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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6.27 '추적자' 류승수-고준희의 반전카드, 합의서 막을 한 통의 전화 (6)
2012.06.27 10:09




뒷걸음 칠 수 없는 것이 권력입니다. 더 큰 권력을 향해 나아갈 뿐이죠. 강동윤처럼 말이지요. 주저앉을 수는 있으나 왔던 길을 거슬러 갈 수 없는 사람이 강동윤입니다. 인간의 욕심, 야망, 야욕만큼 무한한 것도 없겠지요. 서지수와 강동윤의 연애시절의 한 에피소드, 톨스토이 작품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에 대한 대화를 통해, 작가는 강동윤이 어떤 인물인지, 그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보여 줍니다. 원점으로 돌아와 죽은 바흠처럼 하지 않겠다는 말로 말이죠.
그가 돌아오지 않고 끝까지 가더라도 결국 그가 가질 수 있는 땅은 한 평 무덤, 혹은 감옥일 뿐이라는 것을, 분노하다 못해 좌절하고 지쳐가는 시청자와 백홍석을 위해 희망복선으로 던져준 셈입니다. 바흠도 그러했듯이, 강동윤도 제어하지 못한 무한욕망(욕심)으로 인해, 결국 아무 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말이죠.
꿈을 포기하지 않고 달리겠다는 강동윤이나 신혜라는 브레이크없는 기관차들입니다. 시시때때로 주판알을 튕겨보는 서회장과는 다른 파괴력을 가졌죠. 자폭 프로그램을 내장한채 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잃을 게 없는 사람들, 얻은 것만 바라보는 사람들, 얻게 될 것만 향해 뛰는 사람이 강동윤과 신혜라입니다.
강동윤만 바라보는 서지수의 사랑이 그의 폭주를 막을 변수가 될 지는 불분명하지만, 그의 아들 강민성은 어쩌면 마지막으로 강동윤에게 인간의 길을 걷게 할 선택지로 남겨두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강동윤도 서회장, 백홍석과 같은 아버지이기 때문에 말이죠. 강동윤이 이혼합의서에 도장을 찍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이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물론 서회장과 강동윤이 합의서에 도장을 찍지 않을 듯한 이유는, 강동윤의 거부가 아니라 한 통의 전화가 이유가 될 것입니다만...
"회장님의 서재에서 뵙고 싶습니다", 한 통의 전화가 판세를 뒤집었는데요, 서회장의 서재는 은밀함, 비밀, 딜의 상징적 장소이기도 합니다. 어렵게 연 입이 강을 흔드는 법이라는 서회장의 말처럼, 신혜라가 가진 카드는 큰 것이었죠. PK준의 휴대폰, 강동윤을 한 방에 날릴 수 있는 결정적 증거가 담겨있기 때문에 말이죠. 
그러나 신혜라는 검찰에서 풀려나는 것으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꿈, 야망을 밝히면서 서회장 집에서 큰 호랑이 강동윤에 이어, 매의 부리를 드러냈지요. "강동윤과 함께 청와대에 들어가 셰도우 파워가 되겠다". 능구렁이 비단뱀과 호랑이의 싸움에 독수리가 가담한 형국입니다. 하늘 위에서 유유히 날면서 먹잇감을 챌 기회를 엿보고 있는....
"몸통에서 잘려나간 꼬리는 절대로 다시 붙을 수가 없다. 왜 자신이 몸통이 될 생각을 하지 않아요?", 최정우 검사는 단순한 사실을 일깨워 줬습니다. "우린 버릴 수 있고, 너흰 버려질 수 있고, 그게 너하고 나의 차이야. 그 사람이 필요한 지 아닌 지는 우리가 결정해. 니들은 우리가 필요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 발버둥치는 거라구", 온갖 모욕감을 주었던 서지수에게 반사판을 대려는 신혜라, 강동윤이 대통령에 당선된 다음날 서지수에게 이혼통보를 하면서, 그 말을 그대로 갚아줄 생각에 희열을 느끼고 있을 신혜라인 듯하더군요. 그런 날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뭐 망상과 상상은 자유니... 
신혜라가 정치에 뜻이 있었던 것은 이번회 새로 알게 된 사실이지만, 강동윤이나 신혜라나 목표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들의 꿈이 어쩌고 저쩌고가 역겨울 정도로 듣기 싫더군요. 드라마를 보면서 '꿈'이라는, 인생을 설계하는 예쁘고 설레이는 이 말이, 역겹고 소름끼치게 싫어지는 것은 처음입니다.

합의서를 앞에 둔 서회장과 강동윤, 이번회 행운의 여신은 신혜라의 손을 들어준 듯하지만, 신혜라의 꿈도 일장춘몽으로 짧게 끝날 듯합니다. 서회장에게 걸려올 한 통의 전화때문에 말이죠. 신혜라가 가지고 있는 PK준 핸드폰은 서회장과 강동윤 사이에서 밀고 당기기를 할 수 있는 유효카드이기는 하지만, 신혜라도 모르고 있는 복병이 또 한 사람 존재한다는 것이죠. 서영욱도 복사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서지수 역시도 복병이죠. 서회장이 과거 특검에서 강동윤을 잡지 못했던 이유가 강동윤의 선거자금 흐름 장부를 서지수가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서지수가 강동윤이 이혼합의서에 도장을 찍으려고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혹 찍은 것을 알게 된다면), 강동윤을 계속 보호하려고 할지 의문입니다. 서지수도 마음만 먹는다면 강동윤을 파멸시킬 빅카드를 쥐고 있는 것이죠.
여기에 서회장의 막내딸 서지원이 인간이 되기 위해 뛰어들었습니다. 재벌집 막내딸로 살 지, 사회부 기자가 될 지 결정하기 전에 인간부터 되자며, 지원의 도움을 청하는 최정우, 지금까지는 꼬리만 쳐왔지만 제대로 몸통을 쳐내겠다고, 검사로서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를 일에 사활을 걸었지요. 
"수정이 재판, 내가 졌다. 내가 진 재판 백홍석이 계속하더라. 그 사람도 졌고... 대한민국은 3심제야. 이번에는 우리가 한 번 이겨보자"는 말에 희망이 느껴졌던 것은 저 뿐이 아니었을 겁니다.
북을 쳐야 소리가 나지 않겠습니까? 그래요, 어쩌면 이런 멋진 한 방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백홍석의 손에 강동윤이 죽어나간다고 속이 다 풀리겠습니까? 강동윤의 보좌관으로 살인과 매수, 협박에 충실했던 신혜라를 비롯, 의사로서의 기본적인 양심도 돈에 팔아버린 윤창민까지도, 줄줄이 굴비처럼 다 엮어서 깜빵에 쳐넣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오메디컬 센터에서 수술을 받고 특실에 입원보호중인 백홍석, 그를 빼내올 사람이 서지원이 될 것임은 예상되는 스토리지요. 백홍석을 놓쳤다는 것을 보고받은 서회장이 주판알을 다시 튕길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짜릿한 쾌감이 느껴지는군요. 백홍석을 빼내 간 사람이 막내딸 서지원이라는 것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궁금하고 말이죠.
신혜라 손에 친절하게 도장까지 찍어 목숨줄이 될 카드를 문서로 바치려는 모습은, 아무리 영악하고 똑똑한 서회장과 강동윤이라 할지라도, 궁지에 몰리니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모습이더군요. 합의서가 신혜라의 손에 들어가는 순간, 한오그룹 서회장에게도, (설사 대통령에 당선된다 해도) 강동윤에게도, 신혜라가 그들의 목숨줄을 쥔 폭탄이 될 수 밖에 없는데 말입니다. 한오그룹도 청와대도 반쪽짜리 권력이 되겠군요. 정말 무서운 여자입니다.

백홍석(손현주)을 도망자로 만든 이유  
드라마를 보면서 한동안은 분노라는 감정과 싸워야 했습니다. 백홍석의 분노에 함께 분노하고 그의 슬픔에 함께 울었지요. 그리고 몇 회 동안은 도망자가 된 백홍석과 함께 무력감, 그리고 답답함과 싸워야 했습니다. 억울하게 죽은 딸아이의 죽음, 그 진실을 밝히려는 힘없는 한 아버지를 지켜주는 법도, 돈도, 권력도, 언론도 없었으니까요.
작가는 왜 이렇게 잔인할 정도로 백홍석을 힘없이 당하기만 한 도망자로 만들어야 했을까요? 드라마 제목 추적자를 실종시키면서 까지 말입니다. 급기야는 백홍석을 총에 맞혀 침대에 눕혀 버렸습니다. 왜 일까요? 그 답을 최정우 검사의 말에서 찾아봤습니다. "대한민국은 3심제야. 이번에는 우리가 이겨보자".

백홍석 혼자 싸우기에 강동윤과 한오그룹은 거대공룡입니다. 우리 사회의 불편한 현주소이기도 합니다. 결코 혼자의 힘으로는 이길 수가 없는 싸움이죠. 백홍석이 너죽고 나죽자고 총으로 쏴버리고, 혼자의 싸움으로 끝낼 수가 없는 싸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희망의 여지를 남겨둡니다. 그의 외로운 전쟁에 최정우 검사, 서지원 기자, 말단형사 조남숙, 용식이, 그리고 결국 반장님 우리 반장님으로 돌아온 황일관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죠.
작가는 보여줍니다. 분노와 답답함,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호소합니다. 함께 이 불편한 현실의 추적자가 되자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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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6
  1. 심평원 2012.06.27 10:44 address edit & del reply

    추적자는.. 드라마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배우들 연기도 너무 좋아서 드라마라는 걸 알면서 분노하고 또 같이 울고.. ㅠㅠ 다음주가 너무 기대됩니다~!

  2. 2012.06.27 11:0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후시딘 2012.06.27 11:32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가 탄탄하니
    리뷰마저도 탄탄하군요..!

    우리 함께 현실의 추적자가 되어 보자는 말에
    심히 공감이 됩니다!

  4. 소담 2012.06.27 11:45 address edit & del reply

    초반부터 정말 긴장감있고 재미있는 드라마라서 계속보고 있는데....
    갈수록 너무니 긴장감이 떨어지고 장면설정도 어수룩한 장면이 많아집니다.
    백홍석이 총으로 강동석을 죽이려는 장면과 총에 맞고도 도망가는 장면은 너무나
    황당합니다...
    빨리진행되는 스토리가 좋았는데...너무 늘어지는 것 같기도 하구요ㅠㅠㅠ

  5. 수련목 2012.06.27 12:06 address edit & del reply

    마지막 멘트를 보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김상중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초록누리님의 재치에 새삼 감탄합니다...

  6. 2012.06.27 13:55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