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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30 '선덕여왕' 미실, 호랑이를 키우고 있구나! (58)
2009.09.30 07:09




선덕여왕 38회는 지난회와 연결이 부자연스러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문노의 죽음이라는 큰 사건의 마무리가 흐지부지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문노의 죽음을 알고 있는 사람은 비담, 염종, 그리고 그다지 문노의 죽음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는 듯한 춘추공밖에는 없지만, 스승이자 아버지를 잃은 비담의 개인적인 고뇌와 상실감에 대한 장면을 기대하고 있었던지라 실망이 큽니다. 코믹과 호러물스러운 장면으로 염종과 춘추, 그리고 비담이 엮이는 과정만을 보여줘서 조금 당황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차후 문노의 죽음이 황실과 신라에 알려지는 과정이 나온다면 비담의 감정선을 읽을 수도 있겠지만 성급히 정리해 버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선덕여왕 38회는 두가지 큰 흐름이에요. 춘추(유승호)의 숨은 능력과 비상한 식견을 흘려준 것, 그리고 곡물사재기를 통한 덕만공주와 미실새주의 힘겨루기에 대한 이야기였지요. 스승 문노를 죽인 배후가 춘추였다는 것은 드라마를 통해서는 찾기가 힘들었어요. 하긴 이제 열예닐곱된 소년의 머리에서 암살하라는 사주를 내렸다고 보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많지만, 춘추와 염종의 관계 외에 다른 세력이 연루되어 있을 거라는 조심스러운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추측이지만 미생공이 의심스럽기는 합니다.
삼한지세를 찾아 염종을 찾은 비담은 삼한지세를 찢어 종이접기를 하고 있는 춘추를 보게 되었지요. 춘추와 비담은 일면식이 있었던 사이에요. 이전에도 염종의 비밀노름방에서 투전을 하고 있던 춘추와 비담이 눈인사는 건넸거든요. 곱상한 어린 미소년이 스승을 죽음으로 까지 몰고 간 삼한지세 책을 찢어 주렴구를 만들고 있으니, 비담은 어이상실이지요. 다짜고짜 멍석말이 찜질로 가볍게 분풀이를 하지요. 그간에 비담이 보여준 괴팍한 성격에 비하면 춘추공은 운도 좋지요. 다혈질 비담에게 춘추공의 코피 한방은 아주 가벼운 징계였고, 종이접기를 했던 책을 일일이 펴는 벌을 받았을 뿐이니 말이에요.
그런데 춘추 미령한 나이에도 춘추는 선덕여왕이 낳은 숨은 천재인가 봅니다. 찢은 책 순서까지 다 외워서 제대로 맞춰서 정리하는 것을 보면 말이에요. 비담과 춘추의 운명적인 만남은 여기서부터 시작이지만, 미실 역시 춘추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은 비담이 춘추를 가볍게 볼 수만은 없겠지요. 게다가 춘추의 놀라운 기억력과 식견을 눈여겨 보고 있는 비담은 춘추를 끌어들이려는 미실의 의도까지 궁금하거든요. 비담이 춘추의 훈육 스승까지 되었는데 무뚝뚝한 유신랑보다는 복잡한 두 캐릭터의 에피소드를 보는 재미도 클 것 같네요.
한편 신라는 지금 심각한 시장경제의 혼란에 빠져있어요. 극심한 가뭄과 흉년으로 백성들 뱃가죽이 등짝에 붙을 위기에 처해 있거든요. 이럴때마다 돈버는 귀신들이 나타나지요. 바로 사재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겁니다. 귀족들의 사재기로 곡물값은 치솟고, 그나마 세간살이에다, 한뼘 땅뙈기 마저 팔아 곡식을 사려해도 살 수가 없어요. 매점매석으로 귀족들이 곡물들은 죄다 싹쓸이 해가고 있거든요. 굶어죽는 자식을 보다못한 양민이 상인을 살해한 사건까지 이르니 황실에서도 민심의 동향 파악에 나서지요.
곡물값 파동을 위해 시장시찰을 나선 덕만공주는 곡물을 사재기 하는 배후가 미실을 중심으로 한 귀족들이었음을 알게 되고 미실을 찾아갑니다. 일단은 매점매석을 중지해 주십사고 찾아갔겠지요.
덕만공주는 "가뭄과 흉년이 있을 때마다 황실과 귀족들이 곳간을 열어 구휼미를 풀어야 하는 관행을 볼 때 귀족들이 왜 손해를 감수하고 사재기를 하냐"고 따지지요. 그런데 미실새주는 따지러 온 덕만공주에게 뜻밖의 질문을 던집니다. "굶주린 백성들, 그들 중에는 소작농, 자영농이 있는데 앞으로 그들이 어찌 할 것 같으냐?"고요.
덕만공주는 의미심장한 미실의 질문을 받고 토지대장 기록을 조사하지요. 그리고 흉년이 있던 해마다 귀족들의 토지는 늘어났고, 결과적으로 자영농이 몰락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입에 풀칠 하기 힘든 백성들이 먹을 것을 사기 위해 고리대를 빌려쓰고, 그것을 갚을 길이 없으니 농토를 내놓고 소작농이 되거나 귀족들의 노비가 되어 왔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허나 딱히 규제할 방법이 없어요. 내 돈 가지고 곡식을 사들인다는 데 뭔말이 많냐는 게지요.
그런데 참으로 영특한 덕만공주는 그 해답을 내놓습니다. 이런 것을 역발상이라 하는지 모르겠지만 황실창고를 활짝 열어 비축한 곡식을 시장에 풀어버리지요. 시장에 곡식이 넘치자 치솟던 곡물가는 안정을 되찾고, 이제는 사재기를 했던 귀족들이 오히려 손해를 입게 생겼습니다. 황실은 오른 곡식값을 받고 곡식을 팔았으니 그만큼 이익이고, 곡물가가 안정되고 유통이 원활해지면 다시 싼값에 사들이겠다는 꿩먹고 알먹고 남는 장사를 한 셈이지요.
시장에 곡물이 대량으로 풀려 곡물가가 하락하니, 그동안 사재기를 했던 귀족들은 X줄이 타지요. 급기야 비상대책까지 열리는데 덕만공주는 미실을 중심으로 한 귀족들에게 한방 크게 먹입니다. 설마 상대등인 세종도 모르게 황실창고를 열었으리라 짐작은 못했는데, 덕만공주가 황실창고를 열었다니 세종을 비롯해서 미실까지 사시나무 떨듯 겁먹은 표정이 돼버립니다. 다급한 설원공이 황실에서 구휼미로 써야할 곡식으로 장사를 하느냐고 도덕성마저 걸고 따지지요. 덕만공주는 비싼 값으로 황실곡식을 팔았으니 황실도 이익이고, 숭어뛰듯 오르는 물가도 잡아 민생부담도 덜어줄 수 있으니 일거양득 아니냐고 비웃는데 설원공이랑 세종의 안색이 몹시 창백해 보이더군요.
속이야 바들바들 떨리지만 미실새주도 마지막 발악을 해봅니다. 황실창고에 있는 곡식도 한정되어 있는데, 우리 귀족들이 담합해서 곡식을 내다 팔지 않으면 어쩔거냐고요. 미실새주 부글거리는 마음에 덕만공주는 아예 기름을 들이부어 버립니다. "흥! 버틸수 있으면 끝까지 버텨보세요. 군량미까지 확 풀어버릴테니까" 라고요.
사실 군량미를 푼다는 것은 전시가 아니면 쉽사리 단행할 수 없는 문제지요. 국방에 관련된 일인데 그리 함부로 할 수 없다는 병부령 설원공의 말에 덕만공주는 "그것은 전시행정이에요. 일종의 심리전이지요.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내가 미쳤다고 군량미를 풀겠어요. 그냥 풀었다는 소문만 낼거라고요. 소문이 귀신도 잡는다는 말 못들었어요?  재산 몰빵한 귀족들은 어찌하겠어요. 한푼이라도 손해 안보려고 다들 미친듯이 내다팔겠지요. 그러니 버텨 보실테면 버텨 보시지요"라고요.
물론 덕만공주의 경제정책은 이론적으로는 맞으나 실제로는 모험일 수도 있어요. 시장경제의 혼란이 그렇게 단순하게, 그리고 단시간에 잡히지는 않겠지만, 시장경제에 미치는 효과와 영향은 무시하기는 힘들지요. 아무튼 덕만공주는 이제 경제정책까지도 미실을 한 수 제끼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네요. 미실은 땅을 치고 후회할 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미실이 덕만공주에게 헐벗은 백성중에 자영농, 소작농들이 무너지면 어떤 결과가 나오겠냐고 물어본 것은 덕만공주를 위협한 것이었어요.
"자영농, 소작농이 몰락하면 나같은 귀족들의 농토가 많아질테고, 그만큼 나 미실의 세력은 강해질 것이다. 그러니 덕만공주 너 이참에 당해봐라, 우리 귀족들이 어떤 식으로 강해지는지 지켜봐라. 약오르지?" 이런 식의 협박이었는데 덕만공주는 오히려 귀족들을 상대로 통 큰 장사를 해버렸으니, 귀족들이 사재기 하면서 풀었던 돈이 결국은 어디로 들어가게 될까요? 그렇지요. 황실이지요. 그리고 크게는 백성들의 장바구니가 가벼워질 것이고요. 일이 이런 상황에 이르렀으니 미실도 지금쯤 또 하나의 깨달음을 얻었을 겁니다. "이 미실이 호랑이 새끼를 키우고 있었구나!"라고 말이지요. 
미실은 덕만공주가 황실의 힘을 되찾으려 함을 알고 있습니다. 덕만공주를 중심으로 한 황실의 힘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자신의 목을 죄어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실을 중심으로 귀족들이 매점매석에 나섰던 것은 귀족들에게는 경제적 이익뿐만이 아니라 백성들의 민심을 얻을 수 있는 구실이 되기도 했지요. 황실 역시 흉년에 구휼미를 풀지만, 당시 경제를 쥐고 있었던 귀족들의 구휼미는 백성들에게는 단비와 같았겠지요. 미실이 노린 것은 바로 경제장악과 민심이었지요. 그런데 덕만공주를 애송이라 여기고 가르치려 들다 오히려 당해버렸으니, 미실은 다음에는 더 큰 수를 둬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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