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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줄기는 대길이와 언년이의 쫓고 쫓기는 안타까운 사랑이겠지요. 대길이와 언년이의 사랑, 그 사연 하나만으로도 추노라는 소재는 성공적인 사극멜로드라마지요. 그러나 혁명을 얘기하기에는 의미가 퇴색해 버렸습니다. 혁명보다는 사랑에 그 무게중심이 쏠렸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추노에서 말하고자 하는 혁명은 실패입니다. 원손 석견을 왕위에 세우고자 하는 것을 혁명의 당위성으로 잡았다는 것이 가장 큰 실패의 원인이고, 혁명의 중심인물로 세운 송태하를 영웅적인 인물로 그리지 못했다는 점이 두번째 실패 요인입니다.
우선 원손을 혁명의 당위성으로 잡았다는 것이 혁명이 실패한 첫째 이유라고 했는데요, 원손을 왕위에 세우려고 한다는 것은 정통성이라는 명분싸움에서는 합당한 혁명의 논리가 되겠지만, 드라마 추노에서는 그 외의 것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어린아기가 세자가 되고 다음 보위에 내정된 것은 조선 왕조사에서 수없이 있었던 일이기에 새로울 것은 없는 일입니다. 원손 석견이 중요한 이유는 그가 인조의 적장자인 소현세자의 아들이라는 점이겠지요. 소현세자가 청의 볼모로 잡혀가서 8년만에 조선에 돌아와 두달만에 의문의 죽음을 당했기에, 그리고 독살이라 의심되는 부분때문에 석견을 왕위에 옹립한다는 것은 타도의 대상이 그 의문의 중심에 있는 패륜적인 왕 인조라고 볼 수 있겠지요.
송태하가 스승이라 따르는 임영호는 이름만 드높았을 뿐 어떤 사고를 가진 인물인지 드라마에서 드러내 준 것이 없기에 그를 따르는 유생들과 송태하와 부하들은 임영호 팬클럽 회원쯤으로 보이니 말입니다. 드라마 추노의 혁명관의 실패는 임영호라는 인물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없었기에 오는 혼란일 것입니다. 앞으로 등장하게 될 이재준 대감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고요.
가장 영웅적으로 그려졌어야 할 송태하가 가장 답답한 캐릭터로 나오고 있으니, 도망노비나 쫓는 추노꾼 이대길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지요. 언년이에게 약속한 앙반 상놈 없는 평등세상을 만들겠다는 대사 하나로도 이대길은 가장 혁명적인 인물이 돼버렸고, 정작 새로운 세상을 세우겠다, 역사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그럴싸한 말만 늘어놓았던 송태하는 원손과 언년이를 데리고 조선팔도를 도망치는 신세만 되고 말았어요.
20회에서 호기심 많은 언년이는 송태하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했지요. 대길이랑은 왜 같이 다니게 된 거냐? 여기에 얼마나 머무실 요량이냐? 청에서 무엇을 배우셨는냐? 승하하신 저하는 어떤 생각을 하셨느냐? 등등... 언년이도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대차게 물어봤지만 송태하는 이번회에도 답을 내주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멋드러지게 칼을 꺼내 뭔가 결심한 듯 폼만 잡다 말았어요. 이러니 시청자가 한 번 예상해보라는 질문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제작진이 송태하의 갈 길을 송태하의 입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에 근 10여회를 뜸을 들이고 있으니 답답한 마음에 제가 송태하라면, 아니 작가라면 어떤 방향으로 송태하의 앞길을 그릴까 생각해 보게 되네요. 저는 송태하의 생각이 그 테두리가 작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처음 원손을 왕위에 세우고 나라의 기강을 바로 잡겠다는 큰 테두리의 혁명이 아니라, 그가 지켜주고 싶은 사람들을 지키는 것도 송태하 나름의 각성이고 혁명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그 중심에는 원손과 부인 언년이가 있겠지만요.
그런데 송태하의 말이 크게 달라진 곳이 두군데가 있었어요. 하나는 대길이 앞에서 내 부인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감옥에서나 그 이전에는 항상 "내 부인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라는 식으로 말을 했는데 그냥 부인이라는 호칭을 썼다는 점이에요. 대길이와 언년이와의 관계를 알게 된 연유이기도 하겠고, 대길이에 대한 감정적 배려일 수도 있겠지만, 거리감도 느껴지더군요. 자신이 지금 하려는 일이 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을 때를 대비한 말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내 부인이라는 말로 언년이는 자신의 여인이라고 굳이 강조하지 않음으로써 대길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한다는 것같기도 하고요. 물론 억지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만.
이는 송태하의 생각이 정리되었다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송태하는 더이상 원손을 내세운 혁명이라는 기치를 걸지 않겠다는 것을 표방한 것이니까요. 이는 송태하가 언년이 노비였음을 알고 난 이후 자신이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는 각성의 결과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송태하는 왕을 새로 세우겠다는 혁명가에서 백성을 지키는 혁명가로 거듭나고, 그 현장에서 죽고자 할 거라는 예감이 들었어요.
송태하는 그것에 대한 답을 찾은 듯 보입니다. 원손을 왕위에 세운다느니 썩은 정치를 갈아엎겠다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자신이 노비로 떨어져 살아본 그 민초들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월악산에 모여든 막바지 인생들, 그 민초들 역시 자신이 보듬고 가야 할 백성이고, 자신이 꿈꾸는 세상의 범주에 넣어야 할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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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에서 온 여자 2010.03.12 11:00 신고
추노 이제 4회만 남겨 놓고 있네요.
앞으로의 얘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 대충 감이 잡힙니다.
잘 읽고 가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
옥이 2010.03.12 12:47
송태하가 이제 노비에 대해 혁명을 생각하고 있으니 다행이지요...
그래두...추노는 군데군데 사람냄새가 나서 좋은것 같아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추노팬 2010.03.12 15:35
대길이와 언년이의 사랑이 이 드라마의 주제와 연결되는 거 아닌가 싶네요.
그 둘의 사랑이야말로 거창한 이상보다
더 이루기 힘든 것이니까요.
유교적 질서를 다 무너뜨려야 이루어질 수 있는 사랑이잖아요?
그 둘은 지금도 사랑하는 감정이 남아있기에 더 그렇구요.
언년이는 송태하의 아내로 양반집 부녀자 행세를 하지만
사실 속내가 그렇지만은 않을 거 같거든요.
그 둘이 유교적 속박을 뛰어넘는 사랑을 현실에서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겠지요.
이 드라마가 대길과 언년의 사랑이야기에서 시작되고
또 대길이는 언년이때문에 추노가 되었고
그녀에 대한 사랑이야말로 대길이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니까요.
물론 송태하가 죽어야 가능한 이야기이겠지만은요.-
노비낙인 2010.03.15 12:16
정작 얼굴에 노비낙인이 새겨진 노비 업복과 초복..은 죽게될것같은데...업복이얼굴에 노비낙인이새겨지게하고 잡혀온 도망노비들의 피눈물을 머금은 이천의 집과 전답..언년에대한사랑으로 노비들을 고통스런삶으로 다시 몰아넣은 대길과 혜원이 행복해진다면..세상을바꾸는 씨앗이 아닌 세상에 대한 씁쓸함을 느끼게되는게아닌가요?수단방법가리지말고 타인의 피눈물을흘리게하더라도 개인의행복,목표만 이루면된다는걸보여주기위함이 추노가 보여주고자하는게아닐텐데여..(여자캐릭터도 마찬가지입니다..자신이 기억하는사람은 사랑하는여인을위해 세상을바꾸겠단 용기를가졌던사람인데 정작 그의 삶과해온일은 정반대되는 삶과 일을 해왔거든여?추노꾼이란것을알게됐을때..추노꾼자체에 혜원이가 문제의식이 전혀없다면..나혼자만 잘먹고잘살면 그만이란건지..남에게 어떤일을해왔든..(자신땜에 추노꾼이된것을 가슴아프게생각하는것과는별개로)대길이는 혜원을 사랑하기때문에 계집종 언년이.보단 송태하의아내 김혜원으로 살아가길바라지 되돌릴려고하지않을것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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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집 하나 지키지 못하는 놈이 세상을 논할 자격이 있나?"
대길이 혁명이니 새 세상이니 뭐가 중요하냐며 "계집 하나 지키지 못하는 놈이 세상을 논할 자격이 있나?" 라고 물었지요. 그리고 지킬 자신도 없으면서 왜 자신을 죽이지 않았느냐고 따졌던 장면이 있었어요. 아마 이 때 송태하의 마음은 이미 결코 혜원(언년)이 자기 사람이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언년이를 지킬 사람은 대길이라는 것을 송태하 스스로도 깨달았을 것입니다. 다만 사랑에 대한 패배감과 노비였던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혼란스러움에 그 꼿꼿한 자존심이 상처를 입고 인정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요. 짐승같이 울부짖는 대길의 뇌리에는 온통 언년이 하나임을 읽었을 테니까요.
대길이 송태하에게 네놈이 구하려는 사람이 임금손자인지 언년인지 물었을 때도 송태하는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네 일이 아니니 상관말라는 말밖에 하지 못하지요. 또한 언년이라는 이름을 모른다고 혜원이 노비였음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양반계급의식은 송태하에게서는 깨지지 못할 금강석과 같은 뿌리입니다. 송태하같은 양반들의 사고로는 세상이 열두 번 뒤집어진다 해도 양반의 피와 상놈의 피가 다르다는 것이 세상을 받치고 있는 근본입니다. 송태하의 한계이자 그가 대길을 뛰어넘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사랑에서도 혁명관에서도 말이지요.
현 시대 우리 눈에 비춰보면 한계일 수 밖에 없지만 당시 조선 사대부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논리일 겁니다. 결국 평등사상은 농민과 노비 등 피지배계층에서 나올 수 밖에 없는 이데올로기라는 것이지요. 신분적 자각은 그 신분의 틀 속에 갇혀 있는 계층에서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요. 동학농민전쟁이 그러했고, 장길산이 그러했지요. 대길이 개인적인 이유이지만 혁명적인 인물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교수형에 처해지기 직전 죽음 앞에 두 사람이 누구를 혹은 무엇을 떠올렸을까 궁금하더군요. 대길은 죽음 직전 언년이를 떠올리고, 언년이를 부르며 혼절했었는데, 송태하가 목매달렸다면 그가 마지막에 한 생각이 무엇이었을까? 송태하는 언년이도 떠올렸겠지만, 마지막 숨이 끊어지기 직전에는 원손과 소현세자, 혹은 먼저 간 전부인과 아들의 얼굴을 떠올렸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것이 송태하의 가슴에 맺힌 한(恨)이기 때문이에요. 송태하가 지키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대길이가 마지막에 언년이를 부른 것도 10년간을 가슴에 품었던 언년이에 대한 한이었지요.
그런데 송태하는 죽음에 항상 담담합니다. 죽는 자리가 명예롭다면 죽는 것이 억울할 게 없다는 인물입니다. 죽을 때를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는 말을 하는데요, 군인이었기 때문에 전쟁터에서 늘 죽음을 준비했던 인물이었지요.
다행으로 대길이와 송태하는 구출되었고, 대길이는 언년이를 향해, 송태하는 언년이가 데리고 있는 원손을 향해 언년이의 사가 여주로 향했습니다. 결국 대길이와 언년이, 송태하는 원손을 사이에 두고 다시 만날 수 밖에 없는 운명이 돼버렸지요.
사랑과 신분의 괴리를 송태하가 극복할지는 모르겠지만, 송태하는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송태하로 대변되는 양반들의 한계 역시 드라마 추노에서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지요. 모든 주인공들이 각성해 버리면 그것도 재미는 없잖아요. 어떤 이는 한계속에 혁명을 노래하다 좌절하고, 어떤 이는 세상을 뒤집어 버리려 총을 들고, 또 어떤 이는 하루 세끼 밥먹는 것으로도 행복한 삶이고, 또 어떤 이는 사랑에 인생을 걸기도 했던 다양한 인생들이 우리네 삶이고, 그런 모든 것이 축적되어 온 것이 혁명의 역사, 좌절의 역사, 사랑의 역사이니까요.
막바지에 접어든 추노를 보면서 요즘 한 가지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 추노가 시작할 때만 해도 대길이는 반드시 죽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요즘 들어 대길이는 반드시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되네요. 대길이라는 캐릭터의 매력때문만은 아니에요.
제가 보는 조선의 희망은 대길이라는 인물이기 때문이에요. 한계를 가진 송태하보다는 가장 혁명적이면서도, 거창하게 혁명을 이야기하지 않았던 대길이라는 불씨 하나 쯤은 남겨둬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대길이와 송태하가 옥중에서 나눈 대화 중에 드라마 결말을 암시하는 듯한 중요한 대사가 있었어요.
대길이가 송태하에게 '반드시 살아서 지킬 사람 있으면 지키고 구할 사람 있으면 구하라'고 했었지요. 그리고 "네놈이 만약 세상을 바꾸게 되면 그런 거나 한 번 해 봐라. 살기 힘들어서 도망가는 놈 없고, 그런 놈 잡으러 다니는 나같은 놈 없는 그런 세상... 이 빌어먹을 사랑 하나 마음대로 못해보고 세상 참 지랄같잖아?"
그 때 송태하의 대답은 패배주의적인 대답이었어요. "내일이면 우린 죽을 것이다"라고요. 대길이는 새로운 세상에 대해 살아서 이루라고 말을 하고 있었는데, 송태하는 죽음을 얘기해 버렸거든요. 송태하의 말에 대길이는 "난 안 죽어.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이유 하나 쯤은 누구나 있게 마련이거든" 이라고 대답했지요.
이 대목에서 대길이는 반드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죽음을 받아들이려는 송태하와 부정하는 대길이가 너무 대조적이었거든요. 대길이의 말에서 순간 스피노자의 명언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이 떠올랐어요.
신분을 깰 수 없는 송태하는 혹이라도 언년이를 인정한다해도 개인적이라는 한계를 가집니다. 하지만 대길이는 다르지요. 대길이가 총을 들고 칼을 들고 양반집, 혹은 궁궐을 쳐들어 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에요. 살아남아서 평등한 세상을 염원하는 의식의 흐름, 그 작은 한 축이라도 대대손손 남겼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주 많은 세월이 필요할 지 모르지만, 대길이 같은 인물이 하나 둘 늘어나 민초들의 삶 속에 노래가락처럼 뿌리 내려야 하지 않을까요? 언년이 역시 죽이면 안되겠지요. 대길이가 살아가는 이유니까요.
결국은 혁명도 세상도 다 사람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요. 가장 순수하고 지고지순한 사랑을 했던 대길이와 언년이, 그 사랑 하나만은 지켜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이왕이면 이천에 사뒀다는 땅에서 옆에는 최장군, 길목에는 왕손이가 여곽하면서 오손도손 사는 것도 바라고 싶네요. 자식들 낳아서 그 자식들, 또 그 다음 세대에게 사과나무의 희망이 이어져 신분해방의 밑거름이 되고, 그리하여 미래 역사의 어느 시점에서 혁명의 이름 아래 모이게 되는 작은 밀알 하나쯤은 남겨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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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 2010.03.06 12:05
먼저 님의 리뷰 잘 읽었어요..공감 합니다.
멀리서마나 추노만큼은 빼놓지 않고 잘 보고 있습니다.
추노도 추노지만 각종 매체들의 시청자들의 리뷰가 더 맘에 듭니다...
님의 글을 읽어보니 작가( 천성일?씨)가 의도하려 했던거, 아니 이드라마 추노가
사람들에게 말하려했던 것을 제대로 짚어 주셨네요..
제가 요즘 엉겹결에 한국드라마 이 추노에 깊이 빠져 버렸는데 바로 이거때문인거 같아요.
이 추노에서의 드라마적 상황과 작금의 부조리한 한국의 실정이 맞닥뜨려지는 부분...
드라마에서 그려지듯 양반 상놈의 제한이란 다름아닌 지금의 돈있는자와 없는자의 구분,
즉 부자와 가난한자의 엄밀한 부조화 속에 몸부림치는 80%서민들의 갈등과 울분.
돈없으면 집에가서 빈대떡이나 붙여 먹거나 돈없는게 웬수여서 죽기밖에 더 있겠는냐 식의
막다른 골목에 이른거 같은 한국국민의 비루한 심장에 이드라마가 화살을 제대로 날려주네요.
추노... 바로 우리들 저변의 비굴,비열, 비겁을 쫒는 얘기.
종국에 경제적으로 어렵고 혼란한 시대를 어떻게든 살아내야 하고 살아낼수밖에 없는,
바로 우리들의 내적혁명에 대한 방향제시 같습니다..
아아, 어떡하죠... 추노에 너무빠져버려서....
훌륭한 작품! 훌륭한 연출, 훌륭한 연기들!
이 멋진 작품 하나 만으로도 전 한국에 대한 희망을 느낍니다....
-뉴욕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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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lfever 2010.03.06 12:47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제 시각은 약간 다른데요.
결국 주인공들은 방법론이든 가치관이던, 각자의 꿈 ..내지는 혁명을 꿈꾸며 달려가고 있지만 그 종점은 파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추노가 사실 전체적인 구도를 보면 굉장히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거든요. 그 시대에 그런 생각들...양반에서는 권력에서 소외된 북학파의 선구자격인 사람들이 바라는 외세의 문물을 적극받아들여 우리것으로 만들자는 사상.....또는 추노꾼 이대길처럼 양반상놈 없이 서로 사랑이나 제대로 해볼수 있는 세상을 꿈꿀수도 있겠고...
이미 그 시대에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것 자체가 불행이며 인생의 고난이 이미 예고 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후세에 우리가 돌아보아 말할때는 혁명이었다 선진사상이었다 이렇게 평하는것이지 당시의 당사자들은 그것때문에 인생전체가 뿌리채 흔들리게 되죠, 대길이 말처럼...가족하나 건사 하기도 힘들었던 것이죠. 그런 사상으로 세상을 살아가려고 하는 것은 이미 평범한 삶과는 거리가 먼것이겠죠...세상은 바보들 때문에 바뀐다. 바보만이 세상을 바꾸려고 하기때문이다라는 말의 아이러니한 상황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아무튼 대길이든 송태하던간에 그 끝은 비극쪽으로 봐야 할것 같습니다. 대길이,언년이,최장군,왕손이가 "안돈"하여 오손도손 산다는 결말은 너무 fairy tale 같은게 아닐런지...
앞서 언급했던것처럼 나라의 근본을 뒤흔드는 계급에 대한 부정을 하는 이들이 남들처럼 평범하게 안돈하는 것은 그들에게 요원해 보입니다...
*굳이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대길이같은 내적혁명을 이루는 사람이 세대가 갈수록 조금씩 아주 조금씩 늘어날수는 있는거겠죠...우리가 역사에서 배웠을때 무슨 농민봉기니...이름붙인 그런 사건들이 일어나기까지지면에 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대길이가 이미 존재해있었겠지요.
존 레넌의 이메진에서처럼...당신은 나를 몽상가라고 하겠죠.하지만 그런 몽상가가 한둘이 아니랍니다.언젠간 당신도 우리 편이 되주길 바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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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낙원 2010.03.06 19:27
글 잘 읽었습니다.
'내일이면 우리는 죽는다' 설마 이것 하나만으로 송태하를 패배주의자로 단언하시는 건 아니겠지요?
(아님 이 말을 뱉은 순간만 패배주의적이었다는 겁니까?)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그가 진정 패배주의자였다면 소현세자의 애끓는 전언(조선의 선진적인 꿈)을
받들지도 않았겠거니와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멀리 제주까지 가는 그 맹렬한 의지와 집념도 보이지 못했겠지요.
소현세자가 그를 최고의 신하로 생각하는 이유는 (님도 너무나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되지만) 송태하야말로 자신의 눈과 귀가 되어 줄 인물임을
믿고 있었기 때문 아니겠는지요.
송태하는 천성이 바르고 올곧은 사람입니다.(훈련원에서 탈출할 때 같이 있던 노비 우두머리도 함께 데리고 나가죠?)
하지만 그 노비우두머리에게 신분의 한계에 대해서도 분명 선을 긋지요.
님의 지적대로 그 시대상으로 송태하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겠어요.
님께선 송태하 같은 캐릭마저 각성해 버리면 재미없다 하셨지만
저는 송태하의 캐릭이 어떻게 변할지 지켜보고 싶군요.
어차피 그의 혁명의 꿈도 사랑도 다 절멸해 버리겠지만요.(그렇게 되리라는 것을 이미 다 알고 있기에 절벽의 입맞춤 장면도 전 한없이 쓸쓸하기만 했습니다만;;)
말씀대로 대길이 앞으로 대오각성하여 한 알의 밀알이 되는 건 저도 찬성입니다^^
하지만 언년이와 그는 비록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큰놈이가 자신의 아버지를 해한 상태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살을 유도한 결과가 되어 버렸지 않았나요?
그것은 간과하신 듯 하네요.
이 모든 것을 알게 된 언년이가 대길과 함께 할 수 있을까요?
혹 님처럼 생각하는 분들의 바람대로 만약 대길과 언년이가 이어진다면
추노 역시 막장이라는 소릴 피해가긴 힘드리라 봅니다만.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감자꿈 2010.03.06 20:18
저도요.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대길이가 땅을 사서 왕손이, 장군이와 한 동네에서 살려고 준비하고 있다는
그 집에서 정다운 이웃으로 함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최악의 옥에 티, 송태하의 굴욕적인 구출
이번 18회에서는 그가 받드는 나라가 조선인지 목숨을 구해 준 청 인지까지 의심스럽더군요. 아무리 썩어빠진 나라라 할지라도 조선은 그가 지켜야 할 나라인데도, 청 용골대 장군을 마치 형제처럼, 전우처럼 대하는 모습이 거슬렸습니다. 병자호란에서 아내와 아들을 잃고 오랑캐와 싸웠던 그 송태하장군 맞나 싶더군요. 물론 오랜만에 본 반가움까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용골대가 자신을 구했다는 것은 정치적으로도 민감한 사안일텐데 감사할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용골대 대장과 검을 섞고 무인으로서 친구는 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청 용골대 부하 '용이'의 죽음에 눈을 감겨주고, 마치 자신의 부하가 죽은 듯 슬퍼하는 모습은 병자호란을 겪었던 전 조선군의 장군이었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습니다. 자신이 눈을 감겨 준 그 오랑캐들이 정묘호란, 병자호란을 통해 조선을 짓밟고 수많은 조선사람을 죽였다 이 말이에요.
제가 지난 글에서 대길이와 송태하를 구출할 인물로 천지호와 황철웅으로 추측했는데, 천지호는 얼추 맞았는데 황철웅은 빗나갔네요. 하지만 워낙 드라마를 보며 분석하고 추측하는 것을 좋아하기에 개인적으로는 황철웅에 대해서 추측해 본 것도 재미있었어요.
사실 황철웅이나 곽한섬이나 천지호나 혹은 노비당이나 누가 구했더라도 기분은 좋았을 겁니다. 청의 용골대를 용의선상이 올리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만은 추측하고 싶지 않았고, 제작진도 청의 용골대가 구하는 것만은 설정하지 말아주었으면 싶었는데, 가장 바라지 않는 인물들이 송태하와 대길이를 구한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신단으로 조선에 온 용골대가 송태하를 구하기 위해 무사들을 풀어 조선 형조옥의 처형대를 습격해, 조선 죄수를 구출했다는 것은 내정간섭의 문제입니다. 신원을 확인할 길이 없었다고 둘러대며 좌의정에게 보고는 했지만요. 내정간섭을 받는 자체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왜 주인공들이 외세인 용골대에게 구출되어야 했느냐는 것이에요. 송태하의 혁명관의 한계를 떠나 외세를 끌어들여 주인공들을 살려 낸 제작진에게 실망을 했습니다.
송태하는 혁명을 꿈꾸기에는 그릇도 인물됨도 한참 모자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가 가진 신분적 한계가 아니라, 국가관도 심히 의심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청의 용골대에 의해 송태하는 목숨을 건졌을 지는 모르겠지만, 시청자로서 보기에는 상당히 굴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송태하가 이루려는 세상이 청이라는 세력을 등에 업지 않고는 이루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패배감도 들더군요.
최고의 명장면, 사람답게 죽은 천지호
추노 18회는 대길이와 송태하가 구출되었다는 것보다 천지호가 죽었다는 것이 더 큰 사건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천지호의 죽음에 허무하기도 했지만, 사실상 천지호의 역할은 극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비중이 약해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기에 적정한 시점에서 하차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천지호를 대신할 월악산 짝귀(안길강)가 등장함으로써 천지호의 캐릭터와 살짝 겹쳐지는 부분도 있겠더군요. 이번회 등장한 짝귀의 말투나 행동거지를 보니 말이지요. 짝귀 안길강의 허와 실의 포스가 앞으로 추노의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툭 떨어지는 대길의 손을 보는 언니 천지호, 천지호는 포졸로 위장하고 있었어요. 역시 천지호다웠네요. "칼 춤 한번 대차게 춰야겠구먼" 라며 천지호가 대길이를 향해 달려 가는데, 약속이나 한 듯 지붕위에서는 궁수들이 활을 쏘고 정체불명의 선비들이 검을 들고 나타나 처형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버렸지요. 송태하를 구하런 온 용골대 수하들이 송태하를 구출해 가고, 천지호는 대롱대롱 매달린 대길이를 끌어 내리고자 안간힘을 씁니다. 오는 포졸 방망이로 막으랴 밧줄을 풀랴 혼비백산이지요. 순간 검이라도 하나 빼았어서 내리치지 왜 저렇게 뜸을 들이나 싶었어요. 물론 송태하가 멋지게 칼을 날려 밧줄을 끊어줘야 하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서 였지만, 그보다는 천지호의 실감나는 연기에 찬사를 보내고 싶더군요.
천신만고 끝에 숨을 쉰 대길이와 현장을 빠져나오는데, 지붕에 매복해 있던 궁수의 화살이 천지호의 몸을 관통해 버렸습니다. 숨을 헐떡이며 산속으로 도망쳤지만 끝내 천지호는 자리에 눕고 말았어요. 그래도 이 언니 마지막 가는 길에 옷 한벌 해줬다고 대길이를 끌어 안고 자기입에 저승길 노자돈을 넣는 천지호였지요. 천지호가 마지막 가는 길에 대길이에게 부탁한 유언은 간지러운 발꼬락을 시원하게 긁어달라는 거였어요. 대길이 꽁꽁 언 천지호의 발가락을 긁어주는데 천지호는 눈을 감고 말았어요. 참으로 허망하고 남길 것 없는 죽음이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지호의 죽음은 가장 인간다운 죽음이었고, 사람답게 죽었어요. 살아서는 개, 돼지 취급받았던 개차반 추노꾼이었지만, 걷어 먹인 동생 구하기 위해 목숨을 내놓을 줄도 알고, 그리고 가장 인간적인 욕구를 해소하며 갔어요. 천지호에게는 돈도 사랑도 혁명도 하잘 것 없는 것들에 불과합니다. 마지막 숨이 끊어지는 순간, 무좀으로 동상으로 발가락이 가려운 것이 그 순간의 고통일 뿐이었어요. 죽음의 순간에서도 가장 원초적인 자신의 고통 발가락 가려움증을 동생 대길이가 마다 않고 긁어주니, 죽음은 허망하고 덧없어도 죽음의 순간만큼은 행복했을 지도 모르겠어요.
송태하가 용골대 대장으로 받은 칼은 송태하의 정체성을 의심하게 합니다. 조선을 호시탐탐 노리는 청의 장군으로부터 받은 칼로 무엇을 베낸다 한들 이미 송태하의 명분은 없어져 버렸습니다. 그가 벨 것은 결국 조선이기 때문입니다. 청의 칼로 조선을 벤다? 송태하를 구출한 사람 역시 청의 용골대였다는 점에서 송태하는 이미 혁명의 정당성과 국가관의 정체성 마저 흔들릴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제가 추노의 최악의 옥에 티라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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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적이라.. 2010.03.05 15:55
제목이 다소 선정적(?)이십니다.ㅎㅎ 태하의 입장에서 드라마를 시청하는 중인데요.
지금 태하는 부하들이 다 죽고 혁명세력도 모두 와해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런 설정이 있어야 태하가 원점으로 돌아가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용골태와 송태하의 친밀한 관계를 보여준 부분은
추노가 보수적 자주 = 올바른 민족주의 or 진정한 애국심으로 일관하던 종전의 사극과는 극명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최근 작가의 인터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작가는 추노를 통해 우리사회의 이분법적 사고 방식을 탈피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추노의 대결구도는 "조국 <-> 외세"이 아니라,
착취 <-> 피착취 or 인간다움 <-> 인간성상실이라고 봐야 맞습니다.
따라서 용골태가 태하를 구하는 건 굴욕적인 일이 아니고 그럴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봐야 합니다.
또 그 장면만으로 태하가 용골태와 추구하는 바가 꼭 똑같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위험한 조선을 버리고 청으로 가서 때를 노리자는 용골태한테 태하는 혼란스럽고 위태한 나라라도 여기서 해결을 봐야 한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봉림세자를 알현하겠다 한거죠.
물론 대길을 주축으로 돌아가다 보니, 시간상 태하의 심리나 생각을 대사로 전달하는데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태하가 이중인격자의 망상주의자로 오해할 수도 있고요. 불편하지만 이해하면서 보려고 한다면, 태하는 처음에는 노비였던 혜원이를 부정했지만 지금은 대길의 여자였던 언년이를 부정하는것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태하가 어떻게 변화발전하는지 좀더 지켜보는건 어떨까요? -
ㅁ 2010.03.05 16:46
이런 말이 나올까봐 제작진들이 그에 대한 해명을 넣어놨는대 그건 안보고 혼자서 추측으로 기분 나쁘다는 글을 장황하게 늘어 놓았군요.
송태하가 왜 그다지도 호의적이었냐 하는대 대해서는
일합을 겨루며 그의 솜씨가 자신과 견줄 만 하며 장부로서 자신의 부하들을 용서해 주죠.
송태하의 부하들은 용골대를 급습을 하여 많은 사상자를 낳지만 그 사건 전부를 용서하는 큰 아량을 펼쳤단 얘기 입니다.
그 후 청에 잡혀 있을때 어떤 대접을 받았을지도 유추해 볼수 있겠죠.
그리고 용골대의 개입은 원손이 꼭 필요하다는 말로 송태하의 구출은 원손을 손에 넣기 위한 하나의 방책임을 시사 합니다.
제가 볼땐 다른 것 보다도 대길이의 너무도 멀쩡한 모습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지더군요.
송태하의 고문 장면이다 몽둥이로 패는 장면만 보더라도 사람이 그렇게 단시간에 멀쩡해 질 수 없죠.
그리고 제작진들은 천지호의 죽음에 매우 공을 들이고 돌로 덥어 버린건 다시 살아날수 없다는걸 보여주는거겠죠.
그간 너무도 낚시를 많이 해서 확실히 하고자 했겠고 새로운 등장인물인 짝귀의 출현으로 등장인물이 바뀔때마다 여러 사람들을 죽임으로 드라마가 너무 난잡해 짐을 피하기 위함인듯 합니다.
그리고 송태하의 신분에 대한 확고한 입장은 대길의 모습을 보면서 변화함을 추구하고 대길 또한 송태하를 보면서 현실을 바꿀수 없다는 자신의 비관적인 생각을 바꾸는 서로 결점을 보완하는 장치를 보여줌으로 시청자들에게 시사를 하고자 하는 바를 깨닫지 못하고 송태하를 비난하는건 좀 답답한 감이 있군요. -
송태하 태도 관련해서 2010.03.05 17:48
님이 쓰신 것처럼 병자호란을 겪은 송태하 장군이란 말은 맞는데요. 그건 병자호란에 져서 소현세자가 청으로 끌려가기 전 얘기였고요. 소현세자는 청으로 가서 거기서 서방문물 등을 접하면서 조금씩 생각이 변해갔죠. 송태하도 그 때 따라간 사람 중 하나였을 것이고요. 그리고 돌아와서 그런 소현세자의 모습이 못마땅했던 조선의 구 사대부들이 명나라 운운해가면서 임금을 부추겨서 소현세자 독살까지 이어졌던 걸 생각한다면, 지금 님이 얘기한 "송태하 너 그러면 안 되지"하는 내용은 소현세자를 따르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그러니까 그 새로운 세상은 조선의 반상제도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명나라가 상징하는 유학을 숭상하는 사대부정신을 치우고 실리적으로 정치하는 양반세상) 송태하 입장에서는 납득이 안 되는 내용일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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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lfever 2010.03.05 20:03
본문과는 약간 거리감이 있으나 송태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몇자 적어봅니다 ^^시청률을 떠나서 극중의 시대정황을 봤을때 개인적으로 내면의 가장큰 갈등을 겪고 있을 사람은 송태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 시각에서 봤을때 노블리스 오블리제 랄까요? 아무튼 양반으로서의 지킬 절도와 도의를 다하며,약한자를 돕고,불의를 보면 지나치지 않는 정석의 길을 가려는 송태하지만 그 역시 그 시대의 신분논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준 점은 현대의 시청자 입장에서는 대길이 보다 매력이 덜 할테지만, 오히려 이점이 더 현실감을 적당히 주고 있다고 봅니다. 소현세자가 남긴 유서를 받고 원손을 구하기 위해 훈련원에서 탈출할때만 해도 그냥 혼자 가지 않고 비록 노비이긴 하지만 한솥밥 먹었던 정을 생각해 같이 지내던 노비들도 구해지요. 이점은 약자를 보호하고 의리를 소중히 여기는 송태의 나름대로의 양반의 도의...정도로 해석될것 같습니다. 그러나 갈대숲에서 대길이추노패한테 쫓기는 장면에서는 "한솥 밥 먹던 정때문에 목숨을 살려줬지만, 이를 빌미로 나를 가벼히 여기거나 경솔히 대한다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울것이다. 네놈들과 나는 그 근본이 다르거늘..." 이라며 역시 송태하의 시대적 한계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볼수 있겠죠...양반임을 내세워 힘없는 자를 약탈하고 억압하지는 않지만 그 선은 확실히 긋고 있다고 봐야겠죠. 이런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어쩌면 당시 조선사회로서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이상적인 양반의 가치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송태하가 자신이 혼인한 부인이 노비였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 그이상이었을겁니다. 이미 속으로는 혜원이가 사실은 대길이네 여종이었던 언년이라는걸 알고 있지만 겉으로는 애써 부정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나는 언년이라는 여인을 모른다...라며 스스로를 계속 속이고 있지만 그 속마음은 정말 많이 괴로울것입니다. 21세기적관점에서만 생각을 할것이 아니라 그 시대 정황속에서의 송태하의 감정선을 따라가본다면 나름 매력있는 캐릭터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드라마속에서 자세히 묘사가 안된 부분도 있지만 대길이가 송태하와 언년이 결혼식 하는거 보고 충격받은것 만큼, 송태하도 혜원이 도망노비였다는 사실은 큰 충격이었을 겁니다. 송태하가 그사실을 알고 "과거는 과거일뿐..."이라는 식의 멘트를 날렸다면 이게 더 식상했을듯 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아무래도 나라의 힘이 약하니 외세가 별 오만가지 일까지 간섭하게 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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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1309 2010.03.05 20:07
조선의 성리학 예법에 따르면 소현세자는 인조의 맏아들이기 때문에 '정체正體'이고, 죽었지만 소현세자가 아들들을 낳았기 때문에 소현세자의 장자가 '정이불체正而不體'로서 왕위를 계승해야 하는 것이나 소현세자의 장자인 경선군은 자식없이 죽었고 둘째인 경완군도 죽었기 때문에, 셋째인 경안군이 정이불체로서 세손이 되어 왕위를 계승하는 것이 합당합니다. 그런데 소현세자의 아우인 봉림대군이 인조의 아들이지만, 정통이 아닌 '體而不正'으로 세자가 되었고 훗날 효종이 되기 때문에 극중에 조선비는 정통을 돌이키자고 송태하에게 '반정反正'을 같이 도모하자고 하였지요. 그러나 송태하는 그 반정에 참가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고, 봉림대군을 세자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송태하는 곽한섬에게 반정을 도모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를 바꾼다고 말하였죠. 송태하가 말한 '사고'는 '숭명반청' 내지는 '존주사상'을 말하는 것이고, 송태하가 추구하는 것은 제가 유추하기에 훗날에 나오는 '북학사상'과 같은 것 같습니다.
다른 댓글을 읽어보면 무조건 자주를 외치고 조선이 명나라에 속국으로 있었다고 하는데요. 일제 식민사관 때문에 조선의 명과의 사대교린이 복속관계였다고 생각하는것 입니다. 실상 명과의 사대교린을 통해서 선진문물을 수용하고 군사적 마찰을 피하기위한 그 당시 국제관례였을 뿐이지요. 일제가 말하는 자기들은 사대관계가 없었다는 것은 워낙 당시 국제관계에서 사람취급을 못받았기 때문에 아예 열외였고 조선을 통해서 명나라 문물을 받아들였으니 엄밀히 따지면 조선에게 사대하고 있었다고 볼수있죠. 사실 조선이 약한 나라도 아니었을 뿐더러 청이 호란을 일으킨 것도 입관(명을 공격)하기 전 배후 안정을 위한 사전작업이었을 뿐이었기때문에 우리나라를 정복할 여력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북벌론을 효종이 주장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는데요. 북벌은 병자호란 당시 주전론을 주장하다가 삼전도의 치욕을 불러온 집권 서인이 호란이 끝나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내세운 이데올로기였지 실상 북벌을 실시하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서인의 대로인 송시열이 북벌에 반대한것이나 서인 노론의 자제들 위주로 북학사상이 싹튼것은 유명하지요. 그리고 효종 또한 앞서 설명하였지만 자신의 정통성 문제를 가리기위해 서인의 북벌론에 동조한 것입니다. 그런데 청이 들어선 이후에는 정권유지 목적의 북벌론 때문에 청나라 문물을 오랑캐 것이라하여 무조건 배척하다보니 선진문물을 받아들일 생각을 안한것입니다. 그것은 훗날 북학사상이 나오기는 하지만 실학 자체가 서울 근처에, 권력에서 배제된 양반들의 사상이었기 때문에 개항이후에 동도서기 이전까지 국가 차원에서 선진문물 수용에 뒤쳐지게 된 것이죠. 송태하가 말하는 '사고'를 바꾼다와 극중에서 소현세자가 말한것은 청나라 문물을 수용하자는 것이지 애초부터 신분제 등 봉건적 사고방식을 바꾸고 사민평등과 같은 근대적 혁명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
다르게 해석해봅니다. 2010.03.05 20:45
이때의 시대적 배경은 소현세자가 다시 조선에 와서 먼가 큰 뜻을 펼칠 세도 없이 아버지인 인조에게 죽임을 당한 후입니다. 소현세자를 모시고 송태하가 청에 가있던 시기가 벌써 7년이상이 흘럿다고 봐야겠죠. 소현세자가 청에서 한일을 아신다면 송태하가 용골대와 화통하게 지낸다는 설정에 대해 반발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만약 그렇다면 님의 글에서 풍기는 냄세는 바로 인조의 그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겠군요. 아마 소현세자를 모시고 청나라에 가서 본국의 아무런 지원도 없는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노력했던 소현세자와 그 부인 세자빈 그리고 그들을 모시고 열심히 논과 밭을 일구고 장사를 해서 청나라의 왕실로 부터도 인정을 받았던 조선 시대 최초의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고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그린 사람들에게 있어서 용골대는 그들의 적이지만 이제 서로 도와가며 살아야할 파트너로 인식되었을게 분명합니다. 세상에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자명한 사실 아래서 군인으로써 칼을 맞부딪히고 그 안에서 우정이 싹튼다는 설정에 이미 오래 되버린 과거를 바탕으로 그간의 일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없긴 하지만 그렇게 치부하기는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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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세자만 볼모생활한거 아님 2010.03.05 22:47
소현세자가 갑작스레 죽은 것은 맞지만 인조가 죽였는 지는 알길이 없죠. 물론 정황상 카더라 할수는 있지만.
그리고 봉림대군(효종)도 소현세자랑 같이 청에 볼모생활했었습니다. 모르시는거 같기에 지적해드리고 가지요. 그리고 인조와 소현세자가 사이가 확인가능한 사서에는 나쁘지도 않았을 뿐더러(물론 포스트모던적 시각으로 다 지어낸 거짓말이라고 하면 할말 없지만) 청나라 내부 사정 과 전쟁과정(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 청에 볼모로 간 당시 청은 명을 상대로 전쟁중이었음) 등을 인조에게 알려주고 있었어요. 소현세자와 마찬가지로 봉림대군 역시 청에서 많은 서양 문물들을 대하고 있었지만 소현세자만큼 깊이 심취하거나 경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보다 그는 형 소현세자를 적극 보호하고 청의 내부 사정을 파악하여 본국에 전해주는 역할을 했다. 그러는 가운데 그는 청의 대명 전쟁에 직접 참여하여 명이 멸망하는 과정을 목격하기도 했구요.
봉림대군과 소현세자의 우애가 극진해서 봉림대군이 효종으로 즉위한 다음에 드라마에 나오는 경안군 또한 아꼈고, 경안군은 후일에 종친부 수장에 까지 오릅니다. 물론 소현세자가 독살되었을수도 있지만 너무 드라마를 믿지는 마세요.
"본국에서 아무 지원도 받지 않고, 논밭을 일구다"에서 빵터졌습니다. 송태하가 정말로 실존인물인줄 아시는 건가요? 인조 즉위 자체가 반정으로 즉위했고, 당연히 방계에다가 선조임금 때부터 정통성 시비가 있어서 하루빨리 자기 대부터 시작이라 아들을 둬야 되는 상황이었어요. 인조가 자기 두 아들 볼모로 보내놓고 하루도 편히 지낸적이 없었답니다. 대가 끊길까봐서. 너무 드라마에 심취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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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ios 2010.03.06 13:28
21세기인 지금... 외세니 자주니 이런 것에 휘둘리지 마세요. 한반도의 반만년역사?
이런 것 전부 허울입니다... 언제 한국이 외세의 힘 없이 존재했던 적이 있습니까; 슬프지만
단 한순간도 없다고 봅니다. 한국인의 역사...제가 보기엔 고작60년도 채 안된 신생국에
불과합니다.. 이만큼 성장한 나라가 된것도 거의 기적에 가깝습니다...하지만 이런 발전
뒷면에는 엄청나게 복잡한 문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구요. 친일...정치..역사 문제등...
하지만 외세니...반일이니..이러한 문제들을 자신들의 기득권지키기에만 이용하는 인간들에게
휘둘려왔던 지난 세기처럼 살아서는 안됩니다. 좀 더 넓게 세상을 봐야 하지 않을까요
추노는 아무리 심도있게 봐도 '드라마'일 뿐이니... 그냥 즐겁게 즐기는게 나을 듯 합니다. -
박성철 2010.03.06 16:57
천지호가 밧줄을 물어 뜯는게 사실적이었다구요? 참으로 독특한 시각과 사상을 가지신것 같습니다. 님의 글을 읽다 보니 점점 글이 희안해 지는 것 같네요. 천지호는 나름대로 저잣거리에서 패거리 두목이었고 이런 반정부 구출작전을 이빨로 물어 뜯을 정도로 멍청한 인물은 아닙니다. 성격이 다소 비뚤어지긴 하였을지 몰라도요. 그저 먼가 절체 절명의 순간을 강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제작진의 의도겠지요. 그게 어떻게 현실적입니까..? 우발적 범죄가 아니라 의도적 구출 작전이란 말입니다.
음... 저는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허구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님처럼 역사를 들춰내고 역사 의식을 개입시키면서 보기에는 너무 허구적인 부분이 많은 드라마입니다. 끝로 꼭 꼬집어 말한다면 병자호란 시기 뿐 아니라 사실 조선은 외세로부터 한 순간도 자유로웠던 적이 없는 상황이 현실입니다. 청은 조선을 노린게 아니라 조선에게 충성을 요구한 것입니다. 이상하게 해석되지 않길 바래요. -
딴죽걸이 2010.03.06 23:41 신고
정말 성동일 이라는 배우 참 이번에 진짜 매력적이더군요
그의 연기가.. 다른 주연급 배우들을 이끌어 가는듯 합니다.
참..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국사가 사실 이긴 하지만..
진정한 모든것이 사실로 엮어진 진실이라 생각 하지 않다고 생각 합니다.
진짜 우리나라의 역사를 찾으려는 분들은.. 생계와 싸워야 했죠.. 더 따져봐야 아는것도
없는 제가 그저 무식한 소리 만 하는걸로 들리겠지만.. ㄷ ㅏ 떠나서
추노 재미나게 봅니다.^^ 다만.. 우리나라에도 제대로 된 진실의 역사가 보존되었으면
하는데.. 너무나 훼손되고 변질된 역사네요..
참.. 천지호가 밧줄을 이빨을 물어뜯는 상황에서.. 사람이
정말 다급한 상황이라면.. 여유로운 상황이 아닌 자기가 걷어 먹인 동생이 죽어 가는 상황이라면
하나 남은 동생이 죽어 가는 상황이라면 이성적인 판단이 당연히 어렵겠죠.. 포스팅 잘봤습니다. -
하하하 2010.03.09 15:39
천지호의 연기도 좋았지만..저는 발꼬락 호호 불어주며 슬픔을 표현하던 장혁의 연기에서 울컥했습니다..여튼..둘 다 좋은 연기자로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었고 진짜 명장면의 명장면이었어요..
그리고..송태하는..저도 글쓴이와 비슷한 생각이에요..점점 비호감이 되어갈 예감입니다..
구출은 자기 의지가 아니었다고 쳐도...음..언년이가 노비였느냐 아니었느냐..
내 부인이 노비였을리가 없다..그 사상이 참 마음에 안들었네요..
물론 그 시대의 사대부로서는 그게 옳은 생각과 판단이었다고 생각했을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인간이 참 싫고..그리고 그런 인간이 사라져야 지금의 시대가 오는거니까요~
장혁이랑 공형진이 얼른 같은 팀이 됬으면 좋겠다능^^ -
영고이대 2010.03.10 14:32
청이 조선을 침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묘,병자 양란은 조선이 자초한 것 또한 사실입니다. 저 역시 야만인들의 무도한 침공으로 알고 있었으나 명청교체기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아보니 조선은 지금의 국제관계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조약의 불성실한 이행으로 후금을 자극했고 모문룡의 명 유민세력, 국경지방의 주민 통제에 실패하고 상당부분 조장하기 까지해서 사실상의 청에대한 군사적인 도발을 끝없이 행하고 있었습니다. 일방적인 피해자가 아니라는 뜻이죠. 그러니 조선정부=조선민중 이라는 공식이 그 시대 상황에서는 맞지 않았던 것이죠. 오히려 청군이 나서서 폐악질을 하는 명 잔당을 잡아서 넘겨주면 조선은 명에 대한 의리라는 명분으로 도로 풀어주어 주민들을 학살하게 내버려 둡니다. 명나라의 요동총병 원숭환이 급기야 모문룡 일파를 제거하지만 그 잔당은 병자호란 후기까지 아주 지독하게 조선 서북지방을 난장판으로 만듭니다.
용골대는 실존인물 입니다. 그와 그 당시 청의 사실상의 실권자 섭정왕 도르곤 그리고 누르하치의 장남 귀영개는 조선에 매우 우호적이었습니다. 도르곤은 소현세자의 죽음과 그 가족들이 사사된것을 알고는 석현을 북경으로 불러 양자로 삼으려고 까지 했습니다. 왕좌를 지키려고 극악무도한 행위를 서슴치 않는 조선조정으로써는 경악할 일이었지요. 실제로 실행되지는 않았습니다.
한명기 교수님의 "정묘 병자 호란과 동아시아" 라는 책을 추천합니다.
세손을 용골대가 찾는 이유가 반청에 뜻을 둔 인조를 견제하기 위하거나 교체하기 위한 뜻이었건 아니면 순수하게 옛 우정을 생각해 친우의 가족을 돌보려는 것이었건 드라마상의 설정이 결코 뜬금없는 일이 아닙니다. 청국군의 도움으로 송태하가 살아났다해도 이미 아주 굴욕 그자체인 인조와 그의 조정에 비하면 더 외세의존적이거나 굴욕적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
새얼 2010.03.10 22:43
잘읽었습니다 만. 옥의 티라고 보여지진 않습니다.
탈옥 전 송태하에게 말하는 철웅의 대사가 생각나네요.
"열망이 욕망으로 바뀌지 않는자 보지 못했다.' 고 ....
결국 송태하가 세상을 바꾸자는 결심 조차도 목적을 위해선 수단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변질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하는게 아닐까요?
그런데 황철웅이 대길패거리를 공격할 만한 이유는 사실 그 목적을 어디에 두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송태하를 제거하려는 목적이 같은데 말이지요. 황철웅이 왜 대길패거리를 건드렸을까요? 제가 몇가지 이유를 생각해 봤는데 맞을런지 모르겠네요.
황철웅이 잠자는 사자를 건드렸다, 왜?
첫째, 대길이를 끌어들이기 위함입니다. 황철웅은 대길이와 최장군이 송태하를 추적하고 있음을 알고 있어요. 지난 번 임영호를 죽이던 날 대길이와 최장군과 칼을 섞었던 적이 있었지요. 당시 임영호를 죽이고 곧바로 송태하가 왔고, 두 사람이 격돌을 벌이려는 찰나 대길이 "내가 누굴까?" 라며 여유자적 나타나 세사람이 고공의 무예를 겨뤘던 것을 기억할 겁니다.
황철웅이 비록 드라마에서 왕손이가 대길이나 최장군과 함께 있는 장면을 목격한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사실이라는 거지요.
그럼 왜 대길이 패거리에게 위해를 가하면서 대길이를 끌어들였을까의 의문을 풀어야 겠네요. 이유는 임영호 집에서 송태하와 대길이, 그리고 황철웅이 검을 섞었을 때, 황철웅은 대길이의 실력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았다는 것입니다. 검을 섞어보면 고수는 고수의 실력을 알아보는 법이지요. 그리고 황철웅의 약점은 송태하에게 실력이 밀린다는 것이지요. 대길이 약을 바짝바짝 올려서 극도의 분노로 송태하를 공격하게 하기 위해 대길이를 건드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해 볼 수 있겠습니다.
대길패거리를 황철웅이 제압했다는 것은 일을 맡긴 좌의정 이경식에 대한 무언의 압력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사위인 자신을 권력의 하수인으로 부려먹고 언젠가는 내칠 것임을 황철웅은 모르지 않습니다. 결코 좌의정이 자신에게 권력을 내줄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인물이 좌의정 이경식이에요.
좌의정이 보낸 비밀 살수들인 대길이 패거리를 제거함으로써 좌의정에게는 은밀히 송태하를 추적한 비밀을 덮어줬다는 공치사를 받을 수도 있고, 그 이면으로는 좌의정의 뒷통수를 쳤다는 두려움을 심어주는 두가지 수를 노렸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다분히 충격적인 상상이긴 하지만, 다음에 황철웅의 비밀에 관한 글을 올리게 되면 재미로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상상하고 있는 황철웅의 비밀에 대해 한 가지 귀띔을 드리자면 황철웅의 사랑과 야심에 대한 것이라는 것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세번째는 지극히 심플한 이유입니다. 황철웅은 송태하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이어야 한다는 지극히 오만한 자만심에 사로잡혀 있는 인물입니다. 송태하의 목숨을 취할 수 있는 사람은 조선팔도에서 황철웅이어야 한다는 것이죠. 2인자라는 굴욕감을 극복하지 못한 황철웅으로서는 대길이 패거리에게 송태하의 목숨을 취하게 한다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요.
넷째, 대길이 오해를 불러 대길의 분노를 극대화 시키기 위한 제작진의 작전이었겠지요. 대길이 언년이가 송태하와 혼례를 올렸다는 사실을 알고 송태하를 추적하는 것을 포기했는데, 송태하를 쫓아야 할 구실을 만들어 주어야 할 필요가 있었겠지요.
최장군과 왕손이를 살려두었다면 그 이유는?
우선, 대길이에게 좌의정 이경식을 제거하게 하려고 했을 거라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황철웅은 송태하 이상으로 좌의정에 대한 굴욕감과 반감이 큽니다. 좌의정은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저당잡아 버린 인물입니다. 황철웅이 송태하와 동료들을 배신한 댓가는 혹독했어요. 좌의정의 뇌성마비 여식과 강제 혼례를 치뤄 남성적인 욕구를 억누르며 살아야 했고, 좌의정의 밑에 엎드려 권력의 하수인이 되는 굴욕적인 삶이 그 댓가였지요.
황철웅은 제주에서 원손을 제거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좌의정에게 내쳐졌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자신을 살인도구로 이용하고 있는 좌의정에게 칼을 갈고 있음은 부인 이선영에게 "당신의 아버지를 밟고 일어서겠다"고 했던 말과 좌의정의 친구인 선비를 찾아가 장인이 없다는 말을 한 것에도 나타나 있어요. 황철웅이 최후로 칼 끝을 겨눌 사람은 장인인 좌의정이에요.
왕손이와 최장군을 살려 둔 이유는 대길이 혹은 자신이 송태하를 제거한 후에, 최장군과 왕손이를 풀어주고, 자신이 대길이 패거리를 제거하기 위해 좌의정이 보낸 사위이며 살수임을 알게 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 대길이 좌의정에게 칼을 들게 만들려는 계산도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나의 덫으로 호랑이와 멧돼지, 즉 송태하와 좌의정 이경식을 잡는 일종의 일타쌍피 작전인 셈이지요. 아마 당분간은 최장군과 왕손이를 모처에 감금해 둘 가능성이 큽니다. 죽은 줄 알았던 최장군과 왕손이를 드라마에서 자연스럽게 살려내는 방법일 수도 있겠고요.
좌의정 이경식이 자신의 관직을 파하고 감옥에 넣으면서 까지 송태하를 다른 사람이 아닌 황철웅이 직접 쫓기를 명령을 했으면서, 한편으로는 조선 최고 추노꾼패거리를 고용해서 따로 송태하를 쫓게 한 연유가 궁금했을 것입니다. 심증적으로는 대길이 패거리가 좌의정에게 고용되었으리라 생각하고 있겠지만, 또 다른 배후세력이 있는지도 직접 확인해야 할 필요도 있었겠지요.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왕손이와 최장군이 살아있으면 좋겠네요.
*기쁜소식: 우리 김연아 선수가 78.50으로 현재 선두입니다. 너무 환상적이었어요. 여러분들도 보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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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 2010.02.24 09:53 신고
그냥 오다가다 우연히 만난 사람일 뿐인데.. 그냥 척 보면
그 왕손이가 예전에 봤던 그 자들이랑 한 패거리인 줄 딱
알아보는 철웅인 왕꽃선녀님일까요..? ㅠ 아님, 무심한 듯
눈치 빠른 철웅~?
굳이 철웅이 나서지 않더라도, 좌의정 이경식은 추노꾼 대길이
기한까지 송태하를 못 잡으면 죽인다고 말했었는데.. 이래 저래
이중으로 나서는 그들 이경식 패밀리의 행보에 의문 가는 점이
참 많습니다...
이렇게 깊은 생각을 하신 누리님께선 역시 대단하세요~
이 여러 가지 가설들 중에, 철웅의 마음 속에 숨겨져 있는
진짜 의도는 무엇일지..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네요~
왕손이와 최장군은 살아 있는지, 살아 있다면 언제 쯤 다시
나오는지두요~~
황철웅은 그네들에게 물어볼 게 많다지만, 정작 그들은
자신들이 송태하를 쫓기 위해 고용되었다는 사실 외에는
별로 아는 게 없던데..(그게 원래 5천냥 짜리였다는 것도~)
철웅이 과연 왕손이와 최장군을 어떻게 처리할지.. 역시나
다음 이야기를 봐야 알 수 있겠네요.. ^^ -
창과방패 2010.02.24 15:03
참 애매해집니다.
왕손이와 최장군을 살리자니, 그간 행해 온 황철웅의 성격과 맞지 않고..
죽이자니, 시청자 반응이 심상치 않고..
결론이 뻔히 나와있는 이야기겠지만, (모두 다 죽는...)
급작스럽게 빨리 죽으니 섭섭하네요 ㅎㅎ-
김명식 2010.02.25 02:23
지난번 송태하 추적을 위해서 선비들을 죽일때도 정보를 주었던 한명은 살려줬죠. 왕손이도 산위로 구지 끌고간 이유는 최장군이 오기전에는 의뢰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사람이 더 있을거라는 확신이 없기에 살려둔거라 생각됩니다. 최장군도 말하지 않자 부상을 입히지만 현명한 최장군이 승산 없는 싸움에서 본인과 왕손이를 살리기 위해 의뢰자를 알려줬을거라 생각됩니다. 물론 왕손이를 안고 있던 최장군이 왕손이가 살아 있음을 느꼈다는 전제하에요. ^^. 황철웅은 살인귀라기 보다는 목적을 위해서는 살인뿐 아니라 무엇이라도 할수 있는 사람이라 보는게 맞을것 같습니다. 동료배신, 사랑하지 않는 여자와의 결혼, 그리고 살인 마저... 살인 자체가 목적이었던 송태하의 부하들은 긴말 없이 한칼에 죽여버리죠. 또한 송태하 부하들은 죽이고는 버려뒀는데 예고편에서 대길이패는 좌의정에게 보냈죠. 최장군이 의뢰자를 밝히지 않았다면 그럴 이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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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식 2010.02.25 02:36
워낙 추노팬이고 대길이패의 팬이라 이렇게라도 억지로 생각해 봤어요. ^^. 그리고 추노의 그동안을 봤을때 죽지만 않는다면 회복은 빠르니 좌의정이 죽이지만 않는다면 곧 회복될거라 생각됩니다. 그리도 좌의정은 뒤에서는 독하지만 앞에서는 법을 잘지키는 이미지로 보이려하는 경향이 있기에 하인들이 다 본 이상 바로 죽이지는 않고 살려서 옥에 가둘것 같네요. 그래서 당분간 살아는 있지만 황철웅에게 장했다는 사실을 당분간 대길이에게 알릴수 없고 대길이는 두명이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항상 감사하게 읽기만 하다가 처음 글을 써봤는데 폰으로 쓰는거라 글이 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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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식 2010.02.25 02:42
두번째 댓글이 위에 달리네요. 워낙 추노팬이고 대길이패의 팬이라 이렇게라도 억지로 생각해 봤어요. ^^. 그리고 추노의 그동안을 봤을때 죽지만 않는다면 회복은 빠르니 좌의정이 죽이지만 않는다면 곧 회복될거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좌의정은 뒤에서는 독하지만 앞에서는 법을 잘지키는 이미지로 보이려하는 경향이 있기에 하인들이 다 본 이상 바로 죽이지는 않고 살려서 옥에 가둘것 같네요. 그래서 당분간 살아는 있지만 황철웅에게 당했다는 사실을 당분간 대길이에게 알릴수 없고 대길이는 두명이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항상 감사하게 읽기만 하다가 처음 글을 써봤는데 폰으로 쓰는거라 글이 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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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na 2010.02.24 19:28
태클은 아니지만 태그에 곽정한 감독이 아니라 곽정환 감독님이세요^^ 워낙 등장인물들 목숨 끊어놓기를 쉽게 아시는 분-ㅅ-;;;인지라 걱정이 되네요! 오늘 두근두근하며 본방사수!
언년이 송태하와 혼례를 올린 것은 개인적인 견해로는 성급한 전개였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미 물 건너 간 이야기니 접어두기로 하고요, 저는 송태하와 조선비의 혁명에 대한 발언에 대해 추노가 길을 헤매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송태하가 석견을 구하려 했던 이유와 조선비가 혁명의 당위성에 대해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 엇박자가 났는데, 왜 언년이를 걸고 넘어지냐는 것이었어요.
한섬이 궁녀와 함께 석견을 데리고 피신했을 때 한섬을 뒤쫓던 송태하가 팔에 화살을 맞아 잠시 동굴에서 언년의 신통방통한 치료를 받았을 때의 일을 상기하면 이해가 가지 않은 대목이 있습니다. 당시 송태하는 언년이에게 만날 분이 승하하신 세자 저하의 아드님이시고, 언년이 그 분을 구하면 나중에 왕이 되시냐고 묻자 그래야 한다고 대답했지요. 임금을 바꾸겠다면서 말이지요. 임금이 바뀌면 세상이 지금보다는 나빠지지 않을 거라면서요. 저는 그 장면에서 송태하가 품고 있는 생각이 임금을 바꾸는 일종의 반정을 꿈꾸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조선비를 만나서 하는 대사는 조금 달라져 있었어요. 조선비는 현 세자인 봉림을 부인하고, 원손마마를 세자로 옹립할 것이며, 조선을 세자(원손)에게 돌려드릴 것이라는 혁명의 기치를 내세웠지요. 그리고 스승 임영호가 죽었으니 자신과 송태하가 선봉에 서야한다고 송태하를 혁명군의 수장으로 추대했습니다. 조선비는 상소로 원손의 복권이 해결될 것이 아니기에 거병의 필요성을 주장했지요.
여기서 두 사람의 방법을 옳다 그르다 하기에는 애매하지만, 송태하의 방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어요. 현재 봉림대군은 사서에 소현세자의 급서이후 두 번 세자책봉을 거절한 것으로 나와있지만, 기정사실화된 차기 왕위 후계자입니다. 봉림대군에게 야심이 없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겠지요. 현재 봉림대군을 따르는 세력은 반청세력들, 즉 서인들입니다. 그런데 소현세자는 청을 배우자는 입장의 친청세력이었어요. 이 때문에 삼전도의 치욕 이후 정신병적으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인조의 미움을 사게 된 것이었고, 독살로 의심되는 죽음을 당한 것이었으니까요.
따라서 현재 석견을 세자로 옹립하는 방법은 쿠데타라는 방법 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거병이라는 방법의 무력충돌을 통해서 말이지요. 조선비가 판단하는 정세는 이렇듯 사안이 경각에 달린 긴박한 상황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언년이와 사랑에 빠진 송태하가 못마땅한 것도 사실일 겁니다. 사랑에 빠진 송태하가 혁명군을 이끌 수장이 되는데 있어 언년이가 걸림돌이 될 거라는 우려였겠지요.
중요한 것은 언년이에 대한 경계가 아니라 조선비와 송태하의 혁명에 대한 입장 정리라고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언년이를 갈등구조로 세울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의 혁명에 대한 서로 다른 비젼이 대립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조선비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혁명보다는 정치적인 야욕에서의 혁명에 대한 의지가 큰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송태하는 정치적인 야심에 있어서는 조선비보다는 순수하다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두 사람 모두에게서 혁명의 당위성 내지는 필요성에 대한 구체적인 비젼은 제시되지 않았어요.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아직 송태하의 대의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가 석견을 구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그 새로운 세상에 대한 청사진은 하나도 보여주지 않았어요. 하다못해 소현세자가 청을 배워야 한다는 것에 동조하는 것도, 조선이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어떤 대의명분도 보여주지 않았지요. 다만 소현세자의 억울한 죽음과 상복문제로 관직을 박탈당하고 관노신분으로 떨어지고, 소현세자의 아들 석견을 구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제시된 바가 없다는 것이지요.
단순히 신분회복과 소현세자의 아들이기 때문에 원손을 세자로 추대하려는 것은 정치적인 파벌싸움일 뿐이지 대의 혹은 세상을 바꾼다는 의미에서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구체성이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대길은 양반 상놈 구분없는 평등세상을 꿈꾸고, 업복은 종놈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꿈꾸는데, 송태하는 4살배기 원손 석견을 세자로 봉하고 후일 왕으로 세우려는 다분히 소현세자에 대한 충절심밖에는 없어 보인다는 것이지요.
조선비라는 또 다른 기득권 정치세력의 야심과 부딪치면서, 송태하가 진심으로 꿈꿔야 할 새로운 세상에 대한 자각이 있으면 더 좋을 일이지요. 그런데 이 중요한 대립에 언년이를 끼워넣는 것은 혁명의 의미를 퇴색시킬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송태하와 조선비의 갈등구조를 각자가 지향하는 세상에 대한 혁명론이 아닌 사랑타령으로 또 다시 언년이를 애물단지로 만들어 버린다면, 드라마 추노는 시대극이 아닌 멜로사극으로 남을 공산이 큽니다. 언년이의 민폐리스트가 하나 더 추가될 일만이 남았고요.
길바닥 사극 추노가 완성도 높은 사극으로 남기 바라는 이유, 그것은 21C 우리가 추노를 통해 비록 좌절된 혁명이라 할지라도, 새로운 세상을 향해 치열하게 싸웠던 시대, 그 역사의 한 부분을 보고 있으며, 그 시대를 이끌었던 주인공들의 꿈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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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신 2010.02.16 13:04
무쟈게 재밌게 달려오다가, 길을 잠시 잃은 듯 하더군요. 수,목은 어쨌거나 추노 닥본사하고 있는 실정이니, 어서 제대로 헤쳐나가기를 바래봅니다.
새해에도 항상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모두 큰 성과 있으시길 기원드리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계속 부탁드리고요~ ^^ -
추노는요 2010.02.16 13:32
제 생각엔요. 태하의 명분이 연애 나부랭이에 별거 아닌게 되어 버렸다기 보다는
작가가 전달하려는 주제가 가치의 혼재와 새로움에 대한 추구가 아닌가 싶습니다.
원하든 원치 않든 커다란 시류에 휘말리는 대길, 전통적인 가치를 지키고 질서에 무게를 두는 태하, 아래로부터의 혁명을 꿈꾸는 생존형 혁명가 업복이.. 대의명분보다는 개인적인 삶과 인간애를 꿈꾸는 민초 언년이.. 그래서 이 드라마는 더욱 생동감 있는게 아닐까요?
오히려 대업만 주구장창 좇다가 실패로 끝나버리면 태하는 개인의 삶이 철저하게 배제된 평면적인 캐릭터가 되고 말거란 생각이 드네요. 사람 사는게 어디 그렇게 단순하던가요. 이거다 싶어도 저기에 길이 있는게 인생 아니던가요.. -
행인 2010.02.16 17:34
언년의 캐릭터는 제가 생각하기엔 단순한 멜로의 구색을 위해 넣은 게 아니라 언년이가 대표하는 상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년은 본래 신분이 여자 노비이죠. 송태하는 신분제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아직까지는 없었을 겁니다. 자신이 노비가 되었었지만 결코 노비신분이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지는 못했죠. 노비신분으로 떨어졌더라도 더 큰 목표가 있기에 굴욕이라고 생각안합니다. 하지만 언년을 사랑하고 결혼까지 한 것으로 노비였던 언년의 문제는 결국은 자신의 문제가 될겁니다. 자신의 혁명이든 개혁이든 하고자 하는 일에 상류층이었던 태하는 체제 내에서의 대의 명분을 쫒았더랬는데, 가장 사랑하는 아내 언년으로 인해 신분제 문제가 표면에 떠오르게 되겠죠. 태하가 상류층 양반에 머무르지 않고 하층민, 또는 평민의 백성을 대표하는 언년으로 인해 신분제의 모순까지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만들어지는 중요한 캐릭입니다. 그러기 위해 사랑이 들어가는 거구요. 사랑이 아니었다면 언년과 태하가 엮일리가 뭐가 있으며, 그것이 태하에게 중요할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멜로라고 지레 식겁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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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hong 2010.02.17 16:01
글 잘 읽었습니다.
실제 역사를 보면 많은 혁명(또는 발각 되었을 때는 역모)들이 실패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많은 반란 또는 민란들이 내부 고발자 (또는 내부 배신자)들에 의해 결론 지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상황이라면 드라마 내에서와 같이 대놓고 여러명의 사람들이 한 집에 모여있고, 또한 무장한 자들이 지키거나 왕래한다면 당연히 지방 관아 또는 감시 기관으로부터 의심을 살 수 있지요.
실제로 인조의 집권이후 정치적 기반이 약했던 정권은 가혹한 사찰을 단행했다고 합니다.
일을 도모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경계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배경을 알 수 없는 여자를 누군가 데려오면 당연히 "첩자가 아닐까?" 의심하겠지요. 하지만, 이 드라마에선 뜬금없이 "낭만"타령을 하는데요, 이건 아마도 작가분께서 갈등구조를 위해서 그런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대길의 존재가 경우에따라 "혁명"에 방해/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대길이 혁명이 실패하는데 대한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야 갈등 구조가 유지되고, 그에 따라 긴장감도 유지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