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녹영'에 해당되는 글 29건

  1. 2012.03.01 '해를 품은 달' 책읽는 한가인과 허망한 재회, 시청자는 더 허망해! (33)
  2. 2012.02.25 '해를 품은 달' 장녹영과 상선 형선, 해와 달의 명품그림자 (5)
  3. 2012.02.24 '해를 품은 달' 김수현, 8년의 공백 메꿔버린 1분 오열 (36)
  4. 2012.02.23 '해를 품은 달' 도루묵 한가인과 화품달, 무엇이 문제인가? (84)
  5. 2012.02.19 '해를 품은 달' 윤보경 vs 양명군, 누가 더 불쌍한가요? (11)
2012.03.01 09:08




"연우야" 절규하는 김수현의 오열장면으로 간신히 연우에 대한 감정을 되돌려 놨는데, 이게 뭡니까! 진심 화나는 해품달 17회였습니다. 한가인의 분량과 대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몰입도가 형편없이 곤두박질 치는 로맨스라니, 꽁냥꽁냥 달달신을 기대해 달라는 제작진에게 화를 담아 살을 날리고 싶더군요. 어떻게 한가인의 연기에 오케이 사인을 하는지 감독의 연출역량마저 심히 의심스럽네요.
배우의 연기력은 연기자 본인도 노력해야 느는 것이지만, 현장을 지휘하는 감독의 몫도 일정분량 있는 것이거늘, 한가인은 연기를 지도해 주는 감독 복도 없나 봅니다. 배우와 감독이 생각하는 컨셉이 맞지않아 배우와 감독 간에 작은 언쟁도 있는 곳이 촬영현장일텐데, 감독이 생각하는 연우라는 캐릭터는 어떤 것인지가 새삼스럽게 궁금해지기 까지 합니다.
"혹 홀연히 사라지지는 않겠지? 네가 죄인이고 무녀라서 좋다", 지치지도 않고 고백하는 집착남 양명군을 보내고, 연우는 이상한 느낌에 주위를 두리번 거리죠. 꿈결인듯 환청인듯 연우를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전하이십니까? 환영이 아니라 정말 전하이십니까?", 연우를 와락 끌어안는 훤, 8년만의 재회입니다.
눈물이 흐르고 흘러 강을 이룬다고 해도 모자랄 훤과 연우의 재회, 그런데 스토커 양명이 쏜살같이 달려와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더라지요. 수상한 남자들의 살기를 보고 온 것이지만, 두 사람의 재회까지 이렇게 초를 쳐야 하는지 양명군 심히 밉더랍니다.
양명군보다 더 미운 사람들이 있었으니, 윤대형이 보낸 자객들이었죠. 그리고 자객들보다 더 미운 사람은 연출진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재회씬이었고, 지난회 하늘을 울렸던 훤의 감정선과 연결되는 장면이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망가뜨릴 수 있었는지, 시쳇말로 안습입니다. 연우와 훤에게 절절한 감정의 교감을 나눌 단 몇분의 틈도 주지 않은 이 형편없는 연출, 진정 살을 맞아봐야 정신을 차리겠습니까? 감독님!!!
훤과 연우의 8년간의 긴 기다림을 이토록 허망하게 쫑 내버리다니, 시청자는 이 장면을 향해 여지껏 가슴졸이며 달려왔는데, 어떻게 이런 배신을 때릴 수가 있는지 참으로 원망스럽더이다.

윤대형이 보낸 자객의 칼을 맞고 쓰러진 양명, 연우를 데리고 빠져 나가라는 훤의 신호를 받고 연우구출에 무사히 성공을 했지만, 약속장소로 가지 않고 정업원을 향해 뛰었지요. 철인 3종경기에 나가도 호흡하나 흐트러지지 않을 산소탱크 연우, "어디로 가시려는 겁니까? 지금 어디로 가시는 것입니까? 대감, 대감", 정일우 혼자 뛰고 한가인은 축지법으로 날아온 듯;;

실종된 연우를 찾아 헤매는 훤, 윤대형과 양명군에 대한 분노에 버럭 훤 다시 등장입니다. 연우가 정업원에 있음을 알고 있었던 운, 양명의 연심과 훤의 충심 사이에서 거짓을 고하는 운이었지요. 흔들리는 운의 눈빛을 읽어내는 훤, "목욕재계하고 나온나. 목욕하고도 양명형님의 연심편을 든다면, 죽을 줄 알아. 내가 널 얼마나 아끼는지 알지?", 칼로 협박까지 해가며 옥탕에 운을 밀어넣는 훤이었지요.
운을 아끼는 훤의 마음이 절절하게 전해진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운아... 내 비록 너에게 높은 품계를 내리지는 못하나 누구보다 너를 아끼고 있다. 허니 아프지 말거라, 너의 고뇌가 내게도 전해지는구나", 멋진 남자 훤, 운에게 칼을 겨누는 훤을 보는 상선의 쪼그라드는 심장, 보는 시청자도 심장 오그라들었다오.
크라이막스에서도 밍숭맹숭한 연우와 훤의 캐미 0%에 지루해질 뻔한 17회를 그나마 깨알 웃음으로 살려 준 상선 형선 정은표, 그대가 일등공신이었소이다. 연우를 만난 훤이 입이 헤 벌어져 실성한 사람처럼 웃고 있자, 그 마음 잘 안다는 듯 귀여운 웃음 날려주시는 상선이었지요. 대비가 쳐들어오자 대궐이 떠나가도록 "주상전하~~~대왕대비마마 납시었사옵니다아아아~~~", 센스넘치는 형선, 격하게 아낍니다^^. 연우의 밀실에서 책상을 들고 나오다 대왕대비에게 딱 걸린 훤, 운동 중이었습니다도 오랜만에 나온 훤의 허당기ㅎ.
목욕을 시켜놨더니 정신차린 운, 순순히 연우가 있는 정업원으로 훤을 안내했지요. 충심을 선택한 운, 이 캐릭터 볼수록 마음에 드는데 우째 이리 캐릭터를 살려주지 않는지, 비운의 운입니다. 아, 잠깐 생각난 것이 있는데, 송재림 이분을 어디선가 본 듯했는데, 2NE1 뮤직비디오 'GO AWAY'에 나왔던 그분이더군요. 머리 묶은 모습을 보고 계속 어디선가 봤는데 싶더라니만, 궁금한 분들은 유투브에서 찾아보면 지금의 운과 똑같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연우에게 "나는 안되겠느냐"고 허구헌날 같은 멘트 날리는 양명, 지겹지도 않은지 매번 같은 대사뿐입니다. 귀가 막혔는지 몇번을 싫다고, '아니올시다'라고 퇴짜를 놓는데도, 정말 끈덕진 녀석, 현실에서도 이런 남자는 진짜 조심해야 할 듯...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현실이 암담할 때마다, 양명군께서 제게 밝은 빛이 돼 주셨습니다. 무녀 월일 때도, 허연우였을 때도 늘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늘 미안했습니다", 그래도 대감은 제 스타일이 아니외다. 허니 제발 이제 다른 여자만나서 행복해지라고요!!! 그럼 이만 총총...
그렇게 아니라고 하는데도 연우의 손을 잡고, "지난 생에서 전하의 사람이었으니, 이번 생에서만큼은 내곁에 있어주면 안되는 것이냐?"고 또 물고 늘어지는 물귀신 양명군, 말귀 못알아 듣고 연우의 치맛자락을 붙들고 늘어지죠. 방금전까지 안된다고 말했는데, 도대체 너의 귀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이냐?
안돼!!!!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의 주인공, 훤이 냉기 폴폴 풍기며 나타났습니다. 피튀기게 한 판 붙을테니, 운에게 연우를 데리고 가라는 훤, 양명에게 칼을 던져주지요. 진검이니 베어보라고 말입니다. "형님이 지금 무슨 짓을 하신 것인지 아십니까? 왕의 여자와 도주를 한 것은 역모입니다".
양명에게 칼을 던지는 훤, 그런데 이건 또 무슨 시츄에이션? 글쎄 양명이 부상당한 왼손을 척 펼쳐서 날아오는 칼을 잡더라지 뭡니까? 아무리 엄마 손은 약손이라지만, 어머니 희빈박씨의 치료술은 말 그대로 신통방통이었다죠. 밤새 혼절까지 한 몸으로 다음 날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다친 손으로 검을 받지를 않나,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몸사위, 한마디로 어이상실.
정일우의 안습연기는 칼잡는 것뿐이 아니었네요. 다음에 이어진 대사는 참으로 듣기 민망스럽더이다. "돼역제를 처단하려 하십입니까?", 돼역제가 아니라 대역죄겠지...;; 정일우 표정연기는 나쁘지 않은데, 부정확한 발음은 노력해서 고쳐야 할 듯합니다. 양명군의 캐릭터가 요상스럽게 변해가는 것이 더 문제이기는 합니다만...
훤의 목에 칼을 겨눈 양명군, 결국은 칼을 내려놓고 말지요. "오늘 기회를 놓치신 것은 형님이십니다. 허니 다시는 기회를 탐하지 마십시오". 여자때문에 동생에게 칼을 들이대다니, 동생도 보통 동생입니까? 왕인데, 양명군 연우때문에 인생도 막장으로 치닫고 있는 듯싶네요.
연우는 분단장 꽃단장해서 훤의 침소 안 밀실로 들어왔지요. 노랑저고리 분홍치마, 살짝 유아틱한 색감이었지만, 동네 아낙들도 안입을 듯한 너저분한 옷을 벗기니 한결 낫더군요. 그런데 훤을 보니 아주 제정신이 아닌 듯 보이더라지요. 궁궐 담벼락에도 눈과 귀가 있다는데, 궁녀들 앞에서 포옹을 하지를 않나, 밤중에는 유유자적 산책을 다니지 않나, 암튼 사랑에 빠지면 눈이 먼다더니, "내 방에 여자있다!"고 대놓고 광고중이더군요. 훤이 판단력까지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연우가 왕의 밀실에 숨어있다는 것을 훤의 침소에 심어둔 지밀나인이 윤보경에게 고자질할 것은 뻔한 일, 무서운 피바람이 예상되고 있지요. 중전 윤보경은 이번회 혼자 호러물만 찍고 있더군요. 짧은 장면이었는데도 연기력이 돋보이더군요.
이젠 대왕대비까지 허연우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연우와 장녹영의 목숨은 바람앞의 등불입니다. 등잔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듯이, 훤이 궁궐에 연우를 숨긴 것은 굿 아이디어였지만, 그럴수록 조심을 해야 하는데 훤이 지금 공중에 둥둥 떠다니고 있다보니 걱정입니다.
병풍을 보고 말을 거는 훤, "좀 쉬었소", "예". 병풍 뒤의 밀실에서 들려오는 한가인의 대사, 한가인씨 정말 그러시면 아니되옵니다. 책은 집에 가서 읽으셔야죠, 싶더랍니다. "원치 않았다 하면 돌려보내실 것이옵니까?(돌려보내고 싶어, 정말ㅠㅠ). 제 마음이 이미 전하의 것이온데 무엇이 그리도 불안하신 것이옵니까?(그대의 연기가 불안하오)".
문을 열고 나온 연우, 딴 사람이 되어 있었지요. 달라진 모습처럼 한가인의 연기도 좀 달라졌으면 좋으련만, 대사에 감정은 없고, 훤의 감정선마저 잡아 먹어 버리더군요. 고상한 연우도 포기, 귀여운 연우도 뭔가 어색, 도대체 이 좋은 드라마를 보면서 왜 화가 나는지 속상합니다. 감정이라는 것이 상호교류를 해야 하는데, 애정없는 중전과의 씬보다 콩닥거리지 않게 하다니... 예쁜 인형안고 혼자 좋아하는 훤 김수현이 불쌍하기 까지 하더랍니다.
병풍 뒤 밀실에 자꾸 눈이 가는 훤, 정신집중이 안되지요. 상소문은 눈에 안들어오고 연우만 아른 거립니다. 아예 책상을 들고 밀실로 들어가는 훤이었지요.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는 연우, 한비자를 읽느라 훤이 들어오는 것도 몰랐답니다. 8년만에 만난 것 맞니?
제작진이 말하는 꽁냥꽁냥 장면이 이 장면인가 봅니다. 월을 질투하는 연우의 귀여운 모습에 훤이 기습뽀뽀를 하며, 연우가 아주 예뻐 죽는 훤을 보니 말입니다. 아무튼 한가인은 책읽기를 정말 좋아하나 봅니다. 눈으로도 책을 읽고, 입으로도 책을 읽습니다. 

김수현이 아주 시원스럽게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해 주더군요. 책에만 빠져있는 연우에게 삐친 훤이 말하지요. "8년만에 만난 내가 한비자만도 못하오? 투기는 무슨... 허망해서 그럴 뿐이다". 전하도 허망했습니까? 시청자는 더 허망했사옵니다!
다만 훤의 깨알웃음 준 대사가 달달장면을 살렸지요. "과인은 지난 8년간 단 한차례의 곁눈을 허락하지 않았소. 구중궁궐 꽃밭에 살면서 순정을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정신력과 체력을 요하는 일인지 아시요? 피끓는 사내의 불면의 밤을 그대가 어찌 이해할 수 있겠소? 운동은 필수! 매우 필수요!!", 그나마 이 대사와 훤의 살인미소, 그리고 기습뽀뽀가 없었더라면, 꽁냥꽁냥 달달은 커녕, 책읽는 한가인과 정신연령 후퇴한 듯한 연우때문에 궁시렁궁시렁 덜덜이 되었을 겁니다.
대왕대비의 방문을 받고 심각해진 훤, 연우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지요. 은월각 앞에서 멈춰 선 두 사람, 훤은 연우를 그렇게 고통스럽게 죽게 한 일에 관련된 모든 사람을 발본색원하여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 놓을 것이라고, 연우에 대한 미안함을 씻어주려 하지요. 허나 연우는 안된다고, 그냥 덮으라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죽음에 민화공주가 연루되었다는 것을 알기에, 오라버니 염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서였지요.
"전하 곁에 머물게 된 것만으로도 더 바랄 것이 없사옵니다. 태양 곁에 있으니 빛이 따로 필요치 않사옵니다", 캬~ 이 좋은 대사를 이렇게 밍숭하게 날려버리다니....
연우의 손을 잡고 냅다 뛰는 훤, 양명군과의 뜀박질에서 보여준 연우의 명대사 또 터졌습니다. "어디로 가시옵니까, 전하". 그냥 말없이 따라 가주면 안되겠니?;;
연우를 데리고 간 곳은 일월오악도가 있는 곳이었지요. 연우에게 봉잠을 건네는 훤, 봉잠을 만든 이유를 말해주지요. "저 일월오악도에 담긴 해와 달의 의미를 여인의 비녀로 만들어달라 조작장에게 명을 내린 적이 있었소. 그대에게 나의 달이 되어달라는 청혼의 징표로 줄 생각으로.... 이 봉잠은 본디 한쌍으로 만들어졌소. 그대가 나의 정빈이 되는 날 이곳에서 나머지 하나를 주려했소. 이제야 둘이 하나가 되는군".
봉잠을 받아들고 눈물을 흘리는 연우, 눈물을 닦아주며 훤은 연우에게 키스를 하는데, 기다렸던(?) 키스씬인데도 설레임도, 감정의 동요도 없었던 키스신이라니.... 꺄악 비명 터지거나, 눈물이 흐르거나, 심장이 콩콩거리거나  했어야 했는데, 무뎌진 제 감정을 탓해야지 누굴 붙들고 하소연을 하겠습니까? 더구나 이 어여쁜 장면에서 왜 화면을 빙빙 돌려대는지 멀미날 뻔했습니다.
17회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설레임과 절절함의 방점을 찍어야 하는 회였습니다. 눈물이 홍수를 이뤄도 모자랄만큼, 격정적인 감정이 흘러야 했었는데, 이게 뭔가 싶네요. 8년만의 재회가 이렇게 감정선 뭉뚱뭉뚱 잘려버리고, 달달신 나온다더니 훤 혼자 일방통행 사랑을 하고 있고, 참으로 허망했던 17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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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33
2012.02.25 11:50




월의 정체를 알게 된 훤과 자신의 죽음의 비밀을 알게 된 연우의 행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대왕대비 윤씨와 윤대형의 움직임입니다. 중전 윤보경이 "그 아이가 살아있다"며 바들바들 떠는 모습을 보고, 윤대형의 눈빛이 심상치 않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지요. 
딸자식이 실성해 가는 모습을 보는 부모의 심정은, 같이 미치고 싶은 마음일 것입니다. 교태전의 주인자리가 뭐라고 딸자식이 고통에 미쳐가는 모습을 봤다면, 목을 끌어서라도 데리고 오고 싶은 것이 부모마음이겠지요.

가례를 올리고 8년동안이나 딸을 닭 쳐다 보듯 무심하고 냉랭한 사위 훤, 제가 친정부모였더라면 당장 끌고 와버렸을 겁니다. 세상에 남자가 훤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닌데, 딸을 처녀귀신으로 늙게 놔두지는 못할 것이기에 말이죠.
그러나 다른 자리도 아니고 교태전 주인자리는 다르지요. 중전이 되고 싶다고 이력서 한 통으로 오를 수 있는 자리도,  내놓고 싶다고 사표를 던지고 나올 수 있는 자리도 아니지요. 더구나 윤대형에게 딸자식의 중전자리는 가문의 영광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기에, 윤보경의 행복과는 다른 의미로 교태전을 사수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한 번 맛들이면 치명적인 중독증상에서 헤어나기 어렵다는 권력의 독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윤보경보다는 윤보경의 몸에서 나올 원자가 더 관심사항이었죠.
그런데 윤보경은 회임은 커녕 합방조차 치르지 못하고, 호적만 유부녀이지 몸은 처녀귀신으로 늙어 죽을 판입니다.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늙어죽을 팔자도 못되나 봅니다. 귀신들린 듯 반 미쳐가고 있으니 말이죠. 열 여자 마다않는 것이 남정네라지만, 합법적인 부인은 거들떠 보기는 커녕 외도조차 하지 않으려 드니, 뭐 저런 놈이 다있나 싶고 답답하겠죠ㅎ;;  궁궐에 떠도는 해괴한 소문이 사실인가 망측스럽기도 하고 말이죠. 운을 좋아한다는 소문까지 비밀리에 돌기도 했으니....  

중전의 정신이상 상태까지 이르고, 허연우가 살아있음이 밝혀지고 있는 극의 막바지, 윤대형의 행보가 중요해 졌지요. 물론 이에 대응하는 훤의 한 수 또한 궁금한 사항이지만, 지금은 연우와의 재회만으로도 머리가 깨질 판이니, 니들은 당분간은 둘만의 만남에 더 신경써!!!
여튼 윤대형과 외척세력은 이제 이판사판 공사판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는데요, 8년전의 일을 파헤치고 다니는 훤의 움직임이 수상쩍고, 세자빈을 무고해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것은 시간문제, 민화공주와 의빈 허염이 그들이 쥐고 있는 패라고는 하나, 훤이 훼까닥 돌아서 패륜의 끝판을 보여주겠어! 라고 싹쓸이를 해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더군다나 윤보경의 몸에서 원자를 생산할 가능성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일이 될 터, 이제 뭔가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온듯 합니다.

윤대형과 대왕대비 윤씨가 택할 수 있는 방법은 1) 이판사판 너죽고 나죽고 다같이 죽자. 2) 깔끔하게 죄를 자복하고 자폭한다. 3) 너죽고 나살자, '이 참에 갈아엎는 거야'. 4) 너도 살고 나도 살자, 그냥 눈감고 넘어가주라 제발~~, 등이 되겠습니다. 윤대형과 대왕대비의 입장에서는 4번이 가장 좋겠지만, 훤의 성정상 불가한 일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는 그들이죠. 1번의 경우는 득실이 없기에 가능성이 희박하고, 2번의 경우는 가장 옳은 방법이나 권력과는 영영 이별하게 되는 길이기에 택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그럴 거였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어!'겠죠.
가장 가능성이 큰 선택이 역시 3번 '너죽고 나살자' 되겠네요. 표면적으로는 딸을 버리고, 권력을 사수하는 방법입니다. 말 잘듣는 허수아비 왕을 세우고 '네가 누구 덕에 그 자리에 올랐는지 알지?'로 족쇄를 채워버리면 될 일. 훤에게 후사가 없는 경우, 차기대권 후보 1순위 삐딱선 탄 양명군은 그야말로 제격이지요. 달타령에 분기탱천한 양명군이 반역의 서늘한 눈빛을 발사중이니, 그 분위기를 감지하는 것도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물론 저는 양명군을 끝까지 믿고 싶지만요.

그런데 드라마가 몇회 남지 않은 상황이라 반역의 스케일이 얼마나 클 지, 그냥 세자빈 살해에 가담한 무리들을 머리 풀어 줄줄이 포승줄에 묶어 귀양을 보내거나, 사약을 내리는 것으로 뚝딱 해치워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런 것은 모양새가 좀 빠지죠. 우찌되었든 반역의 움직임 시늉이라도 내야 할 터, 윤대형이 움직여야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느냐가 관건이겠죠. 병력을 움직일 가능성이 크지요.
민화공주와 염, 할마마마를 표적판에 세우고 "쏠 테면 쏴보시죠, 주상!", 할 수도 없고, 한 판 벌이기는 할 듯한데 문제는 훤이 어떻게 저지할까입니다. 운검이 곁에 있다고는 하나 혼자 싸울 수도 없을테고, 가장 큰 문제는 병권을 쥐고 있지않은 훤이 병력을 동원하기는 힘들 일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윤대형이 모반을 하면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이 궁의 금위군으로 수성을 할 수 있을까랍니다. 별걸 다 걱정하고 있네요;;
이런 걱정을 하는 이유가 다 훤이 월의 정체를 알았다는 것때문입니다. 더구나 연우가 의문사를 당했고 그 일에 음모가 있었다는 것을 그냥 덮을 수는 없을 일이기에, 장녹영의 예언대로 피바람이 불 때가 되었기에 말이죠. 피바람을 앞에 두고 또하나의 달 윤보경의 존재감이 대단했던 16회였지요. 공포에 휩싸인 김민서의 반미친 연기가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고 마음마저 얻고 있으니 말입니다. 훤의 마음은 얻지 못했으나, 시청자의 마음을 얻은 김민서되겠습니다.

사실 16회는 김민서와 김수현의 연기가 뛰어나서 묻힌 감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장녹영 역의 전미선과 상선형선 정은표의 짧지만 강한 여운을 준 장면이 참 좋았습니다. 지난 글에 언급을 미쳐하지 못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해를 품은 달은 주인공 김수현과 김민서의 연기가 눈에 띌 뿐, 주연급이라고 하는 젊은 연기자들의 연기는 주목받지 못함에도, 젊은 연기자들을 품고 가는 중견배우들의 존재감이 훨씬 크게 다가옵니다. 대왕대비 김영애, 윤대형역의 김응수, 장녹영 역의 전미선, 상선 형선 정은표, 윤대형의 꼬봉 호판까지 비중이 적음에도 존재감을 스스로 살리고 있는 배우들이죠.
장녹영을 만나 월이 8년전에 죽은 허연우가 맞느냐고 확인하는 훤, 연우를 부르며 오열하는 김수현이 시청자를 울렸지요. 그런데 눈에 띄지 않게 시청자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 이가 있었으니, 훤의 그림자 중의 한사람 형선이었습니다. 월이 연우임을 알고 나오는 길, 언제나처럼 상선형선과 운이 훤의 뒤를 따르고 있었지요.
훤의 뒤를 따르는 상선 형선은 그냥 따르고 있지 않습니다. 자신의 슬픔인듯 얼굴을 찡그리며 울음을 터뜨리기 일보직전의 모습으로 훤의 뒤를 따르더군요. 주저앉는 훤의 뒤에서 그 역시 털썩 무릎을 꿇고 말았는데, 안봐도 비디오였습니다. 카메라는 김수현의 얼굴을 풀샷으로 잡았지만, 카메라 밖에서도 형선이 눈물을 흘리며 같이 통곡하고 있었으리라 짐작이 되더군요. 카메라 안에서도 연기연습 중인지, 연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는 배우들이 배워야 할 모습입니다.

전미선 역시 이번회 대사없이 표정만으로 시청자를 뭉클하게 했지요. 자신을 죽게하고, 또 살리기도 한 장녹영에게 한가지 용서할 수 없는 것과 의문점에 대해 묻는 연우, 장녹영을 금방이라도 후려칠 기세였더라죠. 민화공주가 흑주술의 제물로 바쳐졌다는 말에 경악하는 연우, 결국 연우는 오라버니 염과 훤을 위해 모든 것을 덮겠다는 결심을 하고 말지요.
활인서 숙소로 돌아와 꺼이꺼이 우는 연우, 전하앞에 나타날 수 없는 그 참담함을 안타깝게 바라본 이가 전미선이었지요. 시청자는 눈물을 흘리며 슬픔을 삭이는 연우를 장녹영의 시선으로 보게 했지요. 큰 슬픔을 겪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가서 등이라도 토닥해 주고 싶은 그런 안타까움을 먼발치에서도 표현하고 있었지요. 

해품달에서 가장 캐미가 사는 커플을 꼽으라면 훤의 경우는 상선형선입니다. 한가인은 전미선과 있을때 그러하고요. 상선형선과 장녹영은 두 주인공에게는 아버지, 어머니와 같은 존재지요. 그래서 두 사람의 감정을 누구보다 잘 읽고 이해하는 인물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두 사람의 감정선에 함께 보조를 가장 잘 맞추는 이들도 장녹영과 형선입니다. 훤에게는 운도 있지만 운의 경우는 묵직함이 생명이라, 쉽게 감정을 보이면 신비감이 사라지는 캐릭터지요. 연우에게는 설이 있지만, 그닥 도움은 되지 못하고 오히려 두 사람을 붙여두면 심히 안습인지라;;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법, 조금은 다른 의미의 그림자지만, 태양 훤과 달 연우를 그림자처럼 지켜주는 상선형선과 장녹영, 해품달의 명품그림자들입니다. 정은표와 전미선, 카메라에 클로즈업 되지 않더라도 작지만 세세한 동작 하나하나, 표정 하나하나로 자기 캐릭터의 완성도를 높이고, 나아가 드라마의 스토리까지 얹어주는 모습, 시청자들에게는 해품달에서 만나는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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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4 08:22




드라마를 보면서 빛나는 보석을 발견하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일찍이 아역 전문배우(?)로 크게 될 싹이 보였던 김수현, 처음하는 성인연기였음에도 감정표현은 물론 그 캐릭터를 자기 것으로 만들 줄 아는 배우입니다. 해를 품은 달은 어느 드라마와는 다르게 아역들과의 교감을 이어주는 것이 중요한 드라마입니다.
8년이라는 시간을 거슬러 그 감정선들과 연결을 해야 하기에, 아역들과 전혀 다른 캐릭터가 되어서도, 그렇다고 아역들에서 성장하지 않을 수도 없기에, 배우들에게는 이중적인 부담일 수밖에 없겠지요. 명품아역들의 뒤를 이어 그 감정선과 캐릭터를 완벽하게 이어주면서도, 또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하는 캐릭터가 훤, 중전 윤보경, 그리고 민화공주입니다.

운명을 바꿔버린 민화공주, 운명이 바꿔놓은 중전 윤보경
민화공주의 경우는 분량이 적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었겠지만, 연우의 죽음에 관여한 죄책감을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하기에 마냥 밝을 수만은 없음에도, 늘 해맑은 모습이 철없는 공주로 비춰졌지요. 그런데 허영재의 무덤을 다녀와서, 그가 병사한 것이 아니라 자결을 했다는 말을 듣고는 심하게 괴로워합니다. 그녀 앞에 닥쳐올 비극에 불안감과 죄책감을 감추지 못하고 오들오들 떠는 모습으로, 철없는 공주의 모습에서 한발짝 나아간 모습을 보였습니다. 양심을 저잣거리에 내놓지는 않은 듯 싶고 말이죠.
중전 윤보경 역시 불안과 공포에 반 미쳐가는 모습으로 캐릭터의 변화가 감지되었는데요, 중전 윤보경의 처리문제가 작가로서는 심히 고민스러웠을 터, 그 아비 윤대형이 세자빈의 죽음과 연루되었다고는 하나, 중전 윤보경에게 네 아비의 죄를 물어 사약을 내리겠다고 할 수도, 그렇다고 야박하게 머리를 깎아 절로 보내버릴 수는 없는 일이지요. 고육지책으로 중전의 정신이상 상태를 통해 그녀의 마지막을 준비하기 위하는 것으로 보이더군요. 

건널 수 없는 강을 앞에 둔 훤과 양명, 과연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월을 사이에 두고 두 형제의 팽팽한 긴장감이 한바탕 전쟁을 치른 느낌입니다. 종친의 자리를 내려놓고서라도 무녀 월을 택할 각오가 돼 있다는 양명군, "전하의 자리를 내려놓을 실 수 있겠느냐"고 정면공격까지 서슴지 않았지요. 자신이 월의 곁을 떠난다면 그 아이를 지켜줄 수 있겠느냐며, 아무 죄도 없는 월을 죄인으로 만들고 상처를 준 것외에 뭘 할 수 있느냐고, 눈에 핏발을 세우는 양명군이었지요. 양명군 내친김에 직격탄을 날려 버리지요.
"연우를 내려놓을 수 있습니까? 저는 그리할 수 있습니다. 허나 전하는 절대 그리 할 수 없을 것입니다", 8년전의 일인데 짜식 거참 뒤끝 꽤나 상당히 길구만... 여하튼 연우를 내려놓을 수 있다고 스스로 말을 했으니, 게임 끝입니다. 서책을 좋아하는 연우, 결정적으로 스승님의 집에 함께 가자는 말에 당황해 하는 연우를 보며, 월이 연우라는 것을 양명군도 알아버렸으니, 더 이상 연우에 대한 연심을 고집할 수는 없을테니 말입니다.
요즘 양명이 하도 요상스럽게 변해가고 있어서 애정지수가 떨어지고 있는 중이랍니다.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인데 2인자로서의 내면적 고뇌보다는, 여자때문에 소인배로 전락하기 일보직전인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말이죠. 여배우가 대신 욕을 먹고 있어서 정일우가 십자포화를 받지 않는 편이지만, 정일우의 발음교정 노력은 절실히 필요한 부분입니다. 죄인인지 재인인지, 주상인지 즈상인지, 대사가 조금만 길어지면 군데군데 뭉개지는 발음을 추워서 입이 언 때문이라고는 절대 말해주지 못하겠음;;
아무튼 훤에게 뭘 할 수 있느냐고 훤의 자책감에 불을 지피는 양명군, 다음날은 궁에 입궐해서 활인서의 구호물품을 호판같은 쥐새끼들이 빼먹었다고 쌍심지를 켜고 가기도 했지요. 월때문에 자꾸 양명군과 틀어지고 있는 훤, "왕이면 왕답게 정치를 똑바로 하란 말이야!"라는 비아냥으로 들었으니, 두 형제 어쩌다가 그 차돌같은 형제애가 깨지고 있는지 안타깝기 그지 없네요.

그런데 실은 훤은 양명을 살리기 위해 일부러 호판앞에서 위엄을 내세운 것이었지요. 양명군을 보호하려는 훤의 가상한 노력을 몰라주는 것이 속상하기도 하더랍니다. 종친이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을 선수를 쳐서 호통을 쳐버리는 훤, 어떻게든 눈엣가시인 양명의 꼬투리를 잡으려는 윤대형 일파에게서 그토록 양명형님을 지켜주고자 한 것이었지요.
양명은 연우에 대한 질투라고 오해하고 있지만, 훤에게 왕좌는 그렇게 지켜줘야 할 사람이 많은 고단스러운 자리랍니다. 형만한 아우 없다지만, 왕의 재목감에서는 2%부족한 양명군이 맞나 봅니다. 훤에게 눈 부라리는 양명의 모습을 호판이 보았으니, 윤대형이 양명을 먹잇감으로 이용할 것이 눈에 훤히 보이기도 하고 말이지요. 

미쳐가는 중전, 그녀의 공포와 불안은 최후를 위한 준비일까?
한편 연우를 만난 중전은 정신이상증세가 심각해져 가고 있는데요, 이거 굿이라도 해야 할 판입니다. 연우를 만나더니 진짜로 귀신이 들렸나 봅니다. 오들오들 떠는 중전, 급기야 발작증세까지 보이기 시작하지요. 간밤에 연우의 협박 아닌 협박에 정신줄 놓기 일보직전이더군요. 허연우가 전하더라는 말을 중전에게 미치라고 작정하고 말한 것은 아니겠지만, 연우와 똑닮은 무녀가 사근사근 웃다가는 표정 싹 바꾸고, "중전마마를 만나거든 그만 두려움을 떨쳐내시고, 행복하시기를 바란다"고 전해달라고 했다는데, 저도 귀신을 보는 듯했으니 중전은 얼마나 놀랐겠느냐고요.
중전 윤보경 역의 김민서, 정신줄 놓은 광기어린 연기를 실감나게 잘하더군요. 이번회 훤의 오열장면과 함께 가장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최고의 연기였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를 향해 소리를 바락바락 지르는 모습이, 거의 미친 사람 수준이었답니다. 그냥 미친 것이 아니라, 그 속에 공포와 불안까지 표현했기에 더 실감나는 장면이었고 말이죠. 훤에 대한 연심이 가여워서 동정지수 팍팍 상승중이었는데, 이런 히스테릭 발작증세가 지속되면, 처지는 딱하나 국모의 자리에 앉혀둘 수만은 없겠습니다. 지못미 중전ㅠㅠ

자신을 밝힐 수없는 연우, 눈물이 되어 흐르는 훤에 대한 사랑
중전을 만나고 돌아가는 길, 은월각 앞에서 걸음을 멈추는 연우, 모든 게 기억납니다. 가족들과 떨어져 무섭거나 슬프지는 않느냐며 손수건 편지를 전해 주었던 세자저하, 인형극으로 세자빈 교육의 힘듦도 잊게 만들고 행복하게 해주었던 저하, 은월각에 자신과의 추억을 새겨두고 홀로 우는 전하, 전하를 알아보지 못했던 것에 가슴이 미어지는 연우입니다. 전하가 너무나 그립습니다. 진즉 알아봤더라면, 용안이라도 더 봐둘 걸, 몰라봐서 아니 기억을 못해서 죄송할 뿐인 연우입니다. 혹이라도 전하가 와있을까 뛰어나가 보는 연우였지요.
그런데 거짓말처럼 전하가 그 자리에 서있습니다. 마음으로는 제가 연우라고 수천번을 말해보지만, 정체를 밝힐 수 없는 연우입니다. 자신의 죽음에 민화공주가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말이지요. 전하 손으로 자신의 혈육을 쳐내게 할 수도, 또한 염 오라버니를 죄인으로 만들 수도 없기에, '제가 연우입니다'고 튀어나오는 말을, 입술이 피가 나도록 깨물며 막는 연우입니다.
"주상전하를 한 눈에 알아보지 못한 죄를 어찌 다 갚을 수 있겠사옵니까?", 훤에게 전하지 못하는 말이 눈물이 되어 흐를 뿐입니다. "가거라, 가서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말거라". 보면 괴롭고 안보면 그립고, 마음에도 없는 말로 월에 대한 마음을 끊어내는 훤이었지요. 성큼성큼 가버리는 훤의 뒷모습에 눈물짓는 연우, 자기가 연우라고 달려가 보지만, 달려간 것은 전하를 향한 마음뿐, 쓸쓸한 달빛만이 연우를 보듬어 줍니다.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한가인의 방백, "그리되면 전하를 다시는 뵈올 수 없게 되질 않겠사옵니까", "주상전하를 한 눈에 알아보지 못한 죄를 어찌 다 갚을 수 있겠사옵니까"는 사실 가장 중요한 연우의 감정선이었는데, 대사에 감정실음 하나 없이, 한치의 호흡 끊김도 없이 줄줄 읊어버린 한가인, 이런 뒷골땡기는 허망한 감정선이라니;;. 저도 솔직히 이런 지적하는 것 좋아하지 않고, 한가인에 대한 개인적 악감정은 눈곱만큼도 없지만, 너무 합니다ㅠㅠ

8년의 공백 메꿔버린 김수현의 1분오열, 가슴울린 절규 "연우야"
셜록훤즈, 드디어 월의 정체를 알았습니다. 도무녀 장씨를 불러 8년전의 일을 추궁하는 훤, 장녹영의 말에서 실마리를 잡았지요. "주술로 사람을 죽일 수는 있으나, 그리하면 주술을 행한 자도 목숨을 내놓아야 합니다. 소인이 흑주술로 누군가를 죽였다면, 저 또한 이미 죽은 목숨일 것입니다. 소인이 이처럼 살아있다면, 소인의 주술로 죽은 사람 또한 없지 않겠사옵니까?". 알아서 추리를 해보시와요. 장녹영의 말은 연우가 살아있다는 힌트였지요. 장녹영이 살아있다는 것은 연우 또한 살아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으니 말이죠.
훤의 의구심에 확신을 준 것은 홍규태의 수사보고였지요. 연우의 무덤이 파헤쳐졌다는 청지기의 말과 수사현장마다 나타난 설이 무녀 월의 무노비였다는 말에 월이 연우임을 확신하는 훤, "월이 허연우가 맞느냐"는 물음에 고개를 떨구는 장녹영. 대답보다 강한 긍정의 말이었습니다. 
가슴이 미어지게 아파옵니다. 숨조차 쉴 수 없이 아려옵니다. 설마... 설마, 아니기를 바랐습니다. 혹여... 혹여, 맞기를 바랐습니다. 연우를 알아보지 못했던 미안함에 아니기를 바랐고, 연우가 살아있기를 간절히 또 간절히 바랐습니다. 땅인지 하늘인지 눈물이 앞을 가로막아 훤을 서있기 조차 힘들게 합니다. 털썩 쓰러지는 훤, '월 네가 정녕 나의 연우였더란 말이냐. 너를 알아보지 못하고 떠나라고,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너를 몰아세웠구나. 몰랐다, 몰라봐서 미안하다. 나란 놈은 너의 고통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구나. 미안하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살아있어 고맙다. 몰랐느니라, 몰랐느니라. 8년동안 내 가슴에 너를 묻고 살았다. 다시는 볼 수 없다고, 다시는 너의 웃음을 볼 수 없다고, 너의 손을 잡을 수 없다고, 너를 보내야 한다고 했지만... 나는 너를 보내지 못했다. 연우야'
훤의 마지막 오열에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이 전달되더군요. 연우에 대한 미안함, 알아보지 못하고, 지켜주지 못했던 자신을 탓하듯 가슴을 툭툭 치며 우는 훤, 오열의 종류에 따라 오열의 강도까지 조절하는 연기를 보여주는 김수현, 짱!
김수현이 그동안 눈물씬으로 시청자를 울린 일이 한 번이 아닌데도, 이전 연우의 마지막 편지를 보고 흘렸던 눈물과는 전혀 다른 감정을 전해 주더군요. 같은 눈물이라도 그 전해지는 감정이 다 다른데, 김수현은 그 감정을 매번 다르게 표현을 합니다.
연우를 그리워할 때는 애틋한 연민으로, 연우의 마지막 편지를 읽고서는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으로, 그리고 월의 정체를 알고 나서는 죄없이 죽어야 했던 세자빈을 지켜주지 못하고, 살아 온 연우를 알아보지 못한 자책감으로 울었습니다. 이번 오열신은 피를 토하는 듯한 최고조의 감정을 끌어냈는데요, 8년의 응어리를 토하듯 고개를 젖히고 괴성을 지를 때는, 목의 핏줄이 터질까 걱정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오장육부의 슬픔을 다 끌어내어 피를 토하듯 우는 남자 훤,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어찌 이 남자와 함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있을까요? 제가 다 연우를 몰라 본 것이 미안해질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연우야", 훤이 연우를 부를 때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아역 여진구의 목소리를 더빙했는지 착각했을 정도였어요. 8년전 은월각을 나가는 연우를 부르며 오열했던 세자와 너무도 같아서 말이지요. 연우야 라고 우는 훤의 모습은, 8년 전 연우를 떠나보낸 순간에서 멈춰있던 훤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정을 복받쳐오르게 했습니다. 김수현이 얼마나 캐릭터에 몰입하고, 분석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세자 훤과 왕 훤을 "연우야" 라는 이름에 실린 모든 감정선들을 이어주면서, 연우라는 이름만으로도 울컥하게 했던 감성을 끌어내 준 훤 김수현, 온몸을 던져 오열연기의 진수를 보여줬습니다. 눈물흘리는 얼굴마저 사랑스럽더군요. 우는 장면하나로도 8년을 거슬러가 감정선을 통째로 살려낼 줄 아는 배우 김수현, 향후 폭풍성장이 무서운 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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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3 09:13




지난 주 한가인의 눈물씬으로 연기력 논란을 잠재웠네, 명연기였네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언론들, 그리 칭찬을 해줬으면 보답 차원에서도 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했는데,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한가인의 연기에 상당히 뻘쭘해졌겠더군요. 기억과 함께 연기력이 일취월장으로 나아질 리는 만무하고, 연우라는 캐릭터라도 좀 돌아왔을까 싶었는데 한마디로 꽝입니다. 도루묵 여사였습니다. 
한가인의 연기에 대한 기대는 둘째치고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전개에다, 내용물 없는 것을 과대포장해서 파는 엿장수에게 상당히 화가 나는군요. 산으로 가는 듯한 해품달, 궁중로맨스에 기대를 걸었던 해품달이 거품달도 모자라, 화만 나는 화품달이 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발연기, 발대사, 발연출, 쓰리콤보의 완벽한 합체
어떻게 회가 거듭될수록 발연기의 향연이 거듭되고 있고, 잘하던 연기자들 마저 감염이 된 듯 힘을 잃어가고 있으니, 산산히 부숴져가고 있는 캐릭터들입니다. 믿었던 훤마저 심히 모양빠지는 집착남의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으니, 스토리는 물론 캐릭터들마저 산으로 가고 있는 중입니다. 
드라마에 흐르던 연심, 로맨스 다 물말아 잡수시고 연우와 양명, 설은 앵무새처럼 대사만 외우고 있는 국어책 연기는 적응중이었는데도, 대사가 길어지니 또 적응이 안되더군요. 이젠 사극톤 흉내도 포기를 했는지 대놓고 현대극을 찍고 있더군요. 발연기, 발대사, 발연출 쓰리콤보 완벽합체입니다.
연기와 대사는 그렇다 치더라도(큰 변화를 바라지도 않습니다만), 시간에 쫓기고 촉박하면 차라리 쓸데없는 자치기 장면 넣지 말고, 그냥 방구석에 앉혀두고 회상하는 장면이나 넣어서 분량을 맞출 것이지, 뚝 끊겨버리는 감정선은 어디가서 찾아와야 하는지 난감합니다. 기억이 돌아온 연우에게 가장 중요한 다음씬을 이렇게 망가뜨려도 되는 건지, 발연기와 어울리는 발대본, 환상궁합이더라죠.  
셜록훤즈 vs 아가사 크리연우, 엿바꿔 먹은 그리움
기억이 돌아온 연우, 설을 붙들고 앉아 무섭게 취조를 하지요. 모든 것을 실토하는 설, 연우와 설의 대화에서 건질만한 내용은 없고, 허영재가 연우가 살아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과 연우가 자신이 죽어야 했던 이유가 신병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추리했다는 정도입니다. 셜록훤즈에 이어 아가사 크리연우가 되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연우는 훤에 대한 그리움, 은혜하는 마음은 엿바꿔 먹어버렸는지... 기억에서 돌아온 후 훤에 대한 감정이 가장 절절하겠더구만, 세자 훤이 되었든, 자신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나를 모르겠느냐? 네 정체가 무엇이냐?", 절절하게 연우에 대한 그리움을 이어가던 훤에 대해, 어떻게 그리도 아웃 오브 안중일 수가 있는지 감정분석을 해보고 싶더랍니다. 봉잠 끌어안고 눈물 잠깐 흘리더니 끝!이라니, 이렇게 허망스러울 데가...
이러니 자꾸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감정선이 끊겨버리는 것입니다. 자치기로 웃고 즐기는 시간에 대사 한마디 없이 눈물 흘리고 앉아있는 연우를 보여줬더래도 나았을 연출이었는데, 뭐 중요하다고 쓰잘데기없는 자치기씬으로 시간만 허비하고 있었는지 말이죠. 훤의 질투와 훤과 양명의 대립을 위한 씬이었다고는 하더라도, 아버지 무덤에서 울다 들어온 연우가 금세 방긋방긋 웃으며 자치기를 하고 있으니, 이 아이의 정신상태가 이리도 다중멀티인가 싶기도 하고 말이죠. 기억상실의 여파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듯;;
애틋한 윤보경, "기다릴 것입니다. 언제까지고 전하가 찾는 곳에 있을 것입니다"
연우보다는 차라리 중전 윤보경의 대사가 마음에 와닿더군요. 함께 산책을 하자는 말에 입이 귀에 걸리는 중전 윤보경이었지요. 그러나 은월각 앞에서 발길을 멈추고 연우를 그리는 훤, 전하를 불러보지만 연우생각에 빠져있는 훤에게 들리지가 않지요. 몇번을 불러서야 훤이 중전을 향해 고개를 돌려줍니다.
"신첩, 기다릴 것입니다. 전하께서 신첩을 봐주실 때까지, 언제까지고 기다릴 것입니다. 그 아이를 잊으시라 재촉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왕은 해라 하고 달은 왕비라 한다지요. 해와 달이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듯이 전하께서 언제라도 절 보시고자 하시면, 신첩 그곳이 어디든 그곳에 있을 것입니다". 중전 윤보경의 마음이 어찌나 짠해지던지요.
언제까지 기다리다가는 망부석이 될 것이야! 혜각도사와 장녹영의 예언을 알지 못했더라면, 중전 윤보경을 응원해 주고 싶더라는... 한 마음으로 첫연정을 지키고 있는 중전의 마음이 가엾어서 말이지요. 중전 윤보경은 그저 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이리도 애를 쓰고 있건만, 정작 연우는 전하를 그리워하고는 있는 겐지... 이러니 로맨스의 실종이 우려되고 있는 것입니다.
해와 달의 이야기에 훤은 세자빈 연우가 또 떠오르지요. 봉잠을 주며 "내 마음의 정비는 연우 너뿐이다"라고, 고백했던 그날의 기억으로 돌아가는 훤, '연우가 살아있었더라면, 지금 눈앞에는 연우가 해를 품은 달 봉잠을 하고 있었을텐데...'. 한가인의 당의입은 모습, 옷이 날개라더니 참 예쁘더군요. 
가슴을 울리는 양미경의 명품연기 vs '우리는 연기연습중' 한가인과 윤승아
혜민서에서 약재를 받아오라는 말에 옳거니 외출기회를 얻은 연우, 설을 데리고 아버지의 무덤을 찾지요. 자기때문에 아버지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연우,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리며 아버지를 불러보지요. 털썩 아버지 묘 앞에 쓰러져서라서도 울지, 우두커니 서서 우는 연우, 도대체 이런 발연출을 왜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옆에 선 윤승아는 눈물연기도 뭣도 아닌 보릿자루, 한가인의 감정선까지 우스꽝스럽게 만들어 버리더군요. 차라리 한가인 단독으로 잡았더라면 좋았을텐데 싶더군요. 뒤에 정경부인 신씨와 허염을 보고, 숨어서 입 틀어막고 우는 연우와 설의 '우리는 연기중!'의 연출 또한, 참으로 민망했고 말이죠.
그런데 정경부인 신씨가 충격사실을 털어놓았지요. 허영재가 병으로 죽은 것이 아니라, 자결을 했다는 말이었습니다. 민화공주 눈 왕방울만하게 커지며 눈물 줄줄 흘리고, 민화공주 죄책감에 어떻게 두다리를 펴고 잘 수 있을런지, 시아버지가 자결을 했다는 말까지 들었으니 가위눌리게 생겼습니다.
잠깐의 눈물장면으로도 오열하지 않아도 눈물연기와 대사처리가 어떻게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지를 보여준 양미경의 명품연기, 이번회 최고로 감동적인 장면이었네요. 그냥 허영재의 무덤에서 주르륵 미끄러져 저자에서 본 연우와 닮은 아이를 보고 가슴 철렁했던 이야기를 하는데도 눈물이 솓구치게 하더군요. 역시 연기내공이라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가 봅니다.
질투에 눈먼 훤과 양명군의 오지랖, 형제애 금가는 대립
한편 아버지의 묘에 다녀 온 연우, 잊지 않고 혜민서를 다녀오긴 했나 보더군요. 손에 약재를 들고 서활인서로 돌아오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는 연우, 무슨 정신으로 걸었을까 싶은 상황이지요. 그런데 가뜩이나 연우의 상황이 복잡한데, 정신사나운 양명군이 등장해서 완전 짜증이더랍니다. 도대체 이 드라마는 뭔가 감정 좀 잡으려나 싶으면, 혹은 뭔가 실마리를 찾았나 싶으면, 어김없이 찬물 촤악 끼얹어 버리는 캐릭터나 상황들이 너무나 많아서 말이죠.
여튼 그 와중에도 감출 수 없는 놀라운 연우의 운동신경, 날아온 메뚜기를 정확하게 한손으로 턱 잡아주는 야무진(?) 연우입니다. '절대로 질 수 없어' 이 앙다문 야무진 한가인, 그 모습이 귀엽기는 했지만, 양명과 헤죽헤죽 웃는 모습은 방금전 오열했던 연우 맞나 싶을 정도의 분위기 반전이었네요.  
왜 이런 뜬금없는 연출로 연우의 감정선을 뚝뚝 잘라버리는지, 엿장수 가위놀림이 심히 불만스럽더군요. 정경부인 신씨 8년만에 갑자기 아버지는 자결했다는 뜬금포 날려주신데 이어, 귀신처럼 활인서를 찾아 온 훤, 누가 형제 아니랄까봐 너무 닮은 두형제의 스토커 기질이더라죠. 연우의 시선을 막기 위해 벼락포옹을 하는 양명군, 훤에게 강력 레이져 발사입니다.
말없이 돌아서는 훤, 그냥 돌아간 줄 알았더니 '해우석'에 대한 기억으로 월에게서 연우의 기억을 찾으려고 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뿅하고 나타나, 방해를 하더군요. 해품달만의 법칙 하나가,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서 방해하기입니다. 연우에게도 뭔가 나올 것같은 결정적인 순간에 설이가 나타난다든지, 양명군이 개구리처럼 튀어나오거나, 아무튼 해품달의 못된 연출중 하나입니다.
문제는 그것으로 하나같이 바보들처럼 언제 그런 의문이 들었냐 싶게 잊어버린다는 것, 양명군은 좀 다를 거라 생각은 되지만 말입니다. 해우석이라는 말은 양명군이 연우에게 가르쳐 주었던 것이니 말이지요. 궁궐로 돌아가지 않은 훤, 양명을 쫓아가 담판까지 짓더군요. "전하, 종친의 명예 따위 언제든 버릴 각오가 되어있다는 말 잊으셨습니까?"vs "형님, 가까이 가지말라는 어명을 거역하시려는 것입니까?".
"윤보경, 오랜만이야. 나를 알아 보겠느냐? 나 허연우야"
두 형제 월을 놓고 서로 눈독들이지 말라고 레이저 빔 발사해 가며 싸움질 하는 시간, 연우는 교태전으로 불려가 중전 윤보경과 마주하면서, 질질 늘어진 엿가락에서 그나마 찰기 하나는 겨우 건졌지요. 연우의 얼굴을 보고 놀라는 중전 윤보경, 중전을 바라보는 여유로운 한가인의 표정, "안녕, 나 허연우야. 오랜만이야 윤보경!"이 읽혀져서 좀 무섭더군요. 과연 연우는 어떤 말로 중전의 의심을 잠재우고 나올지, 정면돌파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일테고, "소인은 은월각의 혼령을 받은 몸입니다"라며, 연우에게 빙의된 모습으로 중전을 까무라치게 하지는 않을까 재미있는 상상도 해보게 됩니다. 확인은 16회에서~~
화를 품은 달, 연우가 찾아야 하는 것은 기억이 아니라 훤에 대한 그리움
15회를 보며 솔직히 달라진 것이 별로 없는 듯한 한가인보다는 연출진과 작가에게 불만이 큽니다. 기억상실증으로 맹한 연우를 만들어서 그동안 연우와 교감했던 감정들을 잘라버리기 급급했던 제작진, 기억회복으로 똑똑한 연우를 만들기는 했지만, 시청자가 원하는 똑똑함은 이런 똑똑함이 아니었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나 봅니다.
연우의 맹함은 왜 훤이 자신을 보며 애틋한 연심을 품는가에 대해 반응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었지요. 그것이 월이 되었든 연우가 되었든, 무감각한 연우의 뚱한 모습에 질렸던 것인데, 기억이 돌아오고서는 훤과의 감정선을 잇는 것은 달나라로 보내버리고, 자신의 죽음에 대한 의혹만 파헤쳐 대고 있으니, 셜록훤즈에 이어 아가사 크리연우까지 꼭 만들어야 하는 건가요? 그런 내용은 단 몇줄의 대사로도 충분할 터, 그 보다는 훤과 연우에게서 흐르던 애틋한 그리움을 연결해야 할텐데 뭔가 잘못 판단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궁중로맨스란 말이에요!
현재의 훤과 연우를 연결하고 있는 것은 과거의 기억들 뿐인데, 이 두 사람의 추억만들기는 하나도 없습니다. 꼴랑 인형극관람이 전부였지요. 게다가 단지 훤의 질투만을 보여주기 위해, 극의 흐름까지 끊어가면서 연우와 양명군의 귀여운 모습을 끼워넣은 것은 심히 거슬리기까지 합니다.
연우에게 감염되었는지 훤도 이상해져 버렸지요. 훤은 비록 월의 정체를 알지는 못하고 있으나, 월에게서 느껴지는 연우에 대한 감정의 연장선으로 월에 대한 연심을 가져야 하는데, 갑자기 연우 따로, 월 따로가 되어 버렸지요. 이런 바람둥이같은 녀석이라는 말이 나오기 일보직전이더랍니다.
특히 연우의 기억회복은 심각하게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훤에 대한 감정을 기억하는 것이 연우가 똑똑해지는 것이었는데, 추리를 잘하고 똑부러진 말을 하는 것만이 똑똑한 연우로 돌아온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궁중로맨스가 아니라 궁중수사극의 느낌이 나는 것은 저뿐인가 싶네요. 연우의 훤에 대한 감정을 이어가는 것이 왜 이리 더디는지 화가 나려고 하네요. 화를 품은 화품달이라고 하고 싶은 정도에요. 연우에게 필요한 것은 똑똑한 수사관의 모습이 아니라, 훤과의 애틋했던 감정을 기억하는 것이었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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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9 11:18




해룰 품은 달 등장인물들은 불쌍한 사람들 천지입니다. 만인지상의 자리에 앉아있는 왕을 비롯해, 무녀의 호위무사를 자처하고 나선 설이까지 불쌍하지 않은 사람들이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연우가 가장 큰 원인제공자입니다. 물론 진짜 원인제공자는 하늘의 뜻을 거역한 대왕대비와 윤대형, 그리고 그들의 사주를 받은 장녹영입니다.
장녹영은 성수청을 지키겠다는 이유로 흑주술을 사용했지만, 그 또한 연우를 살리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는 그녀 나름의 변명을 가지고는 있지요. 허나 공범자 중의 한사람임에는 분명하지요.

연우로 인해 아파하는 훤을 비롯 양명군, 오라버니 허염, 자식을 죽여야 했다는 죄책감을 가슴에 묻고 죽은 허영재, 그리고 어머니 신씨까지 그들의 아픔과 상처의 근원에는 연우가 존재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지 못해서, 또는 잃어버려서 생긴 '상심(傷心), 해를 품은 달에 흐르는 아련함의 정서가 바로 마음의 상처, '상심(傷心)'입니다.
하지만 연우의 처지 또한, 산 사람들과는 비교가 되지않는 비극을 겪었기에 원인을 제공했다고 탓할 수만도 없지요. 양가집 규수에서 세자빈으로 간택되기 까지 했던 연우는, 원인모를 병으로 비극적 죽음을 맞아야 했고, 8년간이나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천한 무녀가 돼버렸으니, 가장 불쌍한 사람이 연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연우가 가장 행복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조선 최고의 남자 왕을 비롯, 자유로운 영혼 왕친 양명의 사랑을 온몸으로 받고 있으며, 호판까지 한눈에 반해 맛이 가게 만든 인기녀이니 말이죠.

훤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연우는 어떻게 되든 중전의 자리에 오를 것이고, 기억까지 찾았으니 닥쳐올 시련을 이겨내면 그녀의 앞길은 탄탄대로, 행복이라는 주단이 깔릴 것이기에 걱정이 되지는 않습니다만, 훤바라기만 하는 8년 독수공방 중전 윤보경과, '이번에는 빼앗길 수 없어'라며 눈에 쌍심지를 켠 양명은, 그 앞날이 참으로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극 초반에는 2인자라는 이유로 설움을 참아야 했던 양명이 눈에 밟히도록 불쌍했는데, 근래들어 집착 찌질남이 되어 가는 것에 동정심이 사리살짝 없어지고 있는 중이랍니다. 가장 연민이 갈 수도 있는 인물인데 캐릭터가 달타령에 집착하다 보니, 돌연변이되고 있는 중;;.
제작진과 작가에게 불만이 생겨가고 있는 캐릭터가 양명군이기도 한데요, 원작과는 많이 달라진 캐릭터가 양명군이라고 하더군요. 드라마에서는 훤과 연우의 밀당에만 올인하다보니, 양명군은 그야말로 연심에 눈물만 짜는 쩌리가 되어 가는 중이죠. 하긴 양명군보다 심하게 구석으로 쳐박혀  날개가 꺾이다 못해, 짤리기 일보직전인 인물이 마성의 선비 허염도 있습니다만...

양명군이 극 초반에는 뭔가 그럴싸한 명분으로 일을 낼 것 같았는데, 그놈의 연심타령만 해대고 있으니 슬슬 그 캐릭터가 질려간다죠. 게다가 양명군 정일우의 대사는 외우고 자시고 할 것도 별로 없지요. 연우에게는 "나를 알아보겠느냐. 나는 안되겠느냐? 왕친이라는 직위도 다 버릴 수 있다, 도망가자"의 도돌이표 대사, 훤에게는 "다 가지신 전하가 아닙니까. 제게는 단 하나인데, 그 단 하나도 안되겠습니까?"의 도돌이표 대사만 주구장창 날리고 있으니 말이죠. 결론은 '월을 양보 안해 주면, 삐뚤어질테닷!' 반역을 꿈꾸는 듯한 서늘한 표정과 눈물 그렁그렁이 다입니다.
가끔 헛헛한 유머를 날리기도 하지만, 자주 들으니 호방함보다는 가벼움이 더 느껴져서, 아무튼 긴대사 소화하기 힘든 연기자들에게, 특히 사극은 연기력의 헛점을 보이기 십상인 치명적 무대입니다. 워낙 여주인공이 그 액받이를 혼자서 온몸으로 받은 덕분에 화제도 되지 못하고 있지만, 잘하지도 그렇다고 아주 못하지도 않는, 그저그런 연기임에도 방패 하나는 잘 만난 셈이죠.
 
모든 드라마가 그렇듯이 주인공들에게만 몰빵이 되면, 좋은 드라마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다행히 해품달을 받쳐주고 있는 김영애, 김응수, 전미선 등 중견배우들의 좋은 연기가 그 갭을 메워주고는 있지만, 젊은 사극에서 젊은이들이 뒷방늙은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염에 대한 설의 짝사랑, 서자 운의 아픔, 염과 민화공주의 사랑 등, 젊은 캐릭터들의 스토리는 전혀 엮어지지 못하거나, 몇초짜리 눈도장 정도만 찍히고 있으니 말이죠. 그저 여기도 달, 저기도 달뿐이니, 부제를 달타령이라고 해도 어울릴 듯... 
양명군의 캐릭터가 요상스럽게 월 집착남이 되어가다 보니 관심이 줄어드는 대신, 중전 윤보경이 참 안됐다는 생각이 커지고 있어서 고민입니다. 훤과 윤보경의 캐미가 연우보다 뭉클하게 다가온다는 이유도 솔직히 부인은 못하겠고 말이죠. 아버지가 연우에게 해코지를 하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자신의 것이라 욕심내었던, 궁궐의 안주인이 되고 싶었던 어린 날의 야망이 죄라면 죄겠지만, 비련의 교태전 주인 윤보경에게 하늘이 내리는 벌이 참 가혹합니다.
안아주는 훤에게 "동냥하는 거지도 소첩보다 비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라며, 우는 윤보경에게 동정심이 가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었을 듯합니다. 남편사랑 여자하기 나름이라지만, 남편도 남편 나름이어야 말이지요. 한 번도 고운 눈길, 고운 손길을 주지 않는 훤에게, 중전이 무슨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라고 보살같은 마음을 가지겠어요. 훤처럼 냉랭한 남편이라면, 돌부처도 돌아앉게 생겼는데 말입니다.  

비록 훤에게는 정치적 부담세력인 외척의 일원이며, 훤의 정치적 대척점에 있는 윤대형의 여식이라고는 하나, 윤보경은 대왕대비 윤씨처럼 정권을 손에 잡고 흔들어보겠다는 야망과는 거리가 먼 여자였습니다. 세자 훤의 연심을 받은 아이가 허연우였다는 사실에, 어린 나이에도 질투를 하기도 했고, 세자빈 간택에서 미끄러지고 나서는 자존심에 상처도 입기는 했지만, 윤보경의 사랑만은 순수했었지요. 격구를 하는 세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 것도 세자빈에 욕심을 냈기 때문은 아니었지요. 첫사랑, 윤보경에게도 훤은 첫사랑이었습니다. 비록 외사랑이기는 했지만, 그 첫마음을 8년이나 품어 온 윤보경이 어찌보면 가장 불쌍한 사람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아버지에게 세자빈이 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윤보경에게도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윤대형과 대왕대비 윤씨는 윤보경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세자빈을 윤보경으로 점지한 상태였죠. 그래서 하늘이 정한 운명을 거스른 댓가로 윤보경이 치르고 있는 독수공방의 형벌이 과연 윤보경의 몫일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애먼 사람잡는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윤보경이 드라마에서 보이는 자잘한 악행마저 없었다면, 아마 가장 나쁜 놈은 얼음장처럼 차갑기만 한 훤이 되지 않았을까 요런 생각도 든다지요. 궁녀들에게도 보여주는 미소, 남자인 운에게도 햇살같은 환한 미소를 보여주면서, 윤보경에게만은 차가운 냉소뿐이니, 윤보경이 악녀가 되어가는 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드니 말이지요.
윤보경이 악녀가 아니라, 훤과 주변 사람들이 그녀를 악녀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중전 윤보경 역시 마음에 상처를 입은 인물, 그 상처를 보듬어 주는 이가 없다는 것이 더 가엾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들어 연우보다 중전 윤보경이 불쌍해지고 있네요.

**훤과 연우 외 조연들의 슬픔을 정리하면서 써둔 글인데, 다른 인물들의(설, 운, 염) 스토리가 뒷방으로 내쳐지다 보니, 그들의 슬픔 정리는 좀 어렵네요. 나중에 함께 정리하려고 했는데, 신들의 만찬 리뷰글을 올리는 중 컴의 오류로 다 날아가 버리는 바람에 열받아 있다가ㅜㅜ, 써둔 글을 묵혀두기가 아까워 아쉬운대로 두 사람만 정리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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