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환'에 해당되는 글 28건

  1. 2013.03.18 '최고다 이순신' 이미숙의 궁금한 과거, 아이유 정말 버렸을까? (5)
  2. 2013.03.13 '나인' 이진욱 가족의 비극사, 전노민의 출생 비밀때문은 아닐까? (22)
  3. 2013.03.12 '나인' 이진욱-조윤희의 시한부 사랑, 기대되는 아홉 번의 시간여행 (19)
  4. 2012.08.10 '유령' 허탈한 결말 엄기준의 자살, 이해되지 않는 작가의 관용 (15)
  5. 2012.08.07 '유령' 충격반전, 소지섭 증언 입증할 인물은 임치현 검사? (4)
2013.03.18 09:29




이창훈(정동환), 김정애(고두심) 부부에게 막내딸 순신이란... 노래의 한 구절처럼 '숨을 쉬면 한숨이 되고, 눈을 감으면 눈물이 되는' 아픈 손가락입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아직은 알 수 없는 이미숙(송미령)에게도 그러하겠지요. 낳은 부모이든 기른 부모이든, 부모에게 아픈 손가락은 가슴에 얹혀있는 체증같은 것일 겁니다.

여주인공 이름으로 시끄러운 '최고다 이순신', 아직 제목을 변경하겠다는 결정은 내려지지 않은 모양입니다. 내용보다 이름때문에 시끄러운 드라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는 이유는 고두심과 이미숙이 보여줄 모정, 그리고 가족이라는 이름이 갖는 위로의 의미를 확인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창훈(정동환)의 죽음으로 순신(아이유)의 앞길이 가시밭길이 될 것임을 예고했는데요, 업둥이로 들어온 순신의 생모에 대해서는 이창훈만이 알고 있는 듯 보이는데, 꼬장꼬장한 할머니 김용림에게 아들 잡아먹은 아이라는 눈엣가시가 될 듯해 김정애(고두심)와 순신의 눈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을 듯합니다.

"순신이 처음 본 날, 젖도 제대로 얻어먹지 못해 쪼그만게 삐쩍 말라 울음을 안멈추는데, 그 울움소리가 받쳐서 차마 보낼 수가 없었어요. 내가 평생 안울게 만들어야지, 보란듯이 키워야지 결심했는데, 걔한테 해준게 없어요. 언니들 키우느라 뒷전이었고, 애가 뒤쳐진게 내탓같아 속상해요". 

첫회 고두심의 말을 통해 순신이 업둥이로 들어왔다는, 출생의 비밀이라는, 반갑지 않은 설정이 나왔음에도 눈시울이 뜨거워졌던 것은, 고두심이 보여준 엄마의 마음때문이었습니다. 순신의 생모는 최고의 여배우 송미령(이미숙)이고, 아직 이창훈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인지는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송미령의 매니저 황일도의 수상쩍은 행동이 이창훈이 친아버지라는 것을 암시했을 뿐이죠.

 

갑자기 달라진 이창훈(정동환)의 사근사근한 변화가 뭔가 불길하다 싶더니 송미령(이미숙)을 구하고 대신 교통사고를 당하고 말더군요.

"앞으로는 우리 두 사람 인생이나 재미나게 살아보자. 앞으로 내가 매일 웃게 해줄테니 나만 민으라구", 순신이 사기를 당한 것이 자기 욕심때문이라고 자책하는 고두심을 위로하며 괜찮다고, 잘 살아왔다고 다독여 준 것이 마지막 아내에게 전한 말이 될 줄은 그도, 그의 아내 고두심도 몰랐습니다. 재미나게 살아보자고, 앞으로 매일 웃게 해준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것도 말입니다.

텃밭 땅을 고르던 어머니를 도우며 "저 없으면 어떡할라고요. 텃밭농사 줄이세요"했던 말이 씨가 되어 노모의 가슴에는 한덩어리로 남았습니다.  

큰 딸 혜신(손태영)의 이혼사실을 알았으면서도 말하고 싶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아버지는 혜신의 이야기를 듣지도 못하고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게 언제까지나 기다려주지 않는 것이 부모인가 봅니다.

순신이(아이유)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뒤늦은 생일케익을 주려던 아버지는 생일케익을 주지도 못하고, 순신은 자기때문에 아버지가 죽었다는 죄책감을 짊어지게 생겼으니, 순신이 앞날이 험난해지겠군요. 

순신이 연예기획사 대표 신준호를 사칭한 사기꾼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창훈과 김정애, 아버지는 괜찮다고 네 잘못이 아니라고 순신이를 감싸안았고, 어머니는 순신이 진 빚을 갚자고 남편에게 대출을 알아보자고 하지요. 레스토랑 알바를 하고 어떻게든 빚을 갚겠다는 순신은 어머니에게는 아직 말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를 하지요. 처음으로 자기때문에 웃는 엄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지요. 

진짜 가비기획 신준호(조정석) 대표를 눈앞에서 몇번이고 만나고 티격태격하면서도 알아보지 못하는 순신, 신준호의 캐스팅 제안에도 콧방귀를 뀔 뿐입니다. '내가 한 번 속지 두 번 속겠냐'의 심정으로 말이죠. 어이상실 신준호, 내가 누군줄 알고 해도 아랑곳하지 않는 순신입니다.

송미령의 루머를 한발 빨리 막은 최연아(김윤서)에게 한 방 먹은 신준호, 순신이를 진짜 최고로 만들겠다는 전투력이 활활 끓어 넘치고 있는 중인데, 글쎄요, 가능성 희박한 순신이를 최고 스타로 만들 수 있을지, 순신이의 숨은 재능이 무엇일지, 순신이를 스타로 키우는 과정에서의 알콩달콩 티격태격 재미가 클 듯 합니다. 두 사람 케미가 썩 나쁘지는 않아보이더군요. 귀여운 구석도 많고요.  

이창훈(정동환)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순신, 그런데 송미령의 태도를 보면서 이상한 점이 보이더군요. 송미령이 정말 갓난아이 순신이를 버렸을까 하는 점입니다. 유명여배우의 임신과 출산, 문제가 될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송미령이 미혼모였다는 것이죠.

이창훈의 집에 순신이 어떤 경로로 업둥이로 들어갔는지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4회를 보면서 송미령이 이창훈에게 맡긴 것 같아 보이지는 않더군요. 순신의 친부가 이창훈이라는 것 역시 아직 확실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신준호의 아버지 김갑수가 송미령(이미숙)을 보는 태도는 늘 못마땅한 모습인데, 두 사람의 과거사도 있을 듯 한 예감이 들더군요. 설마 순신이 김갑수와 송미령 사이의 딸은 아니겠죠? 전 송미령의 출산을 비밀리에 도운 의사가 아니었을까 하는 짐작도 하고 있습니다만... 

송미령이 순신이를 버렸을까? 저는 아닐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잠시 스쳤습니다. 이런 비슷한 이야기는 차화연, 한혜진, 김민정 주연의 가시나무 새에서 나왔던 설정이기는 합니다. 기획사 사장에 의해 아이를 빼앗기고 아이를 키우지 못하게 된 여배우의 이야기였죠.

송미령이 순신이를 버리지 않았을 가능성은 이창훈과의 대화가 이상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송미령의 과거사를 술김에 흘린 황일도(윤다훈)가 송미령의 과거를 알고 있는 사람을 최근에 만나지 않았느냐고 시치미를 떼는 바람에, 송미령은 약수터에서 만났던 이창훈을 의심했지요. 회원전용 클럽으로 이창훈을 부른 송미령이 자신의 과거를 기자에게 찔렀느냐고 묻지만, 이창훈은 어이없어 할 뿐이었죠. 순신이와 만나 데이트할 약속을 잡아두었던 이창훈은 송미령의 밑도 끝도 없는 질문에 화를 내죠. 

"뭐가 그렇게 창피하고 숨기고 싶은 거냐! 뭘 잃어버릴까봐 그렇게 안달하고 사는거야! 정작 궁금해야 하는 건 그런게 아니잖아. 네 딸, 네가 낳은 그 아이... 어디서 어떻게 살았는지 그런 건 하나도 안궁금해?".

송미령은 "그 얘기가 여기서 왜 나오냐"고 소리를 지르며 재차 "그 얘기가 지금 여기서 왜 나오냐?"고 흥분했지요. 아이 이야기에 송미령의 눈은 충혈되고 눈물이 고이고 있었습니다.

기자에게 자신의 과거사를 폭로한 사람이 이창훈이라는 의심만으로 그를 추궁했던 것인데, 뜬금없이 아이이야기를 꺼내는 이창훈에게 소리를 지르며 이창훈을 뒤따르죠. 그 와중에 교통사고가 났고요. 

송미령은 그녀가 부부교사의 딸도 아니고, 명문대 출신도 아니고, 고아원 출신에 애까지 낳은 적이 있다는 한 신문사 기자의 자신의 과거 뒷조사때문에 이창훈을 만나 확인을 하려했는데, 아이 이야기에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는 눈치였지요.

송미령의 눈에 고인 눈물과 충혈된 눈빛은 여배우 송미령도 감출 수 없는 그녀의 속마음이었고, 또한 이창훈이 순신이를 키우고 있는 것도 전혀 모르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그말은 송미령이 이창훈에게 순신이를 맡기지 않았다는 뜻도 되겠죠. 그럼 누가 순신이를 이창훈 집에 업둥이로 버려두고 갔을까? 전 황일도가 의심스럽습니다.

 

순신의 생모에 대해서는 이제 송미령과 황일도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 돼버렸는데요, 신준호(조정석)의 기획사와 손을 잡고 신준호 밑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송미령과 마찰을 빚으면서 쫓겨나고, 앙심을 품고 번번이 말썽을 부리고 있는 황일도, 기자 앞에서 술김에 자기가 입만 열면 송미령도 끝이라는 실언을 하고, 뭔가 감을 잡은 기자가 송미령의 과거를 캐게도 만든 인물이 황일도입니다. 순신이를 이창훈에게 맡긴 사람이 황일도(윤다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한창 잘 나가는 인기 여배우의 출산, 송미령의 추락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겠죠. 그래서 송미령의 오랜 매지저였던 황일도가 벌인 짓은 아닐까 싶군요. 

 

생모가 유명배우 송미령인 것을 모르는 순신, 그녀의 앞날에 송미령은 어떤 걸림돌이 될 지, 송미령에게 순신의 존재는 또 어떤 걸림돌이 될 지, 송미령의 모정은 어떤 빛깔일지가 궁금합니다.

 

이창훈의 교통사고 현장에서 감각적인 연출이 보이더군요. 송미령 앞에 황색신호등이 켜지는 것을 전체화면으로 잡아 보여주더군요. 신호등, 고속질주해 왔던 그녀 앞에 이창훈의 죽음이라는 사고와 함께 멈춤 신호가 켜졌습니다.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그녀에게 멈춤이라는 신호는 없었습니다. 멈춤 신호등 앞에서 그녀는 무엇을, 누구를 만나게 될 지, 성공한 여배우라는 화려한 수식어, 여대생 설문조사에서 여성리더, 멘토로 삼고 싶은 1위 여성으로 선정되기도 한 송미령, 멈춤 신호등은 그녀에게 무엇을 내려놓게 할지, 무엇을 돌아보게 할지, 그리고 그 끝에서 무엇을 찾게 될지가 궁금하네요. 송미령 앞에 켜진 멈춤 신호등이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소재 자체는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설정이고 신선하지는 않지만, 길러준 엄마 고두심과 낳은 엄마 이미숙, 엄마라는 이름으로 갈등하고, 애태우고 눈물을 삼키며, 순신이를 지켜볼 두 여배우의 모정연기가 궁금해지는 '최고다 이순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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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3 09:42




물음표 투성인 나인-아홉 번의 시간여행 2회는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긴박하게 흘러갔습니다. 향의 비밀에 접근하기 시작한 주인공 박선우와 짧은 시간여행을 떠나면서도 줄곧 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의문점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박선우(이진욱)와 최진철(정동환) 회장의 전화통화를 보다가 박정우(전노민)가 죽었다는 말을 듣는 최진철의 슬픈듯, 믿기지 않는듯, 허탈한 듯한 표정이 찜찜해서 말이죠.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언급하기로 하고,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던 2회 내용부터 정리하기로 하겠습니다.

 

박선우의 뒤늦은 사랑고백, 환타지를 가장한 팩트

 

최진철 회장과의 인터뷰에서 박선우가 던진 돌발질문으로 방송국은 비상상태입니다. 다행히 박선우를 믿는 오철민 국장(엄효섭)이 박선우에게 힘을 실어주어, 최진철의 불법비리 혐의사실들을 취재할 전담반을 꾸리겠다고 합니다. 국장님, 끝까지 최진철이 가진 권력과 명성에 굴복하지 않고 박선우 편이 돼줬으면 좋겠네요.  

박선우가 큰 집을 떠나지 않는 이유가 가슴 아프더군요. 정신을 놓아버린 어머니가 금방 돌아오실 거라 생각해서 였다지요. 새로 이사를 가면 바뀐 집에 어머니가 혼란을 겪을까봐서 말이죠. 큰 집에서 이사도 가지않고 홀로 집을 지키는 박선우, 과거에는 행복이 넘쳐서 집이 큰 지도 몰랐던 선우는, 20년전 행복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버린 집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형과 어머니가 돌아올 것을 기다리면서...  

 

그런데 형은 다시는 못 올 곳으로 아버지를 따라 가버렸고, 병원에 있는 어머니는 선우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차갑게 등을 보이며 돌아누워 버리죠. 자신에게 남은 시간은 길어야 1년밖에 없고...

앞으로도 뒤로도 깜깜하기만 한 선우, 그의 쓸쓸한 웃음, 그 속에 보이는 조조함과 췌해져 가는 선우의 절망과도 같은 끝없는 불행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박선우의 상황들을 연기하는 이진욱의 차분하고 담백한 연기가 좋더군요.  

박선우(이진욱)가 뇌종양이라는 것을 알게 된 주민영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서 방송국 모니터를 통해 퍽큐를 날려 박선우와 동료들을 당황케 하지요.

선우는 네팔로 전화를 걸어 뒤늦은 사랑고백을 합니다. 팩트와 환타지, 그 모호한 말장난에도 주민영은 박선우의 진심을 읽지요. "왜 판타지가 더 진짜같이 들리죠?".

선우가 담담하게 그의 마음을 고백했지요. 주민영이 손가락 욕을 날리고, "당신은 한마디로 정말 개자식이야. 이전에도 앞으로도 선배같은 개자식은 없을 거야. 프로포즈에 난 아직 답도 안했는데 오버하지 마요. 혼자 그렇게 지내다 혼자 조용히 가세요"라며 독설을 날리는 이유를 선우도 잘 압니다. 죽을 날 받은 선우는 오랫동안 좋아해 온 주민영이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다리가 후들거리고 아플 거라는 것도 잘 압니다. 뇌종양 판정을 받았던 정우는 더했겠죠. 

"이제 죽는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내 머릿속에 딱 두가지만 떠오르더라. 하나는 어머니, 나 죽으면 우리 엄마는 누가 책임지지? 그래서 형을 찾으러 갔던 거야, 엄마 부탁할려고...".

그리고 주민영이 떠올랐다고 말하지요. 화끈한 베드신 한 번 찍어보자고... 팩트라고 했지만 팩트를 가장한 뒤늦은 사랑고백이었습니다. 환타지를 가장한 팩트, 그의 마음도 고백하지요.

"너 웃는 얼굴만 봐도 배부를 것 같다는 남자있으면 그건 사기꾼이야", 사실은 박선우에게 주민영은 웃는 얼굴만 봐도 배불러 오는 여자였습니다. 주민영의 해맑은 웃음을 마주하면, 20년간 앓아온 고통, 불행도 잠시 잊혀지던 선우였으니까요. 

"그럼 판타지 말해줄까? 지난 5년간 주민영은 나한테 가르칠게 태산인데 철딱서니없이 여자인척이나 하는 꼴통후배일 뿐이었지. 그런데 막상 이제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 순간 깨달았어. 그 5년이란 세월동안 줄곧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한 순간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는 걸 알았는데 이미 늦었지. 그래서 남은 몇달이라도 함께 하며 모든 걸 다해주고 싶었는데, 내 병을 알면 뇌가 가출한 여자의 해맑은 웃음을 죽을 때까지 못보게 될 것같아서 비밀로 하려고 했던 거야". 

 

그깟 웃음이 지금의 선우에게는 전부라고 판타지를 가장한 진심을 고백하는 선우였습니다. 물론 판타지라고 돌려말하기는 했지만, 시청자도, 주민영도 선우의 진심을 읽을 수 있었지요. 너무 아파서 사랑하는 여자의 웃는 모습만을 보고 싶어하는 남자, 사랑하는 여자가 마음 아파하는 것을 보기 힘든 이 남자 불쌍해서 어쩌나요? 이토록 깊이 주민영을 사랑하고 있었음을 뒤늦게 알아버린 남자, 그런데 사랑할 시간이 없는 남자, 그래서 자꾸 정을 떼려고 하는 남자, 그럼에도 주민영의 웃음이 고픈 남자를 말입니다.

 

 

전율! 과거와 현재의 만남, '나'에게서 날아온 삐삐, '나'에게서 걸려온 전화

 

향의 비밀을 어렴풋이 알게 되는 박선우, 뇌종양으로 인한 극심한 두통으로 오는 환각증세라고 생각했던 일이 실제 일어났음을 알게 되었지요. 네팔에서 설원의 눈보라 속에 누워있던 일과 20년의 집으로 돌아가 정우가 휘두른 야구 방망이에 깨진 수족관 유리파편에 뒷목이 찢어진 일이 실제였다는 것을 말이죠.

삐삐가 울린다는 도우미 아주머니의 전화를 받고 퀵서비스로 삐삐와 향을 배달받은 선우는 세번째 짧은 타임슬립을 경험합니다. 선우가 있었던 곳은 방송국 대기실, 그가 간 곳은 구형 티브이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이 노래하고 있는 같은 장소였고92년 12월 21일자 대선 당선자 김영삼의 정권인수 착수기사가 헤드라인 기사로 쓰여있는 신문을 보게 돼죠.

선우의 시간은 2012년 12월 21일이었고, 향을 피우면 20년전의 그날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아가죠. 현재의 시간에서는 없는 번호로 나왔던 삐삐에 찍힌 번호로 전화를 거는 박선우, 그에게 들려오는 소리에 멍해지는 박선우입니다. "제 삐삐 갖고 계세요? 전 박선우인데요. 박. 선. 우".

 

현재의 선우와 20년전의 선우의 통화는 온몸의 세포를 전율하게 만들었습니다. 집에서의 타임슬립에서 선우의 어머니가 괴한으로 오인하고 비명을 지르고 선우의 형이 방망이를 휘두드는 현재와 과거의 만남도 충격이었지만, 자신과 전화통화를 하는 두 선우는 그 믿기지 않을 상황이 얼마나 경악적일까요. 과거의 선우(박형식)는 아마 미친놈이 장난전화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테지만, 현재의 선우는 소름돋을 일이죠.  

전화기 너머로 두 선우가 당황 긴장하거나 곰곰이 생각하거나 할때의 버릇인 듯한 아랫입술을 만지는 모습은 데칼코마니같았습니다. "명진고등학교 2학년 5반 박선우...그걸 어떻게 아냐면... 내가 너니까". 띠융, 헉, 뭐시라!?

20년전 선우로 나온 제국의 아이들 박형식, 앞으로 많은 분량에서 선우역을 해야 할텐데, 연기하는 모습은 처음봤는데 첫느낌은 나쁘지 않더군요. 지금의 선우와는 달리 밝고 활기찬 아이같아 보이기도 하고, 20년전의 비극으로 선우의 성격이 많이 변했음을 짐작하게도 했습니다. 

"예전처럼이 아니라 예전으로 돌려놓을 거야", 형 정우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공허한 메아리같았던 선우, 형이 돌려놓으려 했던 것을 선우는 어떻게 바꿀지, 그로인해 현재는 어떻게 달라질지, 다음주부터는 선우의 미션,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더 흥미진진하게 펼쳐질 듯 하군요.

 

*** 박선우 가족의 비극사, 박정우(전노민) 출생의 비밀때문은 아닐까?

 

그런데 주인공 박선우와 짧은 시간여행을 떠나면서도 줄곧 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의문점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전노민의 죽음에 대한 의문도 남아있는데, 이는 드라마가 좀 더 진행된 다음에 상상의 나래를 펴보기로 하고, 우선은 그의 의문스러운 출생년도에 대해 상상력을 동원해 보겠습니다. 여기서부터는 혹 스포가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고요. 가끔 황소뒷걸음질에 쥐를 잡기도 하는지라;; 

2회를 보면서 박선우와 최진철(정동환) 회장의 전화통화를 보다가 박정우가 죽었다는 말을 듣는 최진철의 슬픈듯 충격이 커보이는 표정이 찜찜하더군요. 뭔가 사연이 있는 듯한 정동환의 젖은 눈이 심상치 않아보여서 말입니다. 친구 아들의 죽음이기에 충격이 크기도 했겠지만, 그것밖에 없었을까 하는 이 찜찜한 궁금증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더라고요.

 

1회로 돌아가 박정우의 시신과 함께 발견된 유품중 훼손이 심각하기는 하지만 여권을 유심히 보니 생년월일이 몇월 3일이고 출생연도는 1967년으로 짐작되더군요. 박정우는 박선우와 나이차이도 보이는 외모였죠. 박정우의 극중 나이는 47세. 어랏! 병원에 요양중인 박선우의 어머니 김희령이 65세라고 했는데, 그럼 박정우를 몇살에 낳은 거지? 열여덟? 이런 알쏭달쏭한 일이!  

그래서 다시 최진철 회장(정동환)의 표정으로 돌아와서 다른 상상의 나래를 펴봤습니다. 박정우(전노민)에게 출생의 비밀이 있지 않나 하는... 최진철의 나이는 67세, 죽은 박천수와 동갑친구였죠. 이들 두 사람이 의사였다는 점을 들어 의대에 입학한 20살 무렵, 의무적으로(요즘도 그러는지는 잘모르겠지만) 제공하는 정자기증을 한 일이 있었다면, 그리고 그 정자를 제공받아 누군가 아이를 낳았다면 박정우의 출생년도가 비슷하게 일치하더라는 겁니다.

 

저간의 사정이야 드라마가 진행되면 나오겠지만, 정자를 제공받아 아이(박정우)를 낳은 여자가 죽었다든지 했을 경우, 어떻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박천수가 자신의 아들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입니다. 물론 한 번 더 꼰다면 실은 그 아이는 최진철의 정자로 태어난 아이였다는 가정을 해볼 수도 있고요. 20년전 이 문제를 터뜨리고(친자 주장을 했다든지) 박천수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선우 모친 김희령은 충격으로 정신을 놓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 사실을 알게 된 박정우, 불행의 시작이 자신이었음을 알고 충격으로 방황하고 떠돌다가 신비의 향을 알게 되어, 과거로 돌아가 행복했던 가족을 붕괴시켜 버린 그 날의 사건을 되돌리려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최진철에게 박정우는 생물학적인 아들이니 박정우가 죽었다는 말에 그런 슬픈듯 허탈한 표정을 짓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미스터리와 판타지, 멜로까지 고루 갖춘 나인, 오랜만에 추리의 재미까지 더해주는 작품을 만나서인지 상상의 날개를 펴봤습니다. 어디까지나 상상과 추측일 뿐이니 담아두시지 마시고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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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2 09:13




김붕도(지현우)와 희진(유인나)의 시공을 초월한 사랑, '인현왕후의 남자' 제작진이 내놓은 차기작 '나인-아홉 번의 시간여행'이 베일을 벗었습니다. 첫방부터 시원한 만년설이 뒤덮힌 히말라야의 설경과 조난 당한 남자의 손에 쥔 향이 미스터리를 남기며 시청자를 단숨에 몰입하게 했습니다.

 

그간 타임슬립이라는 소재의 드라마가 많이 나왔지만(옥탑방 왕세자, 신의 등), 개인적으로 가장 완성도가 치밀하고 아귀가 맞는 타임슬립물로 전 인현왕후의 남자를 꼽습니다. 환타지라는 장르이며 비현실적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비현실과 환타지 안에서도 허점이 보이지 않았던 작품이 인현왕후의 남자였습니다. 인현왕후의 남자의 작가와 감독이 작업했다는 이유만으로 드라마를 선택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베일을 벗은 나인은 스케일이 커졌음에도 전작과는 차별화를 둔 타임슬립물인 듯 하더군요.  

인현왕후의 남자에서 300년이라는 체감으로 느껴지기 힘든 시간적 거리감은 20년으로 좁혀졌고, 주인공 이진욱(박선우)에게 남은 시간이 한시적이라는 것과 궤를 같이 해 아홉번만, 정확히 20년전의 그날로 돌아간다는 설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의 시간이 될 듯 합니다.

 

인간의 삶이 유한하듯이 나인에서도 유한적인 존재인 인간의 시간을 아홉번과 20년이라는 제한성으로 치환한 중의적인 의미도 보이고요. 아홉번의 의미는 그의 삶에 주어진 기회의 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향 아홉개로 얻은 기회, 박선우에게 아홉은 현재의 불행을 막을 수 있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의 숫자죠. 박선우는 현재를 불행으로 이끈 과거의 사건을 되돌릴 수 있을까? 그가 아홉번의 과거로의 타임슬립으로 현재는 어떻게 변해갈까...

매우 흥미롭습니다. 20년전 과거의 변화로 인한 현재의 변화는 나비효과처럼 현실에서 확인되는 일이기에, 환타지임에도 현실감있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기존의 타임슬립물과는 다른 느낌이 될 듯도 하고요. 

거대한 히말라야 설원이 삼커버린 남자(전노민), 그가 손에 꼭 움켜쥐고 있었던 것은 하나의 향이었습니다. 왜 그는 히말라야에 그 향을 가지고 올라갔으며, 조난을 당해 죽으면서도 향을 놓치 않았을까?에 대한 의문점으로 시작된 '나인-아홉 번의 시간여행'.

 

방송국 앵커인 박선우(이진욱)는 형의 신원확인과 유품을 인수하기 위해 네팔로 향하고, 취재차 네팔에 머물고 있는 방송국 후배 기자 주민영(조윤희)에게 기습키스로 결혼하자는 프로포즈를 하지요. 단 6개윌동안만이라는 단서를 붙이면서 말이죠. 혼인신고도 하지말고 6개월 후에 깔끔하게 헤어지자는 박선우. 연애도 하지 않고 결혼부터 하느냐고 투덜대는 주민영에게, 그럼 3개월만 연애하자는 계약연애를 제안합니다. 

박선우가 한시적 프로포즈와 연애를 제안했던 이유는 그가 악성뇌종양 4기라는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종양의 위치가 좋지않아 수술도 어렵고, 1년후에는 죽는다는 판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정상적으로 말을 하고 걸어 다닐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6개월...

 

생방송 도중 최진철 명세병원회장(정동환)에게 돌발질문으로 방송국을 발칵 뒤집어 버린 박선우, 그와 최진철 회장의 악연은 20년전으로 거슬러 그의 가족에게 닥친 불행이 최진철과 관련되어 있음을 암시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그의 병이 정신병이 아니라는 것을 다행이라며, 방송국 국장에게 그의 가족병력을 이야기합니다. 그의 가족을 비극으로 몰아넣은 최진철의 불법적 행위들을 밝혀 그를 몰락시키게 도와달라면서 말이죠.   

20년전 존경받았던 의사 아버지 박천수가 의문의 화재로 죽음을 당하고, 어머니는 정신병원에서 요양중이고, 형 박정우(전노민)는 무언가를 찾는다며 떠돌다 죽음에 이른 박선우 가족의 비극은 최진철과의 과거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박선우가 20년전으로 타임슬립을 하면서 알게 될 최진철의 야망과 악행은 어떤 것일까요? 그는 과거의 시간에서 잘못된 것을 되돌려 현재의 비극과 불행을 바꿀 수 있을까요? 제한된 시간내에 일종의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박선우의 과거여행이 벌써부터 궁금하군요.

과거가 불행만이 있었던 것은 아닐테고, 20년 전으로 돌아가 만나는 그의 추억이 우리가 공유하는 추억과도 다르지 않을 것이기에, 그가 만나는 과거의 행복했던 시간들이 아련한 향수도 불러일으킨 듯하고, 박선우의 여행을 통해 추억으로 흘러간 20년전을 다시금 보고 싶기도 합니다. 20년 전 저를 돌아보면, 제 경우는 큰 아이를 낳은 초보엄마로 서툰 육아와 살림에 버둥거렸던 기억들이 새록새록하네요ㅎ;;

 

1년전 돈이 필요하다고 찾아온 형은 시신이 되어 힘들게 쓴 일기장과 그속에 고이 넣어둔 가족사진을 남겨두고 떠나버렸습니다. 형이 그토록 찾고 싶었던 것은 가족들이 행복했던 시간이었음을, 박선우는 형 박정우(전노민)가 손에 쥐고 죽은 향의 비밀을 통해 풀어나갈 듯 보입니다.

형 박정우는 어떤 경로를 통했는지 비밀의 향을 얻게 되었고, 과거 비극이 시작된 시점으로 돌아가 사건을 되돌리려 했던 듯 보이더군요. 그러다가 죽음을 맞이했던 것이고요.

그런데 왜 네팔의 히말라야였을까? 이 부분도 앞으로 풀어야 할 의문입니다. 인현왕후의 남자에서도 그러했듯이, 나인에서의 타임슬립도 현재 있는 위치의 지점으로 타임슬립을 하는 것으로 보이니 말입니다. 

박선우 아버지 박천수의 병원을 빼앗고, 줄기세포주 연구의 성공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정상을 꿈꾸는 최진철 회장, 그의 야망과 오늘에 이르기까지 은폐된 진실들을 파헤쳐 복수하는 것이 박선우의 남은 1년, 아니 정상적으로 살 수 있는 6개월 동안의 과제입니다.

시간이 없는 박선우, 그에게는 살 수 있는 시간도, 사랑할 시간도, 복수할 시간마저도 길어야 1년밖에 없습니다.

1개월전 정밀검사로 죽음을 통보받고, 네팔에서 돌아와 생방송 도중 최진철 회장에게 경천동지할 연구과정에서의 비밀들을 알고 있었느냐고 질문을 던짐으로써, 최진철 회장을 세간의 관심으로 이끌어냅니다. 한마디로 대형사고를 친거죠. 그의 복수의 신호탄이기도 합니다.

 

아직은 형이 죽으면서손에 쥐고 있었던 향의 비밀을 알고 있지않지만, 잠깐 타임슬립을 경험했던 박선우였습니다. 네팔의 호텔에서 형이 남긴 향을 피우고 난 후 설원에서 누워있었던 시간을 경험했던 박선우, 그가 향의 신비스런 비밀을 알게 된 후 20년전으로 타임슬립을 하면서 겪게 될 일들, 그리고 그가 바꿔버린 과거가 현재에 어떤 변화와 맞닥뜨리게 될지... 

3개월만 만나자는 이유를 묻는 주민영에게, "정들까봐... 너무 정들면 곤란하잖아, 헤어질 때 너무 아프니까..."라고 헤어짐을 말하는 박선우의 시한부 삶이 벌써부터 가슴 짠해옵니다. 판타지 장르라는 점을 이유로 그들의 시한부 사랑에 기적같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품고 있지만 말이죠.

 

20년전으로 돌아가게 하는 향으로 박선우는 과거의 잘못된 일들을 되돌릴 수 있을까? 그래서 그토록 형이 되돌릴 거라고 한 가족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주민영과의 한시적 사랑은 어떻게 될까? 궁금한 것들 투성입니다.

아직은 새드냐 해피냐를 거론하기도 벅찬 향의 비밀, 20년전은 우리도 기억하는, 우리도 살아왔던 시간이기에 향수도 불러일으킬 듯하고, 진한 슬픔과 비극도 만나야 겠지만, 그의 추억과 악몽같은 과거 20년전의 일들이 무엇일까 매우 흥미롭군요.

아홉 번의 타임슬립을 통해 박선우는 현재의 무엇을 바꿀 것인지, 그리고 그가 그 과정에서 잃고 얻는 것은 무엇일지 기대되는 '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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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0 09:26




살인마가 죽는다고 모든 결말이 좋은 결말일 수는 없습니다. 우리사회는 엄연히 살아있는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곳입니다. 법도 살아있는 시스템 중 하나입니다. 아무리 법에 헛점이 있고, 권력의 입김이 작용한다고는 하지만, 법의 순기능이 부정되고 왜곡되고 있는 곳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라는 것을 억지로 보여주는 것만이, 강한 여운을 남기는 결말이고, 메시지를 살리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증거불충분으로 무죄판결을 받은 조현민은 우리 사회의 법의 모순을 조롱하듯 풀려났지만, 억지로 법과 온국민을 눈 뜬 장님으로 만드는 설정은, 다분히 고의적이고 억지스러운 설정이었습니다.
조현민이 자살할 것이라는 예상은 했었지만, 죽어마땅한 인물이 죽었는데도 뒷맛이 개운치 못하고 찜찜한 이유는 뭘까 싶습니다. 아마 조현민이라는 인물에게 베푼 작가의 관용(?)에 화가 나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조현민의 자살로, 남상원 살해사건을 비롯 신효정 살해사건, 김우현, 한영석 형사, 염재희, 강윤우, 임치현 검사, 전재욱 국장의 죽음,  어느 하나 진실을 밝히지 못한 채 끝내 버린 것이죠. 유서라도 한 장 쓰고 죽었더라면 덜 억울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조현민을 잡겠다고 20회까지 달려온 것의 결과가 조현민의 자살이라니 허무하네요.
조현민의 자살을 보기 위함이 아니라, 조현민의 악행과 해킹 프로그램으로 정보를 악용해 권력을 가지고자 했던 조현민의 비뚤어진 야욕이 세상에 공개되기를 바랐던 시청자와는 달리, 조현민이라는 유령과도 같은 존재는 계속 생겨날 것이라는 것을 경고한 작가와의 생각의 차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자살로 마감한 조현민의 마지막을 보며, 허탈감이 밀려들더군요. 자신의 아이를 가졌던 신효정을 죽였다는 것에 대해 조현민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잠시 상상을 해봤습니다. 죄책감? 그에게 죄책감이 있었던가. 신효정에 대한 사랑 혹은 태어나지도 않은, 초음파 사진으로만 존재한 아이에 대한 연민? 글쎄요, 클릭 한 번으로 삶과 죽음을 결정지었던 그에게 자신의 아이를 가진 신효정을 죽였다는 죄책감이 있었다고 보기에는 크게 와닿지 않았죠. 어쩌면 그는 그가 스스로 만든 시스템의 붕괴를 견디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상원을 살해하는 현장을 목격했다는 김우현(박기영)의 사건수사 보고서도, 법정증언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 기막힌 현실을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니 믿으라고, 목격자의 진술이나 증언이 권력의 입김에 한낱 휴지조각이 돼 버리고, 증언이 거짓말이 돼 버리는 것이 대한민국의 법의 실상임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면, 상당히 위험한 생각입니다.
어디 변두리 지방 소도시 조폭들싸움도 아니고, 대한민국을 움직인다는 재계의 거물이 살인혐의로 기소되었고, 이를 입증할만한 단서와 증인도 있는데, 아무리 법이 있는자의 편이라고 해도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억지입니다. 온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중대한 사안인데 말입니다.
검찰 경찰 간부 몇이 뇌물을 받아쳐먹었다고 살인혐의자를 풀어주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조현민에게 뇌물을 먹지 않은 검찰이 더 많았을 것이고, 모든 검찰이 비리혐의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조현민을 자살시키기 위한 작가의 무리수가 빚은 경찰 검찰 물먹이기였죠.
더욱 납득하기 힘들었던 설정은 펠리스 타워에서 조현민을 기다리고 있었던 박기영의 행동이었습니다. 신효정이 임신했었다는 사실, 신효정이 조현민을 지켜주려고 했었다는 휴대폰 속의 신효정의 사랑이 조현민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근거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그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던 조현민이, 초음파 사진 한 장으로 죄를 자백할 것이라 생각했다는 것이 말입니다. 
조현민은 자신을 위해 킬러가 되길 서슴지 않았던 염재희마저 가차없이 제거했던 인물이었습니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힘이 필요했다는 조현민의 마지막 말이 우습지도 않더군요. 조현민에게 자기 말고 소중한 것이 있기나 했을까, 지키고 싶은 것이 있기나 했을까 싶었는데, 초음파 사진 속에 들어있던 태어나지도 않은 자신의 아이가 소중한 것이었다고 믿기에는 조현민이라는 인물과 연결이 되지 않더군요.
김은희 작가가 결말을 두고 많은 고민을 했을 겁니다. 특히 김우현으로 페이스 오프한 박기영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심이 컸겠죠. 다행히 전작 싸인처럼 진범을 잡겠다고 죽음을 택한 어이없는 마무리를 하지 않은 점은 내심 다행이었지만, 유령의 결말에 대한 불만은 주인공이 아니라, 진범에 대한 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조현민의 죽음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조현민의 죽음과 함께 밝혀져야 할 진실들을 묻어버린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거의 매회 한사람씩 죽어나갔는데 그 죽음에 대한 진실은 사이버 수사팀 일부만이 아는 것으로 묻어버렸으니 말입니다.
아무리 법이 권력의 시녀노릇을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법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을 왜 꺼려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있는자, 힘을 가진자는 어떤 중대한 살인죄를 지었다고 해도 법적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힘있는 자는 살인죄도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보다는, 법의 준엄함을 보여주는 것도 드라마에서 보여줘야 할 메시지라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너무나 많은 살인을 저지른 조현민의 최후를 자살로 종결지어 버리다니, 추적자의 결말과는 대조되는 씁쓸함이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은희 작가의 실험정신은 높이 사고 싶습니다. 전작 싸인에서는 박신양을 통해 국과수 검시관의 애환과 노고, 열악한 환경 등을 재조명했다면, 유령에서는 보이지 않는 사이버 범죄를 수사하는 사이버 수사대를 집중조명했지요. 장르드라마를 주로 집필하는 김은희 작가의 사회고발적이고 시대적인 문제의식은, 싸인이나 유령을 통해 과감하게 내보이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유령을 통해 김은희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김우현은 김우현이다"라는 대사였을 듯합니다. 마지막 엔딩장면에서 이 대사는 보다 구체적으로 정체성을 드러냈지요. 사이버 범죄단을 소탕하는 장면에서 범인의 "누구세요?"라는 질문에, 박기영은 이렇게 대답하죠. "나? 대한민국 경찰". 김우현도 박기영도 아닌 대한민국 경찰이라고 대답함으로써 김우현과 박기영은 경찰이라는 대답으로 하나가 됩니다. 바로 김우현과 박기영이 진정으로 되고 싶었던 '진범 잡는 경찰'이라는 경찰에 대한 정체성이었죠. 박기영이 김우현으로 살아가든, 박기영이 김우현 행세를 하든,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경찰의 길을 간다는 것입니다. 이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삶을 살아가느냐가 그 사람을 결정짓는 정체성일테니까요. 
박기영이 자신의 이름으로 납골당에 안치되어 있는 김우현을 찾아가, 우현의 아들 선우에게 인사를 시키는 장면이 뭉클했던 이유는, 김우현과 박기영이 푸른 제복을 입으며 꾸었던 꿈, 좋은 경찰이 되고 싶었고, 좋은 경찰이 되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김우현과 박기영이 한 지점에서 만났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람의 이름이 그 사람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라는 것,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 보게 됩니다.
조현민이 자살을 택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었겠죠. 신효정이 찍은 남상원 살해장면 동영상만으로 신효정을 필요하지 않는 사람으로 분류해 버렸던 조현민은, 0과 1사이의 보이지 않는 존재, 자신의 아이에 의해 무너졌습니다. 일종의 자신이 구축한 시스템의 오류에 무너진 것입니다. 세상을 0과 1로 양분했던 그의 시스템에는 그가 간과했던 신효정의 사랑이 있었고, 아이가 있었고, 정작 지켰어야 할 자신의 소중한 것, 자신이 지켰어야 했던 사람들이 있었죠. 아버지 조경문은 아들 조현민을 지키기 위해 독배를 스스로 마셨는데, 조현민은 자신의 아들을 자기 손으로 죽여버렸다는 것을 참아내기 힘들었을지도 모르죠.
그럼에도 법의 단죄가 아니라, 조현민에게 이렇게 인간적인 모습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자살은 관용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태어나지도 않는 아들에 대한 사랑때문이라고 보기에는 조현민답지 않고, 그가 분류한 0과 1의 시스템 오류를 견디지 못해 자살한 것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유령은 사이버 수사대에 대한 인식을 높여줬다는 점도 있지만, 사이버 수사대이기에 정교함이 더욱 필요했는데 쪽대본과 바쁜 촬영일정으로 허술함을 드러낸 것은 옥에 티입니다. 조금 더 미리 기획하고 대본을 정교하게 손봤더라면 좋았을텐데 싶은 아쉬움도 많았고요.
특히 조현민을 자살시키기 위해 왜그렇게 안간힘을 썼는지는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1회에서 유강미가 약국에 들러 신효정이 임신테스터기를 사간 것을 밝혔지요. 분명 신효정이 죽던 그 날밤 임신테스터기를 사갔다고 했는데, 뜬금없이 나온 초음파 사진은 뭔가 싶더랍니다. 초음파 사진을 저장한 날짜도 신효정이 죽은 5월 29일이었죠. 인기 여배우가 산부인과에 가서 임신진단을 받았을까 싶은 의구심은 둘째치고, 초음파 사진을 언제 찍었는지 앞뒤가 맞지 않았죠.  
가끔 좋은 드라마였는데도 결말을 위한 무리수를 두는 것을 보면 개인적으로는 안타깝습니다. 왜 법정 구속을 시키는 것을 밋밋한 결말이라고 생각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사필귀정이라는 평범해 보이는 결말이 훨씬 현실적이고, 나을 때가 많습니다. 조현민의 죽음이 통쾌하지 않았던 것은 사필귀정도 아니고, 밝혀진 진실도 없고, 조현민도 인간이었다는 보여주기에도 어느 하나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이버상에는 수많은 가명들이 존재합니다. 사이버 범죄는 날로 지능화되고 있고, 발생건수도 급증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모니터 밖의 인물과 아이디와 닉네임은 전혀 다른 인물이기도 한 곳이 사이버 세계입니다.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가 사이버 상에서는 희대의 사이코 패스이기도 하고, 익명성 뒤에 숨어 악랄한 범죄를 저지르는 곳이 사이버 세계이기도 합니다. 
유령 마지막회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간략하게 하루 평균 500여건의 사이버 범죄와 싸우고 있는 1005명의 사이버 수사대에 대한 자막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사이버 수사대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합니다.

유령은 어떤 의미에서 큰 가르침을 준 작품입니다. 초록누리라는 닉네임은 현실 속 저의 다른 이름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했으니까요. 초록누리라는 닉네임도 사이버 상의 이름일 뿐이죠. 제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은 실제의 저를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초록누리라는 모니터속 인물을 통해 저의 생각을 읽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제 생각을 전달하고 있는 초록누리가 사이버 상의 유령이 되지 말자고 저를 다독여 봅니다. 저야 드라마 리뷰를 주로 쓰는 블로거이니, 드라마를 더 깊이 이해하고 리뷰글을 통해 곱씹어보게 하는 것이 블로거 초록누리로서의 정체성이겠죠? 늘 응원해 주시고, 때로는 격려의 말로, 때로는 날선 비판과 다른 생각으로 관심보여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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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07 11:09




조재민의 결심공판 법정에서 남상원을 죽인 진범이 세강그룹 조현민 회장이라고 지목한 박기영, 과연 박기영의 증언만으로 조현민을 잡을 수 있을까요? 대답은 아쉽게도 아니오입니다. 남상원을 아지화나트륨으로 독살했다는 증거와 증인들의 증언까지 나온 마당에 조재민의 살인혐의를 벗어나게 하기는 힘들겠죠.
남상원을 살해하고 그 부인 김은숙과 운전기사 이종현, 그리고 사체 검안의 고재성까지 사찰했다는 증거까지 나왔으니, 조재민에게 살인누명을 씌운 조현민의 철저한 계획은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변수가 나타났지요. 남상원의 살해현장에 함께 있었다고 박기영이 진범으로 조현민을 지목했으니 말이죠.
박기영은 왜 경찰 신분으로 살인을 방조한 혐의로 체포당할 위험까지 무릅쓰고 법정에 출두했을까요? 믿을 만한 비장의 카드가 무엇인지 2회만을 남겨둔 시점에서 스스로 유치장행을 감행한 박기영의 패기가 모든 사람을 경악시켰습니다.
박기영의 카드는 완벽하게 김우현이 되는 것 밖에 없습니다. 살해현장을 목격했다는 진술이 받아들여져야 조현민을 잡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박기영을 김우현으로 완벽하게 세탁해 줄 사람은 권혁주와 유강미일 겁니다. 미친소에게 박기영이 부탁한 것도 그를 김우현으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을 거라 짐작됩니다. 박기영이 화상을 입었을때 유강미가 지문감식기로 그가 김우현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었던 일이 있었지요. 만약 두 사람의 협조로 박기영과 김우현의 지문을 바꿔치기 한다면, 법정에서 조현민이 그를 박기영이라고 주장한다고 해도 헛소리가 될 가능성도 있고 말이죠.
그런데도 여전히 조현민을 진범으로 세우기에는 증거가 부족합니다. 조현민의 범죄를 알리려 했던 신효정의 팬텀파일도 없어졌으니 말이죠. 그런데 여기서 조현민이 결정적인 실수를 했습니다. 박기영을 경찰청에서 믿지 못하게 만들기 위해 진범은 뿌옇게 처리한채 김우현이 남상원의 살해현장에 있는 동영상을 염재희의 USB에 넣어둔 것입니다. 박기영을 궁지에 빠지게 하기 위한 조작물이었지만, 조현민의 치명적 실수가 될 듯합니다. 이는 신효정의 팬텀파일 원본이 아직 조현민의 손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니 말이죠. 신효정의 노트북을 염재희가 훔쳐갔었고, 팬텀파일도 삭제되지 않고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조현민의 실수는 여기서 비롯되었습니다. 우선 살인범으로 몬 조재민을 등장시키지 않았다는 점이죠. 뿌옇게 처리한 조현민의 뒷모습을 조재민의 모습으로 조작해서 다시 유포할 수도 있겠지만, 대영팀이 일망타진되었고, 세이프텍도 개털된 마당에 동영상을 뿌리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박기영이 조현민의 얼굴이 반사된 동영상을 올려 신효정 죽음의 진실에 대한 의문점을 재점화시킨 자료도 있으니, 조현민의 주장이 먹히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신효정 동영상을 조작했던 인물이 강응진이었으니, 범죄자 강응진의 동영상 분석 역시 믿을 수 없는 자료가 되었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찰청에 남상원 살해현장 동영상이 있다는 것입니다. 장소는 해명리조트 15호였고요. 해명리조트를 압수수색해서 남상원의 사체가 발견된 12호와 15호 실내내부를 비교해도 알 수 있는 대목이겠죠. 물론 재빠르게 모든 가구들을 바꿔버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힘들지만, 권혁주가 현장보존을 위해 12호와 15호를 통제금지시키면 바꿔치기할 시간은 없어보이기는 합니다.

자, 그럼 여기서 소설과 드라마속 논픽션을 결합해서 스포성 소설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시청자들이 잠깐 놓친 부분이 있습니다. 언어의 미묘한 차이이기는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와 진범에 대한 증언을 할 수 있는 증인 한 사람에 대한 생사여부입니다. 바로 임치현 검사입니다.
임치현 검사는 한 미친 게임중독자에 의해 닉네임 PK로 오인받아 이유없이 칼을 맞았지요. 조현민의 사람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하고, 조현민의 적극적인 동조자였다기 보다는 협박을 당하고 있었던 인물이었죠. 검찰청에 깔린 세이프텍 백신프로그램으로 임치현의 일거수 일투족이 감시당하고 있었고, 13년전 세강정치비자금 사건때 20억을 수수한 혐의가 있는 당시 사건담당검사이기도 합니다.
임치현은 조현민의 사주로 경찰청이 검찰을 도청했다는 것을 폭로했다가, 사이버 수사1팀의 증거화면 제시로 물을 먹었죠. 이 사건으로 인해 검찰의 위신이 땅에 떨어진 책임을 물어 검찰내부에서 은밀히 내사를 하고 있다는 말에 모든 것을 실토하겠다고 마음먹고 부장검사를 만나러 가는 길에 피습당했죠.
그런데 이상하게 생각했던 점은 드라마에서 한 번도 임치현 검사를 죽었다고 표현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임치현 검사의 피습사건을 보고 하는 자리에서도, 게임중독자가 임치현을 죽이려했다는 말만 반복했었지, 죽였다는 말이 나오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유강미가 박기영에게 처음 임치현 검사의 피습사건에 대해 전했을때도 "병원으로 옮겼는데 위독한 상태래요"라고 표현했었고, 사이버 수사팀원들 모두 게임중독자 정동윤이 왜 임치현 검사를 죽이려고 했을까 라는 식으로 수사를 했을 뿐입니다.
눈치채셨죠? 임치현 검사는 죽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죽이려했던 이유가 뭘까?'와 '죽인 이유가 뭘까?'는 큰 차이가 있죠. 즉 죽이려했던 이유라는 말은 대상이 죽지 않았음을 의미한다는 것이죠. 물론 제 소설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만, 여튼 제가 느낀 이상한 점은 임치현 검사가 죽었다고 어느 회차에서도 단정짓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재판정에서 박기영이 그동안 조현민이 죽인 사람들을 떠올리는 장면에서도 임치현의 죽음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전재욱 국장의 죽음장면도 나오지 않았지만, 전재욱 국장은 뉴스에서도 죽음으로 처리되었으니, 죽은 것이 맞겠지만 말이죠.
박기영에게 히든카드는 임치현 검사말고도 두 명의 증인들이 더 있다는 겁니다. 한 명은 사건 현장에 있었던 결정적인 인물이기도 합니다. 바로 남상원의 운전기사였던 이종현입니다. 검안의도 증인 중 한 사람이고요. 
조재민을 남상원의 살인범으로 구속시켰을 당시 수사상황을 떠올려 보면, 진실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해명리조트에 늦게 도착했던 남상원의 운전기사 이종현은 12호에서 사체를 발견하고 당황해 하고 있는 조재민을 목격했죠. 조조재민과 남상원은 그날 12호에서 만나기로 약속이 돼 있었고요. 조재민은 일이 복잡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종현에게 돈을 주고, 자신을 현장에서 본 일이 없는 것으로 하라고 입을 막았죠. 검안의에게는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소견을 말하게 하는 댓가로 큰병원 과장자리를 제안했고요.
그런데 조현민이 두 사람을 더 큰 돈으로 매수해 조재민을 협박하게 합니다. 협박을 당한 조재민은 이종현과 고재성은 물론, 남상원의 부인 김은숙을 개인사찰해서 감시를 해, 민간인 사찰혐의까지 죄가 늘어난 것이었고요. 이종현과 고재성에게 조재민에게 큰 돈을 요구하라고 시킨 인물은 조현민이었습니다. 이종현은 경찰조사에서 조재민이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도청을 하고 감시를 한 것이라고 증언하면서, 조재민을 살인범으로 만든 결정적인 증인이 되었죠.  
남상원이 타살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권혁주 경감, 결국 검찰의 부검영장을 받는데 성공해 남상원이 심장마비로 죽은 것이 아니라 아지화나트륨 중독사라는 것을 밝혀 냅니다. 조재민의 사무실에서 발견된 아지화나트륨은 그가 남상원을 살해했다는 결정적 증거물이 되었고 말이죠.

이때 박기영은 조재민이 진범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지만, 증거와 증인은 조재민을 지목하는 결과만 나왔을 뿐이었습니다. 조재민이 진범이었다면 김우현과 함께 현장에 있었기에 김우현을 기억했어야 했는데도, 얼굴을 알아보기는 커녕 권혁주 신분증을 달고 들어간 박기영을 권혁주 경감이라고 부르기까지 했다는 겁니다.
여기서 미친소도 의문을 품은 사건의 진실이 있었죠. 죽은 남상원과 김우현은 해명리조트 15호에 갔는데, 사체는 12호에서 발견되었으니 말이죠. 남상원의 운전기사 이종현은 15호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눈치였고, 12호에서 남상원을 죽이는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죠. 이종현이 검찰로 송치되기전 복도에서 마주쳤을때도 권혁주가 확인한 것은 남상원이 어디서 죽었느냐는 것이었지요. 이종현은 12호라고 말했고요.
박기영과 권혁주가 조재민이 진범이 아님을 확신하고 있는 와중에 아지화나트륨 독살 증거물이 나온 이후 벌어진 일은, 남상원 살해사건과 관련한 조재민 수사기록은 물론 증인 이종현이 검찰로 넘어갔다는 것입니다. 정확하게는 검찰청 임치현 검사에게 모든 자료가 넘어간 것이었죠. 이때 적극적으로 임치현 검사에게 자료를 넘겨준 인물이 당시는 내부스파이로 밝혀지지 않았던 강응진 박사였습니다.
그럼 여기서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던 또 한사람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강미가 "이태균 형사한테 이상한 말을 들었어요"라는 말로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 인물이죠. 이태균은 원칙주의 형사입니다. CK전자 하드파일을 분석하고 나오면서도 USB에 복사해 두는 것을 잊지 않은 인물이기도 하죠.
개인적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소설을 써봤는데요, 지난 글에서 죽은 전재욱 국장에 대한 화제 뒤에 이태균 형사에 대한 말이 나왔다는 점을 들어, 전재욱 국장의 컴퓨터나 휴대폰 통화기록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는 말이 아니었을까도 짐작을 해보기도 했는데요, 새로 소설을 추가하자면 이태균 형사가 비밀리에 전재욱 국장의 명으로 CK전자 남상원 사건과 관련자료를 따로 보고 하고 있었지 않았나 의심을 해봤답니다.

구연주 기자가 전재욱 국장에게 남상원 살해사건과 조재민 수사는 종결된 것이냐고 물었을때, 전재욱 국장은 뜻모를 표정을 짓기만 했죠. 보고할 만한 것이 나오면 경찰청 브리핑을 통해 알려주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고 말이죠. 만약에 말이죠, 전재욱 국장이 남상원 사건에 대해 계속 의혹을 품고 있었다면, 비밀리에 CK전자와 관련한 자료를 보고받고 있었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때는 권혁주가 박기영(김우현)을 신뢰하고 있어 권혁주에게는 더이상 수사지시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요. CK전자 하드본을 복사했던 이태균이 이제 누구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지 유강미에게 말을 흘렸을 수도 있다는 거죠. 직속상관이자 파트너였던 한영석도 죽고, 전재욱 국장도 살해되었으니 말입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대영팀이 일망타진되면서 트레일러에서 중요한 증거자료를 이태균 형사가 분석했을 가능성입니다. 그 증거물이 전재욱 국장에게 건넸던 우현의 보고서가 담긴 USB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권도형에게 빼앗긴 것 말입니다. 권도형이 미처 처리하지 않고 있었던 USB 분석을 이태균 형사가 맡았다면, 이태균 형사는 까무라치기 일보직전이었을 겁니다. 남상원이 죽는 현장에 있는 김우현이 함께 있었던 동영상을 보기도 했던 이태균 형사였기에, 우현의 보고서까지 봤다면 고민이 컸겠죠. 김우현을 존경하는 이태균은 설마했던 사실에 놀라 상부에 보고를 하지 않고 혼자 비밀로 하고 있었을 가능성입니다. 김우현 경감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 반, 확인하고 싶은 마음 반 그런 심정으로 말이죠. 만약 우현의 보고서가 담긴 USB가 폐기되지 않았다면, 이거야 말로 신경수 국장도 잡고, 조현민도 잡을 수 있는 결정적인 카드가 될 듯한데 말입니다. 뭐 그저 제 소설일뿐이지만요.
위에서 임치현 검사가 살아있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었는데요, 박기영은 권혁주에게 남상원 살인 방조죄로 직접 체포해 달라고 했겠죠. 권혁주 담당 사건으로 붙잡히는 것이 조현민을 잡기 위해 함께 일을 진행하기 쉬울테니까요.
임치현 검사는(살아있다는 가정하에) 조재민 관련 사건기록과 남상원 타살 관련기록을 가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조재민이 진범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사이버 수사1팀에서 모든 자료를 가져간 인물이니 말이죠. 증인도 있죠. 허위자백을 했던 남상원의 운전기사 이종현입니다. 박기영이 검찰청으로 임치현 검사를 만나러 가서도 "조재민이 진범이 아니라는 것은 아시죠?"라고 묻자, "조재민을 진범으로 수사해서 넘긴 건 경찰"이라며 애매모호한 대답을 하기도 했죠. 돈은 무섭지 않다며 진짜 무서운 것은 따로있다고, 본인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흘리기도 했고요.
임치현은 모든 사실을 털어놓을 생각을 했었습니다. 임치현이 살아있다면 법정증언으로 조재민이 남상원을 살해한 진범이 아니라는 자료를 증거로 공개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여기에 이종현이 조현민에게 돈을 받고 조재민을 협박했다는 진술을 한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은 증언이 될 것이고 말이죠. 조재민은 해명리조트 15호를 간 적이 없었고, 남상원이 15호에서 살해되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조재민이 살인범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질 것이라는 겁니다. 조현민이 해명리조트에 죽은 신효정과 함께 있었다는 증거는 15호에 주차되어 있었던 신효정의 차가 찍힌 CCTV 영상과 신효정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 속도위반으로 찍힌 함께 사진이 증거자료가 될 수도 있겠고요. 
마지막으로 김우현의 아버지 김석준을 통해서도 중요한 증거가 나올 듯합니다. 조현민에게 납치되었던 우현의 아들 선우가 박기영에게 말했었지요. "저 아저씨 처음보는 아저씨 아닌데? 아빠 친구라고 했잖아", 이 말은 그동안 조현민이 김우현의 본가를 드나들었다는 말처럼 들리더군요. 김석준에게 염화칼륨을 주사한 인물도 조현민이었다는 증거가 어디선가 나올 듯한 예감이 들고 말이죠.
어설픈 소설이지만 초반에 전재욱 국장이 김우현에게 수상한 점이 발견되면 보고드리겠다고 했던 통화상대가 김석준이었고, 전재욱 국장이 김석준과 지속적으로 통화를 하고 있었다면, 김석준이 조현민이 자기를 죽이려 한다는 말을 전했을 수도 있을 듯 하더군요. 조현민이라고 표현을 하지는 않았어도, (과거 어떤 사고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그 사람이 왔다는 식으로 말이죠. 전재욱 국장이 뜬금없이 김우현의 본가를 찾아가 김석준을 내려다 보고 있던 모습에 뭔가 곡절이 있는 듯해서 말입니다. 전재욱 국장이 김석준을 죽이려고 한 범인을 잡기 위해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거나, 이를 이태균 형사가 알게 되어 유강미에게 말을 흘린 것이라면, 혹은 위에서 쓴 소설처럼 우현의 보고서가 담긴 USB를 이태균 형사가 분석했던 것이었다면, 조현민은 독안에 든 쥐가 되겠죠. 
조현민이 자기에게 필요한 사람과 필요하지 않은 사람을 0과 1이라고 표현했었지요.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가차없이 딜리트 키하나로 제거를 해버렸고 말이죠. 조현민이 놓친 0과1 사이의 증거가 살인을 하는 조현민의 모습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신효정의 아파트 옆집에 살았던(지금은 이사를 갔는지 몰라서) 조현민의 집에 세계지도가 그려진 손목시계와 함께 신효정을 죽인 동영상 원본과 남상원을 죽이는 동영상이 보관돼 있을 것같은 생각도 들고 말이죠. 압수수색으로 찾아내는 것이죠. 조현민같은 유형의 인물은 전리품을 모아두듯 왠지 자신이 사람들 죽인 자료들을 가지고 있을 것같은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사이버 수사팀으로 온 이후 프로프로 범인검거율 빵프로가 된 미친소 권혁주가 조현민의 손에 수갑을 채우는 모습을 꼭 보고 싶군요. 그럼 이만 소설은 마치고요, 유령 본방을 통해 박기영이 조현민을 어떤 방법으로 잡아쳐넣는지 지켜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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