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도'에 해당되는 글 14건

  1. 2010.04.14 '동이' 사극 최초 코믹왕 숙종의 이중적인 매력 (21)
  2. 2010.04.13 '동이' 장옥정이 황백국 시구절로 동이를 시험한 이유 (6)
  3. 2010.04.13 '동이' 한효주가 간과하고 있는 2퍼센트는? (20)
  4. 2010.03.31 '동이' 시선 사로잡은 한효주와 지진희, 그리고 재미있는 옥의 티 (27)
2010.04.14 08:05




음변사건에 대한 공으로 장옥정을 만난 동이가 보여달라고 청한 열쇠패는 뜻밖에도 동이가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 다른 나비노리개였습니다. 동이가 화를 면하게 된 것인지, 장익헌의 죽음 배후세력과 관계가 있는 장옥정이 시간을 벌게 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동이의 영민함은 장옥정의 눈에 들었나 봅니다. 사가에 심부름까지 보내면서 동이를 시험해 보면 말이지요. 암염을 덧입혀 만든 편경으로 음을 조작한 사건은 서인들의 대거 물갈이와 남인들의 주요 요직 인사이동으로 명성대비와 서인들의 패배로 끝나면서 실질적인 배후는 조용히 덮어버리는 선상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 피바람은 막으면서 권력을 잡은 장옥정의 세력인 남인들이나 이를 빌미로 서인들의 세력을 견제하는 데 성공한 숙종이고 보니, 서인과 명성대비측은 장옥정에게 날개를 달아 준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일을 처리하는 숙종은 바둑을 두면서 정치에 훈수를 두는 장옥정보다 더 냉정한 모습입니다. 미소 뒤에 감춰진 숙종의 강한 성정은 명성대비와 조정신하들의 대사에서도 암시가 되었지만, 장옥정을 칭하는 모습에서도 나타납니다. "옥정아" 라며 이름자를 부르며 장옥정 앞에서는 애정을 과시하면서도 뒤돌아서서는 차갑기 그지없는 모습입니다. 호위 내시에게는 "장상궁 그 아이가 남자로 태어났으면 내 자리를 탐하지 않았을까 싶다" 라고 표현할 정도로, 겉다르고 속 다른 숙종의 모습에서 그의 여인들에 대한 태도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 동이에서의 숙종은 인현왕후와 장옥정 치마폭을 오가는 임금보다는 정치적 계산을 하는 모습을 부각시키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것도 코믹과 훈남의 모습을 넘나드는 매력적인 군주의 모습 속에 희석시키면서 말이지요. 
남인과 서인들 사이에서 장옥정과 인현왕후를 오가며 줄타기 정치를 잘했다는 후대의 평가를 받는 숙종이고 보면, 드라마 동이에서 그려지는 인간적이고 계산적인 숙종의 모습이 진짜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역사적 진실을 떠나 허당에 어리바리에 장난꾸러기 숙종 지진희는 드라마적으로 너무 매력적입니다. 어느 감초들의 연기보다 숙종의 위트넘치는 대사와 동이의 달밤 섬씽에 빵빵 터지니 말입니다.
이번회에서도 월담하려는 동이를 도와주는 모습에서 큰 웃음 선사해 주었는데요, 마치 사이좋은 오누이같은 숙종과 동이커플은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장옥정의 사가에서 지어 준 약재를 들고 오느라 인정 시간을 넘겨버린 동이는 발을 동동 구르지요. 약재를 궁궐 밖에서 들여오면 안되는 일이었기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몰래 가지고 들어가야 합니다. 수문장의 눈을 피해 몰래 담을 넘으려는 동이를 마침 암행 다녀오던 숙종이 보고 말았습니다. 은근 숙종의 반가워 하는 모습이라니. ㅎㅎ
주위를 물리치고 동이에게 온 숙종 왈, "그렇게 한다고 담이 무너지겠느냐? 이제 보니 네가 상습범이구나" 놀란 토끼눈의 동이에게 뒤이어 건네는 인사는 숙종에게 동이가 얼마나 인상이 깊었는지 알수 있는 대사였어요. "지나가다 강아지가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말이다. 그래서 와 보니 풍산이 너로구나"
숙종은 한번 물면 절대 놓치지 않는다는 풍산이라고 불린다는 동이의 별명까지 기억하고 있었던 게지요. 숙종을 따라 무사히 동이는 약재를 가지고 무사히 장악원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지요. 동이에게 마치 다 큰 처녀가 한밤중에 나다닌다고 혼내는 듯이 "다음부터는 제발 사고 좀 치지 말거라, 일찍일찍 좀 다니고. 처음부터 느낀 거지만 넌 정말 문제가 많은 아이인 것 같다"라며 훈계까지 하는 숙종입니다.
뾰로통한 동이가 그래도 임금님께 큰상을 받은 몸이라며, 천한 노비까지 다 챙겨주고 전하는 자비로운 분같다는 말에 으쓱해지는 숙종입니다, "원래 전하께서는 성심이 아주 넓으신 분이시란다" 라며 자화자찬하는 숙종, 정말 귀염둥이에 자뻑캐릭터입니다. 아, 재미있고 멋지다는 말입니다. 
숙종이 장옥정을 대하는 이중적인 태도, 그리고 동이에게 대하는 태도를 보니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았을 숙종의 깨알같은 개그코드를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어쩜 그런 모습이 있지 않았을까 심지어는 믿어지는 부분까지 생기게 되네요. 숙종은 중전, 후궁, 심지어는 자신을 낳아 준 어머니까지 주위에 둘러싸인 모든 여인들은 다 정치적 인물로 볼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강한 치마폭에 숨거나, 강해 보이는 치마폭을 휘두르지 않으면 선대 왕들처럼 아무도 모르게 죽임을 당하거나 폐위당해 버릴 수도 있던 자리였으니 말입니다.
14세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숙종이 결심한 것은 덕망있는 중전을 맞아들여 후사를 잇고, 어여쁜 후궁 몇 들여 놀아보자가 아니었을 겁니다. 자신이 앉아 있는 보위를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더 강했을 겁니다. 더구나 내것 네것 밥그릇 싸움하는 서인과 남인들의 싸움에서 그가 고심하고 취했던 방법은 '휘둘리지 않고 휘두르는 법'이었을 겁니다. 자칫 휘두르려다 보면 내쳐질 수도 있고, 그러다보니 휘둘리는 척하고 휘두르는 영민한 방법을 썼던 것이었지요. 그 방패막이와 보호막이 되어 주었던 것이 양측 세력을 대표하는 여인들 치마폭이었을테고 말이지요.
저는 이번 회를 보며 숙종이 항상 사람좋게 웃는 가운데도 순간 번뜩이는 칼날같은 차가움을 발견했는데요, 장옥정과 바둑을 두고 나와서의 표정도 그러했지만, 편전회의에서 중신들을 보는 숙종의 눈빛도 예사롭지 않음이 느껴졌어요. 대거 물갈이에 대한 조정 신하들의 표정을 장난스러우면서도 섬뜩하게 관찰하고 있는 듯한 숙종의 모습은 얼굴 자체가 양날의 칼과 같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숙종의 왕의 자리에 대한 수호의식은 장옥정을 두고 "저 아이가 남자로 태어났으면 내 자리를 탐했을 거야"라는 말 외에도 월장하려는 동이에게 말하는 것에서도 엿보입니다. 호위 내시들을 물리치고, 동이에게 다가 간 숙종이 "내가 여기서는 엎드려 줄 수는 없고 따라오너라" 라며 동이를 문으로 데리고 가는 장면이 있었어요. 물론 임금을 호위하는 내시부 신하들이 지켜보고 있어서 체면을 구기고 싶지 않음도 있었겠지만, 엎드려 줄 수 없는 이유는 그 곳이 궁궐 담이었기 때문이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궁궐은 숙종의 집이고, 자기집 담을 넘으라고 등을 내줄 수은 없는 일이었겠지요. 숙종이 어린 나이에 보위에 올라 지금까지 아둥바둥 지키고 온 곳이 대궐의 주인자리잖아요. 왕위에 오르자마자 정통성 시비에 시달린 것만 봐도 숙종이 왕의 자리에 대한 의지는 강했을 겁니다. 아시다시피 현종 사후 어린 숙종이 보위에 오르자, 효종이 장남이 아니었다는 것에 숙종의 정통성에 반기를 들고 나왔다는 것만 봐도 숙종의 고민을 알 수 있는 대목이지요. 숙종이 이런 술렁거림에 대처한 방법이 수렴청정을 일찍 거둬버린 사건일 겁니다. "어리다고 얕보지 말라" 라며 대신들에게, 그리고 모후에게도 한방 먹인 셈이지요. 그리고 숙종이 취한 태도는 남인과 서인 사이에서 그 만의 방식으로 군형을 잡으려 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때로는 가차없이 피바람을 일으키며 숙청해 버리면서 말이지요.
그런 숙종의 성정때문에 서인이나 남인이니 숙종을 함부로 좌지우지 하지는 못했던 점도 있습니다. 명성대비가 아들임에도 무서워할 정도였으면, 숙종의 칼이 얼마나 잔인했는지를 엿보는 대목이기도 하고요. 사실 숙종의 정치를 평가함에 의견이 분분하기에 여기서 옳았다 그르다 라고 말하기는 힘든 문제지만요. 

그런 숙종의 왕실에 대한 견고한 수호의식은 강아지처럼 귀엽고 까불거리는 동이라고 예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장난을 좋아하고 순수한 동이에게 어눌한 판관이라고 속이고 있지만, 자기 등을 밟고 자기집을 몰래 들어가라고 할 수는 없었겠지요. 그 모습을 보면서 순간적인 판단이었겠지만, 왕은 왕이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참, 이번회에 절벽아래로 추락해서 생사가 궁금했던 차천수(배수빈)가 살아서 돌아왔는데요, 기일에 맞춰 제를 올리러 간 동이와 엇갈려 버려서 안타까웠습니다. 동이가 흘리고 온 검계 머리띠를 봤으니, 동이가 살아있다는 것을 차천수도 알았을 것이고, 동이의 행적을 찾게 될 것인데, 두 사람이 언제 만나게 될지 애가 타네요. 또한 장악원에 천가 성을 가진 노비 동이라는 이름을 듣고 6년전 사라진 동이가 아닐까 의심하는 서용기에 의해 동이가 조사를 받게 될 것 같은데, 동이 앞에 쏟아지는 일련의 사건들 앞에 동이가 위기를 잘 넘길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탕약에 문제가 생겨 장상궁의 약재를 들고 들어 온 사실까지 들통나게 생겼는데, 동이 인생이 말 그대로 산 넘어 산입니다.
그나저나 숙종을 보니 알게 모르게 동이의 매력에 푹 빠져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요즘들어 숙종 입에서 동이와의 달밤 탐정놀이 이야기가 자주 나오면 말이지요. 아주 입이 귀에 걸립니다. 서용기와 술 한 잔 하면서도, 옥체를 걱정하는 서용기를 뜨아하게 만들면서 동이와 합동작전을 펼쳤던 탐정놀이가 너무 재미있었다며, 생전 처음 저자의 평범한 남자가 된 것 같다고 즐거워 하는 것을 보니, 임금의 자리에서는 범부의 평범한 모습에 대한 동경도 있었을 것 같아요.
숙종에게는 천방지축 동이는 너무 새로운 여자에요. 자신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는 여인들만 보아 온 숙종에게 대놓고 혼까지 내는 똘망똘망한 눈망울의 아이는 처음이었겠지요. 허당 숙종과 풍산 동이 커플의 몰래데이트가 너무 재미있는데, 암행길에 자주 만나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러다 보면 늦은 밤 환궁할 일도 많을텐데, 두 사람만의 궁궐 개구멍도 하나 만들어 주었으면 싶기도 해요. 아무리 판관이라지만 함께 있을 때마다 궁궐을 지키는 왕실을 호위하는 금군들이 없어지는 것을 풍산 동이가 계속적으로 속아 넘어가주기란 쉽지 않아 보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제작진에게 부탁하나 드리고 싶은데 숙종과 동이의 테마 음악 좀 상쾌하게 만들어 주시면 안될까요? 이번 달밤 에피소드 음악은 상큼한 분위기와 달리 너무 우중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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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3 12:05




동이 7회에서 미래의 장희빈과 숙빈 최씨가 되는 동이가 만나는 장면은 그 의미가 컸던 장면입니다. 두 사람이 처음으로 맞대면을 했다는 것 뿐만이 아니라 도인이 예언했던 빛과 그림자의 운명적 만남이었다는 점에서 사건이라면 사건일 수 있겠지요. 감히 쳐다보기도 힘들었을 상궁마마의 처소에서 국화차까지 대접을 받은 동이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드라마를 보며 왜 장옥정이 동이에게 고경명의 한시 황백국을 읊으며 뒷 소절을 알아맞춰 보라고 했는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요, 이 역시 장옥정과 동이가 빛과 그림자일 수 밖에 없는 운명의 쇠사슬에 묶일 수 밖에 없는 사건이라고 보여집니다.
장옥정은 결국 도인의 예언을 거스르고 말았습니다. 물론 장옥정은 현재로서는 자신이 도인이 말해준 주의사항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을 모르고 있지만요.
동이를 기다리는 장옥정은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입니다. 그리고 도인의 예언을 떠올립니다. "모든 걸 가진 이가 모든 걸 잃은 자의 그림자가 된다. 만약 그 아이가 살아온다면 항아님은 그 빛을 넘지 못하십니다.  허니 하실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 그 아이를 마주치지 마십시오". 
장옥정은 처소에 든 동이를 보고 "맑은 아이로구나. 눈빛이 좋다. 천비답지 않게 영특하고 기품도 있어" 라고는 다짜고짜 고경명의 황백국이라는 시 한소절을 읊었지요. 
"정색황위귀 천자백역기(국화라면 황국을 귀하다 하지만 하늘이 낸 자태는 백색도 아름답네)" 이 시의 다음 구절을 말해보라고 하지요. 
이에 동이는 "세인간수별 균시오상지(세상 사람들은 그리 구별하지만 서리 속에 꽃피운 기상은 모두 같네" 라고 다음 구절을 맞춥니다.
이런 동이를 보며 장옥정도 놀랍니다. 글을 알거라 생각했다며 곤혹스런 일에 큰공을 세웠으니 상을 내리고 싶다며 원하는 것을 말해 보라고 하였지요. 동이는 원하는 것이 없다고 말해버리지요.
장옥정은 욕심이 없다는 것에 실망이라며 "네가 천비라서 그러냐? 그런 욕심이 너같은 천비에게는 가당치 않은 것이라서? 아쉽구나. 네가 감히 당치 않은 것을 꿈꾸고 얻을 수 없는 것을 얻으려 했다면 더욱 마음에 들었을텐데..."라며 서운한 마음으로 동이에게 나가보라고 하였지요.
그런데 과연 장옥정이 무슨 이유로 동이에게 황백국이라는 시 한 소절을 읊으며 다음 구절을 말하라고 했는지 그 속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장옥정이 동이를 보는 순간 자신이 넘을 수 없는 빛이 아닐까 의심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어요. 장옥정은 사람을 보는 혜안이 있는 인물로 드라마에서 그려지고 있는데요, 아마 장옥정은 숙종의 이야기를 들으며 동이라는 장악원 노비가 무척 궁금했을 겁니다. 숙종이 장옥정을 만나자마자 죽을 뻔 했다며 어린애에게 밟히고 채이고 혼쭐이 나고 어쩌고 하면서 그날 밤 동이와 있었던 일을 너무도 재미있게 이야기를 해줬다는 것은 안봐도 뻔한 일이지요. 숙종에게는 잊을 수 없는 밤이었고, 또 그 덕분에 사랑하는 옥정이를 위기에서 구해주기도 했으니 숙종으로서는 으쓱해 할 만한 사건이었으니까요.
눈치 빠른 장옥정은 비록 숙종이 동이를 여인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숙종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 하는 주인공이 무척 궁금했을 겁니다. 자기의 남자 입에서 다른 여자 이름이 나오는 것은 천하의 장옥정이라고 해도 신경쓰이는 일이었을 테니까요. 그 아이가 천비라는 것도 옥정이에게는 걸릴 수 있습니다. 장옥정 역시 천출로 궁에 들어와 승은을 입었으니 자신과 같은 천을귀인의 인물이 한 사람 더 있다는 도인의 말도 있었고, 자신의 출신때문에도 숙종의 입에 오르내리는 인물은 예사롭게 넘길 수 없었을 겁니다.
동이를 기다리는 동안에 도인의 예언이 불현듯 떠올랐던 것도 장옥정에게 그런 불안을 암시하는 것이었어요. 장옥정이 많은 시들 중에 황백국을 동이에게 퀴즈문제로 낸 데에는 동이가 자신이 뛰어넘을 수 없다는 빛인지 시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의 내용을 보면 더욱 장옥정의 의도가 분명해지는데요, 국화라면 노란색 국화를 최고라 치지만 그 자태의 아름다움은 흰국화도 아름답다라는 것은 장옥정의 신분을 말하는 것입니다. 노란색국화란 왕실 혹은 높은 가문의 양반들을 상징한다면. 백색, 즉 흰국화의 의미는 가문이 미미한 집 출신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에 화답한 다음 구절은  출신이 아니라 고난과 역경을 이기고 피어난 꽃이라면, 다 아름답다라는 말로 출신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은유적인 뜻이 담겨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장옥정이 많은 시들 중에 왜 황백국으로 동이를 시험했을까요? 이유는 이 시가 장옥정 자신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자신의 신분이 천출임에도 시련을 이기고 꽃를 피워 귀한 이가 되겠다는 꿈을 꾸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미한 가문의 출신으로 왕실에 들어와 임금의 총애를 입은 흰국화 출신으로 서인들의 견제와 명성대비와 중전이 있는 살얼음 속에서 버텨내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지겠다는 그런 자신의 의지를 대변하고 있는 시거든요. 
장옥정은 동이에게서 나오는 기운을 보고, 도인의 말을 다시 떠올렸을 겁니다. 정확하게 다음 구절을 동이가 읊자 장옥정이 무척 놀라는 모습이었는데요, 동이가 글을 알고 있다는 것 때문이 아니라 동이가 같은 시를 외우고 있다는 점에서 놀랐을 겁니다. 동이 역시 이 시를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지만 황백국을 암송하고 있었던 이유는 아마 같은 이유였을 겁니다. 장옥정은 노란꽃이 아니어도 자태로 피워내겠다는 의지를 가졌다면 동이는 시련을 이겨내고 살아남겠다는 의지를 다져 준 시였을 겁니다. 천애고아가 된 동이는 하늘에 있는 아버지와 오라버니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어떤 시련과 역경에도 살아남겠다고 약속했으니까요.

장옥정은 황백국을 외우고 있는 동이에게 놀라움을 금치못하며 또 다른 테스트를 해보지요.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주겠다고 말이지요. 동이에게 야심이 있는지를 시험해 보고 싶었을 겁니다. 의외로 아무 것도 원하는 것이 없다는 말을 들은 장옥정은 한편 실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도했을 지도 모릅니다. 장옥정이 실망한 것은 동이에게 욕심이 없어가 아니라, 빛의 운명을 가진 이가 아니었다는 것에 대한 실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자신과 같은 사주를 가진 이가 있고, 더구나 자신의 그 사람의 그림자라는데, 비록 좋은 감정으로 만나지 못할 인연이라 할 지라도 궁금한 것은 당연할 겁니다.
장옥정은 본인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도인의 경고를 어겨버린 것이지요. 도인은 할 수 있으면 최선을 다해 그 아이를 마주치지 말라고 했지만, 알 수 없는 운명은 장옥정에게나 동이에게나 운명의 주사위를 던져 버리고 만듯 싶습니다. 또한 장옥정의 성정을 보니 그저 피하는 인물만은 아닌 듯 싶고요. 동이가 그 나머지 같은 운명을 가진 인물인지를 적극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시험까지 해 보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역경과 고난을 이기고 피어난 강한 꽃을 노래한 황백국 시구절을 외우는 숙빈 최씨나 장희빈은 천한 신분에서 최고의 신분에 오른 것을 보면 보통 인물들은 아니지요. 최후가 어찌되었든 말이에요. 아무튼 장옥정을 연기하는 이소연의 침착하고 차분하면서도 영리한 모습을 보니 새롭게 각색된 장희빈도 참 매력적인 인물로 보입니다. 과연 이소연의 장희빈은 어떤 인물로 탄생될지 그것을 지켜보는 것도 드라마 동이를 보는 재미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사와 너무 동떨어진 인물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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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3 07:13




음변의 원인을 밝힌 공으로 동이는 삽시간에 장악원에서 인기짱입니다. 동이 덕분에 장악원에는 어식(임금이 내린 음식)이 내려지고, 동이는 고급비단과 금붙이에 노리개까지 하사받았지요. "난 이 나라의 왕이다" 라는 말을 듣고도 "네가 임금이면 나는 옥황상제"라며 칼을 겨눈 서인들 하수인들에 의해 목이 날아갈 찰나 서용기가 이끌고 온 포청관군들에 의해 다행히 숙종과 동이는 목숨을 구했어요. 
간밤에 어리바리 숙종과 풍산 동이의 활약으로 음변의 원인이 암염때문이라는 진상이 밝혀짐에 따라 명성대비와 서인들이 곤궁에 처하지만, 음변을 꾸민 배후가 명성대비와 서인들이었음을 알고도 장옥정은 이를 기회로 이용하는 영리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겉으로는 명성대비를 곤궁에서 구해주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숙종의 총애를 잃지 않으려는 계산이 있었던 것이지요. 또한 명성대비와 서인들에게는 약점을 잡고 있다는 것까지 은연 중에 내비친 장옥정입니다. 왕실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칼 같은 숙종이기에 이번 음변의 음모 배후가 드러나면 어머니에게도 칼을 댈 수 있는 성정이라는 것을 장옥정이 모르지 않기에, 명성대비와 서인들의 음모를 묻어주려는 것이었지요. 어머니를 치고 장옥정을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없을 것임을 계산에 넣은 장옥정의 영특한 처리방법이었던 것이지요.
숙종으로부터 간밤에 목숨이 왔다갔다 했던 재미있는 무용담을 들은 장옥정은 묘하게 동이라는 아이가 궁금해집니다. 천을귀인이라는 같은 운명을 타고 난 이유인지 자석처럼 장옥정은 동이라는 아이에게 끌립니다. 장옥정은 동이로 인해 재입궁이 변란이라는 흉흉한 소문을 털 수 있었으니 동이에게 상을 내리고자 하지요. 동이를 기다리는 동안 장옥정은 과거 도인이 했던 말이 불현듯 떠올라 표정이 어두워집니다. "모든 것을 가진 자가 모든 것을 잃은 아이의 그림자다" 라며 자신을 그림자라고 했던 도인의 예언에 걸립니다. 빛이 그림자를 알아보듯, 그림자 역시 빛이 들어오면 눈이 부시는 법이지요. 빛과 그림자라는 타고난 운명때문이었는지 장옥정의 눈앞에 나타난 동이에게서 나오는 예사롭지 않은 기운을 장옥정도 느끼지요. 
동이를 본 장옥정의 예감은 예리합니다. 국화차를 권하며 고경명의 황백국이라는 시 한 구절을 읊으며 다음 구절을 맞추라고 하니 동이의 입에서 다음 구절이 막힘없이 나옵니다. 동이에게서 품어나오는 맑은 눈빛과 맑은 기운은 장옥정이 동이에게 호기심을 갖게 합니다. 장옥정은 동이가 예사 아이는 아니라는 생각에 흥미를 가지는데, 상으로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말에 실망이라며 동이를 나가보라고 합니다. 장옥정은 순간 자신의 신분과 야망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지난밤에 간밤에 임금인 줄도 모르고 혼줄까지 내가며 범인을 잡았다는 말에 장옥정은 동이의 영민함에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로든 자신과 같은 야망이 있는 인물인지 알고 싶었을 겁니다. 이런 것이 운명의 이끌림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역시 신분이 천출임에도 숙종의 은혜를 입고 상궁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기에 동이에 대해 특별히 호기심을 보인 것이었지요. 더구나 동이에게서 나오는 천비답지 않은 기품과 맑은 기운은 장옥정이 관심을 가지게 했고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동이의 말에 "네가 감히 당치 않은 것을 꿈꾸고 얻을 수 없는 것을 얻으려 했다면 더욱 마음에 들었을텐데..."라며 자신이 사람을 잘못봤나 싶어 실망을 하는 장옥정입니다. 나가보라는 말에 "마마님! 사실은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라며 청을 들어줄 수 있느냐며 엎드린 동이, 과연 동이가 궁금해 하던 나비문양의 노리개에 대해 동이가 장옥정에게 물어볼 지 다음회를 기다려야 겠네요.
동이가 궁궐에 들어 온 이유가 나비모양을 가진 항아님, 그리고 장익헌 대감이 죽으며 보여주었던 손동작을 했던 항아님을 찾아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무고를 밝히고자 함인데, 동이는 억울함을 풀게 될지 모르겠네요. 장옥정이 동이가 어느 밤 어린 아이에게 인정을 베풀어 궁지에서 구해주었던 검계 최효원의 여식임을 알게 되면, 장옥정이 동이를 가만 내버려두지 않을 듯 싶은데, 호기심 소녀 동이의 앞날이 풍전등화입니다.  
동이가 방송된지 7회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동이는 이렇다하게 시청자들을 끄는 힘이 부족해 보입니다. 지난 회 숙종 지진희의 코믹한 모습으로 새로운 모습의 숙종에 대한 기대감이 급상승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드라마는 산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우아하고 품위있는, 그리고 영특한 장희빈의 모습에 근접한 이소연은 캐릭터 잡기에 성공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주인공 동이를 연기하는 한효주가 우려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붕 떠있다는 느낌입니다. 조선시대의 캔디로서의 밝고 명랑한 동이를 연기하고 있는 한효주 연기를 못한다는 것은 아닌데, 드라마가 끝나면 한효주의 붕 떠 있는 목소리가 자꾸 걸립니다. 물론 동이는 17살의 어린나이이고, 현재로서는 다듬어지지 않은 들꽃같은 캐릭터를 보여주어야 하기에 행동에서도 말투에서도 천방지축인 모습은 감독이 원하는 동이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또한 난관 속에서도 늘 따뜻하고 밝은 성격의 동이를 보여주고 싶다는 설정에도 부합되는 모습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문제는 한효주의 대부분의 대사가 정통적인 사극에서의 대사라기 보다는 현대적인 대사들이기에 사극의 냄새가 나지 않는 점도 있지만, 한효주의 대사는 조금 빠르고 거친 호흡마저 느껴집니다. 대사를 끊지 않고 하려다보니 호흡이 가파르고, 더구나 한효주의 음색이 낮은 톤도 아니기에 더 현대적이고 빠르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한효주의 상대배역들과 나오는 신은 각자 따로 논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상대방과 주고 받는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자기대사만 친다는 느낌까지 들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보다 심각한 것은 동이의 장악원에서나 숙종(아직은 임금인줄 모르고 있지요) 등과의 장면에서 동이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망각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밝고 긍정적이고 영민한 성격의 아이라는 것에 지나치게 치중하다보니 드러나지 않지만 묘하게 거슬리는 부분들이 눈에 뜨입니다. 
예컨데 밤중에 숙종과 암염에 대한 증거를 잡는 과정에서도 동이는 양반, 더구나 한성부 판관이라는 양반을 가지고 노는 듯한 인상입니다. 물론 어리바리 숙종과 환상의 개그콤비는 만들었지만, 양반에게 눈을 꼿꼿이 들고 가르치려는 듯한 태도는 노비신분에서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는 것이죠. 한성부 판관이 조금 모자라다 싶으니 아예 무시까지 하려는 듯한 동이는 당당하기 보다는 되바라져 보일 수도 있었던 장면이었어요. 이런 동이의 태도는 비단 숙종에게서 그치지 않습니다. 장악원에서는 정도가 심하다 할 수 있습니다. 서열상으로 위인 영달(이광수)과 황직장(이희도)를 대하는 태도는 밝음을 넘어서 입에서만 나으리고, 전혀 윗사람을 대하는 태도처럼 여겨지지 않습니다. 동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하는 장악원에 대부분이 희화적인 인물들만이 있다보니 동이의 이런 면은 더욱 강조될 것같습니다.
이번 회 강렬한 감초들로서 등장한 오태풍(이계인), 오호양(여호민) 역시 동이를 사극적인 무게감이 아닌 재미요소들만 있는 인물들 속에서 부각시킬 뿐일 것입니다. 이소연이 명성대비, 오태석 그리고 잘 교육된 상궁들 속에서 우아하고 기품있는 장희빈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물론 본인의 캐릭터 소화능력에도 있지만, 좋은 멍석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을 것입니다.
반면 한효주의 주변에는 코믹하고 바보스러운 인물들 투성입니다. 동이가 제 아무리 영특함을 갖췄다 할지라도, 명성대비를 한방에 보낼 수 있는 물증(패찰)을 가지고 명성대비와 서인들의 뒷통수를 친 장옥정이 부각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장악원에서 동이 한효주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배우들은 대부분이 코믹하고 과장적인 캐릭터이기에 이 속에서의 한효주 역시 붕붕 떠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동이가 보여줘야 할 영특함과 밝음도 코믹속에 묻혀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햇살미소마저도 시도때도 없이 밝은 모습을 애써 강조하기 위해 남발하는 듯한 모습이고 말이지요.
호기심많고 덜렁대는 동이도 좋지만, 동이는 장금과는 다른 캐릭터입니다. 장악원에서의 천방지축 동이는 수랏간의 장금이 같은 모습이 군데군데 눈에 뜨이는데, 장금이 이영애가 보여주었던 기품은 부족한 모습입니다. 이는 배우 한효주에게도 한효주가 만들어 갈 동이라는 캐릭터에도 좋은 방향은 아닐 듯 싶습니다. 물론 장금이가 어려서부터 한상궁에게 교육받은 영향도 있지만, 시청자는 드라마 속 주인공에게서 특별한 분위기를 찾고 싶어 하는 것이 사실이지요. 한효주는 천방지축 노비 동이의 모습은 제대로 살리고 있지만 주인공으로서의 무게감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천인의 왕은 저 아이'라는 말이 워낙 강렬하게 자리해서인지 동이가 범부들과 다른 모습을 찾고 싶은데, 밝고 낙천적인 성격을 지나치게 부각하다보니 매사에 흥분 상태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말이지요.
동이는 숙종의 눈에 들기 전까지는 들꽃같은 이미지의 아이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동이는 들꽃같은 야생화 이미지보다는 잡초의 이미지가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인현왕후, 장희빈, 숙빈최씨 동이를 꽃에 비유하자면 각각 수선화, 장미, 연꽃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진흙탕 속에서 피어오른 연꽃같은 인물이 숙빈최씨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은 후원 연못가에 핀 수선화의 이미지도 아니고, 장옥정처럼 자색으로 임금을 유혹한 것도 아닌, 진흙탕 속에서 고고하게 피어오른 연꽃같은 인물말입니다. 
영웅에게는 범부에게 없는 영웅의 모습이 있듯이, 궁중 무수리출신이었지만 미래 국모로, 그리고 천민들의 왕에 오르는 사주를 타고난 동이만의 분위기도 있어야 하는데, 밝고 재치발랄한 동이의 모습에만 치중하다보니, 뭔가가 부족한 느낌입니다. 그게 뭘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2%의 신비감 혹은 기품같습니다. 동이를 둘러싼 장악원의 모든 인물들이 코믹에 치중하다보니 동이 역시 기품이 풍겨나올 분위기를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시청자는 느끼지 못하고 단지 도인과 장옥정만이 아는 기품일 뿐입니다. 연꽃으로 피어나기 전의 들꽃같은 동이, 잡초가 아닌 들꽃같은 동이를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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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31 08:04




장악원 노비로 궁으로 들어 온 어린 동이의 자리에 성인 동이 한효주로 바뀌고, 장희빈과 동이의 멜로라인의 중심에 설 숙종 지진희의 출연 장면만으로도 동이에 대한 기대감 상승입니다. 지난 3회분의 산만하고 어수선했던 기초공사를 4회로서 마무리를 짓고, 살붙이기에 들어 간 동이는 이제부터 시작인 셈입니다. 느리고 침울했던 음악도 군데군데 경쾌하게 바뀌면서 드라마 분위기도 전체적으로 변화가 있었는데요, 동이의 본격적인 궁생활과 함께, 이병훈 감독의 손에서 장악원과 궁중음악이라는 신선한 소재가 사랑과 정치, 동이의 성장, 그리고 궁궐 내 음모까지 어떻게 버무려질지 기대됩니다. 동이의 어린시절을 보여주는 과정에서의 무리한 진행이 4회들어 궁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큰 가닥을 잡아 정리되었고, 드라마에 대한 우려도 어느 정도 잠재웠다는 생각입니다.
관아에는 죄없는 노비들까지 주인양반이 검계인지 색출해 달라며 고변을 하는 등 도성은 검계의 일로 양반 천인 할 것 없이 뒤숭숭해져서 폭동이라도 일어날 태세입니다. 일을 끝까지 마무리짓겠다는 서용기의 청을 오태석이 수락하며, 서용기는 남은 검계 잔당과 식솔들을 색출해 내고 있지요.
주막집에 들어가 밥을 훔쳐 먹던 동이는 친구 게둬라와 해후하고 함께 궁궐 시구문(시체가 나가는 문) 근처에 숨어 밤을 보냅니다. 두 아이 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달래며, 아버지가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을 거라 서로를 위로해 주지만, 이내 두 아이의 눈에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이 흐르고야 말지요.
다음날 아침 어느 양반집에서 버린 상한 산적을 먹은 게둬라는 식중독 중상을 일으키고,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복통을 호소하지요. 동이는 게둬라를 들쳐업고 혜민서를 찾아 치료를 받게 합니다. 곳곳에 동이와 아버지 최효원의 용모파기가 나붙어 위험하지만 친구 게둬라의 고통을 그냥 봐 넘기지 못하는 동이에요.
다행히 치료로 식중독이 나은 게둬라와 혜민서를 몰래 나오려는 동이, 그러나 동이를 알아본 혜민서 의원이 관에 신고를 하고, 동이와 게둬라는 곤경에 처합니다. 최효원의 여식이 나타났다는 보고를 받은 서용기도 동이를 뒤쫓고, 산으로 도망간 동이는 수풀에 몸을 숨기지만, 결국 서용기에게 발각되고 말았어요.
 아버지가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돌아가셨다며 살려달라는 어린 동이를 서용기는 차마 잡지를 못합니다. 이번 한번만 보내 주겠다며 다시는 눈에 띄지 말라며 동이를 놔주는 서용기였지요. 두 번 다시 죄인의 자식을 봐 주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서용기에게 동이는 아버지가 죄인이 아니라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는 말을 해보지만, 서용기는 믿어주지 않습니다.
돌아서는 서용기에게 동이는 죽은 장익헌 영감과 동일한 손동작을 하는 항아님을 봤다며, 그 항아님을 찾아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 달라고 합니다. 같은 손동작을 하는 항아님을 봤다는 동이의 말에 놀란 서용기가 동이에게 다가서려는 순간 관원들의 화살이 날아들고, 서용기가 화살을 쏘지 못하게 제지를 했지요. 그러나 쏟아지는 화살을 피해 뒷걸음질 치던 동이는 그만 비탈을 굴러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장익헌 영감과 남인 양반들의 의문의 살인사건에 검계가 연루되었다는 것에 의문을 품고 있던 차에, 서용기의 부친이 살해되고, 그 현장에서 최효원이 체포되어 서용기의 의문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었지요. 사건의 중요한 단서인 대사헌 장익헌 영감의 수신호는 장익헌 영감의 죽음 배후를 가리키는 단서인데, 같은 신호를 주고 받는 이가 있었다는 말에 서용기는 동이를 잡으려 하지만, 동이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번 회 제가 눈여겨 보았던 것은 앞으로 동이를 살려 보내는 포도청 종사관 서용기였어요. 포도청으로 부임오면서 5년간을 검계를 추적해 오면서, 그 수장이 벗이며 스승이라고 여겼던 최효원이라는 것을 알고, 마음 한켠으로는 최효원에 대한 일말의 믿음도 남아있을 듯 하고, 또 한켠으로는 아버지를 죽인 원수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을 거예요. 배신감과 증오, 그리고 마음 한구석 개운함을 떨치지 못하는 서용기의 복잡한 심사로 어린 동이를 봤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비탈에서 굴러 떨어진 동이를 구한 이들은 평양기생 설희(김혜진)가 보낸 사람들이었어요. 장악원 악사였던 동이의 오빠 최동주를 연모했던 설희가 차천수의 부탁으로 동이의 행적을 뛰쫓고 있었던 것이었지요. 동이를 구한 설희는 거짓 양자입양 증서를 만들어 동이와 게둬라를 한양에서 탈출시키려고 합니다. 그러나 동이는 한양을 떠니지 않겠다고 합니다.
정월맞이 연등축제를 하며 동이는 아버지와 오라버니에게 약속했어요. "저 여기 있을게요. 아버지 말씀대로 여기 살아 있을게요" 라고요. 동이는 아버지와 오빠, 그리고 천수 오라버니를 잃은 그곳에서 당당히 맞서겠다고 다짐했지요. 아버지를 억울하게 누명을 씌운 사람이 누군지도 알아야 하고, 우연히 만났던 항아님(장옥정)이 낯선 남자와 주고 받았던 손동작도 알아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동이는 한양을 떠날 수가 없었던 것이에요.
동이가 평양기생 설희에게 부탁한 것은 놀랍게도 궁궐로 들여 보내 달라는 것이었지요. 언젠가 아버지가 궁궐이 가장 안전하다는 말을 해줬던 말을 기억한 동이는 포졸들이 도성을 뒤져도 궁궐은 뒤지지 않을 거라며 설희에게 궁궐로 들여 보내달라고 부탁합니다. 설희는 장악원 황주식(이희도)에게 부탁하여 장악원 노비로 동이를 궁으로 들여 보내게 되고 동이의 험난하고, 찬란할 인생 서막이 시작되었습니다. 찬란한 인생과 찬란할 인생, 그러고보니 한효주와 어울리는 말이네요. 
한편 한성부 포도청에는 물에 떠내려 온 예닐곱살의 여자아이 시신이 들어왔는데, 그 여자아이 시신에는 동이가 문안비를 갔을 때 입었던 비단옷이 입혀져 있었어요. 서용기와 좌윤 오태석이 시신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서용기는 그 시신이 동이가 맞다고 증언을 하지요. 마지막으로 봤을 때 입었던 옷이 맞다고요. 포도청 종사관 서용기는 이렇게 동이를 두번 구해 주게 됩니다. 동이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오태석의 추적은 멈추게 되었을 테니까요.
오태석이 더 이상 추적하지 않는 가운데 동이는 굴궐에서 무럭무럭 자라 주었어요. 장악원 노비로 지내며 악기를 나르고 악보를 챙기고, 악사들의 빨래를 해 가며 17살 어여쁜 동이가 되었습니다. 동이를 지켜 준 것은 아버지와 오라버니, 그리고 천수 오라버니에 대한 그리움과 살아 있겠다고 한 약속이었어요. 장악원 어린 노비로 들어와 손 호호 불며 빨래를 하고, 물을 나르고, 청소를 하는 힘든 궁생활을 이기게 한 것은 오라버니가 탔던 해금이었고요. 
아버지와 오라버니에 대한 그리움을 해금에 실어 보내면, 하늘에서 아버지와 오라버니가 웃으며 들어 줄 것이라고 동이는 생각합니다. 그 옛날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시절, 커서 천수 오라버니에게 시집 가겠다고 웃었던 그 때를 떠올리며, 저녁 무렵 고된 몸을 추스리며 타는 동이의 해금가락에는, 그래서인지 손에 닿지 않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이 묻어 나옵니다. 
동이의 해금연주에 실린 마음을 읽었을까요? 숙종의 발걸음마저도 멈추는 것을 보니 말이에요. 동이의 구슬프면서도 가슴을 젖어들게 하는 해금소리에 숙종이 귀를 기울이는 것을 보니 숙종과 동이의 로맨스가 벌써 시작된 듯 두근거립니다. 강한 군주로 알려진 숙종이 동이에서는 누군가의 연주를 듣고, 가락에 실려 보내는 마음까지 읽어내는 로맨티스트같아 보여요. 숙종이 어떤 색깔의 로맨틱 가이로 탄생될 지도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고 싶네요. 

마지막 엔딩장면에 잠깐 모습을 나타낸 한효주를 보니, 아버지 최효원과 기생 설희가 고운 눈을 가졌다는 말을 했는데, 한효주 눈빛 정말 곱고 맑아서 동이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다음 회부터 본격적으로 성인 동이의 모습을 보여주겠지만, 한효주와 지진희의 등장만으로도 드라마의 분위기가 살아나는 듯한 느낌이에요. 한효주의 경우는 사극 일지매에서의 부진을 떨치고, 동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지 걱정반 우려반인데요, 아직 많은 장면을 보여주지 않아 동이와 숙빈최씨의 캐릭터를 잘 완성해 갈 지 미지수이지만, 장악원 악사 한복을 입은 모습을 보니, 궁중사극에서도 비주얼적으로는 어울리는 것같습니다. 다만 사극에서의 대사처리가 현대물과 달라 발음도 정확해야 하고, 긴호흡 조절이 필요한 부분이라 좀 더 지켜 봐야겠지만요. 
한효주와 함께 숙종역의 지진희도 잠행을 하고 돌아오는 모습으로 등장했는데요, 평소 분위기있는 배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온화하면서도 지적인 분위기의 숙종도 기대되네요(우리 딸이 지진희를 좋아해서 평소에 지진희 느님이라는 표현을 쓰던데 저는 쑥스러워 못쓰겠네요.;; ) 예고편을 보니 장난스러운 성격도 있어 보이고요. 아무튼 한효주와 지진희 너무 반갑습니다. 모쪼록 한효주가 대장금 이영애를 잇는 좋은 배우로 거듭났으면 싶습니다.

재미있는 옥에 티-조선시대 씨름판에서 홍샅바 화이팅, 청샅바 화이팅?
어제 3회방송분을 보고도 옥에 티가 넘친다고 지적을 했었는데요, 이번 회에서도 서비스로 넣어 주셨는지 음향 옥에 티까지 귀에 똑똑히 들리게 넣어주셨네요. 민속경기 씨름판 그 흥미진진한 장면에서의 엑스트라들의 표정도 가관이 아니었지만, 홍샅바 화이팅, 청샅바 화이팅이라고 응원하는 소리를 들으니 숙종시대인지 강호동의 씨름판인지 아리송하더군요. 이런 부분이 편집에서 그냥 넘어갔다니 이해가 안가서 말이지요. 옥에 티를 잡아내는 것을 즐겨하지 않는데도 이런 점은 신경써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플레이버튼을 눌러보시면 조선시대 씨름판에서부터 통용되었던 영어가 나온답니다 ^^* 안 나와도 버튼을 세네번정도 누르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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