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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4.07 '동이' 어리바리 숙종과 풍산 동이, 요절복통 탐정놀이 (21)
- 2010.04.06 '동이' 죽은 사람도 살려내는 사극의 힘? (26)
- 2010.03.31 '동이' 시선 사로잡은 한효주와 지진희, 그리고 재미있는 옥의 티 (27)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동이의 말에 "네가 감히 당치 않은 것을 꿈꾸고 얻을 수 없는 것을 얻으려 했다면 더욱 마음에 들었을텐데..."라며 자신이 사람을 잘못봤나 싶어 실망을 하는 장옥정입니다. 나가보라는 말에 "마마님! 사실은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라며 청을 들어줄 수 있느냐며 엎드린 동이, 과연 동이가 궁금해 하던 나비문양의 노리개에 대해 동이가 장옥정에게 물어볼 지 다음회를 기다려야 겠네요.
동이가 궁궐에 들어 온 이유가 나비모양을 가진 항아님, 그리고 장익헌 대감이 죽으며 보여주었던 손동작을 했던 항아님을 찾아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무고를 밝히고자 함인데, 동이는 억울함을 풀게 될지 모르겠네요. 장옥정이 동이가 어느 밤 어린 아이에게 인정을 베풀어 궁지에서 구해주었던 검계 최효원의 여식임을 알게 되면, 장옥정이 동이를 가만 내버려두지 않을 듯 싶은데, 호기심 소녀 동이의 앞날이 풍전등화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주인공 동이를 연기하는 한효주가 우려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붕 떠있다는 느낌입니다. 조선시대의 캔디로서의 밝고 명랑한 동이를 연기하고 있는 한효주 연기를 못한다는 것은 아닌데, 드라마가 끝나면 한효주의 붕 떠 있는 목소리가 자꾸 걸립니다. 물론 동이는 17살의 어린나이이고, 현재로서는 다듬어지지 않은 들꽃같은 캐릭터를 보여주어야 하기에 행동에서도 말투에서도 천방지축인 모습은 감독이 원하는 동이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또한 난관 속에서도 늘 따뜻하고 밝은 성격의 동이를 보여주고 싶다는 설정에도 부합되는 모습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문제는 한효주의 대부분의 대사가 정통적인 사극에서의 대사라기 보다는 현대적인 대사들이기에 사극의 냄새가 나지 않는 점도 있지만, 한효주의 대사는 조금 빠르고 거친 호흡마저 느껴집니다. 대사를 끊지 않고 하려다보니 호흡이 가파르고, 더구나 한효주의 음색이 낮은 톤도 아니기에 더 현대적이고 빠르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한효주의 상대배역들과 나오는 신은 각자 따로 논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상대방과 주고 받는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자기대사만 친다는 느낌까지 들기도 했거든요.
예컨데 밤중에 숙종과 암염에 대한 증거를 잡는 과정에서도 동이는 양반, 더구나 한성부 판관이라는 양반을 가지고 노는 듯한 인상입니다. 물론 어리바리 숙종과 환상의 개그콤비는 만들었지만, 양반에게 눈을 꼿꼿이 들고 가르치려는 듯한 태도는 노비신분에서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는 것이죠. 한성부 판관이 조금 모자라다 싶으니 아예 무시까지 하려는 듯한 동이는 당당하기 보다는 되바라져 보일 수도 있었던 장면이었어요. 이런 동이의 태도는 비단 숙종에게서 그치지 않습니다. 장악원에서는 정도가 심하다 할 수 있습니다. 서열상으로 위인 영달(이광수)과 황직장(이희도)를 대하는 태도는 밝음을 넘어서 입에서만 나으리고, 전혀 윗사람을 대하는 태도처럼 여겨지지 않습니다. 동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하는 장악원에 대부분이 희화적인 인물들만이 있다보니 동이의 이런 면은 더욱 강조될 것같습니다.
반면 한효주의 주변에는 코믹하고 바보스러운 인물들 투성입니다. 동이가 제 아무리 영특함을 갖췄다 할지라도, 명성대비를 한방에 보낼 수 있는 물증(패찰)을 가지고 명성대비와 서인들의 뒷통수를 친 장옥정이 부각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장악원에서 동이 한효주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배우들은 대부분이 코믹하고 과장적인 캐릭터이기에 이 속에서의 한효주 역시 붕붕 떠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동이가 보여줘야 할 영특함과 밝음도 코믹속에 묻혀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햇살미소마저도 시도때도 없이 밝은 모습을 애써 강조하기 위해 남발하는 듯한 모습이고 말이지요.
영웅에게는 범부에게 없는 영웅의 모습이 있듯이, 궁중 무수리출신이었지만 미래 국모로, 그리고 천민들의 왕에 오르는 사주를 타고난 동이만의 분위기도 있어야 하는데, 밝고 재치발랄한 동이의 모습에만 치중하다보니, 뭔가가 부족한 느낌입니다. 그게 뭘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2%의 신비감 혹은 기품같습니다. 동이를 둘러싼 장악원의 모든 인물들이 코믹에 치중하다보니 동이 역시 기품이 풍겨나올 분위기를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시청자는 느끼지 못하고 단지 도인과 장옥정만이 아는 기품일 뿐입니다. 연꽃으로 피어나기 전의 들꽃같은 동이, 잡초가 아닌 들꽃같은 동이를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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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무료자료받기 2012.06.19 14:20
한효주 코믹연기글 잘 보았습니다.. 아래 자격증관련 정보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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펨께 2010.04.13 08:41
지금 초록누리님 블로그는 정상적으로 연결되는데 조금전에 몇번이나
왔다 갔답니다. 오늘 모든 글이 잘 보이질 않는 것 같아요.
댓글도 잘 올려지지 않고...
초록누리님 글 잘 보고 갑니다. -
달려라꼴찌 2010.04.13 10:12
동이가 한효주라는것도 처음 알았네요...
어디선가 본 배우인데....신인인가? 했답니다.
그러고 보면 저도 참 눈썰미 없습니다. ^^;;;; -
둔필승총 2010.04.13 10:26
이래서 사극을 끌고 나가기가 힘든가 봅니다.
감초가 빠져도 안되지만 치우치면 코믹으로 분위기가....^^ 암튼 어려워요.~~
누리님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음 2010.04.13 18:48
동이를 안 봐서 캡쳐들로 봤는데.. 이소연이 기품있는 풍모를 잘 들어내는군요. 한효주는 역이 그런지 기품은 별로 없어뵈는데.. 음.. 무수리가 영특하다한들 기품있으라는 법은 없지요. 상궁정도면 몰라도. 그래도 극에서 되바라지게 나온다면 그건 설정을 확실히 잘 못 한 것 같네요. 같은 대사라도 배우가 어떻게 치느냐에 따라 느낌이 확 바뀌는 법인데 말이지요. "예" 한마디만 해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 사람이 상대를 무서워하는지 말로만 공손한 척 하는지, 원래 예의바른 사람인지건성 대답하는 것인지 깊이 마음으로부터 하는 것인지가 드러나지요. 이런 차이를 잘 표현할 수 있으면 명배우 소리를 듣겠지만.. 그렇게까지 하기를 기대하는 건 아직 한효주에게 무리겠지요.
직접 민심을 살펴보겠다고 나선 숙종이 포도청을 찾아 수사상황을 살피는 중, 종사관 서용기가 알게 된 경수소 일지를 보고 받게 되었지요. 다름아닌 편경장인의 시신을 한 계집이 발견했는데, 사고현장으로 출동하니 시신이 없어서 허위보고로 흐지부지되었다는 거의 묻힐 뻔한 일을 알게 된 것이지요. 역시 종사관 서용기는 깨알만한 사건도 놓치지 않는 개코 수사관입니다.
밖에서 나는 수상한 소리에 몸을 숨기려던 숙종은 가마니 뒤에 숨어있던 동이를 보고 허걱 놀라는데, 동이를 보고 놀란 순간부터 이어진 숙종의 어리바리 모습은 너무 웃겨서, 그 다음부터 두 사람의 표정과 대사만 따라 다니느라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 정도였습니다. 사극이 이렇게 웃기게 재미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말이에요. 어리바리한 숙종 지진희의 표정과 대사도 재미있었지만, 전혀 다른 귀여운 숙종의 모습이 유쾌 상쾌했답니다. 근엄함을 버린 왕의 코믹하고 귀여운 모습, 급호감입니다.
헛간에 숨어든 낯선 양반에서 동이가 물어 봅니다. "대체 나리 누구십니까?" 왕이라고 밝힐 수 없는 숙종은 "너는 누구냐?"라고 되묻지만 밖에서는 왕의 호위무사가 칼잡이들에게 당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칼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죽고 싶으시냐" 며 따라 오라는 동이를 따라 헉헉대고 한밤중에 뜀박질하는 숙종, 평소에 운종량이 부족해서인지 겨우 몇걸음밖에 달리지 않았는데도 숨이 목에 턱턱 차오릅니다. 숨찬 대사까지 리얼하게 보여주는 숙종, 역시 대단한 연기력이에요. 더 멀리 도망가야 한다는 동이의 말에 "난 이렇게 뛰어본 적이 없다. 난 죽어도 못간다" 라며 털썩 주저 앉는 숙종을 보니 동이는 기가 차지요. 뒤에서는 칼든 사람들이 죽이려고 쫓아 오는데, 뛰어본 적이 없다는 이 양반이 참 한심해 보입니다. 그런데 한 술 더 떠 정신나간 소리까지 합니다. "대체 이게 어찌된 일이란 말인가? 설마 역모란 말인가?"
임금을 한 번도 본 적도 없고, 설마 이 밤중에 왕이 헛간에 숨어 들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동이는 이 말에 기가 차지요. "역모는 임금님을 시해하려 할 때 쓰는 말이죠" 뒷말은 안들어도 뻔하죠. 뭘 좀 알고나 쓰시죠 였겠지요. 가르치려면 한참 모자란 양반입니다.
그러고 보니 동이는 어려서부터 호기심이 충만해서 여기저기 간섭을 많이 했던 아이였어요. 그 때문에 위기도 있었지요. 비단옷을 입겠다는 일념하에 아버지 말씀을 어기고 문안비로 나섰다가 위험에 빠지기도 하고, 달리기 시합에서 이겼는데도 약과를 얻지 못하자 약과를 돌멩이랑 바꿔치기 하고 도망치기도 했던 아이였어요. 그 호기심이 장악원 노비 동이의 인생도 바꾸게 될 모양입니다. 숙종과의 만남으로 이어졌으니 말이에요. 풍산 동이라, 이제부터 동이를 따라다닐 별명 하나 생겼네요.
군사들을 데리고 와야 할 군관나으리가 다시 오니 동이가 놀라서 묻는데, 대답이 기절초풍할 일입니다. 지나가는 행인에게 말을 전하라 했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는 숙종이에요. 동이에게 눈 앞의 한성부 판관 나으리는 직업 의식도 없어보이는 인물로 찍히고 마는 순간입니다. 한심한 양반으로 찍힌 숙종의 굴욕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증거가 담긴 보자기가 연못앞에 있는 것을 본 동이는 담을 넘어 증거품을 가져 오려고 하지요. 그나마 낮은 담장을 찾았는데, 어리바리 판관 숙종 표정을 보니, "담장이 낮은 것과 내가 무슨 상관? 날 더러 어쩌러고?"입니다. "한 번도 담을 넘어 본 적이 없다. 내가 있는 곳은 담을 넘기에는 너무 높았다" 라니 두손 두발 든 동이지요. 동이가 넘겠다고 엎드리라 하니 이제는 숙종이 기가 찹니다. 누구 대신 엎드리라고 할 내관들도 없고 미치고 팔짝 뛸 노릇입니다. 왕이란 자리가 하늘아래 누구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 자리인데, 이거 큰일입니다.
그러나 "증거들이 다 녹게 생겼는데 이깟 바닥을 피하십니까?" 라고 꾸짖는 동이에게 꼬랑지 내리고 엎드리는 숙종... 이 장면보면서 한참이나 웃었네요. 허리 우두둑 소리에 놀란 토끼눈의 숙종 모습도 귀여웠고, 임금 체면 구기고 땅바닥에 엎드린 모습도 그랬지만, 천한 노비가 임금의 등을 밟고 올라서는 장면은 감히 사극에서 꿈도 꾸지 못했던 파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드라마니까 나올 수 있는 숙종 인생 최고의 굴욕 사건이지 싶어요.
"이 놈들을 막을테니 몸을 피하라"는 숙종에게 동이는 "함께 왔는데 그럴 수 없다" 하고, 어느 새 칼잡이들이 숙종과 동이를 에워싸고 말았어요. 칼을 들고 갖은 폼을 잡는 숙종이지만, 동이는 그간의 모습을 보니 칼을 제대로 쓰기나 할지 걱정입니다. "설마 칼도 처음은 아니시죠?"라고 묻는 동이에게, "칼은 쥐어 봤다만 실전은 처음이다" 라는 숙종 말에 또 터졌네요. 그렇지요. 실전은 처음이겠지요. 군주 수업으로 말타기 활쏘기 칼쓰기 다 배웠을 숙종이지만, 따지고 보면 실전은 처음이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니까요. 아무튼 순진하리만치 정직하고 귀여운 숙종, 매력덩어리 같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풍산개라고 하는 천방지축 노비 동이를 보고 숙종은 아마도 임금으로서 하지 못했던 다양한 경험들을 즐기고 싶은 마음도 생겨날 것 같아요. 아직은 사랑이 아니어도, 동이처럼 환한 미소와 당돌하리 만큼 당당한 아이를 숙종은 처음 봤거든요. 그의 곁에 있는 왕비와 후궁은 하나같이 정치와 권력의 냄새가 진동하니, 막 건져 올린 팔팔한 생선같은 동이의 모습이 숙종에게는 숨통 트이는 위안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음변의 음모는 일을 꾸민 명성왕후와 서인 정인국의 똥줄타는 냄새와 장옥정이 쾌재를 부르게 될 사건으로 종결될 듯 싶습니다. 어리바리 숙종과 풍산개 동이의 환상적인 콤비가 이뤄낸 탐정수사결과는 동이와 숙종의 인생을 어떻게 바꿀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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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을 이끄는 젊은 CEO 같은 모습의 숙종은 마치 여직원들에게 손흔들며 지나가는 로맨틱 훈남이었고, 동이는 숙종이 거느리고 있는 작은 방계회사 장악원이라는 곳에서 똑소리나지만 어딘지 천방지축인 말단여사원같다는 느낌이 들었네요.
동이 역시 조선시대 여인이라고 보기에는 현대적인 느낌이 강했습니다. 장악원 악사 정기 승급시험에서 영달(이광수)에게 "최고!" 라며 양손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워주는 모습은, 숙종이 궁녀들에게 손들고 "별일들 없지?" 라며 인사하는 모습이나 별 반 차이없는 현대적인 제스처였으니까요. 퓨전도 아니고 정통사극도 아니고 이 드라마를 어느 범주에 넣어야 하는지...;;;아무튼 새롭고 신선했어요.
지난 밤 암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들었던 해금소리에 마음을 빼앗긴 숙종은 해금을 연주한 악사를 찾으라는 지시를 내리고, 동이를 장악원으로 데리고 온 황주식은 동이에게 잠시 장악원이 아닌 주종소에 나가 일을 하라고 동이를 위기에서 구해주었지요. 장악원 노비가 악기를 만진게 들통나면 동이는 물론 황주식도 무사하지는 못하기 때문이었지요.
주종소로 동이를 보러 온 영달(이광수)은 불태워지던 파지에서 동이가 가지고 다니던 나비문양 그림을 발견하고 동이에게 전해줍니다. 동이는 과거 장익헌 영감과 같은 손동작을 했던 항아님이 지니고 있던 노리개 그림임을 알아보지요. 그러나 노리개의 주인을 알고 있던 장인은 이미 주종소를 떠난 후였고, 나루에서 배를 뒤져보지만 찾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사가로 내쳐진 장옥정이 궁으로 들어오는 날은 명성왕후의 진연(생일잔치)이 있는 날이었지요. 잔치가 성대하게 벌어지고 장악원 악사들의 축하연주가 시작되는 같은 시각, 초대받지 못한 장옥정을 위해 숙종의 지시로 장악원에 남아있던 떨거지 악사들이 숙종이 보내는 연가를 연주하는데 양쪽에서 일이 벌어집니다. 명성왕후의 축하연이나 장옥정 취선당 후원에서 벌어지는 연주가 한마디로 개판이 돼버린 사단이 벌어지고 맙니다. 이름하여 음변, 즉 음의 변고라고 합니다.
사실 이 부분도 억지스러운 설정이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네요. 장악원이란 조선 최고의 악사들이 연주하는 곳인데 이들이 과연 음보만 보고 연주했을까 싶습니다. 매일 하는 일이 연주일진대 곡하나 외우고 있지 못하는 악사들을 오늘날 국립국악원에 들어갈 자격을 갖춘 악사들이라고 해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대비의 생신축하연을 준비함에 수백번도 연습했을 것 같은데 끼기긱깅 소리를 내버리는 것을 보고는 조금 의아하기도 하고요. 장옥정 처소에서 연주한 어중이 떠중이 악사들은 그렇다고 눈감아 주더라도 말입니다.
참고로 홍상의 변이란 명성왕후 아버지 김우명이 남인들을 정계에서 몰아내기 위해 꾸민 거짓 사건이었어요. 인평대군의 아들들인 복창군 형제들이 나인들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거짓을 고변했는데 이 사건이 거짓으로 들통나 창피를 산 일이었지요. 이 거짓고변으로 명성왕후의 부친인 김우명이 죽을 위기에 처해지자 명성왕후가 대전 앞에 나가 대성통곡했던 사건은 너무도 유명한 일입니다. 그로인해 복창군형제들은 유배를 가게 되었고, 김우명은 창피함에 화병을 얻어 죽었다고 전해지고 있는 역사실화입니다.
명성왕후가 사망한 이유에 대해서 알려진 바로는 1683년 숙종의 병이 들었는데도 낫지 않자 무당에게 물었다고 하지요. 무당이 숙종이 삼재에 들어 이를 풀기 위해서는 어머니가 삿갓을 쓰고 물벼락을 맞아야 낫는 병이라고 하는 말을 믿고, 홑겹의 치마저고리만 입고 추운 겨울 물벼락을 맞은 후 감기에 걸려 이후 사망했다고 전해지는데요, 아마 현대의학으로 풀어보면 감기로 인한 폐렴으로 사망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죽은 명성왕후를 몇년이 지난 후에 버젓이 살려서 드라마에 등장시키는 거은 너무하지 않나 싶네요.
이번회 숙종과 내관의 대화중에도 중요한 정치적 사건이 있었는데도 가볍게 넘어가 버리는 것을 보면, 동이에서는 치열한 당파싸움의 전모보다는 장악원이라는 새로운 궁중음악 장르와 동이와의 로맨스에 더 무게를 실을 것같아 보입니다. 성균관 유생들이 소위 동맹휴학을 하고 임금을 만나겠다고 데모를 하고 있다는 말에 "임금을 만나러 왔다는데 빈손으로 오지는 않았겠지. 무슨 진상품을 가져왔는지 알아보라"는 농을 건네는 가벼운 모습으로도 보여주었는데요, 성균관 유생들의 시위는 서인이며 노론의 영수인 송시열에 대한 문제를 거론하고 나왔을 겁니다. 그런데 드라마에서는 송시열에 대한 언급마저도 삼가하는 눈치입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숙빈 최씨의 일대기라 드라마로 각색하기에는 억지와 왜곡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역사책보다 드라마가 더 오래 남기도 하는 것을 보면 심한 역사적 왜곡은 삼가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명성대비는 시기적으로 이미 숭릉(현종의 능)에 합장되어 있어야 함에도 살아 활개를 치고 있으니, 역사적 고증이라는 부분에서는 큰 실책을 한 듯 싶지만, 이왕 살아 나왔으니 문정왕후와 맞먹을 만큼 무서웠던 명성왕후의 장옥정 죽이기를 계속 지켜볼 수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는 점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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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집에 들어가 밥을 훔쳐 먹던 동이는 친구 게둬라와 해후하고 함께 궁궐 시구문(시체가 나가는 문) 근처에 숨어 밤을 보냅니다. 두 아이 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달래며, 아버지가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을 거라 서로를 위로해 주지만, 이내 두 아이의 눈에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이 흐르고야 말지요.
다행히 치료로 식중독이 나은 게둬라와 혜민서를 몰래 나오려는 동이, 그러나 동이를 알아본 혜민서 의원이 관에 신고를 하고, 동이와 게둬라는 곤경에 처합니다. 최효원의 여식이 나타났다는 보고를 받은 서용기도 동이를 뒤쫓고, 산으로 도망간 동이는 수풀에 몸을 숨기지만, 결국 서용기에게 발각되고 말았어요.
아버지가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돌아가셨다며 살려달라는 어린 동이를 서용기는 차마 잡지를 못합니다. 이번 한번만 보내 주겠다며 다시는 눈에 띄지 말라며 동이를 놔주는 서용기였지요. 두 번 다시 죄인의 자식을 봐 주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서용기에게 동이는 아버지가 죄인이 아니라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는 말을 해보지만, 서용기는 믿어주지 않습니다.
장익헌 영감과 남인 양반들의 의문의 살인사건에 검계가 연루되었다는 것에 의문을 품고 있던 차에, 서용기의 부친이 살해되고, 그 현장에서 최효원이 체포되어 서용기의 의문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었지요. 사건의 중요한 단서인 대사헌 장익헌 영감의 수신호는 장익헌 영감의 죽음 배후를 가리키는 단서인데, 같은 신호를 주고 받는 이가 있었다는 말에 서용기는 동이를 잡으려 하지만, 동이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비탈에서 굴러 떨어진 동이를 구한 이들은 평양기생 설희(김혜진)가 보낸 사람들이었어요. 장악원 악사였던 동이의 오빠 최동주를 연모했던 설희가 차천수의 부탁으로 동이의 행적을 뛰쫓고 있었던 것이었지요. 동이를 구한 설희는 거짓 양자입양 증서를 만들어 동이와 게둬라를 한양에서 탈출시키려고 합니다. 그러나 동이는 한양을 떠니지 않겠다고 합니다.
동이가 평양기생 설희에게 부탁한 것은 놀랍게도 궁궐로 들여 보내 달라는 것이었지요. 언젠가 아버지가 궁궐이 가장 안전하다는 말을 해줬던 말을 기억한 동이는 포졸들이 도성을 뒤져도 궁궐은 뒤지지 않을 거라며 설희에게 궁궐로 들여 보내달라고 부탁합니다. 설희는 장악원 황주식(이희도)에게 부탁하여 장악원 노비로 동이를 궁으로 들여 보내게 되고 동이의 험난하고, 찬란할 인생 서막이 시작되었습니다. 찬란한 인생과 찬란할 인생, 그러고보니 한효주와 어울리는 말이네요.
오태석이 더 이상 추적하지 않는 가운데 동이는 굴궐에서 무럭무럭 자라 주었어요. 장악원 노비로 지내며 악기를 나르고 악보를 챙기고, 악사들의 빨래를 해 가며 17살 어여쁜 동이가 되었습니다. 동이를 지켜 준 것은 아버지와 오라버니, 그리고 천수 오라버니에 대한 그리움과 살아 있겠다고 한 약속이었어요. 장악원 어린 노비로 들어와 손 호호 불며 빨래를 하고, 물을 나르고, 청소를 하는 힘든 궁생활을 이기게 한 것은 오라버니가 탔던 해금이었고요.
아버지와 오라버니에 대한 그리움을 해금에 실어 보내면, 하늘에서 아버지와 오라버니가 웃으며 들어 줄 것이라고 동이는 생각합니다. 그 옛날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시절, 커서 천수 오라버니에게 시집 가겠다고 웃었던 그 때를 떠올리며, 저녁 무렵 고된 몸을 추스리며 타는 동이의 해금가락에는, 그래서인지 손에 닿지 않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이 묻어 나옵니다.
마지막 엔딩장면에 잠깐 모습을 나타낸 한효주를 보니, 아버지 최효원과 기생 설희가 고운 눈을 가졌다는 말을 했는데, 한효주 눈빛 정말 곱고 맑아서 동이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다음 회부터 본격적으로 성인 동이의 모습을 보여주겠지만, 한효주와 지진희의 등장만으로도 드라마의 분위기가 살아나는 듯한 느낌이에요. 한효주의 경우는 사극 일지매에서의 부진을 떨치고, 동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지 걱정반 우려반인데요, 아직 많은 장면을 보여주지 않아 동이와 숙빈최씨의 캐릭터를 잘 완성해 갈 지 미지수이지만, 장악원 악사 한복을 입은 모습을 보니, 궁중사극에서도 비주얼적으로는 어울리는 것같습니다. 다만 사극에서의 대사처리가 현대물과 달라 발음도 정확해야 하고, 긴호흡 조절이 필요한 부분이라 좀 더 지켜 봐야겠지만요.
재미있는 옥에 티-조선시대 씨름판에서 홍샅바 화이팅, 청샅바 화이팅?
어제 3회방송분을 보고도 옥에 티가 넘친다고 지적을 했었는데요, 이번 회에서도 서비스로 넣어 주셨는지 음향 옥에 티까지 귀에 똑똑히 들리게 넣어주셨네요. 민속경기 씨름판 그 흥미진진한 장면에서의 엑스트라들의 표정도 가관이 아니었지만, 홍샅바 화이팅, 청샅바 화이팅이라고 응원하는 소리를 들으니 숙종시대인지 강호동의 씨름판인지 아리송하더군요. 이런 부분이 편집에서 그냥 넘어갔다니 이해가 안가서 말이지요. 옥에 티를 잡아내는 것을 즐겨하지 않는데도 이런 점은 신경써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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