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립'에 해당되는 글 19건
- 2012.09.25 '신의' 고려역사를 바꾼 노국공주의 특별한 술상 (7)
- 2012.09.18 '신의' 이민호, 공민왕을 위한 마지막 당부에 빵터져 (5)
- 2012.08.28 '신의' 요물 김희선, 빵터진 죽음의 주문에 멘붕된 기철 (9)
- 2012.08.22 '신의' 삼천포로 빠지는 판타지, 김희선의 원맨쇼가 아깝다 (6)
- 2012.08.21 '신의' 허공에서 만난 눈빛, 두 남자 두 여자의 고백 (2)
지난 밤에 큰 일이 있었지요. 국경을 초월한 세기의 로맨스에 불이 활활 타올랐던 밤이었답니다. 공노커플이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면서 고려역사의 새 장을 열었지요. 공노커플의 진도에 비하면 임자커플은 이제 겨우 모닥불 수준이지만, 은수를 바라보는 최영의 숨길수 없는 감정과 눈빛만큼은 화력발전소를 하나 지어도 남을만큼 화력이 셉니다.
살수들을 처리하고 궁으로 돌아온 최영, 유은수에게로 마음이 향합니다. 일과가 끝나면 함께 보자는 약속장소로 가보지만 은수는 보이지 않지요. 고단함에 주저앉은 최영, 그래도 이 궁 어딘가에 그 분이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은수는 새로운 사업을(?) 하느라 바빠서 그곳에는 없었지만, 자신에게서 피냄새를 맡아보는 최영이 짠하면서도,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사랑을 엿보게 했습니다.
무사히 돌아온 최영을 보자 화색이 도는 은수, 최영의 다친 팔 치료부터 해주지요. 하늘나라 물건들이 거의 떨어졌다는 말이 최영을 착잡하게 합니다. '돌아가야 할 사람...'. 은수를 돌려보내주겠다는 언약과 은수와 함께 있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는 최영의 심경이 보이더라고요. 복잡한 마음을 이내 숨기고는 천혈에 사람을 붙여 이상한 기운이 있으면 바로 알게 될 것이라고, 은수를 안심시켜주는 최영입니다.
나를 웃게 한 사람, 나를 살게 한 사람, 유은수
은수는 고려에 와서도 에너지가 넘칩니다. 우달치들에게는 수제 치약을 만들어 나눠주기도 하고, 비누와 화장품 장사로 떼돈을 벌어 재벌이 될 꿈에 부풀어 있기도 하고 말이죠. 만보남매때문에 놀란 유은수의 뒤에 바람처럼 나타나 최영때문에 가슴이 헐러덩했답니다. 사심 훤히 드러내고 완전 은수를 밀착방어해 주더라고요ㅎ. 부잣집 마님들에게 화장품을 팔아 돈을 벌겠다는 은수때문에 웃음을 참지 못하는 최영, 사랑은 저승사자도 웃게 한다!
기철의 새로운 작전에 투입된 덕흥군이 은수에게 작업을 걸다가 실패하고 돌아가기도 했지요. 은수의 수첩으로 관심을 끌어보려 했지만 쫓아버리지요. "기철이라는 사람하고 한패? 수첩 안받아도 돼, 뭐 이런 거지같은 것들이 사람을 가지고 놀아? 기철에게 전해요. 혼자놀라고. 그리고 전하의 숙부라는 당신도 재수없으니 꺼지셈!".
졸지에 거지같은 사람된 덕흥군이지만 이래도 흥, 저래도 흥입니다. 그게 덕흥군의 처세술이기도 했죠. 안들은 척 못 본척, 고려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고 말이죠. 기철에게 오래 버티는 왕이 되고 싶다는 말로 왕위에 오르고 싶다는 의중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역사에서는 기철보다 오래 사는데 드라마에서는 어찌될지 모르겠습니다. 조일신과 공모를 하는 것같기도 하고, 박쥐형 인간이더군요.
화수인과 천음자가 백주대낮에 사람을 죽이는 것을 목도했던 은수는 두 사람만 보면 심장발작 경기를 일으키지요. 악몽에 시달리기도 하고 말이죠. 늘상 웃는 얼굴로 속마음을 감춰왔던 은수, 장빈에게서 악몽을 꾼지 한참됐다는 말을 듣고 가슴 아파하는 최영입니다.
은수가 악몽을 꾼다는데 가만있을 최영이 아니지요. 은수가 볼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 화수인 천음자에게 한 방 먹여주는 영이었죠. 대만에게 피리를 빼앗긴 천음자에게 약오르지, 메롱이다~ 썩소날려주고, 화수인에게도 능글능글 살벌하게 경고날리는 최영 짱! "한 번만 그 분 주위에 나타나면 그 오른손 모가지를 뎅강 잘라버릴 줄 알아, 나의 그분이 너 무섭대잖아!!".
단도가 무거워 절뚝거리는 은수를 보고는 저자에 나가 가벼운 칼을 사와 바꿔주는 최영은 세심한 남자였습니다. 칼싸움을 가르치며 은수의 헛칼질에 웃음도 나오고, 은수와 밀착되자 심장이 멎어버릴 듯하지요. 은수와 함께 있으면 가끔씩 심장이 멈추는 듯하기도 하고, 찌르르 아프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자꾸 웃게 되는 최영입니다. 썩소가 아니라 진짜 사람웃음말이죠. 산다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을 몰랐는데, 이런 게 사는 건가 봅니다.
칼 싸움 매일매일 가르쳐 주면 안될까요? 은수의 칼싸움 수업시간은 좋았다우~ 잘못하다가는 은수 칼에 찔릴 것 같던데 최영씨 조심해야 할 것같아요. 은수랑 함께 있으면 덜컹거리는 심장만 빼고 얼음땡되더구만, 자칫하면 천방지축 은수 칼에 찔릴 까봐 걱정되더라고요. 최영이 요즘 은수때문에 정신이 반은 나가 있거든요. 앉으나 서나 은수 생각, 그럼에도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하루에도 수백번씩 도리질을 하는 최영입니다.
그런 최영의 마음도 모르고 은수는 이곳도 공기도 좋고, 조용하고 살기 편하다는 말로 최영을 흔들어놓지요. '잡을 수 있으면 잡고 싶다'. 은수도 고려가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역사니 정치니 이런 것 관여하고 싶지않지만, 최영 그 사람이 있어 고려가 좋은 은수입니다.
이 커플 큰일났습니다. 마음에 들어와 버린 사람을 밀어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데 말입니다. 공민왕도 그랬다잖아요. 원수의 나라 원나라 공주인데도, 마음에 들어와 버린 사람을 내보내지 못했다고 말이죠.
가슴 절절한 공민왕의 고백, "내 마음에서 그대를 내보내지 못했습니다"
드디어 공민왕과 노국공주 사이의 길었던 해바라기가 결실을 맺었지요. 공민왕과 노국공주가 사랑을 확인한 것에 시청자가 왜이리 좋은지 말입니다. 뭐니뭐니해도 일등공신은 환관 도치와 최상궁을 꼽아야 할 듯 싶군요. 노국공주가 언제 술상을 볼 지 기다리고 있었는데(응큼한 아줌마;;), 길게 걸리지 않았습니다. 덕흥군이 기철의 집에 거한다는 말을 들은 노국공주, 바로 술상을 준비하라 이르지요. 의기소침해 있는 지아비를 위함인지, 환관 도치 내외의 술을 마시고 행하는 의식(ㅎㅎ)때문인지, 뭐가 됐든지 굿 아이디어!
곤성전으로 납셔달라는 노국공주의 말을 전하는 최상궁의 말에 화들짝 놀라, 일지를 떨어뜨리고 머리를 조아리는 도치때문에 빵터졌습니다. 최상궁의 입가에 번지는 미소는 또 어떻고요. 영문을 알 길 없는 공민왕, 더더구나 안가볼 수가 없었을 듯 합니다. 도치가 그날 전하 저를 죽여주십시오" 하고, 노국공주와의 대화를 아뢰지 않았나 보더라고요.
공민왕이 노국공주의 처소로 들어가자 환관들과 나인들을 열두보 밖으로 물리는 최상궁, 센스쟁이~ "귀를 닫고 생각을 닫고, 오직 밖에서 오는 자들을 경계하라", 왜그래야 하는데요? 최상궁님, 우리도 이유 좀 압시다!ㅎ
술상을 준비한 노국공주, 지아비의 근심을 덜어주기 위해 어려운 말을 꺼냅니다. 기철보다 한 발 앞서 원나라 황실에 도움을 청하게 해달라고 말이죠. "부디...부디 도울 수 있게 해주십시오".
무엇이든 도움이 되고자 하는 노국공주의 마음을 모르지 않는 공민왕입니다. 노국공주가 처소로 부른 이유도 이미 짐작하고 왔던 공민왕이었지요. 자신을 걱정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고마운 마음을 머리꽂이로 대신하는 공민왕, 그리고 오래도록 보관하고 있었던 노국공주의 복면을 내놓지요. "그 날 그대는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도 말해주지 않았어요. 왜 그 날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을까... 그 이유를 계속 생각해봤어요. 혹시 날 가지고 놀았던가?", "아닙니다".
노국공주의 곁으로 자리를 옮긴 공민왕은 진심을 내보입니다. "나는 지금 왕입니다. 허나 가진 게 별로 없습니다. 권력도 사람도...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고리타분한 원리원칙 하나뿐입니다. 원나라에 대항하여 내 나라를 지킨다. 세도가들에게 대항하여 내 백성들을 지킨다".
원나라의 도움을 받는 것은 그 원칙을 깨는 것이겠다고 실망하는 노국공주에게 공민왕은 뜻밖의 고백을 하지요. 와!! 심장 벌렁벌렁 거렸답니다.
"나는 이미 한 번 원칙을 깼습니다. 원나라의 여인따위는 마음에 품지 않겠다고 맹세했는데 깼습니다. 아무리 저항해도 안됐어요. 이미 내 마음에 들어와서 내 보낼 수가 없어서... 그래서 더 차갑게 대했던 거예요". 노국공주의 눈물을 닦아주며 손을 잡아주는 공민왕, 다음은 촛불을 껐겠죠, 아마도?;; 시청자를 응큼하게(ㅎ) 만드는 공노커플, 그래도 이제 한시름 놓이네요. 서로 마음을 확인하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 날 원나라 계집따위와는 혼인하지 않겠다고, 자신을 고려여인으로 알고 청혼한 강릉대군에게 자신을 드러낼 수 없었던 노국공주였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 홀로 연모하고 외로웠던 노국공주, 몰랐습니다. 전하가 자신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는 것을요.
노국공주도 같은 마음이었지요. 미워도 해보고 원망도 해보고 냉랭하게 해봐도 어느새 전하를 그리워하고 전하를 향하는 마음을 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전하가 마음에 품기 훨씬 오래 전에 저는 이미 전하를 마음에 품었습니다. 저 역시 전하를 처음 본 그 날부터 지금까지 내보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날밤, 침소로부터 열두보 떨어져 귀도 생각도 닫고 있는 환관들과 나인들 속에서, 최상궁과 도치만이 흐뭇한 미소를 짓고 서있었다는 후문입니다. 가끔씩 어색한 눈빛을 주고 받으면서...
뭔일이 있기는 있었겠지요? 서연장으로 향하면서 공민왕이 처음으로 대놓고 미소를 지으며 가더군요. 자고로 집안이 편안해야 바깥일도 잘 풀린다고 공민왕과 노국공주가 가화만사성은 했으니, 이제 치국평천하만 남은 셈이로군요.
공민왕의 개혁, 그 결과를 떠나 고려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원의 복식을 벗어던진데 이어, 정방을 폐지하고 고려왕으로서 인사권을 단행한 공민왕, 진정한 왕이 되기 위한 첫걸음을 힘차게 내딛었습니다. 새로운 고려, 자주고려를 향해 전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는 길이라면 두려울 것없는 공민왕, 이쯤되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한 노국공주의 술상이 고려역사를 바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물론 드라마상에서 말입니다.
그래서 이번회는 노국공주의 술상을 고려를 바꾸게 한 일등공신으로 특별한 상을 내리고 싶네요. 이름하여 원앙금침상! (쓰고 보니 유치ㅎ;;)
예고편을 보니 최영과 은수커플에게도 변화가 생기는 듯 보이더라고요. 은수가 최영에게 달려가 안는 장면이 나와서 심장 콩닥거렸네요. 하늘나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될 것같은 은수, 돌려보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붙잡고 싶은 최영, 정체를 알 수 없는 슬픔은 예정된 이별때문이겠지요.
좋아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편하고, 그 분만 보이면 심장이 멎는 것 같습니다. 알게 모르게 깊숙이 들어와 버린 서로를 앞으로도 오래동안 밀어내지 못할 것같은 두 사람입니다. 아직 오지 않은 이별은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은 지금 그대로의 감정에 충실하자, 응!
두 사람의 표정을 보니 남자와 여자라는 게 느껴지던데, 공노커플에 이어 임자커플도 뭉게뭉게 사랑이?? 우왕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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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것을 알면서도 최영이 사고를 칠 것 같다는 최상궁의 말에 사색이 되어 말을 달리는 유은수, 한가지 생각밖에 없습니다. 최영이 죽어버리면 역사가 달라져 버린다는 생각같은 것은 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막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는 유은수였습니다.
언제나 어김없이 달려왔던 최영 그 사람이, 기철과 싸우러 갈 것이라는 최상궁의 말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유은수였지요. 싸우면 이길 수 있느냐는 은수의 물음에 최영은 질 거라고 말했습니다.
질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죽을 것을 알면서도, 기철을 찾아간 것은 최영이 유은수와 공민왕을 지켜주는 마지막 방법이었습니다. 기철을 없애버리는 것만이 서연에 참가하는 공민왕의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지 않고, 유은수를 더 이상 위험에 처하지 않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고모 최상궁에게 최영은 담담하게 자신의 죽음을 예고합니다. 아버지가 늘 하시던 말씀, "가장 고급의 전략은 가장 단순한 것이다". 기철의 약점을 잡아 뒤통수를 치고, 머리싸움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최영이었지요. 죽여버리면 그 뿐.
그러나 기철을 죽인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알고 있는 최영입니다. 기철의 빙공이 최영의 뇌공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을 이미 경험한 최영이었기에 말이지요. 그래서 최영이 선택한 것은 덫이었습니다. 최영 스스로가 덫이 되어 동반죽음을 하려는 것이었죠. 조선시대로 치면 논개작전되겠습니다 (예고편을 보니 그렇더라고요ㅠㅠ). 최영 또 칼맞은 겨? 이제 겨우 병석에서 일으켜 놓았더니, 또다시 침상붙박이 하는 것은 아니겠죠? 그러면 완전 미워할거얌!
유은수가 선택할 수 있는 것도 많지 않았습니다. 자신으로 인해 역사가 달라지고, 정치가 달라지는 그 거대한 소용돌이가 유은수를 두려움에 떨게 했지요. 유은수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떠나는 길밖에 없었습니다. 기철에게 수첩을 달라고 해봐야, '가져가세요' 라고 곱게 내줄 리도 없고, 하늘문으로 가서 열릴 때까지 기다리려는 유은수였지요. 왕비님께 여비를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유은수에게 빵터졌네요. 유은수의 고민을 듣고 있던 장빈, 황당해서 입을 곱게 다물어 버리고 말더라고요.
이성계를 치료해주고 그 집에서 받은 하사품을 여비로 쓰려는 유은수, 이건 정당한 내 몫이라고! 보따리에 알뜰살뜰하게도 다 싸서 길을 나섰지요. 어디서 본 것은 있어가지고 남장으로 변장까지 하고 말이죠.
그러나 얼마 못 가서 최영에게 딱 걸린 유은수였지요. 뛰어봐야 벼룩이라고, 최영의 레이더망을 너무 얕잡아 봤어용! 기껏 생각한다는 것이 혼자 하늘문까지 가는 거였냐고 버럭 화를 내는 최영, 유은수도 나름대로는 속상해 죽겠습니다. 내 마음 알지도 못하면서, '내가 떠나야 최영씨 당신이 위험하지 않다구!!!'.
자기때문에 최영이 위험에 빠지고 기철로부터 목숨을 위협받는 것이 싫었던 유은수였습니다. 언제나 달려오는 사람, 매번 어김없이... 기철의 집에서 몰래 도망나와서 비탈길에 발을 헛디뎠을 때도 귀신처럼 나타나 은수를 잡아주고 갔던 사람, 그 사람이 기철과 싸우는 것이 싫은 은수입니다. 죽을까봐서 말이죠.
은수는 압니다. 최영이 언약을 지킬 것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무사 최영의 이름으로 한 언약은 목숨으로 지킬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언약을 없었던 것으로 하자고, 마지막으로 헤어지는 인사를 하자는 은수의 손을 거칠게 잡고 끌고 가는 터프한 최영, 순간 덜컹했다오~
"내가 맺은 언약입니다. 끝내든 말든 그건 나만 할 수 있습니다", 끌고 가봤자 다시 도망칠 거라는 말에 놀라는 최영, 보호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전히 유은수는 붙잡혀 있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허탈해 하는 최영, '유은수는 나를 믿지 못하는구나'.
"보내줘요, 나 더이상 내 눈앞에서 사람들 죽는 것 못보겠어요. 당신들 세상 일에 끼어들기도 싫고, 당신때문에 우는 것도 싫어요". 보따리를 내어주고 마는 최영, 더이상 그녀를 붙잡을 수 없었습니다. 더 이상 웃지 않는 그녀, 그녀의 얼굴에서 웃음을 빼앗은 것이 자신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저리고 아파올 뿐인 최영이었지요. 그 슬픈 눈을 보는 아줌마 가슴이 더 아프더라. 이민호의 표정연기는 대사가 필요없는 전달력을 가졌더군요. 화면에 꽉차는 최영의 감정선은 날림대사마저 감춰버리더라고요.
하늘문을 찾아 떠나는 유은수를 만나고 돌아온 최영은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생을 포기한 사람처럼 삶에 미련도 없어 보였고 말이죠. 공민왕을 왕으로 만들어 줄 사람들을 모으는 일이 그의 마지막 임무라고 생각하는 최영이었지요. 익재 이제현을 설득하는 장면은 참으로 최영답더군요. 이제현을 설득한 것은 최영의 마지막 말때문이었습니다.
영민한지, 백성을 사랑하는지, 자주고려에 대한 자긍심이 목숨을 버릴 만큼 높은지, 그런 것은 시험해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한 가지만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고 했지요. "제가 처음으로 스스로 택한 주상입니다. 이 분은 부끄러움을 아셨습니다. 그래서 마음 먹게 되었습니다. 그 부끄러움에 둔해지기 전에 지켜드려야 겠다고...".
이제현은 전하의 부끄러움을 지켜드리기 위해서는 일단 살아있어야 되겠다며, 기철로부터 목숨을 지켜줄 수 있겠다 언약할 수 있겠냐고 묻습니다. 아마도 최영의 목숨으로 지켜주겠다고 확답을 준 듯하더군요.
최영의 선택은 진짜 정면돌파였습니다. 기철의 목숨을 직접 취하려고 호랑이를 유인하는 것이었으니 말이죠. 최상궁과의 대화는 최영이 죽음을 불사하고 적진으로 들어가겠다는 말과도 같았지요. "매희 그 아이도 믿지 못했어요. 내가 자기를 지켜줄 수 있다는 거... 그 분도 믿지 못하더라고... 고모, 매희 그 아이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아요. 이러다가 저 세상에서 만나도 못 알아보면 어떡해? 그래서 정말 잊어버리기 전에 만나봐야 할 듯 싶네...". 자리에서 일어난 최영의 "먼저 가우" 인삿말은 이승에서의 하직인사와 같았습니다. 저토록 죽음에 담담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최영은 삶에 미련이 없나봅니다. 유은수, 그녀가 떠나는 것이 최영에게서 삶에 대한 미련마저도 없애버린 듯 싶기도 하고 말이죠. 사랑이 그리도 깊었더냐? 그니까 말을 좀 하란말이야!! 임자가 좋다고!!
기철과의 결전을 두고 최영이 대전에서 옥좌를 향해 하직인사를 하는 장면이 뭉클하더군요. 공민왕에게는 끝까지 독설과 비난만 던졌으면서도, 처음으로 스스로 택한 주군에 대해 깍듯이 예를 취하는 최영이기에 말입니다.
참, 궁궐에 희소식도 있었지요. 공민왕과 노국공주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서로를 믿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기철이 공민왕을 찾아가 노국공주와 의선을 두고 협박하자, 두 남자는 같은 마음으로 애를 태웠습니다.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걱정이었지요. 최영이 유은수에게 눈썹 휘날리게 뛰어갔다 와서, 방점을 찍은 사람 다섯명이 무참히 살해되었다는 보고와 함께 노국공주와 의선이 무사하다는 말에 일단 정신을 가다듬은 공민왕, 기철에게 선전포고 꽝! 내려버렸지요. 이번 보름에 '나의 사람들'을 모아 서연을 열테니 궁금하면 구경하러 오쇼~
어라, 이래도 기가 안죽는 왕일세~ 기철의 놀라는 표정이 가관이더라죠. 이젠 예전의 어리고 겁많은 그 왕이 아니라고!! 최영에게 분노의 빙공 한 번 시험하고 나가는 기철, 서연을 하겠다는 말에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심하게 열 받았더군요. 살수들까지 불러 본격적으로 공민왕과 한 판 뜨겠다는 기철입니다.
수리방이니 칠설이니 판을 크게 벌리고 있는데 실속은 없어보이는 패거리들, 요즘 신의 왜 이러냐고요! 제대로 보여주는 것은 없고 이것저것 자꾸 붙이는 통에 정신만 사납네요;;.
여튼 공민왕은 기철이 가자마자 곤성전을 향했지요. 노국공주가 마시려던 찻잔을 쳐버리고 다짜고짜 손을 잡고 나가는 공민왕, "이제부터 왕비께서는 내가 있는 강안전에서 거하시게 될 겁니다", 덕성부원군이 찾아왔었고, 왕비의 목숨을 놓고 위협했다는 말에, "들었습니다"라고 짧게 대답하는 노국공주였지요.
"그래서..." 강안전에서 지내라는 말을 미처 끝내지 못하는 공민왕이었지요. 얼마나 걱정이 되었든지 노국공주의 손을 꼭 잡고 있었던 것을 그제서야 알게 된 공민왕, 어색하게 손을 놓아주었지요. "함께 있겠습니다", 보일락 말락 미소짓는 공민왕과 노국공주였습니다. 속된 말로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고, 부부가 함께 거해야 없던 정도 생기고, 사랑도 깊어가는 거랍니다!
그렇게 해서 공민왕과 노국공주가 한 처소에 있게 되었는데요, 두 사람이 합방을 하였는지 그것까지는 모르겠지만, 공민왕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가는 최영때문에 빵터졌네요. 죽음을 각오하고 기철과 맞짱 뜨러가면서 최영은 공민왕에게 하직인사를 하지요. 익재선생이 서연에 와줄 것이라는 말과 의선은 하늘문있는 곳으로 보냈다고 보고하는 최영, 공민왕의 신변에 대해서도 신신당부를 합니다. 우달치들은 명령없이도 웬만한 일은 자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훈련이 되어있으니 꼭 곁에 두라고 말이죠.
고뤠? 지난 번에 보니 영 허술하던데;; 궁에 사람이 들고 나는지도 모르고, 궁녀들이 죽어나가도 아는 놈들도 없더구만, 최영이 그리 자신만만할 우달치들은 아닌 것 같던데!
여튼 빵 터진 것은 그 다음 인사때문이었답니다. 왕비마마께서 강안전에 함께 있다고 들었다는 말을 콕 집어서 말하는 최영이었죠. 급 당황해 하는 공민왕, 부끄부끄 눈까지 또르르 굴리고 말도 버벅거리더라고요. "그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 다 안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잘 대처하라는 최영, 공민왕도 멋쩍었는지 부끄러운 미소로 화답하더라고요. 대체 뭘 어떻게 대처하라는 것이냐? 왕비마마랑 꽁냥꽁냥 잘 해보시라는 남자들의 깊은 뜻이 담긴 대화였겠죠ㅎㅎ. 근데 공민왕보다는 최영 본인 앞가림부터 해야 할 것 같은데...
기철의 집에서 온 이후 냉랭하기만 한 유은수, 그러고보니 유은수가 최영에게 계속 틱틱거리기만 했었죠? 에고에고, 겉은 바늘 하나 안들어갈만큼 무뚝뚝하고 무감해 보이는 남자가 속은 연두부처럼 부드럽더라고요. 웃어주지 않은 은수때문에 상처받았나 봅니다. 그보다는 자기때문에 밝고 강한 여자가 눈물만 흘리고 있는 것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임자, 그거 모르지, 임자 웃는 모습때문에 살고 싶어졌었다는 것을... 7년을 가슴에 품고 있었던 그 아이 자리에 임자가 들어와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아까울 것도, 돌아볼 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죽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이것으로 임자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지 모른다 생각하니, 자꾸 뒤를 돌아보고 싶네... 겁이 나고...".
유은수의 미소를 가슴에 묻고 기철에게 향하는 최영, 그를 막기 위해 말을 달리는 유은수, 그들 앞에 놓인 운명은 무엇으로 향하게 할까요? 사랑...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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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페퍼 2012.09.18 19:13
최영에 관한 리뷰 재미있게 읽고있습니다
금술이 좋았다던 부인이 유씨였고 죽은후 합장한 부모의 묘 앞에 유씨부인과 합장을 하였다.
찾아보니 일부일처제는 지키지 못했는지 말년에 최영의 서녀를 우왕의 아내로 주었다라는 글도 있더군요 ㅎㅎ
그리고 왜구를 치러 갈때 날씨가 나빠 잠시 추자도에 머물렀는데
최영이 그때 그물로 고기를 잡는 새로운 법을 백성들에게 알려주어
추자도 백성들이 그의 사당을 짓고 추앙했다고 전하더군요
그 당시에는 그물로 고기를 잡지않았던가요?
그물로 고기잡이를 하는 것은 ....어쩌면? 낙시를 좋아하는 최영에게
미래에서 온 유씨부인이 살짝 가르쳐 준것이었을가요
신의 ... 신의 의원이란 뜻에서 다른 뜻의 신으로 제목을 수정하였다던데
인현왕후 이후 또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최영 역을 맡은 그 젊은 배우가 그렇게 눈빛이 다양하단 걸 첨 알았어요
꽃남에서는 영 마음에 안들었거든요
그중 제일은 공민왕 류덕환의 대사전달입니다
정말 류덕환은 대사 사이에 잠시의 공백마저 큰 의미를 전달하더군요
글 잘읽고 있습니다
"내가 오늘 이 자리에 있게 된 것도 그대 남매(기황후와 기철) 덕임을 알고 있습니다. 기황후께서 덕성부원군이 일거수 일투족을 살펴줄 것이니 심려할 것 없다고 말씀해 주셨죠. 그대가 왕에게 예를 취하지도 않고, 옥좌의 바로 앞까지 올라와도 너무 놀라지 마라. 행여나 그런 무례함에 고려의 중신들이 기겁하거든 잠잠케하라. 기황후의 오라비가 왕에 대한 충정이 모라자서 그런게 아니다. 오히려 충정이 넘쳐서 혈기를 다스리지 못한 것... 보세요, 과인이 걱정되어 노심초사 한달음에 달려온 저 충심!".
요약하자면 이런 무례한 놈아, 감히 나에게 예를 취하지도 않는 너의 오만방자함을 잊지 않겠다는 것이었죠.
기철의 거친 말을 고분고분 듣고 있을 유은수가 아니었지요. 유은수, 성깔 장난아닙니다. "뭐요! 어따대고 반말에 쌍소리에요? 내가 어쩌다 이런 안드로메다 시궁창같은데 끌려왔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이 나이에 '년'자 소리까지... 당신 몇살이에요?" 헐! 기철은 기가 차서 말도 안나옵니다. 이래뵈도 강남에서 성형외과 의사질하던 사람이라며, 한 달에 서너번은 진상짓 떨며 협박하던 환자떨거지를 상대해 왔던 사람이라고, 따다다 쏘아 붙이는 은수지요. "내가 이런 쌍소리를 못해서 우아떨고 있는 줄 아나? 임금님 앞이라서 참아주는 거니까 대충 여기까지 합시다". 졸지에 당한 일이라 입도 뻥긋못하는 기철의 우거지 상이라니!!
공민왕에게 돌보던 환자가 있어서 그만 가봐도 되겠냐고 공손하게 허락을 구하는 은수, 공민왕도 시원했던지 입가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지요. 삿대질에 눈을 부릅뜨고 버럭질을 하던 유은수가, 공민왕에게는 머리를 조아리고 허리를 숙이는 등 예를 취하지요. 기철이 이 모습에 더 부글부글 끓었을테지요. 감히 나 기철에게!!이러면서 말이죠.
"어차피 원나라 얼마 못가서 망해요!", 원나라가 망하느니 어쩌느니 황당무계한 말에 멘붕된 기철에게 악담으로 쐐기를 박아버리죠. "기철씨! 댁이 어떻게 죽는 지도 다 기억났어요. 근데 안 가르쳐줘. 왜냐면 재수가 없으니까!!".
한 술 더 떠 재수뿡 기철에게 죽음의 주문(?)까지 내리고 가버립니다. "헤이 유! 에프 (유, 씨) 케이 고투헬(Fuck, Go To Hell)!" 이 XX놈아 엿먹어라(지옥에나 떨어져라)를 못알아 들었으니 망정이지, 영어로 안했더라면 유은수 그자리에서 목이 잘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ㅎㅎ. 유은수의 주문은 또 나왔지요. 자신을 잡으러 온 기철 일당에게 "전쟁중에도 의사는 죽이지 않는 것"이라며 "적십자! 레드크로스!" 라는데, 유은수 이 캐릭터, 정말 배꼽쥐게 만드는 요물입니다. 패기쩌는 유은수, 화이팅이당~
뭔 정신으로 욕을 해주고 나왔는지 모르는 유은수, 비틀비틀 다리가 후둘거려 장빈의 부축을 받고 걸음을 옮겼다는 후문!
기철의 꿍꿍이를 알면서도 의선(유은수)를 기철에게 내어주는 공민왕이었습니다. 일주일간의 시간동안 마음을 얻어보라면서 말이죠. 공민왕과 기철의 살얼음판 같았던 독대, 류덕환의 절제된 카리스마는 보는 이로 하여금 숨조차 쉬지 못하게 하더군요. 기철에게 당하는 것 같으면서도 기철을 요리하고 시험하는 공민왕이었지요.
선혜정에서 독살된 중신들을 죽인 것이 자신이었다는 고백까지, 기철은 참으로 뻔뻔하고 대범한 자였습니다. 모든 것이 전하를 위해서 였다는 말에, 공민왕은 너털웃음으로 연극까지 하지요. 끓어오르는 분노를 누르는 류덕환의 감정연기는 정말 압권이더군요.
기철의 흑심에 공민왕은 우선 의선을 걸고 마음을 누가 먼저 갖게 되는지 해보자는 제안을 하죠. 일주일의 시간 안에 의선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털끝하나 다친 곳 없이 돌려보내라는 조건을 붙여서 말이죠. 공민왕이 유은수를 내어주는 도박을 감행하면서 어떤 대책을 마련했는지 나오지는 않았지만, 공민왕이 대책없이 의선을 내어주지는 않았을 겁니다.
"전하가 넘어지면 저도 넘어지고, 전하가 밟히면 저도 밟히는 것입니다. 당연히 전하가 걱정됩니다. 방안에 주저앉아 걱정만 하지 못하고 이렇게 달려와 버렸습니다". 노국공주의 진심을 읽은 공민왕, 얼마나 걱정이 되었으면, 예를 갖추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였는지, 왕비의 심정이 전해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자신을 믿지 못하는 노국공주의 비난이 못내 서운한 공민왕입니다.
노국공주를 향해 마음을 열려 발걸음을 옮기지만, 이어지는 말에 그만 얼어붙고 만 공민왕이었지요. 공주의 뒷모습을 쫓는 애닯은 눈빛, 못난 자기에게 화를 내는 듯한 공민왕의 감정을 표현하는 류덕환의 섬세한 연기에 감탄!
"잘못 찾아와 잘못 물었습니다. 다시는 찾지도, 묻지도 않겠습니다".
수술부위를 다시 가르고 고름을 다 짜냈는데도, 최영의 의식은 낚시터에서 돌아올 생각을 안하지요. 살려는 의지가 없었던 최영이었지요. 최영의 의식을 돌아오게 한 것은 유은수의 눈물이었습니다. 심폐소생술을 하고, 인공호흡을 해도 돌아오지 않던 최영의 몸과 의식은, 은수의 눈에서 떨어진 눈물 한 방울로 돌아왔지요. 이런 것을 운명이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고전적인 클리셰임에도 찌리리 하더이다.
어지러운 마음을 달래며 그림을 그려보지만, 이내 최영이 의선 유은수를 구하러 갔다는 말에 붓을 쥔 공민왕의 손이 떨립니다. "정면돌파라... 나는 저를 믿고 있는데, 믿고 있다고 말도 해줬는데... 나를 믿지 못하는 구나. 공주는 날 믿지 못해 달려와 소리높여 비난하고, 최영은 나를 믿지 못해 저 혼자 죽을 각오로 가버렸고.. 나한테 한 마디 항의조차 안했다. 왕이란 이름의 이자리, 나를 믿고 기대는 이 하나 없을 때는 내 무엇을 낙으로 삼아 버텨야 하는 것이냐". 공민왕이 유은수를 내어주면서 나름으로는 대책을 세웠던 듯 한데, 그 의중을 물어보는 이는 없고 비난만 하니, 참으로 외로운 공민왕입니다. 독백같은 가슴 속 한탄도 슬픈 시로 만드는 류덕환입니다. 류덕환 연기 짱!
최영의 무술실력과 외공까지 모으는 무공이 탐이 나는 기철입니다. 기철이 무공이 뛰어난 사람을 모으는 이유가 옥좌에 대한 욕심때문이기도 하지만, 갖은 약초로 몸공양을 하는 것을 보면 이 놈은 불로장생을 꿈꾸는 진시황을 롤모델로 삼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의선을 탐내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 같고요. 진시황도 죽었잖냐? 꿈깨라.
최영은 기철과, 특히 뒤에서 최영과 기철의 대화를 듣고 있던 유은수를 깜놀하게 만들었지요. 죽음의 주문을 외우고 눈 하나 깜짝않고 나이가 몇이냐고 묻지를 않나, 어명을 무릎 꿇고 받으라고 눈을 부라리지를 않나, 아무튼 유은수와 최영 두 사람때문에 머리 핑핑 돌고 있는 기철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연모하기 때문에 왔습니다. 연모하는 여인이 한밤중에 끌려가 낯선 곳에 갇혀 있다는데, 그 어느 사내가 손놓고 있겠습니까?", 흐억... 이게 무슨 말이래요? 연모를 한다니... 우째 유은수도 싫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것도 최영장군이 자신을 연모한다니 듣고도 믿기지 않는 유은수였겠지요. 내가 쫌 이쁘기는 하지만, 빛나는 미모가 고려시대에도 통하는구나ㅎㅎㅎ
다음회는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서로를 향한 진심은 물론, 기철의 집에서 탈출한 유은수와 최영이 야영을 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릴 것같은데요, 김희선은 예고편만으로도 또 빵터지게 하더군요. "언제부터 날 연모한 거예요?", 그렇게 말하는 데에는 사정이 있었다고 진지한 변명을 하는 최영에게, 못들은 걸로 해주겠다고 하면서도, 이미 들은 걸 어떡하냐고, 최영의 가슴팍을 툭 치며 장난을 치는 유은수, 이 대책없는 귀염둥이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최영에게 내공이 아니라, 사랑이 쌓여갈 것만 같은데 말이죠. 유은수 김희선, 여자가 봐도 넘 귀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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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 2012.08.28 10:43
어제 5회는, 보는 내내 시계를 보면서, 시간아 천천히 흘러라~ 하면서 봤어요. 화공을 쓰는 신은정쪽의 연기에 대한 오글거림은 아직 좀 남았지만, "안속네?" " 그분이라면 그렇게 얌전히 앉아만 있지 않을 것" 이라서요 ~ 라는 최영의 대사도 므흣했어요~ ㅎㅎ 저 혼자는 이미 진도가 팍팍 나간 상태라... ^^
그러나, 무엇보다도 볼수록 빠져 드는 것은 류덕환입니다. 심지어는 어제 꽃미남으로까지 보이더군요. 대사 한음절 한음절까지 의미를 담아 전달하는 류덕환의 내공은 가히, 신의 출연진중 최고수 인 것 같습니다. 누리님 말씀처럼, 걸어다니는 화보인 이민호의 비쥬얼은 그 자체만으로 가슴이 설레지만, 가끔씩 발음이 뭉개지거나 미세한 감정연기가 아쉬울 때...아... 류덕환과 이민호를 섞는다면..하면서 혼자 아쉬웠습니다. 저는, 유은수가 최영의 뺨에 손을 댈 때, 설레임은 오바일지라도 미세한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기를 바랬어요. 낯선 손길에 대한 ...! 친근한 누이의 손길처럼 덤덤히 받아들이는게, 류덕환이라면 어떻게 표현했을 까를 생각하게 되드라구요. 아무튼, 김희선의 배우생활 한 20년 돼가나요? 그 역사를 거의 같이 살아온 세대인데.. 이번만큼 김희선이라는 배우를 사심없이 사랑해보기는 처음인것 같습니다. 사랑스러워 죽겠네요~~ ! 만큼이나 누리님의 리뷰가 반가웠습니다!! 마지막회 그날까지 기대하겠습니다~ ^^ (설혹, 태왕사신기의 어이없는 부실 반전 엔딩같은 것 따위로 또다시 작가와 감독이 우리를 배신하는 날이 온다 할지라도................. ^^)
하늘에서 온 의원은 물과 기름처럼 드라마에서는 이질적인 존재인데도, 궁을 휘젓고 다니는 김희선의 전천후 환경적응능력은 드라마를 살리는 활력소가 되고 있죠. 의선이 되어달라는 공민왕의 부탁을 단칼에 거절하면서도, 챙길 것은 챙기는 딜을 하는 모습은 의외의 재미였습니다. 납치해 온 것 다 없던 일로 해줄테니, 청자나 그림 몇점 좀 챙겨주면 안되겠냐는 말을 듣는 순간, 맞아! 나도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김희선은 철저하게 상대방과의 호흡을 무시하는 연기로 일관합니다. 아직은 극중 인물들은 물론,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유은수라를 캐릭터를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죠. 예컨데 공민왕을 부름을 받고 어떻게 인사를 드려야 할 지모르겠다며, 어디서 본 것은 있었는지, 무도회에서 상대방에게 인사를 하는 귀족아가씨의 흉내를 내기도 하죠. 사극에서 봤다고 큰절을 올렸더라면 장면의 재미를 오히려 살리지 못했을 겁니다.
몸에 배인 습관이 하루아침에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결정판은 시시때때로 나오는 손가락질입니다. 하늘에서 온 의원이 아니었다면, 능지처참을 당해도 싼 태도였지요. 개인적으로는 유은수라는 캐릭터를 김희선이 잘 살렸다고 생각되는 소소한 장면들입니다.
유은수가 드디어 고려옷을 하사(ㅎ)받았는데요, 옷을 갈아입는 동안에도 쉴새없이 종알종알 종달새처럼 재잘거리는 김희선때문에 웃겨 죽는 줄 알았습니다. 심지어는 속옷만 입고 나와서, "사이즈가 좀 작은 것 아니냐"고 장빈(이필립)을 당황시키기도 하지요. 장빈은 면역이 되었는지, 유은수의 황당무계한 행동이나 말도 그러려니, 도를 닦는지 득도를 했는지, 초연한 척하는 모습도 웃기더라죠. "그거 속옷이에요. 남에게 보여서는 안되는 옷"에 화들짝!
최영의 정체를 알고 나서는 경악을 하는 유은수였습니다. 칼에 찔린 최영장군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겁한 유은수였지요. 에고고,,, 혹이라도 최영, 그 사이코(아무리 드라마라도 최영을 사이코라고 부르면 안돼용, 은수씨!)가 죽어버리면, 고려 역사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잖아요. 역사를 바꾼 것은 유은수였고 말이죠. 등에 식은 땀이 줄줄 났을 겁니다, 아마도...
김희선과 박세영만큼이나 대조적인 인물이 이민호와 류덕환이 연기하는 최영과 공민왕입니다. 이민호는 실망스러울 정도로 비실비실 무기력한 최영의 이미지로, 역사에서 배운 최영장군과는 거리가 먼 인물로 캐릭터 파괴를 시도합니다.
왕이 치하를 해준다는 말에 궁에 들어와 소년처럼 들떠하는 어린 최영과, 그동안 목숨을 바쳐 왜놈과 싸우고 충성헀던 왕에 대한 실망과 분노하는 최영의 감정변화를 보여주는 이민호의 연기가 뭉클했지요. 이민호의 눈은 충혈되어 있었지만, 내공이 뛰어난 정예무사답게 분노를 누르는 감정연기가 좋더군요. 그 날 흘린 최영의 눈물은 그가 만사에 의욕을 잃고, 잠에 빠져들어 세상을 잊고 싶어했던 이유를 보여주었습니다.
원에서 고려황실로 시집온 공주까지 겁탈한 사건으로 원으로 압송되던 중 암살당한, 공민왕의 친형이기도 하고요. 충혜왕을 원으로 압송시킨 인물은 당시 원에 있었던 기철입니다. 충혜왕의 사후 기철은 고려로 들어와 왕 위에 군림하는 실세가 됩니다.
공민왕이 대전에 모인 신하들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러 가는 길에 노국공주와 나눈 짧은 대화는 공민왕과 노국공주가 결코 만만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읽게 했지요. 원나라 기황후의 비호를 받는 실질적인 1인자 기철에게 반기를 드는 것은 공민왕에게는 호기가 될 수도 있으나, 왕좌를 빼앗길 수도 있을 위험한 선택이었고, 기철에게 고개를 수그리는 것은 왕좌를 유지할 수는 있으나 치욕과 수모를 감내하고 복종하겠다는 선택이었죠. 어떤 것이 낫겠냐는 물음에 노국공주의 대답은 단호하고 짧았지요. "둘 다 참기 싫습니다".
신하들과의 첫대면, 그리고 고려의 1인자 기철과의 첫만남은 유오성보다 류덕환이라는 배우의 카리스마가 더 압도적이었습니다. 김 안나는 숭늉이 더 뜨겁다고 류덕환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오만 건방을 떨며 왕 앞에 머리를 조아리지 않고 야생마처럼 난동을 부린 유오성을 압도하고도 남음이 있더군요.
첫회부터 류덕환의 연기에 매료되었는데, 자그마한 체구에서 어떻게 저런 폭발적인 힘이 느껴질 수 있는지, 보고도 믿기지 않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류덕환의 연기를 처음 접했던지라, 저런 보물이 그동안 어디에 숨어있었나 싶었지요. 냉정하게 말해 연기를 떠나 신의에서 대사전달력이 정확한 배우가 류덕환과 김희선입니다. 귀에 쏙쏙 들어오죠. 캐릭터를 가장 빠르게 각인시킨 배우도 김희선과 류덕환입니다.
때문에 초반 신의를 살린 캐릭터는 천방지축 푼수여의사 유은수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었죠. 여기에 세기의 로맨스 주인공 공민왕은 신의의 히든카드나 진배없었습니다. 공민왕이라는 캐릭터가 이렇게 매력적으로 나올 줄은 예상밖이었거든요. 류덕환의 연기를 보면서 느낀 점은 설득력있는 연기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싶더라는 겁니다.
최영의 화상장면을 위해 카메오로 출연한 최민수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지루하게 전개된 애니매이션 무협드라마의 격을 높여주기도 했습니다. 김희선의 엉뚱함과는 차원이 다른 엉뚱한 무공들의 CG보다, 배우의 연기가 드라마를 살리는 기본이라는 것을 최민수의 연기를 통해 확인하기도 했고 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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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 2012.08.22 14:56
전체 24부작이면 아직까지는 도입부라 그럴것이다라고..위안을 해봐도 전체적인 얼개가 기대했던 것 보다 엉성한 것이 못내 아쉽네요. 갠적으로 여운을 주는 깊이 있는 대사의 송지나 작가를 참 좋아하는 지라, 기꺼이 폐인이 되리라 작정하고 폭풍 감동의 자세로 본방 사수하는데, 몰입의 포인트를 아직까지는 못찾겠어요. 누리님 말씀따나 캐릭터가 일찍 잡힌 두 배우의 힘으로 우짜든둥 흘러는 가는데.. 5부 6부..이런식으로 늘어진다면... 너무 서운할 거 같습니다. 보는 눈이 얕아서, 이 들마의 구멍이 연출인지, 배우인지, 음향인지, 작가인지,.... 잘은 모르겠는데.. 운동화끈을 매다 만 것 같은 요런 흐름은 이제까지의 송지나 스타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가장 최근은 남자이야기부터 태왕사신기, 오래전의 대망..달팽이 등등.. 천천히 흘러가는 듯 싶어도 긴장감은 언제나 최고조였는데 ... 살짝 나사가 빠진 것 같습니다. 못내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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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로마 ♡ 2012.08.22 15:52 신고
연기자들의 연기를 대본과 연출이 갉아 먹는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ㅎㅎ
3회까진 지루했고, 어젠 조금 볼만 하긴 했는데 애니메이션으로 다 떼우고 ㅡㅡ;
양념이 한데 어우러지지 않고 따로 노는 느낌이 아직까지는 강해요..
그래서 아주 재밌단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연기자들의 연기력이 아깝다는 생각이 더 드는게 사실이구요 ^^
여튼..몇몇 연기자들의 캐릭터가 맘에 들어서 보긴 보는데...
좀 나아 지려나요 ㅎㅎ
여긴 비가 와서 그런지 시원해요.
여름을 비가 앗아간 느낌....
가을이 성큼 다가옴을 느껴요...
물론, 지금은 흐리고 비가와서 그렇겠지만
이런 느낌 넘 좋아요 ㅎㅎ
여전히 현실과 꿈 사이에서 멘붕상태인 유은수입니다. 왕이라는 사람이 등장하지를 않나, 영문도 모르고 끌려와 목의 자상을 치료해 준 여자가 원나라의 공주라니, 이런 퐝퐝 퐝당한 꿈은 두 번 다시 꾸고 싶지 않아!!입니다. 은수 머리가 돌고 있는지, 미친 사람들의 나라에 와있는지, 이 모든 일들이 그저 꿈이길 바랄 뿐입니다.
그러나 악몽은 계속됩니다.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는 그 사람과 눈이 마주칠 때입니다. 거칠게 벽으로 몰아세워 은수를 쏘아보는 이글이글 타는 눈빛, 생생한 눈동자는 꿈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도 은수는 이 남자를 살리고 싶습니다. 죽어버리면 뒷감당하기 힘든 일들이 터질 것같은 불안감에 휩싸이는 은수였지요. 2012년 서울로 영영 돌아가지 못할 것만 같은, 이 사람이 죽으면 안될 것같은 알 수 없는 불안감의 정체를, 아직은 모르는 은수입니다.
"죽지 마요. 죽지 말라고... 당신이 싸이코 또라인 건 알겠지만, 그래도 나 혼자 놔두고 죽어버리면 나 어떡해...", 은수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지요.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사람이 아니면 집으로 영영 돌아갈 수 없을 것 같고, 이 사람이 죽으면 안될 것 같고, 그리고... 이 사람이 죽으면 가슴이 아플 것같습니다. 견딜 수 없을 만큼 슬플 것 같습니다.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러나... 보내고 싶지 않다
열을 재보겠다고 얼굴에 손을 대려고 하지를 않나, 맥을 재보자며 남자 손을 덥석 잡으려는 엉뚱한 여자, 아무에게도 자신의 몸상태를 보여주고 싶지 않은 최영입니다. 오늘 죽으나, 내일 죽으나 생에 미련이 없는 최영이었기에 말입니다.
선왕전하의 마지막 명, 공민왕을 고려로 무사히 모시고 오라는 임무수행만 끝나면, 조용히 살고 싶은 최영이었습니다. 칼을 잡는 것이 지긋지긋한 최영이었습니다. 의미없는 칼, 베어도 베어도 끝장나지 않을 이 무의미한 권력싸움터에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은 최영이었죠. 무릇 무사는 나라를 지키고, 적의 목을 따는 것이 본분이거늘, 적이 점령한 안방을 지켜야 하는 것이 고려가 원하는 무사라면, 이제 그만 사양하고 싶은 최영입니다.
"싫으십니까?"
공민왕의 깊은 원한과 분노를 본 것은 슬프게도 노국공주가 가장 설레였던 날이었습니다. 강릉대군과 혼인하게 될 것이라는 말에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렸던가, 수려한 외모에 기품있는 말, 예술에 깊이가 있었던 강릉대군의 그림솜씨는 원의 황실에서도 칭송이 자자했었습니다. 강릉대군을 흠모하고 있었던(제 상상이외다) 노국공주였기에 고려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었지요.
"왜 하필 그대가 원의 공주였던 것이오"
"일면식도 없는 그 여인, 듣기만 해도 치가 떨리는 원의 여인을 날더러 받아들여라? 내 만났다 한들 원의 계집따위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다", 원의 공주와의 혼인을 피하기는 힘들 듯하니 첫번째 부인이 되어달라고 처음 본 자리에서 청혼까지 했던 강릉대군이었지요. "지금처럼 우리 고려말로 내가 하소연을 하면 들어주고, 두렵거나 분이 나서 떨고 있을 땐 옆에서 잡아줘. 원의 계집 따위는 그대 자리에 접근도 못하게 할 것이니...", 강릉대군은 보지 못했습니다. 고려여인이라 생각했던 그 여인 노국공주가 말없이 흘리는 눈물을 말입니다.
그 때였습니다. 공민왕에게 그 여인이 운명같은 사랑으로 다가왔던 것이...이 여인이라면 하소연도 할 수 있을 듯했고, 두렵고 화가 나 떨고 있을 때 힘이 돼 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마음을 열었던 여인이 원의 공주였다니, 이 무슨 얄궂은 인연인지, 왜 하필 그대가 원의 공주였던 것이오.
그러나 공민왕은 낙심하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고려를 일으켜 세울 것입니다. 최영과 함께라면 자신이 있는 공민왕입니다. 하늘아래 믿을 수 있는 자, 목숨으로 어명을 지키는 최영대장과 함께라면 말입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함께 해주었으면 좋을 사람이 있었지요. 사랑할 수 없는 여인, 그러나 하늘아래 사랑하는 단 한 여인 노국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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