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남'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2.10.02 '마의' 줄초상 첫 회, 기대감 높인 출생의 비밀 (1)
  2. 2012.01.06 '해를 품은 달' 이민호(양명군),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 (27)
  3. 2012.01.05 '해를 품은 달' 여진구-이민호, 여심 사로잡은 두 어린 태양 (17)
2012. 10. 2. 14:22




조승우의 드라마 출연으로 기대가 높은 마의가 그 베일을 벗었는데요, 등장인물들의 악연과 인연에 대해 거슬러가는 장면으로 그 포문을 열었습니다. 첫회는 볼거리는 많았지만 산만한 분위기가 없지 않았습니다. 편집이 산만해서 전후의 사건을 꿰맞추는 것이 혼란스럽기도 했고 말이죠. 시간의 흐름도 빨라서 사실 정신이 없었네요.

 

"나는 오늘 사람을 죽였다. 어떻게 된 것일까. 어쩌다 이렇게 돼버린 걸까? 언젠가 내 스승께서는 자신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알고 싶다면 아직 변하지 않은 곳으로 가보라 하셨다. 내가 태어나 자란 곳, 하지만 미치도록 벗어나고 싶었던 곳. 차라리 그 때 그곳을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아니 그곳에서 그를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강도준. 그토록 눈부시던 나의 벗 강도준". 이명환(손창민)의 나레이션과 함께 드라마는 과거의 한 지점으로 거슬러 갑니다. 

전의감 서고에서 몰래 의서들을 훔쳐읽으며 우정을 나누던 세 벗, 양반가의 출신으로 천시하는 전의감에 들어온 강도준(전노민), 천한 마의의 아들로 태어난 천재적인 의술로 의원의 양자가 되어 의생으로 입학한 이명환(손창민), 그리고 침술이라면 신기에 가깝다는 평이 자자한 의녀 장인주(유선), 이들에게 의술이란 꿈이었고, 열정이었고, 그 곳은 신분도 남녀 성별도 없는 세상이었습니다.  

 

소현세자가 청에서 돌아오자 강도준은 전의감에서 나가 구휼진료의 길을 걷게 됩니다. 소현세자와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소현세자가 강한 조선을 만들고 이 나라 백성이 핍박받게 하지 않게 하는 것, 소현세자의 가슴을 뛰게 하는 꿈을 실천해 갈 것이기에, 강도준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전의감을 떠나버리지요. 힘있는 자들을 위해 침을 드는 의원은 많지만, 돈이 없어 의원 한 번 못보고 죽는 백성이 없게 하는 것, 강도준의 오랜 꿈을 실천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이 캐릭터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첫회에 죽여버리다니 ㅠㅠ 

강도준과 소현세자는 특별한 인연이 있었지요. 유생시절 빈궁 강씨를 침으로 소생시켰던 것을 인연으로 소현세자는 그가 의술에 재능과 관심이 있음을 한 눈에 읽었죠. 강도준에게 의술의 길을 걷게 한 이도 소현세자였습니다. 의술을 천하게 여기느냐는 소현세자의 질문은 강도준의 눈을 뜨게 했습니다. 의술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양반이라는 체면에 터부시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자기반성이었죠. "천한 것은 사람 목숨을 사리는 의술을 천하게 여기는 양반들입니다", 강도준이 각성을 하게 된 계기였죠.

 

소현세자의 귀국과 함께 그의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백성들 속으로 들어갔던 강도준은 소현세자가 위중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급히 한양행에 나섰지요. 함께 배를 타고 왔던 만삭의 촌부가 임신중독증이 있다는 것을 알아보지만, 꼭 의원을 찾아가 보라는 당부만 하고 길을 재촉했지요. 그 부부는 관의 눈을 피해 도망다니는 중이었습니다. 남편은 김자점의 수하인 의원 이형익이 동굴로 납치해 번침과 독침을 실험하던 중 구사일생으로 탈출했던 남자였습니다.  

의원이 동굴에서 침으로 사람을 죽인 장면을 목격했다고 관아에 발고를 했지만, 영문도 모른채 수배를 당해 관의 눈을 피해다니던 중이었지요. 남자는 부인을 데리고 의원을 찾아갔지만, 산모도 아이도 구하기 힘들다는 말에 아내를 업고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남자는 저자에서 이형익(동굴에서 침을 놓던)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라 도망을 치고, 이 광경을 목도한 강도준이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 요즘말로 하면 제왕절개로 아이를 살리게 됩니다.

부인은 살리지 못하지만 아이만은 꼭 살리겠다는 장면이 묵직한 감동으로 전해져 오더군요. 산모와 아내가 죽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남편이 눈으로 전하는 이별에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고요. 촌부는 딸아이를 낳고 숨을 거뒀고, 남자가 쫒기는 이유가 소현세자의 독침과 관련된 일임을 알게된 강도준은 남자와 아이에게 피신하라 이르고, 궁으로 달려갑니다. 그것이 자신의 목숨과 태어날 아들의 운명을 바꿀 것임을 알지 못한채 말이죠 

모든 정황을 누구보다 믿었던 친구 이명환에게 말하지만, 이명환은 변해 있었습니다. 궁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모른 척 하는 것이 사는 길이라는 것을, 오랜 궁생활을 통해 터득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명환을 정신들게 한 것은 강도준의 한마디였습니다. "우린 의원이네. 의원이 어찌 사람 목숨을 포기하는가?". 정치는 모릅니다. 어떤 계략과 음모가 진행되고 소현세자가 그 희생양이 되는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세자저하의 목숨을 살리는 것이 의원된 도리임을 깨우쳐 준 것이죠.

뒤늦게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은 이명환이 소현세자 방에 들아갈 침구와 약재들을 조사하고, 독이 쓰이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했지만, 이형익에게 들키고 말았지요. 김자점 대감 앞에 끌려간 이명환은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길밖에 없었습니다. 친구를 버리느냐, 함께 죽느냐. 

 

그리고 모든 것이 깨져버렸습니다. 처음으로 사람으로 대해준 벗, 천한 마의출신 이명환을 벗으로 대해 준 빛났던 친구 강도준을 자기 손으로 죽게 한 이명환, 속수무책 끌려가는 것을 지켜만 봐야 했던 장인주, 그들이 함께 나눈 우정도, 밤새 토론해도 지겹지 않았던 의술에 대한 열정도 말입니다. 

 

입신양명 출세보다는 사람의 목숨을 구휼하고 백성들 속으로 들어가고자 했던 강도준, 그의 꿈은 궁궐내의 암투로 인해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만삭인 아내의 출산을 지켜보지도 못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이명환(손창민)도 강도준을 도우려고 했지만 사전에 발각되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었기에 누구를 탓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들 소현세자에 대한 의심과 정신병적인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인조의 폭정이 답이 될 듯하군요. 소현세자의 독침사건에 깊숙이 연루된 후궁 조소용(서현진)의 계략을 알면서도 막지 않았기에 말이죠.  

 

강도준의 서글서글한 친화력과 장난끼는 이후 그의 아들 백광현의 성품으로도 연결될 듯 하더군요. 피는 못속인다는 말이 있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바람앞에 등잔불이 된 강도준의 갓난아기(백광현)의 운명이 이제 펼쳐지려고 합니다. 천한 마의의 신분에서 훗날 어의가 되는 역사속 실존인물이기도 합니다.  

 

첫회는 주인공 백광현과 강지녕의 출생의 비밀을 위한 작업이었습니다. 강도준(전노민)이라는 인물이 시선을 끌었는데 첫회부터 참수형을 당하는 바람에 아쉽더군요. 부인 장영남도 아이를 낳고 죽은 것같았고 말이죠. 백광현을 키워줄 양아버지 남자의 부인까지, 줄초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죽음이 많았던 첫회였습니다. 죽음으로 처리하지는 않았지만 소현세자와 동굴에서 인체실험을 당한 무명의 남자도 있군요. 

강도준이 뿌린 의술과 인술은 덕이 되어 그의 아들을 살리는 계기가 될 듯합니다. 동굴에서 도망나온 남자가 자신의 딸아이와 강도준의 아이를 바꿔치기 해서 목숨을 구할 듯 보이니 말입니다. 강도준의 부인 장영남이 낳은 아이와 장인주가 안고 나간 아이가 다른 것으로 봐서는 동굴남자가 아이를 바꿔치기 한 듯 보입니다.

사내 아이면 죽이고 계집 아이면 관비로 삼으라는 명에 백척간두에 놓인 강도준의 아들, 그를 살린 것은 아버지 강도준의 인술때문이었습니다. 가난한 도망자들에게 도움을 베풀고 뱃속의 딸아이를 살려준 은혜를 갚기 위해, 동굴남자가 자신의 딸아이를 내어주고 강도준의 아이를 살리려고 한 것이겠죠. 훗날 백광현으로 성장하게 될 강도준의 아들과 동굴남자의 딸(아마 훗날 이요원)의 출생의 비밀인 셈입니다.  

여담이지만 드라마 신의도 그렇고, 종영한 닥터진과 골든타임까지 의학드라마의 붐이라고 할 정도로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왜 나타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아마도 우리 사회가 그만큼 아프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싶더군요. 사람을 살리는 참의원을 기다리듯, 우리사회도 어쩌면 그런 희망적인 의원(의사)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의의 백광현은 어떤 인물인지, 우리네 아픈 마음도 치유해 줄 의원이 될지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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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0.02 14:46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12. 1. 6. 11:03




해를 품은 달 2회는 성인연기자들로 바뀌기 전의 아역들이 총출동해서 캐릭터의 성격들에 대한 소개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역연기자들에게 집중이 되었습니다. 사극을 살리는 무게감은 역시 그 발성과 사극에 맞는 대사톤인데, 아역들의 분량이 많았다 보니 조금은 어수선하고 산만스러운 점도 있었습니다.
연우와 대립적인 인물이 될 윤보경의 캐릭터를 보고는 식겁했습니다. 원작을 보지는 않아서 어떤 캐릭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연우와 같은 또래의 어린 소녀치고는 너무 표독스럽고, '나는 나쁜 애, 이중인격자'라고 대놓고 말해버려서, 인물에 대한 궁금증이 없어져 버렸다고나 할까요? 성인연기자 이후에 성격이 변해간다거나, 궁궐의 암투 과정에서 변질되어 가는 캐릭터였다면 호기심도 일었을텐데, 장녹영(전미선)의 눈에 보이는 사악한 검은 기가 아니어도, 승부가 일찌감치 결정이 나버렸다는 느낌입니다.
두 개의 달, 다가오는 어두운 먹구름
만날 인연은 과거가 되었든 미래가 되었든 꼭 한번은 어떤 인연으로든 만나게 되지요. 세자에게 사과의 편지를 쓰기 위해 저자로 종이를 사러 간 연우는, 엽낭을 훔쳤다는 누명을 쓴 설이를 구하기 위해 윤대형의 집에 갔다가 또 하나의 달 보경을 만나게 됩니다.
설이와 부딪혀 넘어졌던 보경은 주위에 보는 눈들이 많아 애써 웃으며 괜찮다고 말은 했지만, 유모가 흘린 엽낭을 줍고도 시치미떼고 설이를 집으로 끌고가서 매타작을 시키지요. 어린 게 참으로 독하고 모질고, 한마디로 못됐더군요. 죽지 않을 정도로 패주라는 말로, 자신의 비단치마를 더럽힌 죄를 묻는, 정신 살짝 외출나간 듯한 성격을 보고는 그저 숨이 턱 막히더라지요. 
설이른 찾으러 온 연우에게는 "천한 아랫것들 다루기가 쉽지 않지요"라며, 자신의 아랫것들이 자신의 말뜻을 알아듣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라면서도, 설이가 손버릇 나쁜 종년이니 조심하라는 말로 고개를 빳빳이 세우는데, 으이구 저런 여자를 누가 며느리로 데려갈까 걱정이 되더랍니다. 그런데 이 애가 세자빈이 된다고 하니, 세자가 얼마나 불쌍해지던지....
잃어버린 돈을 배상해 주겠다는 연우의 말에, 심성이며 인품까지 바닥을 다 드러내 버리는 윤보경이었지요. 종을 재산으로 빗대면서 그집 재산에 흠집을 냈으니 쌤쌤으로 하자는 말에 기가 막히는 연우입니다. 차분하게 훈계를 늘어놓듯 보경에게 야무지게 침뱉어 준 연우였습니다. 비유를 하자면요ㅎ.. "사람에게 귀천은 없어도 인격에는 귀천이 있다 생각합니다. 아가씨가 잃어버린 돈이 얼마인지는 모르나 오늘 이 아이(설) 마음에 입은 상처에 비하겠습니까?". 한마디로 "너 인격 바닥이야!" 라는 말로, 수준높고도 교양있게 욕을 해 준 연우!

그런데 두 사람의 악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고 이제 시작일 뿐인 듯합니다. 철없는 떼쟁이 민화공주(지진희)의 학구열(?)을 충족시켜 줄 예동으로 연우와 보경이 궁에 함께 입궐하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염에게 한 눈에 반한 민화공주에게 글동무도 하고, 놀이동무도 해주라는 것인데, 이 뒤에는 세자빈을 간택하려는 윤대형과 대비윤씨의 무서운 음모마저 숨어있어, 연우의 앞날을 걱정하는 허영재(선우재덕)의 말처럼, 달갑지 않은 시작이 될 듯하니 말입니다.
마성의 선비 허염의 가르침, 군왕의 눈을 뜨는 세자 훤
세자 훤의 시강원에서의 문학스승이 된 염, 그를 두고 사람들은 이렇게 평한다고 하지요. "성균관의 초절정 인기남, 완벽한 선비의 이상형인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로 일명 마성의 선비라고도 불리며, 공부가 가장 쉬웠다는 초천재", 내관 형선(정은표)의 설명과 함께 쏟아지는 CG는 백열등 100개를 켠 듯한 아우라, 자체발광 눈부심에 쓰러져 누운 여자들은 수를 헤아리기 어렵고, 심지어 실명을 한 사람들도 있다는 풍문...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한 번 보면 그 광채에 넋이 나간다는 조선 최고의 꽃미남이랍니다. 티껍게 스승을 맞이하는 삐딱제자 훤도 동공확장되어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게 만들었다네요.
*살인미소의 준수한 미모는 풍문이 아니던데, 양미간에 주름잡고 인상쓰니 살짝 깨더라;;.

스승 골탕먹이기가 취미인 장난꾸러기 세자, 새로 온 문학 스승의 나이를 듣고는 심히 자존심 구겨지며 싫어하지요. 스승의 나이가 겨우 열일곱살이라니... 세자도 한 마디 말도 하지 않고, 염 역시 아무 말 없이 시간만 떼우다 종치니 수업끝났다고 나가려는 염에게 세자가 꼬투리를 잡지요. 아무 것도 가르치지 않고 녹봉만 받아가느냐며 말이지요. 세자의 말에 염, 살인미소 날리며 그저 웃지요. 세자에게 아리까리 수수께끼만을 덩그라니 남기고 자리를 떠버리는 염입니다. "세상 만물을 한 순간에 밝힐 수도 있으며, 세상 만물을 한 순간에 어둡게 할 수도 있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염의 코를 잡작하게 해주겠다는 일념으로 서책들과 씨름한 세자는 다음날 시강에서 자신있게 답을 말하지요. "정답은 군주의 정치다. 중용에 이르기를 중화의 도를 실현하면 천지가 제자리를 찾고 만물이 순조롭게 성장한다 하였다".
염은 세자의 답이 자신과는 다르다고 오답처리를 하지요. "땡! 정답은 눈꺼풀입니다". 머리 텅텅빈 어린 동생 민화공주가 했던 답과 같았지요. 열받은 세자, 어린 아이들 말장난이나 하자는 게냐고 화를 내지만, 염은 살인미소 가득 머금고 자신의 답에 대한 설명을 하지요.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보면 세상만물 모두가 답이 될 수 있고 그 답이 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배움에 있어 경계해야 할 두 가지는 다 알고 있다는 오만과 자신의 잣대로만 사물을 판단하는 편견입니다. 오만과 편견이 저하의 눈과 마음을 어둡게 만들고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세자가 두손두발 둘고 무릎까지 꿇고 싶게 한 답은 그 뒷말때문이었습니다. "정답이 군주의 정치라 한 것은 옳은 말씀이나, 눈꺼풀을 굳게 닫고 어찌 백성의 삶을 살필 것이며, 어찌 제왕의 도를 논하겠습니까?", 그러니 배우는 자세부터 똑바로 하란 말이야!!!
이제껏 본 적이 없는 스승이었지요. 세자라는 이유로 아부하고 굽신거리고, 비굴하게 비위만 맞추려 들었던 수많은 시강원의 스승들, 참다참다 못해먹겠다고 사표를 내고 고향으로 쌩~낙향해 버리는 스승들만 봐왔지, 이렇게 눈 똑바로 뜨고 또박또박, "너 왕이 되려면 네 자신부터 똑바로 해, 눈 똑바로 뜨고 왕답게 백성을 보란 말이야!" 라고 가르치는 스승은 처음이었지요.
밖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성조대왕(안내상)의 흐뭇한 미소는, 세자가 스승이자 벗이며 충신을 만난 것에 대한 안도의 의미였지요. 염의 차분한 설명에 세자 훤은 감복하여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양손 가지런히 모으고, 스승에 대한 예를 갖추지요. 뿐만아니라 다과상까지 마련하라 이르지요. 염느님교의 신도 한 사람 추가되겠습니다ㅎ. 
세자에게 직언하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것은 누이가 용기를 주었기 때문이라며, 맛있어 보이는 엿을 시식하려 손을 뻗어보는 염이었지요. 그런데 세자, 치사하게 염의 손에서 엿을 빼앗아 버리지요. "엿은 숨어있는 내 스승에게 선물해야 겠다"고 포장하라고 이르지요. 헐~염의 순진스럽게 놀라는 표정에 빵~.
그런데 세자 훤, 염의 누이동생이 무지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열세살밖에 안된 규수가 오라버니의 대화상대가 되어주고, 심지어 고민 상담까지 해준다니 말입니다. 민화공주(지진희)와는 하늘과 땅인 집안분위기에 부럽기도 하고요. 더우기 열세살밖에 안된 여자가 어려운 서책을 읽는 것은 물론이고, 문과에 장원급제한 스승 염이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기까지 한다고 하니, 그 학문의 깊이와 넓이는 어디까진겨? 천자문도 떼지 못한 민화공주와는 비교불가. 
엿에 대한 답례로 죽통으로 화분을 만들어 씨앗을 심어 보내고, 사과편지까지 써서 보낸 연우였지요. 직접 만든 고운 꽃편지에 황홀해서 어쩔 줄 모르는 세자, 한자를 안다는 것도 놀랄 일인데, 글씨체는 왕희지도 울고 갈 수려한 서체입니다. 편지를 바라보는 세자의 표정, 아주 편지에 안길 태세더군요. 그리고 자신과 비교되는 수준에 걱정까지 하는 눈치더이다.
세자의 내관으로 나오는 정은표의 감칠맛나는 연기는 예전 동이에서 숙종과 상선의 관계마냥, 썩 어울릴 듯한 베스트 남남커플되겠습니다. 코믹하면서도 세자에 대한 애정이 지극해 보이는 내관 정은표가 앞으로 세자의 연애에도 중요한 다리역할을 하게 될 듯도 하고 말이지요. 연우의 편지를 훔쳐보려는 정은표와, 찌릿! 째려보는 세자 여진구의 표정이 귀엽더라지요ㅎ.
양명군, 아버지 성조대왕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
길이 정해진 두 벗 허염(임시완)과 김제운(이원근)을 보는 양명군의 고독한 눈빛이 이번회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더군요. "자네들도 이제 세자저하의 사람들이 되는 건가?". 첫회 유난히 슬픈캐릭터로 들어왔던 인물이 양명군이었는데, 그의 속내가 드러날 때마다 홍길동의 슬픔이 느껴져서 토닥여주고 싶게 만드네요.
열세살 어린 소녀에게 품은 연정과 벗들과 풍류를 논하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었는데, 이제는 그마저 세상이 허락하지 않을 듯합니다. 관직과 품계를 받은 벗들은 조정으로 나가 세자 훤을 보필하는 신하의 길을 걸어가야 겠지요. 다음 왕위에 오를 세자의 사람들이기에 자기의 세력을 키우고 있다는 의심의 눈에서 벗들을 보호하는 것 또한 양명의 어깨에 지워진 무게입니다. 드러나서는 안되는 태양, 스스로 빛을 감추지 않으면, 그도, 그 주위 사람들도 베여지는 무서운 세상이 양명이 살고 있는 세상입니다. 
누구보다 아버지를 존경하고 흠모하지만, 온실에서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국화를 키우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삭여야 했고, 누구보다 사랑하는 아우 세자와 웃고 떠들고 형제의 정을 쌓고 싶지만, 세상은 그리말라 합니다. 
양명은 이해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성조대왕이 양명군에게 차갑게 대하는 이유는 양명군을 살리기 위함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대비윤씨와 외척일가 윤대형에게 조그만 꼬투리가 잡혀도 그것은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말이지요. 우애깊었던 이복동생 의성군을 잃어야 했던 성조대왕이었지요. 양명의 총기와 예지가 누구의 눈에 띄어서도 안되고, 궁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야 아들을 살리는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성조대왕이 앙명군을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살리기 위해서 사랑을 주어서는 안되는, 그래서 늘 가슴에 돌덩이로 얹혀오는 또 다른 아들...
칼날같은 엄격함은 양명을 살리는 길이었고. 자애로움은 세자를 어진 성군으로 만들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입니다. 한 아들은 살리고, 다른 아들은 성군으로 이끌고자 하는 아버지의 마음, 양명을 총애하지 못하고. 그의 재능을 살리지 못하게 막아야 하는 아버지 성조대왕, 아마 그의 속마음은 양명을 생각하면 가장 미안하고 무거울 듯 합니다.  
양명에게 성조대왕은 자신에게는 늘 차가웠고 곁을 주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일월(日月)과 같은 밝은 성명을 가진 분, 백성과 종묘사직의 안위를 위해 숙고하는 분 두 얼굴의 아버지지만 말입니다.
빗속으로 나간 연우에게 바람처럼 달려와 도포자락으로 비를 막아주는 매력남, 양명군에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는 연우지만, 그 장면은 참 예뻤답니다. 아역 김유정이 조금 성숙했다면 꺄악~하는 장면이 되었겠지만, 아쉽게도 김유정이 너무 어리다보니 가슴 쿵쾅장면이 살짝 뻘해진 감이;; 이민호의 아찔한 표정은 숨막히더구나ㅠㅠ
그런데 성인연기자로 바뀌면 반대의 상황이 된다는 것에 걱정이 조금 됩니다. 김유정과 이민호, 김유정과 여진구의 신은 고등학생 오빠와 초등학교 여학생과의 러브라인같아서, 콩닥거리는 감정을 전달받기는 솔직히 무리인데, 한가인과 김수현, 한가인과 정일우는 완전 반대로 뒤집어지는 상황이니 말입니다. 항간에 조카와 이모라는 말까지 나도는 것을 보면, 나이차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하는 것이 어려울 것같은 불안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아역에서는 김유정, 진지희, 김소현 등의 여자아역들이 너무 어려서 감정선잡기가 애매하고, 성인연기자들로 넘어가서는 김수현과 정일우가 한가인과 나이차가 나서 몰입하지 못할까 걱정이 되네요. 그래도 속단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중입니다;;. 성인연기자들이 나오면 그 때 분위기만으로 드라마를 감상하는 것이 좋을 듯해서요. 나이차에 대한 불안감이 기우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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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히 시작된 3사 방송사의 수목극, 어떤 드라마를 고를까 고민하다 해를 품은 달과 난폭한 로맨스를 봤는데요, 난폭한 로맨스는 이시영과 이동욱이 잘 어울리는 캐릭터 싱크로율 100%, 보는 내내 웃으면서 볼 수 있었던, 말 그대로 달달 코믹한 로맨스물로 느낌은 좋더라고요. 두 개의 리뷰를 올리기가 힘들기는 한데, 가능하면 리뷰도 올리도록 노력해 보려고요^^. 
해를 품은 달은 한가인, 김수현, 정일우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픽션사극인데, 아역들의 열연으로 첫회를 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경성스캔들이라는 작품을 수차례 반복해서 봤을 정도로 재미있게 봤던터라, 진수완 작가의 극본이라는 말에 덮어놓고 기대를 했던 작품이었답니다. 첫방송을 본 후의 바람은 이 느낌 그대로 작품이 끝날 때까지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남았으면 싶습니다. 주인공들에게 흐르는 따뜻하면서도 이지적인 느낌, 그리고 지나치지 않는 유머스러움까지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이네요.
명품 아역연기자들로 정평이 나있는 김유정, 여진구, 이민호 등의 열연은 첫회부터 드라마 몰입도를 크게 높였고, 대왕대비 윤씨 역의 김영애와 함께 드라마에서는 악의 축이 될 윤대형 역의 김응수, 연우의 아버지 허영재 역의 선우재덕, 연우의 어머니 신씨역의 양미경, 국무 장녹영 역의 전미선 등 선 굵은 중년연기자들의 참여가 반갑더군요. 세자 훤(여진구, 김수현)과 이복형인 앙명군(이민호, 정일우)의 아버지이자 성조대왕역의 안내상이 용포를 입었더군요ㅎ. 드라마에 나오는 모든 인물과 상황들은 모두 픽션임으로 조선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허구의 아야기이지만, 드라마 속에서 감지되는 인물들의 성격을 통해 역사적 인물들의 모델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듯 합니다. 

드라마 첫회는 피바람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대왕대비 윤씨(김영애)는 자신의 아들 성조의 왕위에 위협적이라는 이유로 무고한 의성군을 제거하라는 명을 내리지요. 대비윤씨의 사주를 받은 윤대형(김응수)이 자객을 보내고, 직접 의성군을 베면서 피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성수청(궁궐에 소속된 무녀들의 관청같은데 최고 무녀를 국무라고 부르더군요)의 무녀 아리(장영남)는 잠결에 살기를 감지하고 의성군의 집을 향했으나, 의성군이 윤대형의 칼에 베여 처참하게 죽는 모습을 목도하게 되지요. 윤대형에게 발각된 아리는 도망을 치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실신하고, 때마침 절에서 불공을 드리고 오던 정경부인 신씨(양미경)의 눈에 띄어 목숨을 구하게 됩니다. 신씨의 복중에 여자아기가 있음을 말하는 아리는 고귀한 운명을 타고난 아기씨라는 예언을 해주지요. 아이의 미래가 보이자 놀라는 아리, 태어날 아이에게 죽음이 오는 것을 본 아리는, 목숨을 구해 준 고마움을 죽어서라도 아이를 지키는 것으로 갚겠다는 말을 남깁니다.
아리가 산에서 흘린 댕기로 의성군의 살해현장을 목격했다는 것이 발각되어 아리는 금군의 추포를 받게 되고, 저자에서 곧바로 붙잡혀 의금부로 압송되어 고문을 받게 됩니다. 왕좌를 노렸다는 의성군의 역모죄에 가담했다는 죄목을 씌워 사지가 찢기는 거열형에 처해지는 아리지요. 고문을 하는 윤대형에게 남기는 저주는 소름이 일 정로로 섬뜩하고 무서웠습니다.
 "나만 보았다 생각했겠지. 하늘의 달이 널 보고 있었다. 네 칼에 스며든 것은 그 분의 피만이 아니다. 그 날의 달빛이 함께 스며들었다. 언젠가 네놈의 추악한 짓이 달빛아래 드러날 것이다. 언젠가 그 달빛이 네놈의 목숨을 끊어 놓을 것이다". 서슬퍼런 저주와 무시무시한 눈이 금장이라도 화면밖으로 튀어나올 듯 전율하게 하더군요.
옥사에 친구 무녀 장녹영(전미선)이 찾아오자 아리는 자기 대신 지켜줘야 할 이이가 있다는 유언을 남기지요. "태양을 가까이 하면 멸문의 화를 당하게 될 것이나 태양의 곁을 지켜야 하는 운명을 타고 난 아이다", 바로 거열형에 처해 지던 시각 태어난 연우를 두고 한 말이었지요. 거열형을 받으면서도 천기를 읽는 아리, "두 개의 태양과 하나의 달이라... 부디 세 분이 모두 무탈하시길...", 두 개의 태양은 세자와 이복형인 양명군을 말하고, 달은 연우를 말하는 듯 합니다.
13년후, 정경부인 신씨는 연우와 함께 장원급제를 한 염(연우의 오라버니)의 장원급제 시상식(ㅎ)에 참가하기 위해 궁으로 오고, 염과 그의 친구 운의 늠름한 모습을 보며 흐뭇해 하지요. 염과 운은 대제학 홍문관인 연우의 아버지 허영재 밑에서 동문수학한 사이로, 양명군(이민호, 훗날 정일우)과도 함께 공부한 벗들입니다.
궁에서 연우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났지요. 운명을 예고하듯 연우에게 날아든 노란 나비 한마리, 노란나비는 연우에게 거역할 수 없는 운명으로 끌고 갑니다. 연우는 나비를 쫓다가 궁궐담을 넘으려는 샤방샤방 빛이 나는 도령을 만나게 되지요. 궁담장을 넘으려 했던 도령은 다름아닌 세자 훤이었지요. 이복형인 양명군이 보고 싶어 그를 찾아 몰래 나가려다 그만 연우를 보고 한눈에 뾰보봉~. 연우를 보고 한 눈 팔다 사다리에서 떨어진 세자는 연우와 함께 넘어지고 말지요.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질 운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한 빨간 일산(양산)은 시각적으로도 상징적으로도 두 사람의 운명을 암시하는 복선이기도 했지요.
도령이 가지고 있던 바랑에서 귀한 물건들이 쏟아지자 도둑으로 의심하는 연우, 세자라고 말도 못하고 금군을 부르겠다는 연우의 손을 잡고 뛰고 또 뛰는 세자입니다. 형님을 만나러 가고 싶었다며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세자, "내 형님은 다른 배를 빌려 태어났으나 내게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이다. 문과 무 모두에 출중하나 과거에는 나갈 수 없는 사람이다. 나라의 동량이 될 인재이나 출사는 할 수 없는 사람이다. 부친을 경외하나 부친의 자애를 받을 수 없는 사람이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자이나 많은 이들 앞에 나설 수 없는 사람이다. 형님이 그리 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나 때문이다". 꽃도령의 형님이라는 자는 한마디로 홍길동같은 서자라는 뜻.
연우의 당찬 대답은 세자 훤을 즐겁게 하지요. "왜 자신을 탓하십니까? 도련님이 적자가 된 것이나 형님이 서자가 된 것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군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 했습니다", 내친김에 조선의 신분제도와 주상의 잘못까지 거침없이 말해 버리는 연우, "같은 사람인데 양반 노비 귀천을 가리는 것도 잘못이며, 여자라고 글을 배우지 못하게 차별하는 것도 다 바로잡아야 할 문제입니다. 이를 바로잡아야 하는 사람은 주상전하가 아닙니까?"
걸렸다! 도둑으로 수세에 몰렸다가 역전의 꼬투리를 잡는 세자지요. 감히 주상전하를 욕하다니!! 콧대 높고 도도한 어린 규수 연우, 바로 꼬랑지를 내리고 없던 일로 해주세요랍니다. 귀여운 연우~. 그런데 세자 훤도 만만치 않은 귀여움과 넉살의 소유자더군요. 감히 주상전하를 욕하다니 "나는 이 나라 조선의... 조선의.... 내시다". 어떻게 생각해 낸다는 인물이 내시였는지 빵 터지게 하는 귀여운 세자, 은월각 도령이었죠. 자외선까지 꼼꼼하게 신경쓰는 외모관리자이기도 했다지요^^
은월각 도령 세자, 한눈에 반한 당돌한 규수에게 마음 홀라당 빼앗겼지만, 다시 만날 수는 없을 인연이라고 첫사랑같은 열병을 하늘에 날려버리려고 하지요. 그런데 세자의 눈에 들어온 빨간 일산이 그의 마음을 흔들어 버리지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다시 만나고 싶다....로 말이지요.
열다섯살 세자는 아직 영글지 않은 때라 마음 꽁한 귀여운 모습도 있었지요. "나는 이 나라 조선의 내시다"라는 망발을 뱉고는 수치심에 분도 났던 세자는 편지를 써서 연우에게 전하라고 하지요. 수수께끼같은 8자로 자신의 정체를 밝혔던 세자지요. 화원서방 묘생묘사(畵圓書方 卯生酉死) 한번 풀어봐라! 

그런데 은월각 꽃도령 세자 훤이 그리도 그리워하는 양명군은 누구? 바로 이민호입니다. 아역이라 정일우의 등장과 함께 헤어져야 겠지만 여진구와 이민호는 보내기 싫을 정도로 예쁜 도령들이네요. 첫눈에 제 눈을 사로잡은 아역은 세자보다는 양명군이었답니다. 슬픔을 가득 품고 있는 우수의 캐릭터,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도 받지 못하고, 동생 훤에게 누가 될까 세상을 표류하고 있는 듯한 슬픈 운명의 남자라는 것이 느껴져서 말입니다.
그런데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연우를 두고 세자와 함께 연정을 품는 듯 보이더군요. 무슨 잘못이 있다고 이렇듯 너는 슬픈 운명을 타고 난 것이더냐? ㅠㅠ. 정사에 귀를 기울여서는 안되고, 보아서도 안되고, 생각을 품어서도 안되는 자리, 욕심이 없건만 세상은 진심을 몰라주네... 그저 어여쁜 벗의 여동생 연우가 더 자라면, 청혼해서 둘이서 세상과 무관하게 오붓하게 살고 싶은 것이 다 인데....(이건 예고편 대사를 보고 생각든 제 생각입니다ㅎ;;). 바람을 벗 삼아 구름을 길 삼아 여행을 다녀온 양명군, 궁을 향해 아버지와 동생 세자에게 문안인사를 드리는 모습이 짠하더군요.
양명군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장면은 담벼락을 바람처럼 올라서던 모습이었지요. 연우의 처소를 그리움 가득 담아서 바라보는 양명군이었지요. 그런데 양명이 담장에서 연우의 처소를 바라보던 그때 놀랍게도 연우가 방문을 열고 뜰에 나와 서지요. 달빛에 비춰보는 비단서찰, '그림으로 그리면 둥글고 글을 쓰면 각이 된다. 토끼는 살고 닭은 죽는다'. 도대체 알송달송한 이 말은 무슨 뜻인고? 수수께끼를 풀고 만 연우, 털썩 그자리에 주저앉고 말지요. 그 뜻은 태양을 말하는 것이었고, 태양은 곧 왕이 될 세자를 말하는 것이었으니, 은월각 도둑도령이 세자!!!
달빛을 보며 한 번 봤던 연우를 떠올리는 세자, 은월각의 도령이 세자라는 것을 알게 된 연우, 오래전부터 연우를 바라보고 있었던 양명군의 삼각관계가 예고되었는데요. 동시에 한 여자에게 연정을 품는 이복형제의 사랑과 형제애에 벌써부터 가슴에 서늘한 슬픔들이 회오리처럼 밀려오네요.
그리고 삼각관계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연우라는 아이의 운명인 듯합니다. 세자빈에 간택이 되는 듯한 예고편도 나왔는데, 어떠한 연유로 무녀가 되는지, 궁에서 벌어지는 음모와 피바람이 감지되어서 말입니다. 한가인과 김수현, 정일우의 성인연기로 넘어가기 전, 드라마의 견인차가 될 아역연기자들의 열연이 첫출발을 기분좋게 했는데요, 특히 여진구와 이민호의 안정적인 연기가 첫회부터 여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세자 훤과 양명군, 두 사람 모두 태양의 기를 가졌지만, 한 사람은 태양이 되어야 하는 운명을, 한사람은 결코 태양이 되어서는 안되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인물들이지요. 같은 하늘이 허락되지 않은 두 사람, 빨간 일산을 쓴 낮의 세자와 푸르스름한 달빛 아래에서만 빛을 드러내는 양명군의 모습이 시각적으로도 대조적입니다. 두 사람을 누가 지켜줄 수 있을지, 무녀 아리가 죽으면서 유언처럼 기도했던 말이 다가올 짙은 먹구름의 전주곡처럼 들립니다. "세 분 모두 무탈하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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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17
  1. 여왕의걸작 2012.01.05 10: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도 어제 이 드라마 봤는데 정말 재밌었어요.
    수.목은 아무래도 해품달로 꼭 도장을 찍어 버렸네요.
    근데 리뷰를 두 개 다 쓰실 생각이시라니..??
    " 드라마 리뷰가 가장 쉬웠어요 " ^^
    오늘 밤이 너무 기다려집니다.^^

    • 초록누리 2012.01.05 11:20 신고 address edit & del

      리뷰는 아무래도 해를 품은 달이 주가 될 것 같고요, 난폭한 로맨스는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쓰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즘은 조금은 가벼운 로맨스로 머리를 식히고 싶은 생각도 드는 중이라...
      저도 해를 품은 달은 바로 도장 꾹이었답니다.
      진 작가의 작품성향이 워낙 좋으니까 믿음이 가네요.
      물론 성인연기자들로 바뀌면 분위기가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스토리는 잘 나올 것 같아요^^

    • 여왕의걸작 2012.01.05 11:43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아무튼 너무 대단하십니다.^^
      예전에 어떤 블로거가 초록누리님 글 보면
      진짜 대단하고 부럽다고 하더라구요.
      어떤 때에는 두 개의 드라마 리뷰를 다 쓰시는 데도
      완성도가 뛰어난 글을 쓰신다고 말입니다.
      저도 초록누리님과 같은 드라마를 보게 되어 다행입니다.^^

  2. 사자비 2012.01.05 11:1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느낌 확확 왔습니다. 뿌리깊은나무가 종영한 이후로 여심을 잡을 새로운 드라마의 출연인듯 해요. 시청율도 상당히 높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다만 남자들의 시선은 조금 거두어질 것으로 사료되요. 어짜피 드라마 시청자층은 여성이 훨씬 많으니..전체 시청율엔 영향이 덜하겠조.

    아무튼 여심을 사로잡을 드라마로서는 등장시기가 참 좋네요. 일단 첫회만큼은 탐색을 하는 저로서도 딱히 지적할만한 문제는 없어 보이고, 다음이 궁금해지긴 하더라구요.

  3. 미달이 2012.01.05 11:28 address edit & del reply

    정배가 많이 컸네..

  4. 파랑 2012.01.05 12:11 address edit & del reply

    앞으로 재밌게 잘 볼거 같은데,,남자주인공들이 개인적으로 맘에 안 드네요,,흑,,이제 너무 늙었나봐~~남자주인공들이 너무 애들 같아서 쩝...

  5. 2012.01.05 13:40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6. 화랑이 2012.01.05 21:06 address edit & del reply

    무엇이 그리 바쁜지..... 오랜만의 방문인듯 해요.
    저도 어제 난폭한 로맨스와 해품달을 저울질 잠시 하다가 이쁜 아역들에 시선이 가서
    결국 해품달을 선택했습니다. 2012년에도 건강하시고 좋은 리뷰 기대합니다.
    누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7. White Rain 2012.01.05 21:37 address edit & del reply

    그렇잖아도 일제히 시작하는 드라마들이라 채널 선택에 갈팡질팡했죠. 난폭도 괜찮더라고요. 해품달은 후반부만 찔끔 봤는데도 흥미롭고..여전히 결단을 내리진 못하였으나 정말 고민되게 하네요.

  8. 깍쟁이 2012.01.05 22:17 address edit & del reply

    사실 소설로 먼저 읽었는데 드라마를 보니 어쩐지 좀....
    너무 좋아하는 소설이라 기대했는데 주인공들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가 좀 탄탄해진 반면에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좀 개연성도 없고 연우의 성격도 휜의 성격도 다를게 표현된것 같아
    아쉽더군요... 특히 연우의 성격이...책에서는 단아하고 결기 곧고 난향이 나는 선비의 모습과
    같게 그렸는데 드라마에서는 그저 당돌하고 어려운 책 많이 읽는 그저 깜찍한 여아로 그렸더군요.. 다소 실망했습니다.

    • 헐님 2012.01.05 23:52 address edit & del

      절 제일 실망시켰던게 소설 속 이선준과 드라마 속 이선준의 갭이었죠. 제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로맨스소설의 남주인공이었는데 ㅠㅠ

  9.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2회 중반부터. 2012.01.06 00:53 address edit & del reply

    김유정양 팬입니다. 아주 예뻐합니다.

    근데 김유정양에 대해 불만 1가지만 말씀드립니다.

    어짜피 배우로 나섰다면,

    발음과 소리에 대해서 좀더 공부하고 훈련했으면 합니다.

    목소리도 좀 그렇고요, 발음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에 그냥 평민으로 나온 경우는 그렇게 넘어갔지만,

    지금은 완전히 대갓집의 똑부러진 규수 역할인데,

    모습과는 달리 목소리와 발음이 대갓집 규수답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모습은 정말 단아하고 예쁩니다.

  10. 러블리 2012.01.06 08:50 address edit & del reply

    아직 아역들 이야기라 원작과는 얼마나 다르게 이야기를 전개할까 기대가 되네요.
    아직까진 원작의 큰틀은 벗어나지 않은것같지만ㅎㅎ 또 모르죠ㅋㅋ
    그나저나 리뷰를 정말 잘 쓰세요ㅎㅎㅎ 드라마 보지 않은 사람들도 알정도로 무척 잘 쓰신것같아요ㅋㅋㅋ

  11. 코기맘 2012.01.06 09:4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kbs여우누이뎐에 나올때부터 두아역 눈여겨보았거던요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 너무 기대되더라구요
    기대주들입니다 ^^*

  12. EBLIN 2012.01.13 10: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해품달은 안 보면 간첩이라는 소리까지 들리더라고요 :)
    귀엽고 멋진 아역들의 모습에 벌써 아쉬움이!!
    다음 회가 마지막이라죠? 아역들의 모습이 ㅠ.ㅠ

  13. Cashew Nuts Shelling Machine 2012.02.21 12:00 address edit & del reply

    기대주들입니다 ^^*

  14. pellet mill 2012.03.23 17:23 address edit & del reply

    유용한 지식을 공유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것은 아주 좋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