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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6.07 '인생은 아름다워' 찌질남 윤다훈, 얄밉게 구는 속마음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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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개연성은 눈을 씻고 찾아볼래도 찾을 수가 없는 사건의 연속이라니, 억지 춘향으로 짜맞추는 스토리를 쫓아가는 배우들의 연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속히 스토리에 세련미를 더하지 않으면, 패션왕이 아니라 억지왕이 되겠습니다. 미국 한 번도 안가본 사람이 뉴요커의 패션이 어떻고, 애비뉴가가 어떻고 장황한 설명을 하는 느낌이랄까요? 심봉사 한양구경담을 들려주는 꼴.
한 마디로 저 배우들을 데려다가 이것밖에 못 보여주나 아쉽습니다..
80년대 홍콩영화 스타일의 뉴욕 한복판에 출몰한 닭털날리는 닭장차, 대사관 직원의 황당한 전화상담, 미국밀입국을 시도하는 갱들과의 협상, 냉동차에 실려가는 선상반란을 일으킨 외국인 선원과 영걸, 로렉스 시계로 생명을 구하는 영걸이라... 시청자들의 드라마를 보는 눈높이가 얼마나 높아졌는데, 흑백드라마 필나는 설정들이라니...
패션스쿨에서 훔쳐입고 멋을(?) 낸 영걸, 이것 웃자고 넣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웃어야 하는지 울어야 하는지 감을 잡지 못하겠군요. 화끈하게 코믹하지도 않고, 눈물겹도록 우울하지도 않고, 이 드라마의 색깔이, 아니 영걸이라는 캐릭터가 뭔지를 모르겠어요. 유아인의 '나 정말 연기 잘하지요'라는 원맨쇼만 감상하는 느낌입니다. 남의 물건에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대고, 그것도 미국에 까지 가서, 돈좀달라고 찌질이 궁상을 떨다 못주겠다고 하니 욱해서 멱살잡이를 하는 주인공, 속된 말로 패기는 쩔지만 안면몰수 무개념의 주인공이죠.
되는 일없고, 재수도, 운도, 가진 것도 더럽게 없는 영걸이라는 캐릭터에 코믹코드들을 더덕더덕 붙이고는 있지만, 정작 코믹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한 인물은 이가영이 뉴욕에서 만난 봉숙이(유채영)가 최고였습니다. 봉잡았다 할렐루야~~~
1,2회는 강영걸 캐릭터에의 완급조절에 실패를 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개연성없는 우연들도 한몫하기도 했고요. 물만난 물고기처럼 유아인의 연기는 펄펄 날았지만, 영걸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지 않은 이유에 대한 분석과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미국까지 흘러간 강영걸이 죽을 고비를 넘기는데도, 강영걸 본인이 자초한 일이기에 딱히 억울해 보이지 않습니다. 재벌 2세 정재혁에게 개무시를 당해도, 강영걸이 측은하기 보다는 막무가내로 들이대는데, 나라도 거절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강영걸의 슬픔이나 분노, 자존심의 상처 등등으로 그의 눈물을 보듬어 주기에는 그 캐릭터의 매력이 무엇인지가 분명하지가 않습니다. 무모하고 막무가내라는 인상이 더 강할 뿐이지요. 유아인의 연기만이 돋보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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펨께 2012.03.21 17:23
1회와 2회에서 본 스토리는 별로 새롭지 않는 것 같더군요.
언젠가 본 권상우의 신델레라 맨을 연상케 하기도 하고.
하지만 유아인이 주연으로 나와 이 드라마 지켜보기로 했습니다.ㅎㅎ -
Rui 2012.03.22 11:37
리뷰 감사히 잘 읽었어요^^
올 들어 일부러 드라마를 잘 안보다가 오랜만에 기대 많이하고 패션왕 보기 시작했는데
보는내내 뭔가 좀 께름칙하고 답답했던 것들이 초록누리님 리뷰 덕에 뻥 뚫리는 기분이에요~
스토리는 말할 것도 없고, 누리님 글 마지막에 "참새인지 비둘기인지 공작인지 독수리인지 갈매기인지, 작가는 강영걸의 중구난방 캐릭터부터 정리해 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부분 너무 공감되요ㅋㅋㅋ 추천 꾹 누르고 가요~^^ -
지나가다 2012.03.30 04:36
분석하고 지적하기 참 쉬운 드라마죠?^^;초록누리님 매서운 리뷰 잘 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쉽게 정의되기 어려운 이 캐릭터를 유아인이란 배우가 정말 생동감있고 현실적으로 잘 살려주고 있네요.첫 데뷔이후 개념차게 자기 길을 걸어온 배우라,성스 이전까진 인지도는 낮았다 하더라도 골수팬들이 많은것 같더군요.연기는 요즘와서 인정받지만,우연히 예전 작품들을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그때부터 연기력은 출중했고 뭔가 기대감을 들게 하는 배우였지요.요즘 패션왕을 그래도 꾸준히 보게 만드는 제1원인이 유아인의 연기력입니다.이 드라마가 가진 가장 큰 맹점인 개연성 부족을 이미 쓴소리로 많이 접했을 거라 믿고,아직 드라마 초반이니,제작진이 고군분투하여 보다 공감가는 스토리로 전개해 주리라 믿습니다.
여러가지 단점들에도 불구하고,재미있게 시청하고 있으며 5화부터는 좀 더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것 같아 기대하고 있습니다.리뷰 잘 보고 갑니다.^^
이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대조적으로 다룬 커플이 있었지요. 공처가 이수일과 결벽주의적인 성격에 결혼의 순결을 강조하는 완벽적이고, 까탈스러운 지혜의 입에서 이혼의 소리가 나왔다는 것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결혼을 할 수 없는 커플인 태섭과 경수의 입에서 결혼이라는 말이 나왔다는 겁니다. 상당히 아이러니한 상황이라 할 수 있지요.
수일이 같은 회사 여직원 홍과장과 영화를 보러 간 일이 지혜에게 발각되어 불란지 팬션이 시끄러운데요, 지혜와 수일에게만 심각한 문제이지, 주변 가족들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일 뿐입니다. 저 역시 지혜의 결벽주의자적인 성격이 수일의 잘못에도 불구하고 곱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눈 감고 덮어주라는 말은 못하겠지만, 지혜의 성격과 수일에 대한 태도 역시 고쳐야 할 부분이 많기때문에, 제 개인적으로는 지혜에게 썩 정이 가지 않습니다. 우유부단해 보이고, 성격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과잉친절을 베푸는 수일의 성격도 마음에 차지는 않지만요.
그런데 수일에게 대하는 지혜의 태도는 더 눈살이 찌푸려지더군요. 처가살이를 하는 남편의 체면이라는 것도 있고, 또한 부부간의 프라이버시라는 것도 있는데, 친정식구들 모두에게 마치 딴여자를 만나 외도를 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남편에 대한 존중의 태도는 아니었다고 보이더군요. 제가 구식 사고방식을 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자신은 존중받길 원하면서, 남편에 대한 프라이버시 존중에 대해서는 배려가 없는 모습이라, 지혜가 제 며느리나 딸이라 할지라도 곱게 봐줄 수는 없을 것 같았어요. 민재가 두 사람 문제이니 두 사람이 알아서 해결하라고 무관심의 태도를 취한 것은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섭이 "난 내가 좋아하는 사람 상처주지 않아. 최선을 다할거야. 그게 내 자존심이야" 라며 사랑고백을 하고, 경수도 태섭에게 "너한테 함부로 하지 않아. 너 변하기 전에 나도 절대 변하지 않아"라며 변하지 않을 것을 맹세하는 태섭과 경수입니다.
* 마지막 엔딩장면에서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는데, 살짝 통쾌하게 웃었답니다. 불란지펜션에서 냉면으로 점심을 먹는 태섭과 경수를 보고 노골적으로 비위 상한다고 하는 병걸이 청양고추의 매운 맛에 뒤로 넘어갔는데요, 그 장면이 개인적으로 은근히 통쾌했어요. 속이 느글거린다고 툴툴대며 고추를 달라고 하니 민재가 모른 체 시치미 뚝 떼고 매운 청양고추를 줘 버리더라고요ㅎㅎ.
솔직히 제가 생각하는 두 사람의 결혼은 살림을 합친 동거의 수준정도로 생각했을 뿐이었어요. 아마 동성애자들도 현실적으로 이런 동거수준의 생활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정식으로 결혼을 하고 증인으로 병준(김상중)까지 부르겠다는 태섭의 말을 들으면서, 두 사람이 생각하는 결혼이 사회적으로 청첩장을 돌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드라마 속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우리나라의 호적제도상의 문제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데요, 과연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호적이나 주민등록등본상에 문서상으로 올릴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기혼여성인 저는 현재 호적상에는 시댁의 호적에 올라가 있고, 친정의 호적에서는 제명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물론 친정집안의 족보에는 아무개 집안 누구의 자식과 혼인했다라는 것으로 올라가 있고, 시댁 족보에도 문중 사람이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고요. 이런 까다로운 한국의 호적법상 동성애자들의 결혼은 어떤 식으로 기재가 되어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것같아요.
김수현작가가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허락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읽어내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동성애자들에게도 당당하게 결혼식장에서 결혼식이라는 의식을 치루는 것까지는 아니어도, 평범하게 이뤄지는 이성애자들과 같은 결혼식의 꿈을 드라마 속에서나마 그려주고 싶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비록 그들만의 사랑의 약속 의식이 되겠지만, 축복받은 결혼식이 되었으면 싶은 바람도 가지게 됩니다.
극중 경수의 아버지가 쓰러져서 경수가 아버지를 보러 서울에 다녀온 후 태섭에게 말했던 대사가 생각나는데요, 아버지가 아직은 경수를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모순에 대한 고민부터 해야할 것 같고, 고민이 끝나면 경수를 부르겠다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경수 아버지가 고민하고 있는 자신에 대한 모순이 어느 선까지 인지 알 수 없지만, 동성애자의 사랑을 인정한다면서도 결혼에 대해서는 난감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제 자신 역시 모순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도 드라마가 끝나는 시간까지도 이 모순적인 생각과 싸워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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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영아 2010.07.12 14:55
엄... 뭐든 처음이 어려운 법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동성애를 지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있는게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어차피 나중엔 인정해주는 쪽으로 갈텐데
원래 싫어! 싫어! 할수록 더 빨리 다가온다고 한다던데, 내버려둔다기보다는 음~ 대체 왜
사람들이 동성에게 사랑을 느끼는지부터 알아봐야겠네요 -ㅅ- ; -
엘레사르 2010.07.12 16:00
잘 읽었습니다.
다수와 다른 소수가 인정받는 길은 역시나 멀고도 험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글의 내용과는 상관이 없을지는 모르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호적이라는 제도가 없어 지고 모두 개인적으로 1인 1적인 가족관계부로 변하지 않았나요?
결혼했다고 해도 나의 중심으로 친부모와 자식과 배우자가 기재되는 것이지 호적이라는 것에
기재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
Uplus 공식 블로그 2010.07.12 17:14 신고
저도 처음부터는 아니고, 중간부터 시청했던 것 같은데요~
마지막 부분에 상당히 통쾌하던데요 ㅎㅎ
동성애를 지지하고 아니고를 떠나서
다른 이의 인격을 무시하는 행동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 같아요! -
도도한괭이씨 2010.07.12 19:34
법적인 결혼은 물론 아니죠. 그들도 알고 있고. 그냥 의식만 치루고 동거를 하며 사는 거죠. 실제로 그런 식으로 해서 몇십년동안 같이 살고 있는 동성부부들이 꽤 있으니까요...어째든 시기상조라...글쎄요. 저 결혼 얘기에 우리나라 정서에 안 맞는다 어쩐다 하면서 뭐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게 도대체 뭔가 싶어요. 개막장 드라마엔 가만히 있더니.....저도 청양고추 부분이 통쾌했어요. ㅎㅎㅎ 천연덕스럽게 "어머, 청양고추 달라는 거 아니었어요?" 하는데 웃겼어요~ 뒤로 넘어가는 삼촌 보면서 다들 웃는데 정말 많이 웃었어요~ 어째든..오랜만에 초록누리님 글 보고 가네요^^
일본에서 자라 일본정서를 가지고 있는 조아라는 우선 사고방식에서 한국적인 중년 여성의 사고와는 거리가 멀지요. 여전히 소녀적인 감수성에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 보일 정도로 낭만에 탐닉하는 모습이 위험스럽기까지 합니다. 조아라는 고독이라는 병 외에는 특별히 부족한 게 없는 여자입니다. 평생을 놀고 먹으며 낭만적인 환상을 쫓아 산다고 해도 아무런 걱정이 없을 정도의 재력도 가지고 있고요. 마흔 넘은 조아라는 여전히 아버지를 우리 말로 아빠라고 부르는 철부지 물가에 나온 어린애같아 보입니다.
전혀 맞지 않은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고 어느 하나 맞는 구석이 없는 성격은 삐그덕거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김수현작가가 보여주는 중년의 사랑은 이렇게 불협화음이라는 것에서 출발하기에 흥미롭고, 무엇보다 두 사람이 청춘들의 열병같은 사랑을 할 나이가 아니라는 점에서 새롭습니다.
진담농담 게임같은 말싸움 끝에 돌대가리라고 하는 조아라에게 얼결에 키스를 해 버린 병준은 키스가 농담이었다고 평정심을 찾으려 하지만, 조아라가 "농담 더해요"라며 키스를 퍼붓자 병준은 이게 아닌데 싶어 당혹스럽습니다. 더구나 저돌적으로 결혼하자며 프로포즈까지 하는 조아라의 표정은 중년 남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정도로 뇌쇄적입니다. 아마도 조아라가 진심으로 결혼하자는 말을 했다는 것을 양병준도 알았을 것 같더라고요. 애써 희롱하지 말라며 조아라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양병준도 특이한 조아라에게 끌리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지요.
세상에 믿을 사람이 파파밖에 없다는 여자, 사랑과 결혼에 너무 아프게 데여 버린 여자가 병준에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달라고 했을 때, 꿈꾸는 소녀같은 조아라의 순수를 병준도 알고 있었어요. 첫사랑을 잃은 이후 한번도(드라마상에서는) 다른 여자에게 눈길을 주지 않은 양병준에게 20년만에 새로 들어 온 조아라, 하지만 그녀는 양병준의 이상형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그 관계가 위태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김수현 작가가 중년의 로맨스를 그리면서 이렇게 양병준과 조아라라는 인물을 타인과 쉽게 융화되기 어려운 성격들로 묘사한 것은, 세상 어느 정도 산 중년들의 사랑은 설레임의 감정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더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전히 미적거리고 있는 호섭과 연주는 성격이나 조건보다는 감정 확인이 먼저라는 것과 비교해 본다면 말이지요.
저는 양병준이 조아라의 괴팍한 성격을 어떻게 소화시킬까가 궁금합니다. 호수 위의 백조같은 여자, 속을 들여다보면 설거지도, 집안 정리도, 물건을 챙기는 것도 뭐 하나 자기 손으로 할 수 없는 여자, 예민한 감성에 슬픈 음악 한 곡을 듣고도 가슴이 시려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철떡서니 없어 보이는 여자 뒤치닥거리를 그 깐깐스런 남자가 어떻게 감당해 나갈까 싶어서 말이지요.
회사 대표로 모시는 것과 반려자로서의 조아라라는 인물은 하늘과 땅차이겠지요. 자존심 강하고 성격이 대쪽같은 병준이 막상 부인의 옷이며, 어지러진 신발들을 정리하고, 싱크대 앞에서 툴툴대며 설거지 하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나옵니다. 현실이라면, 글쎄요? 당장 행주 집어던지고 나가 버리지 않을까 싶어요.
급진전해 가는 병준과 조아라를 보니 두 사람의 결합도 쉽게 이루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조아라가 프로포즈를 하는 모습을 보니 불란지 팬션으로 쳐들어 가서라도 허락을 받아낼 듯 보이더군요. 조아라가 꼬장꼬장한 시어머니나 자기밖에 모르는 할아버지의 고집스러움, 시끌벅적한 불란지 팬션 민재가족들의 독특한 가정문화를 보며 겪을 당혹스러움을 상상해 보니 미리부터 에피소드들이 기대됩니다. 특히 가운데 낀 병준이 대책없는 조아라의 행동에 미치고 환장할 듯도 싶고요. 조아라가 워낙에 꿈꾸는 소녀라서 말이지요.
조아라의 호사스럽고 정신적 사치처럼 여겨지는 감수성이 자칫 과장되면 밉상스러울 수도 있을텐데, 장미희라는 연기자가 보여주는 독특한 분위기때문인지 전혀 밉지가 않네요. 이런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중년연기자가 드문데, 장희미라는 배우의 독특한 매력이 조아라라는 인물과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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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천사 2010.07.05 09:51
장미희씨 말투 정말 독특한 것 같아요 ㅋㅋ
일요일 중요한 장면을 놓쳤네요~
아름다운 가족들의 사랑이 어떻게 얽혀서 이야기를 만들어낼지
조요한 호기심이 생기네요 :) -
안랩맨 2010.07.05 16:53
안녕하세요^-^
안철수연구소입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현재 안랩 블로그에서
트랙백이벤트를 통해 "안철수 의장님"의 자필 사인이
들어간 V3 365Clinic Stanaerd 패키지를 상품으로 드립니다.
많은 괌심 부탁드립니다. (소장 가치 높습니다!)
그럼 남은 하루 즐겁게 보내세용^-^~
http://blog.ahnlab.com/ahnlab/859
병태에게 끌려나가 한방 얻어맞고 병태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 장면에서 병걸의 진심이 드러났습니다. "너무 안타까워서.. 미워서..." 병걸이는 누구보다 반듯하고 아까운 태섭이었기에 더 화가 나고 속상한 마음이더라고요. 누가 안그러겠어요. 허우대 멀쩡하고, 남부럽지 않은 의사 직업에 집안의 대를 이을 장손이 성적소수자라니 말이에요. 병걸을 때린 병태의 심정도 편하지 않습니다. 병걸이의 심정을 병태(김영철)가 모르는 바는 아니에요. 병걸이 처럼 그렇게 태섭이에게 모질게 말하고 때려서라도 바꿔주고 싶었을 병태였을 겁니다. 그것이 안되는 일이라는 것을 병걸보다는 더 잘 알고 있기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여야 했을 뿐이었어요. 병걸을 때리고 우는 병태를 보니, 태섭때문이기 보다는 그동안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는 것 같더라고요.
가족들에게 커밍아웃 하고, 한 사람 두 사람 태섭이의 성정체성에 대해 아는 사람들이 늘어날 때마다, 태섭이도 감당해야 할 상처들이 하나 둘씩 늘어날 것이라 예상하고, 멸시도 달게 받겠다고 마음 먹지만, 막상 삼촌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자 상처를 받습니다. 뒤 따라 온 민재 품에 안겨 울 때는 저도 함께 울었네요. 처음으로 태섭의 입에서 "엄마"라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항상 깍듯하게 "어머니" 라고 부르던 태섭이었는데, "죄송해요, 엄마. 죽는 날까지 죄송해요, 엄마" 라고 우는데, 가슴도 아프고, 한편으로는 태섭과 민재가 20여년간 알게 모르게 쳐 둔 새엄마와 의붓아들이라는 경계가 허물어지는 듯해서 가슴이 뭉클해졌어요.
경수 아버지는 드라마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았지만, 사회적으로 저명한 학자로 이름만 대면 알만한 집안의 자식이라고 하지요. 경수 아버지도 공개적인 장소나 학술지에 비슷한 주제로 의견을 개진할 때에는 경수에게 대하는 태도를 취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경수에게는 그런 아버지의 태도가 위선적으로 보이겠지만, 자식이기에 인정하기 싫어하리라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병태나 민재가 커밍아웃한 태섭보다 더 용기있어 보이는 것은 내 가족인데도 품었기 때문이라는 역설적인 생각도 들어요. 따지고 보면 다른 사람들의 일이라면 그러던지 말던지 상관없지만, 내 가족이기 때문에 더 싫고, 제발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 클 것 같아요. 그래서 태섭을 품는 민재네 가족들이 대단해 보였고, 크게 감동을 주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처음에는 이들이 가족이었기 때문에 품었다고만 생각했는데, 다르게 생각해보면 가족이기 때문에 절대로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는 일이거든요. 극중 경수 가족과 병걸이처럼 말이지요.
태섭의 문제는 사실 불란지 펜션 모든 가족에게 상처이고 아픔일 거예요. 더욱 고통스러운 것은 태섭의 제 3의 성을 의학적으로, 혹은 심리치료로 바꿀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이겠지요. 할머니가 툇마루에서 아직 짝을 찾지 못한 병준과 병걸에 대해 걱정하면서, "사람이 자연의 이치에 따라 살아야 하는데..."라던 말이 자꾸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민재나 병태가 할아버지 할머니는 모르게 하자고 했는데, 저역시 끝까지 몰랐으면 싶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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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세라 2010.06.07 17:48
저도 어제 보면서 울었어요.
누리님의 시선으로 또 다시보니
정말 가족이기에 더 품기 힘들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튼 정말 생각의 폭을
시야를 넓혀주는 좋은 드라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성들여서 쓰신 리뷰 잘 보고 갑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동성애가 화제가 되어 아이스크림 가게까지 가면서 딸아이 학교 친구 중에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한 친구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그 아이가 집에서도 커밍아웃을 했는지 였거든요. 딸아이는 "그걸 제가 왜 물어봐요? 우린 그런 깊은 얘기는 안나눠요. 사회의 시선이니 그런 고리타분하고 무거운 얘기는 안해요. 그냥 똑같은 얘기해요" 이러더라고요. 딸아이가 말하는 똑같은 얘기라는 것은 이성친구들이 누구 사겼는데 어땠느니 저땠느니 하는 같은 얘기들이라는 겁니다. 동성애자들과는 특별한 얘기를 할 것 같다는 제 편견이 부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번회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경수를 맞이하는 태섭의 가족들의 모습처럼요.
민재의 요리작품사진을 찍으러 온 경수, 경수가 태섭의 상대라는 것을 알고 난 후에 병태의 집을 방문한 것이었기에 병태와 가족들의 반응이 자못 궁금했습니다. 김수현 작가는 어떤 식으로 경수까지 병태의 집에서 품을까 궁금하기도 했고, 특히 병걸의 반응이 궁금했는데 맥빠질 정도로 감동은 없었어요. 맥빠질 정도의 무덤덤한 반응, 그 자체가 감동이었어요. 그것이 경수에게는 호들갑스러운 환영인사나 경수에게 "자네를 인정하네" 라는 말보다 더 감동스러웠으리라 생각들더라고요. 여느 이성친구들에게 할 수 있는 말처럼 "태섭이랑 잘 지내달라는 부탁밖에는 할말이 없다"는 병태는 어렵게 "자네 부모님은 받아들이셨느냐?"고 물을 뿐이었습니다. 인정하시지 않는다는 말에도 쉬운 일 아니라고 이해해 주라며 경수를 안타깝게 여길 뿐입니다. 병태 역시 태섭을 받아들이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겠지요. 지금도 병태의 마음에 미련이 남아 있음을 병태도 감추지 못하는 것을 보면 말이지요.
경수가 태섭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하는 말이 동성애자들의 심정을 대변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너라도 집에서 이해받아서 다행이다. 너랑 나 탈출구도 없이 몰리면 길은 하나 뿐이야. 한 날 한 시에 세상 하직하는 것, '동성애자 동반자살' 신문 한 귀퉁이에 가사 나는 거지"
경수의 대사를 들으며 이것이 동성애자들의 보이지 않는 현실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이유를 알 수 없는 자살 사건들 중에 동성애자여서 받는 스트레스때문에 죽었을 사건들도 많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사회적 통념과 편견이라는 것이 어느 한 생명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커밍아웃 이후 처음으로 경수는 똑같은 사람에게 대하는 태섭의 가족을 통해 주체할 수 없는 감동과 서러움을 함께 느꼈을 듯 싶더군요. 감사하면서도 왜 자신이 그렇게 태어나서 당연하게 사람으로서 받아야 할 대우마저도 감사해야 하는 자신이 또다시 원망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는 경수를 부둥켜 안고 함께 우는 태섭 역시 같은 마음이었을 것 같고요.
성적소수자의 가장 큰 바람은 특별하게 배려해 주는 것도 아니고, 이해 혹은 인정해 준다는 일종의 동정심의 시각도 아닐 겁니다.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듯이 다른 성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호기심의 대상이나 질타의 대상이 되지 않고, 또한 심리적 죄인으로 몰아세우지 않는 것일 겁니다. 그런 대우를 처음으로 받아봤기에 경수가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수의 눈물이 지난 주 태섭의 커밍아웃으로 흘린 눈물과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왔던 것은, 그런 성적소수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눈물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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