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현왕후 죽음'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09.08 '동이' 연잉군 살리는 세자의 배후 장무열, 진짜 배신한 걸까? (9)
  2. 2010.09.07 '동이' 숙종을 바보로 만든 인현왕후의 죽음과 동이의 실수 (32)
  3. 2010.08.31 '동이' 인현왕후의 죽음을 앞당기는 세자의 비밀 (10)
  4. 2010.08.18 '동이' 연잉군, 인현왕후 죽이고 동이 살린다? (34)
2010.09.08 10:19




인현왕후를 보내는 날은 조선의 산천초목이 울었던 날이었습니다. 짧았던 생애, 치열한 당파싸움의 한 복판에서 숨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때로는 사랑에, 때로는 정치에 치이면서, 자신의 삶이 없었던 인현왕후였습니다. 고독한 궁에서 그녀를 유일하게 행복하게 해주었던 것은 벗 동이와 연잉군이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었지요. 승자만이 살아남는 궁궐이라는 곳에서 동이와 연잉군을 지키기 위한 인현왕후의 유언은 역사적 사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아서 사실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인현왕후를 보내는 마음은 애통함과 숙연함 자체였습니다. 장희빈도 중궁전을 향해 예를 취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궁궐에서의 최대 라이벌을 보내는 품위는 지켜 주더군요. 물론 무식함과 파렴치함이라는 옷을 겹겹이 해 입은 장희재와 윤씨부인은 덩실덩실 속곳 바람으로 춤이라도 추고 싶어하는 듯 보였지만요.
역사 속의 경종
지난 글에서 숙종을 바보 만드는 세자의 비밀에 대한 동이나 대신들의 함구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했는데, 드라마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동이의 어머니로서의 태평양같은 마음을 부각시키고자 했으니, 왕실의 안녕이라는 부분과는 별도로 이해를 해야 할 듯 싶습니다. 문제라면 세자의 신체의 비밀이 지나치게 빨리 공개되었기 때문인데요, 처음 세자 윤의 주치의인 남의원이 등장했을 때부터 이 부분은 억지스러운 감이 있었지요. 세자의 나이가 당시 14세 정도였는데, 무슨 수로 세자가 후사를 잇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냈는지, 저는 그게 불가사의했답니다.
조선의 의학에 혀를 내두르게 되는 부분이기도 한데, 여하튼 아직 혼례도 치르지 않은 세자가 아이를 갖지 못하는 위질이라는 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 낸 장희빈측 의원이 신통방통할 뿐입니다. 덧붙이자면 세자가 후사를 잇지 못하는 것은 이보다는 한참 후에 의심되었고, 이 때문에 33세에 세자 윤이 경종으로 즉위한 이후, 후사를 염려해 연잉군을 세제로 책봉하자는 논의가 일자, 즉위 이듬해인 1721년에 연잉군이 세제로 책봉되었지요. 물론 연잉군의 세제 책봉을 곱게 보지 않은 소론의 반대는 거셌고, 노론은 세제의 대리청정까지 요구하게 되지요. 이에 소론파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는데 이때, 경종을 시해하려는 계획을 짰다는 목호룡의 고변 사건이 터집니다.
삼급수 고변이라고도 불리는 이 사건은 경종을 시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칼, 독약, 폐출 등의 구체적인 계획까지 짰고, 이를 목호룡이 고변함으로써 노론 4대신이 귀양가고, 이듬해 이에 관계된 인물들의 처참한 참형이 이어졌던 두번의 사화의 단초가 되기도 했지요. 노론들은 완강하게 경종시해설을 부인했지만, 여하튼 경종 즉위 초에 있었던 일들입니다. 
영조가 즉위한 후에 자신을 곱게 보지 않았던 이들 소론에 대해서 가만 두었습니까? 아니지요. 즉위 초기에 소론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작업을 했던 영조였습니다. 만약 드라마처럼 세자가 보위에 오르기도 전에 후사를 잇지 못할 것을 알았다면, 그리고 세자도 바꼈더라면, 조선정치사에서 사화 서너개는 없었을 것이고, 피도 덜 흘렸겠지요. 작가가 이런 정치의 속성을 간과한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문제는 세자의 비밀을 결혼전에, 그것도 보위에 오르기 전에 터뜨린 무리한 설정에 있습니다. 그래서 드라마겠지만요.
이런 역사적 사실들은 드라마 동이에서는 다루지 않을 것이기에 여기서는 짧게만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다만 이번회에 소론의 영수라는 인물이 등장해서 남인들과 연합정치를 하는 부분을 보고 생각이 났네요. 드라마에 소론의 이름을 걸고 등장한 인물들은 연잉군의 반대파로 연잉군의 안위를 압박할 인물들이기 때문에 말이지요.

이번회에서 주목할 부분은 연잉군과 훗날 경종이 될 세자의 관계와 동이가 내민 마지막 기회를 버린 장희빈의 선택입니다. 이번 글은 연잉군과 세자의 관계를 보여주는 복선들을 통해 살피면서, 연잉군의 목숨을 살릴 사람이 결국은 세자가 될 것이라는 암시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장무열의 배신에 관한 제 개인적인 생각도 함께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장희빈은 연잉군이 동궁전을 드나들면서 세자와 가까이 지내는 것을 못마땅해 하지요. 세자가 후사를 잇지 못하는 병이 있음을 알게 될까봐 우려했기 때문이었지만, 장희빈은 병적으로 동이의 자식이기 때문에 싫습니다. 지금까지 궁에서의 모든 일이 틀어진 배경에는 동이가 있었고, 사랑마저 빼앗긴 장희빈이지요. 그런데 동이의 아들 천재 소년 금이 나타나 세자의 자리마저 넘보고 있습니다. 연잉군이나 동이의 생각이 세자자리나 보위에 욕심을 냈든, 아니든 그것이 궁이고, 정치니까요.
조선왕조실록에 경종에 대한 기록은 4년이라는 짧은 재위기간때문에 많지는 않지만, 경종에 관한 야사나 문헌들을 보면 경종이 어질고 착한 인물이라는 기록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의 세자 윤처럼 장희빈의 성정과는 천지차이였고, 동생 연잉군과도 사이가 좋았다고 전해집니다. 이번회 죽음을 맞이한 인현왕후에게도 효성이 지극했다고 기록되어 있고, 인현왕후가 장희빈은 미워했지만 세자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다고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 신임사화에서도 연잉군을 제거해야 한다는 소론의 주장에도 경종이 연잉군을 보호하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전해지지요. 물론 배후에는 인원왕후(인현왕후의 죽음 이후 새 중전인데, 드라마에서 인원왕후가 등장할 지는 사실 모르겠네요. 장희빈의 죽음과 함께 드라마가 종결된다면, 인원왕후는 등장하지 않을 듯 싶기도 하고요)의 연잉군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서 인원왕후의 청을 들어주었다는 말도 있습니다. 
14살이라는 어린나이에 사약을 받는 어머니 장희빈의 죽음을 목도한 경종은 마음에 큰 상처였을 겁니다. 당시 장희빈이라는 이름은 입에 담는 것이 오물을 머금는 것처럼, 조선에서 그 이름자가 패악무도한 요녀에 악녀로 회자되었으니 말입니다. 경종은 장희빈이 저지른 만행에 속죄하는 심정처럼 매사에 온화하고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태도를 취했다고 하지요. 
어찌되었든 경종과 연잉군은 끝까지 살아 남았고, 둘다 왕위에 올랐는데요, 연잉군을 보호할 사람은 저는 세자 윤이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장희빈이 끝내 동이의 진심을 믿지 못하고, 장희재와 연잉군제거에 발을 담그고 말았지만, 위기에 처한 연잉군을 구할 인물이 세자가 될 듯 싶네요. 장희재가 연잉군의 책보에 넣어 둔 정체불명의 책에 대해 세자가 했다는 식으로 누명을 뒤집어 쓰는 방법도 있을 테고 말이지요. 그 서책은 아무래도 함부로 누출되어서는 안될 중요한 것 같았는데, 책표지가 황금색 비단표지인 것으로 보아 임금 전용 비밀 서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장희재가 동궁전의 세자방에 들어섰을 때 음흉한 미소를 지었었는데요, 아무래도 이 계책은 당일 장희재가 우발적으로 꾸민 짓같지는 않아 보였지요. 개인적인 추측은 왕실의 비화를 담은 기록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예컨데 동생이 왕위에 오른 왕실의 비록, 소현세자의 비망록 같은 것 말입니다. 동생인 봉림대군이 왕위를 이었으니, 동이가 연잉군을 왕위에 세우기 위해 교육을 시키고 있다는 식으로 엮어 세자 역모죄로 옭아맬 수도 있을 것이고 말이지요.
연잉군, 세자가 살린다
세자가 연잉군을 끌어안을 것이라는 복선은 첫만남에서부터 보여주었지요. 천민아이들 틈에 끼어 아바마마를 뵙겠다고 궁에 들어 온 금, 장희빈의 눈 앞에서 위기에 처한 연잉군을 내보내준 것이 바로 세자였지요. 이는 장희빈의 손에서 연잉군을 구할 인물이 세자임을 말하는 드라마적인 복선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세자가 연잉군을 구한 일이 있었는데요, 황주식과 영달이랑 숨바꼭질을 하던날 술래들에게서 세자가 등뒤에 연잉군을 숨겨주었던 일이 있었지요. 감사의 답례로 연잉군이 대추를 주기도 했었고 말이지요.
세자나 연잉군은 정치를 모릅니다. 세자의 경우는 세자에 책봉된 순간부터 강학에서 한 나라의 군주가 될 소양교육을 줄기차게 배워왔겠지만, 이제 10대 청소년인 세자는 군주니 왕이니 하는 것보다는 노는 것이 더 즐거울 나이지요. 심심한 궁에서 배다른 동생 금의 출현은 세자에게는 신선함이에요. 더구나 사가에서 자란 금은 자유분방하고, 호기심많고, 글재주까지 뛰어난 영특한 동생이에요. 심성까지 곱기도 하지요. 형님이라 불러주는 학식만 큰 아이, 하는 행동은 영락없는 일곱살 짜리 천방지축 개구쟁이, 그런 연잉군이 세자는 참 좋습니다. 사람냄새가 나거든요.
사실 이번회 세자가 자신의 병을 알게되는 부분에서는 제작진과 작가의 잔인함에 마음이 좀 그렇더군요. 남자가, 그것도 다음 보위에 오를 왕실의 장자가 아이를 낳지 못하는 병이라니, 그 어린나이에 얼마나 큰 절망감을 느꼈을 것이며, 심지어 죽고 싶을 정도로 충격적이었을까 싶었어요. 비밀을 지켜달라는 당부에 일곱살 어린나이에도 형님마마와 한 약속을 지키는 금을 보니, 에미인 동이보다 낫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동이가 인현왕후의 악화된 병세로 인해 알게 된 비밀을 동네방네 다 떠들고 회의를 하는 모습보다는 나아 보였어요. 어차피 혼자 가지고 갈 생각이었다면, 지난 밤 홀로 취선당을 찾아가 방술을 한 증험들과 함께 입다물겠다고 말했던 것처럼, 소문이나 퍼뜨리지 말지 싶었네요.
물론 동이가 준 기회는 장희빈의 불신으로 헌신짝처럼 내동댕이 쳐지게 될 것이고, 연잉군을 모함하는 장희빈측의 음모로 이어질테니, 동이도 도저히 못참겠다면 결국 눈에 쌍심지를 켜겠지만 말입니다. 동이 눈에 쌍심지 켜지는 때가 곧 장희빈이 사약을 받는 것으로 연결될테고 말이지요.   
동이가 장희빈의 취선당을 단독으로 찾아가 무당의 방술 증험들을 내밀지요. 장희빈이 하지 않았음을 알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과학적인 증험을 믿는 수사관출신 동이가 그따위 사술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할 리는 없지요. 장희빈은 동이의 선물에 한편으로 놀라고, 또 한편으로는 감사하고,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저 속을 모르겠네. 뭔가 흑심이 있지 않나?" 하고 의심을 품지요. 하지만 장희빈도 동이의 진심에는 한풀 꺾이고 말지요. 세자의 신체적 비밀까지도 입 꼭 다물어 주겠다고 하니, 장희빈은 동이 쟤가 미쳤나 싶습니다. 왜 안그러겠어요. 얼씨구나 잔치라도 열일을 나는 모르세 해주겠다니, 장희빈의 가슴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장희빈의 머리는 고차함수 문제를 풀고 있는 듯 복잡하기만 하지요. 꿍꿍이가 뭔가 싶어서 말이지요. 
잠시 저 혼자서 그런 생각을 했답니다. 동이가 말을 참 길게 하는데 무슨 도덕경만 읊조리고 앉아있나 싶었거든요. 동이의 구만리 깊은 마음씀씀이는 가히 득도의 경지에 이른 모습이었지만, 저주의 사술 증험들을 장희빈에게 돌려주는 것을 보니, 솔직히 너무 오지랖 넓은 동이가 잠시 미워지려고도 했네요. 예전에는 너무 똑똑해서 미워지려고 하더니만, 이제는 도저히 보통 사람의 마음으로는 범접할 수 없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질투심도 났나 봅니다. 
동이의 눈에 보였던 진심, 장희빈은 동이를 한 번 믿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장희빈의 개과천선의 기회에 재를 끼얹고 만 것은 숙종이 동이에게 빈으로 책봉한다는 교지를 내렸다는 소식이었지요. 동이와 같은 품위를 가지게 된 장희빈은 동이에게 걸어보았던 한가닥 믿음을 버리고 말지요. 동이에게 빈 책봉을 내렸다는 것은 장희빈에게 중전자리를 주지않겠다는 뜻이고, 다음 중전으로 동이를 내정하고 있다는 것을 미리 계산을 하는 장희빈입니다. 한 술 더떠 내의녀를 데리고 있는 장무열이 동이의 수족인 서용기와 접선을 했다는 말까지 듣게 되었지요.

장무열, 장희빈을 정말 배신했나?
여기서 잠깐, 장무열이 서용기에게 내의녀를 내준 일을 저는 장무열이 배신했다는 생각으로까지는 정리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보다는 동이와 거래를 하려는 정치적인 술수가 먼저 읽혀졌거든요. 장무열이라는 인물은 철저하게 권력중심의 인물이에요. 세자의 모후인 장희빈에게 줄을 선 것은 권력추구형 인간이었기 때문이었지요. 그런 장무열이 아직까지는 확고한 세자의 줄을 쉽게 버리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왠지 양다리 느낌이라고 할까 싶어요. 세자는 분명 왕위에 오를 것 같고, 만약 세자가 후사를 잇지 못해 차기 왕위 후보 1순위인 연잉군이 다음 보위를 잇는다면, 장무열에게는 좋은 동아줄 보험인 셈이지요. 의뭉스럽기는 하지만,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을 받아야 하는 것이 이런 줄타기의 기본이 아닐까 싶거든요.
장무열은 철저히 계산적인 정치인이에요. 빈에 책봉하겠다는 숙종의 의중이 동이에게 있다는 것을 직감한 장무열이 내의녀를 내어준 이유, 그것은 일종의 제의였다고 봐요. '내의녀를 내어주겠다, 대신 다음 보위는 세자가 되어야 한다. 연잉군과 동이는 지켜주겠다'는 정치제의 말입니다. 장무열은 철저하게 남인의 중심인물입니다. 세자의 뒷배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연잉군으로 세자자리가 바뀐다는 것은 남인 권력의 상실을 말합니다.
장무열이 내의녀를 내주고도 저는 당당할 듯 싶더군요. 장무열은 동이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중요한 사실을 무기로 꺼내 들 듯 싶더군요. 물론 장희재는 배신으로 여기고 무리수를 두어 제 무덤을 파고 있지만 말이에요. 드라마 동이에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는데요, 바로 세자의 신체적 비밀인 위질이라는 병이에요. 지금까지 남의원이나 장희빈, 인현왕후, 동이 등 그 누구의 입에서도 세자가 후사를 잇지 못한다고 단정짓지 않았지요. 후사를 이을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만 했었지요. 따라서 이를 역으로(저는 여전히 숙종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세자의 몸에 대해 모함했다고 역공격을 해버리면, 동이측에서는 꼼짝없이 세자를 바꾸려는 역모를 꾀했다는 죄를 뒤집어 쓸 수도 있다는 사실이에요. 장무열이 이 점을 계산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알다시피 이제 춘추 14살인 세자가 혼인도 하지 않았는데, 후사를 낳을 수 있을 지 없을 지 누가 장담할 수 있냐는 것이죠. 며느리도 시어머니도 아무도 모르는 일이에요. 일단 결혼이라도 했어야지 알겠지요. 장무열이 내의녀를 당당하게 내줄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 아무도 모르는 비밀에 대해 섣불리 동네방네 유포하면 허위사실 유포죄로 잡아들일 수 있음을 말하겠지요.
그리고 또하나 장무열이 내의녀를 내줌으로써 훗날 세자의 몸에 정말로 이상이 있다면, 그때는 후임왕위에 대한 논의는 자동적으로 이뤄질 테고, 그때는 1순위인 연잉군이 후보에 오르겠지요. 장무열이 나라와 종사를 생각해서 왔다는 말의 속뜻은 바로 이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자가 후사를 볼 수도 있다, 즉 확률반반이다, 그러니 속단하지는 말라. 대신 후사를 못이을 수도 있을테니, 종묘사직을 위해 연잉군은 치지 않겠다' 라는 제의를 하러 온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장무열은 중전에 오르지 못할 장희빈을 버리지만, 차기 권력의 중심이 될 세자는 버리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장무열은 장희빈 측이 무당을 궁에 불러 들여왔다는 사실도 당일 부하의 보고를 받고 비밀리에 알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 장무열의 눈에 장희빈은 이미 썩은 동아줄이에요. 지금 장무열의 행동은 장희빈을 배신한 것이라기 보다는 세자의 권력을 따라 움직이는 정치인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물론 닭대가리 장희재가 정치 능구렁이 장무열의 머리를 따라가지 못해서, 지금 열길 깊은 무덤 두 구덩이, 아니 어머니 것까지 세 구덩이를 파고 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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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7 08:09




인현왕후가 죽는 과정을 보며 잠시 혼란에 빠졌습니다. 인현왕후의 죽음은 두가지 의미에서 숙종을 바보로 만들었습니다. 궁궐의 담벼락까지 알고 있는 세자의 비밀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야 할 숙종에게 숨겼다는 것과, 인현왕후에게 지아비로서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음을 이제서야 깨달은 회한의 눈물이었습니다.
인현왕후가 알고 있는 비밀을 동이도 알고 동이의 수족이라 할 수 있는 모든 인물들이 알게 되었지요. 서용기, 차천수, 감찰부 궁녀들까지도 말입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사람 숙종에게 이 사실이 발고되지 않았다는 것에 동이와 연잉군 지키기의 억지스러움이 느껴져서, 임금 바보만들기가 이렇게 식은 죽 먹기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숙종에게 알리지 않은 인현왕후의 마지막 동이와 연잉군 지키기도, 비밀을 알게 된 동이가 내의녀의 신원을 확보하려는 모습은 무엇을 위해서였나 잠시 의구심이 들더군요. 물론 인현왕후가 사경을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세자의 비밀을 폭로해 조정에 일대 파란을 일으키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무리수이지만, 세자의 신체적 비밀은 동이나 인현왕후가 안고 가서는 안되는 비밀입니다.
후사를 잇지 못할 수도 있는 세자가 다음 보위에 올랐을 때. 그리고 만에 하나 숙종이 비명횡사라도 해버린다면, 그리고 장희빈의 손에 의해, 혹은 다른 이유로 금왕자가 죽어 버린다면, 숙종으로 이어져 온 왕실의 대가 세자 윤에게서 끝나 버릴 수도 있는 중대사이기 때문이에요. 후사를 잇지 못하는 세자의 신체비밀이 가지는 엄청난 일이라는 것은 이를 말하는 것이에요. 그 사실을 숨기고, 권력에 눈이 멀어 한 나라의 왕실을 말아 먹으려 하는 장희빈의 패악무도함이 무서운 것이고 말이지요.
인현왕후가 자신의 운명을 알고 세자를 위해, 그리고 장희빈에게 스스로 비밀을 폭로할 기회를 준 것은 인현왕후의 성정에 비춰본다면 그럴 수도 있을 일이라 짐작되지만, 동이의 사람이기 전에 임금의 신하된 자들이 임금의 귀를 막는 모습은 심히 억지스러운 설정입니다. 결정적인 증험을 잡는다고 내의녀를 찾을 게 아니라, 어의를 불러 세자 윤을 진맥하게 하는게 순서일 것입니다. 장희빈 사가의 남의원이 진맥할 수 있는 세자의 상태를 조선 최고의 난다긴다 하는 어의들이 알아차리지 못할 일도 아니고 말이지요. 엄밀히 따지면 동이나 동이파 모두 숙종의 신하 중 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이것을 장희빈과의 대결구도로만 놓고 장희빈 타도의 도구로만 끌고 가는 것은, 드라마에서 숙종 바보만들기와 진배 없는 것 같습니다. 
다음회 숙종이 세자의 비밀을 알게 될 지도 모를 일이지만, 만약 알고도 계속적으로 숙종에게 속인다면, 이는 천하의 동이라 할지라도 용서받기 힘든 문제입니다. 그래서 내의녀를 찾아 증험만을 확보하려는 동이파의 생각은 다소 의외더군요. 동이라는 인물을 묘사함에 있어 세자의 비밀과 관련해서 전개되고 있는 최대의 실수는 장희빈 무너뜨리기에만 골몰하는 숙빈최씨를 그리고 있다는 점이에요. 혹시 모르겠습니다. 장희빈에게 사약을 내리는 계기가 이번 무고의 옥과 관련한 인현왕후에 대한 저주와 세자의 비밀을 감춘 죄를 뭉뚱그려 벌을 내릴지도요. 인현왕후가 마지막으로 어머니로서 세자 윤을 배려한 것은, 이런 꼴을 세자가 보게 하지 않게 하려는 어머니이자 인지상정의 마음이었겠지만요.
물론 장희빈과 장희재의 입장에서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내의녀를 찾아 입을 봉해야 하겠지요. 더구나 오늘 내일 하는 인현왕후의 병세는 가히 천우신조라 할 수 있었으니, 장희빈이 이 좋은 기회를 놓칠리는 없었겠지요.
제가 동이파에게 실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세자의 비밀을 알고 나서 숙종이 받을 충격을 염려해서 성심을 헤아렸을 마음은 가상하지만, 왕실을 이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는 임금에게 가장 중대한 문제를 비밀로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인현왕후가 동이를 불러 반드시 살아 남아달라고 다짐을 받고 또 받은 이유가, 왕가의 문을 닫을 수도 있는 비밀이었기 때문이지요. 저승사자가 너무 일찍 와서 숙종에게 고백할 시간이 부족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현왕후 또한 그 사실을 숙종에게 알려주고 갔어야 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적통을 낳아주지 못한 인현왕후는 평생을 죄인의 마음으로 중궁전의 중전자리를 지켜야 했지요. 중전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음에 오히려 숙종에게 죄스러운 마음과 감사한 마음으로 살았다는 인현왕후의 마지막 숙종과의 이별장면은 마음이 찡해집니다.
한번도 여인으로서 인현왕후를 품어주지 못했던 숙종의 뒤늦은 후회, 인현왕후는 처음으로 자신에게 기회를 달라는 숙종의 울부짖음을 들으며, 그래도 마지막 가는 길은 편하게 갔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네요. 물론 드라마에서지만요. "중전이 나를 많이 원망했을 게야. 나는 중전을 그저 정략에 의해 내 곁에 머무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네. 그것이 궐이고 정치니까. 그래서 중전에게 마음을 열어주지 못했네. 중전을 한 번도 따뜻하게 마음으로 보듬어 주지 못했어. 한 번도...". 인현왕후의 처소상궁 안상궁에게 고백하는 숙종의 늦은 고백을 누워있던 인현왕후도 다 들었을 듯 싶더군요.
서인 권력의 중심인물로 궁으로 들어온 인현왕후였기에, 숙종은 처음부터 정치적인 인물 그 이상도 이하로도 여기지 않았음을 고백했지요. 장희빈과 동이에 대해서는 남자로서의 마음을 나눠 주었지만, 인현왕후는 사랑의 시작이 달랐으니까요. 그럼에도 숙종의 마음 한 구석에는 늘 부담감으로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부다처의 특권을 누리는 임금이라는 자리에서 인현왕후에게 마음을 나눠준다고 해서 허물이 될리야 없었겠지만, 그런 마음 한자락도 나눠 줄 기회조차 주지 못한 인현왕후를 보내는 숙종은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그리고 정말 미안합니다. 기회를 주기만 한다면 미안하다고 수백번을 할 수 있을 만큼요. 그러니 있을 때 잘했어야쥐...

장희빈이 수명 다해가는 인현왕후를 찾아가 방백을 하는 장면은 끝없는 권력에의 야욕과 인현왕후에 대한 한가닥 인간으로서의 양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내 손으로 죽이기 전에 그냥 아무 말없이 죽어주세요" 라고 빌었으니 말입니다. 장희빈의 의중이 그러거나 말거나, 장희재와 윤씨부인은 궁에 무당을 불러 인현왕후에게 방술로 저주를 내리는 모습은 장희빈에게 더러운 짓에 직접 손을 담그지 않는 모습으로 면피를 시켜주고자 하는 의도처럼 여겨지더군요. 하기야 죽어가는 사람에게 어서 죽어 주십시오 라며 마음으로 비는 것이나 무당의 사술을 쓰는 것이나 그게 그것이지만 말입니다.
"자네같은 좋은 벗을 두어, 얼마나 기쁘고 행복했는지 잊지 말아주게". 인현왕후에게 고독한 궁에서 한줄기 햇살처럼 그녀를 행복하게 해 주었던 것은 동이와 맺었던 각별한 정이었을 겁니다. 동이에 대한 마음을 '좋은 벗'이라 표현하는 인현왕후, 마지막 가는 길이 많이 서운하고 애처롭더군요. 동이에게 꼭 연잉군과 함께 살아남아 달라는 인현왕후의 유언은 동이와 연잉군에 대한 특별한 정이기도 했지만, 왕실의 손이 끊어지게 될 것을 염려하는 중전으로서의 마음이기도 했지요. 속종에게 남기는 인현왕후의 유언도 동이와 연잉군에 대한 안위였고요.

34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인현왕후, 그녀에게 궁은 철저하게 정치적 힘겨루기의 장소였고, 고독하고 외로운 곳이었지요. 장희빈과 평생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던 인현왕후, 폐서인이 되어 안국동 사가에서 6년이라는 시간을 버려진 채 살았던 비련의 중전으로 늘 연민을 가지게 되는 인물입니다. 드라마 동이에서의 인현왕후에게는 동이라는 좋은 벗도 만들어 주었고, 깨방정 숙종의 회환의 눈물도 보고 갔으니, 기존의 인현왕후보다는 아주 조금 더 행복하게 그려준 듯합니다. 
그렇게 파란만장한 삶을 살고 인현왕후는 조선왕조 역사의 뒤안길로 다시 들어가 버렸네요. 이 다음 어느 작가와 감독의 손에 다시 태어날 지, 인현왕후라는 인물은 늘 연민과 애틋함으로 보게 되는 인물같습니다. 궁궐 여인들의 암투를 대표하는 인물로 언제나 새롭게 해석되고,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는 장희빈과 인현왕후는 시대가 변해도 늘 흥미로운 인물들이니, 또 다른 모습으로 태어나겠지요. 
박하선의 인현왕후는 동이라는 인물에 밀려 뒷방 그림처럼 앉아있던 모습이 대부분이었지만, 강단있고 의리가 강한 여인으로 그려졌다고 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존의 인현왕후에게서 부각되었던 온화한 모습은, 극의 비중때문인지 많이 비춰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박하선의 절제있는 인현왕후의 모습도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회 귀에 거슬린 부분이 있었는데요, 한예조와의 갈등때문에 우여곡절 속에서 방송을 기적적으로 내보냈다는 기사는 봤는데, 윤과 금이 손을 잡고 창포를 찾으러 다니는데, 뜬금없이 트로트 노래가 나와서 놀랐어요. 그런데 인현왕후의 가슴 절절한 죽음을 보여 준 엔딩장면에도 같은 노래가 나오더라구요. 궁중음악은 둘째치고,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이런 배경음악은 급한 편집의 실수였는지, 의도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쌩뚱맞은 노래였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꼈나요?;;
연잉군이 '창포로 화환을 만들어 주면 나쁜 병이 멀리 도망간다'는 말을 기억하고, 궁을 돌아다니며 창포를 캐러 다녔지요. 어린나이지만 어쩌면 그렇게 생각이 기특하고, 효성이 깊은지, 그 어린 마음에도 "중전마마가 누워계신데, 어찌 편하게 밥을 넘길 수 있겠느냐?"는 의젓함에 미소가 지어지더라고요. 창포를 찾아다니는 모습을 본 윤이 "세자인 나보다 낫구나, 나도 끼워주라"며, 훈훈한 형제애를 보여 주었지요. 두 아이가 손을 잡고 창포를 찾아다니던 모습이 어찌나 맑고 곱던지요. 그 에미들이 권력이니 목숨을 지키겠다느니 하며, 진흙탕싸움을 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말이지요. 
연잉군과 세자에 대한 부분은 따로 글을 올리려고 생각을 정리 중인데, 두 왕자의 모습에 여러가지로 의미있는 복선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도토리를 주우며 배운 굶주린 백성들의 쓰디 쓴 눈물에 대한 운학선생의 가르침은 훗날 영조의 민생정책에 반영되는 산교육들이 될 듯 하더군요.

인현왕후의 죽음으로 드라마의 스토리가 새로운 전개로 마무리 작업에 들어갈 듯 싶은데요, 인현왕후의 죽음을 분수령으로 장희빈의 중전자리 되찾기와 세자 지키기를 위한 동이와의 마지막 접전만을 남겨두고 있네요. 인현왕후가 죽은 같은 해 사약을 받은 장희빈이었으니, 장희빈의 최후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지요.
마지막 싸움이 될 4라운드는 세자 윤과 연잉군을 중심으로 한 동이와 장희빈의 실질적인 힘겨루기가 될 듯한데요, 예고편을 보니 동이가 장희빈에게 벌써 한방 선방을 날려 버리더군요. "저는 연잉군에게 권력이 아닌 인생을 주고 싶습니다. 권력보다 더 소중한 것들을 채울 수 있는 귀한 인생을요"라고 말이지요. 제 느낌으로는 그 귀한 인생을 동이가 세자 윤에게도 채워줄 듯 싶더군요. 장희빈에게 아들은 ONLY ONE 세자밖에 없지만, 인현왕후나 동이에게는 세자 윤이나 연잉군이나 모두 자식들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보이거든요. 사랑하는 지아비 숙종의 혈육이라는 생각말입니다.
세자지키기와 중전의 자리 탈환을 위해 마지막 불꽃을 사르게 될 장희빈, 귀한 마음을 품는 성군의 자질을 가르칠 동이, 두 사람의 교육 차별성을 보는 재미도 클 듯싶습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아들들이 임금의 자리에 오르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지만, 반드시 왕위에 올려야 할 명분과 목적을 가진 사생결단의 싸움이기에 피를 부를 수밖에 없을 듯 싶습니다. 역사는 장희빈의 피로 기록되었지만 말이지요. 자식 교육에 있어서도 동이에게 질 수 밖에 없는 장희빈, 그녀의 권력에의 야욕이 빚은 참담함이 비운의 슬픈 경종을 만든 듯 싶어 씁쓸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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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31 13:02




인현왕후의 죽음이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인현왕후가 알게 된 세자의 비밀, 그리고 금왕자의 천재성이 아무래도 인현왕후의 죽음을 앞당기게 될 모양입니다. 폐서인이 되었다가 복위되기까지 자신을 지켜준 동이와의 의리를 끝까지 지키려 하는 인현왕후입니다. 궁으로 돌아온 날 인현왕후는 결심했었지요. 이제는 자신이 동이를 지켜주겠다고요. 인현왕후의 죽음과 장희빈의 패악을 드라마 동이에서 어떻게 연결시킬지 궁금한 대목인데요, 무당이 등장하는 것을 보니 취선당의 사술을 이용한 저주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사가에 불을 낸 철딱서니 없는 장희빈의 어머니 윤씨부인과 마찬가지로, 머리 한귀퉁이가 빈 듯한 장희재의 독단에 의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요.
궁으로 들어온 동이와 금왕자, 아니나 다를까 대신들의 빗발치는 반대 시위로 시끄러워 죽을 지경입니다. 귀를 틀어 막을 수도 없고, 숙종은 꼴보기도 싫은 중신들을 피해 암행을 나가 버리지요. 죄인을 궁에 들이다니 천부당 만부당한 일이라며 벌떼처럼 모여 든 중신들, 숙종의 엄포에 자진해산했는지 이후로는 보이지 않았지만요. "이 시간 이후로 숙원을 죄인이라 하는 중신들은 과인과 숙원을 능멸한 죄로 목숨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라니, 목이 두 개가 있지 않고서는 더 이상 통촉하라는 말도 못하는 중신들입니다. 더구나 동이는 품계까지 껑충 뛰어 종2품인 숙의의 첩지까지 받게 되지요. 금왕자는 정식으로 군에 책봉되어 연잉군의 칭호를 하사받았으니, '경사났네 동이집, 초상났네 옥정집'입니다.
기대가 되었던 숙종과 금의 임금과 왕자로서의 만남은 작은 해프닝으로 아버지의 사랑을 절절하게 알게 했습니다. 처음으로 "내가 내 애비다"라고 말하는 숙종, 6년간을 하루도 빠짐없이 그리워했던 동이와 아들이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행복합니다.
그동안 아버지로서 해주지 못했던 잠재우기까지 매일같이 해주겠다는 숙종입니다. 이 참에 자장가도 불러 주셨으면 좋았을텐데, 임금은 자장가는 안불렀는지 모르겠네요. 생각해보니 사극에서 임금이 자식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는 모습은 여태 한 번도 본적이 없었네요. 이왕 깨방정 아버지가 되었으니, 지진희표 자장가도 나왔으면 싶다는 뜬금없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그나저나 세상에 비밀은 없나봅니다. 하긴 타고난 선재이니 연잉군의 영민함이 감춘다고 감춰질 수는 없겠지요. 종학에서 공부하는 금이 졸고 공부도 딴청인 모습에 금이 어지간히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했던 장희빈이었지요. 지긋지긋한 소학만 공부를 시키니 하품나오는 금이지요. 서가에서 만난 형님 왕자마저도 소학을 권해주니 금왕자, 소학이라면 자다가도 경기 일으킬 것 같아요.
윤의 책례(책걸이)와 금의 서도(중간시험)를 같은 날 치뤄서, 금의 아둔함을 세상에 보여 비웃음거리로 만들려했던 장희빈, 깨갱하고 꽁지가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져 버리고 말았지요. 대학을 줄줄 외우는 천재 금의 재능만을 온천하에 밝혀주고 만 꼴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안되는 놈은 뭘 해도 안되나 봅니다.
천인출신이라 왕자 훈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했나 보다는 어머니에 대한 조소를 금왕자가 참아 넘기기가 힘들었지요. 소학을 모르는체 하라는 어머니의 당부에 아는 것도 모른척 하려고 안간힘을 쓰던 금도 한 성질하더라고요. 대학을 줄줄 외우는 금의 영특함에 시강원 신하들은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게중에 몇은 턱도 빠졌을 듯합니다.
아들의 천재적 비상함에 좋아 어쩔 줄 모르는 숙종은 나라에 잔치라도 벌이고 싶은 심정입니다. 자기를 닮아 영특하다고 자화자찬 자뻑까지, 천하를 얻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는 숙종이지요. 대전을 찾아 온 중전이 세자와 함께 연잉군을 시강원에서 교육시키자는 말에 굿 아이디어! 바로 어명을 내려 버리는 숙종이에요. 이것이 동이와 금에게 어떤 파국으로 몰고갈 지도 생각하지 못한채 말입니다.
동이의 복궁에 속이 뒤집힐 것 같은데, 감히 세자만이 받을 수 있는 차기 왕재교육원에 동이의 소생 금이 함께 공부를 할 것이라니, 장희빈은 눈이 튀어나오기 일보직전입니다. 

금왕자의 선재성이 가져올 파란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인현왕후의 죽음과 맞물릴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가뜩이나 세자의 몸때문에 노심초사한 장희빈인데, 금의 영민함이 세자의 자리까지 넘볼 거라 생각하는 장희빈이 가만 보고 있을 수만은 없지요. 동이의 숙의첩지 연회장에서 "죄인은 제가 아니라 마마십니다. 저는 그 어떤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더는 마마의 손에 소중한 어떤 것도 잃지 않을 것입니다"라며 고개 꼿꼿이 들고 또박또박 따지는 동이에게 한 방먹고, 그렇지 않아도 열받아 죽을 지경인데 동이의 아들이 하늘이 내린 천재라니 미치고 환장할 장희빈입니다.
그런데 그 불똥이 동이와 금이 보다는 인현왕후에게 직격탄을 날릴 것 같더군요. 인현왕후가 세자의 비밀을 알아버렸다는 것을 장희빈이 눈치를 챘으니 말입니다. 눈 밑이 거뭇하게 다크서클이 진해진 인현왕후를 보니 죽음이 남지않아 보이지만, 심장병으로 인현왕후를 자연사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탐정동이가 마지막으로 활약할 대형사건 하나를 만들게 될 듯해요. 그간 귀양보내서 새끼꼬고 먼산보고 기침 콜록거리는 딸랑 한 장면씩 나와서 안타까웠는데, 충실한 수호천사 천수도 돌아와 활약하겠네요.

장희재가 무당집을 찾아가는 폼새가 인현왕후에 대한 저주를 위한 비방을 받으러 간 모양이에요. 인현왕후가 장희빈의 사가 남의원을 보좌하던 의녀를 통해 세자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는 것을 장희빈이 알았으니, 장희빈의 정보력 으로 사라진 의녀를 찾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일테고, 장희빈과 장희재가 죄목을 추가할 일들만이 또 남아 있겠네요. 비밀을 알고 있는 자들의 입을 막는 일, 장희빈과 장희재의 발등의 불이니 말입니다. 물론 최대의 희생은 인현왕후의 죽음으로 이어지게 될 것으로 보이고요. 인현왕후가 동이에게 세자의 신체상의 비밀을 발설할지, 혼자 입 꾹 다물고 갈지는 모를 일이지만, 훗날 경종으로 등극하는 것을 보면, 아마 비밀을 간직하고 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이번 동이를 보면서 인현왕후의 중전으로서의 강단있는 모습과 여린 모습을 함께 볼 수 있었는데요, 세자의 비밀을 알게 된 인현왕후가 진심으로 서글픈 표정을 짓더군요. 한 나라의 국모로서 종묘사직의 대를 이를 후사를 보지 못한 죄인, 인현왕후의 평생 회한이지만, 세자의 비밀에 깊은 슬픔을 내비치더군요.
서인의 중심에 있지만, 인현왕후는 중전이라는 내명부의 수장이라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조선의 종묘사직을 이어야 할 내명부의 수장이라는 자리말이지요. 다음 보위에 오를 세자가 후사를 잇지 못한다는 것은 정치적 대립을 떠나 중대한 문제지요. 세자의 비밀은 정치적 문제가 아닌 종묘사직이 걸린 문제이니, 인현왕후는 필사적으로 동이의 아들 금을 세자로 만들어야 하는 중전으로서의 과업까지 짊어지게 된 것이지요.
사실 드라마에서 훗날 경종이 될 세자의 신체적 비밀을 일찍 터뜨려 버림으로써 연잉군의 대결 자체가 무의미해져 버리기도 했는데요, 인현왕후의 죽음과 장희빈을 연루시키기 위해서라고 보여집니다. 인현왕후의 죽음은 동이가 정치 전면에 나설 수 밖에 없는 명분 또한 가지게 되겠지요. 호시탐탐 금을 해하려는 장희빈으로부터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들 금만은 지키겠다고 나설테니 말입니다. 금의 천재성과 세자 윤의 신체적 문제가 결국은 인현왕후의 죽음을 앞당기게 될 듯하니 참으로 가련한 왕비가 아닐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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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8 09:22




똘망똘망한 연잉군(금)의 등장으로 동이와 장희빈의 싸움 제 3라운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요, 이번회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나서 울다 웃다 한마디로 인생의 희비쌍곡선 모두를 경험한 것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식을 잃은 어미와 아비의 슬픔에 가슴이 미어졌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야 하는 숙종의 동이와의 이별이 안타까워서, 사랑과 왕좌를 바꿔도 좋다는 군주답지 못한 숙종에 대한 실망감마저도 저만치 밀어두고 싶을 정도였어요.
숙종이라는 인물이 왕위라는 것에 얼마나 집착했고 강한 군주였었는지, 역사적 사실과는 너무나도 한참 멀리 떨어지게 그려서, 지난번 장희빈을 등록유초를 청에 내주려고 한 매국녀로 만들어 버렸을 때처럼 욕을 한바가지는 해주고 싶었지만, 임금이 아닌 한 남자로서의 이면을 새롭게 본다는 시도라 여기고 그냥 넘어가야 겠지요. 그렇지만 동이를 지키기 위해 임금의 자리도 내놓고 도망치자고 했던 말은, 임금 숙종의 모습을 지나치게 애정편향으로 그려버려서 조금 아쉽네요. 그만큼 동이에 대한 숙종의 사랑이 컸다는 것만을 재차 확인하고 넘어가야 겠지만요. 
가슴에 묻은 아들 영수왕자, 가슴에 새긴 이름 전하
한성부로 달려 온 숙종, 이미 모든 죄를 고백했다는 장무열의 말에 숙종은 참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누누히 모든 것을 자신이 지고 가겠다고 했건만, 고집불통 동이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지요. 추국관이 모든 자백을 기록해 버렸으니 지우라고 할 수도 없고, 동이는 꼼짝없이 국법에 따라 대역죄인을 도주시키려 했다는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하지요. 뒤늦게 달려온 서용기가 전하라고 부르는 것도 이 순간은 다 싫은 숙종입니다. 동이만 구할 수 있다면, 임금의 자리도 다 내놓고, 동이를 데리고 멀리 도망가 살고 싶다는 생각뿐입니다.
대전 앞에는 숙원을 사사하라는 주청이 이어지고 있고, 관료들은 등청을 거부하며 파업에 돌입했지요. 성균관 유생들도 연좌농성이 이어지고 한마디로 어수선한 시국입니다. 공무원 파업과 학생데모가 일고 있는 형국이니 국가 비상사태라도 내려질 상황입니다. 동이를 사사하라는 신하들과 유생들에 대해 숙종은 단호하게 대처하려고 하지요. 곁에 있는 도승지와 상선영감마저도 입이 벌어져서 말을 잇지 못할 정도입니다. 등청을 거부하는 모든 대신들의 사직서를 받고, 유생들은 성균관에서 퇴학시켜 버리라고 합니다. 동이를 지키겠다고 궁궐에 첩첩 성벽을 쌓겠다는 모양새니, 이런 경우 여자에 홀려서 패가망신하려는 꼴입니다. 하지만 숙종의 사랑만은 두손두발 들고 인정해 주렵니다. 동이의 사가를 찾아와 눈물을 뚝뚝 흘리는 한 남자의 순애보를 보니, 사랑과 임금의 자리라는 무게를 재려는 것도 불필요해 보여서 말이지요. 드라마니까요.
동이에게 닥친 시련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지요. 돌도 되지 않은 영수왕자가 홍역으로 세상을 떠났지요. 부모가 죽으면 산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는데, 아들을 잃은 동이와 숙종의 가슴이 얼마나 찢어졌을지, 죽은 영수왕자를 안고 오열하는 동이와 인현왕후를 보며 얼마나 눈물을 흘렸던지요. 온 대궐이 영수왕자를 잃은 슬픔에 빠졌지만,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는 취선당의 모습만이 대조적일 뿐입니다. 영수왕자의 죽음의 훗날 일어날 수도 있을 세자자리 쟁탈전에서 안심할 수 있는 기쁜 소식이었겠지요.
장희빈은 이참에 동이의 숨통까지 끊어버리려고 하지만, 영수왕자를 잃은 것에 대한 동정론때문에 더는 우기지 못했지요. 동이를 살려둔다고 해도 또 꼬투리를 잡을 빌미는 얼마든지 있거든요. 동이를 다시는 찾지 않겠다고 했는데 동이를 궁으로 다시 불러들인다면 한입으로 두말한 거짓말쟁이 임금으로 몰고가서 얼마든지 동이를 난도질해 버릴 작정입니다.
그리고 신유년의 억울한 검계사건도 죄를 신원해준다는 처결을 내립니다. 신유년 검계의 사건은 동이에게 중요한 것이에요. 동이가 재건된 검계수장을 도주시키려한 죄는 피할 수 없지만, 더이상 대역죄인의 딸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죽은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억울함을 비로소 풀게 된 동이입니다. 이제 입궁할 때는 천동이가 아닌 최동이로 입궁하겠지요.

동이를 궐밖으로 내칠 수 밖에 없는 숙종의 가슴은 찢어집니다. 영수왕자를 잃고 동이의 청을 숙종도 받아들일 수밖에는 없었지요. 동이가 벌을 받으려 하는 마음을 다 알고 있거든요. 임금의 위엄에 먹칠을 하고 싶지 않은 마음, 동이의 사람이 고초를 겪는 것을 동이가 견딜수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동이에게 자신의 목숨보다 중요한 것은 소중한 사람들이었고, 사랑하는 전하가 자신으로 인해 부덕한 임금의 소리를 듣지 않게 하는 것이었지요. 동이는 전하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조정대신들과 유생들, 그리고 민심과도 싸우고 있는 고통을 알고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스러워 하는 것을 동이는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고 그만 놓아달라고 하였지요.
숙종도 더 이상 동이의 뜻을 꺾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동이없는 궁궐에서 먼산만을 바라보며 얼마나 오랜 시간을 견뎌야 할지 숙종은 자신이 없었어요. 동이가 궁에서 말없이 사라지고 의주 먼땅에서 소식조차 없이 살고 있었을때 겪었던, 그 고통의 시간들을 다시금 떠올리기가 싫은 숙종입니다. 다시는 내곁을 떠나지 말라고, 다시는 너를 보지 못하는 고통을 겪게 하지말라고 했던 숙종이 자신의 손으로 동이를 내쳐야 하니, 차라리 임금이 아니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라와 왕실의 종묘사직을 지켜야 하는 임금이어야 했기에, 숙종은 오장육부가 끊어지는 마음으로 동이를 내치고 말지요. 그것이 동이를 살리는 길이기도 했을 테니까요. 동이가 궁에 있는 한, 계속해서 동이를 처결하라는 상소는 끊이지 않았을 것이고, 동이 또한 그런 것을 견디기는 힘들거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숙종입니다.
동이는 그렇게 영수왕자를 가슴에 묻고, 보경당에서의 전하와의 사랑만을 간직한 채, 궁을 떠나게 되지요. 보따리를 싸들고 마마를 모시는 것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봉상궁과 애종이를 데리고 말이지요. 참 의리있는 동이의 나인들, 대사도 맛깔스럽지만 호흡도 척척입니다. 봉상궁과 애종이는 영달이와 황주부만큼 정감가는 인물들이에요. 주위에 이런 진국인 친구들이 있으면 정말 마음 든든할 것같아요. 정상궁과 정임이 역시도 마찬가지고 말이지요.
사가로 나간 동이는 금새 활력을 되찾습니다. 물론 가슴에 묻은 영수왕자와 꿈에도 그리운 전하를 생각하면 가슴 한켠이 아려오지만요.

왕자 금의 탄생
그런데 한 밤중 애종이가 놀란 토끼눈으로 누가 왔다고 합니다. 주상전하가? 버선발로 달려나가는 동이의 눈앞에 전하가 서계십니다. 숙종도 동이도 눈물로 서로를 바라 볼 뿐입니다. 어라, 그런데 숙종의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에요. 술이 떡이 되도록 대취한 것을 떠나 얼굴이 반쪽이 돼버렸어요. 얼마나 가슴에 새겨진 병이 컸기에, 그리움이라는 병이 얼마나 아팠기에 성심을 가누지 못하고 만취해서 동이의 사가를 찾아 왔었을까 싶지요.
"차라리 도망을 가자, 어째서 나를 이렇게 만들었느냐? 볼 수도 만질 수도 없게 말이다. 그래서 네가 너무 밉다는 말을 하러 왔다. 그리고... 네가 너무 그립다는 말을 하러왔다". 동이를 얼마나 보고 싶어했는지, 동이 없는 궁궐이 유황불 지옥같다며, 동이 품에 안겨 울다 잠이들고 마는 숙종이에요. 숙종의 취중진담에 동이도 울고 밖에 있는 봉상궁도, 정임이도, 과묵한 상선영감마저 눈시울을 붉히고 말지요.
신새벽 동이의 방을 나서며 "다시는 날 이곳으로 데리고 오지 말라"고 상선영감에게 엄하게 말하고는 총총히 환궁하는 숙종입니다. 김유신은 말머리라도 잘랐는데, 숙종은 상선영감을 그리 할 수도 없고, 에고 상선영감이 무슨 죄래요? 가자고 우겼으니 모시고 왔겠지요.;; 그래도 상선영감 이번에도 한 건 해주셨네요. 동이하고 숙종이 눈물만 흘린 건 아니더군요.ㅎㅎ
동이에게 풀썩 쓰러져 잠이 들었나 했는데, 동이가 그리웠다는 취중고백뿐만이 아니라 다른 일도 있었나봐요. 헛구역질 하는 동이, 얏호! 회임입니다. 동이는 순풍순풍 애도 잘 들어서고 애도 참 잘 낳습니다. 물론 산고의 고통은 겪었지만, 동이의 수심 가득했던 얼굴에 웃음꽃이 다시 피었네요. 왕자 금(훗날 연잉군, 영조)을 출산했답니다.
서용기 편에 전하가 내려 준 이름 금(밝을昑), 밝은 빛이 되라는 뜻이에요. 동이에게 숙종이 내린 이름을 전하는 서용기의 얼굴에도 처음으로 편하고 온화한 미소가 보이더라고요. 서용기는 동이에게 친정아버지와 같은 분일 거예요. 자신에게 칼을 겨누고 싶지않아 죽음을 마다하지 않은 벗이자 스승이었던 최효원의 딸은 서용기에게도 딸과 같습니다. 동이에게도 죽은 아버지를 대신해 주는 든든한 수호천사이고 말이지요.
동이가 왕자를 출산했다는 기쁜소식을 듣고도 한달음에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눌러야 하는 숙종의 고뇌에 찬 모습도 어찌나 짠하던지요.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요? 하지만 다시는 동이에게 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저 저 멀리 동이와 자신의 아들이 있을 곳을 향해 그리움만을 전할 뿐입니다.
전하가 내려 준 이름처럼 세상 가장 낮은 자들에게도 가장 밝은 빛이 되는 사람이 되라며, 금왕자를 내려다 보는 동이의 얼굴은 행복한 미소가 퍼지지요. 이제 동이는 전하를 보지 못한 고통도 전하를 쏙 빼닮은 왕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다 참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훌쩍 건너 뛴 시간은 6년후로 빠르게 흘렀습니다. 반촌의 아이들과 섞여있는 귀티나는 얼굴, 뉘신가 했더니 금왕자(이형석)십니다. 여기저기 쏘다니는 좋아하고, 엉덩이를 한시각도 붙이지 못하는 호기심 가득한 모습을 보니 영락없는 어릴 적 동이네요. 게다가 누가 동이 아들 아니랄까봐, 강직하고 반듯하기가 될 성부른 나무같아 보입니다.
"자고로 나를 귀하게 여김으로써 남을 천하게 여기지 말고, 자리가 크다고 해서 남의 작은 것을 업신여기지 말라" 라며, 반촌의 천민아이를 무지막지하게 때리는 갓쓴 양반을 훈계하는 왕자 금, 늠름하기가 이를 데 없습니다. 동이가 아들 교육은 잘 시킨 것 같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사람의 귀하고 천함을 구분하는 지혜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지요. 여기서 훗날 아들 사도세자를 죽게 한 영조의 모습은 잠시 잊고 싶습니다. 사도세자의 죽음은 당쟁이라는 썩어빠진 권력싸움의 희생이었지만, 영조의 오점 중 가장 큰 것이니까요. 드라마에서는 동이와 어린 영조의 모습만을 생각하며 봐야 할 듯 싶어요. 
뜨거운 감자 연잉군의 등장, 인현왕후의 죽음과 동이의 복궁암시
개인적으로 보건데, 다음 스토리는 조정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인물 연잉군을 중심으로 한 서인과 남인의 대립으로 이어지게 될 듯합니다. 연잉군의 등장은 드라마 동이의 중요한 전환점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동이와 장희빈의 싸움 제 3라운드의 서막이 연잉군의 탄생과 함께 시작되었고, 인현왕후의 죽음과 장희빈의 몰락까지 이어지게 할 것이기 때문이에요. 사가에 나간 동이가 왕자를 출산하고, 금이 자랄 수록 취선당의 안테나는 온통 동이에게 쏠릴 수 밖에 없을 거예요. 또 모르지요. 장희빈과 장희재의 악랄함이 금왕자의 목숨을 노릴 수도 있을 것이고요. 장차 보위에 오를 세자의 자리에 가장 위협적인 인물이니, 장희빈이 가만 보고 있을 리는 없을테니까요.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니, 연잉군의 나이는 인현왕후와 장희빈의 죽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갑술환국(1694) 후 인현왕후가 복위되고, 죽음을 맞이한 해가 1701년이니, 왕자 금의 나이 7살은 인현왕후의 죽음시기와 얼추 들어맞는 해이지요. 드라마에서는 1,2년의 시간은 무시하고 넘어갔지만, 금왕자는 인현왕후의 죽음이 머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동이의 제3라운드는 왕자 금을 미래의 성군으로 키워가는 어머니 동이의 특별한 교육에 초점이 맞춰질 듯 보이는데요, 사가에서 머물 수는 없을 것이고, 동이와 금왕자가 복궁을 해야하는데 그 계기가 무엇일지가 궁금해 집니다. 제작진이 인현왕후의 죽음을 어떤 식으로 새롭게 다룰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결과적으로 연잉군으로 인해 인현왕후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잉군의 출생과 성장에 누구보다 촉각을 세우고 있을 사람들이 인현왕후를 중심으로 한 서인과 장희빈의 남인일 것입니다. 연잉군이 왕실과 조정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겠지요. 서인들과 인현왕후는 동이의 아들을 세자로 밀 것이니, 인현왕후의 입장에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동이와 왕자 금을 복궁시키는 것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거지요. 당연히 장희빈은 죽기 살기로 막으려 들테고 말이지요.
이 과정에서 인현왕후가 장희빈의 계략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인현왕후가 그냥 몸이 허약해져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버렸다는 밋밋한 스토리로 전개할 것 같지는 않고, 장희빈이 연루되겠지요. 인현왕후의 석연치 않은 죽음은 탐정동이의 부활을 말하며, 결국 동이를 살리게 될 것같아요. 동이가 숙빈으로 당당하게 궁으로 재입궁하게 되는 것도 같은 시점에서 이뤄지지 않을까 예측도 되고요.
동이가 연잉군을 낳고 숙의, 귀인을 거쳐 숙빈에 봉해진 것은 역사적으로는 인현왕후가 죽기 전의 일이었지만, 아무래도 전단계의 책봉은 생략되고, 숙빈의 책봉만 받게 될 듯한데요, 연잉군을 궁으로 불러들이면서 숙빈에 봉해질 수도 있을 것같습니다. 물론 동이를 궁으로 불러들이게 되는 결정적인 역할은 인현왕후가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숙종의 입으로 다시는 숙원을 찾지 않겠다고 했는데, 장희빈측이 숙종의 도덕성 흠집내기에 혈안이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오! 그러고 보니 항간에 돌았던 '연잉군이 누구의 아들이라 카더라' 소문도 장희빈측에서 숙종의 말을 꼬투리 삼아서 내지 않을까 싶네요. 소문내기 명수인 오태풍이 있으니 저자에 소문내는 것은 일도 아닐 거에요. 물론 이런 유언비어를 살포한다면 그 죄 또한 엄중히 물어야 겠지만요.
연잉군의 등장은 인현왕후 죽음과 장희빈의 몰락, 동이에게는 미래의 성군을 배출한 현모로 남게 할 것이니, 동이와 장희빈 당사자들도 빛과 그림자로 갈렸는데, 그 아들들도 같은 운명을 따르게 된다는 것이 묘하네요. 후사없이 요절한 경종과 천수를 누리며 장수한 영조임금을 생각하면, 독살설이니 하는 모든 것들을 떠나 어머니의 악업을 자식이 받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재미있는 생각도 듭니다.

* 캐나다의 인터넷은 왜 이리 늦은지.. 이 글을 써놓고 한시간 반이 지나서 업로드를 겨우 하고 발행하게 됐네요 ;; 인터넷 연결될 때 까지 기다리는데 목 빠져 죽는 줄 알았어요 ㅠㅠ 다른 때보다 더 늦어서 독자님들께 하소연 좀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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