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범 낙인'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05.02 '나는 가수다' 임재범, 왕의 늦은 귀환 아쉽고 감사하다 (18)
  2. 2010.01.15 '추노' 시청자 울린 오지호의 오열하는 부성애 (22)
  3. 2010.01.08 '추노' 신분을 넘어선 이다해의 눈물키스 (29)
2011.05.02 08:16




제가 임재범을 처음 만난 것은 그룹 시나위 시절이었으니, 20년도 더 지난 일이네요. 당시는 젊은 피가 철철 끓어넘치던 때였고, 감수성도 풍부한 시절이었으니 임재범의 가슴을 후려파는 파워넘치는 음색은 제 안에 있었는지도 모를 감정 밑바닥까지 훑어내는 느낌이었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의 목소리팬이었고, 노래팬이었으니 꽤 오래된 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방송에서 워낙 활동을 하지 않는 가수라, 작년 김정은의 초콜렛에 나왔을 때는 충격이기까지 했습니다. 노래는 나오는데 모습은 좀처럼 보여주지 않은 그가 지수아빠로 아저씨가 되어 나왔을 때는 함께 늙었다는 이유만으로도, 같은 세월을 보냈다는 것에 동지의식같은 것도 느껴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임재범에 관한 기사는 2001년 결혼과 함께 대중들에게 많이 노출되지 않았기에, 제게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결혼 전날 트레이드마크와 같았던 머리를 삭발하고 나타나서 역시 가요계의 이단아, 기인이다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삭발한 이유 또한 남달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머리를 기르고 싶어서 잘랐다는 말을 했던 것같네요. 손지창의 형으로도 알려지면서 복잡한 가정사가 노출되기도 했는데, 소쿨하다 못해 기행적인 그의 여러가지 행동들은 가끔씩 팬들을 경악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임재범이 나는 가수다에 나온다는 기사를 읽고는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나는 가수다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조영남이 변심을 해서 나올 가능성보다, 임재범이 나올 가능성이 적어 보였거든요. 매스컴 방송기피증까지 있던 그가 왜? 무슨 이유로? 정말 놀랐지요. 그리고 처음으로 알게된 부인의 암투병 사실에 정말 가슴이 무너질 듯 아팠습니다. 딸과 아내를 위해 무대에 서게 되었다는 말에 그에게 가족이 어떤 의미인지가 읽혀졌습니다.
작년 최고의 히트작이었던 추노의 OST 낙인, 임재범은 추노를 관통하며 흘렀던 주제 '사랑'을 가슴이 다 부서지고 녹아내릴만큼 아프게, 한 여인을 사랑한 대길(장혁)이의 마음을 그렇게 노래를 통해 들려줬었지요. "가슴을 데인 것처럼 눈물에 베인 것처럼 지워지지 않은 상처들이 괴롭다. 내가 사는 것인지 세상이 나를 버린 건지 하루가 일년처럼 길구나. 그 언제나 아침이 올까...."
오랜만에 MP3에 저장된 추노 OST를 다시 들어보니, 아, 이게 임재범 자신의 사랑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는 가수다에서 첫 공연으로 부른 '너를 위해'는 그의 이야기라고 고백하기도 했지요. '떠났는데 죽을 때까지 못 잊는 사람' ...딸에게 가수인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무대에 올랐다는 임재범, 그의 가족이야기가 아니어도 첫 소절이 시작되자마자, 솜털까지 솟는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음색은 왠지 거칠어진 듯 뚝뚝 끊기는 느낌이었지만, 임재범이 무대에 올라 주체하지 못하는 여러가지 감정들을 그렇게 일부러 호흡을 끊어가며 노래로 부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이 필요없는 왕의 귀환, 소름끼치는 무대였습니다. 청중들의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클로즈업해 주지 않아도, 시청자도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것은, 감동이라는 말로 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는 감정입니다. 너무나 늦은 왕의 귀환이었습니다. 더 이전에 이런 무대를 보여주지 않은 것이 안타깝고 속상할 정도입니다. 지금이라도 그를 무대에서 다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혹자는 임재범의 출연에 노이즈 마켓팅이라는 시선을 가지기도 하고, 노래 외적인 그의 사연으로 시청자들의 감수성을 자극시켰다는 말도 합니다. 저는 그 말에는 크게 공감이 되지 않더군요. 임재범의 노래를 듣는 순간은 그에 대한 모든 어두운 과거와 힘겨운 가정사까지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오직 임재범의 노래만이 들렸으니까요. 이마에는 굵은 주름이 패이기 시작했고, 덥수룩하게 자란 수염까지, 임재범도 피할 수 없는 세월이 내려앉아 있었지만, 파워풀했던 목소리는 관록이 덧입혀져 있었고, 가슴을 울리는 짙은 감성은 더 진하게 묻어 나왔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기다려집니다. 나는 가수다 7인의 진짜 가수들에 의해 탄생될 명곡들이 어떤 명곡으로 탈바꿈되어 청중들을 중독시켜갈 지가 말입니다. 
덧붙여 말많고 탈많았던 나는 가수다가 새로운 룰로 재정비를 했는데요, 출연자들은 세곡을 하고 그중 미션곡 두 곡의 경연을 통해, 점수를 합산해서 7위를 선정한다고 하는 것 같더군요. 재도전은 추후에 다시 도전할 의사가 있으면 받는 형식으로 탄력적으로 대처를 하기로 했다고 하네요. 이래저래 어떻게 되었든 저는 환영입니다. 나는 가수다의 공백기간동안 금단현상처럼 노래를 듣지 못했던 것을,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우선이라서 말이지요. 그리고 이번 공연에서 선호도 순위발표를 했는데, 1등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먼저 받게 하니 7위를 한 가수도 심장 떨어지는 충격감만이 부각되지 않고, 1위에게 먼저 축하해 주면서, 분위기가 어둡지 않게 하는 것은 좋았다고 생각됩니다. 진짜 탈락자가 나와도 이런 축제분위기가 이어졌으면 싶습니다. 7위는 7위가 아니고, 1위도 1위가 아닌, 당신들은 진짜 가수들이라는 것, 그것만을 시청자들은 기억할 것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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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18
  1. 2011.05.02 08:37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Shain 2011.05.02 08: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 역시 이 사람의 TV 출연은 좀 의외였답니다..
    언론 인터뷰나 연예계 소란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단 인상을 받아서....
    '기인'이란 평가까지 얻었는데 그걸 깨고 나올 줄은 몰랐거든요
    어찌 보면 그 자체가 오해로 빚어진 편견일 수도 있었겠습니다.

  3. 닥터콜 2011.05.02 08: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시나위 시절부터 팬이셨다면 정말 오랜 팬이셨군요. 그와의 만남이 특별하셨을것 같습니다. 제게도 어제 임재범씨의 무대는 참 만족스러웠습니다. 진한 감동이 왔어요. 초록님의 글을 읽으니 그 감동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4. 무터킨더 2011.05.02 08:4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감동 적일 것 같은
    저도 봐야겠어요. ^^

  5. 굄돌 2011.05.02 08:47 address edit & del reply

    아쉽고 감사하다.
    이 한 마디 말에 모든 의미가
    함축되어 있겠지요?

  6. 안나푸르나516 2011.05.02 08: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간만에 임재범씨의 포스를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7. carol 2011.05.02 09:09 address edit & del reply

    전..아직 못봤어요
    빨리 보러 가야 겟네요

    좋은 한주간 되세요

  8. 햇살가득한날 2011.05.02 09:2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이런 사람이 tv에 나오지 않았다는게 참... 어제는 너무 대단했어요^^

  9. 화랑 2011.05.02 09:3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TV에 나오지 않는 재야고수(?)들이 더 있는 것 같은데 이번 나가수가 그런 사람들을 재조명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0. 달려라꼴찌 2011.05.02 10:24 address edit & del reply

    출연하게 된 사연을 듣고 보니 더욱 감동적이더라구요 ㅠㅠ

  11. 지나다가 2011.05.02 11:22 address edit & del reply

    그냥 노래와 이름만 알고 있었고 개인사도 몰랐는데
    채널돌리다 윤도현 나비가 나와서 듣고 있다가
    임재범씨 노래도 들었는데 갑자기 눈물이 뚝 뚝 떨어져서
    놀랐습니다. 저도 꽤나 팍팍하고 메마른 정서소유자거든요.
    이렇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을 감동이라고 하겠지요.

  12. ㅇiㅇrrㄱi 2011.05.02 14:3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사전정보 없이 그냥 접했습니다. 사실 노래는 많이 들었어도 음악사에 갖는 임재범씨의 위상이라든지... 여러 주변 일들은 전혀 모르는 상태였구요.

    그냥 TV안으로 빨려들어갈 것 같더군요. 누군가의 노래가 끝나는게 그리 안타깝다 느낀 것도 참 오랜만이죠.

    개인적으론... 나만 가수다 라는 과장된 찬사에 동의하게끔 하더군요.
    어제... 정말 대단한 시간이었습니다.

  13. 야릇한 2011.05.02 16:30 address edit & del reply

    임재범씨 보는 내내 안스럽게 느껴져 눈물이 줄줄... 참아 지지가 않아서 죽는줄 알았습니다.호흡도 좀 달려 보이고...
    앞으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4. hk 2011.05.02 22:47 address edit & del reply

    임재범 저분은.... 머... 말이 필요있나요.
    그냥. 두눈에 눈물이 쫙~~~~ 흐르더군요.
    완전 넋넣고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앨범에 있는 노래보다
    이번 라이브 노래가 훨씬 더 깊이가 있더군요.

    많은 사람들은.... 박자가 어떠니 음정이 어떠니...
    이런식으로 평가하던데.... 저 양반한테... 그런 "프레임" 은
    전혀 쓸모가 없습니다.

    가왕 조용필이 나와도 어슬프고 저렴한 잣대로 그를 평가할 사람들이죠.

  15. 아~~~~~~~~~~~~ 2011.05.03 02:4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가족들과 함께 나가수를 지켜 봤는데
    아들 녀석이 옆에서 저 가수가 나이가 어떻게 되냐고 묻기에
    엄마 비스무리 하다고 했더니...
    우와 그렇게 오래된 가수였냐고 하더군요.
    저 역시 시나위 시절부터 팬이었는데
    참..... 말로는 표현할 길이 없을만큼 감동을 먹었네요
    얼마만인지.....

  16. mjun210 2011.05.03 09:14 address edit & del reply

    임재범님에 대한 님의 글도 또한 고맙습니다..!
    ^^*
    어,, 시나위 시절부터라 하시니 왠지 반갑고 좋은,,, ^^* 저는 들국화와 송골매에 그리고 다른나라 메틀/락에 더 치중하긴 했지만 임재범씨의 음색은.. 아흠.. 정말 사랑하지않을 수 없었죠...

    아_ 참 '시간'이란게 대단하긴 하단 생각이 드네요, 저분이 이런 예능에 다 나와주시고 ㅎㅎㅎ
    무튼, 가수'임재범'의 무대를 볼 수 있다는게 그저 고마울 따름인 요즘이네요.

    행복하세요!

  17. kk 2011.05.03 10:57 address edit & del reply

    저역시 시나위 시절부터 임재범 팬이라서 흥분하면서 본방 사수했습니다.
    임재범은 제 청춘이였고 좌절이었고 방황이었는데
    이제 조금은 편해진 그 모습에서 제 모습이 같이 보이네요.

  18. Replica Watches 2011.05.26 11:31 address edit & del reply

    시나위 시절부터 팬이셨다면 정말 오랜 팬이셨군요. 그와의 만남이 특별하셨을것 같습니다. 제게도 어제 임재범씨의 무대는 참 만족스러웠습니다. 진한 감동이 왔어요. 초록님의 글을 읽으니 그 감동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2010.01.15 07:36




송태하를 향해 활을 겨냥하던 대길이 활을 내렸어요. 이대길은 저 멀리 송태하 뒤에 있는 언년이, 10년을 하루같이 찾아 왔던 꿈에도 그리운 언년이를 보았을까요? 마지막 엔딩장면이 사람 애간장을 타게 하네요. 점점 거리가 좁혀져 가는 이대길과 송태하 그리고 언년이는 언제 서로를 확인하게 될까요? 극적 긴장을 위해 작가님이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더 태우게 할 것 같기는 하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언년이의 몽타쥬를 내미는 대길이나, 대길이 살아있는 줄도 모르는 언년이때문에 제 속이 타들어 가네요. 속 진정시키고 추노 4회 줄거리를 말타고 달려 갑니다. 저는 대길이 말 뒤에 타고 갈래요. 설화는 왕손이 뒤에 타라 하고요ㅎ.
업복이의 총을 맞고 말에서 떨어진 대길은 이마에 찰과상만 입고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어요. 치료비도 받지 못한 마방 마의 어르신(윤문식) 단단히 화가 나서 걸쭉한 욕설까지 하시지요. 탕 맞으면 뻥 뚫려야지 총도 잘 못쐈다고요. 최장군과 왕손이 지붕을 날라다니며 총을 쏜 업복을 찾았지만, 땔감 속에 화승총을 숨기고 유유자적 콧노래까지 부르며 지나치는 업복이를 놓치고 맙니다. 최장군과 왕손이 시공을 초월하듯 날아다니는 모습은 지난 회 이대길과 송태하의 명승부 장면만큼 박진감 넘치고 멋지더라고요.

추노 4회는 좌상으로부터 돈 오천냥을 받고 송태하를 잡으라는 일거리를 받은 대길패거리와 송태하와 언년이가 얽혀갈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리고 송태하에게 배신 때린 황철웅의 이야기를 풀었습니다. 황철웅은 출세에 눈이 멀어 좌상대감의 몸이 성치 않은 딸과 결혼까지 해 준 모양이에요. 황철웅의 장인이기도 한 좌상의 음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는데요, 황철웅에게 충추에 있는 송태하의 스승 임영호와 제주에 있는 소현세자의 유일한 혈육 석견을 죽이라는 명을 내려지요. 황철웅은 훈련원 공무가 많다는 이유로 직접 나서기를 꺼려 하지만, 병자호란때 자신의 목숨을 구해 주기도 했던 송태하와 부딪치고 싶지 않습니다. 더구나 소현세자를 구하기 위한 거사에 참여하지 않았던 죄책감도 있었을테고요. 좌상은 황철웅을 옭아매기 위해 황철웅을 파직하고 옥사에 가둬 버립니다. 송태하와 다른 관노들의 집단탈출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는 명분을 내세워서요.

좌상은 추노꾼을 고용해 송태하를 잡으려 하고 그 일을 대길이 맡게 됩니다. 대길이가 송태하의 흔적을 찾기 위해 들른 곳 역시 소현세자의 무덤이었어요. 8년간 함께 해 온 소현세자와 송태하의 정을 계산에 넣었던 거지요. 대길이 "양반이라는 놈들은 곧 죽어도 명분을 찾는다"는 말을 하던데, 참 뼈있는 말같더군요. 양반으로 살아 왔던 대길도 양반이라는 명분때문에 언년이를 잃고, 대길의 집도 몰락했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요. 어찌보면 대길에게 양반의 명분이라는 게 가장 혐오스런 것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양반이라는 신분적 명분이 대길과 언년이의 비극의 시작이었으니까요. 
봉변당할 뻔한 언년이를 구하고 쓰러져 버린 송태하는 어찌되었을까요? 송태하는 산속 암자의 동굴에서 언년이의 치료를 받고 있어요. 가녀린 여인네 몸으로 어떻게 그곳까지 장정을 데리고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사람들 눈을 피해 그곳까지 올라 갔다네요. 언년이는 천하장사인가 봐요. 드마마니 그냥 넘어가주기는 하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일 것 같아서 말이지요.
동굴에서 의식을 잃은 송태하의 꿈은 병자호란으로 거슬러갑니다. 집에 온 송태하는 능욕을 당하고 죽은 아내와 아들을 보게 됩니다. 아내의 드러난 속살을 덮어주는 송태하의 가슴은 비통함으로 찢어지지지요. 죽은 아내 옆에 있던 아들이 살아있음을 보게 된 송태하는 아들을 들쳐업고 오랑캐와 일당백으로 싸웠지요. 하나 둘 오랑캐의 목을 치고, 송태하는 아들이 살아있음에, 아들을 지켰음에 웃으며 강보를 열어 봅니다. 그러나 아들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었어요. 송태하의 악몽 속에 나타나는 아들에 대한 기억은 후회였나 봅니다. 한번도 안아주지 못했던, 그래서 늘 꿈 속에서라도 잡아보고자 손을 내밀어 보는 송태하지요. 언년이 송태하의 손을 잡아주고 송태하는 꿈에서 깨어 났지요. 
기운을 차린 송태하는 길을 떠나려고 하지요. 스승 임영호를 만나고, 소현세자의 아들 석견을 구하러 가기 위해서지요. 법당에서 불공을 드리는 언년을 보는 송태하의 눈빛을 보니 사랑이 시작된 듯 예사롭지 않아 보였어요. 명안스님과 언년에게 작별을 고하고 떠나려는데 송태하의 눈에 자꾸 언년이가 들어옵니다. 송태하는 우회적으로 돌려 언년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요.
남녀가 유별하니 직접 이름자를 물어볼 수도 없고, 가려는 마당에 이제와서 '나 아무개라고 하오' 라고 일러줄 수도 없었겠지요. 동굴에서 스님의 법명을 들었음에도 송태하는 다시 법명을 묻습니다. 자신은 한양에서 살던 송태하라고 한다면서요. 이는 자신의 이름자를 언년이에게 알려주고 싶어 우회적으로 돌려서 말한 것이라 생각해요. 송태하의 이런 모습은 전형적인 양반냄새가 납니다. 상것들이야 '나는 아무개요. 댁은 뉘시오?' 라고 직접적으로 통성명을 했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암자를 나선 송태하는 길에서 언년의 몽타쥬를 들고 본 적이 있느냐는 낯선 사내들을 만납니다. 언년임을 한눈에 알아보지만 모른다며 지나치려는데 낯선사내들이 암자로 가자는 말을 하는 것을 듣게 되지요. 물론 심성도 예절도 양반인 조선 최고의 무사 송태하가 그냥 갈리 없지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인데 마음 속에 살짝 들어온 언년이을 무슨 곡절로 낯선 사내들이 찾아 다니는지 알아야 겠지요.
언년이는 스님앞에서 머리카락를 싹둑 잘라 주고 길을 떠나려고 해요. "어제가 그분 기일입니다. 매년 잊지말고 제를 올려달라며 과일이랑 떡이랑 제사상 소홀하지 않게 해달라"면서요. 그분은 지금 산다람쥐처럼 암자를 향해 달려 오고 있는데 말이에요. 에고 가슴 아파요.
암자를 떠나려는 혜원을 호위무사(데니안)이 가로 막고 강제로 데리고 가려는데, 이쯤에서 송태하 다시 등장했지요. 사내들을 단순에 제압해 버렸어요. 송태하는 언년을 찾아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며 주의를 주지만, 영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물론 연정도 있을 테고요. 송태하는 언년에게 함께 가가고 하고, 언년은 송태하를 따라 산을 내려 가버리네요. 저기 헐레벌떡 대길이가 달려 오고 있는데 말이에요.
한발 늦은 대길은 송태하를 놓쳐버리지요. 물론 대길이 찾는 언년이 까지도요. 그런데 명안스님때문에 아주 박장대소를 했네요. 영화 달마야 놀자에서 묵언수행 중이던 스님이 3,6,9게임에서 말문이 트여버렸던 장면과 오버랩되면서 웃느라 죽는 줄 알았어요. 근엄하게 염주 돌리시던 명안스님은 대길과는 알고보니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나 봐요. 숭례문 개백정 출신이라는데 무슨 사유로 스님 노릇을 하고 있는지, 암튼 이분도 앞으로 다시 등장하실 것 같은 예감이 팍 옵니다. "니미럴, 그래서 뭘 어쩌라고, 시방 나랑 한 번 해 보자는 것이여? 성질 돋구면 부처고 뭐고 파계해 불랑게" 라며 걸걸한 육두문자 쓰시는 명안스님 암튼 빵빵 터졌어요. 
암자를 나와 말을 달려 송태하와 언년을 추격한 대길은 두 사람이 탄 배를 발견하고 화살을 장전합니다. 화을 겨냥하고 있는 대길은 본 송태하는 언년을 보호하기 위해 언년이 앞을 가로막았지요. 그런데 활시위를 당기려던 대길이 뭔가에 홀린 듯,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으로 활시위를 당기지 못하고 먼 곳을 응시했는데요, 대길의 눈에 언년이 보였던 걸까요? 대길은 왜 활을 쏘지 못했던 것일까요? 궁금궁금 다음주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회를 보면서 저는 특히 오지호가 송태하의 부성애를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동굴에서 의식을 잃은 송태하가 병자호란으로 거슬러 가서 악몽 꾸는 장면이었는데요, 살아있는 줄 알고 웃으며 아들을 보던 송태하의 얼굴이 굳어가고, 이어 마치 넋이 나간 듯한 표정으로 바뀌어 갔지요. 그리고 얼굴에 있는 모든 근육은 다 우는 듯 오열하는데, 오지호의 오열하는 표정을 보고 얼마나 울컥해지던지요. 오지호는 아들을 잃은 부성애를 시청자들도 울릴만큼 절절하게 보여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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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6 Comment 22
  1. 유쾌한 인문학 2010.01.15 07: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흑 또다시 시작된... 낯선 드라마의 향연..

    전 파스타를 본다구요..ㅠㅠ 초록님도 같이봐요..ㅠㅠ

  2. ♡ 아로마 ♡ 2010.01.15 07:5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스님의 급~ 변화에 배꼽잡고 웃었답니다. ㅋㅋㅋ
    완전 재밌어~풉~ㅎㅎ
    글구 오지호~
    저는 그분 연기 잘한다고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어요
    그런데...어제...오~~~음...연기 잘한다는 생각을 첨으로 ^^
    연기자들~ 훌러덩~ 드러낸 근육에 띠웅~ 하고 집중해서 보니까
    울신랑 옆에서 침 닦으라꼬~ 하고 ㅋㅋㅋ;
    여튼 넘넘 재밌어용 ㅎㅎ

  3. killerich 2010.01.15 08:07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는..정말 몸짱들 소굴이예요^^;;
    오지호..분발하는모습도 보기좋네요^^

  4. 2010.01.15 08:5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5. 너돌양 2010.01.15 08:5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는 못보지만 누리님 글로 대신하고 갑니다.

    공부의 신은 어제 우연히 봤는데 정말 가슴이 확 트이더군요. 김수로의 카리스마와 좌승호 우현우의 매력에 풀풀~~~

  6. 둔필승총 2010.01.15 09:22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용짱님 잘 하면 갈아타실지 모르겠네요. 초록누리님의 추노로요. ㅎㅎ
    행복한 금요일되세요~~

  7. 여행사진가 김기환 2010.01.15 09: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
    암튼 극적긴장감이 짜릿하게 만듭니다.
    액션도 있고... 해학도 있고...사랑도 있는...
    암튼 기대됩니다.

  8. *저녁노을* 2010.01.15 09:3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지기님 덕분에 상세하게 감상한 듯 합니다.ㅎㅎ
    잘 보고 가요.

  9. 카타리나^^ 2010.01.15 09: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흑...
    전 오지호, 장혁 둘다 별로라서 안보는 드라마 ㅜㅡ

    그래서인지 수목드라마는 볼게 없다는 ㅋㅋ

    • wjeh 2010.01.15 18:54 address edit & del

      저도 둘다 별로여서 안봤는데
      하도 말이 많길래 어제봐보니까
      장혁도 많이 변했더이다
      물론 어제 처음으로 보긴 했지만
      장혁 그 특유의 어버버한 느낌은 사라지고
      완전 느낌있던데요?
      정말 놀랐습니다 많이 변했더라구요 ㅎㅎㅎ
      오지호는 잘하기는 하는데 아직 부분부분 어색한 면이 있긴 해요,
      그래도 드라마 개안하답니다
      배우들이 제타입이 아니라 막~~끌리지는 않지만
      한번 보면 흡입력이 대단해서
      시간이 훌쩍 가버리더라구요 ㅎㅎㅎ
      한번 봐보세요^^

  10. Phoebe Chung 2010.01.15 11: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오지호 연기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많이 좋아졌나 보네요. 궁금 궁금....
    내조의 여왕은 조금 봤었는데 다른 연기자들의 연기에 빛이 안나는것 같더니만....^^

  11. 감자꿈 2010.01.15 11:36 address edit & del reply

    오지호의 연기가 많이 늘었어요.
    앞으로 더욱 기대하고 있습니다. ^^

  12. 체리블로거 2010.01.15 12:4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다들 추노 이야기 뿐이네요..
    한번 봐야겠어요.

  13. ㅎr늘빛 2010.01.15 12:42 address edit & del reply

    그저께 소현세자 무덤에서의 눈물은 영 맹숭맹숭해서 사실 좀.....실망이였는데
    어제 아기를 보면서 우는 모습은 가슴에 살짜쿵 와닿더군요...
    추노에서는 참.....장혁이 의외로 연기가 된다는게 놀랍구요
    (장혁씨 미안,,,,그냥 그동안엔 눈과 입에 힘만 팍! 준다라는 느낌의 연기자였었어요....ㅠ,.ㅜ)
    오지호의 연기가 좀 딸린다......생각했는데
    더 두고봐야겠지만, 암튼 어제의 연기는 좋았어요~

  14. 달려라꼴찌 2010.01.15 12:4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리 열심히 휙휙 싸우니 당연히 엎힌 아이가 죽죠 ㅠㅜ
    오지호가 이 드라마의 제일 중요한 핵심인물인 것 같은데...
    다음주가 기대됩니다. ^^

  15. 朱雀 2010.01.15 12:4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지호의 눈물연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새삼 그의 연기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보여준 대목이라 여겨집니다. ^^

  16. kiumi 2010.01.15 13:1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지호가 애비인 게 아니고, 소현세자의 아들 아닌가요?

    • 쓰읍 2010.01.15 16:09 address edit & del

      첫회부터 안보셨는지?
      죽은 아기는 송태하 자식 맞구요
      소현세자 아들인 원손 이석규는 제주에 귀양 가 있습니다.
      소현세자의 부인과 두 아들은 사약&병으로 이미 죽었고 3남 석규만 제주에 혼자 살아남아 있어요.
      송태하가 탈출한 것도 살해 위협에 처한 이석규를 구하기 위함이죠.
      그게 추노의 주요 줄거리에요.

  17. 오지호의 눈물 2010.01.15 16:04 address edit & del reply

    강보 들추면서 자식의 죽음 확인하고 눈물 흘리는 장면까지 롱테이크로 한 방에 가는 걸 보고

    '오지호 진짜 연기 많이 늘었구나'생각이 들더만요.

    눈물 연기 롱테이크로 가는 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닌데...

  18. 다주거쏘호 2010.01.15 16:58 address edit & del reply

    스님하고 대길이하고 아는 사이는 아닌듯하네요,,,,,저도 보면서 둘이 아는 사이인데 왜 언년이와 대길이를 만나게안해줬나 의아심을가졌거든요,,,다시생각해보니 스님이 사투리쓰면서 자기는 어느 지역의 개백정이였다라고하고,,,,,,,대길이 가면서 누구한테 안부전하라고하죠,,,,,아마 제3의 인물을 사이에두고 스님과 대길이 아는 사이일겁니다 ㅎㅎ

  19. 오지호 연기가 이 정도일줄.... 2010.01.15 21:04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는 정녕 송태하가 되어 절규하는듯 하더군요.
    아기를 보고 살짝 미소를 머금다가..
    갑자기 울컥해지는 연기..

    저절로 빠져들었습니다.
    울뻔 했네요..맘속으론 울었나봅니다..

    암튼 어제 연기 최고!!

  20. 루비™ 2010.01.15 21:4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지호 연기 물올랐던데요?
    간만에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본방사수~!

2010.01.08 07:59




추노 2회는 대길과 언년이 둘만의 사랑이야기와 송태하의 과거, 그리고 정치적 음모를 마치 한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지게 그렸습니다. 이번 회를 보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언년이와 대길의 키스장면과 좌의정 대감의 대사였는데요, 이 두 장면이 드라마 추노를 관통하고 있는 핵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언년이가 감히 오르지 못할 도련님께 달려가 키스를 하는 장면과 송태하(오지호)가 마방에서 도망갔다는 보고를 들으면서 했던 좌의정의 대사가 의미있게 다가 오더라고요. "가슴에 불이 일어나도 언행은 깊은 물처럼 잔잔해야 한다" 이 대사였는데요, 추노 2회 줄거리 정리하고 의미를 풀어가도록 할게요.
언년이를 찾기 위해서라면 개차반 추노꾼이 되길 마다않았던 대길이가 말을 달려 가는 것으로 지난 1회 끝이 났는데요, 어이없게도 천지호(성동일)의 유인책이었군요. 10년을 하루같이 언년이를 가슴에 품고 왔던 대길은 힘이 풀려 버립니다. 그 시각 언년이는 연지 곤지 찍고 초례청에서 혼례를 올리고 있고요.
언년이를 이용해 대길을 유인했던 천지호는 대길의 출중한 실력앞에 무릎을 꿇고 맙니다. 다른 것은 다 참아도 언년이를 두고 거짓말을 한 것만은 용서할 수 없는 대길이에요. 천지호를 향해 칼을 내리치는 순간, 낌새가 이상해서 뒤따라온 장군이와 왕손이에게 저지를 당하지요. 대길이 사람을 죽이는 것을 막고자 했기 때문이에요. 자신을 가로막은 최장군에게 대길은 그토록 찾았던 언년이 아니었던 허망함을 풉니다. 대길이 장군에게 칼을 겨눈 것은 장군이 미워서도, 거짓말을 했던 천지호 때문도 아니었어요. 그리움과 허탈함 때문이었지요. 10년을 하루같이 가슴에 품고 있는 언년이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지 못했기 때문이었지요. 
대길을 누구보다 이해하는 장군은 대길의 속이 가라앉을 때까지 화풀이를 받아줍니다. 개울을 넘나드는 둘의 무예대결은 영화장면이 따로 없었어요. 음냐~너무 멋있었어요.
"이제 좀 속이 후련한가? 언년이 이제 그만 놓아 주게. 만나도 만난게 아니고 헤어져도 헤어진게 아닌데 그런 걸 인연이라고 하지. 사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냐" 장군의 말에 대길은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장군의 말대로 두 사람은 사랑과 원한이라는 굴레를 벗어버릴 수는 없는 관계니까요. 저자거리를 지나가다 보이는 꽃신만 봐도 언년이가 생각나는 대길이에요.
밤늦게 술에 취한 대길이 장군에게 묻습니다. 자신보다 예닐곱살 많은 장군에게 "그만큼 오래 살아보니 세상이 재미있더냐?" 고요. "누가 재미있어서 사냐, 내일이면 재미있을 줄 알고 사는거지..."라는 장군이의 말처럼 인생살이가 다 그런 것 같아요. 현실이 팍팍해도 '내일은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을 가지는 것,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인생같지만 '언제가는 쥐구멍에도 볕들날 있겠지' 하는 마음, 조선의 바닥인생들이나 21세기의 평범한 소시민들에게나 다 마찬가지지요. 
그렇게 대길이 언년에 대한 그리움을 삭여가는 시각에 언년이는 혼례를 치르고, 신방에 족두리를 쓰고 앉아 도련님을 생각하고 있어요. 누이동생의 행복이라면 목숨이라도 바칠 정도로 애정이 극진한 오라비 큰놈이도 언년이의 마음을 알고 있어요. 바라보지 말아야 될 사람이었다며 잊으라 합니다. 자기때문에 도련님이 죽었다며 힐책하는 언년에게 큰놈이는 가슴팍을 열며 말하지요. "노비 낙인을 인두로 지지던 날 나는 아파서 운게 아니라 기뻐서 울었다.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서..."  노비라는 숙명은 불덩이 인두지짐 보다 가혹했던 세상이었던 거죠.
언년이는 한시도 대길을 잊은 적이 없어요. 자기때문에 대길이 죽었다는 죄책감을 평생 가슴에 담고 살아야 합니다. 도련님은 추운 겨울이면 얼어터진 자신의 손을 호호 불어주고, 화로에 조약돌을 데워서 마루에 놓아주었던 분이었어요. 집안에서 혼례를 치루라는 말에 마음에 둔 처자가 없다고 말하는 도련님이 야속해서 부엌에 주저 앉아 하염없이 눈물만 흘릴 뿐이었어요. 조약돌을 만지작거리면서요. 그런 연년에게 다가와, 때꼬장 물로 시커먼 발을 손수 잡아 짚신을 벗기고, 꽃신을 신겨주었던 언년이만의 낭군님이었지요. 노비라는 낙인보다 강한 사랑의 낙인이 언년이의 가슴에 찍혀 있었던 거지요. 
"난 말이다. 평생 살거다. 너랑 같이..." 그렇게 언년에게 너에게 지아비가 되겠다고 사랑을 고백했던 도련님이었어요. 청혼의 의미를 담은 꽃신을 신겨 준  도련님을 뒤쫓아가 언년은 키스를 하고, 대길도 언년에게 키스를 해주었지요. 눈물을 흘리는 언년과 대길의 키스에는 신분도 없었어요. 눈처럼 하얀 순수한 사랑만이 흐르고 있었지요.
그런데 자기때문에 죽은 도련님을 배신하고 언년이는 다른 남자 품에 절대로 안길 수가 없습니다. 언년은 동정심이 아니라 사랑의 징표였던 조약돌을 꺼내 가슴에 안고 결심하지요.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야 하듯이 조약돌, 도련님을 평생 안고 살아 가겠다고요. 원앙금침, 비단 누비옷이 아닌 가시밭길이 되더라도 그것이 속죄하는 길이고, 도련님을 평생 사랑하는 길이라면 가겠다고요. 언년이는 그런 마음으로 변장을 하고 집을 나온 거지요. 자신이 도망친 일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 그때까지는 언년이도 몰랐겠지요. 집을 나온 언년이를 이제부터는 혜원으로 불러야 겠네요.
그런데 혜원은 대길이가 죽은 것으로 알고 있었네요. 예고편에 혜원과 송태와가 함께 있는 것을 보니 본격적인 삼각관계가 시작될 것 같은데, 세 사람의 사랑이 어째 가슴을 절절하게 아프게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이번 회에서 송태하에 대한 배경이 나왔지요. 소현세자를 모셨던 송태하는 소현세자의 죽음과 함께 관노로 떨어진 조선 최고의 무사입니다, 지난 1회 저잣거리에서 누군가 전해 준 그림을 펼쳐 본 송태하는 소현세자의 아들 석견을 구하기 위해 제주도로 떠나려고 하지요.
당연히 송태하에 대한 추노령이 내려지고, 오포교는 대길이에게 송태하를 잡으라는 일거리를 주었어요. 추노꾼 대길이와 쫓기는 자 송태하의 쫓고 쫓기는 인연이 시작된 것이지요. 마치 영화 한 장면처럼 격돌한 엔딩장면에서 장혁과 오지호의 포스넘치는 모습, 와~정말 멋지더군요.
서두에 언년와 대길의 키스와 좌의정 대감의 대사를 언급하면서 드라마 추노를 관통하는 핵심을 떠올렸다고 했는데요, 제게는 언년이의 키스와 좌상대감의 대사가 큰 의미로 다가왔어요. 
꽃신을 신겨주며 "너랑 평생 살거다"라고 말하고 나가는 도련님을 쫓아 나간 혜원은 파격적인 행동을 합니다. 감히 오늘 수 없는 나무, 신분이 하늘과 땅인 도련님을 안고 혜원이 먼저 키스를 한 거예요.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신분이라는 벽을 혜원이 입술(에고 쓰고 보니 이상하네요;;)로 넘어선 것이지요. 금침에 수를 놓고 내훈을 읖조리는 규방아씨라면 생각할 수도 없었을 거예요.
꽃신을 신겨 준 도련님의 마음에 여종이라는 신분도 잊고 달려가 키스를 했던 언년이의 키스는 그래서 의미가 커보였어요. 혜원이 재취 자리이기는 하나 호의호식을 버리고 나오는 용기와도 일맥상통하는 적극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요.   
반면 송태하의 도주를 보고 받은 좌의정 대감의 말은 정치적이지만, 다분히 계산적인 지배계층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가슴에 불이 일어나도 언행은 깊은 물처럼 잔잔해야 하다"  이를 정치적인 상황과 연관지어 보면 몸을 사리라는 말과 같지요. 상대방에게 들키는 거니까요. 말 뜻자체는 아주 좋은데 드라마 속 상황에서 보면 기회주의적인 속성과 맞닿아 있기도 하고, 음흉해 보이기도 해요. 이것이 양반 사대부에게 흐르는 보편적인 정서예요. 그들은 계산을 하고 행동에 옮기는 사람들이니까요. 하지만 언년과 업복이로 대변되는 하층민중은 가슴에 불이 일어나면 그 불씨를 횃불처럼 일으키는 사람들이예요. 우리 역사가 증명하듯이요.
추노는 바로 이러한 지배계층의 기회주의적이고 계산적인 정치논리에 맞서 싸워가는 역동적인 민초들의 이야기를 다루고자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슴 속 분노를 횃불로 밝히고자 했던 정치적 피해자들, 핍박과 신분에 저항해 온 낮은 자들의 이야기, 신분의 벽을 허물고 사랑을 택했던 또 다른 많은 대길이와 언년이들의 이야기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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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4 Comment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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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카타리나 2010.01.08 10:29 address edit & del reply

    아무래도 이걸 꼭 봐야겠다는....ㅎㅎㅎ

  3. 털보아찌 2010.01.08 10: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은 뽀뽀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군요.
    아~ 부끄^^

  4. 티런 2010.01.08 11: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의 열풍이 거세지네요.
    인물들의 연기가 너무 멋지더군요^^

  5. pennpenn 2010.01.08 11:0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늘 감탄하면서 님의 리뷰를 정독합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6. 표고아빠 2010.01.08 11:13 address edit & del reply

    와우 장혁씨 빨래판 복근이 넘 간지스러운데요.
    저희 애엄마 저모습 꼭 봐야한다고 했었는데
    어제는 아이들 침대를 하나들이면서 조립한다고 우왕좌왕!
    애들이 넘 좋아하네요 즈이들 침대 생겼다구 ㅎㅎ

  7. 샤방한MJ♥ 2010.01.08 11:41 address edit & del reply

    추노 전혀 기대안했는데..
    재미있는거같더라구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요즘은 드라마보고 다음날 뷰에서 리뷰보는것도 쏠쏠히
    재미있어요~^^ ㅋㅋ

    좋은하루되세요^0^

  8. dfgs 2010.01.08 11:46 address edit & del reply

    [반 드 시] [알 아 야 하는] [새 로 운] [영 어][이 론]
    우리나라 영어가 이렇게 비효율적인 것은 우리가 배우는 문법이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들 그렇게 생각하지만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알 수 없었습니다.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ㄷ ㅏ][음][ㅋ ㅏ][페]
    [이 제 영 어 의 의 문 이 풀 렸 다]로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9. 베짱이세실 2010.01.08 11: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 읽었어요. 누리님.
    추노, 영상도 화려하고
    글 읽어보니
    주제나 스토리도 기대가 되네요.

  10. Reignman 2010.01.08 11:5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는 안봤지만 OST는 지금 계속 듣고 있습니다.
    임재범의 낙인 정말 좋네요. ㅜㅜ
    역시 임재범의 목소리엔 깊이가 있어요. ㅎㅎ

    • 초록누리 2010.01.08 13:09 신고 address edit & del

      임재범 낙인 너무 좋지요?
      저도 노래 듣고 좋아서 바로 찾아봤답니다.
      그래서 검색어에도 썼는데.ㅎㅎㅎ
      저랑 드라마 보면서 음악 듣는 취향이 비슷하시네요.
      임재범 음색을 제가 아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노래 나오는바로 알겠더라고요.ㅎ

  11. 뽀글 2010.01.08 11:55 address edit & del reply

    아놔~ 너무 속상해요.. 어제 못봤거든요.. 이따 몰래 봐야겠어요~ 이거보니
    완전 봐야겠다는생각이~^^

  12. 2010.01.08 12:0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13. 뾰족한가시 2010.01.08 12:32 address edit & del reply

    키스씬 보니까 왠지 설렌다. ^^

  14. 달려라꼴찌 2010.01.08 13:45 address edit & del reply

    아...어제 못봤네요...ㅠㅜ
    주말에 꼭 다운 받아서 볼테야요 ^^;;;
    초록누리님의 자세한 해설을 보니 이해하기 편합니다. ^^

  15. 감독이 2010.01.08 15:43 address edit & del reply

    '한성별곡-정'을 찍었다고 하더니 그 때 못 푼 한을 추노에서 다 풀어 놓더군요.

    한성별곡의 유일한 약점은 주인공의 인지도라고 생각했었는데

    추노는 조연급들도 대박.

    무엇보다 그 유려한 영상미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16. 카라의 꽃말 2010.01.08 16:0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장혁과 이다혜는 같은 드라마 많이 나오네요~
    전에 두분이 드라마 찍을때 실제로 본적이 있는데...^^
    이다혜 님 얼굴에 빛이 나던데요^^ ㅋㅋ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파이팅!

  17. 빨간來福 2010.01.08 16: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퓨전사극의 모든것이 들어있다고 극찬이 되고있던데.... 소재가 참 참신하네요. 이것도 끝나야 볼텐데....

  18. Uplus 공식 블로그 2010.01.08 16:3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 초록누리님의 리뷰는 감칠맛이 넘칩니다~
    시청하지 못했는데도 마치 본 것 같아요 'ㅁ')/

  19. 윤서아빠세상보기 2010.01.08 18: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디서 부터 무엇을 쓸가 고민하다
    내용리뷰는 놓쳤네요. ㅎㅎㅎ
    다음주가 기다려져요.

  20. 탐진강 2010.01.08 21: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조금 봤는데 재미있는 드라마 같습니다.
    리뷰 잘 봤어요

  21. 오러 2010.01.08 23: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상세하게 적어주셨네요. 드라마를 다시보는 느낌입니다.^^
    추노 관련글을 적은게 있어서 엮인글로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