아랑을 칼로 찌른 것이었죠. 그런데 주왈에게 아랑을 찌른 기억은 지워지지 않았죠. 아랑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고 경악하기도 했으니 말이죠.

폐가의 제단에 한 소녀를 죽이고 와서 방구석에서 떨고 있는 주왈에게 홍련이 와서 "여전히 괴롭니?"하며 기억을 지워주고 갔는데, 이때는 3년전 이전의 살인이었으니 홍련은 서씨부인의 몸이 아닌, 그 전 여자의 몸과 얼굴이어야 맞는 것이죠. 그런데 서씨부인(강문영)의 모습이더라고요. 그래서 잠시 혼란을 일으켰네요.  

살려달라는 주왈의 말이 가슴 짠해오더군요. 얼마나 괴로웠겠어요. 굶주림은 면하게 되었지만, 혼사냥꾼이 돼버린 주왈, 차라리 쇠죽을 훔쳐먹던 시절이 나았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때는 그렇게 사는 게 괴롭고 두렵지는 않았으니까요. 그저 배가 고팠을 뿐이었죠.

사람을 죽이고도 아무렇지 않았다면 인간이 아니겠지요. 살려달라고 무릎을 꿇는 주왈을 보면서 잠시 그런 생각이 스치더군요. 주왈이 홍련을 폐가로 숨겨주고 여전히 홍련을 두려워하며 공손한 이유가, 살 수 없을 정도로 힘든 괴로움을 지워줄 사람이기에 그런 것은 아닌가 하는...  

 

아랑의 한마디가 주왈의 심장을 쿵 낭떠러지로 떨어뜨리지요. "도령, 이서림이 죽을 때 그곳에 있었소?", 몸이 들썩일 정도로 가쁜 숨을 내쉬는 주왈, 아무말도 할 수가 없는 주왈입니다.

주왈도령 역의 연우진의 연기가 참 좋더군요. 대사의 호흡조절도 좋고, 바르르 떨리는 목소리로 주왈도령의 불안하고 초조하고 설레이는 마음을 그 때마다 잘 전달하고 있고요. 주왈도령에게 깊은 연민을 느끼게 할 정도로 말이죠. 연우진의 연기는 드라마에서는 처음봤는데, 아랑사또전 캐릭터중 가장 애정과 눈길이 가는 캐릭터입니다.

모두가 큰 상처 하나씩은 안고 있는 주인공들이라 연민이 느껴지지만, 유독 주왈에게는 모정을 주고 싶더군요. 아랑과의 캐미도 은오보다 애틋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죠.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연기가 참 매력적이네요. 연우진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랑사또전이 건진 수확입니다.    

 

주왈도 그날의 기억이 떠오르고 있는 것 같던데, 눈을 감기전 "도령"이라고 부르던 이서림에 대한 기억이 떠오른다면 감당하기 힘들만큼 괴로울텐데 걱정이네요. 아직 자신이 이서림을 죽인 것으로 알고 있으니 말이지요. 아랑의 기억이 돌아오고 있듯이 주왈도 기억해낼 날이 오겠지요. 아랑과 주왈의 봉인된 기억이 돌아오고 있는 것도 무연의 기운이 쇠해지고 있음과 무관하지 않아 보이더군요. 

 

어머니가 왜 밀양에 왔는지 그 연유를 알게 된 은오, 집안을 몰살한 원수 최대감을 죽이고 모든 것을 안고 떠나려함이었습니다. 그것이 은오를 위한 길이기도 했고 말이죠. 서얼얼자 출신이라는 신분때문에, 어린 시절 서당에서 울고 돌아올 때마다 피눈물을 흘려야 했던 서씨부인이었습니다. 은오가 커가는 것을 보면서는 더 견디기 힘들었겠지요.

아버지 김응부 대감을 통해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 은오, 어머니의 원한을 갚는 것이 어머니를 위한 길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최대감의 악행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응징하는 것만이 어머니와 고을민들의 원한을 푸는 것이겠죠. 더불어 어머니를 구하고 요물을 처치하는 것이고 말이죠.  

원귀들을 통해 홍련이 숨어있는 곳을 알아낸 은오와 아랑은 산속 폐가에서 홍련과 마주하게 되었는데요, 어머니의 형상을 한 요물의 심장에 칼을 꽂을 수 있을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어머니의 몸에 칼을 꽂으면 어머니를 살릴 수 없을테니 말입니다.

 

은오의 어머니가 자신을 찌른 범인이라는 것을 기억해 낸 아랑, 은오가 그토록 찾아헤매던 사또의 어머니가 자신을 죽였다는 기억에 눈물을 떨구지요. 아랑의 죽음이 어머니가 관계되어있다는 사실에 이도저도 못하는 은오, 이서림을 죽인 것이 자신이라고 알고 있는 주왈, 이들의 관계가 흥미롭게 진행될 듯 합니다. 서씨부인의 몸속에 함께 있는 서씨부인과 무연의 영의 싸움도 변수가 될 듯하고 말이죠.  

염라대왕과 옥황상제의 대화에 서씨부인의 힘이 그렇게 강한 줄 몰랐다며, 변수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의미심장한 대사도 나왔지요. 귀신들도 범접하기 힘들어 하는 무연의 기와 싸울 정도이니, 서씨부인의 모정이 변수가 되겠군요.  

 

무연이 자신의 몸에 무연이 들어오자 "이게 아니었다"며 칼로 스스로를 찌르려 했던 서씨부인, 무연을 거부하다 결국 아랑을 찌르게 된 결과로 이어졌지만, 의도적이 아니었음은 분명해 보였지요. 자해하려는 서씨부인을 막으려는 주왈에게 칼을 휘둘렀는데, 주왈을 구하기 위해 뛰어든 아랑이 대신 칼을 맞은 것이었고요. 쓰러진 아랑을 보고 놀란 서씨부인이 비틀거리는 틈을 타, 무연은 서씨부인의 영을 제압하고 몸을 취할 수 있었던 것이었죠. 

아랑을 찌른 것은 주왈이 아니었습니다. 주왈이 이서림을 죽인 진범이 아니라는 사실이 다행입니다. 문제는 이서림을 찌른 진범이 서씨부인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었죠. 아랑이 이 사실을 기억해냈는데 은오에게 말할 수도 없고, 이서림은 죽어서도 참 괴로운 일 투성이네요.

 

그런데 서씨부인이 아랑을 죽였을까는 몇가지 의문점이 있습니다. 칼에 맞은 이서림을 폐가로 옮기고, 서씨부인의 몸을 완벽하게 장악한 무연은 "모든 것을 이 아이가 봤으니 지워야겠다"며 이서림의 기억을 지워버렸지요. 아랑이 기억상실증이 된 것은 이때문이었고요. 그리고 주왈에게 "처리하거라"라며 나가버립니다.

뒤에 주왈이 이상한 행동을 했습니다. 이서림의 목에 손을 대보더군요. 맥이 뛰는지를 확인했던 것이죠. 이후 장면은 주왈도령이 이서림을 안고 폐가를 나가는 장면으로 이어졌는데요, 이때 이서림이 쥐고 있던 은오어머니 비녀가 폐가 구석에 떨어졌죠.  

제 추측으로는 주왈이 이서림의 맥을 살피는 장면에서 또다른 반전이 있을 듯 하더군요. 분명한 것은 이서림은 죽지 않았다는 겁니다. 주왈은 이서림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고, 무연도 알았겠죠. 처리하라는 것은 이서림을 죽이라는 말과 같았으니 말이죠.

결정적으로 이서림이 죽었다면 혼도 나왔어야 했는데 혼이 나오지 않았다는 겁니다. 저승사자가 폐가에 나타나지 않은 것도 이서림이 당시에는 죽지 않았기 때문이죠. 저승사자 무영이 그랬지요. 죽음보다 저승사자가 빠르지는 않다고요.

즉 이서림은 최주왈이 안고 나갈 때까지는 살아있었다는 말이 되지요. 이는 서씨부인이 이서림을 죽이지 않았다는 말도 되는 것이고요. 설사 죽었다고 해도 의도적인 살인은 아니었고 말이죠.

 

이서림을 죽이라고 한 것은 무연이었습니다. 그런데 무연의 명령대로 주왈이 이서림을 죽였을까요? 전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진범은 최대감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자기를 살리기 위해 뛰어든 낭자를 금수가 아닌 다음에야 죽일 수는 없었을 거예요. 주왈은 이서림을 살리려고 했지만, 최대감이 막았을 듯합니다.

이서림이 어떻게 폐가까지 따라왔으며, 서씨부인에게 가지말라고 비녀를 빼냈을까요? 이는 서씨부인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겠죠. 이서림은 주왈도령을 보고 따라가려다가 최대감과 무연의 이야기를 들었을 거라는 겁니다. 

 

최대감이 홍련에게 했던 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아랑이 죽은 이부사의 딸 이서림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며 무병 완치부적을 받은 날이었지요. 주왈에게 정혼자가 있었다는 것을 알테고, 그 이부사의 딸이 실종되었다는 것까지는 부인도 알고 있을 거라며 말을 꺼냈죠. "부인은 모르겠지만 내 통인과 정분이 나 야반도주를 했다 덮었었소. 부인은 거기까진 모르겠지만...". 

그리고 덧붙였지요. "이것도 기억나시오? 3년전 윤달 보름, 어둠이 만월을 삼킨 달이라 하셨지. 그 산에서, 그 폐가에서 잘못된 아이, 그 아이가 주왈의 정혼자이자 아랑이란 계집이오. 얼마전에 시신도 발견됐었지". 최대감의 말을 상기하면 그 날 그 자리에 최대감도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결국 이서림을 못속에 넣어 죽여버린 것은 최대감의 소행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그 때문에 이서림의 실종으로 밀양 전체가 수색에 나서자, 시신을 더이상 찾지 못하게 야반도주했다는 소문을 냈었던 것이고요.  

 

종합해보면 서씨부인과 주왈은 이서림을 죽인 진범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서림을 죽음으로 이끈 자의 죽음만이 종을 울릴 수 있다고 했지요. 서씨부인이나 주왈 두 사람이 죽어도 진실의 종은 울리지 않을 거라는 것이죠. 최대감과 무연이 진범이니 말이죠. 아랑의 기억은 서씨부인의 칼에 찔린 것까지가 다겠지요. 이후는 정신을 잃었으니 다음 상황은 모를 가능성이 크고 말이죠. 진실은 최주왈의 기억에서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서림의 마지막 죽음을 목도한 이가 주왈이었을테니 말이죠. 봉인된 주왈의 기억이 이서림 죽음의 비밀 열쇠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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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4 15:28




"은오야, 너야?", 어머니의 영을 본 은오는 혼란에 빠집니다. 어머니를 요물로 봐야하는지, 어머니로 봐야 하는지 멘붕상태가 된 것이죠. 너의 어머니가 아니라며 칼을 빼든 저승사자 무영을 필사적으로 막는 은오였지요.

아랑을 천상으로 보내주겠다는 약속, 이서림의 죽음의 비밀 끝에 어머니가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지 모르는 은오입니다. 요괴에게 영과 육신이 점령당했다고 해도, 몸안에 어머니의 영이 함께 있으니 은오가 홍련을 찌른다면 패륜이 될텐데, 옥황상제도 참으로 잔인하군요. 옥황상제가 마지막 한 수를 준비한 듯해서 미워하지는 않고 있지만요.  

무연을 멸하려는 무영의 칼을 막는 은오, 저승사자 무영과 은오가 한동안 맞붙어 싸우게 되지요. 그 틈을 타 홍련은 악귀들을 불러 둘을 공격하지만, 옥황상제의 신물을 당할 수는 없었지요. 결심이 선 무영이 홍련의 심장에 칼을 겨눴지만, 심장을 뚫지 못하고 맙니다. 나중에서야 염라를 통해 이유를 알았습니다. 저승사자는 산 사람을 죽일 수 없다는 간단한 사실을 무영도, 시청자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네요.

옥황상제가 무영의 의지를 시험하기 위함인 것을 알았지만, 여튼 무영은 지난 번의 실패로 자신의 존재이유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했습니다. 무연을 멸하기 위한 존재라는 것을 말이죠. 옥황상제가 저승사자의 사람(?)임에도 가까이 두고 믿었던 이유가 있었던 것이죠.  

무영과 은오는 정확하게 말하면 400년 전의 옥황상제의 실수 처리반인 셈입니다. 저승과 이승의 병기들이죠. 무연의 영을 멸해야 하는 무연, 어머니의 몸을 죽여야 하는 은오이니, 둘은 미우나 고우나 홍련을 함께 처치해야 하는 관계입니다. 그러니 좀 친하게 지내봐요. 상의도 좀 하면서 서로 알고 있는 정보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말이야!  

 

홍련을 산속 폐가로 피신시킨 주왈, 최대감이 홍련을 버릴 것이라는 것을 알아챕니다. 별채와 지하동굴까지 불태워 없애버리라고 한 최대감이니 홍련과는 바이바이했습니다. 무연이 인간들이란 배은망덕하다고 욕을 바가지로 하던데, 무연의 입장에서는 그럴만 했겠죠. 여태까지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게 해줬더니, 무병을 없애는 부적을 받아 태워 마시고는, '이제 필요없으니 가시오' 하는 것과 진배없었으니 말입니다.

최대감이 홍련의 손아귀에서는 벗어난 듯 보이지만, 기다리시라! 은오사또가 그간의 죄악을 응징하러 갈터이니...   

 

우선 최대감의 집사 거덜부터 거덜을 내는 것 같더군요침모의 사체와 함께 나올 호패가 살인자에 대한 결정적 단서가 되겠지요. 배후가 최대감이라는 증거들이 나와야 하는데, 아직 최대감을 옭아매기는 증거가 부족하고아버지 김응부 대감에게 피발을 띄웠으니 어머니 서씨부인과 최대감의 악연도 곧 밝혀지겠네요.

주왈에게 밥상을 주며 안쓰럽게 바라볼때부터 무슨 사연이 있겠다 싶었는데, 김서방이 어린 주왈이 자기같아서 측은하게 여겨왔던 것이더라고요. 골비단지로 놀림을 받았던 자기모습과 같아서 말이죠. 주왈이 윤달 보름마다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것까지도 알고 있었던 김서방, 이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고 해야 할 지 나쁜 놈이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더군요. 죄없는 처녀들을 죽이고 다니는 것을 묵과한 것은 나쁜 일인데, 주왈에 대한 측은지심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솔직히 혼란스러워서 말이죠.

중요한 것은 김서방의 마음이 주왈을 사람으로 만드는 계기 또한 될 거라는 것이죠. 아랑에 대한 연정이 주왈을 사람으로 만들어 가고 있듯이 말입니다.   

사람이라면 응당 가져야 하는 측은지심을 주왈은 배우지 못했습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전을 나눠주는 아랑과,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아이는 지켜야 겠다고 생각했다는 김서방의 측은지심을 말이지요. 그저 주린 배를 채우면 다라고 생각해 홍련의 혼사냥꾼이 되어버렸던 주왈이었지요.

 

주왈이 아랑에게 어떤 순간에도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일은 안할거라고 약조해 달라고 하지요. 아랑이 마음을 내어주지 못하겠다고 주왈의 고백을 거절했음에도 말이죠. 

한 번 스친 정인을 위해 밤새 빼곡히 연서를 써내려간 이서림, 아랑이 건네준 월하일기를 읽으며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었지요. 이서림을 자신이 죽였다는 홍련의 말에 눈물을 흘리는 주왈, 이 무슨 가혹한 운명의 장난인지 말입니다. 주왈도 안됐고, 죽은 이서림도 가엾고 마음이 짠하네요. 

주왈을 위해서는 반전이 준비되지 않았을까 하는 작은 희망도 가져봅니다. 그가 저지른 살인은 용서받기 힘든 죄악이지만, 주왈도 사람답게 사는 모습을 보고싶어서 말이죠. 그 날 폐가에서 이서림을 죽인 사람은 주왈이 아닌 최대감으로 밝혀지는 반전같은 것 말이죠.

 

홍련에게 가는 서씨부인을 막으려 비녀를 뺐던 것을 기억해낸 아랑, 아랑의 기억 장면을 보면 분명 다리 주변에 다른 누군가가 있었던 듯 싶더군요. 무턱대고 서씨부인에게 가지말라고 비녀를 뺀 것은 아니었을테니 말이죠.

추측을 해보자면 그날 이서림은 서씨부인을 데리고 가는 주왈을 보고 따라가려다 사람들(최대감과 홍련) 소리에 발을 멈춥니다. 최대감과 당시는 서씨부인의 모습이 아닌 다른 여인의 모습을 한 여인의 대화를 들었겠지요. 둘의 대화를 이서림이 듣고 서씨부인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된 이서림은 서씨부인이 폐가로 가는 것을 막으려고 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를 본 최대감이나 주왈이 이서림을 잡았고, 굴러온 밥을 홍련이 취하려고 했겠지요. 하지만 홍련은 이서림의 혼을 취하지 못합니다. 이서림이 죽기전에 손에 쥐고 있었던 비녀때문입니다. 옥황상제가 준 하늘의 물건이었으니 무연의 요기도 통할 수없었던 것이죠.

은오와 아랑이 만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런 인연때문인 것이고요. 이서림은 서씨부인을 구하고자 했지만, 비녀를 빼는 바람에 서씨부인의 몸이 무연에게 점령당했던 것이죠. 만약 이서림이 비녀를 빼지 않았더라면 옥황상제의 힘이 막아줬을 텐데 말이죠. 

 

이서림도 억울한 죽음이었죠. 이서림은 서씨부인때문에 죽었으니 말이죠. 주왈이 서씨부인을 데리고 가는 것을 보지 않았더라면 따라가지 않았을 것이니까요. 그런데 죽은 이서림의 영혼은 서씨부인이 구합니다. 비녀가 없었다면 아랑은 혼을 먹혔을 것이니 말이죠.

서씨부인과 아랑은 서로를 죽게했으면서도 서로를 살리기도 했던 것이죠. 은오어머니가 무연에게 몸을 내어줄 정도로 자기를 포기한 이유도 어쩌면 비녀가 없어져서 였을지도 모르고 말이죠. 이것을 인연이라 해야 할지 악연이라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랑과 은오가 만난 것이 우연은 아니었던 것이죠. 옥황상제의 계획이어도 좋고, 운명적인 만남이어도 좋고 그 무엇이든 만날 인연은 반드시 만난다는 것. 

   

 

누구보다 은오가 멘붕상태인데요, 어머니가 요물이라니 믿고 싶지 않은 은오의 괴로움이 어느 때보다 컸던 시간이었습니다. 자신에게 칼을 겨누는 어머니와 악귀들을 부리는 모습을 보고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지요. 잠시 아랑의 어깨에 기대어 믿고 싶지 않았던 일들을 잊고 싶어합니다.

은오는 무당 방울이를 찾아가 물어보지요. "결계를 칠 정도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 몸에 들어갈 수도 있나? 그럼 원래 몸주인의 영은 어떻게 되나? 죽은 거야?".

"죽지는 않지만 이런 경우는 원래 몸주인의 영이 있어야 그 몸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근데 몸이 영안에 갇혀있으면 죽은거나 진배없답니다. 이런 경우 살아도 산 게, 죽어도 죽은 게 아닌 존재라 할 수 있죠. 참으로 불쌍합니다". 

어머니를 구하고 싶은 마음에 간절하게 묻지요. "그 영을 구해서 몸을 되찾을 방법은 없냐?"고 말이죠. 방울이 9대 할머니도 본 적은 있지만, 방법이 없다고 한 것같다고 은오를 낙담하게 만듭니다.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서는 최대감과 어머니에 얽힌 사연부터 알아야겠다고 최대감 비리조사에 들어간 은오, 아마 은오의 아버지가 그 사연을 말해줄 듯 싶더군요. 평생을 아들과 남편도 나몰라라 하고 원수에 대한 복수와 원한에 사로잡혀 살았던 어머니, 친정가문이 한날에 몰살을 당하고 노비가 되어야 했던 사연을 들으면, 은오도 기절초풍을 하게 되겠죠. 최대감에 대한 분노 또한 어머니 서씨부인 못지않게 크겠지요. 아주 작살을 내줘라 은오사또!  

 

은오가 어머니와 최대감과의 사연에 대해 궁금해 하기 시작했는데요, 최대감의 악행을 낱낱히 밝히는 것은 산사람과 죽은 사람을 위한 옥황상제의 안배였습니다. 최대감의 악행은 산사람과 밀양땅의 원귀들의 원한까지도 풀어주는 일이 될 것이니 말이죠.

 

옥황상제가 은오에게 귀신보는 능력을 준 것도 이 때문이겠죠. 귀신은 스스로가 원한을 풀지 못하잖아요. 살아있는 사람이 그 원한을 풀어줘야 하는 것이죠.  막말로 최대감이 벼락을 맞아 비명횡사를 해버린다고, 최대감에게 당한 원귀들이나 은오어머니의 원한이 풀리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 억울한 사연들을 밝혀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돌려줄 것은 돌려줘야 원한을 풀어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승으로 오는 온갖 사연들을 가진 인간들을 보며 옥황상제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잠시 상상을 했답니다. 아랑이나 은오어머니와 같은 사연들을 덜 듣고 싶어했을 것 같더군요. 누구보다 중생을 가여이 여기는 옥황상제이니 말입니다. 직접 내려와 인간세상을 다스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소중한 인연의 씨앗으로 남겨둔 은오에게 그 일을 대신하게 하려는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은오를 사또로 만든 옥황상제의 뜻이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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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8 09:01




은오어머니 서씨부인이 살아있을 것이라는 암시는 은오를 통해서도 알고 있었던 일이었지요. 어머니가 죽었다면 혼령이라도 은오에게 인사를 하고 갔을텐데 오지않았다는 말을 했었지요. 혼을 봉인해 둔 항아리들때문에 혹시 은오어머니의 혼을 봉인해 둔 것은 아닌가 의심도 했었지만, 무연은 서씨부인의 영을 눌러두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부채를 준 사부가 옥황상제라는 무영의 말에 놀란 마음을 추스릴 틈도 없이, 은오는 살아있는 어머니를 보고 경악했지요. 어머니라는 말에 홍련도 자신이 점령하고 있는 몸이 은오의 어머니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될 듯하더군요.

 

무영이 자신을 멸하지 못했듯이, 은오도 혈연인 어머니의 몸을 멸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을 할 무연이 어떤 일을 꾸미게 될 것인지는 자명해졌지요. 어머니대신 불사의 몸 아랑을 데리고 오라는 거래를 하게 되겠죠. 아랑에게 마음 가는 대로 사랑하겠다고 고백한 은오이기에 어머니와 아랑을 두고 갈등은 커져만 갈 듯합니다. 은오의 어머니를 죽이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을 홍련이기에 말입니다.

이서림의 죽음에 대한 비밀도 조금 힌트가 나왔는데, 잘못된 아이라는 것이 영 깨림칙하더군요. 아랑이 제물로 바쳐졌었는지, 우연한 사고로 죽음을 당했는지, 아니면 그날 현장에 함께 있었던 은오어머니가 관계되어 있는 일인지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분명한 것은 은오의 사부 옥황상제가 준 모심잠이 아랑의 영을 지켜냈으리라는 것입니다. 이서림이 서씨부인에게서 비녀를 빼버려서 무연에게 몸과 영이 점령당했다는 것도 유추할 수 있을 듯하고 말이죠. 은오의 돌팔이 사부로 깜짝 출연한 정보석씨 반가웠어요^^

옥황상제는 은오에게 뜻모를 이야기들을 많이 풀어놓고 가셨는데 천상에 있을때나 지상에 내려와서나, 혼자만 알아듣는 말을 하는 것은 여전하더군요. 옥황상제 뜬구름잡는 이야기에 슬슬 조급증이 나려는 중입니다. 가여운 중생들이 옥황상제의 심오한 뜻을 얼마나 잘 헤아리겠습니까? 좀 쉽게 말해주세요!

 

제대로 살고 싶어! 아랑이라면 다르게 살아볼 수도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마음을 내어줄 수 있겠느냐고 고백하는 주왈, 안들은 것으로 하겠다고 거절하는 아랑을 바라보는 주왈의 눈이 서글프더군요. 홍련에게도 내쳐지는 듯해서 오갈데없는 신세가 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이죠. 홍련이 아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다고 더는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니, 주왈에게도 변화가 생길 듯 합니다. 

이판사판 이렇게 된 것 관아로 출근해버려! 이런 마음도 들고, 주왈이 이서림의 죽음과는 관계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자꾸 생기는 것을 보니, 주왈에게 단단히 정이 들었나 봅니다. 은오보다 더 아련아련 연민이 가는 인물이라, 주왈과 은오가 편 먹고 홍련과 싸웠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혼자서는 해본답니다. 아랑을 사이에 두고 옥신각신 질투하는 것도 재미있을 듯도 싶고 말이죠.

주왈만 보면 버럭 사또로 급격한 성격변화를 일으키는 은오때문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오. 작가가 멜로부분은 취약한가 봅니다. 은오의 버럭--->구차스러울 정도로 절절한 고백--->포기 혹은 기분에 따라 반항모드로 급변해서, 아랑과의 멜로는 환영이지만 분위기가 달달 애절하지는 않더이다. 대사를 분위기있게 써주는 것도 아니고, 은오 고백대사만 들으면 손발이 오그라들어요;;

이서림이 긴긴 밤을 빼곡히 연시를 적어내려갈 만큼 짝사랑했던 주왈도령이지만, 아랑은 주왈도령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하지요. 이서림은 이서림이고 아랑은 아랑이라는 말처럼, 아랑은 이미 은오에게 마음을 내주었기 때문에 말이지요. 안된다고 거부하면서도 아랑도 은오가 좋은 것을 어찌하지 못하지요. 은오가 그러했듯이, 아랑도 은오와 되도록이면 마주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하는 듯한데, 글쎄 은오말처럼 그게 될까 싶네요. 금세 보고싶어 달려가 버릴 것이라는 것을 은오도 아랑도 알고 있겠지요. 악귀들의 침입에 아랑을 지키다가 잠들기는 했지만, 그렇게 한데서 잠들면 잘못하면 입돌아가요, 은오사또! 참 소중한 허리는 무사허고?

 

"솔직한 마음이 아니라는 것 알면서도 이해하는 척, 멋있는 척 안할거다. 안고 싶으면 안을 거고, 잡고 싶으면 잡을 거야. 보고 싶으면 보고,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다 할거다". 백허그하는 은오때문에 덜컹! 아랑이야 더 덜컹거렸겠지만, 마음을 다잡고 은오의 팔을 빼는 아랑이었지요.

아랑의 심란한 마음에 답을 내려준 인물은 방울이었습니다. 우리 귀여운 무당은 신기는 없지만, 사람 마음은 누구보다 잘 헤아리더라고요. 무당이 앞날을 보는 능력도 있다지만, 무당을 찾는 사람의 심리는 듣고 싶은 말을 듣기 위해서라고도 하더군요.

"남은 시간이 아깝지도 않소? 하루하루 가는게 애절하지도 않아? 아씨만 가고 나리만 남는게 아녀요. 누구든 남겨지게 돼있고, 누구든 가게 돼있어요. 떠나는게 무서워서 아무 것도 못하면 어떡해. 가더라도 나리한테 원은 남지않게 해줘야지. 혼자 저승가서 무슨 힘으로 살거야? 떠나면 미워지게 슬퍼 못견딜 것같은 그 슬픔으로도 사는게 사람이야. 그게 사랑이고 기억이 되고 추억이 되는 거거든". 한 백년은 산 것같은 방울이, 신기는 없어도 인생상담은 최고네요!

참 방울이 얘기가 나왔으니, 아무래도 방울이도 이 일에 운명적으로 관련된 인연인 듯 보이더군요. 방울이 집안에서 가장 신기가 넘쳤다는 9대 할머니가 어느날 홀연히 사라졌다는 것을 보면 말이죠. 지하동굴에서 가져온 항아리의 봉인부적을 방울이 9대 할머니 책에서 찾은 것을 보면, 무연이 방울의 9대 할머니 몸도 빌어산 것같기도 합니다. 무연이 부적을 쓸 줄 아는 것도 그때문이고 말이죠.

인연이 우연이라는 것은 없다고 하죠. 한 번 스친 인연도 거슬러가면 다 만날 인연이었기에 만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방울이 은오와 아랑을 돕게 된 일도, 아랑의 목소리만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악연이 되었든 인연이 되었든, '연'때문인 듯하고 말입니다.

 

은오도 무영을 통해 사부가 옥황상제였음을 알게 되었는데요, 자세하게 물어볼 경황도 없이 어머니를 만나는 것으로 끝났지만, 옥황상제가 은오에게 남긴 말들은 심오한 의미를 주더군요. "세상 어디에도 쓸모없는 인생은 없고, 가치없는 죽음도 없다". 옥황상제와 무연의 생각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무연(홍련)은 주왈과 최대감을 이용하면서도 쓸모없는 영감, 쓸모없는 놈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죠. 죽음 역시 마찬가지였지요. 자신의 생을 연명하기 위해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은 안중에도 없는 살아있는 악귀죠.

아랑도 악귀들이 자신의 몸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잠깐 딴 생각을 하기도 했네요. 불사의 몸을 취하기 위해 악귀들끼리 싸움이 붙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더라고요. 홍련이 원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악귀들이기에 말입니다.

악귀들이 왜 아랑의 몸을 원하는지는 무단 출장서비스 나온 무영이 잘 설명해줬죠. "사람에겐 소용없지만 영적인 존재가 그 아이의 몸을 얻게 되면 영생을 얻게 된다. 그러니 아랑을 잘 지켜라". 무영은 무단으로 출장 나온김에 은오와 힘을 합쳐 악귀들을 멸하기도 했지요. 아무래도 옥황상제의 말을 거역하기로 결심했나 봅니다. 옥황상제가 손떼라고 했는데 아랑의 부름에 당장 달려온 것을 보면, 은근 책임감 강한 저승사자입니다. 저승사자랑 방울이, 이 캐릭터들이 요즘 가장 쓸만한 캐릭터로 부상!

아랑의 몸이 세상의 질서를 파괴할 수도 있는 미끼라는 것을 알게 된 무영이 옥황상제에게 따져 물었지요. 어차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옥황상제의 한 수가, 무너진 이승과 저승의 질서를 바로잡을지 모르겠지만, 무영도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은오를 도와 악귀들을 멸하고 무연과 다시 마주하고 섰지요.

무영이 무연과의 연을 진짜로 끊을 준비가 된 듯한데, 아무래도 은오때문에 또 실패를 하게 될 듯하더라고요. 무영이 어머니의 형상을 한 홍련을 죽이는 것을 은오가 그냥 보지않을 것 같아서 말이죠. 사건의 진실이 단순히 이서림의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때까지는 말이죠. 설령 은오가 모든 비밀을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막강한 무연을 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부채보다 비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같은 예감입니다.

 

옥황상제가 은오에게 선물이라고 준 비녀 모심잠(母心簪), 무연을 밀어내려는 서씨부인의 영을 통해서 짐작되는 것은 무연의 결정적인 약점이 서씨부인의 영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복수심에 아들도 눈에 보이지 않았던 어머니 서씨부인이었지만, 세상에서 가장 질기고 강한 것이 모정이지요. 옥황상제의 마지막 말도 의미심장한 답이 되는 듯하고 말이죠."이 비녀로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비녀로 무연에게 점령당해 있는 어머니를 구한다는 말뜻은 아니었을까 싶네요. 

무영에게 준 칼보다, 은오에게 준 부채보다 강한 힘이 어머니의 마음이라는 것을, 인간의 마음을 오래동안 연구해 온 옥황상제이기에 알고 있었겠지요. 은오에게 비녀를 준 이유는 은오가 오래동안 바라왔던 어머니의 마음을 얻음과 동시에, 옥황상제 나름대로는 은오를 살려준 목숨의 댓가이기도 했습니다. 세상에 공짜란 없는 법! 

은오의 목숨은 은오가 빚졌다기 보다는 은오 어머니의 빚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옥황상제가 어머니에게 비녀를 주라고 한 것은 이 일을 대비한 것이었던 게지요.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 모정으로 무연에게 대항하라는 뜻이었던 셈이죠. 옥황상제가 인간이기에 믿는 이유도 피로 맺어진 모정을 믿은 것이고 말이죠. 

 

악귀에게 점령당한 어머니라도 살아있는 것이 나을지, 어머니를 편하게 보내줘야 하는 것이 나을지 은오라면 답을 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악귀에게 구속되어 있는 어머니를 풀어주기 위해서는 베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어머니가 죽게 되고, 옥황상제가 말했던 가장 절박한 때라는 것이 지금을 말하나 봅니다. "모든 질문의 시작은 너로부터 온다", 옥황상제의 말뜻을 은오는 깨닫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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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7 12:03




개똥밭을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을 하지요. 천상선녀가 무슨 연유로 인간이 되고 싶어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인간이 되고 싶어한 선녀 무연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희노애락, 생노병사를 겪으면서도 지지고 볶고 사랑하고 사는 인간세상이 천상세상보다 나아보였나 보다고...

무연(홍련)이 인간이 되면서 영생불멸의 욕망을 가지게 된 것도, 천상보다는 인간세상에서 사는 것이 좋았기 때문인가 싶기도 하고 말이죠. 

원하는 것은 모두 가질 수 있다면 그런 꿈을 꾸는 것도 당연하겠죠. 죽지 못해 산다고 하면서도 아프면 병원가고 약먹고, 하루라도 오래 살고자 하는 것이 인간이니 말입니다.

 

최종병기 은오는 어머니를 죽일 수 있을까?

 

그럼에도 이 인간의 욕망은 거스를 수 없는 자연법칙처럼 허락되지 않습니다. 옥황상제라 할지라도 말이죠. 드라마를 보면서 처음으로 궁금해지더라고요. 옥황상제나 염라에게도 주어진 시간이 있는 것인가? 옥황상제의 딸인 선녀가 지상의 인간과 사랑에 빠져 내려왔다는 동화는 누구나 한 번쯤은 접했을 겁니다. 아랑사또전의 옥황상제는 자식을 둔 것같지는 않지만, 옥황상제나 염라대왕에게도 생로병사의 자연법칙이 있는 듯 보이더군요. 염라가 조로증을 앓고 있다는 말도 하는 것을 보면, 시간이 인간과는 다르겠지만 그들에게도 운명은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저만이 그 아이의 존재를 없앨 수 있다 하셨습니다. 이유가 뭡니까?". 무영의 질문에 옥황상제는 단호한 표정으로 말합니다. "혈육이라 그렇다. 혈육의 연을 끊을 정도의 강한 의지만이 그 애를 멸할 수 있어". 잔인할 정도로 무서운 옥황상제입니다.  

무영은 무연을 멸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혈연의 연을 결국 끊어내지 못하고 실패하고 돌아왔지요. 옥황상제는 무영이 무연을 멸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시험삼아 내려보는 듯 보이더군요. 고뇌와 고통, 번뇌와 갈등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옥황상제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리더군요. "난 그게 진짜 확신을 얻게 해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거든. 바닥을 치고 나야 보는 것들이 꽤 많아".

그런 감정은 인간에게나 해당하는 것이라고, 저승사자로서 상제의 명을 받겠다고 내려간 무영은 번뇌와 갈등을 끊어내지 못합니다. 다시 하겠다고 기회를 청하지만, 옥황상제는 허락하지 않았지요. 옥황상제의 의중을 읽기란 쉽지 않지만, 무영에게 시간을 주는 듯도 보이더군요. 바닥을 치고 나서 보는 것들을 위해서 말이죠.

 

그런데 옥황상제가 은오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더 의아했습니다. 무영을 대신해 예비된 자 은오, 저승사자 무영도 실패한 일을 사람인 은오가 할 수 있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최종 순간 은오가 극도의 갈등을 겪게 하기 위해 은오를 엄마찾아 삼만리 모모동자로 설정했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말이죠.  

 

피는 물보다 진하다, 인륜이자 천륜인 혈연을 끊어내라는 옥황상제의 말은 그래서 더 가혹하기만 합니다. 목숨을 빚진 댓가치고는 은오가 겪어야 할 고뇌와 갈등이 혹독하네요. 홍련이 은오어머니의 몸만 빈 요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은오가 어머니를 죽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어머니의 의지로 무고한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고, 단지 그 안에 있는 요괴짓이라는 것을 알면, 더더구나 은오의 갈등은 심해질 듯합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스토리는(설마 스포가 되는 것은 아니겠죠?) 이렇습니다. 전 아랑이 희생을 자처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답니다(희생을 자처한 아랑을 위해서는 따로 생각해 둔 결말은 다음에 정리할게요). 은오어머니가 처치해야 할 요괴임을 아랑과 은오가 알게 된다면, 은오야 당연히 어머니이니 망설이겠죠.  

 

아랑도 은오가 얼마나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단둘이 살고 싶어하는지를 알고 있지요. 귀신을 볼 줄 안다는 이유로 아랑의 사연을 듣고 돕기를 자처해주고, 사랑해주기 까지 한 은오였습니다. 이서림은 생전에 짝사랑만 했는데 말이죠. 아랑은 은오를 위해 뭔가를 해주고 떠나고 싶어할 겁니다. 아랑이 착한 귀신이잖아요.

그리고 홍련이 원하는 것이 이서림의 몸이라는 것을 아랑이 알게 된다면, 홍련과 거래를 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서씨부인의 몸은 산채로 돌려주고 자신의 몸으로 들어오라고 말이죠. 아랑의 입장에서는 밑져봐야 본전이거든요. 어차피 달도 하나밖에(보름달 한 개는 어영부영 또 날아갔을테고) 남지않았고,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아랑이니 말입니다. 은오 역시 이 비밀을 알고 있으니, 은오에게 자신을 찔러달라고 할 거라는 거죠.

 

다른 하나는 은오어머니의 비녀 모심잠의 효력입니다. 비녀는 옥황상제의 물건이라고 했으니 분명 신령스런 힘이 있으리라 생각되더라고요. 비녀를 본 홍련(서씨부인)이 심적동요를 일으키면서 홍련이 눌러놓은 서씨부인의 마음이 홍련의 욕망보다 더 큰 힘을 내게 하는 것이죠.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이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하지요. 아들 은오를 지키기 위해 서씨부인이 스스로를 찌르게 되지 않을까 이런 추측을 하고 있답니다.  

옥황상제도 다 알지 못하는 인간의 마음이 이런 것은 아닐까 싶네요. 스스로 제물이 되기를 마다않는 은오에 대한 아랑의 사랑, 귀신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돌아갈 것임을 알면서도, 아랑을 사랑하는 은오의 운명보다 더 지독한 사랑 등 사랑의 여러가지 모습말입니다. 어린 은오를 나몰라라 했지만, 아들의 앞길을 막고 서얼 얼자 출신이라고 천대를 받게 한 최대감에 대한 복수심도, 어머니의 사랑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눈물 핑글돌게 한 은오의 고민

 

"난 너를 좋아할거다"라며 아랑에게 사랑을 고백한 은오는 또 거절을 당했지요. 마지막으로 묻는데도 아랑은 은오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돌아가게 될 것임을 알기에, 결국 은오에게 깊은 상처만 남길 것임을 알기에, 거절하고 돌아선 아랑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밤새 뜰을 서성이며 고민하던 은오도 마음을 정리하려 하지요. 천상으로 보내주겠다는 것만 생각하겠다고 말이죠. 아침 일찍 아랑의 처소로 향한 은오에게 아랑의 헌 짚신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자에 나가 꽃신을 사와 신겨주는 은오, "마음 편하게 가져. 복색의 완성은 꽃신이라는 말이 있다. 이렇게 갖춰놔야 나중에 천상에 갈 때 이쁘게 가지", 아랑에게 꽃신을 신겨주는 은오의 손이 왜그렇게도 슬프게 보이든지... 

그러나 그 결심도 한 순간에 박살이 났지요. 마음편하게 천상에 보내주겠다고 아랑에 대한 연심을 애써 누르고 있던 은오가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최대감집 수상한 별채의 지하동굴에 다녀온 은오가 주왈과 손을 잡고 있는 아랑을 봐버린 것이죠. 아랑의 손을 꼭 잡고 홍련으로부터 아랑을 보호하는 주왈의 마음이 측은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요즘 주왈도령도 좋아져서 제 마음이 심히 혼란스럽답니다. 주왈이 밥상을 엎어버리면서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기도 하는 듯 한데, 사랑이 오히려 방해를 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도 됩니다. 아랑을 두고 은오와 대립해야 하는 것이 안됐고 말이죠. 아랑을 둘로 나눌 수도 없고 큰일입니다.  

은오와 홍련의 만남은 또 어긋나기는 했지만, 홍련이 아랑을 보고도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이상하더군요. 3년전 이서림을 산속 폐가에서 보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물론 뒤늦게 기억할 수도 있겠지만요. 최대감처럼 말이죠.

아랑을 마음 편히 보내주려고 마음을 누르려던 은오는 주왈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는 아랑을 일부러 멀리 하지요. 방울이한테 단지도 혼자 들고 가버리고 말이죠. 하루종일 코빼기도 안비치고, 눈도 마주치니 않은 은오가 서운한 아랑입니다.

 

최대감집에 왜 귀신이 없는지 혼자라도 가보려는 아랑을 은오가 막지요. 은오가 다녀오겠다고 말이죠. 함께 다니지 않으려는 은오에게 서운한 아랑, 왜 피하느냐고 물어보지요. 결국 은오가 터뜨리고 말더군요. 딴에는 아랑을 펀하게 보내주겠다고 아랑에 대한 마음을 꾹꾹 누르고 있는데, 막상 주왈과 함께 있는 아랑을 보자 속이 뒤집혔다고 말이죠.  

"네가 그 자를 보고 있더라고. 그걸 보니까 눌러왔던 내 마음이 요동을 치더라. 그래서 그 날밤이 후회가 됐어. 안된다고 해도 우길걸... 나랑 같은 마음이 아니라고 해도 쉽게 믿어주지 말걸... 그게 네 솔직한 마음이라고 해도 무시할 걸... 근데 그러면 안되는 거잖아, 네 마음 편하게 천상에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지금와서 모냥빠지게 어떻게 뒤집어!!!".

마음편하게 천상은 보내주기로 했는데 막상 주왈과 함께 있는 것을 보니 눈이 뒤집히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은오입니다. 그래서 덜 마주치면 좀 나아질까 피해보기도 했지만, 아랑을 향하는 마음을 접을 수 없는 은오였지요.

 

은오가 눈이 충혈되어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고 곧 울음을 터뜨릴 듯 답답해 하는데, 제마음이 울컥해져서 눈물이 핑글돌더라고요. 이 모든 것이 천상선녀 무연과 옥황상제의 탓인 것만 같고, 천상세계 일을 왜 인간들 세상에 까지 끌고 와서 이러냐고 제가 옥황상제에게 욕을 좀 했더랍니다;;. 그러니 은오사또 마음 가라앉혀요, 토닥토닥!!

 

바보스러웠던 은오와 아랑의 힘자랑

 

골묘에서 나온 부적이 최대감집에 쳐진 결계부적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은오, 월담을 해서 홍련의 지하동굴에서 비밀스런 단지를 들고 나왔는데요, 은오사또가 이해안되는 행동을 해서 심각한 상황인데도 어이없어 보이더군요. 단지에 겹겹이 결계부적이 둘려있었는데 부적을 뗄 생각은 하지도 않고, 단지뚜껑을 열려고 용을 쓰는 것이 우스워서 말이죠.  

방울이가 찾아낸 결계부적과 같은 문양이 있는 검은 띠가 둘러져 있었는데 말입니다. 하늘을 가리는 부적, 무엇인가를 감추기 위한 봉인용 부적이라는 것을 눈치채고도 남았을텐데, 뭐가 나올지도 모르고 겁없이 열려고 하는지 은오사또답지 않았고 말입니다.

하다못해 가는 썩은 짚끈으로 싸맨 것이라고 해도 그것부터 풀고 여는 것이 순서일텐데, 리얼리티를 살리지 못한 이해할 수 없는 힘자랑이었습니다. 관아로 가지고 와서 아랑도 같은 행동을 취하더군요. 멍청함도 전염이 되는 것인지... 물론 뚜껑이 열리면 안된다는 것은 알지만 말이죠.

 

같은 운명을 가진 은오와 주왈, 그 비극이 짠하다

 

단지를 들고 나온 은오때문에 홍련이 은오와 마주하는 날이 앞당겨질 듯한데, 전 홍련과 은오의 만남보다는 아랑을 사이에 둔 두 남자의 애절한 사랑이 더 가슴아프네요. 은오와 주왈이 알고보니 같은 상처를 가졌더라고요. 어머니에 대한 상처였지요.  

어린 은오는 늘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해 왔지요. 서출얼자라는 놀림을 어머니가 다독여주길 바랐지만, 어머니는 원수에 대한 복수심밖에는 없었지요. 그런 어머니가 가여워서 미워하지 못했던 은오였습니다. 어머니가 떠난 것이 자기때문이라는 자책감도 크고요.

골비단지로 놀림을 받으며 쇠죽을 훔쳐먹으며 목숨을 연명하던 주왈에게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가지고 싶은 사람이었습니다. 죽을 정도로 배가 고프면서도 어린 주왈이 가장 부러웠던 것은, 해가 지면 '아무개야 밥먹어라' 불러주는 어머니가 있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있는 곳이 따뜻한 집이며, 따뜻한 밥상을 뜻했으니까요.  

홍련은 그런 주왈을 유혹해 따뜻한 밥과 집을 약속해 줬습니다. 어머니가 돼주겠다고도 했지요. 아랑을 데려오면 어머니라고 부르게 해주겠다며 주왈의 아픔을 이용하기도 했지요. 그런 주왈이 밥상을 엎으면서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홍련에게 처녀영을 바치면서 받아왔던 밥상과 집은, 주왈이 그토록 원하던 그런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말이죠. 사랑이 없는 밥상과 집은 쇠죽보다 역겨운 것이었습니다. 그걸 일깨워 준 이가 아랑낭자였습니다.  

 

그러고 보면 은오와 주왈은 같은 운명을 가진 듯해서 그들에게 닥칠 비극이 짠합니다. 은오는 어머니의 모습을 하고 있는 홍련을 죽여야 하고, 주왈은 아랑을 위해서 처음으로 어머니라고 부를 수 존재가 될 수도 있었던 형상을 한 홍련을 배신해야 하니 말입니다. 저승으로 돌아가야 하는 귀신 아랑을 연모하는 마음까지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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