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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3.11 '넝쿨째 굴러온 당신' 김남주, 박수치게 만든 통쾌했던 개념분노 (10)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유독 문턱이 높은 곳 중의 하나가 병원입니다. 환자와 의사, 혹은 환자 보호자와 의사의 관계로 만났을 때, 이유없이 기죽는 곳이 병원인 듯 싶어서 말이지요. 서림대학 병원 변박사를 섭외하러 갔던 차윤희는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이중적인 태도를 목격하게 되지요.
회진을 도는 중 자기 할 말만 하고는 환자의 말에는 귀기울이지 않는 의사, 더구나 어린 환자를 앞에 두고 보호자에게 가망이 없으니 퇴원조치를 하라는 말은 귀싸대기를 올려주고 싶더군요. 다른 환자를 위해 침대를 비워달라며, 가망도 없는데 병원에 죽치고 있는 것은 민폐라고 말하는, 그런 싸갈통 머리없는 의사가 현실에도 있다면 고발조치감이었습니다. 그 박사 이름이 참으로 어울리게도 변박사라지 뭡니까?ㅎㅎ
햇빛도 들지 않는 지하 단칸방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일숙, 민지교육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가난한 일숙을, 여자로서 아내로서 인간으로서의 자존심마저도 무릎꿇리는 것이 돈인가 봅니다. 한심한 일숙의 모습을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는 것이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가난이라는 놈인가 싶어, 그런 가난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래라 저래라 말하기가 힘들기도 하고 말이죠.
죽일 놈은 여자 등쳐먹는 한심한 남편 남남구(김형범)죠. 제 힘으로 가족을 부양할 생각은 못하고, 여자치맛폭에서 몸봉사(?)를 한 댓가로 받은 돈을 월급이라고 생각하라는 미친 놈(제가 이런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남남구같은 인간에게는 더한 말도 하고 싶게 만들더군요)이니 말이지요.
30년간 아들을 기다리는 손윗동서의 심정을 모르지 않을텐데, 더구나 입속의 혀처럼 구는 시어머니(강부자)의 평생 소원이, 손자 귀남이를 만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그녀가, 가짜 귀남이에게 훈계를 늘어놓는 것이 가증스럽더군요. 그럼에도 양심의 가책은 있는지, 가짜 귀남이의 번지르한 거짓말에 연민같은 것도 느끼는 것을 보면, 뼈속까지 못된 여자는 아닌 듯 보이더군요. 할머니가 가짜 귀남이 등록금을 마련해 주겠다고 예금까지 해약했는데, 그런 사기꾼에게 당하지 말아야 할텐데 걱정이에요.
계단 물청소날을 깜빡 잊고(?) 배째라라고 늦잠을 자버린 차윤희, 옥탑방 늙은 고시생이 "참 뻔뻔한 것같아요"라고, 다른 남자와 누워있는(ㅎ) 그의 진짜 아내 김남주를 뒷담화하며, 김승우가 카메오로 웃음을 주기도 했지요. 김남주의 작품에는 빠지지 않고 카메오로 출연해 주는 김승우, 까치집 지은 머리에 붉은 악마 티셔츠까지 받쳐입고, 아이 넷을 낳은 능력남 캐릭터로 깨알웃음으로 외조하고 갔습니다. 이번에는 붙을 자신있었는데, 시험날짜를 헛갈려서 고시를 치르지 못했다는 그의 대책없는 자신감에 빵 터지기도 했답니다.
현관문 앞에 덕지덕지 붙은 광고전단지, 지저분한 문을 본 엄청애가 딴에는 닦아주려는 마음이었지만, 차윤희에 대한 좋지않은 감정까지 실어 물을 끼얹었는데, 하필 그 순간 치윤희가 문을 열고 나오는 바람에 온몸으로 비눗물을 뒤집어 쓰고 말았지요. 그것도 흠뻑, 아주 흠뻑 말이지요. 엄청애가 양동이를 든 순간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이 예측되었음에도, 너무나 적나라하게 물을 뒤집어 쓴 김남주때문에 웃음이 터졌네요. 공동생활을 하면서 서로가 지켜야 할 규칙에 둔감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차윤희의 이미지때문이었는지, 살짝 깨소금맛이기도 했고 말이지요.
극중 엄청애(윤여정)도 마냥 따뜻하고, 사리분별넘치는 아주머니의 모습만을 가진 것도 아니지요.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에게는 찬바람 쌩쌩 불고, 궁시렁궁시렁 뒷담화도 할 줄 아는 평범한 중년부인이고 말이지요. 드라마 속 캐릭터들이 낯설지 않고 친근한 이유가, 아마도 우리네와 다르지 않은 그런 익숙한 듯한 모습들이 보이기 때문은 아닐까 싶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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